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근거이론방법을 적용하여 장애유아 통합교육을 실행주체로서 경험한 유아교사들이 발달해가는 과정을 설명하는 이론적 모델을 구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연구 참여자는 장애유아 통합교육을 1년 이상 경험한 유아교사 중 통합교육에 적극적인 교사로 동료들의 지명을 받은 16명의 교사들이었다. 연구결과, 115개의 개념, 36개의 하위범주, 15개의 범주가 도출되었고 이를 패러다임 모형으로 분석한 결과, 인과적 조건은 ‘통합학급의 담임교사가 됨’, 맥락적 조건으로는 ‘통합교육에 대한 준비정도’, ‘학급의 일반 업무만으로도 힘듦’이 도출되었다. 중심현상은 ‘장애유아와 일반유아가 모두 우리반 아이라는 담임으로서의 책임감’, 중재적 조건은 ‘개인의 긍정적 특성과 경험’, ‘지원체계 요인의 긍정적 특성’으로 나타났다. 작용/상호작용 전략은 ‘내 방식대로 해 보기’, ‘주변 자원에 지원 요청하기’, ‘반성적 성찰하기’, ‘통합교육 역량 강화하기’, ‘융통성 발휘하기’였고 결과로는 ‘인간적인 면의 성숙’, ‘통합교육 역량 강화’, ‘일반직무 역량 강화’, ‘남겨진 과제에 대한 아쉬움’이 도출되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통합교육 경험을 통해 ‘의욕 과잉기’, ‘토대 구축기’, ‘관점 전환기’, ‘역량 향상기’, ‘안정적 실행기’의 5단계로 발달해 나갔으며 핵심범주는 ‘끌어안음’이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 교육적 시사점에 대해 논하였다.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construct a theoretical model explaining the developmental process of agency in preschool teachers who are experienced in inclusive education for disabled preschoolers according to the grounded theory approach. The study participants were 16 teachers who had one or more years of experience in inclusive education for disabled preschoolers. All had been recommended for participation in the research by peer nomination. The teachers selected were those who were considered more active than their colleagues. The data analysis revealed 155 concepts, 36 subcategories, and 15 categories. The causal condition in the teachers’ developmental process was ‘becoming a homeroom teacher of an inclusive class.’ The contextual conditions were ‘the degree of preparation for inclusive education’ and ‘class work was tough enough.’ The phenomenon was ‘a sense of responsibility for all children in the classroom as the homeroom teacher’ and the intervening conditions were ‘positive personal characteristics and experience’ and ‘positive characteristics of support systems.’ The teachers’ action/interaction strategies were doing things one’s own way, asking for support, doing reflective introspection, trying to improve the inclusive education competence, and displaying flexibility. The outcomes were ‘humanity maturity’, ‘improvement in general job competence’, and ‘improvement in inclusive education competence.’ The teachers developed in five stages: the overly enthusiastic stage, foundation‐building stage, perspective‐shifting stage, competence improvement stage, and stable acting‐out stage. The core category was 'embracement' and their implications are discussed.
세계화, 국제화의 시대인 21세기는 우리로 하여금 사회 전반에 존재하는 다양성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요구하고 있고 유아교육현장에서도 한부모가정 유아, 다문화가정 유아, 장애유아 및 영재아 등 다양한 특성을 가진 구성원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08년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의 시행은 특수교육대상자를 가능하면 통합된 교육환경에 배치하고 학교장이 통합교육계획을 수립, 시행하도록 규정(교육과학기술부, 2008)함으로써 통합교육의 성공적인 실행을 위한 기반이 조성되었다. 또한 최근 5년간 일반학교에 배치되어 통합교육을 받고 있는 특수교육대상자의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유치원과 어린이 집에서 통합교육을 받고 있는 장애유아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교육부, 2013; 보건복지부, 2013; 이정림 외, 2013a).
통합교육의 성공적인 실행은 교사의 통합교육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태도, 기관 차원에서의 지원, 부모 및 전문가와의 인식공유 및 협력, 구체적인 통합교육 프로그램 운영, 정책 및 예산을 통한 제도적 지원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이소현, 최윤희, 오세림, 2007; 총신대학교 부속유치원, 2011; 한국통합교육학회, 2010). 최근에는 특히, 성공적 통합교육을 위한 핵심적 요인으로서 교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박재국, 강대옥, 김영미, 2011; 허계형, 2008). 우리나라의 경우, 유아교사가 대부분 통합교육을 실행하고 있고 통합교육의 책임이 거의 전적으로 유아교사에게 맡겨져 있는 상황이므로(김현정, 홍혜경, 2007) 통합교육에서 유아교사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양진희, 2008; 허계형, 2008). 하지만 선행연구 결과들에 의하면, 유아교사들은 통합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에서는 긍정적이나(서현아, 송은희, 2002; 조윤경, 이소현, 2003) 자신이 통합교육을 실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심리적 부담을 느끼며 낮은 효능감을 보이고 있다(원종례, 엄수정, 2007; 허계형, 2008; Putman, 1993).
한편 통합교육 실행을 위한 이상과 같은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유아교사들이 통합교육 실행에서 적극적인 존재임이 몇몇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인간은 큰 의미에서 볼 때 실행주체(agent)인데(노혜진, 2011), 실행주체는 환경을 이해하고 자율적으로 변화를 시도하며 선택하는 능력을 가진 행위자를 의미한다. 이러한 흐름은 아동을 주변 맥락과의 관계에서 적극적인 사회적 행위자(social actor)로 이해하거나(James, Jenks, & Prout, 1998), 부모- 자녀 관계를 부모가 자녀에게 일방적으로 영향을 주는 일방향적 인과관계모델이 아닌 부모와 자녀가 상호작용을 하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상호 변화해가는 양방향적 인과관계모델로 봐야 한다는 주장(Kuczynski, 2003)에서 나타난다. 또한 교사교육 분야에서도 교사는 소극적인 존재가 아니라 의사결정자, 교육과정 개발자, 실천적 운동가, 학교의 리더로서 교사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있다(Cochran-Smith & Lytle, 1999, 양은주, 2005, 재인용). 유아교사는 개별유아의 발달수준과 요구를 고려하고 놀이 속에서 다양한 유아들의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유아교육과정 운영 능력을 갖추고 있고 학업적 성취를 강조하는 초‧중등교사들에 비해 유아발달에 대한 집중적인 훈련을 받으므로 장애유아 지도에 유리할 수 있다(남지아, 2009; 백경순, 2007; 이소현, 2011; Huang & Diamond, 2009). 실행주체의 행위인 agency는 한 개인이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에서 영향을 미치는 자발적이고도 의도적인 행동(Sternberg & Powell, 1983)로서, agency를 통해 개인은 다른 사람의 관점을 더 잘 이해하고 되고 다양한 방법으로 묘사할 수 있게 되며(Newson & Newson, 1976) 보다 더 좋은 성취를 이룰 수 있다(Dweck & Legatt, 1988). Agency의 구성요소에는 자율성, 구성(construction), 행동이 포함되는데(Sternberg & Powell, 1983), 통합교사와 유아, 유아교육기관, 부모, 지역사회, 국가 등의 체계 구성원들은 서로가 자율적으로 상대에게 영향을 미치기 위해 상호교류의 경험에 터하여 통합교육을 실행해나가는 agent가 될 수 있다. 즉, 통합학급교사 또한 자신이 처한 맥락에서 장애유아와 가족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원을 소개하고 학습기회를 만들어 주며 다른 유아와의 관계 형성을 돕고(Kostelnik, Onaga, Rohde, & Whiren, 2007) 주변 지원체계들과 협력하기 위한 방안을 나름대로 선택해서 접근하고 통제를 발휘하는 실행 주체일 것이다.
이와 더불어 유아교사들이 통합교육 경험을 통해서 발달해 나간다는 결과들도 제시되고 있다. 교사가 통합교실(inclusive classroom)을 만들어가려는 노력은 총 교육 경력 중 가장 가치있는 경험 중의 하나였고 통합교육은 교사에게 협력, 지속적인 적응, 계속적인 학습의지를 요구하므로 통합교육은 교사들이 성장(Dickson, 2000)할 수 있는 긍정적인 경험이었다. 국내 연구결과에서도 유아교사들은 장애유아 통합교육을 하면서 전문성 향상을 위한 자구노력을 하였고 장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형성하였으며 장애유아 지도능력이 향상(김태영, 엄정애, 2010; 서영숙, 천혜정, 2001; Nilhom & Alm, 2010)되어 이후 통합학급 담임을 자원하기도 한다는 결과(황희숙 외, 2009)가 제시되었다. 다시 말해 유아교사들의 긍정적인 통합교육 경험은 유아교사들이 통합교육 교사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한 인간으로서 성장과 발달을 경험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허정무, 2011).
최근의 인간발달 패러다임의 변화(장휘숙, 2001)와 교사발달이론(서동미, 전우경, 엄은나, 2008; 조부경, 백은주, 2003; Hargreves & Fullan, 1992)에 비추어 볼 때, 통합학급교사의 발달 또한 교사의 개인적 특성과 교사가 처해있는 다양한 맥락적 요인들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해서 살펴보아야 함을 시사받을 수 있다(허정무, 2011). 하지만 선행연구에서 다룬 통합학급교사의 발달은 교사들의 장애를 보는 관점의 변화와 학급 내에서 유아와 부모와의 관계 증진, 기관 내 동료교사와의 의사소통능력 향상과 같은 제한된 영역을 중심으로 다루었다. 뿐만 아니라 주변의 지원체계 구성원과의 협력을 통한 통합학급교사의 발달에 관한 선행 연구들(Laluvein, 2010; Leatherman, 2007; Purecell, Horn, & Palmer, 2007; Summy, 1983)은 대부분 외국에서 실시되었고 국내 선행연구들(강희연, 2011; 정계숙 외, 2009)은 통합교육에 우호적이고 전문성을 갖춘 원장이 존재하는 기관 또는 지역사회와의 협력체계를 갖춘 소수의 기관을 대상으로 한 연구였다. 이처럼 선행연구들은 통합학급교사들이 통합교육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주변 체계와 협력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단편적인 모습들을 보여주거나 지원체계를 갖춘 일부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되어 공‧사립 유치원 및 어린이집 등의 다양한 유아교육기관에서의 통합교육을 통해 교사가 어떻게 발달해 나가는지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는 제공하지 못하였다. 교사가 통합학급 운영 과정에서 겪은 긍정적인 경험은 이후의 성공적인 통합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다(Leatherman, 2007)는 점에서, 실행주체(agent)로서 통합교육을 긍정적으로 경험한 유아교사가 학급, 기관, 사회 차원에 걸친 주변 체계와의 역동적인 상호교류를 통해 장애유아 및 가족을 지원해 나가면서 발달해 나가는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근거이론방법(grounded theory method)은 현상에 대한 기술이나 핵심적인 사회‧심리적 과정과 궤도 내에서의 상호작용을 밝혀줄 수 있는 방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실행 주체(agent)로서 장애유아 통합교육을 경험한 유아교사가 발달해 가는 과정을 종합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 모형을 구축하고자 Strauss와 Corbin(1990)의 근거이론 방법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유아교사들의 통합교육 경험에 영향을 주었던 다양한 요인들을 구체적으로 밝혀주어 유아교사들로 하여금 통합교육에 대한 효능감을 높여 주고 통합교육 실행의 적극적인 주체가 되도록 돕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유아교육기관, 지역사회 및 국가 차원에서 통합학급교사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데 의의가 있을 것이다. 이상의 목적에 근거하여 본 연구에서 설정한 연구문제는 ‘실행주체(agent)로서 장애유아 통합교육을 경험한 유아교사의 발달과정은 어떠한가?’이다.
올해로 현장 경력 20년째인 연구자는 평소 다양한 유형의 통합학급 및 특수학급 담임을 통해 장애유아와의 만남을 수차례 경험하면서 선행연구 결과들(신승미, 조광순, 2004; 원종례, 엄수정, 2007)과 같이 유아교사들이 통합교육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무능함만 느끼는 존재인지에 대한 의문을 가졌다. 연구자는 다양한 장애유아를 담임하면서 교사가 인내심과 사랑, 열정을 가지고 장애유아를 지도하면 장애유아들에게도 통합교육의 효과가 서서히 그러나 분명하게 나타난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유아특수 전공 대학원 과정 청강, 연수 수강과 현장체험학습, 부모교육 관련 특색있는 학급운영 등과 같은 장애유아 지도에 대한 연구자의 열정이 부모에게 전달되어 부모들이 담임 교사를 신뢰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하게 되어 연구자는 통합교육에 보람을 느꼈고 더욱 적극적으로 장애유아를 지도하였던 것 같다. 이와 같은 경험을 통해서 유아교사가 장애유아도 일반유아와 같은 ‘우리가 담당하는 유아 중의 하나일뿐’이라는 시각에서 교사가 장애유아와 인간적인 친밀감을 형성하고 장애유아의 흥미와 발달수준을 고려한 다양한 유아교육과정을 제공한다면, 유아교사들도 유능한 통합학급교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 본 연구자는 유아 교육의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가 유아들이 자신만 아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다양한 또래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회적 태도를 함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장애유아 통합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천한 교사들의 경험은 유아들의 조화로운 발달 뿐만 아니라 유아교육 현장에서 통합교육에 어려움을 느끼는 교사들에게 다양한 지원방안을 모색하게 하여 통합교육의 질적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였다. 한편, 본 연구자가 근무했던 유치원에서는 외부의 체계적인 지원보다는 거의 전적으로 개인의 노력에 의해서 통합교육이 실시되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경험하였지만 이와 달리 기관 및 지역사회 차원에서의 다각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몇몇 어린이집을 알게 되면서 본 연구 참여자를 유치원과 어린이집 근무 교사로 선정하는 것이 유의미하다고 생각하였다. 또한 본 연구자가 박사과정 중에 관련 교과목 수강, 학회참석, 워크샵 등을 통해 장애유아통합교사들의 경험을 심도 깊게 이해할 수 있는 분석의 틀로 근거이론방법(Strauss & Corbin, 1990)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상과 같은 연구자가 평소에 가졌던 의문과 신념을 기초로 근거이론방법에 의거하여 수집된 자료를 지속적으로 분석함과 아울러 새로운 시각으로 보려고 노력하였다.
근거이론 방법에서 연구 참여자 선정은 이론적으로 적합한 대상자를 인위적으로 표집하는 것이다(Glaser & Strauss, 2011; Strauss & Corbin, 2001). 참여자는 동질적인 표본으로 구성하되 참여자들이 여러 현장으로 흩어져 있을 경우 주요한 맥락적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고(Creswell, 2011). 좋은 정보제공자는 적어도 1년 동안 연구와 관련된 현장에서 직접 체험을 한 사람으로서 그들만의 언어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Spradley, 2003). 본 연구의 참여자는 장애유아 통합교육을 1년 이상 경험한 공․사립 유치원 또는 어린이집 교사 중 통합교육을 적극적으로 실행한 교사를 동료 지명법(peer nomination)으로 추천을 받아 선정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A시와 인근 B시의 유아교사 16명으로 모두 여자였고 연령은 20대에서 40대였고 총 경력은 2년에서 21년이었으며 통합교육경력은 1년에서 10년에 이르렀다. 참여자들은 가족이나 친척 중 장애인이 있거나 통합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하는 통합교육에 우호적인 대학 교육과정, 자원봉사 경험, 유아특수교육전공 대학원, 특수학급 경험 등을 통해 장애인을 비교적 가까이에서 경험하였고 대체로 긍정적인 사회, 정서적 특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장애유아 통합교육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참여자들이 근무한 기관은 특수학급이 별도로 있는 공립유치원 4곳, 특수학급이 없는 공립유치원 5곳, 사립유치원 3곳, 어린이집 4곳으로 부담임, 특수교육보조원, 원장, 원감, 동료교사, 유아특수교사, 초등학교 특수교사, 특수교육지원센터의 파견 특수교사, 순회교사, 복지관 내 장애아통합복지지원센터의 자문교사 중 한 가지 이상의 지원체계와 밀접히 연계되어 있었다. 참여자들의 통합 유형은 장애유아를 학급에서 담임한 완전통합, 특수학급과의 시간제 통합인 부분통합, 특수학교 또는 특수학급과의 역통합으로 구분하였는데 참여자들의 전체 통합경험을 볼 때 개인마다 다양한 유형의 통합교육을 두루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 참여자의 배경 정보를 통합경력 순으로 제시하면 표 1과 같다. 연구 참여자의 연령과 총 교육경력은 2013년 3월을 기준으로 제시하였다.
연구 참여자의 배경 정보
근거이론 방법에서 자료 수집은 면담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Creswell, 2011). 참여자 면담은 장애유아 통합교육을 1년 이상 담당한 경험이 있는 유아교사 16명을 참여자로 하여 2012년 9월부터 2013년 8월에 걸쳐 실시하였다. 교사 1인당 2회~4회에 걸쳐 면담을 실시하였으며, 1회당 면담 소요 시간은 1시간 30분~2시간 정도였다. 질문 목록은 근거이론방법에 의한 선행 연구(김미영, 2001; 박미경, 2012; 황정희, 고은경, 2011)를 참고하여 작성한 후 이를 근거이론 방법이나 교사면담으로 연구를 한 경험이 있는 유아교육 전문가 2인에게 검토 받았다. 대체적인 질문의 흐름은 “어떻게 통합학급을 맡게 되었나요?”, “통합교육 실행에서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이었지요?”, “힘들 때 누구에게서 도움을 받았는지요?”, “문제가 생길 때 어떻게 해결하였는지요?”, “선생님의 전문성을 유지하고 성숙시키기 위한 선생님만의 비법이 있었나요?”, “통합교육 경험을 통해 달라진 점을 말해 주십시오”, ”통합교육을 수행하면서 선생님은 어떤 과정을 통해 발달해 나갔다고 생각되십니까?“, “그 외 통합교육 경험에 대해 말씀하시고 싶은 내용을 자유로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등과 같았다. 아울러 근거이론 방법에서 면담 외에 관찰, 사진, 픽토 기법(pictor technique), 문서, 신문, 책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자료를 수집할 수 있으므로(김미영, 2011), 본 연구에서는 참여자들의 통합교사로서의 경험을 면담에서 풍부히 이끌어 내고자 픽토 기법 외에 유아교사로서의 자아개념, 신념 등을 나타내는 기법들을 응용하여 통합교육 경험선, 통합교육에 대한 은유법, 나에 대한 퍼즐(박은혜, 2006) 등을 보조 자료로 활용하여 자료 수집을 풍부히 하고자 하였다.
그 외에 원장, 특수교사, 통합교육에 어려움을 경험한 교사 등과의 면담, 장애유아 교실 관찰, 개별화교육계획(IEP), 일화 기록지, 학부모 면담지, 부모교육 자료, 강의 원고 등과 같은 각종 문서자료 수집 및 연구자 노트 작성을 병행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Strauss와 Corbin(1990)의 근거이론 분석 절차에 의해서 개방 코딩, 축 코딩, 선택 코딩을 실시하였는데 자료 수집과 동시에 자료 분석을 실시하며 수집된 자료에 대한 지속적 비교하기 과정을 거쳤다. 즉, 면담 전사 자료와 연구자 노트를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연구문제와 관련된 핵심 어구를 형광펜으로 표시하고 떠오르는 이미지어를 전사용지의 빈 란에 기록한 후 연구자 노트에 참여자별로 축 코딩을 하여 참여자 개인별 통합교육 실행의 흐름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또한 전사 자료를 반복해서 읽고 면담 녹음파일을 수시로 들은 후 참여자별로 통합교육 실행에 영향을 미친 개인적, 맥락적 조건들, 발달과정에 주목하여 A4지 1~2장 정도로 표로 정리하였다. 이상에서 도출된 참여자간의 공통적인 특성을 도출하여 개방 코딩을 한 후 다시 전사본을 읽고 개방 코딩에서 범주 간의 차이성을 명확히 하여 수정, 재배치하는 과정을 반복하였다. 코딩의 타당성을 확보하고 참여자의 통합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 연구자 노트 이외에 기타 구성원 면담 전사자료, 관찰 동영상, 기관 홈페이지, 각종 문서자료를 참고하였다.
본 연구에서 신뢰도와 타당도를 높이기 위해 삼각검증법(triangulation protocols)을 사용하였다. 첫째, 자료수집 방법 측면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자료를 수집하고자 하였다. 즉, 연구 참여자와의 면담을 위주로 자료를 수집하되 부정적인 사례자 면담 및 원장, 원감, 특수교사 등의 기타 구성원 면담, 통합장면 관찰, 각종 문서자료 수집 등을 함께 실시하였다. 둘째, 연구자의 임의적 분석과 결론의 타당성을 재평가 받기 위해 연구 참여자에 의한 구성원 검토 과정을 거쳤다. 구성원 검토는 신빙성을 형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기법(Lincoln & Guba, 1985)이므로 면담결과 및 해석의 적절성을 연구 참여자들에게 수시로 검증받았다. 이와 함께 유아교육 전문가 1인, 유아특수교육 전문가 1인으로 구성된 동료 집단으로부터 연구방법, 결과 분석 및 해석에 관한 검토를 받았다.
통합교육을 통한 유아교사의 발달과정과 관련된 개념과 범주를 밝히기 위해 개방코딩을 한 결과, 115개의 개념, 36개의 하위범주, 그리고 15개의 범주가 도출되었다.
1) 패러다임 모형에 의한 범주 분석
패러다임 모형은 개방코딩에서 도출된 범주들간의 관련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는 범주의 속성과 차원을 밝히고, 범주들이 인과적 조건, 맥락적 조건, 중심현상, 중재적 조건, 작용/상호작용 전략, 결과에 의해 서로 교차되고 연결되는 맥락을 보여준다. 이를 제시하면 그림 1과 같다.
(1) 인과적 조건
인과적 조건은 현상이 발생하거나 발전하도록 이끄는 사건이나 일들을 의미한다(Strauss & Corbin, 2001). 본 연구에서 인과적 조건은 ‘통합학급의 담임교사가 됨’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원장의 권유, 전보 등의 주변 인물 또는 주어진 상황에 의해 통합학급을 담당하게 되거나 다음의 C교사와 같이 통합학급 담임을 자원하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하였다.
또한 참여자들은 통합학급 담임을 맡는 시점에 통합교육에 대한 지식이나 통합교사로의 역할에 대해서는 잘 모른 채 맡았지만 일단 담임이 된 상황에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자 노력하였다.
이처럼 연구 참여자들은 자원이나 원장이나 동료교사들의 권유, 전보 등에 의해 통합학급을 담당하게 되는 계기 면에서나 통합학급 담임으로서의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일 때 적극성의 정도가 다양하였고 이러한 태도가 유아교사들의 발달과정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
(2) 맥락적 조건
맥락적 조건은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특별한 조건이나 현상이 나타나는 구체적인 상황으로 작용/상호작용 전략을 다루고 조절한다(Strauss & Corbin, 2001). 본 연구에서 맥락적 조건은 ‘통합교육에 대한 준비 정도’, ‘학급의 일반 업무만으로도 힘듦’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 참여자들은 직전 교육과정, 자원봉사 및 실습을 통한 장애인과의 긍정적인 경험, 기관의 통합교육에 대한 개방성, 통합교육에 대한 전문성 측면에서 통합교육에 대한 준비 정도가 ‘긍정적’에서 ‘부정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였다.
또한 참여자들은 학급 내 다양한 요구를 가진 유아들의 증가 및 각종 업무나 원내외 행사 등과 같은 학급의 일반 업무만으로도 힘들다고 느끼는 정도가 ‘약함’에서 ‘강함’에 이르러 여기에 통합교육 업무가 더해지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느끼는 정도도 다양하였다.
이처럼 연구 참여자들의 통합교육에 대한 준비정도와 학급의 일반 업무에 대한 부담정도가 다양하였고 이것이 통합교육을 통한 유아교사들의 발달과정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
(3) 중심 현상
중심 현상은 여기서 무엇이 진행되는가를 나타내는 것으로, 일련의 작용/상호작용 전략에 의해 조절되는 중심생각이나 사건이다(Strauss & Corbin, 2001). 본 연구에서 중심현상은 ‘장애유아와 일반유아가 모두 우리 반 아이라는 담임으로서의 책임감’이었다. 이는 많은 참여자들이 면담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이야기한 내용일 뿐 아니라 소수의 장애유아를 담당하는 특수교사와는 달리 학급 내에서 약 30명에 이르는 유아들을 담당하는 유아교사들이 장애유아를 담당하게 되었을 때 가지게 되는 소명의식과 부담감을 잘 나타내주는 핵심적인 용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참여자들은 통합교육을 실행하면서 장애유 아 지도 및 학부모 참여 지원에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일반유아들에게 피해가 가고 소홀해지는 것 같아 미안함을 느꼈다.
참여자들은 또한 통합학급을 운영하면서 장애유아와 일반유아 사이에 갈등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상황을 맞으면서 장애유아와 일반유아가 서로 좋아하며 잘 어울리는 공간으로 교실을 만들어 나가려고 하였다.
이상과 같이 참여자들이 학급 내 전체 유아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 교사로서 일반유아와 장애유아 모두에 대한 교육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는 정도가 유아교사들의 발달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4) 중재적 조건
중재적 조건은 어떤 현상에 영향을 주는 광범위한 구조적 상황으로, 주어진 상황 또는 맥락적 조건에 취해진 작용/ 상호작용 전략을 조장하거나 강요하도록 하는 것이다(Strauss & Corbin, 2001). 본 연구에서 중재적 조건은 ‘개인의 긍정적 특성과 경험’, ‘지원 체계 요인의 긍정적인 특성’이었다. 참여자들의 열정, 정서적 수용력, 관계 지향적 특성과 교육경력, 통합교육 경력, 현직 연수 기회 등과 같은 경험의 정도가 다양하였다.
또한 지원체계 요인의 교사에 대한 전문적, 정서적 측면에서의 지원이나 소통기회의 빈도 및 소통방향 등에서의 특성이 다양하였다.
이상과 같이 참여자들이 참여자들의 긍정적 특성과 경험, 그리고 원내‧외 체계요인들의 다양한 지원의 정도가 유아교사들의 발달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5) 작용/상호작용 전략
작용/상호작용 전략은 현상이 맥락적 조건과 특정한 조건 하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현상을 다루고 조절하며 반응하는데 쓰인다. 즉, 현상에 대처하거나 현상을 다루기 위해 취해지는 의도적이고 고의적인 행위이다(Strauss & Corbin, 2001). 본 연구에서 작용/상호작용 전략은 ‘내 방식대로 해 보기(B교사)’, ‘주변 자원에 지원 요청하기(O교사)’, ‘반성적 성찰하기(C교사)’, ‘통합교육 역량 키우기(G교사)’, ‘융통성 발휘하기(O교사)’로 나타났다.
이상과 같이 참여자들의 ‘내 방식대로 하기’에서의 적극성 정도, ‘주변 자원에 지원 요청하기’에서 유아교사와 주변 자원과의 인식 및 실행에서의 일치성 정도, ‘반성적 성찰하기’ 정도, ‘통합교육 역량 강화하기’의 적극성 정도, ‘융통성 발휘’의 정도 등이 유아교사들의 발달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6) 결과
결과는 어떤 현상에 대처하거나 그 현상을 다루기 위해 취해진 작용/상호작용 전략에 따라 나타나는 것이다(Strauss & Corbin, 2001). 본 연구에서 결과는 ‘인간적인 면의 성숙(가 원장)’, ‘통합교육 역량 강화(M교사)’, ‘일반직무 역량 강화(C교사)’, ‘남겨진 과제에 대한 아쉬움(M교사)’이었다.
이상과 같이 참여자들은 통합교육 실행을 통해 ‘인간적인 면의 성숙’, 통합교육에 대한 확고한 의지, 전문성 신장, 지원체계와의 친밀감 정도와 같은 ‘통합교육 역량의 강화’, 수업기술, 유아들의 요구에 대한 민감성이 강화되는 ‘유아교사로서의 직무역량 강화’되었으나 현실적인 어려움과 갈등을 경험하며 ‘남겨진 과제에 대한 아쉬움’을 느꼈다.
2) 과정 분석
실행주체로서 장애유아 통합교육을 경험한 유아교사들은 ‘의욕 과잉기’, ‘토대 구축기’, ‘관점 전환기’, ‘역량 향상기’, ‘안정적 실행기’ 등의 5단계로 발달해 나갔다.
(1) 의욕 과잉기
‘의욕 과잉기’는 참여자들이 장애유아 교육에 대한 지나친 책임감을 느끼고 학급 내의 장애유아 지도에 집중하는 단계로서 강재태, 여태전(1996)의 연구에서 교직초기 교사들의 ‘과잉정열과 시행착오’단계와 유사하다. 참여자들은 장애유아 지도에 대한 다소 지나친 열의를 가지고 지도하나 교사의 장애유아에 대한 인식은 일반유아들과 동등한 존재로 보기 보다는 주변에서 도움을 주어야 할 결핍된 존재로 보았다. 따라서 교사도 장애유아의 실제 능력은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의 옆에 두고 무조건 도와주려고 하면서 일반유아들에게도 장애유아를 도와주는 것을 미덕으로 강조하고 이런 분위기를 지나치게 조장하기도 한다. 또한 장애유아 지도를 위해 장애의 특징과 원인에 대해 책, 소논문, TV 프로그램, 인터넷으로 살펴본 내용을 장애유아 지도에 그대로 적용해 보았는데 유아가 흥미를 보이지 않아 중단하기도 하였다.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이상의 자료들로부터 본인이 원하는 정보를 얻지 못한다는 것을 느꼈으며 본인의 학급에 있는 장애유아에게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교사들이 책, 소논문, TV 프로그램, 인터넷, 주변의 특수교육을 전공한 친구에게 정보를 얻고자 노력했던 데에는 장애유아 학부모의 태도가 영향을 주었다. 장애유아 부모가 자녀의 장애 특성과 효과적인 지도방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 경우 교사들은 장애유아 부모를 통해 정보를 얻고자 하였으나, 장애유아 부모가 자녀의 장애를 인정하려 하지 않거나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기 꺼리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 교사들은 자구책으로 다른 정보원을 통해 장애의 특징과 원인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처럼 ‘의욕 과잉기’에 유아교사는 장애유아를 자신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할 존재로 인식하고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부으며 혼자서 잘해보려고 동분서주하며 시행착오를 경험하면서 장애유아의 문제행동이나 기본생활습관이 개선되지 않는 것 같아 교사로서 무능함을 느끼기도 하여 주변의 자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2) 토대 구축기
‘토대 구축기’는 참여자들이 주변의 체계 구성원들에게 자신의 통합교육 실행에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하고 주변의 특수교육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며 학급 내 인적 구성원들과 역할을 나누어 통합교육을 보다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기초를 다지는 단계이다. 통합교육은 통합학급교사나 특수교사만이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전체가 함께 팀을 이루어서 함께 실천하는 것이므로(전선주, 이진, 박주리, 박소영, 서은선, 2009), ‘토대 구축기’에 참여자들이 사용한 전략들은 ‘관계형성 시도하기’와 ‘주변 자원에 의지하기’였다.
먼저, 참여자들은 자신들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장애유아 지도 문제에 대한 원장, 원감의 관심을 유도하고자 의사소통의 기회를 자주 만들어나갔다. 이는 장애유아 지도방법에 대한 조언을 얻는다기보다는 자신들의 어려운 상황에 대한 하소연을 통해 정서적 지원을 얻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참여자들은 장애유아의 행동 지도를 위해 기관 내 유아특수교사와 초등학교 특수교사, 특수교육 전공자 친구에게 장애유아 지도방법에 대한 조언을 구하였다. 참여자들은 특수교육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단호하게 하기, 엄하게 하기 등과 같은 행동주의 방식으로 장애유아를 지도해 보거나 역통합 시 특수학교 교사의 체벌을 본 후 다소 강한 방식의 교수법의 효과를 보면서도 평소 자신에게 익숙한 유아중심의 교수법과 갈등을 경험하며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학급 내에서 참여자들은 특수교육보조원이나 부담임과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 참여자들이 통합교육을 실행할 때 일관된 방법으로 지도해 줄 것을 당부하고 역할을 부여하였으며 일반유아들에게도 필요한 지원을 요청하였다. 이렇듯 ‘토대 구축기’에는 참여자들이 자신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주변 자원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장애유아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적절한 역할을 부여하는 단계이다. 하지만 참여자들은 학급 내 장애유아의 문제행동이나 장애특징에 의해 장애유아와 일반유아 간 갈등이 빈번하게 일어나서 참여자가 중재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으며 수업 시 장애유아의 방해 행동으로 인해 일반유아에게 미안함을 느끼기도 하면서 통합교육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되었다.
(3) 관점 전환기
‘관점 전환기’는 참여자들이 자신의 모습 및 통합교육 실행 전반에 대해 반성적으로 사고하고 통합교육에서의 방향을 전환하는 시기이다. 반성적 사고란 자신의 행위를 사려깊고 비판적이며 분석적으로 되돌아보고 평가하여 더 나은 미래의 행위를 위한 의사결정을 추구하는 자기 성찰과 향상의 과정을 의미하며(염지숙, 이명순, 조형숙, 김현주, 2008), 개인이 기존의 생각을 비우고 능동적으로 변화하기 이해서는 비판적 성찰이 필요하다(Merriam et al., 2007, 장원섭, 장지현, 김민영, 2012, 재인용). 참여자들은 ‘관점 전환기’에 ‘통합교육 전반 돌아보기’, ‘나를 돌아보기’, ‘새롭게 각오하기’ 등의 전략을 사용하였다. 교사가 어떤 일에 몰입하면서 느끼는 회의는 새롭게 시작하도록 돕는 에너지원이 될 수 있으므로 교사는 늘 자신의 교육방법이 옳은가에 대해 끝없이 회의하고 스스로를 변화시켜 가야 한다(박남기, 박점숙, 문지현, 2008). 참여자들은 통합교육에 대해 비판적인 고찰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 통합학급 담임을 맡게 되었을 때 장애유아에게 잘 해 주고 싶고 장애유아에 대한 일반유아들의 편견을 없애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실제로 통합교육을 실시해 보니 장애유아에게 지나치게 에너지가 소모될 뿐만이 아니라 통합교육이 일반유아나 장애유아모두에게 이점이 있는 것인지 반문하게 되었다. 특히 장애유아 부모가 치료실의 치료사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며 참여자들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나 자신의 학급에 비해 유아 수가 적고 지원 인력이 많으며 업무가 상대적으로 적은 유아특수교사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힘들어하기도 하였다. 또한 통합교육을 힘들어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교사로서의 자질에 대해 자문해 보고 통합교육을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자신의 선입견도 점검해 보게 되었으며, 행동주의 교수법을 적용한 날이나 장애유아에게 혼을 낸 날은 장애유아가 귀가한 후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며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잘해 주지 못한 면에 대해 반성하기도 하였다.
이상과 같이 참여자들은 통합교육 전반과 자신의 모습을 돌아본 후 기존에 자신이 실행한 통합교육 방향을 새롭게 정립하고자 하였다. 먼저 참여자들은 통합교육의 긍정적 효과를 찾아보려고 애썼는데, 이 때 장애유아의 점진적 행동변화, 일반유아의 장애유아와의 관계에서 긍정적 변화 및 참여자들이 근무하는 기관의 통합교육의 정당성 및 효과를 재인식하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또한 유아교사가 장애유아나 일반유아를 바라보는 관점에서도 도움 수혜자나 제공자로 양분하기보다는 장애유아나 일반유아가 모두 아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보게 되고 유아들에 대한 지나치게 높은 기대를 현실적으로 낮추고자 하였다. 이처럼 ‘관점 전환기’는 통합교육에 대한 반성을 통해 다시 한번 통합교육의 가치를 인정하고 통합교사로서 자신의 역할을 받아들이는 단계이다. 이를 통해 참여자들은 통합교육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장애유아 지도에 대한 자신의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역량향상기로 나아갔다.
(4) 역량 향상기
‘역량 향상기’는 참여자들이 통합학급교사로서 자신의 전문성을 향상시키고자 노력하는 단계이다. ‘역량 향상기’는 Fessler(1995)의 능력구축 단계와 유사한데, 이 시기에 교사들은 자신에게 부여된 역할과 관련하여 기술과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각종 연수에 열심히 참여하고 상급학교에 진학한다(박은혜, 2006). ‘역량 향상기’에 참여자들은 ‘인간적인 만남을 위해 노력하기’와 ‘전문성 신장하기’와 같은 전략을 사용하였다. 교사는 아이를 대등한 인간으로서 존경하며 관계를 가짐으로써 아이에게 기본적인 신뢰를 길러주고자 노력해야 하고 아이의 교육을 위해 교사는 동료 뿐 아니라 부모와 신뢰적 협력관계를 형성하여야 하고 이 때 개개인은 서로 대등한 인간으로 마주해야 한다(律守眞, 2010). 참여자들은 장애유아를 일반유아와 똑같은 존재가치를 가진 인간으로 보면서 장애유아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고 이를 통해 장애유아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교육과정 수정을 통해 장애유아의 수업 참여 및 학급 활동에의 참여를 유도하였다. 나아가 장애유아의 자신감을 증진시키기 위해 유아들에게 발표 기회를 부여하고자 노력하였다. 참여자들은 장애유아가 가진 인간적 매력에 집중하고 참여자와 개인적인 교류의 시간을 틈틈이 마련하여 친밀감을 높이고자 하였다.
이상과 같은 장애유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참여자들은 장애유아 부모의 입장에 대한 공감에 기초하여 유아의 강점, 유치원 생활 등에 대하여 부모면담을 일상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장애유아 부모와 신뢰로운 관계를 형성하고자 하였다. 이것은 이후 통합교육에 대한 교사의 열의를 강화할 뿐만 아니라 학부모의 협조를 견인해낼 수 있는 요인이 되었다. 참여자들은 교육청 연수나 보수교육 이외에 대학평생교육원이나 사설 원격연수원에서 주관하는 연수에 참여하거나 원장에게 요청하여 개별화교육계획 실행, 평가에 대한 전문가 연수를 원내에서 개최하기도 하였다. 또한 몇몇 참여자들은 유아특수교육 전공 대학원에 진학하기도 하였는데, 이상과 같은 참여자들의 전문성 증진 노력은 대부분 참여자들의 자발적 요구에 의해 이루어졌고 이는 이후 통합교육을 안정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역량 강화로 이어졌다.
(5) 안정적 실행기
‘안정적 실행기’는 통합 지원체계들과의 관계에서 참여자들의 융통성이 발휘되는 단계이다. ‘안정적 실행기’는 Fessler(1995)가 언급한 ‘열중과 성장의 단계’와 유사한데, 이 시기에 교사들은 교직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전문적인 기술과 지식을 가지고 있고 가르치는 일을 진정으로 사랑하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타인과 나누고자 하는 열망이 강하다(박은혜, 2006). 본 연구 참여자들은 ‘안정적 실행기’에 유아교사로서 경험과 역량을 적용하고 체계와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이후에 통합교육을 하게 된 자신이 가진 통합교육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동료교사들과 나누고 장애유아들의 사회성 증진을 자연스럽게 지원하고자 하였다. 이는 참여자들이 통합교육을 경험해 보고 교사 연수나 유아특수교육 대학원 진학과 같은 현직교육에 참여함으로써 통합학급교사로서 효능감이 증진되어 통합교육에 대한 편안함(comfort)을 느끼게 된 것(Huang & Diamond, 2009)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참여자들은 교육과정 전개 시 장애유아만을 위한 새로운 자료를 제작하기 보다는 일반 유아들을 위한 교육과정 전개 시 장애유아에게 적합한 교육과정으로 수정을 하거나 장애유아와 일반유아가 모두 할 수 있는 활동을 확대하며 교육청 사업을 활용하여 유아지도나 부모교육에 활용하여 유아교사로서의 경험과 역량을 활용하고자 하였다. 일반유아와 장애유아의 관계에서도 형식적인 대집단 이야기를 통한 장애이해교육보다는 함께 어울리는 놀이를 통해 서로를 알아나가는 기회를 제공하거나 일반유아들이 장애유아의 특징에 대해 물어볼 때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거나 장애유아에게도 사회적 기술을 지도하여 장애유아의 사회적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하였다. 이는 장애이해교육을 할 때 교사가 일방적으로 바람직한 가치관을 강요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의 맥락을 중심으로 개방적인 토론 분위기를 조성하거나 장애유아와의 즐거운 놀이경험 기회를 제공하여 일반유아와 장애유아의 동등성, 공정성을 제고시키고 긍정적 또래관계를 형성하도록 도와야 한다(황정희, 정계숙, 2011)는 연구결과와 관련있다. 또한 참여자들이 통합교육 초기에 특수교육 전문가에게 의존하던 단계에서 벗어나 자신이 창의적으로 장애유아 지도에서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시도하거나 파트너 교사나 순회교사에게 통합교육방법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주도적으로 제시하였다. 뿐만 아니라 지원체계와의 협력이 강화되어 유아지도, 부모면담, 행사 개최 등을 공동으로 실시하였고 부모에게 희망교육사나 언어치료사를 소개 해주어 체계 간 협력도 시도하였다. 실행주체로서 통합교육을 경험한 유아교사들의 발달 과정을 제시하면 그림 2와 같다.
그림 2에서와 같이 참여자들은 실행주체로서 통합교육을 경험하면서 의욕 과잉기, 토대 구축기, 관점 전환기, 역량 향상기, 안정적 실행기의 5단계로 발달해 나갔다. 하지만 교사의 개인적 특성과 장애유아의 장애 정도, 장애 유형 및 지원체계의 특성에 따라 다음 해에 다른 유형의 장애유아를 지도하게 될 경우 다시 앞 단계로 돌아가기도 했지만 이전보다는 시행착오를 덜 겪으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면서 발달해 나가기도 하였다.
본 연구에서 유아교사들이 통합교육을 통한 발달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핵심범주는 ‘끌어안음’이었다. 참여자들은 통합학급의 담임을 맡은 후 준비가 부족하고 여러 가지 원내외 업무도 많아 통합교육 관련 업무가 추가된다는 데 대해 심리적 부담감을 느꼈지만 장애유아와 일반유아 모두에 대한 담임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고 그 과정에서 유아교사는 통합교육을 자신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무언가 새로운 영역으로 생각하던 것에서 벗어나 자신의 일로 받아들여 주도성을 강화해 나가면서 통합학급교사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하였다. 참여자들의 장애인과 긍정적인 경험을 토대로 장애유아 통합교육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를 견지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통합교육을 실행하면서 유아교육과 특수교육에서의 문제행동 지도방법에서의 차이, 일반유아들의 장애유아에 대한 거부적 행동 등을 통해 통합교육의 효과와 교사인 자신의 선입견을 반성하고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갔다. 장애유아들은 다양한 조건을 가지고 있으나 또래와 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진 존재이며 자신이 가진 능력과 욕구를 나름대로 적절히 활용하고 표현하는 한사람의 주도적인 행위 매개자(고은경 외, 2010)이므로 교사들은 장애유아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장애유아의 자율성을 계발해 줄 필요가 있다(김성애, 2011). 본 참여자들은 장애유아에 대한 인간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고 애착을 느끼게 되면서, 장애유아에게 발표 기회를 제공하고 활동 전반에 참여하도록 유도하였으며 장애유아의 장점을 찾아 자신감을 북돋우고 또래들 사이에서 장애유아의 위상을 높여주고자 하였다. 이와 함께 참여자들 자신도 자유선택활동 시간이나 귀가 시간 등을 이용하여 장애유아와 개인적인 접촉을 시도하여 장애유아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였고 장애유아의 유치원 생활에 대한 관찰결과를 부모와 공유하고 장애유아의 어려움을 공감하여 부모 입장에서 좀 더 애착을 가지고 장애유아를 지도하려고 시도하였다. 또한 참여자들은 출석 연수, 대학원 수강, 컨설팅, 자문 등을 통해 통합학급교사로서의 마음가짐과 지식을 배워나가며 통합교육 관련 전문성을 신장하였다. 장애유아 지도에 대한 조언을 지속적으로 구하는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지원체계 구성원과 함께 협의하고 정서적 지원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인간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맺게 되었다. 이에 참여자들은 필요한 경우에 언제든지 협력을 요청할 수 있는 협력체제의 틀을 구축하였고 통합교육 경험 축적과 전문성 신장으로 인해 지원체계와의 관계에서 통합교육 방식을 결정하거나 파트너 교사나 순회교사에게 적절한 지원을 요청할 때 자신의 의견을 주도적으로 제시하고 지원체계와 공동의 문제해결을 시도하는 등 적극성이 강화되었다. 교육과정 운영 시에는 기존의 유아교육과정을 활용하여 일반유아와 장애유아 모두가 선호하는 활동을 강화하고 일반유아가 장애유아에게 일방적으로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유아의 사회적 기술 향상 및 협동 활동을 통한 자연스러운 장애 이해교육의 장을 마련하여 장애유아와 일반유아 쌍방의 노력을 통한 자연스러운 어울림을 권장하게 되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참여자들은 장애유아 통합교육을 통해 지평의 확대, 자신의 노력에 대한 보람 등의 인간적인 성장을 경험하였고 통합교육에 대한 긍정적 태도, 방법적 지식, 통합체계 구축 등 통합학급교사로서의 전문성이 신장되었다. 또한 수업 기술 향상, 대인 관계 기술 향상, 유아들의 요구에 대한 민감성 향상, 유아교육에 대한 사고 심화 등 유아 교사로서 일반 직무역량이 강화되었다.
1)본 연구는 박사학위논문의 일부이므로 연구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황정희(2014)의 박사학위논문을 참고하기 바람
본 연구는 실행주체로서 통합교육을 경험한 유아교사들을 참여자로 하여 유아교사들의 통합교육을 통한 발달과정을 살펴보았다.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주요한 시사점을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참여자들은 장애유아통합교육 실행을 통해 참여자들은 통합교육을 경험하면서 의욕 과잉기, 토대 구축기, 관점 전환기, 역량 향상기, 안정적 실행기 등의 5단계를 거쳐 발달해 나갔다. 이는 교사가 반성적 실천을 통하여 유아들에게 신중하게 반응할 수 있게 되면 가르침은 해체적이고 재구성되며 이와 같은 순환적 방식을 통해 교사는 도덕적이고 효과적이고 신중한 전문가로서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다는 이경화, 손유진(2014)의 연구와 통합교육 경험은 교사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긍정적인 경험임을 보여주었던 연구 결과들(김태영, 엄정애, 2010; 서영숙, 천혜정, 2001; Dickson, 2000)과 유사하다. 교사들이 하지만 “해가 바뀌어서 다른 장애유아가 오면 또 다시 시작인데 아무래도 시행 착오가 줄어들겠죠?”라는 참여자 K교사의 말처럼 교사의 개인적 특성과 장애유아의 장애 정도, 장애 유형, 지원체계의 특성에 따라 다시 이전 단계로 돌아갔다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도 하나 통합교육을 통해 참여자들은 대부분 장애유아 및 통합교육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게 되므로, 신학기에 다시 ‘의욕 과잉기’로 돌아가더라도 곧 ‘토대 구축기’로 나아가기도 하였다. 본 연구의 발달과정 제시에서 각 단계의 두드러진 특징을 부각하여 과정을 구분하였으나 각각의 단계에서 다른 단계의 특성이 다소 나타난다고 볼 수 있는데, 특히 반성적 사고와 유아의 참여와 사회성 지도 등과 같은 장애유아 지도는 여러 단계에 걸쳐서 일어났다. 이상의 발달단계는 본 연구 참여자들의 발달과정을 보여준 것이나 모든 연구 참여자들이 5단계를 거치며 직선적으로 나아간다기 보다는 참여자 개인의 특성과 주변의 맥락적 특성에 영향을 받으며 다소 다르게 발달해 나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참여자들은 나름대로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상호 영향을 받으며 변화해 나가며 통합교육 실행주체(agent)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적극적인 존재였다. 이는 통합교육 실행 시 교사들이 심리적 부담감과 어려움을 느꼈다는 선행 연구 결과들(원종례, 엄수정, 2007; 이승연, 2007; 임부연 외, 2009; 허계형, 2008; 황희숙 외, 2009; Putman, 1993)과 다소 다르고 유아교사들이 통합교육 실행 시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였다고 한 연구결과들(김태영, 엄정애, 2010; 이승연, 2007; Nilholm & Alm, 2010)과 유사하다. 연구 참여자들은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유 아교사의 직업 특성상 장애유아도 자신들의 교육 대상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자신들에게 익숙한 유아교육과정을 활용하고 참여자들의 긍정적인 통합교육 경험과 각종 연수, 대학원 진학 등의 전문성 신장 노력에 기초하여 참여자들은 섣불리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통합교육은 해 볼만 하구나’, ‘이 정도면 나도 통합교육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일부 참여자들은 통합학급 담임을 자원하기도 하였다. 이는 본 연구 참여자들이 담당하였던 장애유아가 경증인 경우가 대부분인 데에도 원인이 있겠지만 참여자들이 장애유아를 다양한 유아들 중의 한명으로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과 아울러 통합교육을 위한 전문성을 신장하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하면서 통합교육의 실행주체로서 자리매김 해 나갔다고 볼 수 있다.
셋째, 참여자들은 주변의 다양한 체계와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끌어내는 존재였다. 유아 교육기관에서 부모나 교사의 관계성은 유아의 또래관계나 교사와 유아의 상호작용과도 연결될 수 있는 의미있는 토대가 될 수 있고(권미량, 하연희, 2014) 유아교사는 부모 및 가족과 긍정적이며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맺을 수 있어야 하고 부모참여를 주도하는 유아교사의 역할은 이전보다 더욱 강조되고 있다(배소연, 2013). 특히, 장애유아 통합교육은 그 어느 분야보다 다양한 체계와의 협력이 강조되는 분야이다. 공립유치원을 비롯한 유치원의 경우 대부분은 장애유아가 한 명 또는 두 명이 일반학급에 배치되어 특수교사가 없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고(이정림 외, 2013b) 유아교사와 특수교사 간 협력에 대한 동반자 의식이 부족하여(김경숙, 2006; 박수정, 노진아, 2010) 통합교육에 대한 부담감을 담당교사가 혼자서 짊어져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어린이집은 대학 및 대학원, 장애인 복지관의 통합보육지원센터 등의 지원 속에서 통합교사와 함께 IEP 수립 및 평가, 문제행동 지도, 자료 및 우수사례 공유 등 지속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조윤경, 김수진, 강지현, 2008). 위와 같은 기관의 맥락적 차이가 참여자들의 통합교육 실행에서 큰 차이를 보였지만 연구 참여자들은 각자 근무하는 기관에서 학급, 기관, 지역사회 차원에서의 다양한 자원의 관심을 유도하고 협력을 이끌어내며 자신을 중심으로 장애유아 통합교육을 위한 긍정적인 지원망을 만들어 나갔다. 참여자들은 주변의 지원체계들과 협력하면서 심리적․ 정서적 지원을 받고 당면 문제를 해결하는 가운데 지식을 생성하고 공유하였다. 이는 교사에서 교육전문가에 이르기까지 교육관련 이해 관계자들이 자신들의 전문성을 확장시키는 전문가 학습공동체(Professional Learning Community)(서경혜, 2009)와 유사하다. Hord(1997, 2004)에 의하면 전문가 학습 공동체는 공유된 가치와 비젼, 협력적 학습과 적용, 지원적 환경, 지원적 공유 리더쉽, 개인 실천의 공유 등의 특징을 지닌다(이경호, 2010).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통합교육 실행 시에 자신이 가진 개인적 특성을 최대한 발휘하려는 노력과 아울러 통합 초기에 회복하는데 외부의 도움이 필요한 시점 즉 ‘벽에 부딪힘’(Veninga & Spradley, 1981, Day, 2007, 재인용)을 경험한 후 학급 내 파트너교사, 원내 유아특수교사, 학부모 그 외 초등학교 특수교사, 특수교육지원센터 순회교사 등과 다양한 협력관계를 형성하였다. 어린이집에 근무한 참여자의 경우에는 원장 및 장애인복지관의 지원체계에 의해 형성된 지원망이 있을 경우에도 어린이집 방문 전문가 연수나 복지관 내 치료사와의 연계 등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여 현실화시켜나가는 등 체계와의 관계를 형성하고 긴밀히 하고자 하였다. 참여자들은 언어치료사와 학부모, 희망교육사와 학부모 등 체계와 학부모를 연결하는 것과 같은 체계 간의 협력도 시도하였다. 물론 본 연구 참여자들의 협력은 관련 주체들 간에 형식화되고 정례화된 모임을 통하기보다는 참여자들이 자연스런 소통기회를 마련하여 비형식적으로 대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장애유아들의 교육적, 사회적 참여를 이루기 위한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개별화교육계획조차 수립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통합교육 관련 주체들이 장애유아 지도라는 전문적 대화를 함께 나눔으로써 관련 주체들의 통합교육에 대한 전문성의 신장시키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학습공동체의 기반을 형성해 나간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참여자들과 주변 지원체계 간에 공동의 가치와 비젼을 공유하면서 끈끈한 정서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고 그 기저에는 통합교육에 대한 주변 지원체계 구성원들의 정서적 지원을 이끌어내려고 했던 참여자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Hanraets, Hulsebosch와 De Latt(2011)에 의하면, 교사의 전문성 발달을 도모하는 학습을 위해서는 네트워크 내에서 새로운 지식을 얻는(bridging) 약한(weak) 유대관계와 매일의 실제와 관련된 밀접한 유대 강한(strong) 유대관계가 모두 중요하므로 통합학급교사들이 일상적으로 형성한 다소 약한 유대관계를 강한 유대관계로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넷째, 연구 참여자들은 인간주의적 신념과 열정이 통합학급 교사의 발달과정에서 동인이 되었다. 참여자들은 장애유아에 대해 인간으로서의 존재가치를 인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타인에 대한 정서적 공감능력, 사교적인 성격 특성과 통합교육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교사가 장애유아의 인권을 위하여 도덕적 입장을 견지하여야 한다는 주장(김성애, 2011)과 통합교육은 교사들의 뛰어난 창의성, 열정, 헌신을 필요로 한다는 주장(Roopnarine & Johnson, 2010)과 일치한다. 참여자들이 보여준 인간주의적 신념과 열정은 기존의 연구들이 교사의 전문성을 명제적 지식 위주로 본 시각에서 벗어나 유아교사들이 가진 장점의 하나로서 그들이 가진 정의적 특성에 주목하도록 하였다. 이는 과학적 지식이 우리의 교수 실천의 유일한 기초여서는 안 되고 교사가 유아를 사랑으로 가르치는 일은 일종의 지식이라는 주장(Goldstein, 2001)과 믿음을 근원으로 한 Polany(1967)의 인격적 지식 개념(오승훈, 2012) 등과 같이 지식에 대해 보다 폭넓은 관점에서 보도록 해 주었다. 영아교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현장사례 토론 및 토의 방법은 동료교사들과의 공감대 형성을 통해 정서역량 증진을 위한 유용하고 효과적인 방법이었고 이를 통해 교사들은 자신의 정서를 타인이 존중, 이해, 공감해주는 경험을 통해 영아 또한 교사로부터 존중, 이해, 공감 받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마혜진, 이정욱, 2014). 따라서 유아교사들이 장애유아 통합교육에 대한 열정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지속적인 반성의 기회를 제공하거나 유아교육기관의 관리자, 교사교육자 및 정책 결정자들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Day, 2007).
다섯째, 본 연구 참여자들은 통합교육에서 적극적인 실행주체였지만 통합학급교사들이 보다 효율적인 실행주체가 되도록 기반을 조성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우선 교사들이 통합교육 관련 주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되고 있었다. 대부분의 연구참여자들은 장애유아의 IEP에 대한 공유기회가 거의 없거나 형식적이었고 특수교육 대상자 선정‧배치, 특수교육 대상자 관련 원아모집 지침 결정과 같은 통합교육 관련 정책 결정 과정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특수학급이 있는 공립 유치원에 근무한 연구참여자들의 경우 원장과 원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받지도 못하는 상황(이승희, 최영숙, 2004)에서 특수교육지원센터의 특수유아 선정, 배치 과정에서 소외되어 주변체계와의 갈등을 빚기도 하였고 치료사, 상담전문가 등 다양한 인력이 배치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합교육을 하게 되어 좌절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통합교육기관의 관리자들은 교사들이 통합교육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학교 리더쉽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만 한다는 점에서(Angelides, Savva, & Hajisoteriou, 2012), 통합학급교사들이 장애유아 지도에 필요한 정보를 알고 정책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다음으로, 통합교육 관련 행정 업무 간소화 및 통합 학급 원아 수 감축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연구참여자들이 장애유아 관련 행정업무에 대한 안내가 부족한 상황에서 업무를 담당하게 되면서 어려움을 느끼고 이것이 통합교육에 대한 부담감으로 이어지기도 하였다. 또한 통합학급이 일반학급 운영보다 어려움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학급당 인원수가 일반학급과 같아 참여자들이 보다 양질의 통합교육을 실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는 통합학급 내 장애영‧유아를 일반영‧유아 2명으로 환산하여 학급 내 전체 원아 수 감축, 교재‧교구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한 연구 결과(이정림 외, 2013a)와 부분적으로 일치한다.
아울러 이론과 실제가 겸비된 직전․직후 교육을 강화하여야 할 것이다. 연구 참여자들이 통합교육 실행 시 경험한 어려움은 중증 장애유아들의 식습관 지도, 자위행위를 포함한 성관련 행동 지도와 일반유아 대상의 장애이해 교육과 장애유아와 학부모 상담에 어려움을 느꼈다. 이는 유아교사의 장애유아 통합교육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필요한 현직연수 내용은 장애아 진단 및 평가, 행동지도, 부모 및 전문가와 협력하기라고 한 연구 결과(전한나, 조윤경, 2010)와 유사하다. 본 연구 참여자 중 일부는 직전 교육에서 통합에 우호적인 학과 분위기가 뒷받침되어서 직전 교육에서부터 통합교육에 대한 이론과 실제를 준비할 기회를 가졌다. 또한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국가 기관에서 일방 적으로 제시되는 원격연수의 실효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개인적으로 사설기관의 연수를 수강하거나 유아특수교육 전공 대학원 과정을 통하여 통합교육 전문성을 강화해 나갔다. 연구 참여자들이 통합교육 관련 연수를 받은 시기가 통합교육을 실행하는 중간 또는 통합교육을 끝낸 시기였다. 이로 인해 통합학급교사들이 통합교육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통합교육을 실행하면서 무능함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통합교육을 실행 전에 연수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방안이 직전‧직후교육과정에서 마련하여야 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의 제한점에 기초하여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유아교사들의 경험을 주로 살펴보았기 때문에 유아교사와 상호교류하면서 다양한 지원체계 구성원들이 변화, 발전해가는 모습을 상세히 살펴보지 못하였다. 이후 연구에서는 통합학급교사 주변의 다양한 지원체계 구성원 측면에서의 변화에 관한 연구를 제안한다. 다음으로, 본 연구 참여자는 통합교육 실행에서 적극적인 교사 중 동료교원으로부터 추천을 받은 교사들이었고, 본 연구에 참여한 어린이집 교사들은 대부분 지역사회 지원체계의 체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맥락 속에서 학급 내 복수 담임제 교사 간 역할이 거의 유사하고 학급 운영에 대한 공동 책임의식이 강한 편이었다. 게다가 유치원에서 협력교수를 실시한 경우에도 유아특수교사와 일반교사 간의 협력이 잘 이루어졌던 경우여서 본 연구결과를 일반화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위와 같은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의의를 갖는다. 첫째, 본 연구는 유아교사들의 통합교육 경험이 개인적 성장과 교사로서의 전문성 신장에 기여할 수 있는 긍정적 경험이라는 점을 밝혔다는데 의의가 있다. 둘째, 본 연구 참여자들의 인간주의적인 신념, 사랑, 열정 등의 정의적 측면의 중요성을 드러내어 명제적인 지식과 기술로만 보는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시각으로 교사의 전문성을 보도록 하였다. 셋째, 최근 우리나라에서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협력과 통합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문무경, 2010), 다양한 유아교육기관에서의 장애유아 통합교육의 현실을 잘 드러내 주어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통합교육관련 정책 입안 부처나 관련 주체들 사이에 통합교육의 지원체계 활성화에 대한 논의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