한방정신요법의 의안 분석

Analysis of Medical Records of Korean Medicine based Psychotherapy

  • ABSTRACT

    Objectives

    The aim of this systemic review was to summarize medical records of Korean medicine based psychotherapy and investigate its therapeutic mechanism.

    Methods

    We searched articles on Korean neuropsychiatry in Korean databases. Subsequently, we selected and analyzed medical records on Korean medicine based-psychotherapy that met inclusion criteria.

    Results

    Fifty-five medical records were included. They were classified into the following 5 categories. Five minds mutual restriction therapy in 19 medical records; counseling and persuading therapy in 12 medical records; moving essence and changing Qi therapy in 10 medical records; Kyungjapyungji psychotherapy in 2 medical records; and suggestion psychotherapy in 11 medical records.

    Conclusions

    The results indicated that emotion is mainly used for cure. Buddhism affects Korean medicine based psychotherapy. Korean medicine based psychotherapy corresponds to western psychotherapy such as short-term dynamic psychotherapy (STDP), supportive psychotherapy, cognitive therapy, behavior therapy, and guided imagery.


  • KEYWORD

    Korean medicine based psychotherapy , Medical records (醫案) , Emotion , Oriental neuropsychiatry , Systemic review

  • I. 서론

    한방신경정신과학의 치료는 한의학의 병리체계를 기본적으로 따르면서도 정서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룬다는 신경정신과 분야만의 특징이 있다. 칠정(七情)은 오장(五臟)을 직접적으로 손상시키는 작용을 하므로 신경정신과 분야의 질병에 대한 치료에 있어서 정서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한방정신요법은 정서를 직접 다루는 대표적인 치료 방법이다. 이 방법은 정서가 인체에 영향을 미쳤을 때 나타나는 기(氣)의 변화를 안정시킴을 기본으로 하여 정서에 직접 접근하는 치료법이다1).

    한편 19세기 말 서양에서는 근대 철학에서 분리된 심리학과 자연과학, 생물학의 영향으로 Frued의 정신분석이 태동하였으며 이후 분석적 정신치료, 단기정신치료, 기타 개인정신치료, 행동치료, 인지치료 등 다양한 정신요법이 발전해왔다2). 서양의 정신치료는 감정 전이에 대한 지적 통찰을 통해 변화를 유도하거나, 정서는 2차적인 것으로 여기고 왜곡된 인지나 학습된 행동을 교정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한다.

    개인의 심적인 갈등이 증폭되는 사회 분위기로 인해 정신요법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대두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학계 내에서 이루어진 한방과 서양의 정신요법에 대한 연구는 그 수가 많지 않다. 한방정신요법을 정신분석, 인지치료와 비교한 연구 각 1례3,4), 한방정신요법과 서구정신요법을 심리의 구성요소와 치료목표, 문화적 차이의 관점에서 비교한 연구 1례5)로 연구의 수가 부족한 실정이다. 또 한방신경정신과 의안(醫案)을 이용한 연구도 있었으나 동의보감(東醫寶鑑), 명의류안(名醫類案), 유문사친(儒門事親), 상한론(傷寒論) 등 특정 한의학 원전 중심의 연구가 7례6,10,11,13,14,17,20), 경자평지요법(驚者平之療法), 오지상승요법(五志相勝療法), 이정변기요법(移精變氣療法), 지언고론요법(至言高論療法) 등 특정 정신요법에 관한 연구가 4례7,12,15,16), 중국 금원(金元), 송금원명(宋金元明), 청(淸) 등 시대별 연구가 3례9,18,19), 불교와 정신요법에 관한 연구가 1례8)로 의안을 총망라하여 한방정신요법을 전체적 관점에서 조망한 연구는 없었다. 이에 일차적으로 한방신경정신과 관련 의안을 총망라하여 여러 한방정신요법 중 가장 많이 사용된 것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각 한방정신요법이 임상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행되었으며 어떤 원리로 치유가 되었는지를 규명하고자 한다.

    II. 연구대상 및 방법

       1. 연구대상

    한의학 논문에 수록된 한방신경정신과 관련 의안 중 한방정신요법이 사용된 의안을 대상으로 하였다. 의안 선택에 있어 질환, 병리, 치법 등 어떤 기준을 사용할 것인지에 따라 한 의안이 한방신경정신과 관련으로 포함이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하는 등 선택에 애매함이 있었다. 본 논문의 목적은 여러 가지 한방정신요법 중 다빈도로 쓰인 요법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치료가 되었는지 알아봄으로써 핵심적인 치료원리를 규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논문으로 활용되지 않은 한의학 원전의 의안들을 모두 포함하려 하기보다는, 한방신경정신과와 유관하면서 한방정신요법을 사용한 것으로 검증된 의안을 선택하는 것이 논문의 목적에 부합한다고 생각되어 한의학 논문에 수록된 의안만을 대상으로 하였다.

       2. 논문 검색

    한방신경정신과 관련 의안이 포함된 한의학 문헌 검색을 위하여 국회도서관(NAL),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Koreanstudies Information Service System (KISS), 과학기술학회마을(KISTI), 동의신경정신과학회를 포함한 유관학회를 통한 온라인 검색으로 이루어졌다(2015년 2월 11일 기준). ‘정신, 신경정신, 감정, 대화’ 중 적어도 하나의 단어를 포함하고 ‘의안(醫案), 정신요법(精神療法), 정신치료(精神治療)’ 중 적어도 단어 중에 하나를 포함하는 논문을 검색하였다. 또 ‘지언고론(至言高論)’, ‘이정변기(移情變氣)’, ‘오지상승(五志相勝)’, ‘경자평지(驚者平之)’의 검색어로 검색하여 유관한 신경정신과 논문을 취합하였다.

       3. 논문 내 의안 선택

    질병 및 증상에 감정, 대화 등을 이용하여 한방정신요법을 시행한 의안이 수록된 논문을 선택하였으며 선택된 논문 중 의안이 수록되지 않은 논문을 제외하였다. 선택된 논문에 수록된 의안 중 치료를 할 때 감정이나 대화를 이용하지 않고 약이나 뜸, 침을 이용해 치료한 의안은 제외하였다. 한토하 삼법(汗吐下 三法)으로 치료한 의안은 제외하였다. 정신병의 병인, 병리, 치법, 변증을 설명하는 의안은 제외하였다. 소아섭생 및 치료원칙에 대한 의안은 제외하였다. 치료자의 자세를 설명하는 의안은 제외하였다. 환자가 사망한 의안은 제외하였다. 논문 내 실린 의안에서 정신요법의 원리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경우는 제외하였다. 또한 논문에 수록된 한방신경정신과 의안이라도 한의학 원전 출처의 의안이 한방정신요법의 원류에 비교적 근접하다고 판단하여 현대의 임상례는 제외하였다. 이외에도 토법의 금기, 경풍발작 시 대처법에 관한 의안, 유법(揉法)으로 눌러서 치료한 의안은 정신치료와 거리가 있다고 생각되어 제외하였다. 임병(淋病)에 소금에 절인 물고기를 먹여 물을 먹게 하였다는 의안도 대화나 감정을 이용한 정신치료와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되어 제외하였다.

       4. 윤리적 검토

    본 연구는 자생한방병원 임상시험 심사위원(Institutional Review Board)의 심의면제 승인을 받아 진행되었다(승인번호: KNJSIRB2016-020).

    III. 결과

    기준에 따라 총 55례의 의안이 선택되었다(Fig. 1). 의안의 출처를 살펴보면 명의류안(名醫類案), 속명의류안(續名醫類案), 송원명청명의류안(宋元明淸名醫類案), 고금의유안(古今醫類案), 유문사친(儒門事親), 경악전서(景岳全書), 유경(類經), 단계심법심요(丹溪心法心要), 행헌의안(杏軒醫案), 외과정종(外科正宗), 유과발휘(幼科發揮), 고금도서집성의부전록(古今圖書集成醫部全錄), 여씨춘추(呂氏春秋), 삼국사기(三國史記)로 여씨춘추(呂氏春秋), 삼국사기(三國史記)를 제외하고는 모두 금(金), 원(元), 명(明), 청(淸) 대에 쓰인 의서였다.

       1. 오지상승요법(五志相乘療法) 사용 의안(Table 1)

    55례의 의안 중 감정을 이용하여 병을 치료한 의안은 총 19례였다. 의안 중 오행상승(五行相乘) 관계의 감정을 유발하여 병인이 되는 감정을 치료하는 오지상승요법을 이용한 의안은 총 15례였다. 사승공(思勝恐)의 원리로 치료한 의안이 1례로,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빈번하게 점을 치고 의사를 부르는 환자에게 불교적 참선으로 숙고하게 하여 치료하였다. 공승희(恐勝喜)의 원리로 치료한 의안이 1례로, 기쁨이 지나쳐 병이 된 환자에게 약이 없는 불치병인 것처럼 속여 두려움을 유발하여 치료하였다. 희승비(喜勝悲)의 원리로 치료한 의안이 6례로, 부친이 적에게 살해당하여 심통(心痛)과 종괴가 생긴 환자에게 무당으로 하여금 환자를 웃게 만들어 치료하였다. 또 억울하여 심비(心脾)를 상한 일격(噎膈)병으로 잠을 못 자고, 소리를 들으면 놀라고, 가까운 사람 보기를 두려워하고, 흉격(胸膈)이 조잡(嘈囃)하고 아프며, 구토하고, 딱딱한 녹색의 대변을 보는 환자가 아들을 낳은 기쁨으로 병이 치료된 사례가 있었고, 우울병으로 기침 객혈하며 안색이 어두운 환자에게 가족들로 하여금 옷과 음식을 땅바닥에 늘어놓는 우스꽝스런 행동을 하게 하여 웃음을 유발하여 치료하였으며, 과도한 슬픔으로 병이 된 환자에게 무당과 기생을 불러 춤과 노래를 하게 하여 기쁘게 하여 치료하였다. 또 우울병으로 객혈하는 환자에게 버섯을 구해와 땅에서 먹는 시늉을 하여 우습게 하여 치료하였으며, 근심(憂)으로 심통(心痛)이 생긴 환자에게 침을 놓을 때마다 북과 피리소리를 내어 즐겁게 하여 치료하였다. 비승노(悲勝怒)의 원리로 치료한 의안이 2례로, 질투심으로 노하여 꾀병을 부리는 기생의 사례가 있었고 다툰 후 분노한 부인이 꾀병을 부리는 사례가 있었는데 두 사례에서 모두 의사가 거짓으로 “병이 위급하니 큰 뜸을 여러 곳에 떠서 아프게 하고 얼굴에 상처가 나게 할 것이다”라고 하여 슬픔과 속상함을 유발하여 치료하였다. 노승사(怒勝思)의 원리로 치료한 의안이 5례로, 남편이 신혼 때 장사를 하러 가 2년 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아 병이 난 여성 환자에 대하여 의사가 여성의 부친으로 하여금 뺨을 때리고 야단을 치게 하여 환자에게 분노를 일으켜 낫게 하였으며, 우울병에 걸린 왕에게 의사가 진료 약속시간을 어기고 신을 벗지 않은 채 왕의 옷을 밟고 침상에 서서 병에 대해 묻고 화가 날 말을 하여 분노를 일으켜 병을 치료하였다. 또 사려과도로 불면하는 부인에게 의사가 남편과 합의 하에 진료비를 많이 받은 후 술만 마시고 치료를 안 하고 가버리자 부인이 크게 노하여 병이 나았고, 사려과도로 불면하는 또 다른 부인에게는 의사가 진료 중 거짓으로 취한 척하고 인사도 하지 않아 분노를 유발하여 치료하였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다 병이 되어 피곤하고, 누워있으려고만 하고, 가슴이 답답하고 쇠약함을 느끼는 여성에게는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굿을 하자고 유도한 후 의사가 무당으로 하여금 어머니가 신이 내린 것을 빙자하여 말하도록 하기를 ‘우리는 전생에 원수였으니 살아서는 모녀지간이나 죽어서는 원수이므로 내가 원수를 갚고자 너에게 병을 내렸다’라고 하여 분노를 유발함으로써 치료하였다.

    한편 오행상승 관계에는 맞지 않으나 상반되는 감정을 이용하여 병인(病因)이 되는 감정을 치료하는 의안은 총 4례였다. 슬퍼서 생각을 많이 하다가 병이 된 사람이 있어 엄한 상사에게 부탁하여 문책을 하고 꾸짖어 두려움을 유발하여 치료하였고, 화병(火病)으로 음식을 먹지 않고 항상 분노하여 욕을 하고 주위 사람을 죽이려 하는 부인에게 두 명의 기생으로 하여금 광대 분장을 시키고 씨름을 하게 하는 등 우스꽝스런 행동으로 웃음을 유발하여 치료하였다. 또 웃음을 그치지 않는 여성에게 아끼는 옷에 술을 흘려 분노를 유발하여 치료하였으며, 자녀의 성공과 승진으로 기쁨이 과하여 웃음이 그치지 않는 환자에게 자녀가 죽었다고 속여 슬픔을 유발하여 치료하였다.

       2. 지언고론요법(至言高論療法) 사용 의안(Table 2)

    55례의 의안 중 환자와의 대화를 통해 병을 치료하는 지언고론요법을 활용한 의안은 총 12례였다. 그 중 설득과 충고, 해석을 통하여 병을 치료한 의안이 총 7례였다. 고창(臌脹)으로 비만하고 뱃가죽이 늘어진 여성에게 ‘약으로 줄일 수 없으며 마음을 편안히 하고 욕심을 버려서 명(命)을 유지하라’ 하였으며, 일과 정신적 과로로 인해 위통(胃痛), 수족랭(手足冷), 안색이 나쁘고, 불쾌하며 걱정이 많고 식사를 못하는 환자에게 ‘분노와 욕망을 억제하고 말하는 것과 먹는 것을 삼가라’ 하였고, 몽유정(夢遺精), 유정(遺精) 후 정신이 혼미하고 피곤한 환자에게 ‘정신을 배양하고 방사를 절제하고 속된 생각을 개선하며, 식사는 담백한 것으로 적당히 하고, 술과 욕심을 절제하라’는 섭생에 대한 충고로써 치료하였다. 또 탈영실정(脫營失精)으로 귀가 멍하면서 헛소리(譫語)를 하는 환자에게 노승이 병의 원인이 되는 망상과 욕망에 대해 설명하고 마음을 비우도록 설득하였으며, 사위가 정해졌으나 혼인을 시키지 않는 아버지로 인해 나력(瘰癧)이 생기고 경폐(經閉), 한열왕래(寒熱往來), 해수(咳嗽), 관홍(顴紅)하여 노채(勞瘵)가 된 여성에게 주역(周易)의 천지남녀(天地男女)의 도(道)에 관한 구절을 인용하여 결혼의 당위성을 설명하여 혼인시킴으로써 병을 치료하였다. 임금의 마르는 병(渴疾)에 대해 이 병은 과로병(過勞病)으로 업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향락을 즐기고 여색을 밝히는 군주의 생활을 절제할 것을 당부하여 병을 치료하였다. 또 임금이 정사(政事)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어지럽고 답답하며 정신이 상쾌하지 않아 병가(病暇)를 받았는데, 이 병은 약과 침이 필요한 것이 아니며 옛날의 어진 재상이 정치하는 원리를 논하면서 병을 핑계로 정사를 미루는 것에 대해 충고하였다.

    12례의 지언고론요법 의안 중 대화를 통해 치유에 대한 암시를 주고 해석을 하여 치료한 의안은 총 4례였다. 심한 심통(心痛)으로 죽을 것 같은 환자에게 “폐(肺) 아래 벌레가 있어 침으로 닿을 수 있다” 말하고 거짓으로 등 위에 침혈(鍼穴)을 정해 몰래 물을 뿜고 자침을 하여 “벌레가 이미 죽었다”라고 하여 병을 치료하였다. 둘째로, 벼슬아치에게 매를 맞아 피를 쏟은 선비가 생명이 위태롭다 하여 가 보니 맥(脈)이 정상이라 꾀병을 의심하고 환자에게 속삭여 말하기를 “이 피가 너의 피냐? 짐승의 피를 치워라.”라고 사실을 직면시켜 병을 치료하였다. 셋째로, 술 취한 상태에서 붉은 벌레가 여럿 든 물을 마시고 벌레로 인해 위완부(胃脘部)가 막혔다고 생각과 의심을 하다가 위격(痿膈)이 된 환자가 있어, 붉은 실로 벌레모양을 만들고 파두(巴豆)와 섞어 환을 만들어 복용하게 하니 설사를 하며 붉은 실이 나와 환자에게 벌레가 나온 것을 확인시키니 병이 나았다. 넷째로, 뱀을 삼키는 꿈을 꾸고 나서 걱정을 하다가 노채(勞瘵)에 걸린 처녀에게 “실제 배 속에 뱀이 있으니 약을 써서 뱀을 내릴 것이다”라고 하여 근심을 해소함으로써 병을 치료하였다.

    12례의 지언고론요법 의안 중 대화를 통해 증상에 대해 설명해줌으로써 환자를 안심시켜 치료한 의안이 1례 있었다. 한 유생이 흰 귀신과 검은 귀신이 계속 보여서 두려움에 증상을 의사에게 모두 털어놓지도 못하였는데, 환자에게 폐(肺)와 신(腎)의 기운이 부족하여 본장(本臟)의 색이 밖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해주어 유생을 안심시켜 병을 치료하였다.

       3. 이정변기요법(移精變氣療法) 사용 의안(Table 3)

    55례의 의안 중 대화나 행동을 통해 자신의 병 또는 특정 생각에 집착하고 있는 환자의 정신 상태를 바꾸어 병을 치료하는 이정변기요법을 활용한 의안은 총 10례였다.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여 마음이 심란하고 미칠 것 같은 병이 든 부인에게 거짓으로 상간녀가 급사하였다는 소식을 전하여 치료하였고, 귀신이 쓰인 듯한 유사광증(心狂) 환자로 인해 가족 모두 공포에 질려 무당을 부르려 하는 가정에 들어가 ‘무당은 필요없다, 내가 치료할 수 있다’라 외치고 환자를 화난 표정으로 뚫어지게 바라보아 병세를 제압하였다. 상기 2례는 대화로써 외도나 병에 집착하는 인지를 바꾸어 병을 치료하였다.

    또 소아가 우유를 먹지 않고 살이 빠지는 증상이 상사병임을 알고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小木魚)을 주어 치료하였으며, 설사병으로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는 환자에게 환자가 좋아하는 관심사(日月星辰의 天體運行度數와 風雲雷雨의 변화)를 주제로 오래 대화에 몰두하게 함으로써 화장실 가는 것을 잊게 하여 치료하였다. 소아가 잠만 자고 우유도 먹지 않는 것을 사려(思慮)로 인한 병으로 진단하고 최근 아이와 놀아주던 어린 하인이 떠난 것을 깨달아 그 하인을 돌아오게 하여 병을 치료하였고, 젊은 승려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병이 났는데 여비를 주고 고향에 다녀오라 이야기하여 병을 치료하였다. 상기 4례는 환자가 관심사나 원하는 바를 대화나 행동으로써 충족시켜주어 병을 치료하였다.

    또 기지개를 펴다가 팔을 못 내리게 된 여성에게 환자의 옷을 벗기고 치마만 입힌 후 남자 의사가 방에 들어가는 기척을 내면서 치마도 벗기려 하여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환자 본인도 모르게 팔을 내리게 하여 치료하였고, 하품을 하다가 손을 내릴 수 없게 된 여성에게 단전(丹田)에 뜸을 뜰 때 쑥으로 환자의 치마끈을 풀어헤치는 척하여 치마가 벗겨질까봐 환자 본인도 모르게 손을 내리도록 하였으며, 몸을 펴고 물건을 찾다가 몸을 굽힐 수 없게 된 임산부에게 옷을 여러 겹 입히고 한 겹씩 벗겨 환자 앞에 놓아두다가 중간쯤 벗긴 옷을 똥통에 던져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을 굽혀 옷을 집도록 치료하였다. 상기 3례는 익숙한 자극에서 다른 자극을 주어 환자 자신도 모르게 그에 맞춰 행동하도록 유도하여 병을 치료하였다.

    마지막으로 마음의 병으로 인해 모든 물건을 사자처럼 보는 환자에게 눈앞의 사자 모양을 잡아 아무 것도 없음을 보이는 행동을 반복적으로 시범 보여서 병을 치료하였다. 상기 1례는 행동을 통해 환자의 인지를 교정하여 치료하였다.

       4. 경자평지요법(驚者平之療法) 사용 의안(Table 4)

    55례의 의안 중 원인 자극을 지속적으로 주어 익숙해지게 함으로써 병을 치료하는 경자평지요법을 활용한 의안은 총 2례였다. 도둑이 들어 불을 지르자 놀라서 침대에서 떨어진 부인이 이후로 작은 소리만 나도 놀라서 쓰러져 일어날 수 없었는데, 부인의 앞에 탁자를 두고 탁자를 쳐 소리를 내고 밤새 창문을 두드려 소리가 끊이지 않게 하자 환자가 처음에는 놀랐으나 나중에는 습관이 되어 병이 치료되었다. 또 놀라서 공포증이 생긴 사람에게 문과 창을 쉬지 않고 때려 소리를 내어 익숙하게 하여 병을 치료하였다.

       5. 불교정신치료 사용 의안(Table 5)

    55례의 의안 중 대화의 내용이나 치료방법에 있어 불교의 색채가 가미된 의안이 총 4례 있었다. 이 중 2례는 오지상승요법의 의안(Table 1)과, 1례는 지언고론요법의 의안(Table 2)과 중복되나 여기서는 같은 사례를 불교적 관점에서 서술해보겠다.

    첫째 의안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점을 치고 의사를 부르는 환자를 사승공(思勝恐)의 원리로 치료하였는데, 여기서 사(思)란 환자를 절로 보내어 스님에게 참선을 배워 두려움의 기전에 대해 숙고하도록 하고 깨달음을 얻어 생사지심(生死之心)을 극복하도록 하는 것이다.

    둘째 의안은, 일격(噎膈)병으로 잠을 못 자고, 소리를 들으면 놀라고, 가까운 사람 보기를 두려워하고, 흉격(胸膈)이 조잡(嘈囃)하고 아프며, 구토하고, 딱딱한 녹색의 대변을 보는 환자가 아들을 낳자 희승비(喜勝悲)의 원리로 병이 차도를 보였으며, 이는 정지(情志)와 관련된 병이므로 절에서 참선하면서 마땅히 내면을 바라보고 고요히 지낼 것을 권하여 치료하였다.

    셋째 의안은, 관직에서 밀려나 다시 등용되지 못해 낙심하여 귀가 멍하면서 헛소리(譫語)를 하는 환자에게 노승이 병의 원인이 되는 망상 3가지와 욕망 2가지에 대해 설명해준다. 망상은 과거의 영광, 모욕, 은혜, 원수에 대한 기쁨과 슬픔의 생각, 현재의 일에 대해 오락가락하며 결정짓지 못하는 것, 미래의 부귀영화와 자손번창 등 반드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에 대한 바람 세 가지이다. 욕망은 아름다운 용모에 탐닉하여 욕정을 함부로 사용하는 것, 아름다운 용모를 생각하거나 이것이 꿈에서 모습을 바꾸는 것 두 가지라 하였다. “망상과 욕망을 능히 버릴 수 있다면 병이 생길 일도 없을 것이며, 속세에 인연과 집착도 없다면 애당초 욕망이 생기지도 않을 것이니, 고통의 바다는 사방으로 끝이 없으나 고개만 돌리면 그곳이 물가이다”라고 하여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면 병이 저절로 나을 것임을 권하였으며, 이후 30일간의 참선을 통해 병이 나았다.

    넷째 의안은, 해수권태(咳嗽倦怠) 다한복통(多汗腹痛)하는 증상을 상풍(傷風)으로 오진하고 잘못 치료하여 허손(虛損)한 환자에게 약으로 어느 정도 치료를 한 후, 재발 방지를 위해서 “번뇌를 경계하고 음식을 절제하며 인간사에 겸손하고 욕심 없이 마음을 가다듬어 고요하게 정신을 수양하라” 라는 불교적 수양법을 제시하면서 치료를 마무리하였다.

       6. 암시요법 사용 의안(Table 6)

    55례의 의안 중 상징적 의미를 지닌 물건, 바라는 내용을 담은 축문(祝文), 승의(僧醫)에 의한 축유(祝由)를 통해 병을 치료하는 암시요법을 활용한 의안은 총 11례였다. 악몽을 빈번하게 꾸는 남자가 귀신을 물리친다는 의미를 지닌 주사(硃砂)를 지니고 다녀 악몽을 멈추었으며, 바람이 불면 가려움증이 사타구니에서부터 시작되어 전신으로 퍼지고,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면 기침 같은 소리를 내며 머리를 흔들게 되는데 이는 귀신에 쓰인 증상(鬼厓)으로 죽은 사람이 베는 목침을 달여서 마시게 하여 병을 치료하였다. 상기 2례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 물건을 이용하여 병을 치료하였다.

    또 장자화(張子和)는 통증이 심하고 발열을 겸하는 소아의 병을 대상으로 축문을 외거나 상상을 통한 축법을 사용하여 치료하였는데 8례가 있다. 소아의 적유동통(赤瘤疼痛)에 심화(心火)를 안정시키는 내용의 축문을 읊었으며, 소아의 창종단독(瘡腫丹毒) 발열동통(發熱疼痛)에 얼굴을 북쪽으로 향하고 눈보라와 빙산 등 차가운 기운을 상상하며 환부에 숨을 내쉬었다. 또 가시같이 날카로운 것에 목이 찔렸을 때 도장경(道藏經)을 외우고, 전갈에 물렸을 때도 주문을 외워 치료하였다. 소아의 유옹통증(乳癰痛症)에 축문을 외웠으며, 학질(瘧疾)에 걸린 아이에게 축문을 외우면서 과일에 숨을 내쉬고 과일을 먹게 하여 치료하였고, 수숫대가 목에 걸려 음식과 물을 못 먹는 아이에게도 축문을 외워 치료하였다. 소아의 벽(癖)에도 보호자가 축문을 외고 환부를 쓸어주게 하여 치료하였다.

    또 귀신에 의해 갑자기 입이 붙고 몸이 굳어져 말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게 된 어린이가 승의(僧醫)에 의한 축유(祝由) 의식을 통해 귀신을 쫓아 병이 치료된 1례가 있었다.

    IV. 고찰

    총 15편의 논문6-20)에서 의안이 수록되지 않은 논문 2편19,20)을 제외하고 13편6-18)에 수록된 의안을 살펴보았다. 총 299례의 의안 중 선택기준에 맞지 않는 209례를 제외하였다. 남은 90례 중 중복되는 35례를 제외하고 총 55례의 의안이 선택되었다. 55례의 의안을 검토해보니 의안이 수록된 논문 저자의 관점에 따라 한 의안에 사용된 정신요법에 대해서 한의학적으로 이정변기요법으로 볼 수도 있고 암시요법으로 보기도 하였고, 서구 정신요법과의 대응에서도 행동치료로 보기도 했고 제반응을 사용한 기법으로도 보아 분류에 이견(異見)이 약간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한의학 정신요법의 대표적인 방법인 오지상승요법 19례, 지언고론요법 12례, 이정변기요법 10례, 경자평지요법 2례로 분류하고 그외의 원시적 요소가 남아있는 치료에 대한 의안을 암시요법 11례로 분류하였으며 서구의 정신요법과 대응되지는 않으나 한방정신요법의 특징으로 보이는 불교적 색채가 가미된 의안을 불교적 정신요법으로 명명하여 4례로 분류하였다. 분류에 사용된 각 요법의 정의와 치료원리는 다음과 같다.

    오지상승요법이란, 인체는 외계환경의 자극이나 정서적인 자극을 받으면 오장신(五臟神)의 기기(氣機)가 역란해져 정서적인 병변이 생기게 되는데 이를 오행(五行)의 상생상극(相生相克) 이론을 활용한 정서를 유발함으로써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오지는 노(怒), 희(喜), 사(思), 비(悲), 공(恐) 다섯 가지 정지(情志)의 변동과 오장기능이 유관함을 말하는 것으로, 소문(素問) 음양응상대론(陰陽應象大論)21)에서는 간의 정지는 노로 노는 간을 상하게 하니 비로 다스린다(肝在志爲怒, 怒傷肝, 悲勝怒), 심의 정지는 희로 희는 심을 상하게 하니 공으로 다스린다(喜在志爲喜, 喜傷心, 恐勝喜), 비의 정지는 사로 사는 비를 상하게 하니 노로 다스린다(脾在志爲思, 思傷脾, 怒勝思), 폐의 정지는 우로 우는 폐을 상하게 하니 희로 다스린다(肺在志爲憂, 憂傷肺, 喜勝憂) 신의 정지는 공으로 공은 신을 상하게 하니 사로 다스린다(腎在志爲恐, 恐傷腎, 思勝恐)라 하여 오행 상극이론은 이용하여 감정의 태과불급으로 인한 정지병(情志病)을 치료하도록 기재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오행상극이론에 맞지 않더라도 정서로 인한 병에 정서를 유발하여 치료한 의안은 모두 오지상승요법으로 분류하였다. 이 방법은 단시간에 의사가 능동적으로 환자의 위기에 개입하여 교정적 정서 경험(Corrective emotional experience)을 하게 함으로써 현재의 문제를 다룰 수 있도록 하는 서구의 단기역동정신치료와 유사하다.

    지언고론요법이란 대화요법과 같은 의미로 의사는 환자에게 관심과 동정을 가지고 대화를 통해 환자를 안심시키고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심리치료방법이다. 대화를 통해서 환자가 병의 경중을 이해하게 하여 환자의 근심을 제거하고 질병을 이기려는 마음을 증가시키며, 바람직하지 않은 정서와 생활을 바로잡아 준다. 또한 기타 건강회복 치료를 적극적으로 배합하여 환자가 현실과 동떨어진 망상을 극복하면 사회적응력을 향상시키고 병태 심리의 압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1). 의안 중 의사가 대화를 통해 치유에 대한 암시를 주어 정서를 변화시킴으로써 치료한 의안이 4례 있었는데, 이는 환자에게 준 암시가 적극적 치료 작용을 하였으므로 암시요법으로 볼 수도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의사의 언행, 표정, 태도 등을 포함하여 대화가 치료에 결정적 작용을 한 내용의 의안이면 모두 지언고론요법으로 분류하였다. 이 방법은 재확인(reassurance), 설득(persuasion), 암시(suggestion) 기법을 활용한 서구의 지지적 정신치료와 유사하다.

    이정변기요법은 이정역성요법(移情易性療法)이라고도 하는데 환자의 정신작용을 전이하고 이로써 병리상태를 조절하고 교정하여 질병회복을 촉진하는 방법이다. 그 방법으로는 첫째로 정신을 전이시키는 법이 있는데 환자의 정신 관념 활동을 질병 및 그 내부 갈등의 초점에서 기타 방면으로 전이 또는 분산하여 이러한 정신 관념의 악성 자극을 유발하는 병리변화를 완화하거나 해소하고 질환이 회복되도록 촉진하는 방법이다. 치료의 방법은 매우 많은데 언어지도를 하는 것 외에도 음악 가무, 거문고를 타고 바둑을 두고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것, 화조(花鳥), 낚시 여행, 관광 등이 있다. 둘째로 도인법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는 의사가 환자를 지도하여 호흡 토납(吐納)을 단련하거나 몇 가지 동작을 배합하여 그 정신 관념 활동을 인도하고 제어함으로써 치료목적에 도달하는 것이다1). 본 연구에서 도인법을 활용한 의안은 없었으며, 의사가 말이나 행위로써 환자의 정신적 초점을 질병이나 집착하는 바에서 다른 곳으로 돌린 것이 치료에 결정적 작용을 한 내용의 의안이면 이정변기요법으로 분류하였다. 이 방법은 말이나 행동으로 인지를 바꾸는 서구의 인지치료, 인지행동치료와 유사하다. 또 의안의 내용과 서구의 이론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았으나 환자에게 병의 원인에 대한 보상적 행동을 하여 치료를 유발했다는 점에서 행동수정기법의 양성강화와 유사하고, 기존의 자극과 다른 양상의 자극을 준 것이 치료를 유발했다는 점에서 행동치료 중 체계적 탈감작법과 유사하다.

    경자평지요법은 불안이나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자극을 약한 것으로부터 순차적으로 강한 자극을 주어 이들 자극에 습관이 되게 함으로써 증상을 해소시키는 방법이다. 즉 습관이 된 후에는 놀라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이 방법은 환자에게 반응을 일으키는 자극에 달려 있는데,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자극의 강도가 약한 것부터 강한 것까지 환자를 점차 이에 적응하게 하여 습관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주로 놀람, 공포, 분노 등의 증(證)에 사용한다1). 본 연구에서는 경공(驚恐)의 원인이 된 자극을 익숙하게 만들어 치료한 내용의 의안이면 모두 경자평지요법으로 분류하였다. 이 방법은 서구의 행동치료 중 노출법, 인지치료 중 교육기법과 유사하다.

    암시요법은 의사가 언어와 행위 등의 방식을 사용하여 환자가 모르는 사이에 어떤 암시를 받아들이도록 유도하고 정서와 행위를 변화시킴으로써 치료효과를 예견하는 일종의 심리치료 방법이다. 암시의 방법은 매우 많은데, 의사의 동작이나 표정을 통해서 암시를 줄 수도 있고 특정 풍경, 기공, 약물 등을 통해서 암시와 유도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은 언어 대화 방식이다1). 본 논문에서는 이와 같이 대화를 이용한 형태의 정신요법은 지언고론요법으로 분류하였다. 그리고 암시요법의 정의에는 부합하지만 치료에 있어 원시적이고 주술적인 색채를 띠는 의안을 암시요법으로 분류하였다. 즉 상징적 의미의 물건을 활용하거나, 축문(祝文) 읊기, 축유(祝由)의식으로 병을 치료한 의안이 있다. 이 요법은 병인을 초자연적 힘으로 여겼던 원시시대의 치료법에 가까우며, 현재 쓰이는 서구의 정신치료법 중에는 대응되는 것이 없으나 발열이 있는 증상에 차가운 기운을 상상하게 하여 치료한 1례는 현대의 상상요법(guided imagery)과 유사하다.

    한편 정신요법에서 이루어진 대화의 내용을 살펴보면 불교의 영향을 받은 흔적이 많았는데 55례의 의안 중 불교의 영향이 뚜렷한 4례를 불교적 정신치료로 분류하였다. 한의학에서는 이도요병(以道療病)이라 하여 마음의 여유를 가져서 욕망을 적게 하고 마음을 편안히 하여 사물에 동요되지 말고 아무것에도 놀라지 말고 노동을 무리하지 않으면 건강해진다고 하였다. 또 마음을 편안하고 담담하게 비우고 없앰(恬憺虛無)으로서 정신적인 병에 대한 예방을 도모하였다1). 불교 교리에서 질병의 발생은 모두 정신에서 오는 것(百病由心造, 四大失調)으로 인식하고 있다. 동몽지관(童蒙止觀)에는 미혹(迷惑)한 일이 생기면, 외물(外物)에 괘념(掛念)이 생기고, 마음이 산란하며, 자신을 증오하며 번뇌가 생기니 이러한 것이 모여 병인(病因)이 되어 지수화풍(地水火風)의 실조를 일으킨다. 만약 괘념(掛念)을 버리고 자신의 번뇌의 생각을 버리면 평안이 찾아오고, 혈기(血氣)와 사대(四大)가 조화로우면 병증(病證)이 저절로 없어진다(由心識 上緣, 故令四大不調, 若安心在下, 四大自然調適, 衆病除矣.)라 하였고, 마음의 병인 심병(心病)은 대부분 아집(我執), 아견(我見), 아증(我憎), 아애(我愛), 삼독(三毒), 사도(四倒) 등 번뇌의 습관으로 인한다고 하였다22). 따라서 죽음에 대한 근원적인 두려움이나 관직에 대한 세속적인 욕심으로 병이 된 사람에게 불교 교리에 의거하여 두려움이나 욕심 등 번뇌의 무상함에 대해 설명해준다. 참선(參禪)을 통해 번뇌를 끊고 깨달을 것, 병의 예방을 위해 마음을 비우고 절제하는 생활을 권유한 것은 한방정신요법과 불교 모두에서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 할 것이다.

    한방정신요법이 임상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행되었는지를 살펴보면, 총 55례의 의안 중 오지상승요법이 19례로 그 수가 가장 많아 가장 빈번히 사용된 한방정신요법으로 보인다. 치료의 원리에 따르면 치료자는 노희사비공(思喜思悲恐)의 정서 중 과도해진 정서를 다스리기 위해 오행상승관계의 정서를 유발해야 한다. 임상 실제에서 원리를 그대로 실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나 의안 속의 치료자들은 실천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을 한 것으로 보인다. 치료자는 희(喜) 뿐만 아니라 노(怒), 비(悲), 공(恐) 등의 정서도 치료 목적으로 유발하였는데 이를 위해 거짓말이나 거짓행위, 뺨을 때리거나 상사로 하여금 문책을 하게 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였다. 이는 환자가 느낄 부담감,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는 치료자로서의 윤리에 대립될 수 있을 정도로 적극적인 개입이자 고강도의 치료로 보이며 상당한 정도의 의사 환자 간의 신뢰가 전제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언고론요법 12례, 이정변기요법 10례, 경자평지요법 2례를 살펴보면 한방정신요법을 시행함에 있어 치료자의 능동성과 창의성이 고도로 요구되는 것으로 보인다. 지언고론요법에서는 대화로 환자를 안심시킬 뿐만 아니라 병이 벌레로 인한 것이라는 걱정으로 증상이 심해진 환자에게 침을 놓고 물을 나오게 하거나 벌레모양의 실로 약을 만들고 사하(瀉下)시킴으로서 병의 원인이 되었던 벌레가 죽었다고 인식시키는 치료자의 창의성이 돋보인다. 이정변기요법에서는 환자의 심리와 상태를 잘 파악하여 그에 맞는 적절한 대처 - 상간녀가 죽었다는 소식 전달, 귀신이 쓰인 환자에게 엄포 놓기, 환자가 좋아하는 관심사를 파악하여 제공 - 를 했다는 점, 익숙한 상황에서 색다른 자극을 가하여 치료를 하는 설정에서 환자의 근기를 잘 파악하는 치료자의 역량과 치료적인 상황을 직접 만들어내는 능동성이 보인다. 또 경자평지요법에서는 치료자가 병인이 되는 자극에 환자를 적극적으로 노출시킴으로서 자극을 일상화시켜 병을 더 이상 병이 아니게 하는데, 여기서도 병인이 되는 자극을 제거한다는 치료의 일반적인 방침에 반하는 방식을 사용한 치료자의 창의적 발상이 돋보인다.

    또 한방정신요법이 사용된 의안 전체에 나타난 환자의 병증을 살펴보면 불면, 기력저하 등에서부터 전광심질(癲狂心疾), 헛소리,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거나 귀신에 쓰이는 등에 이르기까지 병의 중등도를 가리지 않았으며, 적응증도 정신 질환 뿐 아니라 심통결괴(心痛結塊), 일격(噎膈), 해수객혈(咳嗽喀血) 등 신체적인 질환까지 포괄하였다. 이는 한방정신요법을 형신일여(形神一如)의 원칙에 따라 정지병(情志病) 뿐만 아니라 신체질환까지 망라하여 사용할 수 있으며, 증상의 정도도 가벼운 신경증에서부터 심한 정신증에 이르기까지 넓은 범위에서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는 한의학 논문에 수록된 의안들 중 한방정신요법이 사용된 의안을 총망라하여 다빈도로 사용된 한방정신요법이 무엇이며 한방정신요법의 치유원리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또 정신요법 연구자들이 향후 한방과 서구 정신요법에 대한 비교연구를 함에 있어 한방정신요법에 대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본 연구를 수행하였다. 본 논문의 한계점으로는 논문에 수록된 의안들만을 대상으로 하였다는 점으로 논문으로 활용되지 않은 한의학 원전의 의안들이 있을 수 있다. 향후 논문으로 활용되지 않은 의안들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를 통해 한방정신요법의 임상 적용에 대한 이해를 넓힐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V. 결론

    1. 한의학 논문에서 검증된 정신과 의안 중 한방정신요법을 사용한 의안은 총 55례이다.

    2. 사용된 한방정신요법은 오지상승요법(19례), 지언고론요법(12례), 이정변기요법(10례), 경자평지요법(2례), 암시요법(11례)로 정서를 이용한 오지상승요법의 임상례가 가장 많았다.

    3. 한방정신요법과 상응하는 서구의 정신치료로는 단기역동정신치료, 지지적 정신치료, 인지치료, 행동치료, 상상요법이 있었다.

    4. 한방정신요법은 불교의 영향을 받았으며 불교적 섭생법과 참선도 치료에 활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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