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방송 저널리스트가 갖고 있는 전문직주의 인식을 분석하였다. 전문직 주의의 태도적 속성을 알아본 결과, 대부분의 저널리스트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응답하였다. 다만 ‘자율성’ 항목이 가장 낮게 나타났는데 이는 최근 지상파 방송사의 정치권력 개입과 공정방송 요구 파업 등의 현실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그리고 여성의 전문직주의 인식이 남성보다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저널리즘 조직의 남성중심 근무여건이나 조직문화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언론학을 전공하지 않은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이 언론학을 전공한 사람들보다도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언론학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저널리스트 양성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이 연구는 방송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태도적 속성을 분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리고 향후 언론 전문직주의 인식에 대한 보다 정교한 측정도구들이 개발될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This study examined broadcasting journalists' perceptions on attitudinal aspects of professionalism. Study results showed that most of the journalists surveyed in this study provided positive answers on professional attitudinal perception. However, 'autonomy' factor scored lowest, and this seems attributable to political control against broadcasting journalists and the journalists' strike for fair journalism. Female journalist's professional perception appeared weaker than that of their male counterparts, and male-centered working environment and organizational culture could be regarded as main causes of this. Journalists whose higher educational major was not related with journalism scored more on professional perception than those who majored in journalism. This suggests that journalism professors reflect on their teaching for journalism. This study has some implications in the field of journalism, in that this is one of the very first studies which analyzed Korean broadcasting journalists' perceptions on attitudinal aspects of professionalism. This study also suggests needs of developing more accurate measurement tools for broadcasting journalists' perceptions.
일반적으로 언론직은 직업사회학에서 전문직으로 분류된다. 언론직이 비록 전문직의 형식적‧구조적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지는 못하지만, 사회에 대한 공적인 봉사와 직업 활동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직업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아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언론 상황은 외부의 평가와는 별개로 언론인 스스로도 전문직이라는 자부심을 갖기에는 많이 미흡해 보인다. 시장경쟁이 격화되면서 나타나는 경영악화와 인터넷, SNS와 같은 새로운 경쟁매체의 출현으로 언론이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자주 제기되고 있다. 거기다 정치권력 변화 이후에 언론 자유가 크게 떨어졌다는 해외 언론 단체의 조사 결과도 이러한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2013)의 언론인 의식조사에서도 언론인 스스로 언론보도 전반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졌다고 말하고 있고, 특히 언론수행의 자유도는 가장 많이 후퇴했다고 밝히고 있다. 절반 가까운 언론인들이 소속 언론사에 만족하고 있지 못하며 다른 직업으로의 전직의사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언론직이 전문직으로 인정받는 것이 반드시 고수해야할 이념형(ideal type)이냐는 논의와는 별개로 언론인이 자신의 직업에 대한 만족이나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을 가지지 못하는 것은 언론직 자체의 위기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만약 언론인이 직업시장에서 단순히 예외적 특권을 가진 기능인으로 전환된다면 사회발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왜냐하면 언론은 사람들의 생각을 통제할 수 있고 그 결과로 사회운영과 민주주의의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언론직 중에서 지상파 방송 종사자들은 다른 어떤 매체보다도 공영성,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많이 받는다. 주로 개인이 사주인 신문과 달리 전파는 국민의 것이고 이를 수탁 받아서 운영하는 방송사는 당연히 공적인 운영을 해야 한다. 따라서 방송보도를 담당하는 저널리스트에게도 높은 수준의 전문직주의 실천이 요구된다. 개인의 이익보다는 사회적 봉사와 공익성의 구현을 위해 직업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느 매체와 다를 바 없이 최근의 언론환경은 방송의 공적 성격도 약화시키고 있다. 인터넷 매체의 급속한 발전과 종합편성채널의 출범은 지상파방송의 시청률 감소와 연결되고 있다. 전문직의 노동은 통상적인 시장의 진행 과정으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프라이드슨(Feridson, 2001)의 주장이 아직도 방송계에서 유효한 지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또한 정치 환경의 변화시기마다 촉발되는 보도 공정성 논란은 방송의 신뢰도를 하락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일선에서 저널리즘을 실천하는 방송 저널리스트는 많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전문직주의의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하지만 언론전문직주의가 언론이 사익 도구화되는 것을 막고 자율규제를 통해 공익성을 유지시키는 제도(정태철, 2005)임을 감안한다면 언론 전문직주의의 후퇴는 방송 저널리즘의 위기로도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러므로 방송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를 알아보는 것은 방송 저널리즘의 실천양태를 알아보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지금까지 언론 전문직주의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전문직주의에 대한 시론적 접근이나 규범론적 차원의 논의를 이어왔다. 그러나 저널리스트를 대상으로 그들의 전문직주의 인식을 구체적으로 살펴본 결과는 많지 않았다. 이 연구는 이러한 점을 극복하고자 방송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에 주목하고 실증연구로 이를 알아보고자 한다. 지상파 방송 저널리스트 집단 내에서 전문직주의 인식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고 내부의 다양한 집단 간에는 어떠한 차이들이 발견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사회구조도 복잡해지고 이로 인해 여러 가지 새로운 직업들이 많이 생겨난다. 또한 장기간의 교육기간 동안 습득하는 지식을 통해 전문적 능력을 지니는, 이른바 전문직업인들도 등장하게 된다. 특히 의사나 변호사들이 이러한 전문직업인에 속한다. 전문직주의는 자본주의의 발전과 더불어 진행된 직업분화 현상의 일종이다. 솔로스키(Soloski, 1989)는 자본주의 내에서 하나의 직업이 살아남기 위해 전문직주의가 발생했다고 본다. 즉 하나의 직업이 사회로부터 법적, 도덕적 승인을 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문직주의의 구성요건은 어떤 것인가?
전문직 이념은 사회적 기여와 직업적 특권유지의 이중적 성격을 갖고 있는데, 이는 전문직 이념이 그 직업에서 부여된 전통적인 가치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자본주의적 이익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강명구, 1993). 남재일(2004)은 언론의 사회적 책임과 이윤추구라는 모순의 봉합을 위해 전문직 이념이 진행되어 왔으며 전문직 집단은 사회적 봉사와 동시에 사회적 권력을 추구하는 이중적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하면서 이에 대한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세 가지 차원에서의 전문직 이념을 설명하였다. 첫째, 공식적 지식의 생산자로서 독점적 지위를 인정받는다. 둘째, 지식 생산 행위로 사회적인 공익에 봉사한다는 공감, 셋째, 앞의 두 가지 이유로 전문직 종사자의 노동과정은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사회적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노동과정에서의 자율성이다. 전문적 집단이 생산한 지식은 일상생활 경험 안에서 나타나는 일상적 지식이 아니라 합리성에 근거를 두는 공식적 지식으로 과학적 방법을 통해 구성된 지식이다(Freidson, 2001). 그러므로 이러한 지식생산자들은 일반 노동자들보다 우월한 특권을 가지게 되며 이것은 곧 외적, 내적 통제로부터의 자율성으로 연결된다.
전문직 요소의 핵심이 직업의 구성원이 자신의 노동을 스스로 통제하는 데 있다고 본다면 자격증의 유무로만 전문직을 판단하기는 충분하지 못하다. 오히려 직업행위를 해나가는 데 있어서 종사자가 가지는 태도적 속성을 통해 그 직업의 전문직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더 유용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다수의 선행연구들은 전문직의 태도적 속성을 중요하게 다루었다. 프라이드슨(Freidson, 2001)은 프로페셔널리즘의 이데올로기는 그 무엇보다도 훈련된 지식과 숙련을 공공선(the public good)을 위해 행사할 것을 강조한다면서 프로페셔널리즘의 정신을 언급하였다. 개인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경제편중주의 이데올로기는 프로페셔널리즘에 대한 정면 공격으로 간주해야 한다고까지 말한 바 있다. 따라서 프로페셔널리즘의 요건에는 형식적, 구조적 속성과 더불어 종사자의 태도와 직업윤리도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져야함을 알 수 있다. 즉 전문직 종사자의 태도적 속성이 전문직주의를 구별짓는 유용한 도구가 되는 것이다. 전문직주의에서 태도적 속성이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전문직의 직업만족도가 자율성, 성취도와 같은 내적인 요인에 의해 더 영향 받기 때문이다. 후기 산업사회로 이행하면서 직업사회학의 조건은 계속변하고 있다. 그러므로 전문직주의를 규정하는 것은 제도나 형식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적 특성과 내면적인 가치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하겠다. 전문직주의의 태도적 속성과 관련하여 그로스(Gross, 1958)는 자신의 직업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의식, 경제적인 보상보다는 내면적인 보상에 기반을 두는 직업적 의무감, 전문가협회를 통해 형성되는 연대의식 등의 태도를 전문직의 구성요건으로 강조하였다. 홀(Hall, 1968)은 전문직의 성격을 구조적 요인과 태도적 요인으로 구분하고 태도적 요인에서 자율성, 봉사정신, 소명의식, 직업정신을 들고 있다. 라슨(Larson, 1979)은 전문직주의의 내면적 특성을 인지적, 규범적, 평가적차원으로 구분하고 기술과 훈련, 정향성과 윤리, 자율성과 특권이 각각의 차원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율성과 사회에 대한 봉사,직업 규범에 대한 준수와 신념 등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다시 말해 전문직 종사자가 자신의 직업실천에 있어서 얼마나 자율성을 가지며, 얼마나 사회에 대한 봉사의식을 갖고 있고, 얼마나 직업규범에 충실하려는 가를 통해 전문직화(professionalization)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널리즘 연구에서도 뉴스생산을 전문직주의와 연결시켜 설명하려는 시도들이 꾸준히 있어 왔다. 그것은 저널리스트라는 직업이 단순히 뉴스를 제작하는 기능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사회의 여론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전문적인 지식과 능력을 갖춘 전문인으로서 평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저널리즘 조직의 구성원들은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가? 윌렌스키(Wilensky, 1964)는 서구 자본주의 사회의 언론이 상당히 전문직화 되었다는 연구결과를 네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첫째, 저널리즘은 상근직이다. 둘째, 대학내에 많은 신문방송학과들이 설치되어 저널리스트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셋째, 언론 윤리 강령들이 제정되어 있고 넷째, 기자협회 등의 전문직 협회들이 결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윌렌스키가 저널리즘 전문직의 형식적인 요건을 제시했다면 윤영철(2001)은 여기서 나아가 내용적인 측면에서의 조건을 제시하고 이를 충족시킬 것을 주문한다. 첫째, 언론직 종사자는 전문적 지식을 획득해야 하는데 뉴스생산과정에 대한 전문적 이해와 특정분야에 관한 특화된 지식을 보유해야 한다. 둘째, 언론직 종사자는 숙련된 기술을 습득하여 글쓰기와 영상 이미지의 활용에서 일정한 수준이상의 기술을 발휘해야 하고 특히 객관저널리즘을 지향하는 사회에서는 객관적 글쓰기 기술을 충분히 익혀야 전문인으로 인정받는다. 셋째, 언론직 종사자는 전문인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 할 수 있는 윤리적 소양을 갖추어야한다. 오늘날의 저널리스트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러한 조건들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면 결국 전문직 개념은 일정한 시점에 전문화가 완성된다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추구되는 연속선상의 과정적인 개념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저널리즘 전문직주의에 대한 논의 역시 전문직주의의 심화정도에 의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할린과 만치니(Hallin & Mancini, 2004)는 언론 전문직화의 차원을 세 가지 측면에서 설명하였다. 자율성, 고유한 직업적 규범, 공공 서비스 지향성이다. 이는 전문직주의의 태도적 속성 논의에서 공통적으로 제시되었던 조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율성은 언론 전문직주의의 핵심요소인데 남재일(2004)은 언론전문직주의의 자율성확보과정을 크게 두 단계로 설명하였다. 첫째는 언론기업이 언론인이란 전문 집단을 대변해서 국가권력 및 기타 사회적 압력요인으로부터 자율성을 확보하는 단계이다. 언론의 사회적 책임과 권리라는 차원에서 언론의 자율성이 강조됐으며 전문적 지식 생산자로서의 정체성은 중요하지 않았다. 말하자면 윤리적 차원을 근거로 자율성 확보의 노력이 진행됐다. 경영과 편집의 분리가 일어난 뒤에는, 사회적 책임을 명분으로 획득한 자율성을 상업주의의 추구에 이 용하려는 언론기업의 요구와 공적 책임의 수행자로 자신들의 자율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저널리스트 집단의 갈등이 시작된다. 남재일의 분석은 권위주의 정부를 거쳐 온 한국의 언론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시사하는 바가 있다. 특히 공영 텔레비전 방송에서 기자와 프로듀서 집단의 경우는 권위주의 정부아래 직접적인 통제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에 민주화 이후 조직의 자율성이 확대되고 나서는 조직 내 개인의 자율성 신장을 위해 노력해 온 측면이 강하다. 전문직주의의 태도적 속성은 결국 언론 전문직주의의 유지에 필요한 부분이고 이것은 곧 민주주의의 개선 혹은 발전과 연계된다. Hall(1968)의 연구는 관료제화와 전문직화간에 부적인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혔다. 즉 전문직주의의 특성이 약화되는 것은 탈전문화의 징후이자 관료제화로의 이행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언론전문직주의의 태도적 특성에 대한 연구들은 주로 언론직의 전문직화 초기에 주로 수행되었다. 먼저, 맥클라우드와 홀리(McLeod & Hawley, 1964)는 전문직을 지향하는 기자일수록 책임감과 객관성과 같은 전문직 가치를 더 많이 가지고 있음을 밝혔다. 윈달과 오키프(Weinthal & O’keefe, 1974)는 방송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를 조사한 결과에서, 높은 전문성을 보인 방송저널리스트 일수록 더 많은 비판을 표현하면서도 낮은 이직의사를 표현했다고 하였다.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이 더 강하다는 것이다. 저널리스트의 전문직화 성향을 주로 분석하는 연구 이외에 전문직주의 인식이 전문직의 구조적 조건 혹은 개인의 사회적 경험과 어떤 연관이 있는 지를 밝히는 연구도 수행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교육과 언론경력에 관한 것이다. 전문직의 구조적 조건에는 공식교육기관의 설립과 전문직 종사자에 대한 재교육이 제시되어 있다. 다시 말해 특정한 전문직의 발전과정에서 훈련과 사회화 배경은 그 직업의 사회적 기여를 결정하고 이는 전문직으로서 정립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존스톤과 그의 동료들(Johnstone‧Slawski‧Bowman, 1972)은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도시의 크기가 클수록, 신문사의 크기가 클수록, 그 신문사 소속 언론인들은 참여적 가치, 즉 전문화성향이 높으며, 저널리즘을 전공으로 하여 전문직업인의 훈련을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중립적 가치를 지닌다고 밝힌 바 있다. 즉 전문직업인의 사회화 과정에는 전문직 훈련의 내용, 외적인 환경들이 언론인들이 가지고 있는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이다. 김경모와 신의경(2013)은 언론이 전문직의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저널리즘 교육과 저널리스트의 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국내 연구에서 이마리아(1982)는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일수록 전문화 성향이 높고, 더 자율적이며, 자기 직업을 끝까지 고수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교육적배경 이외에 언론경력도 전문직주의의 태도적 속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존스톤과 그의 동료들(1972)은 젊은 저널리스트들이 나이든 저널리스트들보다 뉴스조직이나 직업에 덜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방송 쪽에 있는 젊은 사람들은 출판 쪽보다 조직 충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그리고 여자보다 남자가 조직이나 직장을 더 잘 떠나고 조직을 떠나는 젊은 사람들은 많이 배운 사람들이었다. 이렇듯 언론 경력, 연령도 전문직주의 인식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론적 논의에서 살펴보았듯이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은 저널리스트가 갖고 있는 여러 배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저널리스트의 성별에 따른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직능에 따른 차이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지금까지의 여러 선행연구들은 한국 방송 저널리즘에서 기자와 프로듀서의 직능에 따라 저널리즘 실천의 차이가 다르다는 것을 규명해 왔다(김연식 외, 2005; 김연식 2014; 원용진, 2005; 이상기, 2002; 최민재, 2005). 직능별 조직문화의 차이는 저널리즘을 대하는 태도나 제작방식으로도 이어졌다는 것이 선행연구들의 결과이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직능에 따른 전문직주의 인식의 차이를 규명해 보고자 한다. 그리고 방송사별로 전문직주의 인식이 어떻게 다른 지도 함께 알아보게 될 것이다.
한국에서 언론학 교육이 실시된 지도 어언 50여 년이 흘렀다. 언론학 교육이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는 아직까지 조사된 바가 없다. 그리고 언론학 교육의 유무에 따른 저널리즘 실천의 차이에 대한 연구도 미진한 편이다. 이 연구는 이 점에 착안하여 언론학 교육 경험에 따른 저널리스트 간 인식의 차이를 규명해 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방송 경력에 따라 저널리즘을 실천하는 태도나 방식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신입사원, 평사원, 중간 간부와 고위 간부에 이르기까지 업무 경험의 차이는 언론 전문직주의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연구는 한국 방송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을 개인의 다양한 인구사회학적 배경에 따라 알아보려는 목적에서 아래 3가지의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방송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하여 지상파 방송3사의 저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지상파 방송 저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하는 이유는 앞에서도 설명하였지만 최근의 다른 어느 매체보다도 조직문화의 변화가 심했고 저널리즘 실천의 양상도 다르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방송의 공공성, 공영성을 요구받고 있으면서도 사측과 노조가 방송 공정성을 두고 대립했으며 파업과 징계가 발생하였다. 따라서 방송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이 오늘의 저널리즘을 보여주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하였다.<표 1>은 조사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속성을 나타낸 것이다.
[<표 1>] 조사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속성(N=312)
조사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속성(N=312)
총 312명의 기자와 프로듀서가 설문에 응하였다. 설문응답자 중 기자가 61.9%, 프로듀서가 38.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소속사별로는 KBS가 40.7% MBC가 30.4, SBS가 28.8%를 차지하였다. 근무경력에 따라서는 3년 이하(신입사원)가 7.1%, 4-11년(평사원)은 35.6%, 12-18년(차장급)은 36.2%, 19-24년(부장급)은 17.6%, 25년 이상(국장급)은 3.5%로 나타났다. 입사 전 학력은 언론학부 전공이 26%, 비언론학부 전공은 58%, 언론대학원 졸업이 3.8%, 비언론대학원 졸업은 12.2% 비율이었다. 입사 후 학력에 응답한 이는 66명이었고 이 중 언론대학원 재학이 25.8%, 비언론대학원 졸업이 12.1%, 언론대학원 졸업이 30.3%, 비언론대학원 졸업이 31.8%였다.
(1) 저널리스트 직능과 전공 학력 및 경력
방송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하여 방송저널리스트의 직능을 기자와 프로듀서로 나누었다. 보통 기자 직능집단 만을 저널리스트로 한정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 연구에서는 저널리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프로듀서도 저널리스트에 포함시켰다. 따라서 기자는 뉴스나 보도 다큐멘터리,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인력이며, 프로듀서는 다큐멘터리나 교양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인력이라고 정의한다. 예능프로그램이나 드라마를 제작하는 프로듀서는 연구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전공학력은 크게 두 시기로 분류하여 구분하였다. ‘입사 전 학력’과 ‘입사 후 학력’이다. ‘입사 전 학력’은 학부와 대학원 모두 언론학 관련 전공과 비언론학 전공으로 나누었고, ‘입사 후 학력’은 역시 언론학 전공과 비언론학 전공으로 나누되 재학과 졸업으로 다시 나누었다.
경력은 크게 5가지로 나누었다. 신입사원, 평사원, 차장급, 부장급, 국장급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이에 맞는 근무연수로 구분하였다. ‘3년 이하’, ‘4-11년’,‘12-18년’, ‘19-24년’, ‘25년 이상’ 등이다. 직급을 직접 묻지 않은 것은 최근 들어 각 방송사마다 직급보다는 팀제 운영을 하고 있어서 근무연수와 상관없는 직급이 주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조사를 위해서는 근무연수가 더 합당하다고 판단하였다.
(2) 전문직주의 인식
본 연구는 다양한 선행연구들의 논의를 바탕으로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을 태도적 속성에 따라 5가지의 설문문항으로 구성하였다. 다섯 개의 설문문항은 “귀하께서는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외부의 영향 없이 본인 자신의 결정으로 보도한다고 생각하십니까?(자율성)”, “귀하께서는 귀하의 직업이 공중에 봉사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하십니까?(사회적 봉사)”, “귀하께서는 경제적인 보상이 작아지더라도 지금 하는 일(언론직)을 계속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소명의식)”, “귀하께서는 좋은 저널리즘을 실천하기 위한 자신의 노력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자기노력)”, “귀하께서는 기사(프로그램) 제작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자신의 노력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공정성 노력)”등이다. 이들 설문문항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에서 ‘매우 그렇다’ 혹은 ‘전혀 노력하지 않는다’에서 ‘매우 노력한다’로 구성된 5점의 폐쇄형 리커트 척도가 사용되었으며, 분석에서는 이들 5개의 척도에 대한 응답자들의 응답을 평균점수로 환산하여 사용하였다. 5가지의 설문문항에 대한 내적 신뢰도 계수(Cronbach's Alpha)는 .57로 나타났다. 항목 간 신뢰도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관계로 항목제거 시 척도를 활용하여 ‘소명의식’ 항목을 빼고 4가지의 설문문항으로 재구성한 결과, 신뢰도 계수가 .60으로 향상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4가지 설문문항으로 전문직주의의 태도적 속성을 알아보고자 한다. 물론 ‘자율성’, ‘사회적 봉사’, ‘자기 노력’, ‘공정성 노력’으로 구성된 4개 문항의 신뢰도도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언론전문직주의의 태도적 속성에 대한 국내 연구가 거의 없었다는 점과 전문직주의 인식에 대한 탐색적 연구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소명의식 부분은 별도로 그 결과를 다루기로 한다.
첫 번째 연구문제인 ‘방송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은 성별과 직능,소속사에 따라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를 해결하기 위하여 먼저 전문직주의 인식 4개 문항에 대한 평균을 알아보았다.
<표 2>에서 알 수 있듯이, 방송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은 ‘자율성’,‘사회적봉사’, ‘자기노력’, ‘공정성노력’ 각각의 문항에서 차이를 보였는데, ‘자율성’ 항목이 3.58(SD=0.93), ‘사회적봉사’ 항목이 4.38(SD=0.68), ‘자기노력’ 항목이 3.99(SD=0.54), ‘공정성노력’ 항목이 4.14(SD=0.55), 합계 4.02(SD=0.47)로 나타났다. 전체 합계가 ‘그런 편이다’ 이상의 점수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아 방송저널리스트들은 대체로 언론전문직의 태도적 속성에 대해 긍정적인 응답을 보였다. 하지만 이 중 ‘자율성’ 항목은 네 문항 중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의 저널리스트들이 자신의 저널리즘 실천에 있어 충분한 자율성을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시 말해 기사나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외부의 영향 없이 본인 자신의 결정으로 보도한다고 말하기에는 다소 주저하는 부분이 있음을 의미한다. 박인규(2012)의 연구가 밝히고 있듯 최근 언론 활동의 자율성이 위축되어 있다는 결과와 맥을 같이 한다.
[<표 2>] 전문직주의 세부 문항에 대한 평균과 표준편차
전문직주의 세부 문항에 대한 평균과 표준편차
전문직주의 인식에 대한 남녀별 차이를 알아보기 위하여 두 독립표본 t 검정을 실시한 결과는 〈표 3〉과 같다. 남성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 평균은 4.07, 표준편차는 0.44이며, 여성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 평균은 3.83, 표준편차는 0.52이다. 남녀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에 차이가 있는 지에 대한 t 통계값은 3.733, 유의확률은 .000으로서 유의수준 .05에서 남녀에 따라 전문직주의 인식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표 3〉] 전문직주의 인식에 대한 남녀별 평균과 표준편차
전문직주의 인식에 대한 남녀별 평균과 표준편차
이는 여자 기자들이 남자 기자들보다 좀 더 전문적인 경향을 띈다는 지금까지의 연구들(Johnstone‧Slawski‧Bowman, 1972; Becker‧Sobowale‧Cobbey, 1979)과는 다소 차이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저널리스트의 노동조건이 외국과는 다른 면이 많고 특히 여성 저널리스트를 받아들이는 조직문화의 차이가 전문직주의 인식에 있어서도 드러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여성 저널리스트의 성취가 외국만큼 이루어지지 못하는 언론 현실을 고려하면 이같은 차이는 향후 극복해야할 과제라고 여겨진다.
전문직주의 인식에 대한 직능별 평균과 표준편차도 알아보았다. 기자의 전문직주의 인식 평균은 3.99, 표준편차는 0.49이며, 프로듀서의 전문직주의 인식평균은 4.07, 표준편차는 0.43이다. 하지만 직능에 따른 평균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직능에 관계없이 전문직주의 인식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하겠다.
[<표 4>] 전문직주의 인식에 대한 직능별 평균과 표준편차
전문직주의 인식에 대한 직능별 평균과 표준편차
소속사별 평균과 표준편차는 <표 5>와 같다. KBS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 평균은 4.03, 표준편차는 0.51이며, MBC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 평균은 4.05, 표준편차는 0.46이다.
[<표 5>] 전문직주의 인식에 대한 소속사별 평균과 표준편차
전문직주의 인식에 대한 소속사별 평균과 표준편차
SBS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 평균은 3.98, 표준편차는 0.41로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지만 소속사별 평균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각 집단별 조직문화의 차이에 따른 전문직주의 인식의 차이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고 모두 비슷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전문직주의 설문문항에서는 탈락되었지만 소명의식에 대한 직능별 차이를 알아보기 위하여 두 독립표본 t 검정을 실시한 결과는 <표 6>과 같다.
소명의식에 대한 직능별 평균과 표준편차
기자의 소명의식 평균은 3.61, 표준편차는 0.89이며, 프로듀서의 소명의식평균은 3.89, 표준편차는 0.88이다. 기자와 프로듀서의 소명의식에 차이가 있는 지에 대한 t 통계값은 –2.738, 유의확률은 .007로서 유의수준 .05에서 직능에 따라 소명의식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기자와 프로듀서 간에 저널리즘 실천의 차이가 발생하는 현상에 대한 여러 연구들 (김연식 외,2005; 원용진, 2008)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차이가 소명의식에서 비롯되는 것으로도 유추할 수 있다. 즉 프로듀서들의 저널리즘 실천이 주창자적 태도를 더 많이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이것이 강한 소명의식과도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소명의식에 대한 성별, 소속사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두 번째 연구문제인 ‘방송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은 전공학력에 따라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를 해결하기 위하여 입사 전 학력에 따른 일원배치 분산분석(one way ANOVA)을 실시한 결과는<표 7>과 같다.
[<표 7>] 전문직주의 인식에 대한 입사 전 학력별 평균과 표준편차
전문직주의 인식에 대한 입사 전 학력별 평균과 표준편차
입사 전 언론학부를 졸업한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 평균은 4.02, 표준편차는 0.45이고, 비언론학부를 졸업한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 평균은 3.98, 표준편차는 0.47이다. 입사 전 언론대학원을 졸업한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 평균은 3.94, 표준편차는 0.56이고, 비언론대학원을 졸업한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 평균은 4.27, 표준편차는 0.41이다. 네 집단의 평균차이에 대한 F통계값이 4.301, 유의확률은 .005로서 유의수준 .05에서 입사 전학력에 따라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에 유의한 차이가 있다. 특이한 점은 비언론대학원을 졸업한 저널리스트의 평균이 가장 높았다는 점이다. 언론학부와 비언론학부를 졸업한 저널리스트의 평균차이는 0.04에 불과하였다. 입사 전의 언론학 전공 유무가 전문직주의 인식의 차이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입사 후 학력에 따른 전문직주의 인식의 차이도 알아보았는데 그 결과는 〈표 8〉과 같다.
[<표 8>] 전문직주의 인식에 대한 입사 후 학력별 평균과 표준편차
전문직주의 인식에 대한 입사 후 학력별 평균과 표준편차
통계적인 의미는 없지만 비언론대학원을 졸업한 저널리스트들이 언론대학원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저널리스트보다 전문직주의 인식의 평균값이 높았다.
세 번째 연구문제인 ‘방송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은 경력별로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를 해결하기 위하여 경력에 따른 일원배치 분산분석(one way ANOVA)을 실시한 결과는 <표 8>과 같다.
[〈표 8〉] 전문직주의 인식에 대한 경력별 평균과 표준편차
전문직주의 인식에 대한 경력별 평균과 표준편차
경력 3년 이하(신입사원)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 평균은 4.08, 표준편차는 0.37이고, 4-11년(평사원) 정도 근무한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평균은 3.84, 표준편차는 0.46이다. 12-18년(차장급) 된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 평균은 4.06, 표준편차는 0.47이고, 19-24년(부장급)을 근무한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 평균은 4.20, 표준편차는 0.38이다. 25년 이상(국장급)근무한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 평균은 4.43, 표준편차는 0.39이다. 다섯집단의 평균차이에 대한 F 통계값이 9.298, 유의확률은 .000으로서 유의수준.05에서 경력에 따라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에 유의한 차이가 있다. 경력 3년 이하 신입사원을 제외하고 경력 4-11년 된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 평균이 가장 낮았는데 12-18년, 19-24년, 25년 이상 된 그룹보다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낮은 것이 확인되었다. 업무의 양이 많은 반면에 권한은 가장 적은 것이 평사원 그룹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근무여건이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는 방송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의 태도적 속성에 대한 설문문항을 구성하고 방송 저널리스트의 인식을 측정하였다. 설문문항은 방송 저널리스트의 자율성과 사회적 봉사에 대한 인식, 저널리즘을 위한 자기노력, 그리고 저널리즘 규범과 관련한 공정성 실현에 관한 노력에 대한 질문이었다.
연구결과 전문직주의 인식을 구성하는 4가지 질문에 대한 결과는 대부분의 저널리스트가 전문직주의의 태도적 특성들을 무난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봉사’ 평균이 가장 높았는데 방송 저널리스트는 자신의 직업이 공중에 봉사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 외 ‘자기노력’, ‘공정성 노력’에 대한 답도 ‘그런 편이다’ 수준에서 응답하였다. 자신의 저널리즘 실천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자율성’ 항목이 가장 낮게 나타난 부분은 눈여겨 볼만하다. 지난 수 년 간 방송사의 파업, 방송에 대한 정치권력의 개입여부, 사측과 노조 간의 대립 등 일련의 사건들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러한 현상과 관련된 최근의 저널리즘 연구들 (박인규, 2012; 김연식, 2014)과도 맥을 같이 하면서 저널리스트의 자율성이 많이 위축되었을 것이라는 사회일반의 통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저널리스트의 자율성 위축은 오늘의 언론현실에 큰 의미를 던지고 있다. 자율성이 위축되어서는 수용자들의 방송 저널리즘에 대한 신뢰를 담보하기 어렵다. 따라서 자율성의 위축이나 훼손에 대한 방송사 내부의 점검과 반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직주의 인식을 소속 집단별로 알아보았을 때는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기자와 프로듀서 집단 간에, 그리고 소속사별 저널리스트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이는 저널리즘 실천에 있어서는 다소 간의 차이가 있을지 모르지만 언론직이라는 자신의 직업에 대한 생각이나 직업규범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없음을 보여준다. 다만 남녀 저널리스트 간에는 남성이 여성보다 전문직주의 인식 점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 외국의 저널리스트 조사에서 여성의 전문직주의 인식이 더 높았던 것과 비교해 보면 사뭇 다른 결과이다. 이에 대한 해석은 다양할 수 있으나 크게 세 가지를 이야기 할 수 있다고 본다. 한국의 저널리즘 조직문화가 남성 중심으로 짜여져 있다는 점, 평사원의 비율뿐만 아니라 상위직급으로 올라갈수록 여성 저널리스트의 비율이 더 작아지는 인력구조, 저널리스트라 할지라도 가사와 육아에 대한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한국 여성 저널리스트의 현실 등이 작용하였을 거라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들이 여성 방송 저널리스트의 직업적 몰입이나 자기노력, 직업에 대한 만족감을 떨어뜨릴 수 있겠다. 언론조직내의 특정한 집단에서 전문직주의 인식이 떨어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방송 저널리즘의 발전과 저널리즘 실천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언론사마다 면밀한 조사 뒤에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여겨진다.
두 번째 연구문제인 전공학력에 따른 전문직주의 인식의 연구 결과는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입사 전 전공학력에 따른 구분이나 입사 후 전공학력에 따른 구분 모두에서 언론학 전공자가 전문직주의 인식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기록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입사 전 전공학력 구분에 따른 전문직주의 인식 결과는 비언론학 대학원 전공자의 점수가 가장 높았고 이는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하였다. 입사 전에 언론학을 전공한 것이 언론 전문직주의 인식을 제고하는 것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해석될 수도 있다. 과연 오늘의 언론학이 미래의 언론인들을 양성함에 있어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에 대해 연구와 교육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고 하겠다. 언론 전문직 종사자로서의 소양을 갖추게 하는 전공교육의 올바른 방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단순히 지식의 전달에만 그치고 직업인으로서의 신념이나 자세에 대해서는 소홀한다면 과연 그 교육이 가치있는 지에 대한 일반의 비판에 대해 어떤 답이 나올 수 있을까 우려된다. 그리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았지만 입사 후의 전공학력에 따른 전문직주의 인식의 차이도 의미가 없진 않다. 입사 후의 전공학력이라는 것은 방송 저널리스트에 대한 재교육의 의미가 큰 과정이다. 그런데 입사 후에 언론학을 공부하는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 평균이 비전공자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입사 전 뿐만 아니라 저널리스트의 재교육에 있어서도 전문직주의 인식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은 언론학 전공의 재교육이 단순히 저널리스트의 학벌 내지는 경력쌓기에만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방송사 경력에 따른 전문직주의 인식의 차이에 있어서는 평사원 그룹의 점수가 가장 낮게 나왔고 이는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하였다. 경력4-11년 사이에 해당되는 방송 저널리스트인데 업무량은 가장 많은 반면에 실제 행사할 수 있는 업무권한은 적은 집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신입사원을 제외하면 차장급, 부장급, 국장급으로 올라갈수록 전문직주의 인식이 높았다. 자신의 직무에 대한 권한과 책임이 많을수록 전문직주의 인식은 높아진다고 볼 수 있겠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놓고 보면 언론사는 평사원 집단의 전문직주의 인식 제고에 대한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겠다. 가장 열심히 일해야 할 평사원집단의 전문직주의 인식이 낮은 것 보다는 높은 것이 저널리즘의 품질을 향상 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언론 전문직주의의 태도적 속성에 대한 실증적 연구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가 가지는 한계도 뚜렷하다. 먼저 5가지의 질문 중에서 ‘소명의식’에 대한 질문이 신뢰도 문제로 전문직주의 인식 구성에서 탈락되었다. 이는 설문문항의 구성에 대한 새로운 검토를 필요로 한다. 태도적 속성의 요소들이 이론적 차원에서는 제안될 수 있지만 실제 측정을 위한 개념으로는 묶이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론적 접근이 보다 면밀히 요구된다. 두 번째로 이 연구는 방송 저널리스트에게 전문직주의에 대한 인식을 물은 것이지 언론현실 자체에 대한 평가를 질문한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본 연구의 연구결과와 실제 언론 전문직주의의 실제 간에는 괴리가 있을 수 있다. 여러 선행연구들은 현재의 방송 저널리즘의 고단한 현실에 대한 많은 비판을 보여주고 있는데 반해 이 연구의 전문직주의 인식 점수는 연구자가 예상한 것보다 낮지 않았다. 그 이유로 설문대상에 사측과의 대립으로 징계를 받거나 제작 현장을 떠나있는 저널리스트가 포함되지 않은 이유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본 연구의 결과가 탈전문화의 징후에 대한 저널리스트의 반발에서 나온 응답인지, 아니면 저널리스트가 전문직 종사자로서 갖고 있는 일종의 ‘허위의식’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도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저널리스트의 전문직주의 인식에 대한 보다 정교한 측정도구들이 개발되고, 전문직주의 인식과 실천의 관계에 대한 세밀한 후속 연구도 필요하다 할 것이다.
최근 언론직이 전문직주의에서 점점 이탈해 가는 모습들이 눈에 띄는 것은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할 때 그리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방송사 경영진과 저널리스트 간의 대립이 상시적으로 일반에 비춰지고 언론의 역할에 대한 사회의 비판이 여느 때보다 빈발하고 있다. 권력집단의 눈치를 보면서, 수용자들의 흥미를 위주로 뉴스와 프로그램 시간을 채운다면 과연 진정한 방송이라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프라이드슨(Freidson, 2001)은 전문직업화한 학문분야에서 회원들의 활동이 당장 눈앞의 실용적 서비스 중심으로 조직된다면 그들은 반드시 이념형적 프로페셔널리즘의 영혼을 잃게 된다고 언급하면서 전문직과 사회의 관계에도 중대한 변화가 발생한다고 말하였다. 언론 전문직이 향후 어떤 변화를 맞을지 그리고 그러한 변화가 우리 사회 발전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저널리스트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되새겨 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