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는 생체에 가해진 각종 유해 작용인 신체적, 심리적 압박 상태를 총칭하는 것으로, 과도한 자극은 생체의 적응기전을 파탄시켜 체내 항상성의 불균형 상태를 야기할 수 있다1). 현대인들은 다양한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있는데,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의 실패, 이로부터 오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 등의 정신적 요인 뿐 아니라 생활환경의 악화, 화학적 물질에 의한 환경오염 등이 모두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스트레스 인자에 대해 ≪영추(靈樞)ㆍ구문편(口問編)≫2)의 기후(氣候), 정동(情動), 음식(飮食), 기거(起居) 등과 ≪삼인방(三因方)≫3)의 내인(內因), 외인(外因), 불내외인(不內外因)으로 인식하였다. 이러한 인자들은 기(氣)에 기울(氣鬱), 기역(氣逆) 등의 변조를 야기하고, 인체에 대하여 병적요인을 제공하여 제반질환을 야기한다고 보았다4).
본 실험에서는 ≪금궤요략(金匱要略)≫5)에 부인의 매핵기를 치료한다고 처음 수록된 이후 임상에서 칠정(七情)에 의한 기울, 기역 등에 많이 활용되고 있는 반하후박탕(半夏厚朴湯)을 심리적 스트레스에 받은 생쥐에게 미치는 영향과 그에 따른 뇌세포 유전자 분석을 하였다.
스트레스에 대한 한의학적 연구로는 신체적 스트레스6-19)와 심리적 스트레스20-25)로 인한 혈액학적 변화 및 뇌 조직 내 물질함량 변화의 측정을 통한 항스트레스 효과에 대한 보고가 대부분이다. 최근 신체적 스트레스26,27)와 심리적 스트레스28,29)로 인해 발현되는 뇌세포 유전자 분석을 통한 한약재의 항스트레스 효과에 대한 연구보고가 늘고 있으며, 김 등28)은 심리적 스트레스에 따른 뇌세포 유전자 발현 양상에 관한 연구와 정29)은 반하 추출물 투여로 인한 뇌세포 유전자 발현 억제에 관한 연구를 보고하였다. 그러나 반하후박탕을 이용한 스트레스로 인한 유전자의 발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가 없으며, 심리적 스트레스 및 한약재 투여에 의해 변화되는 유전자 선별을 주목적으로 하며 선별된 유전자의 기능 분류에 대한 연구보고는 없다.
이에 본 연구는 심리적 스트레스 및 반하후박탕 추출물에 의해 조절되는 유전자의 생물학적 기능규명에 초점을 맞춰 분석을 수행하여 유의한 결과를 얻었기에 보고하는 바이다.
1) 동물
체중 20 g 내외의 ICR 계 수컷 생쥐를 대한실험동물(대한실험동물, 한국)에서 공급 받았으며, 실험동물 사육실에서 고형사료(삼양사료, 한국)와 물을 충분히 공급하면서 실험실 환경(22℃, 12 시간 간격 조명)에 2주 이상 적응시킨 후 사용하였다.
2) 반하후박탕 추출물(BHTe)의 조제
본 실험에 사용된 반하후박탕의 구성 약재는 동신대학교 부속 순천한방병원에서 구입ㆍ엄선하여 사용하였다. 반하후박탕 구성 약재의 처방 배합 비율은 천진처방해설(天眞處方解說)30)에 준하였다.
반하후박탕 추출물은 반하(半夏, Pinelliae Rhizoma), 후박(厚朴, Magnoliae Cortex), 소엽(蘇葉, Perillae Herba)을 각 12 g, 복령(茯苓, Poria cocos)을 18 g, 생강(生薑, Zingiberis Rhizoma Crudus) 4 g을 증류수 1,000 ml와 함께 대웅 전기 약탕기(DWP-1800T, 한국)로 2시간 동안 전탕한 후 부직포를 이용하여 찌꺼기를 제거한 후, 삼원 동결건조기(SFDSM06, 한국)를 이용하여 12.6 g의 건조 추출물을 얻었다. 수득물을 사용치 않을 때에는 냉동실에 보관하였다가 실험 직전에 증류수에 필요한 농도로 녹여 시료로 사용하였다.
1) 실험동물의 분류 및 심리적 스트레스 부하
실험 동물은 정상군, 대조군 및 실험군의 3개 그룹으로 나누었다. 정상군은 아무런 스트레스도 부하하지 않았고, 대조군과 실험군에는 심리적 스트레스를 부하하였다.
스트레스 부하 실험은 Ogawa 등31)이 개발한 것을 Shibasaki 등32)이 보완하여 개발한 사회ㆍ심리적 스트레스 부하 장치를 사용하였다. 동물 실험으로 사람의 심리적 스트레스를 대신할 수 있도록 고안ㆍ제작된 communication box를 사용하여 생쥐에 심리적 스트레스 상태를 유발한 다음 BHTe를 실험군에 투여하여 스트레스의 해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평가하였다.
사회ㆍ심리적 스트레스 부하 장치는 Fig. 1과 같이 크기가 64×64×40 cm3로서 16 개의 작은 방(16×16 cm2)으로 되어 있고, 그 중에서 어둡게 표시된 8개의 방바닥에 1.3 cm 간격으로 직경 0.5 cm 굵기의 동선을 깔고 foot shock으로 전기적 충격을 부하할 수 있도록 전기 장치에 연결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들 16개의 방 사이에는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설치하여 foot shock에 의한 전기적 충격을 방지할 수 있도록 설치했다. 전기적 foot shock은 2.0 mA의 전류를 10초 동안 진행되며 120초 간격으로 다시 foot shock이 부하되도록 제작되었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신체적 스트레스군에 1시간의 foot shock이 부하되었다. 실험군과 대조군은 신체적 스트레스군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으로써 심리적 스트레스를 부하하였다.
2) 약물 투여
실험군에는 심리적 스트레스를 부하하면서 BHTe를 100 mg/kg로 투여하였다. 투여 시기와 방법은 각각 1일 1회 5일간 심리적 스트레스 부하 30분 전에 경구 투여하였고, 대조군에는 심리적 스트레스를 부하하면서 BHTe 대신 동량의 증류수를 투여하였다.
3) 스트레스 해소 효과 측정
(1) 혈청 중 corticosterone 함량 측정
Ether를 이용하여 생쥐를 마취시키고 3 ml 용량의 일회용 주사기(삼우, 한국)로 혈액을 복부 대정맥으로부터 500
(2) 뇌 조직 내 noradrenaline 함량 측정
뇌세포에서 noradrenaline의 분비는 Kohno 등의 방법34)에 따라 측정하였다. noradrenaline 표준물질은 100
(3) 항불안 효과 측정
항불안 효과는 elevated plus-maze (Fig. 2)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이 장치는 바닥에서 50 cm 높이에 설치된 십자형 미로로서, 길이 50 cm 폭 10 cm의 4개의 통로 가운데 마주보는 2개는 개방되어 있고, 크기가 동일한 다른 2개의 통로는 높이 40 cm의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중심 platform은 가로 10 cm 및 세로 10 cm로 하였다.
실험동물의 위치는 실험을 시작할 때 plus-maze의 open arm에 머리를 밖으로 향하게 놓은 다음 maze를 자유롭게 보행하도록 하였다. 실험동물의 행동 관찰은 5분간 실시하였으며, 생쥐가 open arm 및 closed arm에 머문 시간과, 각 arm에서의 출입 횟수 등을 측정하여 항불안 효과를 평가하였다.
4) 통계 처리
통계 분석은 one-way analysis of variance (ANOVA)을 실시하여 유의성을 판정하였다. 유의성이 확인되면 실험군에서 대조군과의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Dunnett’s
5) Microarray 실험
(1) RNA 분리 및 Microarray 실험
각 군의 생쥐로부터 뇌 조직 간에 발현차이를 보이는 유전자를 선별하기 위해 Microarray 방법을 사용하였다.
각 군당 5마리의 생쥐로부터 뇌조직을 적출하여 곧바로 액체 질소에 담궈 얼린 뒤 −70℃에서 보관하였으며, 이로부터 얻은 RNA를 pooling한 후 약 45,000 올리고 프로브가 결합된 Microarray (Agilent Technologies)에 반응시켰으며, 3DNA array detection system (Genisphere)을 이용하여 형광염색 하였다. Microarray의 이미지 파일은 ScanArray scanner (Perkin-Elmer)을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2) Microarray 데이터 분석
Microarray 이미지 파일은 IMAGENE 4.0 (Bio-discovery)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수치화 하였으며, Lowess 표준화 방법을 이용하여 수치를 표준화 하였다35). 각 probe의 경우 배경수치보다 최소 1.4배 이상의 형광수치를 보여야 분석에 포함시켰다. 발현의 증가 또는 감소의 기준은 RT-PCR 검증을 통해 1.5배로 결정하였다. 인간유전자와의 상호 비교는 The Jaxon Laboratory (http://www.informatics.jax.org)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였다.
(3) Pathway 분석
유전자들을 이용한 pathway 분석은 signaling pathway impact analysis (SPIA)를 이용하여 수행하였다36). SPIA 분석은 두 개의 통계 수치를 제공하는데, PNDE는 개별 pathway에 속한 유전자들의 over-representation을, PPERT는 개별 pathway의 비정상적인 perturbation을 측정하는데 사용된다. Pathway 데이터베이스는 Kyoto Encyclopedia of Genes and Genomes (KEGG)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활용하였다. 개별 pathway의 통계적 유의성은 PG 값으로 측정되는데, 이 수치는 다중비교테스트를 이용하여 보정하였다.
(4) 전사인자부위 유사성 분석
유전자들의 전사 시작부위(transcription start site)에서 위쪽으로(upstream) 2,000 bp (base pair) 영역의 DNA 서열을 확인한 뒤 이들 서열의 유사성을 측정하였다.
유전자들의 promoter 부위 서열(전사 시작 부위에서 −1,500∼500 bp)은 DBTSS 데이터베이스 자료로부터 얻었으며37), 이 자료를 이용한 전사인자 결합위치(transcription factor binding sites, TFBS) 정보는 CONFAC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측정하였다38). 유전자들의 TFBS의 유사도는 Jaccard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측정하였으며39), 클러스터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시각화 하였다.
(5)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 분석
대용량 유전자의 데이터로부터 개별 유전자를 선별하기 위해 다양한 접근법이 개발되어있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 기법을 활용하였다.
스트레스와 연관된 논문에서 출연 빈도가 높은 24개의 단어(social stress, psychological stress, immune, brain, adrenaline, depression, anxiety, alarm, resistance, exhaustion, autonomic nervous system, epinephrine, flight response, fight, sympathetic nervous system, hypothalamic pituitary adrenal axis, hypothalamus, pituitary gland, corticotropin releasing hormone, arginine vasopressina, adrenal glands, adrenocorticotropic hormone, cortisol, glucocorticoids)와 유전자들의 이름이 동시에 Pubmed 데이터베이스에 보고된 논문의 초록에 존재하는 지의 여부를 PubMatrix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측정하여40) 수치를 시각화 하였으며, 검색된 논문의 수에 비례하여 색의 농도를 증가시켰다.
정상군의 corticosterone 함량이 181.8±20.8 ng/ml인데 비해 대조군에서는 371.6±26.9 ng/ml으로 유의하게 증가하였으며, 실험군에서는 279.2±26.0 ng/ml로 대조군에 비해 유의성 있게 감소하였다(Fig. 3).
정상군, 대조군 및 실험군에서의 noradrenaline 함량은 각각 260.2±34.4
Elevated plus-maze를 이용해서 항불안 효과를 관찰한 결과 open arm에서 머무는 시간이 정상군, 대조군 및 실험군에서 각각 149.3±21.3초, 78.6±11.6초 및 121.3±13.3초로 나타나 대조군의 경우 정상군에 비해 유의하게 감소하였고, 실험군은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Fig. 5).
Open arm과 closed arm 사이의 이동 횟수를 측정한 결과 정상군, 대조군 및 실험군에서 각각 7.6±1.0회, 13.1±2.0회 및 13.9±1.3회로 나타나, 대조군은 정상군에 비해 유의하게 감소하였으나, 실험군과 대조군 사이의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Fig. 6).
1) Microarray 데이터 분석
정상군에 비해 대조군에서의 뇌 조직에서 발현이 증가 혹은 감소하는 유전자는 각각 741 및 524종이다. 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해 발현이 증가된 유전자중 BHTe 처리에 의해 발현이 정상수준으로 측정된 유전자는 326종이며, 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해 발현이 감소된 유전자중 정상수준으로 측정된 유전자는 242종이다. Table 1에 BHTe 처리에 의해 발현이 정상으로 측정된 유전자 리스트 중 가장 변화가 많고, 중요한 유전자 일부를 표기하였다.
[Table 1.] List of Restored Genes by BHTe Administration in Psychological Stress
List of Restored Genes by BHTe Administration in Psychological Stress
2) Pathway 분석
BHTe에 의해 심리적 스트레스로부터 정상 수준으로 복귀된 유전자들의 생물학적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SPIA R package를 이용하여 pathway를 분석한 결과, 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해 발현이 증가 혹은 감소하였다가 BHTe 처리에 의해 정상으로 측정된 유전자들의 경우 세포신호전달에 관련된 pathway가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Table 2).
[Table 2.] Pathway Analysis of Restored Genes by BHTe Administration in Psychological Stress
Pathway Analysis of Restored Genes by BHTe Administration in Psychological Stress
Fig. 7은 이들 pathway들을 통계량 분표에 따라 그림으로 표기한 것으로 가로축은 PNDE, 세로축은 PPERT의 통계량에 로그를 취한 값이다. 가로 및 세로축 방향으로 증가하는 pathway일수록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최종적으로는 Table 2에서 나온 PG값이 유의성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3) 전사인자 부위 유사성 분석
서열을 확인할 수 있는 유전자 중에서 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한 증가(240종) 또는 감소(231종) 되었으나 BHTe 처리에 의해 정상수준으로 측정된 유전자들의 전사인자결합부위의 유사성을 측정하였다(Fig. 8). 적색은 상대적으로 유사성이 높은 서열관계를 녹색은 상대적으로 유사성이 낮은 서열관계를 표시한다. 흥미롭게도 유사도가 높은 적색의 영역이 존재하며 이 영역에 포함된 유전자들은 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해 발현이 증가된 유전자의 영역과 감소된 유전자의 영역으로 뭉쳐서 존재하였다.
따라서 적색의 영역에 포함된, 즉 전사인자조절부위의 서열이 유사한 유전자들만을 대상으로 pathway 분석을 수행하였으며 그 결과(Table 3)를 Table 2와 비교해 보면 유사한 pathway가 포함된 반면 신규 pathway도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Table 3.] Pathway Analysis Showing TFBS Similarity by Psychological Stress
Pathway Analysis Showing TFBS Similarity by Psychological Stress
4)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 분석
BHTe 처리에 의해 발현이 정상수준으로 억제된 주요 유전자들(심리스트레스에 의해 증가된 유전자 46종, 감소된 유전자 70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와 연관된 다양한 검색어를 입력하여 Pubmed에 보고된 논문의 수를 측정하였다(Fig. 9). 적색의 영역은 검색된 논문의 수가 증가할수록 진해진다.
이렇게 연관 검색어와 유전자들의 관계로부터 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해 발현이 증가되었으나 BHTe 처리에 의해 정상으로 측정된 유전자들 중에서 TANK와 RARA 유전자, 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해 발현이 감소되었으나 BHTe 처리에 의해 정상으로 측정된 유전자들 중에서 AES, CDC42, FOS, NCL, PVR 유전자가 핵심 유전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측정되었다.
스트레스란 외부로부터의 위협이 반응능력의 수준을 넘어서거나 혹은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는 인체에 위협을 가하게 됨으로써 발생하게 되는 개인의 부담을 말한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심리적이면서도 또한 상황적인 맥락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사회적인 속성을 띄는 인간의 갈등상태를 표현해주는 개념이다41). 이 중 심리적 스트레스는 실제적이거나 또는 가상적으로 근심을 유발시키는 자극 또는 환경으로 정의될 수 있다42).
스트레스에 의한 생리학적인 반응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 축(hypothalamus-pituitary-adrenal gland; HPA axis)에 의해 조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PA축은 스트레스 반응 시 항상성을 위해 신경, 내분비, 면역작용을 조절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상하부는 부신 피질자극 호르몬 방출 인자(corticotropin releasing factor; CRF)를 분비하여 뇌하수체 전엽을 자극하여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adrenocorticotropic hormone; ACTH)을 방출하고 방출된 ACTH는 부신피질을 자극하여 corticosterone을 방출하게 하며, corticosterone은 몸의 기관과, 면역계, 중추신경계 등에 영향을 주어 내장기관을 손상시키고, 면역기능을 감소시켜 신체적 질병에 대한 감수성을 증대시켜 스트레스에 의한 신체적 증후, 심리적 증후 및 행동적 증후가 나타나게 할 수 있다43).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심리적으로 예민해져 걱정과 불안, 초조, 긴장 등으로 인한 신경쇠약과 우울, 의욕 상실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에는 자살에 이르기도 하며, 만성적 스트레스는 생리적으로 자율신경계와 내분비계에 영향을 미쳐 두통, 과민성대장증후군, 위궤양,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간경화증, 암 등 많은 질병의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41,44,45).
한의학에서는 스트레스 인자에 대하여 ≪영추(靈樞)·구문편(口問編)≫2)과 ≪삼인방(三因方)≫3)에서 기후, 정지, 음식, 외상, 기거 등을 제시하였다. 그 중 심리적 스트레스와 유관한 부분을 찾아보면 칠정(七情)과 연관된 부분이 많다. ≪소문(素問) 거통론(擧痛論)≫46)에서는 노(怒)하면 기상(氣上)하고 희(喜)하면 기완(氣緩)하고, 비(悲)하면 기소(氣消)하고, 공(恐)하면 기하(氣下)하며, 경(驚)하면 기란(氣亂)하고, 사(思)하면 기결(氣結)한다고 하여, 칠정의 편승(偏勝)이기에 영향을 미쳐서 질병을 일으킬 수 있음을 말하였다4).
즉 한의학에서는 외기의 변화와 칠정의 편승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으로써 스트레스 반응을 설명하였으며, 칠정상(七情傷)에 의해 발생하는 기의 변조를 심리적 스트레스라고 인식하였다. 또, 이러한 자극요인들이 신체에 정기(正氣)와 사기(邪氣)의 상호관계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그 결과 병적요인이 발생하여 제반질환이 발생한다고 보았다47).
이러한 스트레스에 대해 한의학에서는 자연에의 순응, 정신수양, 정서 및 감정의 조절을 강조하고, 기공요법, 체질에 맞는 생활, 음식과 성생활 조절 등으로 관리하기도 하고48), 나타난 증상은 증에 따라 분류하여 한약을 처방하거나, 침구치료를 하기도 하고, 체질에 따라 분류하여 치료를 달리하기도 한다.
스트레스에 대한 한의학적 연구들은 다양한 한약재의 투여에 따른 항스트레스 효과에 대한 보고가 주를 이루고 있다. 신체적 스트레스에 대한 연구로는 한 등6-8)은 구속스트레스, 김9)은 소음 스트레스, 황 등10)은 전기쇼크를 각각 달리 가하고 신체 및 장기 중량 계측과 혈액 성분 분석을 통하여 한약재의 항스트레스 효과를 보고하였고, 차 등11-19)은 구속스트레스를 가하고 뇌 조직 내 monoamine, catecholamine, epinephrine 등 물질 함량의 변화를 통하여 한약재의 항스트레스 효과를 보고하였다. 최근에는 이 등26,27)에 의해 구속스트레스를 가하고 한약재를 투여한 뒤 뇌세포 유전자 분석을 통하여 한약재의 항스트레스 효과를 입증하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심리적 스트레스와 관련된 연구는 원지(遠志)20), 산조인 (酸棗仁)21), 힐초근(纈草根)22), 호초(胡椒)23), 석창포(石菖蒲)24) 등의 단일 약재와 반하후박탕25)의 복합 방제 투여에 따른 혈액분석 및 뇌 조직 내 물질함량 변화를 측정하여 항스트레스 효과에 대하여 보고하였다. 또한 김 등28)은 신체적 스트레스와 사회ㆍ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해 생쥐의 뇌 조직에서 유전자의 발현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고하였고, 정29)은 반하추출물의 투여로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한 유전자의 발현이 효과적으로 억제될 수 있으며, 스트레스 해소과정에 관여하는 구체적인 신호 전달경로와 유전자를 보고하였다. 그러나 유전자의 생물학적 기능 분류에 대한 연구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반하후박탕은 ≪금궤요략(金匱要略)·부인잡병맥증병치(婦人雜病脈證幷治)≫5)에 ‘부인인중여유자련(婦人咽中如有炙臠)’을 치료한다고 처음 수록된 이래 천금방, 화제국방, 동의보감 등에서 몇 가지 약물을 추가하여 희, 노, 우, 사, 비, 공, 경의 칠기를 풀어주는 효능이 있다고 수록되어 있다. 후대에는 반하후박탕보다 사칠탕(四七湯)이라는 이명으로 더 많이 불리며, 기울이나 기역으로 인한 제 증상의 치료를 위해 임상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49).
본 연구에서는 반하후박탕을 재료로 하여 그 추출물(BHTe)의 투여가 심리적 스트레스의 해소에 효과적으로 작용하는지 확인하였다.
부신 피질계 스테로이드 호르몬인 코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는 코티졸(cortisol), 코티코스테론(corticosterone), 알도스테론(aldosterone)으로 세 가지가 있는데, 이 중 corticosterone은 스트레스 자극에 의하여 분비량이 증가 된다50). 본 실험에서 혈청 corticosterone의 함량은 정상군의 경우 181.8±20.8 ng/ml인데 비해 대조군에서는 371.6±26.9 ng/ml로 증가하였으나, 실험군에서는 279.2±26.0 ng/ml로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감소하였다(Fig. 3).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신경전달물질이나 일부 호르몬 분비에 이상을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51), 특히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e) 호르몬의 분비가 억제되어 뇌 조직 내에서 그 분비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4). 본 실험에서 뇌 조직 내 noradrenaline 함량은 정상군에 비해 대조군에서의 수치가 유의하게 감소하였으나, 대조군과 실험군 사이에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Fig. 4).
위의 두 가지 결과에서 BHTe를 투여한 실험군의 혈청 중 corticosterone의 분비량은 감소하고, 뇌 조직 내 noradrenaline 호르몬의 분비량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음을 보아, 반하후박탕이 혈청 중 부신 피질계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분비량에 작용하여 항스트레스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그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예측 가능성과 통제성, 개인의 자신감에 따라 스트레스 상황을 평가하고 대처하는 과정 중에서 부정적인 부산물로 불안이 발생한다52).
본 실험에서는 실험동물의 심리적 스트레스에 대한 BHTe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elevated plus-maze를 이용하여 항불안 효과를 측정하였다.
Elevated plus-maze test는 항불안 효과가 있는 약제를 개발하기 위해 고안된 장치이다. 쥐는 본능적으로 밝은 곳에서 두려움을 느끼므로 open arm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길수록 불안에 대한 내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본 실험에서는 실험군에서 대조군에 비해 유의한 증가를 보여 반하후박탕의 항불안 효과에 대한 가능성도 보여주었다(Fig. 5, 6).
인간 유전자의 분석이 마무리됨으로써 탄생하게 된 Microarray 기술을 이용한 대량의 유전자 분석법은 종양을 비롯한 수많은 질환에서 유전자 발현의 변화를 찾아내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53). 기존의 스트레스와 관련된 연구 결과가 생화학적 및 행동학적 지표들을 주로 탐색한데 비해, 본 연구에서는 Microarray 기술을 이용하여 뇌 조직 내 유전자들의 생물정보학적으로 분석하여 심리적 스트레스 및 BHTe에 연관된 유전자들의 생물학적 기능을 규명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BHTe 처리에 따라 발현이 회복된 유전자들은, 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해 발현이 증가 혹은 감소하였는가에 따라 관련된 생물학적 기능의 공통점 및 차이점을 pathway 분석을 통해 확인하였다. 그 결과 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해 발현이 증가 혹은 감소된 유전자들이 생물학적 신호 전달에 관여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개별 pathway를 살펴보면 모두 상이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해 유도되는 유전자의 발현이 BHTe 처리에 의해 억제 된다는 것은 BHTe 처리에 의해 유전자의 발현 양상이 조절된다는 것이다. 유전자의 발현 조절은 promoter 부위의 전사인자 결합 부위(transcription factor binding site)에 결합하는 전사인자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므로 BHTe 처리에 의해 발현이 억제된 유전자들의 조절 기작을 파악하기 위하여 개별 유전자들의 promoter 부위의 유사성을 측정하였다. 결과 흥미롭게도 유사도가 높은 영역이 존재하며 이 영역에 포함된 유전자들은 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해 발현이 증가된 유전자와 감소된 유전자의 영역으로 뭉쳐서 존재하는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해 발현이 증가 혹은 감소하는 유전자들이 이미 전사인자 결합부위의 서열에 의해 결정되고 각각의 특정한 기작에 의해 조절되고 있음을 암시한다.
그래서 전사인자조절부위의 서열이 유사한 유전자들만을 대상으로 pathway 분석을 수행하여 그 결과(Table 3)를 BTHe 처리에 의해 정상으로 복귀된 유전자들의 pathway (Table 2)와 비교해 보면, 유사한 pathway가 포함된 반면 신규 pathway도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는 적색의 영역에 포함된 유전자들만이 연관된 생물학적 기능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증가 혹은 감소하는 유전자들 사이에서도 promoter의 유사성이 적지 않음을 고려할 때, 심리적 스트레스 및 BHTe에 의한 유전자의 발현기작은 공통점도 적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분석의 대상이 수십 또는 수백 종류의 유전자였으며 이는 대용량 Microarray의 특성에 의해 발생된다. 하지만 향후 개별 유전자의 연구를 위해서는 분석대상으로 수개의 유전자를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의 연구결과는 유전자들의 상호 작용에 기반하여 심리적 스트레스 및 한약재와 연관된 주요 유전자를 선별하는 방법을 사용하였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텍스트 검색기법을 통하여 주요 유전자를 선별하였다. 문헌 검색을 통한 유전자 선별은 기존의 발표된 연구결과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미 발견된 신규 유전자의 발굴이라는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으나, Microarray 같은 대용량 유전자 검색법이 일반적으로 지니는 오차를 줄여 줄 수 있는 방법으로 여겨진다.
본 연구에서는 TANK, RARA, AES, CDC42, FOS, NCL, PVR 등의 유전자가 심리적 스트레스 및 BHTe의 주요 작용 유전자로 선별되었으며, 이들 유전자는 향후 연구를 통해 스트레스성 질병의 주요 마커 또는 한약물 개발을 위한 신규 약물 타겟으로서의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반하후박탕 추출물이 심리적 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하여 심리적 스트레스를 부하하면서 반하후박탕 추출물을 100 mg/kg로 5일간 투여한 후 스트레스 및 이로 인한 병리적 지표들을 관찰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1. 혈청 corticosterone은 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해 증가되었으며, 반하후박탕 추출물 투여로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2. 뇌 조직 내 noradrenaline의 함량은 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해 감소되었으나, 반하후박탕 추출물 투여로 인한 차이는 유의성이 없었다.
3. 반하후박탕 추출물 투여로 elevated plus-maze에서 open arm에 머무는 시간이 실험군에서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4. Microarray 분석을 통해 TANK, RARA, AES, CDC42, FOS, NCL, PVR 등의 유전자가 심리적 스트레스 및 반하후박탕 추출물의 주요 작용 유전자로 선별되었다.
이상의 내용으로 미루어 반하후박탕 추출물이 심리적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해소시킬 수 있음이 확인되었으며, 스트레스성 한약물의 표적유전자로 활용될 수 있는 유전자가 검색되었다. 선별된 유전자는 향후 연구를 통해 스트레스성 질병의 주요 마커 또는 한약물 개발을 위한 신규 약물 타겟으로서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