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study was conducted as a research exercise on the adjustment types and coping strategies of children of multicultural families in rural areas. The subjects were 19 intermarriage mothers who were able to communicate in Korean and had school-age children. The data were collected through purposive sampling and in-depth interview, and analysed through the ground theory study method. As for the results, first, the children had difficulties adapting to their families in low social economic status as well as their foreign mothers. Second, they had in emotional problems, identity confusion, behavioral problems and they tended to withdraw from their family. Third, they used their personal talents, commendations of important persons, conflicts with their mothers, experiences as leaders, and differences from peers due to having multicultural family as coping strategies. Finally, the adjustment types of the children in multicultural families in rural areas were the adaptation, independent, and maladjustment types.
본 연구는 농어촌 다문화가정 아동의 적응에 어려움을 주는 요인을 밝히고, 대처하고 극복해 가는 전략과 유형을 알아보는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초등학생 이상의 아동을 둔 어머니 19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한 한 후 근거이론방법으로 분석하였다. 즉 개방코딩, 축코딩, 선택코딩 단계 순으로 원자료를 범주화하여 분석하였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첫째, 농어촌 다문화가정 아동의 적응에 있어서 엄마가 외국인이라는 것뿐만 아니라 환경적으로 열악하여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둘째, 아동들이 겪는 중심현상은 정서적 어려움, 정체감 혼란, 학업적 어려움, 행동적 문제, 가족과의 상호작용 회피로 나타났다. 셋째, 대처전략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가족의 지지, 사회적 지지, 개인적 요인이었으며, 재능발견, 주변의 인정, 엄마와 갈등, 리더경험, 다름을 이용하는 대처전략을 보였다. 넷째, 농어촌 다문화가정 아동의 적응유형은 맞춰가기(순응형), 독립적인 태도(자기주도형), 이중적 태도(부적응형)으로 나눌 수 있었다. 또한 농어촌 다문화가정 아동의 적응은 개인적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지만 어머니의 심리적 안정성과 가정적, 사회문화적 환경의 지지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2009년도 국제결혼 건수는 33,300건으로 전체 결혼 건수의 10.8%를 차지하였다. 그 중에서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이 결혼한 경우는 25,142건으로 한국인 여성이 외국인 남성과 결혼한 건수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출신국가는 중국, 베트남, 필리핀, 일본, 캄보디아 등의 순으로 특히 농림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남성의 결혼 5,600건 중에서 35.7%인 2,000건이 외국인 여성과의 결혼이었다(통계청, 2010). 국제결혼 이주여성의 증가와 함께 이를 통한 다문화가정 아동들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증가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국제결혼을 통한 다문화가정 아동의 증가와 더불어 이들의 적응상의 문제와 개인적, 가정적, 사회적 어려움이 밝혀지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개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나 학문적, 실천적 논의는 아직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급격히 증가하는 농어촌 다문화가정의 아동에 대한 연구는 다양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다문화가정 아동에 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한국사회에서 그들은 차별과 편견으로 인해 심각한 적응 문제를 경험하고 있으며(전경수 등, 2009) 부모와의 문화적 이질성에 따른 갈등 및 이로 인해 초래되는 발달상의 문제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김병순, 2008; 우현경 등, 2009; 임한나, 2008). 즉 다문화가정 아동은 개인적,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김경란, 2007; 신혜정, 2007; 이승미, 2007). 어머니가 외국인임에 따라 태생적으로 외모의 차이가 있고 이로 인해 자아정체감에 혼란을 격을 수도 있다.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은 다른 외모로 인해 여러 가지 사회적인 편견에 시달리며 언어나 문화, 경제 등에서 훼손된 정체성으로 인해 갈등에 직면하기도 한다(김갑성, 2006).
적응이란 개인과 환경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개념으로 개인이 그의 일생동안 생존과 성장, 생산적 기능들을 충족하기 위해 그의 환경과의 적합성을 성취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다(Germain, 1979). 적응은 단지 개인적 특성에 의한 것이 아니라 아동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다문화가정의 아동은 일반 아동보다 적응에 어려운 요인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아동은 일반가정 아동들과는 달리 주류문화와 모의 소수문화를 동시에 경험하는 이중문화라는 특수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다(박선희, 2009). 이는 아동이 사회적, 심리적으로 적응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가정 내에서 부모의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 가치관의 차이로 인해 ‘다름’을 경험하고,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문화충격을 체험하게 된다(한정애, 2009). 박미경(2006)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일반가정 아동들보다 언어수행 능력이 떨어지며 한국어 구사능력과 판단능력도 매우 낮다고 하였다. 이는 아동이 적응을 위해 정보를 습득하고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중요한 수단인 언어능력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후 발달과 적응에 부정적인 요인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문화가정 아동의 적응요인들은 현재 그들의 생활적응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이후 성인기의 사회적 적응에 대한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이영주, 2008). 아동기의 문제 상황은 이들의 청소년기 및 성인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침으로써 이들의 열악한 경제적, 사회적 상황이 다음세대에도 대물림될 것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라고 할 수 있다(전숙자 등, 2009). 이는 아동 즉 개인과 가족의 문제뿐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증가하는 다문화가정 아동이 한국 사회에 건강하게 적응하는 것은 이후 사회적 안정과 발전을 위해 아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다문화가정 아동에 대한 연구는 실태조사(강유진, 1999; 박윤경, 이소연, 2009; 이강숙, 2007), 개인적, 심리적 변인관련 연구(김경란, 2007; 신혜정, 2007; 성은지, 2010; 이승미, 2007), 가정적변인 관련 연구(구수연, 2007; 류재선, 2007; 이선미, 이경아, 2010; 최정아, 2008), 학교 및 교육관련 연구(김경자, 2008; 서 혁, 2007; 안은미, 2007; 오성배, 2007; 이정선, 2007; 장덕휘, 신효선, 2010; 정현영, 2007; 제갈종기, 2007), 지역사회변인 관련 연구(설동훈, 2006; 엄재은, 2010) 등으로 최근에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문화가정 아동, 청소년의 적응에 관한 연구는 대부분 학교적응(김경자, 2008; 김병순, 2007; 안은미, 2007; 정현종, 2007; 제갈종기, 2007; 한미숙, 2010)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연구이며 적응 경험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지금까지 대부분의 연구는 다문화가정 가족과 아동의 어려움과 문제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그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살펴본 연구는 드물다. 이영주(2008)는 다문화가정 아동의 심리사회적 적응에 대한 연구에서 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과 보호요인을 분석하였지만 양적연구의 한계에 의해 심도 깊은 이해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질적 연구는 다문화가정의 특징을 파악하는데 매우 유용한 함의를 제공해 주며, 특히 현재처럼 다문화 사회가 막 형성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권장되는 연구방법론 중 하나이다(김근영, 곽금주, 배소영, 2009).
농어촌 다문화가정 아동은 지역적으로 열악하여 적응적으로 더욱 어려운 여건에 놓일 가능성이 더욱 크며 이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개입에 있어서 일차적 대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농어촌 다문화가정 아동에 대한 연구는 지극히 미비하다. 농어촌 다문화가정 아동에 대한 연구는 구효진, 최진선(2007)과 장명규(2010) 등이 있으나 양적으로도 상당히 미비하며 아동의 개인적 특성과 학교적응과 관련된 연구이므로 그들을 폭넓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농어촌 다문화가정 아동의 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처하기 위한 전략과 적응유형을 구체적으로 밝혀보고자 하였다.
서구사회의 다문화가정 아동의 연구(Harrison, Wilson, & Pine, 1990)는 다문화가정 구성원이 외부환경에 대응하는 적응전략으로 가족간의 배려, 확대가족, 역할의 유연성, 조상들의 세계관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이러한 적응전략은 다문화가정 아동에게 그들 집단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와 사회화를 가져온다고 한다. 기존의 선행연구들은 다문화가정 자녀를 결핍이나 결손의 시각으로 보기 때문에 그들을 있는 그대로 살펴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다문화가정이 급격히 증가하는 현시점에서 다문화가정 아동을 있는 그대로 살펴보고 그들이 적응하는 과정과 적응에 작용하는 요인을 그들의 경험을 통해 밝혀서 적응 유형 및 전략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연구가 필요하다.
국제결혼을 통한 다문화가정 아동의 적응이 어떠한지를 탐색하면서 그들을 이해하고, 심리적, 사회환경적 맥락을 파악하여 현장에서 적절하고 효율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하는데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다문화 교육은 다양한 민족과 복합 문화를 가진 국가에서 소수 민족의 인권 존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타난 것(Banks, 1993)으로 문화적 정체성을 돕는 것 뿐만 아니라 타문화에 대한 긍정적 태도와 인식 및 이해를 촉진하는 것이다(Hernandes, 2001). 다문화 가정 자녀의 적응 경험을 있는 그대로 탐색하여 밝히는 것은 다문화가정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수립, 프로그램 개발뿐만 아니라 일반아동의 다문화교육과 사회복지사, 상담자, 교사 등 전문가들에게 개입을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 의의가 있다. 구체적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본 연구의 대상은 경기도와 전라남도 7개 시군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 어머니 총 19명이다. 본 연구의 대상 선정은 근거이론의 연구방법에서 사용하는 이론적 표본 추출을 사용하여 이론적으로 적합한 대상자를 선정하였다. 연구에 대한 충분하고 풍부한 설명을 하기 위해 자료가 포화상태에 도달하도록 수집하여야 하는데, 포화상태란 범주와 이론이 충분히 설명될 수 있을 정도로 확보되어 더 이상 새로운 정보가 도출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Strauss & Corbin, 1998). 또한 준거적 선택방법(조용환, 1999)을 적용하여 국제결혼을 통해 다문화가정을 형성하고 아동기 자녀를 둔 어머니 19명을 심층면접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아동이 그들의 발달적 사건이나 환경적 영향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기억하여 보고하기 어렵기 때문에 비교적 한국어가 능통한 어머니를 연구대상으로 하였다. 대상자 선정 과정은 먼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관련기관에 의뢰하여 대상자 몇 명을 확보하고 이 명단을 기초로 눈덩이 표집방식을 활용하여 새로운 연구대상자들을 발굴하였다. 구체적으로 자녀가 초등학교에 재학 중이며 자녀의 발달과 적응에 대해 언어적 어려움 없이 보고할 수 있는 대상을 선정하고 새로운 자료가 나오지 않는 포화상태에 이를 때까지 자료를 수집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다문화가정 아동이 한국사회에 적응하면서 겪은 경험을 알아보기 위해서 반구조화된 개방형 질문지를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어머니를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하였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관련기관에 의뢰하여 소개받은 대상자에게 먼저 전화를 통해 연구목적을 설명함으로서 거부감을 줄인 후 직접 방문하여 심층면접을 실시하였다. 이때 연구자는 진술내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념이나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았고, 전적으로 연구대상자 자신의 이야기를 진술하도록 하였다.
면접의 내용은 다문화가정 아동의 적응과 적응전략을 살펴보기 위하여 내용들로 구성되었다. 예를 들면, ‘요즘 지내시기는 어떠세요?’, ‘지금까지 아이들 키우면서 어려운 점이나 고민이 있었던 것을 한번 떠올려 보세요. 그때가 언제였나요?’ ‘어려움을 느끼거나 고민을 구체적으로 얘기해 주세요’ , ‘아이들 키우다가 어렵고 힘들 때는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어떤 기분이었나요? 그때는 어떻게 하셨나요?’, ‘지금까지 아이들이 힘들어하거나 고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럴 때 아이들은 어떻게 하였나요? 어머니는 어떻게 하였나요? 아버지는 어떻게 하였나요?’, ‘자녀들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우리집의 좋은 점은 무엇일까요?’, ‘우리집의 단점이나 좀 나아졌으면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등의 질문으로 구성되었다.
연구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
면접은 지역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여성회관 휴게실, 찻집이나 연구대상의 집에서 주로 진행되었으며, 평균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자료수집 기간은 2009년 12월~2010년 12월까지 이루어졌다. 자료는 연구대상의 사전 동의를 얻어 녹음하였고 중요한 내용이나 비언어적인 의사소통, 분위기 등은 노트에 기록하였다.
본 연구의 자료는 Strauss와 Corbin(1998)이 제시한 근거이론을 바탕으로 분석하였다. 근거이론 방법은 경험적 자료로부터 이론을 도출해 내기 위해 고안의 체계적인 과정을 통하여 어떤 현상에 대해 귀납적으로 이끌어진 하나의 근거 이론을 발전시키는 질적연구방법이며 행동의 패턴을 제시한다(최금해, 2007). 이 방법은 사례를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행동변화를 설명해 주고 상호작용을 통한 매커니즘을 분석하는데 유용하며(김진숙, 2007), 연구주제에 대해 거의 알려진 것이 없고 집단의 행동을 설명하거나 예측하기 위해 어떤 적절한 이론도 존재하지 않을 때 특히 유용하다(정경은, 2008). 근거이론을 통한 접근은 다문화가정 아동의 적응을 연구자가 조작적으로 정의하고 구성하기보다 그들의 입장에서 분석하고 개념으로 구성할 수 있다(Bruner, 1990).
근거이론을 적용할 때 과정은 크게 개방코딩(open coding), 축코딩(axial coding), 선택코딩(selective coding) 세 단계 순으로 진행한다. 이중 개방코딩과 축코딩은 원자료를 범주로 나누는 범주화분석이다. 개방코딩은 근거자료를 통해 개념을 발견하여 이름을 명명하고 유사하거나 의미상 관련있다고 판단되는 사건, 물체, 작용/상호작용을 하위범주로 묶은 후 범주화하는 과정이다. 축코딩은 개방코딩으로부터 도출된 범주들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키고 연결시키며, 속성과 차원 수준에서 밀도있고 잘 개발된 범주를 형성하여 범주들간의 관계를 밝혀낸다. 축은 여섯가지 조건으로 구성된다: 인과적 조건(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심현상(적응관련 일상생활 중심경험), 맥락적 조건(중심현상을 경험하게 된 심리-사회적 맥락), 작용/상호작용(중심현상을 경험함으로써 나타나는 행동), 중재적 조건(작용/상호작용과 중심현상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 결과(행동의 결과)이다. 축패러다임은 어떠한 현상이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어떤 결과로 나타나는지 구조를 밝혀낼 수 있다.
선택코딩은 범주를 통합하고 논리적으로 연결하여 이야기를 구성하게 된다. 선택코딩을 통해 유형화 분석을 실시하였다. 유형화분석은 어떠한 행동은 시간적 순서에 따라 변화하지만, 특정 시점에서 특정 조건과 결합되면 행동전략은 유지된다. 유지된 행동은 결과로 드러난다. 따라서 축패러다임 중 결과를 중심으로 경험적으로 드러나는 참여자의 유형을 구분하고, 구분된 참여자들의 공통된 특성을 분석한다.
본 연구의 신뢰도를 위하여 Patton(2002)이 제시한 삼각화(triangulation)을 적용하였다. 분석과정에서 연구의 편향되거나 중요한 자료가 누락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질적 연구의 경험이 있는 사회복지학과 교수 1명, 석사과정 2명이 녹취한 내용을 듣고 녹취록을 읽고 연구대상의 의도에 맞게 의미를 도출하였다.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총 214개의 개념과 64개의 하위범주 그리고 21개의 범주가 도출되었다. 이를 <표 2>에 제시하였다. 개방코딩을 통해 분해한 범주들을 축패러다임에 근거하여 모형을 구축하였고, 이를 [그림 1]에 제시하였다.
개방코딩: 근거자료의 범주화
1) 인과적 조건
인과적 조건은 현상을 일으키거나 발전시키는 사건 또는 우연히 일어난 일들로서 현상의 원인이 되는 일련의 사건을 의미한다(Strauss & Corbin, 1990). 농어촌 다문화가정 아동이 적응의 어려움을 가지게 된 계기는 ‘엄마가 외국인’이며 ‘환경적 어려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과적 조건은 어떤 현상이 발생하도록 이끄는 사건이나 일들로 구성된다. ‘엄마가 외국인’이어서 자녀양육준비부족, 학습지원 어려움, 이중문화, 양육불안 높음, (문화)스트레스, 한국어 능력부족과 같은 아동의 적응에 어려운 조건을 형성하였다. 즉 외국인 엄마는 결혼생활 준비도도 낮으며 아직 한국에 적응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녀를 양육하였기 때문에 어려움을 지니고 있었다. 막연히 한국에서 살 거라는 생각으로 결혼을 하고 아이양육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으며 여러모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녀를 낳았다. 이는 아동에게 고스란히 전해져서 적응상의 어려움을 지니는 이유가 되었다. 외국인 엄마는 언어부족과 한국의 전래동화, 동요, 전통적 양육방식 같은 한국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도 부족하여 아동에게 적합한 양육의 제공이 어려웠다. 아동이 유치원이나 학교에 취학을 하면 가정통신문, 준비물, 숙제를 챙기기 어렵고 어떻게 공부하는지를 몰랐다. 아동은 자연스럽게 이중문화에 노출되었고 다문화가정이라 자녀에게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한국엄마는 열심히 하는데 못따라 갈 것 같은 엄마의 양육불안과 (문화)스트레스로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아동에게 화풀이하는 것을 경험하였다. 엄마가 한국어가 부족하여 일상적 대화를 통한 한국어 습득이 어려웠고 엄마의 발음도 영향을 받았으며 엄마와 아동이 서로의 말을 못알아 듣는 경우도 있었다. 엄마가 학부모회의에서 교사의 설명과 학부모와의 대화를 이해하지 못하여 아동에게 필요한 정보가 차단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사는 곳이 농어촌이며 결혼 전 아버지의 사회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환경적 어려움이 존재하였다. 경제적 빈곤, 부모의 다툼, 등교환경 열악, 문화를 접할 수 없는 상황, 돌봄의 부족으로 인해 아동은 적응상의 어려움을 내포하고 있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어릴 때부터 아동이 갖고 싶은 것을 사주지 못하고 부모가 농사일이나 공장에 다니기 때문에 놀아주지 못하고 동생을 돌봐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가정폭력으로 인해 엄마가 아빠에게 맞고 도망가는 것을 본다든지 부모의 눈치를 보았다. 지역적으로 열악하여 등교환경이 좋지 않고 문화를 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길이 없어서 비올 때 논두렁 길로 등하교하기 때문에 힘들고 동네에 개가 많이 돌아다녀 물린 후 혼자 다니기 무서워하는 경우도 있었다. 혼자 외떨어진 집에서 엄마와 둘만 지내면서 문화적으로 고립되었다.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많고 목욕이나 청결에 대한 돌봄이 부족하고 아빠가 아이의 학습과 양육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2) 중심현상
중심현상은 ‘여기서 무엇이 진행되고 있는가’를 나타내 주는 것으로 일련의 작용/상호작용 전략에 의해 조절되는 중심생각이나 사건이다(Strauss & Corbin, 1998). 농어촌 다문화가정 아동의 적응과정에서 나타난 중심현상은 ‘정서적 어려움’, ‘정체감 혼란’, ‘학업적 어려움’, ‘행동적 문제’, ‘가족과 상호작용 회피’이다. 정서적으로 위축되고 불안하며 자신감이 없고 가끔씩 감정을 폭발시키며 산만하고 충동적이며 외롭고 서러운 기분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가 어느 나라 사람인가, 한국 사람이 맞는지 질문하며 엄마가 외국인이라는 것을 싫어하고 창피해하며 친구들이 알까봐 학교에 오지 말라고 하는 등 정체감 혼란을 보이기도 하였다. 공부를 하기 싫어하고 숙제를 안하고 학원을 안가는 등 학습동기가 없는 모습과 다른 아동들보다 학업성취가 느리고 성적이 안나오는 등 학습부진을 보이며 학업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행동적 문제로는 인터넷이나 TV를 과다하게 사용하여 성적이 내려가고 또래나 선생님에게 엄마가 외국인이 아니라고 거짓말하거나 숨기기도 하였다. 피가 날 정도로 손톱과 살갗을 뜯고 정수리에 구멍이 날만큼 머리를 뽑으며 학교에서 바지에 똥이나 오줌을 누는 등 불안행동을 보였다. 유난히 떼를 많이 쓰고 엄마를 때리는 등 엄마를 괴롭히는 행동과 학교에서 교사의 말을 듣지 않고 혼자 지내며 급식을 먹지 않으며 공부시간에 딴 짓을 하였다. 가족과의 상호작용을 회피하는 현상도 나타났는데 집에서 말을 잘 하지 않고 비밀이 많으며 친구들과 어울리며 사고를 치는 등과 같은 모습을 보였다.
3) 맥락적 조건
맥락적 조건은 어떤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나 문제들을 만들어 내는 특수한 조건들로 작용/상호작용 전략을 다루고 조절하고, 수행하며, 어떤 특정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취해지는 구체적인 조건이다(Strauss & Corbin, 1998). 본 연구에서 맥락적 조건은 ‘한국어 능력부족’, ‘엄마의 불안과 스트레스 영향’, ‘학교에서 부정적 경험’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었다. 한국어 능력부족은 엄마가 한국어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아동도 말을 늦게 배우고 엄마발음 영향으로 발음이 좋지 않으며 한글을 늦게 깨우치고 맞춤법을 어려워하며 어휘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엄마라서 아동이 부족하거나 문제가 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학습이나 생활태도가 반듯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거나 공부를 못하면 친구들이 안논다고 얘기하는 것과 같이 엄마의 기대와 아동 스스로 엄마 얼굴을 보고 잘해야 한다는 부담을 가고 눈치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서 숙제를 안해서 발바닥을 맞거나 성적이 낮다고 벌을 받거나 엄마가 외국인이라고 수군거리거나 놀아주지 않고 놀리는 따돌림을 받는 부정적 경험도 이에 속한다.
4) 중재적 조건
중재적 조건이란 극복과 대처전략 선택에 영향을 주는 것들로서 맥락적 조건보다 광범위하고 일반적인 것들이다(Strauss & Corbin, 1990). 본 연구에서 농어촌 다문화가정 아동의 적응을 위한 극복과 대처전략에 영향을 주는 것은 ‘가족의 지지’, ‘사회적 지지’, ‘개인적 요인’이었다. 가족의 지지는 부모가 아동과 대화를 많이 하고 대처방법을 조언하며 칭찬과 자신감을 키워주며 여행이나 외식과 같은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는 것이다. 학교와 학원 교사와 상호작용을 통해 아동의 학습과 체벌문제를 해결하고, 아빠가 유인물을 챙기고 엄마가 문제지 채점을 도와주며, 스스로 혼자서 준비물을 챙겨도 다시 한번 점검 해 주고, 함께 도서관을 다니는 것과 같은 학습지원이 이루어졌다. 조부모가 숙제를 봐주고 함께 자기도 하며 친척이 조언을 해주고 먹을 것과 옷을 사주기도 하였다. 사회적 지지는 시골이라 사람들이 따뜻하고 같은반 친구가 아니라도 아이들이 전반적으로 함께 잘 어울리며 이웃이 엄마에게 심하게 혼나는 것을 아빠에게 얘기해서 중재하거나 놀리는 친구가 있으면 놀리지 못하게 개입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유치원과 학교의 지원은 방과후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숙제를 하고 선생님이 잘해주며 학년이 지나도 전화로 안부를 물으며 다문화 가정 아동도 ‘같은 한국인이다’라는 다문화교육과 자녀양육에 대한 상담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농어촌 학교라서 학교와 학급 인원수가 적어서 서로 챙겨주고 교사가 개개인에게 관심을 많이 보였다. 국가와 지역사회의 지원체계는 동사무소에 신청해서 놀이치료와 언어치료와 같은 전문적 도움을 받고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캠프나 소풍 같은행사에 참여하였다. 개인적 요인은 활달하고 인사성과 사회성이 밝으며 열심히 하는 긍정적 성격과 키가 크고 건강한 신체조건, 배만들기, 그림그리기, 피아노치기 같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취미활동과 규칙을 잘 지키는 것이 있었다.
5) 작용/상호작용
작용/상호작용은 현상을 다루고 실행하고 거기에 대처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서 극복과 대처전략을 의미한다(Strauss & Corbin, 1990). 운동이나 공부, 예능과 같은 재능을 발견하여 그것을 활용하는 경우가 있었으며 부모, 친척, 다른 학부모와 교사의 인정을 얻는 경우가 있었다. 친구관계에서 먼저 다가가거나 분위기를 주도거고 학급임원에 선출되어 반장이 되어 리드를 잘하고 말을 잘한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다문화 가정이라는 다름의 특징을 이용하여 외가를 주기적으로 방문하고 외가에서 공부하며 외가에 다녀온 것을 친구에게 자랑하기도 하며 외가에 다녀오면서 가져온 선물을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하였다. 반면 학원에 다니는 것을 거부하거나 엄마의 목소리가 커지면 말을 안듣는 것과 같이 엄마의 지도를 거부하거나 엄마가 시키면 안하고 엄마가 잘 못한다고 비난하는 것과 같은 무시하는 모습도 보였다.
6) 결과
결과는 어떤 현상을 대처하거나 그 현상을 다루기 위해 취해진 작용/상호작용 전략에 따라 나타나는 것이다(Strauss & Corbin, 1998). 본 연구에서 농어촌 다문화가정 아동의 적응에 있어서 그들이 취한 작용/상호작용 전략을 통해서 ‘맞춰가기’, ‘독립적 태도’, ‘이중적 태도’를 보임을 알 수 있었다. 또래들과 잘 지내기 위해 잘해주고 양보를 많이 하고 부모의 의견을 존중하여 지도에 잘 따르거나 자신의 생각을 부모에게 확인하기도 하였다. 독립적인 태도는 부모가 유인물을 잘 챙기지 못하기 때문에 방과후 프로그램이나 소풍과 같은 것을 자신이 직접 챙기고 결정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자조활동이나 공부를 스스로 알아서 하였다. 이중적인 태도는 밖에서는 수동적이고 참지만 집에서는 동생을 때리는 것과 같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자신을 괴롭히는 또래에 대해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괜찮은 척하며 속으로 욕을 해주는 것과 같은 행동을 보였다.
본 연구에서는 농어촌 다문화가정 아동의 적응 결과에 초점을 두어 유형화 분석을 실시하였다. 축패러다임 중 ‘결과’로 도출된 상위범주는 ‘맞춰가기’, ‘독립적인 태도’, ‘이중적 태도’이었다. 이 상위범주들에 유형을 붙이면 순응형, 자기주도형, 부적응형으로 나눌 수 있다. 각 유형의 상위범주별 분석은 <표 3>에 제시하였다.
농어촌 다문화가정 적응유형 범주별 분석
1) 맞춰가기(순응형)
‘맞춰가기’ 유형의 아동들은 외국인 엄마와 다문화가정 상황에 순응하며 적응하는 유형으로 나타났다. 이 유형의 아동들은 엄마에게 일반 아동들보다 양육과 학습지원을 잘 제공받지 못하고 엄마의 양육 불안과 스트레스, 한국어 능력부족이 존재하였으나 환경적으로 다른 다문화가정 아동들보다 좋은 상황이었다. 가정의 경제적 여건과 부모의 관계가 비교적 안정되어 있고 등교환경이 양호하며 비교적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엄마가 농사일이나 다른 일을 하지 않아서 가정 내에서 아동에 대한 돌봄이 안정적으로 제공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정서적 어려움 즉 위축되거나 불안하고 자신감 없는 태도가 적었고 감정을 폭발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자신의 정체감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지만 부모와 함께 대화로 이를 해결하였으며 엄마가 외국인이라 싫어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학습동기도 있으며 어느 정도 성적을 유지하며 성취를 이루고 있었다. 불안행동이나 학교에서 부적응적인 모습을 보이기 보다 반장이나 친구들 사이에서 말도 잘하는 유능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이들 아동의 대부분은 엄마가 정서적으로 비교적 안정되어 있었으며 학교에서 체벌이나 따돌림을 받는 경우가 드물었다. 주변사람들에게 성적이나 인사성이 밝은 모습으로 인정을 받았으며 특히 부모나 사회환경으로부터 정서적, 물질적 지원이나 학습지원이 원활히 이루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 독립적인 태도(자기주도형)
‘독립적인 태도’ 유형의 아동들은 엄마가 외국인이라서 자라면서 받는 양육과 학습지원이 적절하지 않은 면이 있고 환경적으로 어려움이 존재하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자기주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정서적인 어려움을 덜 보이며 정체감 혼란을 경험하지만 이를 긍정적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학업 성취가 높지는 않지만 숙제나 학원 같은 것을 스스로 챙기고 자기의지가 강한 모습을 보였다. 가정의 경제적 여건이 안 좋고 농사일이나 공장일로 바쁘기 때문에 몸을 씻고 먹을 것을 알아서 챙겨먹기도 하고 부모를 대신하여 동생을 돌보는 등 가정 내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부모가 시간이 없어서 적절한 돌봄이나 함께 놀 수 없으며 문화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친구관계에 특히 열중하는 모습도 보였다. 행동적 문제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인터넷이나 TV를 사용하는 시간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엄마들도 대부분 경제활동을 하는 등 적극적인 편이라 영향을 받는 것 같고 상대적으로 엄마의 불안과 스트레스는 덜 경험하는 것으로 보였다. 운동이나 노래부르기 같은 재능을 발견하여 자신의 긍정적인 부분을 발견하기도 하였다. 스스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배를 만든다든가 그림을 그리기, 피아노치기 같은 취미생활을 활용하였으며 부모와 갈등을 보이지는 않지만 상호작용에 적극적이지는 않으며 자기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방과 후 프로그램이나 학원 선택에 있어서 자기 주장이 뚜렷하였다. 신체적으로 키가 크고, 감기 같은 질병에 잘 걸리지 않을 만큼 건강한 경우가 많았다.
3) 이중적 태도(부적응형)
‘이중적 태도’ 유형의 아동들은 외국인 엄마와 환경적 어려움의 부정적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은 유형으로 부적응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유형의 아동을 둔 다문화가정 엄마들은 다른 외국인 엄마들과 비교할 때도 양육과 학습지원 등에서 더욱 열악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동을 양육하는 과정에서 엄마가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혼 한 것을 후회하는 등 스트레스와 우울한 감정이 깊었으며 아이를 잘 키우지 못할 거 같은 불안이 높았기 때문에 이것이 아동에게 고스란히 전이된 부분이 있었다. 환경적으로도 아버지의 직업이 불확실하거나 수입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았으며 아버지가 어머니를 구타하는 가정폭력을 보고 자라는 경우가 많았다. 정서적으로 아주 어려움을 겪었는데 위축되고 불안하며 감정폭발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학습동기가 아주 낮고 쉽게 포기하며 또래들의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며 성적이 낮았다. 특히 엄마를 괴롭힌다든가 교사의 말도 잘 듣지 않고 혼자 지내는 등 학교에서 부적응적인 행동을 보였다. 성적이 낮기 때문에 학교에서 체벌을 당하고 또래의 따돌림을 받는 경우가 많으며 엄마의 지도를 거부하며 무시하여 엄마가 소진되고 이는 다시 적절하지 않은 양육과 부모-자녀 상호작용으로 환원되는 경향을 보였다. 부모나 주변의 지지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아동은 더욱 어려움을 겪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동사무소에서 신청하여 놀이치료, 언어치료 지원을 받기도 하였다.
본 연구는 국제결혼을 하여 이주한 엄마를 둔 농어촌 다문화가정 아동의 적응에 어려움을 주는 요인, 대처하고 극복해 가는 전략과 유형을 알아보는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다문화가정 아동에 대해 발달적, 사회문화적, 행동적 특징을 가장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엄마를 대상으로 심층인터뷰 한 후 근거이론방법으로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논의를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농어촌 다문화가정 아동은 엄마가 외국인이라는 것 뿐만 아니라 환경적 어려움을 지니고 있어서 적응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함을 알 수 있었다. 아동은 외국인 엄마가 결혼과 한국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상태에서 태어나 적절한 양육적 돌봄을 받지 못하고 학습적 지원도 받지 못하였다. 어릴 때부터 이중문화에 노출되었으며 엄마의 양육불안과 (문화)스트레스가 아동에게 부정적으로 전이됨을 볼 수 있었다. 엄마가 한국어 능력이 부족하였기 때문에 세상을 이해하고 적응하는데 꼭 필요한 언어를 자연스럽게 배우는데 어려움이 있었으며 주요양육자인 어머니와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 엄마의 한국어 능력 부족은 아동이 학교에 진학한 후 교사나 다른 학부모 등으로부터 학교적응에 필요한 정보를 이해하고 제공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농어촌 다문화가정 아버지는 결혼 전부터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아동이 태어나서도 경제적으로 빈곤하였으며 부모들의 다툼도 아동의 적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었다. 아동은 가정폭력을 어릴 때부터 보고 자라기도 하였으며 아빠와 살고싶다고 말하도록 엄마가 시키는 것과 같은 부모갈등의 부적절한 중재자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지역이 농어촌이라서 등교환경이 열악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으며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부모가 농사나 공장에서 일하면서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고 동생을 돌봐야 하는 버거운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어머니가 외국인 일 경우 가족문제나 문화이질감 등으로 부적응을 경험하는데 특히 생활수준이 낮을수록 위험요인을 많이 경험하고 학교관련 요인과 소외상실경험은 도시아동보다 농촌의 아동들이 더 겪는다는 이영주(2008)의 연구결과와 같이 농어촌 다문화가정 아동들이 적응에 있어서 어려움을 주는 요인을 더 많이 경험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둘째, 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의해 아동들이 보이는 일상생활의 중심경험은 정서적 어려움, 정체감 혼란, 학업적 어려움, 행동적 문제, 가족과의 상호작용 회피로 나타났다. 정서적으로 위축되고 불안하며 자신감이 없고 가끔씩 폭발적 감정을 보이며 산만하고 충동적이며 외롭고 서러움을 느꼈다. 자신이 한국사람인가에 대한 고민과 외국인 엄마를 창피해 하는 것과 같은 정체감 혼란과 학습동기가 없고 학습부진의 모습도 보였다. 인터넷과 TV를 과다하게 사용하고 손톱뜯기, 머리뽑기 등과 같은 자해행동을 보이기도 하였다. 가정에서는 엄마를 괴롭히고 말을 잘 하지 않으며 학교에서는 교사의 말을 잘 안듣고 수업시간에 딴 짓하는 등의 부적응적인 모습도 보였다. 이러한 행동들은 외국인 엄마와 환경적 어려움으로 인해 발생한 맥락적 조건 즉 심리-사회적 맥락에 의해 강화된 것으로 보여진다. 즉 엄마의 한국어 능력부족은 아동의 한국어 능력부족으로 이어지고 엄마의 불안과 스트레스는 아동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또한 학업적, 사회적 적응에 필요한 언어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체벌이나 따돌림과 같은 부정적 경험의 원인이 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다문화가정 아동들이 심각한 적응 문제(전경수 등, 2009), 발달상의 문제(김병순, 2008; 우현경 등, 2009; 임한나, 2008)와 개인적, 심리적으로 어려움(김경란, 2007; 신혜정, 2007; 이승미, 2007)을 겪고 있다는 선행연구 결과들을 지지한다.
셋째, 적응을 위한 극복과 대처전략은 작용/상호작용으로 분석되었으며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중재적 조건으로 분석되었다. 아동들은 적응을 위해 재능을 발견하여 활용하였으며 부모, 친척, 다른 학부모와 교사의 인정을 얻었다. 친구관계에서 먼저 다가가거나 분위기를 주도거나 학급임원에 선출되어 반장이 되어 리드를 잘하고 말을 잘한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다문화가정이라는 다름의 특징을 이용하여 외가를 주기적으로 방문하거나 장기간 체류하며 언어를 배우고 외가에 다녀온 것을 친구에게 자랑하거나 가져온 선물을 나누어 주는 친사회적 행동에 활용하였다. 반면 엄마의 지도를 거부하거나 엄마가 시키면 안하고 엄마가 잘 못한다고 비난하는 것과 같은 무시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러한 대처전략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가족의 지지, 사회적 지지, 개인적 요인이었다. 가족의 지지는 부모가 아동에게 대화와 조언,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는 것과 자신의 역량 내에서 적극적으로 학습지원을 하는 것이었다. 학교와 학원 교사와 상호작용을 통해 아동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조부모와 친척도 지지원으로 활용되었다. 사회적 지지는 시골이라 사람들이 따뜻하고 서로 잘 어울리며 이웃이 아동의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유치원과 학교의 지원은 방과후 프로그램 이용, 교사의 관심, 다문화교육과 자녀양육에 대한 상담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국가와 지역사회의 지원체계는 동사무소에 신청해서 놀이치료와 언어치료와 같은 전문적 도움을 받고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행사에 참여하였다. 개인적 요인은 활달하고 인사성과 사회성이 밝으며 열심히 하는 긍정적 성격, 건강한 신체적 조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취미활동과 규칙을 잘 지키는 것이 있었다.
넷째, 축패러다임 분석 결과에 따라 농어촌 다문화가정 아동의 적응유형은 맞춰가기(순응형), 독립적인 태도(자기주도형), 이중적 태도(부적응형)으로 나눌 수 있다. ‘맞춰가기’ 유형의 아동들은 다문화가정 상황에 순응하며 적응하는 유형으로 나타났다. 이들 아동의 대부분은 엄마가 정서적으로 비교적 안정되어 있었으며 학교에서 체벌이나 따돌림을 받는 경우가 드물었다. 주변의 인정과 부모나 사회환경으로부터 정서적, 물질적 지원이 원활히 이루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독립적인 태도’ 유형의 아동들은 엄마가 외국인이라서 자라면서 받는 양육과 학습지원이 적절하지 않은 면이 있고 환경적으로 어려움이 존재하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자기주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자신의 긍정적인 부분을 발견하고 스스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자기의지와 자기주장이 비교적 뚜렷하였다. ‘이중적 태도’ 유형의 아동들은 외국인 엄마와 환경적 어려움의 부정적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았다. 다른 다문화가정보다 엄마가 양육불안과 (문화)스트레스를 더 많이 경험하였고 부모나 주변의 지지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아동은 정서적, 행동적 문제와 정체감 혼란, 가족과의 상호작용 문제를 심하게 보였다. 엄마의 지도를 거부하고 무시하며 놀이치료, 언어치료와 같은 전문적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농어촌 다문화가정 아동의 적응은 개인적인 요인도 영향을 미치지만 어머니의 심리적 안정성과 환경적 지지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결론은 국제결혼가정 자녀의 언어학습, 정체성형성, 대인관계형성의 과정이 다른 아동들에 비해 많은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으며 정부, 학교의 준비부족과 언어, 문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어머니의 영향으로 이러한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는 오성배(2005)의 연구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아동의 주양육자인 어머니의 역량을 강화하는 사회적 지원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가족 기능, 가족관계 요인이 문화적응 스트레스를 조절함으로써 적응을 향상시킨다(정현영, 2007; Hawely, 2007). 부모와의 긍정적 관계형성이 아동의 문화적응 스트레스 대처능력(Walsh 외, 2006), 학업 및 학교 적응(Plunlett et al., 2003; Thomas et al., 2006)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농어촌 다문화가정 어머니의 자녀양육을 위한 다양하고 전문적인 지원과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적극적으로 활용될 필요가 있다. 또한 농어촌 다문화가정은 한국사회에 와서 국제결혼 이주여성이 적응하는데 필요한 많은 자원을 지니지 않고 있으므로 이는 아동에게 고스란히 대물림된다. 따라서 국가와 지역사회, 학교 차원의 다양한 사회적 지지체계와 프로그램이 구축되어 활성화되어야 한다. 즉 다문화가정 어머니는 자녀를 초등학교에 보내면서 개인내적 자원이나 가족관련 자원을 활용하는 경향이 높으며 이는 사회적 지원체계가 미약하다는 류진아(2011)의 연구결과에서와 같이 다문화가정 아동을 지원하기 위해서 사회적 지원체계가 많이 형성되어야 함을 시사해 준다. 특히 지역적으로 열악한 농어촌지역에 고려하여 이에 적합한 다문화가정 아동지원체계 모형이 정립되고 실천적으로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농어촌 다문화가정 아동이 증가하는 시점에서 그들의 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전략, 유형을 밝혔다는 의의가 있지만 다음과 같은 한계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아동이 그들의 발달적 사건이나 환경적 영향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기억하여 보고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머니를 연구대상으로 하였다. 또한 비교적 아동의 적응을 잘 보고할 수 있는 한국어에 능통한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하였지만 언어적 한계에 의해 누락된 정보도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따라서 추후에는 아동의 관점에서 적응을 연구하고 어머니 뿐 아니라 아버지, 교사 등의 보고를 통해 보다 넓고 깊은 탐색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