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연결어미 ‘-다가’의 교육 내용 연구*

  • cc icon
  • ABSTRACT

    Lee Seul Bi. 2014. 9. 30. Description of Korean Connective ‘-daga’ for KFL Education: Focusing its aspectual meaning and verb constraint. Bilingual Research 56, 203-230. This study aims to describe Korean connectives ‘-daga’ considering its aspectual meaning and verb constraint. Through searching ‘-daga’ in Korean modern novel corpus, we concluded that ‘-daga’s core meaning is ‘event transition’ and by its aspectual meaning, it has a verb constraint that only combines with verbs which event maintains some duration of time. Furthermore it founded somewhat preference of verbs that combines ‘-at/etdaga’ or ‘-daga’ by its event construction. To teach ‘-daga’, we suggest that focusing the core meaning, ‘transition of events’ and presenting that the transition occurs from continuous event or state to other event or state. Also, ‘-daga’s further meaning, ‘transition to an accidental result’ can be taught with a relation to this core meaning. For the verb constraint, we can present it implicitly by controlling input like example sentences.(Seoul National University)

  • KEYWORD

    ‘-다가’ , ‘-았/었다가’ , 상적 의미 , 어휘 상 , 한국어 교육

  • 1. 서론

    본 연구의 연구 대상은 한국어 중급 수준에서 교수되는 문법 요소 ‘-다가’이다. ‘-다가’는 ‘전환’, ‘인과’, ‘배경’, ‘종료’, ‘지속’ 등 여러 가지 의미로 설명되어 온 문법 요소이다.1)

    ‘-다가’는 그 의미기능에 상적 의미가 크게 자리잡고 있는 연결어미라는 특징을 갖는다(고영근, 1981/1998; 박소영, 2003; 박재연, 2007; 홍윤기, 2009). 또한 선행 용언 결합에 있어서도 상적 제약을 가진다는 점이 일찍부터 주목받아 왔다. 노마(1993/2002)에서는 한국어 실제 자료를 기반으로 ‘-다가’, ‘-았/었다가’ 등의 결합 동사의 상적 특성을 살피고, ‘-다가’는 어휘제약이 매우 강한 문법 항목으로서 ‘일정한 시간적 길이를 가진 동작을 나타내는’ 용언과 결합한다고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다가’의 상적 특성은 한국어 교육에 효과적으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의미기능으로 ‘전환’ 외에도 ‘인과’, ‘배경’, ‘조건’ 등 여러 기능들이 연관성 없이 제시되고 있는데 이는 다른 관련 연결어미와의 혼동을 낳는다(오경숙, 2011:19). 또한 상적 의미가 다소 추상적이다 보니 이를 지나치게 단순화시켜 ‘-다가’를 미완료 전환, ‘-았/었다가’는 무효화 전환으로 대별하여 기술하기도 하는 등 ‘-다가’의 온전한 의미기능을 교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보인다. 또한 선행 용언의 제약 측면에 대해서도 교수-학습에 반영되어 있지 않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상적 특성을 중심으로 ‘-다가’의 의미와 제약을 교수하기 위한 교육 내용을 제안하기 위해 ‘-다가’와 ‘-았/었다가’의 의미와 선행 용언 제약을 한국어 말뭉치에서 살펴볼 것이다. 이를 통해 선행 연구의 성과를 말뭉치에서의 확인하고, 사용 빈도와 선행 결합 용언의 실례를 보고함으로써 교수 학습 내용 구축을 위해 실증적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특히 ‘-다가’, ‘-았/었다가’의 선행 용언 결합 양상을 어휘 상 연구와 연결지어 살펴보고자 한다.

    말뭉치 자료로는 <세종 말뭉치 최종성과물 2006>에서 ‘현대’, ‘문어’, ‘상상’에 속하는 소설 텍스트 20편으로 총 1,031,430어절의 원시 말뭉치에서 용례를 검색하여 사용하였다.2) 사실 ‘-다가’는 구어에서 더 자주 사용되기 때문에 구어 말뭉치 분석이 더 유의미할 수 있다. 그런데 구어 말뭉치를 분석하기 위해 예비적으로 시도해 본 결과, 말차례의 경계에 ‘-다가’가 위치하는 경우가 많고 담화적인 의미를 담당하는 경우도 많아 선후행절 관계상의 의미와 선행절 제약의 분석이 어려웠다.3) 본 대상 말뭉치는 문어 중에서도 소설로 이루어져 있어 대화문에서 구어적 속성도 함께 나타나기 때문에 ‘-다가’의 의미와 사용을 두루 살피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다가’와 ‘-았/었다가’의 의미에 대해서 선행 연구를 참고하여 고찰하고, 한국어 문어 말뭉치 자료에서 이들과 결합한 용언의 상적 특성과 이에 따른 문장 내에서의 의미를 살핀다. 그 후 적절한 ‘-다가’의 교육 문법 기술 방안에 대하여 논의하도록 하겠다.

    1)‘-다가’의 관련 형태로 조사 ‘다가’와 관련 형태(‘에다가’, ‘(으)로다가’)와 연결어미 ‘-아/어다가’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조사와 연결어미 ‘-아/어다가’는 배제하고 ‘-다가’와 여기에 ‘-았/었-’이 결합한 형태인 ‘-았/었다가에 국한하여 논의를 진행하기로 한다. 연결어미 ‘-아/어다가’는 형태적으로 ‘-다가’, ‘-았/었다가’와 유사하고 의미적으로도 함께 다루어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경우도 있으나(노마, 1993/2002) ‘데리다, 모시다, 사다, 가지다 등 특정 동사들과 결합하여 ’물체를 준비해 와서‘, 또는 ’주체가 사람을 동행시켜서‘ 등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어 의미와 기능이 매우 다르고 한국어 교육에서도 분리하여 교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다가’와 ‘-았/었다가’에 집중하여 논의를 진행하도록 하겠다.  2)본 연구에서 사용한 세종 말뭉치 중 문어 소설 텍스트 20편은 다음과 같다.   3)구체적으로는 ‘그러다가’, ‘어쩌다가’ 등이 문두에서 접속의 기능을 하면서 사용되는 경우가 매우 많고, 여러 말차례에 걸쳐 ‘-다가’의 선후행절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선후행절의 의미 관계 및 선행 용언 제약을 살피기에는 문어 말뭉치를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본 것이다. 익명의 심사위원들께서 지적한 대로 구어 맥락에서의 사용도 매우 중요하므로 추후 구어 맥락에서 ‘-다가’의 사용이 분석되는 연구가 후행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2. 관련 선행 연구

       2.1. ‘-다가’의 의미

    ‘-다가’는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 의미를 갖는다.

    (1ㄱ)는 선행절의 사건이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전환을 나타낸다. (1ㄴ)에서는 ‘-았/었-’이 개입됨으로써 선행 사건이 종결된 이후에 후행 사건이 생기는 ‘종료 전환’의 의미를 나타낸다. 특히 ‘-았/었다가’의 경우에는 (1ㄷ)와 같이 선행절의 용언과 반대의 의미를 갖는 용언이 후행절에 옴으로써 선행절의 사건을 무효화시키는 기능이 나타난다. 이기갑(2004)에서는 이를 일반적인 사건 전환과 다른 ‘무효화 전환’으로 부르고 있다. 이렇게 ‘-다가’에 ‘-었/았-’이 결합한 ‘-았/었다가’가 무효화 전환과 같은 고유한 기능을 하고 있어 별도의 문법 항목으로 기술되기도 한다.4)

    한편 (2ㄱ)와 (2ㄴ)는 사건의 전환보다도 이른바 ‘인과’ 관계로 나타나는 경우이다(이기갑 2004; 김문웅, 1982). 이는 노마(1993/2002:205)에서는 이를 ‘하나의 주체에 관한 두 개의 사태를 계기적으로 전개하여 서술’하는 데 쓰인다는 점을 살려 ‘계기’로 보고 김준기(2010)에서는 ‘지속 전환’, ‘계기 전환’로 보는 등, 여러 용어로 설명되고 있는 부분이다.

    그 외에 ‘-다가’에는 다음과 같은 기능도 나타난다.

    (3ㄱ)은 ‘-다가는’의 형태로 ‘조건’의 의미라고 할 수 있는 사례이다. 미래의 사건에 대해서 명령, 청유 등의 미래 관련 종결어미와 함께 나타난다. 또한 (3ㄴ)는 사건의 반복을 나타내고 있다.

       2.2. 연결어미의 관점 상 기능

    상(相, aspect)이란 시제와 결합하여 사건의 동작을 나타내는 문법 범주이다. 이는 크게 문법 요소들이 담당하는 문법 상과 어휘 상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5) 문법 상은 한국어에서 ‘-고 있다’, ‘-아/어 있다’ 등이 담당하는 완결상, 진행상 등을 일컫는다. 반면 어휘상은 어휘 의미 자체 안에 내재되어 있는 사건의 상태적 속성을 말한다.

    한국어에서 문법 상에 대한 연구는 주로 보조용언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고영근(2004/2007)에서는 한국어 상의 분포를 제시하면서 보조용언뿐만 아니라 ‘-고’와 ‘-(으)면서’와 같은 연결어미도 관점상의 기능을 한다고 하였다. 박소영(2003)에서는 연결어미가 스미스(Smith, 1991)의 관점 상(viewpoint aspect)의 기능을 한다는 점을 주장하며 ‘-면서’는 미완료, ‘-고’와 ‘-아/어서’는 완료의 관점 상을 갖는데, ‘상적 전이(aspect lift)’가 일어나 연결어미의 상적 의미에 따라 선행절의 사건 구조 내부에서 특정 부분에 초점에 주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았다.6) 한국어 교육의 관점에서 홍윤기(2005)에서는 연결어미가 선행절 사건 구조를 인식하는 관점에 대한 상적 의미를 나타내는 기능을 한다고 보며 ‘-느라고’, ‘-(으)면서’, ‘자마자’ 등을 그 예로 들었다.

    이상에서 연결어미가 선행절과 후행절을 연결하는 의미기능뿐만 아니라 이와 함께 선행 사건의 특정 국면을 강조하는 상적 기능을 가진다는 점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연구 성과를 한국어 교육의 교육 내용으로 삼기 위한 연구가 더 필요한 실정이라고 하겠다.

       2.3. 한국어의 어휘 상과 ‘-다가’의 선행 용언 제약

    한국어에서 어휘의 상적 의미를 연구한 연구는 이호승(1997), 조민정(2007) 등 여러 논의가 있었으나 아직 한국어의 어휘 상을 한 가지 틀로 분류하기는 쉽지 않다고 할 수 있다.7) 다만 여러 선행 연구의 어휘 상 분류의 사례를 본 연구에서 용언의 사건구조를 분석하는 데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김윤신(2004)에서는 푸스테욥스키(Pustejovsky, 1995)에 따라 ‘사건 구조’의 개념으로 용언 내부의 시간적 양상을 살폈는데, 사건의 내부 구조를 ‘과정 사건’, ‘상태 사건’, ‘전이 사건’으로 나누고 그 내부 사건들 사이에 현저성이 내부 단계의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사건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관점에서 ‘-고 있다’가 선행 용언과 공기하며 나타내는 관점 상 기능을 살폈는데, 이러한 관점은 본 연구에서 유의미하게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다가’의 어휘 결합에 대해서 노마(1993/2002)에서는 그 제약에 대해서 면밀히 살핀 결과8) ‘-다가’와 결합하는 동사가 ‘-고 있다’와 결합하는 동사와 기본적으로 같으며, 사태의 기간이 필요한 동사들과 결합한다고 하였다.

    한편 ‘-았/었다가’의 결합 제약에 대해서는 이기갑(2004:552)에서 ‘갔다가’, ‘왔다가’, ‘탔다가’ 등의 동사는 상태 지속의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무효화 전환’이 불가능하다고 하고 있다. 또 이러한 ‘-았/었다가’와의 결합 제약은 ‘전환’이 아닌 ‘인과’의 의미를 띨 때 약화된다고 하였다. 홍윤기(2009)에서는 ‘-다가’가 결합하는 선행절의 ‘지속’은 ‘내부 단계의 지속, 예비적 단계의 지속, 반복적 사건, 결과 상태의 지속, 상태의 지속’ 등 여러 유형이 있다고 하였다.

    지금까지 축적된 선행 연구를 통해 ‘-다가’의 선행절이 ‘지속’의 상적 의미를 가지며 한편 ‘-다가’와 ‘-았/었다가’ 각각과 결합하는 용언의 특성에 대해서는 사건구조가 관여함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결합 제약에 대해서 이후 말뭉치 분석을 통해서 확인하여 보도록 하겠다.

    4)이러한 ‘-았/었다가’에서 ‘-았/었-’의 기능에 대해서  송창선(2003:48)은 ‘-았/었-’ 없이 ‘-다가’가 쓰인 문장에서도 선행절은 후행절보다 과거 사건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시제 이상의 상적 의미를 가진다고 보고 있다.  5)Smith(1991)은 문법 상의 개념에 대해 ‘관점 상(viewpoint aspect)’, 어휘 상은 ‘상황 유형(situational aspect)’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어휘상’, ‘상황 유형’에 대해 김윤신(2004)과 같이 ‘사건 구조’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겠다.  6)관점 상 기능에 대해서는 ‘-고 있다’에 대한 연구도 주목할 만하다. 김윤신(2004)에서는 한국어의 대표적인 상 문법 요소인 ‘-고 있다’가 사건 내부에서 특정 국면을 현저하게 하는 사건 함수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았다. 즉 ‘-고 있다’는 선행절 사건 구조의 특성에 따라 ‘과정’, ‘상태’, ‘전이’ 중 특정 국면을 활성화시키는 관점 상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7)조민정(2007)에서는 벤들러(Vendler)의 논의에 따라 [±상태성]. [±완성성], [±순간성]을 기준으로 한국어의 어휘상을 5가지로 나누었고 어휘상의 판별이 용언 자체가 아니라 용언이 이루고 있는 동사구가 되어야 함을 지적하였다. 한편 이에 대해 박소영(2011)에서는 순간성의 기준이 불명확함을 지적하며 [±상태성]. [±완성성]의 기준은 유효하다고 하였다.  8)이 연구에서는 ‘-다가’, ‘-았/었다가’와 결합하지 않는 동사를 살피기 위해 모어 화자에게 예문을 만들어 보게 하는 방식으로 결합하지 않는 동사들을 추려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동사들이 각각 ‘-다가’와 결합하지 못하거나 ‘-았/었다가’와 결합하지 못하고 또는 둘 다와 결합하지 못한다고 하였다(노마 2002:219, 232). 본 연구의 말뭉치에서도 다음 용언의 결합을 검색해 본 결과 이들 동사는 각각 ‘-다가’, ‘-았/었다가’와의 결합 사례가 나타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3. 말뭉치에서 ‘-다가’와 관련 표현의 사용

    3장에서는 ‘-다가’, ‘-았/었다가’와 관련 표현 ‘-다가도’, ‘-다가는’의 사용 양상을 거시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다른 연결어미와 비교한 ‘-다가’의 사용 빈도를 알기 위해서 보다 많은 양의 말뭉치에서의 빈도를 알 수 있는 ‘꼬꼬마’를 이용하여 살폈다.9) 그 결과 ‘-다가’, ‘-았/었다가’가 나타난 용례는 모두 17,748회로 ‘-지만’(45,981회), ‘-면서’(41,835회)보다 적게 쓰였지만 ‘-자’(17,553회), ‘-도록’(16,231회), ‘-더니’(6,650회)보다 많이 사용되었다. 즉 ‘-다가의 사용 빈도가 관련 연결어미 중에서 매우 높은 편에 속하며 이에 따라 한국어 교육에서도 보다 중요하게 교수될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구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08%(1,325회)로 문어 0.05%(16,423회)보다 높았다. 또한 높은 빈도로 나타난 관용적 표현으로는 ‘그러다가’, ‘있다가’, ‘어쩌다가’ 등이 있었다.10)

    한편 ‘-다가’에서 파생된 표현인 ‘-다가는’과 ‘-다가도’의 빈도를 조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다가도’는 ‘-다가’에 보조사 ‘도’가 결합하여 ‘전환’의 의미를 강조하는 의미를 갖는데 ‘-았/었다가도’보다는 ‘-다가도’의 형태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 ‘-다가’의 중심 기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나 ‘전환’의 의미가 강조되는 것으로 ‘-다가’의 연장선상에서 교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알다가도 모른다’와 같은 경우는 관용적 표현으로 교수할 수 있다.

    한편 ‘-다가는’은 우연적 결과 전환 기능에서 파생되었다고 할 수 있는 ‘조건’의 기능으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11)

    이 경우 ‘-았/었다가’와 더 자주 결합하는데 이는 ‘-다가는’이 보통 미래 사건에 대한 경고, 걱정, 조언, 예측 등을 나타내기 때문에 ‘-았/었-’의 과거 시제와 결합하여 현실과 반대되는 가정적 의미를 띠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경고, 걱정 등의 특정 화행 기능과 자주 결합하는 특성을 띠기에 이를 강조하여 교수할 수 있을 것이다.12)

    9)웹상에서 세종 말뭉치(2010)의 통계 자료를 검색할 수 있는 ‘꼬꼬마 세종 말뭉치 활용 시스템(http://kkma.snu.ac.kr)’의 ‘말뭉치 통계 조회’를 이용한 것이다. 이 자료는 2010년까지 구축된 방대한 양의 세종 말뭉치를 제공하고 있지만 웹상에서 제공되는 것이라 자유로운 검색과 용례 보기가 용이하지 않고, ‘-다가’가 ‘-아/어다가’의 용례가 섞여 있으며, 형태소 검색에도 ‘-다/라고’의 이형태를 따로 처리하고 있는 등의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주된 자료로는 원시말뭉치 파일을 말뭉치 검색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검색하고 추가 가공하여 사용하였다. 실제로 각주 8)에 나타난 용언 조사는 ‘꼬꼬마’에서 조사해 본 것과 큰 차이가 없었다는 점에서 본 연구에서 사용한 말뭉치의 결과를 신뢰할 수 있음이 나타난다.  10)이는 노마(1993/2002)에서 언어 자료를 분석하면서 나타난 바와 같다. ‘그러다가’는 선행 용언을 지시하는 ‘그러다’에 결합되어 나타났다. ‘있다가’는 경우에 따라서 ‘조금 후에’를 나타내는 부사로 보아야 할 것들이 자주 나타났다. ‘어쩌다가’도 대화문에서 문장 첫머리에서 높은 빈도로 나타났다.  11)다음 사례와 같이 ‘반복’의 강조로 나타나는 경우도 소수 있었다. a. 힘차게 솟구쳐 올랐다가는 떨어지고 다시 또 솟구쳐 올랐다가는 b. 아버지는 걷다가는 뒤돌아보고 다시 걷다가는 또 뒤를 돌아보느라고  12)교수 방안에 대해서는 5장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겠다.

    4. ‘-다가’의 선행 용언 제약

       4.1. ‘-다가’, ‘-았/었다가’와 결합하는 용언

    본 장에서는 ‘-다가’와 ‘-았/었다가’와 결합하는 용언의 결합 제약을 살피기 위해서 1절에서 ‘-다가’와 ‘-았/었다가’ 각각과 자주 결합하는 선행 용언의 특성을 살피고 또 2절에서 결합하여 나타나는 보조용언의 양상도 살피도록 하겠다.

    먼저 본 연구에서 사용한 문어 말뭉치 안에서 ‘-다가’의 출현은 모두 2,275회로 그 중 ‘-다가’와 결합한 것은 1,684회(76%), ‘-았/었다가’로 나타난 것은 591회(24%)였다. 즉 ‘-았/었-’이 없는 ‘-다가’의 사용이 ‘-았/었다가’보다 약 3배 이상 많은 빈도로 나타났다.

    4.1.1. ‘-다가’와 자주 결합하는 용언

    ‘-다가’와 ‘-았/었다가’와 많이 결합하는 용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보다 많은 용언의 사례를 살피기 위해서 ‘-다가’와 결합하는 선행 용언 중 4회 이상 출현한 것과 ‘-았/었다가’와 결합한 선행 용언 중 2회 이상 출현한 것들을 모두 제시하였다.13)14)

    이들 동사를 살펴보면 ‘-다가’와 결합하는 선행 용언은 선행 연구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공통적으로 어떤 기간 동안 ‘지속’ 되는 상태 또는 상황을 나타냄을 확인할 수 있다. ‘보다’, ‘자다’, ‘걷다’와 같은 용언은 내부 단계의 지속을 나타내는데 이러한 동사가 다수를 차지한다. 여기에는 ‘살다가’와 같이 오랜 기간의 지속을 나타내는 용언부터 ‘당기다가’와 같이 비교적 짧은 기간의 지속을 나타내는 용언까지 다양하다. 또한 ‘헤메다’, ‘다니다’, ‘더듬다’는 동작 자체가 반복과 오랜 기간을 내포하고 있어 반복적 사건을 통한 지속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있다’, ‘없다’ 등의 형용사는 상태의 지속을 나타낸다.

    ‘-다가’와 결합하는 용언들의 상대적 특성을 알아보려면, 이들과 결합하지 않는 용언을 규명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각 용언의 ‘-다가’와 ‘-았/었다가’와의 결합 빈도를 상대적으로 비교하여 보았다. 다음 표에 ‘-다가’와 자주 결합하는 용언의 ‘-다가’와의 결합 빈도, ‘-았/었다가’와의 결합 빈도, 그리고 ‘-다가’ 빈도를 ‘-았/었다가’ 빈도로 나눈 값을 ‘비교 값’으로 하여 제시하였다.

    위 표에서 보면 특정 용언들은 ‘-다가’와 자주 결합하는 반면 ‘-았/었다가’와는 결합하지 않았고(‘보다’, ‘살다’, ‘자다’, ‘바라보다’, ‘어쩌다’, ‘망설이다’, ‘없다’, ‘다니다’, ‘이러다’) 일부 용언(‘있다’, ‘그러다’, ‘걷다’)는 ‘-았/었다가’와도 결합하기는 하지만 그 비율이 매우 낮음을 볼 수 있다. 즉 위 용언들은 ‘-았/었다가’와는 결합이 더딘 반면 ‘-다가’와 활발하게 결합한다.

    그런데 위 용언 중 ‘살다’, ‘다니다’와 같이 사건의 지속이 두드러지는 동사는 ‘-았/었-’과 결합하지 않아도 사건 완료 후 전환을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가’가 선후행절 사건의 ‘전환’을 나타내는 의미기능을 하는데, 사건이나 상태의 지속이 ‘전환’됨은 기본적으로 선행 사건이 완료된 후 전환되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다음 ‘쉬다’의 용례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는데 ‘쉬다’는 전체적 빈도가 높지는 않으나 ‘-았/었다가’와 ‘-다가’의 용례가 모두 나타나는 사례이다.

    위 두 사례에서 ‘-았/었-’이 결합하지 않거나(6ㄱ) 결합한 경우(6ㄴ) 모두 사건 완료 후 전환의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았/었-’이 결합된 경우 선후행절의 전환의 의미가 상대적으로 강조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이렇게 사건의 지속이 두드러지는 동사의 경우 ‘-았/었-’을 쓰지 않아도 완료의 의미를 갖게 되므로 ‘-았/었다가’의 사용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상태의 지속을 나타내는 ‘있다’, ‘그러다’ 등이 경우에서도 ‘-았/었다가’와의 결합 빈도가 매우 낮은 유사한 현상이 나타난다.

    다음으로 ‘-다가’와 자주 결합하는 동사에 ‘보다’, ‘바라보다’, ‘지켜보다’ 등의 ‘보다’류의 동사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보다’ 동사는 무효화가 불가능한 동작이라는 점에서 특징적이다(이기갑, 2004). ‘?봤다가 보지 않았다’식의 의미가 성립되기 어려운 것이다. 즉 ‘인과’나 ‘배경’ 등 다른 기능으로의 ‘봤다가’의 사용은 가능하지만 ‘-았/었다가’에서 현저한 ‘무효화 전환’ 기능으로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 ‘-았/었다가’에서의 낮은 빈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4.1.2. ‘-았/었다가’와 자주 결합하는 용언

    한편 ‘-았/었다가’와 결합한 선행 용언을 살펴보면 대부분 ‘-았/었-’과 결합하여 사건 ‘완료 후의 전환’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서도 ‘-았/었다가’와 결합하는 동사들의 특징을 상대적으로 살피기 위하여, ‘-았/었다가’ 고빈도 결합 동사 중에서 상대적으로 ‘-다가’와 결합 빈도가 낮은 동사들을 비교 표로 살펴보겠다.

    위 용언들은 앞 절의 용언들과는 반대로 ‘-았/었다가’와 결합하나 상대적으로 ‘-다가’와는 자주 쓰이지 않는 용언들이다. 특히 ‘감다’, ‘서다’, ‘두다’는 ‘-다가’와의 결합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감다’, ‘서다’, ‘두다’, ‘되다’와 같은 동사는 사건구조상 과정의 지속 시간이 매우 짧고 결과 상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공통점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15) 이러한 동사의 내부 구조에 ‘과정’이 매우 짧기 때문에 ‘-다가’와 결합한 ‘감다가’, ‘서다가’, ‘되다가’ 등은 가능은 하지만 의미상 자연스럽지 않아 잘 사용되지 않는다. 반면 완료 상태 지속 후 전환의 의미로 자주 사용되기에 ‘감았다가’, ‘섰다가’, ‘되었다가’, ‘두었다가’ 등으로 ‘-았/었다가’와 결합한 경우가 자주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위에서 ‘-았/었다가’는 ‘갔다가’, ‘왔다가’, ‘나왔다가’, ‘들어갔다가’와 같은 이동 동사와도 자주 결합됨이 나타난다. ‘가다’의 경우 ‘갔다가’는 47회, ‘-았/었다가’는 66회 사용되었는데 이는 전체적으로 ‘-다가’ 보다 ‘-았/었다가’가 덜 사용되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활발하게 ‘-았/었다가’와 결합한다고 할 수 있다. 그 요인은 역시 이 동사들이 나타내는 사건구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들 이동 동사에 ‘-았/었-’이 결합하면 사건이 완료되면서 ‘가 있는 상태’의 이동 완료 상태를 나타내게 된다(이기갑, 2004). 즉 ‘가다’, ‘오다’와 같은 이동 동사는 ‘-았/었다가’와 결합하여 완료 전환, ‘-다가’와 결합하여 미완료 전환을 나타내는 의미기능의 비교적 명확한 대응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앞서 살펴본 ‘쉬었다가’와 ‘쉬다가’가 유사한 의미를 나타냈던 경우와 대조적이다. 의미 기능으로서도 ‘가다가’, ‘갔다가’ 등의 용례를 보면 무효화 전환, 예기치 않은 사건 전환 등 여러 의미기능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어 ‘-다가’의 의미기능이 매우 활발하게 사용되는 용언류라고 하겠다.

    본 절에서 ‘-았/었다가’와 ‘-다가’와 더 강하게 결합하는 용언의 특성을 살펴본 결과, 용언이 나타내는 사건구조, 즉 어휘 상이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즉 ‘지속’의 사건을 요구하는 ‘-다가’의 특성과 ‘완료’의 의미를 갖는 ‘-았/었-’의 기능, 그리고 이와 결합하는 선행 용언의 사건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다가’와 ‘-았/었다가’는 공통적으로 ‘지속되던 상태 및 상황의 전환’ 기능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 두 형태는 공통된 기능을 나타내되 ‘-았/었다가’의 경우에는 ‘-았/었-’이 선행절 사건의 완료를 나타내는 기능을 함에 따라 ‘완료 후 전환’에서 더 나아가 강한 전환, 무효화 전환을 나타내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4.2. ‘-다가’, ‘-았/었다가’와 결합한 보조 용언

    여기서는 ‘-다가’의 선행절에 나타나는 여러 보조용언과 접사 등의 양상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먼저 ‘-다가’와 ‘-았/었다가’별 빈도를 내 보면, ‘-다가’는 활발히 결합하는 데 반해 ‘-았/었다가’의 경우 다른 문법 요소와의 결합은 별로 나타나지 않았다. ‘-려고 했다가’는 3회, ‘-고 있었다가’가 1회, ‘-거렸다가’가 1회 나타났을 뿐이었다. 이는 ‘-았/었다가’의 전체적인 출현 빈도가 낮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낮은 횟수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았/었-’이 이미 상적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상적 역할을 강조하는 보조용언 등의 요소가 더 결합되는 양상이 드문 것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다.

    다음 표는 ‘-다가’가 결합하는 여러 보조용언 및 접사들의 빈도를 나타내고 있다.

    ‘-다가’는 ‘동작 지속’과 ‘완료 상태 지속’을 나타내는 ‘-고 있다’와 가장 자주 결합하였다. 이는 노마(1993/2002:232)에서 ‘-다가’ 동사는 기본적으로 ‘-고 있다’와 결합이 가능한 동사라고 한 부분과도 맞닿는 결과이다. ‘-고 있다’는 동작 진행 상태뿐만 아니라 특정 용언과 결합하면 완료 상태를 나타내기도 하는데(김윤신, 2004) 이를 통해 동작의 지속 또는 결과 상태의 지속을 나타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고 있다’와 함께 상태를 나타내는 ‘-아/어 있다’와도 비교적 높은 빈도로 결합한다.

    ‘-기만 하다’도 ‘-다가’ 앞에 여러 차례 나타나 선행 사건의 지속 또는 반복을 나타내고 있다.

    ‘-거리다가’, ‘-아/어 대다가’, ‘-대다가’, ‘-다니다가’와 같이 사건의 반복의 의미를 더하는 접미사 및 보조용언과 결합한 사례도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보조용언과 접사들은 ‘상태의 지속’, ‘과정의 지속’, ‘반복’ 등의 의미를 갖고 있어 선행절에 ‘지속’의 의미를 부여하거나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화자의 의도를 나타내는 ‘-려고 하다가’는 후행절에 의도와는 반대인 ‘우연적 결과’를 나타내면서 자주 사용되고 있었다. 이는 어떤 의도를 갖고 있다가 실패한, ‘무효화 전환’의 의미기능의 경우에 나타난다. 한편 ‘-(으)ㄹ까 하다가’도 이와 같이 심리적 상태를 나타내면서 ‘생각을 하던 상태’에서 ‘생각과는 다른 행동’으로 옮겨가는 전환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공기 양상을 통하여 보조용언과의 결합이 선행절의 상적 의미 기능 실현에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공기 양상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들은 교수 학습에서 교재 등의 입력 자료를 구성할 때 구체적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13)여기는 보조용언으로서가 아니라 본 용언으로서의 사용만 포함시킨 것이다. 즉 ‘있다’, ‘하다’에서 보조용언으로 사용되는 ‘-아/어하다’, ‘-고 있다’, ‘-아/어 있다’의 형태로 결합된 것은 본고 ‘4.2’의 결과에 제시되며 여기서는 제외하였다.  14)구체적인 백분율과 출현 횟수는 지면을 많이 차지하는 관계로 생략하였다. 또한 ‘-았/었다가’의 출현 횟수가 ‘-다가’의 출현 횟수의 약 3분의 1가량으로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각각 빈도순 선행 용언 목록을 충분히 추출하기 위해서 ‘-았/었다가’의 기준 횟수를 2회로 ‘-다가’보다 적게 잡은 것임을 밝혀 둔다.  15)노마(1993/2002)에서는 이러한 동사를 동작의 시작과 끝을 구별해낼 수 없는 무국면 동사라고 하여 주목하였고, 김윤신(2004)에서는 ‘결혼하다’, ‘입학하다’, ‘(돈이) 남다’과 같은 이러한 동사를 ‘달성(achievement) 사건’으로 보았다.  16)‘-대다’의 경우 접사로 나타난 부분이 있는 반면 예문 (9ㄷ, ㄹ)에 나타난 바와 같이 ‘-아/어 대다’의 보조용언으로의 사용도 함께 나타나고 있으므로 접사와 보조용언의 용례가 모두 포함된 것이다. ‘-거리다’의 경우는 접사로 사전에 등재되어 있다. 그런데 ‘다니다’는 접사로서의 의미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으나 ‘굴러다니다’, ‘끌려다니다’ 등과 같은 ‘다니다’에서 파생된 여러 어휘들이 단어로 등재되어 있고 ‘-다가’와 활발히 결합하여 나타난바 ‘접사’로 취급하여 포함시켰다.

    5. ‘-다가’의 의미기능과 선행 용언 제약에 대한 교육 내용

    본 장에서는 앞 논의에서 나타난 상적 의미와 선행 용언 제약에 따른 ‘-다가’의 교육 문법 내용을 기술해 보도록 하겠다. 논의의 전제는 다음과 같다.

    먼저 ‘-다가’와 ‘-았/었다가’의 의미기능을 통합적으로 교수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았/었다가’와 ‘-다가’의 선행 용언 양상을 보면, 선행절의 사건구조에 따라 결합 가능 여부가 다르게 나타나지만 이들은 동일하게 ‘지속되는 상태 및 사건의 전환’의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다가’의 의미기능으로는 ‘전환’ 외에도 ‘배경’, ‘인과’, ‘계기’ 등의 다양한 메타언어로 기술되어 왔는데 이를 ‘전환’을 중심으로 ‘무효화 전환’, ‘우연적 결과 전환’으로 확장하며 교수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즉 ‘-았/었다가’의 ‘무효화 전환’ 기능도 ‘사건의 전환’의 근본 기능에서 파생된 것으로 연관지어 가르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구성해 본 ‘-다가’ 관련 문법 항목 교육 내용의 위계화는 다음과 같다.

       5.1. 사건의 전환 및 무효화 전환

    5.1.1. 선행절의 의미 제약을 고려한 입력을 통해 ‘전환’의 의미 제시

    처음 교수 시에는 ‘-다가’의 연결어미로서의 중심적 의미기능은 선행절의 사건을 후행절의 사건으로 ‘전환’하는 것임이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선행절에 ‘동작, 상태 등의 지속’을 나타내는 사건 구조가 옴에 따라 ‘선행절에서 지속되는 어떤 국면이 전환됨’을 나타낸다는 상적 특성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 단계에서 ‘-다가’의 핵심적 의미기능을 제시할 때 예문 등의 입력을 조절하여 선행 용언 제약을 암시적으로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말뭉치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다가’와 ‘-았/었다가’는 주로 ‘지속’을 나타내는 사건과 결합하는 제약을 갖는다. ‘지속’의 양상은 미완료 상태의 지속, 사건 완료 상태의 지속, 상태의 지속 등 여러 가지로 나타나는데 홍윤기(2009:247)의 분류를 참고하여 본 말뭉치에서 ‘-다가’와 자주 결합한 용언을 분류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18)

    (11ㄱ-ㄷ)은 주로 ‘-다가’와의 결합을 통해서 나타나며, (11ㄹ)은 ‘-았/었다가’의 형태로 나타난다. (11ㅁ)은 형용사나 이에 상응하는 상태를 나타내는 용언이 해당된다. 실제 교수에서도 다양한 ‘지속’을 나타내는 선행절을 예문에서 제시하여 ‘전환’의 의미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고 있다‘, ‘-아/어 있다’, ‘-아/어 대다’, ‘-(으)려고 하다’, ‘-기만 하다’, ‘-(으)ㄹ까 하다’ 등 선행절에서 다른 문법 요소와의 공기도 제시한다.

    ‘지속’의 상적 의미를 제시한다면 추상적 도식을 포함한 메타언어를 사용하여 교수하는 방안(홍윤기, 2009:258)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연속선과 같은 추상적 도식이나 ‘지속’, ‘어느 기간 동안’, ‘계속되는 동사, 형용사’ 등의 표현을 이용하여 지속의 의미를 암시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다만 이는 학습자의 수준에 따라서 주의 깊게 사용해야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여러 입력에서 다양한 유형의 지속을 나타내는 예문을 입력으로 제공함으로써 암시적으로 제시하고, 학습자의 이해도나 질문에 따라서 선별적으로 간단하게 이러한 메타언어를 제시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5.1.2. ‘-았/었다가’의 완료 후 전환, 무효화 전환

    공통적 의미를 제시한 후에 ‘-다가’, ‘-았/었다가’는 미완료 전환과 완료 후 전환의 역할을 함을 제시한다. 이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는 이동 동사 ‘가다가’, ‘오다가’를 사용하여 제시한다. ‘-았/었-’의 과거, 완료의 의미를 살려 제시하면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라고 본다.

    그리고 이러한 완료 후 전환의 의미에서 다음과 같은 무효화 전환의 의미로 확장됨을 제시한다.

    ‘-다가’에 대한 기본적인 의미기능의 교수가 끝난 이후에는 입력 중에 자연스럽게 ‘-다가도’를 노출시켜 제시할 수 있다. ‘전환’의 의미가 강조 됨을 주지시킨다.

       5.2. 우연적 결과 전환(‘-다가’, ‘-았/었다가’)

    ‘-다가’의 확장된 의미기능으로서 ‘우연적 결과 전환’을 교수한다. 이는 ‘계기’, ‘인과’ 등으로 설명되었던 것으로, ‘장면의 전환’의 상적 의미에서 ‘우연성’, ‘예기치 않음’의 요소가 더해져 확장된 것임을 강조하여 제시한다.19)

    앞서 살펴본 ‘사건의 전환’ 기능은 (14ㄱ)와 같이 일반적으로 화자의 의도에 따른 전환이다. 그런데 (14ㄴ, ㄷ)에서와 같이 비의도적이고 예상하지 못했던 후행절의 사건으로 전환하게 되는 경우가 두 번째 기능인 ‘예상 밖의 결과 전환’에 해당한다. 이 결과는 긍정적 결과를 낳을 수도 있고(14ㄴ) 부정적 결과를 낳을 수도 있으나(14ㄷ) 공통적인 것은 이것이 화자가 의도하지 않았고 예기치 않은 결과라는 점이다.20) 이렇게 ‘-다가’ 본연의 의미와의 연관성을 강조하여 제시함으로써 다른 문법요소와의 혼동을 피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이 의미기능에서는 ‘예기치 않은, 우연한 결과’라는 의미가 특징적이므로 이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이기갑(2004)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환되는 두 사태가 서로 무관하지 않고 인과 관계에 있는 경우에 특히 ‘예기치 않게’, ‘의지나 바람과는 반대로’ 일어나는 사태이므로 부정적인 내용을 담는 경우가 많다고 하였다. 또한 이 경우 예기치 않은 결과를 낳는 특성에 따라 선행절에는 주어의 의지를 나타내는 선행 사건이 오지 않고 한편 선행 사건의 상적 제약은 해소되어 비교적 자유롭게 결합한다(이기갑, 2004). 따라서 이러한 특성을 예문을 통해 암시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

    ‘전환’, ‘계기’, ‘인과’ 외에도 ‘-다가’의 의미기능으로 ‘배경’, ‘조건’ 등도 언급되어 왔지만, 실상 선후행절의 의미 관계에 있어서 ‘사건 전환’, ‘우연적 결과 전환’과 크게 다르지 않고 또 ‘이유’와 ‘배경’의 구분도 어렵다.21)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이유’, ‘배경’의 기능은 별도의 의미기능으로 세분하여 제시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5.3. ‘걱정’, ‘경고’ 화행 기능

    한편 다음과 같은 ‘조건’의 의미기능은 미래의 사건에 대해서 ‘걱정’, ‘경고’ 등의 기능을 나타내기에 별도로 다룰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는 또 하나의 의미기능으로 다루기에는 지나치게 세부적이고 부수적인 기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기갑(2004:561)는 인과의 기능이 ‘사실’을 의미한다면, ‘사실’에서 ‘비사실’, ‘반사실’로 옮겨 오면서 이러한 가정에 대한 조건의 의미를 띠게 된다고 하며 ‘인과’와 ‘조건’ 기능 간의 유사성을 설명하고 있다. 즉 ‘예상 밖의 결과 전환’에서 부정적인 결과로 전환되는 경우를 가정하면서 확장된 의미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문법 자체에 내재되어 있는 의미라기보다는 의사소통 상황에서 자주 쓰이는 특정 화행 기능으로서 간단히 제시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이에 따라 용어도 ‘가정’보다도 ‘염려’, ‘경고’ 등 의사소통적 역할을 살려 제시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때 ‘-다가는’의 형태도 ‘경고’, ‘걱정’의 의미기능으로 나타나므로 함께 제시하여 교수한다.

    17)교수 순서에 따라 반드시 연달아 교수한다는 뜻은 아니며 교수요목 전체적으로 제시 순서는 이렇게 하되 적절히 배분하여 배치시키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예를 들면 ‘1’은 3급 전반, ‘2’는 3급 후반, ‘3’은 4급에서 교수하는 식이다.  18)이 분류는 해당 문장에서의 맥락을 본 것이 아니라 용언 자체의 의미만으로 분류했다는 한계가 있다. 상적 의미에 대한 여러 연구들에서 제기하고 있듯 상적 의미는 동사가 아니라 사용된 동사구 전체에서 총체적으로 파악되어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고빈도로 결합하는 ‘용언’에 초점을 두는 까닭에 각 동사의 사건 구조의 특징에 따라 파악을 해 보았다.  19)사실 ‘사건 전환’과 이러한 ‘예상 밖의 결과 전환’ 기능은 크게 구별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기갑(2004:552)에서는 중의적 해석에 대해서 지적하고 있는데, 다음 예문을 보면 (b)는 전후 맥락에 따라서는 전환으로도 볼 수 있고 이로 인해 나타난 예기치 않은 결과로도 볼 수 있다. 한편 (c)에서는 부정적 결과가 나타남에 따라 인과적 기능이 보다 뚜렷이 나타나게 된다. a. 철수가 밥을 먹다가 대통령 선거 이야기를 꺼냈다.(전환) b. 아이가 우유를 먹다가 잠이 들었다. (전환/인과) c. 철수가 급히 먹다가 체했다. (인과)  20)이문웅(1982)에서는 이는 앞선 사건의 전환 기능에서 나타난 [-예견적] 자질, 즉 예상하지 못한 결과의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또  21)다음 두 ‘-다가’의 사용은 맥락에 따라 ‘이유’(a), ‘배경(b)’으로 보는 사례인데, 실상 ‘우연적 결과 전환’의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a. 어디서 다쳤어?/ 스키 타다가 다쳤어. b. 어제 홍대에 갔다가 동창을 만났다.

    6. 결론

    본 연구는 한국어 연결어미 ‘-다가’의 상적 의미에 집중하여 현대 문어 소설 말뭉치에서 ‘-다가’와 결합하는 용언과 상적 의미를 살폈다. 이에 따라 한국어 교실에서 ‘-다가’와 ‘-았/었다가’를 통합적으로 가르치되, ‘사건의 전환’ 의미기능을 핵심적으로 제시하고 여기서 파생된 의미로서 ‘무효화 전환’, ‘우연적 결과 전환’의 의미기능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또한 ‘-다가’는 ‘지속’을 나타내는 선행절과 결합하며 또 ‘지속’의 의미에 기여하는 보조용언과 결합하는 특성이 있는데 이를 ‘-다가’ 제시 시 예문에 고루 반영하여 암시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고 보았다.

    본 연구는 ‘-다가’의 상적 의미 및 선행 용언의 제약을 말뭉치의 용례에서 실증적으로 밝히고자 하였으나 ‘-다가’ 및 ‘-았/었다가’ 각각과 결합하는 용언의 특징을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려웠고, ‘-다가’의 의미기능의 양상과 의미기능별 선행 용언 제약 등의 부분에 대해서는 말뭉치 자료에서 깊이 살피지 못했던 점 등 여러 한계를 갖는다. 그러나 ‘-다가’의 교육에서 상적 의미 및 상적 의미에 따른 선행절 제약이 중요한 요인임을 실증적으로 논의하였고 교육 방안에 대하여 고민해 보았다는 점에 본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본다. 한국어 문법에서 상적 의미와 관련 제약은 더 명확히 밝혀지고 교수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향후 관련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 1. 고 영근 (1981/1998) 『중세국어의 시상과 서법』. google
  • 2. 고 영근 (2004/2007) 『한국어의 시제 서법 동작상』. google
  • 3. 김 문웅 (1982) ‘-다가’류의 문법적 범주. [<한글>] Vol.176 P.149-178 google
  • 4. 김 윤신 (2004) 한국어 동사의 사건구조와 사건함수 ‘-고 있다’의 기능 [<형태론>] Vol.6 P.43-65 google
  • 5. 김 윤신 (2006) 한국어 동사의 사건구조와 어휘상 [<한국어학>] P.31-61 google
  • 6. 김 준기 (2010) 연결어미 ‘-다가’의 의미에 대하여 [<국어학>] Vol.108 P.1-26 google
  • 7. 김 천학 (2014) 한국어 동사의 종결성에 대한 연구. [<언어와 정보사회>] Vol.21 P.23-51 google
  • 8. 노마 히데키 (1993/2002) 『한국어 어휘와 문법의 상관구조』. google
  • 9. 박 소영 (2003) 연결어미의 관점 상 기능 [<형태론>] Vol.5 P.297-326 google
  • 10. 박 소영 (2011) 한국어 어휘상에 대한 통사론적 접근 [<형태론>] Vol.13 P.335-361 google
  • 11. 박 재연 (2007) 문법 형식의 전경 의미와 배경 의미 [<한국어의미학>] P.73-94 google
  • 12. 서 정연 (2012) 한국어 연결 어미 ‘-다가’의 의미 기술. [<프랑스어문교육>] P.157-182 google
  • 13. 송 창선 (2003) 접속어미 ‘-다가, -거든, -(으)면’에 통합되는 ‘-었-’의 기능. [<문학과언어>] P.47-66 google
  • 14. 오 경숙 (2011) 한국어 교육을 위한 ‘-었다가’의 文法 記述 [<語文硏究>] Vol.39 P.393-419 google
  • 15. 이 기갑 (2004) “-다가”의 의미 확대 [<語學硏究>] Vol.40 P.543-572 google
  • 16. 이 슬비 (2010) 한국어 동작상에 대한 형태 초점 과제 설계 연구 google
  • 17. 이 호승 (1997) 현대 국어의 상황 유형 연구 google
  • 18. 조 민정 (2007) 『한국어 에서 상의 두 양상 에 대한 고찰』. google
  • 19. 홍 윤기 (2005) 연결어미의 상적 의미 표시 기능 [<語文硏究>] Vol.33 P.109-129 google
  • 20. 홍 윤기 (2009) 상적 의미에 따른 연결어미의 결합 제약 연구 [<이중언어학>] P.237-266 google
  • 21. 홍 윤표 (2005) 『국어정보학』. google
  • 22. Smith C. (1991) The parameter of aspect. google
  • 23. Pustejovsky J. (1995) The generative lexicon. google
  • [<표 1>] ‘-다가는’과 ‘-다가도’의 출현 빈도
    ‘-다가는’과 ‘-다가도’의 출현 빈도
  • [] 
  • [<표 2>] ‘-다가’와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로 결합하는 용언
    ‘-다가’와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로 결합하는 용언
  • [] 
  • [<표 3>] ‘-았/었다가’와 높은 비율로 결합하는 용언
    ‘-았/었다가’와 높은 비율로 결합하는 용언
  • [<표 4>] ‘-다가’와 결합한 보조용언 및 접미사
    ‘-다가’와 결합한 보조용언 및 접미사
  • [<표 5>] ‘-다가’ 관련 문법 항목 교육 내용의 위계화
    ‘-다가’ 관련 문법 항목 교육 내용의 위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