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sthetic and Technical Change of Close-up in 3D Film

3D 영화에서 클로즈업의 미학적, 기술적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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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STRACT

    3D Film is coming to the attention after the success of the <Avatar>. One in the factors that a 3D gust of 1950’s cannot continuously follow, and failed was a Human Factors. James Cameron has overcame ‘Human Factors’ through the experiment of 2 hours 40 minutes, so it is hard to pass by that it is fashion. I cannot but admit 3D Film is a period of transition going to hologram, Characteristic aesthetic study of 3D Film only is certainly necessary. 3D is exchanging the grammar of Film very much. In this study, I will focus to the close-up, among a lot of film aesthetics changed to 3D. First I will look into the process of a technical change in 3D Film and study it about aesthetic changes of close-up in 3D Film. I’ll analyze it as divided to three chapters, Zaxis, Off screen, Duration time. And I try to consider about figures of the past, now and a future close-up through this study.


  • KEYWORD

    3D Film , Close-up , Stereoscopic Window , Cardboard Effect , Off Screen , Z Axis

  • 1. 들어가며

    영화 <아바타>(Avatar)의 성공 이후 3D는 관객들의 호기심과 매체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전략적 정책에 힘입어 주목받고 있다. 1950년대의 3D 돌풍이 계속 이어지지 못하고 실패한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인 시각적 피로감을 제임스 카메론(James Cameron)은 <아바타>에서의 2시간 40분의 실험을 통해 상당히 극복해냈다. 높아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근 할리우드의 많은 블록버스터들이 3D로 찍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나탈리>와 <7광구>가 3D영화의 포문을 열었다. 따라서 현재 3D의 위상을 달아올랐다 사라진 전례들처럼 단순히 한 때의 유행이라고 치부하기는 어려우며 높아진 기술력에 반해 상대적으로 미비한 3D 매체에 대한 담론과 3D 영화의 미학에 대한 연구는 절실하다.

    여타 예술의 장르들보다 영화는 특히나 기술의 발달과 밀접하게 연관을 맺으며 자신의 미학적인 영역을 확장시켜왔다. 유성 영화나 칼라영화의 등장과 같은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명적인 전환 이외에도 16mm 카메라의 등장이나 단초점거리 카메라, 줌, 달리 등과 같은 수많은 기술의 발달이 여러 영화 사조와 작가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영화사를 바꾸어 온 것이 사실이다. 매체 자체에 대한 사유와 탐구는 영화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의 영역에서도 표현과 창작의 중요한 시작점 중 하나일 것이다. 모든 재료 속에는 재료 자체가 가고자 하는 운동성이 내재되어 있다. 매체의 초기 정착 단계에서 기술적인 변화를 도외시한 이론에만 치우친 미학적 접근은 성급한 결론을 낳을 수 있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먼저 3D 영화가 가지고 있는 본래적인 매체의 속성에 주목하고자 한다. 2D 영화와 다른 3D 영화의 기술적인 차원을 분석하고 그러한 기술적 분석을 토대로 거기에서 발생하는 3D영화의 특성들을 고찰한다. 그리고 그러한 고찰을 대표적인 영화 언어 중 하나인 클로즈업(close-up)에 초점을 맞춰 개진하고자 한다.

    3D는 기존 영화의 문법을 많이 바꾸고 있다. 좌우로 움직이던 배우들은 입체감을 더 효과적으로 주기 위해 많은 부분 화면 앞쪽과 뒤쪽으로 움직이며 100년이 넘게 부동의 자리를 지켰던 절대적인 4각의 스크린은 Z축을 움직이며 열려있는 스테레오스코픽 윈도우(stereoscopic window)에게 자리를 내준다. 변화되는 많은 영화 언어들 중에서 기존의 미학과 위상에 대한 도전과 변화를 겪고 있는 영화 언어 중의 하나가 클로즈업이다. 클로즈업은 가장 영화적인 언어 중의 하나이다. 3D라는 매체에 대한 접근과 3D 영화 미학에 대한 고찰에 있어서 현재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고 풍성한 담론을 만들어왔던 대표적인 영화 언어의 변화를 고찰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일 것이다. 본론에서는 먼저 3D라는 매체에서 클로즈업은 기술적으로 어떤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는 지를 살펴보고 달라지는 클로즈업의 미학적 변화에 대해서 고찰하고자 한다.

    2. 본론

       1) Z축

    3D 영상이 2D 영상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 중의 하나는 Z축의 확장이다.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기존의 2D 영상에서는 3차원의 공간을 평면인 2차원의 스크린에 투사한다. 따라서 2D 영상에서의 깊이감은 르네상스 이후 3차원의 세계를 2차원의 평면에 투영하려는 전통적인 원근법에 준한다. 선형원근법이나 대기원근법, 사물의 상대적인 크기와 중첩,콘트라스(contrast)와 진출색, 후퇴색 등 다양한 요소들에 의해서 우리는 깊이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Z축 상의 깊이를 만드는 2D 영상과 달리 입체영상은 Z축을 실제로 확장시킬 수 있다. Z축의 확장은 공간을 돌출 혹은 후퇴시켜 다양한 공간 연출을 시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1) 2차원의 평면 안에 내재된 깊이감을 주는 2D 영상과 달리 관객 쪽으로 Z축이 직접 돌출 혹은 후퇴되는 Z축의 확장은 곧 렌즈의 초점거리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렌즈의 광학적 특성은 2D 영상에서도 영상의 깊이감을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렌즈는 초점거리에 따라 구분되는데 초점거리가 짧은 광각렌즈, 인간의 시야각과 유사하게 화각이 설계된 표준렌즈, 초점거리가 긴 망원렌즈로 구분할 수 있다. 렌즈의 선택은 단순히 화면의 정보를 강조하거나 선택하는 것이 아닌 이미지 안에 내포된 이미지 상의 Z축을 압축하거나 확장시키는 기능을 한다.2) <그림 2>에서 볼 수 있듯이 인간의 눈과 비슷한 화각을 갖고 있는 표준렌즈와 비교해 볼 때 광각렌즈는 Z축이 길어져 공간을 Z축 상으로 확장시키며 망원렌즈는 Z축이 좁아져 공간을 Z축 상으로 압축시킨다. 문제는 2D영상에서 클로즈업을 잡을 때 유용하게 쓰이던 망원렌즈가 3D영상에선 부피감을 압축시키기 때문에 기피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입체감과 부피감이 중요시되는 3D영상에서 클로즈업은 부피감이 납작하게 줄어드는 카드보드 효과(cardboard effect)를 일으킨다. 카드보드 효과는 피사체가 갖고 있는 고유의 부피감(roundness 혹은 volume)이 납작하게 줄어들어 마치 얇은 종이 정도로 얇게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카드보드 효과는 우선 피사체가 근접촬영(close-up)되어 입체감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종종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망원계열의 렌즈를 사용할 때도 빈번하게 효과가 유발된다. 2D 영상작업에서 망원렌즈는 원하는 정보만 프레임에 담음으로써 정보를 적절하게 조직 하는데 효율적으로 사용되지만 입체영상 작업에서의 망원렌즈 사용은 실제로 Z축을 압축시키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4) <그림 3>에서 볼 수 있듯이 광각렌즈를 사용하면 피사체의 입체감과 부피감이 잘 살아나 실제의 모습이 그대로 재현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망원렌즈를 사용하면 카드보드 효과가 나타나 부피감과 입체감이 축소되어 실제의 모습과 다르게 변형되거나 왜곡되어 관객들에게 인지될 수 있다. 기술적으로 광각렌즈로 클로즈업을 잡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 클로즈업을 잡을 때 초점거리가 긴 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통례라면 카드보드 효과나 망원렌즈의 사용이 일으키는 변화들은 지금까지 클로즈업이 가지고 온 효과나 위상에 변화를 수반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3D 입체영상 제작 워크북』의 저자 최양현ㆍ권영재ㆍ조방현ㆍ소현수는 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의도된 카드보드 효과나 그에 따른 클로즈업은 관객의 몰입을 깨고 소외효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영화들에서 관객의 감정을 좀 더 몰입시키기 위해 쓰이는 클로즈업이 반대로 관객이 몰입에서 빠져나오는 효과로 쓰인다거나 클로즈업이 입체감을 깬다는 이유에서 기피될 수 있다는 것은 기존의 영화 문법과 미학에서 상당히 큰 변화이다. 이러한 견해는 일단 3D라는 새로운 매체가 기술적으로 먼저 지금까지의 영화 미학과는 다른 새로운 문법을 요구하고 있으며 기존의 미학과 서로 충돌하고 수정, 보완을 통해 새롭게 변화해가는 것이 필수불가결한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6)

       2) 외화면

    화면 가득 꽉 찬 얼굴의 익스트림 클로즈업(extreme close-up)을 볼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프레임 바깥의 보이지 않는 나머지 얼굴이 있다는 것을 전제하게 되고 우리의 시선 또한 자연스럽게 그러한 외화면(off screen)7)으로 확장된다. 앙드레 바쟁(Andre Bazin)이나 노엘 버치(Noël Burch), 질 들뢰즈(Gilles Deleuze) 등 외화면에 대한 수많은 사유들을 차치하더라도 “이미지가 나타내는 공간영역과 그 이미지로부터 공간영역이 떼어져 나온 전체적 공간을 환기시킬 수 있다는 성찰을 유도한 것이 바로 영화이다.”8)라는 자크 오몽(Jacques Aumont)의 지적처럼 영화에서 외화면이 가지는 위상과 미학, 그리고 그 중요성은 상당히 크다. 이러한 외화면 영역이 3D 영화의 클로즈업에서는 제한을 받는다. 3D에선 스테레오스코픽 윈도우 위반(stereoscopic window violation)이란 것이 존재한다. 스테레오스코픽 윈도우 위반은 물체와 스테레오스코픽 윈도우의 상대적인 위치가 잘못 놓이게 되면 발생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왼쪽과 오른쪽 영상이 융합되지 않는다.9) <그림 4>에서 볼 수 있듯이 스크린의 가장자리에 인물이 위치하게 되면 왼쪽 눈으로는 코를 볼 수 있지만 오른쪽 눈으로는 코를 볼 수가 없다. 따라서 우리의 뇌는 시야 투쟁을 해야 되고 결국 가려져 있는 차폐 정보(occlusioncue)가 시차(parallax)10)보다 강하기 때문에 뇌에서는 <그림 4>에서 보이는 인물을 프레임 앞쪽에 튀어 나와 있는 것으로 결정하지 않고 스크린 쪽으로 밀게 된다.11) 인물이 화면 중앙에 위치하여 뒤쪽에서 앞쪽으로 튀어나온다면 관객은 자연스럽게 인지하겠지만 프레임 가장자리에서 튀어나오려고 한다면 프레임에 막혀 모습이 어느 정도 가려진 채 튀어나오기 때문에 인지적 모순을 초래하는 것이다.12) 스테레오스코픽 윈도우 위반은 클로즈업이 과대하거나 중간정도일 때 가장 많이 발생한다. 2D 영상에서는 연기자의 머리 위쪽 부분이 잘리는 현상이 종종 발생하며 일반적인 일이지만 3D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촬영자는 연기자가 스크린 앞으로 도출되기를 원하고 있지만 스테레오스코픽 윈도우 위반은 연기자를 스크린 뒤쪽으로 투사시켜 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상 머리 위쪽의 공간을 비워두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13) <그림 5>에서 볼 수 있듯이 앞서 예로 든 화면에 얼굴이 꽉 찬 익스트림 클로즈업은 3D에선 허락되지 않는다.

    언급한 바와 같이 스크린 앞의 물체가 프레임에 걸쳐 있으면 스테레오스코픽 윈도우 위반이 일어나며 “3D에선 어떤 것이든지 스크린의 옆면과 상단부분에 닿는 것은 잠재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14) 멘디부루는 3D를 제작할 때 고려해야 할 중요한 시각적 제한을 분류해 놓았다. <그림 6>에서 볼 수 있듯이 4개의 프레임을 벗어나는 극단적인 클로즈업은 스크린의 뒤쪽으로 배치되어야 하며, 스크린 뒤쪽 아주 멀리 위치한 피사체와 앞 쪽에 있는 피사체를 동시에 볼 수 없다. 그리고 스크린 멀리 뒤에 있는 장면으로부터 극장 안의 공간 중간 정도에 있는 장면으로의 점프 컷(jump cut)은 할 수 없다.15)

    스테레오스코픽 윈도우 위반을 피하는 방법은 물론 있다. 멘디부루는 먼저 속도와 위치에 대해 언급한다.

    하지만 이것은 움직이는 속도와 위치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특히나 지속시간이 길거나 과다한 클로즈업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멘디부루가 제안한 플로팅 스테레오스코픽 윈도우(floating stereoscopic window)도 <그림 7>에서 볼 수 있듯이 약간의 스테레오스코픽 윈도우 위반에 대해서는 플로팅 스테레오스코픽 윈도우가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공하지만 과도한 스테레오스코픽 윈도우 위반에 대해서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17)

    이처럼 영화촬영 문법에 있어서 3D에는 여러 제한이 존재한다. 외화면은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화면영역이 존재할 수 있게 화면영역을 떠받치고 있는 영역이다. 클로즈업도 당연히 외화면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3D에선 언급한 바와 같이 피사체가 스크린의 옆면과 상단부분에 닿는 것이 여러 문제점을 유발한다. 시각적 피로를 유발하기 때문에 프레임의 가장자리에 걸리는 것을 피해야 한다면 그것은 피사체를 프레임 안에 안정되게 찍어야 된다는 것이다. 안정되게 위치한 인물이나 사물이 튀어나와야 되는 것이다. 클로즈업에 있어서 이러한 외화면의 제한은 얼핏 보면 미미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클로즈업이 성취해왔던 미학적 측면을 고려한다면 그것은 상당히 큰 변화이다.

    뤼미에르(Lumiere) 형제의 영화를 비롯한 초기 영화들을 보면 지극히 풀 쇼트(full shot)와 롱 쇼트(long shot)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미디엄 쇼트(medium shot)나 클로즈업과 같이 신체의 일부를 절단하는 것은 당시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자크 오몽은 가독성(可讀性)과 가시성(可視性)으로 부연한다.

    하지만 초기영화에서 무성영화로 넘어오면서 상황은 바뀌게 된다. 예술로서 영화를 추구하던 일군의 무성 영화인들은 얼굴을 ‘읽는 대상’이 아닌 ‘보는 대상’으로 간주하면서 얼굴에 대한 해석을 거부했다.19) 즉 그들은 가독적 얼굴이 아닌 가시적 얼굴로 바라보았다. 어떻게 보면 인간이 본다는 것은 결국 생리적으로 보는 것과 마음으로 보는 것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인간이 보는 대상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것도 있다. 본다는 것은 안다는 것이고 보이지 않는 것도 우리 앎의 대상이 된다. 있는데 보이지 않으면 인간은 불안함을 느낀다. 예를 들어 현미경이나 망원경으로 대상을 보는 행위도 거시적으로 클로즈업의 범주로 가정한다면 클로즈업은 존재하지만 볼 수 없었던 세계를 전제한다. 영화 미학적으로 영화에서의 클로즈업이 성취해왔고 그리고 전제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분명히 있지만 인간이 잘, 못 보고 있는 것을 그 전제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가독적으로 본다는 것은 있다는 것을 우리가 먼저 알고 그것을 자세히 보는 것이다. 결국 그것은 의미나 개념을 본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시적으로 본다는 것은 새로운 대상, 새로운 영역을 보는 것이다. “가시적 세계는 일종의 ‘의미 너머의 세계’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우리의 시선 바깥에 존재하는 세계와 그것의 현실성을 보여주는 것, 그것은 시각적인 것을 어떤 다른 관계 속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이미지예술의 역사에서 이 시기에 주장된 해독하지 않고 바라만 보는 행위는 의미작용의 부재로 향하는 퇴행이 아니라 오히려 사물의 중심부를 향해 나아가는 일종의 전진이었다.”20) 벨라 발라즈(Bela Balazs)는 『가시적 인간』(Der Sichtbare Mensch)에서 이렇게 말한다.

    벨라 발라즈도 지적하듯이 가독성에서 가시성으로의 전환은 영화의 클로즈업이 성취한 영화 미학 중 하나다. 벨라 발라즈가 언급한 상(相, physionomie)22)의 개념이나 장 엡스탱(Jean Epstein)을 비롯한 프랑스 인상주의가 시도한 포토제니(photogenie)23) 역시 대상 너머의 본질이나 영혼, 즉 대상 너머의 보이지 않는 것, 혹은 우리가 잘 보지 못하는 것을 클로즈업을 통해 보게 하려는 시도이다.

    3D에서 외화면의 제한은 익스트림 클로즈업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망원렌즈의 제한이나 카드보드 효과로 인해 클로즈업 자체가 제한을 받고 클로즈업으로 찍는다고 하더라도 프레임 안에 여유 있게 찍어야 한다. 예를 들어 화면 가득 거친 손등이나 사람의 피부만 잡는 익스트림 클로즈업은 불가능하다. 거친 손등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정서나 피부가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는 또 다른 지각 역시 3D클로즈업에선 제한을 받는다. 프레임에 걸리지 않고 여유 있게 찍어야 된다는 것은 클로즈업이 행위를 동반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 지시하는 것은 가시성이라기보다는 의미를 수반하는 가독성이다. 들뢰즈 예술론의 특징 중 하나는 유기성의 원리를 깨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인간이란 유기체는 살아가기 위해서 환경을 지배하고 재조직한다.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모든 것들은 인간이라는 유기적인 원리에 따른다. 하지만 들뢰즈가 보는 예술은 다르다.

    인간의 부재는 곧 유기성의 해체를 지시한다. 인간의 지각과 정감 그리고 행위는 철저하게 연결되어 있어 따로 떼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카메라가 들어가면 그러한 묶여져 있던 끈들이 풀어진다. 유기적이고 인간 중심의 주관적 지각보다 카메라의 지각은 훨씬 더 객관적이고 유동적이며 인간 중심의 지각을 탈중심화한다. 예를 들어 영화는 클로즈업만으로 한 영화의 많은 부분을 구성할 수 있다. 들뢰즈는 그런 탈중심화를 카메라가 가진 원초적인 장점으로 보았다. 비유기적이고 비인간적인 것을 줄기차게 언급하던 들뢰즈가 영화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베르그송(Henri Bergson)에게 있어서 모든 지각은 행위를 위한 것이다. 『시네마 Ⅰ. Ⅱ』(Cinema Ⅰ.Ⅱ)의 장대한 두 권을 아우르는 들뢰즈의 화두 중 하나는 그러한 감각-운동 도식을 깨는 것이다. 인간의 자연적 지각은 인간의 필요와 실용적인 목적에 따라 대상을 재단하고 분할해서 그 중에서 몇 가지 것들을 선택하고 나머지는 버린다. 그리고 이러한 자연적인 지각으로 일부만을 선택해서 받아들인 부분을 나의 뇌로 전달해서 판단하고 행위로 명령한다. 감각-운동 도식은 이렇게 필요나 유용성에 따라 받아들여서 행위로 가게 되는 관계를 지시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들뢰즈는 인간의 주관적인 지각보다 카메라의 영화적 지각이 더 범위가 넓으며 덜 주관적이라고 본다. 그리고 지각-이미지와 정감-이미지, 행위-이미지로 나누고 클로즈업에서 정감-이미지25)를 본다. 정감-이미지 는 지각은 했지만 행위로 바로 연장시킬 수 없는 상태이며 연결이 안될 때의 그 간격을 채우거나 메우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 간격을 점유하고 있는 상태이다.

    정감-이미지는 행위로 가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구체적인 기쁨과 고통 등의 감정 덩어리로 분화되기 이전의 상태이며 여러 가지 감정이 발아 상태에서 섞여져 어떤 의미인지 설명되지 않는 상태이다. 그것은 주관화되어 버린 정서작용이 아니다. 그것은 내 마음이 움직인 정서작용이 아니라 나의 체험 상태와 관련이 될 수 없는 그 이전의 상태이다. 그것은 간격이며 비결정성의 영역이 묶여 있는 상태이다. 뇌를 통해 운동으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고통과 기쁨 등의 감정이 생겨나고 머무르는, 한 부분이 몸의 일부분에 남아 점유하고 있는 상태이며 지각의 대상과 주체의 거리가 제로인 상태이다. 묶여져 있던 지각과 정감과 행위는 카메라가 들어가면서 풀어지며 정감-이미지는 만들어진다. 하지만 모든 클로즈업이 다 정감-이미지는 아니다. 정감이 행위와 결합되는 순간 행위 이미지로 전락한다. 많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지각과 정감과 행위는 아주 강력하게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행위-이미지로 연결된다. 행위를 동반해야 하는 3D 영화에서의 클로즈업은 이런 측면에서 또한 미학적으로 제한을 받는다.

    “영화에 대한 모든 이론적인 논쟁들은 다음 질문들로 요약할 수 있다. 어디에서 자르기를 해야 하는가? 어떤 쁠랑(plan)들 사이에서? 신체의 어느 부위에서, 무대 배경의, 그리고 필름의 어떤 부분들 사이에서?... 영화는 영화 화면영역의 자르기로부터 시작한다.”27) 파스칼 보니체(Pascal Bonizer)가 지적하듯이 결국 영화는 자르기에서 시작한다. 잘려진 클로즈업은 단절인가? 아니면 확대인가? 영화사를 통틀어 감독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클로즈업에 대해 고민했고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으며 그리고 작품들을 통해 그것을 보여줬다. 에이젠슈테인(Sergei Eisenstein)과 베르토프(Dziga Vertov)는 분할 그 자체에 역점을 두며 차별성과 강렬함을 필요로 했고 클로즈업을 원했다.28) 에이젠슈테인에게 클로즈업은 영화의 담론을 분절시키는 것이다. 클로즈업은 결코 독자적으로 나타나지 않으며 벨라 발라즈가 원했던 정지의 순간이나 예외적 순간과 달리 그 자신만을 위해 만들어지거나 응시되지도 않는다. 그에게 클로즈업은 어떤 논리적 관계나 결합 관계 안에 삽입되는 것이다.29) 장 엡스탱은 증폭 작업을 클로즈업의 본질적인 것으로, 그리고 영화 기계의 동력 자체로 간주한다. 영화는 확대하고 증폭하는 하나의 기계다. 그것은 마치 사유가 확대하고 증폭하는 것과 같다.30) 그리고 파스칼 보니체는 클로즈업으로 인한 공간의 불연속성과 이질성을 본다. 클로즈업의 효과에 대한 수많은 담론들을 다 열거할 순 없지만 클로즈업이 분절이든, 단절이든, 확대나 증폭이든 중요한 것은 3D 영화에서의 클로즈업이 이러한 것들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인 자르기에 제한을 받는다는 것이다. 렌즈의 제한, 자르기의 제한, 그리고 다음 챕터에서 제시할 지속 시간의 제한 등 많은 제한들에서 자유롭지 못한 3D 영화에서의 클로즈업이 지금까지 수많은 사유와 담론들이 만들어낸, 그리고 클로즈업이 이룩한 미학적 성과들을 3D라는 매체를 통해 이어나갈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3) 지속시간

    3D영화는 쇼트의 지속시간에 있어서도 제한을 받는다. 쇼트의 지속 시간은 공간을 입체감을 통해 인지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다시 말해, 촬영된 공간을 우리가 입체적으로 보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의 인지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쇼트의 지속시간이 너무 짧으면 우리는 그 쇼트 안에 묘사된 공간에서 입체감을 느끼기가 어렵다.31) 클로즈업이 영화 미학적으로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쇼트의 지속시간과도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쇼트의 지속시간은 곧 편집과 직결된다. 프랑스 인상주의의 대표 감독 중 하나인 아벨 강스(Abel Gance)는 1922년작 <철로>(La Roue)서 빠른 편집을 실험한다. 그는 이 작품에서 11개, 14개, 14개, 7개, 6개, 5개, 6개 등 짧은 프레임으로 영상의 리듬을 만들어낸다. 영사 속도가 당시 초당 20프레임이었음을 고려할 때 각각의 쇼트는 1초보다 짧으며 가장 짧은 쇼트는 화면에 오직 1/4초 정도밖에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또한 영화의 후반부에서 영화사 최초로 단 하나의 프레임을 사용한다.32) 1923년에 발표된 또 다른 인상주의 감독인 장 엡스탱의 <성실한 마음>(Coeur Fidele)에서도 이런 운율적 몽타주는 사용된다. <철로>와 <성실한 마음>이 상영된 이후 급속한 운율적 편집은 인상주의 영화제작의 고정된 기법이 된다.33) 이런 짧은 프레임들은 눈에 담기엔 너무나 순간적이다. 가독적이라기보다 가시적인 이러한 이미지들이 만들어 내는 것은 어떤 의미라기보다는 리듬 그 자체이다. 영화의 몽타주는 에이젠슈테인을 비롯한 러시아 몽타주의 흐름을 거치면서 영화 미학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다.

    언급한 짧은 프레임을 구성하는 것은 대다수가 클로즈업들이다. 그러한 이유에는 순식간에 지나가는 짧은 프레임 속에서 관객들이 쉽게 인지하기 위해서는 이미지의 크기가 큰 클로즈업이 시각적으로도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고 구체적인 행위가 중심이 되는 풀 쇼트보다 클로즈업이 감정이나 정서를 쉽게 포착할 수 있는 까닭도 있겠지만 그 중심에는 움직이는 영상과 정지되어 있는 이미지 사이에서 클로즈업만이 가지고 있는 특질이 있다. 자크 오몽이 지적하듯이 초기 영화는 단순히 움직임의 연속체였다.

    아벨 강스가 보여준 실험에서 순식간에 지나가는 짧은 클로즈업들은 움직이는 동영상이라기보다 정지해 있는 이미지처럼 우리에게 다가온다. 움직임이 그 자체로 의미를 만들어냈던 초기 영화에서 벗어나 이제 클로즈업은 의미를 읽어내는 가독적 이미지가 아니라 가시적 이미지로 작용한다. 극대화된 익스트림 클로즈업에서 우리는 움직이는 영상의 느낌보다는 이미지의 느낌과 정서를 많이 받는다. 이처럼 클로즈업은 움직이는 영상과 정지되어 있는 이미지, 동(動)과 정(靜) 사이에서 그만의 독특한 특질을 갖는다.

    3D에서 지속시간이 짧은 쇼트는 입체감을 느낄만한 시간을 주지 않기 때문에 지양된다. 입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피사체가 움직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정지된 이미지보다 움직임을 더 선호할 수밖에 없는 3D는 움직임 자체가 의미를 생산했던 초기 영화로 돌아가는 듯 한 인상을 준다. 지속시간 이외에도 3D 편집에서 클로즈업은 여러 제한을 받는다. 2D와 다른 3D 편집의 핵심은 깊이감이다. 예를 들어 “스크린의 뒤쪽에 있는 이미지와 영화관 안의 클로즈업 이미지를 갖는 넓은 대역의 장면은 깊이 편집이 부자연스러워질 수 있는 좋은 예 이다.”35) 언급한 프랑스 인상주의 감독들의 실험이나 몽타주로 나름의 확고한 영화적 미학을 완성했던 에이젠슈테인의 무수한 실험들은 3D에서 상당한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4각의 프레임을 넘어가는 꽉찬 익스트림 클로즈업이 허용되지 않고 프레임 안에 여유 있는 크기로 행위와 같이 보여줘야 되며 그 행위를 우리가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일정한 시간 이상 안정되게 지속시켜야 하는 3D의 클로즈업은 그 동안 클로즈업이 이룩해온 영화 미학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여주며 역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그만큼 클로즈업의 위상도 변화의 과정을 겪을 수밖에 없다.

    1)최양현 외, 『3D 입체영상제작 워크북』, 한국콘텐츠진흥원, 2010, 56쪽.  2)위의 책, 62쪽.  3)위의 책, 64쪽.  4)위의 책, 78쪽.  5)위의 책, 79쪽.  6)이러한 카드보드 효과를 극복하기 위해 『3D 입체영화 제작기술』의 저자인 버나드 멘디부루(Bernard Mendiburu)는 멀티리그(Multiple Rigs)기법을 소개하고 있다. 멀티리그 기법은 “카메라의 간격을 넓게 하여 배경과 분리한 후 렌더링(Rendering)하고, 그 영상을 배경과 합성하는 것이다.” 버나드 멘디부루, 이승현 역, 『3D 입체영화 제작기술』, 진샘미디어, 2010. 157쪽 참조. 본 논문은 3D 실사 촬영을 전제로 한다. CG(Computer Graphic)나 합성 등 후반 작업에서 일어나는 여러 기술적인 사항들은 논의에서 제외한다. 그리고 카드보드 효과를 어떻게 극복하는 지에 대한 기술적인 방법은 이 논문의 주된 관심사가 아님으로 연구의 대상에서 제외한다.  7)3D 영화에서 외화면은 존재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심은진은 3D에선 “외화면이 사라진다.”고 언급한다. 심은진, 「3D 영화에서 프레임과 외화면의 개념」, 『문학과 영상』 제 12권 4호, 2011, 1046쪽. 이 부분에 대해선 아직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기에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 본 논문에선 2D 영화에서 얘기하는 일반적인 외화면의 의미로 사용했다. 특히 관객의 입장보다는 촬영자의 입장에 좀 더 중심을 맞춰 사용되었다.  8)자크 오몽, 오정민 역, 『이마주』, 동문선, 2006, 306쪽.  9)버나드 멘디부루, 이승현 역, 『3D 입체영화 제작기술』, 진샘미디어, 2010, 119쪽.  10)시차(時差)란 오른쪽과 왼쪽 두 눈 사이의 간격인 안간(眼間)을 통해 형성된 이미지의 차이를 일컫는다. 최양현 외, 앞의 책, 13쪽.  11)버나드 멘디부루, 앞의 책, 97쪽.  12)최양현 외, 앞의 책, 76쪽.  13)버나드 멘디부루, 앞의 책, 119쪽.  14)위의 책, 119쪽.  15)위의 책, 115쪽.  16)위의 책, 97쪽.  17)위의 책, 120쪽.  18)자크 오몽, 김호영 역, 『영화 속의 얼굴』, 마음산책, 2006, 121-122쪽.  19)위의 책, 132쪽.  20)위의 책, 133쪽.  21)벨라 발라즈, 이형식 역, 「가시적 인간」, 『영화의 이론』, 동문선, 2003, 43쪽.  22)상(相)이란 자크 오몽의 말을 빌리면 “보여지는 대상의 질이자 가치이다.... 마치 얼굴의 특질이 그 선들의 윤곽을 통해 지각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각 대상의 특질이 지각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相은 무엇보다 정신에 해당한다.” 자크 오몽, 앞의 책, 142-143쪽.  23)상(相)과 마찬가지로 자크 오몽의 말로 설명을 대신한다. ‘사진술의 초기,포토제니란 단지 명료하고 대조적인 이미지를 나타낼 수 있는 오브제들의 능력이었다. 하지만 영화의 시대에 이르러 사진의 포토제니 개념은 바뀐다. 첫째 현실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있는 그대로의 사실들에 진실성을 첨가하는 사진의 설명할 수 없는 능력이고 둘째, 촬영이 끝난 후 새로운 매력을 획득하는 오브제들의 놀라운 속성이다. 마지막으로 사진의 복제로 탄생한 이미지에 정신적 이미지의 고유한 감정적 힘들을 정착시키는 특질이다.’ 위의 책, 149-150쪽.  24)질 들뢰즈ㆍ펠릭스 가타리, 이정임ㆍ윤정임 역, 『철학이란 무엇인가』, 현대미학사, 1995, 233-234쪽.  25)정감-이미지는 Image-Affection을 번역한 것이다. 앞서 인용한 『철학이란 무엇인가』에서 역자는 Affect를 정서로, 『시네마Ⅰ 운동-이미지』의 역자는 Image-Affection을 감화-이미지로 번역했으나 필자는 이후 Image-Affection을 정감-이미지로 통일해서 사용한다. 들뢰즈는 affection을 인간적이고 주관적인 것으로 그리고 affect를 비유기적이고 비인간적인 것으로 보았다. 여기서 Image-Affection은 affection이 아니라 affect의 개념이다.  26)질 들뢰즈, 유진상 역, 『시네마Ⅰ 운동-이미지』, 시각과 언어, 2002, 196-197쪽.  27)파스칼 보니체, 김건ㆍ홍영주 역, 『비가시 영역: 영화적 리얼리즘에 관하여』, 정주, 2001, 24쪽  28)위의 책, 28쪽.  29)자크 오몽, 앞의 책, 167쪽.  30)위의 책, 156쪽.  31)최양현 외, 앞의 책, 64쪽.  32)데이비드 보드웰ㆍ크리스틴 톰슨, 주진숙ㆍ이용관ㆍ변재란 외 역, 『세계영화사: 영화의 발명에서 무성영화 시대까지 1880s∼1929』, 시각과 언어, 2000, 166쪽.  33)위의 책, 168쪽.  34)자크 오몽, 앞의 책, 120-123  35)버나드 멘디부루, 앞의 책, 184쪽.

    3. 나가며

    클로즈업은 3D라는 매체를 만나 새로운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다. 언급한 바와 같이 3D에서 클로즈업은 렌즈의 선택에 있어서 제한을 받으며 화면영역의 자르기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며 지속 시간에서도 제한을 받는다. 이러한 제한의 가장 큰 요인은 3D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깊이감과 입체감을 클로즈업에서는 제대로 살려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화면을 플랫(flat)하게 만들고 깊이감을 없애는 클로즈업이 3D라는 매체와 충돌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러한 한계를 3D 애니메이션이나 <아바타>와 같은 영화들은 CG 합성으로 봉합하고 넘어갔지만 3D라는 매체가 자리 잡아 나가기 위해서는 언제까지나 CG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일이다. 3D 다큐멘터리나 실사 촬영에서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36) 하지만 영화에 반드시 정해진 문법이란 없듯이 언급한 제한들이 반드시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최양현ㆍ권영재ㆍ조방현ㆍ소현수의 의견대로 어떤 감독이 카드보드 효과를 관객들이 몰입에서 빠져나오는 소외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사용했다면 그것 또한 새로운 클로즈업의 미학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언급한 제한들은 매체 발달의 초기 정착 단계에서의 원론들일 뿐이다. 3D는 이제 걸음마를 하고 있고 빠르게 변화해 나가고 있다. 그리고 원론을 깨는 다양한 시도들이 있어야 그 매체를 더욱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변화해가는 과정 속에서 그러한 미학적 흐름을 짚어나가는 것이다. 언급한 제한들을 무시하고 3D 영화를 찍을 수 있겠지만, 그리고 기술의 발달이 그러한 제한들을 상쇄시켜 나갈 수 있겠지만 3D라는 매체가 현재의 정착기에서 가장 우선시하는 것 중의 하나가 시각적 피로도이고 언급한 제한들이 시각적 피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면 그것들이 촬영 시에 지양되어야 될 요소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고찰해야 된다. 그리고 그러한 고찰을 통해 미학적으로 어떤 변화가 수반되었으며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 예측해 볼 수 있는 것이다.

    파스칼 보니체는 “유성영화 출현 이후 모든 영화사는 내러티브 환유에 따라서 클로즈업과 몽타주의 영향력의 체계적인 축소의 역사”37)라고 언급한다. 앞서 본론에서 언급한 클로즈업의 미학들은 현대에 있어 그 미학적 의미들이 많이 상쇄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니다. 파스칼 보니체의 말을 빌리면 그는 또 이렇게 말한다.

    클로즈업은 여전히 영화에서 관심의 대상이며 변함없이 살아서 생동하는 대표적인 영화 언어 중의 하나이다. 클로즈업은 영화가 탄생하기 이전부터 이미 존재했다. 예를 들어 초상화가 그러하며 망원경이나 현미경으로 보는 대상이 그러하다. 카메라라는 기계가, 영화라는 매체가 들어와서 좀 더 현실화시켰을 뿐이다.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클로즈업도 이제 개념이 되었다. 원래 클로즈업은 영화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홀로그램의 시대가 되면 클로즈업은 어떤 미학을 갖는가? 3D의 클로즈업은 바로 그러한 전초를 보여준다. 홀로그램의 가장 큰 변화는 스크린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모니터를 통해 보지 않는다. 2D에서 3D로의 가장 큰 변화 중의 하나가 4각의 스크린에서 윈도우의 개념으로 변화한 것이라면 홀로그램이 되면 아예 그 창의 개념조차 없어진다. 3D 영상은 2D 모니터에서는 확인할 수 없다. 근대 이후의 시각문화를 묘한 방식으로 비트는 3D의 특징 중 하나는 그것이 시각을 넘어서 뇌에서 합성되어 느끼는 이미지라는 것이다. 홀로그램이 되면 클로즈업은 존재하는가? 존재한다면 어떤 미학을 갖는가? 깊이감을 주지 못해서 설 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는 클로즈업의 위상이나 다시 초기 영화로 돌아가는 듯한 3D 영화에서의 문법은 그 전초를 여실하게 보여준다.

    영화와 텔레비전과 같은 영상 매체의 등장은 우리의 관람이나 감상 문화를 획일적으로 만들었다. 영상으로 보는 것은 나와 대상과의 거리가 항상 획일적으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미술관에 가서 조각품을 감상하는 것은 다르다. 거리를 바꾸면서 거리에 따라, 볼 때마다 다른 조각품을 감상할 수 있다. 홀로그램이 되면 클로즈업이 존재하지 않을지, 아니면 어떤 방식으로 존재할지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획일적으로 주어진 거리에 따라 보는 관람 방식이 바뀔 수는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영화가 활발하게 발달시킨 클로즈업도 홀로그램이 되면 그 위상의 변화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100년이 넘는 영화의 역사에서 클로즈업은 영화사와 함께 동고동락하며 대표적인 영화 언어 중 하나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리고 지금 클로즈업은 큰 변화의 물결 속으로 뛰어들었다. 3D 영화에서의 클로즈업에 대한 고찰을 통해 우리는 영화라는 매체가 변화해나가는 그 큰 흐름을 읽을 수 있다.

    36)본론에서 언급한 제한들은 모두 3D 실사 촬영을 전제로 한 것이다.  37)파스칼 보니체, 앞의 책, 31쪽.  38)위의 책, 28쪽.

  • 1. 보드웰 데이비드, 톰슨 크리스틴, 주 진숙, 이 용관, 변 재란 2000
  • 2. 멘디부루 버나드, 이 승현 2010
  • 3. 발라즈 벨라, 이 형식 2003
  • 4. 오몽 자크, 김 호영 2006
  • 5. 오몽 자크, 오 정민 2006
  • 6. 들뢰즈 질, 유 진상 2002
  • 7. 들뢰즈 질, 가타리 펠릭스, 이 정임, 윤 정임 1995
  • 8. 최 양현, 권 영재, 조 방현, 소 현수 2010
  • 9. 보니체 파스칼, 김 건, 홍 영주 2001
  • 10. 심 은진 2011 [『문학과 영상』] Vol.12
  • [<그림 1>] Z축의 확장
    Z축의 확장
  • [<그림 2>] 같은 거리에서 동일한 피사체를 광각렌즈와 표준렌즈, 망원렌즈로 촬영한 사례
    같은 거리에서 동일한 피사체를 광각렌즈와 표준렌즈, 망원렌즈로 촬영한 사례
  • [<그림 3>] 카드보드 효과
    카드보드 효과
  • [<그림 4>] 스테레오스코픽 윈도우 위반
    스테레오스코픽 윈도우 위반
  • [<그림 5>] 익스트림 클로즈업의 제한
    익스트림 클로즈업의 제한
  • [<그림 6>] 세 가지의 시각적 제한
    세 가지의 시각적 제한
  • [<그림 7>] 플로팅 스테레오스코픽 윈도우
    플로팅 스테레오스코픽 윈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