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봉산 습지를 포함하여 정족산 무제치늪, 대암산 용늪, 오대산 질뫼늪, 지리산 왕등재늪 등 한반도 고산습지의 화분조성에서 고산 지역의 식생변천과 기후변화를 검토하였다. 약 2,000년간의 역사시대 동안 고산습지에서는 충적평야에 형성되는 저층습원과 달리 인간의 간섭이 적었다. 이들 다섯개 고산습지의 화분분석에서 Pinus와 Quercus 우점시기, 화분조성과 역사서에 근거하여 약 2,000~1,000년 BP, 약 1,000~400년 BP, 그리고 약 400년 BP부터 현재까지의 세 시기별 식생변화와 기후변화를 논의하였다. 약 1,000~400년 BP에 가장 온난했으며, 약 2,000~1,000년 BP보다 고온이었다. 약 400년 BP 이후에는 역사 시대에 가장 한랭했던 소빙기의 특징을 보인다. 역사시대 한반도 고산습지의 화분조성과 식생환경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Quercus 속이 우점한다. 둘째는 NAP/AP 값이 지속적으로 낮아서 삼림이 울창하였다. 셋째, 해안충적평야에 비해 화분대 구분이 뚜렷하게 세분된다. 넷째, 식생에 대한 인간 간섭이 400년 BP 이후 본격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저층습원에 비해 적어도 1,500년 내지 2,000년 늦었다.
This study examines vegetation and climate changes from pollen compositions of alpine moors in the Korean Peninsula such as Mujechineup at Mt. Jeongjok, Yongneup at Mt. Daeam, Jilmoineup at Mt. Odae and Wangdeungjaeneup at Mt. Jiri including moors at Mt. Jeombong. It can be found that the alpine moors were less interfered by human than low moors during the past 2,000 years of the historical age. Based on dominant periods of
화분분석은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형성된 습지의 토탄층을 이용하여 플라이스토세 후기의 식생변천과 기후변화를 복원하는데 이용된다. 그러나 습지는 다양한 이유로 사라지거나 제거되어 자료 획득에 어려움이 있다. 특히 충적평야는 인간활동이 본격화된 역사시대 동안 표층부에 퇴적된 토탄층이 교란되거나 육화되고 또한 제거되면서 이 시기에 대한 연구결과는 대단히 적다.
플라이스토세 후기 중에도 현재에 가까운 시기일수록 토탄층이 남아있을 경우가 많은데, 홀로세일지라도 충적평야가 형성되는 10,000년 BP 이후 전 시기에 걸쳐 연속적이고 장기적으로 형성된 층준에서 식생사를 복원한 경우는 曺華龍(1979)과 장정희·김준민(1982)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 대개 저층습원은 해진극상기 약 7,000년 BP 이후 해수면과 하천수위가 안정되면서 자연제방과 동시에 형성되어 홀로세 후기 하천 주변에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한편 2,000년 BP 이래 역사시대에는 농경활동을 위하여 삼림을 제거하고, 인위적으로 토탄층이 교란되거나 소실되면서, 기존의 습지는 육화되어 성장을 멈추는 경우도 많다. 이 시기의 화분은 하천이나 해안충적평야보다 상대적으로 고산습지에서 더 잘 보존되어 있다.
습지의 소멸이 화분연구가 직면한 당면과제로 부각되면서 인간 활동으로부터 습지나 호수의 퇴적물을 보호하고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이상헌, 2008). 해발고도가 높은 산정부에 분포하는 고산습지의 화분분석 성과는 이러한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이곳은 역사시대에도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려웠으며, 최근까지도 인간의 영향이 적으므로 자연 상태를 가장 잘 유지하고 있다(윤순옥 등, 2013). 따라서 인위적 간섭없이 장기간 형성된 고산습지에서는 고해상도의 화분분석 결과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략 해발고도 700~1,000m의 고위평탄면상에서 확인되는 고산습지에서는 기후뿐 아니라 인간의 영향이 미치는 정도의 차이에 의해 충적평야의 저층습원과는 차별되는 식생변화가 예상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최근의 연구 성과인 점봉산 고산습지의 화분분석 결과(윤순옥 등, 2013)와 함께, 정족산 무제치늪(박재근·장남기, 1998; 최기룡, 2001; 장병오, 2010), 대암산 용늪(장남기 등, 1987; 환경부, 1988; 장병오, 2010), 오대산 질뫼늪(윤순옥, 1999), 지리산 왕등재늪(장병오, 2010) 등 한반도 다섯 지역의 고산습지에서 지금까지 보고된 10편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화분조성과 식생군락 변천을 논의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 결과에서 저층습원과 차별되는 고산습지의 독특한 화분조성 특징과 고기후 변화를 파악하고, 이로서 홀로세 후기 대략 2,000년 BP 이후 역사시대의 기후변화를 논의하였다.
습지의 분류는 여러 국가의 습지 특성 및 습지에 대한 인식에 따라 분류상 약간의 차이가 있다. 그러나 습지 식생을 유지시키는 수분의 유입형태, 지하수와 지표수위와의 관계, 습지 내부의 토탄층을 구성하고 있는 식물의 종류, 현재 식물군락의 종류 등에 의하여 식물 사회학적으로 저층습원(low moor), 중간습원(intermediate moor) 및 고층습원(high moor, raised bog)으로 구분된다(류새한·김성덕, 2006; Miyawaki, 1984). 토탄지를 함양하는 물은 크게 빗물(강수), 지표수, 지하수로 나뉜다(환경부, 1998). 고도가 높은 냉량, 다습한 지역에 물이끼가 침입하여 형성된 고층습원은 눈, 빗물과 같은 강수에서 고사한 물이끼가 물을 빨아올려 지하수위를 높이는데, 이에 반해 고도가 낮은 저층습원은 빗물, 지표수, 지하수에 의존하며, 그 사이에 위치하는 습원은 중간습원이다. 이러한 분류에 따르면 대개 한반도의 고위평탄면상에 형성되어 수계의 발달이 빈약한 분수계 근처에 분포하는 습지는 대략 중간습원 내지 고층습원이 된다. 본 연구에서는 고위평탄면에 분포하는 5개 습원이 모두 고층습원으로 분류될 수 있는지의 식물학적 판단은 미루고, 일단 고산습지로 명명하였다.
한반도의 고위평탄면은 중생대 백악기말 이후 장기간 침식작용을 받아 생긴 평탄면이 신생대 3기 비대칭 요곡운동을 받아 융기되어 형성되었고, 거의 900m 이상의 산정부에 분포한다(박혜영, 1998). 이 지형면은 해발고도가 높아 기온이 냉량하고, 안개일수와 강수량이 많고 증발량이 적은 다습한 환경이 조성되고 게다가 지형면이 평탄하여 수분 함양이 용이하다. 고산 습지 형성에 적절한 기후 및 지형적 조건을 갖추고 있는 장소는 장기간 습지환경이 유지된다. 고산습지는 한때 화전민들이 개간도 하였으나, 최근 휴식년을 지정하거나 관광객 수를 제한하고, 순환제를 적용하여 일부 구간에만 등산로를 개방하는 등 국립공원, 환경부 및 산림청 등에서 국가적으로 보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고산습지는 대부분 최근까지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비교적 안정적인 식생 변천 기록을 보존하고 있다.
빙기에 해발고도가 낮은 곳에 서식하던 식생은 홀로세에 이르러 온난해진 기후에 대응하여 보다 한랭한 지역을 찾아, 수직적으로 높은 고도로 수평적으로는 양극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국지적 범위의 환경변화에 반응하여 분포를 확대 또는 축소해 왔다. 고위평탄면의 식생군락은 아마도 기후 전환기에 고위도로 미처 이동하지 못하고 잔존하고 있는 식생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다.
연구 대상 고산습지인 점봉산 습원, 정족산 무제치늪, 대암산 용늪, 오대산 질뫼늪, 지리산 왕등재늪은 모두 고위평탄면 위에 형성되어 있다(그림 1). (표 1)은 우리나라 고산습지 화분분석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고산습지의 화분분석 결과 대비
1) 점봉산 고산습지
태백산맥 주능선에 위치하는 점봉산(1,426m)과 여기서 동쪽으로 연결되어 단목령(842m), 북악령(1,019m)이 분수계를 이루고 있는 점봉산 고위평탄면은 해발고도 850~1,150m에 분포한다. 고위평탄면은 남북으로 길게 장방형을 이루며, 북동쪽 분수계 부근에서 발원한 방태천이 남~북 주향의 지질구조선을 따라 그 위를 흐른다. 방태천은 단목령과 북악령 사이 분수계에서 발원하여 지형면 경사가 대단히 완만한 고산습지에 유입한다. 방태천 하곡의 협착부 상류부에서 하상경사는 완만하고 하폭이 대단히 넓어서 유속이 느려지는데, 점봉산 고산습지는 하류부로 원활하게 배수되지 못하면서 형성되었다. 방태천 상류부에 분포하는 다수의 고산습지 가운데 두 지점에서 화분분석이 이루어졌다.
점봉산 습지 JB-1 지점 총 140cm 두께의 토탄층은 1,700년 동안 형성되었다(윤순옥 등, 2013). 화분대는 약 1,000년 BP와 400년 BP 시기를 경계로 1,700년 BP부터 약 1,000년 BP까지의 식생변화를 지시하는 화분대I(AP 우세,
대략 화분대I은 spore(포자)와 NAP(초본화분) 비율이 낮고, 상대적으로
화분대II는 전체 화분대 가운데
화분대III 시기에는 spore가 급감하면서 AP와 NAP의 비율이 함께 증가하였다. AP 가운데
2) 용늪
강원도 인제군 서하면 대암산(1,304m)에 위치하는 용늪 지역은 최고 두께 170cm에 이르는 토탄이 넓게 퇴적되어 있는데, 북쪽의 1,304m 고지를 중심으로 연결되는 산릉과 남동쪽의 최고봉인 1,314m 고지의 산릉을 연결하는 능선의 와지에 위치한다. 대암산 일대에는 고위평탄면이 북서-남동 방향으로 길게 남아 있으며, 용늪의 형성은 고위평탄면의 해체과정과 깊은 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대암산 고위평탄면에서 개석이 가장 많이 진행된 곳에 현재 용늪이 위치한다. 빙기에 기계적 풍화작용으로 생성된 거력들이 용늪의 유출구에 쌓였고, 최종빙기 최성기 이후 세립물질들이 조립질 자갈 위에 퇴적되면서 배수 불량한 와지인 용늪이 형성되었다.
용늪의 토탄층은 지난 약 4,000년 내지 5,000년 동안 퇴적되었다(환경부, 1998; 장병오, 2010). 따라서 용늪은 홀로세의 기후변화와 관련되어, 기후최적기인 5,000 내지 6,000년 BP 경에 기후지형적으로 또한 수문학적인 요소가 상호작용하여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즉, 당시 용늪 주변은 식생이 양호하게 피복되어 습지에는 암설이 거의 공급되지 않았으며, 고위평탄면 내로 조용히 유입하는 소하천에 의해 평탄면의 가장 낮은 와지에 지속적으로 수분이 함양되면서 두꺼운 토탄층이 퇴적되었다(윤정연, 2002). 용늪은 고위평탄면에 형성된 한반도 고산습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대표적인 고층습원으로 람사르조약에 등록되어었다. 장남기 등(1987), 환경부(1988), 장병오(2010)에 의하여 화분분석이 이루어졌다.
장남기 등(1987)에 의하면, 2,200년 BP 이후 형성된 습원의 화분조성에서 화분대I(2,200~770년 BP)시기에
이후, 환경부(1988)는 약 4,000년 BP부터 대암산 고층습원의 화분 조성변화를 中村(1967)의 화분대와 대비하였다.
장병오(2010)도 용늪의 토탄층 화분분석을 통해 기후변화를 검토하였다. Pollen zone I(5,100~4,000년 BP) 시대에는
3) 질뫼늪
오대산국립공원 내 질뫼늪은 강원도 평창군의 오대산(1,563m)에 위치하며, 대관령 고위평탄면상에 형성된 고산습지이다. 질뫼늪은 겨울철 안부사면의 수분이 풍부한 곳에 서릿발작용으로 초본 구조토가 형성되었고, 물이끼류와 같은 식생이 자라 현상습원이 만들어졌다고 보았다(손명원·박경, 1999).
윤순옥(1999)은 120cm 두께의 토탄층에서 화분분석을 행하였다. 약 2,000년 BP 이전에 형성된 화분대 I시기에는
4) 무제치늪
환경부(1998)에서는 정족산(약 700m) 무제치늪의 분지와 습원 형성과정에 대해 보고하였다. 무제치늪이 있는 고위평탄면은 화강암과 안산암 간의 차별침식으로 형성되었다. 손명원(2004)은 무제치 제2늪의 상류 구간이 하상경사가 급한 곡천천의 하천쟁탈로 개석곡지에서 분리되었고, 이후 플라이스토세 최종빙기에 발달한 암괴류가 공급되어 사력물질들로 가로막혀 형성된 주변호소에 수생식생이 자라기 시작하면서 습원으로 변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무제치늪은 경남 울산시 울주군 정족산에 위치하며, 대암산의 큰용늪과 더불어 수분공급을 강우에만 의존하는 남한의 대표적 고층습원이다. 다양한 자연식생과 동물군집이 그 지역의 자연환경 조건에 의해 구성되는 거대한 습원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환경부, 1997). 정족산 무제치늪의 두께 120cm 토탄에 대해 박재근·장남기(1998), 최기룡(2001), 장병오(2010)에 의해 화분분석이 이루어졌다(그림 1).
박재근·장남기(1998)는 314년 전부터 현재까지 퇴적된 무제치늪의 화분분석을 통하여, 맨 하부의 A층은 대체로 Gramineae와 Cyperaceae의 비율이 높아 상당히 과습한 상태였을 것으로 추정하였다. B층에서는
최기룡(2001)은 무제치늪에서 후빙기 거의 전 시기에 걸쳐 퇴적된 유기질 실트층과 토탄층을 확보하여 화분분석을 행하였다. 후빙기 전기인 약 10,000~6,700년 BP에 조성된 화분대는 냉온대북부/고산지형 침엽·낙엽활엽혼합수림 시대(MI)로서 전반적으로 AP 비율이 낮고,
장병오(2010)에 따르면 Local sub-zone Ia(12,000~9,300년 BP) 시기에
5) 왕등재늪
왕등재늪은 경상남도 산청군의 지리산(1,915m)에 위치한 산정부가 평탄한 고층습원이다. 왕등재늪은 형성되기 전에 고위평탄면의 분지 내에 소규모 호수가 존재하였고, 호수의 주변부로부터 사초가 성장하여 만들어진 부유매트가 호수의 표면을 덮어 형성되었다(구홍교, 2001). 장병오(2010)에 따르면 왕등재늪의 Local Pollen zone I(1,200~760년 BP) 시기에는
화분조성은 기후의 영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식생의 수직적 분포는 해발고도와 관련되고 수평적으로는 산지와 하천 등 지형의 영향을 받고 있다. 식생은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변화에 반응하여 분포를 확대 또는 축소해왔다.
본 장에서는 최근에 보고된 점봉산 습지에서의 화분분석(윤순옥 등, 2013)으로 파악한 식생환경을 기초로, 약 2,000년간 한반도 역사시대의 고산습지 식생 분포 특징을 파악하였다. 대상이 되는 고산습지는 점봉산 습지를 포함하여 정족산 무제치늪(최기룡, 2001; 장병오, 2010), 대암산 용늪(장남기 등, 1987; 장병오, 2010), 오대산 질뫼늪(윤순옥, 1999), 지리산 왕등재늪(장병오, 2010)이다. 다섯 지역의 화분분석 결과를 동일한 시간간격으로 조정하여 화분다이아그램을 작성하고 화분조성 특징을 살펴보았다(그림 2). 전체 지역의 화분조성 변화는 반드시 동일한 경향을 보이지 않으나, 대체로 세 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 따라서 화분조성 특징과 이에 따른 기후 특성을 약 2,000~ 1,000년 BP, 약 1,000~400년 BP, 그리고 약 400년 BP부터 현재까지 이르는 세 시기별로 구분하여 검토하였다.
1) 약 2,000~1,000년 BP
점봉산 습지에는
무제치 습원을 포함하여 점봉산 그리고 대암산 습원(그림 C; 80%) 등 대개의 고산습지에서는 AP의 비율이 매우 높다. 무제치늪(그림 A)에서도
점봉산에는 무제치늪과 달리
대암산 용늪(그림 C)에서는 초기에 점봉산이나 무제치늪과 달리
질뫼늪에서는
2) 약 1,000~400년 BP
점봉산 습지(그림 G)에서는
무제치늪(그림 A)에서도 점봉산 습원과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대암산 용늪(그림 C)에서도
이 시기에는 전반적으로 참나무속이나 오리나무속 및 기타 낙엽활엽수림이 확장하여 온난하고 습윤한 기후를 반영한다.
3) 약 400년 BP~현재
저층습원에서 상부 토양층의 화분조성은 인위적 간섭을 받은 결과를 뚜렷이 보여준다. 즉,
즉, 저층습원에서는 농경지 확보를 위해 삼림을 벌채한 결과 개척종인 소나무림이 조성되는데, 고산습지에는 이러한 인위적인 간섭이 미약하여
점봉산 습지(그림 G)에서는
대암산 용늪(그림 C)에서도 이전 시기와 달리
질뫼늪(그림 E)과 왕등재늪(그림 F)에서도 유사하게
점봉산 고산습지에서도
(표 1)의 고층습원 화분분석 결과와 (그림 2)에 제시된 (A)~(G) 고층습원의 2,000년 BP 이래의 화분조성에 따른 식생변천에서 파악되는 특징을 살펴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고층습원의 화분분석 연구는 홀로세 중기 이후의 식생 변천사를 밝히고 있으며, 수목화분을 중심으로 하는 식생변천이 뚜렷하여 이에 따른 기후변화를 추정할 수 있다. 그 가운데 고층습원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약 6,000년 BP 이후는 기후 최적기로
역사시대의 경우에도 무제치늪(그림 A), 용늪(그림 C), 질뫼늪(그림 E) 그리고 점봉산(그림 G) 등에서는
역사시대 동안 해발고도가 낮은 지역의 범람원과 해안충적평야의 화분조성과 뚜렷하게 상반되게 나타나는 현상은 크게 다음의 네 가지로 특징지워진다. 첫째, 400년 BP 경까지
고산습지는 해발고도가 높은 곳에 위치하여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려워 개척종인 소나무숲이 확장되지 않고 참나무속 중심의 낙엽활엽수림이 울창하였다. 이 시기 저층습원의 우점종은 소나무속이다. 이것은 농경지 확보를 위한 벌채에 기인하는데, 고산습지에서는 여전히
한편 점봉산과 용늪에서는 무제치늪과 달리
고산습지에서는 역사시대에도 전반적으로 NAP/AP의 값이 1.0 이하로서, AP 비율이 총화분량의 50~60% 이상을 차지하며 점봉산에서는 거의 60~70%, 용늪에서는 약 80%, 무제치늪에서 50~60% 그리고 질뫼늪에서도 거의 70~80% 정도이다. 이것은 이들 지역에서는 삼림벌채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농경에 의한 인간의 간섭이 극히 제한되기 때문일 것이다.
고산습지에서는 (표 1)과 (그림 2)에서 볼 수 있듯이 2,000년 BP 이래 화분대는 대개 세 시기로 나누어지고 점봉산의 경우 3개의 화분대와 1,000년 BP 이후에 5개의 아분대가 세분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저층습원에 비해 인간의 간섭에서 보호받은 지역인 고산습지에서는 우점 수목 간의 증감변화가 보다 뚜렷하므로, 기후변화 복원에 대한 고해상도 자료로 이용될 수 있다. 이 시기에 점봉산 습지에서는 화분아분대IIa(약 995~480년 BP), 화분아분대IIb(약 480~442년 BP), 화분아분대IIc(약 442~386년 BP) 그리고 JB-2의 화분아분대IIc(약 450~400년 BP), 그리고 화분대III 시기에도 두 시기의 아분대가 세분되었다. 용늪에서도 화분대I(2100~770년 BP), 화분대II(770~300년 BP), 그리고 화분대III (300년 BP~현재)로 구분된다. 연구자에 따라 세분되는 기준이 다르지만 (그림 2)에서 대략 2000년~1000년 BP, 1000년~400년 BP, 400년 BP~현재로 화분대가 구분되어진다.
고산습지에서 인간의 간섭 정도가 본격화된 시기는 대략 400년 BP 이후이다. 동일한 고산습지라도 사람들의 접근 가능성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점봉산의 경우
2,000년 BP 이후 고층습원 지역에서는
일반적으로, 화분분석 결과는 개별 종을 구분하여 기후 특성을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윤순옥 등(2013)에 기초하여 이들 우점수목의 생태적 특징을 소나무屬은 대체로 냉량, 건조한 기후 환경, 참나무屬은 온난, 습윤한 기후 환경으로 해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 고산습지의 연구 성과를 분석하고(표 2) 점봉산 고산습지 및 기타 화분분석 결과를 기초로 역사서를 참고하여 한반도 역사시대 고산습지의 기후 특성을 논의하였다.
한반도 홀로세 후기 기후변화
약 2,000~1,000년 BP의 화분 조성은 전반적으로 용늪을 제외하면
점봉산과 유사하게 동 시기의 무제치늪, 질뫼늪, 왕등재늪에서도
이 시기는 화분분석의 우점 수목을 통한 대리자료를 살펴보면, Park(2011)의 중세 온난기 혹은 박정재(2013)의 AD 800~1,300년 사이에 상대적으로 온난했던 시기와 대비된다(표 3). 점봉산 고층습원과 기존에 화분분석이 수행된 습원에서
약 1,000~400년 BP의 점봉산 습원에는 포자가 생육하기에 가장 적절한 정도의 수심이 조성되어 이끼류가 크게 증가하였다. 이 시기 화분분석이 가장 고해상도로 이루어진 점봉산 JB-1에서는 화분아분대IIa, 화분아분대IIb, 화분아분대IIc를 포함하여 기후변화가 뚜렷하게 반영된다.
전체적으로 점봉산 습지 JB-1의 화분대II시기(1,000~400년 BP) 내내
화분대II에서
역사시대 마지막 약 400년 동안에 점봉산 고층습원에는 약 30cm 두께의 토탄층이 형성되어 습원은 현재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400년 BP 이래 약 30cm 두께로 두껍게 형성된 토탄층에서 화분분석이 이루어진 경우는 거의 없다. 그것은 한반도의 기후환경에서 최근 400년 동안에는 자연 상태에서 토탄이 형성되기보다, 오히려 인간의 간섭으로 지하수가 하강하므로 습원은 거의 건륙환경에 처하여 성장을 멈추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탄의 성장속도에서 볼 때 점봉산 고층습원은 인간의 영향이 거의 미치지 않은 자연 상태의 식생환경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자가 급감하여 습원의 수심이 더욱 얕아지고 점차 육화되는 과정을 보이며, 다양한 수목들이 주변부 산지로부터 침범하고 있다.
육화과정을 겪는 점봉산의 화분대III 시기에는
이러한 냉량기는 이미 다양한 증거로 확인된 소빙기와 대비된다. 소빙기는 ‘조선왕조실록’ 외에 다양한 문헌 연구와 대리자료를 통해서도 밝혀졌다. 소빙기는 과거의 빙하기와 비교해 극적으로 온도가 하강하지는 않았으나 당시 인간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쳤다.
400년 BP 이후는 인간의 영향을 받았던 시기로
고문헌 외에 이러한 사실의 증거를 Park(2011)은 화분분석을 통해 AD 1,200~1,700년은 소빙기였고, AD 1,300~1,900년에 남한의 기후가 냉량하였음을 추정하였다. 제주도 용천동굴의 석순분석을 통해서 지효선 등(2012)은 AD 1,475~1,845년에, 홍석우 등(2012)은 568~375년 BP 사이 소빙기가 존재하였던 것으로 주장하였다. 우경식 등(2013) 또한 석순분석을 통해 15세기에 소빙기로 인해 기온이 하강하였음을 추정하였다. 그리고 최종남 등(1992)은 나이테분석을 통해 AD 1,690년 전후, AD 1,830~1,840년대, 20세기 초반의 저온기를 밝혔다. 이러한 연구들은 약 400년 BP부터 최근까지 형성된 퇴적층 내에 화분 조성변화를 바탕으로 점봉산 일대에 소빙기로 인해 기온이 냉량했을 것이라는 해석과 부합된다.
한반도 고산습지 식생변화를 기초로 약 2,000년간 한반도 역사시대의 기후 특징을 파악하였다. 대상이 되는 고산습지는 점봉산 습지를 포함하여 정족산 무제치늪, 대암산 용늪, 오대산 질뫼늪, 지리산 왕등재늪이다. 연구지역의 화분조성으로 역사시대 동안 교란되지 않은 자연적인 식생변천을 파악할 수 있었다.
점봉산을 비롯한 한반도의 5개 고산습지의 화분분석 결과를 토대로 역사시대 고산습지의 화분대는 약 2,000~1,000년 BP, 약 1,000~400년 BP, 그리고 약 400년 BP부터 현재까지 이르는 세 시기가 뚜렷이 구분된다. 따라서 시기 별로 화분조성 특징과 역사시대의 기후변화를 복원하였다.
약 2,000~1,000년 BP 시기에는
약 1,000~400년 BP 시기는 중세온난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시기는 점봉산 JB-1의 화분아분대IIa(약 995~480년 BP), 화분아분대IIb(약 480~442년 BP), 화분아분대IIc(약 442~386년 BP)로 세분되어 다소 분명하게 기후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약 400년 BP부터 점봉산과 기타 지역의 고산습지 모두에서
역사시대 동안 저층습원의 화분조성과 뚜렷하게 상반되게 나타나는 현상은 크게 다음의 네 가지로 특징 지워진다. 첫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