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이후 프랑스는 도시화와 산업화가 동시에 급속히 진행되면서 지방 및 중·소도시의 인구가 대도시로 빠져나갔다. 그 결과 지방 및 중·소도시는 활력을 잃고 점차 쇠퇴하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프랑스 전역에 불어온 탈지방화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자 지방의 중·소도시들은 도시성장의 한계에 직면하여 새로운 도시발전전략을 모색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1980년대 프랑스 중앙정부는 중앙부처의 주요 행정 및 국가연구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여 분권화를 시도하였다.2) 또한 지방의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그 지역 고유의 축제행사를 지자체 및 협회가 주관을 하고 중앙정부가 지원하도록 하여 지방 문화 활성화를 통한 지역의 정체성 확보 및 경제적인 가치창출을 하도록 유도하였다.3) 특히, 지방 및 중·소도시의 쇠퇴 위기에 직면하였던 프랑스 소규모 도시들 중에 Indre-et-Loire도(都)의 쇼몽(Chaumon t-sur-Loire)은 지방 활성화 경쟁력의 중요한 콘텐츠를‘문화 및 관광’으로 목표를 설정한 후 문화주도형‘쇼몽 국제정원페스티발 (Le Festival International des Jardins de Chaumont-sur-Loire)’을 20여 년간 지속적으로 진행하여 지방의 소도시를 성공적으로 세계의 주목받는‘정원문화의 도시’와‘관광의 도시’로 탈바꿈하였다.4) 이러한 쇼몽의 문화주도형 지방 활성화 전략은 지방 소도시의 근교 농장과 오래된 성(城)을 쇠퇴한 지방의 문화유산으로 취급하지 않고 지속가능한 문화·관광의 공간으로 재생하여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문화, 놀이, 여가, 녹지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쇠락한 소도시에서 창조적 문화도시로의 새로운 정체성을 창출하여 세계적인 도시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2000년도 이후 지방자치제도가 정착되어가고 있으며, 각 시·군 등 자치단체들을 중심으로 활력을 잃은 중·소도시의 재활성화를 위한 문화주도형 도시 활성화사업들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자치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상당수의 지방 및 중·소도시 활성화 사업이 지방 활성화 및 중·소도시 성장을 고려한 체계적이고 중장기적 정책으로 추진되기 보다는 단기간의 가시적 성가를 올리기에 급급한 전시성 행정의 사업으로 진행된 경우가 많으며, 현안에 대응하는 정책으로만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5) 또한 중앙정부와 시민단체와의 긴밀한 협력 없이 지방자치정부 주도로만 사업이 진행되어 다양한 사회적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는 실정이다.6) 특히 우리나라 지방 및 중·소도시에서 개최한 정원 및 화훼관련 축제 혹은 박람회 진행을 살펴보면, 대부분 전시기간은 1-2주 정도로 특정한 계절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환경은 방문객들에게 계절별 지속적인 관람을 불가능하게 하며, 또한 전시회 경험 자체도 다소 소극적인 관람위주로 진행하여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정원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새로운 실험이라는 세계적 추세에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7) 그리고 운영방법도 지자체 주관으로 진행하다보니 방문객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수렴하기 보다는 지자체의 행사홍보와 지역주민을 위한 축제행사가 펼쳐지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8) 이러한 배경으로 지방 활성화 전략으로서 지속가능한 문화주도형 정원관련 페스티발 및 박람회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중·소도시의 근교 농장 및 고성(古城)의 역사문화자원을 적극 활용하여 문화주도형 지방 활성화 전략으로 정원박람회9)를 20년간 실시하여 지방 및 중·소도시 활성화의 성공을 이룬 프랑스 쇼몽 국제정원페스티발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은 쇼몽 국제정원페스티발의 운영사례 조사·분석을 통하여 문화주도형 지방 활성화의 특성을 살펴봄으로서 앞으로 우리나라의 문화주도형지방 활성화사업이 단기적 이벤트성 사업이 아닌 체계적인 중장기 정책사업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중·소도시의 역량에 맞는 ‘정원박람회 개최 및 운영’을 위한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10)

본 연구의 내용적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연구를 풀어가는 첫 번째 단계에서는 국제정원박람회의 시대·국가별로 진행되었던 박람회의 성격을 조사하여 문화주도형 지방 활성화의 도구로서의 정원박람회의 개념을 살펴보고, 또한 선행연구를 통해 이와 관련된 논의를 고찰함으로서, 이후 진행될 사례연구를 위한 분석의 틀을 제시한다. 두 번째 사례연구의 단계에서는 프랑스 쇼몽 국제정원페스티발의 추진배경 및 1992년부터 2013년까지 진행된 정원축제의 각각 세부 계획내용을 조사하여 정원축제의 추진과정과 절차를 살펴보고, 세 번째 단계에서는 조사·분석된 내용을 바탕으로 정원박람회가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시민단체 등이 어떠한 체계를 통해 협력관계를 구축하여야 지속가능한 문화주도형 지방 활성화 사업으로 실행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1)배준구, 「프랑스 지역간 협력과 특징 – 쥐라산악지대와 론강의 사례를 중심으로」, 『프랑스문화연구』제22집, 2011, p.34  3)이주형, 『21세기 도시재생의 패러다임』, 보성각, 2009, pp.271-281  4)권진욱, 『쇼몽가든페스티벌과 정원디자인』, 나무도시, 2012, pp.18-23  5)그동안 우리나라의 정원박람회는 화훼산업이 주도한‘꽃의 박람회’라고 할 수 있다. 고양 꽃박람회, 안면도 꽃박람회, 서산 백합축제, 광양 매화축제, 구례 산수유축제 등 주로 화훼중심의 전시행사였다.  6)김문석, 「국제꽃박람회 성공요인에 관한연구-고양꽃박람회 사례비교 연구」, 한국항공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10  7)김완규, 「지역축제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고양꽃박람회를 중심으로」, 동국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12  8)http://www.2013expo.or.kr 전라남도의 순천에서 2013년에 진행한 국제 정원 박람회는 6개월간 (4월 20일~10월 20일) 개최되었다. 박람회장의 규모는 111만2000㎡ 면적에 세계정원, 테마정원, 문화행사 및 각종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23개국이 참여하였고 또한 83개 정원(세계정원 11개, 참여정원 61개, 테마정원 11개)을 조성 및 전시하였다.  9)일반적으로 박람회나 전시회를 표기할 때 흔히 Show, Trade Show, Fair, EXPO, Exhibition,이란 용어로 사용되는 반면에 프랑스어로는 페스티발(Festival) 또는 축제(fête)라는 용어로 사용된다. 본 논고에서는‘쇼몽 국제정원페스티발’로 용어를 통일한다.  10)최근 세계적으로 ‘정원축제’ 혹은 ‘실험정원축제’라고 해서 꽃 중심의 전시에서 정원축제로 변화하고 있다. 순천 국제정원박람회에 자극받은 지자체들은 이와 유사한 축제형 정원박람회를 기획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정원관련 박람회에 대한 연구는 2000년대에 들어와 고양시 꽃 박람회에 대한 연구에서부터 출발하여, 꽃 박람회가 지역경제와 지역문화 활성화 및 화훼산업에 미치는 영향들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었다. 그리고 2006년 이후에는 화훼 박람회에서 정원 박람회 중심으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화훼산업과 지역 활성화에 대한 연구로 김문석(2010)은 꽃 박람회는 화훼 내수시장의 지속적인 성장 및 관련 산업의 발달, 소비, 패턴의 변화, 농촌의 도시화, 농업구조의 변화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좋은 수단이라고 하였다. 김완규(2012)는 꽃 박람회 지역축제는 지역 활성화와 정체성을 확보하는 과정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또한 지역의 문화발전, 지역의 이미지 제고, 지역의 경제발전 등 모든 분야의 향상을 이끄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하였다. 국제정원박람회에 대한 연구로 이세영(2006)은 지역재생 및 도시재생을 위해서는 국제정원박람회 유치가 매우 중요하다고 하였다. 정원박람회는 도시문화의 촉매제로 또한 도시성장의 매개체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박종기(2013)는 독일의 주(州)정원박람회 사례 조사·분석을 통하여 우리나라의 정원박람회 관련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상당수의 문화주도형 도시재생사업이 도시성장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체계적이고 중장기적 정책으로 추진되기 보다는 단기간의 가시적 성가를 올리기에 급급한 전시성 행정의 사업으로 전락한 경우가 많으며, 단지 현안에 대응하는 정책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으며, 또한 중앙정부와 시민단체와의 긴밀한 협력 없이 지방자치정부 주도로만 사업이 진행되어 다양한 사회적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또한 윤상훈(2009)은 영국의 첼시 플라워쇼의 역사 및 운영방법 그리고 2000년대에 출품된 정원 디자인을 살펴봄으로서 디자인 트렌드의 변화하는 과정도 고찰하였다. 또한 정원조성을 위해서는 초대된 정원디자이너들이 조성을 위한 후원사 지원의 유무가 매우 주요한 운영방법 중에 하나임을 강조하였다. 프랑스 정원박람회에 대한 연구로 이상민, 조정송(2000)은 1925년 프랑스 파리 국제산업장식미술박람회에 전시된 정원 작품들을 연구함으로서 세계 최초의 정원 박람회 개최 과정에 대한 역사성에 대한 고찰과 이 당시에 (20-30년대) 전시되었던 프랑스 모더니즘이 반영된 정원 디자인 및 공간조성 사례를 심도 있게 다루었으며, 프랑스의 새로운 정원문화 창출을 위한 노력이 정원문화를 세계적으로 이끌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또한 권진욱(2009, 2012)은 프랑스 쇼몽 정원페스티발의 전시된 정원디자인 경향을 시지각적인 관점에서 해석하였다. 이 논문에서는 쇼몽 국제정원 페스티발의 운영방법이라든지 지역 활성화의 관계성에 대하여 많이 언급되어 있지 않았다.

앞에서 언급한 기존의 연구가 정원박람회가 아닌 꽃 축제를 통한 지역 활성화 계획기법 및 운영방법에 대한 연구에만 치중되어 있으며 또한 해외 정원박람회에 조성된 정원 작품의 디자인 트렌드에 대한 연구로 방향이 설정되어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단기적이고 단편적인 지방활성화 사업이 아닌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지방 및 도시 활성화사업으로서 쇼몽 정원페스티발을 대상으로 조사·분석의 틀을 문화·지리적 측면에서 국제박람회의 역사와 프랑스 정원박람회의 추진과정으로 고찰한다. 그리고 프로그램 측면에서 박람회 개최에 필요한 과정 및 절차, 운영 프로그램 분석 등을 진행한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중·소도시의 활성화 사업을 위한 정원박람회 개최시 고려될 수 있는 시사점 도출을 본 연구의 방향으로 설정하여 기존 연구와의 차별화를 두고자 한다.

정원박람회의 기원은 18세기 중반 영국에서 우수한 꽃에 대한 경연대회를 하는 화훼축제에서 찾아볼 수 있다. 19세기에 들어서 다수의 원예협회가 여러 지역에 생기면서 꽃에 대한 경연대회에서 다양한 원예식물로 그 대상을 넓혀갔다. 영국 왕립원예협회가 1804년 설립된 이후 협회 주관으로 1827년 치스윅 페트라는 원예 축제가 전국적인 행사로 열렸다. 1851년 영국의 만국박람회 이후에는 원예와 정원이 박람회의 주제로 등장하면서 영국을 중심으로 독일과 프랑스까지 확산되었다. 그러나 일부 원예생산물 전시를 위한 공간구획으로서의 정원형식을 취했고 대부분 꽃 박람회 수준으로 전시장을 운영하였다.11) 1925년 프랑스 파리에서 국제산업장식 미술박람회12)를 개최하면서 장식미술, 실내디자인, 정원전시 등을 주제로 박람회장을 구성하여 1주간 전시하였다. 이러한 구성은 세계 최초로 정원분야가 국제박람회의 주제가 되어 전시가 된 점에서 의미가 있다.13)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파괴된 도시나 공원을 복구 및 훼손된 역사적인 장소(성 또는 별장)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침체된 화훼산업의 부흥을 도모하기 위하여 1948년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14)가 결성되었다. 이 협회는 1960년에 첫 국제박람회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개최하였고 이후 유럽에서 1-2년 주기로 지속적으로 박람회 행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현재 아시아 지역으로 확산되었는데 1990년 일본 오사카15), 1999년 중국 쿤밍, 2006년 중국 선양과 태국 치앙마이, 2010년 대만 타이완, 2011년 중국 시안, 2013년 한국의 순천 등에서 국제원예생산자협회가 인정하는 정원박람회 행사를 진행하였다. 이렇게 개최된 세계 각국의 정원박람회의 형태는 각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특유의 정원 행사로 발전하였다.

정원박람회를 개최한 시기별 특성을 살펴보면, 초창기(18세기 중엽-20세기 초엽)의 정원박람회는 주로 원예생산물 전시위주의 박람회로 진행되었다면, 산업화 도시화 시대인 1960-2000년대의 정원박람회는 낙후된 지역이나 용도 폐기된 땅을 재생시키는 방안으로 채택되기도 하였다. 즉 경관, 환경, 기능, 경제 등에서 열악해진 지역에 정원박람회를 유치함으로서 도시기반 시설을 정비 확충하면서, 각종 이벤트, 문화예술사업, 관광 사업을 통해 지역을 전면적으로 쇄신시키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용도 폐기된 대규모 공장이나 산업시설 부지, 군사 시설지, 환경 훼손지나 취약지 등을 정원박람회를 통해 해당 장소는 물론 주변지역 전체를 활성화 시켰다. 이 경우 정원박람회 개최 장소는 공원이나 문화공간으로 남아 지역 커뮤니티의 중요한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2000년대 이후는 지구환경과 도시계획 일환으로 박람회를 지역 및 도시재생 프로그램으로 적용하였다.16) (표1. 참조)

[표 1.] 정원박람회 조성에 대한 시대별 중점사항

정원박람회 조성에 대한 시대별 중점사항

위의 고찰을 토대로 최근 문화주도형 정원박람회 개최가 필요한 이유를 살펴보면 첫째, 정원에 대한 정보의 교류와 교육 등의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는 국가 간의 화훼 및 정원조성 기술과 정신문명의 교류를 위해서도 더욱 필요하다. 둘째, 일상생활과의 밀착을 통해 정원의 생활화와 정원의 보다 높은 가치부여를 위해 필요하다. 셋째, 정원전시를 통해 정원 관련 상품을 판매, 촉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어 정원 및 녹색산업의 부흥을 꾀할 수 있다. 넷째 낙후된 지역 및 도시공간에 정원박람회 조성으로 지역개발을 도모하고 문화축제를 통한 지역 활성화의 비젼을 제시하여 지역재생 및 조경분야의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

11)이세영, 「도시 재생을 위한 국제 정원 박람회 계획 : 용산 미8군 기지를 중심으로」,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석사논문, 2006  12)Exposition internationale des arts décoratifs et industriels modernes  13)이상민, 조정송, 「1920-30년대 프랑스 모더니즘 정원과 큐비즘」, 『한국조경학회지』, 27(5), 2000, p.150  14)AIPH :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Horticultural Producers  15)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된 정원박람회는 그 성격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도시의 녹색공간 확보 및 친환경적인 문화생산 장소로서의 도시개발의 한 수단으로 사용되어졌다.  16)이세영, 「도시 재생을 위한 국제 정원 박람회 계획 : 용산 미8군 기지를 중심으로」,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석사논문, 2006

프랑스가 1차 세계대전 이후의 상황을 극복하고자 개최한 1925년 파리에서 국제산업장식미술박람회를 세계 최초로 정원작품 전시축제로 개최하였다. 이 박람회에서 정원에 관한 부문은 정원예술(Art du jardin)이라고 불렀으며, 전통적인 정원이 시대에 적합하게 새로운 변형을 시도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박람회장의 정원분야는 크게 야외 전시장에 정원 작품을 조성하고 또한 실내 갤러리에 이 정원 작품들의 도면들과 모더니즘적인 경향을 보이는 정원들의 사진을 전시하는 등 두 부분으로 나누어 관람하도록 하였다. 당시 전시장으로 제공된 박람회장의 대지환경은 인공지반으로서 수목 식재가 거의 불가능하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주로 콘크리트 구조물을 이용한 정원들이 전시되었는데, 그 때문에 오히려 어느 때보다도 다양하고 새로운 형태들의 정원들이 많이 전시되었다.17) 이상민, 조정송(2000)은 이 박람회의 프랑스 모더니즘 정원양식은 기하학적인 평면과, 새로운 소재를 처음 도입하였으며, 건축이나 인테리어가 실외의 공간으로 확장된 정원이었으며, 이는 프랑스 정원에서 중요한 시점이 되었고 이것을 계기로 정원 자체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일어났고, 이후 정원이 전시축제에 중요한 소재로서 역할을 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 당시 조성된 정원 작품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첫째 정원에서 자연과의 조화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주변경관과 전혀 어울리지 않은 정원이 만들어지기도 하였는데, 이것은 식물에 대한 생물학적인 지식이 부족한 건축가들에 의해 디자인되었기 때문이었다. 둘째 평면적이고 형태 위주의 실험적인 정원으로서 그 한계를 노출하였다. 프랑스 모더니즘 정원은 일종의 형태개발 실험장으로, 이전에 사용하였던 진부한 표현에서 벗어나 새로운 조형 어휘들을 개발하고자 노력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은 형태에 집중하다보니 3차원적인 정원이라기보다는 회화 같은 정원 (tableau-jardins)이 되었다.18) 위와 같은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모더니즘 정원은 정치, 사회, 문화와의 연결 고리 속에서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정원의 모습을 찾고자 하였으며, 현대조경의 발전에 있어서 정원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시도로서 평가되었다. 이러한 프랑스 조경분야의 노력은 쇼몽지역의 문화적인 분위기와 더불어 소규모 정원페스티발을 국제공모전형식으로 이끌어 점차 성장하는 새로운 조경문화 창출의 거점으로 그 역할을 하도록 하였다.

프랑스 쇼몽국제정원페스티발에 대한 고찰 이전에 먼저 15세기에 지어진 쇼몽성(Chateau de Chaumont-sur-Loire)의 역사적, 지리적 배경을 살펴보기로 한다. 쇼몽성은 쌍트르 (Centre)지방19)의 루아르(Loire) 강변 유역을 따라 화려한 중세시대의 번영을 보여주는 고성의 하나로 르네상스 시대의 완전한 모습을 갖추었고, 파리에서 남쪽으로 약 185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쇼몽성이 위치한 곳은 루아르 강변 옆의 언덕위에 세워져 강을 바라보고 있으며 성 뒤로는 비옥한 땅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프랑스 중부를 동서로 관통하는 루아르 강은 운하로 연상될 만큼 프랑스 물류의 젖줄로서 쌍트르 지방의 많은 농산물을 나르고 물건을 수입하는 교역통로 역할을 했다. 그 당시 15-17세기의 루아르 강변에 세워진 성들은 주로 왕족이나 귀족들의 소유로서 루아르 강을 통과하는 물류를 집산하면서 세금 등을 거둬들이는 거점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배경으로, 성들은 자연스럽게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이 되었다. 사실, 프랑스 정원문화도 이 시기를 기점으로 각각의 성에 어울리는 성곽정원을 조성하고 성주들이 농토와 사냥할 사냥터를 관리하면서 프랑스 정원 문화가 발달 되었다. 이러한 역사·문화적 배경으로, 쇼몽성도 루와르 강변에 위치한 고성으로서 아름다운 고건축과 자연경관으로 잘 알려진 곳이었으나, 2차 대전 이후 프랑스의 상·공업중심의 경제개발전략에 밀려 지방문화재 및 자연환경 관리를 소홀히 하여 그 명맥만 유지 되었다.20) 그러나 80-90년대 프랑스 지방분권화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지자체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틀을 마련하고 지역개발에 대하여 중앙정부는 체계적으로 지역개발 및 지역문화 활성화 지원금을 지원하였다.21) 이러한 맥락에서 쇼몽지역 역시 문화주도형 지역재생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1992년부터 시작된 쇼몽 국제정원페스티발 개최를 통하여 쇼몽성과 그 지역일대가 새롭게 활성화 되었다. 프랑스 중부지방의 소도시의 국제정원 페스티발은 처음엔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가 지날수록 국제적인 행사로 자리 잡고 있으며, 해마다 새로운 주제로 정원 페스티발을 개최하여 신선한 분위기의 정원 작품들을 선보이고 세계정원디자인의 트렌드를 이끌어 가고 있다. 사실, 프랑스 정부가 국제정원페스티발을 쇼몽성과 그 주변 농장에서 개최한데는 두 가지 정도로 요약되는 이유가 있다. 첫째, 쇼몽성의 역사적 정체성 확립과 프랑스 정원문화의 회복이다. 프랑스 정원양식은 17세기 정형식(평면기하학식) 정원의 대표적인 모습으로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러한 정원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려는 정원관련 박람회 혹은 정원페스티발의 역사는 주변의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하여 길지 않고 개최하는 행사의 수도 많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들을 극복하고자 16-17세기 프랑스 번영을 보여주는 쇼몽성에서 프랑스 정원문화를 새롭게 정립하고 알리고자 페스티발을 시도한 것이다.22) 둘째로, 루아르 강변지역의 자유스러운 문화향유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권진욱(2012)은 쇼몽의 분위기를 자연을대하는 자유로운 문화적 사고와 나름의 철학을 바탕으로 한 예술적 취향을 소유한 지역이며, 또한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프랑스 정부와 지자체는 지속적으로 좋은 정원페스티발을 개최·유지할 수 있으며, 그리고 지역의 문화유산을 보전하면서 새로운 정원문화를 창출해 낼 수 있는 분위기였음을 언급하였다. 또한 권진욱(2009)은 쇼몽지역이 호기심에 대하여 개방적이고 배타적이지 않으며 예술 혹은 디자인을 다루는데 있어 탈영역적이고 선험적 실험의 뉘앙스를 충분히 맛볼 수 있는 장점들이 녹아있음을 언급하였다. 즉, 쇼몽 국제정원페스티발에서 보여주는 정원들은 단순한 박람회의 성격을 뛰어넘어 정원 디자인을 통하여 시대상을 반영하는 삶의 모습을 보여주며, 흥미로운 유희의 차원을 초월하여 정원의 역할이 시지각 문화의 하나로서 미적인 영역으로 확장·표현되고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지역 활성화의 지표23)로서 매년 6개월 (4월중순 -10월중순)간 개최되는 쇼몽 국제정원페스티발의 방문객현황을 살펴보면, 첫째 쇼몽 인근지역 및 도시에서의 개별 방문객이 가장 많다. 그리고 둘째 프랑스 전역에서 온 성인 및 학생단체 방문객이며, 셋째 그 외 개별 외국 방문객 (영국, 독일 등), 조경 및 경관 관련 전문가 (조경담당자, 아티스트, 조경가, 디자이너, 환경설치예술가 등)들이 주로 방문 하였다. 그리고 1992년 4만5천명의 방문객에서 시작하여 2011년 357,952명으로 방문객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24) (표 2. 참조)

[표 2.] 쇼몽 국제정원페스티발 기간 및 방문자 수

쇼몽 국제정원페스티발 기간 및 방문자 수

사실 방문객 증가를 목적으로 페스티발 기간을 연장하였다. 초기에서 2007년까지는 개최기간이 6월-10월 중순으로 약 4개월 정도였다. 2008년 이후에는 4월-10월 중순까지 6개월간 개최되고 있다. 이렇게 조정된 개최기간으로 2008년의 페스티발에 관람객이 전년도 대비 약 36%가 증가 되었다. (표 2. 참조) 위와 같은 노력은 다수의 방문객을 확보하여 관람수입증대를 통한 지역경제활 성화를 도모하였으며 또한 조성된 정원에서 계절의 변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3계절(봄, 여름, 가을)형으로 작품들을 전시하여 홍보효과 극대화를 유도한 것이다.25)

쇼몽 국제정원페스티발은 1992년 벨기에 출신의 조경가 쟈크 워츠(Jacques Wirtz)의 기본계획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쇼몽성을 중심으로 전시, 교육, 관리시설 및 관련된 부속기관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공간은 크게 성곽과 공원 그리고 정원페스티발이 전시되는 정원공간으로 구분되어있다. 그리고 프랑스 전통 농가 유형의 중정이 있는 공간에는 방문자 센터 및 정보관과 온실, 상점 및 야외식당이 있다. 전시 정원공간은 다시 세 구역으로 나누어진다. 상설적인 정원은‘정원 실습의 장’과‘안개의 골짜기’,‘녹슨 철의 오솔길’등이며, 특히 쇼몽성에 딸려있던 3.5ha 규모의 농장 부지를 각각 250㎡씩 30개의 정원 부지(종 모양 혹은 튤립 모양을 띠고 있음)를 소공간으로 구획하여 국제정원공모전을 통해 지명된 모든 디자이너에게 생 울타리로 구획된 종모양의 대지를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외의 지역에는 다년초언덕 지피언덕 및 덩굴의 정원, 실험정원 등 상설 조성되는 정원들이 작품들을 둘러싸는 형식을 취한다. 이 쇼몽페스티발은 순수하게 정원디자인과 예술로서의 정원에 중점을 둔 행사로, 그동안 현대 정원디자인의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해나간 실험적인 디자인과 독창적이며 신선한 재료들을 볼 수 있다.26)

또한 전시정원을 지원해 주는 중정공간에는 카페와 간이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정원관련 기념품 및 자료와 재료를 판매하는 상점도 함께 운영하여 방문객이 편안한 관람과 정원관련상품을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정원페스티발 행사장 주변 및 인근마을에 축제관련 식당 및 관광 상품점들을 개설하여 약 275만유로의 소득을 창출하여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고 있다27).

이 쇼몽 정원페스티발만이 가지는 공간구성의 특징은, 대규모 장소에, 전체적인 마스터플랜이나 프로그램에 의하여 전시되는 다른 박람회나 전시회와는 다른, 해마다 일정한 형태의 대지안에 주제를 가진 정원이 구성되어지므로 주변 환경 인자에 지배를 받지 않고 다양한 조경 작품들의 경향을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쇼몽 국제정원페스티발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다양한 개념의 정원을 담으려고 노력하였으며, 화려하지 않지만 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감동을 주는 정원을 만들려고 하였다.

[그림 1.] 쇼몽 국제정원페스티발 조감 이미지28)

17)박람회 이전의 정원들은 조경가나 정원사들에 의해 조성이 되어졌는데, 이 박람회 정원들은 건축가, 디자이너, 조경가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 의해 조성 되어져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되었다.  18)이상민, 조정송, 「1920-30년대 프랑스 모더니즘 정원과 큐비즘」, 『한국조경학회지』, 27(5), 2000, pp.150-160  19)Centre지방은 6개도(départements)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Loire강변을 중심으로 고성이 위치하는데, 대부분의 고성은 Indre-et-Loire(Tours)와 loir-et-Cher(Blois)에 분포되어 있다.  20)www.pilote41.fr/economie-et-conjoncture/tourisme/les-sites-et-leurfrequentation  21)배준구, 「프랑스 지역간 협력과 특징 – 쥐라산악지대와 론강의 사례를 중심으로」, 『프랑스문화연구』제22집, 2011, pp.33-62  22)http://www.domaine-chaumont.fr  23)한표환, 「지역 활성화 평가지표 개발과 활용방안」,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정책연구, 1996, pp.15-16 - 지역 활성화의 지표로 관광객 수 증가, 호텔객실 증가, 지방정부 세수 증가, 교통 인프라 확충 중 본고에서는 관광객 수 증가부분에 대한 지역 활성화를 살펴보았다.  24)아래의 3가지 자료를 취합하여 쇼몽국제정원축제 참여 방문객 수 도표정리 함. http://www.insee.fr/fr/themes/document.asp?reg_id=21&ref_id=14802 http://www.insee.fr/fr/insee_regions/centre/themes/rapports/bilan_2012/tourisme.pdf http://doc.pilote41.fr/fournisseurs/observatoire/tdb_stat/FThem45.pdf  25)국제정원박람회 전시기간을 살펴보면, 독일 정원박람회가 매년 다른 도시에서 개최되는 것과 달리 쇼몽과 영국의 첼시 플라워쇼는 해마다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하지만 쇼몽과 첼시는 개최 기간에서 매우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 첼시는 단 5일간만 개최되는데 비해, 쇼몽은 독일 정원박람회처럼 약 6개월 동안 열린다. 때문에 계절에 따라 각기 다른 매력을 맛볼 수 있고, 대부분의 정원이 해마다 새로 조성되지만 몇몇 정원은 몇 년간 존치되기도 한다. 첼시가 정원의 아름다움이 최고조에 이른 한 순간에 집중한다면, 쇼몽은 6개월이라는 제한이 있긴 하지만 변화를 수용하고 있는 것이다.  26)권진욱, 「쇼몽 가든 훼스티발을 통한 정원공간에 대한 시각 디자인적 해석」, 『환경논총』 제48권, 2009, pp.71-80  27)http://marketing.opt.be/fa/pdf/EMSTRATDec04ChateaujardinsChaumont-sur-Loire.pdf  28)http://www.domaine-chaumont.fr

이 국제정원페스티발은 프랑스 쌍트르 지방의‘쇼몽 루아르 공원, 정원 및 조경보존회 (CIPJP)’29)라는 협회에 의해 시작되었다. 이 협회의 본부는 페스티발이 열리는 쇼몽성의 농원에 위치하고 있다. 1992년부터 2007년까지는 CIPJP 주최로 파리 CNAM30) 및 쇼몽지자체와 연합하여 쇼몽국제정원페스티발을 운영하였다. 그러나 2008년에는 지방의 작은 협회(CIPJP)에 소속 되었던 행사 주최권을 협회와 지방정부(상트르 지방)의 민관협치의 방식으로 전환하여 좀 더 활성화된 국제적인 정원페스티발로 운영하게 되었다.31) 그리고 이 단체는 해마다‘국제정원페스티발’준비를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삼아 페스티발 행사를 22년째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이러한 협회의 활동을 크게‘조경 및 정원관련 교육 프로그램’과‘페스티발 국제화 프로그램’및‘관련 단체 및 지자체와의 협력’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아래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조경 및 정원관련 교육프로그램을 살펴보면, 행사장내에 온실 및 교육실을 마련하여 단기 및 장기 교육 코스, 훈련, 내부교육, 세미나 등을 운영하도록 하였다. 개별적인 방문자뿐만 아니라 관련 학계 및 산업계에도 함께 참여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협회운영을 위한 연구 지원금 30만유로 예산을 확보하여 집행하고 있다.32) 둘째 페스티발 국제화 프로그램은 협회가 대상지에 국제화센터를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해마다 약 20만유로의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33) 주로 협회의 해외 자문활동과 정원공모전 주제선정을 위한 작업 및 정원조성의 개념 점검 및 조성비용 집행에 대한 감사를 시행한다. 또한 매년 조경학 및 식물학에 관련하여 협회주관의 국제세미나를 개최한다. 셋째 관련단체 및 지자체와의 협력사항을 살펴보면, 특히 지방정부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지방정부는 프랑스 및 국제연계망을 통하여 국제정원축제에 다양한 예술가들이 관심을 끌수 있도록 적극 홍보하여 참여를 유도하였다. 또한 지방의 재가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도록 임시 전시회를 개최하며, 전시회 가이드를 배치하여 방문객들을 안내하고, 어린이들을 위한 아뜰리에(예술공방)를 운영하고, 또한 다양하게 개발된 프로그램으로 페스티발을 지원하고 예술학교를 관리·운영하였다. 이러한 활동은 지자체 및 문화부의 지원으로 약 4백만 유로의 예산을 지원받았다.34) 넷째 이 정원페스티발을 후원 및 지원하는 단체는 대기업 및 정원관련 잡지사, 조경 및 건설업체 등 수십 곳이다. 이중 가장 많이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업체는 의외로 일본의 히타치(HITACHI) 그룹이었으며, 2010년에는 필립스가 주 후원사로 선정되었다. 각 작품에는 후원사의 마크가 붙여지게 된다. 사실 전시되는 각 작품의 설치비가 제한되는 것은 바로 이들 후원사들의 지원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기업후원은 페스티발이 질적 양적으로 성장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35) 이렇게 민관 협치가 강화된 이유는 정원문화의 창의적인 개발과 교육 프로그램 적용을 위하여, 국제적인 홍보활동 강화를 위하여, 후원자 발굴 및 참여유도 등으로 충분한 재정적인 뒷받침을 위하여 그리고 문화유산 보호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정책개발 및 집행을 진행하기 위하여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012년도 정원페스티발 행사를 진행하는 6개월 기간 중에 약 2만 여명의 어린이들이 자연체험 및 오감활동 등의 교육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였다. 교육프로그램은 대부분 산학연계프로그램으로 시행되었다. 사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블로아 자연조경국립학교36)와 뚜르대학의 조경/환경과정을 연계하여 실시하고 있다. 또 지역 내의 조경·농업관련 기술 고등학교의 참가 프로그램과, 지역 내외 전문가를 위하여 장·단기 조경 실무 연수과정을 마련하여 운영하고 있다. 먼저 단기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지속가능한 생태개발을 주제로 녹색공간관련 분야 - 22개 교육, 그리고 도시의 꽃장식을 주제로 조경 및 도시 관련 분야 – 8개 교육 등 이런 교육들은 상황에 맞춰 준비된 것들이다. 단기 프로그램에서 사용되었던 화초류나 시설물 등 재생 가능한 것은 다음해 페스티발을 위해 보관되어 진다. 또, 단기 프로그램에 출품되었던 작품들은 다른 지역의 박물관이나 공공시설 또는 다른 테마의 페스티발에 관상용으로 재사용되어 진다. 구체적으로 진행된 교육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주택정원에 관련된 일년초, 다년초, 토양, 수목, 장미류, 정원석, 조명, 목조 시설물, 수생 식물, 지피류 및 야생초화류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있으며, 게다가 녹지 관리, 공공공원 조경관리, 현대조경 사례를 가르치는 종합교육 프로그램도 있어 참가자가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조경 및 정원관련 분야의 재교육 및 홍보도 함께 진행하고 있어, 이 국제페스티발은 단일성 소모 행정이 아니라 어느 한 분야를 개발하고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운영 프로그램으로 추진된 사례이다. 또한 장기교육은 파리 예술직업 국립학교(CNAM)와 쇼몽 국제정원페스티발에서 연계학습프로그램으로 진행하였다. 주로 조경공간 계획에 관하여 공부하였는데, 한 달에 3일씩 8개월 동안 교육하였다. 즉, 파리에서는 조경 및 정원관련 이론을 공부하고 쇼몽에서는 조경, 정원 공간조성을 위한 수목 및 배식 등을 실습하였다. 그리고 조경 관련 기업체 또는 단체와 연계 조직하여 함께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였다. 즉, 조경계획 및 설계 프로젝트 진행 및 관리하는 녹색공간관련분야 7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청년들에게 쇼몽 성 복원·보수공사 참여 및 페스티발 기간에는 진행요원 등의 일자리를 창출하였다. 협회에서 청년인턴들에게 일 년에 25,000시간의 일자리를 제공하였고 장, 단기 취업 인턴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이러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은 정원문화 확산을 위한 조경전문가 양성에서부터 일반인들이 취미생활로 정원을 꾸미는 생활형 가드닝을 즐기는 가드너를 배출한다는 것이다. 또한 지역의 청년실업 및 실버 재취업 등의 문제를 녹색관련 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였고, 유·청소년들의 다양한 실습참여 및 자연생태학습을 통한 차세대 녹색문화 디자이너로 성장하도록 하여 이들 모두가 지속가능한 문화주도형 지역 활성화사업을 이끌어 갈 것이다.

매년 특정한 주제를 제시하고 콩쿠르(공모전)를 통하여 당선된 작품을 조성하고 전시하는 것이 쇼몽 국제정원페스티발의 특징이다. 이렇게 진행한 정원디자인 공모전 방식에 대한 장점을 살펴보면 첫째, 다양한 국적의 조경 및 정원 디자이너의 참여유도로 이 페스티발을 국제적인행사로 확장하는데 매우 유용한 홍보수단으로 사용되었다. 또한 관련분야 인재발굴을 통한 페스티발의 지명도를 크게 상승시켰다. 이 공모전에 응모되는 작품의 수는 매년 약 300여개에 달하며, 5명 정도로 선정된 최고 전문가들이 콩쿠르 작품들을 심사한다. 이렇게 응모작 가운데 20여 개의 작품을 선정하고, 정원을 조성하는 비용으로 한 작품당 대략 12,000유로의 공사비를 제공하고 있다.37) 이 정원 작품의 조성비용은 일정 액수를 초과하지 못하게 하여 참여자들의 작품의 질을 균등하게 유지하려 하였다. 그리고 전년도 출품작 중에서도 6-10개 정도는 다시 전시되고 여기에 정원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 견습생들의 합동작품 혹은 업체의 작품 등이 포함되어 30개의 정원이 전시된다. 둘째, 다양한 전시주제를 제시함으로서 정원문화의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한다. 축제의 원년인 1992년을 제외하고 1993년 이래 정원축제는 국제 공모전을 거쳐 진행되고 있는데, 매년 전시회의 새로운 주제는 협회가 주관하여 공표하고 있다.(표 3. 참조)

[표 3.] 쇼몽 국제정원페스티발의 주제38)

쇼몽 국제정원페스티발의 주제38)

이러한 주제의 선정은 섬세한 정원 디자인이 가능하도록 더 많은 아이디어를 유도하고, 주제를 표현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개발과 실험적인 재료사용을 시도할 수 있도록 도우며, 식물소재들 적용의 폭을 넓혀주는데 매우 유용하게 작용 되었다. 김규원(2006)은 쇼몽 정원페스티발의 특징으로 정원의 창조적 예술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는‘세계에는 정원과 꽃 축제들이 넘친다. 그렇지만 쇼몽 쉬르 루아르의 정원 페스티벌이 특별한 이유는 정원 가꾸는 일을 예술의 장으로 생각하는 유일한 축제’라고 언급하며 쇼몽의 예술적 가치를 우선시하고 있다.39)

그리고 권진욱(2012)은 쇼몽의 작품들은 마치 계절에 앞서 앞으로 유행할 패션 트렌드를 전세계에 미리 소개하는 프레타 포르테(prêt-à-porter)나 오트 쿠튀르(haute couture)와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고 하였다. 즉 미래의 새로운 정원 모델과 트렌드에 영향을 미치는 예견된 유행을 선도하여, 조경과 정원에 관심을 가진 전문인은 물론이거니와 이러한 유행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매년 다양한 흥밋거리와 관심거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하였다.40)

[그림 2.] 다양한 모습의 쇼몽 국제정원페스티발41)

한편 단점으로는 첫째, 매년 새로운 정원 작품조성을 위한 소재(꽃과 나무 및 기타 정원시설물)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정원소재는 주로 식물로서 땅에 뿌리를 두고 짧게는 몇 개월 혹은 다년간 성장하여야만 생명을 유지하는 생명체이다. 정원 조성을 위하여 재사용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생명체에 대한 경시가 우려될 수 있다. 둘째, 트렌드한 정원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깊이 있는 철학이 담긴 정원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일회성으로 끝나는 소비적인 문화로 변질될 수 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2013년 현재까지 22회째 정원 작품이 전시되었는데 이 정원들은 우리의 일상에서 실제로 구현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식물의 재배와 응용기술들을 충분히 나타냄으로써 실현 가능한 즐거움을 보여주고 있다.

29)CIPJP : Conservatoire international des parcs et jardins et du paysage - http://www.conservatoire-jardins-paysages.com/ - 1985년에 창립되어진 협회는 Paul Pigeat의 아이디어로 1992년에 쇼몽 정원 페스티발을 개최하게 되었다.  30)CNAM : Conservatoire national des arts et métiers  31)이렇게 바뀌게 된 이유는 쇼몽성과 부속건물(농장, 정원)등이 국가 문화재 소속에서 지방문화재 소속으로 바뀌면서, 쌍트르 지방 정부는 문화재를 활용한 지방 활성화를 위해 많은 재정을 지원하고 자치적으로 운영하길 원했기 때문이다.  32)http://marketing.opt.be/fa/pdf/EMSTRATDec04ChateaujardinsChaumont-sur-Loire.pdf  33)Ibid.  34)Ibid.  35)권진욱, 『쇼몽가든 페스티벌과 정원디자인』, 나무도시, 2012  36)www.ensnp.fr Ecole nationale Supérieure de la Nature et du Paysage de Blois  37)콩쿠르 설계제안서 제출시 개략공사비 예산서를 제출하도록 되어있다.  38)http://www.domaine-chaumont.fr  39)김규원, 『축제, 세상의 빛을 담다』, 시공아트, 2006  40)권진욱, 『쇼몽가든 페스티벌과 정원디자인』, 나무도시, 2012  41)http://www.domaine-chaumont.fr

프랑스 쇼몽 국제정원페스티발의 개최과정과 운영사례를 살펴봄으로서 우리나라에서 지자체가 정원박람회를 개최하기 전에 좀 더 운영상의 큰 그림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시사점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추진과정 측면에서 시사점을 살펴보면 첫째 성공적인 박람회 개최를 위하여 민관협치 조직으로 운영하였다. 즉, 쇼몽 국제정원페스티발은 중앙정부에서 축제계획안이 수립되어 하위 지방자치단체로 내려오는 하양식 방식이 아닌, 시민단체가 직접수립하고 지방정부 및 중앙정부가 승인하고 재정적 도움을 주는 상향식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는 도시의 역사성, 지역성, 사회성을 존중하며 지역맥락을 고려한 새로운 지역 활성화 주제를 시민단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 스스로 규정하도록 하고 있다. 둘째 지방의 소도시 공간을 회복시켜 세계가 주목하는 정원문화·관광 도시로 성장하였다. 쇼몽 국제정원페스티발은 역사 환경과 정원을 문화화 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기획하여 시민협회와 지방자치 단체 및 중앙정부의 지방 활성화 전략에 부응하는 문화사업의 일환으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작은 지역(약 3.5ha)을 대상으로 초창기 방문객 4만 5천명에서 시작하여 20년간 지속적으로 국제정원페스티발 행사를 개최하여 방문객 36만명(2011년 기준)증가시켰으며, 또한 쇼몽을 국제정원문화의 도시라는 정체성을 부여함으로서 지역의 문화경쟁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러한 시사점은 박람회 개최시 방문객 수와 이벤트성에만 집중하고 근본적인 지방 활성화에 대한 장기적인 목표를 놓치는 우리나라의 박람회 문화에 많은 도전을 준다.

다음으로 프로그램 운영 측면에서 시사점을 찾아보면, 첫째 다양한 주제로 국제공모전을 진행함으로서 조경관련 디자이너 발굴 및 참신한 정원문화를 확산시켰다. 둘째 정원예술가와 지역주민 그리고 학생 및 관련분야 전문가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발굴하였다. 이처럼 쇼몽 정원페스티발은 지역주민을 위한 여유롭고 쾌적한 공간을 조성하는 것에서 뛰어넘어 다채로운 정원문화 프로그램을 방문객들에게 제공함으로서 실질적인 지역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시사점은 21세기 지속가능한 정원문화 운동이 필요한 우리나라에 예술로서의 정원에 대한 창작 동기를 제공해 줄 것이고 또한 문화주도형 지방 활성화 도구로 활용될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21세기 환경문화시대에 부합할 수 있는 정원문화운동의 일환으로 충분한 역할 수행할 것이며, 예술로서의 정원에 대한 창작 동기를 제공해 줄 것이고 또한 문화주도형 지방 활성화 도구로 활용될 것이다.

그리고 2013년 우리나라에서 국제 박람회로 개최된 순천 정원박람회의 운영사례를 살펴봄으로서 쇼몽 정원페스티발과 다른 관점에서 지자체활성화 방안에 대한 시사점을 찾고자 한다. 첫째, 순천 정원박람회 기간 중에 약 440만 명(외국인 17만 포함)이 방문하여 성공적인 박람회가 되었다. 이는 쇼몽 정원페스티발과 마찬가지로 약 6개월간 (4월20일~10월20일) 개최되었고, 박람회 기간 중 지속적인 문화행사와 함께 정원 및 가드닝 교육과 상설 화훼공판장 등을 운영하는 등 매우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42) 그러나 순천 정원박람회 조성 및 개최를 위하여 정부 및 지자체는 약 2,400억원의 조성비를 지출함으로서 정원박람회의 경제성에 대한 문제를 야기하였다. 둘째, 정원박람회장 부지를 순천시 도심과 생태적으로 민감한 순천만 사이의 녹지공간에 조성함으로서 도시의 완충지대를 확보하였다. 즉 박람회장을 시의 공원지역으로 지정하고 약 111만2000㎡ 부지에 세계정원, 테마정원, 문화행사 및 각종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획하였으며, 또한 23개국이 참여하였고 83개 정원(세계정원 11개, 참여정원 61개, 테마정원 11개)을 조성하고 전시하였다. 하지만 순천시는 참가국들이 자체 예산으로 조성해야 할 자국 전통정원 조성비와 전시연출비 등 모두 120여억원의 비용을 전액 시 예산으로 집행하여 지자체의 재정적 부담을 가중시켰다.43) 이러한 과도한 비용소요는 순천 정원박람회가 지방활성화를 위한 좋은 사례라고 볼 수 없으며, 또한 한국의 중소도시에 적용될 수는 없는 실정이다. 그리고 순천 정원박람회 이후에 대두된 이슈를 살펴보면, 대규모 박람회 부지의 활용문제와 지속 가능한 박람회 운영·관리방법 및 관련 녹색산업의 활성화 유지 등의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본 연구를 진행하면서 얻은 쇼몽 국제정원페스티발의 조성배경 및 운영사례를 통한 시사점 등을 살펴보고 우리나라 정원박람회 개최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결론으로 도출하였다. 첫째 정원문화 활성화 전략과 장기적인 비젼을 제시하여야 한다. 정원문화의 활성화는 그 지역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역할 뿐만 아니라 문화를 생산해 내는 교두보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정원박람회를 통한 정원문화의 보전도 매우 중요하지만 좀 더 발전적인 시도가 필요하다. 둘째 지속가능한 정원박람회 개최를 위해서 민·관협치가 이루어져야 하며, 연관된 산학협동 및 융합을 시도하여야 한다.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수렴해야 하며 각 분야별 융합이 되어야한다. 정원문화는 지역협회나 조경인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기는 힘들다. 사실 축제장은 행사기간이 끝나고 나면 나머지 기간은 인근 주민들만 이용할 뿐, 연중 황량하고 비어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고 조성된 정원과 꽃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활기를 잃어간다. 따라서 민·관협치를 바탕으로 관리주체를 명확해야하고, 지속적인 예산과 인력 지원이 전제되어야 하며, 연중 공간활용 방안이 조성초기부터 강구되어야 한다. 셋째 정원박람회를 정원문화행사에서 지속가능한 녹색문화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 박람회 정원문화를 일부분 화훼, 원예, 수목, 조경시설물 등의 국한된 조경 산업 개발에 치우치지 말아야 하며, 건축, 토목, 경관, 도시재생, 경관분야 등을 다양한 문화예술 산업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야 녹색문화 사업으로 이끌어야 한다. 넷째 공모전 및 교육을 통하여 조경분야 인재양성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지속적인 기술 및 예술적인 조경분야 인재양성을 통해 정원문화 확산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글로벌 시대에 한국의 조경문화를 해외로 수출할 수 있도록 비젼을 제시하고 공유하여야 한다. 특히 박람회 진행시 적극적으로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축제 프로그램(교육, 체험, 축제)을 발굴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다섯째 정원박람회 대상지의 역사·도시 맥락적 특징, 주변 녹지 및 문화시설과의 연계된 배치계획, 도시경관 조성, 문화클러스터44) 형성 그리고 그린네트워크 연계 등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한 기본계획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현대사회는 다양한 축제행사를 통하여 지역의 정체성을 찾고 지역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도모할 것이다. 또한 녹지 확보에 대한 요구가 절실해짐에 따라 정원 박람회를 활용한 도시 오픈스페이스가 확장될 것이다. 박람회를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았을 때 정원박람회가 개최된 공간은 단계별 개발전략을 거쳐 도시의 일부분으로 포함되면서 환경 친화적인 지역 및 도시개발의 매개체가 될 것이다. 본 연구에서 제시된 시사점들과 결론을 바탕으로 지방 자치단체들이 현재 추진 중이거나 계획 예비단계에 있는 쇠퇴한 도시의 재활성화를 위한 문화주도형 지역활성화 사업들이 중장기적 지역발전으로 추진되어 지역주민의 삶의 질 증진과 문화사업 창출에 있어 기여할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한계점은 정원박람회가 지방 활성화 전략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프로그램과 박람회 운영상의 민·관협치에 대한 구체적 방법론 및 장·단점 등이 미흡하게 제시되었다. 이는 향후 정원박람회의 지방활성화 전략분야에서 심도 있는 조사 및 연구를 진행하여야 할 부분으로 사료된다.

42)http://www.2013expo.or.kr  43)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20809015008  44)쇼몽국제정원페스티발 기간 중에 주변 도시에 분포되어 있는 미술관, 박물관, 콘서트홀에서 문화 행사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