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study examined the effects of acceptance-commitment group therapy on high speech anxiety for college students. Using Cognitive Defusion, the key process of 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 the therapy was intended to encourage students not to avoid their unwanted behavior by reducing the influence of dysfunctional cognition. Total of 38 students (19 students in treatment and control groups, respectively) were participated in this study. Results of this study showed that the speech anxiety and speech avoidance behavior was more reduced for the treatment group than the control group and self-efficacy on speech was more improved for the treatment group than the control group. However, there were no significant differences in the frequency of speech anxiety thoughts and the confidence of speech anxiety thoughts between treatment and control groups. Findings in this study provide implications for availability of acceptance-commitment group therapy for college students' speech anxiety.
발표불안 감소 집단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할 집단원을 모집하기 위하여 M시 소재의 한 대학에서 5개 교양과목을 수강하는 대학생 437명을 대상으로 한국판 발표불안척도(Speech Anxiety Scale)를 실시하였다. 설문조사는 2012년 3월 6일부터 9일까지 실시되었다. 한국판발표불안척도의 평균점수는 83.78점으로 나타났으며, 평균점수 보다 1 표준편차(19.26) 높은 103점 이상을 받은 학생을 일차로 선정하였다. 선정된 73명의 학생에게 개별적으로 전화를 걸어 참여의사를 묻거나 발표불안 감소 집단치료 프로그램을 홍보하였다.
참여에 동의한 학생은 17명이었는데 중도탈락자를 감안하여 기준점수를 100점으로 낮추어서 이차 선정한 결과 13명의 학생이 추가로 선정되어 총 86명의 학생이 최종 선정되었다. 이들 중 21명이 참여에 동의하였으며, 집단참여는 거절하였으나 연구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25명의 학생들은 통제집단에 할당되었다. 그러나 집단에 참여한 2명은 개인 사정으로 3회 미만 집단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였기에 본 연구에서 제외되었으며 통제집단의 6명도 사후검사에 응하지 않음으로 최종 38명(치료집단 19명, 통제집단 19명)의 학생이 본 연구에 참여하였다.
본 연구 대상의 인구학적 특징은 표 1과 같다. 치료집단의 경우 성별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χ² =.95,
연구대상의 인구학적 특징
집단치료 프로그램은 매주 1회 90분씩 8주간 이루어졌다. 집단에 참여한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1회기 시작 전에 한국판 발표불안 사고검사, 발표 자기효능감 척도, 회피척도 설문조사가 실시되었고, 8회기 프로그램이 종결된 후 한국판 발표불안 척도와 사전검사 척도들을 포함한 설문조사가 실시되었다. 한국판 발표불안 척도의 사전점수는 피험자 모집을 위한 조사 결과를 사용하였다. 통제집단을 대상으로는 사전, 사후 치료집단과 비슷한 시기에 각자 상담실에 방문하게 하여 동일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본 연구의 집단치료 프로그램은 발표불안의 불편한 정서나 역기능적 사고에 대한 치료적 개입으로 수용전념치료의 핵심적인 치료기법들 중 인지적 탈융합(Cognitive Defusion) 기법을 주로 사용하였다. 또한 지금 이 순간과 접촉하는 것은 개념화된 자기에 대한 집착을 포함한 대부분의 융합을 약화시키므로(Luoma, Hayes, & Walser, 2012), 현재 순간을 알아차리고 현재에 머무르는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호흡 관찰하기, 몸 느낌 알아차리기 등의 활동을 매 회기 시작에 포함하였다. 이는 수용전념치료에서는 핵심적인 치료적 요소가 독립적, 선형적으로 작용하기보다 순환적으로 상호작용함을 고려한 것이다. 아울러 프로그램의 회기구성에 심리적 장애물에 휩쓸리거나 회피하지 않고 원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가치와 전념행동을 촉진하기 위한 연습을 포함하였다.
즉, 본 연구 프로그램은 ACT 치료기법의 전 요소를 고려하되, 특별히 인지적 탈융합기법을 강조하여 구성되었다. 본 연구자의 임상 경험으로 볼 때 수용전념치료의 여섯 가지 치료기법들을 참가자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적용해 보기에는 8회기가 역부족이라는 전문가적 판단에 따라 제한된 회기를 효율적으로 구성하는데 있어 인지적 탈융합 기법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회기를 할애하였다. 이는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발표불안이 역기능적 인지와 상관이 높기 때문에 역기능적 인지의 영향력을 감소시키는 치료적 개입에 더 비중을 두고자 한 것이다. 인지적 탈융합의 구체적인 기법들로는 경험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기술하기, 생각을 대상화․객체화하기, 경험에 이름 붙이기, 평가(evaluation)와 기술(description) 구별하기, 생각을 다양하게 소리내기 등이 포함되었고, 심리적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가치를 잃지 않고 전념행동을 실천하도록 하기 위해 ‘생각을 하면서 다르게 행동하기’, ‘그러나’로 된 문장을 ‘그리고’로 연결하기 등을 포함하였다(문현미, 2005b). 구체적인 프로그램 내용은 표 2와 같다.
수용전념 집단치료 프로그램 내용
한국판 발표불안 척도(SAS: Speech Anxiety Scale)
한국판 발표불안 척도(SAS)는 Paul(1996)이 개발한 PRCS(Personal Report of Confidence as a Speaker)를 조용래, 이민규와 박상학(1999)이 번안한 것으로 발표상황에 대한 두려운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척도이다. PRCS는 발표상황에서 나타나는 인지적, 생리적 및 행동적 불안 반응을 묻는 30개의 문항으로 이루어졌으나, 조용래 등(1999)의 연구에서 문항분석 결과 2문항이 제외되어 SAS는 총 28문항으로 구성되었다. 본 척도는 점수가 높을수록 발표불안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며, 반응 양식은 Likert식 5점 척도로 ‘전혀 그렇지 않다’(1점), ‘약간 그렇다’(2점), ‘보통이다’(3점), ‘상당히 그렇다’(4점), ‘매우 그렇다’(5점)로 구성되었다. 본 연구에서 SAS의 사전, 사후 검사의 Cronbach's α는 .94, .83으로 나타났다.
발표 자기효능감 척도
발표를 시작하기 전에 참가자들이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는 것에 대한 자기효능감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박성신(2006)이 사용한 척도를 수정하여 사용하였다. 박성신(2006)의 연구에서는 한 시간 정도 진행된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3분 동안의 발표를 하기 전에 ‘귀하는 이 상황에서 3분간의 발표를 끝까지 해낼 수 있는 자신감이 얼마나 있습니까?’ 라는 등의 6문항에 응답을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귀하는 발표를 끝까지 해낼 수 있는 자신이 얼마나 있습니까?’로 수정하여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Wolpe와 Lazarus(1966)로부터 발전된 주관적 불편감 척도(Subjective Units of Discomfort Scale: SUDS)를 응용한 척도로 0점(전혀 자신 없다)에서 100점(대단히 자신 있다) 사이의 척도 상에 참가자 스스로 표시하도록 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 사전, 사후 검사의 Cronbach's α는 .89, .95로 나타났다.
한국판 발표불안 사고검사
한국판 발표불안 사고검사는 조용래(2000)가 개발한 발표불안 자동적 사고 질문지를 보완하여 Cho, Smits와 Telch(2004)이 발표불안과 관련된 부적응적 인지를 측정하기 위해 영문으로 개발한 발표불안 사고검사(Speech Anxiety Thoughts Inventory: SATI)의 한국판 척도이다(조용래, 2004). 한국판 발표불안 사고검사는 SATI와 동일하게 ‘수행부족에 대한 예언’과 ‘청중의 부정적 평가에 대한 공포’라는 2개의 요인으로 구성된 총 23문항의 Likert 5점 척도이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판 발표불안 사고검사를 김기평(2011)이 수정한 22문항 척도를 사용하였다. 생각과 사실을 구분하는 인지적탈융합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각 문항별 빈도와 믿음이 구분되어 측정되었으며, 본 연구에서 문항별 빈도의 사전, 사후 검사의 Cronbach's α 는 .88, .93이었으며, 믿음은 .89, .95였다.
회피 척도
발표를 해야 하는 상황을 회피하는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척도로 주관적 불편감 척도를 응용하여 만든 척도이다. ‘발표를 해야 하는 상황을 만났을 때 얼마나 회피하나요’ 라는 문항에 대해 0점(전혀 회피하지 않는다)에서 100점(대단히 회피한다) 사이의 척도 상에서 참가자 스스로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곳에 표시하도록 되어있다. ‘발표를 해야 하는 상황’ 이란 수업시간에 의무적으로 발표를 해야 하는 상황뿐만 아니라 동아리 모임 등에서 자기소개를 하는 상황 등 발표와 관련된 사회적 상황을 포괄한다.
본 연구에서 수집된 자료는 SPSSWIN 20.0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연구대상의 인구학적 특징을 알아보기 위해 빈도와 백분율을 사용하였고, 검사도구의 신뢰도를 알아보기 위해 Cronbach' α 값을 산출하였다. 치료집단과 통제집단의 동질성을 알아보기 위해 사전검사와 사후검사를 실시한 후, 반복측정 분산분석을 통해 집단치료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하였다.
발표불안 감소 집단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하기 전에 치료집단과 통제집단 두 집단 간 발표불안, 발표효능감, 발표회피, 발표불안 사고(사고 빈도, 사고 확신)에 대한 동질성을 확인하기 위해 사전검사 점수를
치료집단과 통제집단의 동질성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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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불안 감소 집단치료 프로그램이 발표불안에 미치는 효과
치료집단과 통제집단의 검사시기에 따른 발표불안의 평균과 표준편차는 표 4에 제시하였고, 검사시기에 따른 발표불안의 변화를 집단별로 비교하여 그림 1에 제시하였다. 발표불안에 대해 치료집단과 통제집단 간의 검사시기별 변화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하여 치료집단과 통제집단의 사전-사후 검사 점수를 반복측정 분산분석 한 결과는 표 5에 제시되었다. 발표불안에 대한 처치조건과 검사시기 간의 상호작용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표 4.] 처치조건과 검사시기에 따른 발표불안의 평균과 표준편차
처치조건과 검사시기에 따른 발표불안의 평균과 표준편차
[표 5.] 발표불안에 대한 사전-사후 반복측정 분산분석
발표불안에 대한 사전-사후 반복측정 분산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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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불안 감소 집단치료 프로그램이 발표효능감에 미치는 효과
치료집단과 통제집단의 검사시기에 따른 발표효능감의 평균과 표준편차는 표 6에 제시하였고, 검사시기에 따른 발표효능감의 변화를 집단별로 비교하여 그림 2에 제시하였다. 발표효능감에 대한 반복측정 분산분석의 결과는 표 7에 제시하였는데, 발표효능감에 대한 처치조건과 검사시기간의 상호작용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표 6.] 처치조건과 검사시기에 따른 발표효능감의 평균과 표준편차
처치조건과 검사시기에 따른 발표효능감의 평균과 표준편차
[표 7.] 발표효능감에 대한 사전-사후 반복측정 분산분석
발표효능감에 대한 사전-사후 반복측정 분산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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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불안 감소 집단치료 프로그램이 발표회피에 미치는 효과
발표회피의 사전, 사후 점수에 대한 치료집단과 통제집단의 평균과 표준편차는 표 8에 제시하였고, 검사시기에 따른 발표회피의 변화를 집단별로 비교하여 그림 3에 제시하였다. 발표회피에 대한 반복측정 분산분석의 결과는 표 9에 제시되었는데, 발표회피에 대한 처치조건과 검사시기 간의 상호작용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표 8.] 처치조건과 검사시기에 따른 발표회피의 평균과 표준편차
처치조건과 검사시기에 따른 발표회피의 평균과 표준편차
[표 9.] 발표회피에 대한 사전-사후 반복측정 분산분석
발표회피에 대한 사전-사후 반복측정 분산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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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불안 감소 집단치료 프로그램이 발표불안 사고에 미치는 효과
발표불안 사고(사고 빈도와 사고 확신)의 사전, 사후 점수에 대한 치료집단과 통제집단의 평균과 표준편차는 표 10에 제시하였고, 검사시기에 따른 발표불안 사고 빈도와 사고 확신의 변화를 집단별로 비교하여 그림 4와 5에 각기 제시하였다. 발표불안 사고에 대한 반복측정 분산분석의 결과는 표 11에 제시하였다. 발표불안 사고 빈도에 대한 처치조건과 검사시기 간의 상호작용 효과(
[표 10.] 처치조건과 검사시기에 따른 발표불안 사고의 평균과 표준편차
처치조건과 검사시기에 따른 발표불안 사고의 평균과 표준편차
[표 11.] 발표불안 사고에 대한 사전-사후 반복측정 분산분석
발표불안 사고에 대한 사전-사후 반복측정 분산분석
본 연구는 발표불안이 높은 대학생들에게 수용전념 집단치료(Acceptance-Commitment Group Therapy)를 실시한 뒤 그 효과를 검증하였다. 집단치료 프로그램은 수용, 현재에 머무르기, 가치와 전념하기 등을 포함한 ACT의 치료기법 전 요소를 고려하되 특별히 인지적 탈융합 기법을 강조하여 구성하였다. 이는 프로그램을 통해 발표불안과 관련된 역기능적 인지와 정서를 알아차리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경험하며, 발표상황에서 일어나는 역기능적 생각과 감정을 거리를 두고 바라봄으로써 발표행동에 방해가 되는 역기능적 인지와 정서의 영향력을 감소시켜 자신이 원하는 행동을 회피하지 않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 것이다.
프로그램의 내용을 기존의 인지행동집단치료와 비교해 볼 때, 발표불안의 증상을 이해하고 발표불안과 관련된 자동적 사고를 찾아내는 과정은 일치하지만, 인지행동치료가 역기능적 인지의 내용과 빈도, 강도의 변화를 통해 발표불안을 감소시키는데 주안점을 둔 반면에, 수용전념치료에서는 부정적 자동적 사고가 일어날 때 생각이 일어남을 알아차리고 생각을 거리를 두고 관찰하여 생각이 이끄는 대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수용하여 결과적으로 부정적 사고와 감정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개입들은 궁극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발표행동을 회피하지 않고 그 행동에 기꺼이 전념하도록 하기 위함이기 때문에 본 집단치료 프로그램에서는 발표행동을 가로막는 심리적 장애물인 불안이나 자신감 부족 등을 찾아내어 이들 장애물과 함께 기꺼이 전념행동을 할 수 있음을 실습을 통해 경험해 보도록 하였다.
발표불안이 높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용전념 집단치료를 실시한 결과, 집단치료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이 참가하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발표불안이 유의하게 낮아져서 치료집단이 통제집단보다 발표불안이 감소할 것이라는 첫 번째 가설은 지지되었다. 이는 프로그램을 통해 발표불안의 증상을 이해하고, 불안과 관련된 자동적 사고를 알아차리며, 그 사고를 실재하는 사실이 아니라 생각일 ‘뿐’인 것으로 바라봄으로써 자동적 사고의 영향력이 약화되어 그 사고에 휩쓸리지 않게 된 것이 치료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불안감정이 기존의 자동적 사고와 융합되어 있었기에 불안이 발생할 때의 몸 느낌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게 함으로써 불안이 일어날 때 그 감정을 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는 힘을 기르도록 한 것도 발표불안을 감소시킨데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결과는 수용전념치료가 불안을 감소시키는데 효과가 있음을 지지해 주는 것으로, 이는 수용전념치료가 상태불안 및 특성불안, 불안민감성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고(이선영, 2009), 불안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데 효과적이라는 선행연구(문현미, 2005b)의 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이다.
또한 수용전념치료 집단이 통제집단보다 발표효능감이 증가할 것이라는 두 번째 가설이 지지되었다. 발표에 대한 자기효능감은 자신이 처한 발표상황의 위협 정도나 그 상황에서의 대처능력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선행연구(임지연, 이영호, 최영안, 2004)에 의하면 사회적 자기효능감은 부정적 자동적 사고의 매개를 거쳐서 발표불안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발표불안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효과도 매우 유의미하였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볼 때 본 연구결과는 수용전념 집단치료 프로그램이 발표효능감을 높여주어 발표상황에서 부정적 사고에 휩쓸리기보다 불안을 경험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잘 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의 대처능력에 대한 주관적 기대감과 자신감을 증가시키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본 연구결과는 수용전념치료의 개입을 통해 발표에 대한 자기효능감이 증가할 수 있음을 경험적으로 지지해 주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수용전념치료 집단이 통제집단보다 발표행동 회피가 감소할 것이라는 세 번째 가설도 지지되었다. 회피는 발표불안이 높은 학생들이 보이는 주요 증상의 하나로 불안을 피하기 위해 불안을 유발하는 상황을 피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과 멀어지게 되는데, 수용전념치료집단 프로그램을 통해 발표행동을 가로막는 심리적 장애물을 확인하고 그 장애물이 있어도 원하는 행동을 할 수 있음을 경험적으로 이해하게 됨으로써 발표불안을 느끼는 상황을 더 이상 회피하지 않고 부딪혀보겠다는 동기가 강화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발표불안에 대한 Block(2002)의 연구에서 수용전념치료적 접근이 기꺼이 경험하기를 증가시키고 회피행동을 감소시킨 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으로, 효과가 없는 경험회피를 멈추고 ‘기꺼이 경험하기(willingness)’를 통해 자신의 가치와 부합하는 전념행동을 촉진하는데 수용전념치료가 효과적임을 지지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Ciarrochi & Bailey, 2011; Luoma, Hayes, & Walser, 2012).
그러나 수용전념치료집단이 통제집단보다 발표불안에 대한 사고의 빈도와 확신의 정도가 감소할 것이라는 네 번째 가설은 기각되었다. 발표불안 사고의 빈도와 사고를 믿는 정도인 사고확신에 있어서 치료집단과 통제집단 모두 사전보다 사후에 유의미한 감소가 있었으나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이러한 결과는 인지적 탈융합 처치가 대학생의 발표불안에 미치는 효과를 검증한 김기평(2011)의 연구결과와 부분적으로 일치하는 것이다. 즉, 김기평의 연구에서 부정적 자동적 사고의 빈도는 인지적 탈융합 처치집단과 주의분산 처치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부정적 자동적 사고를 믿는 정도에 있어서는 인지적 탈융합 처치가 더 효과적이었다. 문현미의 연구(2005b)에서도 자동적 사고의 믿음 점수에서는 집단 내 효과가 유의미하였으나 자동적 사고의 빈도 점수에서는 집단 내 효과가 유의미하지 않았다. 이는 인지적 탈융합의 목표가 부정적인 생각을 없애려 노력하기보다는 생각과 사실을 구분하여 생각을 생각으로만 보고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게 함으로써 부정적 사고를 떠올리기는 하지만 그 사고의 내용을 믿고 받아들이지는 않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으로 이해할 수 있다(Ciarrochi & Bailey, 2011). 그러나 이 부분은 앞으로 수용전념치료에 대한 더 많은 경험적 연구를 통해 검증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이와 같은 치료효과들은 회기 중에 참가자들이 보고한 경험담과 집단 종결 시점의 소감문 등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즉 프로그램을 통해서 일어난 변화로 “불안할 때 호흡을 지켜보면서 마음을 안정시키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불안을 있는 그대로 느껴보려고 하니까 불안이 두렵다기 보다 친숙하게 느껴져서 덜 불안하다” 와 같이 불안이라는 부정적 정서에 대해 회피하거나 통제하려고 하지 않고 수용하는 태도가 발표불안 감소에 도움이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발표할 때 남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음을 알아차리고, 그 생각을 나뭇잎에 띄워 보내는 상상을 하면서 마음을 내려놓는 방법을 알게 된 것이 도움이 되었다.”, “생각 바라보기를 통해 발표불안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나 자신을 다른 각도에서 더 여유 있게 바라볼 수 있었다.”는 보고에서 알 수 있듯이 인지적 탈융합 기법을 통해 생각이 이끄는 대로 휩쓸리지 않고 생각 자체를 바라봄으로써 부정적 사고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변화들은 발표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져서 “발표에 대해서 좀 더 편안해지고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남의 시선이 의식되고 떨리면서도 발표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라고 보고하고 있다. 이런 참가자들의 변화된 태도에 대한 보고는 수용전념 치료가 불안 자체를 변화시키기 보다 불안에 대한 참가자들의 태도를 변화시킴으로써 효과를 가져온다는 관점(Ciarrochi & Bailey, 2011; Codd, Twohig, Crosb, & Enno, 2011; Luoma, Hayes, & Walser, 2012)을 지지해 준다.
본 연구는 수용전념치료를 임상 실제에 적용한 국내 사례가 거의 없는 실정에서, 발표불안이라는 증상에 맞추어 수용전념치료에 기반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는 점에 그 의미가 있다. 기존의 발표불안에 대한 연구는 인지행동치료적 접근이 대부분이었으며, 수용처치(박성신, 2006)나 인지적 탈융합 처치(김기평, 2011)가 발표불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일회성 실험에 기반하고 있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수용전념치료가 발표불안에 효과적일 수 있음을 8회기의 집단치료 프로그램으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발표불안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임상군을 대상으로 경험적 연구를 시도함으로써 발표불안 연구나 프로그램 개발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치료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한 도구들은 모두 자기보고식 검사들이다. 치료효과를 보다 신뢰롭고 타당하게 검증하기 위해서는 자기보고형 검사 외에도 다양한 측정방법들을 사용하여 다차원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으므로(Clark et al., 1997) 후속 연구들에서는 상담자 평정법, 행동측정법, 생리적 측정 등을 다양하게 사용해서 효과 측정의 신뢰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프로그램이 종결된 시점에 방학이 시작되어 발표불안에 대한 집단치료의 효과가 치료가 끝난 다음에도 지속되는지를 추적 조사하지 못했다. 따라서 추후연구를 통해 치료효과가 지속되는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셋째, 본 연구의 집단프로그램은 수용전념치료의 치료요인 중 인지적 탈융합기법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90분씩 8회기 동안 실시되었는데 이는 충분한 연습을 위해서는 부족한 면이 있었다. 즉 인지적 탈융합을 촉진하기 위해 알아차리는 능력이 중요한데 알아차림을 촉진하기 위한 호흡에 집중하기나 신체느낌 알아차리기, 걷기명상, 먹기명상 등 다양한 활동을 실습을 통해 충분히 경험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시간관계 상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인지적 탈융합 기법에 중점을 두다보니, 수용전념치료의 주요 치료목표인 ‘가치에 전념하기’를 위한 충분한 회기를 확보하지 못했다. 내담자의 가치를 명료화하고, 그 가치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행동목표를 설정하고 구체적인 실천을 촉진하기 위한 활동들을 더 경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이 앞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실험집단과 무처치 통제집단만을 비교하였는데, 추후 연구에서는 비교통제집단으로 인지행동치료 집단을 설정하고 프로그램을 실시한 뒤 수용전념치료 집단과 처치효과를 비교해 본다면 인지행동치료와 수용전념치료의 치료효과에 있어 공통점과 차이점을 경험적으로 밝히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