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cent trend of switching from medical graduate school to medical school in Korea raises questions about the adjustments that students must make in medical education. We examined the perceptions of medical graduate students with regard to their adaptation in medical education.
Sixteen semistructured, in-depth interviews were administered to medical graduate students who received their first degrees in foreign countries. The interviews addressed their perceptions of their experience in medical graduate school and on how well they adjusted to medical education.
Students perceived their adaptation to medical graduate school in two dimensions: academic achievement and cultural adjustment. In academic achievement, a limited student-teacher relationship was recognized by students. Students tended to be passive in the classroom due to an uncomfortable atmosphere. They also reported witnessing culture shock in relation to the paucity of information on entrance into medical graduate school. Freshmen voiced many difficulties in adjusting to the unique culture in medical graduate school, in contrast to upper classmen. However, only 32% of students experienced helpful mentoring for their problems.
Students’ perspectives should guide all decisions made about medical education in an altered educational system.Self-regulated learning and a good mentoring program can help prepare students for medical education and professional life.
1996년 대통령자문 교육위원회가 처음 제안한 의학전문대학원 제도의 도입 취지는 법학이나 의학 분야의 전문인들에게 보다 높은 수준의 교양과 전문성을 제공함으로써 세계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1]. 당시 기존의 의학교육은 다양한 인재를 양성하는 기능이 취약하다고 비판 받았으며, 각 학교들은 대학의 다양화와 특성화 방법에 대해 고민하였다[2]. 이에 따라 의학전문대학원 체제에서는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는 한 가지 방편으로 지원자들에게 다양한 입학기회를 제공하였으며 그 중 하나가 국외 소재 외국대학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한 학생들을 선발하는 특별전형이다. 한국의학교육 평가인증 규정에 따르면 학생 선발에 대해 특성화된 대학원 편제에 합당한 다양한 경력을 소유한 학생 선발 여부가 평가의 한 항목으로 포함되어 있으며[3], 이러한 특별전형을 통해 현재 해마다 일정 비율의 외국대학 출신 학생들이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고 있다. 일례로 2011년 기준 주요 13개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생의 외국대학 출신 합격자 비율은 평균 6.2%였다[4].
의학교육 제도가 어떠한 형태이건 실제로 효과적인 의학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학습 활동과 학습 환경 그리고 학습자 사이에 상호작용이 활발해야 하고 세 군 간에 균형이 잘 잡혀야 한다[5]. 특히 학습자는 교육의 주체이자 궁극적 수혜자이므로 교육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데, 동기 유발이 잘 된 학습자의 경우 교육 과정을 그 자체로 가치 있는 행동으로 생각하고 보상과 상관없이 즐길 수 있게 된다[6]. 의학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학습 동기와 적응은 보상이나 유급 제도, 적절한 도전과제와 같이 학교에 의해 제공되는 외적인 것들뿐 아니라 성별, 나이, 학사학위 소유 여부, 학생을 둘러싼 문화적 환경 등의 요인들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7]. 그러나 이제까지 우리나라 의학교육은 학업 성취의 효율성 측면에 치중하여 교육 과정 개발이나 평가, 교수법 등에서 교육 제공자에 중점을 두었으며 학습자 변인이나 그들의 시각에 대해 조사하거나 평가하려는 노력은 미흡하였다[8]. 실제 의학교육 환경에 대한 학습자 관점을 알고 이해하는 것은 교육 제도 변화를 결정하는 데 핵심적인 부분이며, 좀 더 의미 있고 효과적인 의학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학생들을 둘러싼 의료계 고유의 문화 및 학교생활 적응에 대한 이해가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9]. 기존의 의학전문대학원 체제로부터 의과대학 체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이러한 연구의 필요성은 더욱 대두되고 있다.
본 연구는 의과대학으로의 전환이 일개 대학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전국의 상당수 의학전문대학에서 겪고 있는 과정이라는 사실에 주목하여 의학전문대학원 체제 적응에 대한 학습자 관점을 알아보고자 한다. 의학전문대학원생 중 외국대학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입학한 학생들은 개편된 교육 제도에 다양성을 제공한다고 여겨졌던 군이며 학위 취득 기간 동안 한국의 교육에서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한국의 의학 학습 환경이나 문화에 대해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들의 시각을 통해 본 의학전문대학원에서의 문제에 대한 분석은 의학 학습 기간 동안 학생들의 적응 문제에 대해 교육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새롭게 변화되는 교육 과정은 어떻게 운영할지 방향성을 잡는 과정이 될 것이며 동시에 그 동안 의학교육에서 부족했던 학습자에 대한 기초자료를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외국대학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입학한 의학전문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통해, 첫째, 학생들의 의학전문대학원 진학 동기를 파악한 후, 입학 당시와 비교하여 학업 성취와 적응에 대해 학생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를 분석하고자 한다. 둘째, 의학전문대학원의 문화가 학교생활 적응과 학업 성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고, 마지막으로 이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의학교육에서 학습자의 동기유발을 위해 어떠한 학습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해 보고자 한다.
이 연구는 2014년 7월에서 8월 말까지 약 2개월 동안 서울 소재의 한 의학전문대학대학원에서 외국대학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1학년에서 4학년까지 16명을 대상으로 시행되었다. 의학교육 과정 적응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알아보려는 연구의 목적을 감안하여 설문지 조사와 같은 피상적인 형태의 자료보다는 깊이 있는 자료가 도움이 되며, 학생들의 경험과 사고에 대한 복합적인 이해를 위해서 연구자와 학생 사이에 상호작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질적 연구방법인 반구조화 심층면접(semistructured in-depth interview)을 시행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였다. 면접을 통한 질적 연구는 각 면접자들이 그들의 상황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되고 경험에 따른 결과 차이를 조사하는 데 유용하다[10]. 반구조화 심층 면접법은 최소한의 틀로 탐구되어야 할 주제들을 어느 정도 가정하고 시작하는 반면, 면담 대상자의 답변에 따라 개방형 질문을 사용하고 질문의 순서와 형태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개방성 또한 갖추고 있다[11].
심층면접에서는 먼저 간략한 소개 후 기본적인 개인 배경(학사학위 취득 국가)에 관한 질문으로 시작하였다. 이후 학생들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다음의 개방형 질문들—의학전문대학원 진학 배경(진학 목적과 이유, 대학원 선택 기준, 입학 전 학교 지원 시스템), 대학원 생활(동아리 활동, 교우 관계, 지도교수와의 관계), 학습 활동(학습 활동 시간, 한국어 강의 이해 정도, 학습 방해 요인), 의학전문대학원의 만족도(만족 분야와 불만족 분야), 의학전문대학원에서의 성과, 졸업 후 진로 계획—에 대해 대답하였다. 각 면접은 응답자들에게 의학전문대학원에서의 적응을 위해 강화되어야 하는 부분, 학교나 교수에게 바라는 사항을 묻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면접 시간은 40분에서 90분까지 다양하였다.
연구 대상자로 면접에 참여한 학생들은 총 16명으로 각각 1학년 5명, 2학년 1명, 3학년 4명, 그리고 4학년 6명이었다. 이들의 특성을 입학 배경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성별로는 남학생 7명, 여학생 9명이며, 학사학위를 받은 국가는 캐나다 4명, 미국 12명이다. 이전 전공은 인문사회계열이 3명, 공학계열 1명, 자연계열 12명이다. 한국의 의학전문대학원 진학 동기로는 더 좋은 취업 기회를 얻기 위해서거나 (9명), 다양한 학문적 경험을 위해 입학하였으며(3명), 기존 학업 수행 국가에서의 진학이 어려워서 택한 경우(2명), 그리고 한국에 있는 가족과 지내고 싶어서 진학한 경우(2명)가 포함되어 있다. 학생들이 의학전문대학원에 대한 진학을 본인 스스로 결정하였다는 사실은 기본적으로 의학전문대학원 진학 당시 학습에 대한 내적 동기를 가지고 있었음을 시사해준다. 재학 중인 대학원을 선택한 배경에는 대학원의 순위나 평판도(7명), 교육 과정 및 교수진(1명)에 대한 고려 이외에도 지인이나 친척의 추천(3명)과 입학조건(5명)이 영향을 미쳤다. 본 연구에서는 면접 결과를 바탕으로 의학전문대학원생들의 학교에 대한 적응을 크게 학업적 측면과 문화적 측면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1) 학업적 측면
먼저 학업을 성취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구조적 원인으로는 경직된 의대 학습 문화, 제한적인 교수-학생 관계, 부족한 학업지원 서비스 등이 지적되었다. 학습량이 방대한 의학의 특성상 빽빽하게 수업 스케줄이 정해져 있고 학생들은 강의실에서 주로 수동적으로 수업에 임하기가 쉽다. 의학전문대학원생들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위축감을 느끼거나 본인의 학습 능력에 대해 한계가 있다고 쉽게 규정하기도 하였다(case 2, case 6).
또 다른 요인으로는 제한적인 교수-학생 간 관계가 지적되었다. 의과대학에서의 교수-학생 관계는 타 학과와는 달리 졸업 후에도 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통해 계속 유지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교수들의 영향력에 대해 좀 더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고 사제 간의 관계를 좀 더 어렵게 느낀다. 외국에서 학위를 받은 경험이 있는 의학전문대학원생들도 적극적으로 지도교수님들과 상담하는 경우는 전체 면담자의 32%에 지나지 않았다. 상담을 경험한 학생들의 주된 상의 내용은 개인적 고민에 대한 내용과 향후 진로에 관한 내용이 주가 되었으며 그 외에 시험 및 성적에 대해 상의한다고 응답하였다. 그러나 상당수의 학생들이 학업 과정의 어려움에 대해 특별한 조언이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스스로 해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case 15, 16).
학과 강의를 어느 정도 이해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13명의 학생이 80% 이상 이해한다고 대답하였으며 나머지 3명은 60%~80% 이해한다고 응답하였다. 수업의 이해를 어렵게 하는 요인들로는 전공 특성상 내용이 어렵고 수업 진행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으며 그 외에 본인의 기초학습이 부족하거나 예습, 복습을 하지 않아서라는 대답이 뒤를 이었다. 학과 과제를 수행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일주일에 평균 5시간 이상에서 10시간 미만이 소요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예습, 복습에 투자하는 시간은 개인별로 차이가 컸는데 가장 많은 6명의 학생들이 일주일에 평균 5시간 이상에서 10시간 미만이라고 응답하였으며, 그 뒤를 이어 4명이 20시간 이상 투자한다고 대답하였다. 학업 만족도에 대한 질문에서 19%가 불만족한다고 대답하였으며 그 내용은
2) 문화적 측면
학생들은 의학전문대학원의 문화가 상대적으로 위계질서를 더 많이 강조하며 경직되어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또 민감한 사안들(성적 발언이나 특정 계층 비하 발언)에 대해 특별한 문제의식 없이 쉽게 언급하는 분위기도 문제로 지적되었다.
이러한 문화에 대해 입학 전에 어떠한 사전 정보도 받지 못하고 있어 입학 후 문화 충격이 좀 더 심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입학 직후인 1학년 때 문화충격이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상급 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점차 적응해 가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흥미롭게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현재 문화가 특별히 바뀔 것을 기대하기 보다는 본인이 적응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의학전문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면담 학생의 43%가 차별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주된 내용으로는 성별에 대한 차별이 가장 많았다. 학생들이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얻은 가장 큰 성과로 꼽은 것은 다양한 학문적 경험과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였으며, 다음으로 더 좋은 취업기회 확보를 언급하였다. 의학전문대학원 과정 중 생활에 대한 전체적 불만족 비율은 학업 불만족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6%로 확인되었다. 앞서 언급한 문화적 측면 이외에 특히 불만족스러운 부분으로 지적된 것은 기숙사 시설의 부족이었다(
졸업 후 계획에 대해 아직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못한 4명을 제외하고 7명이 한국에서 수련 과정을 지속하겠다고 대답하였으며 나머지 5명은 외국에서 취업을 하고 싶다고 응답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한국 문화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경우 더욱 강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외국대학 학위를 소지한 의학전문대학원생들과의 심층면접을 통해 의학교육 과정 및 학교생활 적응에 대해 학업적 측면과 문화적 측면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의과대학 교육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의학전문대학원생의 경험에서 주목해야 할 사실은 교육 과정에 대한 적응이 학생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상당 부분 의학전문대학원 내의 구조적 요인들, 즉 경직된 의대 학습 문화, 제한된 교수-학생 관계, 수직적이고 다소 강압적인 문화와도 관련이 깊다는 사실이다. 학생들이 지적했던 부족한 부분들도 학습 환경을 둘러싼 구조적 요인들과 관련이 있었다. 여기서는 의학교육에 대한 개선 방안으로 학습 문화 변화, 교수-제자 간 멘토링(mentoring) 프로그램의 활용을 제안하고자 한다.
의학전문대학생들은 기초의학, 인문사회의학, 임상의학에 관련된 지식뿐 아니라 전문가로서의 삶과 관련된 다양한 태도, 술기, 임상 실습 등을 학습하게 된다. 이러한 교육 과정은 일반대학 학생들과 다른 적응을 요구하게 되며 그 과정에 요구되는 학업강도와 학업량이 많은 편이다[12]. 하지만 심층면접에 참여한 학생들 중 상당수가 학업 결과에 대해 본인의 책임이라는 인식이 있으면서도 경직된 학습 문화로 인해 수동적인 태도로 학업에 임하고 있었다. 성공적으로 의학교육 과정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교육 과정과 방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학습 방법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며, 한정된 자원과 시간의 효과적인 활용을 위해 스스로의 학습을 계획하고 평가하며 높은 동기를 유지해서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이와 같은 특징은 메타인지, 학습 동기, 전략적 행동을 포함하는 자기조절학습(self-regulated learning)과 연관된다[13]. 의학교육에서 자기조절학습은 학습 계획, 학습, 피드백과 평가, 개선의 네 주기로 구성되는데[5], 먼저 학습 계획 단계에서 학생들은 주어진 학습 목표를 분석하고 자기효능감과 내적 동기를 바탕으로 학습 전략을 수립하게 된다(
본 연구에서 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은 내적 학습 동기를 가지고 진학함에도 불구하고 경직된 학습 문화와 제한된 교수-학생 관계, 고유의 위계질서 등에 대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특별한 해결 방안을 찾고자 하는 노력보다는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지는 방향으로 순응하고 있었다. 이에 앞으로의 의학교육 과정에서는 학생들의 학업 자율성을 고양시켜 학습 그 자체를 즐길 수 있고 스스로를 학습의 주체라고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 연구는 의학 과정 적응에 대한 연구로 단일 기관의 사례이고 특정 집단의 심층면접이기 때문에 변경될 제도 내의 학생들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다는 한계점을 가진다. 그러나 입학전형방법에 따른 차이는 의과대학 적응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연구가 있으며[20] 이는 오히려 본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의 적응과 의과대학 교육목표 달성 여부를 분석하는 후속 연구를 요구한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