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등장으로 커뮤니케이션 환경은 수평적 네트워크로 확장되고 있다. 개방과 공유, 참여가 가능한 디지털 미디어 환경은 인류의 커뮤니케이션 역사상 가장 활발한 소통의 상호작용을 구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커뮤니케이션의 화두는 여전히 “어떻게 양질의 정보 네트워크로 접근할 것인가?”이다. 특히 소셜 네트워크의 확장으로 정보의 생산과 유통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양질의 정보를 지적 자원으로 구조화하는 것이 의제 창출 과정에 있어서 핵심적인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시민사회 의제 창출의 과정에서 주체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NGO에 있어서도 이는 매우 중요한 당면과제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시민사회 의제창출 매개 네트워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지역 NGO의 지적 자원 구조화 과정을 살펴보고자 했다.
특히 커뮤니티 구성원들 간 상호작용의 관계구도를 중심으로 한 사회자본이론의 관점에서 지역 NGO의 의제창출 과정을 분석해보았다.
이를 위해 연구설계의 단계에서는 사회자본이 형성되는 세 가지 차원(구조적-관계적-인지적 차원)을 중심으로, 지역 NGO가 지적 자원을 구조화하는 과정을 검토하고자 했다.
그 결과 지역 NGO가 “누구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구조적 차원), “어떻게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는가?”(관계적 차원), 그리고 “누구와 무엇을 공유하는가?”(인지적 차원)의 관점에서 지적 자원의 구조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은 함의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첫째, 커뮤니케이션 환경과 미디어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의제창출을 위한 지적 자원의 구조화 단계를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21세기 새로운 공론장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시민사회 NGO의 SNS를 분석의 대상으로 설정함으로써, 변화하는 의제창출의 과정을 검토해볼 수 있었다.
둘째, 관계의 상호작용성을 강조하는 사회자본이론에 근거해 시민사회 의제창출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새로운 가치지향점을 제시할 수 있었다. 특히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의 확장성을 분석하는데 있어서 사회자본 형성의 세 가지 차원(구조적-관계적-인지적 차원)을 연구문제로 제시함으로써 소통과 매개의 새로운 이론적 지향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With the advent of the Internet, communication environment has been extended to the horizontal network. Openness, sharing, and participation with digital media environment, the most active communication of human history, .
Nevertheless, the topic of today's communication is still a “How will access to quality information network?” With this information, particularly by expanding the production and distribution of a rapidly growing social networks, of structuring quality of information and intellectual resources, it has emerged as a key challenge in the agenda creation process. Especially, NGO that performs independent role of civil society in the process of creating the agenda, which is a very important challenge.
The aim of this study is to investigate the intellectual resources of a structured process of a local NGO that serves as a medium to create a network of civil society agenda.
Especially between community members in terms of social capital theory with a focus on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composition of the interactions analyzed the agenda creation process of the local NGO.
At the stage of the research design for 3 levels that social capital formation (structural-relational-cognitive level) in the center, a local NGO was to investigate the process of structuring the intellectual resources.
As a result, we could see a local NGO's structured process of intellectual resources, with “Who and how I connect?”(structural level), “How do I form a close relationship?”(relational level), and “Who and what share?” (cognitive level).
This is a result of such studies is evaluated as having the following implications.
First, in a change in the communication environment and the media could learn a structured step paradigm of intellectual resources for the creation agenda. By the 21st century, particularly the SNS set of civil society NGO that has established itself as a new public sphere as an object of analysis, we could try to review the process of changing the agenda creation.
Second, based on the social capital theory that emphasizes the interaction of the relationship by looking at the civil society agenda creation process, we were able to present a new value orientation of digital communications environment. In particular, focusing on social capital formation in a communications network to analyze the 3 levels(structural-relational-cognitive level) can be found a new theoretical orientation of communication and mediated by presenting the research problem there.
매일 아침 일어나면 SNS로 간밤에 있었던 지인들의 업데이트 메시지를 확인하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피시로 이메일 점검 및 뉴스 소비는 이제 우리의 일상생활이 되고 있다. ‘PC’시대를 넘어 ‘모바일’ 시대로 전환되면서, 정보는 이제 우리 일상생활의 필수재화가 되었다. 하지만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구도가 정보의 비대칭성을 대칭적 구도로 전환시켜가고 있음에도, 여전히 양질의 정보는 소수 생산자 중심의 네트워크에 접근해야만 수용 가능하다.
이처럼 소셜 네트워크의 확장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는 “무엇이 필요한 정보이며, 어떻게 공론화 시킬 것인가?”이다. ‘빅 데이터’(Big Data) 시대라 불릴 정도로 방대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떻게 이슈를 발굴하고, 공론화시키고, 나아가 의제(agenda)로까지 연결 지을 것인가? 커뮤니케이션이 수직적인 구도에서 수평적인 구도로 빠른 경로변화를 겪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 시대에서 이는 더욱 깊은 성찰이 요구되는 과제라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소셜 네트워크 내에서 어떻게 메시지가 이슈화 되고, 나아가 공론화되어 하나의 의제로 발전하는지의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시민 사회 여론형성의 주체인 NGO는 메시지 생산의 주체가 상당부분 시민의 손으로 넘어왔음에도 여전히 신뢰받는 정보는 소수의 생산자를 거칠 수밖에 없는 구도에서 고전적인 ‘의제설정’(agenda setting)에서 나아가 ‘의제창출’(agenda creating)의 기능에 대한 고민이 요구되고 있다. 정보가 과잉되면 될수록 ‘얼마나 많은 정보를 확보하고 있느냐’보다 ‘얼마나 양질의 정보동원능력을 배태한(embedded) 네트워크에 연결되느냐’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즉, ‘지적 자원’ 의 네트워크를 누가 어떻게 구조화하느냐가 관건이 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분석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사회자본이론’(Social Capital theory)에 주목했다. 단순히 정보 교류가 활발하다고 해서 우수한 자본을 확보한 네트워크가 될 수 없다. 문제는 네트워크가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생산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활용하는 참여자들에게 어떤 이득이 주어져 ‘선순환’을 위한 상호작용의 동기부여를 촉진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즉, 양질의 정보라는 ‘지적 자원’을 ‘자본’으로 전환시킬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런 측면에서 조직구성원과 조직 외부 구성원 간 상호관계를 통해 조직이 속한 커뮤니티내 자원을 자본으로 전환시키는 사회자본이론은 유의미한 이론적 지평을 제시 해주리라 기대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중앙집권적 의사결정구도에서 지역민들의 의제창출에 결정적인 ‘매개네트워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지역NGO의 의제창출 과정을 분석대상으로 설정했다. 특히 지역민과 NGO간 활발한 상호작용이 이뤄지는 SNS를 중심으로 ‘지적 자원’의 구조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사회자본적 관점에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사회자본 연구의 출발점은 정부와 시장의 잇단 실패에서부터 시작된다. 복지정부의 실패에 이어 자본주의 시장실패까지 경험하게 된 20세기 말, 사회과학은 제3섹터인 시민사회 영역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러한 논의의 진행과정에서, 더 이상 정부-시장-시민사회의 3분법적 논리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구상할 수는 없으며, 사회구성요소 간 연대의 네트워크가 요구된다는 전환적 사고가 도출됐다. 그 대안으로 제시된 것 중 하나가 바로 사회자본이론이다.
1918년 라이더 해니펀이 발표한 논문에서 최초로 등장한 ‘사회자본’의 개념은 ‘선의, 동료, 상호 공감, 집단 내의 사회적 교류’로 정의되어졌다(가쿠코, 2010, p.5). 이후 논의된 사회자본의 정의는 그것의 외적 관계와 내적 관계에 따라 개념화됐다(Adler&Kwon, 2002, p.20, 재인용).
먼저 외적 관계의 측면에서 사회자본의 개념화는 ‘행위자들이 특정한 사회 구조에서 얻는 자원’(Baker, 1990), '개인의 개인적 연결망과 엘리트 단체 가입 ‘(Beliveau, O'Reilly, & Wade, 1996), ’서로 알고 지내는 어느 정도 일상적인(제도화된) 관계라는 영속적 네트워크를 가짐으로써 개인 또는 집단에 축적되는 실질적 혹은 사실상의 자원의 합‘(Bourdieu & Wacquant, 1992), ’지지‧지원을 해 줄 것으로 기대되는 사람의 수와 자신의 재량껏 사용할 수 있는 자원 ‘(Boxman, DeGraaf, & Flap, 1991), ’자신의 재정적 자본 및 인적 자본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친구, 동료, 일반적인 지인들‘(Burt, 1992), '사회적 행위자가 다른 사회적 행위자의 자원에 접근하기 위한 조직 내 또는 조직 간 연결망 연결을 창출하고 동원하는 과정’(Knoke, 1999), ‘사회적 연결망 또는 사회 구조 속에 소속됨으로써 생기는 이익을 얻는 행위자의 능력’(Portes, 1998) 등으로 이뤄졌다.
내적 관계에서 사회자본의 개념화는 ‘공동체적 행동을 필요로 하는 문제 해결을 촉진하는 시민들 간 상호협력적 관계의 망’(Brehm & Rahn, 1997), ‘하나의 독립적 구성체가 아니라 공통적으로 두 가지 특성을 가진 서로 다른 여러 구성체’(Coleman, 1990), ‘집단 구성원들의 협동을 가능하게 하는, 집단구성원들이 공유하는 비공식적인 가치 혹은 규범의 체계’(Fukuyama, 1997), '자발적인 연합체의 광범위한 연결망이 형성되는 신뢰와 관용의 문화‘(Inglehart, 1997), ’집단 구성원들간 상호협력을 가능케 하는 목적추구 행동과 경제적 목적에 영향을 주는 집합체 내의 행동에 대한 기대‘(Portes & Sensenbrenner, 1997), ’상호 이익을 위한 협력과 협동을 촉진하는 연결망, 규범, 사회적 신뢰‘(Putnam, 1995) 등으로 이뤄졌다.
한편 퍼트넘(Putnam, 2000)은 미국의 사회자본 형성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면서 ‘결속적 사회자본’(bonding social capital)과 ‘교량적 사회자본’(bridging social capital)의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 외부요소에 대해서는 폐쇄적이지만 내부 구성원 간 유대관계가 매우 강한 커뮤니티의 경우 결속적 사회자본이, 반대로 내부적 연대는 약하지만 외부요소에 대해 상당히 개방적인 커뮤니티의 경우 교량적 사회자본이 형성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이에 대해 심슨(Simpson, 2005)은 두 가지 유형의 사회자본이 균형을 확보할 때 커뮤니티가 광범위한 사회구성원들을 사회자본 구축의 주체로 이끌어갈 수 있다고 보았다. 이는 곧 사회자 본 연구에 있어 양질의 사회구성원들을 네트워크에 연결시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말해주는 것이다.
이처럼 사회자본에 대한 개념화는 매우 다양하게 이뤄져왔지만, 이들 선행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바로 사회적 연결망으로서의 관계구도 이다.
물론 사회자본 구축을 위한 조건을 갖추었다고 해서 모두 양질의 사회자본을 구축하는 것은 아니다. 퍼트넘(1993)은 커뮤니티 내에서도 선순환과 악순환의 결과물이 산출될 수 있다고 보았다. 자기강화를 이끌어내는 양질의 선순환 요소로 기능하는 사회자본이 산출될 수도 있지만, 비시민적 또는 왜곡된 악순환 사이클은 사회자본을 오히려 감소시킨다고 보았다. 이러한 비시민적 커뮤니티에서는 구성원들에게서 참여의지가 발견되지 않으며, 약한 사회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신뢰’를 증진시킬 기회가 제한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협력의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자본이론에서는 구조와 행위의 엄격한 구별에서 탈피해, 이들간 매개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즉 관계의 재설정을 강조한다.
퍼트넘과 같은 초기 사회자본 연구자들이 서구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한 분석에 주목한 것도 이러한 출발점에 기인한다. 이후 북유럽, 제3세계 등을 대상으로 한 사회자본 연구가 확산됨에 따라, 개별적인 커뮤니티의 유형과 자발적 결사체(voluntary association)의 역할과 기능이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사회자 본의 연구지향점도 달라져야 할 것(Wollebaek&Selle, 2003; Walter, Lechner& Kellermans, 2007; Robinson&Williams, 2001; Burt, 2000)이라는 형태로 연구의 지평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같은 연구동향에서 알 수 있듯이, 사회자본이론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나타나는 매개의 역할과 기능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러한 매개의 네트워 크에서 주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는 시민사회 영역에 분석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때문에 사회자본과 시민사회는 상호보완적 개념이다. 커뮤니티가 사회자본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신뢰와 호혜성, 그리고 견고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는데 이와 같은 역할이 시민사회의 자발적 결사체를 중심으로 수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태룡(2006)은 지역공동체에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지역사회조직은 사람들로 하여금 함께 행동을 취하도록 만드는 사회자본에 달려있는데, 이를 형성하는 것이 바로 인간관계를 활성화시키는 시민단체와 같은 수평적 공동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루태트와 바스텔래(Grootart&Bastelaer, 2002)가 사회자본에 대한 연구는 삶의 구체적 공간인 지역사회단위에서 출발되어야 하고, 또한 사회자본을 강화하기 위한 시민단체의 역할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사회자본 연구분야에서는 시민들의 자발적 결사체로서 NGO가 주목을 받고 있다. 장수찬(2008)이 논의한 바와 같이 사회자본과 NGO는 공통적으로 ‘거버넌스의 증진’, ‘제도의 효율성’을 추구하며, 능동적인 참여자들의 자발적 결사체라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그 유기적 연관성을 발견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시민사회의 자발적 결사체 가운데에서 특히 NGO의 역할과 기능에 주목한다. 연고집단의 뿌리가 깊은 한국사회에서 모든 자발적 결사체가 사회자본의 축적에 긍정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 류석춘 외(2008)의 연구에서도 나타나듯이, 혈연과 지연을 중심으로 한 연고집단은 오히려 사회자본의 증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에 반해 다양성에 대한 논의와 협의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질서를 창출하고자 하는 NGO의 경우 ‘일반신뢰’1)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의 수평적 구도, 인종‧계 급‧문화적 다양성의 확보, 이차적 사회관계에 근거한 공식적 관계, 조직의 활동목적이 회원중심의 이해보다 공익적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와 같은 논의들에서 사회자본과 NGO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은 도출된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상관성이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에서 어떻게 도출되는지에 대한 과정에 주목하고자 하는 만큼, NGO의 고유한 기능인 지역사회 의제창출 과정에서 사회자본의 지향점들이 어떻게 유형화되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2) 사회자본 구축과정에서 NGO의 의제창출 과정 분석의 필요성
공중에 대한 미디어의 의제 설정(agenda setting) 효과에 대한 논의와 연구는 그동안 커뮤니케이션 연구에서 상당히 활발하게 진행되어왔다.
리프먼(Lippmann, 1922)이 여론 형성 과정에서 미디어가 수용자들에게 제시하는 상(pictures)에 주목한 데서 태동한 이론인 의제설정이론은 매스미디어 연구에서는 분명 효과적 분석틀을 제공했다. 하지만 미디어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오늘날 이와 같은 고전적 의제설정이론은 ‘수동적 수용자’라는 출발점에서부터 수정이 가해져야 한다.
김성태‧이영환(2006)이 ‘2002년 촛불집회’, ‘2006년 황우석 논문 조작사건’ 등과 같은 2000년 이후 한국사회에서 나타난 주요한 여론형성 과정을 분석하면서 ‘의제설정기능’이 점차 ‘의제파급기능’(agenda rippling), ‘역의제설정기능’(reversed agenda setting)으로 변화하고 있음에 주목한 것은 이와 같은 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의제를 파급하고, 역의제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능동적인 수용자들이 ‘인터넷’이라는 수평적 상호작용의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은 의제가 설정되어지는 과정에 대한 분석 패러다임의 전환을 설명해주고 있다.
실제로 커뮤니케이션 연구에서는 이러한 의제설정이론의 변화에 대한 다양한 동향들이 발견된다. 지난 35년 동안 의제설정 이론과 관련된 연구동향의 변화를 분석한 반현과 맥콤스(2007)는 의제설정에 대한 과정이 다양한 장소와 환경에서 검증되어지면서 프레이밍이나 프라이밍 등 다른 커뮤니케이션 개념이나 이론들과 연계성을 가지며 ‘확장’과 ‘융합’되어지는 동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찰한 바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본 연구에서는 매스미디어의 의제설정이 아니라 디지털 미디어의 의제창출이라는 관점에서 오늘날의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분석돼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가 도래하고, 메시지의 수동적 수용자가 능동적 생비자(prosumer)로 전환되어가고 있는 오늘날, 의제는 ‘설정’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활발할 상호작용을 통해 ‘창출’되어지는 과정에 보다 주목돼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커뮤니티가 필요로 하는 지적 자원을 의제로 창출하는 과정에서 NGO는 과연 어떠한 관점에서 분석되어져야 할까?
개방과 공유, 참여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온라인 네트워크의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 인터넷이 진정한 시민공론장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된 것은 2000년대부터이다. 블로그를 필두로 한 시민저널리즘의 확산, 소셜 네트워크(SNS)의 등장, 그리고 이러한 채널들을 활용한 사회적 변화는 기존의 매스미디어 환경에서는 불가능했던 소통의 혁명을 가져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보의 비대칭성은 온라인 공간에서도 재생산되고 있다. 특히 ‘전체 결과의 80%가 전체 원인의 20%에서 발생한다’고 해서 소위 ‘20:80법칙’으로 불리는 파레토의 법칙(Pareto's law)이 최근 SNS에서도 재현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물론 인터넷 혁명이 등장하면서 상위 20%의 의사결정이 반드시 전체 여론을 형성하는 것은 아니다. 주류에 포함되지 않았던 다양한 소수의 행위자들이 긴 꼬리를 형성함으로써 여론을 만들어 나간다는 ‘롱테일 법칙’(long-tail's law)이 확산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정보이동의 급격한 변화를 보여주는 SNS에서는 이와 반대되는 현상이 더 많이 발견된다. ‘트위터 사용자의 40%가 전혀 글을 올리지 않고, 트위터에 올라오는 내용의 80%가 20%의 사용자에 의해 만들어진다’(숄레, 2011)는 지적은 상호작용이 활발한 조건적 상황을 구비한 SNS 환경에서도 파레토 법칙이 지배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처럼 구조적으로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은 여전히 네트워크의 중심성으로 몰려드는 것일까?
이와 관련, “지식사회에서 지식은 유일한 의미있는 자원”이라고 본 드러커(Drucker, 1993)의 주장은 유의미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드러커는 구조화되지 못한 정보는 지적 자원이 될 수 없으며, 조직구성원 간 공유되고, 조직의 역사‧경험과 연계될 때 비로소 지식이 형성될 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스튜어트(Stewart, 1997; 김상묵 외, 2001, 재인용)는 지적 자원을 타 조직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고 모두가 인정하는 우위의 원천이 되는 총체라고 정의하고, 아이디어나 정보 등은 지적 재료일 뿐 지적 자원은 되지 못한다고 보았다. 지적 재료들은 뚜렷한 형태 없이 자유자재로 존재하는 것으로, 이들 사이에서 뭔가 유의미한 질서를 창조해낼 때 비로소 지적 자원이 형성된다고 보았다. 개별적인 지식들은 각각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되어 사용되어질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원이 되는 ‘유용한 지식의 패키지’로서 기능을 담당한다고 보았다.
드러커와 스튜어트의 이와 같은 지적은 네트워크에서 표류하는 무수히 많은 정보가 ‘지적 자원’으로서의 가치를 가지기 위해서는 구조화의 과정이 중요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한편, 조직 내에서 이러한 지적 자원의 구조화를 분석한 본티스(Bontis, 1999)는 지속적인 조직학습이 조직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필수사항이 됨에 따라 지적 자산을 증가시킬 수 없는 조직은 생존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때문에 조직구조가 지적 자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구조화되어 있는, 즉 강한 구조 자본을 보유한 조직은 개인으로 하여금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있어서도 이러한 관점은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시민저널리스트들이 전문성‧윤리기준 결여‧경제적 압박 등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사실’이 아닌 ‘의견’을 다루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한 마허(Mager, 2005)의 지적은 이러한 현상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라슨(Larson, 1977) 또한 “지식은 반드시 표준화를 허용할 만큼 충분히 형식화, 성문화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하기도 하였다. 이는 곧 모든 지식이 사회자본으로 인정받을 수는 없으며, 그것이 어떠한 형태로 구조화되어가는가가 중요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는 곧 수평적 상호작용의 커뮤니케이션 장에 진입한 현대사회에서 지적 자원의 구조화가 의제를 창출하는 것과 긴밀한 연계성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를 위해서는 지적 재료를 구조화하기 위한 자본의 유무를 분석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NGO가 커뮤니티의 사회자본을 구축하고 확산하기 위한 매개체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적 자원의 구조화를 위한 자본을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를 위해 NGO가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를 어떠한 기능으로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의 필요성도 제기한다.
1)장수찬(2008)은 신뢰를 일반신뢰와 특정신뢰로 구분한 바 있다. 일반신뢰란 면대면 관계가 없는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보편적 시민에 대한 신뢰를 말하며, 특정신뢰는 개인적으로 면대면 관계가 있는 사람들 사이에 개인들의 정보에 기초하여 생겨난 신뢰라고 보았다.
2장에서 살펴보았듯이, 본 연구는 NGO의 의제창출과정이 우리사회의 주요한 사회자본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이에 기반해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에서 능동적인 메시지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호작용하는 의제창출의 과정을 분석하고, 그 과정에서 지적 자원이 구조화되는 장을 살펴보는 것이 곧 사회자본의 형성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공동체의 현안이 그 구성원들에게 ‘지적 자원’으로 구조화되기 위해서는 참여와 연대를 기반으로 한 사회자본의 가치를 구현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함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러한 구조화의 과정에서 매개체 역할을 수행하는 NGO의 의제 창출 과정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하지만 사회자본은 그 잠재적 특성으로 인해 정확한 측정법이 개발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회자본의 주요한 요소 중 하나인 ‘신뢰’를 보더라도, 후쿠야마(1995)의 경우 신뢰와 사회자본을 동일시했으며, 퍼트넘(1993)은 신뢰를 사회자본의 한 요소로 보았으며, 콜먼(1988)은 사회자본의 한 형태로, 린(1999)은 사회자본의 상호작용에 의한 결과물로 보았다(Claridge, 2004, p.1).
또한 지금까지 사회자본에 대한 연구는 이미 형성된 자본에 대한 현황을 측정하고 진단하는 데 치중돼 있었으며, 그마저도 관계의 경로를 추적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때문에 사회자본을 형성하기 위한 과정에서 공동체의 자원이 어떻게 구조화되고, 그것이 사회자본 축적과 증진으로 연계되는지에 대한 과정에의 고찰이 요구된다.
본 연구에서는 오늘날의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 지적 자원의 구조화가 곧 커뮤니티의 사회자본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NGO의 의제 창출 과정을 분석해봄으로써 그러한 과정을 고찰해보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의제창출에 있어서 대표적 SNS(Social Network Site)인 페이스북(Facebook) 활동을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는 지역 NGO를 중심으로 지적 자원의 구조화가 의제 창출로 연결되는 과정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NGO들이 지역민들과의 사회자본 구축을 위해 어떠한 소통의 상호관계를 형성하는지, NGO의 지적 자원을 의제 창출로 구조화시키는 과정에서 사회자본의 구성요소들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를 위한 분석틀로 본 연구에서는 나하피엣과 고샬(Nahapiet & Ghosal, 1998)이 제시한 사회자본 축적의 세 가지 차원을 활용하고자 한다.
나하피엣과 고샬이 제시한 사회자본 축적의 첫 번째 차원은 ‘구조적 차원’이다. 버트(1992)가 지적한 바와 같이, 사회자본의 구조적 차원은 행위자들 간 일반적 연결 패턴, 즉 “행위자가 누구와 연결되어 있고, 또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러한 연결은 정보를 모으는 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감소시켜주는 정보 통로를 구성한다. 즉, 사회자본의 네트워크적 속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사회자본의 가치는 상호작용의 과정을 통해 집합행동의 딜레마를 해소하는 것으로서, 그 원천자원을 배태한 네트워크를 어떻게 구조적으로 형성해내는가가 중요하다.
나하피엣과 고샬이 제시한 사회자본 축적의 두 번째 차원은 ‘관계적 차원’이다. 구조적 차원이 상호작용의 효율성을 강화시켜주는 역할과 기능을 수행한다면, 관계적 차원에서는 네트워크에서 연대와 협력의 강화를 촉진시켜준다. 즉, “누구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나?”에 대한 모색이 이뤄진다. 행위자 사이의 활발한 상호작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접근과 동원이 용이한 구조적 장으로서의 네트워크도 중요하지만, 이들 사이의 정서적 유대관계를 확산시키기 위한 촉매의 역할과 기능도 중요하다. 특히 NGO가 다양한 시민사회 구성원들의 이해관계를 수렴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관계적 차원에서의 역량강화가 배제돼서는 안 된다. 이에 조일현(2008)은 추출해야 할 지식의 복잡성과 다양 성이 높을수록, 지식 생성 과정에서 비판과 대면의 필요성이 높을수록 집단 내 강한 상호 신뢰의 역할이 중요해진다고 보았다.
NGO가 지적 자원을 구조화시킴으로써 사회자본을 축적하기 위한 구조적‧관계적 차원을 구축했다면, 마지막으로 구성원들 간 상호 이해를 기반으로 한 집단적 행위의 공유가 요구된다. 이는 나하피엣과 고샬이 제시한 사회자본 축적의 세 번째 차원인 ‘인지적 차원’에서 발견되어진다. 인지적 차원은 개인 상호 간 공유하고 있는 맥락에 대한 이해 수준을 지칭하는 것으로, ‘공유된 언어’ 와 ‘공유된 내러티브’로 구성된다. 즉, “누구와 무엇을 공유하나?”에 대한 역할과 기능이 인지적 차원에서 충족된다. ‘공유된 언어’란 사회성을 형성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구성원들이 서로 자원을 공유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가 바로 언어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공유된 내러 티브’는 새로운 사건이나 현상에 대한 집단적 이해를 형성하고, 나아가 이를 암묵지 형태로 전달할 수 있게 해 주는, 한마디로 ‘메타포’로서의 기능(조일현, 2008, p.11)을 수행한다. 때문에 단순히 지적 자원을 확보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취합해 구조화시키고 ‘의제 창출’로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에서 사회구성원들의 협력과 연대를 필요로 하는 NGO에 있어서 인지적 차원은 빠져서는 안 되는 구성요소이다.
이러한 논의를 토대로 본 연구에서는 <그림 1>과 같은 분석항목을 제시 한다.
첫 번째, 구조적 차원에서는 NGO가 공동체 관계망을 어떻게 형성하고 있는지에 대한 역할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구성원들이 정보를 모으는 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감소시켜주는 지적 자원 구조화의 비용절감 기능을 살펴보겠다.
두 번째, 관계적 차원에서는 NGO가 구성원들과 어떻게 긴밀한 상호작용을 수행하는지에 대한 역할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구성원들과의 정서적 유대 관계 강화 및 비판과 대면의 기회 확산 기능을 살펴보도록 한다.
세 번째, 인지적 차원에서는 NGO가 어떠한 인지적 공유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에 대한 역할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집단적 이해와 메타포의 공유(내러티브), 사회성(언어)의 공유라는 기능적 측면을 고찰해보겠다.
본 연구에서는 커뮤니티의 사회자본 축적 과정에서 매개체 역할을 수행하는 NGO의 의제창출 과정을 분석하며, 그 과정에서 구조적 차원, 관계적 차원, 인지적 차원에서의 NGO 역할과 기능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이 연구문제를 제시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로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는 SNS인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부산지역 NGO 중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과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페이스북 페이지를 그 분석대상으로 설정하였다.
분석방법은 연구문제 각 항목별 특성을 반영해 다음과 같이 차별화하였다.
연구문제1에서는 의제창출 네트워크의 구조적 차원을 살펴보고자 하는 만큼, 넷마이너4(NetMiner v.4.2.1) 프로그램을 이용한 SNA(Social Network Analysis) 기법으로 각 NGO가 어떠한 단체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살펴본다. 이를 위해 2014년 한 해 동안 각 분석대상 NGO의 페이스북 게시물에서 소개되고 있는 타 단체의 소식을 중심으로 한 관계망을 도출하도록 한다. 넷마이너4 프로그램은 사회연결망 분석연구에서 활발하게 이용되는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유형의 노드와 링크를 시각적으로 표현해낸다는 점에서 의제창출의 구조적 차원을 분석하는 데 적합한 방법으로 사료된다.
연구문제2에서는 구성원들과의 정서적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관계적 차원을 살펴보기 위해 2014년 한 해 동안 각 단체의 페이스북 게시물 내용분석을 실시한다. 이 과정에서 게시물의 ‘동조와 참여’, ‘비판과 견제’가 어떠한 형태로 이뤄졌는지를 분석한다.
연구문제3에서는 내러티브와 언어의 공유를 통한 의제창출의 역할과 기능을 살펴보기 위해 2014년 한 해 동안 각 단체 페이스북 게시물의 공유와 링크 현황을 분석한다.
NGO가 어떠한 연결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지에 대한 역할은 그 구성원들에게 지적 자원의 구조화 비용을 절감시키는 기능으로 연계된다.
이에 구조적 차원을 분석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SNA 프로그램인 넷마이너4의 노드 연결성을 ‘simple 2D' 방식을 활용해 각 분석대상들이 누구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도식화해보았다.
‘누구와’ 연결되어 있는지에 대한 분석은 각 NGO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언급되거나 링크, 공유된 단체명을 그 항목으로 설정하였다. 그 결과는 <그림 2>~<그림 3>으로 나타났다.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에 대한 분석은 <그림 2>~<그림 3>에서 도출된 화살표의 방향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분석대상 NGO와 구조적 차원으로 연결된 기관 및 단체들이 해당 사안에 대해 상호 공유나 인용이 이뤄지고 있는 경우 ‘상호작용형 의제창출 구조’로, 일방적 인용에 그친 경우 ‘일방형 의제창출 구조’로 구분하였으며, 그 결과는 <표 1>~ <표 2>로 나타났다.
부산민언련 의제창출 구조적 차원의 유형
<그림 2>는 2014년 한 해 동안 부산민언련 페이스북 페이지가 ‘누구와’ 연결되었는지를 분석한 결과이다. 이는 부산민언련 페이스북에서 소개된 단체의 소식 및 동향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로, 쌍방향 화살표의 경우 상호교류가 있는 것을, 단방향 화살표의 경우 일방에서의 인용이나 이슈를 제기하는 것으로 본다.
<그림 2>에서 나타난 네트워크의 구조적 차원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살펴보기 위해, 화살표의 방향성을 기준으로 ‘상호작용형 의제창출 구조’와 ‘일방형 의제창출 구조’로 구분해보았다. 그 결과 부산민언련의 경우 2014년 한 해 동안 총 26개 단체와 관련된 이슈나 인용을 통해 구조적 차원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유형은 <표 2>와 같이 나타났다.
상호작용형 의제창출 구조에 속하는 유형은 부산민언련과 이슈나 가치에 있어서 상호 공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곧 부산민언련과 상호 연대 및 협업으로 연계되는 것이라고는 구조적 차원만으로는 해석될 수 없는 부분이다.
마찬가지로 일방형 의제창출 구조에 속하는 유형은 부산민언련이 일방적으로 인용이나 이슈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으로, 이를 반드시 상호 배타적 가치를 지향한다고만 해석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한편 <그림 3>은 2014년 한 해 동안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페이스북 페이지 게시물에서 나타난 구조적 차원의 동향을 분석한 결과이다. 이는 부산참여 자치시민연대 페이스북에서 소개된 단체의 소식 및 동향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로, 쌍방향 화살표의 경우 상호교류가 있는 것을, 단방향 화살표의 경우 일방에서의 인용이나 이슈를 제기하는 것으로 본다.
<그림 3>에서 나타난 네트워크의 구조적 차원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살펴보기 위해, 화살표의 방향성을 기준으로 ‘상호작용형 의제창출 구조’와 ‘일방형 의제창출 구조’로 구분해보았다. 그 결과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의 경우 2014년 한 해 동안 총 33개 단체와 관련된 이슈나 인용을 통해 구조적 차원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유형은 <표 3>과 같이 나타났다.
[<표 3>]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제창출 구조적 차원의 유형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제창출 구조적 차원의 유형
상호작용형 의제창출 구조에 속하는 유형은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와 이슈나 가치에 있어서 상호 공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될 수 있다. 하지만 세월호가족대책위원회(5회)와 만덕5지구(2회) 등 지속적으로 구조적 차원이 형성된 요소의 경우, 연결망 분석만으로는 의제창출의 과정을 면밀히 파악할 수 없는 문제점이 발견된다.
마찬가지로 일방형 의제창출 구조에 속하는 유형은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가 일방적으로 인용이나 이슈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으로, 이를 반드시 상호 배타적 가치를 지향한다고만 해석할 수는 없는 것이다. 또한 ‘온종합 병원’의 경우에는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가 역으로 인용된 유형으로, 보다 깊이있는 내용분석의 과정이 요구된다.
<그림 2>~<그림 3>과 <표 1>~<표2>는 본 연구의 분석대상 NGO가 구조적으로 어떠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으나, 그것이 어떠한 관계를 형성하는지에 대해서는 면밀한 분석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의제창출 과정에 대한 관계적 차원을 통해 심층적인 내용분석의 과정이 요구된다.
2) 관계적 차원 : “어떻게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나?”
앞서 살펴본 구조적 차원 분석결과에서 나타났듯이, 의제창출의 과정에서 지적 자원이 구조화되는 것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내용분석이 병행돼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에 관계적 차원 분석에서는 부산민언련과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의 의제 창출 과정에서 각 단체 페이스북에 게시된 콘텐츠에서 나타나는 관계형성의 동향을 파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NGO의 의제창출 과정에서 어떻게 긴밀한 관계가 형성되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동조와 참여’, ‘비판과 견제’라는 분석항목으로 내용분석을 실시하였다. 게시물에서 각 NGO가 인용된 기관 및 단체와 이슈를 긍정적으로 공유하는 경우 ‘동조와 참여’로, 부정적으로 공유하는 경우 ‘비판과 견제’로 구분하였다. 그 결과는 <표 4>~<표 5>와 같이 나타났다.
부산민언련 의제창출 관계적 차원의 유형
[<표 5>]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제창출 관계적 차원의 유형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제창출 관계적 차원의 유형
<표 4>는 부산민언련의 의제창출 과정에서 관계적 차원의 유형을 분석한 결과이다. 그 중 KBS부산방송총국이 ‘동조와 참여’, 그리고 ‘비판과 견제’ 모두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온 것은 부산민언련 모니터반이 부산지상파TV 시사프로그램 중 최고작품으로 뽑은 <시선360>을 격려하기 위해 KBS부산방송총국을 찾아갔다는 게시물(2014.7.28/동조와 참여)과 세월호 진실보도 촉구를 요구하는 규탄집회를 KBS부산방송총국 앞에서 진행(2014.5.9/비판과 견제)한 게시물이 모두 포함됐기 때문이다. 또한 서울신문의 경우 ‘동조와 참여’, ‘비판과 견제’에 모두 해당되지 않는 이유는 ‘정수장학회 소송 김지태씨 유족 재산 못 찾는다’(2014.3.1일자 보도) 기사를 단순히 인용하고, 정수장학회 재산환원을 요구하는 내용의 게시물(2014.3.3)이 페이스북을 통해 올려진 것이기에 내용분석만으로는 부산민언련과 서울신문과의 관계적 차원을 도출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표 5>는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의 의제창출 과정에서 관계적 차원의 유형을 분석한 결과이다. 그 중 미디어다음이 ‘동조와 참여’, ‘비판과 견제’ 모두에도 속하지 않은 것으로 나온 이유는, ‘새누리 왕국 부산, 공공자산 1조 재벌에 특혜’라는 미디어다음의 콘텐츠를 링크로 공유(2014.2.1)만 했을 뿐, 여기에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의 견해가 전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겨레 역시 ‘인구 단위 면적 당 치킨집 수’ 분석 기사를 게시물에서 언급(2014.3.18)하면서 현 세태를 평가내린 것이기에, 게시물의 내용만으로는 한겨레와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간 관계적 차원의 유형을 구분하기 어려웠다. 민주당 역시 김광진 의원의 ‘친일매국노 국립묘지 안장금지와 이미 안장된 친일매국노 묘지를 파내는 법안 발의’에 대해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가 동참하고 있는 게시물(2014.5.6)이 올라왔으나, 이는 민주당의 특정 의원과 연대를 하는 것인 만큼 민주당과의 관계적 차원을 형성한 것으로는 분석하기 어려웠다. 또한 온종합 병원의 경우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창립기념일을 축하하는 게시글을 공유(2014.5.28)한 것인 만큼, 이를 의제창출의 과정에서 관계적 차원을 형성한 것이라고 분석하기에는 적절치 않았다. 평소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의 가치나 이념과 달리 국세청이 ‘동조와 참여’의 관계적 차원을 형성한 것은, 연말정산 기부금 영수증 발급 안내에 관한 국세청의 공지를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가 시민들에게 공유하였기 때문이다.
관계적 차원에 대한 분석에서는 분석대상의 페이스북 게시글들을 ‘동조와 참여’, ‘비판과 견제’의 항목으로 분류해 분석했다. 하지만 본 연구는 NGO의 의제를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의제창출의 과정을 분석하는 것인 만큼, 이슈나 견해가 어떻게 공유되고 확산되는지에 대한 분석의 병행도 요구된다. 이는 다음 단계인 인지적 차원에서 다뤄보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 분석틀로 제시한 마지막 단계인 인지적 차원에서 의제창출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한 내러티브와 언어의 공유이다.
페이스북은 댓글과 ‘좋아요’ 버튼이 곧 개별 이용자들의 네트워크로 공유되고 확산되는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기에, 이러한 인지적 차원을 분석하는 데 매우 효율성을 갖는 채널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앞서 분석한 구조적 차원과 관계적 차원의 연장선상에서, 분석대상 NGO의 게시물에 대한 이용자들의 의제 확산 과정을 분석하였다. 메시지 창출의 주된 단체명과 그것을 이슈화하는 제안자를 달리하고, 여기에 댓글과 ‘좋아요’ 현황을 함께 살펴보았다. 댓글은 이슈에 대한 ‘동의’와 ‘반대’로 구분하였다. 그 결과는 <표 6>~<표 7>와 같이 나타났다.
부산민언련 의제창출 인지적 차원
[<표 7>]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제창출 인지적 차원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제창출 인지적 차원
부산민언련은 지역언론 감시와 비평을 주된 활동분야로 하는 만큼, 6.4 지방선거와 세월호 관련 보도, 부산MBC 낙하산 인사 등이 주요 이슈로 제기됐다. 이에 대한 댓글에서는 대부분이 ‘동의’를 표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회원들을 중심으로 한 확산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슈에 대한 제안자 역시 부산민언련이 중심이 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내부적 구성원 중심으로 의제 창출 과정이 형성된 것을 의미한다.
반면 부산민언련이 기획하고 운영하는 <라디오 시민세상>은 다양한 지역 현안 관련 소식(학부모연대 출범, 공소시효 폐지, 지역 기업 노조 활동 등)들이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팟캐스트 등을 활용해 청취하는 방안에 대한 질의응답들도 발견되는 등 SNS를 활용한 의제 확산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또한 부산민언련을 후원하는 각 연대단체들의 소식에는 소액기부를 희망하는 시민들의 댓글도 달려, NGO의 의제창출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확장에 있어서도 SNS가 적극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페이스북 게시물의 확산과정을 살펴본 결과, 단체명으로 직접 올린 게시물보다는 광범위한 페이스북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개별 회원들의 링크된 게시물들이 더 많은 댓글과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언론에 집중하는 부산민언련과 달리 다양한 지역현안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NGO인 만큼,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대한 댓글에서는 동의와 반대가 활발하게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 회원과 비회원들의 참여가 일정하게 분포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 해석된다.
이러한 분석결과, 사회자본으로서의 지적자원 형성을 위한 NGO의 의제창출 마지막 단계인 인지적 차원에서는 내러티브와 언어의 공유에 있어서 SNS가 단순히 공유에 그치지 않고, 확산을 위한 채널로서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디지털 미디어 사회로 진입하면서 활발하게 형성되고 있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에서는 다양성이 공존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다양성이 가치있는 우리사회의 자본으로 형성되기 위해서는 상당히 견고한 지적 자원의 구조화 과정이 요구되며, 그 과정에서 네트워크와 관계맺기, 그리고 가치의 공유가 요구된다.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관점에서, 지적 자원이 사회자본으로 형성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의제창출의 과정이 요구되는지에 대한 분석모델을 사회자본 이론을 중심으로 제시하였다.
이를 토대로 지역NGO의 페이스북을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이 도출됐다.
먼저 지적 자원의 구조화 비용을 절감하고, 구성원들에게 다양한 연결의 네트워크를 제공해야 할 ‘구조적 차원’에서는 SNA 분석도구인 넷마이너를 활용해 NGO의 의제창출 구조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누구와, 어떻게 연결돼 있나?”에 대한 네트워크 구조는 파악할 수 있었으나, 의제창출의 심층적인 동향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음이 드러났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분석대상 NGO의 의제창출 과정을 파악하기 위한 구체적인 분석유목(의제의 주체)이 도출됐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구성원들에게 정서적 유대감을 강화시켜 긴밀한 관계를 형성케 하는 ‘관계적 차원’을 분석하기 위해 분석대상 NGO들이 활용하는 페이스북의 내용분석을 시도했으며, 분석유목별 게시글의 내용을 ‘동조와 참여’, ‘비판과 견제’의 항목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의제창출의 방향성을 파악할 수는 있었으나, 그것이 SNS라는 채널을 통해 어떻게 공유되고 확산되는지에 대한 과정을 살펴볼 필요성이 제기됐다.
본 연구의 궁극적 목표는 고전적인 매스미디어 의제설정이 아니라 디지털 미디어의 상호작용성을 활용한 ‘의제창출’의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 만큼, 내러티브와 언어가 어떻게 공유되고 확산되는가를 살펴보기 위해 ‘인지적 차원’에 서의 분석을 마지막 단계에서 시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분석대상 NGO의 페이스북에 게시된 의제별 이슈(제안자)와 댓글, 그리고 ‘좋아요’ 현황을 살펴봄으로써 SNS를 기반으로 NGO 회원들이 어떻게 공유와 확산의 또 다른 채널로 활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동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은 함의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첫째, 커뮤니케이션 환경과 미디어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의제창출을 위한 지적 자원의 구조화 단계를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21세기 새로운 공론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시민사회 NGO의 SNS를 분석의 대상으로 설정함으로써, 변화하는 의제창출의 과정을 검토해볼 수 있었다.
둘째, 관계의 상호작용성을 강조하는 사회자본이론에 근거해 시민사회 의제 창출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새로운 가치지향점을 제시할 수 있었다. 특히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의 확장성을 분석하는 데 있어서 사회자본 형성의 세 가지 차원(구조적-관계적-인지적 차원)을 연구문제로 제시함으로써 소통과 매개의 새로운 이론적 지향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역NGO를 대상으로 하였기에 연구의 결과가 한정적이라는 점, 보다 깊이 있는 내용분석이 시도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은 연구의 한계점으로 인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