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격차의 확대재생산

Expanded Reproduction of Digital Div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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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STRACT

    본 연구는 스마트폰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노인들에게 확산되지 않은 원인을 노인들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스마트폰 수용과정에서 정보 격차가 노인의 인식을 통해 스마트폰 격차로 확대재생산되는 기제를 보여주었다.

    노인들이 스마트폰이 필요 없다고 인식한 이유는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되었다. 첫 번째는 피처폰 사용법을 배우려다 실패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은 스마트폰 사용법을 습득할 수 없다고 인식하는 유형으로, 아날로그 노인 대부분이 여기에 속한다. 두 번째는 디지털 노인 중에서 스마트폰의 비싼 요금 때문에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못하는 저소득 노인이다. 세 번째는 자발적으로 기술변화에 참여하지 않은 유형으로, 소신에 의해 스마트폰을 수용하지 않은 도시의 디지털 노인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들은 소신을 바꿀 만한 스마트폰의 이용 동기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스마트폰 수용과정에서 노인의 정보 격차가 확대재생산되는 양상은 두 가지 측면에서 확인되었다. 하나는 아날로그 노인의 정보 격차가 스마트폰 격차로 확대재생산되는 것인데, 여기에서 정보 격차가 노인의 ʻ인식ʼ을 통해 구조화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른 하나는 디지털 노인들이 스마트폰의 비싼 요금과 이용 동기를 찾지 못해서 새로운 정보 격차가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정보 격차가 확대재생산되는 과정에서 ʻ노인은 정보 무능력자ʼ라는 사회적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인식 속에서 ʻ노인은 피처폰에 만족하고, 스마트폰은 욕망하지 말라ʼ는 규범이 농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었다.


    Based on the analysis of in-depth interviews of elderly people, this study examines why the elderly hesitate to embrace smartphones despite the seemingly universal acceptance of the device by younger users in Korea. It also tries to show how the digital divide affects elderly users’ perception of smartphones and how the digital divide gets further deepened.

    Most elderly persons responded that they did not accept smartphones because smartphones were not necessary. The lack of necessity can be categorized into three types. The first group consists of those who had failed to learn to use feature phones and readily gave up on smartphones. Most “analog elderly persons” belong to this category. The second group comprises “low-income digital elderly persons” who could easily learn to use smartphones but could not afford one. The third group is formed by "urban digital elderly persons" who chose not to accept smartphones even though they could use and afford the phones.

    The digital divide among elderly users was expanded in the process of their accepting smartphones. In the process of the digital divide being reproduced and deepened, the elderly persons were labeled as “information illiterate.” In rural area, such an image was being structuralized into a norm that “elderly persons should be satisfied with feature phones, thus should not desire smartphones.”

  • KEYWORD

    노인 , 스마트폰 , 정보 격차 , 기술수용모델

  • Ⅰ. 문제제기

    정보화 수준을 나타내는 다양한 지표들 중에 최근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스마트폰 이용률이다. 한국 사회에서 스마트폰은 매우 빠르게 확산되어 2013년 조사 결과 71.6%의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한국인터넷진흥원, 2014).1) 인터넷의 확산이 거의 포화상태에 도달한 이후, 스마트폰의 확산이 정보화의 새로운 기준으로 등장한 것이 다. 스마트폰이 정보화의 새로운 기준이라면, 정보 격차 역시 스마트폰으로 초점을 이동시켜야 할 것이다. 인터넷이나 피처폰과 같은 정보화 초기에 확산된 정보기술과 달리 스마트폰의 정보 격차는 기존의 정보 격차가 미치는 영향을 확인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정보 격차에는 다양한 인구사회학적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연령은 가장 뚜렷한 격차를 보인다. 60세 이상 노인의 스마트폰 이용률은 2013년 현재 14.3%로, 전체 평균 71.6%에 비하여 매우 낮다. 이것은 60세 이상 노인의 인터넷 이용률 26.8%보다도 훨씬 낮은 편이다. 심지어 노인의 이용률은 2012년 23.4%에서 2013년 14.3%로 9%p 감소하였다(한국인터넷진흥원, 2014). 이제까지 시행된 정보화 관련 조사에서 새로운 정보기기가 대체물로 등장하기 전에 이용률이 감소하는 것은 전무후무한 현상이다. 같은 조사에서 스마트폰 이용률 전체 평균이 2012년 63.7%에서 2013년 71.6%로 증가한 것이나 60세 이상 노인의 인터넷 이용률이 2012년 24.4%에서 2013년 26.8%로 증가한 것으로 보아 표집이나 조사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2) 그렇다면 스마트폰을 채택했던 노인들 중에서 피처폰으로 다시 돌아가는 중단(discontinuance)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왜 노인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는 것인가?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

    그런데 노인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는 현상은 농촌으로 가면 더욱 뚜렷해져서 농촌지역에서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노인을 찾는 것조차 힘든 실정이다(조주은, 2013). 농촌노인들은 휴대폰을 이용하지 않는가? 그것은 아니다. 대다수의 농촌노인들이 피처폰을 이용하고 있으며, 과거 피처폰 이용에 있어서는 도시노인과의 격차가 그리 크지 않았다(조주은, 2010a). 하지만 0%에 가까운 농촌노인의 스마트폰 이용률 을 고려하면, 도시노인의 스마트폰 이용률은 노인 평균 스마트폰 이용률인 14.3%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은 노인 내부에서도 농촌과 도시의 지역에 따라 스마트폰 이용 격차가 상당함을 의미한다. 왜 농촌노인들은 스마트폰을 더더욱 이용하지 않는 것인가?

    로저스(Rogers, 2003)는 확산연구의 친개혁적 편향을 지적하면서 상당히 이로운 개혁의 경우라고 할지라도 잠재적인 채택자들은 개혁주도자나 연구자들과는 매우 다르게 인식할 수 있다고 보았다. 개혁의 채택이나 거부는 (적어도 결정이 이루어지는 시점에서는) 개인의 눈에 항상 ‘옳은 것’이므로, 연구자들은 개인의 인식이 그들의 행위를 결정함에 있어서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충고하였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에게 개혁이 이로울 것이라는 가정에 의문을 제기할 필요가 있고, 노인들, 특히 농촌노인들이 실제로 스마트폰을 어떻게 인식하는가에 대해 연구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행된 스마트폰 관련 연구들은 대부분 경영학이나 언론정보학의 친개혁적 관점에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수행되었기 때문에 노인들이 스마트폰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그들은 어떤 이유에서 스마트폰을 수용하지 않는지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였다(한상일, 2013; 이동범, 2012; 최민수, 2011; 손승혜·최윤정· 황하성, 2011; 김수연·이상훈·황현석, 2011; 박지형·신건권, 2011; 김수현, 2010).

    경영학이나 언론정보학 관점의 연구들은 대부분 기술수용모델(Technology Acceptance Model)을 토대로 수행되었다. 기술수용모델은 정보통신기술의 수용을 설명하는데, 매우 유용한 이론으로 검증되어 왔다. 기술수용모델에 의하면 인지된 유용성(perceived usefulness)과 인지된 사용용이성(perceived ease of use)이 기술의 사용 의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Davis, 1989). 스마트폰에 관한 많은 연구들이 이 두 가지 요인에 의해 스마트폰 수용이 설명된다고 검증해 왔다. 즉, 스마트폰의 유용성과 사용용이성을 높게 평가한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지된 유용성과 인지된 사용용이성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왜 노인들은 스마트폰에 대하여 유용성과 사용용이성을 낮게 평가하는가? 우리에게 좀 더 익숙한 표현으로 바꾸면 노인들은 왜 스마트폰이 필요 없다고, 사용하기 불편하다고 생각하는가? 기술수용모델로는 이러한 질문에 답을 할 수 없다.

    실제 ‘필요 없어서’는 정보기술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이 선택되는 응답범주이다. 자유방임 이론의 대표자인 컴페인(Compaine, 2001)은 컴퓨터를 소유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필요 없어서’라고 응답한 사람들에 대하여 그들이 기술변화에서 배제된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기술변화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라고 해석하였다. 그들은 소심하고 적응력이 없고 무관심하기 때문에 컴퓨터에서 개인적 유용성을 발견하기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머독과 골딩(Murdock and Golding, 2004)은 정치경제학의 관점에서 새로운 기술의 거부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자유방임 이론을 비판하고, 그들의 차별적인 참여를 구조적 역학으로 설명하고자 하였다. 소심하고 적응력이 없고 무관심하다는 이유로 그들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작업 상황이나 거주 지역에 따른 기술 이용 경험의 불평등한 분배가 한편에서는 참여를, 다른 한편에서는 배제를 강화시키는 서로 다른 네트워크를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탐구하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본 연구는 머독과 골딩의 관점을 지지하면서 노인들로 하여금 스마트폰을 필요 없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요인들을 파악하되, 특히 기존의 정보 격차가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지금까지 수행된 정보 격차에 관한 연구들은 대부분 정보 격차의 원인을 밝히는데 초점을 맞추어 왔다. 사실 정보 격차는 그것이 야기할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에 학문적·정책적으로 큰 관심을 받아왔다. 그러나 정보 격차가 원인으로 작용해서 발생한 사회적 결과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기존의 정보 격차가 노인의 스마트폰 수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정보 격차가 새로운 정보 격차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한국인터넷진흥원의 『2013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서는 ‘스마트기기’ 이용률을 조사하였다. 스마트기기는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를 의미하는데, 스마트패드 이용자는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스마트기기 이용률을 스마트폰 이용률로 해석해도 무리가 없다고 판단된다.  2)이 조사는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중 통계청의 ‘가구+주택’ DB를 기반으로 재설계한 표본을 2012년과 2013년에 동일하게 사용하였으며, 표본 규모와 조사기준시점도 동일하였다. 2013년의 경우 전국 30,000 가구의 만 3세 이상 가구원 77,4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하였으며, 정보화에 관한 우리나라 공식 통계이다. 조사대상자 77,402명 중 60세 이상은 16,791명으로 21.7%를 차지하였다(한국인터넷진흥원, 2014).

    Ⅱ. 이론적 검토

       1. 기술수용모델과 정보 격차

    국내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스마트폰이 빠르게 확산된 것만큼이나 스마트폰 수용에 대한 연구들도 많이 이루어졌다. 앞서 언급한 대로 스마트폰에 관한 연구들은 대부분 기술수용모델(Davis, 1989)을 토대로 수행되었다. 기술수용모델은 사람들이 왜 기술을 수용 혹은 거부하는지를 설명하는데 가장 많이 활용되는 이론으로, 기술에 대한 사용자의 인식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술수용모델은 사회심리학의 이성적 행위이론에서 제시하는 행위에 대한 태도와 행위 의도 간의 관계를 기술 수용에 적용한 것이다. 기술수용모델에서는 기술 수용을 사용행위로 보고, 그 사용행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사용의도를 제시한다. 사용의도는 기술에 대한 개인의 주관적 평가인 ‘인지된 사용용이성’과 ‘인지된 유용성’에 의해 결정된다. 또한 인지된 사용용이성은 인지된 유용성을 매개로 하여 사용의도에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서 인지된 유용성은 ‘잠재적 이용자가 조직에서 특정 기술을 사용하면 업무성과가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정도’를, 인지된 사용용이성은 ‘잠재적 이용자가 특정 기술을 노력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즉, 기술수용모델에 의하면 기술은 사용하기 쉬울수록 유용하다고 인식되며, 유용하다고 인식될수록 기술 사용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으로 형성되어 기술을 사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증가한다.

    기술수용모델은 기본적으로 조직 차원에서 업무와 관련된 기술 수용을 기반으로 도출되었다. 따라서 조직이나 업무와 무관한 기술 수용을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데이비스 등(Davis, Bagozzi, and Warshaw, 1992)은 외재적 동기(extrinsic motivation)와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로 구성되는 동기 모형을 제시하였다. 외재적 동기는 도구적인 목적으로 기술을 사용하는 것으로, 업무성과 향상이 대표적인 예이다. 내재적 동기는 행위 자체를 목적으로 기술을 사용하는 것으로, 컴퓨터 게임에서 얻는 즐거움이 여기에 해당된다. 개인 차원에서 사용하는 기술의 유용성에는 외재적 동기 못지않게 내재적 동기가 중요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앞서 지적하였듯이 기술수용모델은 사용자의 인식을 중시하지만 사용자의 인식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한다. 이에 기술수용모델은 개인에게 미치는 사회적 영향력은 도외시하고, 개인의 인식만을 강조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사회적 학습이론(Bandura, 1977, 1986, 1997), 개혁의 확산이론(Rogers, 2003) 등 사회적 영향력을 중시하는 다른 이론들을 바탕으로 외부변수로 추가한 확장·통합된 기술수용모델이 제안되었다(Davis, Bagozzi, and Warshaw, 1989; Venkatesh, Morris, Davis and Davis, 2003). 확장·통합된 기술수용모델에 의하면 기술의 유용성과 사용용이성에 대한 사용자의 인식은 인구학적 요인, 사회경제적 요인, 사회적 압력, 기술시스템의 하부구조 등 다양한 외부변수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김봉섭과 김정미(2009)는 기술수용모델의 이론적 성과를 정보 격차를 설명하는데 활용하였다. 그들은 기술수용모형의 종속변수인 행위 태도와 이용의도가 정보화 수용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정보 격차에 개인의 인식이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였다. 정보 접근에서의 격차는 정보기술의 수용을 거부함으로써 나타난 현상으로, 이것은 곧 기술의 비수용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술의 수용을 설명하는 변인들은 역으로 기술의 비수용, 즉 정보접근 격차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유용성과 사용용이성에 대한 인식이 정보 격차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용자의 인식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변수로 ‘정보 격차’를 설정하고자 한다. 기존의 정보 격차에 관한 논의들은 정보 격차가 사용자의 인식에 미치는 영향에는 주목하지 않았다. 정보화 비관론은 정보 빈자가 처한 소득, 학력, 연령 등의 인구사회학적 요인에 의해 정보 격차가 발생하고 누적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Schiller, 1996). 반면에 정보화 낙관론은 기술에 의해, 즉 보다 저렴하고 사용하기 쉬운 기술이 개발됨으로서 정보 격차가 해소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Bell, 1973; Toffler, 1980). 이와는 달리 본 연구는 정보 격차가 ‘사용자의 인식’에 미친 영향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인구사회학적 요인이나 기술적 요인이 아니라 정보 격차의 경험이 사용자가 새로운 기술 수용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는 데 미친 영향을 알아보는 것이다. 정보 격차가 사용자의 인식에 미친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서 본 연구는 기술수용모델을 활용하고자 한다. 즉, 기술수용모델에 기반하여 정보 격차가 사용자의 인식을 통해 작동하는 기제를 설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서 정보 격차에 관한 논의를 보다 심화시키고, 기술수용모델의 설명력도 확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 노인의 휴대폰 수용

    스마트폰 수용에 대한 연구들은 대부분 젊은층을 대상으로 수행되었다. 노인을 대상으로 수행된 연구가 몇몇 있으나 ‘노인’을 50세 이상으로 설정하여 실질적으로 60세 이상의 노인은 연구대상에 거의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러한 연구로는 노인의 스마트폰 수용을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피처폰을 대상으로 수행된 연구들에 의하면 60세 이상의 노인들은 휴대폰의 수용에서 젊은층 및 50대와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노인의 피처폰에 관한 연구에서 밝혀진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노인들은 피처폰 채택에 있어서 자녀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다(Renaud and van Biljon, 2008; 조주은, 2010a; McGaughey, Zeltmann and McMurtrey, 2013). 상당수의 노인들은 피처폰을 스스로 채택한 것이 아니라 자녀에게 선물로 받았으며, 통신요금도 자녀가 지불하는 경우가 많았다.

    둘째, 노인들도 피처폰의 유용성을 매우 높게 평가하였는데, 가장 중요한 이유로 ‘안전’을 지적하였다(Renaud and van Biljon, 2008; 조주은, 2010a). 갑자기 아프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 어디서나 연락을 취하는 도구로 피처폰의 유용성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셋째, 노인들은 피처폰을 ‘비싼’ 전화로 인식하였다(조주은, 2010a). 그들에게 피처폰은 집전화에 비해서 기기값도 비싸고 통신요금도 비싼 전화이다. 그래서 노인들은 피처폰을 주로 수신용으로 이용하고, 발신은 집전화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넷째, 노인은 다른 연령대와 달리 내부의 이용 격차가 심각하였다. 노인의 76%는 음성통화만 이용하고, 피처폰의 다양한 기능은 이용하지 못하였다(조주은, 2010a). 특히 문자메시지 이용에서의 격차는 뚜렷하여 소수의 노인들만 문자메시지를 이용하였다. 이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으로, 노인 내 부에서 피처폰 이용 격차가 크기 때문에 노인을 단일 집단으로 묶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Kubik, 2009; McGaughey et al., 2013).

    다섯째, 노인들의 피처폰 수용에서는 사용의 용이성 혹은 학습과 사용의 용이성이 인지된 유용성보다 중요하였다(McGaughey et al., 2013; Renaud and van Biljon, 2008). 학습과 사용의 용이성은 기술수용모델의 인지된 사용용이성에 학습을 추가한 개념으로, 대부분의 노인들은 피처폰을 직관적으로 사용하지 못해서 학습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여섯째, 노인 내부에서 문자메시지 이용 격차를 분석한 결과 가족형태, 사회활동, 소득, 지역, 연령 등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Kubik, 2009; Ling, 2008; 조주은, 2010a). 예컨대 사회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피처폰을 다루는 기술적 능력, 물리적 조건 등이 나았다. 또한 가족과 함께 사는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피처폰을 능숙하게, 많이 이용하였다. 이것은 노인이 맺고 있는 사회적 관계에 따라서 피처폰의 이용 능력이 달라짐을 의미하는 것이다.

    일곱째, 노인은 생애주기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신체적 노화, 인지적 노화, 은퇴, 소득 감소 등 때문에 피처폰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Renaud and van Biljon, 2008; McGaughey et al., 2013). 이것은 장애요인이 제거되면 노인들의 피처폰 이용능력도 향상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노인 친화적으로 개발된 피처폰 – 예컨대 일본의 라쿠라쿠폰, 유럽의 보다폰, 한국의 와인폰 등은 노인의 신체적·인지적 노화 극복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또한 노인요금제, 사용법 교육 등도 노인들의 피처폰 이용을 촉진시키는데 유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이미진·이가옥·이지영, 2008; 조주은 2010b).

    노인과 젊은이의 공통점도 있었는데, 피처폰 이용 욕구가 그것이다(Conci, Pianesi, and Zancanaro, 2009; 조주은 2010b). 노인에게 피처폰은 연락수단으로서 외재적 이용 동기가 중요하였을 뿐만 아니라 자아실현 및 즐거움과 같은 내재적 이용 동기도 중요하였다. 노인들도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것 자체를 젊은이들처럼 즐겼으며, 나아가 문자메시지 이용은 사회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맥가이 등(McGaughey et al., 2013)은 피처폰 이용에서 밝혀진 노인들의 특징을 중심으로 노인의 스마트폰 이용에 대한 분석틀을 개발하였다. 하지만 노인의 스마트폰 이용에 관한 연구는 이제 시작단계로 본격적인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국내에서는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노인의 스마트폰 수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연구들이 있다(허원회·홍석기·한석우·김원섭, 2012; 이동범, 2012). 허원회 외(2012)는 개인적 특성에 초점을 맞추었는데, 자긍심과 도전정신이 강하고, 남에게 보이는 것을 중시할수록 스마트폰 이용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범(2012)에 의하면 스마트폰 미사용자는 사회적 영향과 비용 수용성 요인에, 기사용자는 사용편리성과 주도적 성향 요인에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 선행연구는 모두 노인이라기에는 너무 젊은 50세 이상을 노인으로 설정하였고, 표집에서도 50대에 치우쳐서 진정한 의미의 노인 연구라고 보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조사지역도 특별시인 서울로 제한함으로써 연구결과를 노인 전체로 일반화하기 곤란하다.

       3. 스마트폰 비채택자

    스마트폰 비채택자들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개혁확산이론(Diffusion of Innovation Theory)과 혁신저항이론(Innovation Resistance Model)을 적용하여 이루어졌다. 개혁확산이론이 혁신의 확산을 촉발하는 요인에 초점을 맞추었다면(Rogers, 2003), 혁신저항이론은 혁신의 확산을 저지하는 요인에 초점을 맞추어 확산을 연구하였다(Sheth, 1981).

    최새솔과 유재흥(2012)은 만12-59세의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자들을 스마트폰 비사용자, 잠재적 사용자, 사용자의 세 집단으로 구분하여 사용자 저항과 사회적 영향력이 사용의도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하였다. 사회적 영향력은 규범적 사회영향력(주변 사람들로부터 내가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한다고 느끼게 되는 지각의 정도)과 정보적 사회영향력(주변 사람들로부터 관찰되는 스마트폰 사용가치나 확산 정도)으로 구분하여 측정하였다. 본 연구와 관련하여 흥미로운 분석결과는 규범적 사회영향력이 모든 집단의 스마트폰 사용의도를 높였는데, 특히 비사용자 집단의 경우 규범적 사회영향력이 다른 집단에 비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난 점이다. 이와는 달리 정보적 사회영향력은 스마트폰 사용자 집단에만 영향을 미치고 다른 집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결과를 비사용자들이 스마트폰 채택에 의사가 없어 본격적인 정보탐색과 의사결정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공동체의 규범에만 우선 순응하고자 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김혜진(2011)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비채택자에게 스마트폰 채택에 있어서 혁신저항을 유발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가격 및 약정, 즉 스마트폰의 비싼 요금으로 확인되었다. 그리고 비채택자는 채택자에 비해 스마트폰에 대한 불신과 거부감이 컸으며, 상대적으로 스마트폰을 복잡한 미디어로 느끼는 등 스마트폰을 채택하지 않은 것에는 다양한 원인이 근거하고 있었다. 인지된 유용성과 용이성에서 도 채택자가 비채택자보다 높게 평가하여 기술수용모델을 지지하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하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이와 상반된 결과가 도출되기도 하였다. 김영훈(2011)은 20-30대를 중심으로 스마트폰의 채택단계에서 나타나는 혁신저항을 조사하였는데, 요금은 영향이 없는 반면에 기존 제품에 대한 태도가 호의적일수록 혁신저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20-30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김혜진과 김도연(2011)에 의하면 스마트폰 채택자와 비채택자 사이에 스마트폰에 대해 느끼는 유용성과 용이성에 차이가 없었다.

    이렇듯 상반된 연구결과는 편의 표집의 문제와 조사시기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들 연구들은 스마트폰이 급격히 확산되던 시기인 2010-2011년에 20-30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는데, 사실상 조사대상 비채택자들의 대다수는 가까운 시기에 채택자로 전환되었다. 따라서 이들 연구는 채택자와 비채택자 집단의 비교라기보다 결과적으로 조기 채택자(early adopters)와 초기 대다수(early majority) 집단의 비교가 되었다.

    Ⅲ. 분석틀의 구성

       1. 분석틀

    지금까지 노인의 스마트폰 수용과 관련된 이론적 논의와 선행연구들을 검토한 결과, 나름대로의 의미와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우선, 기술수용모델은 스마트폰 사용 의도를 설명하는데 유용한 것으로 확인되었기에 이 모델을 중심으로 분석틀을 구성하였다. 그러나 방법론적으로는 상당한 한계를 노정하였다. 본 연구는 선행연구의 방법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차별성을 두고자 한다.

    첫째, 선행연구들은 대부분 스마트폰 확산 초기에 수행된 연구들로, 젊은층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따라서 노인에 관한 연구는 매우 미흡한 실정이며, 노인의 스마트폰 비채택에 관한 연구는 전무하였다. 앞서 검토한 바와 같이 노인의 피처폰 채택 및 수용은 젊은이와 다른 특징을 보여주었으며, 스마트폰의 채택과 수용에서도 노인과 젊은이가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본 연구는 스마트폰이 널리 확산된 2012년 이후의 시점에서 60세 이상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스마트폰을 수용하거나 수용하지 않은 이유를 밝히고자 한다.

    둘째, 국내의 모든 선행연구들은 설문조사에 기반한 양적 연구들로, 기존의 모델에서 사용된 요인들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수용과 혁신저항을 설명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 연구자가 제시한 요인 이외의 새로운 요인을 도출할 수 없었고, 사용자의 관점에서 스마트폰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사용자들이 인지하는 유용성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인지된 유용성이 어떻게 형성된 것인지를 설명하지 못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심층면접에 기반한 질적 연구를 수행하여 노인들의 관점에서 스마트폰을 이해함으로써 이를 극복하고자 한다.

    셋째, 선행연구들은 연구범위를 수도권에 집중시켰기 때문에 비수도권, 그중에서도 농촌지역 거주자들은 연구대상에서 철저하게 제외되었다. 하지만 농촌은 스마트폰의 확산에서 도시와는 매우 다른 양상을 보였다(조주은, 2013). 본 연구에서는 농촌을 연구범위에 포함하여 도시와 농촌 노인의 차이를 비교분석하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선행연구를 통해 밝혀진 요인들을 반영하여 본 연구의 분석틀을 구성하였다(그림 1 참조). 첫째,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노인은 자긍심과 도전정신이 강하며 주도적 성향이 강했는데, 이것은 로저스(Rogers, 2003)가 개혁자의 특성으로 설명한 혁신성과 일맥상통한다. 둘째, 스마트폰 비사용자는 규범에 크게 영향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공동체의 규범에 순응하고자 하는 전통적인 노인의 태도를 잘 보여준다. 세 번째는 스마트폰 요금에 대한 인식으로, 비싼 요금은 스마트폰 비채택자에게 혁신저항을 유발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였다. 은퇴로 인해 소득이 낮을 뿐만 아니라 집전화를 기준으로 피처폰 요금도 비싸다고 인식하는 노인에게 스마트폰의 비싼 요금은 수용의 심각한 장애가 될 수 있다. 네 번째는 노인의 생애주기 단계이다. 나이가 들면서 신체적·인지적 능력이 저하되고, 은퇴로 인해 사회활동이 축소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노년의 특성으로 이것이 스마트폰 이용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요인들을 중심으로 인지된 유용성에 영향을 미친 요인들을 고찰하고자 한다.

    한편, 선행연구에서는 정보 격차의 영향을 고려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휴대폰과 인터넷이 결합된 것이므로, 인터넷과 피처폰에서의 격차가 스마트폰 수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지된 사용용이성은 노인의 피처폰 수용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는데, 정보 격차는 인지된 사용용이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인터넷, 문자메시지 등에서 확인된 정보 격차가 스마트폰의 인지된 사용용이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주목하고자 한다.

       2. 변수의 조작적 정의

    본 연구는 각 변수들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조작적으로 정의하여 조사대상자들에게 질문하고, 그들의 응답을 분석하였다.

    정보 격차는 정보통신 기기 및 서비스의 이용 여부로 판단하는 정보접근 격차에 초점을 맞추고, 해당 정보통신 기기 및 서비스는 인터넷과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한정하였다. 즉, 정보 격차를 ‘인터넷 혹은 휴대폰 문자메시지의 이용 여부’로 정의하고, 이에 따라 조사대상자들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인터넷과 문자메시지를 이용하는 노인은 디지털 노인, 인터넷과 문자메시지를 이용하지 않는 노인은 아날로그 노인, 인터넷이나 문자메시지 중에서 하나만 이용하는 노인은 준디지털 노인으로 구분하였다.

    스마트폰 정보 격차는 ‘스마트폰의 이용 여부’로 정의하였다.

    인지된 유용성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이 자신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지각하는 정도’로 정의하였다. 삶의 질은 스마트폰을 연락수단, 정보 수집 등의 도구적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스마트폰 게임을 즐기고 스마트폰을 이용함으로써 사회 변화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획득하는 등의 정서적 만족을 통해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인지된 사용용이성은 ‘스마트폰을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각하는 정도’로 정의하였다.

    혁신성은 ‘사회체제 내에 있는 다른 노인보다 비교적 일찍 혁신을 수용하는 정도’로 정의하였다.

    규범의 영향력은 ‘가족, 이웃, 친구 등 소속된 공동체로부터 자신이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한다고 혹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느끼는 지각의 정도’로 정의하였다.

    스마트폰 요금은 ‘스마트폰 사용에 따라 발생하는 통신 요금에 대해 비싸다고 지각하는 정도’로 정의하였다.

    생애주기 단계는 ‘인지적 노화, 신체적 노화, 은퇴, 사회적 관계의 축소 등 노년기에 나타나는 생물학적, 사회학적 특성을 지각하는 정도’로 정의하였다.

    Ⅳ. 조사방법과 조사대상자의 특성

    본 조사는 2012년 11월 4일부터 2013년 1월 11일까지 고령과 대구에 거주하는 60세 이상의 노인 22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본 연구의 목적인 노인들이 스마트폰을 수용하지 않는 원인을 밝히기 위하여 스마트폰을 수용하지 않는 노인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수용한 노인도 조사대상자에 포함시켜 양자를 비교하고자 하였다. 심층면접은 평균 1시간 정도 소요되었으며, 사전에 양해와 동의를 구한 후 노인들이 보는 앞에서 휴대폰을 이용하여 녹음하였다. 녹음과 함께 간단한 기록도 함께 하였고, 녹음된 오디오 파일은 문자화하여 녹취록을 만들어 분석하였다.

    조사대상자의 특성은 <표 1>에 요약하여 제시하였다. 피처폰을 이용하는 노인, 즉 스마트폰 비이용 노인 11명과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노인 11명을 조사하였다. 정보 격차의 영향을 분석하기 위하여 인터넷 이용과 휴대폰 문자메시지의 이용 여부를 참고하였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노인은 15명이었고, 이용하지 않는 노인은 7명이었다. 문자메시지를 이용하는 노인은 16명이었고, 이용하지 않는 노인은 6명이었다. 앞서 정의한 정보 격차 기준을 적용한 결과 아날로그 노인 5명, 준디지털 노인 3명, 디지털 노인 14명으로 분류되었다. 아날로그 노인은 모두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았으며, 준디지털 노인 3명 중 2명은 스마트폰 비이용자, 1명은 이용자로 나뉘었다. 디지털 노인 14명 중 4명은 스마트폰 비이용자, 10명은 이용자로 구분되었다.

    지역별로는 고령에 거주하는 노인 9명과 대구에 거주하는 노인 13명을 조사하였는데, 고령은 대구에서 자동차로 1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농촌지역이다. 참고로, 고령에 거주하는 노인 중에는 인터넷 이용자가 많지 않아서 정보화된 노인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연령은 60세부터 80세까지 분포되어 있었는데 70대 이상이 9명, 60대가 13명이었다. 성별은 여성이 10명이고, 남성이 12명이었다.

    직업은 다양하였는데 현직에서 은퇴한 노인이 12명, 주부를 포함하여 현업에서 활동하는 노인이 10명이었다. 은퇴한 경우에는 전직을 괄호 안에 넣어서 표기하였다. 농촌노인 9명 중 4명은 젊어서 농사를 짓다가 나이가 들면서 농사 규모를 축소시킨 전형적인 농촌노인에 해당되었다. 나머지 5명의 농촌에 거주하고 있으나 유치원, 토목사업 등 농업 이외의 업종에 종사하여 전형적인 농촌노인은 아니었다. 도시노인들은 미용사, 자영업, 설비기술직, 경영지도사, 보험설계사 등 다양한 업무에 종사하였다.

    Ⅴ. 노인집단 내 스마트폰 격차

    노인집단 내 스마트폰 격차는 스마트폰 이용자와 비이용자로 구분했는데, 양자는 스마트폰의 인지된 유용성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한마디로 이용자들은 스마트폰이 필요해서 이용하였고, 비이용자들은 필요하지 않아서 이용하지 않았다. 또한 정보 격차와 인지된 사용용이성에서도 두 집단 간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는데, 구체적인 차이는 다음과 같다.

       1. 스마트폰 이용 노인

    1) 인지된 유용성

    스마트폰 이용자 11명에게 스마트폰을 구입하게 된 계기를 묻자 9명은 ‘필요해서’, 나머지 2명은 ‘자녀의 권유로 인해’ 구입하였다고 응답하였다. 스마트폰의 유용성은 11명 모두 높게 평가하였는데, 다양한 기능과 정보 검색, 카카오톡을 통한 교류 등을 가장 중시하였다. 또한 자신의 수준이 높아진 느낌, 스마트폰 기능을 하나씩 배우면서 얻는 즐거움 등 정서적 만족감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유용성 평가에 영향을 미친 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 번째 요인은 혁신성이다. 이들 중에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인터넷이나 피처폰도 다른 노인들보다 앞서 채택한 개혁자들이 많았다. 평생 농사를 지어온 80세 이영○는 10여 년 전에 PC통신 천리안을 이용하여 인터넷을 이용하였고, 휴대폰도 2년마다 교체하는 등 전형적인 개혁자 모습을 보였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요인은 생애주기 단계와 규범의 영향력으로 양자는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자신을 노인으로 인식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그들의 노년기 생애주기 단계에 대한 인식은 ‘0’ 혹은 마이너스에 가까웠다. 그들은 노인을 70-80세 이상으로 인식하거나, 나이가 들었어도 건강하고 사회변화를 받아들이는 자신 같은 사람은 노인이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그들은 스마트폰 이용을 독려하는, 젊은 층에게 지배적인 규범에 영향을 받았다.

    한편,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스마트폰 요금이 피처폰보다 비싸서 일반적으로 노인에게 부담스럽지만, 자신은 스스로에게 맞는 요금제를 선택해서 유용하게 스마트폰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비싼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오히려 약정금액 내에서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스마트폰이 경제적이라는 응답자도 있었다.

    2) 정보 격차와 인지된 사용용이성

    정보 격차를 기준으로 스마트폰 이용자를 분류하면, 디지털 노인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아날로그 노인은 한 명도 없었다. 11명 중 10명이 인터넷과 문자메시지를 이용하는 디지털 노인이었고, 한 명은 인터넷은 이용하지만 문자메시지는 이용하지 않는 준디지털 노인이었다.

    이들은 스마트폰의 사용용이성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였으며, 스마트폰의 화면이 크고 직관적으로 설계되어서 피처폰보다 사용하기 쉽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러한 사용용이성에 대한 평가의 이면에는 무엇보다 인터넷과 문자메시지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평가에서는 혼자서 쉽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습득한 노인과 자녀에게 사용법을 조금씩 배우는 노인으로 구분되었다. 후자의 노인들에게는 스마트폰 앱(application)의 설치가 가장 어렵게 인식되었다.

    참고로, 도시에 거주하는 박도○과 이성○은 조사시점에 워드 프로세서 등 컴퓨터 사용법을 배우고 있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기 이전부터 인터넷은 이용하고 있었지만 컴퓨터에 대한 체계적인 학습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후에 시작한 것이다. 준디지털 노인인 박도○은 아직은 문자메시지를 보내지 못하지만 향후에 스마트폰으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었다. 이 두 사례를 통해 스마트폰이 기존의 정보 격차를 해소할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그러한 가능성이 얼마나 구현될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향후 연구과제로 돌리고자 한다.

       2. 스마트폰 비이용 노인

    피처폰을 이용하는 조사대상자 11명에게 스마트폰을 이용할 의도가 있는가를 질문하였더니, 모두 ‘없다’고 응답하였다. 그 이유를 묻자 공통적으로 ‘필요 없어서’라고 대답하였다.

    앞서 지적했듯이 ‘필요 없어서’라는 이유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인터넷, PC 등 정보통신기술의 비이용자들이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가장 많이 선택하는 것이다. 기술수용모델에서는 이를 ‘유용성’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것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일 때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왔다. 이 지점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혹시 이들은 스마트폰의 기능을 잘 몰라서 필요 없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스마트폰 비이용자 주위에는 여러 명의 스마트폰 이용자가 있었다. 기본적으로 그들의 손자녀들은 모두 스마트폰을 이용하였고, 자녀들도 대부분 스마트폰을 이용하였다. 도시노인의 경우에는 주위에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그들은 주위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을 보면서 스마트폰의 여러 기능들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스마트폰의 그런 기능들이 필요하지 않다고 평가한 것이다. 특히, 그들 중 4명은 휴대폰을 2011년 이후에 교체하였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채택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지만 그들은 또다시 피처폰을 구입하였다. 이것은 그들이 자신의 선택에 의해 스마트폰을 채택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노인은 생애주기 단계에 따라 발생하는 은퇴, 사회적 관계의 축소 등으로 인해 스마트폰의 유용성이 젊은이보다 낮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예컨대, 젊은이들에게 스마트폰 이용의 사회적 압력으로 작용하는 SNS(Social Network Service) 이용 요구가 노인들에게는 크지 않을 수 있다. 젊은이의 관점에서는 혹은 객관적으로는 그렇게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선행연구(Conci et al, 2009; 조주은 2010b)에 따르면 노인들은 피처폰의 객관적인 활용도와 상관없이 피처폰의 유용성을 주관적으로 높게 평가하였다. 비록 음성통화만 이용하는 노인일지라도 피처폰은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품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고, 노인들도 젊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피처폰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즐거움을 누리고자 하는 내재적 동기와 이용욕구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왜 이들에게 스마트폰의 유용성은 피처폰과 다르게 인식되는 것일까? 여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인가? 이들이 스마트폰을 필요 없다고 생각한 데에는 인지된 사용용이성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Ⅳ. 스마트폰 비이용 노인들의 유형화

    스마트폰의 인지된 유용성에 영향을 미친 결정적인 요인들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비이용 노인을 유형화하면, 아날로그 노인, 저소득 디지털 노인, 소신 있는 디지털 노인의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각 유형별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요인을 첫 번째로, 부수적인 영향을 미친 요인을 두 번째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 유형Ⅰ) 아날로그 노인

    1) 정보 격차와 인지된 사용용이성

    인지된 사용용이성은 아날로그 노인이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그들은 스마트폰이 유용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필요 없었다.

    여기에서 유의할 점은 그들이 스마트폰은 사용법을 배우려고 시도한 적도 없으면서 배울 수 없다고 단정을 짓고, 배우고 싶은 마음조차 갖지 않았다는 것이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는가? 아날로그 노인의 대부분은 인터넷을 배운 적은 없지만 자녀들로부터 음성통화 이외의 피처폰 사용법 – 주로 문자메시지 사용법을 배우려다 실패한 경험들을 가지고 있다(조주은, 2010b). 노인들은 실패의 원인을 인지적·신체적 노화라는 생애주기 단계에서 찾았고, 실패 과정에서 자신의 위신이 추락했다고 인식하였다. 그래서 더 이상 위신을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 스마트폰 사용법은 배우려고 시도도 하지 않고 포기하는 것이다. 이것은 인터넷 혹은 피처폰에 의해 벌어진 정보 격차가 노인의 ‘인식’을 통해 스마트폰 격차로 확대재생산되는 메커니즘을 보여준다.

    아날로그 노인의 ‘인식’을 통한 정보 격차 확대재생산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노인들의 생각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은 인터넷이나 문자메시지를 이용하지 않는 노인들도 충분히 스마트폰 사용법을 배울 수 있다고 보았다. 오히려 스마트폰은 피처폰보다 화면이 크고,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노인들이 배우기 쉽고 사용하기 편리할 수도 있다고 평가하였다. 다만, 아날로그 노인들은 스마트폰 사용법을 ‘배울 수 없어서’가 아니라 ‘배우려는 의지가 없어서’ 스마트폰을 이용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였다.

    나아가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다는 인식은 아날로그 노인 스스로를 초등학교 1학년보다도 못한 존재로 인식하게 하였다. 즉, 정보사회에서 스마트폰 격차가 그들을 더 이상 사회변화에 참여할 수 없는 무능력하고 쓸모없는 존재로 인식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2) 규범의 영향력

    아날로그 노인들이 스마트폰을 ‘필요 없다고’ 인식하는데 영향을 미친 두 번째 요인은 규범의 영향력이다. 아날로그 노인들은 주위의 친구나 이웃들이 대부분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았으며, ‘스마트폰은 젊은이의 것’이고, ‘피처폰은 노인의 것’이라는 인식을 형성하고 있었다. 특히 아날로그 노인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농촌에서는 스마트폰은 노인에게 해당조차 되지 않는다고 인식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인식을 농촌노인의 자녀들도 공유하고 있었다. 많은 농촌노인들이 휴대폰을 스스로 구입하지 않고 자녀가 대신 구입한다(Renaud and van Biljon, 2008; 조주은, 2010a). 자녀가 단순히 휴대폰 기기만 구입해주는 것이 아니라 휴대폰의 명의도 자녀 명의로 하고, 통신요금도 자녀가 지불한다. 마치 어린 자녀의 휴대 폰을 부모가 결정하듯이, 늙은 부모의 ‘필요’에 대한 판단도 성인 자녀가 한다. 세 명의 아날로그 농촌노인 역시 자녀가 구입해 준 피처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따라서 스마트폰의 필요에 대한 판단 역시 그들보다 자녀들의 생각이 더 중요하며, 노인들은 자녀들에게 휴대폰과 관련된 모든 결정을 맡기고 있었다. 그런데 자녀들이 부모의 피처폰을 스마트폰으로 교체할 의향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자녀들이 부모에게 휴대폰을 구입해주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떨어져 사는 부모가 갑자기 아프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 어디서나 자녀에게 연락하기 위함이다(Conci et al, 2009; Ling, 2008; 조주은, 2010a). 즉, 응급상황 발생 시 연락을 취하기 위해서다. 이 때 필요한 휴대폰 기능은 음성통화로, 피처폰과 스마트폰 사이에 차이가 없다. 그러므로 자녀의 입장에서는 굳이 요금이 비싼 스마트폰을 선택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한편, 스마트폰은 젊은이의 것이고, 노인은 정보 무능력자라는 인식은 사회적으로도 널리 공유되고 있다. 스마트폰 광고에는 노인이 등장하지 않을 뿐더러 스마트폰은 젊은이들의 전유물로 묘사된다. TV 드라마에서도 노인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장면을 찾아보기 힘들며, 오히려 노인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이것은 노인과 스마트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보여주는 것으로, 노인의 스마트폰 수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노인을 스마트폰 이용대상에서 배제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인식은 농촌에서 아날로그 노인들의 정보 격차와 결합하여 ‘노인은 피처폰에 만족하고 스마트폰은 욕망하지 말라’는 규범을 형성하고 있다. 조사대상자 중 80세의 이영○는 주변에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노인이 자기 혼자밖에 없어서 예외적인 노인으로 취급받는다고 소외감을 토로하였는데, 이것은 농촌노인에게 지배적인 규범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2. 유형Ⅱ) 저소득 디지털 노인

    1) 스마트폰 요금

    스마트폰 요금은 소득이 낮은 디지털 노인과 준디지털 노인에게 스마트폰 수용을 결정짓는 요인이었다. 즉, 이들은 스마트폰 요금이 비싸서 스마트폰을 수용하지 않았다. 이들 중 통화량이 많은 노인들은 스마트폰 요금이 피처폰 요금보다 훨씬 많이 나올 것을 우려하였고, 통화량이 적은 노인들은 피처폰보다 비싼 스마트폰의 기본료 때문에 스마트폰을 기피하였다. 이들은 스마트폰 요금이 피처폰 요금만큼 낮아지면 스마트폰을 채택하겠다는 의사를 지니고 있었다.

    미국에서도 노인의 스마트폰 이용률은 소득에 따라 큰 차이가 있었다(Smith, 2013).3) 가구소득이 연 3만불 미만의 노인들은 스마트폰 이용률이 8%에 불과한 반면에 가구소득이 연 7만5천불 이상의 노인들의 이용률은 43%였다. 이것은 저소득 가구 노인들이 스마트폰의 비싼 요금 때문에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못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비싼 요금은 미국과 한국 노인에게 새로운 정보 격차를 유발하는 요인이 되고 있었다.

    2) 규범의 영향력과 인지된 사용용이성

    저소득 (준)디지털 노인들은 모두 스마트폰의 사용법 습득에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인터넷이나 문자메시지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사용법도 쉽게 익힐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그들의 자녀는 그렇게 바라보지 않았다. 농촌에 거주하는 디지털 노인인 조천〇의 자녀는 부모의 스마트폰 채택을 만류하였다. 스마트폰의 사용법이 어렵고, 노인에게는 음성통화 기능만 있으면 된다는 이유였다. 또한 조천○도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싶어하는 남편을 노인이라는 이유로 만류하여 또다시 피처폰을 구입하게 하였다. 이것은 농촌에 거주하는 디지털 노인에게 피처폰 이용에 안주하라는 농촌노인의 규범이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저소득 디지털 노인 주위에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친구나 동료들이 제법 있었다. 농촌에 거주하는 저소득 노인은 스마트폰의 사용용이성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여기에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친구나 동료들의 영향이 반영되어 있었다. 농촌에서는 장갑을 끼고 농사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장갑을 착용하고는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 없어서 불편하다고 인식하였다. 스마트폰은 버튼 방식의 피처폰과는 달리 장갑을 벗지 않고서는 터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작업환경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스마트폰은 농업이나 생산직 종사자들의 생산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 이는 직무적합성이 스마트폰 채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의 연구(김성개, 2009)를 지지하는 것이기도 하다. ‘터치’의 기술적 요인은 직업에 따라 스마트폰의 사용을 구조적으로 배제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었다.

    그밖에도 그들은 스마트폰이 고장났을 때 애프터 서비스를 제대로 받기 어렵고, 버튼을 잘못 터치해서 의도하지 않게 통화가 연결되는 등 사용법 이외의 사용용이성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도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친구, 동료, 자녀 등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었다. 그들은 스마트폰 사용법 습득이 문제되지 않았지만 그들에게 요구되는 규범에 순응하여 스마트폰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시키고 사용용이성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3. 유형Ⅲ) 소신 있는 디지털 노인

    1) 규범의 영향력과 소신

    도시에 거주하면서 소득이 낮지 않은 디지털 노인들 중에서 스마트폰 비이용자는 스마트폰 이용을 독려하는 도시의 규범에 ‘저항’하고 있었다. 도시에서는 스마트폰을 이용해야 사회 변화에 뒤처지지 않고,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는 것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도시의 많은 사람들이 남들의 시선이나 유행에 따라 비합리적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자기 소신에 의해 스마트폰 채택을 거부 혹은 유보하고 있었다. 이들은 컴페인(Compaine, 2001)의 해석대로 기술변화에서 배제된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기술변화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그들은 스마트폰의 편리함에 대해서 스마트폰 이용자만큼이나 잘 알고 있었고, 사용법도 쉽게 배울 수 있다고 확신하였다. 학력도 높고, 경제적으로도 넉넉하고, 피처폰의 다양한 기능도 잘 사용하고 있어서 그들에게 스마트폰 수용에 있어서 객관적인 장애물은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오랜 세월의 경험을 통해 남들의 시선이나 유행보다 자신의 소신을 더 중요시하고, 사회적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자기 자신을 더 높이 평가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남에게 보이는 것을 중시할수록 스마트폰 이용 의도가 높다는 허원회 외(2012)의 연구결과와도 일맥상통하였다.

    2) 스마트폰 대체제와 이용 동기

    도시의 디지털 노인들이 굳이 스마트폰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은 스마트폰의 대체재가 있기 때문이었다. 대체재가 있어서 스마트폰의 유용성이 낮게 평가되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휴대폰과 인터넷이 결합된 기기라고 보았을 때 휴대폰은 피처폰으로, 인터넷은 PC로 대체할 수 있다. 도시의 디지털 노인들은 스마트폰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고유의 기능은 특별히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스마트폰을 이용해야 할 동기가 없다고 인식하였다. 즉, 이들에게 스마트폰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었다.

       4. 스마트폰 비이용 노인의 공통점

    1) 생애주기 단계

    인지적 노화, 신체적 노화, 은퇴, 사회적 관계의 축소 등 노인의 생애주기 단계에서 나타나는 특성은 스마트폰 비이용 노인들에게 공통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아날로그 노인들은 인지적 노화로 인해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에 부담을 느꼈으며, 디지털 노인들도 신체적 노화로 인해서 인터넷 이용시 화면과 버튼이 작은 스마트폰보다 PC를 선호하였다. 은퇴와 사회적 관계의 축소도 SNS, 무선인터넷 등 젊은이에게 어필하는 스마트폰의 유용성을 떨어뜨렸다.

    2) 혁신성

    새로운 것보다 기존의 것을 중시하는 사고방식, 즉 혁신적이지 않은 성향이 그들의 스마트폰 수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스마트폰 비이용 노인 대부분은 사용하던 휴대폰이 고장 나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을 때에 휴대폰을 교체하여 왔으며, 스마트폰이라는 신제품의 출시가 휴대폰 교체의 이유가 되지 않았다. 비이용자 중 3명은 휴대폰 번호를 변경하기 싫어했으며, 그것이 스마트폰을 수용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였다.

    한편, 남자노인들은 스마트폰이 크고 무거워서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일반적으로 가방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남자노인들에게 스마트폰은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에 불편한 휴대폰으로 인식되었다.

    3) 스마트폰 요금

    스마트폰 요금은 정보 격차나 경제력과 상관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는 모든 노인들에게 너무 비싸다고 인식되었고, 스마트폰의 유용성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기본적으로 근검절약하는 생활양식에 익숙한 노인들에게 요금이 비싼 스마트폰은 낭비로 인식되었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도시의 디지털 노인들도 이런 인식을 공유하였다.

    3)이와는 달리 18-29세의 젊은이들은 가구소득에 의한 차이가 크지 않았다(Smith, 2013).

    Ⅶ.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스마트폰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노인들에게 확산되지 않은 원인을 노인들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스마트폰 비이용 노인들을 유형화하였다. 이와 더불어 스마트폰 수용과정에서 정보 격차가 노인의 인식을 통해 스마트폰 격차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격차가 확대재생산되는 기제를 보여주었다.

    우선, 노인들이 스마트폰이 필요 없다고 인식한 이유를 살펴보면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피처폰 사용법을 배우려다 실패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은 스마트폰 사용법을 습득할 수 없다고 인식하는 유형으로, 아날로그 노인 대부분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스마트폰은 젊은이의 것이고, 노인은 스마트폰 이용 대상이 아니라는 사회적 인식을 받아들여 스마트폰에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두 번째는 디지털 노인 중에서 스마트폰의 요금 때문에 스마트폰을 수용하지 못하는 저소득 노인들이다. 이들은 인터넷이나 문자메시지를 이용하면서 스마트폰 사용법 습득에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으나 경제적 문제로 인해 스마트폰을 수용하지 못했다. 이들은 스마트폰 요금이 피처폰 수준으로 낮아지면 스마트폰을 이용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세 번째는 자발적으로 기술변화에 참여하지 않은 유형이다. 스마트폰 사용능력, 소득 등에 있어서 문제될 것이 없으나 자신의 소신 혹은 취향에 의해 스마트폰을 수용하지 않은 도시의 디지털 노인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시대에 뒤떨어지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도시의 규범에 저항하면서,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자기 필요에 의해 합리적으로 스마트폰을 채택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소신을 바꿀 만한 스마트폰의 이용 동기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었다.

    스마트폰 수용과정에서 노인의 정보 격차가 확대재생산되는 양상은 두 가지 측면에서 확인되었다. 하나는 아날로그 노인의 정보 격차가 스마트폰 격차로 확대재생산 되는 것인데, 여기에서 정보 격차가 노인의 ‘인식’을 통해 구조화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은 휴대폰과 인터넷이 결합된 것인데, 두 가지를 다 사용하지 못하는 아날로그 노인은 스스로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없다고 인식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해 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스스로를 스마트폰 이용 대상에서 배제시켰다.

    다른 하나는 디지털 노인들이 스마트폰의 비싼 요금과 이용 동기를 찾지 못해서 새로운 정보 격차가 발생하는 것이다. 아날로그 노인과 더불어 디지털 노인의 일부도 스마트폰 비이용자가 되면서 노인집단 내의 스마트폰 격차는 정보 격차보다 심화되었고, 젊은 세대와의 격차도 확대되었다. 디지털 노인들의 스마트폰 격차는 단기 간에는 문제되지 않지만, 인지적·신체적 노화가 진행되는 노년기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것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이를 해소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보 격차가 확대재생산되는 과정에서 ‘노인은 정보 무능력자’라는 사회적 낙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보통신업체, 대중 매체, 정부 등 사회 전체가 이러한 인식을 공유하였으며, 그들의 자녀들도 기꺼이 이를 수용하였다. 노인이 정보 무능력자라는 낙인은 아날로그 노인뿐만 아니라 디지털 노인을 포함한 노인 전체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노인 스스로는 스마트폰의 사용법 습득에 자신감이 넘쳤으나 그들의 자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부모의 스마트폰 채택을 만류한 사례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정보통신기술에 있어서 노소 차별주의(ageism)가 어떻게 형성되고 확산되는지를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사회적 인식 속에서 ‘노인들은 피처폰에 만족하고, 스마트폰은 욕망하지 말라’는 규범이 농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었으며, 농촌노인의 정보 격차는 정보 배제로 심화되었다.

    본 연구는 조사대상이 대구과 고령에 거주하는 노인에 국한되었으며, 22명이라는 제한된 소수만을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조사결과의 일반화에는 한계가 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심층면접이라는 질적 연구방법의 한계로, 향후 다양한 지역에서 다수의 노인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후속연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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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1>] 분석틀
    분석틀
  • [<표 1>] 조사대상자의 특성
    조사대상자의 특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