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인간이 자연 및 인문 환경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문화로서 지리적 속성을 드러낸다. 또한 일상 생활에서 친숙하게 접할 수 있고, 세계 여러 지역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며, 지표 위에 위치로써 표현될 수 있는 스포츠의 일상성, 시사성, 공간성은 지리 교수·학습 활동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 연구는 위치 및 지도 학습, 문화의 다양성과 세계화, 환경 교육 등에서 스포츠를 활용한 지리 교육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스포츠는 기원지, 전파와 확산 등의 위치 속성을 활용하여 지역성의 기초를 인식하는데 유용하다. 그리고 지역의 문화를 반영하는 스포츠를 통해 문화의 다양성 및 세계화, 문화 수용의 올바른 태도 등을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지리 교육에서는 글로벌 산업으로 발달한 스포츠 사례를 환경 문제와 국제 협력의 필요성에 적용할 수 있다. 스포츠를 지리 교과에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스테레오타입화를 경계해야 하며, 다양한 스포츠 사례를 연령, 성별 등에 맞게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Sports reveals the geographic attributes as a culture, based on the physical and human environment. Also Students can access familiar in everyday life and sports constantly occurs in many parts of the world and ordinariness, topicality, and spatiality of sports can be used effectively in the geography education.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propose the use of sports in teaching and learning geography, in particular, location and map learning, cultural diversity and globalization and environmental education. Sport is useful to recognize the basis of locality by using the location attribute such as originators, propagation and spread. And students can learn cultural diversity and globalization, cultural relativism attitude from the sport that reflects the culture of the region. Examples utilizing sport developed to global industry may be applied to teaching and learning environmental issues and necessity of international cooperation. Teachers should caution against the stereotypes about the region and actively create various examples utilizing sport according to the age and the sex, effectively to use the sport in geography curriculum.
2014년에는 2월에 소치 동계 올림픽, 6월에는 브라질 월드컵 등의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와 함께 10월 에는 제주도에서 전국 체전이 열렸다. 전 세계가 아니 어도, 전국 규모의 스포츠 경기가 아니어도 세계 여러 지역에서는 1년 내내 다양한 스포츠 경기가 열린다. 스포츠는 현대인에게 일상생활의 일부이다. 스포츠 종목의 호불호가 갈리긴 해도, 수백 개에 이르는 종목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미디어와 교통수단의 발달로 세계 여러 지역과 나라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여행하는 것이 쉬워지긴 했어도 스포츠는 다양한 문화를 간접적으로나마 접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역경과 고난을 극복한 스포츠 선수들은 지역의 이미지와 동일시되며, 일종의 인간 승리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준다.
이처럼 스포츠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고, 흥미와 관심을 끌 수 있으며, 먼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제공해 준다. 지리 교육에서 일상생활 경험을 연계시키려는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류재명 (2002)은 일상 경험과 교과 내용의 적절한 연계, 학습자 입장의 자료 구성, 부분적인 성격을 갖는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속성의 자료를 활용하는 학습 전략을 제안하였다. 일상생활을 교과안으로 끌어들이는 배경에는 교실 안에서 다루는 지식과 교실 밖에서 벌어지는 현상이 유사하다는 것을 이해시킴으로써 학습 효과를 제고시킬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상의 모든 소재가 지리 교육에서 활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스포츠는 일상생활에서 학습자의 흥미와 관심을 끌 수 있어서 친숙할 뿐만 아니라 지역성을 상징하는 문화의 일부이다. 최근에 지리 교육의 소재로서 음식, 축제 등을 발굴하려는 데는 문화로서의 속성이 갖는 지역성과 그 친숙 함에 기인한다. 특히 스포츠는 박제된 지역성이 아니라 생생하게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지리 교육의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다. 지역 학습에서 정형화된 사실의 나열이 아닌, 스토리텔링 혹은 내러티브에 대한 지리 교육 연구(조철기, 2011)는 스포츠의 가치를 더욱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스포츠는 지도위에 표현될 수 있는 속성을 갖는다. 기원지, 개최지, 전파와 확산 등 다양한 지도 기 능 학습의 소재가 될 수 있는 이점도 갖고 있다.
스포츠의 강력한 지리적 속성에도 불구하고 지리 교육에서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것이 사실인데, 이는 역설적이게도 스포츠가 가진 다양한 속성 때문일 것이다. 최근에는 스포츠의 세계화, 기업화와 함께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다루고 있다. 문화로서 스포츠는 다양한 종목을 포함하고 있는데, 스포츠의 구체적이고 부분적인 속성을 통해 지역성을 다룰 때 유용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스포츠를 활용한 지리 교육의 가능성을 밝히고자 한다. II장에서는 스포츠의 일반적인 정의와 속성을 살펴보았다. 또한 스포츠와 지리가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지리학의 ‘장소’개념과 유사한 스포츠의 속성을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스포츠의 지리적 속성을 ‘공간성’으로 명명하였다. III장에서는 스포츠의 지리적 속성을 지리 교육에 활용하기에 앞서 선행 연구와 지리교육과정에서의 스포츠의 위상과 그 활용 의미를 검토하였다. 그리고 위치 및 지도 학습, 문화의 다양성과 세계화, 환경 교육 측면에서 스포츠를 지리 교육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 하였다. Ⅳ장에서는 스포츠를 활용한 지리 교육에서 나타날 수 있는 제한점과 후속 연구 등을 논의하였다.
스포츠는 경쟁적인 신체 활동이라는 측면에서 레크리에이션, 게임 등과 구분된다(Bale, 1989). Bale(1989)은 스포츠를 규칙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시간이나 규칙에 구애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레크리에이션과 구분하였다. 또한 목표 지향적 활동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게임과는 신체적 역량을 보여 주는 준다는 점에서 구별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스포츠 사회학에서는 내적 또는 외적 요인의 결합에 의하여 참가가 동기 유발된 개인의 활발한 신체 발현을 포함하거나 혹은 비교적 복합적 신체 기능을 구사하는 제도화된 경쟁적 활동이라고 정의한다(임번장, 2010). 이와 같은 스포츠의 정의에 의하면, 역사상 최초로 근접한 사례는 그리스 호메로스 서사시 ‘일리아스’에서 아킬레우스가 친구 파트로클로스의 장례식 일환으로 개최된 경기를 들 수 있다(김경현, 2014).
스포츠는 레크리에이션과 게임의 속성을 띠는 활동 이라는 단순한 정의 외에 다양한 측면을 가진다. 스포츠는 놀이-자유-레크리에이션-과정 등과 각각 대비 되는 직업-규칙-경기-결과 등의 다양한 속성을 보여 준다(Bale, 1989). 이외에 신체적 탁월성을 겨루는 경쟁 현상, 가치와 규범을 갖춘 사회 제도, 넓게는 스포츠와 관련된 모든 활동에의 사회적 참여 형태까지도 스포츠로서 개념화하기도 한다(김헌덕, 1998).
스포츠가 다양한 속성으로 정의될 수 있는 배경에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인간이 만들어 온 문화에 속하기 때문이다. 사회‧문화적 관점에서는 스포츠를 놀이에서 시작되어 사회 상황에 따라 제도화되어 가는 것으로, 결국 스포츠가 문화로 정착된 것으로 설명한다(임번장, 2010). 이는 경쟁화된 놀이가 사회화를 통해 문화로 형성, 발전되었음을 지적한다. 문화로서의 스포츠는 기본적으로 인간이 주체이고, 공유, 학습, 전승되며 보편적인 한편 변화하는 속성을 지닌다. 또한 문화의 일부인 스포츠는 각 지역의 문화적 배경, 사회적 특성을 반영한다. 즉, 인간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들고 계승한 모든 산물이 문화임을 고려하면, 스포츠는 문화의 한 형태이며, 다양한 나라와 지역의 자연 및 인문 환경을 드러낸다. 따라서 스포츠는 한 사회의 생활 모습, 즉 문화를 보여주는 렌즈 역할을 한다. 이에 대해 Giamatti(1989)는 한 사회의 여건과 가치관을 이해하는 방법으로 일하는 방식이 아니라 놀이, 레저 방식 등의 연구를 제안한 바 있다(Szymanski and Zimbalist, 2005; 김광억 역, 2006, 재인용).
스포츠는 신체 활동이지만, 자연 및 인문 환경을 반영하는 문화의 산물이다. 문화를 반영하는 스포츠는 기원, 전파와 확산이라는 측면에서 장소 혹은 넓은 의미 에서 지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1) 대부분의 스포츠는 특정 지역에서 시작하여 더 넓은 지역으로, 국가 전체로, 넓게는 전 세계로 퍼져나간다. 특정 스포츠 종목은 지역화(localization)를 거쳐 세계화(globalization)를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된다. 지역화 과정을 통해 정착한 스포츠 종목은 ‘종주국’이라는 지리와 결합된다.
기원지라는 측면 외에도 스포츠는 지리와 다양한 측 면에서 관련이 깊다. Bale(1988)은 스포츠와 장소의 관련성 세 가지를 지적하면서 지리의 잠재적 영향력을 부각시켰다. 스포츠와 장소의 관련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장소는 경쟁적, 목표 지향적인 신체 활동인 스포츠의 경기력에 홈 어드밴티지를 통해 영향을 미친다(Bale, 1988). 홈 어드밴티지는 서로 다른 두 팀 간의 경기에 대해 홈팀의 텃세와 응원 등의 측면에서 영향을 미치지만, 지리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세계적인 규모의 스포츠 이벤트에서 더욱 크게 영향력을 발휘한 다. 서로 다른 자연 환경을 가진 세계 여러 국가들이 특정 국가에서 치러지는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경기력을 겨루는 것은 지리의 잠재력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는 시차, 계절, 고지대 등의 자연 환경을 극복하는 것이 경기력의 전제 조건이었다(이대택, 2010). 우리나라와 조별 리그를 치른 그리스는 경도가 비슷하여 계절 차이를 극복해야 했고, 남아공과 비슷한 위도에 위치한 아르헨티나는 4 시간의 시차만이 부담스러웠다. 아프리카 대륙에 위치한 나이지리아는 시차는 거의 없고, 계절과 날씨를 이겨내는 것이 적응 훈련의 관건이었다.
둘째, 스포츠, 특히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는 이미 배운 지리적, 역사적, 인류학적으로 서로 다른 사회, 장소를 보여주며, 이를 통해 대중들은 상대방 문화 엿보기(crosscultural voyeurism)라는 욕망을 충족시킨다(Bale, 1988). 서로 다른 장소의 차이는 스포츠에 참가하는 나라들의 국기, 국가, 입장 행렬 등을 통해 드러나기 마련이다. 월드컵이나 올림픽에서 마주치는 스포츠 선수들이 몇몇 사람들에게는 특정 국가를 대표하는 유일한 사람들일 것이다. 따라서 유명 스포츠 선수 들은 특정 국가의 스테레오타입화2)에 영향을 주게 된다(Walton, 1984). 스포츠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운동 경기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소속 국가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셋째, 스포츠는 장소와 정서적, 심리적으로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Bale(1988)은 스포츠의 지역 연고, 스포츠를 통한 애착심 등은 스포츠의 장소애 측면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하였다. 스포츠는 다양한 스케일 에서 지역을 결속시키고 대표하는 기능을 한다. 스포츠와 장소, 좁게는 경기장을 동일시하는 것은 스포츠가 ‘참된 장소(Relph, 1976; 김덕현‧김현주‧심승희 공역, 2005, 재인용)’로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설명한 장소와 스포츠 선수의 동일시를 통해 상대방 문화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을 갖게 되듯이, 스포츠와 장소의 동일시는 심리적 측면에서 장소애의 형태로 나타난다(Bale, 1986). 때로는 스포츠의 장소애 측면이 지나친 민족주의나 인종주의 등 부정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에는 미디어의 발달로 장소와 스포츠의 직접적 경험이나 결연이 없이도 장소애를 지닌 공동체 형성이 가능할 수 있다. 스포츠 경기가 벌어지는 장소와 직접적 관련 없이 미디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한 스포츠가 상상의 공동체(Conner, 2014)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이는 스포츠와 장소의 결연이 정적이라 기보다는 유동적이고 변화무쌍한 측면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포츠는 지리와 밀접한 관련을 맺는 인간 활동이 다. 앞서 장소는 스포츠의 경기력에 영향을 주고, 스포츠를 통해 장소를 드러내어 상대방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장소와 스포츠는 심리‧정서적으로 밀착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Wagner(1981)는 스포츠가 지닌 이런 본질적인 속성을 ‘공간성(spatiality)’ 으로 강조하고(Bale, 1988, 재인용) ‘문화와 지리’로써 정의하였다. 그는 스포츠가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사람이 주인공이지만 구체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는 점에 주목하여 ‘스포츠 드라마’의 형성에 있어 공간 성을 강조하였다. 여기에서 ‘스포츠 드라마’는 특정‧ 구체적 장소에서 만들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다.
스포츠가 만들어내는 드라마, 사람들의 이야기는 장소와 관련이 깊다. 모든 스포츠 경기에서 팀이나 개인은 지역을 대표, 상징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역은 구체 적인 실체를 지닌, 지역성을 가진, 장소를 의미한다. 따라서 스포츠는 장소와 유사한 특징을 지니게 된다. Agnew(1987)는 장소의 세 가지 기본적인 특징을 위치, 로케일(현장), 장소감 등으로 요약하였다(Cresswell, 2004; 심승희 역, 2008, 재인용). 그는 장소의 기본적인 특징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설명을 했는데, 이는 스포츠의 본질적인 공간성을 이해하는데 유용하 다. 그는 모든 장소가 객관적 위치를 가지고 있으며, 물질적이고 시각적인 형태를 띠는 반면에, 사람과는 주관적이고 감정적인 애착 관계를 보인다고 주장하였다.
스포츠 역시 장소의 기본적인 특징을 그대로 드러낸다. 첫째, 스포츠는 기원, 종주국, 전파지역, 개최지 등 구체적인 위치를 가진 도시, 국가와 관련이 깊다. 위치는 지구위에 경위도로 표시할 수 있는 좌표 또는 상대적 위치 등을 의미한다. 스포츠가 장소로서 갖는 위치 속성을 지니는 것은 축구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역사 적으로 축구는 19세기 중반에 영국에서 시작되어 19세기 말에는 오늘날과 같은 경기 진행 모습을 갖추게 되었으며, 영국의 해외 이주자들에 의해 유럽과 남미로 급속히 전파되었다. 세계 각지에 진출한 영국인 이주 자들은 축구가 영국과 자신이 속한 계층의 가치관을 담고 있는 것으로 간주했고, 축구 경기를 ‘대영제국의 선교사’와 같은 임무로 인식하였다(Szymanski and Zimbalist, 2005; 김광억 역, 2006, 재인용). 격투기 종목인 태권도(한국), 유도(일본), 우슈(중국) 등은 각 경기가 기원지의 언어로 진행되는데, 태권도의 경우에도 국제 경기에서 ‘차렷’, ‘경례’, ‘시작’, ‘그만’ 등 우리말 표현 그대로 경기가 진행된다. 이는 스포츠가 단순히 경기로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소, 지역, 나아가서 국가를 대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 세계로 확산된 축구는 지역 연고를 중심으로 각국의 자국리그, 대륙 중심의 지역 대회, 월드컵과 같은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 등으로 치러진다. 모든 축구 경기가 열리는 곳은 각 위치를 가지며, 이는 지도위에 표시할 수 있는 객관 적‧상대적 좌표이다.
둘째, 스포츠는 지도상의 좌표로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장소와 마찬가지로 실체적인 형태를 가진 경기장에서 일어난다. 모든 경기는 구체적이고 물질적인 현장(로케일)에서 발생한다.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은 성지, 메카 등의 용어로 표현되어 스포츠 그 자체와 동일시되곤 한다. 바르셀로나 구단의 홈구장인 누캄푸는 단순히 축구장 이상의 역할을 한다. 경기가 없는 날에도 누캄푸만을 보기위한 여행 코스가 있다. 우리나라의 동대문야구장은 철거에 대한 찬반 논의을 거쳐 2008년에 최종 철거되었으며, 이로 인해 인근 사거리와 버스 정류장, 지하철역 등의 이름이 바뀌었다. 스포츠 경기를 위해 건설된 경기장은 경제 성장 효과와 함께 환경에 끼치는 부정적 우려 등의 논란을 낳기도 한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스키장 건설 예정지인 가리왕산 개발에 대해 환경 단체는 조선 시대부터 국가 산림 보호 구역으로 지켜온 산림 유전자원 보호 구역이 파헤쳐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서재천, 2012). 최근에는 스포츠 이벤트와 관련된 시설들을 활용하여 장기적인 지역 개발을 계획하기도 한다. 영국지리교육협회(Geographical Association, GA)는 2012년 런던 올림픽이 벌어진 경기장과 그 주변 지역들을 2030년까지 장기적으로 개발하는 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셋째, 스포츠는 객관적 위치를 갖고 있는, 구체적 형태를 띤 경기장에서 일어나는데 그치지 않고, 스포츠 경기장, 넓게는 그 경기가 일어나는 장소에 주관적이고 감정적인 애착을 불러일으킨다. 프로 스포츠구단은 대부분 지역 연고를 바탕으로 하며,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에 참가하는 팀이나 개인 역시 지역이나 국가를 대표한다. 프로 스포츠 팀에 대한 애착은 스포츠의 장소애 측면을 보여준다. 시민 구단인 FC바르셀로나는 10 만 명의 시민들이 내는 자금으로 운영된다. 그래서 FC 바르셀로나는 지역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1714년 스페인에 병합된 카탈루냐는 ‘카탈루냐어를 쓰는 카탈루냐 인’이라는 민족성을 강조하며 분리 독립을 주장해왔다 (한준, 2013). 카탈루냐 지역민에게 있어 바르셀로나 축구팀은 축구 경기만을 하는 단순한 스포츠 구단을 넘어 지역을 대표하는 ‘아이콘’이다. 지역민이 스포츠 팀에 대해 갖는 장소감은 개인으로서 그리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장소에 속해 있다는 느낌이며, 정체성에 중요한 원천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장소감이라 할 수 있다(Relph, 1976; 김덕현‧김현주‧심승희 공역, 2005, 재인용). 스포츠의 장소애 측면은 지역을 결속 시키는 역할을 하는 긍정적 효과를 주지만, 때로는 외부인에게 배타적이고, 폭력적일 수 있다. 지역 간의 다양한 원인의 갈등은 축구 경기에서 폭력으로 비화되기도 한다. 한 국가 내에서도 언어 차이(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아틀레틱 빌바오), 종교 차이 (스코틀랜드의 셀틱‧레인저스) 등에 의한 갈등이 축구를 통해 나타나기도 한다.
스포츠는 구체적인 위치를 가진 장소에 뿌리내린 문화라는 점에서 공간성을 띤다. 실제 경기가 벌어지는 경기장은 절대적‧상대적 위치로 표현되며 지역의 성장에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특정 지역을 대표하여 경기에 나서는 스포츠 팀이나 선수는 강한 장소감을 통해 결속을 이끌어내지만, 외부인에게 부정 적인 행위로 이어질 수 있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스포츠의 공간성은 지도위에 구체적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지리적 속성을 보인다.
1)이기봉(2005)은 지리학을 지역, 공간, 장소 등의 개념들을 도구적으로 잘 이용하여 인간의 문제를 보다 심도깊게 이해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학문으로 정의하였는데, 본 연구에서 장소는 삶의 터전이 되는 구체적 지점(남호엽, 2005), 주변의 다른 곳과 구분될 수 있는 구체적인 특징을 갖고 있는 자연적이거나 인문적인 지표(이기봉, 2005) 등을 의미하는 지리의 도구적 개념으로 정의한다. 2)스테레오타입은 언어공동체의 구성원이 일반적인 문맥에서 어떤 한 대상물을 지칭하는 단어와 결합되어 있는 일종의 이론적 표상이며, 대상을 인식하는 주체의 인지적·감정적 요소의 필터링을 거친 결과물(박선미 외, 2009)로서, 타인이나 타 집단에 대한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일반화된 인식적 판단의 역할을 하는데, 본 연구에서 스테레오타입화는 ‘지역이미지고착화’로 해석하고자 한다.
III. 효과적인 지리 교수?학습을 위한 스포츠의 활용
지리 교육에서 스포츠를 활용하려는 노력은 학생들의 흥미를 바탕으로 교육 내용을 조직하는 것이 교육학적으로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스포츠를 지리 교과안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한 선행 연구는 크게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다. 구체적으로 지리 교과에서 가르쳐야 할 주제를 특정 종목에 적용하는 사례, 지도를 비롯한 지리 기능 습득을 위한 예제로써 활용하는 방안, 그리고 특정 스포츠 이벤트와 관련하여 지리 주제를 다루는 내용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특정 종목에 한정하여 지리 주제를 다루는 연구로는 축구 (Nelson, 2005; Busey and Waring, 2012), 야구(DeChano and Shelley, 2004; Nelson, 2005; Edington and Hyman, 2005; Zeitler, 2013) 등의 종목에 한정적이다.
Nelson(2005)은 시기별 미식축구 연고팀을 가진 도시들의 변화를 통해 미국의 경제‧지리적인 변화를 살펴보는 수업 활동을 제안하였다. 프로 스포츠 구단은 수익을 내야하는 경제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각 시기의 산업 및 인구 분포 변화와 밀접하기 때문일 것이다. 구체적으로 러스트(rust)벨트 지역에서 선(sun)벨트 지역으로의 인구 이동을 미식축구 연고팀의 이동과 관련 지어 설명함으로써 스포츠가 지역 및 인구의 성장과 변화를 파악하는 흥미로운 지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Busey and Waring(2012)은 세계 지역 학습에서 축구를 구체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보여주었다. 이 연구에서는 미국 지리 교육의 다섯 주제인 위치, 장소, 인간-자연 상호작용, 이동, 지역 등을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수업 활동으로 월드컵이 열리는 국가나 도시의 위치 확인, 특정 스포츠 구단이 연고를 둔 장소의 특징 조사, 2022년 월드컵을 개최하는 카타르를 사례로 환경과의 관련성 및 지역 이미지 변화 분석, 유명 축구 선수들의 축구 리그 이동 조사 등을 소개하였다. 특히, 농구나 야구와 달리 선수들의 국제적인 이동이 많은 축구야말로 글로벌 교육의 흥미로운 소재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또한, 다섯 주제 외에 스포츠에서 다문 화, 인종, 가난, 인종주의 등의 폭넓은 주제도 다룰 수 있는 장점을 설명하였다.
Edington and Hyman(2005), Zeitler(2013) 등은 위치, 장소, 인간-자연 상호작용, 이동, 지역 등의 주요 지리 교육 주제에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사례를 제시하였다. 특히, Zeitler(2013)는 메이저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 도시로 이루어진 마이너 리그를 중심으로 지리 교육 주제를 다루는 강점을 소개하였다. 소개된 사례에는 각 야구팀의 연고 도시를 위도, 경도가 표시된 지도에 표시하여 절대적‧상대적 위치의 개념 파악하기, 한 시즌 동안 특정 마이너리그 팀의 이동 거리 측정하기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세 가지 유형의 ‘지역’ 개념 파악에 야구를 적용하였다. 메이저리그 팀 산하에 기능적으로 위계 구조를 보이는 마이너리그 팀을 통해 ‘기능 지역(functional regions)’ 을 이해하게 할 수 있고, 특정 지역에 속하는 마이너리그 팀의 개수를 파악하여 ‘형식 지역(formal regions)’ 의 개념을 보여줄 수 있으며, 응원하는 지역 팀을 기준으로 ‘인지문화 지역(vernacular regions)’ 등의 다양한 지역 개념을 파악할 수 있는 사례를 제시하였다. 특히 자연 및 인문 환경의 특징을 모두 포괄하여 통합적인 관점에서 다루는 ‘장소’ 개념 파악에 마이너리그 팀명이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으며, 학생들에게 수행 평가로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프로 스포츠 프랜차이즈가 발달한 미국의 경우에는 축구보다 야구와 관련한 지리 교육 활용 사례가 두드러진다. DeChano and Shelley(2004)는 농구, 하키, 특히 야구를 중심으로 캔자스시티에 대한 지역 학습에 초점을 맞추었다. 특정 스포츠 종목을 기준으로 몇몇 지리 주제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캔자스시티에 있는 흑인 야구 리그(Negro Leagues)를 활용한 지역성 학습 사례를 제시하고, 주변의 다른 야구팀과 비교하여 지역별로 장소감과 팀 선호의 차이를 설명하였다. 이 연구는 지역 전체의 특성을 설명하는데 야구라는 스포츠의 역할을 사례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다른 지역의 학습에도 특정 스포츠 종목을 적용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축구를 활용하여 국제 이해 교육의 주요 주제인 문화 간 이해, 세계화, 인권, 평화, 지속가능한 발전 등에 대한 교수‧학습 활동을 제시한 연구가 있다(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2004). 이 연구는 다양한 주제를 다루기 위해 축구를 선택한 배경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우선 축구와 같은 일상의 소재는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우리 주변의 모든 것들이 세계화, 문화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인식시키는 데 유용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또한 스포츠 여러 종목 중에서 축구야 말로 남성성과 여성성, 문화의 보편성과 상대성, 세계 화와 지방화, 인권, 평화, 환경 등 모든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실마리로서 기능하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둘째, 지도나 그래프 등의 지리 기능을 학습하는 데 특정 스포츠를 예제로써 활용하는 연구가 있다. 물론 축구나 야구 등을 활용한 지리 주제 학습에서도 지도나 그래프 활용이 필수적이기는 하다. 마이너리그의 야구팀을 다루면서도 경위도대, 기후 그래프, 방위각 등의 기능을 다룰 수 있다(Zeitler, 2013). Sas and Jones(1976)는 1975년 전미대학농구대회에 참가한 팀과 개최 도시를 지도 학습에 활용하였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각 팀의 개최 도시까지의 직선거리를 축척을 이용하여 계산하도록 하였다. 예제로 사용된 직선거리 이외에도 위치, 방향 등의 지도 읽기에 활용될 수 있으며, 경도와 본초자오선의 시간대, 접근성, 교통 등의 주제에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는 이점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농구뿐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 종목은 지도 학습을 하는데 있어 다양한 수준에서 활용 가능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매력적인 소재임을 보여주었다. 축구는 야구보다 상대적으로 글로벌 산업으로 발달한 측면에 착안하여 통계 지도 학습에 활용할 수 있다. 월드컵에 참가한 각국 대표 선수들의 실제 소속 리그를 나라별로 표시하는 활동을 통해 낮은 수준에서는 단계구분도, 좀 더 높은 수준에서는 유선도 등의 통계 지도 제작 활동을 유도할 수 있다(Rawding, 1999).
지도 관련 기능은 최근에 지리 교과에서 적극적으로 다루는 GIS에 적용될 수 있다. GIS는 경기장 입지에서 경기 안전시설에 이르기까지 스포츠 산업에 전반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www.esri.com/news/arcuser/0708/gisports.html). 이 외에도 2012년 런던 올림픽 성화 봉송 경로를 GIS프로그램을 통해 지도화하는 활동 사례도 있다(http://www.geography.org.uk/projects/planetsport/london2012).
셋째, 특정 종목 중심으로 지리 개념을 다루거나, 지도 학습을 하는 것 이외에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를 지리 교과안으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영국 지리교육협회(GA)는 ‘Planet Sport’ 프로젝트(www.geography.org.uk/projects/planetsport)에서 올림픽, 월드컵(Rawding, 1999, 2002), 유럽축구선수권 등 스포츠 이벤트를 지리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사례를 소개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스포츠 이벤트와 재개발, 경제 개발, 여행 등과 같은 지리 주제를 연결 지을 수 있는 자료를 제시하였다. 2000년대 이후의 올림픽, 월드컵과 2004년 유럽 축구 선수권을 지리 수업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 활동 중심으로 소개하였다. 세계적 스포츠 이벤트를 활용한 지리 수업 활동을 연령별 혹은 학교급별로 수준을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 점이 두드러진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활용 예시로는 KS2에서 대륙을 대표해 참가한 여러 나라의 기후, 경관, 사람들, 문화 등에 대해 조사하기, KS2~3에서 2014년 월드컵의 상징물에 담긴 지리적 의미 생각해 보기, 특정 지리 요소를 포함할 수 있는 로고 디자인하기 등이 있다. KS3에 서는 산업으로서 축구를 알아보기 위해 GDP와 축구랭킹과의 관계 분석하기, KS3~4수준에서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기간 동안 팔리는 상품이 친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만들었는지 조사하기 등의 활동을 수준으로 구분하였다. 이와 같은 학교급별 수준에 따른 활동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도 적용되는데, 초등에서는 지역성 조사 활동을, 중학교에서는 올림픽 개최로 인한 긍정‧부정적 영향 분석을, 고등학교에서는 환경 문제와 관련짓는 활동을 제시하였다. 특정 이벤트를 시사적으로 다루되, 수준별로 학습 활동을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지리 수업에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정 시기의 스포츠 이벤트만을 대상으로 한 활동 이외에 여러 시기의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는 지역을 비교함으로써 할 수 있는 지역 학습의 방안도 소개하였다(Rawding, 1999, 2002). Rawding (1999, 2002)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과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시기가 다른 점을 두 지역의 강우 패턴과 관련시켜 학습할 수 있는 사례를 제시하였다.
지금까지 살펴본 선행 연구에서 볼 수 있듯이, 지리 교육에서는 강력한 지리적 속성을 보이는 스포츠를 교과안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초기에는 예제로써 소극적으로 활용하는데 그쳤다면, 최근에는 대중의 스포츠에 대한 관심의 증가와 함께 지리 교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 큰 관심을 쏟고 있다. 야구, 축구 등의 특정 종목이나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지리 개념 학습과 지역 학습에 활용함과 동시에 이들 스포츠 경기가 개최되는 나라, 도시 등을 지도 학습의 구체적 활동으로 연결시키는 자료를 개발하고 있다.
위의 선행 연구들은 스포츠를 지리 교수‧학습에 활용할 때 갖는 이점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스포츠는 지리 수업에서 학생들의 흥미, 관심을 이끄는 소극적 기능에서 실제 세상의 생생한 지리를 이해하게 하고, 일상생활과의 깊은 관련성과 의미를 깨닫게 하는 적극적 교육 자료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게 한다.
2. 지리교육과정에서 스포츠의 활용과 지리 교육적 의미
지리 교과에서 스포츠는 야구나 축구 등 특정 종목 이나 스포츠 이벤트의 사례를 통해 지리 개념, 지도 기능 등의 교수‧학습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살펴보았다. 지리 수업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나라 지리교육과정에서의 역할은 미약하다. 우리나라 지리교육과정에서 스포츠는 ‘문화의 다양성’, ‘세계화’ 관련 단원에서 문화의 특징, 타문화에 대한 태도 등의 세계 지역 학습에서 그 활용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다. 초등3~4학년 ‘(9) 다양한 삶의 모습들’, 초등5~6학년 ‘(5) 우리 이웃 나라의 환경과 생활 모습’, ‘(7) 세계 여러 나라의 환경과 생활 모습’ 등의 단원에서 다양한 생활 모습의 예로서 춤, 노래, 축제 등의 문화가 제시되어 있지만, 스포츠는 언급되지 않는다(교육과학기술부, 2012). 이에 반해 중1~3학년 ‘(8) 문화의 다양성과 세계화’ 단원 목표에는 명확한 언급이 눈에 띈다.
중학교 지리 영역의 지역 학습에서는 스포츠를 세계 화의 사례로 제시한 반면, 고등학교 세계 지리에서는 스포츠를 지역 갈등의 해결 방안으로 그 역할을 확대 시키고 있다.
교과서에서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평화 정착에 이바지하는 스포츠와 문화 교류’라는 내용을 중심으로 올림픽 개최지와 월드컵 개최국이 지도로 제시되었다. 스포츠는 영화제, 박람회 등과 함께 문화 교류의 행사로 소개되었으며,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의 축구 경기를 문화 충돌의 왜곡된 사례로 설명하였다(천재 교육, 2014, 고등학교 세계지리).
우리나라 지리교육과정에서 스포츠 활용은 아직 미약하다. 문화, 세계화 관련 단원에서도 소재 제시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그 동안 세계 지역 학습에서 음식을 활용한 사례와 비교해 보면, 스포츠의 활용 가능성과 잠재력은 크다. 음식을 지역 학습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한 연구(김학희, 2005; 신의주, 2007; 김석영‧이보영, 2010)들은 지리 교육의 소재 확대 측면에서 기여를 했다. 이는 스포츠를 활용한 지리 교육의 소재 개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로 지리 교수‧학습에서 스포츠를 활용하면, 흥미를 끌 수 있다는 단순한 이점과 함께 유용한 점이 많다. 스포츠의 지리 교육적 의미로는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이는 스포츠가 지닌 문화로서의 속성과 이에 대한 관심의 증대, 그리고 지리적 속성인 공간성에 기인한다. 첫째, 스포츠는 자연 및 인문 환경을 바탕으로 인간이 만든 문화의 일부이기 때문에 일상생활과 관련이 깊다. ‘스포츠의 일상성’은 미디어의 발달과 세계화의 확대 등으로 학습자의 큰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보지 못한 먼 나라들에 대한 정보의 원천과 첫 인상은 다름 아닌 스포츠가 될 수 있다(Picton, 2008). 앞서 살펴본 외국의 스포츠 활용 선행 연구들은 일상생활에서 학습자의 관심과 흥미를 바탕으로 한다. 이는 사고 활동을 자극하여 학습 참여도를 높이고 능동적인 학습 활동을 이끌 수 있다. 특히, 스포츠는 여학생과 남학생, 학교급별의 다양한 수준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종목이 있다는 측면에서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Sas and Jones, 1976).
둘째, 스포츠는 일상적이면서 동시에 시사적이다. 스포츠 경기는 매일 어딘가에서 벌어지며, 세계적인 규모의 스포츠 이벤트는 주기적으로 열린다. ‘스포츠의 시사성’은 박제된 지식이 아닌 생생한 지리 지식을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강점을 설명한다. 냉전 시대에 미국과 중국의 ‘핑퐁 외교’, 모스크바‧LA‧서울 등에서 각각 열린 연속적인 올림픽에 참가한 나라들 수의 변화는 스포츠의 정치‧사회 분야에서의 잠재적 역할을 보여준다. 세계 지역 학습에서 스포츠를 시사적으로 활용하게 되면, 글로벌 마인드와 함께 다문화 사회에서의 바람직한 시민의 자세, 태도 등도 다룰 수 있다. 유럽 축구 리그에서 활동하는 브라질‧아프리카 출신 선수들, 프랑스 축구 대표 팀의 민족 구성, 남아공 월드컵 등(Busey and Waring, 2012)은 좋은 사례이다.
셋째, 스포츠의 일상성과 시사성은 모두 지도위에 구체적으로 표시할 수 있다는 점, 즉 ‘스포츠의 공간성’ 은 지리 교육에서 그 잠재적 가치가 명백하다. 문화의 일부인 스포츠는 기원지를 갖고 있으며, 전파 및 확산 과정을 거쳐 전 세계로 확대되었다. 주로 특정 종목의 분포와 경기력은 자연 환경의, 전파 및 확산 과정은 인문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스포츠의 공간적 세계화는 스포츠 다국적 기업의 공간 분업, 아동 노동, 공정 무역 등을 다룰 때 유용한 자료가 될 수 있다(EBS 지식 채널e 제작팀, 2007). 또한 스포츠의 공간성은 경기장 에서 뛰는 선수나 팀이 도시, 지역, 국가를 대표하는 일종의 아이콘임을 보여준다. 학습자에게 일상적이고 주기적으로 벌어지는 스포츠 경기는 세계 여러 지역에 대한 첫 대면이 되기도 한다. 스포츠는 미지의 먼 지역,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 이른바 ‘공간 드라마’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야기 중심의 스토리텔링 혹은 내러티브 수업에 자연스럽게 활용될 수 있다. 장소 및 지역 학습 등에서 스포츠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스토리텔링 수업은 자연적인 특징과 인문적인 특징에 대해 원인과 결과로 구성된 하나의 체계적인 스토리를 통해 학습자의 지역성 파악에 효과적일 것이다 (조철기, 2011). 스포츠와 관련된 지역의 사람, 혹은 스포츠 선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스토리텔링은 학습 자의 장소감과 지리적 상상력 신장, 새로운 문화 수용 태도 등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다(홍서영, 2014)
지리적 속성을 보이는 스포츠는 일상생활에서 친숙 하고, 시사적으로 발생하며, 지역성을 반영하는 공간성 측면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지리 교육에서 그 활용 의미가 극명함을 확인하였다. 여기서는 지리 교육 에서 스포츠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위치 및 지도 학습, 문화의 다양성과 세계화, 환경 교육 측면에서 스포츠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사례 중심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1) 스포츠와 위치 및 지도 학습
앞서 살펴본 스포츠를 활용한 선행 연구는 지리 교육의 핵심 개념인 위치, 장소, 지역, 이동, 자연-인간 상호작용 등에 대한 교수‧학습 활동이었다. 우리나라 지리교육과정에도 수용된 이 핵심 개념 중에서 위치 개념에 대한 학습은 선행되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나머지의 개념 이해도 불안정해 질 수 있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심승희, 2010).
지리 교육에서 위치는 장소, 지역, 이동, 자연-인간 상호작용 등에 대한 개념의 형성에 기초가 된다. Golledge(2002)는 지리 지식에 있어 ‘어디에 있는지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설명하였다. 그는 위치 지식을 통해 첫째, 토양과 식생을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공간 관계 파악에 유리하고 둘째, 도시 기능이나 문화 지역같은 지역 범위를 좀 더 쉽게 이해하게 되며 셋째, 도시 내 토지 이용과 인구 밀도의 관계처럼 서로 영향을 주는 요인을 파악하는데 유용하며 넷째, 대도시의 프로 스포츠 팀처럼 공간적 현상과 분포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어디에 있는지 아는 것이야말로 그 현상들이 왜 그 곳에서 일어나는지, 서로 다른 것에 어떻게, 왜 공간적으로 관련이 되는지 파악에 유용하다고 지적하였다.
위치 학습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다소 양면적이다. 위치 지식은 초등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세계 지리에 이르기까지 전 지리 영역에서 강조되고 있는 반면, 단순 암기와 나열적인 사실적 지식이라는 이유로 학교 지리에서는 다소 경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위치 지식을 강조한 학교급별 주요 성취 기준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교육과학기술부, 2012).
지리교육과정은 지역 학습의 기초로서 위치 지식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학교 지리에서 지리 수업을 통해 위치 인지 수준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한 연구는 많지 않다. 초등 지리 교육에 적합한 위치 학습의 내용과 방법을 제시한 심승희(2010)의 연구는 점적 위치와 면적 위치 학습에 적합한 다양한 방법을 제안하였다. 그리고 위치 지식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서는 주의 집중, 관련성, 자신감 강화요인 등이 중요하다는 점에 착안하여 지도 퍼즐을 활용한 위치 학습 방법을 개발하여 적용하였다(심승희, 2011).
위치 학습은 암기 지식으로 간주되어 학교 지리에서 경시되어 왔지만, 지리 교육의 핵심 개념이므로 반드시 학교 수업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습자와의 관련성, 주의집중 등을 강화하는 방안을 활용하면 위치 학습의 동기를 강화시켜 효과를 높일 수 있게 된다는 심승희(2011)의 연구는 스포츠를 활용하여 위치 학습의 효과를 높이려는 지리 교수‧학습활동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서 스포츠는 일상성, 시사성, 공간성이라는 속성을 지니므로 지리 교육에서 그 활용 의의가 크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스포츠의 일상 성과 시사성은 위치 학습을 하는데 있어 학습자의 관심과 흥미 유발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세계화가 이루어진 스포츠 종목의 경우, 기원지, 국제 대회 개최지 등의 공간성이 분명하기 때문에 위치 학습에 활용할 수 있다. 축구는 세계 여러 국가에서 각 리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대륙별 대회, 월드컵 등의 국제 대회를 치르는 등 세계화가 이루어진 스포츠 종목 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는 8개조 32개국이 참가했지만, 대륙별 지역예선 참가국은 208개국에 이르며, 이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참가국 204개국을 넘어서는 규모이다. 축구 참가국은 초등 수준에 적합한 사실적 지식으로서 활용할 수 있으며, 대륙별 지역 예선이나 대륙별 국제 대회 등을 활용할 경우에는 기준국가(김다원, 2008)를 선정하여 지역 구분의 내용을 추가‧전개시킬 수 있다.
위치는 사실적 지리 지식에 그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지리적 현상들의 관계를 이해하는 기준이 된다. 절대적 위치 표현인 경위도를 통해 지역 간의 계절 변화와 시차를 파악하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표 1은 남반구에 위치한 브라질에서 열린 2014년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조별 예선을 치른 경기장과 관련된 자료이다. 우리나라는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와 조별 예선을 치렀는데, 상대국의 위치, 계절과 시차, 이동경로 등을 조사하여 유‧불리한 점을 분석하기 위한 수업 자료이다. 학습자가 조사 할 음영 부분은 경위도라는 위치를 통해 탐색할 수 있는 자료이다.
[표 1.]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 예선 경기 장소와 관련된 위치 학습 사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 예선 경기 장소와 관련된 위치 학습 사례
위치는 기후, 지형 등의 자연 환경과 생활 방식을 이해하는 기초가 된다. 스포츠에서 자연환경은 경기력에 영향을 주게 되는데, 특정 스포츠 종목은 기원지와는 무관하지만 특정 몇몇 국가의 선수들이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두드러진다. 육상의 마라톤 종목 은 아프리카의 케냐, 에티오피아의 강세가 단연 눈에 띈다. 국제육상경기연맹의 2014년 남자 마라톤 기록을 살펴보면, 1~24위 기록 보유자는 모두 케냐, 에티오피아 선수들이고, 1~5위까지는 케냐 선수들이 자리하고 있다(http://www.iaaf.org/records/toplists/roadrunning/marathon/outdoor/men/senior/2014). 케냐와 에티오피아의 마라톤 강세는 이들 국가의 위치, 기후, 지형 등과 생활 방식의 관련성을 보여준다. 이는 특정 스포츠 종목에 필요한 우월한 신체 능력은 자연 환경에 적응한 지역민의 오랜 생활 방식의 관계로써 설명할 수 있다. 케냐 선수들의 마라톤 강세를 단순히 자연 환경과 유전적 신체 능력과의 관계만으로 설명하게 되면 인종주의, 환경결정론 등에 빠질 수 있으므로 경계해야 한다(Bale, 2002).
마라톤이 지형과 스포츠의 관계를 보여준 것이라면, 동계 올림픽은 기후와의 관련성을 설명한다. 전 세계 인이 참여하여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서 우위를 겨루는 올림픽은 동하계 대회로 나뉜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의 참가국수는 204개이지만, 2014년 소치 올림픽에는 88개국이 참가하였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강세를 보인 나라들의 위치를 지도에 표시하여 기후와 위치의 관계를 가늠하게 할 수 있다. 동계 올림픽 종목들은 강세국들이 기원지에 해당하는 경우이다. 기원지야말로 특정 스포츠 종목의 시작, 확산에 중요한 위치이며, 이는 스포츠가 자연 환경을 반영하여 만들어낸 문화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스포츠에서 자연 환경을 극복하거나 도전하는 이야기는 스포츠 드라마의 전형을 보여주는데, 1988년 캘거리 올림픽에 참가한 자메이카의 봅슬레이 도전기를 영화화한 ‘쿨러닝’이 적절한 사례이다.
스포츠를 활용한 위치 학습은 사실적 지리 지식에서부터 위치 속성과 관련된 개념적 지리 지식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다. 사실적 지리 지식인 위치 확인, 지역 구분에서, 경위도로 표현되는 절대적 위치와 기후와의 관계, 생활 모습 등 개념적 지리 지식의 파악에 이르기까지 유용하다. 단순한 위치 확인, 지역 구분 등은 지도 학습에 활용될 수 있다. 경위도와 기후, 생활 모습 등 또한 모두 지도화할 수 있으며, 스포츠 관련 자료들은 다양한 통계 지도 학습에도 유용하 다. 그리고 새로운 경기장의 위치는 입지와 관련하여 GIS활동에도 적용할 수 있다.
2) 스포츠와 문화의 다양성, 세계화
지리 교과에서는 세계 여러 지역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지리적 관점에서 이해시키고, 서로 다른 문화를 수용하는 자세를 키우고자 한다. 지리교육과정에서 문화의 다양성, 세계화를 다룬 지역 학습은 초등 3학년에서 고등학교 세계지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교급별로 이루어지고 있다. 지리교육과정은 다양한 문화를 인식하는 수준에서 시작하여 문화의 다양성 배경을 자연 및 사회 환경으로 나누어 분석함과 동시에, 세계화, 다문화 사회에 대처하는 올바른 자세와 태도 함양 등을 목표로 한다.
스포츠는 문화의 다양성과 세계화 수업에 지리적으로 적절한 사례로써 활용될 수 있는데, 자연 및 인문 환경을 바탕으로 인간이 만들어낸 문화의 일부이기 때문일 것이다. 앞서 II장에서 스포츠는 상대방 문화 엿보기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세계 여러 지역의 문화적 다양성을 이해하는데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스포츠를 통해 세계화, 문화의 전파, 문화 상대주의 등을 이해하고, 다문화 사회에 대처하는 세계 시민으로서의 올바른 자세와 태도 형성을 도모할 수 있다.
동계스포츠 기원지는 자연 환경의 문화적 산물이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종목은 스키 종목에서 크게 노르딕과 알파인으로 나뉜다. 스키 종목은 자연 환경을 반영한 지역의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준다. 알파인 (Alpine) 스키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중부 유럽의 알프스 산악지대에서 유래하여 경사를 따라 내려오는 스피드를 겨루는 반면, 노르딕(Nordic) 스키는 노르웨이를 비롯한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북부 유럽의 일상생활에서 이동 수단으로 시작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에서 시작된 스키 종목은 세계 여러 지역으로 전파되었지만, 여전히 열대나 건조 기후 지역에서는 즐기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스포츠 종목의 전파와 세계화에는 자연 환경뿐 아니라 사회적 환경도 영향을 끼친다. 미디어와 교통의 발달이 미약했던 과거에는 식민 지배로 인한 스포츠의 전파와 확산이 두드러졌다. 영국의 식민 지배와 관련하여 영연방(British Commonwealth) 경기대회는 좋은 사례이다. 2014년 7월에 열린 영연방 경기대회는 월드 컵, 올림픽 다음으로 큰 스포츠 이벤트로서, 71개국이 참가하였다. 이 대회에는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나라들이 참가하는데, 론볼즈(Lawn bowls), 럭비 세븐즈(Rugby sevens), 네트볼(Netball) 등과 같이 영연방 국가 내에서만 인기있는 스포츠 종목도 포함되어 있다.스포츠 종목의 전파와 영국의 식민 지배를 보여주는 스포츠 종목으로는 크리켓이 있다. 400여 년 전 영국에서 시작된 크리켓은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 영연방 국가와 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은데, 20세기 중반까지 영국의 영향 아래 있었던 인도, 파키스탄 등에서 ‘국민 스포츠’로 간주되며, 크리켓을 즐기는 인구는 20억 명 정도로 추산된다(허재현, 2014).
동계 올림픽에서 겨루는 종목과 세계 여러 지역의 참가국을 조사하는 수업 활동은 스포츠와 자연 환경, 문화 전파의 제한점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할 수 있다. 그리고 특정 종목에서 강세를 보이는 나라들의 공통점과 그 문화적 배경과의 관련성에 대해 조사하도록 할 수 있다.
세계 각 지역의 문화를 반영하는 스포츠는 보편성과 다양성을 보인다. 동아시아에 속하는 우리나라, 중국, 일본에는 태권도, 우슈, 유도 등의 유사한 격투기 종목이 있다. 태권도는 우리나라에서 시작되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만큼 세계화가 이루어졌다. 문화 전파와 세계화는 지역에 따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일본이 기원지인 유도는 1900년대 초에 브라질에 전해져 주짓수로 발전하였다. 또한 배구는 동남아시아에서는 ‘세팍타크로’라는 일종의 발배구로 발전하였는데, 말레이시아어인 ‘세팍(발로 차다)’과 태국어인 ‘타크로(볼)’가 합쳐진 합성어에서 유래한다. 축구와 같이 전 세계에서 즐기는 스포츠가 있는 반면에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서만 발전한 종목이 있다. 세계화와 함께 지역화의 소재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유사한 방식으로 치러지는 스포츠 경기의 종류와 그 지역별 분포를 통해 문화 전파의 양상과 세계화를 파악하게 할 수 있는 자료들이다. 또한 경기를 대하는 태도를 통해 서로 다른 문화를 수용 하는 올바른 자세가 무엇인지 인식하고, 실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스포츠는 지역이나 나라를 대표하는 ‘공간성’을 강력 하게 드러내는 문화이다. 스포츠 경기는 스포츠 종목 뒤에 숨어있는 지역의 대리전이다. 영국이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는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 랜드 등 4개 팀으로 나뉘어 국가가 아닌 지역 팀으로 출전하고 있으며, 스페인에선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가 엘클라시코라는 지역의 대리전 성격의 시합을 하는 것은 스포츠를 통해 드러나는 지역 갈등의 사례이다(홍대선, 2010). 스포츠를 통해 표출되는 지역 갈등은 폭력적으로 변하기도 하는데, 축구 전쟁으로 알려진 1969년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 사이의 전쟁은 국경 분쟁의 성격을 띤다(임상래, 2003).
국가나 지역을 대표하는 팀은 갈등과 공존의 양면적인 사례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우승한 프랑스 팀이나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선전한 네덜란드 팀은 다문화 사회의 혼종성(hybridity)이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이성형, 2006). 세계축구협회(FIFA)는 아프리카 계나 아시아 계 선수들을 비롯한 모든 인종 차별에 대해 ‘인종주의에 반대한다(No to Racism)’라는 슬로건으로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다. 지리 교과는 다문화 사회에서 나타날 수 있는 상황과 해결 방안 등에 대해 문화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교 육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스포츠를 활용할 수 있다.
표 2는 지리교육과정의 학습 내용과 성취 수준을 분석하여 문화의 다양성, 세계화와 관련된 스포츠 활용의 사례를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세계 지리에 이르기까지 수준별로 제시한 것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에서 다양한 문화를 인식하는 데서 시작하여, 고학년 에서는 우리 이웃 나라들과 문화를 비교해 보고, 중학 교에서는 문화의 다양성의 배경을 이해하도록 하는 활동을 제시하였다. 자연 환경에 따른 문화의 차이를 먼저 알아본 후, 식민 지배와 같은 사회‧문화적 배경 또한 지역의 문화에 영향을 주는 요인임을 이해하는 사례를 소개하였다. 이를 통해 문화의 다양성에 영향을 준 여러 요인들을 정리하는 학습 활동을 마련하였다. 고등 학교에서는 세계화에 따른 다문화 사회, 환경 문제 등에 국제적 노력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활동을 배치하였다. 세계 지역 학습에서 스포츠를 활용함으로써, 문화의 다양성, 세계화, 나아가 환경 문제 등에 대해 학습자 스스로 흥미와 관심을 바탕으로 인식하고, 실천할 수 있는 교수‧학습 전개의 가능성을 볼 수 있다.
[표 2.] 지리교육과정에서 문화의 다양성, 세계화와 관련된 스포츠 활용 사례
지리교육과정에서 문화의 다양성, 세계화와 관련된 스포츠 활용 사례
3) 스포츠와 환경 교육
스포츠는 문화의 일부로서 일상생활에서 여가 활동이라 여기기 때문에 환경친화적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스포츠는 상업화‧세계화로 인해 규모가 커짐에 따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 또한 커졌다. 대규모 경기장 시설과 관리, 관중 등이 동원되는 스포츠 활동은 에너지 소비, 대기 오염, 지구 온난화 가스 배출, 폐기물 처리, 오존층 파괴 물질 배출, 서식지 및 생물 다양성 감소, 토양 침식 및 수질 오염 등 산업 활동의 환경 파괴와 유사한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 2004).
스포츠와 환경의 관계에 대한 논의는 환경 문제가 세계적인 규모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국제 기구, 지역 연합체, 국제 스포츠 단체 등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논의의 주요 주제는 환경친화적 경기 대회를 위한 합의와 노력이다. 2005년 11월 케냐 나이 로비에서 열린 ‘스포츠, 평화 그리고 환경’을 주제로 한, ‘스포츠와 환경에 관한 세계회의’에서는 ‘나비로비 선언’을 채택하였다(유엔환경계획 한국위원회, 2005). ‘나이로비 선언’은 올림픽 개최 유치와 준비 과정에서 형성된 중요한 환경 인식을 어떻게 유지하고 증진할 것인가에 대해서 국제 스포츠 단체들이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환경에 대한 인식과 책임의 수준이 그 행사 기간을 넘어서 계속해서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1994년 국제올림픽위원회 (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IOC)와 공식 협정을 체결한 이래 스포츠 분야에 대한 활발한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뿐만 아니라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이르기까지 올림픽의 친환경화를 위해 IOC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특히 유엔환경계획은 ‘TUNZA’ 프로젝트(UNEP TUNZA)를 통해 10~13살 학생을 대상으로 환경 문제를 세계적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 리더 양성을 도모하고 있다. TUNZA는 스와힐리어로 대자연 지구를 ‘배려와 애정으로 대하기’라는 의미인 데, 눈에 띄는 점은 세계적 수준에서 환경 문제를 인식 하되, 각자 지역 사회 단위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활동을 제안하도록 하고 있다. 지역 사회 환경 지킴이 양성을 위한 커리큘럼에는 야외 스포츠 활동을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의도를 밝히고 있다. 스포츠는 수업 활용 자료로서도 유용하지만, 실제 야외 활동에서 이루어지는 스포츠 활동은 환경의 소중함을 직접적으로 깨닫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 스포츠 이벤트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도 불구 하고, 월드컵, 올림픽과 같은 스포츠 경기 대회는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은 좋은 사례이다. 브라질 월드컵은 역사상 지구에 가장 큰 탄소 발자국을 남긴 스포츠 이벤트가 될 것으로 우려 하고 있다. 월드컵과 같은 국제 스포츠 이벤트의 최대 탄소 배출원은 항공 운송이다(FIFA, 2014).
FIFA의 보고서(2014)에 의하면 한국팀을 응원하러 인천 공항에서 상파울루까지 왕복하면 1인당 9.2t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특히,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나라의 여러 도시에서 나눠 경기를 치르다 보니 도시 사이에 이동하는 거리도 최고 5000km에 이른다. 국내 운송 과정의 온실 가스도 80만t으로 전체의 29.5%나 된다. 국내‧외 항공 운송에 의한 온실 가스 배출 비중은 80%를 넘는다. ‘그린 월드컵’의 효시인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국내 수송의 74%를 대중교통과 보행, 자전거로 해결한 것과 대조적이다.
역설적이게도 브라질 월드컵의 마스코트인 ‘플레코’는 브라질 토종인 ‘세띠 아르마딜로’를 모티브로 탄생한 캐릭터로서, 포르투갈어로 ‘축구(푸테보우)’와 ‘환경(이콜로지아)’의 합성어인데, 축구라는 세계적 스포츠 이벤트와 환경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로 인한 환경 문제 발생에도 불구하고, ‘그린 월드컵’을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 대한 유엔환 경계획의 평가 보고서에 담긴 우수 사례를 통해 환경 친화적 스포츠를 위한 노력을 살펴볼 수 있다(UNEP, 2012). 소개된 우수 사례로는 에너지 고효율 조명시스템과 자연 환기 시스템을 갖춘 경기장, 저에너지 전구 및 LED 조명의 가로등과 신호등을 통한 전력 사용량 감소, 빗물 저장 시설을 이용한 물 절약, 구 경기장 철거물의 재활용 등이 있다.
지리 수업에서는 월드컵, 올림픽 같은 스포츠 이벤트에서 드러난 환경 문제, 해결 방안 등 환경 교육의 주제를 직접적으로 다룰 수 있다. 영국지리교육협회(GA) 는 플래닛 스포츠 프로젝트에서 K3~4수준의 ‘환경친화적 축구(eco-friendly footy)’활동을 소개하였다. 이 활동에는 환경친화적‧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상품 고안하기, 재활용 플라스틱 병을 활용한 유니폼을 입고 있는 대표팀 조사하기 등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기사에 오르내리는 골프장이나 스키장 같은 단일 종목 스포츠 시설 등을 환경 교육 주제에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스포츠 시설과 관련하여 다양한 관점에서 환경 문제에 대한 토론으로 전개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상암 월드컵 경기장과 같은 재활용 사례 조사, 축구장과 골프장의 잔디 관리와 관련된 환경 문제 조사 등의 활동을 제시할 수 있다. 환경 교육의 주제를 다루는 데 있어 스포츠는 학습자 스스로 일상생활속에서 친환경적 실천을 이끌어낼 수 있는 능동적이고 생생한 자료로서의 역할을 한다.
표 3은 지리교육과정에서 다룰 수 있는 환경 교육과 관련된 스포츠 활용 사례를 수준별로 제시한 것이다. 학습자 거주 지역의 스포츠 시설과 관련된 환경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부터 지구 온난화로 인한 동계 올림픽 개최의 불가능(Scott et al., 2014) 이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준에서 활동을 제시하였다. 지리 교과에서는 환경 문제를 지속가능한 발전 측면에서 다루는데, 이를 위해 해결 방안 제시하기 활동이나 찬반 입장의 토론 등은 환경에 대한 올바른 태도 및 자세 형성에 유용할 수 있다.
[표 3.] 지리교육과정에서 환경 교육과 관련된 스포츠 활용 사례
지리교육과정에서 환경 교육과 관련된 스포츠 활용 사례
스포츠는 지역의 자연 및 인문 환경을 바탕으로 인간이 만들어낸 문화로서 지역성을 반영한다. 구체적으로 장소는 스포츠의 경기력에 영향을 주고, 스포츠를 통해 장소의 특성을 드러낸다. 세계적인 규모의 스포츠 이벤트는 장소의 특징, 상대방 문화를 보여주는 렌즈 역할을 한다. 또한 장소와 스포츠는 심리적으로 밀착되어 장소애 측면을 보인다. 스포츠가 보여주는 지리적 속성, 즉 공간성은 지리 교육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스포츠를 지리 교육에서 활용할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스포츠가 지닌 일상성, 시사성, 공간성과 관련이 깊다. 학습자들은 일상생활에서 스포츠에 직접 참여하기도 하고 미디어의 발달로 전 세계 지역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경기를 손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일상성과 함께 주기적으로, 끊임없이 열리는 스포츠 경기는 세계 여러 지역의 역학 관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사적이기도 하다. 지리 교육에서는 스포츠의 일상성과 시사성, 그리고 공간성을 활용함으로써 위치 및 지도 학습, 문화의 다양성과 세계화, 환경 교육 등의 수업 활동에 학습자들을 능동적으로 참여시키고 지역의 생활 모습을 생생히 인식하게 할 수 있다. 지역과 국가를 대표하는 스포츠 선수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텔링은 지역 학습을 통해 지리적 공감과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다.
지리 교육에서는 위치 및 지도 학습, 문화의 다양성과 세계화, 환경 교육 등에 효과적으로 스포츠를 활용할 수 있다. 위치는 지리 교육에서 단순한 좌표 이상의 역할을 한다. 스포츠의 기원지, 전파와 확산 등은 스포츠와 자연 및 인문 환경의 관계를 분석하는 데 활용할 수 있으며, 이는 GIS를 비롯한 지도 학습에 적용할 수 있다. 지역의 문화를 반영하는 스포츠는 문화의 다양성과 세계화를 이해시키는 데 유용한 지리 교육 소재이다. 또한 스포츠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들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는 학습자 자신의 태도와 자세를 검증 하는 기회를 갖게 할 수 있다. 경기 시설과 관람 등을 통해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스포츠는 긍정적인 국제 협력이 이루어지고 분야이다. 다양한 스포츠 사례를 통해 환경 문제를 직접 인식하게 함과 동시에, 구체적으로 지역 사회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게 함으로써 환경 교육의 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
지리 교육에서 스포츠 활용은 학습자의 흥미와 관심을 바탕으로 능동적 수업 참여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스포츠와 같은 문화를 소재로 발굴하는 노력이 계속 이루어져야 한다. 흥미로운 소재로서의 단순한 기능 이외에 ‘최소요구치’, ‘지역’ 등의 지리 개념을 구체 적으로 다룰 때에도 프로 스포츠구단의 창단과 지역의 규모를 관련지을 수 있는 등 지리 교육의 전반적인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소재를 개발해야 한다. 나아가 세계 곳곳에서, 일 년 내내 벌어지는 스포츠 사례를 연령, 성별 등 다양한 수준의 지리교육과정에 적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그리고 스포츠는 지리 교육의 다양한 영역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지만, 그 효과 또한 강력하여 지역의 스테레오 타입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따라서 수업 활동에서는 스포츠 이벤트 이면에 숨겨진 지역의 다양한 잠재력을 소외시키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