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paper is an expanded work for the advanced study 'Theoretical Review of Needs for the Development of Teaching and Learning Program of Intercultural Education Utilizing Digital Image Media and Game Contents’ published in the journal
우리는 오늘날 “이주의 시대(The Age of Migration)”(Castles & Miller, 2009)에 살고 있다. 유엔경제사회국(UNDESA. United Nations Department of Economics and Social Affairs)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Organization for Economics Cooperation and Development)가 합동으로 발표한 보도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0월 기준으로 약 2억 3,200만 명이 자신의 출생지가 아닌 국가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다. 이 수치는 전 세계인구의 약 3.2%가 다양한 이유로 자신들에게 익숙한 지리적·문화적 공간을 떠나 낯선 공간으로 이주했음을 보여준다(World Migration in Figures, 2013 참고). 지구화·세계화 또는 국제화가 진행됨에 따라 국경이란 공간적 경계를 넘어 이동하는 이주자의 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세계적인 인구 이동은 인구학적 변화를 넘어서 정치·경제·사회·문화적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이런 시대적 조류가 한국사회라고 해서 비켜가지는 않는다.
대한민국은 지난 오랜 세월 동안 단일민족·단일문화란 자긍심에 기반을 둔 뿌리 깊은 ‘순혈주의’를 자랑해 왔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이주노동자, 결혼이민자, 외국인 유학생, 북한이탈주민의 증가로 일상생활에서 다른 문화권 구성원들과의 접촉이 점차 빈번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은 현재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다인종·다민족·다종교·다언어·다문화 사회로 변하고 있다. 교통과 통신 수단의 발달, 정보와 지식 교류의 확대, 국가와 국가 사이 그리고 문화와 문화 사이의 인적·물적 교류의 증가로 인해 다문화사회(multicultural society)1)로의 급변하는 사회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 지난 10여 년 동안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많은 예산을 집행하면서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학계는 학계대로 국내로 유입하는 외국인 이주자 또는 타문화권 이주자의 수가 매년 증가함에 따라 이에 걸맞은 학문적 대책과 정책을 제시하고자 고민해 왔다. 그러나 일선 교육기관, 즉 유아교육기관, 초·중·고등학교, 대학교에서 실제로 행해지고 있는 상호문화교육 교수-학습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지금 한국사회가 경험하고 있는 (또는 경험하게 될) 다양한 민족적·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의 사회통합(social integration)2)을 이룩하기에는 아직 미흡한 점이 많이 발견된다. 특히 다인종·다문화로 인한 사회·문화적 갈등을 줄이거나 해소하기 위한, 또는 그런 갈등 자체를 가급적이면 생겨나지 않도록 하는 상호문화교육 교수-학습 프로그램의 개발은 아직 걸음마 단계로 평가된다. 한편 이미 개발된 상호문화교육 교수-학습 프로그램을 실행하는데 있어서도, 교수-학습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교수-학습 매체의 활용 방안에 대한 연구는 미미하기 그지없다.
본 연구는 325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다문화사회의 사회통합을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디지털 영상매체를 활용한 상호문화교육 교수-학습 프로그램 개발의 유용성과 필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이때 설문의 내용은 크게 4개의 영역으로 나뉜다. (1) 설문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2) 다인종·다문화사회에 대한 인식도, (3) 디지털 영상매체 사용에 관련한 자기효능감과 신기성 추구, (4) 디지털 영상매체 사용에 대한 개인의 지각된 유용성과 용이성.
1)인구통계학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다문화사회’란 인종적, 민족적, 문화적 배경을 달리 하는 외국 태생의 인구구성비율이 전체 인구의 5% 이상을 차지하는 사회를 말한다(김진희, 2011: 25, 참고). 법무부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에서 펴낸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 2014년 6월호」에 따르면, 2014년 6월 30일 기준 국내체류외국인은 169만 8,983명이다. 한편 안전행정부의 집계에 따른 대한민국의 총 인구는 2014년 6월 30일 기준으로 5,123만 3,579명이다. 따라서 2016년 6월 말 기준으로 대한민국 총 인구 대비 국내체류외국인 비율은 약 3.32%이다. 그러므로 인구통계학의 양적 측면에서만 바라보면, 현재 대한민국은 아직 엄밀한 의미에서의 다문화사회로는 분류되지 않는다. 2011년 12월 7일 통계청 보도자료 「장래인구추계: 2010년~2060년」에 따르면 2020년 대한민국의 총인구는 약 5,143만 5,000명으로 추계된다. 한편 2020년 대한민국에 체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외국인의 수는 약 253만 9,500명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세계일보 2007년 4월 27일, 2050년에 외국인 400만 명 … 10명 중 한 명꼴, 참고). 이들 추계자료에 근거하여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2020년 대한민국 총인구 대비 체류외국인의 비율은 약 4.94%로 예상된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2020년 전후로 엄밀한 의미에서의 ‘다문화사회’로 들어설 것으로 예측된다(진상범·김형민, 2014: 10, 참고). 2)본 논문에서 ‘사회통합’이란 개념은 “비통합적인 상태의 사회 집단들이나 개인들이 서로 더불어 살 수 있는 조화롭고 평화로운 사회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합의를 바탕으로 서로에게 적응함으로서 단일의 집합체를 형성하는 역동적인 과정”(진상범·김형민, 2014: 10)으로 정의된다. 이런 사회통합의 과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한 전제조건은 “인간의 존엄성, 자유의 최대한 보장, 평등한 권리와 형평성”(진상범·김형민, 2014: 10) 등 이다(김태원, 2012: 182; Ferguson, 2008: 6; http://en.wikipedia.org/wiki/Social_integration (2014년 2월 1일 접속), 참고).
‘세계화(globalization)’ 또는 ‘국제화(internationalization)’는 현대사회에서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추세이다. 이로 인해 국제사회는 상호의존성이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특히 경제적 이유로 국경이란 경계를 허무는 국제 이민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 결과 지구 곳곳에서 인종적, 언어적, 종교적, 문화적 다양성을 보이는 사회공동체들이 출현하고 있다. 그런 사회공동체에서는 넓은 의미에서의 ‘문화 차이(cultural difference)’로 인한 크고 작은 사회문화적 갈등(sociocultural conflict)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다름’과 ‘낯섦’을 수용하여 문화긴장(cultural tension)과 문화갈등(cultural conflict)을 극복하고, 조화롭고 평화로운 사회를 위해 사회통합을 이룩하려는 노력은 이제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닌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이를 위해 다문화에 관련된 담론이 사회의 각계각층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때 무엇보다도 강조되는 것이 교육의 중요성이다. 지구촌(global village) 시대에 다양한 문화적 배경의 사회구성원들로 이루어진 다문화사회에서 타자를 열린 마음으로 포용할 수 있는 감수성과 태도를 배양하고, 조화롭고 평화로운 공생과 상호발전을 추구함으로서, 궁극적으로 사회통합을 이룩하려는 교육이 ‘다문화교육(multicultural eduation)’과 ‘상호문화교육(intercultural education)’3)이다. 이런 맥락에서 바라보면 다문화교육과 상호문화교육은 근본적인 목표설정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다문화교육과 상호문화교육은 서로 다른 교육학적 접근방식으로 분명한 차이점을 보인다. 본 필자들은 다문화교육과 상호문화교육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보기에 앞서 ‘다문화’와 ‘상호문화’의 개념정의를 다루고자 한다.
명사형 ‘다문화(multiculture)’와 ‘상호문화(interculture)’ 그리고 해당 명사의 형용사형 ‘다문화적(multicultural)’과 ‘상호문화적(intercultural)’이라는 용어는 일상생활의 영역에서 뿐만 아니라, 학계에서도 유의어(synonym)로 종종 사용된다.4) 그러나 해당 용어에 대한 학술적 논의에서는 명확한 구분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 이유는 용어 자체가 함의하는 내용에서 분명한 차이점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다문화’는 한 사회 안에서 다양한 문화들이 병존하거나 공존하는 사회구조의 현상을 표현하는 것이라면, ‘상호문화’는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회구성원들이 상호관련성을 맺으면서 문화와 문화 사이의 역동적인 쌍방향성이라는 상호작용을 가리킨다(정기섭, 2011: 138; 정영근, 2006: 32; 홍종열, 2011: 317 참고). 따라서 ‘다문화’는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상호문화’는 문화와 문화의 만남 속에서 문화상호 간의 대화와 교류를 강조한다5)(허영식, 2000: 99, 주1 참고). 이런 의미에서 ‘다문화’는 정태적 성격이, ‘상호문화’는 역동적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상호문화는 서로 구별되는 문화권에 속한 개인들 사이에서의 상호작용을 통해 생겨난다. 따라서 상호문화적 접근에서 중시되는 것은 개인과 개인의 만남에 의해 발생하는 상호관계성이다. 이렇게 생겨난 상호문화는 만남 이전에 존재했던 두 문화와 구별되는 또 다른 하나의 새로운 문화인 것이다.
요약하면 ‘다문화’는 한 지리적 공간에 둘 이상의 복수문화가 공존 내지 병존하는 현상을 가리켜, 정태적인 문화의 경계(cultural boundary)를 전제로 한다. 그에 반해 ‘상호문화’는 한 지리적 공간에서 둘 이상의 복수문화가 서로 접촉하여 서로의 경계를 허물고, 상호작용과 용합을 통해 새로운 혼종문화(hybrid culture)를 탄생시키는 역동적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다문화교육과 상호문화교육은 인종적·민족적·문화적 다원화에 직면한 사회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제시된 교육학의 접근 방법이다. 다문화교육과 상호문화교육은 다양한 인종적·종교적·이념적·언어적·문화적 배경을 지닌 다문화사회에서 자신과 다른 문화권의 타자에 대한 차별, 편견, 선입견,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그들을 열린 마음으로 포용할 수 있는 감수성과 태도를 배양시키고, 서로의 고유문화에 대해 긍정적인 의식을 바탕으로 세계시민적 소양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다.
이런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다문화’와 ‘상호문화’의 개념 구분에서와 마찬가지로, 다문화교육과 상호문화교육은 교육학적 목표와 관련하여 분명한 차이점을 나타낸다. 다문화교육의 목표는 다문화사회의 구성원들이 개별 문화의 고유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할 뿐만 아니라 문화적 차이를 수용하면서 공존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즉, 다문화교육은 인종이나 민족의 다양성은 물론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개개의 문화가 동등한 가치를 갖는 것으로 인식하며, 다른 문화에 대한 편견을 줄이고, 다양한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하도록 하기 위한 교육방법이다(장인실, 2003: 409; 2006: 28 참고). 한편 상호문화교육의 목표는 다문화사회의 서로 다른 문화집단들 또는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지닌 개인들이 대화를 통해 갈등을 조정하고 협력과 연대감을 끌어내어 서로 공생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다. 즉 상호문화교육은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면서도 문화와 문화 사이의 접촉과 교류 및 상호작용을 강조하여, 문화갈등이 발생할 시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행동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도록 하기 위한 교육방법이다. 이런 의미에서 상호문화교육은 다양한 문화들을 단순히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접촉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의 해결을 위한 행위능력을 배양시키기 위한 교육학적 접근이다(장한업 역, 2012: 34 참고). 따라서 상호문화교육은 학습자에게 타문화를 단순히 이해하는 차원을 넘어서, 타자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책임의식과 그에 합당한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상호문화 감수성(intercultural sensitivity)’6)을 훈련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요약하면, 다문화교육은 평등의 이념을 바탕으로 다양성을 인정하고 다양성의 공존에 가치를 두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다문화교육의 초점이 여러 문화들에 대한 이해에 맞춰진다. 상호문화교육은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면서도 문화들 간의 만남과 교류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긴장과 갈등에 대처할 수 있는 행동 역량을 키워 공생(symbiosis)에 가치를 두는 교육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상호문화교육의 초점은 문화들 또는 다른 문화권의 구성원들 사이의 상호교류와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공통의 합일점을 찾는데 맞춰진다(진상범·김형민, 2014: 12-13, 참고).
3)본 논문에서의 ‘상호문화교육’은 특히 유럽의 교육학계에서 받아들이는 광범위한 교육학적 접근방법을 가리킨다. 북미의 교육학계에서도 ‘intercultural education'이란 용어를 사용하지만, 매우 제한된 영역만을 지칭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교육학계에서 intercultural education은 ’타문화권으로 이주하여 생활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타문화 학습의 특수한 수업형태‘를 의미한다(장인실, 2003: 413, 참고). 4)‘multiculture’(다문화)와 ‘multicultural’(다문화적) 그리고 ‘interculture’(상호문화)와 ‘intercultural’(상호문화적)이란 용어 이외에도 외국의 학계에서는 ‘transculture’와 ‘transcultural’, ‘cross-culture’와 ‘cross-cultural’ 등과 같은 용어들을, 한국의 학계에서는 ‘간문화(적)’, ‘이문화(적)’, ‘초문화(적)’, ‘크로스문화(적)’, ‘통문화(적)’, ‘트랜스문화(적)’, ‘비교문화(적)’ 등 같은 용어들을 사용하고 있다. 비록 모든 학자들이 합의점에 도달한 것은 아니지만, ‘다문화(적)’과 ‘상호문화(적)’이란 용어가 다른 용어들 보다 문헌에 훨씬 더 많이 등장한다. 정영근(2007: 266-267)은 ‘intercultural’(독어: ‘interkulturell’)을 ‘상호문화적’으로 번역할 것을 제안한다. 5)‘multicultural’에서 접두사 ‘multi-’는 ‘다수의, 수많은’이란 의미를 지닌 라틴어 multus에서, ‘intercultural’에서 접두사 ‘inter-’는 ‘사이에(between)’란 의미를 지닌 라틴어 inter에서 파생되었다(Langenscheidts Großes Schulwörterbuch Lateinisch-Deutsch, 2001: 630과 768 참고). 어원에서도 알 수 있듯이, multicultural은 여러 문화에 대한 편견 없는 이해와 차이의 인정에, intercultural은 문화 사이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intercultural은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 상호 간의 교류를 강조하는 용어로 이해할 수 있다. 6)Bhawuk & Brislim(1992: 416)은 ‘상호문화 감수성’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To be effective in another culture, people must be interested in other cultures, be sensitive enough to notice cultural differences, and then also be willing to modify their behavior as an indication of respect for the people of other cultures. A reasonable term that summarizes these qualities of people is intercultural sensitivity […] 다른 문화에서 효율적이기 위해, 사람들은 다른 문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문화의 차이를 알아차릴 정도로 충분히 민감해야 한다. 그리고 또한 자신과 다른 문화에 속한 사람들에 대한 존중의 표시로 자신의 행동을 기꺼이 수정하려는 의지를 지녀야 한다. 이런 특성을 요약하여 표현하는 적절한 용어가 바로 상호문화 감수성이다[…].
Ⅲ. 디지털 영상매체를 활용한 상호문화교육 교수-학습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
인간을 정의하는 말로 ‘호모 에루디티오(homo eruditio)’가 있다. 이 라틴어 용어는 ‘학습하는 인간’이란 뜻으로, 배움 또는 학습을 인간의 본성으로 정의한 것이다. 이때 배움 또는 학습은 단순한 지식의 습득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의 습득을 넘어서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게 하는 자양분을 얻는 것이다(한준상, 1999: 59-65, 참고).
상호문화교육의 주요 목표는 타인종과 타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 문화의 상호교류와 상호작용, 문화갈등의 해결능력, 합의 도출능력, 상호문화 감수성 배양 등이다. 이는 인지적 학습을 통한 지식의 증가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다. 상호문화교육이 추구하는 목표의 도달은 학습자가 인지적 학습과 더불어 정의적 학습을 통해 교수-학습 내용을 내면화하고 그것을 실행으로 옮길 때 비로소 가능하게 된다(한관종, 2006: 149참고). 이를 위해 학습자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보다 더 나은 교수-학습 방법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종류의 교수-학습 방법은 현실적으로 시간과 비용의 측면에서 많은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직접 경험에 기반을 둔 교수-학습 방법을 대신할 수 있는 교수-학습 매체와 이를 활용한 교수-학습 프로그램의 개발이 절실히 요청된다.
시·공간과 정보의 압축혁명을 몰고 온 디지털 정보통신기술의 획기적 발달 그리고 인류문명에 패러다임의 전환(paradigm shift)을 가져온 디지털 혁명(digital revolution)은 21세기를 지식·정보화시대라고도 불리게 만들었다. 디지털기술의 발달에 근거한 입체적, 통합적, 쌍방향적 의사소통 방식은 오늘날을 사는 현대인의 인식 과정과 방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식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정영근, 2004: 17 참고). 특히 디지털 영상매체는 사회·문화적 환경의 현저한 변화를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교육 분야에도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변화를 가져왔다. 디지털 영상매체(digital image media)는 “인간의 시각 욕구충족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감각기관들도 동원하여 다각적이고 공감적인 교류를 실현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의사소통 매체”(정영근, 2004: 20)로 교육현장에서의 교수-학습 효율성이 높을 것이라고 예견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특히 로버트 하인리히(Robert Hinrich)와 마이클 모렌다(Michael Molenda)와 제임스 러셀(James Russell)이 1993년 공동으로 편찬한 『Instructional Media and the New Technologies of Instruction(교수매체와 새로운 교수공학)』의 4판에서 나오는 내용이 관심을 끈다.
디지털 영상매체에 대한 현대인의 의존성은 부인할 수 없는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특히 오늘날의 성장세대는 ‘아날로그 신호에 기반을 둔 추상적인 문자매체’보다는 ‘디지털 신호에 기반을 둔 구체적인 영상매체’를 더 선호한다(정영근, 2003: 210 참고). 따라서 수요자 중심 교육과정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교수-학습 방법에 있어 디지털 영상매체의 적극적인 활용이 요구된다. 여러 연구자들(김영권·한용택, 2009: 240; 이주봉, 2011: 389; 정영근, 2004: 14; 한관종, 2006: 153)은 디지털 영상매체를 활용한 수업이 문자 위주의 텍스트에만 의존하는 수업보다 학습자들에게 흥미를 더 유발하고, 집중도를 더 높이며, 수업에 대한 동기부여를 더 많이 주고, 보다 폭 넓은 간접 경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것은 디지털 영상매체를 활용하여 우리사회에 맞는 상호문화교육 교수-학습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필요성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현대사회에서 디지털 영상매체의 지배성과 선호도 그리고 상호문화교육에서 정의적이고 통합적인 시각의 필요성과 강조를 감안한다면, 디지털 영상매체를 활용한 상호문화교육 교수-학습 프로그램의 개발은 다문화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갈등을 극복하여 사회통합을 이룰 수 있는 최적의 방안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7)
영화, 애니메이션, TV 드라마 등은 현대인에게 가장 대중적이며 가장 선호되는 서사텍스트(narrative text)에 속한다. 그래서 이와 같은 서사텍스트를 활용한 교수-학습 프로그램은 학습자가 학습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최소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교육시설에서 모든 것을 직접 경험 할 수 없는 학습자들에게 간접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여 그들의 인식과 행동의 변화를 유도함으로서 교수-학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따라서 디지털 영상매체의 활용성은 상호문화교육의 교수-학습 프로그램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이다. 상호문화교육의 실천적 교수-학습 프로그램을 위한 디지털 영상매체의 활용방안에 대한 국내 연구가 속속 발표되고 있으나(김연권·한용택, 2009; 김형민·조창현, 2014; 서연주, 2009; 손은하, 2013; 이숙경, 2009; 정영근, 2003; 2004; 최석희, 2011; 한관종, 2006; 한용택, 2010; Kim & Cho, 2014), 아직까지도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이들 연구들은 디지털 영상매체를 활용한 상호문화교육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으나, 체계적인 상호문화교육 교수-학습 프로그램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디지털 영상매체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현실을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재현하면서도, 정서적 측면과 심미적 측면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디지털 영상매체는 정의적 특성과 인지적 그리고 행동적 특성을 통합시킨 하나의 유기적 교수-학습매체로 활용가능성이 많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디지털 영상매체가 상호문화 감수성 훈련을 위한 효과적인 상호문화교육 교수-학습 매체 중의 하나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타진해야 할 것이다.
7)여기에서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 교수-학습에 있어 디지털 영상매체의 활용이 학습자의 정신적 나태함과 수동적 학습 참여 그리고 빠른 내용 전개에 따른 인지체계의 부담과 집중력의 결여를 유발시켜 오히려 학습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Beentjes & Voort, 1988: 393 이하, 참고). 따라서 학습의 주제와 목표, 디지털 영상매체의 성격에 맞는 세심하고도 주의 깊은 교수-학습 전략의 준비와 개발이 필요하다(김연권·한용택, 2009: 241; 서성식, 2007: 160; 한관종, 2006: 154, 참고).
본 연구는 대학생들의 상호문화 인지도에 영향을 미치는 디지털 영상매체 이용 관련 요인에 대한 가설적 모형을 구축한 후, 요인들 간의 경로를 확인하고 가설을 검증하는 경로분석 모형연구이다.
문헌고찰과 선행연구를 토대로 대학생들의 상호문화 인지도에 영향을 미치는 디지털 영상매체 이용 관련 요인에 대한 모형을 구축하였다<그림 1>.
외생변수에는 디지털 영상매체 사용에 대한 개인의 혁신성 정도와 관련된 자기효능감과 신기성 추구를 두고 매개변수로 지각된 유용성과 사용용이성을 포함하고 내생변수에 상호문화 인지도로 구성하였다.
2014년 3월 24일~28일까지 서울·경기 지역 소재 대학 3개(서강대, 한신대, 협성대)를 방문하여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연구목적을 충분한 설명하여 응답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기로 동의한 자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자기기입식에 의해 응답하게 한 후 즉시 회수하였다. 설문응답 도중에 거부감이나 불편함을 호소할 경우 설문응답을 중단하고, 응답지는 폐기하였다. 응답자는 325명이었으며, 회수된 설문지에서 응답내용이 불성실한 설문지는 분석대상에서 제외하고, 미응답 설문문항이 50% 이상일 경우 분석대상에서 제외하여 최종 319명(98.1%)을 분석대상으로 정했다.
설문문항은 개인적 혁신성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자기효능감, 신기성 추구, 지각된 유용성 및 지각된 사용용이성, 상호문화에 대한 인지도로 구성하였다. 인구사회학적 특성은 연령, 성, 일일 인터넷 사용시간을 조사하였다.
자기효능감, 신기성 추구를 측정하기 위해 Dabholkar & Bagozzi(2002)과 Jung et al.(2011)이 사용했던 6문항을 수정·보완하여 이용하였고 3개 문항은 자기효능감, 나머지 3개 문항은 신기성 추구와 관련한 문항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자기효능감과 신기성 추구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측정은 5점 리커트(Likert) 척도로 경험적 빈도에 따라서 “없다=1점”, “가끔=2점”, “보통=3점”, “자주=4점”, “항상=5점”으로 산정하였다. 연구도구의 내적 일치도를 나타내는 Cronbach’s α는 자기효능감이 .84, 신기성 추구는 .72이었다. 지각된 유용성 및 지각된 사용용이성은 Davis, Baggozi & Warshaw(1989)의 연구에서 사용했던 7문항을 수정·보완하여 활용하였다. 측정은 리커트 5점 척도로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항상 그렇다=5점’의 범위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지각된 유용성과 사용용이성이 좋다고 인지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본 연구에서 지각된 유용성의 Cronbach’s α=.86, 지각된 사용용이성은 .80으로 나타났다.
상호문화에 대한 인지도는 7문항으로 리커트 5점 척도로 측정하여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항상 그렇다=5점’의 범위로 점수가 높을수록 상호문화에 대해 강하게 지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상호문화에 대한 인지도의 신뢰도는 Cronbach’s α=.61로 나타났다.
자료 분석은 SPSS 21.0(SPSS Inc, Chicago, IL, USA) 프로그램과 AMOS 21.0(Analysis of Moment Structure)을 이용하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및 측정변수에 대해 기술통계량을 구하였다. 또한 구조방정식 모형에서 사용하는 측정도구의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확인적 요인분석(confirmatory factor analysis)을 실시하였으며, 표본의 정규분포는 일변량 정규성과 다변량 정규성 검정으로 평가하였다. 또한 측정변수들 간의 상관관계 및 다중공선성은 Pearson correlation coefficient로 검증하였다. 구조방정식 모형의 적합도, 직접효과, 간접효과 및 총 효과는 공분산 행렬과 Maximum likelihood를 이용하여 시행하였다.
응답자의 일반적 특성은 <표 1>과 같다. 응답자의 특성을 살펴보면 남성에 비해 여성이 65.2%로 더 많은 편이었으며 연령의 범위는 17세부터 30세까지 평균 20.97세이었다. 응답자들은 평균적으로 일일 인터넷 사용시간은 약 2시간 26분이었다.
설문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2. 대학생들의 디지털미디어 이용 현황
<표 2>는 응답자들의 디지털미디어 소유 현황으로 최소 1개부터 최대 10개에 이르는 디지털미디어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미디어 유형별로는 스마트폰‧휴대폰은 98.1%가 보유하고 있었으며 남자가 107명(97.3%), 여자는 205명(98.6)이었다. 두 번째로 보유자가 많은 디지털 미디어 유형은 노트북(79.0%)이었으며 남자(60.1%)보다 여자(82.7%)가 많았다. 데스크탑 컴퓨터의 경우는 남자(54.5%), 여자(50.5%) 비슷하게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2>] 성별 소유하고 있는 디지털미디어 분석(단위 : N(%))
성별 소유하고 있는 디지털미디어 분석(단위 : N(%))
<표 3>은 디지털미디어 매체를 활용한 상호문화교육의 유형을 비교·분석한 결과를 보여준다. 모든 유형에서 ‘스마트폰·휴대폰’이 가장 높게 조사되었으며, 그 다음이 ‘노트북’이었다.
[<표 3>] 디지털미디어 매체를 활용한 상호문화교육 유형 비교(단위 : N(%))
디지털미디어 매체를 활용한 상호문화교육 유형 비교(단위 : N(%))
<표 4>는 다문화에 관련된 정보수집 방법을 분석한 결과이다. 이때 디지털 영상매체가 79.9%로 대다수를 차지하였고, 다문화 배경을 지닌 주체와 직접 교류(8.5%), 인쇄 대중매체(4.9%), 다문화 관련 서적(3.2%)의 순으로 나타났다.
[<표 4>] 성별 다문화 관련 정보수집 방법(단위 : N(%))
성별 다문화 관련 정보수집 방법(단위 : N(%))
<표 5>는 상호문화교육의 내용에 대한 인지도를 분석한 결과이다. 이때 ‘주류문화집단의 상호문화교육을 통해서’의 경우에 47.0%가 응답하여 가장 높았고, ‘타문화권 배경 주체대상의 주류문화집단의 문화교육’(25.8%), ‘타문화권 배경 주체대상의 주류문화집단의 실생활교육’(16.6%), ‘타문화권 배경 주체대상의 주류문화집단의 언어교육’(7.0%)의 순으로 나타났다.
[<표 5>] 성별 상호문화교육의 내용에 대한 인지도(단위 : N(%))
성별 상호문화교육의 내용에 대한 인지도(단위 : N(%))
<표 6>은 성별 상호문화교육의 효과적 교수-학습매체에 대한 인지도를 분석한 결과이다. 이때 ‘정규교육과정 시청각매체를 통한 교육’이 66.2%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비정규교육과정 시청각매체’라는 응답이 24.3%로 나타났다.
[<표 6>] 성별 상호문화교육의 효과적 교수-학습매체에 대한 인지도(단위 : N(%))
성별 상호문화교육의 효과적 교수-학습매체에 대한 인지도(단위 : N(%))
3. 상호문화 인지도에 영향을 미치는 디지털 영상매체 이용 관련 요인
1) 측정도구의 타당성
본 연구모형에서 사용된 측정도구인 디지털 영상매체 사용에 대한 개인의 혁신성 정도와 관련하여 자기효능감과 신기성 추구, 개인의 지각된 유용성 및 지각된 사용용이성과 상호문화에 대한 인지도의 타당성(Validity)을 검증하기 위해 모든 문항에 대한 확인적 요인분석(confirmatory factor analysis)을 실시한 결과, 표준화 회귀계수가 모두 .5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구조방정식 모형 검증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2) 표본의 정규성
본 연구에서 사용된 변수들의 서술적 통계 분석결과와 정규성 검증결과는 <표 7>와 같다. 다변량 정규성 검증 결과, 왜도는 절대값 3 이하, 첨도는 절대값 10 미만으로 정규성에 크게 위배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서 자료의 타당성이 인정되었다.
[<표 7>] 관찰된 변수의 서술적 통계 (N=319)
관찰된 변수의 서술적 통계 (N=319)
3) 측정변수간의 다중공선성
측정변수 간의 상관관계 절대값(r)이 .85 이상이면 변수 간에 매우 강한 연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개념의 삭제를 고려해야 한다(송태민 & 김계수. 2012). 본 연구에서 측정변수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모든 변수들의 상관계수 절대값은 .80이하로 나타나서 다중공선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8>.
측정변수 간의 상관관계
4) 가설적 모형의 적합도 검정
본 연구에서는 <표 9>에 제시된 바와 같이 주요 적합도 지수가 모두 기준치를 충족하고 있어 자기효능감과 신기성 추구를 외생변수로 하고 지각된 유용성과 지각된 사용용이성을 매개로 한 상호문화에 대한 인지도 측정모형은 전반적으로 적합하게 설계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모형의 적합도
5) 가설모형의 효과분석
본 연구의 가설모형을 분석한 결과 7개의 경로에서 5개가 유의하게 나타났다<그림 2>. 가설모형의 내생변수를 중심으로 경로계수를 측정하여 분석한 결과<표 10>, 대상자의 지각된 사용용이성에 대하여 자기효능감은 직접효과((β=.310)가 있었다. 또한 디지털 영상매체 사용에 대한 개인의 혁신성 정도와 관련한 신기성 추구는 직접효과(β=.256)가 있었고 이에 대한 설명력은 21.4%로 나타났다. 지각된 유용성에 대하여 자기효능감은 유의하지 않았으며, 신기성 추구의 직접효과(β=.287)와 지각된 사용용이성의 직접효과(β=.375)가 유의하게 나타났고 이에 대한 설명력은 32.5%로 나타났다. 상호문화에 대한 인지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지각된 유용성의 직접효과(β=.298)가 유의하게 나타나서 이에 대한 설명력은 12.1%로 설명되었다.
[<표 10>] Effects of Predictive Variables on Endogenous Variables in the Model
Effects of Predictive Variables on Endogenous Variables in the Model
대한민국은 1980년대 말을 전후로 노동력 송출국가에서 노동력 유입국가로 바뀌었다. 이 시기에 이주노동자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1990년대 들어 중소기업 및 3D업종은 심각한 노동력 부족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런 노동력의 결손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사회는 이주노동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또한 비슷한 시기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및 조선족 출신의 여성 결혼이민자가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했다. 이주노동자와 결혼이민자의 유입은 한국사회의 인구학적 구성을 변화시키고 있다. 새로운 인종(race)과 종족집단(ethnic group)의 등장과 더불어 타문화와 타종교의 유입은 한국사회가 과거 수 천 년 동안 ‘단일문화’의 신화를 기반으로 유지할 수 있던 사회의 통합과 결속을 더 이상 바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은 다인종·다민족·다문화사회란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의 사회적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단일민족·문화 사회에서 다인종·다문화사회로의 빠른 전환과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회상황으로의 전개는 문화적 긴장과 갈등, 사회구성원들의 정체성 혼란과 문화와 문화 간의 소통 부재를 유발시켰다. 이는 낯섦과 타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으로 이어졌다. 이런 사회적·문화적 긴장과 갈등을 극복하고, 사회공동체의 물질적·정신적 풍요를 달성하고, 모든 사회집단이 조화롭고 평화롭게 공생할 수 있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사회통합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이를 위해 제안된 교육학적 접근이 바로 문화와 문화 간의 소통과 교류를 중시하는 상호문화교육이다.
캐나다의 미디어 이론가 마샬 맥루한(Marshall McLuhan, 1911-1980)은 1964년에 출간된 『미디어의 이해: 인간의 확장(Understanding Media: The Extensions of Man)』에서 오늘날 회자되는 “매체는 메시지이다(The medium is the message)"란 표현을 말한다. 그의 지적처럼 매체는 인간의 의식구조와 의사소통 양식은 물론 사회의 전반적인 구조를 결정짓는다. 이는 특히 20세기 말 디지털 기술혁명으로 인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오늘날과 같은 지식·정보화시대에는 문자매체를 중심으로 한 아날로그 문명에서 영상매체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문명으로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음을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 이런 매체 문명의 전환은 교육현장에서도 예외는 될 수 없다. 특히 많은 학습주체가 “아날로그 신호로 표현되는 문자에 친화적인 자아보다는 디지털 신호에 의해서 만들어진 영상에 보다 친밀한 자아”(이종흔, 2004: 199)이기 때문이다. 이에 발맞춰 상호문화교육을 실시할 때 교수-학습 수단으로 디지털 영상매체를 활용하려는 방안에 대한 모색이 부상하고 있다.
한국적 다문화상황에서 사회통합을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상호문화교육의 필요성과 당위성이 제기되고 있다. 디지털 혁명으로 지식·정보화시대를 맞이한 21세기에 디지털 영상매체는 상호문화교육의 효율적인 교수-학습 매체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본 연구는 325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통해 디지털 영상매체를 활용한 상호문화교육의 교수-학습 프로그램 개발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면서 평화롭고 조화롭게 공생할 수 있는 다문화사회의 건설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였다. 이는 디지털 신호에 기반을 둔 영화, 애니메이션 TV 드라마 등의 서사텍스트를 상호문화교육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다문화사회의 구성원을 위한 보다 효율적인 상호문화교육을 위해 디지털 영상매체를 활용한 교수-학습 프로그램 개발에 보다 많은 역량이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또한 언급되어야 할 점이 있다. 디지털 영상매체를 활용하여 상호문화교육의 교수-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작업은 교수자에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한다. 이는 디지털 영상매체를 활용한 상호문화교육 프로그램의 개발에 있어 하나의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교수자들이 개발된 교수-학습 프로그램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통로를 가진다면, 수업 준비에 따른 부담을 어느 정도 줄여 사회통합을 위한 상호문화교육을 보다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