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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The Effect of Social and Economic Inequality among Neighborhoods on Children’s Health 지역사회 간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아동 건강에 미치는 영향
  • 비영리 CC BY-NC
ABSTRACT
The Effect of Social and Economic Inequality among Neighborhoods on Children’s Health

아동의 건강은 거주하는 지역의 영향을 받는다. 빈곤하고 박탈수준이 높은 열악한 지역사회의 환경은 아동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동의 건강은 아동기 및 청소년기의 발달 정도뿐만 아니라 성인기의 직업과 생산성, 건강의 정도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기 때문에, 지역사회의 맥락적효과를 포함하여 아동기 건강과 관련된 요인들을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지역사회와 아동 건강 간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설명한 연구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우리나라에서 지역 간 아동 건강의 차이와 지역사회의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아동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0∼18세 이하 아동 6,923명을 대상으로 수집된 전국 조사 자료와 통계청 자료를 이용하여, 다층모형 분석을 하였다. 분석결과 우리나라에서 지역사회 간 아동의 주관적 건강상태, 입원경험, 고른 영양섭취, 정기적 운동은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지역사회의 표준화사망률은 아동 건강에 부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빈곤한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빈곤 아동은 자신의 주관적 건강상태를 더욱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입원 경험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아동의 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개인 및 가족 수준에서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증진, 응급의료 인프라 확대, 경제적 불평등의 차이를 감소시키기 위해 국가적 차원의 체계적 계획과 예산 확보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KEYWORD
neighborhood , inequality , child health , multilevel model
  • Ⅰ. 서 론

    최근 우리사회에서는 소득의 양극화와 더불어 경제적 수준에 따라 거주지 분리 현상이 심각하게 증가하고 있다.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거주 지역을 선택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치며, 특정 지역 내에 부유한 또는 빈곤한 개인이 집중적으로 거주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거주지역의 차이로 인한 지역사회 간의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지역 내에서 공유할 수 있는 학교, 의료, 레크리에이션 시설 등과 같은 공공 서비스와 관련이 있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는 개인의 선호만으로 거주 지역을 자유롭게 선택한다는 것은 상당히 제한적인 것이 사실이다. 특히 아동의 경우, 부모의 소득수준이나 자산규모가 특정 기준을 넘지 않는 한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 주거환경이 좋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쉽지 않다. 거주지역을 선택하는 데 상대적으로 제한점이 많은 빈곤한 가정의 아동은 교육의 질이 낮고 의료 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사회에 거주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지역사회 간 아동 건강의 차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아동의 건강 문제를 단순히 개인과 가족 수준 차원에서 볼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수준에서 좀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거주 지역의 사회경제적 차이는 아동의 건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사람들은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거주할 지역사회를 선택하고, 그들이 거주하는 지역사회의 특성은 가정을 둘러싼 환경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역사회는 아동과 청소년의 일상생활 패턴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아동기 건강에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Sellstrӧm & Bremberg, 2006). 구체적으로 지역사회의 사회적 및 경제적 특성은 사망률, 전반적인 건강상태, 장애, 신생아의 출산 시발달상태, 정신건강, 상해, 폭력, 만성 질병에 대한 위험요인 등과 관련이 있다(Cubbin et al., 2008).

    특히 빈곤한 지역사회는 아동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악한 지역사회의 물리적 및 사회적 환경은 개인이 이용 가능한 자원과 선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아동의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공원이나 공공체육관, 방과후 놀이프로그램, 병원과 의료진에 대한 접근성이 높고, 공기가 좋고 환경오염이나 폐수처리 시설이 잘 정비된 지역사회 내에서 성장하는 아동과 그렇지 않은 지역사회에서 거주하는 아동은 여러 건강지표에서 차이를 보일 것이다. 실제 여러 선행연구에서 지역사회의 빈곤 수준이 높을수록 십대의 비행과 임신의 위험이 더 높았으며(Sellstrӧm & Bremberg, 2006), 경제적으로 열악한 지역사회 내에 거주하는 것은 저체중아 출산과 유의한 관련이 있었다(Buka et al., 2003). 또한 빈곤한 지역에 거주하는 가족의 아동은 더 많은 행동문제를 보였으며(Kalff et al., 2001), 사회경제적 박탈은 전반적인 건강상태(Drukker et al., 2003)와 상해의 위험(Reading et al., 1999)과 유의한 관계가 있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연구결과는 가족의 빈곤이 아동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지역사회의 경제적 수준에 따라 다소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Boyle와 Lipman(2002)의 연구에서 빈곤한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은 가족의 아동은 문제 행동을 더 적게 했지만, 부유한 지역에 거주하는 빈곤한 가족의 아동은 더 많은 문제행동을 보였다. McLeod와 Edwards(1995)의 연구에서는 도시 인구 비율, 빈곤 가구, 인종 구성비와 같은 거주지의 특성이 아동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미미하였으나, 가족의 빈곤과 거주지의 빈곤의 정도 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개인적 수준의 빈곤이나 사회경제적 특성과 아동과 가족이 거주하는 지역사회의 사회경제적 특성 간에는 상호작용 효과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동일한 소득수준을 가지고 있더라도 어떠한 지역사회 내에서 거주하느냐에 따라 아동의 건강은 더 긍정적으로 혹은 더 부정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최근 여러 외국의 연구에서는 개인적 및 가족적 특성의 영향과 지역사회의 맥락적 영향을 분리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지역사회 특성을 고려하여 아동의 신체적 건강을 포함하여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설명한 연구는 상당히 부족한 현실이다. 일부 선행연구에서는 특정 지역 내의 빈곤아동만을 대상으로 하거나 지역사회의 환경적 특성과 아동 건강 간의 관계를 탐색적 수준에서 설명하는 데 그치고 있었다(김광혁, 2009; 이봉주⋅김선숙⋅김낭희, 2010). 또 다른 연구에서는 단순히 도시와 농촌지역 간의 아동발달을 비교하였거나(정예리⋅이숙희, 2010), 지역사회의 범죄율, 빈곤, 한부모 가구비율 등과 같은 사회경제적 지표가 청소년의 심리사회적 적응에 미치는 영향력을 설명하였으나(김세원, 2009), 연구에 포함된 대상의 연령, 지역사회의 단위 및 지역사회 수준의 변인 등의 제한점으로 인하여 이들 연구결과를 우리나라의 아동기 신체적 건강을 설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의 지역사회 간 사회경제적 특성의 차이와 아동의 건강 간의 관계를 설명하고자 하였다. 선행연구의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전국에서 수집된 아동의 자료를 다층 모형으로 분석하여 우리나라 아동의 신체적 건강을 집중적으로 설명하고자 하였다.

    Ⅱ. 이론적 배경

       1. 지역사회와 아동의 건강에 대한 이론적 논의

    여러 연구에서 지역사회의 특성은 아동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지역사회의 경제적, 사회적, 구조적 특성은 지역 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조명래(2011)에 의하면 지역격차는 일반적으로 지역불균형으로 표현된다. ‘사회적 불평등(social inequality)’은 집단 간, 계층 간, 부문 간 사회적 기회, 자원, 권력이 불공평하게(unequal) 배분된 상태를 지칭한다면, ‘지역격차’는 사회적 기회, 자원, 권력이 지역 간에 골고루(evenly) 분포하지 못해 현격한 차이가 발생하는 상태를 지칭한다. 지역격차는 사회적 불평등을 포함하여, 지역이란 공간범주를 기준으로 해서 나타나는 포괄적인 차이 혹은 불균형을 의미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지역격차는 어떤 한 요인에 의해서라기보다는 한국 근대화의 과정에 의해 생산된 것, 즉 사회적으로 (재)생산되는 것이란 점에서 지역격차는 ‘만들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조명래, 2011).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지역격차, 즉 지역사회의 불평등과 지역 내에 거주하는 아동의 건강 간에 어떠한 관계가 있는가를 설명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렇다면 지역이라는 거시체계가 지역 내에 거주하는 개별 아동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Bronfenbrenner(1979)의 생태학적 관점은 이러한 인과관계를 연결하여 설명할 수 있는 유용한 개념적 틀을 제공한다. 생태학적 관점에 따르면 아동의 발달 상태는 아동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족을 넘어 지역사회와 학교와 같은 환경적 특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아동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인과 가족적인 특성뿐만 아니라 이들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지역사회가 지역 내에 거주하는 개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의 경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Cubbin et al., 2008). 첫째, 건강은 해로운 물질을 생산 또는 야기하는 시설과의 근접성, 나쁜 공기나 수질, 납 페인트, 곰팡이 등에 노출된 열악한 주거환경, 영양가 있는 음식과 운동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에 대한 접근성, 열악한 교통상황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둘째, 지역사회 내의 거주자 간의 사회적 관계, 예를 들어 이웃 간의 유대감, 상호 신뢰의 정도 등과 같은 지역사회의 사회적 환경은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보다 친밀한 지역사회 내에서 거주하는 아동은 다수의 성인들로부터 보호를 받을 가능성이 더 높고, 흡연, 음주, 약물 사용이나 갱 활동과 같은 건강에 위협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더 낮다. 반대로 친밀성이 낮고 사회적 해체의 정도가 높은 지역사회는 불안 및 우울과 관련이 있다. 셋째, 지역사회 내의 서비스 이용가능성과 기회는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경로이다. 우리가 사는 장소는 학교, 교통수단,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서비스, 건강 보호 서비스, 고용 기회의 질과 상당히 관련이 있다. 지역사회 간 교육이나 고용 기회의 차이는 건강을 악화시키고 건강불평등을 초래하는 사회적 난점을 강화한다.

    그러나 아동의 건강은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아동의 개인적 특성, 부모의 교육수준, 가족관계, 가족의 빈곤여부 등과 같은 여러 요인들의 영향을 받는다. 특히 가족의 빈곤은 영아사망률, 출생 시 몸무게, 신체적 건강, 주관적 건강상태, 상해, 천식, 정서, 인지 발달 등을 비롯하여 다양한 아동 건강 지표에 영향을 미친다(권은선⋅구인회, 2010; Case et al., 2002; Evans & Kim, 2007). 부유한 부모는 아동의 건강한 신체적 발달에 필요한 영양, 의료보호, 더 안전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지만(Case et al., 2002), 빈곤한 부모의 경우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이를 구매하는 데 제한점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개인과 지역 수준에서의 사회경제적 요인은 개인의 건강에 개별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개인 빈곤과 지역사회 빈곤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경로를 통해 건강에 함께 영향을 미칠 수 있다(Stafford & Marmot, 2003). 먼저 ‘총가용 자원 모델(collective resources model)에서는 비빈곤 지역이 빈곤한 지역에 비해 서비스, 구직 기회, 사회적 지지와 같은 물적 및 사회적 자원을 포함한 총가용 자원이 더 많기 때문에 비빈곤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빈곤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보다 더 건강한 것으로 본다. 지역 내에 부유하고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은 좀 더 양질의 편의시설과 서비스를 이끌어오게 되고, 이로 인해 강화된 지역사회는 전체 거주자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편, 총가용 자원모델에서는 빈곤한 개인이 집합적 자원이 많은 지역에 거주하면서 좀 더 건강할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빈곤한 개인은 물품이나 서비스를 개별적으로 구매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지역에서 제공하는 편의시설에 좀 더 의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국소적 사회 불평등 모델(local social inequality model)’에서는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거주 지역의 사회경제적 지위 간의 격차가 건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부유한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빈곤한 개인은 빈곤한 지역에 사는 빈곤한 개인보다 건강이 더 나쁘다는 것이다. 부유한 지역은 수요가 많고 경제적 수준이 높아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높게 형성이 될 것이고, 이로 인해 소득수준이 동일하더라도 빈곤지역에 비해 구매력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 모델에서는 이웃이 하나의 비교집단이 될 것이며, 상대적 빈곤은 지역사회 내의 완전한 참여에도 장애가 될 것으로 본다.

       2. 지역사회 특성과 아동 건강에 대한 선행연구 동향

    거주 장소는 개인의 사회적 지위와 강한 상관이 있기 때문에, 지역사회의 사회 경제적 특성은 사회경제적 지표를 이용하여 건강 불평등을 설명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Diez-Roux, 2007). 실제 여러 선행연구에서 지역사회의 소득수준은 신생아의 출생 시 몸무게(Buka et al., 2003; Brooks-Gunn et al., 1998; O’Campo et al., 1997), 문제행동(Boyle & Lipman, 2002; kalff et al., 2001; Schneijders, 2003)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사회의 소득뿐만 아니라 박탈수준 또한 아동의 전반적인 건강에 영향을 미쳤으며(Durkker, 2003; Stafford & Marmot, 2003), 지역의 박탈수준이 높을수록 심각한 상해가 발생할 가능성 또한 높았다(Haynes, 2003; Reading et al., 1999).

    흔히 빈곤은 일반적으로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충분한 재정적 자원이 없음을 의미하는 반면, 박탈은 재정적인 것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자원결핍으로 인한 미충족 필요를 의미하며, 사회박탈지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적, 물질적 요건들의 상대적 결핍을 측정하기 때문에 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건강수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윤태호, 2010). 즉, 지역사회의 빈곤수준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 상황은 효율적인 교통수단, 효과적인 경찰력, 좋은 학교, 서비스를 포함한 공적 자원과 고용 기회에 대한 접근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통해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Cubbin et al., 2008). 따라서 지역사회의 빈곤과 박탈수준이 각각 아동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이는 지역사회수준에서 아동의 건강 증진을 위한 전략 개발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사회 내의 이용 가능한 서비스와 기회 또한 건강에 영향을 준다. 우리가 사는 곳은 학교의 질, 교통수단, 건강보호서비스에 대한 접근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건강보호서비스는 상대적으로 직접적인 경로로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Cubbin et al., 2008). 의료서비스제공 기관이 지리적으로 가깝거나 교통이 편리하여 접근성이 높으면, 사람들은 지역사회 내에서 좀 더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실증연구에서도 지역사회의 병원이용편리성과 같은 보건서비스 접근성도 건강에 영향을 미쳤으며, 농어촌지역의 경우 건강관리시설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김순양⋅윤기찬, 2011). 또 다른 연구에서도 건강한 환경, 양질의 건강 보호에 대한 접근성, 지역사회 안전 등으로 측정한 지역사회 지표는 미래의 건강과 아동의 안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Acevedo-Garcia et al., 2008).

    이러한 연구결과를 근거로 하여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지역사회 간 아동의 건강 수준이 차이가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이러한 지역사회 간 차이를 설명하기 위하여 빈곤과 박탈,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표준화 사망률, 지역의 크기 등과 같이 지역사회의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을 고려하고자 한다. 즉, 본 연구에서는 그리고 공적 자원과 고용 기회가 적고, 의사나 병원 등의 숫자가 부족하여 질 좋은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낮고 박탈수준이 높은 지역사회 내에 거주하는 것과 아동 건강 간의 관계를 살펴볼 것이다. 또한 지역사회가 아동건강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 외에 아동의 개별적인 특성에 따라 지역사회 특성이 아동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차이가 있는가를 살펴볼 것이다. 즉, 빈곤한 지역사회 내에 거주하는 빈곤 가정 아동의 건강수준이 더 낮은지, 혹은 부유한 지역사회 내에 거주하는 빈곤 가정 아동의 건강이 더 부정적인가를 설명하고자 한다.

    Ⅲ. 연구방법

       1. 분석대상

    본 연구는 ‘한국아동청소년종합실태조사(보건복지가족부⋅서울대학교산학협력단, 2009)’를 통해 축적된 우리나라 18세 이하 아동 및 가구 총 6,923명의 자료를 사용하였다. 한국아동청소년종합실태조사는 조사내용의 특성과 모집단의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조사모집단을 16개 시도로 구분한 후에 연령대를 6개로 나누었으며 층의 크기는 2007년 12월 31일 기준 주민등록인구통계를 근거로 계산하였다. 표본추출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한국아동청소년종합실태조사」(보건복지가족부,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2009) 보고서에 명시되어 있다.

       2. 지역사회 측정 단위

    지역사회를 분석단위로 하는 연구에서 지역을 개념화하고 측정하는 방법이나 특정한 건강지표와 관련된 지역사회 수준의 요인을 설정하는 것은 쉬운 문제는 아니다. 지역사회의 측정 단위 및 방법은 지역사회와 관련된 연구에서 오랫동안 주요 쟁점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지역사회 단위를 구분하는 데 있어 가장 명확한 것은 행정체계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무엇을 분석단위로 하는가에따라 분석결과 및 결과의 적용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시도와 같이 큰 단위로 지역을 구분할 경우 지역전체를 동질적이라고 가정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적용에 있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반면 읍면동과 같이 작은 단위로 지역을 구분할 경우, 지역사회의 특성을 설명하는 이용 가능한 정보에 한계가 있고, 분석에 사용되는 사례 수가 적어 분석의 효율성이 낮아질 수 있다(백학영, 2007; 김세원, 2009에서 재인용).

    본 연구에서는 아동의 건강을 설명하는 지역사회 수준의 요인은 주로 통계청 자료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이때 이용 가능한 지역사회 단위는 ‘시군구’였으며 지역사회 단위별 사례 수 등을 고려하여, 본 연구에서는 지역사회를 행정체계상시군구 단위로 구분하였다. 본 연구에서 응답자가 거주하고 있는 시군구는 총 174개였다.

       3. 주요변수의 측정

    1) 종속변수: 아동건강

    본 연구의 종속변수는 아동건강이며, 구체적으로는 주관적 건강상태, 입원경험, 고른 영양섭취 여부, 정기적 운동 여부를 통해 측정하였다. 주관적 건강상태는 ‘아주 건강하다(=1)’에서 건강이 ‘아주 안 좋다(=4)’까지 4점 척도를 통해 측정되었으며, 이를 역코딩하여 사용하였다. 따라서 점수가 높을수록 주관적으로 인식한 건강상태가 좋은 것을 의미한다. 입원여부(입원 경험 유=1)는 ‘최근 1년간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통해 이분변수로 측정하여 사용하였다. 고른 영양섭취는 고기, 생선, 달걀, 콩제품 등의 단백질 섭취, 채소반찬 섭취, 우유 및 유제품 섭취, 과일 섭취 등의 여부(고른 영양섭취함=1)를 측정하여 4가지 식품의 종류를 모두 섭취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이분변수로 변환하여 사용하였다. 정기적 운동은 ‘일주일에 정기적으로 배우는 운동을 포함하여 야외신체활동을 얼마나 합니까’라는 질문을 통해 측정하였으며, ‘거의 하지 않는다’와 ‘1시간 이상 한다’로 이분변수화하여 사용하였다(정기적 운동함=1).

    2) 독립변수

    본 연구의 독립변수는 개인수준과 지역수준으로 구분하여 모형에 포함하였다. 먼저 개인수준의 변수는 아동개인의 연령 및 성별, 수급여부, 부모의 교육수준, 가족구조, 아동방임정도를 통해 측정하였다. 또한 지역수준의 변수로는 지역박탈지수, 지역의 크기와 아동 수 대비 전문의사 수, 지역의 표준화 사망률, 아동 수 대비 보건의료 기관 수, 지역별 20세 미만 수급자 수를 통계청 자료를 활용하여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지역수준의 변수는 한국아동청소년종합실태조사의 자료와 시기를 일치시키기 위해 2007년 현재 통계청 자료를 활용하였다. 지역수준의 변수 중 지역박탈지수는 신영전 외(2009)의 연구에서 지역의 불평등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한 사회박탈지수를 이용하였다.1)

    [표 1] 모형에 사용된 독립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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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형에 사용된 독립변수

       4. 자료분석

    본 연구에서는 지역별 아동의 건강상태 차이를 추정하고 그 변화에 있어서 개인차를 설명하기 위해 다층모형(Multilevel models)을 적용하였다. 다층모형은 위계 선형모형(Hierarchical linear models)이라고도 한다. 이를 수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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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식에서 Yijj지역에서 아동 i의 건강 추정치 즉, 주관적 건강상태를 나타내며, β0i는 아동 I의 건강 초기값(intercept)을 나타내고, β1i는 아동 i의 지역에 따라 기대되는 건강의 기울기가 된다. rti는 j지역에서 아동 i에 대한 오차이며, 평균이 0, 공통분산 δ2을 가지는 정상분포를 따른다는 가정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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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식에서 γ00γ10는 각각 절편과 기울기의 전체평균을 나타낸다. u0iu1i는 절편과 기울기에 있어서의 아동 i의 무선효과(random effect)를 나타낸다. 이 무선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면 지역차를 설명할 수 있는 독립변수를 추가하여 절편과 기울기에 있어서의 지역차를 설명한다.

    본 연구에서는 주관적 건강상태, 입원경험여부, 고른영양섭취, 정기적 운동 등 4개의 종속변수에 따라 4개의 모형을 분석한다. 그 중 입원경험여부, 고른영양섭취, 정기적 운동은 이분변수이므로 버눌리 분포(Bernoulli distribution)의 가정에 따라 1수준의 무작위 효과를 고정하여 분석한다. 이는 종속변수가 이분변수인 경우에는 1수준(개별아동)의 변량이 이분산적이므로 각 1수준 단위마다 다르므로 총 분산에 대한 각 수준의 변량 비율정도를 살펴보는 것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양정호, 2004; 백학영, 2007). 따라서 주관적 건강상태 모형을 제외한 나머지 세 개의 모형에 대해서는 독립변수의 투입에 따른 2수준 분산의 변화만을 설명하고자한다. 이를 위하여 세 개 모형(입원경험, 고른영양섭취, 정기적 운동)에 대해서는 일반화된 위계적 선형모형(Hierarchical Generalized Linear Models, HGLM)을 적용 하였다. 이를 수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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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때Xqij는 1수준에 투입되는 j지역 아동 i의 특성이며, Wsj는 2수준에 투입되는 j지역의 특성이다.

    1)신영전 외(2009)의 사회박탈지수는 2005년 인구주택총조사 2% 표본조사 자료를 활용하였고, 하위 구성지표는 낙후된 주거환경비율, 노인인구 비율, 고졸 미만 학력 인구 비율, 가구원 기준 하위사회계급 비율, 아파트 가구 비율, 자동차 미소유 가구 비율, 독거가구 및 여성가구주 비율로 구성되었다.  2)지역 내 노인인구 비중이 높으면 사망률 또한 높게 나타난다. 따라서 지역별 사망률을 비교하기 위하여 각 지역의 세대별 인구분포가 같다고 가정하여 표준화하여 계산한 사망률을 사용하였다.

    Ⅳ. 연구결과

       1.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은 아동의 성별, 연령대, 가족구조, 소득계층, 기주지역을 통해 살펴보았다. <표 2>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아동의 성별은 남자가 50.8%, 여자가 49.2%였으며, 전체 응답대상은 각 연령대 별로 약 20%내외인 것으로 나타났다.

    [표 2] 조사대상의 일반적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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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사대상의 일반적 특성

    대상아동의 약 1/4이 기초생계비 기준 100% 미만인 가구에 포함(25.5%)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00∼200% 미만이 29.6%, 200% 이상인 경우가 전체의 약 44.9%인 것으로 나타났다.4) 또한 조사대상아동 중 약 44.7%가 대도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55.3%의 아동은 중소도시 혹은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구조는 양부모 여부로 분류하였으며, 분석결과 전체 응답자 중 양부모 가족의 경우가 74.6%로 약 1/4의 아동은 양부모 가족이 아닌 다른 형태의 가족구조에 포함(25.2%)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 다층모형 분석결과

    1) 무조건모형

    아동건강에 관한 4개의 모형에서 모두 1수준의 분산과 2수준의 분산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동의 건강관련 변수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지역수준을 고려하는 것이 유의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즉, 지역수준에 따라 아동의 건강상태가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아동의 주관적 건강상태, 입원경험유무, 고른영양섭취 여부, 정기적 운동여부는 지역수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여 본 연구의 연구모형을 조건모형을 통해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표 3-1] 무조건 모형: 주관적 건강상태와 입원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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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조건 모형: 주관적 건강상태와 입원경험

    [표 3-2] 무조건 모형: 고른영양섭취와 정기적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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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조건 모형: 고른영양섭취와 정기적 운동

    2) 조건모형

    지역관련 변수 6개가 개별 아동 건강의 초기값과 기울기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 그 영향력에 있어서 아동개인의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층모형에 독립변수를 투입하였다. 즉, 1수준에 아동개인의 특성(성별, 연령, 가족구조, 수급여부, 부모의 교육수준, 아동방임)과 관련된 독립변수를 투입하고, 2수준에 지역관련 변수를 투입하였다. 본 연구는 지역 내 불평등이 아동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지역 내 경제적 불평등과 개별아동의 경제적 빈곤과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이 목적이므로 2수준에 초기치에는 지역 관련 변수6개를 모두 투입하고, 개인의 빈곤을 나타내는 수급여부의 기울기에만 지역관련 독립변수 중 경제적 불평등과 관련이 있는 지역 내 수급아동 수를 투입하였다. 그 결과는 <표 4-1>, <표 4-2>와 같다.

    아동건강과 관련된 4개의 모형 모두 평균적으로 지역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먼저 모형 I(주관적 건강상태)에서 연령표준화 사망률이 높은 지역에 사는 아동일수록 주관적 건강상태가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역박탈지수가 높은 지역에 사는 아동일수록 오히려 주관적 건강상태는 다소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아동이 사회박탈 정도가 심한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 다른 문제에 비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높지 않음을 반영하는 결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아동의 주관적 건강상태의 기울기는 아동의 연령이 높을수록, 빈곤가구 아동일수록, 양부모 가족일수록, 그리고 방임정도가 심할수록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것은 빈곤가구의 아동이 아동 빈곤률이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 건강상태가 더욱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동개인의 특성과 지역특성과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아동건강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모형 II(입원경험 유무 모형)에서는 연령표준화 사망률이 높은 지역에 사는 아동일수록 아동의 입원경험이 발생할 승산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즉, 사망률이 한 단위 증가할수록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아동이 입원할 승산은 1.002배 높았다. 그리고 아동의 연령이 한 단위 증가할수록 입원할 승산은 .874배 낮았으며, 아동빈곤율이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빈곤아동일수록 입원경험이 있을 승산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형 III(고른 영양섭취)에서는 아동이 연령표준화 사망률이 높은 지역에 거주 할수록, 아동빈곤 비율이 높은 지역에 거주할수록 고른 영양섭취를 할 승산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동일한 지역 내에서 빈곤가구의 아동일수록, 부모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방임정도가 심각할수록 고른 영양섭취를 할 승산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형 IV(정기적 운동)에서는 아동개인의 빈곤여부와 빈곤지역 거주와의 상호작용은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여전히 연령표준화 사망률이라는 지역변수의 영향이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지역사회 내 표준화사망률이 한 단위 증가할 때 아동이 정기적으로 운동을 할 승산은 .997배 낮았다.

    본 연구에서 검증한 네 가지 모형에서 아동건강에 유의한 영향을 공통적으로 미치는 지역관련 변인은 연령표준화 사망률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표준화사망률이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아동의 경우 주관적인 건강상태도 부정적이며, 입원을 경험할 가능성도 높고, 고른 영양을 섭취하지 못할 가능성도 높으며,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표 4-1] 조건모형: 주관적 건강상태, 입원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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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건모형: 주관적 건강상태, 입원경험

    [표 4-2] 조건모형: 고른영양섭취, 정기적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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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건모형: 고른영양섭취, 정기적 운동

    한편, 개인관련 요인 중 가족구조는 양부모 가족의 아동이 그렇지 않은 가족구조를 가진 가족의 아동보다 주관적인 건강상태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교육수준은 주관적 건강상태를 제외한 나머지 3개의 모형에서 모두 유의미하였다. 즉, 부모의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아동은 입원경험이 적고, 고른 영양섭취와 정기적 운동과 같은 긍정적 건강지표는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방임 정도는 주관적 건강상태, 고른 영양섭취, 정기적 운동에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입원경험은 어린 아동이 더 많지만, 주관적 건강상태, 고른 영양섭취, 정기적 운동과 같은 다른 아동의 건강 지표는 아동의 연령이 높을수록 부정적이라는 공통적인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3)본 연구에서는 아동의 거주지역을 대도시와 중소도시 이하로 구분하였다. 따라서 중소도시 이하 및 농어촌에 거주하는 아동의 수는 중소도시 이하 거주 아동에 포함되었다.  4)‘한국아동청소년종합실태조사’는 저소득층을 전체 샘플의 40%로 과대표집하였기 때문에, 저소득층 규모가 높게 나타났다.

    Ⅴ. 결론 및 함의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지역사회의 사회경제적 특성이 아동의 건강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설명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또한 아동의 개인 및 가족 특성에 따라 지역사회 특성이 아동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차이가 있는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아동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 및 가족 특성과 지역사회 특성의 영향을 분리하여 설명하기 위해 다층모형을 이용하여 분석을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특정 지역 내에 거주하는 아동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에서 수집된 0-18세까지의 아동기 전반의 인구에 대한 자료를 사용하여 분석을 하였기 때문에 지역사회 간 차이를 설명하는 데 있어 장점을 갖는다. 왜냐하면 전국에서 수집된 자료는 아동의 건강과 지역사회 간의 관계를 설명함에 있어 보다 큰 변동성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동 개인과 가족의 특성을 통제한 상태에서 지역사회 특성이 아동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다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가능하였다는 측면에서 의의를 갖는다.

    구체적인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지역에 따라 아동의 건강은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며, 특히 연령표준화 사망률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동의 전반적인 건강이 부정적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지역 내 수급아동 수는 아동의 고른 영향섭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문 의료인의 수나 의료기관수를 모두 통제한 후에도 연령표준화 사망률의 영향이 아동 건강에 여전히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으므로 사망률이 높은 지역의 특성에 대해 좀 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편, 지역박탈지수가 높을수록 아동은 자신의 주관적 건강 상태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역의 박탈 정도와 건강 간에는 부적인 관계가 있다고 보고한 연구(윤태호, 2010; Cubbin et al., 2008)와는 상반된 결과이다. 지역의 박탈 수준이 낮을수록 자신의 건강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지역의 박탈 수준이 높을수록 자신의 건강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추후 다른 데이터 등을 이용한 반복 분석하여 파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지역사회의 빈곤과 아동개인의 빈곤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모형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주관적 건강상태의 경우 개인적 빈곤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지역사회의 경제적 수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빈곤아동 수가 많은 지역에 거주하는 빈곤아동의 경우 비교적 덜 빈곤한 지역에 사는 빈곤아동보다 건강상태에 대해 더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입원경험의 경우 지역사회의 빈곤여부나 박탈지수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빈곤 지역에 거주하는 빈곤 아동은 입원경험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빈곤한 지역은 건강에 도움이 되는 물적, 사회적 자원을 포함한 총가용 자원이 부족하여 빈곤한 개인이 의존할 수 있는 지역수준의 편의시설이 적어, 결과적으로 빈곤한 지역에 거주하는 빈곤한 개인이 덜 건강할 수 있다는 총가용 자원 모델을 지지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고른 영양섭취의 경우, 지역사회의 빈곤수준이 높을수록 고른 영양섭취를 할 가능성이 낮았지만, 지역사회의 빈곤과 개별 아동의 빈곤 간의 상호작용 효과는 유의미하지 않았다. 정기적 운동여부는 지역사회의 빈곤과 개별 아동의 빈곤의 개별효과나 상호작용 효과는 모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개별 아동의 특성이나 아동이 속해있는 가구의 특성이 주관적인 건강상태에 대한 인식과 입원경험이 아동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 간 사회경제적 차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아동의 건강 문제를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간 경제적 격차를 고려하여, 지역의 빈곤 수준이 높아 전반적으로 물리적 및 사회적 환경이 열악한 지역을 우선적으로 개입하되, 특히 빈곤한 지역사회 내에 거주하는 빈곤 가정 아동을 주요 표적으로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가족구조는 양부모 가족의 아동이 그렇지 않은 가족구조를 가진 가족의 아동보다 주관적인 건강상태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교육수준은 주관적 건강상태를 제외한 나머지 3개의 모형에서 모두 유의미하였다. 즉, 부모의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아동은 입원경험이 적고, 고른 영양섭취와 정기적 운동과 같은 긍정적 건강지표는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아동의 연령이 낮을수록 입원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았고, 아동의 연령이 높을수록 주관적 건강상태, 고른 영양섭취, 정기적 운동은 모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아동의 방임정도 또한 아동의 주관적 건강상태, 고른 영양섭취, 정기적 운동에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즉, 아동의 전반적인 건강상태라는 결과는 아동방임이라는 사회적 불평등과 더불어 이로 인해 아동이 속한 가구의 보호기능이 부재 혹은 약화로 인한 결과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지역수준에서 아동의 건강을 위한 서비스와 정책을 마련할 때에는 아동의 연령이나 가족의 사회경제적 지위 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아동에 대한 영양지원, 건강검진, 신체활동 프로그램 등 신체적 건강과 관련된 서비스가 저연령 아동부터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본 연구의 결과에서 아동의 건강상태는 지역 간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며, 아동의 개인 및 가족요인을 통제한 후에도 지역사회의 사회경제적 차이를 보여주는 여러 지표들은 아동의 건강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아동의 건강과 지역사회 특성 간의 관계를 설명한 다른 연구의 결과(김광혁, 2009; 김세원, 2009; 이봉주⋅김선숙⋅김낭희, 2010; Buka et al., 2003; Druker, 2003; Kalff et al., 2001; Sellstrӧm & Bremberg, 2006)와 일관되는 것이다. 지역 내 그리고 지역 간 사회적 및 경제적 불평등의 정도에 대한 인식은 아동 건강 문제를 다루는 해법의 시작이며, 지역 간의 사회경제적 불평등 격차를 감소시키는 노력은 전반적인 건강의 향상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아동은 성인에 비해 지금 당장 시급한 해결을 요하는 질병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아동기의 건강은 성인기의 건강 상태와 질병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미래의 건강 관련 비용감소를 위해서는 아동기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동의 개인 및 가족 수준에서의 미시적인 개입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수준에서의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거주지의 선택은 개인의 사회적 지위에 의해 상당 부분 결정되며, 특히 아동의 경우 부모가 선택한 지역사회 내에 거주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떠한 지역에 거주하더라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지역사회의 전반적인 물리적 및 사회적 환경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지역의 건강문제라 해서 지역에 모든 것을 일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지역의 여건은 천차만별이며, 건강이 취약한 지역에서의 사업계획 수립 및 수행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지원하기 위한 중앙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윤태호, 2011). 특히 지역 간 보건의료자원의 불균형한 분포 문제는 개인적 수준에서 이루어질 수 없으며, 중앙정부의 체계적인 계획과 예산확보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아동의 건강은 지역사회의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이웃 간의 유대감, 상호 신뢰의 정도 등과 같은 사회적 환경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지역사회의 낮은 유대감과 높은 사회적 무질서는 불안 및 우울과 관련이 있다(Commission to Build a Healthier America, 2008). 응집력이 높고 긍정적인 지역사회의 사회적 환경은 아동의 신체활동과 관련이 있으며, 이러한 신체적 활동의 정도는 아동의 비만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Franzini et al., 2009). 그러나 본 연구는 2차 데이터를 활용하여 지역사회의 특성을 측정하였으며, 이로 인해 지역사회에 대한 거주자의 인식이나 이웃 간의 유대감, 지지체계 등을 측정한 지표를 사용하는데 제한점이 있었다. 또한 행정적 지역사회 단위와 그 지역사회 내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인식하는 지역사회의 범위는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지역사회를 어떻게 정의하고 측정할 것인가의 문제는 지역사회를 분석단위로 하는 연구에서 오랫동안 주요 쟁점으로 다루어지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지역사회의 범위에 따라 지역사회 특성과 아동건강 간의 관계가 다르게 나타나는지, 지역사회에 대한 주관적인 친밀도, 응집성 등과 같은 사회적 환경과 아동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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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표 1 ]  모형에 사용된 독립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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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표 3-1 ]  무조건 모형: 주관적 건강상태와 입원경험
    무조건 모형: 주관적 건강상태와 입원경험
  • [ 표 3-2 ]  무조건 모형: 고른영양섭취와 정기적 운동
    무조건 모형: 고른영양섭취와 정기적 운동
  • [ 표 4-1 ]  조건모형: 주관적 건강상태, 입원경험
    조건모형: 주관적 건강상태, 입원경험
  • [ 표 4-2 ]  조건모형: 고른영양섭취, 정기적 운동
    조건모형: 고른영양섭취, 정기적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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