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특성화고등학교에서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의 적응과정을 탐구하였다. 이를 위하여 특성화고등학교를 그만둔 이후 1년 이상 경과하였고 제도권 내로 복교하지 않은 청소년 16명으로부터 근거자료를 수집하였으며 근거이론 연구방법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그 결과 이들이 적응과정에서 겪는 중심현상은 ‘불안’이었고, 인과적 조건은 ‘진로성숙’, ‘성취감’, ‘트라우마’였으며, 중심현상에 대한 맥락적 조건은 ‘의지력’, ‘심리적 안정’, ‘성향’이었다. 중재적 조건은 ‘지원체계 활용’과 ‘자극’이었으며, 중심현상을 조절하기 위한 작용/상호작용 전략은 ‘도전하기’, ‘탈출하기’, ‘시도하지 않기’였다. 중심현상에 대한 작용/상호작용 결과는 ‘성장’과 ‘미해결’로 나타났다. 이들은 방종단계, 자각단계, 변화시도단계, 재정립단계를 거쳐 적응수준을 높여갔으며, 변화시도단계에서 겪는 시행착오에 적절하게 대응을 못할 땐 안주단계에 머물렀다. 핵심범주는 ‘불안을 딛고 정체성 찾아가기’였고, 이에 따른 적응유형은 목표추구형, 과도기형, 무기력형, 탈출형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결과는 특성화고등학교 학업중단 청소년의 적응과정을 발달과정으로 이해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점과 적응수준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This study aimed to investigate the adjustment process of the youth who quit vocational high school. For this study, the base data of 16 adolescent who left vocational high school over a year and didn`t return to school was collected and Grounded theory approach was used to analyze. The result showed that dropouts experienced ‘anxiety’, causal conditions were ‘career maturity’, ‘achievement’, ‘trauma’ and contextual conditions of the phenomenon were ‘willpower’, ‘psychological stability’ and ‘inclination’. Also, Intervening conditions were ‘support system utilization’ and ‘motivation’, the action/interaction strategies for controlling phenomenon were ‘to challenge’, ‘to escape’ and ‘not to try’. Finally, ‘being developed’ and ‘being unsettled’ were observed as the consequence of the phenomenon. As the youth passed through indulgence stage, consciousness stage, trying change stage, and reestablishment stage, their adjustment process is increased. On the other hand, the youth stayed with status quo when they couldn't respond appropriately. The core category was ‘overcoming anxiety and finding identity’ and goal pursuit, transition, lethargy and escape types were showed as the following from the core category. This study gave an idea not only that process of development is needed to understand and approach the youth`s adjustment process, but also provided basis data that could help in increasing level of them.
정부는 2007년 ‘정부부처에 의한 특성화 전문계고 육성계획’, 2008년 ‘한국형 마이스터고 육성’, 2010년 ‘고등학교 직업교육 선진화 방안’ 등 일련의 직업교육관련 계획을 수립, 추진해왔다. 이의 일환으로 학생들의 다양한 소질과 적성을 살려 특정분야에 재주가 있는 학생들을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특정분야의 창의적인 인재로 육성하기 위하여 특성화고등학교(이하 특성화고)라는 제도를 시행하였다. 따라서 특성화고는 적성을 최우선으로 반영하여 학생을 선발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그럼으로써 특성화고에는 일반계 고등학교(이하 일반고)보다 학업성취도가 낮은 학생이 가는 학교라는 인식(나혜경, 2011)을 개선하고, 중등단계 직업교육의 중추기관인 특성화고의 경쟁교육을 강화하고자 하였다(임유화, 이병욱, 2014).
그러나 많은 특성화고가 기존의 실업계고등학교에서 전환되면서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이 가는 학교로 인식되어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장희정, 2009). 실질적으로 특성화고의 많은 학생들이 학업에 대한 흥미가 낮은 것으로 파악되었으며(한국직업능력개발원, 2011), 특성화고 학생의 학업중단율이 일반고 학생의 학업중단율보다 높은 것으로 파악되었다(한국교육개발원, 2013). 학생들은 잦은 조퇴와 무단결석을 반복하며, 등교할지라도 잠을 자거나 무기력하게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주어진 학습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채 학년만 올라가 학습결손이 누적되면서 학업동기와 흥미를 상실하게 된다. 이러한 요인들은 학업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임유화 등, 2014). 학업중단이란 자의든 타의든 정규학교 교육과정을 끝내지 않고 중도에 학업을 중단하는 것을 말한다(권이종, 2010; 조성연, 이미리, 박은미, 2009).
2009년부터 2013년까지의 학업중단율 평균을 분석했을 때 특성화고 학업중단율(3.82%)이 일반고(1.35%)에 비해 약 3배가량 높았다(한국교육개발원, 2013). 그 기간 동안의 특성화고 학업중단 학생 수는 총 78,268명에 이르고 있다. 윤철경(2013)이 2006년부터 2012년까지의 연도별 학업중단 사유를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전문계/특성화고에서의 학업중단은 학교공부나 교칙 등의 학교부적응으로 인한 중단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학교를 떠난 인원이 제일 많은 전문계/특성화고 1학년에서의 학업중단 사유를 살펴보면 교과에 대한 흥미상실(40.4%) 및 엄격한 교칙(34.8%)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고 1학년생들이 그냥 놀고 싶어서(44.9%) 학교를 그만 둔 것과는 다른 이유이다(김영희, 최보영, 이인회, 2013).
학업중단 행위는 정규적인 학습기회로부터의 이탈과 그로 인한 적응상의 문제를 초래하기 쉬움을 뜻한다. 학업중단 청소년 개인은 발달과정에서 필요한 기술을 습득할 기회를 상실하고, 학업중단자라는 사회적 낙인으로 여러 가지 심리사회적 문제를 경험하게 된다 (오혜영 등, 2011; 윤철경, 2013; Catterall, 1987; Chavez, Oetting & Swaim, 1994). 특히 학교 외에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거의 없는 현실에 처해 있는 우리사회(황순길, 2013)에서의 학업중단 청소년은 다양한 적응상의 문제에 직면하기 쉽다(이치열, 2010). 학업중단 이후의 부적응은 개인적 문제로 끝나지 않고 사회적 문제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성윤숙, 박병식, 2009). 실제로 학업중단 이후 청소년은 적절한 보호나 지원을 못 받고 있는 실정이며, 학업중단 이후 일탈, 비행 등의 문제행동들이 악화된다(오혜영, 2011).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의 문제행동을 살펴본 결과에 따르면 문제행동 비율 면에서 특성화고를 그만 둔 청소년과 일반고를 그만둔 청소년 간 차이를 나타냈다(김영희 등, 2013). 예컨대 특성화고를 그만둔 청소년이 학업중단 이후 일주일 이상 가출한 경험율은 39.4%(일반고 29%), 비행(갈취, 절도, 폭력, 약물 등) 경험율은 28.1%(일반고, 22.6%), 보호관찰을 받게 된 경험율은 39.4%(일반고, 16%), 소년원에 입소한 경험율은 16.8%(일반고, 51.2%)로 나타났다.
또한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의 아르바이트 경험율이 일반고 학업중단 청소년보다 23% 높았다(김영희 등, 2013). 이와 관련하여 김동심(2014)은 경제적 스트레스는 특성화 고교생들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변인이라고 하였다. 서울시 교육연구정보원(2011)에 의해 특성화고교생 가구의 57.03%가 200만 원 이하의 가계소득을 나타낸 것으로 조사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구의 경제력이 특성화고를 그만둔 청소년의 적응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밝힌 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와 같은 현상들은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만을 별도로 구분하여 이들이 학업중단 이후 어떠한 적응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파악할 필요성을 제기한다고 볼 수 있다. 적응이란 환경과의 지속적인 상호작용 속에서 환경에 대한 지배력과 적합성을 획득해 가는 과정이다(김진숙, 2006; 이진숙, 2012; Meyer, 1983). 이러한 적응개념은 개인의 욕구해소 과정인 심리사회적 적응과정으로 대체될 수 있다(이현숙, 2005; Lazarus, 1963). 이러한 적응과정은 복잡성, 모호성, 다차원성 및 양가성을 내포한 개념이므로 단일시점에서 수집된 양화된 자료를 바탕으로 해서는 파악되기 어렵다. 그런데 학업중단 청소년의 적응과정과 관련지을 수 있는 연구들은 몇 편 탐색되었으나(박현선, 2004; 금명자, 2008; 오혜영, 지승희, 박현진, 2011; 홍나미, 신문희, 박은혜, 박지현, 2013; 황순길, 2013), 특성화고를 그만 둔 청소년의 적응과정과 관련된 선행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다만 학업중단 청소년의 개입 전략은 유형별 맞춤형 서비스가 강화되어야 한다는 주장(황순길, 2013)과 개인과 환경을 상호 유기적인 관계로 이해하여 학업중단 청소년의 적응과정을 논해야 한다는 주장(금명자, 2008)은 본 연구에도 원용될 수 있을 것이다.
특성화고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자신의 적성보다는 성적이 낮아 어쩔 수 없이 들어간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학교가 되었다(박나실, 2013; 이선제, 2010). 특성화고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지적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며, 학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도 대체로 낮고, 편모나 편부의 학생들이 많아 학부모의 관심도 저조한 편이다(이선제, 2010). 따라서 이들은 일반고 학생들에 비해 기초학력이 상당히 떨어지며, 학교 교사들 역시 학교에 대해 비 애착적인 태도를 갖고 있고 취업을 강조한다(박나실 2013). 특히 특성화고 학생들은 일반고 학생들에 비해 회복탄력성의 총점에서 유의미하게 낮게 나타났다(이병임, 2014). 회복탄력성은 심리적 건강성, 적응유연성, 자아탄력성, 극복력 등 다양한 용어와 혼돈되어 사용되고 있지만(홍은숙, 2006) 개인이 처한 역경을 극복하여 긍정적인 적응결과를 가져오게 하는 심리사회적 능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특성화고 학생들의 학업중단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함과 동시에 학업중단 이후의 적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김영희 등, 2013). 따라서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의 적응과정은 좀 더 세밀하게 분석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의 문제를 한국사회라는 맥락에서 경험하는 일련의 ‘적응과정’이라 보고 근거이론 방법을 활용하여 이들의 경험실체를 탐색하고자 하였다. 근거이론 접근방법은 인간의 상호작용 내에 존재하는 심리사회적 적응과정을 탐색하기 위한 연구방법이며,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허용하므로 시간적 관점 및 다양한 환경과 정서의 상호작용을 연구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박한샘, 2004); 신경림, 조명옥, 양진향, 2004). 따라서 본 연구는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의 적응과정이 어떠한지를 탐색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그 결과는 학업중단 청소년에 대한 보다 장기적이고 적절한 개입 및 심리·정서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특성화고를 그만둔 지 1년 이상 경과하고 제도권 내의 고등학교로 복학하지 않은 24세 이하의 청소년을 연구 대상자로 조작적 정의하였다. 이에는 유학중인 청소년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러한 정의는 중·고등학교에서 학업을 중단한 후 1년을 기점으로 급격한 비행 증가율을 보였다는 보고(금명자, 권혜수, 이문희, 이자영, 이수림, 2004)에 따랐다.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이 경험하는 현상을 포착하고, 작용/상호작용을 통한 과정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년 이상의 시간경과가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24세 이하는 청소년기본법에 따라 결정된 상한선이다.
본 연구가 근거이론 접근방법을 활용하므로 학업중단 이후 청소년의 적응과정에 대한 이론을 발전시키는 데 적합한 대상자를 인위적으로 표집하는 ‘이론적 표본추출’에 의해 참여자를 선정하였다. 특히 Strauss와 Corbin(1998)이 제시한 개방표본추출과 관계적, 변화적인 표본추출 방법을 따랐다. 먼저 2012년 6월부터 11월 초까지 진행되었던 ‘학업중단 청소년 욕구조사’ 설문지 말미에 지면 안내를 통하여 확보된 지원자 35명을 기반으로 4명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그리고 학업중단 청소년이 중심인 인터넷 카페에서 12명을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다양한 스펙트럼에 놓여있는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의 경험을 탐색하여 실제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더 이상 새로운 진술이 제시되지 않는 포화시점까지 표집하여 총 16명을 연구 참여자로 결정하였다.
본 연구 참여 동의서에 서명한 이들에 대한 인터뷰 내용과 학업중단 이후의 생활수기 내용을 통하여 주된 자료가 수집되었다. 또한 주된 자료수집 전에 수거된 기술식 질문지에 대한 참여자의 응답지, 연구자의 현장 노트와 메모 등이 보조 자료로 수집되었다. 자료수집 및 분석 기간은 2013년 9월 1일부터 11월 17일까지였다. 인터뷰는 반 구조화된 질문으로 진행하여 학업중단과 관련된 적응경험을 자유롭게 진술하도록 하였다. 참여자가 막연해 할때는 맥락에 따른 질문을 통해 단서제시를 하였고, 참여자의 동의하에 이루어진 녹취록은 바로 필사하였다. 면담 장소는 참여자의 프라이버시나 비밀을 최대한 보장하고,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되도록 참여자에게 가까운 상담실이나 복지관 등을 선택하였고, 경우에 따라서는 참여자의 집이나 공공건물을 선택하기도 하였다.
생활수기는 본 연구자가 요청하고, 대상자가 동의함으로써 수집되었다. 생활수기 대상자는 카페회원으로 글은 올리나 은둔형이거나 어떤 트라우마로 직접적인 만남을 꺼려하는 이들로 선정되었다. 학업중단 청소년이 소통하는 카페상의 쪽지를 활용하여 참여의 필요성을 최대한 설명하고, 연구자의 이름과 전화번호, 카페에서의 활동 이름 등을 알림으로써 가능했다. 학업중단 과정부터 현재까지 어떻게 생활하여 왔는지, 어떤 경험과 노력들을 하였고, 경험과 노력 당시의 생각이나 느낌들은 어떤 것들이었는지 상세하게 서술해줄 것을 카페상의 메일을 통하여 개별적으로 요청하였다. 요청한 자료가 당도하면 분석을 하면서 전화나 메일을 통하여 필요한 내용을 충분히 보충함으로써 주 자료에 손색이 없도록 하였다.
인터뷰 시간은 90분에서 110분 정도 소요되었으며, 참여자들에게 연구의 목적과 내용을 설명하고, 참여 동의서에 서명을 받은 후 시작하였다. 동의서는 연구의 목적과 연구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연구의 목적에 사용될 때조차 익명으로 사용됨을 약속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또한 참여자에게 민감한 주제는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으며 상담이나 도움을 원하는 경우 연구자나 해당기관에 의뢰할 수 있음을 알렸다.
자료 분석은 Strauss와 Corbin(1998)이 제시한 분석단계에 따랐다. 즉,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의 적응과정에 대한 실체적 이론을 개발하기 위하여 개방코딩, 축코딩, 선택코딩 과정을 거쳐 원 자료로부터 범주들을 도출하였고, 범주들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패러다임 모형을 제시하였다. 또한 참여자들의 적응과정의 중심현상을 발견하고, 현장노트, 도표를 활용하여 이야기 윤곽을 전개하면서 핵심범주를 밝혀 나갔다.
본 연구에서는 질적 연구 수행과정에 대한 평가로서 Guba와 Lincoln(1981)이 제시한 사실적 가치, 적용가능성, 일관성, 중립성의 4가지 기준을 따랐다. 사실적 가치와 적용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료 분석과 글쓰기를 마친 뒤 연구 참여자 3인과 비참여자 2 인에게 패러다임 모형의 개념과 범주들이 현상을 잘 드러내고 있는지 확인하였다. 또한 분석과정과 결과에 대한 일관성을 확보하고자 질적 연구에 조예가 깊은 교육학과 교수, 상담심리사 1급 자격이 있는 교육학박사, 근거이론방법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쓴 상담학박사, 2급 청소년 상담사 자격을 갖고 5년 이상 학업중단 청소년 상담경험이 있는 박사과정 수료자 등에게 자문 및 지도, 논의 과정을 거쳐 최종 연구결과를 제시하였다. 따라서 중립성은 자연스럽게 확보되었을 것이다.
본 연구 참여자는 특성화고 학업중단 이후 최소 1년 이상 경과한 청소년으로 사회 인구학적 특성은 표 1과 같다. 전체 참여자는 남자 12명 여자 4명으로 16명이고, 평균 연령은 20세이다. 1학년 때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은 12명, 2학년 때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은 4명이었다. 학업중단 이후의 경과 기간은 평균 3년이며, 결손가정 참여자는 7명이다. 참여자들이 학업을 중단한 학교의 소재지는 읍면지역 5곳, 중소도시 4곳, 대도시 지역 7곳이다.
연구 참여자의 사회 인구학적 특성
연구 참여자들로부터 얻어진 자료를 근거로 지속적인 질문과 비교분석의 절차를 통해 밝혀진 개념을 명명하고, 유사한 개념끼리 묶어 좀 더 추상화하여 범주화시키고, 이 범주의 속성과 차원에 따라 계속적으로 발전시키는 개방코딩의 단계이다. 개방코딩 결과 총 144개의 개념과 39개의 하위범주 및 14개의 범주가 도출되었다.
패러다임이란 각 범주들 간의 연관성을 드러내어 조직화하는 도식이다. 본 연구에서는 범주화 내용을 바탕으로 분해되었던 자료를 재조합하는 과정으로 근거자료에 의해 도출된 14개의 범주를 재조합하여 축코딩 했고, 인과적 조건, 중심현상, 맥락적 조건, 중재적 조건, 작용/상호작용, 결과로 구성했다. 그 내용은 그림 1과 같다.
인과적 조건
인과적 조건은 중심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나 일들로서 본 연구에서는 ‘진로성숙’, ‘성취감’, ‘트라우마’로 나타났다. 이러한 인과적 조건은 학업중단의 원인과도 직결되는 요인들이기도 했다. 진로성숙은 참여자들이 자기 안의 새로운 능력을 발견하거나 자신이 꼭 하고 싶은 것을 발견하게 됨으로써 삶의 방식이나 진로를 결정하도록 도왔다. 지금까지의 다양한 직업적·학업적 경험을 통하여 자기를 발견하게 되고, 현실 속의 자신을 인지하면서 성숙수준을 높여갈수록 목적이나 목표설정을 더 굳건히 다져갈 수 있었다(참여자 1과 7). 성취감은 자신이 의미를 두었던 일이나 노력이 성과를 거둔 결과로서의 성취경험이 많을수록 높아졌고, 성취감이 높을수록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형성하도록 하였다(참여자 8). 참여자들이 겪는 중심현상은 학업중단 당시의 욕구나 예상이 현실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데에서 오는 불안과 더욱 불투명해진 미래에 대한 불안이었다. 학업중단 이유와 상관없이 진로성숙과 성취감 수준은 참여자들로 하여금 그러한 어려움을 극복해낼 수 있다고 여기게 하고,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함으로써 참여자들의 불안수준에 영향을 미쳤다. 트라우마는 참여자들이 가정 또는 학교, 또래로부터 입은 상처나 가난에서 비롯된 것으로 학업중단의 원인으로 작용했고, 학업중단 이후의 삶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참여자 9와 12).
중심현상
중심현상은 일련의 작용/상호작용에 의해 다루어지는 중심 생각이나 사건으로 본 연구에서는 ‘불안’이었다. 참여자들은 수준은 달랐지만 누구나 예견되는 미래나 현실 속에서 겪는 어려움들로 인하여 불안해하였다. 불안은 학벌사회에서의 불안(참여자 9), 경쟁력에 대한 불안(참여자 3), 경제적 불안(참여자 3), 직면을 두려워 함(참여자 12와 16), 애착불안(참여자 2), 등으로 구성되었다.
맥락적 조건
맥락적 조건은 사람들이 작용/상호작용을 통하여 반응해야 하는 상황이나 문제들을 만들어 내는 특수조건의 집합으로 본 연구에서는 ‘의지력’과 ‘심리적 안정’, ‘성향’이었다. 의지력은 적응과정에서 주변의 유혹을 물리치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어 나가고 현실적 어려움을 극복하게 함으로써 불안 수준에 영향을 미쳤다(참여자 15와 5). 또한 의지할 곳이 있어서 심리적 안정(참여자 1과 8)이 높고, 긍정적인 성향(참여자 10과 8)이 강할수록 현실을 수용하고, 바람직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함으로써 불안수준을 낮췄다.
중재적 조건
중재적 조건은 중심현상의 강도를 완화시키거나 변화를 주는 조건으로 작용/상호작용 전략을 촉진하거나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본 연구에서는 ‘지원체계 활용’과 ‘자극’으로 나타났다. 지원체계 활용은 참여자들이 청소년 대상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경우 적응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였다(참여자 2와 16). 긍정적 자극은 학업중단 이후 정체되어 있거나 방황하는 청소년을 일깨우고 생활태도를 교정하거나 꿈을 향한 수행으로 이끄는 역할을 하였다(참여자 15, 5, 13, 16). 참여자들은 자신을 독려하는 직접적, 간접적 메시지에 자주 노출될수록 각성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지원체계 및 매체, 가족, 또래 등으로부터의 메시지를 긍정적으로 인지할수록 스스로의 자세나 태도를 반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작용/상호작용 전략
작용/상호작용 전략은 현상을 다루고 조절하여 수행하고 반응하는 데 쓰이는 의도적이고 고의적인 전략이다. 본 연구에서는 ‘도전하기’, ‘탈출하기’, ‘시도하지 않기’였다. 도전하기는 학업중단을 계기로 보다 적극적인 적응을 시도하는 청소년이 사회생활이나 새로운 삶을 위해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추구하거나 환경조성을 해나감으로써 긍정적인 결과를 초래했다(참여자 7, 15, 16, 14, 8). 탈출하기는 애착불안이 심하거나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는 참여자들이 자신을 짓누르는 불안에서의 탈출수단으로 파행적인 생활을 선택한 경우를 말한다. 이들은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건설적인 노력을 하는 대신 부정적이거나 비합리적인 방법에 매달림으로써 더욱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했다(참여자 3, 5, 15). 그 방법은 참여자들의 태도나 주변 자원의 성격 또는 질에 따라 달랐다. 시도하지 않기는 기초학업능력 부족으로 좌절감을 경험했거나 자신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참여자들이 취하는 대리만족의 형태나 회피적인 태도 또는 목적 없이 살아가는 경우를 말한다. 이들은 불안수준을 높이는 현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또는 미래를 향해 보다 합리적인 노력을 하는 대신 만성적인 낮은 효능감과 내재된 분노를 안은 채 집안에서만 무기력하게 사는 경향이 있었다(참여자 12, 13). 탈출하기와 시도하지 않기는 참여자들을 결국 동요 또는 무력하게 만들고, 부정적인 감정을 초래했으며 불안을 더욱 심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치는 측면이 있었다.
결과
결과는 어떤 현상에 대처하거나 그 현상을 다루기 위해 참여자들이 취한 작용/상호작용의 주된 전략에 따라 나온 것으로 본 연구에서는 ‘성장’과 ‘미해결’로 나타났다. 성장은 당당해짐(참여자 10)과 시각교정(참여자 11)으로 구성되고, 미해결은 암담함(참여자 12)과 정체감형성 지연(참여자 13과 2)으로 구성되었다.
학업중단 청소년의 적응과정 단계를 알아보기 위해 과정분석을 실시하였다. 과정분석은 과정과 구조의 상호작용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중심현상에 대한 반응, 대처, 조절에 관 계하는 작용/상호작용의 연속적인 연결을 찾아내는 작업이다(박승민, 2005). 본 연구에서는 학업중단 이후의 시점에서부터의 시간 흐름과 상황의 변화에 따른 참여자들의 적응과정을 분석함으로써 적응단계를 도출할 수 있었다.이는 ‘방종단계’, ‘자각단계’, ‘변화시도 단계’를 거친 후 재정립 단계‘와 ’안주단계‘로 구분되어 진전되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첫 번째 단계인 방종단계는 학교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났다는 해방감과 자유로워진 시간을 만끽하는 단계이다. 사전적 의미로 아무 거리낌 없이 제 멋대로 함부로 행동하는 것을 뜻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목표의식이나 진로의식이 유보되고, 불안이 외면되었다. 이 단계의 참여자들은 자신의 생활에 대한 규칙과 질서도 없이 자신이나 주변인에게 피해 주는 것을 아랑곳 하지 않았고,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였다. 학업중단 이유를 불문하고 거의 모든 참여자들은 중단 이후 무계획적이고 비생산적인 생활을 하였다. 학업중단 당시에는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의지대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학교를 벗어났다는 자유분방함과 완전히 자기 것이 되어버린 많은 시간 앞에서 쉽게 나태해졌다. 방종단계에서의 생활양상이나 방종기간은 학업중단 원인과 진로성숙 정도에 따라 달리 나타났다. 방종단계의 참여자들은 중심현상인 ‘불안’에 대해 ‘탈출하기’와 ‘시도하지 않기’의 작용/상호작용 전략을 주로 사용하며 적응해 갔다.
두 번째 단계인 자각단계는 지원이나 자극에 힘입어 미래에 대한 준비 없이 무의미하게 보내버린 시간들이 자신의 불안이나 두려움을 키운다는 사실을 깨닫고 각성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참여자들은 막막한 미래에 대한 절박함을 경험하였고, 그 절박함의 원인을 찾고자 하였다. 결과 자신의 경험이나 행위에 대한 반성을 통하여 일정한 상황에 놓인 자신의 능력이나 가치, 욕구나 사명 등을 스스로 깨닫기 시작하였다. 학업중단 당시엔 마냥 좋았지만 자신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의식해야 했고, 학교 다닐 때의 친구들과 자꾸 멀어지면서 또래들과의 추억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참여자들은 또래집단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외로움을 느꼈고, 지금까지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냈다는 절박감에서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을 크게 느꼈다. 자각 단계의 참여자들은 ‘자극’과 같은 중재적 조건의 영향을 받으며 ‘불안’이라는 중심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도전하기’의 하위 범주인 ‘성찰’의 작용/상호작용 전략을 사용하면서 적응을 꾀했다. ‘지원체계 활용’이라는 중재적 조건의 영향을 받은 참여자들의 자각은 한 층 더 촉진되고 변화시도 단계를 앞당겼다.
세 번째 단계인 변화시도 단계는 자각에 따라 변화를 시도하는 단계로 참여자들이 희망을 붙잡기 위해 검정고시를 준비하거나, 대학입시 또는 사회진출 준비, 대안학교 입학이나 복학, 대인 두려움 탈출 노력이나 화해시도 또는 치유시도를 하는 등의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게 된 단계였다. 이 단계는 방종단계와 자각의 단계를 거쳐, 중심현상인 ‘불안’을 조절해 보려는 새로운 대처 방법을 시도해 보는 과정이다. ‘정보 제공’, 상담이나 중요한 타인과의 만남과 같은 ‘경험적 지원’, 매체, 또래, 가족으로부터의 ‘자극’은 참여자들의 변화시도를 촉진시키고 유지시키는데 영향을 미쳤다. 참여자들이 변화시도 단계에서 오는 시행착오를 어떻게 다루고 수용하느냐에 따라서 그 이후의 전략이 상이하게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새로운 자리매김을 하기 위해 과거 습성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천적 노력을 경주했다. 이 때 긍정적인 개인 성향과 부정적인 개인성향이라는 영향이 가해지고, 양자 중 어느 것의 영향을 강하게 받느냐와 지원이나 자극이 존재하느냐에 따라 재정립단계로 나아가는지의 여부가 결정되었다. 즉, 긍정적인 개인성향을 발휘하고 지원체계를 활용하거나 자극을 강하게 수용한 참여자는 ‘재정립 단계’로 진입하였지만 그렇지 못한 참여자는 안주단계로 넘어갔다.
네 번째 재정립 단계는 변화를 시도한 참여자가 시도 결과를 조절하여 자신이 속한 환경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정립하고 과거와 현재상황을 새롭게 인식하여 자리매김하는 단계이다. 변화시도 단계를 거친 일부 참여자들은 다양한 시행착오와 성공경험을 통하여 학업중단을 겪은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재조명했다. 결과 학업중단 사실이 자신에게 고통을 안겨 준 사건이기는 하지만 그 경험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었다고 긍정적인 의미부여를 할 수 있었다. 이들에게 학업중단은 삶에서 일어난 사건들 중의 하나일 뿐이지 창피하거나 숨겨야 할 오점이 아니었다. 학업중단은 비주류의 이색적 경험을 가능하게 했고, 오히려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스스로 채울 수 있게 했고, 학교 일정에 따르지 않고 자신의 목적 또는 목표에 전념할 수 있게 한 전략이었다. 이에 참여자들은 학업중단 이후의 적응과정 속에서 얻은 자기 조절능력과 자신감을 통해 형성된 자신에 대한 믿음과 경험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라고 확신하였다. 이들은 학업중단 이후 자율적 시간관리 과정에서 스스로를 통제하고 동기화해가는 데에 익숙해졌고, 생활이 자유로워지면서 다양한 선택과 시행착오를 겪는 경험에서 자신의 판단능력과 수행능력을 평가할 수 있었다. 또한 시도에서 오는 실패들은 자퇴를 해서 실패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실패였고, 그러한 실패를 통해 자신과 현실을 점검하여 흐트러지지 않는 추진력을 가질 수 있었다고 확신했다.
따라서 재정립단계에 들어선 참여자들은 ‘불안’이라는 중심현상을 조절하기 위하여 구체적으로 정립된 목표를 추구하고 학업 중단자를 향한 사회적 편견을 교정하려는 노력을 하였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목표추구에 필요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며, 내적 에너지를 현재와 미래에 투입함으로써 보다 나은 미래와 관계 형성에 집중했다. 이를 통해 가족의 평형을 깨고 사회질서를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 가족의 잔소리를 애정 어린 충고로 받아들이는 당당한 가족의 일원이 되었고, 사회에 당당하게 자리매김하는 구성원이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갔다. 재정립단계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구조를 재편하여 자신의 발달욕구를 성취해가는 내적변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내적 노력과 시도는 한 차원 높은 성장을 가져왔다. 그래서 재정립단계에 도달한 참여자들은 방종단계로 회귀하지 않았다. 이상의 재정립단계를 요약해 보면 참여자들은 ‘지원체계 활용’과 ‘자극’과 같은 중재적 조건의 영향으로 ‘불안’이라는 중심현상에 대해 ‘도전하기’의 하위범주인 ‘목표추구’, ‘편견에 맞섬’, ‘삶을 바꿈’, ‘성찰’의 작용/상호작용 전략을 사용해 나가며 적응해 갔다.
그러나 변화시도 단계에서 부정적인 개인의 성향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열악한 환경에 노출된 참여자들은 안주 단계로 회귀하게 되는데 참여자들이 환경과의 부정적인 타협이나 소극적인 타협을 통해 사회속의 이방인으로 남게 되는 단계였다. 안주단계 참여자들은 자신이 처한 환경이나 자신의 부정적인 개인 성향의 구조를 적극적으로 변형시키거나 그로부터 진정한 탈출을 감행하지 못했다. 적극적인 개선의지나 수행도 없었으며, 환경의 요구나 압력에 쉽게 타협하고, 자신의 무분별한 행동을 쉽게 합리화했다. 이들은 변화시도 단계에서의 실패경험을 긍정적으로 재해석하는 대신 큰 좌절을 경험했다. 결과 자기 효능감은 더욱 낮아지고 ‘불안’도 더욱 심화되었다.
이 단계에 해당하는 참여자들은 진로성숙 수준이 낮고, 의지력이 낮을 뿐만 아니라 자기조절능력과 자기효능감도 낮았다. 따라서 졸업장 취득을 위해 검정고시에 응시했거나 복학을 했지만 부족한 기초학력을 보충하여 시험공부를 해내거나 수업에 임할 만큼의 의지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또한 지속적으로 자기를 조절하며 공부를 해내거나 지켜야 할 규칙을 준수하지도 못했다. 설령 직업 기술학교엘 들어갔다 해도 그 과정을 인내하지 못하고 포기했다. 게임시간을 나름대로 줄이려 노력했지만 다른 사람이 자신의 레벨을 추월할까봐 불안해지고 초조해지는 금단 현상을 이겨내지는 못했다. 딱히 할 일도 없어지고 실현할 구체적 목표도 없는 이들은 방종의 단계로 복귀한 것이다.
안주단계에 속하는 탈출형 참여자는 유흥이나 쾌락추구, 비행반복, 불합리한 신념추구 등의 악순환적인 방법으로 정서적 어려움이나 무료함을 해결하였다. 이들은 근거 없는 자신감을 과도하게 드러내기도 했고, 자신을 합리화하고 현실을 부정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한편, 일부 참여자는 가족이나 부모보다는 또래에 강한 동질감을 느끼므로 또래와 어울려 유흥을 좇거나 가출을 일삼거나 비행에도 가담하였다. 이들은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보았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던 생활과 현실의 벽을 크게 느꼈고, 주위의 부정적인 선입견 등을 실감하였다. 이들은 과거의 행동들을 후회하고 막연한 목표라도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했지만 낮은 효능감과 통제력 부족으로 주체적인 수행을 해나가지는 못했다. 이에 속한 참여자는 생존형 아르바이트에 매달리거나 악순환적인 방법으로 정서적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하였다. 이들은 자신의 행동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면서도 현재의 생활 태도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그리고 안주단계에 속하는 무기력형 참여자는 자존감 및 자기효능감이 낮고 자기 통제력도 낮은 까닭에 자신의 시도실패에 의기소침해 하고 방황하였다. 자기 내면의 대인욕구나 성취 욕구를 외면한 채 게임에 몰두하거나 가상세계에서의 대리만족에 얽매여 살았다. 막연하게 되고 싶은 것을 말하기는 하나 무절제한 삶에 빠져있었고 환경을 탓하거나 의존적인 성향을 드러내었다.
안주단계에 속한 참여자들은 자신의 고유성과 목적성을 상실한 까닭에 정체감 혼란을 경험하였다. 서서히 가정이나 사회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노력 부족으로 인한 실패로 점철된 과거를 계속 붙들고 있었다. 그러면서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 그 곳에서만 소통하고자 하였다. 이런 소외현상을 가속화시키는 것은 자신이었지만 환경적으로 지지자원이 빈약한 것도 사실이었다. 이상의 안주단계를 요약해 보면 참여자들은 약한 의지력과 부정적인 개인성향의 영향으로 ‘불안’의 중심현상에 대해 ‘탈출하기’와 ‘시도하지 않기’의 작용/상호작용 전략을 사용해 나가며 적응해 갔다.
핵심범주
선택코딩은 핵심범주를 밝히고 이 핵심범주를 중심으로 다른 범주를 통합시키고 정교화하는 과정이다(Strauss & Corbin, 1998). 선택코딩에 따라 본 연구의 근거자료를 분석한 결과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의 적응과정에 대한 핵심범주는 ‘불안을 딛고 정체성 찾아가기’였다. 참여자들은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학업중단을 선택했지만 학력이나 학벌위주의 사회에서 제도권 내의 학교를 그만둔다는 것은 해방임과 동시에 상실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였다. 사회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교육과정에 묵묵히 따라가다 보면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을 졸업장을 획득할 수 있었다. 또한 학교생활만 지속하면 친구들과의 관계도 얼마든지 유지하거나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가족과의 갈등도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학교만 그만두면 자신이 원하는 진로에만 전념하거나 돈을 실컷 벌어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또한 자신의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무리만 벗어나면 편안해질 것 같았고, 비행으로 이미 궤도를 이탈했기에 정도만을 요구하는 학교 교육은 더 이상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학교에서 벗어나면서 쉽게 나태해지고 무기력해진 자신 앞에서 의지력의 한계를 실감했다. 또한 제한적이고 부정적인 시선속에서 소외감과 박탈감을 느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참여자들은 자신의 현재와 미래의 삶에 대해 암울함과 불안함을 인지하였고, 더 이상 자신의 삶을 방관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자각을 하게 되었다. 곧, 자신의 삶에 드리워진 불안한 기운을 벗어나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였다. 참여자들은 변화시도에서의 시행착오와 성공경험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수행해 가는 등의 긍정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불안을 조절해 가고자 하였다. 그러나 변화시도를 통해 보다 큰 좌절을 경험한 참여자들은 무모한 탈출을 시도하거나 타협적인 태도를 취하는 등의 부정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불안을 조절해 가고자 하였다. 이러한 차이는 자신의 의지력과 성향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고 있었다.
여러 가지 변화를 시도하여 자신의 불안을 이겨내고자 하는 참여자는 결국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었다. 정체성을 찾은 참여자는 자신과 환경을 수용하고,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 또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립하고, 학업중단 결정에 자긍심을 갖고 사회 내에서 자신을 능동적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참여자는 자신과 환경과의 직면을 피하고, 불안의 근원을 찾기 보다는 눈앞의 상황이나 어려움만을 벗어나고자 하였다.
‘불안조절을 통한 정체성 확립’이라는 핵심 범주의 속성과 차원들을 살펴보면 속성 ‘학업 중단 경험 성찰’은 접근과 회피의 차원이었고, ‘미래조망’은 기대와 불안의 차원이었다. 또한 ‘자신과 환경수용’은 수용과 비수용의 차원이었고, ‘변화시도’는 성공과 실패의 차원이었으며, ‘시행착오에 대응’은 성취감과 무력감의 차원이었고, ‘재조명’은 당당함과 두려움의 차원으로 나타났다.
핵심범주에 따른 적응유형
적응유형은 이론을 구축하기 위해 자료의 가설적 정형화 및 관계진술문을 근거자료와 지속적으로 비교해 각 범주 간에 반복적으로 나타난 관계의 정형화를 통해서 도출된다(Strauss & Corbin, 1998). 본 연구에서 ‘불안을 딛고 정체성 찾아가기’의 적응유형은 목표추구형, 과도기형, 무기력형, 탈출형 등으로 분석되었다.
이 유형은 학교에서의 학업에 흥미는 느끼지 못했으나 진로의식이 높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나 경제적 자립을 위해 학업을 중단했으며, 적응해가는 방향도 이를 향해 있었다. 이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해왔고, 대학 합격이나 자립을 위해 단계적으로 준비해가는 데 있어 성취경험을 쌓아왔기 때문에 비교적 자신감이 있었으며 목표의식이 뚜렷했다. 또한 목표를 추구해가는 데에 있어서도 끈기와 확신을 발휘하며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규칙적 생활을 하거나 스스로 정한 무엇인가를 해내기 위해 노력했다. 이 유형의 참여자들은 가족이나 동료들에게 수용되거나 지속적인 보살핌을 받은 까닭에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있었다. 또한 비교적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가 높은 편이고 구체적이었기 때문에 불안수준이 조금만 높았다. 따라서 이들은 목적을 향한 단계적 목표를 수행해가며 목표달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정보를 수집·탐색하기도 하고 스스로 돈을 벌어 자신의 삶을 꾸려갈 준비를 하기도 했다. 때로는 학업중단 청소년을 향한 편견에 맞서기도 하면서, 대학이 자신에게 무엇을 갖다 줄 것인지를 고민하기도 하였다. 일부는 학과보다는 학교를 선택하여 자신의 위상을 높이려고 하였지만 실질적으로 부딪히는 과정에서 목표가 수정되기도 하였다(참여자 1, 5, 7, 8, 10, 15).
이 유형의 참여자들이 사용한 작용/상호작용 전략은 도전하기였다. 이 전략을 사용하는데 있어 의지력을 발휘해 갔다. 이들 중에는 부모와의 목표 합의로 부모의 지지를 받거나 적극적인 격려를 받는 참여자도 있었고, 부모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갈등을 풀기 위한 주체적인 노력을 하는 참여자도 있었다. 때로는 좌절하더라도 목표를 향한 성찰을 통해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이런 과정 속에서 자존감과 자신감을 높여감으로써 성장해 갔다. 다만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적성이나 자신의 가치실현에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았다.
트라우마나, 막연한 목표의식으로 학업을 중단한 참여자들이 대부분 이 유형에 속했다. 이들은 학업성취 수준이 낮은 편이었고, 가정폭력을 피하여 가출한 결과가 학업중단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으며, 말더듬이나 대인 긴장감 등의 기능적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해 위축된 결과 학교를 그만 둔 경우도 있었다. 이들은 기초학습부터 누적 지체되어 자아존중감과 자아효능감이 낮았고, 억압적인 가정환경에 노출된 경우가 많았다. 이에 소극적이고 수동공격적인 태도로 대처하는 경향이 있었다(참여자 2, 4, 9. 11, 14, 16).
이들은 학업중단 이후의 생활에 대한 각오나 구체적인 대안이 없었기에 진로성숙 수준이 낮았고 의지력 또한 약했으며 심리적 안정감이 낮고, 부정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는 편이었다. 대부분이 가족이나 주변인과의 갈등을 겪으면서 학업을 중단했기 때문에 중단 이후에도 정서적 돌봄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학업중단 이후 아르바이트에 매달리거나 학교를 대체할 새로운 소속을 찾아 나서기도 했지만 이 또한 뚜렷한 목표의식 하에서 이루어지는 행동들이 아니었다. 따라서 이러한 도전들은 부정적 경험으로 이어졌고 불안 수준을 높였다. 그러나 이들은 가족이나 주변인들의 성장이나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긍정적 성향이 있었고, 스스로의 숙고 끝에 자신의 열등감을 극복하려는 치유를 시도함으로써 동기화되었다.
이 유형에 속하는 참여자들이 주로 겪는 중심현상은 직면을 두려워함과 애착불안이었다. 잦은 실패경험으로 자신감이 없었기에 수동적인 대인관계나 생활태도에서 오는 불편함을 경험하였다. 때로는 꿈과 현실의 차이를 인지 하면서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았고, 생각과 행동의 차이를 좁히려면 더 강한 의지력과 실천력이 필요하다는 걸 인식하면서도 어려운 공부나 일은 피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러한 태도의 무용성을 깨달은지라 좀 더 적응적인 시도를 수행하고 있었다. 한편 이 유형에 속하는 참여자들은 학업중단 이후 가족들과 더욱 심한 갈등을 겪었다. 이에 따라 애착불안을 나타내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자기 위안거리를 찾아 나서거나 현실과의 타협을 시도하였다. 실질적인 공부는 안하면서 S대만을 고집하거나, 원대한 꿈으로 무장한 참여자도 있었고, 가고자 하는 학교 수준을 낮추는 참여자도 있었다. 아르바이트에 매달리는 경향은 있었으나 혼자 상처받고 고민하는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과감하게 지금까지의 친구 관계를 끊는 참여자도 있었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는 노력을 하는 참여자도 있었다. 즉, 이 유형의 참여자들은 시도하지 않기의 작용/상호작용 전략에서 도전하기의 전략으로 이동 중에 있었다. 이러한 변화시도는 검정고시에 통과했다든지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는 등의 성공 경험을 했다. 하지만 복학했던 학교나 대안학교 등에서 재 탈락하거나 수학능력시험 앞에서 큰 벽을 느끼는 등의 실패경험을 충분히 소화해내지는 못한 상태였다. 이들을 좀 더 적응적인 변화로 이끄는 중재적 조건으로는 또래자극이나 가족자극, 학업중단 선배들의 자극이었다. 그런데 이 유형의 참여자들은 소극적이거나 회피적인 성향이커서 스스로 정보를 탐색해 지원을 받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 유형에는 첫째, 만성적인 트라우마의 작용이나 그 트라우마에서 해방되면서 학업을 중단한 참여자들이 속했다(참여자 12, 13). 만성적인 트라우마로 학업을 중단한 경우는 왕따나 심한 외모 콤플렉스, 만성적인 빈곤이 그 원인이었다. 트라우마에서 해방되면서 학업을 중단한 경우는 폭력을 행사하거나 일방적인 횡포를 일삼던 가족의 사망이나 분리로 인한 극도의 긴장감 해제가 그 원인으로 작용했다. 둘째 나태한 생활태도나 게임 과몰입으로 결석이 쌓여 학교에서 방출된 경우도 이 유형에 속했다.
무기력형의 참여자들은 비행을 저지르지는 않았지만 만성적인 불안에 노출되어 왔거나 학습지체 또는 부진에 노출되어 왔으므로 여전히 무기력했고, 우울감에 빠져 있었다. 학업중단 이후의 생활은 주로 집에 틀어박혀 있으면서 게임이나 채팅에 매달려 살았다. 특히 가정폭력에 시달렸던 참여자들은 소극적이고 비효율적인 대처로 왕따에도 노출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었으므로 폭력에서 해방되면 안도감과 무력감을 함께 경험했다. 만성적 빈곤으로 학업을 중단한 참여자는 막연히 대학은 가야할 곳이라 여겼지만 공부에도, 아르바이트에도 전념하지 못했고, 상대적 박탈감에 힘들어하고 무력감을 느꼈다. 이 유형은 누적되어온 나태함이나 위축으로 인한 자기효능감과 자기존중감 결여로 무기력해져 있는 상태이므로 진로의식이 아주 낮았다. 그리고 장시간의 외상에 심하게 위축되어 왔으므로 자신의 트라우마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으며, 자신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려는 직면 대신 가상세계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생활은 몹시 불규칙하고 나태해져 가족과의 갈등을 겪었지만 그 갈등에 합리적으로 대처하는 대신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들은 학업중단에 대한 어떠한 전망도 없이 무작정 학교와 멀어진 경우였기에 학력취득이나 자신의 경쟁력을 생각하는 대신 막연히 무엇이 되고 싶다는 생각만이 있을 뿐이었다. 또한 현재 자신의 상태나 근본적인 욕구와 직면하는 대신 회피적이고 소극적인 방법으로 일관하므로 구체적인 대안이나 현실적인 방법을 강구해 내지 못했다. 이 유형이 가장 원하는 것은 사람들과의 소통이었지만 직접적인 소통 대신에 폰과 컴퓨터에 매달리게 됨으로써 더욱 외로워졌다. 따라서 이 유형은 애착불안으로 인한 두려움이 아주 컸다. 이 유형의 참여자들은 지원이나 자극에 노출될 기회가 거의 없었고, 부정적인 성향과 내향성이 강했다. 이들이 사용한 작용/상호작용 전략은주로 시도하지 않기였다. 목적 없이 무절제한 삶을 살면서 게임에 몰두하거나 사이버 상의 대인관계를 추구하였다. 그러나 1년 이상의 은둔 생활을 하였으나 폭력에서 해방된 후 어머니의 인내와 따뜻함을 경험하고, 장기간의 찾아가는 상담과 학습 지원을 받게 된 이후 적응양상이 달라지는 경우(참여자 5)와 주변인의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함으로써 변화시도를 꾀하는 경우(참여자 11, 4)도 있었다.
가정우환이나 가정폭력 또는 가족의 냉대 등의 상처가 아직까지 현존하고 외향성이 강한 참여자들이 속하는 유형이었다(참여자 3, 6). 가정에서 비롯된 상처와 학교에서의 따돌림이나 폭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가출이나 비행을 일삼아 온 결과 실질적으로 학교에서 축출된 참여자들이었다. 반복적인 비행이 지속되고 있는 유형으로 열악한 가정환경을 탈출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참여자들이 속한 유형이었다. 학업중단 이전의 상황과 별로 달라진 게 없는 환경에 처한 이들은 정서적 지지는 물론 경제적 지원조차 끊긴 경우가 많아 학업중단 이후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유형이기도 했다. 이들은 학교를 탈출하긴 했지만 사회에서 부딪치는 냉대나 편견에 자극받아 미래를 걱정하기도 했다. 이에 복학을 시도하기도 하고 유흥업소 등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도는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고, 지속적인 시행착오로 인해 불안이 커지고, 그러한 경로 속에서 혼자 남게 될까봐 더욱 커진 두려움을 안고 살아야 했다.
이 유형의 참여자들은 생존자체를 위협받아왔기에 극심한 불안이나 위기감에서의 탈출을 시도해왔고, 탈출수단으로 비행을 일삼아왔다. 따라서 자신의 진로를 탐색할 기회나 건강한 성취경험을 맛볼 기회도 없었다. 일찌감치 지위비행이나 가출을 일삼았고, 가출은 범법비행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컸고, 애착불안으로 인한 두려움도 컸다. 또한 자신의 처지나 현실을 외면하고 싶어 하고 무시당하고 싶지 않은 욕구가 강해 자기변명을 일삼거나 위장적인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이들의 불안이나 두려움은 자신의 과거나 실패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현실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움을 실감한 결과였다.
이들은 자아존중감과 자기 통제능력이 낮았기에 의지력이 약했고, 제한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애착불안에서 벗어나고자 하였다. 그 결과 더욱 더 사회와 유리된 생활을 하고 외부인을 경계하게 되는 까닭에 자신들의 불안이나 두려움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원체계 활용 수준이 낮고 드물었으며 받을 기회도 거의 없었다. 간혹 자신의 나이가 의식되고,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부럽기도 하고, 자신의 과거 행동이 후회되기도 하였지만 이러한 것들은 일시적인 자극으로 작용할 뿐이었다. 낮은 효능감과 통제능력은 자신의 현실과 미래를 외면하고자 하는 회피적인 성향을 부추겼고, 강한 외향성은 일탈적인 행동에 일조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 유형의 참여자들이 사용한 작용/상호작용 전략은 주로 탈출하기의 하위 범주인 경제적 어려 움 해결, 정서적 어려움 탈출, 무료함 달래기 등이었다. 그러나 강한 충격으로(참여자 14는 일자리조차 못 구하는 현실, 16은 비행친구사망) 각성의 기회를 갖게 됨으로써 적응유형을 달리하는 참여자도 있었다.
본 연구는 특성화고에서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의 주관적 경험을 바탕으로 그들의 적응과정을 탐색함으로서 그들이 적응과정에서 겪는 중심현상은 무엇이며, 어떠한 과정을 경험하는지를 설명하고, 적응유형에 대한 실체적 이론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특성화고를 그만 둔 이후 제도권 내의 학교로 복교하지 않고 1년 이상 경과한 청소년 16명으로부터 근거자료를 수집하여 근거이론 연구방법으로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144개의 개념과 39개의 하위범주, 14개의 범주가 도출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한 분석결과를 요약하고 논의한 후 시사점과 본 연구의 제한점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참여자들이 적응과정에서 겪는 중심현상은 ‘불안’이었다. 불안의 근원은 학업중단의 원인이나 자신의 상태, 생활태도 또는 인과적 조건, 맥락적 조건 등에서 오는 것이었다. 참여자들이 겪는 불안의 수준은 달랐지만 이들은 공통적으로 학력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원했다. 하지만 학업중단의 결정은 구속으로부터의 해방을 맞이함과 동시에 다양한 갈등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했으므로 학업중단이 불안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일 수 있다. 본 연구 참여자들이 겪는 불안은 자신의 암울한 미래상이나 꿈과 관련된 것이었고, 자신이 처한 현실에서 오는 것이었다. 이러한 불안은 학업중단 청소년이 겪는 불안과 성격을 같이 하고 있었다. 즉 학업 중단자들의 심리적 어려움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사회적 편견으로 인한 위축감이고(윤철경, 류방란, 2010), 대인관계에 대한 어려움과 세상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것에 대한불안감(오혜영 등, 2011)이라는 선행연구와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본 연구에서 파악된 불안은 참여자들이 자신의 적응수준에 따라 조절할 수 있고, 어떻게 조절해 가느냐에 따라 적응수준이 달라지는 개념으로 작용했다.
둘째, 패러다임에 의한 범주분석 결과 참여자들의 불안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인과적 조건은 ‘진로성숙’, ‘성취감’, ‘트라우마’이었고, 맥락적 조건은 ‘의지력’, ‘심리적 안정’, ‘성향’이었다. 불안을 조절하는 작용/상호작용 전략은 ‘도전하기’, ‘탈출하기’, ‘시도하지 않기’였으며, 그에 영향을 미치는 중재적 조건은 ‘지원체계 활용’과 ‘자극’이었다. 그에 따른 결과는 ‘성장’과 ‘미해결’이었다. 학업중단 이후 참여자들은 실질적으로 여러 힘든 상황을 경험하고, 자신의 삶을 인식하면서 변화하고자 하였다. 이에 도전하기로 변화를 시도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진로성숙 및 성취감 수준을 높이고 트라우마를 극복해 갈 때 성장수준을 높일 수 있었다. 이들의 성장수준을 높일 수 있는 도전전략은 의지력과 심리적 안정, 개인의 긍정적 성향(맥락적 조건) 및 지원체제 활용과 자극(중재적 조건)으로부터 촉진되었다. 이러한 범주화 분석결과는 본 연구가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의 적응을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는 근거이론을 개발하기 위해 수행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참여자들의 적응에 기여하는 긍정적 요인 탐색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참여자들의 적응수준을 나타내는 중심현상인 불안수준을 낮춤으로서 참여자들이 적응해가는 과정에 기여하는 요인에는 개인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있었다. 개인적 요인에는 진로성숙, 성취경험, 의지력, 심리적 안정, 자아탄력성 등이 있었고, 환경적 요인에는 진로탐색기회 제공, 상담지원, 학습지원, 입시정보, 기관정보, 진로정보 등의 정보제공, 매체자극, 또래자극, 가족자극 등을 찾을 수 있었다. 이와 같은 개인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은 상호작용을 통해 참여자들의 불안수준과 도전수준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참여자들의 적응수준을 높여가는 데 일조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적응을 개인과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얻은 결과물이라고 보는 관점(윤혜미, 박병금, 2005; 금명자, 2008)과 상통한다. 이는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의 심리사회적 적응과정은 개인수준에서 설명될 수 있으나 상당부분은 그들이 속한 환경적 차원에서 설명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도전하기를 통해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이 자신의 적응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이끄는 지지적 중재가 필요하며, 이는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의 적응과정도 생태학적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함을 알 수 있게 한다.
셋째, 학업중단 이후에 참여자들의 성장과정, 즉 긍정적으로 적응해가는 적응과정은 ‘방종단계’, ‘자각단계’, ‘변화시도단계’, ‘재정립단계’의 과정을 거치면서 성장해가는 것이었다. 적응과정은 학업중단 이후 상황의 변화에 따른 중심현상에 대한 반응과 대처 또는 조절에 관계하는 작용/상호작용의 연속적인 연결을 의미한다(Strauss & Corbin, 1998) 연구 결과 변화시도 단계를 거친 후 시행착오를 다루는 태도나 대처방법에 따라서 더욱 성장하기도 하고 사회속의 이방인으로 남기도 하였다. 즉 적응과정은 성찰과 시행착오를 통해 보다 효과적인 대안을 결정·수행해 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었다. 시행착오에 대한 적절한 대안을 찾지 못하거나 대안결정 자체를 유보한 참여자는 변화시도단계에서 안주단계로 후퇴했다(참여자 3, 6, 12, 14). 따라서 각 단계에서의 대처전략은 달랐고 각 단계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이들의 적응을 돕는 지원이나 개입은 적응단계에 따라 달라져야 함을 의미한다. 청소년이 처해있는 위치부터 파악하여 단계별로 차별화된 개입방법을 찾아야 하며, 발달할 수 있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까지도 강구해야함을 나타낸다.
넷째, 핵심범주에 나타난 참여자들의 적응과정은 불안을 딛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핵심 범주는 본 연구가 무엇에 관한 연구인지를 알려주는 것으로 참여자들의 적응과정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답을 대변한다. ‘불안을 딛고 정체성 찾아가기’라는 핵심범주는 학업중단이 진로를 개척해 나가는데 상당한 장애로 작용할 수 있다는 보고(이경상, 조혜영, 2005)와, 초·중·고등학교 시기는 자아정체감을 형성해 가는 시기이며, 사회성이나 대인관계 기술의 습득이나 집단생활과 같은 다양한 사회기술을 배워 나가는 시기이므로 학업을 중단한다는 것은 성인이 되어서도 불필요한 무망감과 대인관계상의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보고(손승영, 2003)와 관련이 있었다. 이러한 선행연구는 학업중단 사실만을 중심으로 본 외부자적 관점에서의 분석이었기에 학업중단 청소년이 겪는 불안은 학업중단 자체에서 오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본 연구 참여자들이 겪는 불안의 근원은 학업 중단의 원인이나 현재 자신의 상태, 생활태도 또는 의지력 및 심리적 안정과 성향 등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되었다.
정체성 확립은 청소년기의 주요 발달과업이며 객관적인 자아정체성과 주관적인 자아정체성으로 나누어 설명된다(Erikson, 1968). 정체성의 객관적인 측면은 개인이 속하고 있는 집단에 대한 귀속감이나 일체감을 의미하며, 이는 청소년기에 들어서면서부터 자아에 대한 태도가 사회적 행동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 결과이다. 주관적 측면의 정체성은 개별적 정체성(individual identity)으로 집단 내에서도 타인과는 독립된 고유한 존재로서 갖게 되는 정체의식이다. 불안을 딛고 이러한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본 연구 참여자들의 적응과정이었다. 이는 핵심범주의 속성과 차원의 과정으로도 설명될 수 있다. 참여자들은 먼저 ‘학업중단 경험 성찰’을 통해 자신의 불안이 어디서 도래했는지, 그 불안을 줄이려면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성찰하는 과정에서 접근과 회피의 차원을 경험했다. 그 후에 나타나는 ‘미래조망’을 통해서는 자신이 원하는 삶은 어떤 것인지, 그 삶을 이루어 가려면 단계적으로 무엇을 수행하고 수정해가야 하는지를 조망하는 상태로 기대와 불안의 차원을 경험하였다. ‘자신과 환경수용’에서는 현재 자신의 상태나 위치를 객관적·현실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처한 환경이나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주체적으로 받아들이는 상태였으며, 수용과 비수용의 차원을 경험하는 단계였다. 그 이후의 ‘변화시도’는 자신의 목적이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도전을 하는 상태로 성공과 실패의 차원을 경험했다. 그에 따른 ‘시행착오에 대응’은 시도의 실패를 통해 자신과 현실을 점검하여 흐트러지지 않은 도전을 취해가는 상태로 성취감과 무력감의 차원을 경험했고, ‘재조명’ 과정에서는 학업중단을 겪은 자신의 삶을 새롭게 재정립하여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자신감 있게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상태로 당당함과 두려움의 차원을 경험했다. 이러한 경험과정은 핵심범주의 속성과 차원을 설명하는 것임과 동시에 참여자들이 자신의 불안을 조절하면서 객관적, 주관적 정체성을 확립해가는 일련의 과정과 연결됨을 알 수 있게 했다.
다섯째, 핵심범주를 중심으로 한 참여자들의 적응유형은 목표추구형, 과도기형, 무기력형, 탈출형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결과에 의하면 참여자들은 유형에 따라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이며 적응해갔다. 각 적응유형은 주 욕구내용과 욕구를 충족시켜가는 방법 또는 방향에 관한 내용을 내포하고 있었다. 참여자들의 적응유형은 참여자가 가지고 있는 각각의 조건들이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하여 ‘성장’과 ‘미해결’로 연결되는지를 보여주었다. 목표추구형의 참여자들은 공부에 집중하여 합격을 보장받거나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관심이 있었다. 이들의 주 관심사는 성공에 있었으며 적성이나 가치실현과는 무관한 목표라도 상관이 없었다. 따라서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가 어떤 동기에서 설정되었고,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관은 무엇인지, 그 가치관을 추구함으로써 얻는 것과 잃는 것은 무엇인지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정체성과 자아관을 재정립할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선 학습상담 프로그램이나 정보지원 및 진로탐색 프로그램 제공이 필요할 수 있다.
과도기형의 참여자들은 주변인의 성장에 자극받거나 스스로의 성찰로 변화를 시도해보려는 노력을 하는 유형이다. 그러나 수동적인 대인관계나 시도의 실패, 되풀이 되는 자기조절의 실패로 양가감정을 경험하였다. 이 유형은 개인적 자원도 불충분하고, 환경적 지지자원도 미약하여 실패에 크게 상심하는 경향이 있었다. 따라서 이 유형의 특성화고 학업 중단자들에게는 문제해결 지향적인 상담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부모상담이나 가족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를 수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 유형은 또래나 형제·자매의 성장에 자극되어 동기화되었으므로 또래와의 집단상담 프로그램이나 학습지원 프로그램, 형제·자매와 함께 하는 체험프로그램 등을 공유하게 함으로써 개선점을 찾게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무기력형은 만성적인 불안에 노출되어 왔거나 학습지체 또는 학습부진, 만성적 빈곤 등으로 무기력에 빠져 은둔하는 경향이 강했다. 검정고시를 준비한다든지 게임이나 채팅을 조절하려는 시도를 해보았지만 아는 것이 없다는 막막함과 자기조절 실패경험으로 더욱 무기력해진 경우였다. 이들은 미래에 대한 계획이나 목표가 없었다. 그런데 지원혜택을 누리거나 자극에 노출될 기회가 거의 없는 유형이었다. 따라서 이 유형에는 찾아가는 지원프로그램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를 통해 정서적 지지와 수용경험을 바탕으로 한 기초학습지원, 집단상담 프로그램, 진로상담 등이 단계적이고 변화적으로 제공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탈출형은 분석결과 비행과 만성적인 가정문제와 개인내적 문제가 얽혀 있어 보다 복합적이고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해 보였다. 이들은 외부인을 극도로 경계하는 경향이 있어서 자신들의 상황이나 문제에 개입하는 자를 소진시킬 가능성이 큰 측면이 있었다. 따라서 탈출형을 돕고자 하는 지원자는 스스로 소진되는 것을 예방하고 조절하며 인내력 있게 이들을 수용하고 지지해내야 할지도 모른다. 특히 이들이 법죄자와 같이 더욱 심각한 지위로 추락하는 것을 예방하는 데에 초점이 모아져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가정불화와 같은 환경에 대한 개입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긍정적인 역할모델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제공이나 성취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는 활동, 인지적 재구조화 프로그램, 참다운 자긍심을 회복시킬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 등이 활용되어야 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내용들은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의 적응을 돕기 위해선 청소년 개개인이 현재 나타내고 있는 적응유형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개입전략이 마련되어야 함을 말한다. 이는 학업중단 청소년을 향한 지원은 청소년의 개인적 특성이나 조건들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음을 의미하고, 학업중단 청소년의 개입 전략은 유형별 맞춤형 서비스가 강화되어야 한다는 주장(황순길, 2013)과 일치한다. 다만 참여자들의 적응유형은 적응과정상의 현재 위치를 표출하고 있는 것이었고, 이들의 특성은 적응단계나 유형에 따라 달리 나타나는 적응 방향성까지도 내포하고 있었다. 따라서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의 적응수준을 높여가려면 적응유형과 적응단계가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즉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의 적응을 돕는 지원은 청소년 각 개인의 현재 위치에 입각하되 다음 위치로 전환시킬 수 있는 대안이 순환적으로 수립되어 가야 한다.
이와 같은 논의를 바탕으로 한 시사점은 첫째,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이 도태되지 않고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해 갈 수 있으려면 개인적 차원과 사회·국가적 차원에서의 개입이 이루어져야 한다. 패러다임 모형에서의 조건들이나 작용/상호작용 전략 내용을 고려했을 때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 자신의 과오를 수용·수정하거나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선적일 수 있다. 그리고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이 사회적 편견에 의하여 더 이상 상처를 받거나 불이익을 당하지 않고, 학업중단 사실과 관계없이 그들의 노력이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사회적 토대가 마련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둘째, 특성화고 학업 중단자들의 적응과정은 개인의 차원과 환경적 차원에서 함께 설명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청소년 개인의 자질이나 태도 및 수행능력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상담적 개입은 물론 양육적인 가족환경을 배양할 수 있는 교육 및 지원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유용하게 작용할 수 있는 또래관련 프로그램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도 성장과 발달을 실질적으로 보장받고 권리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회적 안전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그들을 돕는 개입전략은 개인적 특성과 지지체계의 특성이 생태 체계적으로 함께 고려되어야 함을 시사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셋째,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의 적응을 돕는 지원전략은 그들의 적응유형부터 파악하여 적응단계를 함께 고려하는 차별화된 개입방법을 찾아야 하며, 발전할 수 있는 다음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까지도 강구해야 한다. 따라서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의 적응을 돕는 지원은 학업중단 청소년 각 개인의 현재 위치에 입각하되 다음 위치로 발달시킬 수 있는 대안이 순환적으로 수립되어가야 함을 시사한다.
넷째,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의 적응과정은 청소년의 또 다른 발달경로로 모든 청소년이 밟아가는 정체성 확립의 과정으로 접근할 수 있다. 이는 학교를 그만 둔 이유를 불문하고 그들은 청소년기의 낮은 자기조절 능력이나 빈약한 문제해결 능력, 자신의 감정이나 심리적 상태에 대한 빈약한 대처방법을 세련시키고,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 미래에 대한 조망능력을 키워가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결과는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의 적응과정은 각 단계마다의 위기를 극복하고 발달과업을 성취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개입하는 것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의 적응과정을 탐색하여 그들의 고유한 적응경험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그들의 적응을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는 실체적 자료를 제공했다는 데서 의의를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남녀간의 경험의 차이를 세세하게 분석하지 못했다는 제한점과 일반고 학업중단 청소년과의 비교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제한점이 있다. 그러므로 특성화고 학업중단 남녀 간의 비율을 고려한 연구와 일반고와 특성화고 학업중단 청소년의 적응 경험의 차이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