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보호자로부터의 학대경험이 아동의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과 우울과 공격성을 통해 매개효과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실시한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KCYPS)2010’의 3차년도 자료를 사용하였으며, 2013년 기준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총 4,315명을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조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아동학대 경험실태를 분석한 결과 조사대상자 중 11.1%가 정서학대를 경험하였고, 8.1%가 신체학대를 경험하였으며, 2.7%가 방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 정서학대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일반적 특성에 따른 아동학대, 학교적응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성별과 연령, 가구소득과 가족구성에 따라 아동학대와 학교적응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셋째, 아동학대 경험과 학교적응의 관계에서 우울과 공격성의 매개효과를 살펴본 결과 우울과 공격성이 부분매개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아동학대와 학교적응을 위한 실천적 함의로 학대를 경험한 아동들의 우울과 공격성에 대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학교 내 사회복지서비스 제공의 필요성을 제안하였다.
The aim of this study is to find the relationship between abuse experience from caregivers and children’s school adjustment and to verify the mediating effects of depression and aggression. For the purpose of the study, data from the 2010 Korean Children and Youth Panel Survey(2010 KCYPS) were used. The sample consists of 4,315 students who were either 6th graders in elementary school and 3rd graders in middle school.
The results are as the following. First, among the 4,315 child, 11.1% reported experiencing psychological abuse, 8.1% reported experiencing physical abuse, and 2.7% reported experiencing neglect. Second, the level of abuse experience and school adjustment differed by gender, age, family income, and family structure. Third, depression and aggression was found to have a mediating effect on the association between abuse experiences and child’s school adjustment.
The results suggest the need for a variety of programs for children who have experienced abuse, depression, and aggression and the need to provide social welfare service in schools.
2014년 9월 29일 시행될 법령(법률 제12341호)‘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의 실효성을 무색하게 한 “울산-칠곡 계모 아동학대사망”사건으로 학대의 사회적 의식은 한층 가열되었지만 여전히 아동학대에 대한 법적 처벌 체감도는 낮게 나타나고 있다. 아동의 1차적 전담기구인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2013)에 따르면 2012년 전국 47개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아동학대 신고로 접수된 사례는 10,943건으로 2011년에 비해 797건이 증가하였으며, 그 중 아동학대의심사례는 8,979건으로 전체 신고의 82.1%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신고율도 1,510건으로 2011년에 비해 185건이 증가하였으며, 학대로 인한 사망에 이르는 사례도 10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아동학대 발생빈도가 해마다 증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동발달에서 아동은 부모와의 대상관계를 통해 상호작용을 하게 되며, 이를 통해 성장과정동안 성격, 정서, 자아개념, 가치관 및 행동능력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학대경험은 아동의 신체적, 심리적, 정서적, 사회적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학대를 경험한 아동은 신체적 손상을 입게 되고, 불안 및 우울, 위축, 공격성의 심리⋅정서적 문제를 경험하게 되며(김광혁, 2009; 김형모⋅김영민, 2007; 현안나, 2011; Arata et al., 2005), 사회적 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학교부적응이 발생하며, 대인관계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배화옥, 2010; 홍은주, 1998; Kinard, 2001; Jumper, 1995).
아동에게서 학교는 사회화를 경험하는 장소로써 또래와 교사와의 상호작용을 성취하고, 학교규범을 지키고 익힘으로써 자신의 집단에 소속되며, 학업성취를 통해 사회생활의 과정을 익히고 연습하는 곳이다(김미정⋅염동문, 2012). 따라서 학대를 경험한 아동의 학교적응을 정상화 시킨다는 의미는 사회생활을 위한 준비단계를 지켜주는 것으로 대인관계 및 사회적 적응을 높인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조은정, 2012; Rao, Daley, & Hammen, 2000).
아동학대와 학교적응의 선행연구들은 아동의 학교적응을 높이기 위한 보호요인에 관한 연구가 주로 진행되었는데, 아동의 학대경험이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탄력성의 효과를 살펴보았고(배화옥, 2010), 아동의 자존감, 교사와의 애착, 지역사회 애착의 보호요인이 피학대아동의 학교적응유연성과의 영향관계 대해 살펴보았다(김순규, 2007). 또한 부모로부터 학대를 경험한 아동과 학대를 경험하지 않은 아동의 학교적응과 개인 및 사회적 지지의 보호요인에 대해 살펴보았고(박영준⋅권복순, 2002; 심경순⋅박영준, 2010; 조은정, 2012; Scott, 1992; Brajša-Žganec, 2005),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대 경험 여부에 따른 집단비교를 통해 개인적 특성과 사회적 지지와 학교적응과의 관계를 연구하였다(김혜성⋅김혜련⋅박수경, 2006; Anda, et al., 2002).
이처럼 학대를 경험한 아동의 학교적응에 대한 보호요인을 살펴봄으로써 긍정적인 발달을 도울 수 있는 함의를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근 학대를 경험한 아동은 학대뿐만 아니라 2차적 학대로 아동의 보호권이 위협받고 있어 2차적 피해인 우울 및 불안, 위축, 공격성, 비행 등의 내재화 및 외현화 문제와 이로 인한 부적응을 살펴봄으로써 치료적 함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김재엽⋅최권호; 2012, 정익중⋅박현선⋅구인회, 2006). 이는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는 학교 폭력과 청소년 범죄, 그리고 증가하는 자살시도(청소년폭력예방재단, 2013;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0)는 내재화 및 외현화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치료적 개입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Bremner & Vermetten, 2001).
아동의 2차적 피해로 최근 심각하게 대두되는 것이 우울과 공격성이다. 우울한 아동은 스스로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며, 일상생활에서 흥미와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부족하고, 만성적 피로와 활기 없음이 보고되고 있다. 이로 인해 학습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사회적으로 위축되며, 또래관계에서도 문제를 보이는 등의 학교적응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Cicchetti & Rogosch, 2001). 공격성은 좌절을 경험하거나 화가 나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과 싸우거나 공격하는 행동으로(이익섭⋅최정아, 2008), 이로 인해 학교에서의 소속감, 리더쉽, 친구관계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학교적응의 문제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박성연⋅강지흔, 2005). 이러한 아동의 우울과 공격성은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며(장신재⋅양혜원, 2007), 아동기 이후에 성인기가 되어서도 지속되어 이후의 적응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전해숙, 2008; Loeber & Tengs, 1986; Newman et al., 1996).
이처럼 아동학대가 아동의 우울과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와 우울과 공격성이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으나, 아동학대가 아동의 우울과 공격성을 통해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김광혁(2009)은 아동학대가 아동의 자아존중감, 우울 및 불안, 공격성, 비행 등 전반적인 내재화 또는 외현화 행동문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관련요인의 영향이 학교생활이나 학업성적, 범죄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고, 장신재와 양혜원(2007)은 부모-자녀관계가 아동의 우울을 통하여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검증하였다. 학대를 경험한 아동의 우울과 공격성이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학교적응을 위한 우울과 공격성에 대한 개입의 중요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우울과 공격성의 매개효과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성별과 연령에 따라 학교적응에 차이가 나타나고(김혜성⋅김혜련⋅박수경, 2006; 류경희, 2004; 이은영⋅김경혜, 2005), 아동의 빈곤과 가족구조의 변화는 학교적응에 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김현주, 2011; 장혜림⋅정익중, 2012; 정묘순, 2010) 선행연구는 성별, 연령, 가구소득, 가족구성을 통제한 상황에서 아동학대와 학교적응의 관계에 대해 살펴볼 필요성을 제기한다.
본 연구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조사한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KCYPS)2010의 3차 년도 자료를 활용하여, 2013년 기준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아동을 대상으로 하였다. 이는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은 새로운 학교에 진학을 앞둔 전환기로 이 시기의 아동에게 학교적응은 중요한 발달과제라고 생각되며,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2013)에 따르면, 학대 피해 아동의 연령은 만 13-15세의 중학교 아동이 1,452건으로 22.7%, 만 10-12세의 초등학교 아동이 1,446건으로 22.6%로 나타나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과 중학생의 아동학대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아동의 연령 기준이 법률적 관점과 발달적 관점에서 다양하게 분류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동복지법에 근거하여 18세 미만을 아동으로 규정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보호자로부터 학대를 경험한 아동의 학교적응에 우울과 공격성의 매개효과를 확인함으로써 2차적 피해인 우울과 공격성에 대한 개입을 통해 학교적응 수준을 높이기 위한 함의를 제시하는 것이 연구의 목적이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본 연구의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조사대상자의 아동학대 경험 실태는 어떠한가?
둘째, 조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에 따라 아동학대, 학교적응의 차이가 나타나는가?
셋째, 아동학대는 우울과 공격성을 매개로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는가?
2014년 9월 29일에 시행될 법령‘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제10조는 아동학대 범죄 신고의무와 절차의 강화를 위해 1항에서는 누구든지 아동학대 범죄를 알게 된 경우나 그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 아동보호전문기관 또는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한 2010년 전국 가정 폭력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만 18세 미만의 자녀에 대한 자녀학대 발생률은 59.1%로 유형별 발생률은 정서폭력이 52.1%, 신체폭력이 29.2%, 방임이 17%로 나타나(여성가족부, 2010), 절반 이상의 아동이 가정에서 보호자로부터 학대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에게 있어 가정은 건강한 자아상을 확립하고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학습하는 장소가 된다. 하지만 가정에서 행해지는 학대는 아동의 신체적⋅정서적⋅ 인지적 발달을 포함하는 전 발달 영역에 심각한 손상을 발생시키게 된다(조은정, 2012). 학대를 경험한 아동은 낮은 학업성취, 정신적 문제, 성 문제, 알코올 및 약물중독의 경험, 비행과 범죄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정익중⋅박현선⋅구인회, 2006; Dembo et al., 1992; English, 1998).
아동기는 부모 및 가족의 영향에서 벗어나 학교에서 교사나 또래와의 관계를 경험하게 되는 시기이다. 규칙적이고 조직적인 학교생활을 통해 사회적 규범을 학습하고, 또래와의 관계에서 사회적 유능성을 습득하게 된다. 또한 청소년기에 들어서면서 가족보다는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지며, 또래집단과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소속한 집단 내에서 사회적 기술을 습득한다(신선인⋅박영준, 2013; 박영준, 2012). 이처럼 아동의 학교생활은 이후의 사회적 적응과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학대를 경험한 아동의 경우 학교적응의 어려움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집중력 장애, 인지손상 등으로 학업성취가 어렵고, 공격성이나 비행행동의 문제와 학습부진으로 인한 부적응으로 더 소외되고 위축되는 생활을 하게 되며(장해영, 2005), 또래 및 교사와의 대인관계에 있어서도 원만하지 못한 생활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홍은주, 1998).
아동의 학대경험과 학교적응의 관계에 대한 선행연구는, 초등학교 1-3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학대를 경험한 아동이 학대를 경험하지 않은 아동에 비해 학습능력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김미숙⋅박명숙, 2004),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학대경험이 있을 때 학교적응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이태준⋅권정혜, 2007).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방임 및 학대는 학업성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방임은 교사관계와 교우관계에 모두 부적인 영향을 미치나, 학대는 교우관계에만 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권지은⋅이지은⋅노충래, 2013). 이 외에도 아동학대와 학교적응의 보호요인을 살펴본 연구(김혜성⋅김혜련⋅박수경, 2006; 배화옥, 2010; 조은정, 2012), 아동학대가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메타분석연구(김미정⋅염동문, 2012)에서도 아동학대와 학교적응의 관계성이 나타났다.
학대경험이 발달단계에 따라 학교부적응 양상이나 이후 진행되는 적응 양상이 달라진다고 지적하면서(Rowe & Eckenrode, 1999), 이와 관련된 연구가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효과적인 개입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강조되고 있다(김혜성⋅김혜련⋅박수경, 2006; Dingfelder, Jaffee, & Mandell, 2010).
따라서 향후 학대경험 아동에게는 무엇보다 학교체계를 통한 학교적응의 중요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아동 발달기에 이루어지는 학교경험이 아동 개인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학대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향후 학대경험과 학교적응과의 중요한 관계성으로 논의될 수 있다.
아동은 우울을 감소시킬 수 있는 개인적인 대처반응이나 외부적인 대항 원천이 적으며, 정서적⋅지적으로 통제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울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배주미, 2000). 아동기의 우울은 성인기의 우울이나 약물남용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홍영수, 2010; Wilson & Widom, 2009), 아동 초기에 개입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부적응을 감소시키고, 학교적응을 촉진하는데 필요하다.
그러나 우울 및 정서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아동의 70% 이상은 적절한 진단이나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우울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전해숙, 2008; Bhatia & Bhatia, 2007). 우리나라 청소년의 29.1%가 최근 한 달 동안 심한 우울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하였고(한국건강증진재단, 2014), 아동⋅청소년 중 약 31%가 최근 12개월 동안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우울을 경험한다고 보고하였다(교육과학기술부・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2013).
아동의 우울과 학교적응의 관계에 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Herman-Stahl과 Petersen(1999)은 초등학교 6학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우울이 가정 및 학교적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고하였고,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우울이 학교적응에 부정적 영향을 주며, 특히 학교생활과 학업에 더 큰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김명식, 2008).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에서 우울 점수가 높을수록 학업중단이나 학교폭력 등의 학교부적응을 더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하였고(오승환, 2009),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우울과 학교적응은 부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정민⋅송수지, 2014).
아동의 공격성은 학교부적응, 대인관계 문제, 품행장애 등의 반사회적인 형태로 나타나는데(채진영, 2012; Michiels et al., 2008), 아동기 때 보인 공격성은 청소년 비행이나 품행장애, 성인기의 범죄 행위로까지 확대 지속되어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사회적인 관심이 요구된다(이아영⋅유서구, 2011; Loeber & Tengs, 1986). 이러한 공격성으로 나타나는 학교폭력의 경우 2012년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율이 12.0%이며, 학교폭력 피해자 10명 중 4.5명이 피해 후 자살을 생각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청소년폭력예방재단, 2013). 또한 최근 5년 동안 전체 청소년 범죄에서 16세 이하의 범죄율이 그 이상의 범죄율을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0) 아동의 공격성이 심각함을 보여주고 있다.
아동의 공격성과 학교적응의 관계에 대해서는 여러 선행연구들이 진행되어 왔다.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에서 공격성이 높을수록 학교적응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이정윤⋅이경아, 2004), 공격성은 학교에서의 소속감, 리더십, 친구관계에서 부정적인 상관관계가 있었으며 학교적응의 문제요인으로 나타났다(박성연⋅강지흔, 2005). 또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충동성과 공격성이 학교적응에 대한 위험요인으로 나타났다(양국선⋅장성숙, 2001). 이러한 연구결과는 공격성과 학교적응의 관련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상으로 아동의 우울과 공격성에 따라 학교적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난 선행연구는 학대아동의 경우에도 같은 영향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영향관계 속에서 학교적응의 관련요인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아동학대의 2차적 피해로 나타나는 우울과 공격성은 학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아동학대는 1차적 학대와 더불어 2차적 학대의 경험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국내의 경우에는 2차적 학대로 인한 보호체계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서 아동학대의 경험이 더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결국 아동학대의 경험은 심리적으로 우울과 공격성에 연관성을 주고 있기에 지속적인 학대를 경험한 아동은 우울과 공격성의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김수정⋅정익중, 2013; Goldstein, Faulkner, & Wekerle, 2013; Hildyard & Wolfe, 2002).
학대를 경험한 아동과 학대를 경험하지 않은 아동을 대상으로 우울을 포함한 몇 가지의 정신건강요소를 비교한 결과, 학대를 경험한 아동이 학대를 경험하지 않은 아동보다 더 우울한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홍영수, 2010), 정서학대와 방임이 높을수록 우울성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조옥자⋅현온강, 2005; Horwitz et al., 2001). Sternberg 등(1983)은 신체학대를 경험한 아동이 일반아동들에 비해 공격성을 드러낸다고 보고하였고, 학대받은 아동이 더 높은 비율의 신체적 공격성과 언어적 위협을 나타낸다고 밝혔다(조유정⋅석주영⋅박인전, 2005). 부부간 폭력노출 정도와 아동학대 경험이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개인변인, 가족변인, 학교변인의 영향력이 통제된 후에도 부부간 폭력에 더 노출되고 학대의 경험이 많은 청소년의 공격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아영⋅유서구, 2011).
학대는 아동의 우울과 공격성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더 나아가 아동의 학교생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Hildyard & Wolfe, 2002). 선행연구에서 아동학대가 아동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아동학대는 아동의 우울과 공격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학교생활, 아동생활시설의 생활, 여가활동, 학업성적, 범죄까지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고하였다(김광혁, 2009; 박영준, 2012). 서울아동패널 분석 자료에서는 아동학대 유형별 우울성향과 학업성취 간의 관계를 살펴보았는데, 정서학대와 우울은 학업성취에 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나타났다(나은숙⋅정익중, 2007). 이는 향후 학대가 우울과 공격성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우울과 공격성이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입증하고 있다.
아동학대가 우울과 공격성을 통해 학습활동, 학교규칙, 교사 및 교우관계의 학교적응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지 대해서 살펴봄으로써 2차적 아동학대의 피해를 줄여야 하며, 아동학대의 원인과 유형이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결과와 2차적 피해경험으로 올 수 있는 우울과 공격성을 학교 내 적응문제와 연결시켜 연구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아동학대와 학교적응 관계 사이에서 잠재적 가능성을 보일 수 있는 우울과 공격성의 매개효과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본 연구는 아동학대가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과 그리고 이 과정에서 우울과 공격성의 매개효과를 확인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목적에 따른 연구모형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실시한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 2010(KCYPS: Korean Children and Youth Panel Survey 2010)의 3차 년도 패널자료 중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한다.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는 2010년에 초등학교 1학년,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확률표집(층화다단계집락추출)에 의해 세 패널의 표본을 추출한 뒤, 이들을 대상으로 아동⋅청소년의 성장과 발달을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에 걸쳐 추적 조사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학대피해가 가장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초등학교 6학년 2,378명, 중학교 3학년 2,351명 총 4,729명 아동 중에서 결측치가 전혀 없는 4,315명을 최종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1) 독립변수 : 아동학대
아동학대를 측정하기 위해 허묘연(2000)과 김세원(2003)이 구성한 아동학대 척도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문항을 사용하였다. 연구의 필요성에 의해 아동학대를 방임, 신체학대, 정서학대로 구분하였으며 방임은 4문항, 신체학대는 2문항, 정서학대는 2문항, 총 8문항으로 구성되어있다. 각 문항은 아동이 부모(보호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매우 그렇다’가 1점, ‘그런 편이다’가 2점, ‘그렇지 않은 편이다’가 3점, ‘전혀 그렇지 않다’가 4점인 4점 Likert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의 점수가 높을수록 학대를 경험한 것으로 살펴보기 위해 일부문항에 대해서는 역코딩 처리를 하였다. 본 연구에서 아동학대의 척도 신뢰도는 Cronbach’s
2) 종속변수 : 학교적응
학교적응을 측정하기 위해 정화실(2009)이 사용한 학교적응 척도 중에서 학교행사 관련 문항을 제외한 문항을 사용하였다. 학교적응은 학습활동과 학교규칙, 교우관계, 교사관계로 살펴보고 있으며, 학습활동은 5문항, 학교규칙은 5문항, 교우관계 5문항, 교사관계 5문항, 총 20문항으로 구성되어있다. 각 문항은 아동이 학교생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매우 그렇다’가 1점, ‘그런 편이다’가 2점, ‘그렇지 않은 편이다’가 3점, ‘전혀 그렇지 않다’가 4점인 4점 Likert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일부 문항에 대해 역코딩 처리를 하였으며, 각 문항의 점수가 높을수록 학교적응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학교적응의 척도 신뢰도는 Cronbach’s
3) 매개변수 : 우울과 공격성
(1) 우울
우울을 측정하기 위해 간이정신진단검사(김광일⋅김재환⋅원호택, 1984)에서 우울척도 13문항에서 3문항을 제외한 수정된 문항을 사용하였다. 총 10 문항으로 구성되어있으며, 각 문항은 아동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매우 그렇다’가 1점, ‘그런 편이다’가 2점, ‘그렇지 않은 편이다’가 3점, ‘전혀 그렇지 않다’가 4점인 4점 Likert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연구의 목적에 따라 우울의 문항에 대해 역코딩 처리를 하였으며, 각 문항의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우울의 척도 신뢰도는 Cronbach’s
(2) 공격성
공격성을 측정하기 위해 조붕환과 임경희(2003)가 개발한 척도에서 중복문항을 제외하고 수정된 문항을 사용하였다. 총 6문항으로 구성되어있으며, 각 문항은 아동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매우 그렇다’가 1점, ‘그런 편이다’가 2점, ‘그렇지 않은 편이다’가 3점, ‘전혀 그렇지 않다’가 4점인 4점 Likert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연구의 목적에 따라 공격성의 문항에 대해 역코딩 처리를 하였으며, 각 문항의 점수가 높을수록 공격성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공격성의 척도 신뢰도는 Cronbach’s
본 연구는 IBM SPSS for windows ver 20.0을 사용하여 자료를 분석하였다. 먼저 조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을 파악하고 주요 변수에 대한 응답의 정규성을 확인하기 위해 빈도분석(Frequency analysis)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일반적 특성에 따른 주요 변수들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독립표본 t-검증(Independent Sample T-test)을 실시하였고, 아동학대와 학교적응간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상관관계분석(Correlation analysis)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인 아동학대와 학교적응 사이에서 우울과 공격성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Kenny 등(1998)이 제안한 단계에 따라 중다회귀분석을 시행하였으며, 마지막으로 매개효과 검증을 위해 Sobel Test를 실시하였다.
1) 조사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본 연구의 전체 조사대상자는 총 4,315명으로 이들의 일반적 특성에 대한 빈도분석한 결과는 <표 1>과 같다. 조사대상자의 성별은 남자가 51.6%(2,226명) 여자가 48.4%(2,089명)로 나타났고, 연령은 초등학교 6학년이 50.3%(2,169명) 중학교 3학년이 49.7%(2,146명)로 나타났다. 가구소득은 저소득층가구와 일반가구를 비교하여 살펴보기 위해 최저생계비를 기준으로 살펴보았다. 2014년 4인 가구 최저생계비는 월 1,630,820원으로 1년으로 계산하면 1,956만원이 나온다. 저소득층은 최저생계비의 120% 이하인 차상위계층까지 포함하므로 계산하면 2,348만원이 나오지만 기입의 오류를 감안하여 2,500만원을 기준으로 살펴보았다. 그 결과 저소득층가구의 아동이 14.9%(641명) 일반가구의 아동이 85.1%(3,674명)로 나타났다. 가족구성은 양부모 가정의 아동이 83.8%(3,616명) 그 외 한 부모 또는 조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아동이 16.2%(699명)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자가 초등학생과 중학생임을 감안하면 이 시기는 아동학대에 민감한 시기이며, 양부모 가정이 83.8%인 점은 양부모 가정에서 아동학대와 관련된 문제가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표 1>] 조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N=4,315)
조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N=4,315)
2) 아동학대 유형별 경험 실태
조사대상자의 아동학대 경험 실태를 살펴보기 위한 빈도분석 결과는 <표 2>와 같다. 아동학대를 방임, 신체학대, 정서학대로 구분하였으며 각각의 하위변인 문항에 대하여 ‘그런 편이다’와 ‘매우 그렇다’고 응답한 경우를 학대를 경험한 것으로 간주하였다. 조사대상자 중 2.7%(116명)가 방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고, 8.1%(350명)가 신체학대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11.1%(481명)가 정서학대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 아동학대 유형 중 정서학대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학대피해 유형이 정서학대, 신체학대, 방임 순으로 나타난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2013)의 통계치와 비슷한 수준에서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동학대 경험 실태 (N=4,315)
일반적 특성인 성별, 연령, 가구소득, 가족구성에 따라 아동학대와 학교적응의 차이가 있는지 분석한 결과는 <표 3>과 같다. 분석결과 일반적 특성에 따라 아동학대와 학교적응의 평균은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아동이 여자아동보다 아동학대 경험이 높고(
[<표 3>] 일반적 특성에 따른 아동학대, 학교적응의 차이(N=4,315)
일반적 특성에 따른 아동학대, 학교적응의 차이(N=4,315)
연구모형에 포함된 주요변수 간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상관관계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결과는 <표 4>와 같다. 잠재변수의 상관계수 값이 아주 높은 상관관계 정도를 보여주는 .80을 넘는 것이 없었으며, 모든 잠재변수의 상관관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아동학대와 학교적응은 부적(-)인 상관관계가 나타나며, 아동학대와 우울 및 공격성은 정적(+)인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학교적응과 우울 및 공격성은 부적(-)인 상관관계가 나타나며, 우울과 공격성은 정적(+)인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변수 간의 상관관계
4. 아동학대가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과 우울 및 공격성의 매개효과
우울과 공격성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Kenny(1998) 등이 제시한 매개효과 검증 방법에 따라 독립변수인 아동학대가 매개변수인 우울과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다음으로 독립변수인 아동학대와 매개변수인 우울과 공격성을 각각 동시에 투입하여 종속변수인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일반적 특성인 성별, 연령, 가구소득, 가족구성을 학교적응에 대한 통제변수로 투입하였고, 일반적 특성은 명목척도를 가변수(dummy variable)화하여 분석하였다. 변인들 간 다중공선성을 확인하기 위해 분산팽창계수(VIF)를 살펴본 결과, 모든 변수의 VIF 계수가 2를 넘지 않아 다중공선성의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 우울의 매개효과
아동학대와 학교적응의 관계에서 우울의 매개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먼저 아동학대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는 <표 5>와 같다. 분석결과, 아동학대가 우울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아동학대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
다음으로 아동학대가 학교적응, 그리고 아동학대와 우울이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는 <표 6>과 같다. 먼저 아동학대가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아동학대는 학교적응에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우울의 매개효과
다음단계에서 독립변수인 아동학대와 매개변수인 우울을 동시에 투입하여 분석한 결과, 우울이 학교적응에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공격성의 매개효과
아동학대와 학교적응의 관계에서 공격성의 매개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먼저, 아동학대가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는 <표 7>과 같다. 분석결과, 아동학대가 공격성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아동학대가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
다음으로 아동학대가 학교적응, 그리고 아동학대와 공격성이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는 <표 8>과 같다. 먼저 아동학대가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아동학대는 학교적응에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공격성의 매개효과
다음단계에서 독립변수인 아동학대와 매개변수인 공격성을 동시에 투입하여 분석한 결과, 공격성이 학교적응에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귀분석결과, 아동학대가 우울과 공격성에 영향을 미치고, 우울과 공격성이 학교적응을 유의미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나 아동학대와 학교적응을 매개하는 우울과 공격성의 영향력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우울과 공격성의 영향력을 통계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Sobel Test(Mackinnon et al., 2002)를 실시하였다.
위 식에서 a는 독립변수가 매개변수에 미치는 비표준화계수이고, b는 독립변수와 매개변수가 종속변수에 미치는 비표준화계수이다. SEa는 a의 표준오차이고, SEb는 b의 표준오차이다. Sobel Test의 결과값이 절대값 1.96 이상일 때 매개효과가 유의미한 것으로 판단한다.
1) 우울의 매개효과 검증
보호자로부터 학대경험이 있는 아동의 학대와 학교적응의 관계에서 우울의 매개효과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기 위해 Sobel Test를 통한 검증결과는 <표 9>와 같다.
우울의 매개효과 검증
분석 결과 아동학대는 우울을 매개로 하여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매개효과가 나타났다. 즉, 아동의 학대경험이 직접적으로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우울을 통해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완전매개효과는 없으며, 직간접적으로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연구결과가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아동이 학대를 경험할수록 학교적응 수준이 낮아지며, 우울의 매개적 관계를 통해서도 학교적응 수준이 낮아지는 연구결과를 보여주었다.
결국 아동의 학대경험은 우울의 매개효과를 통해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우울이 학대아동들의 학교적응에 미치는 주요한 매개요인으로 보여 진다.
2) 공격성의 매개효과 검증
보호자로부터 학대경험이 있는 아동의 학대와 학교적응의 관계에서 공격성의 매개효과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기 위해 Sobel Test를 통한 검증결과는 <표 10>과 같다.
공격성의 매개효과 검증
분석 결과 아동학대는 공격성을 매개로 하여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 매개효과가 나타났다. 즉, 아동의 학대경험이 직접적으로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공격성을 통해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완전매개효과는 없으며, 직간접적으로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연구결과가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아동이 학대를 경험할수록 학교적응 수준이 낮아지며, 공격성의 매개적 관계를 통해서도 학교적응 수준이 낮아지는 연구결과를 보여주었다.
결국 아동의 학대경험은 공격성의 매개효과를 통해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공격성이 학대아동들의 학교적응에 미치는 주요한 매개요인으로 보여진다.
본 연구는 보호자로부터의 학대경험이 아동의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과 우울과 공격성을 통해 매개효과가 있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KCYPS)2010에서 3차 년도의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4,315명을 대상으로 분석하였고, 연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아동학대 경험실태를 분석한 결과 조사대상자 중 11.1%가 정서학대를 경험하였고, 8.1%가 신체학대를 경험하였으며, 2.7%가 방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정서학대는 11.1%로 나타나 약 10명 중 1명은 정서학대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동학대 유형 중 정서학대, 신체학대, 방임의 순서로 아동학대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한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2013)의 결과와 비슷한 수준에서 나타났다.
정서학대는 아동에게 행하는 언어적 모욕이나 정서적인 위협으로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고, 그로 인한 결과가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 있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학대로서의 정서학대에 대한 심각성을 간과하고 있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아동학대 유형 중 정서학대 경험이 높다는 보고는 아동학대에 있어서 정서학대에 대한 개입과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학대의 순서는 정서적 학대부터 이루어지면서 신체적 학대까지 이어지는 경향이 있기에 초기의 학대경험은 아동의 발달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관찰되어져야할 연구결과이다.
둘째, 일반적 특성에 따른 아동학대, 학교적응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아동학대에 대해서 여자아동보다 남자아동이, 중학교 3학년보다 초등학교 6학년이 학대경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반가구의 아동보다 저소득층가구의 아동이, 양부모 가정의 아동보다 양부모 이외의 가정의 아동이 학대경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자아동이 여자아동에 비해 신체적, 정서적 학대경험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 윤혜미(1997)의 연구와 가족이 빈곤할수록 아동학대가 발생할 확률이 증가한다는 여진주(2010)의 연구, 한 부모 가정의 아동이 학대 및 방임의 유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한 이봉주와 김광혁(2007)의 연구와 일치된 결과가 나타났다.
성별에서 남학생은 여학생보다 외향적이며, 인지능력과 수행능력 등이 여학생에 비해 낮은 경우가 많아 오히려 신체적, 방임 등에 무방비하게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나타날 수 있는 현상으로 보여 진다(조옥자⋅현온강, 2005; 장신재⋅양혜원, 2007).
아동의 특성에 따른 학교적응에 대해서는 남자아동보다 여자아동이, 초등학교 6학년보다 중학교 3학년이 학교적응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가구의 아동보다 일반가구의 아동이, 양부모 이외의 가정의 아동보다 양부모 가정의 아동이 학교적응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별에 따른 학교적응의 차이가 있다는 류경희(2004)의 연구, 가구소득이 낮은 빈곤 아동이 학교적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장지연과 안재진(2013)의 연구, 빈곤과 가족구조가 아동의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친다는 장혜림과 정익중(2012)의 연구와 일치된 결과가 나타났다.
아동의 학교적응은 가족의 구조와 특성에 따라 관련성을 가지고 있으므로(Straus & Stewart, 1999), 아동과 가족을 분리하여 접근할 수는 없다. 따라서 가족 속에서 아동의 접근을 위한 논의와 개입이 필요하다. 아동은 양육자와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다양한 경험을 가지게 되는데, 아동의 심리사회적 발달과정에 부정적 영향을 가지고 있는 학대경험은 아동의 발달과 학교 그리고 더 나아가 사회적응까지 관련성을 가질 수 있다. 이상의 연구결과는 아동 발달기에 나타날 수 있는 아동학대의 심각성을 보여준 연구결과이며, 아동 발달기에 나타난 현상적인 연구내용을 보여준 것이다.
셋째, 아동학대와 학교적응 간의 관계에서 2차적 피해로 나타날 수 있는 우울과 공격성의 매개효과를 살펴본 결과 우울과 공격성이 아동학대와 학교적응의 부분매개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학대의 경험이 학교적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우울과 공격성을 통해 간접적으로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대를 경험할수록 우울과 공격성 수준이 높아지며, 높아진 우울과 공격성 수준은 간접적으로 학교적응 수준을 낮추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학대경험아동의 부모-자녀관계가 좋지 않을수록 우울과 공격성 수준은 높아지며 학교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연구(장신재⋅양혜원, 2007)와 아동학대가 우울과 공격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학교생활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연구(김광혁, 2009), 그리고 정서학대와 우울은 학업성취에 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나은숙⋅정익중, 2007)와 유사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부모에게 받은 학대경험으로 인하여 아동은 모든 대상관계에서 2차적 피해를 경험하게 된다. 학대를 경험한 아동들은 양육자와의 애착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 우울과 공격성을 감추고 있어 잠재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존연구에서는 학대 중 방임을 경험한 아동은 내면화 문제를 보이며(Hildyard & Wolfe, 2002), 학습결손, 제한된 또래관계를 경험하게 된다고 하였으며, Dodge와 Bates, 그리고 Pettit(1990)는 신체적 학대를 경험한 아동은 공격성을 나타내며, 이는 또래관계 및 교사관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다. 이처럼 우울과 공격성은 가정 내에서는 애착형성을 위한 부모와의 양육관계, 학교에서는 또래 및 교사와의 상호관계로 학대의 경험이 간접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우울과 공격성은 아동의 부정적인 문제 상황을 예견하는 요인으로, 우울과 공격성에 대한 개입을 통해 아동학대와 학교적응에 대해 접근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개입방법이 아동의 보호망을 위한 접근 요인으로 중요하게 나타난다. 학대경험이 직접적으로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관계성보다는 학대로 인하여 나타날 수 있는 우울과 공격성의 부정적 변인에 대해 간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2차적 아동학대의 피해를 줄이고 양육자와 대상관계, 또래관계 등 학교적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결국 학대경험의 부정적 영향은 학교적응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만 간접적으로도 우울과 공격성을 통해서 이루어질 때는 학교적응의 문제가 증가된다는 것을 본 연구에서 알 수 있다. 따라서 아동학대의 경험은 아동기를 보내는 학생들의 중요한 발달경험으로 모든 기초가 되는 학교적응에서부터 사회적응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되는바가 크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보호자로부터의 학대를 경험한 아동의 학교적응을 위한 논의를 다음과 같이 제시할 수 있다.
첫째, 아동들이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가장 많으며, 학대경험과 우울과 공격성이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학교 내에서의 아동을 위한 서비스 제공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학교 내 학교사회복지사를 통한 서비스의 제공은 심리적 및 정서적 지원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내에서 사례관리를 통한 자원연계가 가능하므로 보다 효과적인 개입이 가능 할 것이다. 또한 아동학대를 발견할 가능성이 높은 교사들을 대상으로 신고의무자 교육이 이루어져 아동학대에 대한 조기 발견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는 2014년 9월 29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의 시행과 함께 신고의무자의 책임이 강화될 것이므로 신고의무자 교육이 더욱 중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 아동학대는 우울과 공격성을 매개로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아동학대를 추정하고, 학교부적응을 예측할 수 있는 우울과 공격성에 대한 개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아동상담소, 아동치료센터, 정신건강증진센터, 지역사회복지관, 아동양육시설, 지역아동센터 등에서는 아동의 우울과 공격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부적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동시에 우울과 공격성의 원인으로 나타나는 아동학대에 대한 아동의 인지와 정서를 다루어주는 프로그램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또한 제공되는 서비스를 아동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학교, 아동복지시설 및 지역사회기관과 연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셋째, 아동발달에서 중요한 가구소득과 가족구성에 따라 아동학대와 학교적응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저소득층가구의 아동과 한 부모 가정이나 조손가정의 아동의 경우 생계유지를 위한 보호자의 부재로 인해 방임될 확률이 높으며, 보호자들의 생활스트레스로 인해 아동이 간접적 학대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러한 아동을 위한 지역사회 내에서의 사회적 지지망의 확보와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아동보호프로그램이 확대되어야 하며, 초등학생을 위한 방과 후 프로그램, 돌봄교실, 지역아동센터 및 아동복지시설의 다기능, 중학생을 위한 문화 활동과 집단 활동을 통한 교육프로그램 등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연구대상을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아동으로 제한하였는데 연구결과에 대해 모든 아동을 대상으로 일반화하는 것과 아동의 종적인 성장과정에 대한 연구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최근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사례신고 접수에서 영유아에 대한 접수가 급증하는 가운데 학대 피해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연구대상과 조사영역을 확대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둘째, 아동학대와 학교적응과의 관계에서 우울과 공격성의 매개효과만을 확인하였는데, 이후의 연구에서는 학대로 인해 아동이 경험할 수 있는 불안, 비행, 자살 등의 문제와 학교적응 간의 관계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KCYPS)2010의 3차 년도 자료를 활용하여 분석하였는데, 학대를 경험한 아동의 시간의 변화에 따른 우울과 공격성, 학교적응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이후 종단적 자료 분석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