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의 허위자백 방지를 위한 조사기법의 고도화 방안: - 일본 연구회의 조사 및 수사기법 고도화를 위한 최종보고를 중심으로 -

The Sophistication of Investigation Methods to Prevent False Confession of Susp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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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STRACT

    경찰관이 피의자를 수사하여 얻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증거는 자백이다. 그러나 자백위주의 수사관행에 대한 비판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형사사법체계가 비슷한 일본 경찰에서는 수년 전부터 조서 및 자백 중심의 수사 방식에 의해 체포된 피의자에 대해 무죄 판결이 계속됨에 따라, 국민들로부터 경찰 수사의 총체적 부실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에 대해 커다란 위기의식을 느낀 일본 국가공안위원회는 「수사기법, 취조의 고도화를 위한 연구회」를 발족한 뒤 2년여에 걸쳐, 조사의 가시화와 수사기법의 고도화 방안을 검토하여 그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이와 같이 일본 경찰 형사수사의 근간이 흔들릴 정도로 문제가 된 무고한 피의자에 의한 허위자백 사례는 우리나라 수사 환경에서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서 본고에서는 허위자백 방지를 위한 대책방안으로 조사 과정의 가시화 전면 실시, 피의자 조사 적정화(適正化)를 위한 감독 규칙 제정, 피의자 진술 청취 가이드라인 제정, 허위자백에 대한 전문가 증언의 허용, 조사실의 물리적 환경 개선, 조사 경찰관에 대한 교육 강화, 새로운 수사기법의 도입 필요성 검토 등에 대한 대응책을 제시하였다. 경찰에서는 허위자백 방지를 위한 수사력 향상 방안 등 형사사법제도의 획기적 개선을 주도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The strongest evidence that police can get is a confession. However, a criticism that says the current investigation customs are overly centered around confession has been brought up not only in Korea but also in developed countries like the United States. Especially in Japan, a series of judgments of acquittal on defendants who had been indicted through police investigation relied mainly on verbal or written confession evoked public criticisms that the entire police investigation system might be flawed. Alarmed by this, the Japanese National Public Safety Commission launched a research group for the sophistication of investigation methods and questioning. For the following two years, they showed a blueprint for the future by researching means of making investigation process more transparent and more sophisticated. The cases of false confession of innocent suspects that threatened the foundation of crime investigation of Japanese police can always happen in our investigation environment. Therefore, an investigator should be well aware of the theoretical mechanisms of how an innocent suspect comes to make a false confession. An investigator's excessive enthusiasm can drive an innocent suspect to make a false confession.

    With this problem in mind, this paper suggests solutions to prevent false confession: complete transparency of investigation process, monitoring rules for maintaining an appropriate level of suspect investigation, guidelines for listening to suspect's confession, approval of the use of expert opinions in identifying false confession, physical improvements to the interrogation room, more extensive education of police investigators, and consideration of enacting new investigation methods. Police should make an every effort to improve criminal justice system which involves the enhancement of investigation capacity to prevent false confession.

  • KEYWORD

    조사 , 허위자백 , 조사의 가시화 , 가이드라인 , 형사사법제도

  • Ⅰ. 서 론

    최근 일본 경찰은 원격조작에 의한 바이러스 감염 사건을 수사하여 범인으로 추정되는 남성 4명을 오인 체포하였다. 일본 경찰은 이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면서 전혀 모르는 범행사실을 인정하는 허위자백의 내용을 진술조서로 작성하였다. 언론에서는 수사관이 밀실에서 진술 유도를 초래하여 무고한 인물을 범인으로 둔갑시키고 ‘수사당국의, 수사당국에 의한, 수사당국을 위한 문서’1)를 작성하였다며 강도 높게 비난하였다. 이와 관련 일본 경찰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오인 체포 후 조사관의 강압 조사에 의해 피의자가 허위자백 한 진술조서를 작성하였다가, 다른 곳에서 진범이 나타나는 등의 경찰 조사방식에 의문을 가지게 하는 무죄 사건들이 계속되었다. 이러한 사건들은 피의자의 사정을 배려하지 않는 장기간에 걸친 강압적인 조사, 조사관에 의한 부적절한 언행의 존재, 조사관이 선입견을 가지고 조사에 임하여 허위자백을 얻어냈다는 사실들이 노출되는 등 경찰수사에 부적정한 조사의 문제점들이 지적되었다. 이에 따라 일본 사회에서는 경찰의 신뢰를 되돌리기 위해 허위자백 및 무고를 방지하는 것과 수사력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였다. 일본 경찰은 경찰수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뿌리 채 흔들린다는 심각한 위기감이 형성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010년 2월에 일본경찰청 관리기구인 국가공안위원회에서 「수사기법, 취조의 고도화를 위한 연구회」(이하 연구회라 한다)를 발족하여 치안수준을 제고하고 조사의 가시화를 목표로 정하였다.2) 심리학자 등으로 구성된 연구회는 2년여 동안 조사의 가시화와 수사기법의 고도화에 대해 일본의 형사사법제도 전체를 포함한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는 논의를 행하였다.3) 연구회 검토의 초점은 조사의 가시화(녹음·녹화)에 대한 도입 방향성을 명확히 내세우는 것이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공판중심주의적 법정심리절차가 강화되었고,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실시하던 영상녹화4)제도인 조사의 가시화에 대한 규정이 마련되었다. 그러나 검사작성 피의자 신문조서는 진정성립 증명과 관련하여 영상녹화물에 의한 실질적 진정성립의 입증을 허용하는 것에 반해, 사법경찰관의 경우에는 증거능력이 없다. 이와 관련 경찰이 대부분의 수사를 전담하고 있는 형사수사 현실이 반영되지 않는 등 차별되고 있어 시급한 개선이 요구된다.

    조사관이 피의자를 수사하여 얻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증거는 자백이다. 그 만큼 자백이 유죄의 중요한 증거가 되고 있다. 그러나 자백위주의 수사 관행에 대한 비판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커다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무고한 자가 허위자백을 하고 유죄판결을 받는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사절차의 개선 방안이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하에서는 우선 일본 경찰이 부적정한 피의자 조사로 말미암아 국민들의 신뢰를 잃게 된 결정적 원인이 된 허위자백의 이론적 배경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또한 연구회에서 허위자백의 폐해를 방지하고, 치안수준의 제고를 실현하기 위해 장기간에 걸쳐 검토한 조사기법의 고도화를 위한 연구결과를 살펴보기로 한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과 형사사법체계가 비슷한 우리나라 경찰에서 적법절차의 보장 아래 허위자백과 무고 사건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조사기법 등에 관한 개선방안을 제언하고자 한다.

    1)아사히신문 사설, “형사사법개혁, 사고방식을 근본부터 바꿔야”, http://www.asahi.com (2013. 1.22 검색).  2)搜査手法, 取調べの高度化を図るための硏究會, “搜査手法, 取調べの高度化を図るための硏究會最終報告(이하 최종보고라 한다)”, 警察廳, 2012, 3쪽. 제1회 회의에서 국가공안위원회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일본의 수사기법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조사의 비중이 극히 크고, 자백이 없으면 진상해명은 물론 검거 역시 불가능한 케이스가 많다. 그러한 의미에서 현재의 자백중심의 수사에서 객관적 증거 중시의 수사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수사기법은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치안수준을 떨어뜨리는 일이 없이 가시화를 실현하기 위해서 일본의 수사를 재검토하고, 수사기법과 조사의 고도화에 대해 연구할 필요가 있다”면서 연구회를 발족하게 된 취지를 설명하였다.  3)2011년 4월에는 「수사기법, 취조의 고도화를 달성하기 위한 연구회의 검토에 대한 중간보고」를 작성하였다.  4)현재 경찰에서는 ‘진술녹화’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현행 형사소송법 규정 상 ‘영상녹화’로 표현되어 있어 용어의 혼동을 막기 위해 ‘영상녹화’로 표현하기로 한다(김지환, “공정한 수사를 위한 경찰 영상녹화제의 재조명과 개선방안”, 치안정책연구소, 2011, 1쪽).

    Ⅱ. 허위자백 심리의 위험성과 이론적 배경

    최근에 일본에서는 무고한 사람을 체포하여 허위자백을 받아냈다가 다른 곳에서 진범이 나타나는 등 현재의 경찰조사 방식에 의문을 갖게 하는 무죄 사건들이 계속되고 있어, 경찰수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일본 국가공안위원회에서 연구회를 발족하여 허위자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조사기법 등을 검토하여 최종보고를 발표하였다. 한편,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얼마 전 고법 부장판사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1심에서 유죄판결이 났지만 2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아 재판결과가 뒤집힌 강력사건 10건 중 3건 가량은 피고인이나 공범의 ‘허위자백으로 인한 오판’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5) 이렇듯 국내외 수사기관을 막론하고 자백의 중요성이 인정되고 있고 임의성이 의심스러운 자백을 배제하는 등의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허위자백에 의한 오판이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허위자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지 그 이론적 배경을 알아보기로 한다.

       1. 자백의 중요성과 전개 과정

    1) 자백의 중요성

    자백이 증거의 여왕이라는 말이 있다. 조사관이 수사를 함에 있어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은 물적 증거 위주의 과학수사를 통한 실체적 진실 발견이다. 더불어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서는 조사관이 피의자를 직접 대면하여 조사하고 얻어내는 진술도 중요하다.6) 자백은 피고인 또는 피의자가 범죄사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인정하는 일체의 진술을 말한다.7) 진술은 구술이든 서면에 기재하는 형식이든 상관없으며 수사기관은 물론 사인(私人)에 대하여 진술한 것도 포함된다.8) 조사관은 피의자의 자백이 없는 경우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기는 어려우며 나아가 기소 및 공소유지를 통한 유죄입증도 어렵다. 그러므로 자백을 받아내면 검사, 판사에게 피고인의 유죄를 입증하기에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그러므로 사건 해결이나 형사재판에서의 유죄 입증에 있어 자백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반적으로 자백의 중요성은 조사관이 피의자에 대한 불리한 증거를 얼마나 수집했는가에 의존한다고 할 수 있다. 피의자에 대한 명백한 증거가 많을수록 자백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수집한 증거가 미흡할수록 자백의 중요성은 증대된다. 한편, 자백한 피의자를 대상으로 한 면접 조사 결과, 법적 제재에 대한 공포, 가족에 대한 걱정, 자신의 장래에 대한 불안, 공범의 존재, 피해 배상에 대한 두려움, 증거가 없다는 확신 등 피의자가 회피하려는 불이익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법적 제재에 대한 공포라고 나타났다.9)

    2) 자백의 전개과정

    자백은 조사를 통해 피의자의 범행체험에 대해 조사관이 피의자와 나누는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측면을 갖고 있다.10) 피의자가 자백을 하면 조사관에게는 득이지만 피의자에게는 불이익이 되므로, 이런 피의자를 조사하여 사건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획득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피의자로부터 자백을 받아내기 위한 선결조건은 조사관과 피의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라포(rapport)11)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조사관과 피의자 사이에 깊은 신뢰관계가 형성되고, 그 신뢰가 커질수록 거짓말을 하는 피의자는 죄책감을 느끼게 되어 이를 벗어나고자 자백의 길로 들어선다는 것이다.12) 조사관은 피의자와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면 좁힐수록 정보와 자백을 획득하기 용이한 것이다. 이처럼 자백을 획득하기 위한 조사는 범행체험을 한 피의자와 체험하지 않은 조사관에 의한 불균형 속에서 전개되는 공동기억13)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자백의 전개 과정이 체험의 유무에 따른 불균형적인 공동기억이라면, 범행체험을 말할 수 있는 피의자가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공동기억은 반드시 그렇게 전개되지 않고, 체험을 하지 않은 조사관도 공동기억을 충분히 주도한다. 이것은 D. Edwards와 D. Middleton이 주장하는 공동기억의 틀 짜기(framing)14)를 결정하는 권리와 관계가 있다. 동일한 체험이라도 어떻게 틀을 짜는지에 따라 최종적으로 산출되는 공동기억의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조사에서는 조사관에게만 틀 짜기를 결정할 권리가 부여된다. 조사관은 범행체험을 갖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종속적인 위치에 있지만, 틀 짜기의 선택권에서는 피의자보다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으며, 그럼으로써 자백의 내용 구성에 실질적으로 관여할 수 있다. 이러한 불균형 관계가 교차하는 상황 속에서 조사관의 질문방법이 중요하다. 조사관이 틀 짜기의 권리를 구사하여 자신의 생각을 많이 내포한 부적절한 질문15)을 사용하여 조사를 전개할 경우, 조사관이 성실한 진술 청취라고 주장하더라도 질문 방법의 선택에 따라서는 피의자의 범행체험과 일치하지 않는 진술을 생성하는 경우가 있다.16)

    이처럼 자백은 피의자 및 사건의 배경사정(예를 들면 범죄 유형, 범죄의 중대성, 피의자 연령 및 성별, 피의자 성격)과 사건의 상황적 특징(예를 들면 법적 조언, 경찰 특정 증거의 강약, 조사관의 신문 기술)이라는 두 가지 분류에 속하는 여러 가지 요인들에 의한 상호작용적인 절차에 영향을 받는다.17)

       2. 허위자백의 전환과정과 위험성

    1) 허위자백의 용이함

    형사재판에 있어서 오판(誤判)의 가장 주된 원인은 허위자백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1932년 예일 법대 교수 Edwin Borchard는 그의 증거법책에서 65건의 오판(誤判)사례들을 모아 연구한 결과, 피고인들이 살인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피살자들이 생존해 있는 경우가 8건임을 발표하여 수사기관의 잘못된 조사결과가 있었음이 밝혀졌다.18) 또한 Kassin과 Wrightman은 다수의 허위자백 사례들을 분석한 결과, 허위자백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자발형 허위자백은 자백 요구의 압력을 받지 않고 피의자가 개인적 이유로 일부러 자백할 경우에 발생한다. 강제 추종형 허위자백은 피의자가 어떤 이익(예를 들어 석방)을 얻기 위해 진실이 아님을 확실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백하는 경우이다. 그리고 강제 내면화형 허위자백은 다른 사회적 영향이 연관되어 있으며, 피의자는 불안에 싸여 피곤하거나 혼란하고 암시적인 신문기법 때문에 범죄를 자신이 저질렀다고 실제로 믿게 된다.19) 이에 대해 Gudjonsson은 “허위자백은 본질적으로 다면성을 가지며, 피암시성은 상황요인과 신문요인의 조합에 의존하고 있음은 의심할 바 없지만, 피의자의 정신상태나 동기부여, 인격, 대처능력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도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하였다.20)

    한편, Kassin과 Kiechel은 인간이 너무나 간단하게 허위자백 하는 것을 실험을 통해 밝혀냈다. 이 실험의 결과로 주목할 점은 다음 두가지이다. ① 신체의 구속, 강압적인 조사 등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70% 가까운 사람들이 허위자백을 하며, ② 비교적 많은 참가자(전체의 약 30%정도)가 자신을 범인이라고 믿고 있다는 사실이다.21) 이는 만약 강압적인 조사가 이루어진다면 허위자백 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2) 심리수사로 압박한 피의자에 의한 허위자백

    영미 등 선진국에서는 자백의 임의성을 심리학이나 행동과학에 접목시킨 수사심리학 분야를 응용한 표준화된 면담기법을 개발하여 활용하고 있다. 영국의 PEACE 모델과 미국의 REID 기법, WZ 기법, FBI 기법22)이 대표적이다. 그 밖에도 콜드 리딩 기법23) 등 다양한 심리면담 기법들이 존재한다. 특히 미국 경찰은 피의자조사를 위한 심리적인 절차와 기법, 전략 등을 개발해오면서 피의자 심리조종기법 등의 심리수사 기법을 활용하여 자백을 획득할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획득한 자백이 임의적이어서 법정에서 허용되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심리수사 기법은 무고한 자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는 실정이며 결과적으로 심리수사 기법을 이용하여 법정에서 임의적이라고 평가될 수 있는 자기부죄의 진술을 획득하고자 하는 목표를 훼손한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있다고 한다.24)

    허위자백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Central Park Jogger Case’가 있다. 1989년 4월 9일,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조깅을 하고 있던 여성이 강간과 폭행으로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인근 불량배들인 할렘 출신의 흑인과 남미계 10대 5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명백한 증거 없이 그들을 피의자로 체포 감금하고 14시간에서 30시간까지 강도 높은 심문을 했다. 소년들은 범행을 자백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각자 구체적인 범행상황을 묘사하였으며, 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되었다. 그러나 13년 뒤 강간살인 등으로 수감 중이던 흉악범 Matias Reyes가 자신이 진범이라고 자백하였고, DNA도 피해자에게서 채취한 정액의 DNA와 일치했다. 맨해튼 지방검찰청에서 1년 더 조사했지만 Reyes와 유죄 선고를 받은 소년들 사이에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것이 인정되자 5명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었다. 하지만 과거에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들은 소년들이 어쨌든 자백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죄라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며 비난했다.25) 그들은 터널시(tunnel vision) 현상26)을 겪게 되어 오히려 증거가 잘못된 것이지 자신들은 잘못했을 리가 없다며 자기정당화를 하였다.27)

    위 사건에 대해 사회과학자들과 법학자들이 녹화된 비디오를 재검토했을 때, 조사관들의 편향된 질문의 영향과 사실 관계의 오류, 모순된 진술로 인해 허위자백을 하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28) 피의자 입장에서 장기간에 걸쳐 심문을 받고 비일상적인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허위자백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또한 조사를 담당한 경찰들은 자신들이 무고한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었음을 인식하면 수사방향을 변경해야함에도 불구하고 확증 편향29)으로 인해 특정한 용의자의 특성과 부합되지 않는 사실에 대해서는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허위자백으로의 전환과정은 피의자 나름대로의 인식에 기초한 피의자의 주체적인 선택인지 알아보기로 한다.

    3) 허위자백 전환과정과 조사 압력의 위험성

    피의자가 조사 중에 자백으로 몰릴 때의 심적 상황은 일반인에게는 거의 이해되지 않는다. 일상생활을 평온하게 지내오다가 신병이 억류된 가운데 조사를 받는 피의자의 상황은 어떤 것일까를 당사자가 아닌 이상 상상하기 힘들다고 한다. 일반인들에게 있어서 뿐만 아니라 경찰 등 형사사법절차의 실무가들에 있어서도 허위자백의 공포가 충분히 이해되리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30) 그러므로 피의자가 자백에 이르게 되는 자유 심리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두 가지 과정에 대해 구별할 필요가 있다. 첫째, 부인하는 단계부터 점점 생각이 극도에 달하여 자신이 저질렀다고 말하면서 자백으로 전환하는 단계이다. 이를 부인부터 자백에의 전환과정이라고 한다. 또 한 가지는 자백으로 전환된 다음 범행의 줄거리를 말해나가는 자백의 전개과정이다. 이들 두 가지 과정은 여러 가지 다른 심리메커니즘이 작동한다. 예를 들어 만약 자백해서 유죄로 인정된다면 사형이 될지도 모르는 무고한 피의자가 있다고 하자. 이때 부인해서 무죄를 주장하는 무고한 피의자에 대해 상당한 조사 압력을 가한다면, 스스로 허위자백을 하고 사형이 될지도 모르는 사태를 자초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는 고문 등의 강압이 없더라도 피의자가 받는 조사의 압력은 그만큼 대단히 심하다는 것을 나타낸다.31) 浜田은 조사관이 피의자를 진범으로 보는 단호한 조사 태도는 피의자에게 상당한 조사 압력으로 작용하여 허위자백으로 내몰아간다며 아래와 같은 다양한 특징을 지적하고 있다.32)

    이처럼 조사라는 상황은 피의자에게 압도적인 비일상이다. 구속상태로 배설마저도 관리되는 생활상황 속에서 자신을 의심하고 있는 조사관과 장기간에 걸쳐 대립을 계속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피의자가 장시간 참아야 하고, 묵비를 하며, 조사관과 논쟁을 한다는 것은 간단하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가 허위자백이다. 자백을 하면 상대적으로 상황이 안정된다. 이 구조는 너무나 강력해서 범행체험의 유무에 관계없이 피의자를 자백으로 몰아간다.33) 浜田은 이런 조사 압력 상황이 반복되면서 결국 무고한 피의자라도 ‘범인을 연기’하는 것이 가능해질 때까지 허위자백을 하게 된다고 보았다.34) 이렇듯 대단히 강압적인 조사나 무리한 유도만이 허위자백을 낳는 것이 아니라, 모든 체포·조사 상황이 허위자백을 낳는 잠재적인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35) 피의자가 허위자백을 할 때 그 허위자백으로 인해 자신이 치르게 될 비용(처벌에 대한 두려움)보다 얻게 될 보상(온정적인 조사)에 집중한다. 즉,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을 생각하는 데 더 큰 집중을 한다는 것이다.36) 그러므로 허위자백으로의 전환과정은 피의자 나름대로의 인식에 기초한 피의자 나름대로의 주체적 선택이며, 어느 의미에서는 조사라는 상황에 대한 합리적인 대처로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37) 이와 같이 무고한 피의자가 허위자백으로 전환하는 심리는 특별하거나 복잡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4) 허위자백에 관한 국내외 선행 연구

    이기수 교수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도 이후 형사사법학계에서 허위자백을 직접적으로 다룬 연구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김병준의 ‘허위자백의 심리구조: K순경(1992) 사건을 중심으로’38) 논문을 허위자백에 대한 선구적인 연구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이교수는 1990년대 이후 2010년도까지 우리나라의 허위자백 사례 46건을 수집 분석하여 ‘허위자백의 형성 모델’을 제시하였다. 즉, 피의자는 신병 구속 상태인 비일상의 신문 환경 속에서 무력감을 느끼고 조사관에게 영합적인 기분으로 온정에 이끌린다. 여기에 조사관의 협박, 기망, 회유 등 강력한 심리조종 신문기법에 의해 허위자백을 한다는 것이다. 이 모델은 거시적이어서 피의자 개인의 내적 의사결정과 허위자백을 완성해가는 구체화단계가 자세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허위자백의 내부과정 모델’을 제시하였다. 즉, 피의자는 강압적인 조사환경 속에서 심적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 진실 여부에 관계없이 범행부인과 자백의 선택사항 중 자백이 가장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여 범행을 시인하게 된다는 전환단계 과정을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전환 이후 피의자는 조사관과 협력관계가 형성되는 심리변화를 겪게 되어 자백진술을 구체화한다고 설명하고 있다.39) 한편, 외국의 경우 1998년 Leo와 Ofshe가 허위자백을 직접적인 주제로 한 실증적 연구 이후, 2004년 Leo와 Drizin이 허위자백의 실증적 연구를 완성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최근의 연구동향은 Kassin 등에 의한 피의자신문기법에 관한 연구, Gudjonsson의 정신적 취약성을 가진 사람들에 관한 연구와 Henkel 등의 허위자백과 유죄판결의 관계에 관한 연구가 있다. 아울러 Kassin은 앞의 3가지 분야를 종합적으로 다루면서 형사절차의 3주체인 수사기관, 피의자, 배심원들이 각각 허위자백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대책으로 신문기법의 개발 등을 제시하고 있다.40)

    이교수의 모델 설계는 우리나라 허위자백의 사례분석 및 국내외 선행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허위자백의 형성과정을 최초로 검토하였다는 것에 대해 유의미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浜田이 제시한 허위자백 전환과정 이론과 비슷한 논리로 전개되어 차별화되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5)김상준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무죄판결과 법관의 사실인정에 관한 연구’에서 1995년부터 2012년까지 유죄에서 무죄로 1·2심 판결이 엇갈린 강력사건 540건을 조사한 결과, 170건(31.5%)에서 피고인 또는 공범의 허위자백 때문에 판단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유무죄의 판단이 달라진 원인은 허위자백(20.4%), 공범의 허위자백(11.1%), 피해자 또는 목격자의 지목진술의 오인(20.7%), 피해자의 허위진술 또는 피해오인진술(49.3%), 과학적 증거의 오류(13.9%), 정황증거 문제(23%)로 나타났다(김승모, “강력사건 30% 허위자백에 의한 오판 이었다”, 법률신문, 2013. 3.15).  6)渡辺昭一, 搜査心理ファイル(東京: 東京法令出版, 2005), 86쪽.  7)신동운, 신형사소송법 제3판, 법문사, 2011, 1162쪽;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9판, 박영사, 2012, 547-548쪽.  8)대법원 1996. 10. 17 선고 94도2865 판결의 반대의견(다수의견도 반대의견 중 자백의 정의에 관한 부분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인다).  9)渡辺昭一, 앞의 책, 103-107쪽. 한편, 우리나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연구결과에 의하면 범죄자들의 자백이유에 대해 ① 죄의식 등에 의한 내적 압력, ② 경찰의 설득 및 압력, ③ 신문을 받고 있는 용의자가 범죄를 부인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믿거나 경찰의 증거제시로 더 이상 범죄를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제시하였다(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범죄자들의 범행 자백 이유에 관한 연구”, 1995, 3쪽; 이기수, 허위자백의 이론과 실제, 한국학술정보(주), 2012, 34쪽 재인용).  10)法と心理學會· 目擊ガイドライン作成委員會編, 目擊供述· 識別手續に關するガイドライン(東京: 現代人文社, 2005), 248쪽.  11)Fred E. Inbau 외, Criminal Interrogation and Confession, 4th ed (Massachusetts: JOHNS AND BARTLETT PUBLISHERS., 2001), pp. 50-51. 또한 라포는 유사함에 의해 나타낸 관계(a relationship marked by conformity)로 해석할 수 있으며, 라포를 형성하는 목표는 ① 용의자는 조사관을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아마 용의자는 조사관이 전문적이고, 사적인 판단을 하지 않으며, 해박한 지식의 소유자라고 결론지을 것이다. ② 조사관은 용의자에 대한 초기 접근을 할 수 있다. 이것은 용의자의 의사소통 기술, 일반적인 긴장도, 시선을 마주치는 일반적인 정도와 행동 기준 등의 관찰을 포함한다. ③ 조사관은 인터뷰시 질문 패턴을 정립해야 한다.  12)김종률, 수사심리학, 학지사, 2002, 179-180쪽. 그런데 또 다른 연구 결과에 의하면 조사관과 피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의 촉진 요인은 정보의 제공, 승인, 심정의 이해, 마음의 안정, 조사관에 대한 신뢰 등의 순서로서 가장 높은 응답율을 보인 것은 정보의 제공이었다. 이는 피의자의 최대 관심사가 처벌 수위, 형사절차, 공범 체포 등 수사 정보 획득임을 나타낸다(渡辺昭一, 앞의 책, 113-114쪽).  13)高木光太郞, 證言の心理學(東京: 中央公論新社, 2006), 39쪽. 공동기억(joint remembering)은 과거의 사건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사건의 내용에 대해 합의를 하거나 의미를 부여하며, 서로의 기억의 약한 부분을 지탱해주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말한다.  14)D. Edwards · D. Middleton, joint remembering Construction an account of shared experience through conversational discourse, Discourse Processes, 9(1986), pp. 423-429(法と心理學會· 目擊ガイドライン作成委員會編, 앞의 책, 249쪽 재인용).  15)Rebecca Milne · Ray Bull, Investigative Interviewing(West Sussex, London, John wiley & Sons Ltd., 1999), pp. 21-26. 한편, 조사관의 적절한 질문방법에는 개방형 질문, 폐쇄형 질문이 있고, 부적절한 질문방법에는 강제선택 질문, 다중 질문, 유도 질문 및 오유도 질문 등이 있다.  16)法と心理學會· 目擊ガイドライン作成委員會編, 앞의 책, 250쪽.  17)ギスリー·グッドジョンソン, / 庭山英雄외 역, 取調べ· 自白· 證言の心理學(東京: 酒井書店, 1994), 95쪽.  18)Elliot Aronson · Carol Tavris / 박웅희 역, 거짓말의 진화, 추수밭, 2007, 190쪽.  19)Rebecca Milne · Ray Bull, 앞의 책, pp. 105-108; 이기수, 앞의 책, 47-51쪽.  20)Rebecca Milne · Ray Bull, 위의 책, p. 110.  21)S.M. Kassin · K.L. Kiechel, The social psychology of false confessions: Compliance, internalization and confabulation, Psychological Science, 7(3), 1996, pp. 125-128(法と心理學會· 目擊ガイドライン作成委員會編, 앞의 책, 244-245쪽 재인용). 참가자는 다이빙 연구라는 말을 듣고 실험실에 온다. 실험실에는 컴퓨터가 준비되어 있으며, 참가자에게는 일정한 속도로 지시대로 키보드를 치도록 지시를 한다. 또한 키보드의 ALT 키를 누르면 컴퓨터상의 데이터가 모두 사라지므로 충분히 주의하라고 고지한다. 이렇게 지시를 한 후 실험이 시작된다. 그런데 피실험자가 한동안 키보드를 치자 갑자기 컴퓨터가 정지해 버린다. 실은 이 컴퓨터는 실험 시작 후 일정시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정지하도록 미리 설정되어 있다. 그런데 실험자는 “ALT 키를 눌러버리지 않았어요?”라며 참가자를 힐문한다. 그리고 ‘저는 ALT 키를 눌러서 프로그램을 파괴하고 데이터를 지웠습니다’라고 쓰인 문서를 작성하여 그곳에 서명하도록 요구한다. 이 실험에는 대학생 75명이 참가하였지만, 실험자의 요구에 응하여 문서에 서명을 한 사람은 69%에 달하였다. 거의 70%의 참가자가 사실이 아닌 ‘범행’을 인정한 것이다. 이후 실험실을 나온 참가자에게 바람잡이를 이용하여 “무슨 일이 있었어요?”라고 말을 걸자, “실은 다른 키를 눌러서 컴퓨터를 깨버렸어요”라고 대답을 하면서 범행을 내재화한 참가자는 전체의 28%였다.  22)대검찰청, Core Doctrine and Techniques of Interview & Interrogation – 조사·신문 핵심원리 실무매뉴얼 -, 대검찰청, 2010, 82-110쪽. ① PEACE 모델은 영국에서 피의자 및 참고인 등 피조사자로부터 보다 정확하고 믿을 만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조사기법을 국가차원에서 체계화 한 것으로, Planning and Preparation(계획과 준비), Engage and Explain(개시와 설명), Account, Clarification and Challenge(진술, 확인 및 반박), Closure(종료), Evaluation(평가)의 첫 글자를 딴 것이다. ② REID 기법은 조사의 준비, 라포의 형성, 도입 진술의 사용, 질문 방법의 순으로 9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③ WZ 기법은 피조사자로부터 알리바이를 포함하여 오염되지 않은 진술을 확보하는 것 등을 설정하고 나서 행동과 인지 면담 기법을 종합하는 특징으로 구성되어 있다. ④ FBI 기법은 총 8단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조사의 준비로부터 시작해서 소개, 라포, 질문, 확인, 일반 질의, 마무리, 평가의 순서로 구조화 되어 있으며 각 단계는 조사자와 피조사자간의 상호 대화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23)신뢰관계를 바탕으로 대화속에서 심리적인 트릭을 구사하여, 상대의 마음을 간파할 뿐만 아니라 미래의 일까지 예언하는 것을 의미하며, 기본 5단계로 구성되어 있다(이시이 히로유키, 콜드리딩 / 김윤희 역, 웅진윙스, 2008, 6-11쪽).  24)Richard A. Leo, Police Interrogation and American Justice, Harvard University Press, 2008, pp. 106-107(권영법, “현대 심리신문기법과 허위 자백”, 형사정책연구 제23권 제3호, 형사정책연구원, 2012, 95쪽 재인용).  25)Timothy Sullivan, Unequal Verdicts : The Central Park Jogger Trials, New York: American Lawer Books/Simon & Schuster, 1992(Elliot Aronson · Carol Tavris / 박웅희 역, 앞의 책, 188-190쪽 재인용).  26)시야가 좁아지는 시야 협착현상으로 심리적으로는 주로 한 가지 문제나 원인에 집착함으로써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판단을 그르친다는 것을 말한다.  27)Mike Miner, “Why Can’t They Admit They were Wrong?”, Chicago Reader, August 1, 2003(Elliot Aronson · Carol Tavris / 박웅희 역, 위의 책, 194쪽 재인용).  28)Saul Kassin, “False Confessions and the jogger Case”, The New York Times op-ed, November 1, 2002(Elliot Aronson · Carol Tavris / 박웅희 역, 위의 책, 214-215쪽 재인용).  29)자신의 신념에 부합하는 증거는 쉽게 발견하거나 적극적으로 찾는 반면, 자신의 신념에 부합하지 않거나 반대하는 증거는 무시하고 격하시키는 것을 말한다.  30)浜田壽美男, 自白の心理(東京: 北大路書房, 2005), ⅲ쪽.  31)浜田壽美男, 위의 책, ⅳ-ⅴ쪽; 이기수, 앞의 책, 250-251쪽.  32)法と心理學會· 目擊ガイドライン作成委員會編, 앞의 책, 246-247쪽; 浜田壽美男, 위의 책, ⅴ-ⅵ쪽; 이기수, 위의 책, 252쪽.  33)法と心理學會·目擊ガイドライン作成委員會編, 위의 책, 247-248쪽.  34)浜田壽美男, 앞의 책, ⅸ- 쪽.  35)法と心理學會·目擊ガイドライン作成委員會編, 앞의 책, 250-251쪽.  36)Janine Driver ·Mariska van Aalst / 이지연 역, 거짓말을 간파하는 기술, 21세기북스, 2013, 41쪽.  37)法と心理學會·目擊ガイドライン作成委員會編, 위의 책, 246쪽.  38)김병준, “허위자백의 심리구조: K순경(1992) 사건을 중심으로”, 수사연구, 2003년 6~8월호 연재, 2003(이기수, 앞의 책, 17쪽 재인용).  39)이기수, 위의 책, 258-263쪽.  40)이기수, 위의 책, 23-31쪽.

    Ⅲ. 일본 연구회의 허위자백 방지 조사기법 검토

       1. 연구회 설치 배경

    일본 경찰은 그 동안 정밀사법(精密司法)이라고도 불리는 형사사법 제도에 대해 커다란 자부심을 느껴왔다.41) 이는 철저한 수사 및 충분한 증거 확보 후에도 엄격한 기준 아래 기소가 행해지고, 공판에서도 방대한 서증에 입각하여 사실 인정이 이루어지는 등의 특색을 갖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전부터 조사로 시작되는 경찰의 수사방식에 의해 체포된 피의자에 대한 무죄판결이 계속되고 있어, 경찰수사의 총체적 부실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국민의 신뢰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무죄 사건들은 장기간에 걸친 강압 조사 등에 의해 무고한 피의자의 인권을 고려하지 않은 허위자백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아울러 적극증거를 과대평가하거나 소극증거를 과소평가하는 증거 취급의 불철저함과 조사관에 의한 부적절한 언행 등도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조사 시 조사관에 의해 피의자 폭행과 위협이 행해졌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등 조사의 적법성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사례들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사전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일본 국가공안위원회는 치안수준을 떨어뜨리지 않고 조사의 가시화42)와 수사기법의 고도화를 실현한다는 목표를 삼고 폭넓은 관점에서 검토하기 위해, 2010년 2월에 국가공안위원회 위원장이 주도하고 학자(형사법, 사회정책, 심리학), 전직 재판관, 전직 검사, 변호사, 전직 경찰 간부 및 기자 등 12명으로 구성된 연구회를 발족하였다. 이후 2012년 2월까지 총 23회의 회의를 개최하여, 조사의 가시화 및 고도화, 수사기법의 고도화를 위해 일본의 형사사법제도 전체를 포함한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는 논의를 행하고, 그 결과를 취합하여 최종보고서를 작성하였다. 보고서에서는 일본경찰 수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을 살펴보기로 한다.

       2. 조사의 가시화 및 조사기법 고도화43)

    연구회에서 검토된 가시화의 목적은 우선 조사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기록함으로써 공판에서의 진술의 임의성 및 신용성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할 경우, 그 객관적인 기록에 의한 정확한 판단이 가능해지고 나아가 허위자백 및 누명을 방지하는 것으로 하였다. 그럼으로써 가시화의 실현은 조사관 자신이 조사의 적정화에 한층 더 관심을 기울이게 유도하고, 녹음·녹화된 기록은 범죄사실을 적절하게 입증하기 위한 증거로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또한 그 이전에 가시화의 목적을 분명히 하기 위해 사전에 녹음·녹화의 효과 및 폐해에 대해 검토하였다. 녹음·녹화의 효과는 조사상황을 객관적으로 기록함으로써 사후에 검증이 가능하고 진술의 임의성 및 신용성에 대한 보다 정확한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그럼으로써 조사를 둘러싼 다툼이 감소하여 불필요한 논쟁을 피할 수 있고, 강압에 의한 조사 등 위법한 조사를 억제하여 허위자백 및 누명 방지에 도움이 된다. 그 밖에도 조사가 적정했음을 보여줄 수 있어 조사관의 보호가 가능해지고 조사기술 연구에도 도움이 되어 조사기술의 고도화로 이어지는 등 수사기관에 상당한 이점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녹음·녹화의 폐해로서 피의자가 보복을 두려워해 윗선이나 공범과 관련된 진술을 꺼리게 되는 등 조직범죄 규명에 지장을 초래하고, 피의자와 조사관 사이의 솔직한 의사소통이 곤란해짐으로써 진상 규명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는 사실이 논의되었다. 또한 조사과정에서 밝혀진 사건관계자의 명예 및 사생활과 관련된 내용 등 현장에서는 진술조서에 쓸 필요가 없는 사항들까지도 전부 상세하게 기록될 우려가 있다. 아울러 카메라 앞에서는 진술을 꺼려 신뢰를 형성하는데 방해가 되며, 녹음·녹화 기록 시청에 따른 부담, 설비시설 비용 등 상당한 인적·물적 부담을 요한다는 점들이 지적되었다.

    그리고 녹음·녹화의 대상과 범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에 대해 검토한 결과, 모든 범죄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옳지만 제도의 도입 단계에서는 재판원재판44) 대상 사건으로 시작하여 단계적으로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즉, 재판원재판의 대상이 되는 사건은 중대범죄의 전형이며 자백의 임의성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비교적 많은 점, 피해자를 비롯한 국민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강하다는 점, 진술의 임의성 및 신용성의 판단 주체에 일반국민인 재판원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 비추어보았을 때, 효과적인 입증의 필요성이 크기때문에 다른 죄목에 비교하여 녹음·녹화의 대상이 될 필요성이 높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진술의 임의성 및 신용성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피의자의 신병 구속이 이루어지지 않는 임의사건의 조사도 녹음·녹화의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대해 자백의 임의성이 문제가 되는 사건은 신병 구속사건인 경우가 대부분으로서 신병 불구속사건의 경우는 수가 방대하여 조사실 이외의 다양한 장소에서도 조사가 이루어지는 현실을 고려할 때, 가시화의 목적에 어긋나고 비용부담 등의 현실적인 문제가 있으므로 신병 구속사건 만을 녹음·녹화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일치되었다. 이렇듯 피의자의 신병 구속이 행해진 사건을 녹음·녹화의 대상으로 하는 것에는 이론이 없지만, 그 밖의 사건을 대상으로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였다. 한편, 신병사건 조사의 대부분이 경찰 본부와 경찰서의 조사실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조사실 및 이에 준하는 장소에서의 조사를 우선 녹음·녹화 대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되었다. 또한 이외의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조사에 대해 녹음·녹화를 실시하는 것도 검토의 여지가 있지만, 실시에 따르는 비용부담을 고려했을 때, 조사실 및 이에 준하는 장소를 녹음·녹화의 우선 대상으로 하여 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론지었다. 이처럼 실무에서 조사실 환경은 피의자와의 신뢰관계 형성, 수사보안 유지, 피의자 및 조사관의 안전 등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예산의 어려움을 고려하더라도 환경 개선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녹음·녹화를 어떻게 실시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점도 검토되었다. 피의자의 의사에 반하여 녹음·녹화를 실시함으로써, 오히려 묵비나 부인 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피의자가 거부하는 경우에 실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에 대해 실효적인 제도가 되기 위해서는 녹음·녹화를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하여 피의자의 거부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이 있어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였다. 아울러 피의자 또는 그 변호인이 녹음·녹화 실시를 요청한 경우에는 그 청구에 구속력을 부여해야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에 대해 그러한 요청이 있는 경우 전부 녹음·녹화를 실시한다면, 일률적으로 실시할 경우에 발생하는 폐해와 우려가 똑같이 발생할 수 있다는 반론이 있어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였다. 또한 녹음·녹화 실시여부와 피의자 진술조서 증거능력의 관계에 대해서는 자백 및 위법수집증거배제법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녹음·녹화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것은 이러한 형사소송법의 일반원칙의 정신을 크게 벗어난 것이며,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은 그 밖의 증거에 의해서도 입증 가능하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에 대해 적어도 녹음·녹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그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도록 하지 않으면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연구회는 조사기법의 고도화를 위해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서도 검토하였다. 일본 경찰의 조사기술은 장인정신과 같은 성질이 있어서 경험이 적은 경찰관이 경험이 풍부한 경찰관의 조사에 보조관으로 들어가는 등 주로 조사 실무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는 방법으로 전수되었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는 조사기술이 올바르게 전수되었는지 보증할 수가 없다고 보고,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모든 경찰관이 일정 수준 이상의 조사기술을 공유하도록 하는 방안을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였다. 최근 피의자 측의 의식 및 조사관의 자질변화에 따라 진실된 진술을 받아내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현재의 조사기술은 주로 실무경험을 통해 전수되는 도제식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체계적인 습득이 어렵다. 따라서 사안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부응한다는 관점에서 조사의 진실한 진술을 적정하고 효율적으로 획득하기 위해서라도 조사기술의 고도화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이를 위해 앞으로는 심리학적인 기법을 도입하여 조사환경, 조사에서 진술을 얻기 위한 효과적인 질문과 설득, 추궁 방법, 허위진술이 발생하는 메커니즘과 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책 등의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조사기술의 연수·훈련 방법을 재검토함으로써 조사기법의 고도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이와 같이 연구회는 여러 가지 다각적인 검토를 실시하였고, 현재 일본 경찰의 수사 환경 속에서 허위자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조사의 가시화를 통한 객관적 기록을 우선적으로 정착시켜야 할 제도라고 판단하였다. 아울러 경찰 수사실무현장에서 도제식에 의한 조사기술 전수 방식은 시대 환경에 발맞춰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검토하였다.

       3. 수사기법의 고도화

    연구회에서는 조사의 가시화를 실현함과 동시에 조사 및 진술조서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기존 방식에서 탈피하고, 과학기술의 발달에 의한 사회변화에 따라 범죄수법의 고도화·복잡화에 대응할 수 있는 치안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객관적 증거 중심의 수사기법을 검토 도입할 필요성을 제기 하였다. 또한 객관적 증거의 정확한 수집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하고, 이를 도입했을 때의 효과뿐만 아니라 국민의 권리 침해의 정도를 고려하여 양 쪽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연구회에서는 연구회의 설치 목적에 따라 각각의 수사기법의 구체적이고 상세한 제도 설계에 대한 설명은 자제하고 검토의 기본적인 방향성만 보여주고 있다. 주요 검토내용은 DNA형 데이터베이스 확충, 통신감청의 확대, 대화감청, 위장신분 수사, 양형감면제도, 왕관증인제도(王冠證人制度), 사법거래, 피의자 허위진술의 처벌화 등에 관한 것들이다.45)

       4. 소결론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일본 경찰에서는 그 동안 자부심을 느껴온 정밀사법이 강압수사에 의한 허위자백을 유도하는 원인을 제공한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이에 따라 연구회에서는 허위자백을 방지할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향후 일본 경찰의 조사는 어떠한 기능 및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였다. 조사의 진상규명기능을 조사 이외의 수사기법에 의해 완전히 대체하기는 현실적으로 곤란하므로 조사의 기능 및 역할은 기본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보았다. 즉, 연구회는 조사의 기능 및 역할을 기본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이것이 적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검토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연구회는 조사의 가시화 및 고도화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정하였고, 과학기술의 발달과 정보화 사회의 진전 등에 의한 범죄수법의 첨단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진 수사기법의 도입과 부단한 도입 검토를 제언하고 있다. 이는 일본 국가공안위원회에서 연이은 경찰의 총체적 부실수사를 인정하고 실추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철저한 자기반성과 형사수사절차 개혁을 시도하였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할 것이다.

    41)92년부터 95년까지 일본의 현지 검찰을 연구한 David T. Johnson 교수는 최고의 인권 선진 법률체계를 갖고 있는 미국이 일본의 10배가 넘는 살인범죄율을 나타내는 것에 대해 연구한 결과, 일본 경찰 등 수사기관은 미국과 달리 조사관이 피의자를 직접 조사하면서 범죄 사실은 물론 피의자의 성장과정, 범죄 동기 등을 세밀히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의자와 깊은 인간적인 교감을 통해 피의자에게 가장 인간적이고 합당한 처벌과 용서라는 사회복귀 프로그램인 정밀사법을 운영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하였다(이성윤, “정밀사법(精密司法)”, 법률신문, 2008. 1.17).  42)연구회에서는 제도로서의 모습을 논하는 경우에는 조사의 가시화라고 하고, 조사의 녹음·녹화는 조사의 가시화 수단으로서의 의미로 활용하는 것으로 하였다(搜査手法, 取調べの高度化を図るための硏究會, 앞의 글, 10쪽).  43)이하 기술한 조사의 가시화 및 조사기법 고도화 내용은 필자의 의견이 아니고, 연구회의 최종보고 결과를 요약한 내용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44)일본 법무성, “재판원제도의 개요”, http://www.moj.go.jp(2013. 2.18 검색). 일본에서 2009년 5월21일부터 재판원재판(우리나라의 국민참여재판과 유사한 개념)을 시행하면서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거나 ‘합의부 사건 중 고의의 범죄행위에 의해 피해자가 사망한 사건’ 등에 대해 반드시 재판원재판을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재판은 재판관 3인과 일반 국민인 재판원 6인으로 구성된 9인 합의체에 의해 이뤄진다. 재판부의 유·무죄 판단을 9인 합의체의 과반수로 정하는 점은 우리나라와 다르다. 다만, 유죄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과반수 중에 재판관과 재판원이 각각 1명 이상 반드시 포함하도록 하고 있어 재판원 6명만의 유죄판단을 차단하고 있다.  45)즉, ① DNA데이터베이스는 자백에 의존하지 않고 범인성을 증명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고 여죄 발견 등 범죄의 추적가능성을 높이는데 유효한 기법으로, 인프라 구축을 비롯한 근본적인 확충 필요, ② 통신감청은 치안수준의 향상과 국민의 사생활 보호를 고려해서 확충 필요, ③ 대화감청은 조직범죄 등의 수사에 도입 필요, ④ 위장신분 수사는 인권과 충돌하는 부분이 비교적 적으므로 도입 필요, ⑤ 양형감면제도는 피의자와 국민에 대해 자백의 인센티브를 명확하게 한다는 점에서 유효하나 국민감정에 저촉되지 않는지를 검토 후 도입 필요, ⑥ 왕관증인제도는 피의자가 특정범죄의 규명에 공헌한 경우 법원의 양형판단에 있어서 그 시기 및 수사의 공헌정도에 따라 형을 감면하는 제도로서, 내부정보의 입수가 곤란한 범죄조직 수사에 도입 필요, ⑦ 사법거래는 소추기관 등이 피의자 측과 합의하여 자백과 수사협력의 대가로서 양형 등을 피의자에게 유리하게 다루는 거래적인 제도로서, 도입 시 사건의 조기 해결이 우선 시 되고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할 수 있으므로 신중한 검토 필요, ⑧ 피의자 허위진술의 처벌화는 피의자의 허위진술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도입의 필요성을 제언하고 있다(搜査手法, 取調べの高度化を図るための硏究會, 앞의 글, 2012, 28-35쪽).

    Ⅳ. 허위자백 방지 대안 검토 및 대책

    허위자백에 관한 국내외 선행연구들에서 공통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은 조사관이 열의에 차 피의자를 신문하는 절차가 허위자백을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밀실에서 강압적인 수사에 의해 피의자를 신문하는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이러한 허위자백방지를 위해 거의 모든 연구에서 가장 우선시되는 대책은 피의자 조사 과정의 전면 녹음·녹화제도 도입이다. 그 밖에 영국의 PEACE 모델과 같은 새로운 신문기법의 개발, 피의자신문 시 타임아웃(time-out) 제도,46) 분야별 전문교육의 강화 등을 대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허위자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조사 과정의 적정화·투명화의 보장을 담보할 수 있는 조치가 선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몇 가지 대책을 제언하고자 한다.

       1. 조사 과정의 가시화(녹음·녹화) 전면 실시

    조사의 가시화는 조사와 관련된 객관적인 기록으로서 재판에서 정확한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허위자백 및 누명을 방지하는 데 이바지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적극적으로 실현해야 한다. 경찰은 (경찰청)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직무규칙(2005.10.4. 경찰청훈령 제461호)47) 제63조에서 ‘경찰관서의 장은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수사과정을 녹화·보존하여야한다’라고 규정하였다가, 2007년 형사소송법 개정 이후에 범죄수사규칙(2009. 8.25. 훈령 제563호)48) 제73조에서 ‘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피의자 아닌 자의 조서를 작성하는 때에는 그 조사 과정을 영상녹화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리고 ‘피의자진술 녹음·녹화 지침’ 제3조에서는 ‘형사소송법 제241조 내지 제245조에 의해 피의자신문을 할 때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녹음·녹화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49) 이처럼 영상녹화제도의 가치는 신문과정의 임의성 및 투명성을 확보하는 측면에서 볼 때, 현행법상 수사기관의 재량권을 인정하여 영상녹화 실시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수사기관의 자백획득을 통한 증거확보라는 수사의 효율성 측면이 강조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수사기관과 피의자라는 소송당사자간의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킬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50)

    그러나 영상녹화물도 녹화와 편집과정에서 조작의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해 절대적 증거능력을 인정할 경우 수사과정에서 작성된 영상녹화물의 상영에 의하여 법관의 심증이 좌우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이유로 형사소송법은 영상녹화의 절차를 법정하고 있다. 그런데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정성립 증명에 대해서는 영상녹화물에 의한 실질적 진정성립의 입증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반해 사법경찰관작성 피의자신문조서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하지 않으면 영상녹화에 의한 입증 여부와 관계없이 증거능력이 없다.51) 즉, 사법경찰관작성 피의자신문조서가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에 비해 증거능력에서 차별되고 있다. 경찰이 대부분의 수사를 전담하고 있는 현실이 반영되지 못하고 있으므로 수사과정에서 작성하는 피의자신문조서는 동일한 증거능력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경찰단계와 검찰단계에서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의 차이가 있다는 이유로 경찰단계에서의 자백이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왔으나, 영상녹화 등을 통해 진술의 임의성 및 신용성이 인정된다면 검·경간의 차등을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고 둘 모두 피의자가 그 내용을 공판정에서 인정할 때에 한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것이 공판중심주의에서의 입장에서도 부합된다.52)

    또한 영국의 ‘1984년 경찰과 형사증거법(Police and Criminal Evidence Act 1984)’처럼 수사과정의 전면적 녹음·녹화를 실시해야 한다. 2013년 3월 대법원 국민사법위원회 의결로 국민참여재판 대상 및 배심원 평결의 기속력 확대 등의 변화가 예상되는 현 시점에서, 피의자신문의 전 과정을 영상녹화하여 진술의 임의성 및 신용성을 확보하여 허위자백 유도 등 인권침해 논란을 차단해야 한다.

       2. 피의자 조사 적정화(適正化)를 위한 감독 규칙 제정

    (경찰청)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2012. 7.23. 경찰청훈령 제674호) 제8조에서 ‘① 경찰관은 직무를 수행하는 모든 과정에서 폭행·가혹행위를 포함하여 신체에 대한 부당한 침해 또는 위협을 가하거나 이를 교사 또는 방조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경찰관은 직무수행 중 폭언, 강압적인 어투, 비하시키는 언어 등을 사용하거나 모욕감 또는 수치심을 유발하는 언행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범죄수사규칙(2012. 7.16. 경찰청훈령 제669호) 제56조에서는 ‘① 경찰관은 조사를 할 때에는 고문, 폭행, 협박, 신체구속의 부당한 장기화 그 밖에 진술의 임의성에 관하여 의심받을 만한 방법을 취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경찰관은 조사를 할 때에는 희망하는 진술을 상대자에게 시사하는 등의 방법으로 진술을 유도하거나 진술의 대가로 이익을 제공할 것을 약속하거나 그 밖에 진술의 진실성을 잃게 할 염려가 있는 방법을 취하여서는 아니 된다. ③ 경찰관은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 이외에는 심야에 조사하는 것을 피하여야 한다. ④ 경찰관은 조사를 할 때에는 소속 경찰관서 사무실에서 하여야 하며 부득이한 사유로 그 이외의 장소에서 할 경우에는 소속 경찰관서장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임의성의 확보를 규정하고 피의자 신문과정에서의 강압에 의한 허위자백을 방지하고 있다.

    그런데 ‘무고한 사람은 거짓으로 자백하지 않는다’는 안이한 생각이 일반인은 물론이고 수사실무 종사자들 또한 깊이 깔려 있다고 한다.53) 이처럼 수사과정에서 야기될 수 있는 허위자백의 위험성을 감안한다면 피의자 조사과정 전반을 통제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규정이 필요하다. 즉, 피의자 조사의 감독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 써 피의자 조사의 적정화에 기여할 수 있는 ‘피의자 조사 적정화(適正化)를 위한 감독 규칙’ 제정을 제언하고자 한다. 이 규칙에는 목적, 감독대상 행위, 조사감독관 임명 및 직무수행, 피의자 조사의 감독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

       3. 피의자 진술청취 가이드라인 제정

    수사 실무에서는 피의자를 특정한 이후의 수사에서 흑색수사, 백색 수사라는 말이 있다. 흑색수사란 피의자가 범인이라는 것을 보강하는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며, 백색수사는 피의자가 범인이 아닐지도 모르는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다. 경찰의 피의자 신문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백색수사의 필요성 및 중요성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무고한 피의자도 조사관에 의한 강력한 심리조사기법에 의해 ‘범인을 연기’하는 것이 가능해질 때까지 추궁 받는다. 피의자는 자백하지 않으면 심각한 조사 압력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하며 체험하지 않은 이야기를 만들어 허위자백을 하게 된다. 이러한 허위자백으로의 전환과정을 방지하기 위해 ‘피의자 진술청취 가이드라인’ 제정을 제언하고자 한다. 이 가이드라인은 의식적으로 일정한 절차를 밟음으로써 무고한 피의자로부터 허위자백 진술청취를 방지하는 방법을 규정하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경찰 수사에 대한 엄정한 절차 수행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기 위해 ‘1984년 경찰 및 형사증거법’의 실무규범(Code of Practice)54)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의자 진술청취 가이드라인’ 제정에는 모든 절차과정의 엄정화, 모든 절차과정의 가시화 및 모든 절차과정의 기록 개시의 원칙이 포함되어야 한다. 작성된 가이드라인을 통해 여러 절차를 준수함으로써 그 과정에서 청취된 피의자 진술의 임의성 및 투명성을 보장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더 나아가 우리 경찰의 조사 환경에 맞는 진술청취에 관한 훈련방법의 개발 등 ‘한국형 진술청취 매뉴얼’을 작성하여 진술청취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도록 보장해야 한다.

       4. 허위자백에 대한 전문가 증언의 허용

    전술한 뉴욕 센트럴파크 사건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무고한 피의자가 무죄임을 입증하는 명확한 증거가 나타나도 사건을 조사한 경찰이나 검사는 모종의 범죄이론인 터널시 현상을 겪고, 사건수사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자기합리화의 확증 편향을 나타냈다. 경찰과 검사들은 유죄판결을 받도록 무고한 피의자를 범인으로 몰아가고 증거조차도 무시하였다. 판사들과 배심원들도 동의했다는 자기 암시로 무고한 피의자를 수감시키기 위한 모든 행동을 정당화하였다. 이러한 자기정당화는 무고한 피의자를 수감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누명을 벗고 석방되는 것까지 방해한다고 한다.55)

    앞서 조사의 권력관계 속에서 피의자가 조사관에 의한 틀 짜기(framing) 권리의 행사에 저항하기가 대단히 곤란하기 때문에 허위자백으로 전환한다고 했다. 따라서 권력관계의 약자인 무고한 피의자의 허위자백 및 누명을 방지하기 위해 전문가 증인에 의한 심리학적 감정의 허용이 필요하다. 국민참여재판의 최종안 확정으로 배심원 평결의 사실상의 기속력 부여로 그 비중이 증대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법과 심리학의 연계를 통한 심리학 전문가 증인의 관점을 재판의 사실 인정 시스템에 도입하는 것을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5. 물리적 환경의 개선

    인터뷰 또는 신문의 목적인 정보 및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한 성공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한 심리적 요인은 프라이버시 보호이다. 하지만 조사관들은 이런 사실에 대해 간과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인터뷰나 신문 중 아무리 동일한 심리적 절차가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피의자를 압박하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면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 예를 들어 수갑, 곤봉, 경찰 배지 같은 경찰 장구는 피의자가 볼 수 없도록 하거나 착용해서는 안 된다. 또한 조사관은 안전상의 이유로 무기를 휴대해서는 안 되고, 조사실의 벽면에 범죄 현장 사진, 경찰서 휘장 등 경찰을 연상할 만한 것들을 걸어 두면 안 된다. 조사실 내의 비디오 카메라는 피의자의 시야에서 보이지 않도록 설치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비디오카메라가 피의자의 시야에 있을 경우 진실을 말하고자 하는 의욕을 억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56) 한편, 신체 방향의 차이가 어떻게 상호작용을 일으키는지 연구한 결과, 옆으로 나란히 앉아있는 위치는 협력관계를 나타내고, 120도의 관계(10시와 2시의 위치)에서 대화하는 것이 가장 편안하며, 얼굴과 얼굴을 마주보는 관계에서 대립이 발생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고 한다.57) 즉, 조사실에서 피의자와 조사관의 신뢰를 형성하기 위한 의자 배치는 120도로 할 때 효과적이다. 이러한 조사실의 물리적 환경개선은 피의자 인권보호는 물론이고 조사의 목적을 달성하는 기본적인 수단인 것이다.

       6. 조사 경찰관에 대한 교육 강화

    최근 일선에서 수사 중인 검사 및 검찰 수사관들의 진술조사 능력이 낙제 수준이라고 보고되었다. 전우병 경기대학교 교수가 법무연수원 용역에 따라 작성한 ‘조사역량의 객관적 평가를 위한 기술 및 태도 연구’에 따르면, 2012년도 법무연수원에서 교육을 받은 검사 및 검찰 수사관 26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진술조사 기법의 중요성은 인식하면서도 그 활용은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58) 이런 결과에 대해 경찰도 검찰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조사 경찰관은 피의자가 왜 허위자백에 이르게 되는지 그 원리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경찰수사연수원 등의 교육기관에서 인지면담 기법, 영국의 PEACE 모델, REID 기법, 행동분석, 거짓말 탐지 기법 등 조사와 관련된 다양한 교육을 필수적으로 이수하게 해야 한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아직도 열악한 근무 여건 등 교육 기회가 제한되어 있어 자신의 경험이나 도제식 교육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진범을 자백시키는 조사 압력이 무고한 사람도 자백시키는 것이 된다’는 단순한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조사관이 열의에 찬 나머지 허위자백이 획득되었다는 논리는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조사기법 전반에 걸쳐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모든 경찰관이 일정 수준 이상의 조사기술을 공유하도록 하는 방안을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조사관은 이러한 조사기법을 사전에 일정한 교육훈련을 통해 습득하고 실제 조사에 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찰학교 등 교육기관에서 수사와 허위자백에 대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교과목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7. 새로운 수사기법의 도입 필요성 검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형사사건의 대부분이 자백사건인 현실에서 무고한 피의자가 강한 조사 압력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자백하면 사형이 될 지도 모르는 사태를 스스로 초래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수사실무 종사자가 수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증거는 자백이라고 볼 때, 항상 자백 만능주의의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형사사법체계는 자백하는 피의자에 대해 특별히 정형적으로 형을 감경해주는 등의 절차가 충분히 구비되어 있지 않다. 영상녹화 전면 도입 등으로 인해 조사의 비중이 점점 감소하게 되면 진술 증거의 비중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보과학기술의 발달로 급변하는 사회에 따른 범죄 수법의 고도화에 대응하고 항구적 치안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수사기법의 도입이 필요하다. 또한 객관적 증거에 의해 정확한 입증을 이룰 수 있는 수사기법을 부단히 연구해야 한다. 이는 경찰 수사에 있어서 객관적 증거의 정확한 수집을 가능하게 하는 절차를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범인성의 적정한 판단에 기여하고, 허위자백과 누명을 방지하는 관점에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일본 국가공안위원회 연구회에서는 수사기법의 고도화를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방향성을 검토하고 형사사법절차에 도입을 추진하였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 경찰도 수사권 조정 문제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추진한 것처럼 새로운 수사기법 도입을 검토하는 등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형사사법체계 개선에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46)일정시간이 지나면 자동벨이 울리도록 하여 신문을 중단하고 휴식 또는 종료하여 구체적인 신문시간을 규정하자는 방법이다(이기수, 앞의 책, 286-287쪽).  47)2012. 7.23. 경찰청훈령 제674호로 개정.  48)2012. 7.16. 경찰청훈령 제669호로 개정.  49)김현숙, “수사과정에서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 및 영상녹화물에 대한 검토”: 선진 수사제도 연구 학술 세미나, 경찰청(2010.12.10.), 46쪽.  50)박노섭, “개정형사소송법상 조서재판위험성에 대한 소고”, 경찰학연구, 경찰대학교, 2007, 14-15쪽.  51)이재상, 앞의 책, 236-237쪽.  52)치안정책연구소, 치안전망 2013, 치안정책연구소, 2013, 329쪽.  53)浜田壽美男, 앞의 책, ⅹ쪽.  54)2008년 12월 31일 이후의 최신판은 실무규범 A부터 H까지 규정되어 있는데 그 주요내용은 A: 경찰이 체포과정 없이 사람 및 수송수단을 법령과 관계있고, 또한 경찰력에 의한 봉쇄 및 교전과도 관련이 있다, B: 진술사항 및 인물이 제시한 자료를 획득하고 보유하기 위한 경찰력과 관련이 있다, C: 경찰력에 의하여 비테러 용의자를 구금, 관리 및 신문하는데 필요한 사항들과 관련이 있다, D: 범죄수사와 관련된 신원조사와 범죄기록의 관리 방법을 담고 있다, E: 경찰이 용의자 신문 시 녹취와 관련된 사항을 다룬다, F: 용의자 신문을 화상으로 녹화하는 사항을 취급하고 있고, 경찰이 신문과정을 화상으로 녹화하는 것과 관련된 법 조항은 존재하지 않으나 조사관이 신문 녹화가 필요하다고 여길 경우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담고 있다, G: ‘2005 중요 조직범죄 및 경찰법’ 제110항에 의거하여 개정된 ‘1984 경찰 및 형사증거법’ 제24항에 따른 체포권을 다루고 있다, H: 경찰력에 의하여 테러 용의자를 구금, 관리 및 신문하는데 필요한 사항들을 취급한다(김영수, “목격증인의 범인식별 정확성 제고 방안 연구”, 동국대학교, 2010, 153쪽).  55)Elliot Aronson · Carol Tavris / 박웅희 역, 앞의 책, 194-195쪽.  56)Fred E. Inbau 외, 앞의 책, pp. 51-64.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피의자는 녹음장비가 보일 때보다 보이지 않을 때 약 40%정도 높은 비율로 자백한다고 한다.  57)Rebecca Milne · Ray Bull, 앞의 책, pp. 66-67.  58)인지면담 기법을 실제 수사에 활용할 수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50명(20.24%)에 불과했으며,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다는 사람은 4명(1.6%)에 불과했다. PEACE 기법의 경우 더욱 심각해 수사에 어느 정도라도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은 14명(5.66%), 능숙하게 쓸 수 있다는 사람은 2명(0.8%) 뿐이었다(김재현, “검사·검찰 수사관 진술조사능력 낙제점”, 헤럴드경제, 2013. 1. 8).

    Ⅴ. 결 론

    우리나라와 형사사법절차가 비슷한 일본에서는 퍼스널컴퓨터 원격조작사건을 처리하면서 무고한 피의자에게 범행을 인정하는 허위자백을 강요하고 진술조서까지 작성하게 하였다. 이 사건뿐만 아니라 수년전부터 조사경찰관의 강압 조사에 의한 유사 사례가 되풀이되면서 일본 경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달았다. 이에 경찰청 관리 기능을 갖고 있는 국가공안위원회가 개입하여 연구회를 발족하고 조사의 가시화 및 수사기법의 고도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자 형사사법제도 전체를 포함한 광범위한 주제를 검토하였다. 이는 일본 경찰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조사의 가시화를 통해 허위자백을 방지하는 것과 수사력을 향상시키는 것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연구회의 초점은 조사의 가시화(녹음·녹화)에 대해 도입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내세우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 우선 조사의 가시화가 도입되면 조사 상황을 재생해서 검증하는 등 경찰관의 강압 수사에 의한 허위자백을 억지하는 효과를 기대하였다. 또한 수사력 향상을 위한 수사기법으로는 DNA형 데이터베이스 확충, 통신감청의 확대, 잠입 수사, 사법 거래, 왕관증인제도(王冠證人制度) 등을 검토하였다. 이는 자백 중심의 조사 및 진술조서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형사수사 환경의 획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일본 경찰에서 과거부터 커다란 자부심을 갖고 있는 정밀사법(精密司法)이라고도 불리는 형사사법제도를 전면 검토하게 된 계기는, 무고한 피의자에 의한 허위자백 때문이다.

    전술한 뉴욕 센트럴파크 강간살인 사건에서 살펴보았듯이 비일상(非日常)의 강한 조사 압력 속에서 피의자는 자백하는 불이익(잘못하면 중형)과 부인(否認)을 계속하는 것의 불이익(고통스런 조사에 직면하는 것을 계속) 중에서, 후자를 선택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 버릴 정도로 허위자백에 취약하다. 이에 본고에서는 허위자백의 전환과정과 그 위험성에 관한 이론적 배경을 알아보았고, 아울러 영미 등 선진국보다도 우리나라와 형사사법체계가 비슷한 일본 경찰에 대한 연구회의 조사기법 고도화 방안 검토결과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허위자백을 둘러싼 무고 사건 및 누명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으로 조사 과정의 가시화(녹음·녹화) 전면 실시, 피의자 조사 적정화(適正化)를 위한 감독 규칙 제정, 피의자 진술 가이드라인 제정 및 한국형 진술청취 매뉴얼 작성, 허위자백에 대한 전문가 증언의 허용, 조사실의 물리적 환경 개선, 허위자백에 관한 경찰관의 교육 강화, 새로운 수사 기법의 도입 필요성 검토 등을 제언하였다.

    끝으로, 국민참여재판제도 확대 시행이 결정된 현 시점에서 검·경의 수사 관행에 대한 획기적인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또한 수사권 조정문제 등 검·경 갈등으로 인한 국민 불신감 팽배 및 국론 분열과 이에 수반되는 사회적 비용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결국 수사 구조 개혁의 성패는 국민의 지지와 신뢰에 달려있는 것이다. 따라서 허위자백으로 인한 연이은 무죄 사건으로 외부기관에 의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 경찰을 반면교사로, 우리 경찰도 형사수사 환경에 부합된 조사기법 및 수사력 향상 등 형사사법제도 개선을 선제적으로 검토해 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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