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부모의 수용-거부 양육, 정서표현 갈등, 대인불안 및 주관적 웰빙 간의 관계를 탐색하고, 수용-거부 부모양육과 주관적 웰빙 간의 관계에서 정서표현 갈등이나 대인불안의 매개효과를 검증하는 것이다. 본 연구의 참여자는 362명의 대학생이고, 이들의 평균 연령은 21.48(SD=2.27)세였다. 본 연구에서 부모 수용-거부 질문지(PARQ), 정서표현 갈등 질문지(AEQ), 상호작용 불안척도(IAS), PANAS, 삶의 만족 척도(SWLS)와 같은 심리검사를 사용하였다. 분석결과, 대학생이 지각한 부모의 수용적 양육은 대학생의 정서표현 갈등이나 대인불안과는 부적 상관이, 주관적 웰빙과는 정적 상관이 있었다. 반대로 부모의 거부적 양육은 대학생의 정서표현 갈등이나 대인불안과는 정적 상관이, 주관적 웰빙과는 부적 상관이 있었다. 대학생의 정서표현 갈등이나 대인불안은 주관적 웰빙과 부적 상관을 보였다. 단계적 회귀분석에서 대학생의 주관적 웰빙은 어머니의 수용적 양육이 가장 잘 설명하였으며, 자기방어적 정서표현 갈등, 대인불안 그리고 아버지의 거부적 양육이 추가적인 설명력이 있었다. 위계적 회귀분석에서는 대학생의 정서표현 갈등이나 대인불안이 부모의 수용-거부 양육과 주관적 웰빙 간의 관계를 부분적으로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수용-거부 양육, 정서표현 갈등 및 대인불안의 부정적 효과에 관해서는 선행연구들을 바탕으로 논의하고 추후연구의 방향과 임상적 함의를 제언하였다.
This study aimed to investigate the relationships between parental acceptance and rejection, ambivalence over emotional expressiveness, interpersonal anxiety, and the subjective well-being of college students, and to examine the mediating effects of ambivalence over emotional expressiveness or interpersonal anxiety between parental acceptance-rejection and subjective well-being. The participants were 362 male and female college students, whose average age was 21.48 (SD=2.27). The psychological tests used in this research included the following: Parental Acceptance-Rejection Questionnaire (PARQ), Ambivalence over Emotional Expressiveness Questionnaire (AEQ), Interaction Anxiousness Scale (IAS), Positive Affect and Negative Affect Schedule (PANAS), and Satisfaction with Life Scale (SWLS). The results indicated that the perceived parental acceptance of college students was negatively correlated with ambivalence over emotional expressiveness and interpersonal anxiety, but positively correlated with subjective well-being. Inversely, parental rejection was positively correlated with ambivalence over emotional expressiveness and interpersonal anxiety, but negatively correlated with subjective well-being. Ambivalence over emotional expressiveness and interpersonal anxiety were negatively correlated with the subjective well-being of college students. Stepwise regression analysis showed that maternal acceptance accounted for the most variance in the subjective well-being of college students, and additional accountabilities of ambivalence over emotional expressiveness for self-protection, interpersonal anxiety and paternal rejection were significant. Hierarchical regression analysis revealed that accountabilities of ambivalence over emotional expressiveness for self-protection as well as interpersonal anxiety partially mediated parental acceptance-rejection and subjective well-being. The negative effects of parental acceptance and rejection, ambivalence over emotional expressiveness, and interpersonal anxiety were compared with previous studies and the direction for further studies as well as the clinical meaning of this study was suggested.
본 연구는 수도권에 위치한 4개 대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362명(남성 145명, 여성 217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하였다. 참여자들의 연령은 만 18세에서 27세(
참여자들 중에 124명(34.3%)이 자신의 종교를 기독교(개신교)라고 응답하였으며, 28명(7.7%)이 천주교, 22명(6.1%)이 불교, 6명(1.7%)이 기타 종교를 믿고 있다고 보고하였으며, 182명(50.3%)의 학생이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보고하였다. 우리나라의 전체 가정의 경제수준과 비교할 때 자신의 가정의 경제수준이 상류라고 생각하는 학생은 10명(2.8%), 중상류는 46명(12.7%), 중류는 218명(60.2%), 중하류는 75명(20.7%)이었고, 하류라고 보고한 경우는 13명(3.6%)이다.
부모와의 동거를 묻는 질문에는 부모 모두와 함께 살고 있다고 응답한 학생이 319명(88.1%), 아버지만 함께 산다고 응답한 경우가 9명(2.5%), 어머니만 함께 산다는 응답은 23명(6.4%), 조부모 혹은 기타 친척과 산다는 응답한 학생은 11명(3.0%)이었다. 부모와 함께 살고 있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사망이 5명(1.4%), 부모님의 직장 때문이라는 응답은 13명(3.6%), 그리고 부모님의 별거 혹은 이혼이 22명(6.1%)이었다.
수용-거부 부모양육. 참여자인 대학생이 지각한 부모의수용적양육과거부적양육을측정하기위해 Rohner(1981)가개발한부모수용-거부양육질문지(Parental Acceptance-Rejection Questionnaire: PARQ)를 권순명(1993)이 수정하고 보완한 것을 사용하였다. 이 질문지는 총 3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애정과 이해 및 존중을 보이는 수용적 양육을 측정하는 15문항과 무시, 학대 및 무관심을 보이는 거부적 양육을 측정하는 15문항이 포함된다. 각 문항은‘전혀아니다(1점)’에서‘거의항상그렇다(4점)’까지 4점으로 평정하도록 되어있다. 거부적 양육의 두 문항은 역환산하도록 되어 있으며, 본 연구에서 내적일치도(Cronbach's α)는아버지의 수용적 양육이 .93, 거부적 양육은 .83, 어머니의 수용적 양육은 .92, 거부적 양육이 .79로 나타났다.
정서표현 갈등. 참여자의 정서표현 갈등은 King과 Emmons(1990)가 개발한 정서표현 갈등 질문지(Ambivalence over Emotional Expressiveness Questionnaire: AEQ)를 최해연과 민경환(2007)이 한국 문화에 맞게 타당화한 한국판 질문지(AEQ-K)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이 질문지는 정서표현 불능과 정서표현결과에 대한 두려움을 반영하는 자기방어적 갈등과 인상관리나 대인관계 보호를 위해 표현행동을 통제하는 관계관여적 갈등의 두 가지 하위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21문항을 5점(‘전혀 아니다' ∼ ‘매우 그렇다')으로 평정하도록 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 전체 문항의 내적일치도(Cronbach's α)는 .90이었고, 자기방어적 갈등은 .88이었고 관계관여적 갈등은 .79였다.
대인불안. 대학생의 대인불안은 Leary(1983)의 상호작용 불안척도(Interaction Anxiousness Scale; IAS)를 김남재(1995)가 번안하여 한국화한 척도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이 척도는 총 15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완벽하게 그렇다(5점)’까지 5점으로 평정하도록 되어 있다. 4개의 문항은 역환산하도록 되어 있으며, 점수가 높은수록 대인관계에서 불안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총 15문항의 내적 일치도(Cronbach's α)는 .89였다.
부정/긍정 정서. 주관적 웰빙의 정서적 요인인 부정정서와 긍정정서는 Waton, Clark와 Tellegen(1988)이 개발한 PANAS(Positive Affect and Negative Affect Schedule)를 김정호(2007b)가 번안한 것으로 측정하였다. 본 척도는 부정정서와 긍정정서를 각각 10문항씩으로 측정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많이 그렇다(5점)’까지 5점으로 평정하도록 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 내적 일치도(Cronbach's α)는 부정정서가 .85, 긍정정서가 .80이었다.
삶의 만족. 주관적 웰빙의 인지적 요인인 삶의 만족은 Diener, Emmons, Larsen과 Griffin(1985)이 개발한 삶의 만족 척도(Satisfaction with Life Scale: SWLS)를 조명한과 차경호(1998)가 번역한 척도를 김정호(2007a)가 수정하고 보완한 것을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본 척도는 5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고, ‘매우 반대한다(1점)’에서 ‘매우 찬성한다(7점)’까지 7점으로 평정하도록 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 내적 일치도(Cronbach's α)는 .83이었다.
이 연구를 수행하기에 앞서 생명윤리위원회(IRB)의 심의를 거쳤으며, 인간을 대상으로 하나 민감하지 않은 부분을 설문으로 조사하기 때문에 정식 심의에 대한 면제로 심의 결과를 받았다. 참여자들로부터 설문을 하기 전에 연구의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였고 참여하는 것에 동의를 구하였으며, 개인정보의 누출이 없을 것이며 연구 참여하는 것을 언제든지 포기할 수 있다고 알렸다. 통계분석은 IBM SPSS사의 PASW Statistics 20에 의해 실행되었다. 주요 통계분석 방법은 Pearson 적률상관분석, 단계적 회귀분석 및 위계적 회귀분석이었다. 매개효과는 Sobel 검증으로도 분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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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수용-거부양육과 대학생의 정서표현 갈등, 대인불안 및 주관적 웰빙 간의 관계
부모의 수용적 양육이나 거부적 양육과 대학생의 정서표현 갈등, 대인불안 및 주관적 웰빙과 상관이 있는지를 분석하여 결과를 표 1에 제시하였다. 부모의 양육태도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표 1.] 부모의 수용-거부양육과 정서표현 갈등, 대인불안 및 주관적 웰빙의 간의 상관행렬(N=362)
부모의 수용-거부양육과 정서표현 갈등, 대인불안 및 주관적 웰빙의 간의 상관행렬(N=362)
먼저 부모의 수용적 양육이나 거부적 양육과 정서표현 갈등 간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부모의 수용적 양육은 자녀인 대학생의 정서표현 갈등과 부적 상관을 보였다. 이런 관계는 아버지(
한편 부모의 수용적 양육이나 거부적 양육은 대인불안과도 유의한 관계가 있었다. 아버지(
또한 아버지(
정서표현 갈등은 대인불안과 정적 상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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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의 주관적 웰빙에 대한 부모의 수용-거부 양육, 정서표현 갈등 및 대인불안의 설명력
부모의 수용적 양육과 거부적 양육, 정서표현 갈등의 하위 요인과 대인불안 중 어떤 변인이 대학생의 주관적 웰빙을 유의하게 설명하는 예언변인이고 그 설명력은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기 위하여 주관적 웰빙을 준거변인으로 하고 부모의 수용적 양육과 거부적 양육, 정서표현 갈등의 하위 요인과 대인불안을 함께 예언변인으로 투입한 단계적 회귀분석을 하였다(표 2).
[표 2.] 대학생의 주관적 웰빙에 부모 수용-거부양육과 정서표현 갈등 및 대인불안의 단계적 회귀분석 결과
대학생의 주관적 웰빙에 부모 수용-거부양육과 정서표현 갈등 및 대인불안의 단계적 회귀분석 결과
분석결과, 주관적 웰빙에 대해서는 어머니의 수용적 양육이 가장 강력한 예언변인이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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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수용-거부 양육과 대학생 주관적 웰빙의 관계에서의 정서표현 갈등의 매개효과
연구자들은 부모의 수용-거부 양육과 대학생의 주관적 웰빙 간의 관계에서 정서표현 갈등이 매개효과를 내는지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상관분석에서 정서표현 갈등 중 자기방어적 갈등이 부모의 수용-거부 양육이나 대학생의 주관적 웰빙과 유의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본 연구에서는 부모의 수용-거부 양육과 대학생의 주관적 웰빙 간의 관계에서 자기방어적 갈등이 매개효과를 내는지를 검증하였다. 참고로 부모의 수용-거부 양육은 부모의 수용적 양육에서 거부적 양육을 뺀 값이다. 부모의 수용-거부 양육(A)과 주관적 웰빙(C)의 관계가 유의하고, 자기방어적 갈등(B1)과 주관적 웰빙(C)의 관계도 유의하였다. 그리고 A와 B1의 상관도 유의하였기 때문에 매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큰 것을 알 수 있었다(Baron & Kenny, 1986). 매개효과는 위계적 분석으로 검증하였다(표 3).
[표 3.] 부모 수용-거부양육과 대학생의 주관적 웰빙에 대한 자기방어적 갈등의 매개효과 검증 결과
부모 수용-거부양육과 대학생의 주관적 웰빙에 대한 자기방어적 갈등의 매개효과 검증 결과
분석결과, 자기방어적 갈등이 부모의 수용-거부 양육을 매개하여 대학생의 주관적 웰빙을 유의하게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수용-거부 양육(A ⟶ C)의 설명량보다 A, B1 ⟶ C에서 A의 추가 설명량이 9.6% 줄었고 자기방어적 갈등(B1)의 추가 설명력도 유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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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수용-거부 양육과 대학생 주관적 웰빙의 관계에서의 대인불안의 매개효과
부모의 수용-거부 양육과 대학생의 주관적 웰빙 간의 관계에서 대인불안의 역할도 검증하고자 하였다. 상관분석에서 부모의 수용-거부 양육(A)과 주관적 웰빙(C)의 관계가 유의하고, 대인불안(B2)과 주관적 웰빙(C)의 관계도 유의하였고, A와 B2의 상관도 유의하였기 때문에 매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중재효과가 아닌 매개효과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부모의 수용-거부 양육과 자녀인 대학생의 주관적 웰빙 간의 관계에서 대인불안이 매개변인으로 작용하는지를 검증한 결과는 표 4에 제시하였다. 분석결과, 대인불안이 부모의 수용-거부 양육을 매개하여 대학생의 주관적 웰빙을 유의하게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수용-거부 양육(A ⟶ C)의 설명량보다 A, B2 ⟶ C에서 A의 추가 설명량이 7.3% 줄었고 대인불안(B2)의 추가 설명력도 유의하였다,
[표 4.] 부모 수용-거부양육과 대학생의 주관적 웰빙에 대한 대인불안의 매개효과 검증 결과
부모 수용-거부양육과 대학생의 주관적 웰빙에 대한 대인불안의 매개효과 검증 결과
본 연구에서는 대학생이 지각한 부모의 수용적 양육과 거부적 양육, 정서표현 갈등, 대인불안 및 주관적 웰빙이 어떻게 관계하는지를 탐색하였고, 부모 수용-거부양육과 주관적 웰빙 간의 관계에 서 정서표현 갈등이나 대인불안이 매개 역할을 하는지 분석하였으며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다.
본 연구자들이 가정한 것처럼 부모양육은 대학생의 주관적 웰빙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부모가 수용적으로 자신을 양육했다고 지각하는 대학생일수록 주관적 웰빙 수준이 높았고, 부모가 거부적으로 양육했다고 지각하는 대학생일수록 주관적 웰빙 수준이 낮았다. 이는 부모가 자녀에게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수용적으로 양육을 하면 자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Pierce et al., 1996), 반대로 자녀에게 무시와 무관심을 보이며 거부적으로 양육할 경우 자녀가 성장하여 정신적 문제나 적응의 문제를 가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 선행연구(Straus et al., 1980; Zanarini & Frankenburg, 1997)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본 연구가 상관연구로 인과관계를 결론내릴 수 없다. 아무리 부모의 양육이 현재 경험하고 있는 정서표현 갈등이나 대인불안은 물론 주관적 웰빙 상태보다 시간상 선행되는 것이지만 본 연구에서 측정한 부모양육은 성장 후 대학생이 지각한 부모의 양육태도이기 때문에 다른 변인들과의 관계를 일방향적으로 해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본 연구의 결과가 의미있고 선행연구와 차별화될 수 있는 것은 부모의 수용적 양육이나 거부적 양육이 정신건강의 차원뿐만이 아니라 긍정심리 차원에서 주목할 만한 변인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하지만 부모의 수용적 양육이나 거부적 양육은 주관적 웰빙의 인지적 차원인 삶의 만족과 관계가 있었고, 정서적 차원 중에 부정정서와 관계가 있었지만 긍정정서와는 유의한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서 부모의 수용적 혹은 거부적 양육이 긍정심리 차원으로 중요한 변인이라고 논의하였지만, 부모의 수용적 양육이 완화시키고 거부적 양육이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부정정서를 활성화하여 주관적 웰빙에 기여하기는 해도 자녀의 성장 후 긍정정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는 듯하다. 한편 수용적 양육과 주관적 웰빙이 공유하는 변량이 거부적 양육이 공유하는 변량보다 많았기 때문에 부모의 수용이 거부보다 주관적 웰빙에 더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주관적 웰빙이 긍정심리적 변인이기 때문일 수 있는데, 부적응이나 정신적 문제는 부모의 수용적 양육보다 거부적 양육과 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을 수 있으니 추후 연구에서는 이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정서표현 갈등도 주관적 웰빙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대학생이 정서표현 갈등을 적게 경험할수록 삶에 만족감이 강하고 부정정서를 덜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대학생에 비해 한국 대학생의 경우 정서표현 갈등과 웰빙 간의 관계가 약하다는 보고가 있었는데(Suh, 1994), 본 연구에서는 한국 대학생의 정서표현 갈등도 웰빙과의 관계가 학문적으로는 물론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서표현 갈등이 대학생의 주관적 웰빙 변량의 많은 부분을 설명하고, 특히 자기방어적 정서표현 갈등은 주관적 웰빙을 그 보다 더 많이 설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주의 문화가 아닌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정서표현 갈등이 개인의 웰빙과 큰 상관이 없을 수도 있으며(이승미, 오경자, 2006), 자신의 욕구는 억제하고 자기의 감정을 절제하는 문화권에서는 정서표현을 하는 것이 적응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최상진, 김태연, 2001). 하지만 현대사회를 사는 한국 대학생들의 정서표현 갈등에는 부적응적인 차원이 꽤 있는 것 같다. 정서표현의 억제가 심리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하였는데(Josephs, Williams, Irwing, & Cammock, 1994), 본 연구의 대상자들의 정서표현 갈등이 긍정정서와는 상관이 없었지만 부정정서와는 상관이 있었던 것도 그런 추론을 가능하게 한다. 일회성 연구로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추후 연구들에서 이 관계를 다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최해연과 민경환(2007)의 연구에서는 정서표현 갈등이 두 가지의 하위요인으로 수렴되었는데, 자기방어적 정서표현 갈등은 자신이 정서를 표현했을 때 다른 사람으로부터 거부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의미하며, 관계관여적 정서표현 갈등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고려하거나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려는 노력을 의미한다. 따라서 앞선 설명에 근거하면 한국문화에서 관계 관여적 정서표현 갈등은 부적응적이지 않을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관계관여적 정서표현 갈등도 상관분석에서 주관적 웰빙과 상관이 있었으나 단계적 회귀분석에서 자기방어적 정서표현 갈등 등과 같은 다른 변인들과 공유하는 부분이 제거되면 주관적 웰빙과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해연과 민경환(2007)의 연구에서도 자기방어적 갈등은 관계관여적 갈등에 비해 회피적이고 역기능적이며 심리적 부적응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서표현 갈등의 하위요인에 따라 개인의 주관적 웰빙과의 관계가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대인불안 수준이 높을수록 주관적 웰빙을 덜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은 새로운 결과는 아니다.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웰빙 수준이 낮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속적으로 불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으면 긍정정서와 행복감을 경험하기 힘들 뿐 아니라 그런 상태의 삶에 만족하기 힘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인불안은 진단명으로는 DSM-Ⅳ의 사회공포증(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1994)이나 DSM-5의 사회불안장애(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의 증상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본 연구의 결과는 불안 중에 대인불안이 주관적 웰빙 수준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지적(하창순, 박주하, 2012)을 지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학생의 웰빙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대인불안을 중재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 연구에서 대학생의 대인불안이 부모의 양육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있다. 부모가 자녀를 수용적으로 양육하거나 거부적으로 양육하지 않으면 성장하여 대인불안을 덜 경험할 수 있다고 나타난 것은 어린 성장기부터 대인관계에서 경험하는 불안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이미 부모로부터 부정적으로 양육을 받아 주관적 웰빙 수준이 낮아졌다면, 대인관계에서 느끼는 불안을 중재하여 부모양육의 부정적 영향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 대인불안이 부모의 수용-거부 양육과 주관적 웰빙 간의 관계를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 그런 가정을 지지한다. 부모로부터 덜 수용적이고 더 거부적으로 양육을 받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사회성 증진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실시하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정서표현 갈등 그 중에서도 자기방어적 정서표현 갈등이 부모의 수용-거부 양육과 주관적 웰빙 간의 관계를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모가 수용적으로 양육하지 않고 거부하며 양육하면 자녀가 성장하여 자기를 방어하기 위해 정서표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갈등을 하여 주관적 웰빙 수준이 낮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자녀에 대한 부모의 거부적 양육의 부정적 영향을 줄이려면 자녀가 정서표현을 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중재해야 한다. 실제로 정서표현의 유능성이 다른 사람들과의 긍정적 관계를 잘 형성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DePaulo, 1992). 앞서 부모로부터 수용적이지 않고 거부적으로 양육된 대학생의 사회성 증진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지적하였는데, 그런 프로그램의 내용에 정서표현 능력을 계발하는 것이 포함되어야 함을이 연구의 결과가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는 부모의 수용-거부양육의 중요성, 특히 어머니의 수용적 양육의 중요성이 확인되었고, 정서표현 갈등과 대인불안이 주관적 웰빙에 대한 그것의 영향을 매개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어린 자녀를 둔 어머니에 대한 효과적인 부모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부모로부터 거부적 양육을 받으며 성장한 대학생에게 내면의 정서적 표현에 대한 갈등이나 대인불안을 중재하여 주관적 웰빙을 증진할 수 있으리라 본다. 그러나 인과의 방향 외에도 본 연구의 결과를 해석하는데 있어서 다음과 같은 추가적인 한계점이 있다. 먼저 앞서 서양의 대학생들과 한국 대학생의 정서표현 갈등의 영향력에 대한 차이를 논의하였는데, 본 연구의 대상자가 한국 대학생 모집단을 대표하지 않기 때문에 비교문화적인 차이를 결론내릴 수 없다. 또한 본 연구의 목적상 부모양육과 주관적 웰빙 간의 관계에서 정서표현 갈등과 대인불안의 매개하는 관계를 각각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따라서 부모의 수용-거부양육과 주관적 웰빙 간의 관계를 정서표현 갈등과 대인불안이 상호작용하며 관계하는 방식은 단계적 회귀분석 결과 정도로 이해하고 추후연구에서 확인하기를 바란다. 또한 추후연구에서는 본 연구에서 검증한 관계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 는지를 분석하여 해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