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괭이(Neophocaena asiaeorientalis)는 쇠돌고래과(Family Phocoenidae)에 속하는 소형 돌고래로 다른 돌고래류와 달리 등지느러미가 없고 둥근 머리를 가지고 있다(Jefferson et al., 2008). 분포지역은 페르시아와 일본까지 아시아에만 분포하며 최근 연구를 통해, 중국 중남부를 기준으로 아시아 서부 지역 상괭이와 동부 지역 상괭이가 종 수준으로 다르다는 것이 밝혀졌다(Wang et al., 2008). 상괭이는 멸종위기동식물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의 부속서 1에 등재되어 상업적인 거래가 금지된 보호 종이다(CITES, 2014). Park et al. (2007)은 한반도 서해 연안에 약 36,000마리의 상괭이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여 서해 연안이 상괭이의 최대서식지임이 밝혀졌다.

새만금 방조제는 이 서해안에 건설된 세계 최장 방조제(33.9 km)로 전라북도 군산에서 신시도를 거쳐 부안을 연결하였으며 두 개의 하천에 유입되는 담수를 배출하고 해수를 순환시키기 위한 두 개의 갑문을 가지고 있다. 새만금 방조제는 2006년에 최종 물막이 공사가 끝났다. 물막이 공사가 끝나고 4년이 지난 2011년 2월, 새만금 방조제 호 안에서 대량 폐사한 상괭이가 발견되면서 새만금 방조제 호 안에 상괭이가 서식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Hankookilbo, 2011). Park et al. (2012)은 이상 저온으로 새만금호의 수면이 얼어서 호 안의 상괭이 249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새만금에서 폐사한 상괭이를 일부 조사한 결과, 지방층이 두껍고 위에는 먹은 지 얼마 안 된 먹이들이 있었다. 반면, 폐사 발생할 때 기온과 수온은 과거 5년과 유의한 차이를 보이며 빙점 이하를 기록하였다(Park et al., 2012). 고래류의 대량 폐사는 세계 여러 곳에서 언론매체를 통해 종종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한꺼번에 200마리가 넘는 고래류가 폐사한 경우는 없었으며, 특히 인공 구조물에 의해 생긴 제한된 지역에서의 대량 폐사는 유래가 없다(Park et al., 2012).

Park et al. (2012)이 밝힌 폐사 원인 이외에도 몇 가지 의문점이 남아있다. 첫 번째로 새만금 방조제 호에 상괭이가 아직 생존해 있는지? 아니면 모두 폐사해서 이제는 더 이상 서식하지 않는지 이며, 두 번째로 상괭이가 새만금 방조제의 갑문을 통해 호 안에 유입되는지 와 유입된다면 들어온 후 계속 호 안에 서식하게 되는지 아니면 밖으로 이동하는지의 여부이다. 세 번째는 새만금 호에서 상괭이의 분포 특성은 어떤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 남아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의문점들을 알아보고자 새만금 방조제 호의 육상과 선상에서 실시한 목시조사 결과를 제시하고 새만금 방조제 호에서 상괭이의 분포특성을 논하고자 한다.

새만금 방조제에서 상괭이의 서식현황 및 분포를 추정하기 위해 육상조사와 선박조사를 실시하였다. 육상조사는 신시갑문과 가력갑문에서 실시하였고, 선박조사는 새만금호에서 Fig. 1과 같이 조사지역을 설정하여 실시하였다. 조사 기간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였으며, 2011년에는 7월과 9월, 11월에 걸쳐 총 3회 실시하였고, 2012년에는 1월과 4월, 7월, 9월, 11월, 12월에 걸려 총 6회 실시하였다. 2013년에는 2월부터 시작해 5월과 7월, 8월, 10월, 11월, 12월, 총 7회 실시하였다.

육상조사는 새만금 방조제의 신시갑문과 가력갑문을 조사 정점으로 선택하고 Point transect 방법을 적용하여 실시하였는데, 정점에서 전방위로 상괭이를 관찰하였다. 선박조사는 선박으로 새만금호를 항해하며 선수를 기준으로 전방과 좌우측을 관찰하는 Line transect방법을 적용하여 실시하였다(Buckland et al., 2001). 조사는 주로 육상조사를 위주로 수행되었고 선상조사는 대부분 육상조사와 동시에 실시되었다.

육상조사는 2-4명의 조사원이 망원경(Nikon, 7×50 IF, Leica 10×42 BN)을 사용하여 새만금 각 갑문으로부터 2 km 거리의 수역을 관찰하였다. 불어난 담수를 방류하고 해수를 순환시키기 위해 갑문을 개방할 시에는 상괭이의 통과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갑문과 200 m 이내 수역을 관찰하는 조사를 실시하였다. 육상조사 수단(Platform)은 3 가지를 이용하였는데, 2011년 조사에서는 갑문과 가깝고 내측 관찰이 용이한 평지(수면으로부터 고도 5-10 m)와 관리사무소 건물(고도 25-30 m)을 이용하였으며, 2012년부터는 크레인(고도 35-40 m)도 이용하였다.

선박조사는 2-4명의 조사원이 3 ton 이하의 어선에 승선하여 조사를 실시하였다. 관측은 주로 육안으로 실시하였으며 보조장비로 망원경(Nikon, 7×50 IF, Leica 10×42 BN)을 사용해 종 확인 및 원거리 관측을 하였다. 조사원은 선박의 선수에서 좌측과 우측을 나눠서 관찰하였고 선박은 10-13 knot로 운항하였으며 풍속 6 m/s이하의 기상에서만 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지역은 새만금 방조제 호의 최북단인 비응도 인근에서 최남단의 부안까지 실시하였다. 새만금 방조제 호는 수심이 낮은 수역이 많고 수심이 불규칙하여 조사라인 설정이 불가능하였다. 따라서 수심 4 m 이상의 수역을 전수 조사하였다. 상괭이를 발견했을 때에는 상괭이의 행동 및 개체수, 이동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상괭이에게 접근해 관찰을 시도하였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수행된 조사를 통해 발견된 상괭이의 개체수는 Fig. 2와 같다. 새만금 방조제 상괭이 대량폐사가 발생한 2011년에 수행된 조사에서는 상괭이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으며, 폐사 발생 후 1년이 되어가는 2012년 1월 조사에서도 상괭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대량폐사를 통해 새만금 방조제 호에 사는 상괭이는 모두 전멸한 것으로 판단되며, 더 나아가 상괭이가 갑문을 통과하여 이동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상괭이가 갑문으로 이동하지 않기 때문에 대량폐사한 상괭이들은 물막이 공사 후 방조제 외측과 단절되고 독립된 군집으로 살았던 것으로 추정하였다.

그러나 2012년 4월에 수행된 조사에서 새만금 방조제 호 안의 상괭이가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처음 발견된 상괭이는 신시갑문에서 크레인을 이용한 조사를 통해 발견되었다. 발견된 위치는 신시갑문으로부터 남동쪽으로 약 400 m 떨어진 방조제 가까이에서 발견되었으며 인근에서 약 10분간 머물다가 육지 방향인 남동쪽으로 이동해 사라졌다(Fig. 3). 이 상괭이는 대량폐사가 발생한지 1년 2개월만에 발견된 것으로 1마리만 발견되어 새만금 방조제 호에서 상괭이가 다시 서식한다고 단정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상괭이는 이후 이어진 7월과 9월, 11월 조사에도 발견되었다. 7월에는 가력갑문 인근 수역에서 상괭이 4마리가 발견되었으며, 9월에도 가력갑문 인근에서 8마리, 11월에도 가력갑문 인근에서 9마리가 되어, 전혀 발견되지 않은 12월을 제외하고 11월까지 발견 개체수가 점차 증가하였다(Fig. 2). 2012년 조사에서 발견된 상괭이의 95 %가 가력갑문 인근에서 발견되었다. 따라서 2012년 조사를 통해 상괭이가 갑문을 통해 새만금호로 들어오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상괭이의 첫 발견이 크레인 조사를 통해서 이루어졌지만 두번째 수행된 크레인 조사였으며, 발견된 상괭이의 거리가 제방과 매우 가까운 곳이었기 때문에 상괭이의 발견이 조사 수단에 의한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또한 선상조사는 대부분 육상조사와 병행되었으며 관찰위치가 높은 육상에서 발견이 빨랐기 때문에 발견지점 인근의 상괭이 개체수 확인과 상괭이에게 가까이 접근해서 행동을 관찰하는 것 외에 독립적인 상괭이 발견은 없었다.

2013년 조사에서는 상괭이가 봄과 여름에만 발견되었다. 상괭이는 2월 조사에서 6마리가 발견되었으며, 5월에는 전체 조사 중 가장 많은 10마리가 발견되었다. 이어서 7월에 6마리, 8월에 5마리가 발견되었다(Fig. 2). 2월에 신시갑문 인근에서 3마리가 발견된 것을 제외하고 모두 가력갑문 인근에서 발견되어 2012년과 마찬가지로 가력갑문의 비율(89%)이 신시갑문(11%)보다 높았다(Fig. 2). 이후에 수행된 10월과 11월, 12월 조사에서는 신시갑문뿐 만 아니라 가력갑문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발견되는 개체수에 변화가 있으며 전혀 발견되지 않을 때도 있는 것으로 볼 때(0-10마리) 상괭이가 갑문을 통해 들어올 뿐만 아니라 밖으로 나가며 왕래 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2회에 걸쳐 신시갑문에서 발견된 상괭이는 모두 육상조사로만 발견되었는데, 상괭이가 신시갑문 또는 방조제에서 300 m 이내의 가까운 수역에서만 유영하고 있었다. 반면 가력갑문 인근에서 발견된 상괭이는 육상조사와 선박조사를 통해 발견되었다. 상괭이가 발견된 수역은 가력갑문에서 80 m 떨어진 거리에서부터 내측으로 1,200 m 떨어진 거리에까지 이르러 신시갑문에 비해 넓었으며, 관찰된 총 개체수도 가력갑문이 45마리로 4마리인 신시갑문보다 많았다(Fig. 4). 따라서 새만금 인근의 상괭이는 갑문을 통해 이동하며 그 인근에 머무는데, 신시갑문보다 가력갑문을 통해 주로 이동하고 그 인근에 주로 서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조사별로 관찰되는 상괭이의 개체수가 매우 유동적이고 전혀 관찰되지 않는 경우도 2012년과 2013년 사이에 5 차례나 되기 때문에 상괭이는 갑문이 열릴 때를 이용해 들어오고 나가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조사 결과로는 상괭이가 새만금 방조제 호에서 고정적으로 서식한다고 볼 수 없으며 단지 먹이활동이나 조류 등의 이유로 잠시 새만금에 들어오는 것으로 생각 된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상괭이는 새만금 방조제 호에 정착하지 않고 이렇게 10마리 정도의 소수 상괭이들만 유동적으로 드나들 것인가? Park et al. (2011)은 상괭이가 자주새우 등 새우류와 전어와 멸치 등 표층부터 저층까지 분포하는 매우 다양한 종류의 먹이를 먹는다고 하였다. 2011년에 새만금 방조제호에서 폐사한 상괭이의 개체수와 Park et al. (2012)가 밝힌 폐사 상괭이의 상태로 봤을 때 새만금 방조제 호에는 풍부한 먹이생물이 분포하고 있으며 200마리가 넘는 상괭이들이 분포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새만금 방조제 호가 대량폐사한 상괭이의 수만큼의 환경수용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고, 새만금에서 호의 면적을 물이 잠겨있는 생태환경용지와 복합도시용지 일부, 방수제시설물, 총120.7/km² 로 했을 때 상괭이의 밀도는 2.063/km²에 이른다. 본 연구에서 연도별로 가장 많이 발견된 개체수를 자원량으로 가정했을 때 밀도는 2012년이 0.075/km², 2013년이 0.083/km²로 폐사 전 밀도의 1/2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Table 1). 따라서 상괭이의 새만금 방조제 호 유입 개체수의 변화와 정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상괭이가 왜 가력갑문에 주로 들어오는지도 밝혀내야 할 의문점이다. 조사 중 가력갑문 인근 수역 뿐만 아니라 신시갑문 인근 수역에서도 숭어, 전어 등 어류가 자주 관찰되었으며 두 수역에서 모두 어업활동이 자주 관찰되었다. 따라서 두 수역 모두 상괭이 먹이생물이 분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체수나 분포지역은 가력갑문이 월등히 많고 넓다. 이 의문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두 갑문의 개방시 발생하는 조류의 유체역학적 특징이나 수심이나 저질형태 등 물리적 특성, 생물상 분포에 관한 연구가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새만금 방조제 호에서 계속 발견되고 있는 소수의 상괭이들은 같은 개체가 들어오고 나가고를 반복하는 것인지 다른 개체인 것인지도 의문점으로 남는다. 상괭이와 같은 고래류는 학습력이 높고 사회적 특성도 가지고 있다(Rendell and Whitehead, 2001). 새만금 방조제 호에 유입되는 상괭이가 우연히 들어오는 것인지, 의도적으로 들어오는 것인지 알기 위해서는 개체식별 또는 위치 추적이 필요하다. 상괭이는 등지느러미가 없기 때문에 제주도의 남방큰돌고래처럼 개체를 식별하기 어렵다(Choi et al., 2009). 따라서 고래류의 이동과 잠수 연구에 많이 이용되는 위성추적장치를 부착하여 상괭이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는 연구가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Balmer et al.,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