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초등학생의 ADHD 성향과 우울의 관계에서 스트레스가 조절효과를 가지는지 알아 보았다. B시에 소재한 9개의 초등학교 4,5,6학년 801명(남 418명, 여 383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ADHD 성향, 우울, 스트레스 척도를 사용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으며, LMS(latent moderated structural equations)방법을 사용하여 초등학생의 ADHD 성향과 우울의 관계에서 스트레스의 조절효과를 검증하였다. 그 결과, 초등학생의 ADHD 성향은 우울, 스트레스와 정적인 상관관계를 보였고, ADHD 성향과 스트레스는 각각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초등학생의 ADHD 성향은 스트레스와 상호작용하여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ADHD 성향이 높을수록 우울이 높아지되 스트레스가 높은 아동일수록 더 강화된다는 것으로, ADHD 성향을 가진 아동이더라도 스트레스가 낮으면 우울이 감소될 수 있으며, 스트레스가 높으면 우울이 증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ADHD 성향을 보이는 아동의 우울을 예방하기 위해 ADHD 아동이 경험하는 스트레스를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연구 결과에 기초하여 논의 및 함의가 제시되었다.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amine the moderating effects of stress on the relation between ADHD symptoms and depression in elementary school students. For this study, self-reports data were collected from 801 elementary school students(418 boys and 383 girls), measuring ADHD symptoms, depression, andstress. The instruments included ADHD scale, Daily Stress Scale for Korean Children, and Children’s Depression Inventory. The results of this study were as follows. ADHD symptoms were positively correlated with depression and stress. ADHD symptoms and stress significantly predicted the levels of depression. Stress moderated the relation between ADHD symptoms and depression among the students, implying that the level of stress plays an important role as a protective factor in reducing depression in children with ADHD symptoms. Based on the results, findings and implications are discussed.
본 연구는 B지역에 소재한 9개의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4, 5, 6학년 9개 학급의 학생이 참여하였다. 학생에게 배부된 설문지는 총 1209부였고, 이 가운데 1108부(남학생 576명, 여학생 532명)가 회수되었다. 배포된 설문지 중 설문문항에 대해 한 문항이라도 응답을 누락하였거나 불성실하게 대답한 경우와 회수하지 못한 설문지를 제외한 총 801명(남학생 418명, 여학생 383명)의 자료가 분석에 사용되었다.
연구대상을 초등학교 고학년만으로 선정한 이유는 본 연구가 학생의 자기-보고식 자료를 사용하는 데 근거한 것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는 자기행동과 정서에 대한 지각이 낮아 자기-보고 자료의 신뢰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였고(Hoza, Waschbusch, Pelham, Molina, & Milich, 2000), 다양한 부적응적 징후들이 초등학교 고학년 시기에 이미 나타나고 있는 것을 고려하여(이종길, 2008) 고학년만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각 학교에 학생용 설문지와 함께 검사의 구성 및 실시 절차에 대한 별도의 안내문을 첨부하였다. 교사가 사전에 안내문을 숙지하도록 하여 학생이 설문을 실시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였다. 학생은 ADHD 성향, 우울, 스트레스를 측정하는 3개의 검사에 응답하였다. 설문에 참여한 학생에게는 감사의 표시로 소정의 선물이 지급되었다.
ADHD 성향
본 연구에서는 ADHD 성향을 측정하기 위해 DSM-IV(APA, 1994)에 규정된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충동성 진단 척도를 위지희와 채규만(2004)이 재구성한 질문지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학생이 직접 작성하는 자기보고형식으로서, 주의력결핍과 과잉행동·충동성의 2개 하위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9문항씩 총 18개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문항은 0점 “전혀 그렇지 않다”에서 3점 “항상 그렇다”까지의 4점 리커트 척도로 평정하게 되어 있다. 신뢰도(Cronbach's )는 위지희와 채규만(2004)의 연구에서는 .88이었고, 본 연구에서는 주의력결핍이 .80, 과잉행동·충동성이 .82로 나타났다.
우울
아동의 우울을 측정하기 위해 Kovacs(1981)가 개발한 소아용 우울 척도(Children’s Depression Inventory)를 한유진(1993)이 한국 실정에 맞게 표준화한 한국형 소아 우울 척도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단일 차원으로 27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의 형식은 0점 “나는 가끔 슬프다”에서 1점 “나는 자주 슬프다”, 2점 “나는 항상 슬프다”의 3점 리커트 척도로 반응하도록 하였으며 총점이 높을수록 우울의 정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우울은 하나의 잠재변인을 구인하고 있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Rusell, Kahn, Spoth와 Altmaier(1998)의 제안에 따라 우울을 세 개의 문항 꾸러미(item parceling)로 제작하였다. 단일 요인을 문항꾸러미를 만들어서 분석할 경우 비정규성수준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모형의 적합도가 향상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문항꾸러미를 위해 우선 탐색적 요인분석을 통해 요인부하량의 절대 값에 순위를 매긴 후 가장 큰 부하량을 지닌 문항과 가장 작은 부하량을 지닌 문항을 짝으로 묶어 순서대로 세 꾸러미에 연속적으로 할당하였다. 이는 각 꾸러미들이 잠재변인에 동일한 부하량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이다(서영석, 2010). 신뢰도(Cronbach's )는 한유진(1993)의 연구에서 .79 이었으며, 본 연구에서는 .85로, 우울 1은 .65, 우울 2는 .66, 우울 3은 .62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아동의 스트레스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한미현과 유안진(1995)이 개발한 한국 아동의 일상적 스트레스 척도를 사용하였다. 이 검사는 자기-보고식 척도로 부모관련 스트레스, 가정환경 스트레스, 친구관련 스트레스, 학업관련 스트레스, 교사 및 학교관련 스트레스, 외모 관련 스트레스의 6개 하위영역으로, 총 42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항은 빈도와 중요성에 따라 0점 “전혀 그렇지 않다”에서 3점 “매우 그렇다” 까지의 4점 리커트 척도로 평정하도록 되어 있고, 점수가 높을수록 스트레스 수준이 높음을 나타낸다. 신뢰도(Cronbach's )는 한미현과 유안진(1995)의 연구에서는 .92였으며, 본 검사에서는 부모관련 .86, 가정환경관련 .83, 친구관련 .90, 학업관련 .81, 교사 및 학교관련 .78, 외모관련 .74로 나타났다.
자료는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다. 첫째, SPSS 18.0을 사용하여 기초분석으로, 측정변수의 평균, 표준편차, 왜도, 첨도 그리고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 둘째, 잠재변수의 조절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Mplus 6.11를 사용하여 측정모형이 적절한지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으며, 다음으로 그림 1에 제시된 연구모형(잠재변인 조절효과 모형)과 대안모형인 상호작용이 없는 단순주효과모형을 QML(quasi-maximum likelihood) 추정방법으로 알려진 LMS(latent moderated structural equations) 접근법을 사용하여 분석하여(Klein & Moosbrugger, 2000; Klein & Muthén, 2007), 비교하였다.
모형 검증에 앞서 측정변수의 평균, 표준편차, 왜도, 첨도 그리고 측정변수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측정변인 간의 상관은 모두 유의하게 정적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왜도는 2이상, 첨도는 7이상 나오지 않아 정규분포를 가정할 수 있다.
[표 1.] 측정변인의 상관, 평균 및 표준편차 (N=801)
측정변인의 상관, 평균 및 표준편차 (N=801)
측정변인들이 잠재변인을 적절하게 설명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Mplus 6.11을 사용하여 ML(maximum likelihood) 방식으로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측정모형은 적합도 지수 중
ADHD 성향과 우울의 관계에서 스트레스의 조절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모형과 대안모형을 설정하여 이들을 검증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ADHD 성향, 스트레스는 모두 연속 변인으로써 측정변수들이 정규분포를 이루고 있다하더라도 상호작용 변수들의 분포는 비정규분포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잠재변인의 조절효과를 분석하기 위해서 정규분포를 가정하지 않는 QML(quasi- maximum likelihood) 추정방법으로 알려진 LMS(latent moderated structural equations) 접근법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Klein & Moosbrugger, 2000; Klein & Muthén, 2007). LMS접근은 Mean- Centered 또는 Orthogonalized 접근법에 의한 조절효과 분석보다 더 우수하다(Little, Bovaird, & Widaman, 2006). LMS 접근법은 조절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상호작용 항을 만들지 않으면서 쉽게 조절효과를 분석할 수 있다. 그러나 표준화된 계수와 일반적인 적합도 지수(예, CFI, TLI, RMSEA 등)가 제시되지 않기 때문에 모형들 간 BIC(Bayesian Information Criterion), SSABIC (Sample-size Adjusted Bayesian Information Criterion), AIC(Akaike Information Criterion)와 같은 지수를 통해 비교한다(Kline, 2011). 즉 연구모형과 대안모형의 AIC, BIC, SSABIC를 비교하여 더 낮은 값을 가진 모형을 더 우수한 모형으로 판단할 수 있다.
본 연구의 연구모형(조절효과모형)과 대안모형(단순주효과모형)을 비교한 결과는 표 2와 같다. 연구모형의 AIC = 43847.663, BIC = 44021.040, SSABIC = 43903.540로 대안모형의 AIC = 43853.708, BIC = 44017.713, SSABIC = 43906.569는 보다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연구모형인 조절효과모형이 더 적합한 것으로 지지되었다.
모형 비교 결과
그림 2와 표 3, 표 4은 연구모형 분석 결과이다. 그림 2와 표 4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아동기 ADHD 성향은 우울에 영향을 미치며(
연구모형의 측정변인 요인부하량
구모형의 잠재요인 경로 추정치
상호작용 효과가 유의하므로, 상호작용 효과가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요인점수(factor scores)를 이용하여 조절변인(스트레스)의 특정 값(-1 SD, +1 SD)에서 예측변인과 종속변인 간 관계를 나타내는 단순회귀 선들의 기울기를 확인하였다(Aiken & West, 1991). 그 결과는 그림 3과 같으며, 스트레스 수준에 따라 기울기가 조금 차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ADHD 성향과 스트레스가 상호작용하여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영향력은 낮게 나타났다.
본 연구는 초등학교 고학년(4, 5, 6학년)을 대상으로 ADHD 성향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에서 스트레스의 조절효과를 살펴보았다. 즉, 스트레스에 따라 초등학생의 ADHD 성향이 우울에 이르는 정도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 가정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나타난 결과와 시사점을 중심으로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초등학생의 ADHD 성향은 우울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DHD가 우울에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들(신민영 외, 2005; Biederman et al., 2005; Drabick et al., 2006; Ostrander et al., 2006; Ostrander & Herman, 2006)과 아동의 ADHD 성향이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한 선행연구들(이동훈, 2009; 최진오, 2011)을 지지한다. ADHD로 진단받을 수준은 아니어도 ADHD 성향이 높을수록 우울을 보일 가능성이 높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ADHD 성향을 보이는 아동에 대한 보다 세밀한 주의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ADHD 성향을 가진 아동은 자신들의 행동으로 인해 여러 상황에서 다양한 문제를 접하고 있다. 학업이나 사회적 관계에서 경험하는 지속적인 실패와 이로 인해 느낄 수 있는 만성적 좌절감, 교사나 또래로부터 받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피드백, 또래로부터의 심한 따돌림 등이 우울로 이어질 수 있다(신민영 외, 2005; Blackman et al., 2005; Herman et al., 2007). 또한 비일관적이고 강압적인 부모의 양육 행동이나 불행한 가정환경, 인생의 부정적인 사건이 우울로 이어질 수 있다(Drabick et al., 2006; Ostrander et al., 2006; Ostrander & Herman, 2006). 그러나 ADHD와 우울이 함께 나타나는 이유가 ADHD와 관련된 증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것인지, 아니면 각각 독립적으로 환경적 요인에 의해 나타나는 것인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어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초등학생의 스트레스는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동이 경험하는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가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선행연구 결과(김의철 외, 2010; 남윤주, 이숙, 2008; 이정아, 정연화, 2012; 정연옥, 2010; Nolen-Hoeksema et al., 1992)와 그 맥을 같이 한다. 우울은 스트레스에 대한 보편적인 반응으로(Nolen-Hoeksema et al., 1994), 본 연구 결과를 통해 스트레스의 수준에 따라 우울을 경험하는 정도에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아동이 스트레스 수준이 낮을 때보다는 스트레스 수준이 높을 때 우울을 더 많이 경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사회의 교육적 특성 상 학력 경쟁 분위기가 점점 더 심각해지면서 초등학교 시기의 아동에게까지 이러한 학업적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박성희, 김희화, 2008; 정연옥, 2010). 초등학교 시기의 아동은 또래와의 다양한 관계 형성을 통한 놀이나 사회적 활동이 필요한 시기로 지적, 정의적, 신체적 영역의 조화로운 발달이 중요한 때이다. 그러나 학교나 가정으로부터의 지나친 학업부담으로 인한 놀이 및 여가시간의 부족은 아동의 전인적 발달에 지장을 주어 우울과 같은 정서적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이소현, 도현심, 최미경, 구슬기, 2010). 또한 현재 심각해지고 있는 집단 따돌림이나 학교폭력과 같은 학교 환경은 우울을 넘어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게 만들어 버릴 만큼 심각한 정신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이정숙, 권영란, 김수진, 2007). 따라서 초등학교 시기 아동의 우울을 예방하거나 우울을 감소하기 위해 스트레스 대처 교육 및 상담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셋째, ADHD 성향과 우울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의 조절효과가 나타났다. 즉 ADHD 성향과 스트레스가 상호작용하여 우울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ADHD 성향이 우울 수준을 높이는 데 스트레스가 이러한 부정적 영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 이는 ADHD 성향이 높을수록 우울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 관계는 스트레스로 인해 변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ADHD 성향이 높을수록 우울이 높아지며, 스트레스가 높은 아동일수록 더 강화되는 것으로, 아동이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ADHD 성향과 상호작용하여 우울이 더 높아짐을 알 수 있다. 즉, 스트레스에 대한 적절한 대처는 높은 수준의 ADHD 성향을 보인다 할지라도 우울을 낮추게 할 수 있는 자원이 될 수 있다. 이는 ADHD 성향을 보이는 초등학생들이 우울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 사전에 스트레스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줄 수 있는 예방적 개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효과적인 문제해결 방법을 가르쳐주거나 타인과의 의사소통 기술을 익히도록 도와줌으로써 스트레스 대처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들이 어떤 종류의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는지 파악하여 그에 따른 차별화된 예방 및 개입을 시행한다면 보다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한편, 동일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었다고 해서 모두가 정서적으로나 행동적으로 부적응적 상태를 보이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인에 따라서는 강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도 심리적으로 적응상태를 유지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때 개인이 지니고 있는 가족이나 교사, 또래로부터의 지지가 스트레스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김수빈, 이숙, 2009). 특히 아동은 성인과 다르게 스트레스를 스스로 통제하거나 극복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스트레스 상황에서 성인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사회적 지지가 그 누구보다도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즉,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에 많이 노출되어 있는 아동이라 할지라도 자신이 속한 환경 내의 타인들로부터 지지를 받게 되면 스트레스에 대처하고 극복할 가능성이 높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ADHD 아동의 경우 일반아동에 비해 타인과의 상호작용에 큰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어 이들로부터의 사회적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적은 편이다. ADHD 아동의 부모는 이들이 보이는 부주의함이나 과잉행동,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아동과의 상호작용이 더욱 악화되기 쉽고(박현진, 허자영, 김영화, 송현주, 2011), ADHD 성향을 보이는 아동의 또래관계 문제는 특히 심각하다(Hoza, 2007). 이들의 충동적인 성향은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게 하고, 다른 아이들의 놀이에 끼어들어 방해하고, 친구들의 물건을 부수는 등 다소 공격적인 행동을 보임으로서 또래와의 소통에 큰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Hinshaw, 2002). 이들이 부모나 또래, 교사와의 관계 속에서 지지를 받기 어려울 수 있고, 실제 이들을 지지해주는 것 역시 쉽지 않을 수 있다. ADHD 아동 스스로가 타인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가 아닌 지지를 받는다고 지각하는 것은 자신의 심리적인 적응을 증진시켜주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ADHD 성향을 보이는 아동에게 필요한 사회적 지지를 확인하고 이를 제공해줌으로써 이들의 스트레스를 완충시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지지를 제공하기 위해 부모나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 및 상담이 병행되는 것도 필요하지만, 자기 자신의 필요나 요구를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 스스로 자신에게 필요한 지지를 구하게 하는 것도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스트레스가 ADHD 성향과 우울의 관계에서 보호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본 연구결과는 ADHD 성향이 우울로 가는 부정적인 영향을 감소시킬 수 있는 보호적 기능이 스트레스 조절에 달려있음을 밝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 현재 우리 사회의 아동들은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어 있으나 이러한 스트레스 자극 원으로부터 아동을 분리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스트레스적인 환경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면 스트레스로부터 받을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아동의 스트레스 대처능력을 키우거나 스트레스를 완화시킬 수 있는 사회적 지지를 받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ADHD 성향과 스트레스의 조절효과 크기가 그리 크지 않게 나타난 본 연구 결과로 미루어볼 때, ADHD 성향이나 스트레스 각각이 우울을 야기하는 주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ADHD 성향을 보이는 초등학생의 우울을 감소시키기 위해 아동이 ADHD 성향을 보이는지 살펴보거나, 어떤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함은 물론, ADHD 성향을 보이는 아동이 지각하는 스트레스에 완충효과를 가지는 사회적 지지에도 주의를 기울여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워줄 필요가 있다.
실제 학교장면에서 ADHD로 진단될 수준은 아니지만 높은 수준의 과잉행동, 충동성, 주의력결핍, 공격성 등을 보이는 학생의 수가 증가하고 있어 교사와 학부모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이동훈, 2009; 최진오, 2011). 또한 우리나라 6〜17세 아동 및 청소년 중 약 7.5%가 우울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된 바 있다(서울특별시, 학교보건진흥원,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서울시소아청소년정신보건센터, 2005). 이러한 ADHD 성향과 우울을 동시에 보이는 아동이나 청소년의 경우 훨씬 더 심각한 증상을 보이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Biederman et al., 2008; Blackman et al., 2005; Chronis-Tuscano et al., 2010; Daviss, 2008; James et al., 2004; McQuade et al., 2011) 이들을 위한 개입 및 프로그램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구성을 뒷받침할 수 있을만한 경험적이고 실증적인 연구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본 연구가 이들을 위한 실제적인 상담 및 개입 방안 마련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되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에서는 ADHD 성향, 우울에 대한 정확한 임상적 진단절차 없이 자기보고식 자료에 근거하여 측정하였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ADHD 성향과 같은 외현화 문제의 경우 자기보고의 정확성이 낮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고, 아동이 실제 수행과는 다르게 자신을 평가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자기보고식 자료 외에 부모보고, 교사보고, 관찰정보 등 여러 다양한 평정자의 결과를 포함하여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우울은 학령전기 아동으로부터 시작해서 청소년기로 성장할수록 점점 더 증가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Dumas & Nilsen, 2003). 한 종단연구에 의하면 ADHD를 가지는 개인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많은 우울 증상을 경험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Biederman et al., 2008).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ADHD 성향과 우울을 횡단적으로 측정하였기 때문에 공존의 관점에서 ADHD와 우울 간 관련성을 살펴보지 못한 한계가 있다. 따라서 향후 종단연구를 통해 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우울 척도의 경우, 문항묶음(item parceling)을 통해 재구성한 요인들의 신뢰도가 .62~.66으로 조금 낮게 나타났다. 후속연구에서 좀 더 신뢰로운 측정도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ADHD 아동은 주의력결핍 우세형, 과잉행동-충동 우세형, 혼합형의 세 가지 하위유형으로 구분되는데(APA, 2000), 본 연구에서는 ADHD 아동의 하위유형이나 성별에 따른 효과의 크기를 비교하지 않았다. ADHD 하위유형 중 주의력결핍이 우울과 높은 관련성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고(신민영 외, 2005; 이동훈, 2009; Power, Costigan, Eiraldi, & Left, 2004), 성인 ADHD 중 여성에게서 더 많은 우울이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어(Biederman et al., 2008) 향후 ADHD 하위유형이나 성별에 따라 우울에 미치는 영향에 차이가 있는지, ADHD의 하위유형에 따라 스트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아 유형이나 성별에 따른 차별화된 개입 전략을 마련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스트레스 및 우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인지적 조절대처, 자아존중감, 상위인지, 완벽성향, 사회적지지, 삶의 의미 등의 다른 변인들은 고려하지 않았다. 비록 본 연구에서는 설정하지 않았지만 이러한 다양한 변인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스트레스와 우울 간 관계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스트레스와 우울 간 추가적인 변인을 설정함으로써 ADHD와 우울 간 관계에서 스트레스의 조절 효과를 보다 심층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