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부부갈등과 결혼만족도의 관계에서 역기능적 의사소통과 자기자비의 영향력을 알아보기 위해 실시되었다. 먼저 부부갈등이 결혼만족도에 유의한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았다. 아울러 부부갈등과 결혼만족의 관계에서 역기능적 의사소통의 매개효과와 자기자비의 조절효과에 대해 알아보았다. 연구대상은 대구, 경북 및 경기도에 소재하고 있는 기혼자 282명이었으며, 부부갈등, 결혼만족도, 역기능적 의사소통 및 자기자비에 관하여 응답한 설문이 연구에 사용되었다. 연구결과 부부갈등은 결혼만족도에 부적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부부갈등시 부부가 사용하는 역 기능적 의사소통은 부부갈등과 결혼만족도의 관계를 부분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나 부부갈등은 역 기능적 의사소통을 통해 간접적으로 결혼만족도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직접적으로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이 시사되었다. 한편, 자기자비는 부부갈등과 결혼만족도와의 관계에서 부적/정적 상관을 보였으나, 이들 관계에서 조절효과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시사점과 제한점에 대해서 논의하였다.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determine the effect of dysfunctional communication behavior and self-compassion between marital conflict and marital satisfaction. Firstly, we investigated the marital conflict effect on the marital satisfaction. Secondly, we examined if dysfunctional communication behavior, a risk factor, mediated the association between marital conflict and marital satisfaction. Finally, we examined the moderating effect of self-compassion as a protective factor between marital conflict and marital satisfaction. For this study, 282 married people from Daegu, Gyeongbuk, Gyeonggido had assessments for marital conflict, marital satisfaction, dysfunctional communication behavior and self-compassion. The result of the tests showed that marital conflict had a negative effect on marital conflict. In addition, the dysfunctional communication behavior mediated partially between marital conflict and marital satisfaction. The moderate effect of self-compassion between marital conflict and marital satisfaction was not statistically significant. However additional analysis revealed that marital conflict and marital satisfaction were significantly different based on the level of self-compassion. Several implications of these results and limitations of the study were discussed.
본 연구는 대구, 경북 및 경기도에 소재하고 있는 기혼자 309명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사전에 연구목적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에 동의하여 부부갈등 척도, 결혼만족도 척도, 역기능적 의사소통척도 및 자기자비 척도를 실시하여 설문자료를 수집하였다. 회수 된 설문지 중 불성실하게 응답하였거나 응답이 누락된 27부를 제외하고 최종적으로 282부의 설문이 본 연구에 사용되었다.
응답자의 성별은 남성이 117명(41.5%), 여성이 165명(58.5%)으로 여성 응답자의 비중이 약간 높게 나타났다. 연령의 분포를 살펴보면 20대는 4명(1.4%), 30대는 114명(40.4%), 40대는 115명(40.8%), 50대는 49명(17.4%)으로 30대와 40대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결혼기간을 살펴보면 5년 미만이 49명(17.4%), 5년∼10년 미만이 70명(24.8%), 10년∼15년 미만이 67명(23.8), 15년∼20년 미만이 32명(11.3%), 20년 이상이 64명(22.7%)로 나타났다.
부부갈등 척도. 부부들이 결혼생활에서 경험하는 갈등의 크기를 Olson, Fournier과 Drunkman(1985)의 ENRICH외 국내에서 사용된 척도를 참고로 최규련(1994)이 개발한 부부갈등 척도를 김은숙(2001)이 수정한 것을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전혀 그렇지 않다’(1점)부터 ‘거의 항상 그렇다’(5점)로 구성된 5점 Likert 척도이며 총 37문항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갈등의 크기가 크다고 본다. 세부적으로는 ‘성격 및 가치관’(예: 배우자는 성격이 급하고 신경질적이다.), ‘성생활 및 대화’(예: 배우자의 애정표현 방식에 대해 불만이다.), ‘자녀문제’(예: 자녀의 진로지도에 대해 부부간에 의견 차이가 있다.), ‘원가족과의 문제’(예: 배우자가 나의 식구와 잘 지내지 못한다.), ‘경제 문제’(예: 금전관리에 부부간에 갈등이 있다.), ‘배우자의 나쁜습관’(예: 배우자의 지나친 음주와 술버릇으로 부부간 갈등이 있다.)의 총 6개 하위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 하위척도의 내적일치도(Cronbach's α)는 성격 및 가치관 .90, 성생활 및 대화 .91, 자녀문제 .84, 원가족과의 문제 .87, 경제문제 .83, 배우자의 나쁜습관 .83으로 나타났으며, 전체척도의 내적일치도(Cronbach's α)는 .96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결혼만족도 척도. 결혼만족도를 측정하기 위해 Snyder(1979)의 결혼만족도 검사(Marital Satisfaction Inventory: MSI)를 한국 실정에 맞게 권정혜, 채규만(1999)이 번안하고 수정한 한국판 결혼만족도 검사(K-MSI)를 참고하였다. K-MSI는 총 160문항으로 타당도를 특정하는 2개 척도와 결혼만족도를 재는 12개의 소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는 그 중에서 연구의 목적과 일치하는 전반적 불만족 척도(Global Distress Scale)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전반적인 관계에 대한 불만족과 이혼이나 별거 등 부부 관계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기대를 기술한 22문항으로 구성되며. 5점 Likert 척도이다. 아울러 12개의 문항은 역채점 되도록 하여, 전체 점수가 높을수록 결혼만족도가 높다고 보았다. 본 연구에서 내적일치도(Cronbach's α)는 .95로 나타났다.
역기능적 의사소통 척도. 부부간 사용하는 역기능적 의사소통을 측정하기 위해 권윤아와 김득성(2008)이 개발한 역기능적 의사소통 행동 척도(Dysfunctional Communication Behavior Scale: DCBS)를 사용하였다. Gottman(1999)이 발견한 네 가지 역기능적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 척도는 ‘경멸’(예: 가시 돋친 욕설과 모욕을 주는 말을 한다.), ‘냉담’(예: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린다.), ‘비난’(예: 배우자의 성격이나 인간성을 비판한다.), ‘방어’(예: 내 입장만 반복해서 설명한다.)의 네 가지의 하위요인을 가지며 총 19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응답형식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거의 항상 그렇다’(5점)인 5점 Likert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역기능적 의사소통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보았다. 본 연구에서 하위척도의 내적일치도(Cronbach's α)는 경멸 .91 , 냉담 .86, 비난 .90, 방어 .88로 나타났으며, 전체척도의 내적일치도(Cronbach's α)는 .96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자기자비 척도. 부부들의 자기자비 수준은 Neff(2003b)가 개발한 자기자비척도(Self-Compassion Scale: SCS)를 김경의외(2008)가 번안한 한국판 자기자비척도(K-SCS)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이 척도는 ‘자기친절(Self-Kindness)’, ‘자기판단(Self-Judgement)’, ‘보편적 인간성(Common Humanity)’, ‘자기고립(Isolation)’, ‘마음챙김(Mindfulness)’, ‘과동일시(Over-Identification)’ 등 6가지 요인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26문항 중 13문항이 역채점 되도록 구성되어 있다. 응답형식은 ‘거의 아니다’(1점)에서 ‘거의 항상 그렇다’(5점)인 5점 Likert 척도로 구성되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자기자비 수준이 높은 것으로 보았다. 본 연구에서 하위척도의 내적일치도(Cronbach's α)는 자기친절 .78, 자기판단 .76, 보편적 인간성 .79, 자기고립 .75, 마음챙김 .82, 과동일시 .67로 나타났으며, 전체척도의 내적일치도(Cronbach's α)는 .89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설정한 인과구조를 검증하기 위해 SPSS 18.0과 AMOS 18.0을 활용하였으며, 연구문제에 따른 분석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부부갈등의 결혼만족도에 대한 영향, 매개 및 조절효과 모형검증을 위해 AMOS 18.0 통계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다차원으로 측정된 역기능적 의사소통과 부부갈등, 자기자비는 각 하위요인 별 항목묶음(item parcel)을 실시하고 평균값을 이용하여 관측변수로 활용하였으며, 단일차원으로 측정된 결혼만족도는 무작위 할당(Hall, Snell, & Foust, 1999)에 의하여 항목묶음을 수행하였다. 그리고 구조모형분석에 앞서 Anderson과 Gerbing(1988)이 제안한 2단계 접근법에 의해 측정모형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Fornell과 Larcker(1981)가 제안한 평균분산추출(Average Variance Extracted: AVE)지수와 합성구성신뢰도(Composite Construct Reliability: CCR)지수를 산출하여 단일차원성 및 측정도구의 타당성을 확인하였다.
이어 부부갈등과 결혼만족도의 관계에서 역기능적 의사소통의 매개효과에 대한 검증은 부분매개모형과 완전매개모형의
조절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방식으로 구조방정식 분석과 단계적 회귀분석이 많은 연구에서 사용되는데, 본 연구에서는 구조방정식을 통해 조절효과를 검증하였다. 구조방정식을 통해 조절효과를 검증하기 위하여 변인간의 상호작용항을 만들어 모형에 포함시켜 검증할 수 있으나, 이 경우 모수추정치의 정확성이 측정변인의 정규성 가정에 민감할 수 있고 추정할 모수가 많아져 표본의 크기 또한 커져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이종선, 강민철, 조현주, 2012). 이러한 이유로 본 연구에서는 구조방정식을 사용한 다집단 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를 위해 자기자비 점수를 표준화 점수로 바꿔 양수(+)로 나타난 112명은 높은 자기자비 집단, 음수(-)로 나타난 170명은 낮은 자기자비 집단으로 범주화 하였으며, 독립표본
본 연구에서 측정된 변인들의 일반적 경향을 SPSS 18.0을 활용하여 부부갈등, 결혼만족도, 역기능적 의사소통 변인의 평균, 표준편차, 왜도, 첨도, 상관계수를 표 1에 제시하였다. 각 변인들간의 상관계수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경향성을 알 수 있다. 먼저 부부갈등은 역기능적 의사소통과 정적상관이 있었고, 결혼만족도와 자기자비와는 부적상관이 있었다. 그리고 결혼만족도는 자기자비와 정적상관이 있었으며, 역기능적 의사소통과는 부적상관이 있었다. 자기자비와 역기능적 의사소통은 부적상관을 보였다.
측정변인간의 기술통계치 및 상관계수
한편, Kline(2005)는 왜도는 절대값이 3.0, 첨도는 절대값이 10.0을 넘으면 정규성 가정에 위배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보았다. 본 연구의 하위측정변인들 간 왜도는 절대값이 3.0이하이며, 첨도는 10.0이하로 나타났는데 이는 단일변량 정규분포를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진다.
본 연구에서 설정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측정모형에 대한 확인적 요인분석(Confirmatory Factor Analysis : CFA)을 실시하였다. 모형 적합도에서
Kline(2005)는 모형평가에 RMSEA, CFI, TLI등의 적합도 지수를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RMSEA의 경우, 적합정도에 대한 절대적 기준은 없으나, 대체로 .05 이하는 매우 좋은 수준, .05∼.08은 적절한 수준, .10이상은 좋지 않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Browne & Cudeck, 1993). 또한 CFI와 TLI의 경우 그 값이 .90 이상이면 모형 적합도가 양호하다고 할 수 있다(Hu & Bentler. 1999; Tucker & Lewis, 1973). 본 연구의 측정모형에 대한 적합도 지수들을 살펴보면 Normed-
한편, 관측변수에 대한 요인부하량은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본 연구에서는 부부갈등이 결혼만족도에 미치는 영향과 이러한 관계에서 역기능적 의사소통의 매개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표 2, 표 3, 그림 1과 같이 완전매개모형과 부분매개모형의 적합도 지수와 모수추정치를 비교하였다. 이 두 모형은 서로 내포관계(nested relationship)가 있는 모형으로 본 연구에서는 Δ
[표 2.] 완전매개모형과 부분매개모형의 X2 및 적합도 비교
완전매개모형과 부분매개모형의 X2 및 적합도 비교
[표 3.] 완전매개모형과 부분매개모형의 모수추정치 비교
완전매개모형과 부분매개모형의 모수추정치 비교
한편, 완전매개모형과 부분매개모형에서의 경로계수는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부분매개모형에서의 결혼만족도에 대한 설명력은 77%(
아울러 채택된 부분매개 모형에서 부부갈등이 결혼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은
부부갈등과 결혼만족도의 관계에서 자기자비의 조절효과에 대한 검증은 다집단 분석을 통해 이루어졌다. 본 연구의 유효표본 282명의 자기자비 표준화 점수에서 양수(+)로 나타난 112명은 높은 자기자비 집단, 음수(-)로 나타난 170명은 낮은 자기자비 집단으로 구분하고 독립표본
본 연구에서는 부부갈등과 결혼만족간의 관계에서 자기자비의 조절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다집단 분석을 수행하였다. 우선 측정의 동질성을 평가하기 위해 높은 자기자비 집단(
부부갈등과 결혼만족도간에서 자기자비의 조절효과에 대한 검증을 위해 실시한 다집단 분석 결과는 표 4와 같이 나타났다. 높은 자기자비 집단에서 결혼갈등이 결혼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은
자기자비 수준에 따른 다집단 분석 결과
조절효과의 통계적 유의미성은 확보되지 않았지만 추가적으로 자기자비 수준에 따른 부부갈등과 결혼만족도간의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독립표본
[표 5.] 자기자비 수준에 따른 부부갈등과 결혼만족도의 차이 검증
자기자비 수준에 따른 부부갈등과 결혼만족도의 차이 검증
본 연구는 부부갈등과 결혼만족도의 관계에서 역기능적 의사소통의 매개효과와 자기자비의 조절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실시되었다. 연구결과 부부갈등은 결혼만족도에 부적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역기능적 의사소통은 부부갈등과 결혼만족도의 관계를 부분매개(partial mediation)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자기자비는 부부갈등과 결혼만족도의 관계에서 유의한 조절효과를 나타내지 않았다. 추가적으로 실시한 분석에서 자기자비의 수준에 따라 부부갈등과 결혼만족도는 집단간의 차이가 유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결과를 토대로 한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부부갈등은 결혼만족도에 직접적인 부적영향을 줄 뿐 아니라, 역기능적 의사소통을 통해 간접적으로 결혼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역기능적 의사소통의 부분매개(partial mediation) 모형이 지지되었다. 이는 앞서 언급한 결혼초기의 부부가 부부갈등이 많을수록 결혼만족도가 낮다는 연구결과(이선미, 전귀연, 2001; Faulkner, Davey, & Davey, 2005; Fincham, 2003; Kluwer & Johnson, 2007)와 부부관계에서의 갈등이 결혼만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한 연구 결과(Noller, Feeney, Bonnell, & Callan, 1994)를 지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결과는 부부갈등이 결혼만족도를 예측하는 변인으로서의 선행연구들의 연구결과를 지지함과 동시에 부부갈등에 대한 적극적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아울러 부부갈등 상황에서 역기능적 의사소통을 통해 결혼만족도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뿐 아니라, 부부갈등이 직접적으로 도 결혼만족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런 결과는 부부가 경험하는 갈등의 정도가 클수록 역기능적 의사소통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으며, 상승된 역기능적 의사소통이 결혼만족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부부간에 사용하는 의사소통이 결혼만족도를 잘 예측하는 변인이라는 다수의 선행 연구결과들과 맥을 같이 한다(Gottman, 1993; Levenson & Gottman, 1985; Noller, 1984; Schaap, et al., 1988). 특히 부부간 의사소통과 결혼만족에 관련하여 수행된 연구들은 많이 알려져 왔지만, 부부갈등 상황에서의 역기능적 의사소통이 결혼만족에 대한 영향력을 살펴보는 이론을 바탕으로 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 이러한 Gottman이 제시한 역기능적 의사소통의 매개효과 모형은 기존의 부부갈등과 의사소통, 결혼만족도를 모두 다룬 연구(박영화, 고재홍, 2005)에서 특정한 부정적 의사소통방식이 결혼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연구의 결과와 유사하다. 다시 말해, 부부갈등 상황에서 생길 수 있는 부정적 의사소통 형태뿐만 아니라 부정적 의사소통의 정도 또한 결혼만족도에 부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하여 기존의 연구를 확장 시킨 것 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결과는 일상적인 부부관계에서의 역기능적 의사소통이 결혼만족을 위협할 수 있다는 기존의 연구들과 더불어, 부부갈등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역기능적 의사소통의 사용정도에 따라 결혼만족 수준이 크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Stanley 등의 연구(2002)에서 부부갈등 상황에서 무엇에 대해 논쟁하는가보다 어떻게 논쟁하는 가가 결혼만족도와 결혼안정성을 결정하는 중요요인이라고 언급하며, 부부간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언급하였다. Driver, Gottman (2004)은 부부간의 갈등이 발생했을 때, 배우자가 표현하는 유머와 애정을 포함한 긍정정서의 표현이 부부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서구의 부부상담이나 치료 현장에서는 갈등상황에서 부부의 의사소통을 부부관계이 핵심요소라는 사실을 일찍 인식하고 이에 관한 연구를 꾸준히 지속시켜 왔다(Bienvenu, 1970; Gottman & Notarius, 2002; Ridley et al., 2001). 이는 일상생활 뿐만 아니라 갈등상황에서의 의사소통훈련 프로그램이나 교육체계 등의 필요성을 드러내는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추가적으로 역기능적 의사소통의 하위요인들과 결혼만족도의 상관의 크기를 살펴보았을 때 비난, 경멸, 냉담, 방어의 순으로 상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성애(2010)는 Gottman의 의사소통 관점에서 비난을 이혼으로 가는 첫 번째 길이라고 언급하며, 비난의 해독제로 적절한 불평과 요청을 제안하였다. 상대를 비난하는 것 대신 상황에 대해서 불평하고 요청하는 것은 배우자가 자신에 대해 공격한다는 느낌보다는 상황에 대한 개선의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결과에서 각 역기능적 의사소통의 각 하위요인들이 결혼만족과 가지는 상관의 크기는 크게 차이나지 않았지만 상당히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부부상담장면에서 치료자들은 자신이 부부갈등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역기능적 의사소통의 형태를 알려주고 그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갈등상황에서 완충작용이 될 수 있는 배우자에 대한 긍정적 정서를 치료장면에서 심어주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부부갈등과 결혼만족도의 관계에서 보호요인으로 자기자비는 부부갈등과 결혼만족도와 비교적 큰 상관을 보였으나 부부갈등과 결혼만족도의 관계에서 조절효과는 유의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먼저 자비자비, 부부갈등과 결혼만족도 간의 상관을 살펴보면, 자기자비는 부부갈등과 부적상관을 나타냈으며, 결혼만족도와는 정적상관 그리고 역기능적 의사소통과는 부적상관을 나타냈다. 이는 관계적인 측면에서 배우자의 자기자비 수준이 높을수록 부부갈등은 낮아지고, 결혼만족도는 상대적으로 함께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라고 생각된다. 특히 자기자비 척도의 하위요인인 자기판단과 자기고립은 부부갈등과는 정적상관을 결혼만족도는 부적상관을 나타냈다. 김경의 등(2008)는 자신을 비난하거나 비판하는 판단행동보다 자신에게 관대하고 인내하는 것을 통해 건강한 행동변화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자기비판적인 행동이 부부갈등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배우자 각자의 자기비판적인 행동들이 결혼만족 정도와 관계행복을 해할 수 있음을 나타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부부관계에서 비판단적인 태도가 결혼만족을 높힌다는 이전 연구들(Collins, Coltrane, 1991; Craddock, 1991)과 맥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어서, 배우자 각자의 판단적인 행동보다는 수용과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부갈등 상황에서 필수적일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 한편 Neff(2003b)는 자기고립을 모든 사람은 실패할 수 있으며 그 실패는 누구나 경험하는 것이라고 깨닫는 보편적 인간성과 반대의 개념으로 보고, 그 실패나 절망과 떨어지지 못하고 빠지게 되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자기고립은 부부갈등 상황에 심각하게 몰두하게 만들어, 한발 떨어져서 갈등상황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Lauer 등(1990)의 연구에서 언급된 ‘유머감각’이나 ‘서로에 대한 헌신’등은 사건에 고착되지 않고 떨어져서 보려고 시도하는 움직임들로써 부부갈등을 조금 더 원만하게 해소시켜줄 통로로 볼 수 있다.
한편, 자기자비의 조절효과 유의성에 대해 살펴보면 부부갈등과 결혼만족도의 관계에서 자기자비 수준이 높은 집단과 자기자비 수준이 낮은 집단의 영향력의 차이가 드러났으나, 그 영향력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으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이는 집단을 나누어 조절효과를 분석하는데 적당한 수준의 표집이 아니었다는데 큰 이유를 둘 수 있을 것이다(이학식, 임지훈, 2013). 본 연구에서는 구조방정식 모형분석을 위하여 보편적인 추정방식인 최우도추정법(maximum likelihood estimation; MLE)을 사용했다. 최우도추정법에 의한 경우 일반적으로 추천되는 표본의 크기는 150∼400이며, 일반적으로 표본 크기 200이 단일기준치로 많이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이학식, 임지훈, 2013). 다집단 분석의 경우 두 개의 집단을 비교하는 경우이므로, 본 연구의 경우에 각 집단별로 할당된 표집의 크기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통계적인 관점을 제외한 다른 관점에서 현재 자비 측정도구로인 자기자비 척도가 가지는 한계에 대해서 지적할 수 있다. Neff가 개발한 자기자비 척도는 자기친절과 자기판단, 인간의 보편성과 고립, 마음챙김과 과동일시의 다요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는 Self-compassion을 ‘고통이나 실패 상황에서 자신을 엄격하게 비판하기 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친절하고, 자신의 경험을 사적인 것으로 분리하기 보다는 인간의 보편적인 조건으로 이해하며, 고통스런 생각이나 감정에 동일시하지 않고 한발짝 물러나서 현존을 알아차림’하는 것으로 해석하였다(조현주, 2014). Neff는 자신과 타인을 구분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면서, 정작 Self-compassion이란 용어를 사용하였으며, 척도의 내용적으로도 타인보다는 자기 자신을 향한 친절과 마음챙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조현주, 2014). 이러한 견해를 토대로 보았을 때 관계적 측면을 반영한 진정한 자비의 의미를 측정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음을 생각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실시한 자기자비 수준에 따른 부부갈등과 결혼만족도는 모두 자비수준에 따라 집단간에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다시 말해 자기자비 표준화 점수를 기준으로 분류한 높은 자기자비 수준 집단과 낮은 자기자비에서 부부갈등과 결혼만족도는 집단간에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높은 자기자비 집단에서는 낮은 자기자비 집단과 비교하여 부부갈등은 낮게, 결혼만족도는 높게 나타났다. 낮은 자기자비 집단에서는 높은 자기자비 집단과 비교하여 부부갈등은 높게, 결혼만족도는 낮게 나타났다. 이는 높은 수준의 자기자비가 삶의 만족, 사회적 유대감, 행복과 같은 심리적 안녕과 정적 상관을 보인다는 이전 연구들(Neff, 2003a, 2003b; Neff, Hsieh, & Dejitterat, 2005)을 지지하고, 아울러 자기자비가 부부갈등 및 결혼만족도와 도 관련이 있음을 나타내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이혼율이 급증하고 가정의 붕괴로 부차적인 문제가 많이 양산되고 있는 현시대에 부부의 자비훈련과 최근 각광받고 있는 마음챙김(mindfulness)에 관련한 여러 가지 훈련이 부부갈등과 결혼만족에 있어 긍정적으로 작용하여, 안정적이고 화목한 가정생활을 유지시켜 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결과를 확증하고 일반화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제한점들을 살펴보고 추후연구에서 보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본 연구는 대상이 일반 기혼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므로, 부부단위로 조사되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취할 수 없었다. 추후 연구에서는 부부단위를 대상으로 결혼만족과 부부갈등을 평가하고, 그 안에서 역기능적 의사소통과 자기자비의 역할을 알아본다면, 상호역동적인 부부관계에서 시사할 수 있는 점이 훨씬 더 풍부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대부분 대구, 경북 및 경기도 지역의 기혼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기혼자 전체 집단에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전국 규모의 기혼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반복했을 때 동일한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또한 본 연구 결과는 특정 기혼자 표본을 특정 짓는 결과일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다른 집단(예: 재혼자, 가족형태에 따른 기혼자)에서도 이런 결과가 일반화 될 수 있는지를 추후 연구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자기자비 수준에 따라 부부갈등과 결혼만족도의 차이가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자기자비가 부부갈등과 결혼만족도의 관계에서 영향력의 유의성은 드러나지 않은 만큼 추후 충분히 많은 대상을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
셋째, 본 연구에 사용된 자료는 횡단적인 방법 및 자기보고식 자료로 구성되었다. 따라서 변인들간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종단 연구뿐 아니라 역기능적 의사소통에 대한 비디오 촬영 및 체계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부부관계에 대한 자기보고식 자료들은 귀인 편향(Bradbury, Fincham, 1990)과 선택적 주의에 따라 주관적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결혼 적응과 부부 의사소통에 대한 연구에서 자기보고 질문지법은 경제적이고 효과적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의 심리적 통찰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편향될 가능성이 높다(오현주, 2013).
넷째, 본 연구에서 부부갈등과 결혼만족도의 관계는 역기능적 의사소통으로 부분매개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부부관계에서 역기능적 의사소통을 제외한 다른 변인이 부부갈등과 결혼만족도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부부사이에서 발생하거나 배우자 개인이 가진 다양한 변인들을 고려하여 결혼만족도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변인들을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부부갈등시 결혼만족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요인과 보호요인을 살펴보는 매개모형 및 조절모형을 통해 결혼만족을 이해하는 틀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부부관계에서 오래전부터 강조되어왔던 의사소통의 역할은 전문화되고 더욱더 개인화되어가는 현대시대에도 여전히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또 한번 밝히는 기회가 되었으며, 특히 자기자비의 관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의 가장 작은 집단이자 대표적인 관계라고 볼 수 있는 ‘부부’라는 집단에서 자기자비의 영향력을 검증함으로써 이후 자기자비의 관계성에 대한 연구에 방향성을 제시하고 추후 연구에 대한 보탬이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