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중학생의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대인불안으로 이행되는 과정을 명세화하려는 목적에서 수행되었으며, 특히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과 ‘비합리적 신념’의 매개효과의 유의성 및 매개순서를 탐색적으로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서울시 강남구 소재의 2개 중학교 1, 2, 3학년 남녀 267명(남학생 107명, 여학생 158명, 무응답 2명)을 대상으로 다차원적 완벽주의,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비합리적 신념, 대인불안 척도를 실시하고 매개변인의 순서에 따른 두 연구모형의 타당성을 구조방정식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선행모형(사회부과 완벽주의 →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 비합리적신념 → 대인불안)’의 순차적 경로가 유의한데 반해, ‘비합리적 신념 선행모형(사회부과 완벽주의 → 비합리적 신념 →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 대인불안)’의 순차적 경로는 유의하지 않게 나타났다. 이 결과는 학교장면에서 사회부과 완벽주의에 기인한 대인불안 수준이 높은 중학생을 상담․교육할 때 정서적인 요인(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먼저 다루고,그 다음 인지적인 요인(비합리적 신념)의 순서로 개입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This study was performed with a purpose to specify the path from socially-prescribed perfectionism (SPP) to interpersonal anxiety in middle school students, and particularly intended to test the significance and the directionality of the effect between the two mediators (i.e., fear of negative evaluation and irrational beliefs). For this, a research packet including measures of multidimensional perfectionism, fear of negative evaluation, irrational beliefs, and interpersonal anxiety scale for adolescents were administered to 267 students (107 men, 158 women) enrolled at two middle schools in Gangnam-gu, Seoul who included freshmen, sophomores, and seniors. To examine the relationships among the variables (i.e., the hypothesized models), structural equation modeling were performed. The result indicated that the mediation model 1 (fear of negative evaluation preceeding irrational beliefs) was significant, while the mediation model 2 (irrational beliefs preceeding fear of negative evaluation) was not significant. This result suggests that the main target for intervention should be the emotional aspect (i.e., fear of negative evaluation) that can be followed by the second target, the cognitive aspect (i.e., irrational beliefs) when school counselors work with middle school students who suffer from high levels of socially-prescribed perfectionism and interpersonal anxiety.
본 연구는 서울시 강남구 소재의 2개 중학교 1, 2, 3학년 남녀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자료 수집은 설문조사를 통해 이루어졌다. 설문 조사는 참가자가 직접 표기할 수 있는 지면용 형태로 제작하여 배포하였다. 설문을 실시하기 전 모든 참가자에게 본 연구의 목적 및 연구 참여자의 권리에 대해 설명하고 연구참여에 동의를 구하였다. 응답자는 총 304명이며 불성실 응답을 제외한 총 267부를 분석에 사용하였다.
연구 대상자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성별에 따른 연구 대상의 분포를 살펴보면 남학생이 107명(40.1%), 여학생이 158명(59.2%), 무응답이 2명(0.7%)으로 여학생이 많았다. 나이는 1학년이 108명(40.4%), 2학년이 92명(34.5%), 3학년이 67명(25.1%)로 1학년이 제일 많았다.
사회부과 완벽주의
Hewitt와 Flett(1991)이 개발한 다차원적 완벽주의 척도(Multidimensional Perfectionism Scale: H-F MPS)를 한기연(1993)이 번안한 것을 사용하였다. HMPS는 자기지향 완벽주의(15문항), 타인지향 완벽주의(15문항), 사회부과 완벽주의(15문항)등 3개의 하위척도로 총 45문항으로 이루어져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이론적으로 대인불안과 관련이 있는 ‘사회부과 완벽주의’만을 사용하였다. 15문항 중 2, 6, 8, 12, 15번 문 항은 부정문항으로 역채점 되었다. 참가자들은 7점 리커트 형식(1 = 전혀 그렇지 않다, 7 = 매우 그렇다) 문항에 응답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완벽주의 성향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Hewitt과 Flett(1991)의 연구에서 사회부과 완벽주의의 내적 합치도(이하 Cronbach's α)는 .87이었으며, 한기연(1993)의 연구에서는 .76, 본 연구에서의 내적 합치도는 .74로 나타났다.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Watson과 Friend(1969)가 개발한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척도(Fear of Negative Evaluation-Brief: Brief FNE)를 Leary(1983)가 전체 척도점수와 .50이상의 상관이 있는 문항 12개를 뽑아서 단축형으로 제작하였으며, 이정윤과 최정훈(1997)이 번안하였다. 12문항 중 2, 4, 7, 10번 문항은 부정문항으로 역채점 되었다. 참가자들은 7점 리커트 형식(1 = 전혀 그렇지 않다, 7 = 매우 그렇다) 문항에 응답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Watson과 Friend (1969)의 연구와 Leary(1983)의 단축형의 상관은 .96이며, 이정윤과 최정훈(1997)에서 내적 합치도는 .90, 반분신뢰도 계수는 .86이었고, 4주 간격의 검사-재검사 신뢰도는 .80, 본 연구에서의 내적 합치도는 .88로 나타 났다.
비합리적 신념
비합리적 신념 검사(Irrational Belief Test)는 Jones(1969)가 개발한 것으로 Ellis의 비합리적 신념 10가지에 대하여 각각 10문항씩 총 100 문항으로 구성된 자기보고형 질문지이다. 이를 최정훈과 이정윤(1994)이 번안하여 예비조사를 통해 총 83문항으로 구성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참가자들은 5점 리커트 형식(1 = 전혀 아니다, 5 = 항상 그렇다) 문항에 응답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비합리적 신념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최정훈과 이정윤(1994)의 연구 비합리적 신념의 내적 합치도는 .83이었고, 본 연구에서의 내적 합치도는 .86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사회부과 완벽주의와 비합리적 신념, 대인불안과의 관계를 조사한 선행연구(홍기원, 유기설, 한영석, 2003; 임현숙, 2008)에서 유의하지 않거나 관련성이 낮은 하위요인인 ‘정서적 무책임감’과 ‘의존성’을 제외하였고, 사회부과 완벽주의와 관련된 비합리적 신념의 하위 척도인 ‘완벽주의’를 배제하여 총 67문항으로 구성하였다. 하위요인들의 내적 합치도가 좋지 않았고[최소(파국화): .47, 최대 (높은 자기기대감): .65], 하위요인 수가 많아서1) 문항묶음(item parceling) 방법 중 개념영역 대표성 방법(domain-representative approach)을 통해 3개의 측정변인(신념1, 신념2, 신념3)으로 새로 생성하여 분석에 이용하였다(Litte, Cunningham, & Shahar, 2002).
대인불안
청소년들이 대인관계에서 경험하는 불안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La Greca(1998)가 개발한 청소년용 대인불안척도(Social Anxiety Scale for Adolescent: SAS-A)를 한상희(2005)가 번안한 것을 사용하였다. SAS-A는 “나는 주위에 사람들이 몇 명만 있으면 긴장한다”, “다른 사람이 거절할까봐 나랑 무엇인가 같이 하자고 제안 하기가 두렵다” 등 대인관계 상황에서 느끼는 불안감에 대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SAS-A의 하위척도는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Fear of Negative Evaluation) 8문항, 새로운 상황에 대한 회피와 불편감(Social Avoidance and Distress-New) 6문항, 일반적인 상황에 대한 회피와 불편감(Social Avoidance and Distress- General) 4문항 등 총 18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평점은 5점 리커트 형식으로 평가하여 점수가 높을수록 대인불안의 정도가 높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한상희(2005)의 연구에서 대인 불안의 내적 합치도는 .92였다. 본 연구에서의 내적 합치도는 .94로 나타났으며 하위척도의 내적 합치도는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93, 새로운 상황에 대한 회피 및 불편감이 .76, 일반적 상황에 대한 회피 및 불편감이 .84로 나타났다. 서론에서 언급한대로 세 개의 하위요인 중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은 본 연구의 매개변인 중 하나와 개념적으로 중첩 되므로 변인들 간의 선명한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 통계분석에서는 이 하위요인을 배제하고 나머지 두 개의 하위요인 점수를 대인불안의 측정변인으로 사용하였다.
이 연구에서 수집된 자료는 SPSS 21.0 및 Mplus 6.12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첫째, 연구에 사용된 변인들의 기술통계를 확인하기 위하여 평균, 표 준편차, 첨도, 왜도를 산출하였고, 이러한 변인들의 관련성을 살펴보기 위하여 주요변인들 간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둘째, 연구문제인 사회부과 완벽주의와 대인불안의 관계에서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과 비합리적 신념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하여 구조방정식을 사용하였다. 실제 자료가 이론적으로 도출한 인과모형을 얼마나 지지해 주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Mplus 6.12를 활용하였다. 이때, 모수치 추정방법으로 최대우도법(Maximum Likelihood)을 사용하였으며, 2단계 접근(Two-step approach; Anderson & Gerbing, 1988)에 따라 측정모형 검증을 먼저 실시하였고, 그 이후에 구조모형 검증을 실시하였다. 더불어 간접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부트스트레핑 절차(Bootstrapping, Shrout & Bolger, 2002)를 실시하였다.
1)본 연구에서의 주요 목적이 변인들 간 구조적 관계를 검증하는데 있는데 이처럼 하위요인의 내적 합치도가 좋지 않은 하위요인을 그대로 잠재변인으로 이용하거나 하위요인의 수가 많을 경우에는 각 잠재변인에 대한 측정변인의 측정 오차들이 증가해서 연구가설을 확인하는 연구의 일차적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하위요인을 줄여서 측정오차를 줄일 수 있도록 개념영역 대표성 방법을 이용한 문항묶음을 실시하였다(Kishton & Widaman, 1994).
분석에 사용된 변인들인 사회부과 완벽주의, 비합리적 신념,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대인불안의 기술 통계를 확인하기 위하여 표 1과 같이 전체 점수 및 하위요인들의 평균, 표준편차, 왜도, 첨도를 구하였다. 이때, 단일 요인인 사회부과 완벽주의와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은 문항-구성개념 균형(item-toconstruct balance) 방법을, 비합리적 신념은 이 전에 설명한 것처럼 개념영역 대표성 방법(domain-representative approach)을 이용해서 문항 묶음을 실시하였고, 그 결과 사회부과 완벽주의는 3개의 측정변인(완벽1, 완벽2, 완벽3)으로, 비합리적 신념은 3개의 측정변인(신념1, 신념2, 신념3)으로,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은 3개의 측정변인(두려움1, 두려움2, 두려움3)을 새로 생성하여 이후 분석에 이용하였다. 분석 결과, 모든 변인들의 왜도가 ±2, 첨도가 ±7을 넘지 않았기 때문에 측정치들이 정규분포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West, Finch, & Curran, 1995).
[표 1.] 전체 자료의 평균, 표준편차, 왜도, 첨도
전체 자료의 평균, 표준편차, 왜도, 첨도
사회부과 완벽주의, 비합리적 신념,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대인불안 간 관련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Pearson 상관계수를 산출하였고, 그 결과를 표 2에 제시하였다. 주요변인들 간 관련성을 살펴보면, 우선 사회부과 완벽주의는 연구에 포함된 모든 변인과 유의한 정적 상관이 있었다[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연구변인들의 상관분석 결과
본 연구에서 설정한 연구모형 1과 연구모형 2를 구조모형을 통해 변인들 간 관계를 알아보기 이전에 측정모형 검증을 통하여 측정변인들이 얼마나 잠재변인을 잘 측정하고 있는지를 확인하였다. 이때, 동치모형(equivalent model)인 두 연구모형의 적합도는 동일하였다.
모형의 적합도를 평가하기 위해서 Tucker Lewis Index(TLI), Comparative Fit Index(CFI), Root Mean Square Error or Approximation(RMSEA)을 적합도 지수로 사용하였고, 적합도 지수의 기준은 TLI와 CFI는 대략 .90 이상이면 모형의 적합도가 좋은 것으로 간주하였고(홍세희, 2000), RMSEA 값은 .06 이하이면 좋은 모형, .08 이하이면 적절한(reasonable) 모형, .10을 넘으면 나쁜 모형으로 보았다(Hu & Bentler, 1999). 측정변인들 모두 이전 기술통계 분석에서 나타났듯이 정규분포 가정을 만족하였기 때문에 모수 추정방법으로 최대우도법을 사용하였다.
분석 결과, 측정모형의 경우에 검정을 기준으로 한다면 측정모형은 적합하다고 볼 수 없었지만(
측정모형의 요인부하량 분석 결과
측정모형 검증 결과가 양호하였으므로, 본 연구에서 설정한 완벽주의와 대인불안의 관련성의 기제를 연구모형 1(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선행 모형)과 연구모형 2(비합리적 신념 선행 모형) 중 어떤 모형이 상대적으로 더 잘 설명하는지를 구조모형 검증을 통해 탐색적으로 확인하였다. 두 연구모형의 구조모형은 포화모형(saturated model)이기 때문에 측정모형의 적합도와 마찬가지로 좋은 적합도를 보였다(TLI = .967, CFI = .977, RMSEA = .058(90% 신뢰구간: .037-.078)).
다음으로 두 연구모형 중 어느 모형이 완벽주의와 대인불안의 관계의 기제를 더 잘 설명하는지를 경로계수들을 통해 확인하였고, 그 결과를 그림 3과 그림 4를 통해 제시하였다.
그 결과, 연구모형 2의 경우 사회부과 완벽주의에서 비합리적 신념으로 가는 경로계수와 비합리적 신념에서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는 경로계수는 유의하였지만,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에서 대인불안으로 가는 경로계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반면, 연구모형 1의 경우 사회부과 완벽주의에서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는 경로계수와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 합리적 신념으로 가는 경로계수, 비합리적 신념에서 대인불안으로 가는 경로계수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였기 때문에 본 연구의 목적인 완벽주의와 대인불안의 관계에 대한 기제를 더 잘 설명하는 모형이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두 연구모형 중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비합리적 신념을 선행하는 연구모형 1을 최종모형으로 선택하였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최종모형인 연구모형1의 잠재변인들 간 직접경로를 더 구체적으로 살펴본 결과를 표 4에 제시하였다. 우선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 = .526, p < .001), 비합리적 신념(
[표 4.] 최종모형(연구모형 1)의 잠재변인들 간 모수 추정치
최종모형(연구모형 1)의 잠재변인들 간 모수 추정치
최종모형의 간접효과 유의성 검증
최종적으로 선택된 사회부과 완벽주의와 대인불안 간 관계에 포함된 두 개의 간접효과 (사회부과 완벽주의 →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 비합리적 신념 → 대인불안, 사회부과 완벽주의 → 비합리적 신념 → 대인불안)를 Mplus 6.12 프로그램 이용하여 Shrout와 Bolger(2002)가 제안한 부트스트레핑 방법으로 검증하였다. 이 방법은 기존의 매개효과 검증에 수반되는 간접효과의 표준오차를 일종의 시뮬레이션으로 추정하는 것으로, 제시된 신뢰구간이 0을 포함하지 않으면 간접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해석한다. 표 5에서 볼 수 있듯이, 우선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과 비합리적 신념을 거쳐 대인불안으로 이행되는 간접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B = .144, 95% Biascorrected CI = .048 - .283). 즉, 사회부과 완벽 주의 수준이 높을수록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수준이 높아지고,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높아질수록 비합리적 신념 수준이 높아져서 결과적으로 대인불안을 더 많이 경험하게 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비합리적 신념을 거쳐 대인불안으로 이행되는 간접효과도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B = .126, 95% Biascorrected CI = .040 - .256). 즉, 사회부과 완벽주의 수준이 높을수록 비합리적 신념 수준이 높아져서 대인불안을 더 많이 경험하였다.
[표 5.] 사회부과 완벽주의와 대인불안의 관계에서 순차적 간접효과들에 대한 부트스트레핑 결과
사회부과 완벽주의와 대인불안의 관계에서 순차적 간접효과들에 대한 부트스트레핑 결과
본 연구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대인불안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그 과정에서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과 비 합리적 신념의 매개역할을 검증하고자 하였다. 특히, 두 매개변인의 작용 순서를 달리한 두모형(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선행모형과 비합리적 신념 선행모형)의 유의성에 대해 구조방정식 분석을 통해서 확인하였다.
변수들 간의 기본적인 관계를 살펴보면, 먼저, 사회부과 완벽주의는 대인불안과 유의한정적 상관관계가 있었고 대인불안의 하위요인인 새로운 상황 회피, 일반적 상황 회피와도 유의한 정적 상관을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는 완벽주의적 성향이 높을수록 사회불안 수준이 높아진다는 선행연구(김병직 등, 2012)와 같은 맥락이며,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이 높은 청소년들이 자신을 향한 부모의 과도한 기대로 인해 과중한 압박감과 통제에 대한 무기력을 느끼고 사회불안을 쉽게 경험하게 된다는 선행연구(송은영, 하은혜, 2008)와도 일관적이다. 이 결과는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청소년들이 타인에게 인정받기 원하는 강한 욕구와 대인관계에서의 거절에 대한 두려움,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된다는 강박적 사고를 갖고 있기 때문에 친밀한 대인관계를 맺기 어렵고 대인불안을 겪을 수 있음을 의미 한다.
또한 사회부과 완벽주의는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과 유의한 정적 상관을 보였는데, 이는 타인의 평가를 중요시여기는 완벽주의적 성향이 인정에 대한 욕구를 높여서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크게 느끼게 한다는 연구 결과(원주식, 2006)와 일관적이며,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이 높은 사람들은 타인의 비난과 비판에 민감하기 때문에(Hewitt & Flett, 1991; 1993)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울러, 사회부과 완벽주의는 비합리적 신념과도 유의한 정적 상관이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완벽주의적 경향이 강할수록 비합리적 신념의 수준이 높아질 수 있음을 의미하며, 이는 중ㆍ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여 비합리적 신념이 완벽주의의 부정적 정서 및 특성과 관련되었다는 선행연구(하정희, 조한익, 2006)와 일치한다.
본 연구의 두 매개변인인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과 비합리적 신념은 대인불안과 유의한 정적 상관을 보였는데, 이는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는 사건에도 자신을 결부시켜 생각하거나 타인이 자신을 평가하고 비난할 것이라고 추측하며 타인의 시선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강하거나 역기능적 사고를 보이는 청소년일수록 대인관계에서 강도 높은 불안을 느낄 수 있으며 이는 학교 및 사회생활에서의 부적응을 야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결과는 대인관계에 관한 역기능적 신념과 부정적 자동적 사고를 보이는 사람들이 높은 수준의 대인불안을 경험한다는 결과(백용매, 2001)와 일치한다.
본 연구의 주요 목적인, 사회부과 완벽주의와 대인불안의 관계에서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과 비합리적 신념의 매개효과를 검증한 결과, 비합리적 신념의 단순 매개효과는 유의했다. 즉,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비합리적 신념을 거쳐 대인불안으로 이행되는 간접효과도 통계적으로 유의하였고 이는 사회부과 완벽주의 수준이 높을수록 비합리적 신념 수준이 높아져서 대인불안을 더 많이 경험하였다. 그러나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의 단순 매개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 이 결과는 평가염려 완벽주의와 사회불안과의 관계에서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부분매개 역할을 한다는 선행 연구결과(김민선, 서영석, 2009)와는 차이가 있다. 아마도 이러한 차이는 본 연구의 종속변인은 사회불안 중에서도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의 중복 요소를 배제한 협의의 대인불안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매개변수들 간의 선행 순서에 따른 두 모형(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선행모형과 비합리적 신념 선행모형)의 유의성을 검증한 결과, 전자(사회부과 완벽주의 →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 비합리적 신념 → 대인불안)는 유의한 반면 후자(사회부과 완벽주의 → 비합리적 신념 →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 대인불안)는 일부 경로가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기각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완벽주의가 사회불안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타인에게 인정을 받기 원하는 강한 욕구로 자신에게 과도한 주의를 집중하고, 타인에게 자신이 원하는 인상으로 비춰지는지에 대한 의심을 함으로써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되고 동시에 반추와 파국화 같은 비합리적인 사고를 경험한다는 선행연구(김성주, 이영순, 2013) 결과에서 진일보 한 것이다. 즉, 두 매개변수 중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비합리적 신념에 선행하는 매개변인이고 그 반대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결과는 사회부과 완벽주의로 인한 대인불안 수준이 높은 중학생을 상담할 때 어떤 측면에 우선적인 개입의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지에 대한 유용한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 즉, 이러한 중학생의 대인불안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현실적이고 기능적인 사고방법을 훈련하여 비합리적 신념을 수정하는 개입을 하기 이전에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이해하고 이러한 두려움의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조절하도록 돕는 개입이 선행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김성주와 이영순(2013)도 제안한 바 있듯이, 사회부과 완벽주의 성향이 높아서 대인불안을 겪는 청소년들을 상담, 교육할 경우, 대인관계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비합리적 신념을 보일 때 인지전략을 사용하여서 이들의 인지적 오류를 보다 합리적이고 현실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사고로 수정, 대체시키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 전에 김민선과 서영석(2009)이 제안한 게슈탈트 기법(예: 빈 의자 기법을 통해 두려움을 발생시키는 기제를 파악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도움)이나 행동기법 (예: 체계적 둔감화를 통한 증상 감소), 혹은 정서중심치료를 통한 두려움에 대한 자각과 수용에 초점을 두는 개입을 먼저 실시하는 것이 필수적임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제한점과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서울시 강남구 소재 2개 중학생만을 대상으로 하여 나온 결과이므로 지역, 문화, 연령에 따라 고른 분포가 되지 않아 결과를 일반화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보다 다양한 지역과 문화, 연령을 대상으로 후속연구가 이루어질 필요성이 있다. 둘째, 본 연구에서 사용된 비합리적 신념 척도의 하위요인들은 내적 합치도가 낮았기 때문에 요인분석을 통한 문항묶음을 실시 하여 3개의 측정변인을 새로 생성하였으며, 이로 인해 비합리적 신념의 하위요인에 따른 주요변인들의 관련성을 정교하게 설명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셋째, 본 연구는 청소년기 대인관계의 질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심대 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반영함으로써 사회불안의 한 하위유형인 ‘대인불안’을 주요 변인으로 상정하였다. 그러나 대인불안을 독립적 및 체계적으로 연구한 자료들이 미비한 실정이기 때문에 대인불안과 함께 사회불안을 연구한 자료를 근거로 제시했다는 제한점이 있다. 넷째, 본 연구에서는 비합리적 신념의 하위척도 중 완벽주의와 관련된 것을 배제하였지만, 비합리적 신념 척도의 하위요인 들의 신뢰도가 낮은 문제가 있었고 선행연구 (홍기원 등, 2003; 임현숙, 2008)의 제안에 근거한 것이긴 하지만 대인불안과 관련성이 낮은 하위요인(예: 정서적 무책임감, 의존성)을 제외하였기 때문에 남은 하위요인들을 원래 척도와 동일하게 명명할 수 있는지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구조방정식을 사용할 때 이 척도의 신뢰도 문제 때문에 문항묶음을 사용하였지만 근본적으로 후속연구에서는 비합리적 신념을 측정하는 보다 신뢰로운 척도를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끝으로, 본 연구에서는 모든 변인들을 한 번에 설문조사를 통해 측정한 횡단자료분석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이 결과를 토대로 변인들 간의 인관적인 관계에 대해 논의하기에는 한계점이 있다. 후속연구에서는 시간적인 차이를 두고 변인들을 측정하는 종단연구를 시행하여 보다 분명한 변인들 간의 영향 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