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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군 부적응 병사 치유를 위한 비전캠프3.0의 효과성 검증 Testing Effects of Vision Camp 3.0 for Healing Enlisted Soldiers Having Adjustment Difficulties
  • 비영리 CC BY-NC
ABSTRACT
군 부적응 병사 치유를 위한 비전캠프3.0의 효과성 검증

This study was aimed to test effects of the military group program, Vision Camp 3.0, developed by the Army Office of Chief of Chaplains in its efforts to help enlisted soldiers having adjustment difficulties. In doing so current study was to make contributions both to the participating soldiers’ well-being and to the Army’s mental health improvement efforts. For this purpose the authors outlined the program with its development process, reviewed its therapeutic model, 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 and tested the program’s effects. Pre-test and post-test was applied to examine the participants’(N=675) change in self esteem, meaning in life, acceptance behavior, positive and negative affects, suicidal ideation and hopelessness. By using ANCOVA, same data was utilized to investigate group differences between soldiers with and without suicide attempts. Findings included overall therapeutic effects of the program(increase in self esteem, meaning in life, acceptance behavior and positive affect, with decrease in negative affect, suicidal ideation and hopelessness) and statistically significant change among soldiers with previous suicide attempts. Limitations of the study and advice for future research were discussed.

KEYWORD
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 , Vision Camp , group counseling , psychological flexibility , program evaluation , chaplain
  • Ⅰ. 서론

    군 장병들의 부적응과 자살 문제가 군 안팎으로 지속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어 온 가운데 군은 부적응 장병을 돕고 자살을 예방하기 위하여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역 간부들을 교관으로 활용하는 자살예방 gate-keeping 프로그램인 QPR 교육을 운영해 왔고, 현재 운용 중인 병영생활전문상담관(2013년 육군 기준 142명)을 2016년까지 연대급 1명 수준인 280명으로 확대 운용할 예정이며, 육군 인사기능의 군단급 그린캠프는 위험군에 속하는 병사들에게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현역복무부적합심의로 이행시키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한편, 부적응 병사를 돌보는 제도와 프로그램이 미비한 상황에서 육군의 요청으로 시작된 비전캠프는 군종병과에서 개발하여 2004년부터 운영하였는데 군종장교가 집단상담자가 되어 2013년까지 약 5만 명의 부적응 병사들을 돌보았다.

    최초 개발된 후로 비전캠프는 병사들의 변화와 병영의 요구를 고려하면서 상담 및 심리학계의 동향을 참고하여 5-6년 주기로 프로그램을 갱신하였다. 2003년도 초판은 성직자로서의 ‘돌봄의 정신’을 집단상담의 기본 과정모형에 접목하여 구성되었고, 2007년 제2판에서는 심리평가와 선별 요구를 반영하여 MMPI-2 검사 및 소견을 공식적으로 포함한 가운데 프로그램의 상당 부분이 이야기치료를 기반으로 삼았다. 이즈음 비전캠프와 별도로 사단급에서 위험군을 상시로 관리하는 그린캠프가 가시화되었고, 이어서 군단급에 그린캠프교육대가 제도화되는 변화가 있었다. 이는 사고예방체계가 보강되는 긍정적 측면과 함께 2009년을 기점으로 비전캠프 입소자가 감소하고 현역복무부적합 처리 과정에 부속되어 자대 원복을 목표로 한 비전캠프 고유의 치유기능이 약화되는 부작용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비전캠프와 그린캠프의 관계성을 보다 효율적으로 발전시키지 못한 채 비전캠프는 2013년에 프로그램을 제3판으로 갱신하였다. 여기에는 세 가지가 고려되었다

    이 가운데 개입 또는 치료적 접근 차원에서의 고려는 두 번째 내용에 특정된다. 달리 말하면, 비전캠프의 기능 복원과 낙인효과 해소는 치료적 이론이나 접근으로 달성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제도와 운영 측면의 과제이다. 비전캠프 제2판의 이야기치료적 접근이 제3판의 치료모형으로 전환되는 과정에 제2판의 효과에 대한 분석이 전제되지 못하였고, 다만 군 장병의 수용성 증진이라는 요구 분석 및 이와 관련된 선행연구 분석이 고려되었다. 비전캠프 운영 10년간에 비교적 큰 규모의 표집으로 수행된 프로그램 효과검증으로는 이번 연구가 거의 유일하다.

    이후 논의에서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개발과정’을 이론적 배경에 포함시켜 약술하였고, 비전캠프 제3판인 『비전캠프3.0』의 치료모형에 대한 이론적 고찰 및 이에 따른 프로그램 구성을 제시하였다. 본론에서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하였다. 연구의 제한점과 한계는 논의 부분에서 다루었다.

    Ⅱ. 이론적 배경

       1. 비전캠프3.0의 개발과정

    2013년 2월에 비전캠프 T/F가 발족되어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이 추진되었다. 프로그램 갱신과 함께 제도와 운영 면에서의 개선도 검토하였으나 이는 상당 부분이 그린캠프와의 관계성에 대한 것이어서 직접적인 논의가 제한되었다. T/F 는 현역 군종장교 7명으로 구성되었는데, 이들의 석・박사 학위분야는 임상심리(3명), 상담(2명), 불교학(1명) 그리고 미디어 교육(1명)이었다. 미디어 교육 전공자가 포함된 것은 프로그램의 치료요인들을 병사들의 요구와 눈높이에 적용하기 위해 동영상 자료를 발굴하고 활용하기 위함이었다. 개발절차의 객관성과 프로그램의 효과를 위해서 가장 대표적인 상담 및 심리교육 프로그램 개발 지침서(김창대・김형수・신을진・이상희・최한나, 2011)를 참고하여 요구분석, 프로그램의 이론적 기초 확립, 프로그램 구성, 예비연구 등 주요 절차를 실시하였다. 이렇게 개발된 비전캠프 프로그램은 2003년도 최초 프로그램 및 2007년도 제2판과 구분하기 위해 비전캠프3.0으로 명명하고 “행복BUS1)”라는 부제를 붙였다.

    비전캠프 입소 병사들의 특성을 고려한 요구분석 결과 “심리적 유연성 및 수용성 증진”을 비전캠프3.0의 치료목적으로 설정하였다. 입소 병사들은 다양한 문제를 호소하고 이들의 심리적 어려움의 수준 또한 다양하다. 표면적으로는 적응의 어려움을 말하지만 체력적인 부담이나 관계문제 또는 가정경제의 염려가 동반되기도 한다(박영주・정원철, 2006). 심리 면에서도, 입대 전에 우울증 진단을 받은 적이 있거나 자해시도 경험이 있는 경우로부터 일시적인 의기소침까지 다양한 수준의 부적응 병사들이 있고(최혜란・박숙희, 2009) 이들 중에 비전캠프 참여자들이 의뢰된다. 비전캠프3.0은 이처럼 다양한 입소자들을 포괄하여 증상이나 문제 자체의 해결보다는 문제를 대하는 태도, 특히 심리적 유연성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개발되었다. 비전캠프 입소자들 중에는 실현성이 제한적인 ‘환경의 변화’, 예를 들어 ‘견딜 수 없다. 당장 군에서 내보내 달라.’는 경직된 호소를 제기함으로써 고통이 깊어진다. 이러한 특징은 적지 않은 병사들이 자신의 사고와 감정을 대하는 데 있어서 있는 그대로 경험하기보다는 회피적 태도로 임하기 때문에 오히려 고통이 가중된다는 연구(한상황・송미림, 2011)와 맥락을 같이 한다. 이에 비전캠프3.0은 군인이라는 현실과 고통스런 정서나 사고에 저항하기 보다는 수용하여 기꺼이 경험할 수 있는 심리적 수용성 또는 심리적 유연성을 목표로 하였다. 여기에 부합하는 치료모형으로써 2000년대 들어 대안적 인지행동치료로 평가된 수용전념치료(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 ACT)를 채택하였다.

    비전캠프 T/F는 수용전념치료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의 이론적 근거를 연구하였고, 문현미(2006) 등 국내 수용전념치료 프로그램들을 검토하면서 비전캠프 입소자에게 적합한 치료요인들로 회기를 구성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병사들의 필요와 수준에 맞춰 회기별 활동요소들을 선택하거나 동영상 및 사례들을 새롭게 발굴하여 구성하였다. 작성된 프로그램 초안을 ’13년 8월과 9월에 전・후방 각 1개 사단 비전캠프에 적용하여 입소자들의 피드백을 받고 효과를 분석하였다. 내용이 다소 어렵다는 반응과 입소자들에게 각 회기별 목표가 보다 선명하게 설명되어야 한다는 등의 피드백이 종합되어 수정과 보완을 거쳐 최종 지침서(매뉴얼)가 발간되었다. 육본 군종실에서 군종장교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 설명회 및 워크숍을 개최하였고, 프로그램이 ’14년 전반기에 야전에서 실시되었다.

       2. 비전캠프3.0의 치료모형 - 수용전념치료

    비전캠프3.0 프로그램의 기반이 되는 수용전념치료는 “내담자로 하여금 고통스러운 부정적 감정에 저항하지 말고 수용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가치와 목표를 실현해 가는 데 전념하도록 돕는다.”(권석만, 2013, p. 48). 전통적인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의 키워드가 ‘변화’였다면 수용전념치료의 가장 중요한 치료적 요소는 ‘수용’(acceptance)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수용전념치료에서는 심리적 고통을 제거하거나 변화시키려고 통제하려는 노력이 역설적으로 고통을 증가시킨다는 경험적 근거를 바탕으로, 고통스럽다 해도 그대로 기꺼이 경험하는 ‘수용’을 강조한다. 그래서 수용전념치료는 고통에 대한 관계를 변화와 통제가 아닌 ‘수용’으로 바꾸는 것을 치료목적으로 한다. 고통 자체를 초점에 두지 않고 고통에 대한 태도 또는 관계에 주목하여 심리적 고통에 대한 감내력(tolerance) 부족이 진정한 문제임을 직면시키고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response-ability)을 강화하는 데 치료의 핵심이 있다(유성진, 2014). 이를 인지행동치료와 비교하여 표현하자면, 인지치료는 내담자의 내용(content)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다루고 수용전념치료는 내담자가 그 내용을 어떻게 다루는지 곧 문제의 맥락(context) 수준으로 접근한다.

    앞에서 언급된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은 수용전념치료의 ‘전념’ 국면에 직접적으로 관련된다. 즉 고통을 회피하거나 변화가 불가능한 과거에 집착하는 대신에 현재의 소망과 미래의 지향에 주목하여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내담자가 진정으로 소중하게 여기는 삶의 방향을 선택하고 그 삶(또는 가치)을 향해 행동으로 실천하는 구성으로써 수용전념치료의 약어인 ACT는 Accept(수용)- Choose(선택)-Take action(실행)의 세 요소로 요약되기도 한다(Follette& Pistorello, 2014).

    수용전념치료는 심리적 병리의 원리를 경험 회피(experiential avoidance), 인지적 융합(cognitive fusion), 현재와의 접촉 유연성 상실(loss of flexible contact with the present) 등으로 설명하고 이들에 대하여 심리적 수용, 인지-언어 탈융합, 지금여기에서의 경험 자각, 가치에 전념된 행동 등을 치료요인으로 제시한다(Hayes, Levin, Plumb-Vilardaga, Villatte, & Pistorello, 2013). 병리의 원인들 중에서도 심리적 경험을 ‘회피’하려는 시도가 중심을 차지한다. 기억을 예로 들자면, 불편하거나 고통스러웠던 어떤 사건을 기억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경우에 그 기억에 대한 회상이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피하려는 시도로 이어지기 쉬운데, 이렇게 되면 삶의 자유가 제한되고 새로운 것을 학습할 수 있는 기회가 상실되어 건강한 변화의 기회를 상실한다(문현미, 2005). 비전캠프3.0은 이러한 통제노력을 해제하는 것으로 작업단계를 시작한다.

    언어와 인지의 융합 역시 병리의 중요한 원리가 된다. 예를 들어 ‘나는 또 실패했어.’라는 생각은 생각 자체로 경험되기보다는 즉시 말 또는 문자로 개념화되어 심리적 고통을 가중시킨다. 수용전념치료에서는 “생각을 생각으로, 감정을 감정으로, 기억을 기억으로, 신체적 감각을 신체적 감각으로 보도록 가르침으로써 언어의 굴레로부터 벗어나도록 한다.”(권석만, 2013). 비전캠프3.0에서도 생각에 언어가 융합되는 과정을 관찰해 봄으로써 언어의 불필요한 지배와 규제를 감소시키는 계기를 활용한다. 마음챙김을 위한 건포도 명상과 바디 스캔을 거쳐 ‘전념’에 대한 두 회기를 다루게 된다. ‘수용’은 ‘전념’과 상호작용하여 개인이 선택한 삶의 방향, 즉 가치를 향해 전념된 행동을 하도록 돕는다(Hayes & Smith, 2010). 가치 곧 삶의 방향을 정하여 추구하다 보면 언제든 심리적 고통과 같은 장애물을 만날 수 있는데 이때 다시 수용이 요청되기에 수용과 전념이 상호작용하면서 핵심적인 치료기제를 구성한다(문현미, 2006). 비전캠프3.0의 치료모형과 회기별 개요는 <표 1>, <표 2>와 같다.

    [<표 1>] 비전캠프3.0의 치료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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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캠프3.0의 치료모형

    [<표 2>] 비전캠프3.0의 회기별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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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캠프3.0의 회기별 개요

    1)입소 병사들을 위해 치료요인을 친숙하게 형상화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용어. B(Bye) : 고통을 회피하기 위한 갖가지 통제노력을 내려놓음, U(U-turn) : 나에게 소중한 방향을 향하여 전환함, S(Sparkle) : 가치와 강점에 기반을 두고 활력 있게 실행함.

    Ⅲ. 연구가설 및 연구모형

       1. 변인 고찰

    본 연구는 현역 병사 대상의 수용전념치료 기반 집단프로그램인 비전캠프3.0의 효과를 검증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수용전념치료 모형의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변인들에 대한 고찰이 요구된다. 선행연구들에 의하면 수용전념치료의 효과에 자존감, 삶의 의미, 수용행동, 긍정정서 및 부정정서, 자살, 그리고 절망감 등이 변인으로서 관련성을 갖는다.

    조현주(2012)는 수용전념치료를 통해 자존감의 향상 및 변화를 보고하였는데 자존감이 수용전념치료 프로그램 참여자들 사이에 가치로운 삶의 지수와 정적 상관을 보였다. 장서윤과 손정락(2012)은 학교부적응 청소년들이 수용전념치료 프로그램 참여 후에 자존감이 향상되었다고 보고하였다. 삶의 의미는 수용전념 치료에서의 ‘가치’ 개념으로, 특히 개인이 원하는 삶의 방향을 뜻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박선영・권석만, 2012). 박세란과 이훈진(2012)은 수용전념치료 기반의 가치탐색 프로그램의 효과검증에서 삶의 의미가 프로그램 전후에 유의미한 차이로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수용행동은 수용전념치료의 핵심 변인 중의 하나인데 심리적 고통의 원인이 되는 사적 경험을 회피하거나 통제하려 시도하지 않고 현재의 순간을 있는 그대로 기꺼이 경험하고 알아차리는 것으로 정의된다(문현미, 2006). 이러한 심리적 수용성은 수용행동으로 개념화되고 측정된다. 문현미(2006)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용전념치료를 실시하여 심리적 안녕감의 증진을 검증하였고, 양수연과 신현균(2013)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수용전념치료가 심리적 수용성 증가에 효과적이라고 보고하였다. 한편, 알코올 의존환자들을 대상으로 수용전념치료의 효과를 분석한 연구(정나래, 2011)에서는 긍정정서의 향상이 보고되었고, 유성진과 권석만(2011)은 위험회피 기질에 대한 수용전념치료 적용으로 부정정서가 유의미하게 변화되었음을 밝혔다.

    자살사고와 절망감 변인에 관하여는, 양수연과 신현균(2013)이 수용전념치료를 통해 참여자들을 교육한 결과 자살생각 점수의 유의미한 감소를 보고하였다. 인생에 대한 혼란감과 무의미감이 절망감을 예측하는 요인(Debars, Droast, & Hansen, 1995)이라는 점도 참고가 된다. 지금까지의 고찰에서 수용전념치료를 적용한 선행연구들이 자존감, 삶의 의미, 수용행동, 긍정 및 부정정서, 자살위험성, 절망감 등을 효과검증의 변인으로 제시하였음을 일별할 수 있었다.

    남녀 혼성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수용전념치료의 효과 연구들(김수인・백지숙, 2013; 김정은・손정락, 2012; 조현주, 2012)이 있으나 일부 선행연구들은 여대생에게 한정하여 수행되었다(김혜은・김도연, 2012; 유미라・손정락, 2011; 최유영・손정락, 2011). 남성으로만 구성되고 군 복무를 수행 중인 현역 병사들을 대상으로 한 수용전념치료의 효과성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들에게 적용된 수용전념치료 기반 프로그램을 통해서 상기 변인들을 살펴보는 것은 학술적 의의가 있을 것이다. 비전캠프3.0의 효과 검증은 두 가지 측면으로 수행되었다. 첫째, 선행연구에서 확인된 수용전념치료 효과의 관련 변인들인 자아존중감, 삶의 의미, 수용행동, 긍정정서와 부정정서, 자살사고, 절망감이 비전캠프3.0 프로그램을 통하여 어떤 변화를 나타내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둘째로는 비전캠프3.0 참여자의 심각성 정도에 따른 프로그램의 효과 탐구였다. 이를 위해 사전 검사 자료를 토대로 참여자들을 자살시도 유경험자와 무경험자로 집단을 나누어 사후검사 측정치를 분석하였다.

       2. 연구가설

    본 연구는 위와 같은 연구의도와 이론적 배경에 근거하여 다음의 두 가지 가설을 검증하고자 한다.

    Ⅳ.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의 대상은 육군 현역 병사 675명으로 이들은 2014년 1월부터 6월 사이에 비전캠프3.0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육군본부 군종실에서 공식적으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부대별로는 1군 지역(강원) 111명, 3군 지역(경기) 494명, 2작전사 지역(충청 이하) 30명 그리고 육군직할부대 40명이다. 이러한 표집 구성은 육군의 병력분포를 정확한 비율로 반영하지는 못하지만, 1군 지역 표본이 3군 지역보다 적고 2작전사 지역보다는 커서 육군의 군간 병력규모의 특징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참여자의 계급을 기준으로, 이등병 156명, 일병 440명, 상병 69명 그리고 병장은 10명이었다. 이등병 시기가 가장 취약할 것으로 예견되지만 일병 기간에 스트레스가 더 크다고 할 수 있으며 이등병 시기에 잠재 또는 유예되었던 부적응적 심리가 일병이 되어 발현된다고 이해할 수 있다. 20대 초반이 628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였고, 사전에 파악된 자살시도 유경험자 및 무경험자는 각각 182명과 493명이었다.

    [<표 3>] 비전캠프3.0 참여자 기술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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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캠프3.0 참여자 기술통계

       2. 연구절차 및 치료자

    비전캠프3.0은 총 10회기 프로그램으로 3박 4일 동안 집중적으로 실시되었다. 시간분량으로는 4, 6회기가 60분, 나머지 회기들은 120분을 기준으로 하였다. 집단의 유형 중 집중집단(‘마라톤 집단’)을 치료적으로 의도하지 않은 가운데 분산집단이 보다 바람직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거리가 떨어진 예하부대 병사들을 5-10주 기간으로 매주 한 회기 또는 두 회기를 위해 정기적으로 소집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제한되었다. 여러 부대로부터 참여하기 때문에 부대별로 기간이 상이한 교육훈련을 감안해서라도 집중실시가 불가피하였다. 선행연구에서는 수용전념치료가 일반적으로 매주 1회 또는 2회 제공되었다. 예를 들어, 김수인과 백지숙(2013)은 매주 1회 90분씩 8주간 실시하였고, 김정은과 손정락(2012)은 매주 2회씩 4주간(회기당 120분) 실시하였다. 사전-사후검사 이후에 추적조사를 수행하지 못하였는데 이것은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 논의 부분에서 다시 언급된다.

    비전캠프3.0을 진행한 치료자는 실시부대별 군종장교이다. 육군의 군종장교는 목사, 신부, 법사 그리고 교무(원불교)로 구성되는데 이들 대부분은 소속 종단의 대학원 졸업 후 성직을 취득한 다음에 군종장교로 임관한다. 학부와 대학원을 거치면서 이들은 기본적인 인간이해와 조력(helping)에 대한 과목들을 이수하는데 심리학 및 상담 분야가 직・간접적으로 포함된다. 임관 후 단계별 보수교육을 제공하는 군종학처에는 상담학과가 설치되어 있어 상담기법과 집단상담 등의 수업이 실시된다. 개인적 관심 및 수준의 차이는 있으나 상담과 심리 분야의 기본적인 소양을 바탕으로 군종장교들이 비전캠프3.0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치료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고려는, 이들이 치료모형인 수용전념치료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에 놓인다. 2013년 후반기에 프로그램 설명회 및 진행자 워크숍이 개최되어 수용전념치료가 소개되었으나 참석한 군종장교들의 이해 수준을 점검하지는 못했다. 상담이나 심리교육 프로그램의 효과에 치료자(상담자) 변인이 상당하고 특히 수용전념치료의 경우, 치료자의 개념이해가 중요하다는 점을 전제할 때 치료자 변인은 본 연구의 제한점이 될 수 있다.

       3. 측정도구

    가. 자아존중감 척도(Rosenberg Self-Esteem Scale: RSES)

    자아존중감을 측정하기 위하여 Rosenberg(1965)가 개발한 것을 원호택과 이훈진(1997)이 번안한 한국판 척도를 사용하였다. Likert식 4점형 1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 신뢰도계수(Cronbach α)는 .85이었다

    나. 삶의 의미 척도(Meaning in Life Questionnaire: MLQ)

    삶의 의미 척도는 Steger, Oishi & Kaler(2006)가 개발하고 원두리・김교헌・권선중(2005)이 타당화하였다. 삶의 의미를 인간 본연의 존재에 대한 이해와 중요성이라고 정의했으며, 인간이 자신의 삶의 의미를 정의할 때 미리 결정된 것은 없다는 상대적인 이론을 택했다. 7점 척도이며 10문항으로 구성된다. 하위영역은 의미를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와 동기인 ‘의미추구’와 삶에서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인 ‘의미발견’으로 구분된다. 본 연구에서 신뢰도계수(Cronbach α)는 .80이다

    다. 수용행동 질문지(Acceptance & Action Questionnaire-16: AAQ-16)

    자신의 가치와 목적에 일치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면서 생각이나 감정을 기꺼이 수용하는 정도를 측정하는 척도로서 수용전념치료 이론에 근거하여 Hayes(2004)가 구성하였다. 총 16문항인 AAQ-16은 7점(1-7) 척도로서 전체 점수범위는 16-112점이며, 역채점 문항을 교정한 뒤 합계점수가 높으면 심리적 수용의 정도가 높다. 본 연구에서는 문현미(2006)가 번안한 것을 사용하였고 본 연구에서 신뢰도계수(Cronbach α)는 .79이다

    라. 긍정정서 및 부정정서 척도(Positive Affect and Negative Affect Schedule: PANAS)

    Watson, Clark과 Tellegen(1988)이 개발하고, 이유정(1994)이 번안한 것을 참고하여 이현희・김은정・이민규(2003)가 번안한 것을 사용한다. 총 20문항인데 10문항은 긍정적인 정서를, 나머지 10문항은 부정적인 정서를 나타내는 형용사로 구성된다. 각 문항이 자신에게 해당되는 정도를 Likert 5점 척도(0-4)로 평정하도록 되어 있다. 이현희 외(2003)의 한국판 PANAS에 따르면 전체 신뢰도는 .84였고, 본 연구에서 신뢰도계수(Cronbach α)는 긍정정서에서 .79, 부정정서에서는 .75로 나타났다.

    마. 자살위험성 예측척도(Suicide Probability Scale: SPS)

    자살위험성 예측척도는 Cull과 Gill(1988)이 Suicide Probability Scale(SPS) Manual에서 구조화한 척도로 원 검사는 36문항(절망감 12문항, 자살사고 8문항, 부정적 자기평가 9문항, 적대감 7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고효진・김대진・이홍표(2000)가 표준화를 통해 절망감 11문항, 자살사고 5문항, 부정적 자기평가 10문항, 적대감 5문항으로 요인분석을 실시하여 하위척도를 재구성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그중에 자살사고와 절망감을 검사에 반영하였다. 본 연구에서의 신뢰도계수(Cronbach α)는 자살사고가 .87 절망감은 .83이었다.

       4. 분석방법

    프로그램 참여 전과 참여 후에 자아존중감, 삶의 의미, 수용행동, 긍정정서, 부정정서, 자살사고, 절망감에서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paired t-test를 실시하였다. 또한 자아존중감, 삶의 의미, 수용행동, 긍정정서, 부정정서, 자살사고, 절망감에 대한 사전검사 결과를 통제한 후 집단변인인 자살시도 유경험과 무경험 집단을 독립변인으로 두고 사후검사 결과를 종속변수로 한 공변량 분석(ANCOVA)을 실시하여 두 집단 간의 사후 점수의 차이를 검증하였다. 통계 분석에는 SPSSWIN 20.0이 사용되었다.

    Ⅴ. 연구결과

       1. 전체 참여자의 사전-사후 차이 비교

    전체 참여 병사들에게서 프로그램 참여 전과 후에 자아존중감, 삶의 의미, 수용행동, 긍정정서, 부정정서, 자살사고, 절망감에 차이가 있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paired t-test를 실시하였다. 결과는 <표 4>와 같다.

    [<표 4>] 전체 참여자의 사전-사후 차이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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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참여자의 사전-사후 차이 비교

    <표 4>가 보여주듯이 자아존중감, 삶의 의미, 수용행동, 긍정정서, 부정정서, 자살사고, 절망감 등 모든 측정영역에서 프로그램 전과 후의 차이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다. 프로그램 참여 후 자아존중감이 높아졌고(t=-6.90, p<.001), 삶의 의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t=-4.22, p<.001). 수용전념치료의 치료목표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수용행동도 프로그램 참여 후에 높아졌다(t=-2.19, p<.05). 프로그램 참여 후에 긍정정서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고(t=-5.96, p<.001), 부정정서는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t=6.84, p<.001). 자살사고는 프로그램 참여 후 낮아져(t=3.54, p<.001) 자살에 대한 생각이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절망감도 프로그램 참여 후에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t=6.04, p<.001).

       2. 자살시도 유경험 집단과 무경험 집단의 사전-사후 차이 비교

    두 번째 연구가설에 따라, 프로그램 참여 병사들을 자살시도 유경험 집단과 무경험 집단으로 나누어 프로그램 참여 전과 후에 자아존중감, 삶의 의미, 수용행동, 긍정정서, 부정정서, 자살사고, 절망감에서 차이가 나는지 검증하였고, 이를 위해 paired t-test를 실시하여 결과를 <표 5><표 6>에 제시하였다. 또한 자살시도 유경험 집단과 무경험 집단의 프로그램 참여 후 효과를 직접 비교하기 위하여 공변량분석(ANCOVA)를 실시하였고 결과를 <표 8>에 제시하였다.

    [<표 5>] 자살시도 유경험 집단의 사전-사후 차이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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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시도 유경험 집단의 사전-사후 차이 비교

    [<표 6>] 자살시도 무경험 집단의 사전-사후 차이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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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시도 무경험 집단의 사전-사후 차이 비교

    [<표 7>] 자살시도 유경험 집단과 무경험 집단의 수정된 평균과 표준오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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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시도 유경험 집단과 무경험 집단의 수정된 평균과 표준오차

    [<표 8>] 자살시도 유경험 집단과 무경험 집단의 공변량분석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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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시도 유경험 집단과 무경험 집단의 공변량분석 결과

    <표 5>를 통해 확인되듯이, 자살시도 경험이 있는 집단은 자아존중감, 긍정정서, 부정정서, 자살사고, 절망감에서 프로그램 참여 후 유의한 변화가 있고, 삶의 의미와 수용행동에는 변화가 없었다. 상술하자면, 자살시도 유경험 집단에서 프로그램 참여 후 자아존중감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t=-4.05, p<.001). 프로그램 참여 후에 긍정정서는 높아졌고(t=-2.94, p<.01) 부정정서는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t=4.41, p<.001). 프로그램 참여 후 자살사고가 감소하였고(t=2.54,  p<.05), 절망감 또한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t=3.50, p<.01).

    <표 6>이 보여주듯이, 자살시도 무경험 집단은 자아존중감, 삶의 의미, 수용행동, 긍정정서, 부정정서, 자살사고, 절망감 등 모든 영역에서 프로그램 전과 후의 차이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자아존중감이 프로그램 참여 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t=-5.63, p<.001). 프로그램 참여 후에 삶의 의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t=-3.88, p<.001). 수용행동도 프로그램 참여 후에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t=-2.56, p<.05). 프로그램 후에 긍정정서가 증가하였고(t=-5.21, p<.001) 부정정서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t=5.36, p<.001). 프로그램 참여 후 자살생각이 감소하고(t=2.51, p<.05), 절망감도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t=4.93, p<.001).

    아울러, 사전사후검사의 평균, 표준편차, 수정된 평균을 산출한 결과는 <표 7>과 같다. 비전캠프3.0 프로그램이 병사들의 자아존중감, 삶의 의미, 수용행동, 긍정정서, 부정정서, 자살사고, 절망감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한 결과는 <표 8>에서와 같다.

    <표 7><표 8>에 나타난 것처럼, 사전검사를 통제하고 각 영역별로 사후검사 결과의 집단 간(자살시도 유경험 집단과 무경험 집단) 차이로 살펴보면, 두 집단 간에 부정정서, 자살사고, 절망감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자아존중감, 삶의 의미, 수용행동, 긍정정서에서는 두 집단 간에 차이가 있는데 자살시도 무경험 집단이 자살시도 유경험 집단보다 높은 값을 보여준다.

    Ⅵ. 논의

    본 연구의 목적은 부적응 병사들을 돕기 위해 수용전념치료를 기반으로 개발된 비전캠프3.0의 효과를 검증하는 것이었다. 2014년 1월부터 6개월간 전국의 여러 부대에서 육군의 현역 병사 675명을 대상으로 비전캠프3.0 프로그램 참여 전후의 자아존중감, 삶의 의미, 수용행동, 긍정정서, 부정정서, 자살사고, 절망감의 차이를 분석하였다.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전체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전 영역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었다. 즉, 자아존중감, 삶의 의미, 수용행동, 긍정정서는 유의한 수준에서 증가하였고, 부정정서, 자살사고, 절망감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감소를 나타냈다. 이어서 참여자들을 자살시도 경험의 유무로 재구성하여 측정한 결과, 자살시도 유경험 집단에서 자아존중감과 긍정정서는 유의하게 증가하고 부정정서, 자살사고, 절망감은 유의한 수준으로 감소되었다. 자살시도 무경험 집단은, 전체 참여자의 차이 비교 결과와 동일하게, 모든 영역에서 유의한 변화를 보였다. 집단변인인 자살시도 유경험과 무경험 집단을 독립변인으로 하고 사후검사 결과를 종속변수로 한 분석 결과, 두 집단 간에 부정정서, 자살사고, 절망감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자아존중감, 삶의 의미, 수용행동, 긍정정서에서는 두 집단 간에 차이가 있었는데 자살시도 무경험 집단이 자살시도 유경험 집단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값을 나타냈다. 결과의 의의와 시사점, 연구의 제한점, 후속연구 방향을 논의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주된 의의는 군 장병 대상의 수용전념치료 연구사례가 드문 가운데 수용전념치료가 현역 병사들의 적응에 효과적일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는 데 있다. 전체 참여 병사의 사전-사후 비교에서 모든 측정영역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냄으로써 부적응 병사들의 심리적 수용성을 비롯한 긍정적 변화가 시사되었다. 그중에서 자아존중감의 향상은 최유영과 손정락(2011)의 연구결과와 일치하였고, 수용성의 향상은 김혜은과 김동연(2012)의 연구결과와 동일하였다.

    ‘삶의 의미’에 있어서 유의한 차이가 검증된 것은 부적응 병사들을 대상으로 보다 구체적인 의미를 갖는다. 일반 병사들에 비해 심리적 자원이 적은 부적응 병사들에게 군 생활은 역기능적 환경으로 인식되고 복무의 의미는 물론 삶의 의미가 파악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삶의 의미란 자신의 삶에서 의미를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 및 동기 그리고 삶에서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가리키는데(원두리・김교헌・권선중, 2005), 이러한 삶의 의미가 프로그램 후에 높아졌다는 것은 군 생활의 의미를 추구하고 발견하게 하는 심리적 자원의 긍정적 변화로 해석된다.

    프로그램 후에 ‘수용행동’이 증진되었다는 점도 부적응 병사들에 대한 개입으로써 수용전념치료가 갖는 적합성을 지지한다. 특정 소속을 가진 현역 병사로서 부적응 병사들은 물리적 그리고 관계적 환경과 갈등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누구에 의해서든 어떤 방식으로든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접근을 취하다보니 심리적으로 경직되고 문제에 고착되는 모습이 관찰된다. 수용행동의 향상은 부적응 병사들이 환경과 개인의 심리를 감내하면서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유연성 향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군 장병들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심리적 자원이라 할 수 있다. 비전캠프3.0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수용행동 증가는 수용전념치료가 병사들과 비슷한 연령대인 대학생들의 수용성 증진에 효과적이라는 연구들(문현미, 2006; 양수연・신현균, 2013)과 맥락을 함께 한다.

    수용전념치료의 효과를 자살행동과 연계하여 살폈다는 점도 이번 연구의 의의 중 하나이다. 자살과 연관성이 높은 우울에 수용전념치료를 적용한 연구가 있고(조현주, 2012), 수용전념치료의 효과를 불안이나(김수인・백지숙, 2013; 김혜은・김도연, 2012) 분노의(장서윤・손정락, 2012) 영역에서 검증한 연구들이 있으나 자살 관련 측정이 포함된 연구는 상당히 적다. 본 연구에서 자살시도 유경험 집단은 자아존중감과 긍정정서에 있어서 유의한 증가를 보였고 부정정서, 자살사고, 절망감에서는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자살시도 무경험 집단의 경우, 모든 영역에서 유의한 변화를 보였다. 두 집단 모두 자살사고와 절망감에서 사전-사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냄으로써 수용전념치료 기반의 비전캠프3.0이 자살시도 무경험자는 물론 유경험자들에게 자살예방적 효과가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추가적으로, 공변량분석을 통해 자살시도 유경험 및 무경험 집단의 사전검사를 통제하고 사후검사 결과를 비교분석한 결과, 부정정서, 자살생각, 절망감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자아존중감, 삶의 의미, 수용행동, 긍정정서에서는 자살시도 무경험 집단이 유경험 집단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값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비전캠프3.0이 자살시도 유경험 집단보다는 무경험 집단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자살생각, 절망감, 부정정서에 있어서 두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는 점과 각 집단 내에서는 자살 관련 척도에 유의한 변화가 있었다는 점은 비전캠프3.0이 자살시도 유무에 관계없이 예방적 효과가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연구의 제한점을 검토하자면, 무엇보다, 치료집단과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통제집단을 구성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갖는다. 부적응 병사들을 돕는 비전캠프 제도 아래에서 참여자들 중에 통제집단으로 할당한다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은 측면을 지니기도 하지만 프로그램의 효과검증에 통제집단과 치료집단을 비교하는 연구설계는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둘째로, 사전-사후검사 이후에 추적검사를 실시하지 못함으로써 프로그램의 효과성에 대한 신뢰가 부분적이다. 수용전념치료의 사전-사후검사 이후 유미라와 손정락(2011)은 3개월 후에 추적검사를, 김정은과 손정락(2012)은 6주 후에 추적검사를 수행하였다. 비전캠프3.0 효과의 확대해석을 위해서는 추적검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프로그램 및 시행 차원의 제한점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방법에서 언급된 것처럼, 프로그램을 진행한 군종장교들의 수용전념치료 이해 수준이 점검되지 못했다. 치료모형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이 치료자들 간에 상이하거나 충분치 않다면 수용전념치료의 치료목적 구현에 제한요소가 될 수 있다. ‘인지행동치료의 제3세대’로 불리는 수용전념치료를 상당한 수준에서 이해하려면 인지행동치료에 대한 소양이 전제되어야 할 정도이다. 치료자 변인을 줄이기 위해 프로그램 지침서를 대본 수준으로 자세히 제작하였고 워크숍을 실시했으나 군종장교들의 실제 진행모습을 충분히 모니터링하지 못한 것도 제한점에 포함된다. 둘째, 비전캠프3.0이 수용전념치료 기반 프로그램으로 개발되었으나 이 분야 전문가들에 의한 내용타당도 검토 및 자문 단계가 생략되었다. 이는 추후에 보완될 점이다. 비전캠프3.0은 수용전념치료의 국내 대표적 프로그램(문현미, 2006; 이선영, 2009)으로부터 수준을 조절하고(tone down) 군의 여건과 장병들의 특성에 맞춰 적용된(adapted) 버전으로 개발되었다. 셋째, 병영 여건의 특수성에 따라 프로그램이 3박 4일의 집중집단으로 실시된 것이 약점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는, 흔히 주 1회로 나누어 실시하는 분산집단이 “참여하고 난 후 나머지 일주일 동안 일상생활 장면에서 집단에서 배운 것을 숙고해 보고 적용하거나 실천해 볼 수 있다는 장점”(정성란・고기홍・김정희・권경인・이윤주・이지연・천성문, 2013, p. 33)을 갖는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이처럼 본 연구에서 비전캠프3.0 프로그램의 특이효과를 검증해 내는 데 한계점들이 존재했다.

    후속연구에 대한 제언으로 첫째, 본 연구의 제한점들에 비추어 엄밀한 연구설계에 의한 효과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통제집단과 추적검사를 기본적으로 포함한다면 결과에 대한 확대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둘째, 본 연구를 통해 부적응 병사들에 대한 수용전념치료의 효과가 제시됨에 따라 보다 구체적인 연구가 요망된다. 후속연구는 수용전념치료의 어떤 치료요인들이 부적응 병사들의 어떤 특성들에 대하여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분석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특히 징병제하에서 비자발적 동기에 따라 복무하는 병사들을 고려할 때 수용전념치료가 지향하는 수용성 및 유연성의 증진은 부적응 병사와 일반 병사들을 아울러 매우 적합한 심리지원의 방향으로 보인다. 인지행동치료의 키워드가 20세기에는 ‘변화’였으나 21세기 들어서 변화에 ‘수용’이 추가되었다는 점은 군 장병들의 심리적 회복과 성장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셋째, 군의 자살예방 노력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본 연구에서 자살사고와 절망감이 유의하게 감소한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수용전념치료 모형의 자살예방적 효과에 대한 후속연구들이 기대된다. 넷째로, 다소 지엽적일 수 있으나, 비전캠프3.0 프로그램에 의뢰되어 참여한 병사들의 계급 분포에서 일병이 다수를 차지한 것은 계급별 심리특성 및 요구분석에 대한 심층 연구의 필요성을 암시한다. 현장에서 병사들을 만나는 군종장교들에 따르면, 이등병 시기에 가장 스트레스가 크고 심리적으로 취약하리라 여겨지는데 그만큼 관리와 배려의 대상이 되는 계급이고, 임무와 생활을 배워가느라 여념이 없는 기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병이 되면 실수에 대한 관대가 상대적으로 적고, 선임병들과 후임병들 사이에서 복합적인 관계역할이 요구되며, 그간의 학습과 경험에 의하여 이등병 때 인식하지 못했던 스트레스를 인식하게 되어 잠재 또는 유예된 심리적 어려움이 표면화될 수 있다. 장병을 위한 군의 심리지원 정책 및 프로그램에 이와 같은 대상 분석이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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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표 1> ]  비전캠프3.0의 치료모형
    비전캠프3.0의 치료모형
  • [ <표 2> ]  비전캠프3.0의 회기별 개요
    비전캠프3.0의 회기별 개요
  • [ <표 3> ]  비전캠프3.0 참여자 기술통계
    비전캠프3.0 참여자 기술통계
  • [ <표 4> ]  전체 참여자의 사전-사후 차이 비교
    전체 참여자의 사전-사후 차이 비교
  • [ <표 5> ]  자살시도 유경험 집단의 사전-사후 차이 비교
    자살시도 유경험 집단의 사전-사후 차이 비교
  • [ <표 6> ]  자살시도 무경험 집단의 사전-사후 차이 비교
    자살시도 무경험 집단의 사전-사후 차이 비교
  • [ <표 7> ]  자살시도 유경험 집단과 무경험 집단의 수정된 평균과 표준오차
    자살시도 유경험 집단과 무경험 집단의 수정된 평균과 표준오차
  • [ <표 8> ]  자살시도 유경험 집단과 무경험 집단의 공변량분석 결과
    자살시도 유경험 집단과 무경험 집단의 공변량분석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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