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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The Relation between Emotional Clarity and Posttraumatic Growth: Emotional Expression and Emotional Regulation Style as Mediating Variable 정서인식명확성과 외상 후 성장의 관계: 정서표현과 정서조절양식의 매개효과
  • 비영리 CC BY-NC
ABSTRACT

The present study was aimed to investigate the relations among emotional clarity, emotional expression, emotional regulation and posttraumatic growth. 399 college students were recruited for this study. And they answered questionnaires to measure their trait meta mood, emotional expressiveness, emotional regulation style and posttraumatic growth. Their responses analyzed by correlational analyses and structural equation modeling. The results were as follows. 1) Emotional clarity on posttraumatic growth showed significant direct effects. 2) Emotional clarity on emotional expression and active style showed significant direct effects. Emotional expression on active style and support-seeking style showed significant direct effects. And active style, support-seeking style on posttraumatic growth showed significant direct effects. 3) Emotional expression, active style and support-seeking style partially mediated the relation between emotional clarity and posttraumatic growth. Finally, the implications and limitations of this study and suggestions for future research are discussed.


본 연구는 정서인식명확성과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정서표현과 정서조절양식인 능동적 양식, 지지추구적 양식이 매개하는지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대학생 399명을 대상으로 정서인식 명확성 척도, 정서표현성 척도, 정서조절양식 척도, 외상 후 성장 척도를 실시하였다.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연구모형과 2개의 경쟁모형을 설정하였고, 연구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SPSS를 활용하여 기초통계분석과 AMOS를 활용한 구조방정식모형 검증 및 분석을 실시하였다. 모형검증 결과 경쟁모형 1이 가장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정서인식명확성은 외상 후 성장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둘째, 정서인식명확성은 정서표현과 능동적 양식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정서표현은 능동적 양식에 부적인 영향을, 지지추구적양식에는 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능동적 양식과 지지추구적 양식은 외상 후 성장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셋째, 정서인식명확성과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정서표현과 능동적 양식, 지지추구적 양식이 매개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의의, 한계 그리고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KEYWORD
Emotional Clarity , Emotional Expression , Emotional Regulation , Posttraumatic Growth.
  • 인생에 있어 상실, 역경, 그리고 위기의 순간은 피하고 싶지만 어느 누구나 경험하게 되는 현실이다. 부모의 사망, 사랑하는 사람이나 본인의 심각한 질병, 학업‧직업에서의 실패, 그리고 폭행 및 폭력, 성폭력 피해, 교통사고 등은 인생에 있어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하게 되는 사건이다. 이러한 외상경험들은 부정적인 정서를 유발하고, 좌절, 적응의 어려움을 초래하며, 개인에 따라 극심한 심리적 고통을 유발하여 일상적인 활동자체에 부적응적 행동을 나타내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로 발전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외상사건을 통해 새로운 삶의 의미를 발견하거나 대인관계에 관심이 증가되고 자신감이 발달하는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이를 외상 후 성장(PTG: Posttraumatic Growth)이라 하며, 외상사건을 겪은 후 주관적으로 지각하게 되는 긍정적인 심리적 변화이다(Maercker & Zoellner, 2004). 여기에서 변화란 외상사건 이전의 기능수준으로 회복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그 당시의 적응수준, 심리적 기능수준, 삶의 자각 수준을 넘어서는 성장을 의미하며, 외상 후 성장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화로는 자기지각의 변화, 대인관계의 변화, 인생관의 변화로 나누어 볼 수 있다(Tedeschi & Calhoun, 1996).

    Tedeschi와 Calhoun(2004)은 외상사건을 주관적으로 지각한 삶의 위기나 삶의 기반을 뒤흔드는 사건이며, 부정적 심리적 결과를 유발하는 아주 높은 스트레스 사건으로 정의하였다. 이는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 측정할 수 있는 고통이 아닌 주관적으로 느끼는 고통의 깊이라 할 수 있는데, 전쟁, 재난, 사고, 테러와 같은 강력한 사건뿐 아니라, 일반적인 스트레스 범주를 넘어서는 본인 혹은 사랑하는 사람의 질병이나 죽음 또는 재정적 파산, 학업에서의 실패, 친구와의 절교, 적응의 어려움과 같이 발달단계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이 포함된다.

    외상경험이 성장을 일으킨다면 과연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 성장을 경험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외상 후 성장은 어느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보편적인 경험보다는 연령, 종교, 외상의 위협 크기 등 특정조건에 놓인 사람들에게 더 잘 일어나는 경험이며, 자아탄력성, 심리적 강인성, 자기효능감, 낙관성, 희망 등의 성격요인과 적극적 대처, 종교적 대처 등의 대처방식, 그리고 의미발견, 반추 등의 인지적 처리과정이 외상 후 성장과 관련이 있음이 밝혀졌다(김보라, 신희천, 2010; 송현, 이영순, 2011; 신선영, 2009; 최승미, 2008; Helgeson, Reynolds, & Tomich, 2006; Linely & Joseph, 2004).

    초기 선행연구들은 외상 후 성장이 일어나기 위해서 외상경험을 인지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하였다(Calhoun, Cann, Tedeschi, & McMillan, 2000; Park & Folkman, 1997). 외상사건 이후 부정적 생각이 떠오르는 침투적 반추를 경험하면서 정서적 고통을 경험하게 되고, 정서적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 정서적 고통을 유발하는 내적 신념 및 목표, 활동들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러한 신념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하였다(Calhoun & Tedeschi, 2004). 그러나 선행연구의 이론적 모형들은 외상 후 성장에 대한 경험적 검증 결과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였고, 특히 외상경험 이후 정서적 고통을 처리하고 조절하는 과정에 대한 경험적 연구는 미비하였다.

    외상사건은 심각하고 강렬한 정서를 유발하며, 현실감을 흐트러뜨리고, 정서적 고통을 야기한다(Herman, 1992). 하지만 인간이 정서를 통제하고 활용한다면 정서는 인지능력이 충분히 발휘되도록 영향을 줄뿐 아니라 인지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데, 정서는 인지에 여러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Goleman, 1995; Greenberg & Paivio, 2008). 이동식(2008)은 인간의 행복과 불행은 정서처리 여하에 달려있으며, 정서를 자유롭게 표현하거나 느끼지 못하는 것이 정신장애라고 언급하였는데, 정서의 이해와 표현이 한 개인의 적응적 기능에 중요한 요소임을 알 수 있다. 최근 외상 후 성장의 경험적 연구에서 인지뿐 아니라 정서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정서를 정확하게 지각하고 표현하며, 정서를 조절하는 능력인 정서지능이 외상 후 성장을 예언하는 주요 변인으로 밝혀졌다(송현, 이영순, 2011; Fazio, 2009; Fazio & Danish, 2004).

    외상 후 성장을 예언하는 주요변인으로 밝혀진 정서지능은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인식하는 능력, 자신의 감정을 다루는 능력, 자신을 동기화하는 능력,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는 능력, 그리고 타인의 감정을 다루는 능력으로 이루어진다(Goleman, 1995). 이수정(2001)은 이중에서도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는 능력이 정서지능의 근본 바탕이 된다고 하였다. 자기의 참된 감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감정은 제멋대로 작용하여 서로 뒤엉키게 되어 갈등을 자아내거나 통제 불능의 상태가 되지만 자신의 감정을 보다 확실하게 알아차리면 심리적 결정과 요구를 명확하게 할 수 있으며,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자신이 무엇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가를 안다면 그 원천을 제거하기가 훨씬 쉽다고 하였다. 만약 자신의 정서와 기분을 명확히 인식하고 이해하지 못한다면 혼란을 초래하여 적절하게 대처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높다.

    외상경험은 개인에게 부정적 정서와 고통을 유발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인식하고 다루는 능력인 정서지능의 활용은 외상 후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송현, 이영순, 2011; Fazio, 2009; Fazio & Danish, 2004). 정서 지능의 근본바탕으로 여겨지는 정서인식명확성은 자신의 정서 상태를 스스로 이해하고 정리하는 능력이다(Swinkels & Giuliano, 1995). Mayer와 Stevens(1994)는 자신의 정서에 대해 명확성을 갖는 사람은 자율적이고 좋은 자아경계를 가지며, 심리적으로 건강하고 긍정적인 관점을 갖는다고 하였다. 또한 정서인식을 잘 할수록 부정적 기분에서 회복이 빠르며, 부정적 정서를 조절하는 능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Goldman, Kraemer, & Salovey, 1996). 정서 때문에 곤란을 겪는 상황에서 정서에 대해 잘 알게 되는 것은 가치 있는 것이며, 외상을 치유하는 것은 정서를 더 많이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다(Allen, 2010). 즉, 정서인식명확성이 높은 사람은 외상사건 이후 유발된 부정적 기분에서 회복이 빠르며, 정서를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것을 통해 인지능력이 충분히 발휘되도록 하여, 외상경험 이후 성장에 이를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정서를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외상 후 성장에 이르는 과정에서 어떤 변인들이 매개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장정주(2009)는 정서를 명확히 인식하고 표현하는 과정은 경험하는 정서에 대한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하였다. 정서에 대한 대처관점에서 본다면 정서인식명확성과 정서표현, 정서조절양식은 정서경험과 정서적 행동간 균형을 유지하는 정서조절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는 외상 후 성장을 일으키는 정서조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서경험인 정서인식 명확성과 정서행동인 정서표현 및 정서조절양식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정서경험인 정서인식명확성은 정서표현에 영향을 미친다. 자신이 경험하는 정서를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정서표현능력을 높이고, 정서를 더 정확하게 표현하도록 돕는다(Mayer, Dipaolo, & Salovey, 1990; Swinkels & Giuliano, 1995; Salovey & Grewal, 2005). 개인이 경험하는 정서를 우선 명확히 이해하고 난 후, 정서를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이 적응적이라고 할 수 있으며(Kennedy-Moore & Watson, 1999), 정서를 적절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경험한 정서를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우선될 필요가 있다(장정주, 2012). 즉, 정서를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정서표현보다 선행되어야 하며, 인식된 정서를 바탕으로 정서를 표현하는 것이 적응적인 과정이다.

    또한 정서를 명확하게 인식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정서를 조절하기 위한 방법을 잘 사용한다고 볼 수 있다(Salovey, Hsee, & Mayer, 1993). 임전옥과 장성숙(2003)은 정서인식명확성이 정서조절양식인 능동적 양식과 유의한 정적 상관을 보인다고 하였다. 하지만 지지추구적 양식과는 관련이 낮다고 언급하면서, 정서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는 능력이 자신의 정서 상태를 스스로 이해하고 정리하는 능력이므로, 이 특성을 가진 개인은 정서를 조절하기 위해 굳이 타인의 지지를 구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하였다. 이를 통해 정서인식명확성이 정서조절양식 중 능동적 양식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가정 할 수 있다.

    한편 정서표현이란 정서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자신의 감정과 관련된 욕구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Salovey, Brackett, & Mayer, 2004). 정서표현은 자신이 경험하는 정서를 외부로 드러내는 것으로, 내적 경험과 외부세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자신이 경험하는 정서를 표현함으로써 타인으로부터 사회적 지지를 획득하게 되고, 이러한 사회적 지지는 개인의 심리적 어려움을 감소시키며, 심리적 안녕감을 증가시킨다(Emmons & Colby, 1995). 정서표현을 잘하는 사람은 표현을 못하는 사람들에 비해 자신의 정서를 회피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조언을 잘 구하며, 다른 사람들로부터 더 많은 사랑을 받고, 눈에 잘 띄며, 타인의 정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장정주, 2009). 또한 외상경험 후 감정적 해소와 정서적 위안을 얻게 되는데 자기노출은 여러 면에서 긍정적이며, 특히 대인관계에서 친밀감과 지지체계를 견고하게 구성하는데 영향을 미친다(Calhoun & Tedeschi, 2004). 특히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사람은 그 사건에 대한 정서적 반응을 충분히 표현한 후에야 그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정서가 성장과 변화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경험적 연구들에서 검증되고 있다(McWilliams, 2007). 이는 외상경험 이후 정서표현이 성장과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정서표현은 적극적 대처방식, 사회적 지지추구 대처방식과 정적으로 상관이 있음을 알 수 있는데(하정, 1997), 정서표현은 적응적인 정서조절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정서표현과 정서조절양식이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외상사건은 사람들에게 부정적 정서를 유발하고, 정서경험에 따라 다양하게 반응하게 한다. 정서경험에 대한 적절한 반응은 개인의 적응에 직접적으로 연관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정서조절의 필요성을 느끼고, 정서를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해 노력한다(민경환, 황석현, 2000). 정서조절은 자신의 정서를 인식한 후 자신이 경험하는 정서를 다루고자 하는 절차들이다(윤석빈, 1999). 정서조절을 위해서는 개인마다 다양한 방법을 선택하며, 이에 따른 효과나 만족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정서를 조절하기 위한 방법의 선택은 중요하다. 부정적 기분이나 정서를 조절하기 위하여 개인이 사용하는 방법들에 대하여 그동안 많은 연구가 있어 왔다(Bonanno & Kaltman, 2001; Gross, 1998). 부정적 정서를 조절하는 방법들에 대한 선행연구들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대처양식과 회피적이고 주의분산적인 대처양식으로 구분될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이에 윤석빈(1999)은 사회적 지지를 구하는 대처양식을 추가하여 정서조절양식을 세 가지로 범주화하였고, 정서조절양식과 삶, 건강, 대인관계 만족을 측정하였다. 그 결과, 능동적 양식은 삶, 건강, 대인관계 모두와 유의한 정적 상관을 나타내었고, 지지추구적 양식은 대인관계와 유의한 정적 상관을 나타냈다. 반면 회피분산적 양식은 유의한 수준은 아니지만 삶, 건강, 대인관계 모두와 부적 상관을 나타냈다. 본 연구에서는 정서조절양식을 개인이 불쾌한 정서를 감소시키기 위해 동원하는 노력으로 보았으며, 그 중 능동적 양식은 문제 해결적 정서조절전략으로서 자신의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사건을 해결하고자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거나 행동하는 전략이고, 지지 추구적 양식은 자신의 정서를 친한 친구와 같은 주변 사람들과 교류를 통해 조절하려는 전략이다(윤석빈, 1999).

    정서조절은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대처전략의 하나로 연구되어 왔다(Lazarus, 1991). 선행 연구를 살펴봤을 때, 스트레스 대처전략으로 사용되어지는 문제중심적 대처의 하위요인인 적극적 대처와 사회적 지지추구 대처는 외상 후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송승훈, 2007; 최승미, 2008; Calhoun & Tedeschi, 1998; Maercker & Langner, 2001). 이러한 결과들을 통해 정서조절양식인 능동적 양식과 지지추구적 양식은 외상 후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가정할 수 있다.

    이상의 선행연구들을 토대로 정서인식명확성, 정서표현, 정서조절양식, 그리고 외상 후 성장 간의 관계에 대한 가설적 모형을 수립해볼 수 있다. 즉, 외상사건을 경험한 개인이 유발된 정서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이해하는 것은 외상 후 성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정서조절 양식의 사용과 더불어 정서표현성을 높일 것으로 가정하였다. 또한 정서를 표현하는 것은 외상 후 성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능동적 정서조절 양식과 지지추구적 양식을 사용하도록 도와 외상 후 성장에 이르게 될 것이라 가정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정서인식명확성과 외상 후 성장의 관계를 정서표현과 정서조절양식인 능동적 양식, 지지추구적 양식이 매개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연구모형은 정서인식명확성과 정서표현이 외상 후 성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부분매개모형을 설정하였고(그림 1), 경쟁모형1은 정서인식 명확성만 외상 후 성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부분매개모형을 설정하였다(그림 2). 그리고 경쟁모형2는 정서인식명확성과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간접적으로만 영향을 미치는 완전매개모형을 설정하였다(그림 3).

    방 법

      >  연구대상

    전라북도와 광주 소재 4개 대학교에서 심리학 관련 강의를 수강하는 대학생 459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하였다. 이중에서 불성실하게 응답한 12명의 자료와 외상경험 질문지의 외상사건목록을 선택하지 않거나 외상사건이 없다고 응답한 16명의 자료가 탈락되어 431명의 자료가 수집되었다. 수집된 자료 중에서 외상사건이 당시에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에 대한 즉, 외상경험의 고통에 대한 주관적 평가에서 고통의 정도가 보통이하로 응답한 사람 32명을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그리하여 최종 분석에는 총 399명의 자료를 사용하였다. 참가자는 남학생이 149명, 여학생이 250명이었으며, 1학년이 160명, 2학년이 73명, 3학년이 113명, 4학년이 53명이었고, 평균연령은 21.18(표준편차 5.21)세였다.

      >  측정도구

    외상경험 질문지

    외상경험 질문지는 외상사건의 종류와 외상 경험의 주관적 고통을 측정하기 위해 송승훈(2007)이 사용한 것을 신선영(2009)이 보완한 외상사건목록 질문지를 사용하였다. 외상사건 목록은 사고 및 상해, 사랑하는 사람의 사망, 본인의 심각한 질병, 성추행 및 성폭행, 적응의 어려움, 기타 등 16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한 매우 힘들고 비극적이고, 극심하게 충격적이었던 사건을 떠올리게 하고 모두 응답하도록 하였다. 그 후 그 중에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사건을 하나만 선택하도록 하고, 그 사건을 ‘외상사건’이라 정의한 뒤 이를 떠올리면서 설문에 응답하도록 하였다. 설문은 개인이 경험한 외상사건을 작성한 후, 외상사건 발생시점을 응답하고, 또한 외상경험 당시와 최근에 그 사건으로 인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7점 척도로 응답하게 하였다.

    외상 후 성장 척도

    외상 후 성장 척도는 Tedeschi와 Calhoun(1996)이 개발하고, 송승훈(2007)이 번안하고 타당화한 외상 후 성장척도(Korean version of the Posttraumatic Growth Inventory: K-PTGI)를 사용하였다. Tedeschi와 Calhoun(1996)의 척도에는 전체 21문항으로 구성되었는데, 송승훈(2007)이 번안하고 타당화하는 과정을 통해 5문항이 제외된 총 16문항으로 척도가 구성되었다. 이 척도는 성장을 평가하는 네 가지 하위요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자기지각의 변화(6문항), 대인관계 깊이의 증가(5문항), 새로운 가능성의 발견(3문항), 영적‧종교적 깊이의 증가(2문항)로 구성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 신뢰도 계수(Cronbach’s α)는 .89이었다.

    정서인식명확성 척도

    정서인식명확성 척도는 Salovey, Mayer, Goldman, Turvey 및 Palfai(1995)가 개발한 정서인식 척도(Trait Meta Mood Scale: TMMS)를 이훈구와 이수정(1997)이 번안하고 타당화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정서인식의 개인차를 측정하기 위한 것으로 하위요소는 각 개인이 자신의 느낌에 주의를 기울이는 정도를 측정하는 주의 차원 5문항, 느낌을 명확하게 경험하는 정도를 측정하는 명확성 차원 11문항, 정서 개선에의 믿음을 측정하도록 고안된 6문항 등 총 21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정서인식명확성 11문항만을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신뢰도 계수(Cronbach’s α)는 .85이었다.

    정서표현성 척도

    정서표현 척도는 Kring, Smith 및 Neale(1994)가 개발한 정서표현성 척도(Emotional Expressiveness Scale: EES)를 한정원(1997)이 번안한 것을 사용하였다. Kring 등(1994)에 의하면 EES는 보다 일반적인 경향성의 지표가 필요할 때 유용하며, 특히 정서표현 행동의 사회적 의사소통과 사회적 역할 및 타인의 정서 감지에 유용하다. 이 척도는 정서표현성의 개인차를 측정하는 17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 신뢰도 계수(Cronbach’s α)는 .92이었다.

    정서조절양식 척도

    정서조절양식 척도는 윤석빈(1999)이 개발하고, 임전옥과 장성숙(2003)이 보완하여 재구성한 것을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세 개의 하위영역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능동적 양식(8문항), 회피분산적 양식(9문항), 지지추구적 양식(8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척도는 응답자가 부정적 정서를 느낄 때 이를 줄이기 위하여 사용하는 방법을 측정하는 총 25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 신뢰도 계수(Cronbach’s α)는 능동적 양식 .81, 지지추구적 양식 .91이었다.

      >  연구 절차

    본 연구에서 수집된 자료를 분석하기 위해 SPSS 17.0을 사용하여 각 변인들 간의 일반적인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평균과 표준편차를 산출하였고, 신뢰도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변인들 간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다음으로 AMOS 18.0을 사용하여 본 연구에서 제안한 정서인식명확성, 정서표현, 정서조절양식과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 대한 연구모형검증을 위해 Anderson과 Gerbing(1988)이 제안한 2단계 방식을 사용하였으며, 추정방법은 최대 우도법을 사용하였다. 2단계 방식에 따라 1단계에서는 우선 각 척도별로 문항꾸러미를 구성하여 측정변수를 만들고, 이를 이용하여 측정모형을 검증하였다.

    측정모형을 검증한 뒤 2단계에서 연구모형을 검증하였다. 모형을 검증하기 위한 모형적합도는 표본의 크기에 대한 민감성, 모형의 간명성, 해석가능성을 고려하기 위해 GFI와 TLI, CFI, RMSEA를 사용하였다. GFI, TLI, CFI는 상대적 적합도 지수로서 .90 혹은 .95 이상이면 좋은 적합도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홍세희, 2001).

    반면 RMSEA는 절대적 적합도 지수로서 .05보다 작을 때 좋은 적합도 지수로 해석되고, .08보다 작으면 보통 적합도, .10 이상이면 나쁜 적합도로 해석된다(Brown & Cudeck, 1993). 모형비교를 위해서 ECVI, AICI, BIC 등을 사용하였다.

    ECVI는 2개의 모형을 비교하기 위해 개발된 지수로 다른 모형과 비교하여 값이 작을수록 더 좋은 모형임을 의미하며 AIC와 BIC는 값이 작을수록 적합도가 높고 간명한 모형임을 의미한다(배병렬, 2007).

    결 과

      >  외상사건의 유형

    외상사건의 유형 중 가장 고통스러운 사건을 하나만 선택한 결과 그 중 가장 많이 경험한 사건은 대인관계 파탄(이별, 실연, 절교 등)으로 총 399명 중 61명(15.3%)이 응답했다. 다음으로 학업, 과업 문제(낙방, 실패, 좌절 등)가 60명(15.0%), 적응의 어려움(학교, 사회, 군대에서의 소외, 따돌림 등)이 53명(13.3%) 순으로 나타났다. 결과는 표 1에 제시되어 있다.

      >  문항 꾸러미 제작 및 측정변수 간 상관분석과 평균, 표준편차, 왜도와 첨도

    본 연구에서는 단일차원 수준의 자료의 경우 문항꾸러미(Item parcels)를 만드는 것이 더 나은 모형 적합지수를 얻을 수 있다는 Bandalos(2002)의 연구결과에 따라, 원척도에서 하위요인이 존재하는 외상 후 성장을 제외한 나머지 변인들에서 잠재변수를 측정하기 위해 정서인식명확성과 정서표현은 세 개의 측정변수로 묶었고, 정서조절양식인 능동적 양식과 지지추구적 양식은 두 개의 측정변수로 묶었다.

    [표 1.] 외상사건의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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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상사건의 유형

    본 연구에서 사용한 측정변수의 상관과 평균, 표준편차, 왜도 및 첨도를 표 2에 제시하였다. 표 2에 나타난 것처럼, 각 측정변수의 왜도와 첨도의 절대값이 각각 3과 10을 넘지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모든 측정변수가 정규분포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Finch & West, 1997).

      >  측정 모형 검증

    측정변수들이 잠재변수를 제대로 측정하였는지 알아보기 위해 측정모형 검증을 실시하였다. 각 잠재변수에 대한 측정변수들의 요인값들은 유의하였으며, 결과는 표 3에 제시되어 있다. 전반적인 적합도는 χ²(66, N=399)=165.91, GFI=.944, TLI=.958, CFI=.969, RMSEA=.062(90% 신뢰구간 .050-.073)로 양호하였다. 측정모형을 살펴보면, 모든 경로가 .40-.96 사이의 표준화 계수를 가지며, 유의수준 .001에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 3.] 잠재변수와 측정변수 간의 모수추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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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재변수와 측정변수 간의 모수추정치

      >  모형비교

    연구모형과 두 개의 경쟁모형을 비교하였는데, 표 4에 나타난 바와 같이 3개 모형 모두 GFI, TLI, CFI가 .90이상으로 좋은 적합도를 보이고 RMSEA는 .08이하로 보통 적합도를 보여 전반적으로 좋은 모형임을 알 수 있었고, 그 중 근소하지만 경쟁모형 1이 다른 모형과 비교하여 TLI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TLI 지수만으로 모형비교를 하기엔 어려움이 있어, 이에 더하여 모형 간 비교에 보다 적합한 ECVI, AIC, BIC를 검토하였다. 그 결과, 경쟁모형 1이 ECVI, AIC, BIC 모든 지수에서 다른 모형에 비해 더 좋은 적합도 지수를 보이고 있었다. 따라서 모형비교 결과, 경쟁모형 1이 다른 모형에 비해 자료를 더 잘 설명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표 4.] 모형간 접합도 지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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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형간 접합도 지수 비교

    다음으로 경쟁모형 1에서 정서인식명확성, 정서표현, 능동적 양식, 지지추구적 양식,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 대한 경로검증 결과를 살펴보면 그림 4와 같다. 모형의 직접경로 계수를 살펴보면, 정서인식명확성은 외상 후 성장과 경로계수(β=.25, p<.001), 정서표현과 경로계수(β=.40, p<.001), 그리고 능동적 양식과 경로계수(β=.48, p<.001)가 정적으로 유의하였고, 정서표현은 지지추구적 양식(β=.51, p<.001)과 정적으로 경로계수가 유의하였고, 능동적 양식과는 부적으로 경로계수(β=-.13, p<.05)가 유의하였다. 그리고 능동적 양식과 외상 후 성장의 경로계수(β=.33, p<.001), 지지추구적 양식과 외상 후 성장의 경로계수(β=.18, p<.001)는 정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  매개효과 검증

    경쟁모형 1의 검증 이후 정서인식명확성과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정서표현과 정서조절양식의 매개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 알아보기 위해 부트스트랩(Bootstrap)절차를 사용하였다. 부트스트랩은 매개효과의 표준오차에 대한 정확한 추정치를 얻기 위한 방법으로 Shrout와 Bloger(2002)에 의해서 제안되었다. 결과는 표 5에 제시되어 있으며, 정서인식명확성과 능동적 양식의 관계에서 정서표현의 매개효과(β=-.05, p<.05)가 부적으로 유의하였으며, 정서인식명확성과 지지추구적 양식의 관계에서 정서표현의 매개효과(β=.20, p<.01)는 정적으로 유의하였다. 그리고 정서인식명확성과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정서표현, 능동적 양식, 지지추구적 양식의 매개효과(β=.17, p<.01)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 5.] 직접효과와 매개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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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효과와 매개효과

    논 의

    본 연구는 상실과 역경, 그리고 위기와 같은 정서적 고통을 유발하는 외상사건을 경험 한 개인이 외상경험 이전보다 더 나은 적응적인 모습과 긍정적인 변화를 나타내는 외상 후 성장에 초점을 두고, 정서를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외상 후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이 과정에서 정서표현과 정서조절양식이 매개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정서인식명확성, 정서표현, 정서조절양식과 외상 후 성장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먼저 외상사건 유형 중 가장 고통스러웠던 사건이 무엇인지 살펴본 결과, 대인관계 파탄, 학업‧과업문제, 적응의 어려움 순으로 나타났고, 이 세 개의 외상사건 유형을 가장 고통스러웠던 경험으로 응답자의 40% 이상이 선택하였다. 이는 개인에게 대인관계 파탄, 적응의 어려움과 같은 대인관계 문제가 큰 고통을 유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실제로 스트레스 생활사건에 대한 연구에서 이별은 사별보다 현재의 스트레스를 더 많이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Frazier, Keenan, Anders, Perera, & Shallcross, 2007). 이 결과는 대학생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성인 여성들에 대한 연구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이 관계의 파경을 가장 고통스러운 사건으로 보고하였다(Frazier & Hurlimam, 1998). 이렇듯 대인관계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현대의 개인주의 문화와 따돌림 등의 사회현상은 대인관계 문제를 더욱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경쟁과 성공을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학업‧과업에서의 실패 역시 개인에게 큰 고통을 유발함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정서인식명확성, 정서표현, 정서조절양식과 외상 후 성장의 관계를 검증하기 위해 모형비교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모든 모형의 적합도가 전반적으로 우수하였지만 그중에 경쟁모형 1의 적합도가 가장 우수하였고, 본 연구를 위한 자료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경로계수를 확인하여 직접효과 여부를 살펴보았는데, 정서인식명확성은 외상 후 성장에 직접효과가 정적으로 유의하였다. 이는 외상사건으로 인해 부정적 정서가 유발되어 정서 때문에 곤란을 겪는 상황에서 정서에 대해 잘 알게 되는 것은 가치 있는 것이며, 외상을 치유하는데 있어 더 많이 느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과 부합될 수 있다(Allen, 2010). 즉, 정서를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은 외상사건을 경험한 이후 성장에 이르는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정서인식명확성은 정서표현에 직접 효과가 정적으로 유의하였다. 이는 개인이 경험하는 정서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이루어져야 적절하고 균형된 정서표현이 이루어지며, 정서인식명확성이 높은 사람은 정서를 잘 처리할 수 있고, 정서를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선행연구 결과들과 부합될 수 있다(장정주, 2012; Kennedy-Moore & Watson, 1999; Mayer, DiPaolo, & Salovey, 1990; Salovey & Grewal, 2005; Swinkle & Guiliano, 1995). 즉, 정서를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정서표현을 잘 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정서인식명확성은 능동적 양식에 직접효과가 정적으로 유의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임전옥과 장성숙(2003)의 정서인식명확성이 능동적 양식과 정적으로 상관을 보인다는 연구와 일치하며, Salovey과 그의 동료들(1993)의 정서를 명확하게 인식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정서를 조절하는 방법을 잘 사용한다는 연구가 본 연구 결과를 지지한다. 이는 외상경험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유발된 정서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이해하는 것은 정서를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대처방식으로 조절하려는 태도로 볼 수 있다.

    정서표현과 지지추구적 양식의 직접효과 여부를 살펴본 결과 직접효과는 정적으로 유의하였다. 이는 자신이 경험한 정서를 표현함으로써 타인으로부터 사회적 지지를 획득하게 되며, 정서표현을 잘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과 관련된 욕구를 표현함으로써 타인으로부터 지지를 얻는다는 연구결과와 부합된다(Emmons & Colby, 1995; Slaovey et al., 2004). 즉, 정서표현을 잘하는 사람들이 타인의 지지를 추구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정서표현과 능동적 양식의 경로계수는 부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정서표현과 적극적 대처방식이 정적으로 상관을 보인다는 연구와 다른 결과이다(하정, 1997). 이는 정서인식명확성이 높은 사람들이 자신의 정서 상태를 스스로 이해하고 정리하므로, 정서를 조절하기 위해 굳이 타인의 지지를 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결과와 부합한다(임전옥, 장성숙, 2003). 즉, 정서를 명확하게 인식하더라도 정서표현성이 높은 사람들은 계획을 스스로 세우거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기보다는 타인에게 지지추구적이고 의존적인 태도로 문제를 해결하려한다고 볼 수 있다.

    능동적 양식, 지지추구적 양식과 외상 후 성장의 직접효과 여부를 살펴본 결과, 능동적 양식과 지지추구적 양식 둘 다 외상 후 성장에 직접효과가 정적으로 유의하였다. 이는 적극적 대처와 사회적 지지추구 대처가 외상 후 성장과 정적으로 관계가 있다는 연구들이 본 연구 결과를 지지한다(송승훈, 2007; 최승미, 2008; Maercker & Langner, 2001). 즉, 외상경험 이후 유발된 정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과 타인에게 지지를 요청하는 태도가 성장에 이르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정서인식명확성과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정서표현 및 정서조절양식의 매개효과 여부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정서인식명확성과 외상 후 성장의 관계에서 정서표현, 능동적 양식, 지지추구적 양식은 유의한 매개효과를 나타내었다. 이는 외상사건을 경험한 이후 자신의 정서를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인식된 정서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고, 능동적이고 지지추구적인 적응적 정서조절양식을 사용하여 외상 후 성장에 이르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정서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표현하는 것은 중요한데, 정서를 명확하게 인식하지 않은 채 정서를 표현하는 것은 무제한적 표현이 되어 적응적이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Greenberg & Paivio, 2008). 정서에 지배당하는 것이 아닌 정서를 소유하여 개인에게 맞게 조절하는 것이 외상 후 성장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되어진다. 한편, 정서인식명확성이 정서표현을 통해 능동적 양식에 이르는 경로에서 정서표현의 매개효과가 경미하지만 부적으로 유의하였는데, 정서인식명확성이 높더라도 정서표현을 많이 하게 되면, 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기보다는 지지추구적인 태도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서인식명확성과 능동적 양식의 경로에서 정서표현의 매개효과가 부적으로 나타났을 것이라 생각된다.

    본 연구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외상 후 성장에 이르는 과정에서 정서조절의 중요성을 확인한 점이다. 기존의 외상 후 성장 연구들은 개인의 성격특성, 대처방식, 그리고 인지적 요인에 중점을 두고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본 연구에서는 정서인식명확성, 정서표현, 정서조절양식과 외상 후 성장의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외상사건으로 인해 유발된 부정적 정서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이해하는 것이 외상 후 성장에 이를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외상경험 이후 자신의 정서를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정확하게 자신의 정서를 표현하도록 도우며, 자신의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사건을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행동을 하거나 주변사람들과 교류를 통해 정서를 조절하여 외상 후 성장에 이른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본 연구결과는 상담장면에서 외상사건 이후 부정적 정서와 고통을 호소하는 내담자를 이해하고 접근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외상경험 이후 고통을 호소하는 내담자에게 정서를 조절하는 것이 외상에서의 회복뿐 아니라 성장에 이르게 됨을 이해함으로써 내담자가 외상경험으로 인해 유발된 정서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표현하는 것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내담자의 정서조절을 위한 상담전략을 수립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외상을 경험한 사람들의 회복과 성장을 위한 정서조절 프로그램의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본 연구가 지니는 제한점 및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 얻어진 자료는 특정지역 대학생을 대상으로 수집되었기 때문에 역경, 위기와 상실 경험이 더욱 많거나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장년층의 외상 후 성장을 설명하고 일반화하는데 제한이 있기 때문에, 보다 폭 넓고 다양한 대상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 외상 후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정서조절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서조절 관련변인들을 추가적으로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정서강도, 정서주의, 정서적 자기노출, 정서조절 방략 등 정서조절과 관련된 변인들을 살펴봄으로써 정서조절이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외상사건 유형별로 성장에 이르는 과정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외상사건에 따른 비교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개인마다 정서적 고통을 지각하는데 차이가 있으며, 외상 후 성장에 이르는 과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개인차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을 질적 연구를 통해 보완한다면 외상 후 성장과정을 밝히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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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테이블
  • [ 그림 1. ]  연구모형
    연구모형
  • [ 그림 2. ]  경쟁모형 1
    경쟁모형 1
  • [ 그림 3. ]  경쟁모형 2
    경쟁모형 2
  • [ 표 1. ]  외상사건의 유형
    외상사건의 유형
  • [ 표 2. ]  ?
    ?
  • [ 표 3. ]  잠재변수와 측정변수 간의 모수추정치
    잠재변수와 측정변수 간의 모수추정치
  • [ 표 4. ]  모형간 접합도 지수 비교
    모형간 접합도 지수 비교
  • [ 그림 4. ]  정서인식명확성, 정서표현, 정서조절양식과 외상 후 성장과의 관계(경쟁모형 1)
    정서인식명확성, 정서표현, 정서조절양식과 외상 후 성장과의 관계(경쟁모형 1)
  • [ 표 5. ]  직접효과와 매개효과
    직접효과와 매개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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