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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Mediational Effects of Career Identity On the Association between Career Calling and Life Satisfaction for College Students 대학생의 진로소명과 삶의 만족의 관계: 진로정체감의 매개효과*
  • 비영리 CC BY-NC
ABSTRACT
Mediational Effects of Career Identity On the Association between Career Calling and Life Satisfaction for College Students

본 연구는 청년층의 이직문제와 대학생들의 진로문제를 긍정심리학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이 문제들에 대한 효과적인 개입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특히 개인이 자신의 일에 대해 개인적인 충만감을 느끼고 사회적으로 헌신하도록 이끄는 목적의식을 의미하는 진로소명 에 초점을 두고 진로소명, 진로정체감과 삶의 만족간의 관계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남녀 대학생 313명을 대상으로 세 변인간의 관계를 상관분석과 회귀분석을 통해 검토하였고 그 결과를 토대로 진로소명과 삶의 만족간의 관계에서 진로정체감의 매개효과를 구조방정식 모형검증을 통해 검증하였다. 연구결과 첫째, 진로소명은 진로정체감 및 삶의 만족과 정적인 관계에 있었고 둘째, 진로소명과 진로정체감은 모두 삶의 만족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두 변인의 상대적인 영향력은 진로소명, 진로정체감의 순이었다. 셋째, 세 변인간의 구조적 관계를 검증해 본 결과 진로소명과 삶의 만족간의 관계를 진로정체감이 부분매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상담 실제를 위한 제언과 한계점을 논의하였다.

KEYWORD
career calling , career identity , life satisfaction , youth change jobs
  • 20대의 청년실업문제는 현재 국가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이다. 통계청(2011)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전체 고용률은 대체로 안정적이었지만 청년고용률은 2000년대 중반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으며 2009년에는 9.9%인 것으로 나타났다. 채창균(2010)은 청년층의 실업률이 높은 이유 중의 하나로 단순히 청년층이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구한 일자리에서도 쉽게 이직하기 때문임을 지적하였다. 예를 들어 청년층의 첫 일자리 근속기간은 2003년 23.1개월에서 2009년 20.3개월로 3개월 정도 짧아져 최근에 청년층의 이직율이 높아지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경향은 대졸자의 경우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대졸 구직자 100명 중 최종합격자는 3.8명이지만 실제 입사자는 2.9명이며, 1년 후에도 회사에 남아있는 구직자는 2.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나타났다(한국일보, 2008. 9. 8). 이는 대학생이 좁은 취업관문을 통과하더라도 새로운 직업 환경에 진입하여 성공적으로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있음을 시사한다(장계영, 2010).

    대학생들이 힘들게 들어간 직장을 쉽게 그만두는 이유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일자리와 구직자간의 불일치 문제이다. 즉, 힘들게 취업에는 성공했지만 막상 들어간 직장이 청년들의 기대와 달라 결국 1년 이내에 퇴사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진로상담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직업적응문제로 이해하는데 Dawis와 Lofquist(1984)는 이를 만족과 충족의 결과로 설명하였다. 즉, 개인이 직장에서 요구하는 직업 과제를 잘 수행할 수 있어 직업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어도 개인의 욕구를 직업이 만족시켜 줄 수 없다면 개인은 자발적으로 직장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진로상담을 받고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직을 한 사람들과 하지 않은 사람들을 비교한 Breeden(1993)는 이직을 한 사람들의 직업만족이 유의하게 높았고 이직이후에 개인의 직업가치와 직업강화인의 조화는 직무만족과 관련됨을 밝혔다. 이러한 결과는 직업적응에서 개인의 욕구 특히, 가치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진로발달과정에서 대학생 시기는 다양한 직업적 탐색을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분야를 발견하고 안정적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단계이다(Savicksas, 1997). 학교를 졸업하고 자신이 선택한 직업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는 것은 대학생들이 완수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고 이러한 적응에 중요한 요소로는 능력, 가치, 애착유형, 성격특질 같은 안정적인 개인차변인이 언급된다(장계영, 2010). 결국 개인이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선택하고 적응하는 것은 사회적 잣대나 보수 등 직업자체의 특성도 중요하겠지만 그 못지않게 자신과 직업의 심리적인 특성이 일치될 때 “성공 가능한” 직업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직업과 관련된 개인의 특성 중에서도 가치는 행동의 규준과 원하는 목표설정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Brown, 1995). 성격유형을 가정한 Holland나 진로발달이론가인 Super 등의 이론가들도 가치가 진로결정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가정하고 있다(이정애, 2009). 따라서 대졸자의 이직을 줄이고 청년실업에 개입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대학생들이 자신의 가치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자신의 가치에 일치하는 직장을 선택하도록 돕는 것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가치와 관련하여 진로를 이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중의 하나가 진로소명(calling and vocation)이다. 초기에 진로소명은 어떤 특별한 목적을 위해 신의 부름을 받았다는 기독교적 개념으로 이해되어 왔다(Dik & Duffy, 2009). 기독교적 의미에서 소명(calling)을 받았다는 것은 “경제적인 보상이나 사회적인 인정을 얼마나 받느냐와 상관없이 나는 이 일을 하도록 신의 부름을 받았다. 따라서 이 일은 나에게 특별하고 나는 이 일을 하기 위해 이 땅에 보내졌다.”는 의미이다(Davidson & Caddell, 1994). 그러나 최근에는 진로소명에 대한 해석은 기독교적 해석에 제한되지 않고 폭넓게 적용되고 있는데 심리학적 관점에서 진로소명은 연령, 고용수준, 종교적 선호도와 무관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규정한다(Duffy, Bott, Allan et al., 2012). 예를 들면, Duffy와 Sedlac(2010)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구대상 대학생의 40%정도는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하였고, 나머지 학생 중 30%정도는 자신의 소명을 찾고있다고 보고하였다. 대표적인 긍정심리학자인 Seligman(2002) 역시 직업(job)을 자신의 소명으로 생각하는 것이 행복한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는데 자신의 직업에 소명을 느끼면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더 열정적으로 몰입하고 물질적인 보상이나 명예 없이 일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일을 하게 된다고 설명하였다. 따라서 그는 전문성과 사회적 인정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 전통적으로 소명이 있다고 알려진 성직자, 법관, 의사, 과학자와 같은 직업뿐만 아니라 어떤 직업이든지 자신이 소명을 느끼고 일을 수행하면 그 일이 진로소명이 있는 일이라고 하였다. 이는 전통적으로 소명있는 직업으로 알려진 의사나 변호사 같은 직업도 자신이 그냥 생계를 위한 직업이라고 생각하면 소명 없는 일인 반면에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부라도 자신이 세상을 깨끗하고 위생적인 곳으로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그 일은 소명 있는 일이 된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개인이 자신의 진로소명을 이해하는 것은 스스로의 가치에 일치하고 의미 있는 일을 찾을 수 있도록 도울 뿐 아니라 보다 명확한 진로목표를 세우고 확신을 가지고 목표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진로소명은 무엇인가? Wrzesniewski, McCauley, Rozin 등(1997)은 직업, 진로와 소명을 구분하여 정의하였다. 먼저 직업은 기쁨이나 충만감(fulfillment)보다는 재정적 보상이나 필요성에 초점을 두는 것으로, 진로는 경력개발(advancement)에 초점을 두는 것으로 정의한 반면에 소명은 삶을 충만하고 기쁘게 만들며 개인보다는 사회적으로 유용한 한 일을 하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유사하게 Bellah, Sullivan, Tipton 등(1996)은 소명이란 일하는 것 자체의 충만감을 위해서 일하고 자신의 일이 사회에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줄 것이라고 믿는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이런 논의를 토대로 Hall과 Chandler(2005)는 소명을 자신의 가치로부터 내적으로 도출되는 자기지향적인 것으로 재정의하였다. 이와 함께 소명을 종교적 관점과 세속적 관점으로 구분하여 설명하였다. 이들에 의하면, 종교적 관점의 소명과 세속적 관점의 소명은 소명의 원천, 소명대상, 소명을 확인하는 방법과 의미 등 4가지 차원에서 차이가 있다. 종교적 관점에서의 소명은 신 또는 초월적 존재로부터 기원하고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기도나 신의 음성을 통해 확인되며, 개인의 삶을 통해 신의 계획을 실천하는 의미를 갖는데 비해, 세속적 관점에서의 소명은 개인 내에서 기원하며 개인 자신 또는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내성, 반영, 명상, 관계 활동을 통해 확인되며, 개인적 충만감을 통해 개인적 목적을 실천하는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Hall과 Chandler(2005)의 세속적 관점에서의 정의는 진로소명의 개념을 종교성에 국한하기 보다는 심리학적 관점으로 확장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논의들을 바탕으로 진로소명에 대한 정의를 개관한 Dik & Duffy(2009)는 한 개인이 자신의 일에 대해 개인적인 충만감을 느끼거나 사회적으로 헌신하도록 이끄는 목적의식을 진로소명이라고 정의하고 세 가지 차원으로 구분하였다. 첫째, 자기를 넘어서 기원하는 것으로 초월적 부름(transcendent summons)을 경험하고 둘째, 목적과 의미를 이끌어 내거나 보여주는 방향에 초점을 둔 방식으로 특별한 삶의 역할에 접근하며 셋째, 동기의 원천으로 타인지향적인 가치를 갖는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이들은 초월적인 부름의 개념을 신이나 종교에 제한을 두지 않고 사회의 요구나 뜻밖의 운명과 같은 포괄적인 개념으로 확장하여 진로소명이 특정 종교나 문화에 제한되는 개념이 아니라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개념화하였다.

    따라서 심리학적으로 진로소명은 자신의 일에 대해 개인적으로 충만하게 느끼거나 사회적으로 헌신하도록 이끄는 목적의식으로 특정 종교나 문화를 넘어선 보편적 개념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자신의 일을 소명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자신의 삶에 더 만족할 것을 예상할 수 있다(Seligman, 2002). 진로소명과 삶의 만족의 관련성은 경험적 연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Peterson, Park, Hall 등(2009)은 주부부터 전문직까지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열정(zest)과 진로관련 변인과의 관계를 연구하였는데 진로소명은 기질적 열정, 직업만족 및 삶의 만족과는 정적 상관이 있었고 재정적 보상에 초점을 둔 직업이나 경력개발에 초점을 둔 진로와는 부적 상관이 있음을 밝혔다. 또한 Treadgold(1999)는 소명이 있다고 생각하는 성인은 그렇지 않은 성인보다 스트레스와 우울을 적게 지각하고 적응적인 대처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밝혔다. Duffy와 Sedlacek(2010) 역시 대학생의 진로소명이 종교성이나 삶의 만족과는 약한 정적 상관이, 삶의 의미와는 중간정도의 정적 상관이 있었다고 밝혀 대학생집단에서도 진로소명과 삶의 만족과의 관계를 확인하였고, Steger, Pickering, Shin 등(2010)의 연구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보고하였다. 또한 Dik과 Steger(2008)은 진로소명을 포함하는 진로의사결정 워크샵에 참여한 대학생들이 통제집단 학생들보다 삶의 의미, 내재적 일 동기 및 진로의사결정효능감 점수가 유의하게 증가했음을 밝혔다. 가장 최근에 의과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Duffy, Manuel, Borges 등(2010)의 연구에서도 진로소명과 삶의 만족은 약한 정적 상관이 있음을 보고하였다. 한편, 한국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심예린(2010)은 진로소명을 예측변수로, 삶의 만족을 준거변수로 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두 변인은 중간정도로 관련이 있었으며 진로소명이 삶의 만족을 약 10.9%정도 설명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대학생과 성인집단에서 진로소명이 삶의 만족에 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진로소명에 대한 심리학적 관심이 비교적 최근에 나타났기 때문에 관련연구가 많지 않지만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진로소명이 진로관련 변인을 통해 삶의 만족에 영향을 주는 것을 가정해 볼 수 있다(Dik, Sargent & Steger, 2008; Bunderson & Thompson, 2009). 즉, 진로소명은 개인의 진로선택과 일의 만족에 영향을 주고 이를 통해 개인의 삶에 영향을 준다고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Bunderson과 Thompson(2009)질적 연구를 통해 소명의식을 가진 동물원 사육사들이 직업에 대해 더 깊은 의미와 중요성을 가지고 있고 이들은 사육사라는 직업이 직업적 편리, 개인적 시간과 돈을 희생하더라도 가져야 하는 도덕적 의무라고 보고 있음을 밝혔다. 이들은 질적 연구 결과를 양적 연구로 재확인하였는데 그 결과 진로소명은 직업적 정체감, 도덕적 의무, 직업의 중요성, 일의 의미, 지각된 조직 의무, 희생에 대한 의지와 중간정도의 상관을 나타내었다. 진로소명과 진로정체감과의 직접적 관계를 연구한 Duffy와 Sedlacek(2007)은 진로소명이 있다고 응답한 대학 1학년생들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진로결정성, 편안함, 자기명확성이 높았다고 보고하였다. 진로결정성, 편안함, 자기명확성은 진로정체감의 구성요소이므로 진로소명이 높은 학생들은 진로정체감 역시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진로결정성, 자기탐색, 진로관여, 진로자신감, 일과 종교의 중요성, 일가치, 자기초월적 가치, 관리적 가치, 가치변화에 대한 개방성, 자기고양가치, 핵심 자기평가를 기준으로 군집분석을 한 Hirschi(2011)는 진로소명이 진로정체성, 진로자신감, 진로관여와 관련이 있는 반면에 친사회적 지향과는 관련이 없음을 밝혔다. 이러한 결과는 진로소명이 진로정체감에 영향을 줄 것을 예상하게 한다.

    진로정체감은 삶의 만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인이 될 수 있는데 Skorikov과 Vondracek(2007)은 고등학생의 진로 자아발달수준이 높을수록 학교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이었으며 비행이나 음주 및 약물문제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하였다. 삶의 만족과 유사한 변인인 심리적 웰빙과 진로발달 관련 변인 사이의 관계를 연구한 Strauser, Lustig와 Ciftci(2008)도 자율성, 환경통제, 개인적 성장, 타인과의 긍정적인 관계, 삶의 목표와 자기수용과 같은 심리적 웰빙의 모든 하위변인은 진로 정체감과 정적 상관이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자기수용과 삶의 목적은 진로정체감과 중간정도의 상관을, 나머지 변인은 낮은 상관을 보인 것으로 보고하였다. 따라서 진로정체감 수준이 높을수록 삶의 만족 역시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진로정체감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현재와 미래 목표의 확실성과 안정성을 의미하므로 진로정체감이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에 비해 직업에 대한 개인의 목표가 뚜렷하고 자신의 흥미, 능력, 가치에 대한 명확하고 안정된 상을 가지게 된다(Sharf, 2006). 이런 면에서 보면 진로소명을 가진 사람들이 가지는 일의 의미와 분명한 목표의식은 진로정체감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동시에 대학생시기에 진로발달, 진로준비 등 진로영역의 중요성을 고려한다면 진로정체감이 역시 삶의 만족에 중요한 근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진로소명이 진로정체감을 통해 삶의 만족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선행연구를 요약하면 진로소명은 삶의 만족과 관련되며 이는 진로정체감을 통해 삶의 만족에 영향을 주는 것을 가정해 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제까지 진로소명과 관련된 연구들이 주로 서구에서 이루어져서 진로소명의 역할이 한국 대학생집단에서도 동일한지 진로소명, 진로정체감, 삶의 만족의 세 변인간의 관계를 파악하고자 한다. 선행연구 결과 진로소명, 진로정체감, 삶의 만족도의 관련성을 가정할 수 있으나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세 변인의 구조적 관계를 완전매개모형과 부분매개모형으로 나누어 검증해 보고자 한다. 진로정체감이 진로소명과 삶의 만족 사이를 완전매개한다면 진로소명은 진로정체감을 통해서 삶의 만족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의미이고 진로소명과 삶의 만족 사이에서 진로정체감이 부분매개를 한다면 자신의 진로소명을 이해하는 것이 진로정체감 형성은 물론 삶의 만족에도 직접 영향을 준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세 변인간의 구조적 관계를 살펴보는 것은 진로소명과 진로정체감, 삶의 만족도와의 관계를 보다 체계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진로소명이 어떠한 경로를 통해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한다면 대학생들의 진로상담과 교육에서 자신의 진로소명을 이해하고 발견하는 것이 필요함을 보여줄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생의 진로소명은 진로정체감과 삶의 만족과 관련이 있는가? 둘째, 대학생의 진로소명과 진로정체감은 삶의 만족에 영향을 주는가? 마지막으로 탐색적으로 살펴볼 때 대학생의 진로소명, 진로정체감과 삶의 만족은 어떤 구조적 관계에 있는가?

    방 법

      >  참여자

    서울과 지방의 4년제 대학교 4개교에 재학중인 319명이 연구에 참여하였다. 회수된 설문지 중에서 불성실하게 응답한 6부을 제외하고 최종 313부를 통계분석에 사용하였다. 참여자 연령은 18~29세 사이였으며 연령 평균은 21.73세(SD=2.15)였고 남학생이 166명(53%, 22.73세), 여학생이 147명(47%, 20.60세)이었다. 참여자를 재학 학년별로 살펴보면 1학년 38명(12.1%), 2학년 152명(48.6%), 3학년 61명(19.5%), 4학년 59명(18.8%), 무응답이 3명(1.0%)으로 2학년이 절반정도였고 전공별로 살펴보면 인문계열 87명(27.8%), 자연계열 119명(38.0%), 예술계열 21명(6.7%), 기타 84명(26.8%), 무응답 2명(0.6%)이었다. 또한 종교별 분포는 개신교 78명(24.9%), 천주교 17명(5.4%), 불교 52명(16.6%), 무교 157명(50.2%), 기타 8명(2.6%), 무응답 1명(0.3%)으로 전체의 절반이 종교를 믿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지는 교양과 전공 수업시간에 참여자들의 동의를 구한 후 실시하였고 그 자리에서 바로 회수되었다.

      >  측정도구

    진로소명

    진로소명을 측정하기 위하여 Dik, Eldridge와 Steger(2008)가 개발한 Calling and Vocation Questionnaire(CVQ)를 심예린(2010)이 타당화한 한국판 소명척도를 사용하였다. 심예린(2010)은 번역과 역번역 과정을 통해 CVQ를 번안하고 문항분석, 요인분석 및 원저자와의 논의를 토대로 총 12문항, 3개 하위척도로 한국판 소명척도를 구성하였다. 3개 하위요인은 초월적 부름, 목적과 의미, 친사회적 지향으로 각 요인은 4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응답은 1점 ‘전혀 해당되지 않는다’에서 4점 ‘전적으로 해당 된다’의 4점 척도이고 점수의 의미는 점수가 높을수록 소명을 높게 지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심예린(2010)의 연구에서 Cronbach’s α는 .80이었고 검사-재검사 신뢰도는 .78이었으며 본 연구에서 전체 Cronbach’s α는 .84이었고 하위요인인 초월적 부름이 .68, 목적과 의미가 .77, 친사회적 지향이 .76이었다.

    진로정체감

    진로정체감을 측정하기 위해 Holland, Daiger와 Power(1980)가 개발한 My Vocational Situation(MVS) 중에서 Vocational Identity Scale(VIS)를 김봉환(1997)이 번안한 진로정체감 척도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총 18문항으로 응답은 1점 ‘전혀 그렇지 않다’에서 4점 ‘매우 그렇다’의 4점 척도이고 점수의 의미는 점수가 높을수록 자신의 목표, 흥미, 성격, 재능 등에 보다 명확한 계획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김봉환(1997)의 연구에서 Cronbach’s α는 .89이었으며 본 연구에서 전체 Cronbach’s α는 .90이었다.

    삶의 만족

    삶에 대한 만족을 측정하기 위해 Diener, Emmons, Larsen 등(1985)이 개발한 Satisfaction With Life Scale(SWLS)를 안신능(2006)이 번역하여 사용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총 5문항 7점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다른 척도가 모두 4점인 점을 고려하여 4점 척도로 변경하여 사용하였다. 응답은 1점 ‘전혀 그렇지 않다’에서 4점 ‘매우 그렇다’로 하도록 하였고 점수의 의미는 점수가 높을수록 개인이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Diener 등(1985)의 연구에서 Cronbach’s α는 .87, 안신능(2006)의 연구에서는 .82였으며 본 연구에서는 .81이었다.

      >  자료분석

    먼저, 척도의 신뢰도를 분석하기 위해 Cronbach’s α를 검토하였고 진로소명, 진로정체감과 삶의 만족간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상관을 분석하였으며 진로소명이 진로정체감과 삶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중다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진로소명, 진로정체감과 삶에 대한 만족간의 구조적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구조방정식 모형검증을 실시하였다. 이때 진로소명과 삶에 대한 만족의 관계를 진로정체감이 부분매개하는 모형을 연구모형으로, 완전매개하는 모형을 대안모형으로 구성하여 비교하였다.

    모형검증은 Anderson과 Gerbing(1988)의 권유에 따라 측정모형에 대한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여 측정변수들이 잠재변수를 잘 측정하였는지 검토한 이후에 잠재변수간의 이론적 관계를 검증하는 2단계 방식을 사용하였다. 측정모형 검증을 위한 측정변수는 문항꾸러미를 제작하여 사용하였는데 문항꾸러미를 사용하면 개별문항을 측정변수로 사용하는 것보다 자료의 비정규성 수준을 줄일 수 있고 추정할 모수의 수를 줄일 수 있으며 개별문항을 사용할 때보다 측정오차를 줄일 수 있는 이점이있다(서영석, 2010; Bandalos, 2002). 문항꾸러미 제작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가장 추천이 되는 방법이 하위요인이 있는 변인의 경우 하위요인의 평균이나 총점을 사용하는 것이다(서영석, 2010). 따라서 3개 하위요인으로 구성된 진로소명의 경우 각 하위요인의 평균을 계산하여 3개의 측정변수를 만들었다. 요인구조가 없는 단일 요인의 경우 문항꾸러미들이 잠재변인을 같은 수준에서 반영할 때 문항꾸러미의 효과가 최대화되고(Rusel, Kahn, Spoth et al., 1998) 모형이 판별되며 추정의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각 잠재변수별로 적어도 2개 이상, 3개의 측정변수를 가지는 것이 적절하다(Kline, 2010). 따라서 하위요인이 없는 직업정체감과 삶의 만족은 각 척도별로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여 요인부하량의 평균이 동등하게 되도록 문항을 배분하여 3개의 측정변수를 만들어 사용하였다. 모형검증에서 추정방법은 최대우도법을 사용하였다.

    모형적합도는 표본크기에 대한 민감성, 모형의 간명성, 해석가능성 등을 모두 고려하기 위해 TLI, CFI, RMSEA를 사용하였다. RMSEA는 절대적 적합도 지수로 .05이하(Brown & Cudeck, 1993)일 때 좋은 적합도로 판정되고, .08이하이면 보통 적합도, .10이상이면 나쁜 적합도로 판정된다. 이에 비해 TLI, CFI는 상대적 적합도 지수로 .90 혹은 .95이상이면 모형의 적합도가 좋은 것으로 해석한다(배병렬, 2007; 홍세희, 2000). 모형비교를 위해서는 적합도 지수뿐만 아니라 내재된 모형비교에 사용하는 차이검증을 함께 사용하였다(김주환, 김민규, 홍세희, 2009; 배병렬, 2007). 검증된 모형에서 매개효과의 유의성은 Shrout와 Bolger(2002), 김진호, 홍세희와 추병대(2007)의 권유에 따라 부트스트랩 절차를 사용하여 검증하였다. 원자료(N=313)에서 무선표집으로 생성된 200개의 표본이 모수추정에 사용되었고, 신뢰구간은 95%로 설정하였다. 모든 통계분석은 PASW Statistics 18.0과 AMOS 18.0 프로그램을 이용하였다.

    [표 1.] 진로소명과 진로정체감, 삶의 만족간의 상관분석 결과(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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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로소명과 진로정체감, 삶의 만족간의 상관분석 결과( =313)

    결 과

      >  진로소명과 진로정체감, 삶의 만족간의 관계

    진로소명과 진로정체감, 삶의 만족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가 표 1에 제시되었다.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진로소명, 진로정체감과 삶의 만족 세 변인 간에는 모두 .01수준에서 유의한 정적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진로소명이 높아질수록 진로정체감과 삶의 만족이 높아지며 진로정체감이 높아질수록 삶의 만족 역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  진로소명과 진로정체감이 삶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

    진로소명과 진로정체감이 삶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표 2에 제시하였다. 진로소명과 진로정체감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삶의 만족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으며(F(2,310)=52.45, p<.001) 삶의 만족의 25.3%를 진로소명과 진로정체감이 설명하고 있었다. 각 변수의 기여도를 살펴보면 진로소명(β=.38, t=7.64, p<.001), 진로정체감(β=.25, t=5.07, p<.001)의 순으로 삶의 만족에 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즉, 진로소명과 진로정체감이 높을수록 삶의 만족 역시 높아짐을 알 수 있다.

    [표 2.] 삶의 만족에 대한 중다회귀분석 결과(Ν=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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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만족에 대한 중다회귀분석 결과(Ν=313)

      >  측정모형 검증

    문항 꾸러미를 통해 만들어진 측정변수의 상관, 평균, 표준편차, 왜도 및 첨도를 표 3에 제시하였다.

    모든 측정변수간 상관은 정적이었고 대부분의 상관계수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 또한 각 측정변수의 왜도는 -.36과 .44사이였고 첨도는 -.51와 .63사이로 각 측정변수의 분포가 정상적임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측정변수가 구조방정식 모형검증의 가정을 충족하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표 3.] 측정변수간의 평균, 표준편차 및 상관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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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측정변수간의 평균, 표준편차 및 상관계수

    측정모형의 확인적 요인분석 결과 χ (df=24, N=313)은 31.118(p>.05), TLI는 .991, CFI는 .994, 그리고 RMSEA가 .031(90% 신뢰구간=.000-.059)로 모든 적합도지수가 좋은 적합도를 보여 측정모형이 자료에 잘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4에 나타난 바와 같이 측정모형의 요인 부하량은 모두 .64이상이었고 유의수준 .001수준에서 모두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 4.] 측정모형의 요인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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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측정모형의 요인계수

      >  모형비교

    마지막으로 진로소명과 삶의 만족간의 관계를 진로정체감이 매개하는지, 매개효과가 부분매개인지 완전매개인지 알아보기 위해 부분매개모형과 완전매개모형을 구성하여 모형비교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표 5에 제시된 바와 같이 부분매개모형과 완전매개모형 모두 TLI, CF가 .90이상으로 좋은 적합도를 보였고, RMSEA는 부분매개모형의 경우 .05이하로 좋은 적합도이나 완전매개모형의 경우 .089로 보통 적합도를 보이고 있었다. 적합도지수를 통해 2개의 모형을 비교해보면 2개 모형이 모두 좋은 모형이지만 부분매개모형이 모든 적합도 지수에서 완전매개모형보다 적합도지수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나 부분매개모형이 더 좋은 모형임을 알 수 있었다. 또한 χ2 차이검증을 실시한 결과, 두 모형의 적합도지수 차이는 55.13으로 유의수준 .001에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었다. 이는 두 모형이 자료를 설명하는 정도에 차이가 없다는 영가설을 기각하는 결과로 부분매개모형이 더 좋은 모형임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적합도지수와 차이검증 결과를 종합해 볼 때, 두 모형 중에서 부분매개모형이 완전매개모형보다 자료를 잘 설명하는 모형임을 알 수 있었다.

    [표 5.] 모형 간 적합도 지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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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형 간 적합도 지수 비교

      >  모수추정치

    모형비교 결과 자료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된 부분매개모형의 모수추정치를 그림 1에서 살펴보면, 모든 경로계수가 유의함을 알 수 있었다. 진로소명은 진로정체감(β=.26, t=3.68, p<.001)과 삶의 만족(β=.50, t=6.81, p<.001)에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진로소명이 높을수록 진로정체감이 높아지며 삶에 대한 만족도 더 많이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진로정체감(β=.25, t=4.12, p<.001)은 삶에 대한 만족에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진로정체감이 높을수록 삶에 대한 만족 역시 더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  매개효과 유의성 검증

    부분매개모형에서 진로정체감의 매개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를 알아보기 위해 부트스트랩(Bootstrap)절차를 사용하였다. 부트스트랩 결과, 진로정체감의 간접효과(β=.065)는 95% 신뢰구간이 .023-.134으로 유의수준 .01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진로소명이 삶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에서 진로정체감의 매개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함을 의미한다. 즉, 진로소명이 삶의 만족에 주는 영향은 진로소명이 삶의 만족에 주는 직접효과뿐만 아니라 진로정체감을 통한 간접효과도 있음을 의미한다.

    논 의

    본 연구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Seligman(2002)의 설명과 같이 진로소명이 삶의 만족에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또한 진로결정과 정체감형성이 중요한 발달과업인 청년기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로소명, 진로정체감과 삶의 만족의 관계를 구조적으로 살펴보고자 하였다.

    연구결과 첫째, 진로소명은 진로정체감과 삶의 만족과 정적인 관련성이 있었다. 이는 대학생들의 진로소명이 보다 높은 진로성숙도, 진로결정성, 자아효능감, 진로 포부, 학문적 만족도와 관련이 있었다고 보고한 서구의 몇몇 연구들(Bunderson & Thompson, 2009; Dik, Sargent, & Steger, 2008; Duffy, Allan, & Dik, 2011; Duffy & Sedlacek, 2007; Duffy & Sedlacek, 2010; Hirschi, 2011; Peterson, Park, Hall, et al,. 2009; Treadgold, 1999)과 일치하는 결과로 진로소명의 개념이 종교적 선호도나 나이, 연령과 무관하게 심리학적인 개인 변인일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개인의 진로소명은 개인이 갖게 되는 진로정체감과 관련이 있으며, 진로정체감 형성에 있어서 개인이 어떠한 진로소명을 갖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일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일에 있어서 소명의식 없이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경우 직업을 그만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한 Duffy, Dik, & Steger(2011)의 결과와 일치하는 것으로, 개인의 진로소명이 직업의 유지나 일에서의 만족도와 관련이 된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일을 소명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자신의 삶에 더 만족할 것이라고 가정한 Seligman(2002)의 주장과도 일치한다. 또한 국내에서 진로소명과 삶의 의미와의 관계를 탐색한 심예린(2010)의 결과와 일치한다.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 명확한 의미와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서 더 명확하게 이해하고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더 만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개인이 자신의 가치에 부합하는 직업선택을 위해서 자신의 진로소명을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진로소명을 통한 목표설정이 개인의 삶의 의미를 명확하게 하여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음을 나타낸다. 따라서 이제까지의 진로교육과 진로상담 프로그램이 적성과 흥미 등 개인적인 특성이해와 직업세계에 대한 정보제공과 같이 객관적인 내용을 점검하는 것에 초점이 있었다면 앞으로는 진로문제 개입에 있어서 진로소명과 같은 긍정심리학적 요인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둘째, 진로소명과 진로정체감이 삶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한 결과 두 변인은 모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진로소명이 진로정체감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는 자신의 일을 단순히 돈이나 명예를 위한 도구적인 것으로 지각하는 사람들보다는 소명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열정적으로 일에 몰입하고 더 행복하다는 Seligman(2002)의 설명을 지지하는 결과이다. 그리고 일과 관련하여 자신의 진로와 일에 대한 소명을 인식하는 것이 보다 많은 인생과 일에서의 의미를 지각하는데 관련 있었음을 보고한 선행연구(Bunderson & Thompson, 2009; Steger Pickering, Shin, et al., 2010)의 결과와도 일치한다. 특히 진로에 대한 정체감보다 진로소명이 삶의 만족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단순히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한 것을 이해하고 일에 요구되는 역할을 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해야 하는 일에 대한 가치를 이해하고 보다 전인적인 관점에서 인생의 목적과 의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소명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장점이 잘 활용될 수 있도록 목표를 정하고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며 이 과정을 통해 자신에 대한 신념, 자신감이 높아진다고 설명한 Weiss, Skelley, Haughey 등(2004)의 결과와도 일치한다. 이들은 소명이 있는 사람은 낯선 상황이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목표가 분명하기 때문에 실패를 견딜 수 있으며 결국 성공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하여(박주현, 2011에서 재인용) 진로소명에 대한 이해가 진로적응에서의 적응력을 높이는 내적 변인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대학생들의 진로교육과 진로상담에서 직업에 대한 이해와 함께 개인적 특성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자신의 가치를 명료화하고 자신의 인생 전반에서 일과 직업이 갖는 의미와 목표를 탐색하고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좋은 경력과 높은 임금, 안정된 직장과 같이 사회적으로 선호되는 직업을 찾는데 급급하기 보다는 진로상담과정에서 개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생 전반에서 자신에게 의미있다고 생각되는 일이 무엇인지, 자신이 충만감을 느끼는 일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 일이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를 위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탐색할 수 있도록 상담자는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는 개인의 특성을 파악하는 심리검사 위주로 진행되는 진로상담보다는 개인의 인생전반에 대한 의미를 통찰하고 진로에 대한 소명의식을 갖도록 하는 성장지향의 상담과정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셋째, 진로소명과 진로정체감이 모두 삶의 만족에 영향을 주고 진로소명이 삶의 만족에도 직접 영향을 준다는 선행연구에 근거하여 탐색적으로 진로소명과 삶의 만족의 관계에서 진로정체감의 매개효과를 검증한 결과 진로정체감은 두 변인간의 관계를 부분매개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이러한 결과는 진로소명이 삶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에는 진로소명의 직접효과 외에도 진로정체감을 통한 간접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 즉, 자신의 진로소명을 이해하는 것은 자신의 진로목표가 뚜렷하며 자신에 대해 명확한 정체감을 갖는 것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현재의 삶의 만족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진로문제를 호소하는 대학생과의 상담에서 개인이 자신의 진로에 대해 가지고 있는 목적의식과 진로정체감을 모두 확인하는 것이 개인의 안정적 삶의 질을 보장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진로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개인의 흥미, 적성, 성격 유형과 같은 개인적 특질에 대한 파악뿐만 아니라 자신의 진로에 대한 분명한 목표의식을 갖도록 탐색하고 개입하여 성숙한 진로정체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대학생집단의 적응을 결정하는 요인이 단순히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분명한 계획을 가지는 정체감의 문제를 넘어서서 돈을 버는 수단이나 경력개발 이상의 개인적인 의미를 가지는 일을 찾아내고 그 일을 통해 타인을 돕고 사회에 기여한다는 자신의 목적의식이 함께 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진로소명과 삶의 만족 사이에 다양한 매개변인이 있을 수 있음에도 진로정체감만을 고려하였다는 점에서 앞으로 다양한 변인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의 진로문제 중에는 진로소명 뿐만 아니라 진로관련 자기효능감, 진로결정 여부, 진로준비행동 등 다양한 변인들이 있으며, 이들 변인의 개인별 수준이 적응이나 삶의 만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종교성과 진로소명의 관계를 밝히는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Hall과 Chandler(2005)는 진로소명을 개인의 내적가치에 대한 세속적 관점과 종교적 관점을 구분하여 설명하였으나, 진로소명에 대한 의식은 종교의 유무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가정할 수 있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종교유무 뿐만 아니라 종교의 어떤 면이 진로소명의 차이를 만드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다면, 진로소명과 종교성의 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더해서 진로소명, 진로정체감 등이 발달적 개념임을 고려할 때 종단적 연구를 통한 경험적 자료를 수집하여 진로발달과정 속에서 진로소명과 진로정체감, 삶의 만족도가 어떻게 발달하고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구조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는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문항꾸러미를 제작하여 사용하는 경우 많은 통계적인 이점이 있으나 이론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한계점이 있다. 따라서 문항꾸러미를 제작하는 경우 요인부하량과 같은 통계적인 절차를 기계적으로 적용하기 보다는 각 측정변수를 어떻게 구성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인지 측정도구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지는 않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 역시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삶의 만족변인이 5문항, 단일요인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를 요인부하량에 따라 3개의 측정요인으로 문항꾸러미를 제작하여 분석하였지만 실제문항이 5개이므로 개별문항을 개별적으로 측정변수로 사용하거나 2개 요인으로 나누어 사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적용 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다양한 문항꾸러미를 만들 때 통계적인 절차와 함께 이론적으로 척도의 특성을 가장 잘 반영하는 것이 어떤 방법인지 검토해 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는 진로소명이 개인의 진로정체감과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인일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공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또한 가치와 목표라는 관점에서 진로문제에 접근하였으며, 그 중에서도 진로소명이라는 측면을 우리나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하였다. 진로소명에 대한 관심은 특정 전공이나 특정 진로에 쏠리는 것과 같은 현상을 지양하고 자신의 평생진로를 개발하는데 보다 주력할 필요가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앞으로 개인의 진로교육에서 중요한 변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진로소명과 진로정체감, 삶의 만족이 구조적인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결과는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진로문제가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이 중에서도 개인이 진로에 대해서 가지는 목표의 식이 삶의 만족도와 관련됨을 밝혔다. 대학생의 진로상담에서 상담자가 단순히 직업의 선택이나 결정에 치중하기 보다는 생애발달적 관점에서 개인의 인생의 의미와 관련된 진로소명을 살피는 것이 진로정체감이나 삶의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음을 나타낸다. 따라서 청년실업문제의 한 원인인 일자리와 구직자간의 불일치 문제역시 진로소명과 같은 가치의 문제로 접근해 볼 수 있으며, 일의 만족도나 적응을 위해 개인의 소명의식을 중요하게 다루어야 함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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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표 1. ]  진로소명과 진로정체감, 삶의 만족간의 상관분석 결과( =313)
    진로소명과 진로정체감, 삶의 만족간의 상관분석 결과( =313)
  • [ 표 2. ]  삶의 만족에 대한 중다회귀분석 결과(Ν=313)
    삶의 만족에 대한 중다회귀분석 결과(Ν=313)
  • [ 표 3. ]  측정변수간의 평균, 표준편차 및 상관계수
    측정변수간의 평균, 표준편차 및 상관계수
  • [ 표 4. ]  측정모형의 요인계수
    측정모형의 요인계수
  • [ 표 5. ]  모형 간 적합도 지수 비교
    모형 간 적합도 지수 비교
  • [ 그림 1. ]  연구모형의 모수추정치
    연구모형의 모수추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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