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dentify the mediating effects of spousal emotional support, the grandmother-adult parent relationship and family support between caregiving stress and depression of grandmothers raising their infant grandchildren in double-earner household. For the purpose in the study, I surveyed 273 grandmothers parenting infant grandchildren who were under 6 years of age in double-earner households, collecting data from Seoul, Gyeonggi-do, Incheon and 6 other metropolitan cities. As a result of applying a structural equation model analysis, grandmothers’ caregiving stress was shown to be significantly related to depression. In addition, spousal emotional support and the relationships, between parents and their adult children had the mediating effects on grandmothers’ caregiving stress and their levels of depression. The results of this study imply that improving relationship with adult children and spousal emotional support may be a strategy that enhances the psychological well-being of grandmothers who raise infant grandchildren. Based on this research, suggestions for family welfare policy and intervention are provided.
본 연구는 맞벌이 가정에서 영유아 손자녀를 양육하는 조모를 대상으로, 조모의 양육스트레스가 우울에 이르는 경로에서 부부관계, 자녀관계, 가족지지의 매개요인으로써의 영향력을 검증하는데 목적이 있다. 연구대상은 서울과 경인지역, 6대 광역시에 거주하며 맞벌이 가정에서 만 6세 이하 학령 전 손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조모이며, 설문조사를 통해 수집된 총 273부를 분석에 사용하였다. 분석은 구조방정식 모형을 통해 이루어졌다. 연구결과, 조모의 양육스트레스가 조모의 심리적 안녕에 미치는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조모의 우울은, 평균적으로는 보통으로 나타났으나 임상적으로 우울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는 5점 이상의 대상자가 전체 대상자의 28.5%를 차지해 조모의 심리적 건강이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양육스트레스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부부관계와 자녀관계가 유의하게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부부간의 정서적 지지나 자녀와의 친밀한 관계가 손자녀 양육으로 인한 양육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심리적 안녕을 증진시키기 위한 주요한 대처전략이 됨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손자녀 양육 조모의 심리적 안녕을 증진하기 위해 부부 및 자녀관계를 강화하는 중재적 개입이 필요함을 제시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손자녀 양육 조모에 대한 실천 개입을 위한 가족복지적 함의를 제시하였다.
기혼여성의 경제활동참여에 따른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면서 자녀양육의 대안으로써 조부모가 손자녀 양육을 지원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조사에 의하면 6세 이하 아동의 40.7%가 조부모에 의해 양육되고 있으며 특히 만 3세미만 영유아의 경우 조부모에게 양육을 맡기는 경우가 58.1%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통계청, 2005). 특히 대부분의 양육은 조모가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조사(2006)에서도 취업모를 대신해 손자녀를 돌보는 조모의 비율이 87.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조모의 손자녀 양육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모들이 손자녀의 양육을 주로 맡게 되는 이유는, 전통적으로 혈연 중심적인 한국 문화의 특성에 따라 조부모 자신들이 일차적인 자녀양육의 대리자로서 양육책임감을 자연스럽게 갖는데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취업모 역시 자신을 대신해 안정적 보육환경을 제공해줄 가장 적절한 대체자원으로써 조모를 선호하는 데서 기인한다. 특히 한국은 자녀가 어릴수록 보육시설 등과 같은 공적 보육 체계보다는 혈연관계에 의한 사적 보육 체계를 더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김승용‧정미경, 2006), 손자녀 양육에 있어 조모가 담당하는 역할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조모의 손자녀 양육이 증가함에 따라 손자녀를 양육하는 조모들은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많은 연구들에서 보고되고 있다(김문정, 2006; 김오남, 2007; 이지연 외, 2008; Kelley et al., 2000; Minkler & Fuller-Thompson, 2001; Musil & Ahmad, 2002). 조모들은 신체적 부담, 다른 손자녀도 돌봐주어야 한다는 부담감, 배우자 및 자녀와의 갈등, 경제적 어려움 등 손자녀 양육과 관련된 다양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로 인해 심리적 안녕에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김미영, 2001; 오진아, 2006; 김은주‧서영희 2007; Dowdell, 1995; Muisil, 1998; Sands & Goldberg-Glen, 2000). 최근에는 맞벌이 가정에서의 조모들의 손자녀 돌봄을 일컬어 ‘황혼육아’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는데, 황혼육아를 맡은 조모들의 상당수가 손자녀 양육으로 인해 심각한 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조선일보, 2010). 이렇게 손자녀 양육조모의 심리적 안녕은 당사자인 조모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양육 받는 손자녀의 성장발달 및 성인자녀와의 관계 등 3세대 가족기능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김혜선, 2004; Musil et al., 2006), 조모의 심리적 안녕을 촉진하기 위한 중재적 개입이 필요하다.
한편, 손자녀 양육 조모의 심리적 안녕에 관한 선행연구들의 동향을 살펴보면, 국내외 대다수의 연구들은 대부분 조손가정의 조모들을 대상으로 수행되어 왔으며(김미혜‧김혜선, 2004; 윤승희, 2005; 최혜지, 2008; 서홍란‧김양호, 2009; Pruchno & Mckenney, 2002; Dowdell, 2004; Kelly et al., 2007), 이에 비해 성인자녀의 대체양육자로서 손자녀를 돌보는 조모에 대한 연구들은 많지 않은 편이다. 최근 맞벌이 가정에서 성인자녀를 대신해 손자녀를 돌보는 조모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는 있으나, 주로 질적 접근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조모의 경험 및 실태파악에 초점을 맞추고 있거나(김문정, 2006; 김은주‧서영희, 2007), 조모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인구사회학적 요인 및 양육 유형별로 전반적으로 살펴보는데 그치고 있어(백경숙‧김영란, 2006; 오진아, 2006; 이지연 외, 2008), 조모들이 겪는 어려움을 완화하고 대처를 증진시키기 위한 구체적 요인들을 실증적으로 탐색하는 연구들은 일부를 제외하고는(이지연 외, 2009; 강유진, 2011) 찾아보기 어렵다. 더욱이 서양에 비해 혈연을 중시하는 집단주의적 가족문화를 공유하는 우리문화의 특성상, 조모의 심리적 안녕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 가족적 요인은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예측됨에도 불구하고, 이를 중재적 요인으로 고려하여 살펴본 연구는 드물다. 손자녀 양육 조모의 대다수가 예비노인으로써 유배우자인 점(Lee & Bauer, 2009)이나 노년기 심리적 안녕을 결정하는 주요요인으로써 자녀관계의 중요성(배나래‧박충선, 2009), 또한 자녀관계나 가족의 지지가 손자녀 양육 조모의 스트레스를 낮추고 적응을 증진시킨다는 연구결과들을 고려해 볼 때 (김동배 외, 2010; 김문정, 2011; Sands et al., 2005; Musil et al., 2006), 가족적 요인들이 조모의 양육스트레스와 심리적 안녕을 중재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예측해 볼 수 있으며, 따라서 가족관계의 정서적, 도구적 측면들을 고려하여 이들의 영향력을 검증하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맞벌이 가정에서 취업모를 대신해 영유아 손자녀를 양육하는 조모를 대상으로, 부부관계, 자녀관계, 가족지지가 조모의 양육스트레스와 심리적 안녕의 경로에서 매개요인으로써 갖는 효과를 검증해 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그동안 취업모나 조손가족 조모에 비해 가족복지적 관심의 사각 지역에 놓여있던 양육 조모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손자녀 양육 조모의 심리적 복지와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실천적, 정책적 함의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 연구문제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손자녀 양육 조모의 양육스트레스는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가?
둘째, 손자녀 자녀 양육 조모의 양육스트레스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에서 부부관계, 자녀관계, 가족지지는 매개효과를 가지는가?
손자녀를 돌보는 조모의 유형은 크게 전담양육(주양육) 조부모와 비전담양육(지원양육, 공동양육)조부모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담양육조부모(Custodial care)는 성인자녀의 이혼이나 사망, 수감 등으로 부모가 자녀를 돌보는 것이 불가능할 때 대리 양육하는 조부모를 일컬으며, 국내에서는 ‘조손가족’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지원양육(공동양육)조부모(Coresidence)는 성인자녀가 1차적 양육을 하지만 부모가 취업이나 경제적인 이유로 성인자녀 부모와 아동이 조부모 세대와 함께 거주하며 손자녀 돌봄을 지원하는 형태를 말한다.
손자녀 양육 조모의 특성을 살펴보면, 해외의 경우 손자녀를 돌보는 조모들의 대부분은 성인자녀의 이혼이나 10대 임신, 약물중독, 투옥 등으로 인해 전적으로 손자녀 양육을 맡고 있는 경우가 많으나 (Jendrek, 1993; Bower. & Mayers, 1999), 국내의 경우는 주로 성인자녀의 직장생활로 인해 맞벌이 부모를 대신하는 양육 형태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어 차이를 보인다. Lee와 Bauer(2009)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손자녀 양육 조모의 평균 나이는 62.5세이며 유배우자 비율이 높고 교육수준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조모들이 손자녀를 돌보게 된 이유로는 ‘손자녀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등(김미영, 2001; 김은주‧서영희, 2007), 비자발적으로 손자녀를 양육하게 된 경우가 많아 이에 따른 스트레스가 상당할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손자녀 양육 조모들은 손자녀를 양육하며 심리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많은 연구에서 밝히고 있다(최해경, 2002; 윤승희, 2005; 이미영, 2008; 최혜지, 2008; 서홍란‧김양호, 2009; Musil & Ahmad, 2002). Minkler 등(1997)은 손자녀 양육을 맡은 조모들이 비양육 조모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우울감을 느끼는 등 심리적 복지감이 낮음을 보고하였고, Kelley 등(2000)의 연구에서도 손자녀 양육 조모들은 비양육 조모들에 비해 심리적 스트레스와 부모역할 스트레스를 더 크게 겪고 있으며,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부적응을 겪는다고 보고하고 있다. 특히 맞벌이 가정에서 손자녀를 돌보는 조모들의 경우, 우울감과 함께 외로움, 소진감, 사회적 고립과 같은 심리적 어려움을 심각하게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김문정, 2006; 오진아, 2006; 김은주‧서영희, 2007; 양소정 외, 2008), 비양육 조모나 영유아기 자녀를 양육하는 취업모에 비해 우울감을 더 높게 갖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이지연 외, 2008; 강유진, 2011).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손자녀 양육 조모의 심리적 안녕을 살펴보기 위해 가장 자주 사용된 지표는 우울이다(김미영, 2001; 배진희, 2007; 이지연 외, 2008; Bachman & Chase-Lansdale, 2005; Kelley et al., 2007; Baker & Silverstein, 2008). 우울은 일상생활의 스트레스 경험으로 야기된 정신건강 문제 중 대표적인 것으로 꼽히며, 여성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병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김진이, 2009). 따라서 본 연구에서도 손자녀 양육 조모의 심리적 안녕을 측정하기 위한 변수로서 우울을 종속 변인으로 보고자하며, 이에 다른 변인들 간의 관련성을 검토하고자 한다.
양육스트레스란 부모가 양육과정에서 인지하는 부담감 혹은 자녀와의 생활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어려움이 반복되어 양육자에게 성가심이나 어려움을 주는 것으로 지각되는 정서로써(안지영, 2001), 손자녀 양육 조모에게 적용하면 ‘손자녀를 돌보는 과정에서 조모가 지각하는 어려움이나 부담감의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손자녀 양육 조모가 양육과정에서 경험하는 이러한 양육스트레스는 많은 연구에서 조모의 심리적 안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최해경, 2002; 김혜선, 2005; 양소정 외, 2008; Minkler et al., 1997; Musil & Ahmad, 2002; Dowdell, 2004). 특히 부정적인 심리적 영향의 가장 대표적 증상으로 우울을 볼 수 있는데(Kelley et al., 2007), 조모의 양육스트레스와 우울과의 관계를 살펴본 Musil(1998)의 연구에서는 손자녀를 양육하는 조모들은 상대적으로 보다 높은 우울감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양육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조모의 우울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김혜선, 2005). 또한 양소정 등(2008)의 연구 역시 조모의 양육스트레스와 우울이 강력한 정적 관계가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또한 양육 지각과 조모의 심리적 복지간의 관계를 살펴본 강유진(2011)의 연구에서는, 조모가 손자녀 양육을 힘들게 느낄수록 우울 증상이 높아짐을 보고하고 있어, 양육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우울이 더 높음을 간접적으로 보고하고 있다. Baker와 Silverstein(2008) 역시 조모들은 손자녀 양육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우울감을 가지며, 특히 비양육조모에 비해 삶의 만족이 더 낮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조모의 양육스트레스와 우울 등 심리적 디스트레스와의 관계가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으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공통적으로 보고하고 있는데, 이러한 결과들은 양육스트레스가 조모의 정신건강 및 심리적 안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양육스트레스가 우울에 미치는 경로에서 가족관계의 매개효과
가족관계는 노년기 양육자의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적응을 촉진시키는 주요한 요인으로 여러 연구들에서 보고되어 왔다(이미영, 2008; 김동배 외, 2010; Hayslip & Kaminski, 2005; Gerard et al., 2006; Musil et al., 2009). 따라서 손자녀 양육 조모의 심리적 안녕에 있어서도 부부나 자녀와의 관계, 가족의 지지와 같은 가족적 요인은 손자녀 양육 조모의 스트레스를 중재하는 매개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예측해볼 수 있다.
가족관계는 대개 부모-자녀간 관계의 질, 친밀감이나 정서적 지지정도, 결혼만족도와 같은 정서적이고 질적인 측면과 자녀나 배우자로부터 제공되는 실질적 양육 도움이나 지원과 같은 도구적인 측면으로 크게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질적인 측면에서 첫 번째 매개요인으로써 손자녀 양육 조모의 부부관계를 살펴보면, 노년기 부부관계는 노년기 심리적 안녕이나 삶의 질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김윤정‧서선영, 2005; 이현지‧이금자, 2008). 이혜자와 김윤정(2004)은 노년기에는 자녀관계보다 부부관계가 노인의 심리적 복지와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으며, 임주영과 전귀연(2004)은 유배우자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심리적 안녕감이 더 높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한 조모들은 양육과정에서 배우자인 손자녀의 조부와 다양한 갈등을 겪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Jendrek(1993)은 조모가 손자녀 양육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배우자에게 관심과 신경을 덜 쓰게 되면서 부부관계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김은주와 서영희(2007) 역시 손자녀 양육으로 인해 주양육자인 조모가 상대적으로 배우자 수발이 소원해지면서, 이로 인한 부부갈등을 경험하고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즉, 조모에게 있어 배우자도 손자녀와 함께 수발해야 할 또 다른 돌봄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어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부부관계는 손자녀 양육상황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의해 부정적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모의 양육스트레스를 낮추고 적응을 돕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Bachman와 Chase-Lansdale(2005)은 배우자가 있는 조모들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손자녀 양육시 심리적 스트레스를 덜 받고 더 정서적으로 건강하다고 보고하였으며, Dowdell(1995) 역시 유배우자인 조부모 양육자가 양육스트레스를 덜 겪는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한 배우자가 정서적인 지지를 제공할 때 조모의 양육스트레스가 완화되며 지지적인 역할을 하게 되며(Minker et al., 1994) , 배우자는 손자녀 양육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완충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고하고 있다(Mils et al., 2005). 이러한 연구들을 볼 때, 손자녀 양육 조모의 부부관계는 양육스트레스에 의해 영향을 받는 동시에 조모의 심리적 안녕에 영향을 미치는 매개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예측해 볼 수 있다.
두 번째, 성인자녀와의 관계는 노년기 양육자의 심리적 안녕 및 복지감과 관련된 주요 요인으로써 많은 연구들에서 보고되어 왔다(오진아, 2006; 김문정, 2009; Sand & Goldberg-Glen, 2000; Wood & Liossis, 2007). 특히 한국 노인들에게 자녀관계는 독립과 자율성을 중시하는 서구와는 달리 삶에 대한 만족감이나 심리적 복지감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으며(김희주‧주경희, 2008), 많은 연구들이 성공적 노화요소의 하나인 심리적 안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임을 보고하고 있다(정순둘, 2007). 특히 여성노인의 경우 성인자녀와의 관계가 삶의 만족에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에(강유진·한경혜, 2002), 조모와 성인자녀와의 관계는 조모의 스트레스나 심리적 안녕과 관련하여 중요한 변인이 됨을 예측할 수 있다.
조모의 자녀관계와 관련된 연구들을 살펴보면, 조모의 양육스트레스는 성인자녀와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Sands와 Goldberg-Glen(2000)은 조부모의 양육스트레스는 가족의 낮은 유대관계와 관련되어 있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Kennedy와 Keeney(1988)은 성인자녀와의 관계의 질이 조모의 심리적 복지감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또한 김문정(2006)은 손자녀 양육부담이 조모와 성인자녀 간 갈등을 촉발시키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으며, Bower와 Myers(1999)는 조모들이 손자녀 양육으로 인해 자녀와의 관계가 더 악화된 것으로 보고하는 등, 많은 연구에서 조모의 양육스트레스는 부모-성인자녀간의 관계와 부적인 상관관계가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윤승희, 2005; 김문정, 2009; Weber & Waldrop, 2000; Waldrop & Weber; 2001; Conway et al., 2010).
한편, 노년기 양육자와 성인자녀와의 좋은 관계는 양육에 대한 만족감을 높여 양육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Pruchno & Mckenney, 2002), 자녀와의 관계 등 가족관계에 대한 만족은 조모의 우울을 완화시키는 것을 보고되고 있다(김동배 외, 2010). 이와 같이 자녀와의 관계는 조모의 심리적 복지감에 영향을 미치고 양육스트레스에 영향을 받는 요인이며, 스트레스는 가족관계를 통해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는 결과를 볼 때(Travis et al., 2004), 조모-성인자녀와의 관계는 스트레스와 심리적 안녕 간에 중요한 매개요인이 됨을 예측해 볼 수 있다.
세 번째 가족의 지지는 노년기 양육자의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적응을 촉진시키는 주요한 매개 요인으로써 많은 연구들에서 보고되고 있다(이선형 외, 2008; 이지연 외, 2009; 김동배 외, 2010; 강유진, 2011; Sands et al, 2005; Musil et al., 2006; Kelley et al., 2007). 선행연구들은 주로 사회적 지지의 도구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춰 자녀나 배우자 등 가족구성원으로부터 제공되는 자원들이 조모의 심리적 안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있는데, 이러한 가족의 도구적 지원은 조모를 양육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며 우울 등의 부정적 심리정서적 영향을 낮추고 높은 삶의 만족도를 예측하는 요인으로 보고되고 있다(배진희, 2007; 양소정 외, 2008; Bachman & Chases-Landsdale, 2005; Gerard et al., 2006; Musil et al., 2009). 따라서 가족의 지지는 양육스트레스를 완충하고 조모의 심리적 안녕을 증진하는 중요한 요인이 됨을 알 수 있다.
본 연구는 맞벌이 가정에서 영유아 손자녀를 돌보는 조모의 심리적 안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들의 관계에 관한 가설적 모형을 수립하여 요인들 간의 영향력을 검증하였다. 선행연구에 근거하여 설정한 구체적인 연구가설 및 모형은 다음과 같다.
문헌연구를 통해 확인된 관련 요인들의 영향관계와 관련하여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이 연구모형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의 독립변수는 양육스트레스이며, 매개변수는 부부관계, 자녀관계, 가족의지지, 종속변수는 우울이다. 변수들 간의 관계와 경로를 포괄하는 연구모형은 [그림 1]과 같다.
본 연구의 조사대상자는 만 6세 이하(학령전)의 영유아기 손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조모로서 취업모 맞벌이 가정에서 딸이나 며느리를 대신해 손자녀를 돌보며 양육책임을 맡고 있는 조모이다. 총 연구대상자는 273명이었다. 조사대상자인 조모의 연령 및 돌봄 시간은 따로 제한을 두지 않았으나, 손자녀 양육기간이 최소 6개월 이상인 조모로 한정하였다. 양육기간을 6개월 이상으로 제한한 것은 양육으로 인한 경험을 파악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간이라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조사대상자는 조사의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 서울 및 경기지역, 6대광역시에 한정하여 표집하였다.
본 연구는 서베이 방법을 활용하여 자료를 수집하였다. 첫째, 가정 내에서 0세~만 2세 영아 손자녀를 보육하는 조모의 경우, 대부분 가정에서 손자녀를 돌보고 있기 때문에 표집틀을 구하기가 어려워 스노우볼 표집을 실시하였다. 먼저, 조사에 동의한 조모를 대상으로 연구자 및 사회복지학 대학원생 2인이 조모의 가정에 직접 방문하여 면대면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를 통해 총 76부의 설문지가 수거되었다. 또한 자녀를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에게 맡기고 있는 맞벌이 가정의 취업모 집단(교사, 공무원, 회사원, 간호사, 교직원 등)을 연구자가 개별적으로 접촉하여, 해당 취업모를 통해 조모에게 설문지를 우편으로 전달하고 다시 회수하는 방법으로 조사를 진행하였으며, 이를 통해 총 68부가 수거되었다.
둘째,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만 3세~만 6세 손자녀를 돌보는 조모의 경우, 본 연구의 목적과 내용에 동의하고 조사협조를 수락한 총 22곳의 보육시설(어린이집, 가정보육시설, 유치원)에 조사원이 방문하여, 시설장 및 담당교사로부터 취업모 가정에서 조모가 손자녀를 양육하는 가정의 리스트를 제공받은 후, 손자녀의 등‧하원시 보육시설을 방문하는 조모들을 대상으로 연구목적에 동의한 경우에 한해 조사원이 면대면 조사를 실시하였다. 선정된 보육시설은 조사의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여 서울 및 경기지역 대도시로 한정하였으며(서울 12곳, 인천 3곳, 경기 7곳), 각각의 보육시설별로 3부~10부의 설문을 실시하였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총 179부의 설문지가 수거되었다.
조사는 2010년 12월 5일부터 2011년 2월 20일까지 실시되었으며, 손자녀가 7세 이상(학령기) 등의 미해당 설문과 불성실한 응답 등 분석에 부적절한 설문지를 제외한 총 323부를 분석대상으로 하였다. 이 중 사별 및 이혼 등의 50부를 제외하고 부부관계를 측정이 가능한 법률적 기혼상태 및 유배우자 대상자 273부를 최종 분석에 사용하였다. 최종 분석에 사용된 273부 중, 면대면 설문조사를 통한 연구 대상 수는 총 211명이였으며 자기보고식 설문조사를 통한 연구 대상수는 62명이었다. 면대면 조사응답자와 자기보고식 응답자 간에 결과 차이가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동일성 검증을 실시하였으며 이를 통해 두 응답 방법 간 통계적 차이가 없음을 확인하였다.
1) 양육스트레스
양육스트레스 측정도구는 김문정(2009)이 개발한 ‘손자녀 양육스트레스 척도’, 한국여성정책연구원(2006)의 양육스트레스 척도, Sands 등(2005)의 조부모 양육스트레스 척도(Perception of Grandparental Stress Scale)를 근거로, 연구자가 연구대상자에 맞게 문항을 채택, 수정‧보완하여 사용하였다. 선행연구에서 제시된 하위 척도들을 살펴보면, 크게 생활기회의 제한, 부모역할 부담, 정서적 부담감, 타인양육 스트레스 등으로 제시되고 있는 바,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하위척도들을 근거로 문항을 선택하고 탐색적 요인분석을 거쳐 일상생활 스트레스(5문항), 양육자 역할부담(6문항), 정서적 스트레스(7문항)의 총 3개 하위영역의 18문항으로 구성하였다. 양육스트레스 척도의 각 문항은 5점 리커트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응답내용은 점수가 높을수록 양육스트레스가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측정도구의 신뢰도는 하위영역별로 일상생활스트레스 Cronbarch’s alpha= .85, 양육자 역할부담 Cronbarch’s alpha= .81, 정서적 스트레스 Cronbarch’s alpha= .86으로 나타났으며, 전체 척도의 Cronbarch’s alpha=.90으로 나타났다.
2) 지지적 부부관계(Spousal Emotional Support)
조모의 부부관계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Matzek과 Cooney(2009)가 개발한 Spousal Perception Scale를 수정, 번안하여 사용하였다. 원 척도는 손자녀를 양육하는 조부모를 대상으로 Emotional support 6문항과 Emotional strain 6문항을 합하여 12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두 하위영역의 문항들이 대칭적으로 같은 상황을 묻고 있어 본 연구에서는 emotional support 영역의 6문항만을 선택하여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응답자가 지각하는 배우자의 애정적 지원과 심리적지지 정도를 묻는 것으로서, 원척도에서는 ‘당신의 배우자는 당신에게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습니까?’ 등의 질문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여성노인의 특성을 고려하여 ‘배우자’를 ‘남편’으로 바꾸어 사용하였으며 ‘남편은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의 서술문 형태로 수정하여 사용하였다. 각 문항은 4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되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부부관계의 정서적 친밀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신뢰도는 Cronbarch’s alpha= .89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부부관계’는 지지적 부부관계를 의미하는 용어로써 사용하였다.
3) 자녀관계
조모의 부모-자녀관계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신화용의 척도를 김문정(2009)이 조모의 특성에 맞게 개발한 도구를 사용하였다. 원 척도는 자녀와의 관계에서 얻는 만족감, 가까움, 관심과 대화의 정도를 내용으로 ‘나는 며느리(딸)과 가깝다고 느낀다’ 등의 총 4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은 4점 리커트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자녀와 친밀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신뢰도는 Cronbarch’s alpha= .91이었다.
4) 가족의 지지
가족의 지지는 Zimet 등(1988)이 개발한 ‘지각된 사회적 지지’의 다차원적 척도(Multidimensional Scale of Perceive Social Support)의 가족, 친구, 이웃의 세 하위척도 중 가족지지 척도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이 척도는 가족으로부터 제공받는 도움의 정도를 묻는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4문항으로 구성되어 있고, 점수가 높을수록 가족의 지지를 높게 지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원척도는 7첨 리커트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나 노인응답자의 편의 및 타 척도와의 응답범주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5점 리커트 척도로 수정하여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의 신뢰도는 Cronbarch’s alpha=.87로 나타났다.
5) 우울
조모의 심리적 안녕을 측정하기 위해 조맹재 등(1999)이 한국형으로 표준화한 ‘단축형 노인 우울척도’(Geriatric Depression Scale)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생활이 지루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까?’ ‘지금의 내 자신이 아무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느끼십니까?’ 등의 15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문항은 ‘예’와 ‘아니오’로 구성되어 있다. 총점이 높을수록 우울상태가 심한 것을 의미하며, 5점 미만이면 정상, 5~9점이면 우울 가능성이 높고, 10점 이상이면 우울로 진단하여 치료를 요함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신뢰도는 Cronbarch’s alpha= .82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자료는 SPSS 18.0과 AMOS 18.0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먼저 자료의 일반적 특성과 각 변수들 간의 양상을 살펴보기 위해 기술통계분석을 실시하였다. 다음으로 모형분석에 앞서 측정모형의 타당성과 신뢰도를 검증하기 위해 탐색적 요인분석과 확인적 요인분석을 수행하고, 각 측정도구의 신뢰도 검증을 통해 Cronbach’s Alpha 계수를 산출하였다. 세 번째로 연구모형을 구성하는 주요 변인들 간의 관련성과 다중공선성을 알아보기 위해 상관관계 분석과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마지막으로 구조방정식 모형을 사용하여 본 연구에서 구성된 연구모형의 적합성을 평가하고 변수들 간의 관계에 대한 가설을 검증하였다.
손자녀 양육 조모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및 손자녀 양육관련 특성은 <표 1>과 같다. 먼저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을 살펴보면, 평균연령은 61.8세로써 56세~60세, 61세~65세가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어 주로 예비노인들이 손자녀를 돌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자는 대부분 기혼상태였고 그 외에 별거, 기타로 동거 및 사실혼이 있었다. 학력은 고등학교 졸업 이하의 교육수준이 많았고, 종교를 가진 응답자가 대다수를 차지하였다. 조모의 가구소득은 비교적 높은 경제수준을 보였으며, 주관적 경제인식도 5점 만점에 2.96점으로 나타나 약간 높은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건강상태는 5점 만점에 3.03점으로 나타나 자신의 건강상태를 다소 높은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손자녀양육과 관련된 특성을 살펴보면, 조모들이 돌보는 손자녀의 평균 명수는 1.36명이며, 1명의 손자녀를 돌보는 조모는 68.9%로 가장 많은 분포를 보였다. 양육 손자녀의 성별 및 손자녀와의 관계는 비슷한 분포를 보였으며, 돌보는 손자녀 연령은 만 3세 이상 유아 비율이 높았다. 손자녀의 돌봄 기간은 3년 이상 돌보고 있는 조모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장기간 양육비중이 높음을 알 수 있었다.
본 구조모형의 주요 잠재변수는 양육스트레스, 부부관계, 자녀관계, 가족의 지지, 우울이며 주요 변수에 대한 평균 및 표준편차, 왜도, 첨도를 살펴보면 <표 2>와 같다.
첫째, 양육스트레스는 2.74(SD=.67)로 중간 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양육스트레스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생활기회 제한으로 인한 일상생활 스트레스가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둘째, 조모의 부부관계는 2.61(SD=.63)로 중간 정도의 수준으로 나타났다. 셋째, 손자녀를 맡긴 성인자녀와의 관계는 3.08(SD=.52)로 약간 높은 수준으로 친밀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자녀와의 관계를 비교적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가족의 지지는 2.88(SD=.55)로 약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섯째, 조모의 우울은 평균 3.09(SD=.3.08)로 나타나 상당수가 정상 범주에 속하고 있기는 하였으나 우울가능성이 높은 5점 이상의 대상자가 전체 대상자의 28.5%를 차지해 우울의 정도가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 변수의 왜도와 첨도는 각각 절대값 3과 10을 넘지 않아 정규분포 가정을 충족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변수 간 상관관계 분석결과 <표 3>에 제시된 바와 같이 보수적 수준에서 상관계수의 절대값이 .80이 넘는 경우가 발견되지 않았고, 또한 다중회귀분석을 통한 분산팽창계수(VIF)값이 1.48~2.32로 나타나 다중공선성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표 2] 주요변수에 대한 평균, 표준편차 및 왜도?첨도
주요변수에 대한 평균, 표준편차 및 왜도?첨도
주요 변수간 상관관계
1) 연구모형 분석 및 가설검증 결과
본 연구모형 분석은 양육스트레스, 부부관계, 자녀관계, 가족지지, 우울에 대해 선행연구를 근거로 설정된 영향관계를 토대로 이루어졌다. 먼저 연구모형에서 다른 매개변수 없이 양육스트레스가 우울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인지 여부를 [그림 2]에 제시하였다.
분석 결과, 조모의 양육스트레스에서 우울에 이르는 경로에서는 다른 매개변수들을 제외하고 분석하였을 때, 경로계수가 .45로 .001수준에서 유의미하였다. 즉, 양육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조모의 우울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매개변수를 모두 포함한 연구모형 분석을 실시하였다. 우선 측정모형을 분석해본 결과 측정모형 적합도가 확인되었기 때문에 변수들 간의 관계구조를 살펴보고자 구조모형에 대한 분석을 실시하였다. 구조모형의 적합도는
구조모형 분석결과
모형의 적합도 검증
분석결과, 양육스트레스는 부부관계, 자녀관계, 가족지지에 모두 부적 영향을 미치고 있었으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 매개변수인 부부관계, 자녀관계, 가족지지는 우울에 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으나 가족지지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이에 부부관계와 자녀관계가 양육스트레스와 우울을 매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양육스트레스가 우울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력은 [그림 2]와 같이 매개변수들을 제외하였을 때에 .45로 유의미하였으나, 매개변수들을 모두 포함한 [그림 3]의 분석결과를 보면 .33으로 낮아진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매개변수의 영향으로 인해 양육스트레스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이 완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양육스트레스가 여전히 우울에 미치는 영향이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으므로, 연구모형 속에서 유의미하게 검증된 매개변수들인 자녀관계와 부부관계 변인들이 부분 매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 효과의 분해
변수간의 효과를 직접효과, 간접효과, 총효과로 분해하여 살펴보았으며 그 결과는 <표 6>과 같다. 각 효과의 통계적 유의성은 AMOS의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 검증을 통해 확인하였다. 분석 결과, 양육스트레스가 우울에 미치는 총효과는 .45로써 직접효과 .33과 간접효과 .12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효과를 구성하고 있는 매개변수들의 영향력을 살펴보기 위해 효과를 분해하여 살펴본 결과, 양육스트레스→부부관계→우울을 통한 간접효과는 .046, 양육스트레스→자녀관계→우울을 통한 간접효과는 .047, 양육스트레스→가족지지→우울을 통한 간접효과는 .029로 나타나, 자녀관계와 부부관계를 통한 간접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모의 우울에 대한 효과분해
본 연구는 맞벌이가정에서 취업모를 대신해 영유아 손자녀를 돌보는 조모를 대상으로 조모의 심리적 안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들의 관계에 관한 가설적 모형을 수립하고, 부부관계, 자녀관계, 가족지지의 매개효과를 검증하였다. 연구결과, 손자녀 양육조모의 양육스트레스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자녀관계와 부부관계가 유의하게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논의 및 이에 따른 가족복지적 함의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결과를 통해 양육스트레스가 조모의 심리적 안녕에 미치는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조모의 우울은, 평균적으로는 보통으로 나타났으나 임상적으로 우울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는 5점 이상의 대상자가 전체 대상자의 28.5%를 차지해 조모의 심리적 건강이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일한 척도를 사용하여 조모의 우울을 조사한 연구와 유사한 결과이며(강유진, 2011), 손자녀 양육 조모들의 심리적 안녕이 낮은 수준이라는 선행연구들과 일치하는 결과이다(최해경, 2002; 배진희, 2007; 이지연 외, 2009; 김동배 외, 2010; Kelley et al, 2000; Baker & Silverstein, 2008). 본 연구에서는 비양육 조모나 다른 양육자와의 비교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아 결과를 일반화하기는 어려우나, 유사한 대상층과 비교해 본 결과, 조손가족 조모의 우울보다는 낮으나 비양육 조모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김혜선, 2005; 이지연 외, 2009; Minkler et al., 1997; Minkler & Fuller-Thompson, 2001). 즉, 맞벌이 가정에서 취업모를 대신해 손자녀를 양육하는 조모들은 비교적 연령이 높지 않은 예비노인으로서 고령노인에 비해 건강상태가 상대적으로 양호하며, 양육의 책임이나 부담이 전적으로 조모에게만 있지는 않은 지원양육 형태이기 때문에, 손자녀 양육을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조손가족 조모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양육에 따른 어려움이 적어 상대적으로 우울이 낮은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비(非)양육조모나 일반 양육모에 비해서는 우울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손자녀 조모들이 노년기의 일반적 생애주기의 궤도에서 벗어난 역할을 수행하면서, 노후에 누릴 것으로 기대해온 경험들을 누리지 못하게 되면서 심리적 안녕이 낮아지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반 양육모들의 경우 자녀 양육을 발달과업상 자신의 과업으로 수용하는 비해, 조모들에게 손자녀 양육은 노년기에 하지 않아도 될 과업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우울감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양육스트레스는 우울과 강한 정적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양육스트레스는 조모의 심리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들(김혜선, 2005; 양소정 외, 2008; 최혜지, 2008; 강유진, 2011; Pruchno & McKenny, 2002; Dowdell, 2004; Sands et al., 2005)을 지지하는 결과이다. 조모들은 중년기 후반 혹은 노년기 초기에 접어들면서, 신체기능의 점진적인 감소와 더불어 생애 주기상 자녀의 결혼과 손자녀 출생으로 인해 심리적, 사회적 변화에 직면하게 되는데, 이 시기에 손자녀 양육이라는 뜻하지 않은 과업까지 떠맡게 되면서, 편안한 노후의 삶을 기대했던 조모들은 손자녀 돌봄으로 인한 부담과 스트레스로 인해 심리적 안녕이 낮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조모의 심리적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조모가 겪는 양육스트레스를 완화시키기 위한 개입이 필요할 것이며, 구체적으로 양육으로 인한 조모의 신체적 어려움을 돕기 위한 건강관리서비스 제공, 양육스트레스 및 우울 등의 심리정서적 어려움에 대한 상담지원, 조모의 시간배분 및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가이드 제공 등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여성노인이 손자녀 양육이라는 노년기 스트레스 상황을 잘 관리하여 성공적으로 노후를 잘 준비해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둘째, 조모의 양육스트레스와 우울에 이르는 경로에서 부부관계가 유의미한 매개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모가 손자녀 양육 과정에서 부부관계가 양육스트레스를 낮추고 조모의 삶의 질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Bachman & Chase-Landsdale, 2005; Mils et al., 2005), 손자녀 양육조모들이 비양육조모에 비해 적극적인 대처전략을 사용함으로써 양육스트레스를 비롯한 부정적 스트레스의 영향을 감소시키고 심리적 안녕을 촉진한다는 논의(이지연 외, 2009; Musil & Ahmad, 2002)들과 유사한 결과로써, 부부간의 정서적 지지가 손자녀 양육으로 인한 양육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심리적 안녕을 증진시키는 실질적 대처전략이 됨을 알 수 있다. 즉, 배우자의 정서적 지지와 만족스러운 부부관계를 통해 노년기 뜻하지 않게 맡게 된 손자녀 양육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심리적 안녕을 갖게 되는 것이다. 노년기 부부관계는 자녀관계와 더불어 노후의 삶의 질 및 성공적 노후를 위한 중요한 요인이며, 최근 노인의 심리적 복지감에 자녀관계보다 부부관계가 더 영향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이혜자‧김윤정, 2004; 조병은, 2007)를 고려해 볼 때, 손자녀 양육 가정에서 노년기 부부간 이해를 돕는 부부개입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는 본 연구에서 발견된 주요한 결과로서, 그동안 자녀와의 관계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던 손자녀 양육 조부모의 부부관계에 대한 개입의 필요성과 효과적인 대처전략으로서의 함의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따라서 조모에 대한 개입시 부부관계가 양육스트레스를 중재하는 주요한 대처자원이 될 수 있음을 보다 주목하여, 조부모의 부부관계를 강화하고 활용할 수 있는 다각적인 개입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노년기 부부가 당면한 ‘손자녀 양육’이라는 새로운 과제에 조모뿐만 아니라 조부모 부부가 잘 적응하도록 도울 필요가 있으며, 구체적으로 손자녀 양육 조부모를 대상으로 부부관계 회복 및 관계증진을 위한 부부상담, 노년기의 새로운 과제 대처를 위한 부부 집단 프로그램 조부모 교육 등의 실시가 요구된다. 아울러 손자녀 돌봄에 조모뿐만 아니라 조부가 함께 참여하여 노인 부부가 노년기 새롭게 당면한 과제에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조부들의 양육동기를 촉진시킬 수 있는 교육 등의 개입이 포함된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셋째, 양육스트레스와 우울의 경로에서 자녀관계 역시 유의미한 매개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선행연구들의 결과와 일치하는 결과로써(김동배 외, 2010; 김문정, 2011; Weber & Waldrop, 2000; Waldrop & Weber, 2001; Conway et al., 2010), 자녀와의 친밀한 관계는 조모의 양육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심리적 안녕을 증진시키기 위한 주요한 대처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해준다. 조모들은 손자녀를 돌보며 성인자녀와의 연대감 및 세대 간 연결에 대한 만족감을 경험하기도 하며(Wood & Liossis, 2007), 손자녀 양육을 매개로 성인자녀와의 빈번한 접촉을 가지면서 서로 간에 이해를 증진하는 등(김문정, 2006), 성인자녀와의 원활한 관계는 양육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낮추고 심리적 만족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특히 여성노인들의 경우 남성노인에 비해 성공적 노후에 대해 자녀와의 관계에 대한 기대가 더 높고(정순둘, 2007), 전통적으로 정서적, 모성적 역할 유형으로 살아온 우리나라 여성노인들은 자녀와의 관계에 따라 복지감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손자녀 양육 조모에 대한 개입시 성인자녀와의 관계증진을 위한 개입 방안을 중요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조부모가정의 가족관계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 조모-성인자녀 간 집단상담, 의사소통기술 교육 등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녀의 양육방법 및 교육방식의 차이에 따라 조모와 성인자녀 간에 생길 수 있는 이견이나 갈등을 해결하고 서로 간에 이해를 도모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세대 간 교육 등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넷째, 본 연구에서 매개요인으로 제시된 가족지지의 경우 양육스트레스와 우울 사이에서 유의미한 매개효과를 갖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선행연구들과는 다른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는 우리나라의 손자녀 양육가정의 상황적 특성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기존에 가족지지와 양육스트레스와 관련한 연구들은 대부분 전적으로 손자녀를 양육하는 조손가족의 조모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맞벌이 가정에서 손자녀 양육을 지원하는 조모들과는 다른 욕구를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즉, 손자녀 양육가정의 경우, 양육의 상황 자체가 이미 돌봄을 담당할 가족구성원이 부재하거나 가족 지원체계의 부족으로 인해 조모가 어쩔 수 없이 양육을 맡게 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김문정, 2006; 김승용·정미경, 2006), 가족의 지지가 조모의 양육스트레스와 심리적 안녕을 완충하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사회서비스나 지역사회자원 등의 공적인 서비스체계가 조모의 양육부담을 덜어준다는 연구결과들을 살펴볼 때(Sands et al., 2005; Gerard et al., 2006), 가족의 지지와 같은 비공식적 지지보다는 손자녀 양육을 실질적, 현실적으로 지원하는 보육시설이나 아이돌보미 서비스, 자조그룹이나 쉼터 등과 같은 공식적인 지지체계의 마련이 조모의 심리적 안녕을 증진하는데 있어 효과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의 한계와 이에 따른 후속연구에 대한 제언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대도시 도시지역에 거주하는 조모들을 연구대상으로 하여, 다양한 지역에 거주하는 조모들의 경험을 반영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농어촌 지역 등 지역에 따라 조모의 심리적 안녕은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후속 연구에서는 이를 아우르는 참여자를 선정하여 보다 포괄적 조사가 필요할 것이다.
둘째, 연구방법상 표집방법에 따른 제한점을 살펴볼 수 있다. 2세 미만의 영아를 양육하는 조모의 경우, 자료 수집시 방문을 통한 면대면 조사와 함께 자기보고식 설문조사를 병행하였다. 조사원의 충분한 설명과 확인이 가능한 면대면 조사에 비해 자기보고식 조사는 응답자가 충분한 숙지 후 응답하였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집된 자료의 신뢰성에 한계를 가질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두 응답방법간 동일성 검증을 통해 오류를 최소화하고자 하였으나, 추후 자료 수집시 정밀하고 신뢰성 있는 방법적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셋째, 본 연구에서는 조모가 주로 손자녀 양육을 담당하고 있는 가족적 현실 및 선행연구 결과에 따라 여성노인인 조모들에 초점을 맞춰 심리적 안녕 및 가족관련 요인들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가족관계의 상호적 측면을 고려해 볼 때, 배우자나 성인자녀들이 조모의 양육 상황에서 비롯된 가족관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조모 및 가족의 복지에 매우 중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배우자와 성인자녀의 스트레스와 심리적 복지를 조사하여 손자녀 조모와 어떤 차이점이나 공통점이 있는지 비교하여 살펴보는 연구가 수행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