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전체 메뉴
PDF
맨 위로
OA 학술지
해외 거주 한국어 초급 학습자 대상 한국 문화 교육 방안 연구 Korean Culture Education for Beginners in Outside of Korea
  • 비영리 CC BY-NC
ABSTRACT
해외 거주 한국어 초급 학습자 대상 한국 문화 교육 방안 연구
KEYWORD
한국 문화 교육 , 상호문화관점 , 해외 거주 한국어 학습자 , 초급 학습자를 위한 한국 문화 교육 , 학습자 중심의 문화 교육 , 과정 중심의 문화 교육
  • 1. 서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한국어 학습을 시작하는 학생들의 수가 증가하면서 한국 문화 교육의 내용과 교육 방안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세종학당재단 등 해외에 한국어를 보급하는 기관을 중심으로 문화 교육을 체계화하려는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세종학당재단에서는 해외 학습자들의 문화에 대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표준 교재인 <세종한국어>를 바탕으로 문화교육과정을 설계하였으며, 한국 문화 교육의 요구가 높은 학당에 전문 교원을 파견하거나 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문화에 대한 이해는 학습자의 의사소통능력 함양에 필수적 요소일 뿐 아니라 학습자들의 학습 동기를 유발하고 이를 지속시킬 수 있는 핵심적인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 문화 교육에 대한 연구는 한국에 체류하는 학습자 중 숙달도가 높은 학습자들 대상으로 하는 사례가 많다. 강승혜(2012)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 문화 일반에 대한 연구 중 해외에서의 한국 문화 교육에 대한 연구는 미국(남애리, 2012; 왕혜숙, 2012, 조항록·강승혜, 2001); 칠레(민원정, 2008), 대만(증천부, 2003) 등 일부 지역에 국한되어 있으며, 문화 교육의 내용도 학습자들의 언어 숙달도에 맞는 언어 형식과 주제를 고려한 교육 과정을 제안하였다. 즉 초급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1)는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왕혜숙(2012)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해외에서의 한국 문화 교육은 학습자의 언어 숙달도에 맞추어 구성되기 어렵다. 학습자들이 학습하기 희망하는 문화 교육의 내용이 숙달도에 따른 언어 교육의 주제와 형식,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정숙(1997)의 연구에서도 문화는 초급 단계부터 체계적으로 교육해야 함을 주장하며, 문화 교육의 원리로 학습자 중심과 과정 중심의 교육 방안을 제안하였다. 즉 문화 교육이 문화에 대한 정보 전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가 원하는 문화에 초점을 맞추고, 학습자들이 타문화를 수용하면서 자신의 세계관을 점검하고, 수정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해외에 거주하는 초급 학습자들의 문화 교육의 목표와 내용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이에 따른 구체적인 교육 방안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외에 거주하는 학습자 중에서도 학습 목표에 따라 문화 교육의 목표는 상이하게 설정되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문화 교육의 내용과 방법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즉 새로운 문화 교육의 방향인 상호문화성2), 학습자 중심, 과정 중심의 문화 교육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문화에 대한 정보 전달이나 문화 간 비교, 혹은 일회적 체험 활동을 넘어서는 대안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학습자의 중심으로 학습의 과정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문화 교육 방안으로 언어와 독립된 문화 교육을 제안3)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해외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초급 학습자들의 문화 교육에 대한 요구를 분석하여 이러한 접근법이 유효함을 증명할 것이다. 또한 기존의 문화 교육에 대한 접근과 방안을 검토하여 기존의 교수 방안이 해외 거주 학습자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지 분석해 보겠다. 마지막으로는 해외 학습자들의 문화 교육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문화 교육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1)조항록(2000), 조항록·강승혜, 2001, 김양희(2007) , 이미정(2007), 전미순·김병운(2009), 이동배(2007), 한슬기(2008) 등의 연구가 있다(강승혜, 2012 참고).  2)상호문화성은 문화를 정적인 실체가 아닌 동적인 실체로 보고, 문화를 이해하는 과정에 개입되는 참여자의 정체성과 맥락을 반영한 개념이다(이승연·주경희, 2013; 배재원, 2014 : 178)  3)Byram(1989:138)에서 제안한 외국어 교육의 모형 중 cultural awareness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2. 문화 교육 접근법과 교육 방안

    지금까지 한국어교육에서 문화 교육의 방향은 언어와 문화를 통합하는 모형(김정숙, 1997)에서 시작하여, 다시 문화를 언어 교육과 독립하여 교수해야 한다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김중섭 외, 2011). 이러한 문화교육 접근법의 변화는 다변화된 한국어 학습자 계층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기존 문화 연구에서 교육의 대상은 주로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한국어 학습자였지만, 2000년대에 접어든 이후의 한국어교육 연구는 증가하고 있는 해외의 비교포(non-heritage) 학습자에게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소위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호기심으로 한국어 공부하기 시작한 학습자들로, 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진 초급의 숙달도의 학습자들이 대부분인 것이다. 따라서 기존에 제시한 언어와 문화를 통합하는 모형으로는 이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본 장에서는 지금까지 논의된 문화 교육 방안에 대한 접근법과 구체적인 교육 방안을 검토하여, 이것인 해외 거주 초급 한국어 학습자에게 적절한지 분석해 보겠다.

       2.1 문화 교육 접근법

    문화 교육 접근법에서 가장 핵심적인 쟁점이 되는 것은 언어와 문화의 관계와 문화 교수의 범위 설정에 대한 것이다.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한국어는 한국 문화의 일부분이라는 견해에는 동의하지만, 한국어교육에서 한국어가 한국 문화보다 상위에 위치한다는 데에는 이견을 보인다. 즉 한국어교육의 목표는 한국어 능력 증진에 있기 때문에 한국 문화 교육 또한 한국어 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수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는가 하면(황인교 2011, 강승혜, 2012), 문화를 한국어 교육의 객체로 삼기 보다는 문화와 한국어교육을 분리하여 문화 교육을 독립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 것이다(김정숙, 1997; 김중섭 외, 2011; 최준식, 2012; 배재원 2014).

    전자 쪽에 가까운 연구들은 주로 한국어 능력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문화 항목을 선정과 배열에 대한 연구와 함께 문화 교육 방안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러한 접근법에서는 관용어, 언어 예절 등 학습자들의 언어 숙달도에 적절한 언어문화와 문화에 대한 정보 전달에 초점을 맞추고있다. 즉 이러한 방식의 문화 교육은 의사소통능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문화 교육 방안을 제시하고자 했지만 문법과 어휘, 그리고 단편적인 문화에 대한 지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대표적으로 지적된 문제점으로는 낮은 현장 적용성과 교수자의 개별적 능력에 따라 교육 결과가 상이해진다는 점을 들 수 있다(황인교, 2011: 554). 문화라는 광범위한 교육 내용을 언어문화에만 국한하는 것은 학습자의 요구에도 맞지 않으며, 문화 교육 내용 선정과 내용 전달을 교수 개인의 역량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윤희원(2013)에서도 한국 문화는 보급 혹은 전파의 대상이 아닌 소통의 대상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문화교육의 내용에 “한류”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되 이러한 교육 자료가 오랫동안 사용하기 위해서는 시의적인 교수 자료를 제작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한계에 대응하기 위해 의사소통능력에 기여하는 문화 교육이 아닌 문화간 의사소통능력(intercultural communicative competence)에 기여할 수 있는 문화 교육 연구(Byram, 1989)가 등장하였다. 이러한 접근에서는 문화 교육을 언어 교육의 하위로 보기 보다는 언어 교육만큼 중요한 주체로서의 문화 교육의 위상을 인정하고 있다. 이렇게 독립적인 영역으로서 문화 교육 영역을 설정한 대표적인 예로 국제통용 한국어교육 표준 모형(김중섭 외, 2011)을 들 수 있다. 이 모형에서는 문화를 문화에 대한 지식, 실제 문화를 실행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자국 문화와 의 비교 속에서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 관점으로 세분하여 제시하였다. 이러한 원리를 바탕으로 초급에서는 문화 간 의사소통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행동 문화의 비중이 높고, 중고급으로 갈수록 정보 문화와 성취 문화의 비중일 높였다. 그 결과 <표 1>과 같이 학습자의 숙달도별 문화 능력의 교육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문화 교육 내용을 제시하였다.

    [<표 1>] 등급별 문화 목표 기술(김중섭 외, 2011: 91)

    label

    등급별 문화 목표 기술(김중섭 외, 2011: 91)

    하지만 이러한 등급 설정은 문화 교육을 한국어 의사소통능력과 독립적인 주체로 본 연구의 결과라고 보기 힘들다. 예를 들면, 이 연구에서는 한국의 대중문화를 즐기고 이를 이해할 수 있는 등급은 중급 이후인 4급이며, 한국 문화와 자국 문화를 비교하여 문화의 다양성과 특수성을 이해할 수 있는 등급은 고급인 5단계로 보았다. 이러한 등급 구분은 학습자의 특수성을 감안해 교육한다 해도 해외의 초급 한국어 학습자들의 문화 교육 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즉 현재까지의 문화 교육에 대한 접근법은 의사소통능력과는 독립적인 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인식의 발전을 이루었지만 구체적인 교육 모형과 교육 방안이 확립되지 못한 상태이다. 문화 간 의사소통능력 함양을 위한 또 하나의 문화 교육 접근법으로 상호문화(inter-culture) 교육이 있다. 상호문화교육은 ‘상이한 문화를 지닌 개인이나 집단이 만나는 상황에서 상대방을 인식하고 그와 관계를 맺는 데 있어서 각자가 지닌 가치를 인정하는 것에 토대를 두는 개념(배재원, 2014: 43)’이다. 즉 한국어교육에서 문화를 교육할 때도 일방적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기 보다는 학습자가 가진 문화와 문화에 대한 요구를 파악하여 학습자가 문화에 대한 지식과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문화 교육 접근법을 정리하면 향후 문화 교육은 한국어 의사소통능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보조적인 역할이 아닌 문화 간 의사소통능력, 상호문화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수행되어야 하며, 문화 교육은 언어 교육과는 독립적으로 실시되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서는 문화 교육의 내용 및 대상을 고정하기 보다는 학습자의 특성과 요구에 따라 선정하는 것이 좋으며, 문화 교육은 지식과 정보와 같은 결과물이 아닌 학습자가 문화를 이해하고, 분석하여 그것을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따라서 해외에 거주하는 초급 학습자들을 위한 문화 교육은 학습자의 정체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학습자와 대상 문화 간의 상호작용 과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다음 절에서는 현재 까지 제안된 문화 교육 방안이 문화 간 의사소통능력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바가 있는지 고찰해 볼 것이다.

       2.2 문화 교육 방안

    본 절에서는 기존의 문화 교육 방안에 대한 연구가 과정 중심의 문화 교육 방안을 수용하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김정숙(1997)의 연구에서는 문화 교육에서도 학습자와 교육 과정이 중심이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학습자에게 관심이 있는 문화 교육 내용에 대해 학습자가 직접 정보를 모으고 분석하는 과제도 문화 교육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4). 특히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 한국어나 한국학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으며, 한국어를 교육하는 교사들의 한국어 구사 능력이 낮은 편인 지역에서 학습자들을 효과적으로 교수하고, 이들이 한국어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문화라는 공통적인 관심사를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 방안의 예로 왕혜숙(2012)의 연구를 들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방안의 하나로 한국 영화를 활용하여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분석해 보도록 과제를 구성하였다. 이러한 방법으로 교수한 결과 학습자의 능동적 문화 분석이 한국 문화를 이해 증진에 도움을 주었지만, 교수 자료 준비에 투자되는 시간에 비해 교수 자료의 활용의 폭이 넓지 않다는 한계를 보고하기도 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학습자의 참여를 유도하여 문화를 교육한 예로는 Mori(2010)을 들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1990년대와 2010년 미국에서 일본어를 공부하는 학습자들의 요구 변화를 수용하고, 이들에게 일본 문화를 가르치는 교사로서 자신이 가진 문화와 언어의 정체성에 질문을 던진다. 이는 일본을 떠난 지 30년이 넘은 교수로서 자신이 가르치는 문화가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지에 대한 반성이다. 최준식(2012)에서는 문화가 교육의 객체가 되는 것에는 반대하지만, 문화 교사는 문화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기본으로 갖추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시각에서 본다면Mori(2010)의 연구에 제시된 교수는 문화를 교수할 수 있는 자격을 갖지 못 한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학습자들을 교육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 연구에 제시된 교사와 학습자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위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학습자는 일본의 새로운 생활양식을 수용하며, 대중문화에 대한 정보를 직접적으로 접하여 이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주체로 설정이 되며, 한국 문화를 교육하는 강사는 학술적인 자료를 통해 문화 현상을 분석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즉 문화 교육의 내용을 교사가 설정하지 않고, 학습자가 가지고 온 문화를 교사와 함께 분석하고 공유하는 학습 형태를 제안한 것이다. 이러한 문화 학습은 문화 교육 항목의 선정을 학습자에게 일임함으로써 문화 학습 선정에 대한 교수자의 부담을 줄이고, 학습자의 학습 동기를 고취시킬 수 있다.

    한편 선행 연구에 제안된 문화 교육 활동 유형과 초급 학습자들을 위해 제안한 문화 활동을 살펴보면(강승혜,2012) 2012년까지 연구된 문화교육 방안의 유형은 다음과 같다.

    [<표 2>] ‘문화교수방안’ 으로 제시된 구체적인 활용 방안(강승혜, 2012)

    label

    ‘문화교수방안’ 으로 제시된 구체적인 활용 방안(강승혜, 2012)

    <표 2>에서 보듯이 현재까지의 문화 교육 방안 중에서는 문학 텍스트를 활용한 교수가 가장 다양하게 제시되었다. 이는 활용할 수 있는 텍스트의 범위가 가장 광범위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문화 교육에 활용한 텍스트는 장르에 따라 소설, 시, 수필, 판소리, 전래 동화 등으로, 시대에 따라 고전 문학과 현대 문학으로 나눌 수 있다. 문학 작품을 활용한 문화 교육 방안은 크게 문학 작품의 배경이 되는 문화를 이해하도록 하는 방안, 즉 학습자의 스키마를 활성화하거나 배경 지식을 넓혀 문학 작품의 이해를 돕는 교육 방안이 제시되어 있다. 다음과 같은 교육 방안이 가장 일반적인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 방안의 목적은 문화에 대한 이해를 증진보다는 문학 텍스트의 이해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학습자들이 문학 텍스트를 통해 한국 문화의 단면을 생생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이 텍스트를 읽은 후의 활동으로 확장하여 교육하는 경우도 있다.

    텍스트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새로운 한국 문화의 면모를 탐구하도록 유도하는 활동은 학습자들의 문화 관점을 수립하는 데 유효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비교문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하여 학습자 문화권의 비슷한 유형의 문학 작품과 비교하는 활동으로, 한국어 숙달도가 높은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이 가능하다. 따라서 본 연구의 대상인 초급 학습자들을 위한 문화 교육 방안으로 제안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또한 학습자들에게 교육하는 텍스트가 전통문화에 편중되어 있기 때문에5) 교육적 가치를 떠나 학습자들의 학습 동기 유발의 차원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분포를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학 작품에 이어 가장 많이 활용되는 교수 방안은 매체를 이용한 문화 교육 방안이다. 기존 연구에서 제안된 매체는 영화, 드라마, 다양한 TV 뉴스, 다큐멘터리 등의 프로그램, 신문, 인터넷 컨텐츠, 뮤직 비디오 등이 있다. 한류 붐을 선도하고 있는 K-Pop을 활용한 문화 교육 방안도 매체를 이용한 교육으로 분류할 수 있다. 대중가요의 경우 노래 가사와 같은 텍스트보다는 리듬이나 춤 등 시각적인 요소가 학습자들의 흥미를 유인하기 때문에 문화 교육에서는 이러한 요인에 더 초점을 맞추게 된 다. 따라서 대중가요를 활용한 문화 교육도 매체를 이용한 문화 교육 방안으로 볼 것이다.

    매체를 이용한 교육 방안은 문화에 대한 정보를 전달 받는 통로가 다를 뿐 이를 활용하는 방안은 텍스트를 이용한 교육 방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즉 수동적인 문화 정보 이해와 습득의 차원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영화를 활용하여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경우 영화 내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영화의 주제나 영화의 배경이 된 시대에 대한 내용에 대해 토론을 하는 교육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조항록(2000)에서 제시한 초급 학습자들을 위한 문화 교육 방안은 설명, 실물, 사진, 그림의 제시와 영상물의 감상, 실제 활동, 역할극, 현장학습, 자국 문화와 비교하여 말하기, 관찰, 참여 관찰 등 의사소통 민족지학의 접근법 활용을 제안하였다. 이 연구에서 제안한 활동 중 자국 문화와 비교하여 말하기, 관찰, 참여 관찰 등 의사소통 민족지학의 접근법 활용과 같은 방안은 학습자가 목표 언어인 한국어로 수행할 수 없으며, 설명과 같은 교수 방안도 학습자의 모국어로 교수해야 하는 활동이다. 즉 초급 학습자들을 위한 문화 교육에서는 학습자들의 모국어 사용의 허용범위가 넓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교육 방안 분석을 통해 도출할 수 있는 한국 문화 교육의 현황과 발전 방향은 다음과 같다. 우선 현재 문화 교육 방안은 선행연구에서 지적한 정보 중심의 교육에서 활동 중심으로 옮겨졌다는 점, 그리고 다양한 텍스트와 매체를 사용한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현대 문화를 반영한 교수 방안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교육자들은 기존 연구에서 유용한 교수 방안을 활용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다고 본다. 이는 교수 방안이 사회구성주의적 관점, 상호문화적 관점에서의 의사소통적 교수법을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즉 다양한 텍스트와 매체를 학습자들이 수동적으로 수용하게 하는 교육 방법으로는 자칫 과장되고 일반화된 한국 문화 유형을 제시할 위험이 높으며, 특정한 텍스트와 매체에 국한된 교수 방안이 현장에서의 학습자들의 요구를 반영하기 힘들다. 이에 본고에서는 학습자 중심, 과정 중심, 문화 간 의사소통능력 증진을 도모할 수 있는 문화 활동 유형을 제안하고자 한다. 본격적으로 문화 활동을 제안하기에 앞서, 해외 초급 학습자들의 요구를 조사한 연구를 분석할 것이다.

    4)김정숙(1997: 320)에서는 문화 교육의 목표로 다음 일곱 가지를 제시했다. ①문화적으로 조건화된 행동에 대해 이해한다, ② 나이, 성, 사회 계층과 같은 사회적 변수와 언어 간의 상호작용을 이해한다. ③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관습적인 행동을 이해한다. ④ 문화적으로 조건화된 단어와 구를 이해한다. ⑤사회와 관련된 명제를 평가한다. ⑥ 문화에 관한 정보를 모으고 분석하는 기술을 발전시킨다. ⑦ 감정 이입과 같은, 목표 문화에 대한 태도나 견해를 갖는다.  5)강승혜(2012)에 따르면, 텍스트를 활용한 문화 교육 중 고전 문학에 해당하는 텍스트(고전 소설, 민화, 설화, 전래동화)를 활용한 경우는 전체 41개의 연구중 24개에 달한다.

    3. 해외 거주 초급 학습자의 요구

    본 연구에서 문화 교육 현황과 학습자의 요구를 파악하기 위해 기존의 연구 결과를 분석하고자 한다. 해외의 초급 학습자들의 문화 교육에 대한 요구 조사 결과를 분석하여 제시하겠다. 한국어 학습자의 수는 최근 다양한 지역에서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학습자 수를 기준으로 지역을 선정하여, 그 지역의 학습자들의 문화 학습 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기존에 연구된 학습자의 문화 학습 요구 조사를 참고할 것이다. 미국의 한국어 학습자들의 문화 교육 요구에 대한 조사는 남애리(2010) 조항록·강승혜(2001)을, 호주는 이동배(2007) , 베트남은 이미혜(2009), 중남미는 민원정(2008)에 보고된 내용을 참고하겠다.

    학습자들의 요구를 조사한 연구들은 조사 항목에 따라 문화 항목 선정에 대한 요구 분석과 문화 교육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연구 등이 있다. 본 연구에서 분석한 학습자 요구 조사의 배경은 다음과 같다. 이동배(2007)의 경우 호주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교수 요구가 높은 문화 항목을 조사하였으며, 민원정(2008)에서는 칠레카톨릭대학교 학생들이 수강한 한국 문화 수업에서 배우고 싶은 항목을 조사한 결과와 실제 발표한 사례를 보고하고 있다. 남애리(2012)의 연구는 미국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수강하는 학습자들의 학습 동기와 관심 있는 문화 영역에 대해 조사하였다. 민원정(2008)의 연구도 대학교 내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습자들의 동기를 조사하였다. 이미혜(2009)의 연구는 베트남 현지 교재 개발을 위해 학습자와 현지 한국어 교사의 요구를 조사한 것으로 문화에 초점을 맞춘 조사는 아니지만 문화 교육에 대한 학습자들의 요구를 조사한 항목이 있어 그 내용을 참고하였다.

    남애리(2012)의 연구에서는 한국어 학습 동기를 조사한 것이지만, 이 중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이 나타난 점이 특이할 만한 점이다. 특히 학습자들을 한국어를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집단과 중간에 중단하는 집단으로 나누어 이들의 관심 영역을 분석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 연구에서는 한국어를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집단은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한국 문화 전반으로 넓어진 반면, 한국어 학습을 중단한 집단은 단편적인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는 해외의 초급 학습자들의 문화 교육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유효한 시사점을 준다고 할 수 있다.

    같은 문화권인 미국에서 한국으로 유학 온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조항록·강승혜(2001)의 연구에서는 한국어 문화 학습에 대한 만족도를 보고하고 있다. 이 연구의 조사 대상에는 다수의 교포 학습자들이 포함되어 있다. 문화 교육에 대한 만족도와 불만족스러운 이유를 조사한 항목에서 학습자들은 한국 문화에 대한 교육이 대체로 만족스럽지만 문화 교육의 내용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학습자들이 많았다. 이들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문화 학습 내용으로는 교실 내 문화 활동, 모국인과의 대화, 그리고 일상생활 문화 등이고, 학습하고 싶어하는 문화 교육 항목으로는 현대 일상생활 항목, 전통문화, 역사, 경제 등을 선정하였다. 조사 대상이 국내에 거주하는 학습자들이라는 점, 그리고 다른 연구에 비해 시대적으로도 앞서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한국어 학습자들이 교실 내의 한국 문화활동에 대한 기대가 높으며, 한국의 일상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연구이다.

    이와 비슷한 결과는 이동배(2007)의 연구에서도 나타난다. 이 연구에서는 호주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호하는 문화 내용을 조사하였는데, 선호하는 정도에 따라 1부터 6까지 6단계로 분류하였다. 그 결과 학습자들이 매우 강하게 선호하는 문화 내용은 쇼핑과 한국의 일상생활, 한국 대중문화(영화, 드라마, 팝송), 동작언어, 식사매너를 포함한 의식주, 한국의 유명한 장소나 관광명소로 보고되었다. 이에 반해 민원정(2008)에서 보고된 칠레의 대학생들은 한국문화수업을 통해 한국의 생활방식, 교육체제, 정치상황 및 정부형태, 한국문화의 파노라마, 한국전반과 사람들과 관련한 기본사항, 한국과 칠레 문화의 비교 등에 관심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차이는 이동배(2007)는 한국어교육의 맥락에서, 민원정(2008)은 한국학의 맥락에서의 요구 조사르 실시했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즉 민원정(2008)에서는 학습자들이 수업에서 발표해야 할 내용을 중심으로 학습자들의 요구를 살핀 것이라면, 이동배(2007)에서는 한국어 학습자들이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배우고 싶어 하는 한국 문화에 대한 요구를 조사한 것이다.

    이미혜(2009)의 연구는 지역적인 특성보다는 상호문화적 관점에서의 한국 문화 교육의 내용과 구성 방안에 대한 학습자들의 요구를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 연구는 현지 교재 개발을 목적으로 베트남의 학습자와 교사를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이 설문 중 개방형 질문에 대해 대답한 부분에서 ‘현지 상황에 맞는 사진을 제시하면 좋겠다’, ‘한국 문화를 소개할 때 베트남과 비교하면서 소개하는 게 좋다’, ‘기존의 교재는 한국에서 한국 사람과 대화하는 상황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베트남에서 한국인과 대화할 때 활용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학생들이 해야 하는 대화는 베트남 문화에 대해 설명(소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재미있는 내용이 포함되면 좋겠다’, ‘문화를 기술할 때 한국문화에 대한 우월의식, 민족주의 의식을 지양해야 한다’와 같은 내용이 그것이다. 즉 문화 교재 집필 시 학습자가 한국어를 사용하게 될 상황, 그 때 학습자의 역할(정체성), 그리고 주로 말하게 되는 내용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며, 한국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의식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지나칠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해외의 초급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 교육 수업의 목표를 다음과 같이 설정하고자 한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본고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화 교육의 원리를 제안하고자 한다.

    4. 해외 거주 초급 학습자를 위한 문화 교육 방안

    위에서 제시한 문화 교육 원리에 의해 교육을 수행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네 가지의 교육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Vol.61 P.31-77+null'>김남길(2013)에서는 경험을 통한 문화 교육 과정을 참여-기술-해석-반응로 분류한 바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학습자들이 문화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는 준비를 할 수 있는 문헌 연구, 그리고 실제 한국인들과의 접촉을 통한 관찰, 그리고 번역과 비교를 통한 문화 참여 활동을 제안할 것이다. 이 과정 속에서 학습자들을 문화를 기술하고 이에 대해 반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1) 문헌 연구: 언어와 문화에 대한 관계 이해하기

    언어와 문화에 대한 책의 일부분이나 신문 기사, 학술 논문, 혹은 시청각 자료를 통해 학생들에게 언어와 문화의 관계에 대한 관점을 수립하게 할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을 교수할 때는 목표 언어인 한국어로 수업하는 것보다는 학습자의 모국어로 수업을 하는 것이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다. 따라서 교사는 학습자들에게 유용한 자료를 적절한 시기에 제공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 제공할 수 있는 주제는 다음과 같다.

    문화 간 의사소통이라는 주제는 속담이나 관용어, 문화권별 화용과 같은 언어문화와 비언어적 의사소통 방법의 비교와 같은 주제에 대한 읽을 거리를 제공한 후, 학습자들이 관찰을 통해 관련된 예를 직접 찾아볼 수 있게 하는 활동으로 구성한다. 이를 위해 읽기 자료뿐 아니라 다양한 매체의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영화 만추(2010)6)에서 주인공 남녀가 서로 다른 언어권에서 온 이방인으로서 의사소통을 위해 어떻게 언어를 전환해서 사용하는지 관찰하며, 언어와 의사소통, 정체성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관련된 읽기 자료를 제시하여 학습자들이 직접 찾아볼 수 있는 자료 목록을 제시한다. 이러한 방법에서 가장 장애가 되는 것은 제시 자료의 언어이다. 학습자 한국어 숙달도가 초급이라는 점을 감안해 학습자의 모국어로 된 텍스트를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학습자의 언어별로 충분한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이러한 자료를 통해 학습자는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기 전에 언어와 문화의 관계를 설정할 수 있는 배경 지식을 축적할 수 있다. 이는 문화 간 의사소통능력을 함양하기 위한 교육 방법으로 학습자들에게 인류학자(ethnographer)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게 하며, 학습자 중심, 과정 중심의 문화 교육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2) 목표 언어권 화자 인터뷰하기

    이 활동의 목표는 첫 번째 활동인 문헌 연구를 통해 획득한 관점에 대한 탐구의 연장선상에 있다. 즉 학습자는 다양한 계층의 목표 언어권 화자들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언어와 문화의 역동적인 면모를 확인하고, 이 결과에 대해 토의하면서 언어와 문화, 맥락과 이들의 상호작용, 유동적인 관점의 변화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목표 언어권에 속한 다양한 화자들의 다양한 관점을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다.

    목표 언어권 화자와의 인터뷰는 현장에서 수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해외에 거주하는 학습자라는 특성을 고려할 때, 좀 더 다양한 화자들과 인터뷰하기 위해서는 스카이프 등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화상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다. 인터뷰 전 교실에서 인터뷰에 사용할 질문 등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이를 충분히 연습할 수 있도록 한다. 한국어 실력이 부족한 초급 학습자들이 인터뷰를 하게 될 경우에는 학습자의 모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한국인과 인터뷰하게 하는 방법을 택한 다. 인터뷰 질문은 대상과 상황, 목적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인터뷰 전에 교실 활동을 통해 구성하도록 해야 한다. 인터뷰가 끝난 후에는 인터뷰 내용과 수업 시간에 다루었던 언어와 문화에 대한 주제를 연결시켜 인터뷰를 정리한 후, 학습자 간 토의를 실시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습자들은 문화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반영하여 자신의 관점을 형성해 나가게 된다.

    이러한 유형의 활동과 비슷한 유형의 활동으로 Gersten&Tlusty(1998)의 비디오 교환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이 활동에서는 체코에 있는 영어 학습자가 영국, 미국, 호주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체코 문화를 소개하고 영어에 대해 알고 싶은 점을 인터뷰하는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이 활동을 통해 체코 학습자들은 영어 학습에 대한 동기뿐 아니라 영어와 관련된 문화와 지식, 경험을 축적할 수 있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3) 번역하기

    번역하기 활동의 초점은 언어 또는 문화에 맞춰질 수 있으며, 번역의 대상이 되는 텍스트도 문어와 구어 텍스트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매체 또한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해외 거주 초급 학습자들의 관심이 한국 드라마나 가요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드라마 대본을 번역하거나 노래 가사를 번역하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 드라마나 가요 가사를 번역할 때, 한국어 텍스트를 학습자의 모국어로 번역하는 활동은 중급 이상의 학습자들에게만 가능하다. 하지만 초급에 학습자들의 언어 숙달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번역 과제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옥순(2012)에서는 초급에서 고급까지의 중국인 한국어 학습자들 위한 재귀번역을 제안한 바 있다. 재귀 번역은 이미 학습자의 모국어로 번역된 한국어 텍스트를 다시 한국어로 번역하게 하는 활동이다. 이 연구에서 실행한 재귀 번역의 예는 다음과 같다.

    위의 예는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를 번역한 문장을 다시 한국어로 재귀 번역한 예이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학습자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표현과 원문 사이의 차이를 인식하게 되고, 교사는 이러한 차이를 교수할 수 있다. 위의 예에서 보면 ①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원문의 ‘돌아오다’는 중국어 번역을 거쳐 ‘돌아가다’로 번역되었다. 이러한 차이는 화자의 시점의 차이로 볼 수 있는데, 이를 한옥순(2012)에서는 한국 문화가 모든 생활의 근간을 ‘집’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였다.

    이러한 재귀 번역은 학습자의 언어로 번역된 문학 작품을 사용하여 교수할 수 있다. 한국 드라마의 경우도 자막이 있는 한국 드라마를 시청한 뒤 이를 다시 한국어로 번역하도록 하여, 실제 한국 사람들이 사용하는 표현과 학습자들이 알고 있는 표현의 차이를 인식하고 이를 문화적으로 해석하는 활동이 가능하다. 문학 작품의 경우 문학번역원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언어별 번역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학습자들에게 적합한 텍스트를 고를 수 있다. 한국 가요의 경우에는 한국어 그대로를 따라 부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자신의 모국어로 번역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 재귀 번역은 개별 활동보다는 그룹 활동으로 구성하여 구성원들 간의 토의를 거쳐 번역의 배경과 가장 좋은 표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4) 동일한 텍스트 비교하기

    동일한 텍스트를 비교하는 활동은 한국에서 제작한 작품에만 제한을 두지 않고 제시할 수 있는 활동이다. 한국과 학습자가 거주하는 국가에 모두 제공된 영화나 드라마를 대상으로 같은 장면을 대상으로 이를 비교해 보는 활동을 할 수 있다. Mori(2010)에서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UP!(2009)의 공식 예고편과 일본어로 구성된 예고편을 비교하여, 텍스트의 구성 방식과 동일한 사건을 해석하는 상이한 관점에 대한 분석을 제시하였다. 학습자에게 의미 있는 작품을 선정하도록 하여, 전체적인 구성뿐 아니라 표현까지 분석하게 하는 활동도 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면 2013년에 개봉된 겨울왕국의 언어권별 자막과 한국어 자막을 분석하게 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7).

    또한 반대로 학습자 문화의 언어 컨텐츠가 한국에 전파된 사례를 대상으로 분석하게 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멕시코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80년대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천사들의 합창’(원제목 Carrusel)8) 과 같은 작품을 제시하며, 당시 한국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를 분석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

    6)http://www.youtube.com/watch?v=xekU1u-zi3Q  7)겨울왕국 스페인어편은 http://www.youtube.com/watch?v=QTvcYow0Z5U, 일본어편은 http://www.youtube.com/watch?v=i-eopWzlSAg, 한국어편은 http://www.youtube.com/watch?v=TOKiBjey2vE  8)천사들의 합창 한국어 자막: http://www.youtube.com/watch?v=GogBXw5DYtY

    5. 결론

    문화를 가르치는 일은 학습자들이 문화에 대한 관점을 갖도록 하는 일이다. 본고에서는 해외에 거주하는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언어 교육과는 독립된 문화 교육 방안을 제시하였다. 즉 의사소통능력에 기여하는 문화 교육이 아닌 문화 간 의사소통, 상호문화 교육의 관점에서 문화의 유동성, 역동성에 주목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학습자들이 스스로 알고 싶어하는 문화 교육의 내용을 선정하고, 이를 분석하는 활동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는 문화에 대한 인식을 높여 한국 문화를 포함해 다양한 문화에 대한 자신만을 관점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본고에서는 문화 교육에 대한 요구가 높은 학습자로 해외에 거주하는 초급 학습자들을 선택하였다. 직접적으로 문화를 경험할 수 없지만 어느 학습자들보다 문화 교육에 대한 요구가 높고, 생활 문화나 정보 문화가 아닌 k-pop과 같은 한국의 성취 문화에 관심이 많은 학습자들로 이들이 학습의 내용 선정과 과정의 조절할 수 있는 교수 방안을 제안하였다. 실제 교수 과정이 검증되지 못했다는 것이 이 연구의 한계로 남는다. 향후 실질적인 검증과 평가를 통해 학습자 중심, 과정 중심의 문화 교육 방안을 수정 보완할 것이다.

참고문헌
  • 1. 강 승혜 (2012) 한국문화교육 연구 동향 분석 [<한국언어문화학>] Vol.9 P.1-38 google
  • 2. 김 남길 (2013) 인문학의 한류를 위한 세계적 시야의 한국어문확 연구와 교육; 인문학의 한류를 위한 '한국어학' : 무엇을, 어떻게? -언어 연구 및 언어 교육을 위한 문화교육을 중심으로 [<겨레어문학>] Vol.61 P.31-77 google
  • 3. 김 정숙 (1997) 한국어 숙달도 배양을 위한 한국 문화 교육 방안 [<교육 한글>] Vol.10 P.317-325 google
  • 4. 김 중섭 (2010) 『국제 통용 한국어 교육 표준 모형 개발 연구』 google
  • 5. 김 중섭 (2011) 『국제 통용 한국어 교육 표준 모형 개발 2단계』 google
  • 6. 남 애리 (2012) 미국 대학 한국어 학습자의 동기 및 태도 연구 [<한국언어문화학>] Vol.9 P.119-143 google
  • 7. 민 원정 (2008) 스페인어권 화자를 위한 한국문화교육의 현황과 과제 : 칠레가톨릭대학교의 한국문화수업 발표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어교육>] Vol.19 P.1-15 google
  • 8. 민 원정 (2011) 중남미 한국어교육과 한국학의 발전적 연계를 위한 한류활용방안 [<제 21차 국제한국어교육학회 국제학술대회 자료집>] P.54-60 google
  • 9. 배 재원 (2014) 『한국어교육에서의 한국 문화 교육』 google
  • 10. 이 동배 (2007) 호주 대학의 한국어 교재 개선 방안 [<한국어교육>] Vol.18 P.267-284 google
  • 11. 이 미혜 (2009) 베트남 지역 한국어 현지화 교재 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 [<한국어교육>] Vol.20 P.129-149 google
  • 12. 이 승연, 주 경희 (2013) 한국 문화 교사 교육 과정 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 [<이중언어학>] P.347-369 google
  • 13. 왕 혜숙 (2012) 언어, 문화 그리고 영화 : 한국어문학 교육 연계 발전 모델 [<한국언어문화교육학회 제7차 국제학술대회 자료집>] P.351-357 google
  • 14. 장 미경 (2013) 학습자 변인에 따른 한국어 교육 연구 현황과 제언 : 세종학당 한국어 학습자를 중심으로 [<2013년 국제한국어교육학회 추계학술대회 자료집>] P.44-52 google
  • 15. 조 항록 (2000) 초급 단계에서의 한국어교육과 문화교육 [<한국어교육>] Vol.11 P.153-173 google
  • 16. 조 항록, 강 승혜 (2001) 초급 단계 한국어 학습자들을 위한 문화 교수요목의 개발 [<한국어교육>] Vol.12 P.491-510 google
  • 17. 최 준식 (2012) 문화를 가르친다는 것은 [<한국언어문화학>] Vol.9 P.271-285 google
  • 18. 한 옥순 (2012) 문학 작품의 재귀 번역 텍스트를 통한 한국어 교육 연구 : 중국어 모어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국어교육학회(273회)? 국어교육학회(50회) 공동학술대회 자료집>] P.135-149 google
  • 19. 황 인교 (2011) 한국 문화 및 한국 문학 교육 연구 [<이중언어학>] P.553-589 google
  • 20. Byram M (1989) A Model for language and culture teaching, Cultural Studies in Foreign Language Education P.136-148 google
  • 21. Gersten B. F., Tlusty N. (1998) Creating international contexts for cultural communication [TESOL Journal] Vol.7 P.11-16 google
  • 22. (2010) “Whose Language? Whose Culture? Whose Community?: some critical reflections of a language teacher” [15th Annual Conference of Association of American Teachers of Korean] google
OAK XML 통계
이미지 / 테이블
  • [ <표 1> ]  등급별 문화 목표 기술(김중섭 외, 2011: 91)
    등급별 문화 목표 기술(김중섭 외, 2011: 91)
  • [ <그림 1> ]  문화 수업에서 교사와 학습자의 역할(Mori, 2010)
    문화 수업에서 교사와 학습자의 역할(Mori, 2010)
  • [ <표 2> ]  ‘문화교수방안’ 으로 제시된 구체적인 활용 방안(강승혜, 2012)
    ‘문화교수방안’ 으로 제시된 구체적인 활용 방안(강승혜, 2012)
  • [ <그림 2> ]  ‘의사소통 눙력’ 향상을 위한 문화 교육 방안 (배재원, 2014: 184)
    ‘의사소통 눙력’ 향상을 위한 문화 교육 방안 (배재원, 2014: 184)
  • [ <그림 3> ]  ‘문화 간 이해 능력’ 함양을 위한 문화 교육 방안(배재원, 2014: 188)
    ‘문화 간 이해 능력’ 함양을 위한 문화 교육 방안(배재원, 2014: 188)
  • [ <그림 5> ]  인터뷰 활동의 절차
    인터뷰 활동의 절차
  • [ <그림 5> ]  재귀 번역의 예(한옥순, 2012: 144)
    재귀 번역의 예(한옥순, 2012: 144)
(우)06579 서울시 서초구 반포대로 201(반포동)
Tel. 02-537-6389 | Fax. 02-590-0571 | 문의 : oak2014@korea.kr
Copyright(c) National Library of Kore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