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내용은 크게 본문과 학습활동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여기서 학습활동은 단순히 본문의 내용을 더 잘 이해하고 오래 기억하기 위한 보조적인 도구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본문 내용을 토대로 사고를 확장하고 상상하며 공감하는 능력을 키워줄 수 있어야 한다. 본 연구는 현행 중학교 사회 ① 교과서 지리영역을 중심으로 제시된 학습활동을 분석하여 문제점을 도출하고 몇 가지 대안적인 재구성 사례를 보여주려는 것이다.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수업목표 영역의 측면에서 분석한 결과 인지적 활동이 91.8%로 압도적이며, 가치·태도를 함양하는 활동은 전무하였다. 고등사고 능력과 관련해서는 자료를 조사하고 해석하는 활동이 73.2%로 다수를 차지하고, 사고력을 확장하는 활동은 23.2%, 이해력 점검하기는 3.6%에 불과하였다. 향후 중학교 사회교과서 지리영역의 학습활동은 기능적 활동을 강화하고 정의적 활동도 함께 제시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자료 조사 및 해석과 학습자의 사고력을 촉발하고 확장하는 활동이 균형을 이루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This study aims to analyze and recompose the learning activities of geography units in
학교 교육은 기본적으로 지‧덕‧체를 균형 있게 갖춘 전인 양성을 지향한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대학교육이 아니라, 보통교육(common education)을 목적으로 하는 초‧중등학교 교육에서 전인 양성의 필요성은 더욱 강조된다. 보통교육은 모든 국민에게 일반적이며 공통이 되는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국민들의 관심을 공유하게 하고, 상호간에 이해를 증진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교육학 용어사전, 2007). 현행 한국의 초‧중등학교 교육의 내용과 형식을 규정하고 있는 2009교육과정에서도 추구하는 인간상으로 ‘전인적 성장의 기반 위에 개성의 발달과 진로를 개척하는 사람’을 첫 번째로 꼽고 있다(2009교육과정, 2009).
학교 교육에서 다루는 교과목 가운데 사회과 과목은 특히 학습자의 ‘전인적 성장’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과목이라 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사회과 교육과정에서는 전인 양성이라는 용어보다 민주 시민 육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아래와 같이 그 내포(connotation) 와 외연(denotation)을 진술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과 교육의 목표는 지식만 풍부한 사람이 아니라 지식을 바탕으로 민주적 가치와 태도를 갖춘 사람을 육성하고자 표방한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경우 사회 과목의 일부로 편성되어 있는 지리 영역의 교육 목표도 민주 시민 육성이라는 사회과의 목표와 넓은 의미에서 보면 맥락을 함께 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은 근래 초‧중등학교 현장에서 창의‧인성 교육을 강조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며, 특히 지식 전달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에게 바람직한 인성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민주적 가치와 태 도를 갖춘 인재를 육성하려는 목표를 지닌 사회과 입장에서 볼 때 특히 주목된다. 그러나 지리영역을 포함 하는 한국의 사회과 교육은 과연 학습내용과 학습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인성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얼마나 많이 제공해왔는가에 대해 자기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현행 중학교 「사회 ①」 교과서 지리영역의 학습활동을 분석하여 문제점을 도출하고 대안적인 재구성 방안을 모색해보려 한다. 학습활동은 ‘탐구활동’에 한정하여 인지적, 기능적, 정의적 영역의 활동이 얼마나 균형을 이루고 있는가, 그리고 이러한 활동이 단순한 이해력 점검하기에서 시작하여 자료를 읽고 해석하고 검색하기를 거쳐 사고력 확장하기에 까지 나아가고 있는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위와 같은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이 두 가지 주요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첫째, 현행 중학교 「사회 ①」 교과서 지리영역의 학습활동은 인지적, 기능적, 정의적 측면에서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고 있는가?
여기서 말하는 인지적 측면과 정의적 측면의 활동이란 기본적으로 블룸 등(1956; 1964: 조철기, 2014, 73에서 재인용)이 제시한 교육목표분류학의 인지적 영역 (cognitive domain) 및 정의적 영역(affective domain) 과 동일한 의미 맥락에서 사용한 것이다. 다만 기능적 측면의 활동은 지리교육의 고유한 특성에 초점을 맞추어 그래픽 기능(graphic skills)으로 그 의미를 다소 한정하고자 한다. 다시 말하면 지도와 표, 그래프, 다이아 그램 등을 직접 그리고 패턴을 그려 넣거나 색을 칠하는 등 학습자의 신체적 움직임을 동반하는 활동을 말한다.
둘째, 현행 중학교 「사회 ①」 교과서 지리영역의 학습 활동은 이해력 점검(check understanding)부터 자료를 읽고 해석하고 새로운 자료 검색하기(read, interpret & search resources)를 거쳐 사고력 확장(grow thinking) 까지 나아가고 있는가?
이러한 두 가지 차원, 즉 목표영역 간 균형성과 고등 사고 능력 함양이라는 차원에서 각각의 학습활동 내용을 아래와 같이 분류하여 그 현황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도출하였다(표 1).
학습활동 내용 분류표
현행 중학교 「사회 ①」 교과서는 모두 6개 출판사에서 6종이 발간되어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본 연구에서는 이들 가운데 학교 현장에서 많이 채택하여 사용하고 있는 A, B, C 3종의 교과서를 대상으로 학습활동을 분석하였다.1)
1)현재 한국에서 검인정 교과서의 공급은 (사)한국검인정교과서에서 전담하고 있으며, 교과 서별 시장점유율은 대외비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본 연구자는 제주도 내에 교과서 판매를 전담하는 서점을 통해 중학교 「사회 ①」 교과서의 제주도 내 채택률 현황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 분석 대상으로 삼은 A교과서가 44.2%, B 교과서 25.6%, C교과서 18.6%로 이들 세 교과서가 전체의 88.4%를 점유하고 있어 이 들 3종 교과서를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II. 중학교 「사회 ①」 교과서 지리영역의 학습활동 제시 방식
2009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현행 중학교 사회 과목은 「사회 ①」 과 「사회 ②」 두 권의 교과서로 편성되었다. 이들 교과서는 각각 14개의 대단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반부 7개 대단원은 지리영역, 후반부 7개 대단원은 일반사회영역의 내용이다. 현재는 중학교 현장에서 「사회 ①」 교과서만 사용되고 있으며, 2015학년 도부터는 「사회 ②」 교과서도 사용될 예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현재 중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는 「사회 ①」 교과서만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 「사회 ①」 교과 서의 지리영역은 I 내가 사는 세계, II 인간 거주에 유리한 지역, III 극한 지역에서의 생활, IV 자연으로 떠나는 여행, V 자연재해와 인간 생활, VI 인구 변화와 인구 문제, VII 도시 발달과 도시 문제 등 7개 대단원 모두가 계통지리 내용인데, 「사회 ②」 교과서도 마찬가 지로 7개 대단원이 모두 계통지리로 구성되었다.
특기할만한 점은 2009교육과정에서는 교육과정 대강화의 방향성이 보다 강화되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6종에 이르는 사회 교과서가 중단원 수준부터 서로 차이를 보이며 소단원 수준에서는 교과서별 차별성이 더 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러한 차이는 교과서별 학습활동의 수와 제시 방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장에서는 분석대상으로 삼은 3종 교과서의 학습활동 제시 방식을 살펴봄으로써 교과서 간 차별성과 공통점을 파악하고자 한다.
학습활동 제시 방식의 측면에서 볼 때 A교과서의 가장 큰 특징은 여타 교과서와는 달리 중단원별로 학습 목표나 본문 내용을 제시하기 전에 ‘함께해 봐요’라는 학습활동을 먼저 제시하고 있는 점이다. 해당 단원의 내용과 관련된 학습활동을 먼저 제시하여 수행해보게 함으로써 학습자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학습할 내용과 방향을 미리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장치로 보인다. A교과서의 학습활동은 아래와 같이 모두 4가지 방식으로 순차적으로 제시되고 있다(그림 1).
‘탐구활동’은 대체로 소단원 별로 제시되는데 수적으로 가장 많을 뿐만 아니라 교과서에서 차지하는 분량 면에서도 가장 많아 A교과서의 대표적인 학습활동이라 할 수 있다. ‘탐구활동’에서 다루어지는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장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중단원 마무리하기’ 활동은 중단원별로 마지막에 제시된다. 빈칸 채우기, 관련 있는 것끼리 연결하기, 둘중 옳은 것을 골라 동그라미 그리기 등 대부분 본문 내용을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활동으로 구성된다.
‘대단원 마무리’ 활동은 대단원별로 맨 뒤에 제시된 다. 이는 ‘활동하기: 수행평가’, ‘보면서 정리하기’, ‘풀면서 정리하기’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활동하기: 수행평가’는 해당 본문 내용과 관련 있는 다양한 자료를 제시하고 이를 통해 정보를 찾아내거나 자료를 읽고 해석하여 보고서를 작성하는 활동이 주를 이룬다. ‘보면서 정리하기’는 본문의 주요 내용을 그림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보여주는데, 명칭과는 달리 학습 자의 활동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마지막으로 ‘풀면서 정리하기’는 가로세로 낱말퍼즐, 미로 찾기, 자음으로 맞추기 등 다양한 형식으로 제시되며, 본문의 주요 용어를 다시 한 번 정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처럼 A교과서는 비교적 다양한 방식으로 학습활 동을 제시하고 그 중 ‘탐구활동’이 주를 이루며, ‘함께해 봐요’라는 학습활동을 본문 보다 먼저 제시하여 학습자가 활동을 통해 학습할 내용을 미리 예상할 수 있게 배열하고 있는 특징을 보인다.
B교과서의 학습활동은 ‘탐구활동’과 ‘단원 마무리’ 등 두 가지로 다른 교과서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수가 적은 편이다(그림 2).
‘탐구활동’은 대체로 소단원별로 1개씩 제시되는데, 경우에 따라 없거나 2개가 제시되기도 한다. 물론 하나의 ‘탐구활동’ 속에는 보통 2~3개의 하위 활동이 제시 된다. ‘단원 마무리’는 대단원별로 맨 마지막에 제시되는데, ‘되짚어 보기’와 ‘선택 활동하기’ 등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되짚어 보기’에는 중단원별 주요 내용이 그림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는데, 핵심용어를 괄호 안에 적도록 하여 본문 내용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기억하는가를 확인해볼 수 있도록 한다. ‘선택 활동하기’는 대단원의 주요 내용과 관련하여 모둠별, 개인별로 수행할 수 있는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과제가 제시되지 않은 경우도 있어 명칭과 관련하여 의문을 남기기도 한다. 이처럼 B교과서는 학습활동을 두 가지 방식으로 비교적 단순하게 제시하는 반면, ‘탐구활동’을 많이 제시하여 이를 중심으로 학습활동을 수행하도록 배열하고 있다.
C교과서의 학습활동은 기본적으로 ‘활동’, ‘콕!콕! 확인하기’, ‘단원 마무리’로 구성되며, 대단원 수준에서 ‘창의‧인성 학습: 창의력‧사고력 키우기’ 활동이 제시되기도 한다(그림 3).
C교과서는 A, B교과서와는 달리 ‘탐구활동’ 대신 ‘활 동’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데, 명칭은 조금 달라도 실제 내용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활동’은 대개 중단원별로 1~2개가 제시되며 관련된 본문 내용 뒤에 위치한다. ‘콕!콕! 확인하기’는 중단원별로 마지막에 제시되는데, 중단원의 주요 학습 내용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활동이 대부분이다. ‘단원 마무리’는 대단원별로 맨 마지막에 제시된다. 따라서 이는 대단원 마무리라는 의미인데, 다시 ‘내용 파악하기’, ‘재미있게 정리하기’, ‘수행평가’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먼저 ‘내용 파악하기’는 중단원별로 주요 내용을 그림을 통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으로, 괄호 속에 핵심 용어를 적도록 하여 본문 내용의 이해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재미있게 정리하기’ 는 십자말 풀이, 사다리 타기, 문장 완성하기, 게임 등 다양한 형식을 통해 대단원에서 학습한 내용을 다시 한번 간략하게 정리하는 활동이다. 대체로 ‘내용 파악하기’보다는 조금 더 사고력을 요구하는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수행평가’는 학습한 내용을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지도 만들기, 보고서 쓰기, 영화 감상문 작성하기, 글쓰기 등 다양한 수행 과제를 제시한다. 다만 ‘단원 마무리’마다 모두 ‘수행평가’가 포함되어 있지는 않다는 점이 특이하다.
학습활동의 제시 방식 면에서 볼 때 C교과서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교과서와는 달리 ‘창의‧인성 학습: 창의력‧사고력 키우기’ 활동이 제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대개 대단원 수준에서 본문의 후반부에 위치하는 데, 창의‧인성 교육과 관련된 주제를 선정하여 이에 대해 토론, 글쓰기, 체험, ICT, NIE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본 연구에서 분석대상으로 선정한 3종의 중학교 「사회 ①」 교과서는 학습활동 제시 방식 면에서 공통점과 차별성을 나타낸다. 우선 공통점으로는 명칭은 달라도 중단원과 대단원 마지막 부분에 본문 내용의 이해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활동이 반드시 제시된다는 점, 중단원이나 소단원 별로 탐구활동을 배치하여 이것이 전체적으로 학습활동의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한다는 점, 그리고 보다 고차 적인 탐구력과 사고력을 요구하는 활동을 대단원 수준 에서 맨 마지막에 제시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따라서 다음 장에서는 학습활동의 중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탐구활동’(A, B교과서) 혹은 ‘활동’(C교과서) 내용을 대상으로(이후 사용하는 학습활동이란 용어는 A, B교과서의 ‘탐구활동’과 C교과서의 ‘활동’을 의미함), 이들이 인지적‧기능적‧정의적 측면에서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고 있는가, 그리고 이들 활동은 단순한 이해력 점검 하기에서 출발하여 자료를 읽고 해석하고 검색하기와 사고력 확장하기 단계까지 나아가고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분석하여 문제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III. 중학교 「사회 ①」 교과서 지리영역의 학습 활동 분석 결과와 문제점
본 연구에서 분석 대상으로 선정한 중학교 「사회 ①」 교과서 3종은 모두 교과서 앞 쪽에 내용을 어떻게 구성 했는지를 소개하면서 효율적인 활용 방법도 안내하고 있다. 여기에서 이들 교과서는 ‘탐구활동’ 또는 ‘활동’에 대해 아래와 같이 기술하고 있다.
요컨대, 이들 교과서는 ‘탐구활동’ 또는 ‘활동’을 통해 탐구력과 사고력, 그리고 문제해결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학습기회를 제공하고자 의도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이들 활동을 분석한 결과는 교과서의 의도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세한 분석 결과는 아래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중학교 「사회 ①」 교과서 3종에는 모두 100개의 학습활동이 제시되어 있으며, 제시된 학습활동 별로 하위활동을 보통 2~3개를 포함하고 있어 전체 220개 활동에 이른다(표 2). 3종 교과서가 평균 4.2쪽마다 학습활동을 하나씩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모든 학습활동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탐구활동’ 또는 ‘활동’ 만을 대상으로 한 점에 비추어 볼 때, 현행 중학교 「사회 ①」 교과서는 학습활동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교과서별/대단원별 제시된 학습활동 수
하위활동을 기준으로 할 때 C교과서가 가장 많은 81 개로 가장 적은 A교과서보다 32.8%나 많은 편이다. 대단원별로는 ‘I 내가 사는 세계’가 평균 13개로 가장 많으며, ‘III 극한 지역에서의 생활’과 ‘V 자연재해와 인간 생활’이 평균 8개로 가장 적은 편으로 대단원별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전체 220개 학습활동의 내용을 인지적(Cognitive), 기능적(Skill), 정의적(Affective) 측면과 이해력 확인 하기(Understanding), 자료 해석 및 검색하기(Resources), 사고력 확장하기(Thinking) 등 두 개의 차원으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현행 중학교 「사회 ①」 교과서의 특성을 보다 투명하게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표 3).
[표 3.] 교과서별 학습활동 내용의 특성별 비중: 수(%)
교과서별 학습활동 내용의 특성별 비중: 수(%)
분석 대상으로 선정한 중학교 「사회 ①」 교과서 3종의 학습활동은 우선 수업목표 영역 측면에서 인지적 영역과 관련된 활동이 91.8%, 기능적 영역과 관련된 활동이 8.2%이며 정의적 영역과 관련된 활동은 찾아 볼수 없었다. 인지적 영역과 관련 있는 학습활동이 압도 적으로 많이 제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다시 고등사고 능력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단순한 이해 정도를 점검하고 확인하는 활동이 3.6%, 제시된 자료를 읽고 해석하거나 새로운 자료를 조사하고 검색하는 활동이 73.2%, 그리고 사고력을 확장하는데 까지 이르는 활동이 23.2%를 차지한다. 대부분의 학습활동이 자료를 읽고 해석하고 조사‧검색하는 활동에 치중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목표영역 측면과 고등사고 능력 측면을 통합하여 살펴보면 학습활동별 내용적 특성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먼저 인지적이며 자료조사 및 해석과 관련된 활동이 66.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여기서 인지적이며 자료 조사 및 해석과 관련된 학습활 동이란 사진이나 그래프, 지도 등 다양한 자료를 제시 하고 그것을 읽고 해석하거나, 새로운 자료를 조사하거나 검색하도록 하는 활동을 말하는데 아래와 같은 실제 사례를 들 수 있다.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나타내는 학습활동은 인지적 이며 사고력 확장과 관련된 활동인데 모두 21.4%를 차지한다. 이는 비록 인지적 영역에 속하지만 학습자들의 사고력을 촉발하거나 확장할 수 있는 활동으로 고등사고 능력의 함양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활동이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실제 사례를 들 수 있다.
세 번째로 높은 비율을 보이는 학습활동은 기능적이며 자료조사 및 해석과 관련된 활동으로 모두 6.4%를 점한다. 이는 지리학과 지리교육에서 특히 중요시되고 있는 기능, 곧 지도나 표, 다이아그램을 직접 그림으로써 도해력(graphicacy), 나아가 지리도해력(geographicacy)를 함양할 수 있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하지만 그 비율이 낮아 개선해야 할 점이기도 하다. 이의 대표 적인 실제 사례로는 아래와 같은 활동을 들 수 있다.
네 번째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학습활동은 인지적 이며 이해력 확인과 관련된 활동으로 3.6%를 차지한다. 이는 가장 단순한 학습활동이라 할 수 있는데, 그비율은 높지 않은 편이다. 대표적인 실제 사례로는 아래와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능적이며 사고력 확장과 관련된 활동이 1.8%를 차지한다. 이는 지도나 표를 직접 그림으로써 사고력을 확장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지리교육 분야 에서는 특별히 중요한 활동이라 할 수 있으나 매우 낮은 비율을 보여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러한 학습 활동의 사례로는 아래와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앞에서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볼 때, 현행 중학교 「사회 ①」 교과서 지리영역의 학습활동은 몇 가지 중대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 인지적 능력과 관련된 활동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다. 이는 전인 양성이라는 보통 교육의 취지와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민주적 가치와 태도를 지닌 민주 시민 육성이라는 사회과 목표와도 거리가 멀다. 교실 현장에서는 학생들에게 암기해야 한다는 부담을 주고 사회과목에 대한 흥미를 반감시킬 수도 있다. 3종 교과서 지리영역에 제시된 220개 학습활동 가운데 학생들에게 바람직한 가치와 태도를 길러줄 수 있는 정의적 활동이 전혀 없다는 사실은 충격적이 기도 하다. 이러한 교과서를 가지고 수업하면서 어떻게 인성을 함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지리영역의 학습활동이면서도 기능적인 활동이 8.2%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심각한 문제점이 아닐 수 없다. 지리교육 에서 지리도해 기능은 세계와 현상을 표현하는 유력한 도구일 뿐만 아니라, 학문적 정체성(identity)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지리학과 지리교육의 사회적 위상이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영국은 최근 지리교육과정을 개정하면서 위치, 장소, 인문 및 자연지리와 함께 지리적 기능과 현장 답사(geographical skills and fieldwork)를 주요 학습 내용으로 선정하여 실행하고 있다(심승희‧권정화, 2013). 또한 전통적으로 초‧중등학교에서 지리과목을 필수로 가르치고 있는 프랑스의 경우에도 바칼로레아 지리 시험에서 지도 그리기(Croquis)를 필수로 부과하고 있다(이간용, 2013).
둘째 제시된 여러 자료를 읽고 해석하거나 새로운 자료를 조사하고 검색하는 활동에 편중되어 있다. 고등사고 능력 함양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사회과에서 학습활동은 기본적으로 본문 내용에 대한 이해 정도를 점검하고 확인하는 단계에서부터 자료를 읽고 해석하거나 검색하는 단계, 그리고 사고력을 확장하는 단계까지 여러 단계의 활동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룰 필요가 있다. 그런데 현행 중학교 「사회 ①」 교과서 지리영역의 학습활동은 자료를 조사하고 해석하는 활동이 거의 3/4을 차지할 만큼 편중되어 있다. 사고력 확장과 관련된 활동은 23.2%에 불과하며, 이해력을 확인하는 활동은 3.6%에 그치고 있다. 이해력을 확인하는 활동의 비중이 매우 작은 것은 일견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필요하다면 더 비중을 높여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사고력 확장과 관련된 활동이 약 1/4을 차지하고 있으나 그 내용을 상세히 살펴보면 중학생 수준에서 수행하기에 너무 난해하거나 사고력을 함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단계적이고 체계적으로 활동이 제시되지 않아 의도한 만큼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활동이 많다.
셋째 학습자의 선행 이해나 인지수준에 비추어 활동 에서 요구하는 수준이 너무 높은 부적합한 활동이 다수 발견된다. 이러한 문제점은 특히 B교과서의 학습활동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것이다.
이러한 수준의 학습활동은 제7차 교육과정이나 2007개정 교육과정 시기에 편찬된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 수준을 연상시킨다. 이는 기본적으로 현행 교육 과정 상 중학교 지리영역이 모두 계통지리 내용으로 구성되었다는 점과 교과서 집필진이 중학교 학생의 흥미나 관심, 인지발달 수준을 잘 알기 어려운 대학교수나 고등학교 교사가 다수를 점한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행 중학교 「사회 ①」 교과서 지리영역에 제시된 학습활동은 수업목표 영역 측면에서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인지적 활동에 과도하게 편중되어 있으며, 고등사고 능력 측면에서는 사고력 확장하기 단계까지 이르지 못하고 자료를 읽고 해석하거나 새로운 자료를 검색하는 활동이 다수를 차지하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이 장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 가운데 하나로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등 외국의 중학교 지리교과서를 참조하여 몇 가지 학습활동을 재구성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지리교육에서 중시되는 도해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분석 대상 교과서에 제시된 학습활동의 실제 사례를 아래와 같이 재구성해 보았다.
앞의 활동은 인구 분포 단원에서 제시된 학습활동의 실제 사례 가운데 하나이다(C교과서 125쪽). 그런데 이활동은 학습자의 수리적 능력(numeracy)을 함양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그 밖에 문해력(literacy)이나 도해력(graphicacy), 그리고 구두표현력(oracy)같은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는 데는 별다른 도움을 주기 어렵다. 따라서 이 활동을 아래와 같이 재구성하여 수리적 능력뿐만 아니라 지리교육에서 중시하는 도해력도 함께 발달시킬 수 있게 시도해 보았다.
만약 필요하다면 위의 인구 밀도 자료에 한국의 인구와 면적 자료를 포함하여 3개 국을 서로 비교하는 활동으로 재구성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의 관심을 유발하고 한국에 대한 이해도 높이는 계기가 될수도 있을 것이다.
앞에서 분석한 바와 같이 현행 중학교 「사회 ①」 교과서 지리영역에 제시된 학습활동은 학생들에게 바람 직한 가치와 태도를 길러줄 수 있는 정의적 활동이 전무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 가운데 하나로 분석 대상 교과서(A교과서 133쪽)의 실제 학습 활동을 아래와 같이 재구성해 보았다.
앞의 1번 활동은 인지적 측면에서 학습자의 사고력을 촉발할 수 있는 활동이며, 2번 활동은 지도화, 즉 기능적 측면에서 사고력을 확장할 수 있는 활동이라 할수 있다. 여기에 아래와 같이 정의적 활동을 하나 더 설정하여 보았다.
이러한 정의적 측면의 학습활동은 민주 시민의 육성을 목표로 하는 사회과에서 매우 필요한 활동이며 이는 지리영역도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는 현행 중학교 「사회 ①」 교과서 지리영역에 제시된 학습활동을 분석하여 문제점을 도출하고 대안적인 재구성 방안을 제시하였다. 학습활동은 수업목표 영역 측면에서 인지적, 기능적, 정의적 활동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고 있는가, 그리고 고차사고 능력 함양 이라는 측면에서 단순한 이해력을 확인하는 단계에서 자료를 읽고 해석하고 새로운 자료를 검색하는 단계를 지나 사고력을 확장하는 단계까지 나아가고 있는 가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는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수업목표 영역 측면에서 볼 때 현행 중학교 「사회 ①」 교과서 지리영역에 제시된 학습활동은 인지적 활동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으며, 정의적 활동은 전무하였다. 지리학과 지리교육에서 특히 중요시되는 기능적 활동도 매우 미흡한 편이다. 물론 본 연구에서는 교과서 별로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는 학습활동 중 ‘탐구활동’과 ‘활동’만을 대상으로 분석하였으나, 여타 학습활동의 내용을 살펴보아도 이러한 편향성은 크게 다르지 않다.
둘째, 고등사고 능력 함양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현행 중학교 「사회 ①」 교과서 지리영역에 제시된 학습활 동은 다양한 자료를 읽고 해석하며 새로운 자료를 조사하고 검색하는 활동에 치중하고 있다. 사고력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활동은 전체의 1/4에 불과하며, 본문 내용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활동은 매우 적은 비중을 차지한다.
셋째, 중학교 학생의 인지발달 수준을 넘어서는 학습활동이 다수 발견된다. 이는 학습자들로 하여금 사회과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사회과는 곧 암기과목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
현행 중학교 「사회 ①」 교과서 지리영역에 제시된 학습활동이 과도하게 인지적 활동에 편중된 원인 중 하나 는, 현행 사회과 교육과정에 제시된 중학교 1학년 지리 영역 학습내용 성취기준 22개 가운데 20개가 인지적 기준이라는데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성취기준 2개는 기능적 기준이며 정의적 기준은 하나도 없다. 이는 본 연구에서 분석한 220개 학습활동의 목표 영역별 비중과 거의 정확하게 일치하는 수치이다. 따라서 이러한 편향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교육과정 상에서 성취기준을 균형 있게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히 요구된다. 물론 이러한 편향성에 대한 교과서 집필진의 자각과 개선 노력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연구가 이러한 편향성이 개선 되는 작지만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