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페이스북 중독 과정을 한국의 관계중심적 문화특성과 중독증후군모델을 토대로 이해하고자 하였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주로 관계적인 욕구 때문에 페이스북을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외로움과 대인 민감을 페이스북 중독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변인으로 선정하였으며, 중독 선행요인으로서의 심리사회적 위험요인과 기저취약성에 주목하였다. 페이스북 중독에 개입하는 심리사회적 위험요인으로 외로움을, 중독을 유발하는 기저취약성으로 대인 민감을 각각 설정하고, 외로움이 대인 민감을 통해 페이스북 중독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가설을 설정하였다. 서울, 경기 지역 대학생 482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하였고, 구조방정식 모형을 적용하여 모형의 적합도 및 변인들의 직간접효과를 검증하였다. 그 결과, 외로움은 대인 민감을 매개로 페이스북 중독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페이스북 중독에 대한 외로움의 영향을 대인 민감이 완전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나 외로움이 직접 페이스북 중독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대인 민감을 활성화시켜 페이스북 중독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관계중심적인 접근을 통해 대인 민감을 줄이기 위한 상담 기법과 후속연구에 대한 제언을 논하였다.
The purpose of the present study was to understand Facebook addiction process on the basis of relationship-centered cultural characteristics and the Addition Syndrome Model. In doing so, with the knowledge that South Korean college students use Facebook to satisfy their relationship needs, this study set loneliness as a psychosocial risk factor and interpersonal sensitivity as an underlying vulnerability that triggers Facebook addiction. It was hypothesized that loneliness would affect Facebook addiction through interpersonal sensitivity. Structural equation modeling analysis with a sample of 482 undergraduate students was utilized to test the fit of the hypothesized model and estimate direct and indirect effects of the variables of interest. Results indicated that loneliness did not affect Facebook addiction directly. However, its effect on Facebook addiction was fully mediated by interpersonal sensitivity. Implications for counseling practice (e.g., addressing interpersonal sensitivity within interpersonal psychotherapy) and future research on Facebook addiction are discussed.
Shaffer 등의 중독증후군모델과 페이스북 중독 과정
Shaffer 등(2004)은 다양한 행동중독이 전개되고 변하는 과정을 ‘중독증후군모델’로 설명한다. ‘중독 증후군모델’(Addiction Syndrome Model)은 중독의 범위를 행동 영역으로 확장시켰고, 여러 중독 현상들에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기저조건이 있음을 가정하는데(Shaffer et al., 2004), 기저에 있는 일반적인 특징과 과정을 설명한다(김교헌, 2006). 또한 중독 시 나타나는 신경생리적, 심리사회적 요소 및 각 요소의 상호작용을 밝힘으로써 종합적인 관점에서 중독과정을 이해하려고 한다(Shaffer et al., 2004).
본 연구에서는 중독증후군모델의 첫 번째 단계에 포함되어 있는 선행요인으로서의 심리사회적 위험요소와 기저취약성에 초점을 두었다. 이 때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페이스북 이용 동기가 주로 관계적인 측면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외로움과 대인 민감을 각각 심리사회적 위험요소와 기저취약성 변인으로 설정하였다. 아래에서는 외로움과 대인 민감이 이후 중독 단계에서 나타나는 행동(사용 증가, 강박적 사용)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관련 이론과 경험적 연구들을 토대로 설명하고자 한다.
Shaffer 등(2004)은 중독에 대한 대표적인 심리사회적 위험요인으로 우울, 불안과 같은 임상적 증후군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각각의 중독 행동 발현에 관여하는 심리사회적 위험요소가 다를 수 있음을 언급하면서, 특정 중독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증상 및 요인에 대해서는 추후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페이스북 중독의 심리사회적 위험요소로 외로움을 선정하고, 페이스북 중독 및 관련 변인과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외로움(loneliness)은 사회적 관계가 부족할 때 발생하며, 객관적인 사회적 격리와는 다른 불쾌한 주관적 경험을 일컫는다(김옥수, 1997a). 사람들은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싶은 욕구를 계속해서 충족시키고 싶어 하는데(전주연, 2005), 만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거나 상실하게 되면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Shearer & Davidhizer, 1994). 한편,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사람일수록 지지적인 사회적 관계가 부족하고 부정적이며 내향적인 성향 때문에 중독 관련 현상에 더 취약하다(Sadava & Thompson, 1986). 실증적인 연구들에서도,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사람들이 중독에 취약하고 중독행동을 더 많이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옥수, 1997b; Griffiths, 1997; Young, 1996). 구체적으로는,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사람일수록 인터넷을 과다사용하고(김기범, 김미희, 최상진, 2001; 김종범, 한종철, 2001; Morahan-Marti & Schumacher, 2003a), 휴대전화 중독 가능성이 높으며(박웅기, 2003; 양심영, 박영선, 2005), 스마트폰 사용중독에도 쉽게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민석, 2011).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사람들은 오프라인 상의 면대면 의사소통을 통해 관계욕구를 충족시키는 것 보다 컴퓨터를 매개로 한 커뮤니케이션(computer mediated communication: CMC), 특히 SNS를 더 선호하고, 이를 통해 상대방과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이경탁 등, 2013; Kim, LaRose, & Peng, 2009). 외로움을 많이 또는 강하게 느낄수록 SNS를 더 많이 이용한다는 것은, SNS가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이경탁 등, 2013; Kross et al., 2013). 이를 입증하듯, 가족 내에서 외로움을 많이 느낄수록 페이스북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yan & Xenos, 2011). 이는 페이스북 사용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함으로써 가족 안에서 느끼는 외로움을 보상받거나 충족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외로움을 많이 느낄수록 외로움을 보상받기 위해 습관적으로 SNS를 사용하게 되고 결국 SNS 중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박웅기, 2013). 외로움과 개념적으로 유사한 소외감 역시 SNS 중독경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조성현, 서경현, 2013). 이처럼 외로움을 보상받기 위해 페이스북을 시작하지만 페이스북의 지속된 사용은 오히려 실제적인 인간관계의 단절을 초래하고(강현욱, 2013; Pempek, Yermolayeva, & Calvert, 2009; Subrahmanyam, Reich, Waechter, & Espinoza, 2008), 이로 인해 발생하는 외로움을 경감시키기 위해 다시 페이스북에 몰두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된다. 요약하면, 외로움이 페이스북 중독을 초래하는 심리사회적 위험요소로 기능할 수 있다.
한편, 아시아 지역에서는 타인과의 친밀함, 유대감, 상호의존을 중시하는 집단주의 문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Leung, 1997; Lim, 2009),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서로가 긴밀하게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우리’라는 의식이 중시된다(김의철, 박영신, 2006). 이러한 문화적 배경에서는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해서 경험하는 외로움(Shearer & Davidhizer, 1994)은 의지할 수 있는 관계의 약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개인의 심리적 안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례로, 대다수의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외로울 때가 가장 불행한 순간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나(한기혜, 박영신, 김의철, 2008) 외로움이 행복을 저해하는 매우 큰 요인임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사회적 지지를 얻고 소외되지 않으려는 강한 동기를 가지고 SNS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최지애, 2013; Kim, Sohn, & Choi, 2011). 이처럼 의지할 수 있는 집단에 소속되는 것을 강조하는 문화적 배경에서는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과도하게 페이스북에 집착함으로써 소속감을 유지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본 연구에서는 페이스북 중독을 유발하는 기저취약성 변인으로 대인 민감을 선정하였다. 대인 민감은 다른 사람의 기분과 행동에 예민하고 과도하게 지각하는 것을 의미한다(Boyce & Parker, 1989). 이런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강한 동시에 사람들과 멀어지는 것을 두려워한다(Boyce & Parker, 1989). 특히, 대인관계에서 비난과 거부에 민감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개방하지 못하는 등(Boyce & Parker, 1989) 타인으로부터의 비난과 거부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행동한다(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1994; Boyce, Parker, Barnett, Cooney, & Smith, 1991; Boyce et al., 1993).
소통 욕구 및 동기와 관련이 있는 페이스북 중독의 특성 상, 타인과의 접촉을 원하면서도 동시에 타인으로부터의 비난과 거절을 두려워하는 대인 민감이 페이스북 중독의 주요 선행 변인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한국의 주된 문화적 특성으로 간주되는 집단주의 문화(Leung, 1997)에서는 타인과의 관계가 중요하고, 타인의 목표 및 요구가 개인의 목표 및 요구 이상으로 중시된다(Jordan, 1991; Surrey, 1991). 이런 사회문화적 맥락에서는 타인의 상태나 행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상대방의 상태나 변화를 알기 위해 페이스북을 사용하고(피승정, 2013), 온라인상의 관계에서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상호, 2013; 최지애, 2013). 이는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노력하고 타인의 기대에 부합되는 행동을 중시하는 한국의 문화적 기준(조아라, 김혜영, 오경자, Khatri, 2011)이 대인 민감을 부추기고 결국 페이스북 사용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독 관련 선행연구에서도 대인 민감과 중독의 관련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인 민감 수준이 높을수록 인터넷 중독 고위험군에 속할 가능성이 높고(Seo, Kang, & Yom., 2009), 대인 민감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가정되는 특징, 즉 완벽을 추구하면서 과도하게 불안을 느끼고 타인에게 의존하는 성향이 휴대폰 중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우상우, 박기쁨, 정성훈, 장문선, 2010; 이경민, 장성숙, 2004). 타인과의 소통이 주목적인 페이스북의 경우에도, 이용자들은 자신에 관한 글과 사진을 올리기보다는 친구의 뉴스피드(페이스북 이용자가 글 또는 사진 등을 업로드하는 것)를 보고 자신과 비교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비교 성향이나 정도가 강할수록 열등감과 우울을 더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채려분, 2012). 이러한 연구결과는, 자기개방은 꺼리면서 타인의 상태에 경계를 늦추지 않을수록(즉, 대인 민감도가 높을수록) 페이스북 상에서 다른 사람의 상태와 반응에 더욱 집착하고 결국 페이스북을 과도하게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페이스북 중독을 유발하는 기저취약성으로서 대인 민감을 설정하고, 외로움 및 페이스북 중독과의 관련성을 실증적으로 확인하고자 하였다.
앞서 기술한 것처럼, 중독증후군모델에서는 심리사회적 위험요소가 기저취약성에 영향을 미치고, 기저취약성이 중독을 초래한다고 가정한다(Shaffer, LaPlante, & Nelson, 2012). Shaffer 등이 이러한 가정을 바탕으로 모델을 설정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변인이 심리사회적 위험요소이고 기저취약성에 해당하는지를 명시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외로움과 대인 민감을 각각 심리사회적 위험요소와 기저취약성 변인으로 선정한 것이 타당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Shaffer와 직접 교신을 취하였고, 연구자들의 가정이 적합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외로움과 대인 민감의 관계는 다른 학자들의 주장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외로움이 인지에 영향을 미치는 순환적 메커니즘 모델’을 제시한 Cacioppo와 Hawkly(2009)에 따르면, 사람들은 외로울수록 다른 사람과 접촉하고 연결되고 싶은 욕구가 커지는 동시에 타인의 말과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상대방의 의도를 의심하거나 눈치를 보게 된다. 즉, 외로울수록 타인에게 자신을 개방하고 적극적으로 다가가기보다 거부 당하지 않기 위해 타인의 눈치를 살피는 대인민감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Shaffer 등(2004, 2012)의 중독증후군모델에 기초해서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페이스북 중독 현상을 이해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모형은 그림 2와 같고, 구체적인 연구가설은 다음과 같다: 1) 외로움은 페이스북 중독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이다, 2) 외로움은 대인 민감을 매개하여 페이스북 중독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즉, 관계중심적인 한국문화에서 외로움을 경험하게 되면 사람들은 외로움을 보상받기 위한 일환으로 페이스북을 사용할 가능성이 커질 뿐 아니라, 외로움의 특성 상 스스로를 보호하려 하고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는 등 타인의 반응에 과도하게 민감해지면서 결국 강박적으로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것으로 가정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서울과 경기도에 소재한 10개의 4년제 대학교에 재학 중인 대학생 500명에게 설문을 실시하였다. 이 중, 불성실하게 응답한 18명의 자료를 제외한 482명의 설문지를 자료 분석에 사용하였다. 결측치는 계열평균값으로 대체하여 분석에 활용하였다. 482명 중 남학생은 137명(28.4%), 여학생은 345명(71.6%)으로 여학생의 참여 비율이 높았다. 참여자들의 평균 연령은 21세(
페이스북 중독
본 연구에서는 Andreassen 등(2012)이 노르웨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개발하고 타당화한 The Bergen Facebook Addiction Scale(BFAS)을 번안한 후, 평행분석과 요인분석을 통해 요인구조를 확인한 후 사용하였다. 척도 개발 시 Andreassen 등은 Brown(2006)과 Griffiths(1996)가 제시한 6가지 중독 지표(집착, 감정기복, 내성, 금단, 갈등, 재발) 별로 3문항씩 선정하여 총 18문항으로 척도를 구성하였다. 이후 각 지표에서 전체 문항과 가장 높은 상관을 보인 문항을 선별하여 최종 6문항 단일요인으로 척도를 구성하였다. 각 문항은 5점 리커트 척도(1 = 전혀 그렇지 않다, 5 = 매우 그렇다)로 평정하며, 점수가 높을수록 페이스북에 중독되었을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Andreassen 등(2012)의 연구에서 BFAS는 중독 경향성 척도(Wilson, Fornasier, & White, 2010), 페이스북 사용태도 척도(Ellison et al., 2007), 온라인 사회성 척도(Ross et al., 2009)와 유의미한 상관을 나타냈다. 특히 BFAS는 페이스북 사용태도 척도(
척도 번안을 위해 우선 연구자들이 원문을 한국어로 번안하였고, 1명의 이중 언어 사용자(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유창하게 구사하는 심리학 전공 대학원생)가 번안된 문항을 영어로 역번역하였다. 그런 다음, 2명의 이중 언어사용자(심리학 전공 대학원생, 언론정보학 졸업생)가 원척도(BFAS)와 역번역된 문항들을 비교하면서 6점 리커트 척도(1 = 전혀 동일하지 않다, 6 = 매우 동일하다)를 사용하여 의미의 유사성을 평정하였다. 2명의 평정자 모두 4점 이상으로 평정한 문항에 대해서는 번안된 문항을 그대로 사용하였고, 한 명의 평정자가 3점으로 평정한 문항에 대해서는 연구자들이 평정자의 피드백을 토대로 수정하여 사용하였다.
외로움
외로움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Russell, Peplau와 Ferguson(1978)이 제작하고 이후 Russell, Peplau와 Cutrona(1980)가 개정한 UCLA 고독감 척도를 사용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김교헌과 김지환(1989), 김옥수(1997c)가 우리문화에 맞게 번안하여 타당화였다. UCLA 고독감 척도는 고독의 만성적 특성 뿐 아니라 상태로서의 고독을 측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Morahan-Marti & Schumacher, 2003b; Wiseman, 1997). 본 연구의 토대를 제공한 중독증후군모델에서는 심리사회적 요소와 기저취약성이 특성(trait) 변인인지 아니면 상태(state) 변인인지를 명확히 구분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상태로서 뿐만 아니라 특성으로서의 외로움을 측정하는 UCLA 고독감 척도를 채택하여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외로움을 단일 차원으로 간주하고, 자신이 느끼는 주관적인 외로움의 정도를 긍정 방향 10문항(“나는 내 주변의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부적 방향 10 문항(“나는 남들로부터 소외된 느낌이다.”)으로 총 20개의 문항을 사용하여 5점 리커트 척도(0 = 전혀 그렇지 않다, 4 = 자주 그렇다)로 평정한다. 김교헌과 김지환(1989)의 연구에서 UCLA 고독감 척도는 우울감, 신경증적 경향, 표출불안과 각각 유의한 상관을 나타냈다. 전체 문항의 내적 일치도는 Russell 등(1980)의 연구에서 .84, 김옥수(1997c)의 연구에서 .88, 본 연구에서는 .90으로 각각 나타났다.
대인 민감
연구참여자의 대인 민감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Derogatis(1977)가 개발하고 김광일, 김재환과 원호택(1984)이 표준화한 간이정신진단검사(SCL-90-R) 9개의 하위요인 중 대인예민성 9문항을 사용하였다. 간이정신진단검사는 상태로서의 증상뿐만 아니라 만성적 병력을 지닌 환자들에게 광범위하게 사용된다(Carscadden, 1990; Piersma, Boes, & Reaume, 1994). 즉, SCL-90-R에 포함된 대인 민감 문항들 역시 만성적 특성 뿐 아니라 상태로서의 대인 민감 정도를 측정한다고 간주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최근 일주일 동안 증상을 경험한 정도를 5점 리커트 척도(1 = 전혀 없다, 5 = 아주 심하다)로 평정하는데, 점수의 합이 클수록 대인 민감이 높은 것으로 해석한다. 실직자를 대상으로 한 이민규(2000)의 연구에서 대인 민감은 강인성과 사회적 지지와 부적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erogatis(1977)의 연구에서 대인 민감의 내적 일치도(Cronbach’s α)는 .86이었으며, 김광일 등(1984)에서는 .84, 본 연구에서는 .84로 나타났다.
우선, Andreassen 등(2012)이 제작한 BFAS가 국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동일한 요인구조를 나타내는지 확인하기 위해 평행분석과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이 때, 본 연구자들은 Andreassen 등(2012)이 문항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사회과학분야 연구자들이 일반적으로 따르는 문항선정의 통계적 기준(예, Worthington & Whittaker, 2006)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최종 6문항 단일요인으로 구성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최초 개발된 18문항을 모두 사용하여 평행분석과 요인분석을 통해 요인구조를 확인하고 최종 문항을 확정하고자 하였다. 평행분석(parallel analysis)은 표본의 고유값과 무선으로 생성된 표본의 고유값을 비교하는 방법으로서(Horn, 1965; Humphreys & Montanelli, 1975), 고유값이 1보다 큰 요인을 기준으로 요인의 수를 정하거나 스크리도표로만 요인의 수를 정할 때 과대 추정하는 오류를 막을 수 있어, 요인 수를 정함에 있어 보다 엄격한 추정을 가능케 한다(Kaiser, 1960; Zwick & Velicer, 1986). 평행분석 결과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요인수를 지정하여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한편, 본 연구에서는 단일 차원으로 구성된 외로움 척도와 대인 민감 척도에 대해 각각 세 개의 문항 꾸러미(item parcel)를 제작하여 연구모형을 검증하였다. 단일차원으로 구성된 척도에 대해 문항꾸러미를 제작할 경우, 개별문항을 모두 사용하거나 문항의 합(또는 평균)을 사용하여 자료를 분석할 때보다 자료의 비정규성 수준이 줄어들고 모형의 적합도가 향상된다(Bandalos, 2002; Bandalos, 2008; Russell, Kahn, Spoth, & Altmaier, 1998). 이에 본 연구에서는 단일차원으로 구성된 외로움 척도와 대인 민감 척도에 대해 문항꾸러미를 제작하였고, 각각의 잠재변인에 대해 최대우도법을 적용하여 단일 요인임을 가정한 후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그런 다음, 세 개 꾸러미의 평균 요인부하량이 유사해지도록 요인부하량에 순위를 매겨 요인부하량이 높은 문항과 낮은 문항을 짝지어 꾸러미에 할당하였다(Russell et al., 1998).
모형의 적합도와 매개변인을 통한 간접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AMOS 18(Arbuckle, 2009)을 사용하여 자료를 분석하였다. 자료가 정규분포 가정을 충족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각 변인의 왜도와 첨도의 절대값이 각각 2와 7을 넘지 않는지 확인하였다(West, Finch, & Curran, 1995). 다음으로, 측정변인들이 잠재변인인 외로움, 대인 민감, 페이스북 중독을 적절히 구인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마지막으로, 구조모형의 적합도를 확인하였다. 측정모형 및 구조모형의 적합도를 확인하기 위해 Hu와 Bentler(1999)의 제안에 따라
본 연구에서 번역-역번역을 거쳐 사용한 BFAS(Andreassen et al., 2012) 18문항의 요인구조를 확인하기 위해 평행분석과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우선, BFAS의 KMO 값이 .93으로 나타나 요인분석에 적합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Bartlett의 구형성 검정치 또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나(
평행분석 결과를 토대로 요인의 수를 2개로 지정하고 주축분해요법과 Promax 사각회전방법을 적용해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표 1과 같이 모든 문항의 요인부하량이 .45 이상, 교차 요인부하량은 .10 미만으로 나타나, 평행분석에서 확인되었던 2요인 구조가 안정적인 것으로 재차 확인되었다. 즉, 최종 6문항을 단일 요인으로 확정한 Andreassen 등(2012)과는 달리, 본 연구에서는 18문항에 대해 2개의 하위요인이 적합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 때, Andreassen 등(2012)의 6개 지표가 각각 3개씩 두 개의 하위요인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첫 번째 요인에는 집착, 내성, 감정기복에 해당되는 문항들이, 두 번째 요인에는 재발, 금단, 갈등에 해당되는 문항들이 포함되었다. 첫 번째 요인(고유치 9.61, 전체변량의 53.39% 설명)은 페이스북에 대한 생각에 몰두하고 페이스북을 더 많이 사용하고자 하는 의향을 묻는 문항들로 구성되어 있어, ‘강박적 사용’이라고 명명하였다. 두 번째 요인(고유치 1.54, 전체 변량의 8.57% 설명)은 페이스북 사용으로 인한 부정적 정서경험 및 일상생활에서의 부적응과 관련된 문항들로 구성되어 있어 ‘페이스북 사용의 부정적 결과’로 명명하였다.
BFAS 문항과 요인부하량
연구모형의 적합도 검증에 앞서, 측정변인들의 왜도와 첨도, 평균과 표준편차, 변인 간 상관을 산출하였다(표 2 참조). 우선, 변인들의 왜도와 첨도의 절대값이 각각 2와 7을 넘지 않아 정규분포 가정을 충족하는 것으로 간주하였다. 표 2에서 볼 수 있듯이 변인 간 상관은 대체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 2.] 변인 간 상관, 측정변인의 평균과 표준편차, 왜도와 첨도
변인 간 상관, 측정변인의 평균과 표준편차, 왜도와 첨도
구조모형 검증에 앞서, 8개의 측정변인들이 잠재변인인 외로움, 대인 민감, 페이스북 중독을 적절히 구인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측정모형이 자료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모형의 적합도를 확인한 결과 자료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모형에서 외로움의 간접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Shrout와 Bolger(2002)가 제안한 부트스트렙 절차를 사용하였다. 이를 위해 원자료로부터 무선할당으로 형성된 1,000개의 표본에서 간접효과를 추정하였다. 이 때, 95% 신뢰구간에 0이 포함되지 않을 경우 .05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검증 결과, 외로움은 대인 민감을 통해 페이스북 중독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민 민감의 매개효과 검정
한편, 본 연구에 참여한 대학생 482명 중 남학생은 137명(28.4%), 여학생은 345명(71.6%)으로, 상대적으로 여학생들이 많이 연구에 참여하였다. 이 때 남녀참여자의 수적 불균형이 연구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기 위한 추후 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를 위해, 여학생 345명 중에서 137명을 무선으로 선발하여 남학생 수와 동일하게 만든 후, 총 274명을 대상으로 구조모형을 검증하였다. 그 결과 연구모형은 자료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외로움과 페이스북 중독의 관계를 대인 민감이 매개하는 인과적 구조모형을 설정하고 대학생들로부터 자료를 수집하여 모형의 적합도 및 변인들의 직간접 효과를 검증하였다. 본 연구의 의의와 상담실제 및 후속연구에 대한 시사점을 논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본 연구는 Shaffer 등(2004, 2012)이 제안한 중독증후군모델과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페이스북 이용 패턴을 고려하여 페이스북 중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가정되는 변인들을 선정하고 변인 간 인과적 관련성을 모형으로 설정한 후 실제 자료를 바탕으로 모형의 적합도를 검증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특히, 중독증후군모델에서 중독의 발달기제로 가정하고 있는 심리사회적 위험요소와 기저취약성 변인에 대해, 관련 이론과 선행연구결과를 토대로 외로움과 대인 민감을 해당 변인으로 선정하고 페이스북 중독에 대한 영향력을 실증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페이스북 중독이 기술의 급격한 진보와 함께 생겨난 새로운 현상이기 때문에, 이를 설명할 수 있는 관련 변수들에 대한 탐색은 이제 시작단계에 있다. 비록 Shaffer 등(2004, 2012)이 중독에 이르는 과정과 관련 변인들을 제안하였지만 그 내용이 모호하고 포괄적이기 때문에, 특정 행동중독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에 대한 탐색은 해당 중독의 특성과 사회문화적 맥락을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중독 단계 또는 과정에서 기능하는 구체적인 변인에 대한 명시적 언급이 부재하는 상황에서, 본 연구자들은 페이스북 중독을 설명하는 심리사회적 위험요소와 기저 취약성 변인을 선정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노력을 기울였다. 첫째, 페이스북 이용 동기가 주로 타인과의 관계형성 및 유지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대인관계 변인(외로움, 대인 민감)을 페이스북 중독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으로 선정하였다. 둘째, 중독증후군모델을 주창한 Shaffer와의 개인적 교신을 통해 외로움과 대인 민감을 각각 심리사회적 위험요소와 기저 취약성 변인으로 채택하는 것이 타당함을 확인하였다. 셋째, 외로움에 대한 진화론적 이론을 제시한 Cacioppo와의 교신을 통해, 외로움이 대인 민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요약하면, 본 연구에서는 중독증후군모델을 바탕으로 페이스북 중독에 이르는 기제(심리사회적 위험요소, 기저 취약성)가 존재하는 것으로 가정하였고, 관계적 동기와 관련이 많은 페이스북 중독의 특성을 고려하여 대인관계 변인(외로움, 대인 민감)을 과정변인으로 설정하였는데, 이론적 논의와 실증적 연구결과를 토대로 설정한 변인 간 인과적 구조모형의 타당성이 경험적 자료를 통해 입증되었다.
구체적으로, 외로움은 대인 민감을 매개로 페이스북 중독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페이스북 중독에 대한 외로움의 영향을 대인 민감이 완전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로움 또는 소외감이 다른 통신매체(인터넷, 휴대전화, 스마트폰) 중독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는 선행연구(박웅기, 2003; 이민석, 2011; 조성현, 서경현, 2013; Morahan-Marti & Schumacher, 2003a)와 차이를 나타내는 것이지만, 외로움이 어떤 과정을 거쳐 페이스북 중독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추론을 가능케 한다. 즉, 본 연구결과는 외로움이 대인 민감을 활성화시켜 결국 페이스북 중독을 초래함을 시사한다. 앞서 서론에서 추론했던 것처럼, 대인관계 욕구가 좌절되어 외로움을 느낄 경우 페이스북을 통해 좌절된 욕구를 보상받을 수는 있지만, 단순한 페이스북 사용이 강박적 중독으로 이르는 과정에서 대인 민감과 같은 기저 취약요인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처음에는 외로운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좌절된 대인관계 욕구를 보상받을 수 있지만, 스스로를 방어하려는 욕구 때문에 타인의 기분과 생각에 지나치게 신경 쓰게 되고 자신과 타인의 상황을 비교하는 등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결국 페이스북 상에서도 관계의 단절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외로움을 경감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페이스북에 몰두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본 연구를 통해 대인 민감이 페이스북 중독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인으로 나타난 것은 비교문화적 관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이다. 서양에서는 대인 민감을 중독 관련 변인으로 간주하기 보다는 부정적 정서를 유발하거나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데 필요한 성격특성으로 강조한다(Hall, Andrzejewski, & Yopchick, 2009; Hall & Bernieri, 2001). 반면,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경우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경향이 강하고(Kim et al., 2011), 여기에 타인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을 강조하는 사회문화적 분위기가(조아라 등, 2011) 더해져 페이스북 중독에 대한 대인 민감의 역할이 부각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미국 대학생들이 단순한 재미와 대화를 위해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기존에 관계를 맺는 사람들로부터 사회적 지지를 얻기 위해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등 페이스북의 관계 유지 기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Kim et al., 2011). 결국, 페이스북 사용과 관련된 우리사회의 독특한 문화적 현상이 대인 민감의 영향력을 유의미하게 하는데 일조했을 것으로 추론해 볼 수 있다. 이렇듯 본 연구결과는 같은 변인이라 하더라도 사회문화적 맥락에 따라 그 기능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인데, 이는 중독 현상을 이해함에 있어 문화적 맥락을 고려할 것을 주장한 학자들의 견해(Levine, 1978; Raylu & Oei, 2004; Room, 2003)를 지지하는 것이다.
본 연구 결과가 상담실제와 후속연구에 갖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본 연구결과는 상담 개입 시 페이스북 중독의 주요 기제로 대인 민감에 초점을 두고 이를 완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특히, 대인관계에서 경험한 욕구 좌절로 인해 외로움을 느끼고 페이스북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내담자의 경우, 심리내적 취약요인인 대인 민감의 역할과 영향을 인식하게 하고 이에 대처하도록 조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대인 민감의 발생 원인과 발현되는 관계적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 원가족에서의 관계경험을 탐색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Otani. Suzuki, Ishii, Matsumoto, 및 Kamata(2008)의 연구에서 대인 민감이 동성부모의 과잉보호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디푸스 콤플렉스가 나타나는 성기기에 동성부모가 침범적인 양육태도를 보이거나 또는 이성부모가 잘 돌보지 않아 동성부모가 과잉보호할 경우, 아이는 부모의 반응에 과도하게 민감해지고 자아는 독립적이지 못하게 된다. 어린 시절의 이런 관계경험은 내면화되어 성인기에 이르러서도 타인을 인식하고 대하는 태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Piper, Ogrodniczuk, & Duncan, 2002). 상담장면에서 상담자는 내담자가 보이는 타인에 대한 불안과 민감성이 원가족에서의 애착경험에 기인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조력할 수 있을 것이다.
대인 민감 수준이 높은 사람은 소심하고 타인에게 인정을 구하는 등 내적 자아가 취약하고 자아정체감 수준이 낮은 경향이 있다(Boyce & Parker, 1989). 이때 집단상담이 적절한 개입이 될 수 있다. 집단상담은 매순간 일어나는 생각과 정서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의 취약한 자아정체감을 자각하고 타인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인식하도록 돕는다(권희경, 장재홍, 2011; Bates & Johnson, 1972; Ferencik, 1991; Ormont, 1993; Toth, 1994; Yalom, 1983, 1985). 특히, 비구조화된 참만남(encounter) 방식의 집단상담이 대인 민감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신수자, 2005). 대인 민감 수준이 높은 구성원의 경우 상담초기에는 다른 집단원의 피드백을 자신에 대한 평가나 비난으로 간주할 수 있지만, 집단이라는 안전기지 안에서 공감적이고 수용적인 관계경험을 하게 되면 상담이 진행될수록 타인의 생각과 느낌이 자신에 대한 평가나 지적이 아닌 발전적인 피드백임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대인 민감 완화를 위한 또 다른 개입으로 대인관계심리치료(Interpersonal Psychotherapy)를 고려해볼 수 있다. 이 치료에서는 내담자가 상담자를 포함한 주요 타인과 맺은 관계에 초점을 둔다(정남운, 1999; Klerman, Wissman, Rousaville, & Chevron, 1984). 대인 민감 수준이 높은 내담자를 상담할 때, 타인의 반응을 과도하게 지각하는 내담자의 행동이 내담자의 대인관계에서 어떤 방식으로 재연되고 반복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대인관계심리치료에서는 이것을 인지적으로 평가하고 수정하기보다는 민감해질 수밖에 없었던 내담자의 대인관계적 욕구를 상담자가 수용해 주는 데 초점을 둘 수 있다. 내담자가 상담 장면에서 지지적이고 안정된 관계경험을 갖게 되면, 내담자의 대인 민감 수준, 즉 타인으로부터의 격리 및 거부에 대한 두려움이 완화되고, 내담자 스스로 이를 조절할 수 있는 역량이 증진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연구에 대한 제언을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특정 지역, 특정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였기 때문에 본 연구결과를 우리나라 모든 대학생, 더 나아가 연령 등 인구통계학적 배경이 다른 모집단에 적용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본 연구에서는 대인 민감이 외로움과 페이스북 중독의 관계를 완전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본 연구가 발달단계 상 친밀한 대인관계 형성이 중요한 대학생들(김성회, 박경희, 2008)로 구성되었기 때문일 수 있다. 즉, 친밀한 대인관계 형성에 대한 발달적 압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다른 연령대를 연구대상으로 한다면 대인 민감의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외로움과 페이스북 중독의 관계를 매개하는 변인들 또한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다양한 지역에 거주하는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대인 민감 뿐 아니라 표본의 발달단계 및 심리적 특성에 맞는 매개변인을 선정하여 그 영향력을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 둘째, 비록 본 연구에서 Shaffer 등(2004, 2012)의 중독증후군모델을 토대로 변인 간 인과적 구조모형을 설정하고 그 적합성을 검증하였지만, 동일 시점에서 수집한 변인들의 상관관계를 바탕으로 모형을 검증하였기 때문에 실제로 변인들 간에 인과관계를 확인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본 연구에서는 외로움이 대인 민감을 통해 페이스북 중독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가정하였으나, 페이스북 중독이 심할 경우 외로움을 느낀다는 주장 또한 존재한다(Marche, 2012). 또한 세 변인 간 관계가 성격변인(예, 신경증적 성향) 등 제 3의 변인 때문에 나타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관련변인을 통제한 후 교차지연 패널 설계 등 종단설계를 사용하여 변인 간 인과적 관련성을 보다 명료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셋째, Shaffer 등(2004)의 중독증후군모델에서는 유전적 위험요인 등 신경생리적 요인이 심리적인 요인들과 함께 중독에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한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신경생리적 요인(예, 도파민 보상 시스템)과 심리적 요인을 통합적으로 고려하여 모형을 설정하고 검증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본 연구에서는 대인 민감을 기저 취약성 변인으로 가정하고 매개효과를 검증하였는데, 페이스북 중독에 대한 연구가 시작단계에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변수 탐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추후 연구에서는 SNS 사용 및 중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자기노출(고아라, 2012), 자기애(Mehdizadeh, 2010), 자존감(Wilson et al., 2010), 자아정체성이나 소속감(Pelling & White, 2009), 사회불안(유현숙, 2010), 성격 5요인(Amichai-Hamburger & Vinitzky, 2010; Correa, Hinsley, & de Zuniga, 2010) 등의 영향력을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 다섯째, 본 연구에서는 페이스북 중독과정을 이해하는데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중독을 완충시킬 수 있는 보호요인을 고려하지 않았다. 자기통제(이준기, 최웅용, 2011; Chark & Leung, 2004), 사회적 지지(Young, 1999), 자기효능감(남영옥, 이상준, 2005), 사회적 자기효능감(이현아, 2004) 등은 인터넷중독 관련 연구에서 보호요인으로 제안되어왔는데, 페이스북 중독 연구에서도 보호요인으로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페이스북 중독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외국에서 개발된 BFAS를 번안하여 사용하였다. 비록 평행분석과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여 구인타당도를 확보하였으나, 매개효과 검증에 사용한 동일 자료를 대상으로 요인분석을 실시했다는 점에서 척도의 타당도가 제한적일수밖에 없다. 또한, 원척도의 문항만을 번안하여 사용했기 때문에 우리나라 대학생들에게 존재하는 페이스북 중독의 독특한 현상을 담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추후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페이스북 중독 현상을 포괄적으로 반영하는 문항과 요인을 개발하여 그 타당성을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