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학습공동체를 통한 성인의 학습에 관한 질적 사례 연구* - 세 공동체의 참여자들을 중심으로 -

A Qualitative Case Study on Adult Learning through Environmental Learning Comm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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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STRACT

    우리 사회에는 환경을 주제로 성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공부하는 환경학습공동체가 존재한다. 이 연구는 성인의 환경학습공동체 현장을 학습의 관점으로 들여다보고, 이러한 공동체에서 발생하는 학습과 이를 일으킨 매개 요소를 찾고자 한다. 연구방법은 질적사례연구로서 장기간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환경학습공동체 세 곳을 선정하고, 그 중 아홉 명의 제보자에 대하여 개별 면담을 진행하였다. 분석 결과 이들은 학습공동체를 통해서 지식을 습득하고, 삶의 방향을 설정하고 격려 받으며, 실천 자극을 얻을 뿐만 아니라 공부의 즐거움과 시각을 확대하는 학습을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학습을 일으키는 매개에는 문헌, 사람과의 관계, 공동의 활동이 있었다. 성인의 환경학습공동체는 성인학습, 집합적 학습, 환경학습의 관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또한 환경 교육의 근원이면서 미래의 지향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환경교육계는 이들에 대한 관심과 연구를 집중할 필요가 있다.


    There are environmental learning communities (ELCs) in our society, where adults voluntarily come together and study on environment. This paper was intended to look into the scene of adult’s ELCs in view of learning and to look for the learning occurring in these communities and its triggering factors. A qualitative case study was used as research method. Three ELCs long-lastingly working actively were selected and individual interviews were exerted with nine informants in those ECLs. The investigation on interviews shows that in ECLs these informants did learning through which they obtained knowledges, decided ways of their lives, were cheered for their decisions, acquired stimuli of practice, expanded pleasures of study, and also widened their visions. And literatures, relationships of people, and collective activities were shown as triggering factors on this learning. Adult’s ECLs have several meanings in view of an adult learning, a collective learning, and an environmental learning. And ECL is to be significant as a basis and also a future-face of environmental education. Thus the interest and research on ECL are needed in environmental education.

  • KEYWORD

    성인학습공동체 , 성인학습 , 환경교육 , 집합적 학습 , 질적 사례 연구

  • I.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학문과 사회는 단절되어 있지 않고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는다. 환경문제라는 사회적 현상으로 탄생한 환경교육은 더욱 사회의 흐름과 밀접한 관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성인의 환경학습공동체에 주목한다. 성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함께 공부하는 학습공동체는 우리 사회에서 오랜 기간 존재해 왔으나, 최근 들어 더 일상화되고 주제도 다양해지고 있다. 인문학, 사회학, 자연과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습공동체가 꾸려지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다. 환경 역시 학습공동체의 주요한 주제가 되는데, 현장에서 생태 공부를 하는 모임에서부터 주제를 두고 토의하는 모임, 실천을 도모하는 모임 등 그 형태도 다양하다. 이러한 환경학습공동체 활동의 강화 및 확장은 분명 우리 사회에서 포착되는 현상이며, 따라서 사회적 현상에 대한 학문적 관심과 접근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한편 환경학습공동체 연구는 학문 자체의 발전과 확장에 기여할 수 있다. 성인의 환경학습공동체는 환경 교육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중심적 위치에 놓이지 못했던 성인학습 및 집합적 학습의 의미와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교육학 분야에서는 지금까지 학습 이론이 개인 내부를 이해하는 것에 집중해 왔지만, 집합적 사회 행동을 이끄는 학습공동체로 관점을 변화 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존재한다(Kilgore, 1999). 이는 환경교육도 다르지 않다. 환경교육의 미래 흐름에 대한 연구(Ardoin, Clark & Kelsey, 2013)에 따르면, 장차 환경교육에서 관심 받게 될 주요 분야 중 하나는 집합적이고 공동체적인 학습과 행동이다.1) 이 연구자들은 공동체에 대한 주목은 새로운 흐름이 아니라 트빌리시 선언이 말하고 있는 환경교육의 뿌리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한다. 즉 공동체 학습은 환경교육의 근원이기도 하면서 미래이기도 한 것이다. 따라서 환경학습공동체를 학습의 관점으로 탐색하는 연구는 환경교육의 지평을 넓힘과 동시에 근원적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학문적 필요성을 갖는다.

    이러한 의미와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성인의 환경학습공동체를 다룬 연구는 드물었다. 환경교육 분야에서는 몇몇 선행 연구가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김남수, 2013; 김희경, 2014; 김태경, 1996; Boyer & Roth, 2005) 그 숫자가 매우 적다. 이 중 김희경(2014)은 환경성인학습공동체의 특성과 이를 만드는 배경을 탐색하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이를 학습의 관점에서 보는 것은 후속 연구 과제로 남겨두었다.

    이 연구는 환경을 주제로 성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함께 공부하는 현상에 주목하고, 그들이 공동체 안에서 어떤 학습을 하였으며 이를 이끈 매개는 무엇인 지를 탐색하고자 한다. 연구 결과는 우리나라 환경교 육의 심도를 깊게 하고 외연을 확장시키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환경교육의 방향을 발전적으로 이끄는 데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1)이 연구는 미래 환경교육의 주요 분야로 1)공동체에 대한 초점, 2) 사회와 생태의 연결, 3) 도시 맥락, 4) 디지털 세계를 제시한다(Ardoin, Clark, & Kelsey, 2013).

    II. 이론적 배경

    성인의 환경학습공동체에서 발생하는 학습과 매개를 이해하기 위한 이론으로서 본 연구에서는 성인학습과 집합적 학습에 주목한다.

       1. 성인학습

    학습은 일반적으로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것을 의미 하는데 학자들은 이를 보다 명료하게 정의한다. 학습은 지식이 생산되면서 그로 인한 경험의 변화가 일어 나는 과정(Kolb, 1984), 지각과 인지에 기초하여 행동, 생각, 감정, 경험을 변화시켜 나가는 과정(한숭희, 2009), 행동 변화를 일으키는 매개(Hergenhahn & Olson, 2005), 인지적, 감정적인 동시에 개인과 주변 사이의 상호작용 속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과정(Illeris, 2002)이다. 이밖에도 학습에 대한 다양한 정의가 존재 하는데 이를 종합해 보면 학습은 인간이 전 생애를 통해서 겪는 다양한 경험들 속에서 생각, 감정, 행동 등이 변하는 과정으로서, 여기서 경험은 자신이 접하는 환경과의 상호작용 결과라고 이해할 수 있다. 결국 학습은 개인이 경험하는 모든 상황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매우 광범위한 개념이므로 평생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합당하다.

    학습에 대한 연구는 교육학의 중요한 분야로 자리매 김해 왔으며, 학습이 어떤 과정을 거쳐 발생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대표적으로 콜브(Kolb, 1984)는 경험학습 모형을 통해서 구체적 경험, 반성적 성찰, 추상적 개념화, 능동적 실행이 순환적으로 일어나면서 학습이 발생한다고 제시하였다. 저비스(Jarvis, 2006)는 개인의 생활 세계와 사회적으로 구성된 경험이 만나 생각, 정서,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그 사람의 세계를 변화시키는데 이러한 과정은 지속적으로 순환한다고 보았다.

    학습이 전 생애에 걸쳐 일어나는 과정이라고 인식 되는 만큼 학습은 성인 차원에서 많이 다루어졌다. 특히 이 분야에서는 아동과 구분되는, 성인학습자가 가진 특성을 발견하려는 연구가 진행되었다(장미옥, 2007; 정민승, 2010; Knowles, Holton & Swanson, 2005; Magunsson, 1995; Merriam, Caffarella & Baumgartner, 2007; Mezirow, 1991). 이들 연구에 따르면 성인학습자는 목적지향, 활동지향, 학습지향의 동기에 의해 학습에 참여하고 자기주도성을 갖는다. 이원론적 사고에서 벗어나 다원론적으로 생각하며 유연 하고 맥락적인 사고를 하고 생활, 과업, 문제 중심적이 다. 특히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경험의 과정 속에서 지속적으로 발달한다는 특성을 갖는다. 이 중 성인학습의 중요한 매개로 상호작용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Magunsson(1995)에 따르면 개인은 총체적 유기체로서 개인의 심리적, 생물학적, 환경적 요인들의 상호 호혜적 작용 과정 속에서 지속적으로 발달한다. 성인학습에서는 이렇듯 환경과의 상호작용이 중요하게 다루어지는데, 이는 학습 자체가 상호작용의 요소를 갖지만 특별히 성인학습자에게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특성 이기 때문일 수 있다.

    정리하자면 학습이란 전 생애에 걸쳐 환경과 상호작 용한 경험의 결과로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이며, 성인 학습자는 다양한 동기에 의해 학습에 참여하고 자기주도적 학습을 이루며 맥락적인 사고 속에서 상호작용적 경험을 통해 발달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2. 집합적 학습

    집합적 학습 또는 집단 학습은 함께 배우기를 의미 한다. 집합적 학습은 공동의 사회적 비전을 함축하는 것(김경애, 2007),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상호작용하면서 모순과 갈등을 겪고 이를 해소하는 과정(장원섭 외, 2010)으로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집합적 학습을 보다 넓게 해석하자면 집단의 구성원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공동의 학습을 하지만 동시에 각자의 고유한 배움의 과정을 갖는 것이라고도 이해할 수 있다(장원섭 외, 2010). 여기서는 광의의 개념을 채택 하여, 집합적 학습을 함께 배우기를 통하여 공동 또는 개인적 변화를 얻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학습은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일어난다. 그리고 집합적 학습은 특별히 사람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한 학습이 크게 두드러지는 학습 형태이다. 결국 다른 학습자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행동을 조율하면서 경험을 재구성하는 과정(정민승, 2010)인 것이다. 다른 학습자와의 상호작용은 학습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 킬고어(Kilgore, 1999)는 집합적 학습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다. 그에 따르면 집합적 학습은 다른 존재와의 상호작용이 제한 되지 않는 한 지속적인 발달을 일으키고, 연대감을 통해 사회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그는 동료를 통한 학습을 강조하면서 “그 친구를 좋아하고 그의 주위에 있기 원하기 때문에 그의 비전에 전적으로 동의하거나 사로잡히지 않더라도 집합적인 사회 행동에 참여할 수 있다”고 언급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연대감과 함께 논쟁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집합적 학습의 실질적 성과는 장원섭 외(2010)의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연구는 공동육아 학부모 들로 구성된 학습공동체를 살펴본 것으로서, 이곳을 통해서 구성원들은 정체성을 형성하고, 학습의 목적을 기능에서 관계와 가치 추구로 확장시켰으며, 공동체를 학습의 목표이자 내용으로 삼고, 공동체적 관계를 통하여 학습을 이루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는 집합적 학습의 성과와 공동체적 관계를 매개로 한 학습을 현장 연구를 통해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정리해 보면 집합적 학습은 함께 배우기를 통하여 구성원들이 변화를 얻는 과정으로서 여기에는 구성원들 간 상호작용이 중요한 학습 매개가 되며, 특히 사회적 참여를 이끄는 데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III. 연구의 과정 및 대상

    본 연구의 주요 질문은 성인의 환경학습공동체에서 어떠한 학습이 일어나고, 이러한 학습을 이끈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우리 사회에 존재 하는 환경학습공동체 현장을 찾아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 및 해석함으로써 연구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였다. 전체적으로 연구는 현장에서 자료를 수집한 후 귀납적 분석을 통해 결과를 도출하는 질적 연구의 논리를 따르기로 하였다. 그리고 연구 대상은 연구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사례를 선택하였다. 따라서 연구방법은 질적 사례연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장 연구를 위하여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자료수집 대상을 선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연구자는 환경을 주제로 삼는 자발적인 성인들의 공부 모임을 검색 및 검토한 후, 최종적으로 세 가지 사례를 찾고 연구 허가를 받았다. 사례가 되는 공동체는 ‘초록배움터’, ‘지구인 독자모임’, ‘불교넷 독서마당’이다.2) ‘초록배움터’는 구성원들이 주제를 정하고 이를 발제자가 발제하고 토의를 이끄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었으며, 학습 경력이 비교적 많은 고학력자들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공동체였다. ‘지구인 독자모임’은 『지구인』이라는 잡지를 읽는 사람들의 지역 모임으로, 지역 사회의 변화를 추구하는 활동을 해 온 사람들이 주요 구성원이었다. ‘불교넷 독서마당’은 한 불교단체의 소모임으로서 책을 읽고 소감을 나누는 형식으로 활동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렇듯 세 공동체는 나름대로의 특성을 보이지만 생업에 종사하는 성인들이 환경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자발적으로 모인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연구자는 2012년 7월부터 2013년 8월까지 각 공동 체의 활동에 참여하여 관찰하였으며, 모임 참여 시작 4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제보자를 대상으로 면담을 진행하였다. 제보자는 공동체 활동에 성실하게 참여하고 면담 요청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아홉 명으로 구성하였다(표 1 참조).

    면담은 일대일 개별 면담으로 진행되었다. 연구자는 연구문제에 기초한 질문을 하고 제보자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도록 이끌었다. 답변을 듣고 추가 적으로 궁금한 사항이 발생하면 연구자는 범위를 더 좁혀 추가 질문을 하였으며, 구체적인 사례를 밝혀달라고 요구하기도 하였다. 면담의 전 과정은 허락을 받아 녹음하였으며, 이 기록을 전사한 후 제보자가 확인하도록 하였다.

    분석을 위하여 연구자는 면담 내용을 수차례 읽고, 관련 자료들을 검토하면서 드러나는 소주제를 묶는 작업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이를 대주제로 엮으면서 연구 질문에 대한 답이 드러나도록 하였다. 분석 후엔 이것이 관련 이론들과 어떠한 연관성을 맺고 있고,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는지 살피면서 해석을 시도하였다.

    아홉 명의 제보자에 대한 사항을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초록배움터의 박한희(남, 40대)는 현재 중등학교 교사 겸 대학 강사이다. 대학시절 사회주의에 관심을 갖고 있었으며, 90년대엔 당시 “화두”였던 환경과 생태문제에 관한 공부를 하였다. 초록배움터 초창기부터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으며, 이곳을 통해 자신의 공부 방향을 설정하고 사람들과 교류하고 자극을 주고받아 온 것을 긍정적으로 여기고 있었다.

    이재민(남, 50대)은 사업가이다. 대학시절부터 학생 운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하였으며, 공해운동에도 관심을 가졌다. 이후 20여 년 간 사업을 하면서 “자본에 편재되어서” 살아왔지만, 공부에 대한 갈증은 계속 느껴 왔다. 초록배움터 사람들을 통해서 지식과 인격을 배운다고 여기고 있으며, 앞으로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삶을 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김지수(여, 40대)는 주부이다. 학창시절 열심히 공부했지만, 당시엔 외우기에 치중한 공부여서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결혼 후 주부로서 생활하다가 철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초록배움터를 통해서 공부의 즐거 움을 맛보고 있었다.

    최소진(여, 40대)은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환경과 생태적 삶에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 왔으며, 그런 삶을 실천하려고 노력해 왔다. 그녀는 초록배움터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재미를 느끼지만 특별한 성과를 얻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고민도 갖고 있었다.

    지구인독자모임의 민승희(여, 40대)는 과거에는 풍족한 도시생활을 지향하며 살았으나 글쓰기 수업을 통해서 세상을 새롭게 보게 되었다. 이후 환경단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으며 보다 근원적인 고민을 하면서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졌다. 지구인독자모임에 십 년 이상 참여해 왔으며, 운영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

    송민철(남, 50대)은 한의사로 의료생협을 준비하고 있다. 대학시절부터 학생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으나 회의감을 갖기도 하였다. 우연히 『지구인』이라는 잡지를 보고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지역 사회를 바꾸는 실천적 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하였다. 그런 점에서 지구인독자모임은 앞으로 지향하는 바를 “도모”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다고 여기고 있었다.

    황수찬(남, 40대)은 중등학교 교사이다. 대학시절 학생운동에 참여하였고, 『지구인』은 20년 넘게 꾸준히 읽어왔다. 전통적인 농촌공동체를 꿈꾸고 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다. 지구인독자모임에 나온 지는 1년 정도 되었으며, 이 모임이 뜻 맞는 지역 사람들의 “살롱”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불교넷독서마당의 이상호(남, 30대)는 불교넷 활동 가로 일했으나 현재는 그만 둔 상태이다. 학창시절에는 공부가 싫었으나, 성인이 된 후 책을 읽는 기쁨을 느끼게 되었다. 이상호에게 이 모임은 각박한 생활 속에서 휴식을 갖게 하는 쉼터 역할을 하고 있었다.

    현수진(여, 40대)은 주부이다. 적극적으로 사회운동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으며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고 있었다. 불교넷의 소박한 분위기와 지향을 좋아하고, 이 모임을 통해서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것을 즐거워하고 있었다.

    이렇듯 아홉 명의 제보자들은 각각의 동기를 갖고 학습공동체에 참여하고 있었으며, 그 안에서 만족과 아쉬움을 공유하면서 활동을 지속하고 있었다.

    2)본 논문에서 기술되는 공동체 및 제보자 이름은 모두 가명 처리한 것이다.

    IV. 연구 결과

       1. 공동체를 통한 학습

    이 절에서는 환경학습공동체 참여 경험을 통하여 제보자들이 어떠한 학습을 했는지에 대한 분석 결과를 제시한다. 제보자들은 다양한 학습 경험을 이야기하였는데, 그 가운데 두드러지는 사항을 추출하고 이를 다섯 가지로 범주화하여 제시한다.

    1) 지식의 습득: 머리를 채우는 학습

    제보자들은 환경학습공동체를 통하여 지식을 습득 하였다. 지식의 습득은 상당수 구성원들이 학습공동체를 찾는 초기 동기 중 하나이기도 하였다. 세 공동체는 형식적인 차이를 갖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문헌을 읽고,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모임을 진행하고 있었다. 구성원들은 환경 과학이나 환경 문제, 생태 주의 담론 등에 대한 문헌을 읽고 발표하고 토의하는 과정을 통하여 새로운 지식을 얻었다.

    이재민은 청년시절 환경 문제와 생태 철학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했지만, 사업을 시작한 후 20년 가까이 공부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초록배움터를 통해서 미뤄뒀던 관련 지식을 얻고, 접근 방법을 깨닫게 되었다. 박한희 역시 관심은 있었지만 전공 공부에 매달리느라 집중할 수 없었던 주제를 이곳에서 공부할 수 있었다. 그는 졸업 후 자신만의 분야를 찾는 고민을 하였는데, 초록배움터에서 공부하면서 자신의 연구 주제와 연결시키는 성과를 얻기도 하였다.

    현수진과 이상호 역시 불교넷 독서마당을 통해 책을 읽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들으면서 생태 사상과 실천에 대해 알게 되었다.

    환경학습공동체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면서 제보자 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목말라 있던 “지적 욕구”를 채울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학습은 머리를 채우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마음을 다듬는 학습으로 옮겨지기도 하였다.

    2) 삶의 방향 설정과 격려: 마음을 다듬는 학습

    공동체를 통해서 제보자들은 관련 지식을 습득할 뿐만 아니라 바른 삶의 자세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었다. 그것은 사회의 진행 방향과 나의 삶의 지표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와 관련된다.

    먼저 제보자들은 공동체를 통해 공부하면서 자신의 가치관을 다듬거나 재설정하였다. 기존에 생태중심적 가치관을 갖고 있던 사람들은 그것이 옳다는 것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고 인간 중심적, 물질 중심적, 성공 지향적 가치관을 갖고 있던 사람들은 이곳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재설정하는 기회를 가졌다. 환경과 생태에 관한 글을 읽고 생각을 나누면서 아는 것을 넘어서서 그것을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삶에 반영시키는 경험을 한 것이다. 생업으로 바쁘고 고민 없는 삶을 살았던 이상호와 이재민은 공부를 하면서 직업을 바꾸고 삶을 재설계하려는 고민도 하게 되었다.3)

    또한 제보자들은 이 공동체를 통해서 인격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추구하고, 그것이 지식을 채우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여기에는 성실함 이나 겸손함 같은 성품, 열려있고 포용적인 자세, 타인에 대한 존중, 의식 있는 사고, 실천하는 삶의 태도 등이 포함된다. 그것은 다른 구성원들의 생각과 태도, 행동을 접하면서 얻게 된 것인데 제보자들은 이러한 점이 처음 참여할 때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실제 참여하면서 무엇보다 크게 배운 부분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이재민은 공동체를 통해서 “진짜 된 사람을 만나는 경험”을 하고, 지식을 쌓고 “지적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격적으로 “수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깨닫게 되었다. 황수찬 역시 공동체를 통해서 “나도 좋은 사람이 될 확률이 높아지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한편 제보자들은 공동체에서의 활동을 통하여 “친구”를 만나고, 위로와 격려, 자극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환경에 대해 고민하고 이것을 삶과 연결시키려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사람들과는 이런 생각이 잘 소통되지 않고 “고집 센” 사람으로 여겨질 뿐이었다. 이것은 인간 관계에서 피로함과 답답함을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소극적으로 만들 기도 하였다. 그러나 공동체에 오면 동질감을 느끼고 위로를 받으며 자신의 생각을 격려 받을 수 있었다.

    환경을 포함하여 자신의 지향과 관련한 생각, 태도, 행동에 대한 강화와 자극도 받을 수 있었다. 황수찬과 박한희는 모임 활동이 자신의 신념이 흔들릴 때 마음을 다잡아주는 역할을 해 준다고 말하였다.

    결국 환경학습공동체를 통해서 제보자들은 삶의 가치관을 고민하고 재정립하며, 인품의 성장을 추구할 뿐만 아니라, 바르게 살려고 하는 과정에서 위로와 격려, 자극을 얻으며 자신의 지향을 강화시키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것은 마음 안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실천으로 옮겨지기도 하였다.

    3) 실천 자극: 손과 발을 움직이게 하는 학습

    환경에 대해 공부하고 고민하면서 제보자들은 앎과 삶을 연결시키려는 노력을 하게 되었다. 여기에는 환경을 고려해서 컵을 갖고 다니고 화학물질 사용을 줄이며 소비를 자제하는 것 그리고 텃밭을 가꾸고 직접 물건을 만들어 쓰는 등의 생활 속 실천이 포함된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절약형 집을 짓고 생협을 조직하며 농촌공동체로 거처를 옮기는 등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것까지도 나아간다. 물론 이런 변화가 전적으로 이 학습 공동체 경험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어떤 사람은 이곳에서의 학습을 통해 실천을 처음 시도 했지만, 어떤 사람은 이곳을 통해서 지금까지 해 온 자신의 실천을 유지 및 강화시키고 범위를 확장시켰다.

    김지수는 이전까지 환경에 큰 관심을 갖지 않다가 초록배움터를 통해서 환경 공부를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안에서 친환경 가치를 삶 속에서 실천하는 것 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작은 일이지만 자신도 고민하고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이재민은 청년시절 환경 공부를 한 경험을 갖고 있지만, 당시는 담론에 대해서 공부했을 뿐 공부한 것을 실천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서의 공부는 현재의 일상생활을 변화시키고, 생업을 포함해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바꾸도록 만들었다.

    이처럼 제보자들은 환경학습공동체를 통하여 앎을 삶으로 실천하는, 손과 발을 움직이는 학습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환경이라는 것에 국한하지 않고, 공부하는 것 자체에 대한 생각도 새로 갖게 되었다.

    4) 공부의 즐거움: 맛을 느끼는 학습

    환경학습공동체는 공부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였다. 제보자 중에는 학창시절의 공부를 부정적으로 기억하는 경우가 있었다. 당시 공부는 타율적이었고 외우기만 하는 공부였으며 그래서 재미없고 지겨운 것이었다. 하지만 성인이 된 후 학습공동체에서 경험한 공부는 “재미있는” 것이었다. 김지수는 중‧고등 학교, 대학교, 사법고시 준비 기간까지 “시험을 보기 위한 공부”만 해 왔었고, 세미나 형식의 공부도 제대로 된 의미는 모른 채 “말만 많은” 공부라는 생각을 가졌다.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잘 했지만 그녀에게 공부는 “하면 괴로운 것”이었고, 무엇이 되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그러나 모임을 통해서 읽고 깨닫고 생각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를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제 그녀에게 공부는 “스펙”을 쌓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이해하는 순간이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

    불교넷 독서모임의 이상호도 과거엔 공부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으나, 모임을 통해서 공부하면서 “뭔가 아는 기쁨들”을 처음 느끼게 되었다.

    이렇게 공부의 맛을 아는 것은 공부의 기술을 습득한 것과 연결된다. 여기서 공부의 기술이란 문헌을 읽고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또한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자신의 생각과 교환하는 토의의 기술도 포함한다. 이러한 공부 기술의 향상은 공부의 재미를 더 느낄 수 있도록 작용을 하였고, 공부의 재미를 느끼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에도 눈뜨게 만들었다. 김지수는 학습공동체를 통해서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배웠고, 최소진은 대화와 토의의 기술을 습득했다고 말했다.

    이렇듯 제보자들은 학습공동체를 통해서 이전 공부 와는 다른 새로운 공부의 맛을 느끼고 있었으며, 제대로 공부하는 기술도 익혔다. 그리고 이러한 공부는 시각을 확대시키는 데 역할을 하였다.

    5) 시각의 확대: 눈을 키우는 학습

    환경학습공동체를 통해 얻은 또 다른 학습은 세상과 현상을 보는 눈을 키웠다는 점이다. 제보자들은 학습 공동체에 참여하면서 지금까지 자신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 관심 갖지 않았던 것을 새롭게 파악하게 되었고 더 넓은 시야와 함께 다각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갖게 되었다. 철학에 관심을 갖고 모임에 왔던 김지수는 점차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환경운동에 관심이 있었던 이재민은 보다 근원적인 생태사상에 대한 이해를 확장시키는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제보자들은 환경학습공동체를 통해서 지식을 쌓을 뿐만 아니라 삶의 방향을 설정하고 실천 의지를 가지며, 시각을 확대하는 등 다양하고 종합적인 학습을 하고 있었다.

       2. 학습의 매개

    여기서는 앞에서 언급한 이러한 학습이 무엇을 통해서 이루어졌는지를 밝힌다. 제보자들은 학습공동체를 통해 얻은 경험과 함께 그것을 느낀 계기를 이야기 했는데, 이를 학습의 매개 요소로 보고 세 가지로 구분하여 제시한다.

    1) 문헌

    환경학습공동체의 기본적인 학습 매체는 문헌이다. 문헌은 환경과 생태에 대한 공부를 이끄는 첫 번째 매개로서 제보자들이 알고 깨닫고 생각하도록 촉진시켰다.

    초록배움터는 각 구성원들이 자신이 선택한 주제를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으며 그 공부의 근간은 책이나 논문 등의 문헌자료였다. 여기엔 들뢰즈, 베르그 송, 스피노자와 함께 온 생명, 엔트로피, 생태주의 등이 포함된다. 지구인 독자모임은 잡지 『지구인』에 실린 글이 기본적인 문헌자료가 되었다. 여기에는 근본적인 생태사상에 대한 글과 함께 녹색정치, 기본소득, 지역화폐, 협동조합, 유기농업 등 사회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사대강, 핵발전, FTA 등과 같은 당시 현안들이 포함되었다. 이러한 문헌들은 구성원들이 지식과 정보를 얻을 뿐만 아니라 생각을 넓히고 다듬는 기본적인 자료가 되었다. 불교넷 독서마당은 구성원들이 돌아가면서 지정한 책이 기본 문헌이 되었는데, 여기 에는 『월든』, 『짚 한오라기의 혁명』, 『작은 것이 아름답다』와 같이 생태적 사상과 삶의 자세를 다룬 책이 포함 되었다.

    제보자들은 이러한 문헌을 접함으로써 지식을 얻고, 삶의 방향을 설정하며, 시각을 확대시키는 학습을 이룰 수 있었다. 이에 대해 김지수는 문헌이 뭔가 생각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준다고 말하였고, 이상호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고 언급하였다.

    이와 같이 환경학습공동체는 문헌을 기초로 하여 학습을 이루고 있었는데, 이것은 지식의 습득 뿐 만 아니라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가치관을 세우는 등 다양한 학습을 가능하게 하였다.

    2) 사람과의 관계

    무엇을 통해 학습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제보자들이 공통적으로 그리고 가장 많이 언급한 것은 다른 사람 과의 관계였다. 책 등의 문헌자료를 통해서 학습하는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 더 큰 것은 다른 사람과 생각을 나누고, 다른 사람의 삶의 태도와 행동을 보면서 배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는 앞의 절에서 기술한 대부분의 학습을 가능하게 하였다.

    제보자들은 학습공동체 사람들을 통해서 지식을 얻는 학습을 보다 잘 할 수 있었다. 혼자서 책 보고 씨름 하면서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들을 이 곳 사람들에게 묻고 의견을 나누면서 이해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이 공부한 것을 듣고 질문하는 한편 자신이 공부한 것을 발표하고 의견을 들으면서 자신의 지식을 점검 받을 수도 있었다. 이재민은 이 모임을 “공짜 과외를 받을 수 있는 통로”라고 언급하였다.

    사람과의 관계는 특히 삶의 방향을 설정하고 인격 성장을 추구하며 위로와 격려를 받는 즉 마음을 다듬는 학습에 큰 작용을 하였다. 이는 환경학습공동체가 환경에 대한 관심과 우려, 지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그만큼 동질감 및 공감을 느낄 요소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실천도 배울 수 있었다. 가까이 접하는 공동체 구성원의 친환경행동은 강렬한 자극이 되면서 자신도 행동 하도록 이끄는, 나태해지려고 할 때 붙잡아두는 동기가 되었다. 김지수는 공동체를 통해서 “그런 사람들을 처음 본” 경험을 하였고, 박한희는 이전부터 환경을 고려한 행동을 해 왔지만 이곳에서 더욱 “실천적인 자극을 되게 많이” 받았다.

    사람과의 관계는 공부의 재미를 느끼고 기술을 익히 게도 하였다.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자신의 생각을 다듬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토의하는 기술도 습득할 수 있었다.

    시각도 확대시켰다. 연구의 대상이 된 세 곳의 환경 학습공동체는 문헌을 기본으로 그에 대한 의견을 서로 나누는 방식으로 토의를 진행하였다. 그만큼 의견을 나누는 것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이렇듯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고 자신의 생각을 다듬는 것은 새롭고 다양한 관점으로 시각을 확대시키는 데에도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이처럼 환경학습공동체 구성원들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다양한 학습을 하고 있었다. 제보자들은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학습공동체에서 만나는 사람은 다르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이 모임에 오는 사람들이 “이미 의식화는 다 된 사람들”, 또는 “걸러진 사람들”이기 때문에, 혹은 “이해관계가 얽혀서 만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3) 공동의 활동

    연구의 대상인 환경학습공동체에서는 문헌을 읽고 토의할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 다양한 공동 활동이 시도되기도 하였다. 활동은 구성원들이 같이 밥을 먹고, 답사를 갈 뿐만 아니라 특강을 마련하고, 공동 텃밭을 일구는 것 등 다양했다.

    지구인 독자모임은 지역의 공동체를 탐방하고 공동 텃밭을 마련해서 같이 텃밭 농사를 짓는 활동을 하였다. 또한 의료 생협과 동네 사랑방을 조직하는 시도도 이 학습공동체 안에서 진행하였으며 ‘비폭력대화’ 워크샵도 시도하였다. 지역의 반환경적 건설 현장에 반대 시위를 나가기도 하고 도시에서 전통적인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보자는 의도에서 집에서 모여 같이 밥을 해먹기도 하였다. 의료 생협과 동네 사랑방 조직은 모임 안에서 논의를 진행하고 구체적인 실행을 계획하기는 하였지만 성공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보자들은 이런 활동을 같이 함으로써 서로 “정”을 쌓을 수 있었으며 직접적 행동을 통해서 자신의 가치 관을 강화시키고 실제로 뭔가 해볼 수 있다는 격려를 얻기도 하였다. 그리고 지금 당장은 구체적인 성과를 얻기 어렵지만 앞으로 이 모임을 통해서 어떤 일을 제안하고 “도모”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초록배움터는 강사를 초빙해서 특강을 마련하거나 토론회 등을 열었으며, 사회적 현안에 대한 시위 현장에 함께 나가기도 했다. 불교넷 독서마당에서도 특강을 마련하거나, ‘평화가 깃든 밥상’ 활동으로 음식을 만드는 활동을 시도하기도 하였다. 제보자들은 이러한 공동 활동의 경험이 구성원들을 “친구”로 만들어 주었으며, 더 깊은 관계 속에서 모임을 지속하게 이끌어 주었다고 언급하였다.

    3)실제 이상호는 이후 직장을 그만 두고 당분간 책을 읽고 쉬면서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고민하기로 하였고, 이재민은 사업의 규모를 축소하고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결정하였다.

    V. 해석 및 결론

    IV장에서 살펴본 것처럼 사례가 된 성인학습공동체의 제보자들은 이 공동체를 통해서 지식을 습득하고, 삶의 방향을 설정하고 격려를 받으며, 실천을 추구하고, 학습의 즐거움을 알고, 시각을 확대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학습이 일어나도록 매개한 것은 문헌과 사람들 사이의 관계, 그리고 공동의 활동 경험이었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통해서 어떠한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II장에서 기술한 것처럼 학습은 경험을 통한 변화의 과정이다. 좀 더 자세히 풀어보면, 환경과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얻은 경험을 통해서 생각, 감정, 행동이 변하는 과정이다. 제보자들은 환경학습공동체를 통하여 다양한 경험을 하고 이를 내면화함으로써 생각과 행동 등 다양한 변화를 겪었다. 따라서 공동체를 통한 학습이 발생했다고 이해할 수 있다. 그 중 눈여겨본 것은 공동체를 통해서 어떤 학습이 일어났고, 그것을 매개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다.

    제보자들은 학습공동체를 통해서 특정한 한 분야의 학습만 이룬 것이 아니었다. 환경 및 생태에 대한 지식을 쌓았고, 현상을 다각적이고 폭넓게 보는 시각을 키웠으며, 가치관의 조정 및 재설정의 필요성을 느꼈다. 환경에 대해 아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고 실천 하였다. 처음엔 의도하지 않았던 부분이지만 인격의 성장을 추구하고 공부의 맛과 기술도 배울 수 있었다. 즉 지식, 가치관, 행동 모두를 포함하는, 그러면서도 새로운 공부를 이끄는 공부의 재미와 기술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학습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이것을 머리, 가슴, 팔과 다리, 맛, 눈으로 표현했는데 이것은 이곳에서의 학습이 존재 전체의 변화를 일으킨다는 점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결국 환경학습공동체를 통한 학습은 환경교육의 중요한 목표인 통합적 인간상, 통합적 관점의 가능성을 갖는다(남상준 외, 2009)고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학습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세 가지 요소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 성인학습자로서의 특성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성인학습자는 다원적이고, 유연하며, 맥락적 사고를 한다는 특성을 갖는다. 본 연구의 대상은 성인학습자였으며 이러한 특성이 환경학습공동체라는 장에서 반영될 수 있었다. 그 결과 이분법적이 아닌 다각적인 사고 속에서 다양한 학습이 일어날 수 있었고 문헌 속 지식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현 상황과 자신의 모습에 비추면서 지속적으로 반성할 수 있었다. 이는 관점을 넓히고 삶의 방향을 재설정하며 실천하게 하는 결과를 이끌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둘째, 집합적 학습이다. 이들의 학습은 공동체를 통해서 일어났는데 이를 통해서 집합적 학습의 원리가 작동할 수 있었다. 앞에서 정의한 것과 같이 집합적 학습은 함께 배우기를 통하여 공동 또는 개인적 변화를 얻는 과정이다. 그리고 집합적 학습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학습의 매개는 상호작용이다. 이 연구에서는 제보 자들이 문헌, 사람과의 관계, 공동의 활동을 통해 학습을 이루었다고 분석하였는데 이 모두는 분리된 것이 아니라 모두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역할을 하였다고 이해할 수 있다. 문헌자료를 보면서도 그에 대한 이해와 해석을 나누고, 활동 역시 공동으로 하였기에 더 많은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다. 또한 초록배움터와 지구인 독자모임에서는 구성원들이 환경과 사회 문제에 대해 집단으로 의견을 표현하는 행동을 하였는데, 이것은 킬고어(Kilgore, 1999)가 기대한 동료를 통한 집합적 사회 행동 참여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학습공동체가 실천공동체로서 참여를 통한 학습을 이루고, 공동체 의식을 통한 정체성을 찾는 것(Wenger, 1998)까지 이르렀다고 보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제보자들 역시 자신의 공동체 정체성을 설정하지 못해 아쉬워했고 더 진보된 행동으로 나아가지 못함에 따른 무력감을 표현하였다. 이것은 킬고어가 집합적 학습을 일으키는 요소로 제시한 논쟁 과정이 활발히 일어나지 않은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아쉬운 부분이기는 하지만 구성원 스스로 아쉬움과 무력감을 느꼈다는 것은 행동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일 수도 있다. 세 사례는 지금도 학습이 진행 중인 공동체이다. 때문에 앞으로 더 진화할 가능 성을 갖는다. 이상을 고려할 때 이 연구는 환경학습공동체를 통해서 집합적 학습의 매개와 결과를 실제적으로 확인하였다는 데 가치를 가지며 이는 장원섭 외 (2010)가 공동육아 학부모들의 학습공동체를 통해 얻은 결과 중 공동체적 관계를 통한 학습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셋째, 환경학습이다. 제보자들이 학습공동체를 통해서 종합적인 학습을 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로 이들의 주제가 환경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볼 수 있다. 환경은 자연과학에서부터 인문학, 사회학까지의 전 분야를 아우르고 철학의 문제에서부터 일상생활의 실천까지 모든 범위를 포함시킨다. 지식을 쌓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가치관과 개인적 행동 그리고 사회적 행동까지 나아갈 것을 요구한다. 이러한 환경이라는 주제의 성격이 해당 학습공동체의 구성원에게 머리와 마음, 손과 발을 변화시키는 경험을 제공하였다고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점은 다른 주제를 다루는 학습공동체와 구별되는 환경학습공동체의 독특함이라 할 만하다.

    이상과 같이 환경학습공동체는 특정 부분에 한정되지 않는 전체적 학습이 가능하도록 하는 전일적 학습, 공동체 구성원들과의 상호작용이 매개가 되는 집합적 학습의 장이다. 이는 다른 학습공동체와 구별될 뿐만 아니라, 다른 환경교육 형태와도 차이를 보이는 지점 이다. 성인의 환경학습공동체를 통한 학습 형태는 학교를 중심으로 하는 형식 환경교육의 그것과는 다르다. 또한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기획자가 이끌어가는 비형식 환경교육, 일상생활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일어나는 무형식 환경교육에 속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환경 학습을 위해 자발적으로 집단을 형성하고 시간과 장소를 정해 장기적으로 토의라는 형식 속에서 공부한다는 점에서 조금 다른 속성을 갖고 있다. 또한 구체적인 활동이나 결과물이 보여지지 않는 한 그 실상이 드러나기도 쉽지 않다. 이는 성인의 환경학습공동체가 학습자의 전일적 학습을 가능하게 하고, 공동체 학습이 라는 환경교육의 본래적 뿌리와 미래의 모습(Ardoin, Clark & Kelsey, 2013)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교육계의 주목을 받기 어렵게 한다. 그러나 환경 교육의 보다 발전적인 미래를 위해서는 성인의 환경학습공동체에 의도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에 환경교육계에 다음 사항을 제언한다.

    첫째, 환경교육은 성인학습자에 관심을 갖고 이들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 지금까지 환경교육의 연구 및 실행에서 성인은 주요한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현 사회를 이끌어가는 주체이며, 다음 세대의 문화 전달자라는 점에서 성인은 환경교육의 주요한 대상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교육학 연구에서는 아동과 구분되는 성인학습자의 특성을 밝히는 연구 흐름이 있다. 환경교육 역시 성인학습자가 환경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갖는 동기, 이들이 배우고자 하는 내용, 선호하는 학습방법 등을 연구하여 이들에게 맞는 학습 자원을 만드는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둘째, 집합적 학습의 의미에 주목하고 이에 기반한 공동체에 관심을 기울어야 한다. 공동체는 조직된 힘으로써 실질적으로 사회 및 환경 변화를 일으킬 가능 성을 갖는다. 또한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한 집합적 학습을 기대할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따라서 사회적 및 학문적으로도 의미를 갖는 대상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공동체를 중심으로 하는 집합적 학습에 대한 연구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관심 및 지원도 미비하다. 환경교육은 공동체, 지역, 문제해결, 시민을 중요한 주제어로 여긴다. 따라서 집합적 학습 및 공동체의 의미를 중요하게 여기고 이에 대한 연구 및 실행이 두터워질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이 연구는 우리나라에서 연구가 부족했던 성인의 환경학습공동체를 학습의 관점으로 들여다보고 해석하였다. 이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대상을 실제 들여다 보고, 집합적 학습의 가치를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다양한 환경학습공동체를 펼쳐보거나, 성인의 환경학습 과정을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데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성인학습자는 오늘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이라는 존재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이들의 집합적 학습은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할 수 있다. 학습이 단지 경험의 변화가 아닌 진화가 될 수 있도록(한숭희, 2005), 개인 뿐 아니라 사회가 학습할 수 있도록 환경교육계가 연구와 실행으로서 조력하기를 기대한다. 이는 환경교육의 근원적 목표를 달성하고, 시민이 이끄는 생태사회 건설을 촉진시키는 하나의 발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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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보자 기본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