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가 분노억제에 미치는 영향을 외부 통제소재가 매개하는지에 대해 확인하려는 목적으로 진행되었다. 이를 위해 대학생 380명을 대상으로 다차원적 완벽주의 척도, IPC 통제소재 척도, 상태-특성 분노표현 양식 척도를 통해 설문을 실시하였다. 구조방정식을 통해 수집된 자료를 분석하여 외부 통제소재의 매개효과를 검정한 결과,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와 분노억제 간의 직접경로가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외부 통제소재의 완전매개 모형이 더욱 적합함을 확인하였다. 추가적으로 외부 통제소재의 하위유형에 해당하는 강력한 타인 통제소재와 우연 통제소재를 직접 투입한 모형의 경로계수를 비교한 결과, 강력한 타인 통제 소재는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와 분노억제의 관계에서 모든 경로가 유의하였으나 우연 통제 소재는 분노억제와의 경로가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외부 통제소재가 매개변인으로 기능하는데 있어 강력한 타인 통제소재의 영향력이 더욱 분명한 것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를 중심으로 연구가 지니고 있는 함의와 연구에서 나타난 제한점 및 추후 연구 방향에 대해 논의하였다.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1) to explore the mediating effects of external locus of control on the relationship between socially prescribed perfectionism and anger-in expression and 2) to compare mediating effects of other and chance factor are sub-factors of external locus of control. Three hundred eighty undergraduate students participated in study. They were asked to complete questionnaires about perfectionism, locus of control, and anger expression. The data were analyzed using Structural Equation Modeling. The results were as follows: (1) socially prescribed perfectionism was positively related to external locus of control and anger-in expression. (2) the relationship between socially-prescribed perfectionism and anger-in expression was completely mediated by external locus of control. (3) the results further that the other factor showed significant mediating effect. Based on these results, the implication and limitation of the study were discussed.
본 연구는 서울 및 경산 소재의 대학교 재학생 389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설문을 완료하지 않은 9명을 제외하고 총 380명의 자료가 분석되었다. 서울 소재 대학교의 참가자들은 각 척도에 대해 온라인에서 응답하였으며, 경산 소재 대학교의 참가자들은 동일한 설문에 대해 오프라인에서 응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분석에 포함된 380명의 참가자들의 평균연령은 20.89세(
다차원적 완벽주의 척도(Multidimensional Perfectionism Scale; MPS). Hewitt과 Flett(1991)이 완벽주의의 개인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을 모두 고려하여 제작한 다차원적 완벽주의 척도를 한기연(1993)이 번안한 것을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자기지향 완벽주의(Self-oriented perfectionism), 타인지향 완벽주의(Other-oriented perfectionism),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Socially-prescribed perfectionism)의 세 가지 하위차원이 각각 15문항씩 총 45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7점)’까지 의 7점 리커트 척도를 지니고 있다. 본 연구에서 각 요인의 신뢰도 계수(Cronbach’s alpha)는 각각 .86, .77, .76이었다.
통제소재 척도(Internality, Powerful others, and Chance; IPC). Levenson(1981)이 통제권에 대한 신념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한 IPC를 이희주(2001)가 번안한 것을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내재성(Internality), 강력한 타인(Powerful others), 우연성(Chance)의 세 가지 차원이 각각 8문항씩 총 24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6점)’까지 6점 리커트 척도를 지니고 있다. ‘내재성’ 척도는 스스로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다는 신념을 측정하는 내용으로, ‘강력한 타인’ 척도는 타인이 자신의 생활사건을 통제한다는 신념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우연성’ 척도는 우연성이 사람들의 경험과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에 대한 신념을 측정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 각 요인의 신뢰도 계수(Cronbach’s alpha)는 각각 .65, .74, .68이었다.
한국판 상태-특성 분노표현 척도(Korean State-Trait Anger Expression Scale; STAXI-K). Spielberger 등(1985)이 상태분노 및 특성분노의 수준과 분노의 적응적, 부적응적 표현양상을 측정하기 위해 제작한 분노 척도검사를 전겸구 등(1997)이 번안하고 타당화한 한국판 STAXI 척도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상태분노(10문항), 특성분노(10문항), 분노억제(8문항), 분노표출(8문항), 분노통제(8문항)의 5개 하위요인이 총 44개의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문항은 ‘전혀 아니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4점)’까지 4점 리커트 척도를 지니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분노경험을 측정하는 상태분노와 특성분노를 제외한 세 가지 분노표현 방법을 측정하였으며, 각 요인의 신뢰도 계수(Cronbach’s alpha)는 각각 .78, .80, .77이었다.
본 연구에서 수집된 자료는 PASW 18.0을 사용하여 기술통계분석과 변인간의 상관분석을 하였고, AMOS 18.0을 사용하여 경로분석과 모형 적합도 검증을 실시하였다. 모형검증의 지표로는 GFI(Goodness of Fit Index), CFI (Comparative Fit Index), TLI(Tucker-Lewis Index), NFI(Normed Fit Index), RMSEA(Root Mean Square Error of Approximation)를 사용하였다. 일반적으로 구조방정식 모형의 적합도 평가에서 많이 사용되었던 카이자승(
본 연구에서 참여한 380명이 보고한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 내외 통제소재, 분노표현 양식의 평균과 표준편차가 표 1에 제시되어 있다. 본 연구에 주요변인으로 사용된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 내외 통제소재, 분노표현 양식 간의 Pearson 상관을 계산한 값이 표 1에 함께 제시되어 있다. 상관분석 결과,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는 강력한 타인 통제소재와 가장 높은 상관을 보였으며(
주요변인들 간 상관관계 및 기술통계
>
강력한 타인 통제소재와 우연 통제소재의 매개 모형 검증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와 외부 통제소재, 분노억제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데 있어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와 분노억제의 직접경로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표 2). 반면, 외부 통제소재를 매개변인으로 투입한 모형에서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와 분노억제 간의 모든 경로가 유의미하였고, 붓스트랩을 통한 간접효과의 유의성 검정을 통해 간접효과가 유의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가 분노억제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외부 통제소재가 매개적 역할을 한다는 가정이 지지되었으며, 그림 1에 매개모형과 경로계수를 제시하였다. 완전매개 모형의 적합도는 표 3에 제시하였다.
모형의 표준화된 경로계수와 직간접 효과
완전매개 모형의 적합도
>
강력한 타인 통제소재와 우연 통제소재의 매개 효과 비교
강력한 타인 통제소재와 우연 통제소재를 개별적으로 투입한 매개모형의 경로계수를 분석한 결과,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가 강력한 타인 통제소재와 우연 통제소재 모두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인되었다. 강력한 타인 통제소재 역시 분노억제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쳐 매개효과가 확인되었으나, 우연 통제소재는 분노억제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4).
[표 4.] 강력한 타인 통제소재와 우연 통제소재의 표준화된 경로계수
강력한 타인 통제소재와 우연 통제소재의 표준화된 경로계수
본 연구는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와 분노억제의 관계에서 외부 통제소재의 매개적 역할을 확인하려는 목적으로 진행되었다. 이를 위해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와 통제소재, 그리고 분노표현 양식의 하위유형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았으며, 구조방정식을 통해 외부 통제소재 매개모형의 적합도를 검정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나타난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가 외부 통제소재의 두 하위요인과 유의미한 정적상관을 나타냈고, 외부 통제소재의 매개모형 검정을 통해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가 분노억제에 미치는 영향은 외부 통제소재에 의해 매개됨이 확인되었다. 매개모형에서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와 분노억제간의 직접 경로가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어 외부 통제소재의 완전매개가 지지되었으며, 완전매개모형의 적합도 역시 기준치를 충족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확인된 외부 통제소재의 매개적 역할은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와 시험불안의 관계에서 외부 통제소재가 매개변인으로 기능함을 밝힌 선행연구(Ravin, 2008)와 유사한 결과이며, 이를 통해 다양한 심리적 부적응에 대한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의 영향력이 외부 통제소재와 관련되어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이 지지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외부 통제소재의 하위요인인 강력한 타인 통제소재와 우연 통제소재를 개별적으로 투입한 결과, 우연 통제소재가 분노억제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 반면, 강력한 타인통제소재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를 지닌 개인은 지나친 기대를 받고 있다고 지각하며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려는 자율성이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제한된 자율성과 관련하여 환경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통제감 역시 저하될 것이며 지나친 기대에 대한 분노가 유발될 경우에도 강력한 타인으로부터 돌아올 부정적 결과에 대한 예측으로 분노를 단순히 억압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통제소재와 관련된 이전 연구에서는 대부분 외부 통제소재라는 상위개념을 다루었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 살펴본 강력한 타인 통제소재에 특정적인 이론적 모델이 부재하며 이는 해석에 있어 제한점이 될 수 있다.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는 완벽주의의 하위차원 중 불안, 우울, 분노 등의 부정적 정서와 가장 분명한 상관을 나타내고, 개인의 안녕에 손상을 입히는 특성임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반복적으로 확인되었다(Flett, Hewitt, Blankstein, & O’Brian, 1991; Flett, Hewitt, & De Rosa, 1996; Frost et al., 1993). 특히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와의 관련성이 제기된 분노는 표현양식에 따라 개인에게 각기 다른 영향을 미치며, 본 연구를 통해 관련성이 나타난 분노억제의 경우 우울과 깊은 관련성을 나타내고 있다. Derry와 Kuiper(1981)는 분노를 내적으로 억제하는 사람은 자신의 행동을 통해서 타인을 통제하거나 자신의 정서를 회복하는데 상실과 실패의 감정을 갖게 되어 우울이 유발될 수 있다고 하였으며, 실제 분노표현 양식과 우울의 관계를 살펴 본 연구들을 통해 분노억제와 우울의 관련성이 확인되어 왔다(Solomon, 1987; Kropper, 1993).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로 인해 분노억제가 유발될 경우 우울을 동반하여 개인의 정신건강을 위협할 수 있으며, 이에 주관적인 통제감 수준을 상승시키려는 노력이 분노억제 및 우울 등의 이차적인 심리적 부적응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함의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 나타나는 몇 가지 제한점 및 추후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대학생만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여 표집의 대표성에 한계를 지니고 있다. 아동을 대상으로 완벽주의와 분노표현 양식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에서는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가 분노표출과 관련된다는 결과를 보였으며(Hewitt et al., 2002),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국내연구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확인되었다(이재연, 김광웅, 2007). 분노의 표현방법은 연령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낮은 연령에서는 분노를 외부로 표출하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분노를 내부로 억제하거나 통제하려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Stoner & Spencer, 1987; Reyes et al.,2003). 분노 이외의 정서 역시 외적인 표현에서 점차 내적인 경험으로 전환되는 점을 고려할 때(Eisenberg et al., 1993), 아동에서 나타나는 분노표출이 분노를 그대로 표출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결과를 예측하고 행동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의 불충분한 발달과 관련되었을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추후 아동으로부터 청소년기와 성인기에 걸쳐 개인의 성장에 따라 나타나는 변화를 종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연령과 분노표현에 대한 더욱 신뢰할만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와 분노억제를 매개할 수 있는 다양한 변인을 비교하지 않았다.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는 강력한 타인(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를 다른 하위차원과 구별하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타인으로부터 기준을 부과 받는다는 것이다. Pacht(1984)은 부적응적 완벽주의의 치료를 환자로 하여금 그들이 조금 더 편안함을 느끼고 스스로의 행동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것으로 묘사했다. 즉 사회적으로 부과된 완벽주의가 다양한 심리적 부적응과의 관련성을 나타내는 핵심적인 원인은 기준이 부적절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조정할 수 없다고 지각하는 통제감의 부재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과도한 기대로 인해 유발된 분노를 적절히 표출하여 이차적인 심리적 부적응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통제감을 향상시키는 개입이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통해 개인의 심리적 건강과 안녕을 증진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