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2011년~2013년에 세종학당용 교재로 개발된 ‘세종한국어 1~8’의1) 교수요목 설계 방향을 제시하고 단원별 구성 요소의 설정 및 주요 내용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세종한국어’ 구성의 방향을 제시하고 ‘세종한국어 1~8’이 포괄하는 등급 수준의 범위를 국제 통용 한국어교육 표준 모형의 등급 체계와 비교해 설명하며 ‘세종한국어’ 구성의 개요를 교육 시간과 권별 개요, 권별 주제 목록 선정 과정을 포함해 설명한다. 단원 구성과 관련해서는 세종학당의 요구에 맞는, 기술 통합 교육에 적합한 단원의 구성 요소를 설정하고 각 요소별 기능과 특성을 기술할 것이다.
‘세종한국어’는 세종학당에서 공부하는 한국어 학습자의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키고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을 목표로 개발된 교재이다. 본 연구는 ‘세종한국어 1~8’의 개발 보고서의 성격을 가지며, 이 교재의 사용자들에게 정확한 개발 의도를 전달함으로써 개발 목적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기능을 할 것으로 본다. 또한 교재 연구자에게는 분석을 위한 기초 자료로, 향후의 교재 개발자들에게는 참고할 수 있는 교재 개발의 방법론을 제공할 수 있으리라 본다.
1)연구 참여자는 다음과 같다. ◦ ‘세종한국어 1~4’(2011~2012): 김정숙(고려대), 이해영(이화여대), 박선희(이화여대), 최은지(원광디지털대), 장미라(경희사이버대), 이준호(경인교대) ◦ ‘세종한국어 5~8’(2013): 김정숙(고려대), 이정희(경희대), 정명숙(부산외대), 김은애(서울대), 김선정(계명대), 이동은(국민대), 진정란(사이버외대), 최은지(원광디지털대), 김지영(고려대), 송금숙(고려대), 이정란(이화여대)
세종학당은 외국어 또는 제2언어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알리고 교육하는 한국어 교육기관이다. 세종학당 학습자의 한국어 학습 목적은 지역별로 다를 수 있으나 대부분의 지역에서 가장 큰 학습 목적이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2년 83곳의 세종학당을 대상으로 해당 세종학당 초급 학습자들의 한국어 학습 목적을 조사하고 2014년 13곳의 세종학당을 대상으로 해당 세종학당 중급 학습자들의 한국어 학습 목적을 조사한 결과는 <표 1>과 같다. 초급과 중급 학습자 공히 한국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싶거나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있어 한국어를 학습하는 사람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취직이나 학업을 위해 한국어를 학습하는 사람들도 40% 정도 되었으나 이는 조사 지역에 따라 편차가 매우 심하게 나타났다. 예를 들면 2013년 조사에서 일반 목적-직업 목적-학업 목적 한국어 학습자의 비율이 런던 세종학당에서는 100%-0%-0%, 가오슝 세종학당에서는 95%-5%-0%로 나타난 반면 탈디코르간 세종학당에서는 20%-40%-40%로, 호찌민 세종학당에서는 10%-85%-10%로 나타났다.
세종학당 학습자의 한국어 학습 목적
이와 같이 지역에 따라 편차가 큰 세종학당 학습자의 요구를 표준 교육과정에서 모두 수용해 교재를 구성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또한 취업이나 학업을 위해 한국어를 학습하는 사람들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은 세종학당 설립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 물론 세종학당에서도 현지의 특화된 요구를 반영해 특별반을 운영할 수 있으나, 이것이 기본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에 세종학당 교재인 ‘세종한국어’는 일반 목적 한국어 교육에서 다루는 교육 내용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한국 문화에 대한 내용을 보다 확충하였다. 다만 세종학당 학습자의 현지에서의 한국어 사용 요구를 감안해 중급 단계 교재인 ‘세종한국어 5~8’ 개발 시에는 직업 목적의 한국어 교육 내용을 부분적으로 포함해 교재를 구성하였다.
‘세종한국어’는 세종학당에서 공부하는 한국어 학습자의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키고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을 목표로, 언어 기술과 지식 교육을 통합한 통합 교재로 개발되었다. 단원 구성의 최상위 요소로 ‘주제’를 설정하고 이 주제를 중심으로 기능과 의사소통 과제, 문화 항목을 선정하였으며, 어휘 및 문법, 발음 교육 내용도 연계시켰다.
집필의 기본 방향은 세종학당의 설립 목적에 따라 상호주의적 관점에 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교류할 수 있는 언어문화적 능력 증진에 두었으며, 학습자가 한국어 사용의 유창성과 정확성을 고르게 향상시킬 수 있도록 의사소통 활동과 언어 구조에 대한 교육을 균형 있게 포함해 교재를 개발하였다. 또한 세종학당의 교육 여건을 고려해 교실 밖에서 한국어 사용 기회가 적은 국외 한국어 학습자의 요구에 부합하는 주제와 기능을 다수 교육 내용에 포함하고 본문에 등장하는 인물 및 의사소통 상황을 세종학당 개설 지역의 사회문화적 특수성과 학습자들의 특성을 반영해 설정함으로써 학습자의 학습 동기 및 흥미를 유발하고자 하였다. ‘세종한국어’에서는 특히 문화상호주의적 관점에서 한국 문화와 학습자의 모 문화 간의 이해와 소통을 중시하여 양 방향의 문화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세종한국어의 등급 수준은 ‘국제통용 한국어교육 표준모형 개발’(2010, 2011)에 근거해 이루어졌다. 국립국어원에서는 국가/기관/개인 차원에서 한국어 교육과정 및 평가 체계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국제통용 한국어교육 표준모형’(2010, 2011)을 개발하였는데, 이 모형에서는 한국어의 등급을 초급, 중급, 고급, 특별과정의 4단계로 구분하고, 초급, 중급, 고급을 다시 둘로 나누어 총 7단계의 등급 체계를 설정하였다.2) 국제통용 한국어교육 표준모형 개발 2단계(2011:107)에서는 국외 세종학당의 교육 시간 등의 여건을 고려해 세종학당 교육과정을 정규과정과 특별과정으로 나누고 세종학당 정규과정은 국제통용 한국어교육 표준모형의 1~4급, 특별과정은 국제통용 한국어교육 표준모형의 5~6급 및 특별과정에 해당하는 것으로 모형을 설계하였다.3) 세종학당의 등급 구성은 국제통용 교육과정의 등급과 다음과 같이 비교되고 각 등급별로 개발된 ‘세종한국어’는 다음과 같다.
세종학당 교육과정 및 세종한국어의 구성
1) 교육 시간
‘세종한국어’는 세종학당의 운영 현황 및 수업 시수를 고려해 개발되었다. 국제통용 한국어교육 표준모형 개발 2단계(2011:108)에서 세종학당의 교육과정은 60시간을 기본 교육 시간 수로 상정하되(2시간×주 2회 ×15주) 교육 시간과 교육 일수는 현지 사정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2011년~2013년 세종학당 교육과정에 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정숙 외 2011: 26~27, 국립국어원 2013a: 8) 세종학당의 학기 구성은 매우 다양하나 한 학기가 주로 15주 내외로 구성되고, 한 주에 약 4시간에서 6시간을 교육을 하는 곳이 가장 많은 곳으로 드러났다. 특히 ‘세종한국어 1, 2’가 개발된 2011년 이전에는 주당 교육 시간이 4시간인 세종학당이 가장 많아 ‘세종한국어 1, 2’는 한 단원을 한 주 4시간에 교육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그러나 이후 주당 교육 시간을 6시간으로 운영하는 세종학당이 증가하고 내실 있는 교육을 위해 단원별 교육 시간 수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아 ‘세종한국어 3~8’은 단원당 교육 시간을 6시간으로 설정하여 구성하였다.4)
2) 권별 구성 개요
‘세종한국어’ 권별 단원의 구성은 <표 3>과 같다.
‘세종한국어’ 권별 단원의 구성
‘세종한국어 2~8’의 각 권을 14단원으로 구성한 것은 세종학당의 권장 교육과정이 15주로 구성되어 있는 점과 많은 세종학당이 15주를 한 학기로 운영하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세종한국어 1’을 12단원으로 구성한 것은 본 단원 앞에 한글 자모와 유용한 표현을 교육하기 위한 예비편을 두었기 때문이다. 이 예비편의 교육에 할애하는 시간이 학당별ㆍ학습자별로 다를 수 있다고 보아 12단원 안에 2개의 복습 단원을 포함하여 교사가 교육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본 단원과는 별도로 세 단원마다 한 단원씩 문화 단원을 두었다. ‘세종한국어 1~4’에는 문화 단원을 권별로 4단원씩 두었으나, ‘세종한국어 5~8’에는 문화에 대한 높은 요구를 반영해 13과, 14과 뒤에도 문화 단원을 두어 권별로 5개의 문화 단원을 두었다. 문화 단원의 주제는 앞선 세 단원의 주제 중 하나와 관련된 것으로 선정하였다. 문화 단원은 독립적으로도 교육할 수 있으나 주제를 공유하는 관련 단원을 교육할 때 함께 다룰 수도 있다. 문화 단원의 교육 시간은 개별 세종학당의 교육 여건과 학습자의 관심도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권장 교육 시간은 20분 내외이다.
‘세종한국어 1~8’ 교육과정 구성의 출발점은 국제통용 한국어교육 표준모형의 등급별 목표 기술(2010:140~142)과 국제통용 한국어교육 표준 모형 2단계 개발(2011: 21~22, 39~42, 46~48, 55~58, 65, 96~97)에 제시된 교육 내용의 등급화된 목록들이다. 먼저 이로부터 ‘세종한국어 1~8’에 포함될 교육 내용의 목록들이 추출되었고, 이후 현지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요구 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목록의 재선정과 배열 작업이 이루어졌다. 본고에서는 ‘세종한국어’의 교육 내용 범주 중 단원 구성 시 최상위 기준으로서의 기능을 한 주제 목록 선정 과정을 제시하고자 한다.
1) ‘세종한국어 1, 2’
‘세종한국어 1~2’의 교육 내용은 국제통용 한국어교육 표준모형 1급의 포괄 범위를 바탕으로 선정되었다. ‘세종한국어 1~2’는 한국어 학습의 가장 기초에 해당하는 수준이므로 현지의 요구 조사 결과를 반영해 교수요목을 구성하기보다는 교재 개발자들이 한국어 교육에 가장 기초가 되는 내용 중에서 현지의 교육 여건을 감안해 교육 내용을 선정하고 교수요목을 설계하였다. ‘세종한국어 1~2’의 주제 항목은 <표 4>와 같다.5)
‘세종한국어 1, 2’의 주제 항목
2) ‘세종한국어 3, 4’
‘세종한국어 3~4’의 주제는 국제통용 한국어교육 표준모형 2급에서 제시한 주제 중 ‘세종한국어 1, 2’와의 연계성과 세종학당의 특성을 고려해 선정하였다. 1차로 선정된 주제 항목은 다음과 같다.
그 후 국제통용 한국어교육 표준모형 2단계 개발(22~23)에 제시된 주제 목록 88개를 이용해 세종학당 교원 82인을 대상으로 ‘세종한국어 3, 4’에서 다루어지기를 희망하는 주제를 조사한 결과, <표 5>에 나타난 30개의 주제가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표 5>] 세종학당 교원의 ‘세종한국어 3, 4’ 희망 주제 목록
세종학당 교원의 ‘세종한국어 3, 4’ 희망 주제 목록
이 가운데 27개 항목은 ‘세종한국어 1, 2’에서 이미 다루어졌거나 ‘세종 한국어 3, 4’용 1차 선정 주제와 일치하였다.6) 27개 항목에 포함되지 않은 3개 주제는 ‘직장 생활’(9위), ‘연애와 결혼’(12위), ‘사건, 사고’(26위)이다. 이들 주제는 주제가 초급에서 다루기에는 부담스럽고 이와 연동되는 기능과 언어 지식의 난이도가 높아 ‘세종한국어 3, 4’의 주제에서는 제외하였다. 위의 과정을 통해 선정된 최종 주제 목록은 다음과 같다.
‘세종한국어 3, 4’의 주제 항목
3) 세종한국어 5, 6, 7, 8
‘세종한국어 5~8’의 주제는 국제통용 한국어교육 표준모형 3, 4급에서 제시한 주제 중 ‘세종한국어 1, 2, 3, 4’와의 연계성과 세종학당의 특성을 고려해 선정하였다. 1차로 선정된 주제 항목은 다음과 같다.
그 후 국제통용 한국어교육 표준모형 2단계 개발(2011: 22~23)에 제시된 주제 목록 88개를 이용해 세종학당 교원 15인을 대상으로7) ‘세종한국어 5~8’에서 다루어지기를 희망하는 주제를 조사한 결과, <표 7>에 나타난 30개의 주제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표 7>] 세종학당 교원의 ‘세종한국어 5~8’ 희망 주제 목록8)
세종학당 교원의 ‘세종한국어 5~8’ 희망 주제 목록8)
대부분의 주제 항목이 일차 선정한 주제와 일치하였으나, 일차 선정한 주제에서는 빠져 있었던 ‘전화, 여가 생활, 결혼, 요리, 주거, 공공기관, 선후배 관계, 습관, 외모, 다른 사람에 대한 인상, 명절의 종류’가 ‘세종한국어 5, 6’에, ‘동료 간 갈등, 사람들의 특징 묘사, 생활 과학’이 ‘세종한국어 7, 8’에 추가로 요구되었다.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여 ‘세종한국어 5, 6’에는 ‘여가 생활, 명절의 종류’를 추가하였고, ‘공공기관’은 ‘세종한국어 5’의 ‘예절과 규칙’ 단원에서 ‘공공 예절’에 관한 내용으로 변형해 수용되었다. ‘결혼, 습관, 다른 사람에 대한 인상’은 ‘세종한국어 5, 6’에 서 요구되었으나, ‘세종한국어 1~4’에 유사 주제가 있거나 유사 주제와 차별성을 살리면서 ‘세종한국어 5, 6’에서 구현하기 힘든 주제라서 ‘세종한국어 5, 6’에서는 제외하고 ‘세종한국어 7, 8’에 같은 주제로 혹은 변형해 포함하였다. 한편 ‘세종한국어 5, 6’에 요구된 주제 중 ‘전화(1순위), 요리(10순위), 주거(12순위), 외모’(21순위)‘는 ‘세종한국어 1~4’에서 여러 번 다룬 주제이므로 포함하지 않았으며, ‘세종한국어 7, 8’에 요구된 ‘생활 과학’(19순위)은 중급 수준에서는 다루기 어려운 주제라고 판단되어 포함하지 않았다. 위의 과정을 통해 선정된 최종 주제 목록은 다음과 같다.
‘세종한국어 5-8’의 주제 항목
2)국제통용 한국어교육 표준모형 개발(2010: 136~137)에서는 특별과정이라는 용어 대신 최상급(7급)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다. 그러나 이후 최상급(7급)은 1~6급의 일반 교육과정과는 구분되는 특별과정으로 구분되었고, 최상급과 7급이라는 용어는 폐기되었다. 3)국제통용 한국어교육 표준모형 2단계 개발(2011:107)에서는 중급 1, 2에 해당하는 세종학당의 교육과정을 각 3단계로 구분해 중급 1을 S5, S6, S7로, 중급 2를 S8, S9, S10으로 제시하였다. 이는 한국어의 자립적 사용이 가능해지는 중급 단계에서 한국어 사용을 자유롭게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초급 단계 때보다 교육 시간이 좀 더 요구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에 중급 단계를 초급과 마찬가지로 S5~S8의 4단계로 수정하였는데, 이는 비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세종학당 교육의 특성과 전체 교육과정을 마치는 데 소요되는 기간 등을 고려한 것이다. 4)‘세종한국어’가 기본적으로는 60~90시간의 교육 분량을 염두에 두고 구성되기는 하였으나, 필요에 따라 현지의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사용될 수 있다. 그 사용법에 대해서는 ‘국립국어원(2013b, 2014)’를 참조할 것. 5)‘세종한국어 1~2’의 교수요목 설계에 관한 내용은 김정숙ㆍ이준호ㆍ장미라 (2011: 35~41)에서 상세히 다루고 있다. 6)여기에는 1차 선정 목록인 ‘금지와 허락’이 2차 선정 목록인 ‘공공예절’과 연계되는 경우도 포함된다. 7)피조사자의 수가 적은 것은 중급 수준의 교육을 실시하는 세종학당의 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8)‘세종한국어 5, 6’ 주제 조사 결과 빈도 8로 나온 16개의 주제 목록(다른 사람에 대한 인상, 명절의 종류, 약속, 여행지, 경험담, 공공장소, 과거와 현재, 관용어, 사과, 성격, 신체 증상, 안부, 영화, 집안일, 찬성과 반대, 취미 생활) 중 ‘세종한국어 1~4’ 주제와의 중복 등을 고려해 위의 25순위부터 30순위까지의 주제를 상위 30개 목록에 올렸다. ‘세종한국어 7, 8’ 주제 조사 결과 빈도 7로 나온 17개의 주제 목록(경험담, 과학 기술의 발전, 관용어, 교육 제도, 남성과 여성, 동료 관계, 면접, 미래 사회, 선후배 관계, 세대 차이, 스트레스의 원인, 이웃 나라, 자연재해, 지구촌, 직장 선택의 조건, 한국의 소설, 한국의 시와 수필) 중 ‘세종한국어 3~6’ 주제와의 중복이나 중급 수준을 넘어서는 주제 등을 고려해 위의 25순위부터 30순위까지의 주제를 상위 30개 목록에 올렸다.
‘세종한국어’는 세종학당에서 공부하는 한국어 학습자의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키고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을 목표로, 언어 기술과 지식 교육을 통합한 통합 교재로 개발되었다. 따라서 의사소통 활동과 언어 지식 교육 내용이 균형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한 단원은 학습 목표로부터 출발하여 어휘 늘리기9), 대화 1(대화문, 어휘와 표현, 문법, 연습 1ㆍ2), 대화 2(대화문, 어휘와 표현, 문법, 연습 1ㆍ2), 듣고 말하기, 읽고 쓰기, 발음10), 새 어휘와 표현, 자기 평가로 구성된다.
단원의 구성
다음으로 본 단원의 구성 요소에 대한 핵심 내용과 실례를 제시한다.
1) 도입
도입부는 제목, 도입 사진, 도입 질문, 학습 목표로 구성하였다. 해당 단원의 학습 내용과 관련된 사진을 두 개의 질문과 함께 제시하여, 학습자들을 자연스럽게 학습 내용으로 유도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학습 목표에는 해당 단원의 기능, 문법, 어휘, 발음 목록을 제시함으로써 학습자들이 단원의 목표를 분명히 인식할 수 있도록 하였다.
2) 대화 1ㆍ2
‘대화 1ㆍ2’는 각각 대화문, 어휘와 표현, 문법, 연습 1, 연습 2로 구성되어 있다. 대화문에는 해당 단원의 학습 내용을 분명히 드러내고 학습자가 목표로 삼아 배울 만한 대화를 제시하였다.11) 대화문은 단원에서 목표로 하는 기능 수행과 관련된 내용으로 구성하였으며, ‘대화 1, 2’에서 교육하고자 하는 어휘와 문법 항목을 대화문에 노출시켰다.
어휘와 표현에는 해당 단원의 주제나 의사소통 활동과 관련된 어휘와 표현을 범주화해 제시하였다. ‘대화 1, 2’ 아래에 각각 6~12개 정도의 어휘를 제시하였다. 문법에는 간단한 설명과 함께 예문을 2~3개 제시하였다. 연습 1, 2는 주어진 자료를 이용해 구조적인 연습을 하는 연습 1과 배운 어휘와 문법을 이용해 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연습 2로 구성하였다.12)
3) 듣고 말하기
‘듣고 말하기’는 실제 의사소통 활동을 통해 구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었다.13) 구어 기술 간 연계를 통해 두 가지 언어기술이 통합을 꾀했으며, 나아가 읽고 쓰기와의 통합을 도모하였다.
‘듣고 말하기’는 세 개의 듣기 활동과 두 개의 말하기 활동으로 구성하였다. 듣기는 어휘와 문법 듣기에 중점을 둔 두 개의 듣기를 한 후 한 개의 실제적 대화를 듣도록 구성하였는데, 이는 한국어 환경에 노출되기 어려운 세종학당 학습자의 여건을 고려한 것이다.
말하기는 실제 의사소통 활동을 중심으로 구성하여 실생활에서의 구어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였다. 대체로 첫 번째 활동은 양방향 말하기 활동으로, 두 번째 활동은 일방향 말하기 활동으로 구성하였다.
4) 읽고 쓰기
‘읽고 쓰기’는 두 개의 읽기 활동과 한 개의 쓰기 활동 및 후속 활동으로 구성하였다. 읽기는 간단한 실용문 읽기와 짧은 글 읽기로 구성하였다. 학습자들이 실제적 읽기 자료에 노출될 경우 정보 처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의미 파악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 경우 미 학습한 어휘나 문법들을 포함해 읽기 자료를 구성하였다. 두 번째 읽기 활동의 자료는 후속하는 쓰기 활동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견본 텍스트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쓰기에서는 읽기 자료를 참고하여 글을 쓰도록 해 실생활에 필요한 문어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였다. 글을 쓴 이후에는 발표하기나 평가하기와 같은 후속 활동을 하게 하여 다른 언어 기술과의 통합을 꾀하였다.
5) 발음
‘발음’은 규칙과 예를 함께 제시하여 학습자들이 정확하고 자연스러운 발음을 구사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였다. 발음 교육의 범위에는 분절음과 음운 변화, 억양은 물론 현실발음까지 포함하였다.
발음은 대체로 ‘듣고 말하기’와 같은 지면에 배치되어 있으나 반드시 ‘듣고 말하기’ 활동 시 교육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해당 발음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적절한 위치에서 가르치면 된다.
6) 새 어휘와 표현
‘새 어휘와 표현’에서는 주 교육 목표 어휘는 아니나 대화문, 문법,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활동에서 노출된 어휘나 표현을 모아서 제시하였다(앞의 그림 4 참조). 교재에서 해당 어휘가 나올 때 자연스럽게 교육하면 되므로 ‘새 어휘와 표현’이 제시된 위치에서 다시 교육할 필요는 없다.
7) 자기평가
‘자기평가’에서는 해당 단원의 학습 목표에 도달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평가 항목을 제시하여, 학습자 스스로 자신의 학습 성취도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이후의 학습에 참고하도록 하였다(앞의 그림 4 참조).
8) 어휘 늘리기
‘세종한국어 5~8’에는 단원의 도입부와 ‘대화 1’ 사이에 ‘어휘 늘리기’라는 구성 요소가 있다. 이는 중급 교수요목 설계를 위한 요구조사에서 15.2%의 세종학당 교원이 어휘 교육의 비중을 늘리기를 요구한 점과 중급 숙달도 이상의 단계에서 의사소통 시 어휘가 담당하는 비중이 큰 것을 고려한 것이다.
‘어휘 늘리기’는 단원을 도입한 후 본격적인 학습에 앞서 단원의 주제와 관련된 학습자의 어휘 스키마를 활성화시키며 활동을 통해 어휘를 확장해 하고 학습 내용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을 갖는 구성 요소로, 해당 단원의 주제 표현과 기능 수행에 절대적으로 필요한‘대화 1ㆍ2’의 ‘어휘와 표현’과는 구별된다. 예를 들어 증상과 치료의 경우 ‘어휘 늘리기’에서는 치료제의 명칭과 사용법과 관련된 어휘가 제시된다면, ‘어휘와 표현’에서는 기능 수행에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외상(베이다, 데이다 등)과 몸의 이상 증상(체하다, 속이 쓰리다 등) 관련 어휘가 제시된다.
문화 단원은 한국의 생활 문화, 전통 문화, 성취 문화를 포함하여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도록 구성하고 이에서 더 나아가 학습자가 자 문화를 한국어로 표현하고 자 문화와 한국 문화를 비교할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하였다. 세종학당 학습자가 현대 한국 문화 및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점을 고려하여 생활 속의 다양한 문화 현상과 대중문화 등을 주요 교육 내용으로 포함하였다.
‘문화’는 3개 단원마다 한 단원씩 배치하였는데, 앞에 있는 세 단원의 주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문화 항목을 선정하였다.
9)어휘 늘리기는 ‘세종한국어 5~8’에만 있는 구성 요소이다. 10)‘세종한국어 1, 2’에는 발음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데, 이는 교재 구성 과정에서 누락된 것이다. ‘세종한국어 1, 2’ 교육 시 발음 교육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11)‘세종한국어 5~8’에는 양방향의 대화뿐만 아니라 해설자의 설명이나 기자의 보도와 같은 일방향의 담화도 제시되고 있다. 문어 종결 표현이 목표 문법인 단원에는 ‘-다’체의 서술문도 이야기로 제시되어 있다. 12)‘세종한국어’가 문법 교육 중심의 교재가 아니고 교재의 지면도 충분하지 않아 교재에서는 문법을 간략히 다루고 있다. 문법 교육의 중요성이나 요구가 높은 지역의 교원을 위하여 ‘세종한국어 1~8’ 지침서에 문법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학습자 활동지를 제공하고 있다. 13)‘세종한국어 1~8’은 모든 단원에서 ‘듣고 말하기, 읽고 쓰기’ 활동으로 구성했으나 ‘세종한국어 7, 8’의 일부 단원에서는 해당 단원의 주제 및 의사소통 기능의 특성을 고려하고 선행 활동이 후속 활동에 최적의 기반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 ‘듣고 읽기, 말하고 쓰기’와 같은 방식의 기술 통합을 사용하였다.
본고는 ‘세종한국어 1~8’의 교수요목 설계 방향을 제시하고 단원별 구성 요소의 설정 및 주요 내용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세종한국어’의 구성 방향과 ‘세종한국어 1~8’이 포괄하는 등급 수준의 범위를 제시하고 ‘세종한국어’ 구성의 개요와 함께 단원 구성의 실례 및 각 요소별 기능과 특징을 기술하였다.
세종학당 학습자의 요구는 학당에 따라 큰 차이를 가지며 각 학당의 교육과정 또한 하나로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 ‘세종한국어 1~8’의 사용에 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본다. 그러나 ‘세종한국어 1~8’ 개발을 통해 세종학당 교육과정이 구체적 모습을 가지게 된 만큼, 향후 교육 과정의 표준화 작업과 교재에 대한 보완 작업, 다양한 보조 교재의 개발을 통해 부족하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