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전체 메뉴
PDF
맨 위로
OA 학술지
방임이 초등저학년 아동의 우울 및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 The Effects of Neglect on Early Elementary School-aged Children’s Behavior Problems
  • 비영리 CC BY-NC
ABSTRACT

본 연구는 방임이 초등저학년 아동의 우울 및 공격성 행동문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특히 그러한 영향이 아동의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이에는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의 초등학교 1학년 패널의 3차년도 조사에 참여한 아동-보호자 1,945쌍체자료가 활용되었다. 분석결과, 전체적으로 방임정도가 높을수록 아동의 우울과 공격성의 문제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영향은 아동발달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는 여러 요인들을 통제한 상태에서도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나 방임이 아동의 우울 및 공격성 문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방임의 영향은 아동의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였는데, 방임정도가 높을수록 여아의 우울과 공격성 문제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남아의 우울과 공격성 문제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방임이 초등저학년 아동의 우울 및 공격성 문제에 미치는 영향이 아동의 성별이라는 개인적 요인에 의해 조절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본 연구의 결과는 방임의 경험과 이에 따른 아동의 행동문제를 이해하고 개입함에 있어 남아와 여아에게 차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This study examined the effects of neglect on children's depressive and aggressive behavior problems in the early years of elementary school and whether those effects differed by child's gender. This study used the data from the Korean Children and Youth Panel Survey where a total of 1,945 3rd graders in elementary school and their primary caregivers participated. Findings from multiple regression analysis revealed that neglect increased children's depressive and aggressive behavior problems even when other relevant variables were controlled in the analysis. Interestingly, those effects differed by child's gender. Neglect was significantly associated with increased depressive and aggressive behavior problems for girls, but not for boys. Findings from this study highlight that the effects of neglect on children's behavior problems may be moderated by child's gender, and suggest that gender-specific approaches are needed to prevent or reduce the occurrence and the negative consequences of neglect.

KEYWORD
아동학대 , 방임 , 초등저학년 , 우울 , 공격성
  • Ⅰ. 서론

    방임에 대한 방임(Wolock & Horowitz, 1984)이라는 표현으로 아동방임에 대한 사회의 방임을 인정해 온 지 이미 30년이 지나고 있지만, 방임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방임은 전체 학대사례 중 35%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학대유형 중 가장 보편적인 형태이며(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2012), 만성적이며 비가시적인 특성으로 인해 그 부정적 영향이 잘 드러나지 않아 계속해서 누적됨으로써 아동의 일상적 기능뿐만 아니라 심각한 발달상의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방임의 영향은 아동의 발달적 욕구와 관련이 있는데, 특히 인지발달 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술습득을 위해 부모의 관심과 지도감독이 각별히 요구되는 초등저학년 아동(학령초기; 만 7-9세)이 방임에 노출되었을 때, 만성적 우울감과 사회적 위축, 대인관계에 있어서 공격성을 보이는 등 행동발달측면에서 뚜렷한 문제양상을 드러내며, 그 피해정도가 신체학대를 받은 아동보다 심각할 수 있다(Crouch & Milner, 1993; Hildyard & Wolfe, 2002). 하지만 방임과 아동의 행동발달에 관한 기존의 연구들은 주로 초등고학년(학령후기; 만 10-12세) 및 청소년기에 집중되어 있고(김광혁, 2009; 나은숙⋅정익중, 2007; 박나래⋅정익중, 2012; 이봉주⋅조미라, 2011), 자기보고식 조사가 쉽지 않은 초등저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매우 부족하다. 방임의 정의와 그 부정적 영향은 방임이 발생한 발달적 시기에 따라 다르며(정익중, 2011; Del Giudice, 2009), 초등저학년 시기의 행동문제가 이후 초등고학년 및 청소년기 행동문제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Hildyard & Wolfe, 2002), 초등저학년 아동에 초점을 맞추어 방임의 경험과 그 영향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방임이 모든 아동의 행동발달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관련 이론 및 경험적 연구들은 아동의 성별에 따라 방임의 경험과 이에 대한 적응정도가 다를 가능성이 있음을 제시한다(장은비 외, 2014; Del Giudice, 2008; Granot & Mayseless, 2001; Leadbeater, Kuperminc, Blatt, & Hertzog, 1999; Wolfe & McGee, 1994). 아동의 행동발달 분야에서 성별과 같은 개인적 요인은 중요하게 다루어져 왔는데, 이는 아동의 성별에 따라 학대나 폭력 등의 위험요인에 반응하는 행동문제의 유형이 달리 나타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남아의 경우 공격성과 같은 보다 외현화된 행동문제를 드러내는 반면, 여아의 경우 우울 및 불안과 같은 보다 내재화된 행동문제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Grant et al., 2006; McMahon et al., 2003). 행동유형에서의 성차는 아동이 경험한 위험요인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방임의 경우 학대나 폭력 등의 위험요인들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방임이 남아와 여아의 행동문제에 어떻게 기능할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방임의 영향을 성차에 집중하여 분석한 국내외 연구는 아직까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방임과 아동발달간의 관계를 분석함에 있어 기존연구들은 주로 성별을 통제변수의 하나로 고려하였을 뿐(김광혁, 2009; 이봉주⋅조미라, 2011; 박나래⋅정익중, 2012; Nadeau et al., 2013) 이러한 성별의 조절효과를 세밀하게 분석하지 않았다. 학령초기에 발생한 방임의 경험이 아동의 성별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기능하는지 연구하는 것은 방임과 관련된 이론의 확장뿐만 아니라 보다 적절한 실천적 개입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의 초등학교 1학년 패널의 3차년도 자료를 활용하여, 방임이 아동의 우울 및 공격성 행동문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러한 영향이 아동의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하였다.

    Ⅱ. 이론적 배경

       1. 방임과 아동의 행동발달간의 관계

    방임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부족했던 만큼, 방임과 아동의 행동발달간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의 개발 및 확장도 미흡한 실정이다. 방임과 행동발달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적용 가능한 가장 대표적 이론으로는 애착이론과 발달이론을 들 수 있다. 애착이론(Bowlby, 1988)에 따르면, 발달초기 아동은 자신을 둘러싼 주변 환경에서 안전하게 생존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자신의 요구에 민감하고 지속적으로 반응해주는 성인(주로, 부모)을 선택하여 그와 강한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고 그에게 근접해 있으려는 애착행동을 보이게 된다. 발달초기 부모와의 관계를 통해 형성된 애착행동은 아동에게 생존의 수단임과 동시에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의미하는 내적작동기제(Internal working models)로 내재화되어, 아동 및 청소년기를 넘어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에 걸쳐 성격 및 사회성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모든 아동이 동일한 애착행동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애착의 유형에는 상당한 개인차가 있을 수 있는데, 부모가 어떤 양육태도를 보이는지에 따라 아동은 상이한 유형의 행동반응을 보이게 된다(Ainsworth, Blehar, Waters, & Wall, 1978). 이를 테면, 부모가 아동의 요구에 거부적이고 무관심한 경우, 아동은 회피적 애착행동을 보이게 되는데 이러한 행동유형을 보이는 아동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공격성을 보이거나 지나치게 자기의존적인 행동성향을 보이게 된다. 부모가 아동의 요구에 일관되지 않게 반응하는 경우, 아동은 양가/저항적 애착행동을 보이게 되고, 이후 우울, 과도한 정서표현, 혹은 의존과 공격성을 함께 나타내는 등의 행동문제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애착을 유형화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Waters & Beauchaine, 2003), 중요한 것은 불안정한 애착행동유형이 유년기 부모와의 관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관계에 대한 부정적 기대와 미숙한 대처전략이 내적작동기제로 내재화되어 이후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경험하거나 우울 및 공격성 등의 행동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부모가 자녀에 대한 보호와 양육을 소홀히하는 방임적인 양육태도를 보일 때, 아동은 불안정한 행동유형을 내재화하여, 이후 부모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에서 더 공격적으로 행동하거나 높은 수준의 우울증상을 드러내는 등 행동발달상 부적응문제를 경험할 수 있다.

    발달이론(Cicchetti & Toth, 1995)에 따르면, 부모의 양육방식과 그에 대응하는 아동의 행동전략은 아동의 성장발달에 따라 변화하게 된다. 영유아기에는 생존을 위해 전적으로 부모의 보호에 의존하는 것이라면, 초등저학년 시기에는 발달특성상 또래, 학교, 그리고 다른 성인들로 급격히 확장된 사회적 영역에서 유능감(social competency)을 갖추기 위해 부모의 보호에 의존하게 된다(Del Giudice, 2009). 따라서 학령초기 부모의 양육태도는 단순히 생존을 위한 물리적 보호를 넘어서 자녀와의 대화, 관심, 적절한 지도감독 등이 중요하게 반영되며, 부모의 이러한 양육태도가 아동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는 방임의 정의와 그것이 행동발달에 미치는 영향 또한 발달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를 테면, 학령초기에 부모의 무관심과 지도감독 소홀이라는 방임적 양육방식에 노출되었을 때, 아동은 그 시기에 마땅히 완수해야할 인지발달 및 사회적 기술습득에서 위기를 겪게 되고, 이는 부모와의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또래관계나 학교생활에서도 어려움을 경험하거나 행동상의 부적응문제로 이어지게 된다.

    선행연구들에서도 대체로 방임의 경험은 아동의 행동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김광혁, 2009; 나은숙⋅정익중, 2007; 박나래⋅정익중, 2012; 이봉주⋅조미라, 2011; Kaufman & Cicchetti, 1989; Nadeau et al., 2013). 하지만, 방임이 우울과 같은 내재화 행동문제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일관되게 나타나는 반면, 공격성 등 외현화 행동문제에 미치는 영향은 연구에 따라 달리 보고되고 있다.

    초등고학년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일부 국내연구들은 방임이 내재화와 외현화 행동발달 모두에 대해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한다(김광혁, 2009; 박나래⋅정익중, 2012). 예를 들어, 김광혁(2009)의 연구에서는 방임이 초등고학년 아동의 우울과 공격성 행동문제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부정적 영향이 신체적 학대에 준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연구들에서는 방임이 공격성과 같은 외현화 행동문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고한다(이봉주⋅조미라, 2011; Kaufman & Cicchetti, 1989). 방임과 그 맥락을 같이하는 방과후 방치에 집중하여 초등고학년 아동(만 10-12세)의 행동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이봉주⋅조미라(2011)의 연구에서는, 방과후 방치의 정도가 클수록 내재화 행동문제는 유의하게 증가한 반면 외현화 행동문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Kaufman & Cicchetti (1989)의 연구에서도 방임의 경험은 아동(5-11세)의 내재화문제는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외현화 행동문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들은 방임의 개념을 물리적 방임의 개념으로 제한한다거나이봉주⋅조미라(2011) 혹은 정서적 학대와 함께 단일 유형으로 분류해 분석하였기에(Kaufman & Cicchetti, 1989), 그 결과가 온전히 방임에 의한 것이라 단정하기는 어렵다. 한편, 방임이 외현화 행동문제에 미치는 영향이 가정에서보다는 학교에서 더욱 뚜렷할 수 있다고 보고한 연구도 있다. Nadeau et al.(2013)는 학령기아동(만6-12세)을 대상으로 학대 및 방임의 영향을 분석하였는데, 방임에 노출된 아동일수록 행동 측면에서 더 높은 문제성향을 드러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점은 이러한 방임의 영향력은 부모의 관점보다 교사의 관점에서 뚜렷하였는데, 방임아동의 경우 학대아동만큼이나 또래 및 교사와의 상호작용에서 공격적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방임으로 인한 외현화 행동문제가 가정에서보다는 학교에서 더 잘 드러날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

    위의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최근 방임에 관한 연구가 증가추세에 있기는 하나, 대다수의 연구가 초등고학년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방임의 영향을 분석하였을 뿐, 발달특성에서 차이를 보이는 초등저학년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한 연구는 매우 부족하다. 뿐만 아니라, 방임과 외현화 행동문제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결과가 일관되지 않게 나타나고 있어 기존의 연구결과만으로는 초등저학년 아동의 방임의 경험과 그에 대응하는 행동반응을 이해하는데 분명한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학령초기에 해당하는 초등저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가 부족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자기보고식 조사의 어려움 때문인데, 초등저학년 아동들이 부모의 양육행동을 정확히 인지하고 보고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표하면서 최근까지 초등저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간과되어 온 측면이 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연구들은 아동이 부모의 양육태도를 어떻게 지각하느냐가 실제 부모의 양육태도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김혜금, 2014). 왜냐하면, 부모의 방임을 아동이 어떻게 지각하고 해석하는가에 따라 이에 대한 행동반응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임이 아동의 행동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동안 학계의 무관심속에 방치되었던 초등저학년 아동에 보다 집중하여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방임정도가 이들의 행동문제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2. 방임과 아동의 행동발달간의 관계에서의 성별 차이

    아동의 행동발달 관련 연구에서 성별에 따른 차이는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져 왔다. 이는 동일한 위험요인에 노출되었다 하더라도 이에 반응하여 나타나는 행동문제의 유형이 아동의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많은 선행연구들에서 아동기 가장 큰 위험요인들로 고려되는 학대나 폭력 등에 노출되었을 때 여아는 우울이나 불안 등 보다 내재화된 행동반응을 보이는 반면 남아는 공격성 등 외현화된 행동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Grant et al., 2006; McMahon et al., 2003; Yoo & Huang, 2012).

    Del Giudice(2009)는 애착이론과 발달이론에 근거해 이러한 아동의 행동발달에서의 성별 차이를 설명하고자 시도하였다. 그는 부모의 양육태도로 인해 나타나는 아동의 행동문제에는 개인차가 있는데, 발달특성상 학령초기에는 아동의 성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일 수 있다고 보았다. 즉, 부모가 아동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때, 초등저학년 남아는 대체로 회피적 애착행동유형을 보이는 반면, 여아는 양가/저항적 애착행동유형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Del Giudice, 2008; Granot & Mayseless, 2001). 이는 부모의 방임이 아동의 행동문제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도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초등저학년 시기에 방임으로 인해 적절한 관심과 지도감독을 받지 못했을 때, 남아는 회피적 애착행동을 내재화하여 이후 타인과의 관계에서 공격적이거나 지나치게 자기의존적인 성향을 보이는 등 외현화된 행동문제를 보일 수 있는 반면, 여아는 양가/저항적 애착행동을 내재화하여 우울 및 불안과 같은 보다 내재화된 행동문제를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방임이 아동의 성별에 따라 행동발달에 달리 기능할 수 있다는 이론적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에 대한 경험적 연구는 거의 없다. 지금까지 방임의 영향에 있어서 성차에 집중한 연구로는 Wolfe & McGee(1994)의 연구가 거의 유일하다. 이 연구에서는 유년기(6세 미만)와 학령기(만 7-9세)에 경험한 다양한 유형의 학대경험이 청소년의 부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성별에 따라 달리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이 연구에 참여한 여아의 경우 학령기(7-12세)에 가장 많이 방임을 경험하였고, 학령기 방임경험이 청소년기 적응상의 어려움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아의 경우 학령기 보다는 유년기(0-6세)에 경험했던 방임이 청소년기 행동발달상의 부적응문제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결과는 방임이 아동에 미치는 영향이 방임을 경험한 발달시기와 성별의 상호작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그 외 참고할 수 있는 연구들로는 주로 전반적인 부모-자녀 관계가 청소년기 부적응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성별로 달리 분석한 경우가 대부분이다(장은비 외, 2014; Leadbeater et al., 1999). 이들 연구들은 대체로 부모-자녀 관계가 청소년기 남아와 여아의 행동문제에 미치는 영향에 차이가 있으며, 특히 부모애착이 강한 여아의 행동문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한다. 예를 들어, 장은비 외(2014)의 연구는 부모애착과 지도감독 수준이 낮을수록 청소년기 여학생의 비행은 증가한 반면 남학생의 비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남아의 경우 보다 외현화된 행동성향을 보인다는 기존의 인식과는 차이가 있다.

    요약컨대, 선행연구들은 방임의 경험과 이에 대한 반응에 있어 성별에 따른 차이가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경험적 연구는 아직까지 매우 미흡하다. 소수의 기존 연구결과들도 대부분 청소년을 대상으로 전반적인 부모-자녀 관계의 영향을 분석한 것이어서, 초등저학년 남아와 여아의 방임경험과 그에 대응하는 행동반응상의 차이를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방임이 아동의 행동문제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방임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문제행동을 보다 조기에 예방 및 개입하는데 필요한 실천적 함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발달특성에서 청소년기와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초등저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방임이 행동문제에 미치는 영향이 성별에 따라 달라지는지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3. 아동의 행동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들

    방임에 노출된 아동들은 대부분의 경우 다른 위험요인들에도 동시에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위험요인들은 아동의 개인적 요인(건강, 종교) 이외에도, 학교요인(또래 및 교사와의 관계), 가족요인(부모의 인구학적 특성, 부모의 삶의 만족도 및 정신건강), 경제/지역요인(빈곤, 근로여부, 거주지역 특성)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들 모두 방임과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동의 행동발달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Brooks-Gunn & Duncan, 1997; Hildyard & Wolfe, 2002). 아동의 우울 및 공격성 행동문제가 방임에 의한 것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빈곤이나 가족특성 등 다른 요인들이 일정부분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이러한 위험요인들을 분석에서 통제하지 않고서는 방임만의 독립적 영향을 구분해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방임과 아동의 행동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여러 요인들을 분석에 포함하였다.

    먼저 아동의 건강이나 종교 등 개인적 특성요인들이 이후의 아동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예를 들어, 저체중아의 경우 그렇지 않은 아동에 비해 양육상의 어려움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향후 부적응적 행동문제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Belsky, 1980; Yoo & Huang, 2013). 또한 종교가 있는 아동이 우울이나 공격성 등 부적응적 행동문제를 더 적게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Donahue & Benson, 2010; Huang & Lee, 2008).

    아동의 행동발달에 관한 연구에서 가족요인에 대한 분석은 주로 부모의 특성에 집중되어 왔다. 부모의 나이나 교육수준 등 인구학적 특성 외에도, 부모의 삶의 만족도와 정신건강이 자녀양육과 아동의 행동발달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Belsky, 1980; Downey & Coyne, 1990). 부모의 삶의 만족도가 높을수록 그리고 정신건강이 양호할수록 자녀양육의 질도 높아지고 아동의 행동문제는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된다(Cummings & Davis, 1994; Huang & Lee, 2008; Yoo & Huang, 2012, 2013). 본 연구에서는 2차 자료의 한계로 인해 부모의 정신건강을 측정할 수 있는 직접적 변수가 없는 관계로, 이를 대리하여 부모의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고려하였다. 그 외 가족요인으로 형제자매수도 아동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형제자매수가 많을수록 부모가 자녀에게 투자할 수 있는 자원은 부족해지기 때문에 아동의 행동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된다(Brown, Cohen, Johnson, & Salzinger, 1998; Huang & Lee, 2008).

    학령초기에는 가족 이외에 학교요인 중 또래 및 교사와의 관계가 아동의 행동발달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Hildyard & Wolfe, 2002; Leadbeater et al., 1999). 또래 및 교사와의 관계가 만족스럽지 못할 때 아동의 부적응적 행동이 증가하는데, 특히 방임에 노출된 아동일수록 또래 및 교사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Cicchetti & Toth, 1995).

    빈곤, 근로여부, 거주지역을 포함하는 경제/지역 특성요인들 또한 아동의 행동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빈곤이나 취업요인들은 아동의 행동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부모의 경제적⋅정신적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자녀양육의 질을 저하시킴으로써 간접적으로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Bradley & Corwyn, 2002; Brooks-Gunn & Duncan, 1997; Brown et al., 1998). 또한 거주지역이 안전하다고 인식될수록 아동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Brooks-Gunn & Duncan, 1997). 본 연구에서는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아동의 행동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개인, 가족, 학교, 경제/지역 차원에서의 여러 요인들을 통제한 상태에서 방임이 아동의 행동문제에 미치는 독립적인 영향을 살펴본다.

    Ⅲ. 연구방법

       1. 대상

    본 연구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실시한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Korean Child and Youth Panel Survey)’의 초등학교 1학년 패널의 3차년도 자료를 이용하였다.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는 2010년 기준으로 초1, 초4, 중1학년생(각 코호트 약 2,342명)을 대표하는 아동청소년표본을 다단계층화표집 방법에 의해 선정하고, 선정된 아동과 그 보호자를 대상으로 7년에 걸쳐 개인의 성장 및 발달, 환경 등에 관하여 반복⋅추적 조사하는 종단면조사이다. 본 연구는 초1 패널의 3차년도 조사(현재 초3학년)에 참여한 아동-보호자 쌍체자료를 대상으로 한다. 초1 패널의 3차년도 조사에는 2,200명의 아동과 2,166명의 보호자가 참여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아동과 보호자 쌍 중 어느 한쪽의 응답이 누락된 경우(172명)와 주요변수에 대한 완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경우(79명)를 제외한, 아동-보호자 1,945쌍을 최종 연구대상으로 분석하였다. 최종 연구대상의 일반적 특성을 살펴보면, 약 51%(1,008명)가 남아, 49%(937명)가 여아이다. 어머니의 평균연령은 약 38세, 아버지의 평균 연령은 41세이다. 어머니의 교육수준은 고졸 44%, 전문대졸 24%, 대졸이상 32%순으로 나타났고, 아버지의 교육수준은 고졸 38%, 전문대졸 19%, 대졸이상 43%순으로 나타났다. 어머니의 57%가 일을 하고 있으며, 약 6%가 빈곤선 이하의 가구소득을 보고하였으며, 대다수가 친부모가구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측정

    1) 종속변수

    본 연구의 종속변수는 보호자가 보고한 아동의 우울과 공격성 행동문제이다. 우울척도는 김광일⋅김재환⋅원호택(1984)이 번안한 한국판 간이정신진단검사 중 우울척도 13문항에서 3문항을 제외한 나머지 문항을 수정하여 사용하였다. 우울문항은 총 10문항이며, 대표적인 문항 예로는 ‘비활동적이고 행동이 느려서 기운이 별로 없다,’ ‘걱정이 많다,’ ‘외로워 한다’ 등이 있다(alpha=.89). 공격성 척도는 조붕환과 임경희(2003)가 개발한 아동의 정서⋅행동문제 자기보고형 척도 중 공격성 문항을 수정하여 사용하였다. 공격성 문항은 총 6문항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못하게 하면 따지거나 덤빈다,’ ‘별 것 아닌 일로 싸우곤 한다,’ ‘하루 종일 화를 낼 때가 있다,’등의 문항으로 구성된다(alpha=.82). 각 문항의 응답범주는 ‘매우 그렇다(1점)’에서 ‘전혀 그렇지 않다(4점)’의 Likert식 4점 척도로 이루어져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이를 역코딩 처리하였으므로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과 공격성 행동문제의 정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2) 독립변수

    본 연구의 독립변수는 아동이 주관적으로 지각한 부모의 방임이다. 방임척도는 허묘연(2000)김세원(2003)이 구성한 아동학대 척도 중 일부를 참고로 하여 구성한 문항들을 통해 측정하였다. 방임은 총 4문항으로 ‘부모님은 나를 다른 일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내가 학교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관심을 갖고 물어 보신다,’ ‘내 몸이나 옷 이불 등이 항상 깨끗하도록 신경써 주신다,’ ‘내가 많이 아플 때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하신다’로 구성된다(alpha=.63). 각 문항의 응답범주는 ‘매우 그렇다(1점)’에서 ‘전혀 그렇지 않다(4점)’의 4점 척도로 측정되었고, 점수가 높을수록 방임의 정도가 높은 것을 나타낸다.

    3) 통제변수

    본 연구에서는 방임이 아동의 행동발달에 미치는 독립적 영향을 구분해 내기 위해, 방임과 아동의 행동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는 다른 위험요인들을 분석에서 통제하였다. 이들 통제변수들은 크게 아동의 개인특성, 학교생활 특성, 부모 및 가족특성, 그리고 경제/지역특성 등으로 구분된다. 아동의 개인적 특성변수로는 종교(유=1, 무=0)와 건강상태(4점척도, 점수범주 1-4)를 포함하였다. 건강상태는 부모가 인식한 아동의 건강상태를 의미하며 점수가 높을수록 건강이 좋지 않음을 의미한다. 학교생활특성으로 또래관계와 교사관계를 고려하였다. 또래관계는 ‘우리 반 아이들과 잘 어울린다,’ ‘친구와 다투었을 때 바로 사과한다,’ 등의 5문항으로 구성된다(4점척도, 점수범주 5-19, alpha=.56). 교사관계는 ‘선생님을 만나면 반갑게 인사한다,’ ‘선생님과 이야기하는 것이 편하다,’등의 5문항을 포함한다(4점척도, 점수범주 4-20, alpha=.78). 점수가 높을수록 또래관계와 교사관계가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모 및 가족관계 특성으로는 부/모의 나이와 교육수준, 형제자매수, 주보호자의 건강상태(4점척도, 점수범주 1-4)와 삶의 만족도(4점척도, 점수범주 1-4)를 포함하였다. 부/모의 나이는 연속변수이고, 교육수준은 고졸, 전문대졸, 대졸이상으로 범주화하였다. 보호자가 인식하는 건강상태는 4점척도 문항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건강이 좋지 않음을 의미한다. 보호자의 삶의 만족도는 4점척도 문항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삶의 만족도는 낮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경제/지역특성으로 부모의 근로여부, 빈곤여부, 거주지역에 대한 인식을 분석에 포함시켰다. 부모의 근로여부는 일을 하고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범주화하였다(근로=1, 비근로=0). 빈곤여부는 가족 수를 고려한 총가구소득을 최저생계비로 나누어 그 값이 1 이하인 가구를 빈곤가구로 정의하였다(빈곤=1, 비빈곤=0). 거주지역에 대한 인식은 총 6문항(4점척도, 점수범주 6-21, alpha=.67)을 포함하며, 점수가 높을수록 거주지역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임을 의미한다.

    Ⅳ. 연구결과

       1.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표 1>은 각 변수에 대한 기술통계치로 아동의 우울 및 공격성 정도,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방임수준, 기타 통제변수들의 가능한 점수범위와 평균(표준편차) 또는 빈도(백분율)를 남아와 여아 집단별로 제시하고, 두 집단 간 차이를 F-test 또는 χ2 -test를 이용하여 비교한 결과이다.

    [<표 1>] 변수의 정의 및 기술통계

    label

    변수의 정의 및 기술통계

    먼저 독립변수인 아동이 지각하는 부모의 방임수준은 전체적으로 높지 않게 나타났으나, 성별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방임정도는 총 4문항의 총점평균이 남아가 5.96, 여아가 5.79로 나타나(F=4.4, p<.05), 남아가 여아보다 부모의 방임을 더 높게 지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종속변수인 우울과 공격성 정도는 아동의 성별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 우울정도는 총 10문항의 총점평균이 남아가 14.48, 여아가 14.62로, 공격성은 총 6문항의 총점평균이 남아가 10.87, 여아가 11.01로 나타나 남아와 여아 모두 낮은 수준의 우울 및 공격성 행동을 보였다.

    아동의 개인적 특성변수를 살펴보면, 종교 및 건강상태 두 변수 모두에 대해 성별에 따른 차이는 거의 없었다. 남아(44%)와 여아(47%) 모두 비슷한 비율로 종교를 가지고 있고, 건강상태 평균도 남아가 1.72, 여아가 1.75로 두 집단 모두 중간이상의 양호한 상태를 보고하였다. 학교특성요인인 또래관계와 교사관계는 아동의 성별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또래관계는 총 5문항의 총점평균이 남아가 평균 9.69, 여아가 평균 8.77점으로 나타났고(F=91.05p<.001), 교사관계는 총 5문항의 총점평균이 남아가 8.48, 여아가 7.28점으로 나타나(F=109.10 p<.001), 전반적으로 여아가 남아보다 또래 및 교사관계가 더 좋은 것으로 지각함을 알 수 있다.

    부모 및 가구특성변수를 살펴보면, 형제자매수에서만 아동의 성별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고 나머지 변수들에서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형제자매수는 남아가 평균 2.13명, 여아가 평균 2.21명으로(F=6.48, p<.05) 여아가 남아에 비해 형제자매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평균나이는 대체로 남아집단의 부/모 평균나이가 다소 높게 나타났지만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부/모의 교육수준을 보면, 남아와 여아집단 모두에 대해 어머니의 교육수준은 고졸이 가장 많고 이어서 대졸이상, 전문대졸 순으로, 아버지의 교육수준은 대졸이상, 고졸, 전문대졸 순으로 빈도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부모의 교육수준에서 아동의 성별에 따른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보호자의 건강상태는 남아가 평균 1.90 여아가 평균 1.92점으로, 삶의 만족도는 남아가 평균 2.01 여아가 평균 2.02점으로, 두 변수 모두에 대해 아동의 성별에 따른 차이가 거의 없었다.

    경제/지역특성변수를 살펴보면, 거주지역에 대한 인식에서만 아동의 성별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고, 빈곤여부나 어머니의 근로여부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거주지역에 대한 인식은 총 6문항의 총점평균이 남아가 12.08, 여아가 12.48로 나타나, 여아가 남아보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 대해 더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F=14.24, p<.001). 일하는 어머니의 비율은 남아와 여아집단에서 각각 약 57%와 58%로 비슷한 정도의 비율을 나타냈다. 빈곤여부의 경우, 남아집단의 6%, 여아집단의 5%만이 빈곤가구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나 남아와 여아집단 모두에서 빈곤가구의 비율이 낮게 나타났다.

       2. 부모의 방임이 초등저학년 아동의 행동문제에 미치는 영향

    아동이 지각하는 부모의 방임정도가 아동의 행동문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기 위해 먼저 남아와 여아를 구분하지 않고 전체표본을 대상으로 분석하였다(모델 1). 이어서 방임의 영향이 아동의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남아와 여아를 구분하여 집단별로 각각 분석하였다(모델 2와 3). <표 23>은 각각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방임정도가 아동의 우울과 공격성 정도에 미치는 영향을 다중회귀분석한 결과이다. 회귀분석에 투입된 독립변수들의 분산팽창계수(VIF)값을 살펴본 결과 모든 변수들이 4이하의 값을 보여 독립변수들 간의 높은 상관으로 인한 다중공선성의 위험은 적은 것으로 판단된다.

    [<표 2>] 방임이 초등저학년 아동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

    label

    방임이 초등저학년 아동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

    [<표 3>] 방임이 초등저학년 아동의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

    label

    방임이 초등저학년 아동의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

    1) 부모의 방임이 초등저학년 아동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

    <표 2>는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방임정도가 초등저학년 아동의 우울정도에 미치는 영향을 회귀분석한 결과이다. 먼저 전체아동대상 분석결과를 살펴보면(모델1), 부모의 방임이 아동의 우울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β=0.08, p<.001). 이는 아동이 지각하는 부모의 방임수준이 높을수록 아동의 우울정도도 증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방임의 영향력은 아동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다른 주요 변수들을 통제한 상태에서도 유의하였으며, 투입된 변수들은 우울 변량의 13%를 설명해 주었다.

    아동의 성별로 방임이 아동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달리 분석해 본 결과(모델 2와 3), 방임이 남아와 여아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아의 경우, 여러 통제변수들을 고려한 이후에도 부모의 방임정도가 아동의 우울정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으며(β=0.14, p<.001) 여아의 우울변량에 대해 17%의 설명력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모의 방임이 여아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며, 부모의 방임정도가 높을수록 여아의 우울정도가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남아의 경우, 방임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이 정(+)의 방향으로 나타나 우울정도를 증가시키는 양상을 보이기는 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앞서 기술통계분석에서 남아가 여아에 비해 부모의 방임을 더 높게 지각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남아가 지각한 부모의 방임정도가 우울정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제변수들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아동의 건강, 또래관계, 보호자의 삶의 만족도, 거주지역에 대한 인식이 남아와 여아집단 모두의 우울정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하게, 종교여부는 남아의 우울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동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을수록(남아: β=0.17, p<.001, 여아: β=0.22, p<.001), 또래관계가 원만하지 않을수록(남아: β=0.11, p<.01, 여아: β=0.08, p<.01) 아동의 우울정도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보호자의 삶의 만족도가 낮을수록(남아: β=0.12, p<.001, 여아: β=0.10, p<.01) 그리고 거주지역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일수록(남아: β=0.12, p<.001, 여아: β=0.17, p<.001) 아동의 우울정도는 증가하였다. 남아의 경우, 종교가 있는 경우 우울의 정도는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β=0.08, p<.01).

    2) 부모의 방임이 초등저학년 아동의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

    <표 3>은 아동이 지각하는 부모의 방임정도가 초등저학년 아동의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한 결과이다. 전체아동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model 1),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방임정도가 높을수록 이들의 공격성 정도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방임의 영향력은 여러 통제변수들을 분석에서 고려한 상태에서도 유지되어(β=0.06, p<.05), 방임이 우울 등의 내재화문제 뿐만 아니라 공격성과 같은 외현화 문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입된 변수들은 공격성 변량의 8%를 설명하였다.

    아동의 성별로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모델 2와 3), 방임은 여아의 공격성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으나 남아의 공격성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여아의 경우, 여러 통제변수들을 고려한 상태에서도 부모의 방임이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이 유의하였고(β=0.08, p<.05) 투입된 변수들이 10%의 설명력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모의 방임정도가 높을수록 여아의 공격성과 같은 외현화 행동문제도 증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 남아의 경우, 비록 부모의 방임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력의 방향이 정(+)의 방향으로 나타나 공격성 문제를 증가시키는 양상을 보이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통제변수들의 영향을 살펴보면, 건강상태(남아: β=0.07, p<.05, 여아: β=0.08, p<.05), 형제자매수(남아: β=0.12, p<.001, 여아: β=0.08, p<.05), 거주지역에 대한 인식(남아: β=0.10, p<.01, 여아: β=0.16, p<.001)은 남아와 여아집단 모두의 공격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동의 건강이 좋지 않을수록, 형제자매수가 많을수록, 거주지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을수록 여아와 남아의 공격성은 증가하는 경향이 있음을 의미한다. 부모의 삶의 만족도는 여아의 공격성에만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β=0.11, p<.01). 반면, 또래관계(β=0.10, p<.01), 부의 교육수준(β=0.11, p<.01), 모의 취업(β=0.07, p<.05), 빈곤(β=-0.07, p<.05)은 남아의 공격성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또래관계와 여러 경제적 요인들이 여아보다는 남아의 공격성 행동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Ⅴ. 결론

    본 연구는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의 초1 패널 3차년도 자료를 이용하여, 부모의 방임이 초등저학년 아동의 우울 및 공격성 행동문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특히 이러한 방임의 영향이 아동의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주요 분석결과를 요약하면, 전반적으로 부모의 방임은 아동의 내재화와 외현화 행동발달 모두에 대해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러한 방임의 영향력은 아동의 성별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방임정도가 높아질수록 여아의 우울과 공격성의 정도는 증가한 반면 남아의 우울 및 공격성 정도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아동의 행동문제에 미치는 방임의 영향이 성별이라는 아동의 개인적 특성에 의해 조절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학령초기 방임의 경험이 아동의 우울 및 공격성 등 행동상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이러한 방임의 영향이 성별에 따라 달리 나타날 수 있다는 애착이론 및 발달이론과 그 맥을 같이 한다.

    전체아동에 대한 분석결과 부모의 방임적 양육태도가 초등저학년 아동의 내재화와 외현화 행동문제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부모의 방임정도가 높을수록 아동의 우울과 공격성 모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방임의 영향은 아동발달에 주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는 가족, 학교, 경제/지역 특성과 관련된 여러 요인들을 통제한 상태에서도 유의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방임의 영향이 우울과 같은 내재화 행동문제에서 보다 뚜렷하긴 하지만 공격성과 같은 외현화 행동문제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는 기존의 연구결과와 일치한다(김광혁, 2009; 박나래⋅정익중, 2012; Nadeau et al., 2013). 또한 이러한 결과는 부모의 방임적 양육태도에 노출되었을 때, 아동은 관계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갖기 어렵게 되어 부모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고 우울 및 공격성 등의 행동문제를 보이게 된다는 애착이론을 지지한다.

    방임의 영향을 성별로 달리 분석한 결과, 부모의 방임이 초등저학년 아동의 행동문제에 미치는 영향은 아동의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방임정도가 높을수록 여아의 우울과 공격성의 정도는 증가한 반면 남아의 우울 및 공격성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학령초기 방임경험은 내재화와 외현화 행동문제 모두에서 남아보다 여아에게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와 안정적으로 정서적인 유대관계를 형성하지 못했을 때, 여아는 보다 내재화된 행동문제를 보이는 경향이 있어 남아보다 높은 수준의 우울을 경험할 수 있다는 애착이론(Granot & Mayseless, 2001; Del Giudice, 2008) 및 관련 연구결과(Leadbeater et al., 1999)와 일치한다. 그러나 남아의 경우 공격적이거나 지나치게 자기의존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어 여아에 비해 높은 수준의 외현화 행동문제를 보일 수 있다는 애착이론의 예측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Del Giudice, 2008; Granot & Mayseless, 2001). 선행연구들에서도 부모-자녀관계가 아동의 외현화 행동문제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의 성차의 여부는 일관되지 않다. 예를 들어, 장은비 외(2014)의 연구에서는 부모의 애착 및 지도감독 수준이 여아의 외현화 행동문제(비행)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Leadbeater et al.(1999)의 연구에서는 여아와 남아 모두의 외현화 행동문제(공격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이는 방임이 아동의 외현화 행동문제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의 성차의 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려우며, 추후 발달시기를 고려한 다양한 아동들을 대상으로 여러 하위차원의 외현화 행동문제를 고려하여 방임의 영향을 검증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우울뿐만 아니라 공격성 측면에서도 여아가 남아보다 방임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는 본 연구의 결과는 매우 흥미롭다. 이러한 결과는 본 연구의 대상이 초등저학년이라는 발달적 특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발달특성상 초등저학년 남아의 경우 여아에 비해 부모의 관심과 지도감독을 벗어나 자율성(autonomy)과 자기효능감(competency)을 행사할 기회를 더 많이 갖기를 원하기 때문에, 부모의 방임정도가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면 여아보다 부모의 방임을 덜 부정적으로 해석했을 가능성이 있다. 둘째, 초등저학년 시기에는 여아가 남아보다 또래 등 타인과의 관계에서 공격적일 수 있는데 이를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Hildyard & Wolfe, 2002; Leadbeater et al., 1999). 기존연구에 따르면, 여아의 경우 공격성을 언어적으로, 은밀하게, 관계중심적으로 드러내는 반면, 남아의 경우 공공연하게 신체적으로 공격성을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Crick & Bigbee, 1996; Crick & Grotpeter, 1995). 즉, 공공연하게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 또래 등 타인과의 관계에서 언어적이고 은밀한 공격성은 여아가 더 높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초등저학년 남아는 부모관계보다는 또래관계의 영향을 더 받을 수 있다.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부모관계는 여아의 행동문제를, 또래관계는 남아의 행동문제를 더 강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장은비 외, 2014; Leadbeater et al., 1999). 이는 남아의 경우 부모의 방임에 노출되었다 하더라도 또래와의 관계가 만족스럽다면 방임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덜 받을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본 연구에서도 또래관계가 남아의 공격성에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여아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해석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들은 대부분 빈곤하지 않은 일반부모이기 때문에 부모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성인이나 대체자원(예, 학원)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데(박나래⋅정익중, 2012), 이러한 대체자원들이 성별에 따라 방임의 영향을 달리 조절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를 테면, 초등저학년 여아의 경우 이러한 자원들이 부모역할을 대체할 수 없는 반면, 남아의 경우 이러한 자원들이 어느 정도 부모역할을 대체하는 기능을 함으로써 전반적으로 방임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시키는 보호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그 동안 학계의 관심을 비교적 덜 받아왔던 학령초기 방임의 경험이 아동의 우울 및 공격성 행동문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였고, 특히 이러한 방임의 영향이 남아보다는 여아에게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새롭게 제시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방임의 경험과 이에 대한 행동반응을 이해하고 개입함에 있어 남아와 여아에게 차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먼저, 여아의 경우 우울뿐만 아니라 공격성 행동측면에서도 방임에 의한 부정적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으므로 무엇보다 부모는 여아와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고 대화와 적절한 지도감독을 통해 정서적인 유대관계를 유지하는데 힘쓸 필요가 있다. 특히 학령초기 부모와의 관계에 민감한 여아가 부모의 일상적 무관심, 대화부족, 혹은 지도감독 소홀 등에 노출되었을 때, 관계에 대한 부정적 기대와 미숙한 대처전략으로 인해, 부모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또래 등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경험하고 우울 및 공격성 등 심각한 부적응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초등저학년 여아가 경험한 방임과 그로 인한 대인관계적 어려움은 초등고학년 및 청소년기뿐만 아니라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개인의 삶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초등저학년 여아를 가진 부모는 특히 자녀의 생활에 세심한 관심을 가지고 충분한 대화와 지도감독을 통해 자녀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해 줌으로써 미래의 행동문제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한편, 본 연구의 결과가 남아의 경우 방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부모의 지나친 무관심과 지도감독의 소홀에 노출될 경우 남아는 부적응행동을 보이는 또래와 쉽게 어울릴 가능성이 높으며(장은비 외, 2014; 조옥자⋅현온강, 2005), 그러한 또래의 영향을 받게 됨으로써 공격성 등의 행동문제를 보일 위험성도 있다. 또한 학원이나 도우미 등 대체자원이 일정부분 보호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라도(박나래⋅정익중, 2012) 이러한 대체자원에 부모의 역할을 지나치게 떠맡겼을 때 오히려 남아의 행동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미래의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 가정에서 부모는 남아의 또래 및 학교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적절한 통제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남아의 경우 부모의 지나치게 높은 관심과 통제는 오히려 공격성과 같은 문제행동을 증가시킬 수도 있으므로(김지현⋅권연희, 2010; Leadbeater et al., 1999) 부모는 남아의 자율성을 존중함과 동시에 적절한 지도감독을 병행하는 양육기술을 갖출 필요가 있다.

    방임이 여아와 남아의 행동문제에 미치는 영향을 조기에 예방 혹은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아동의 성별 특성에 따라 부모의 역할수행에 변화가 있어야 하지만, 일반적으로 가해자인 부모에게는 방임이 문제라는 인식 자체가 없을 뿐더러(정익중, 2011) 자녀가 느끼는 우울감이나 공격성향에 대해서도 무관심하거나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Crauch & Milner, 1993). 특히, 여아에게서 높게 나타나는 우울과 같은 내재화 행동문제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아(정익중, 2011) 교사나 아동복지 실무자들에 의해서도 발견되기 어렵게 때문에 문제가 계속해서 누적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방임의 문제를 부모에게만 책임지울 것이 아니라 학교, 지역사회, 사회복지 전문직 모두가 상호협력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

    방임은 사회일반의 인식전환과 부모교육을 통해 상당부분 예방이 가능한데 (Gauden, 1993; 정익중, 2011), 특히 학령초기에는 학교를 통한 부모교육이 아동의 행동발달특성과 부모의 양육태도의 중요성을 인식시킬 수 있는 중요한 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동 및 가족관련 정책 및 실무자들은 효과적인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이를 학교나 관련기관에 적극 보급함으로써 부모가 자녀의 개인적 특성과 자신의 양육태도를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는 교육의 기회를 마련해주고, 또한 그것이 의도적이건 아니건 일상적으로 이루어진 방임이 자녀의 행동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함으로써 방임의 부정적 영향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부모교육은 그 내용도 중요하지만, 부모들이 그러한 교육을 필수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김경민⋅정익중, 2009; 정익중, 2011).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는 물론 다양한 지역사회기관에서 부모교육을 제공하고 있지만 정작 부모교육이 꼭 필요한 부모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수강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해서 부모가 공권력에 접촉할 때 부모교육을 필수적으로 받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혼인신고나 자녀의 출생신고를 할 때, 자녀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처음 보낼 때, 자녀를 초등학교에 처음 입학시킬 때 등 국가가 아동에게 공교육서비스를 지원하는 대신 부모도 그에 걸맞은 책임이행의 일환으로 부모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임은 예방이 최선이겠지만, 일단 아동이 방임에 노출되었다면 조기에 개입하여 방임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초등저학년 방임은 학교에서 노출될 가능성이 크므로 학교와 연계하여 방임아동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개입을 통해 방임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같은 서구 선진국에서는 방임아동에 대한 가족중심개입(family-focused intervention)이 방임문제를 해결하는데 상당히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Brandon, 2001; Tyler et al., 2006). 이는 방임가족을 대상으로 실무자가 직접 가정방문하여 부모교육과 환경조정을 통해 가족기능을 강화하는 서비스의 일환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들어 방임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개입프로그램의 중요성이 인식되고 있으나, 전문인력의 부족과 연계체계의 미흡으로 인해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관들이 매우 드물고 제공되는 서비스도 단순 상담위주여서 다양한 가족지원서비스의 개발과 실시가 요구되고 있다(정익중, 2011). 많은 경우 방임은 ‘양육기술의 부재’ 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실무자가 직접 가정을 방문하여 부모교육을 통해 적절한 양육기술과 자기관리기술을 멘토링해주는 것만으로도 방임문제의 해결에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Brandon, 2001). 하지만 방임문제가 다른 환경적⋅상황적 어려움(예를 들어, 빈곤, 보육의 어려움, 실업, 부모의 정신건강 등)과 맞물려 있는 경우에는, 가족이 처한 환경적 어려움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해 줌으로써 가족기능을 강화하고 실질적인 양육능력의 향상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결과에서도 방임 이외에 여러 다른 요인들이 초등저학년 아동의 우울과 공격성 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영향이 성별에 따라 달리 나타나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공격성 행동문제의 경우 여아는 부모요인(예를 들어, 삶의 만족도)과 거주지역특성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은 반면, 남아는 또래관계나 여러 경제적 요인들(모의 취업, 부의 교육수준, 빈곤여부 등)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방임가족의 욕구가 아동의 발달단계에 따라 그리고 성별에 따라 달리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사회복지 실무자들은 방임가족의 차별적인 욕구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적극 개선해 줌으로써 가족기능을 강화하는 개입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함의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은 제한점을 고려하여 해석될 필요가 있다. 첫째, 비록 초등저학년 아동의 우울 및 공격성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많은 변수들을 통제하였지만, 다차년도 자료를 활용하지 않고 초등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횡단자료만을 사용함으로써 변수들 간의 인과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후속연구에서는 종단자료를 통해 방임과 초등저학년 아동의 행동발달에 대한 인과적 분석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둘째, 결측치로 인한 대상자 감소가 연구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 탈락된 대상자와 최종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을 F-test를 이용하여 비교분석하였다. 분석결과, 탈락한 대상자일수록 부/모의 교육수준이 낮고, 빈곤하며, 어머니가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특히 조손 및 한부모가구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구특성에서 아동방임 및 문제행동의 위험성이 높을 수 있음을 고려할 때, 결측치가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모수를 추정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편의(bias)를 야기했을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 사용한 아동의 행동문제는 오로지 보호자의 보고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방임부모는 아동의 감정이나 행동문제에 무관심하거나 실제보다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초등저학년 아동의 경우 방임으로 인한 행동문제가 가정에서 보다는 학교에서 더 잘 드러날 가능성이 있으므로 학령초기 아동의 행동문제는 부모의 관점뿐만 아니라 교사의 관점이 함께 고려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 1. 김 광혁 2009 “아동학대 및 방임이 아동발달에 미치는 영향.” [『사회과학논총』] Vol.24 P.27-46 google
  • 2. 김 경민, 정 익중 2009 “위탁아동의 친가족경험이 심리정서적 적응에 미치는 영향.” [『한국가족복지학』] Vol.25 P.93-120 google
  • 3. 김 지현, 권 연희 2010 “어머니 양육행동, 아동의 정서조절 및 스트레스 대처행동이 남아와 여아의 행동문제에 미치는 영향.” [『대학가정학회지』] Vol.48 P.1-13 google
  • 4. 김 세원 2003 “사회적 지지가 학대경험 아동의 적응에 미치는 영향.” google
  • 5. 김 혜금 2014 “성별에 따라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방임학대와 또래애착이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영향.” [『대한가정학회지』] Vol.52 P.11-19 google
  • 6. 나 은숙, 정 익중 2007 “아동학대 유형별 우울성향, 자기효능감, 학업성취 간의 관계.” [『아동학회지』] Vol.28 P.35-49 google
  • 7. 박 나래, 정 익중 2012 “방임, 과보호가 청소년의 심리사회적 적응에 미치는 영향: 사교육의 조절효과를 중심으로.” [『한국아동복지학』] Vol.37 P.139-164 google
  • 8. 이 봉주, 조 미라 2011 “방과후 방치가 아동발달에 미치는 영향.” [『한국아동복지학』] Vol.36 P.7-32 google
  • 9. 장 은비, 최 현주, 하 규영, 박 은혜, 이 상민 2014 “성별에 따른 부모-자녀 관계, 비공식 낙인, 비행의 관계.” [『한국심리학회지: 학교』] Vol.11 P.185-205 google
  • 10. 정 익중 2011 “아동방임의 재조명: 방임의 사회적 방임을 넘어서.” [『동광』] Vol.107 P.1-33 google
  • 11. 조 옥자, 현 혼강 2005 “어머니의 정서적 학대와 방임 및 아동의 자기조절능력이 아동의 우울성향에 미치는 영향.” [『아동학회지』] Vol.26 P.141-161 google
  • 12. 2012 『전국 아동학대 현황 보고서』 google
  • 13. 조 붕환, 임 경희 2003 “아동의 정서?행동문제 자기보고형 평정척도 개발 및 타당화 연구.” [『한국심리학회지: 상담 및 심리치료』] Vol.15 P.729-746 google
  • 14. 허 묘현 2000 “청소년이 지각한 부모양육태도 척도에 관한 연구.” google
  • 15. Ainsworth M. S., Blehar M. C., Waters E., Wall S. 1978 Patterns of attachment: A psychological study of the strange situation. google
  • 16. Belsky J. 1980 “Child maltreatment: An ecological Integration.” [American Psychologist] Vol.53 P.320-335 google cross ref
  • 17. Bowlby J. 1988 “Developmental psychiatry comes to age.”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 Vol.145 P.1-10 google cross ref
  • 18. Bradley R. H., Corwyn R. F. 2002 “Socioeconomic status and child development.” [Annual Review of Psychology] Vol.53 P.371-399 google cross ref
  • 19. Brandon P. 2001 “State intervention in imperfect families.” [Rationality and Society] Vol.13 P.285-303 google cross ref
  • 20. Brown J., Cohen P., Johnson J. G., Salzinger S. 1998 “A longitudinal analysis of risk factors for child maltreatment: Findings of a 17-year prospective study of officially recorded and self-reported child abused and neglect.” [Child Abuse & Neglect] Vol.22 P.1065-1078 google cross ref
  • 21. Cicchetti D., Toth S. L. 1995 “A developmental psychopathology perspective on child abuse and neglect.”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Child and Adolescent Psychology] Vol.34 P.541-565 google cross ref
  • 22. Crauch J. L., Milner J. S. 1993 “Effects of child neglect on children.” [Criminal Justice And Behavior] Vol.20 P.49-56 google cross ref
  • 23. Crick N. R., Bigbee M. A. 1996 “Gender differences in children’s normative beliefs about aggression: How do I hurt thee? Let me count the ways.” [Child Development] Vol.66 P.710-722 google cross ref
  • 24. Crick N. R., Grotpeter J. K. 1995 “Relational aggression, gender, and social psychological adjustment.” [Child Development] Vol.66 P.710-722 google cross ref
  • 25. Cummings E. M., Davis P. T. 1994 “Maternal depression and child development.” [Journal of Child Psychology and Psychiatry] Vol.35 P.73-122 google cross ref
  • 26. Del Giudice M. 2008 “Sex-biased ratio of avoidant/ambivalent attachment in middle childhood.” [British Journal of Development Psychology] Vol.26 P.369-379 google cross ref
  • 27. Del Giudice M. 2009 “Sex, attachment, and the development of reproductive strategies.” [Behavioral and Brain Sciences] Vol.32 P.1-67 google cross ref
  • 28. Donahue M. J., Benson P. L. 2010 “Religion and the well-being of adolescents.” [Journal of Social Issues] Vol.51 P.145-160 google cross ref
  • 29. Downey G., Coyne J. C. 1990 “Children of depressed parents: An integrative review.” [Psychological Bulletin] Vol.108 P.50-76 google cross ref
  • 30. Gaudin J. 1993 Child neglect: A guide for intervention. U. 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google
  • 31. Granot D., Mayseless O. 2001 “Attachment security and adjustment to school in middle childhood.” [Behavioral Development] Vol.25 P.530-541 google
  • 32. Grant K. E., Compas B. E., Thurm A. E., McMahon S. D., Gipson P. Y., Campbell A. J., Krochock K., Westerholm R. I. 2006 “Stressors and child and adolescent psychopathology: Evidence of moderating and mediating effects.” [Clinical Psychology Review] Vol.26 P.257-283 google cross ref
  • 33. Hildyard K. L., Wolfe D. A. 2002 “Child neglect: Developmental issues and outcomes.” [Child Abuse & Neglect] Vol.26 P.679-695 google cross ref
  • 34. Kaufman J., Cicchetti D. 1989 Effects of maltreatment on school-age children’s socioemotional development: Assessment in a day-camp setting.” [Developmental Psychology] Vol.25 P.516-524 google cross ref
  • 35. Leadbeater B. J., Kuperminc G. P., Blatt S. J., Hertzog C. 1999 “A multivariate model of gender differences in adolescents’ internalizing and externalizing problems.” [Developmental Psychology] Vol.35 P.1268-1283 google cross ref
  • 36. Huang C.-C., Lee I. 2008 “The first-three years of parenting: Evidence from the fragile families and child well-being study.” [Children and Youth Services Review] Vol.30 P.1447-1457 google cross ref
  • 37. McMahon S. D., Grant K. E., Compas B. E., Thurm A. E., Ey S. 2003 “Stress and psychopathology in children and adolescents: Is there evidence of specificity?” [Journal of Child Psychology and Psychiatry and Allied Disciplines] Vol.44 P.107-133 google cross ref
  • 38. Nadeau M.-E., Nolin P., Chartrand C. 2013 “Behavioral and emotional profiles of neglected children.” [Journal of Child & Adolescent Trauma] Vol.6 P.11-24 google cross ref
  • 39. Tayler S., Allison K., Winsler A. 2006 “Child neglect: Developmental consequences, intervention, and policy implications.” [Child & Youth Care Forum] Vol.35 P.1-20 google cross ref
  • 40. Waters E., Beauchaine T. P. 2003 “Are there really patterns of attachment? Comment on Fraley and Spieker.” [Developmental Psychology] Vol.39 P.417-422 google cross ref
  • 41. Wolfe D. A., McGee R. 1994 “Child maltreatment and adolescent adjustment.” [Development and Psychology] Vol.6 P.165-181 google cross ref
  • 42. Wolock I., Horowitz B. 1984 “Child maltreatment as a social problem: the neglect of neglect.” [American Journal of Orthopsychiatry] Vol.54 P.530-543 google cross ref
  • 43. Yoo J. A., Huang C.-C. 2012 “The effects of domestic violence on children’s behavior problems: Assessing the moderating roles of poverty and marital status.” [Children and Youth Services Review] Vol.34 P.2464-2473 google cross ref
  • 44. Yoo J. A., Huang C.-C. 2013 “Long term relationships among domestic violence, maternal mental health and parenting, and preschool children’s behavior problems.” [Families in Society] Vol.94 P.268-276 google cross ref
이미지 / 테이블
  • [ <표 1> ]  변수의 정의 및 기술통계
    변수의 정의 및 기술통계
  • [ <표 2> ]  방임이 초등저학년 아동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
    방임이 초등저학년 아동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
  • [ <표 3> ]  방임이 초등저학년 아동의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
    방임이 초등저학년 아동의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
(우)06579 서울시 서초구 반포대로 201(반포동)
Tel. 02-537-6389 | Fax. 02-590-0571 | 문의 : oak2014@korea.kr
Copyright(c) National Library of Kore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