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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중년 남성의 여가 제약과 여가 권태에 관한 질적 탐구 Qualitative inquiry for leisure constraint and leisure boredom in the lives of middle aged men
  • 비영리 CC BY-NC
ABSTRACT
중년 남성의 여가 제약과 여가 권태에 관한 질적 탐구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understand leisure constraints and leisure boredom of daily existence for Korean middle-aged men, and how they are affected their lives by their constraints and boredom. To this end, this analyzed the concept of leisure, factors of leisure constraints, and the reason of leisure boredom. Even though this research is important, it is not accomplished much in past. In this respect, a total of 9 middle-aged men participated in the study, and they were participated on in-depth interview. They considered the leisure as relaxation, stress release, and preparation of later life. In leisure constraints, heath problem and psychological conservatism were involved with intrapersonal constraints. Lack of leisure partner and mismatch between my skill and other ’s skill were involved with interpersonal constraints. Structural constraints include a financial problem. The reasons for leisure boredom are derived from shortage of leisure skills, leisure cost matter, and psychological anxiety. These results imply further dicourse in leisure policy for middle-aged men.

KEYWORD
leisure constraints , leisure boredom , middle-aged men , qualitative research
  • Ⅰ. 서론

    한국의 중년 남성은 위기이다. 이들은 우리 나라 현대화의 격동기에 태어나서 여러 가지 중요한 사회 변화를 모두 경험했다. 한국 근대 화의 일꾼으로 그리고 한국 사회의 민주화의 기수로 일했던 많은 중년 남성들이 심리적인 위기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새 밀레니엄 이후 한국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조기 퇴직, 명예퇴직과 실직이 이제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우리 사회가 고도의 성장만을 추구해 오면서 사회 변화로 인한 중장년 계층이 누려야 할 삶의 질에 대한 화두를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현재 이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심각하다. 이러한 관점에 서, 본 연구는 한국 사회 발전의 기둥이었던 중년 남성들의 삶의 질을 회복하기 위한 담론으로써 여가 권태와 여가제약이라는 주제를 꺼내 보고자 한다.

    중년은 격동의 시기이다. 이 중년기에 대한 설명은 신체적, 심리적 그리고 사회적 맥락에서 가능하다. 신체적으로는 학자들에 따라서 여러 가지 견해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30세에서 65세 까지를 중년기로 본다. 특히 국내 연구를 보면, 김태현과 김양호(2003)는 30세에서 50세 까지를 중년기로 보았고, 조영미(2009)최인영(2007)은 40세에서부터 59세까지를 중년기로 설정하고 있다. 학계에서 처음으로 중년기라는 개념을 제시한 Jung은 40세 전후를 중년기의 시작으로 제시하였다(이희윤, 박정윤, 2011). 한국 사회에서 중년 남성군 중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계층은 바로 베이비붐 세대이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1955년에서부터 1963년도에 태어난 사람들로 인구의 14.6%인 약 712만 명으로 추산되고는 있는데, 남성이 약 365만 명이고, 여성이 약 347만 명으로 추정된다(통계청, 2010). 이 베이비붐 세대는 그 전 세대인 1947년에서 1954년에 태어난 사람들보다도 약 180만 명 이상이 많다. 이 세대는 한국 사회에 서는 ‘중간에 낀’ 세대로 인식되어진다. 이들의 전 세대는 유교적 사고에 익숙하고 바로 후세대는 상당히 개인주의적 성향을 보인다. 이들은 한국 사회의 모든 변화를 몸소 경험한 세대이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35세 이후로는 남성 호르몬이 매년 2%씩 감소하는데, 이 호르몬이 평균치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남성도 폐경기를 경험할 수 있어 안절부절 못하는 증세, 우울증이나 절망감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생리적 변화는 심리적 문제로 연결된다(박재홍, 2012). 중년 남성의 생리적인 문제와 심리적인 불안은 서로 연결이 되어있다. 심리적으로 과도기적 상태이기에 자신의 일생에 대하여 반성하게 되며, 동시에 주변의 변화로 인하여 역할에 대한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 사회적으로는 직업 생활에서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었거나, 혹은 은퇴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렇듯 심리적, 생리적 그리고 사회적인 변화로 인하여 한국 중년 남성들은 격동의 시기를 경험하면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게 된다.

    한국 중년 남성의 삶에서 여가 경험은 중요 하다. 중년의 한국 남성들이 느끼는 좌절감과 고민의 대부분은 고용의 불안정한 상황에서 기인한다. 고용의 불안정한 상황으로 인하여 사회적인 역할이 축소되고, 이는 큰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경제적 불안 상황, 사회 활동 및 사회적 관계 축소, 가정 내에서의 존재감 상실, 소외감의 경험 등은 우리의 중년 남성들을 방황하게 만든다. 이러한 문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도 만든다. 보건복지부(2010)의 <2009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2008년 한 해 동안 4,546명의 중년 남성이 자살하였다. 이는 중년 여성의 자살보다 2.65배가 높은 것이다(이희윤, 박정윤, 2011). 힘든 현실 속에서 중년 남성들 에게 긍정적인 여가 경험은 위로가 될 수 있다. 사회적인 위치가 축소되고 가족 내 역할이 상실되는 상황에서 중년 남성들은 새로운 대인 관계를 모색하게 된다. 이때에 삶의 위로를 주는 것이 긍정적인 여가 경험이다. 이러한 차원 에서, 본 연구는 한국 중년 남성의 삶을 윤택 하게 할 수 있는 방향에서 여가 담론을 진행해 보고자 한다.

    한국 중년들의 삶이 고달파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일상에서의 여가의 중요성에 대한 연구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기존 중년 남성에 대한 연구는 중년 남성의 우울증과 생활 만족도 연구(김희경, 2006; 박재홍, 2012), 중년 남성의 스트레스 대처 능력 연구(강성모, 전영주, 손태흥, 2008; 김양호, 2005; 이희윤, 박정윤, 2011), 중년 남성의 가족 관계 연구(박경복, 김분한, 2004; 조성석, 서훈, 2011), 중년 남성의 직업에 대한 태도 연구(이승아, 1998; 조원경, 한정란, 2009) 등으로 주로 한국 중년 남성의 스트레스나 우울증에 대한 심리적인 문제, 가족관계와 직업 태도에 대한 세 가지 방향으로 주로 이루어졌다. 실제로 중년의 여가에 대한 연구는 이준민과 신화경(2005)이 조사 대상의 95%가 여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제시한 중년 층을 위한 여가활성화 방안에 대한 연구와 김문겸(2008)의 한국 중년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마라톤에 대한 연구 정도이다. 조성숙과 서훈(2011)도 중년 남성의 노년 대비가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함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대한 대비 연구가 부족하다고 비평하였다. 김경식과 김찬선(2011)은 여가 제약과 여가 권태에 대한 연구가 극소수라는 것을 지적하였다. 여가 제약과 권태 사이에는 분명 일정의 관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연구가 수행되지 않았다. 성중기(2006)는 여가 권태가 여가 제약을 증가시키는 변수임을 주장하였으며, 김경식과 김찬선 (2011)은 내재적 제약이 크게 작용하면 여가 권태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 연구결과들도 연구참여자가 누구인지에 따라서 달라지며, 제약이 권태에 선행한다는 Jackson, Crawford와 Godbey(1993)의 연구 결과를 적용하면 신중한 연구 접근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본 연구는 한국 중년 남성을 대상으로 그들이 복잡하게, 혹은 동시에 경험하는 여가 제약과 여가 권태를 다루어 보고자 한다.

    한국 중년 남성의 삶의 질과 만족에 대한 기존 연구에서의 문제는 연구참여자의 관점이 아닌, 연구자의 관점에서 결과가 도출되고 해석 되었다는 점이다(신은보, 김문조, 2012). 이들은 직장과 가정 내 위치가 변화하고, 격동의 시기를 살고 있다는 측면에서 연구참여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 논지는 중년 남성의 여가 제약과 권태를 연구하는 데에도 동일하게 작용되어져야 한다. 그렇기에 중년 남성이 경험하는 여가 제약과 여가 권태의 인과적인 관계를 설명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은 아니다. 그들의 일상 속에서 여가 제약과 권태는 어떻게 존재하며, 이들이 삶을 영위 하는데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하여 연구 참여자의 입장에 서보는 것이 연구의 방향이 된다. 본 연구는 질적 연구 방법론을 적용하여 중년 남성의 삶에서 여가의 의미, 여가 제약의 구조와 권태의 이유에 대하여 심층적으로 기술 하고 분석한 것을 바탕으로 그들의 삶을 더욱 잘 이해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하여 본 연구는 한국 중년 남성의 일상에서 여가의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고, 추후에 이들을 위한 정책적인 고려가 가능한 담론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연구 방법

    본 연구에서는 질적 연구방법론을 사용하였다. 중년기 남성의 일상의 삶 속에서 경험하는 여가 제약과 권태를 이해하기 위하여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자 하였다.

       1. 연구참여자

    본 주제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의 기준을 선정하기 위하여 연구자는 여가학 전공 박사 2명과 만나 대화를 나누었으며, 이후 세평적인 수집법(reputational sampling)을 통하여 제보자를 선정하였다(이철원, 2013). 연구자와 연구자 동료들이 설정한 기준은 중년 시기의 남성들 중, 여가 활동을 잘하고,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데 거리낌이 없는 사람이었다.

    이에 총 아홉 명의 연구 주제에 적합한 사람 들이 선발되었으며, 이들의 연령은 42세부터 60세까지이다. 구체적인 연구 참여자(가명 표기)의 특성은 <표 1>과 같다.

    [표 1.] 연구참여자의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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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참여자의 특성

       2. 자료 수집

    본 연구에서의 자료 수집은 2013년 8월부터 12월까지 ‘심층면담’을 통해 중년 남성의 삶, 여가 경험, 여가 제약과 권태에 대한 구술적인 자료들을 정리하면서 이루어졌다. 심층자료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하여 참여관찰을 적용하여 중년 남성의 여가 참여 현장에서의 행동과 맥락을 이해하고자 하였다(이철원, 2013). 심층 면담을 실시하기 전 연구 제보자들 에게 연구 주제와 의도를 충분히 설명을 한 후스마트폰을 이용하여 녹음하였다. 가급적이면 첫 번째 심층 면담에서는 비구조화 된 면담을 통하여 연구제보자의 삶 전체를 조망해 보고자 하였으며, 두 번째 이후 면담에서는 반구조화 면담을 수행하고자 하였다.

       3. 자료 분석 및 연구의 타당도

    심층면담, 관찰 자료와 연구자의 반성노트, 일지 등을 분석하기 위해서 연구자는 Spradley (1980)가 제시한 영역 분석(domain analysis)과 분류 분석(taxonomic analysis)을 단계적으로 시행하였다. 또한 Glesne(2008)이철원(2013)이 이야기하는 지속적 비교법(constant comparative analysis)을 적용하여 범주들의 차별성을 강화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 먼저 심층 면담한 내용을 전사 작업 한 후, 원 자료의 중요한 개념어에 일정의 표시를 하고 이를 코드화(coding)하여 보관하였다. 그 다음으로 관찰자료, 반성노트, 일지에 대하여 코딩한 자료와 서로 비교와 대조하는 지속적인 비교법(이철원, 2013)을 통하여 의미를 도출하였으며 이를 범주화하였다. 본 연구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향상하기 위한 사용한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료 수집과 분석 에서 삼각측정법(triangulation)을 이용하였다. 둘째, 자료 수집과 분석이 끝난 후 여가학 전공 박사 3명으로부터 분석상의 분류가 적절한지에 대한 동료검증(peer debriefing)을 실시하였다. 셋째, 연구 결과 자료에 대하여 구성원 검토(member check)를 실시하였다.

    Ⅲ. 결과 및 논의

    중년남성의 삶에서 여가는 중요하다. 이들의 긍정적인 여가는 삶을 영위하는데 활력소가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연구참여자들은 여가를 중년 생활의 필수적인 경험으로 여기고 있었다. 또한 이들은 여가참여에서 많은 제약을 경험한다. 특히 사회생활에서 성취감을 잃어가고 가정 내 위상이 줄어들면서 돈이 들어가는 여가 활동에 대하여 부담감을 느끼게 된다. 중년의 삶에서 여가를 이야기 하기 어려운 중요한 요인은 경제적 문제에서 기인한다. 자녀들의 사교육비 및 대학 등록금 부담, 자녀들의 결혼 비용 보조, 연로한 부모님들을 위한 경제적인 지원이나 병원비 보조로 인한 중년 남성들의 경제적인 부담은 여가 제약의 중요한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경제적인 문제와 같은 구조적인 제약 외에도 중년 남성들도 내재적 그리고 대인적인 제약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연구자가 여가 권태 경험에 대하여 질문하였을 때 대부분의 연구참여 자들은 여가 권태를 부정적인 느낌으로, 그리고 여가 제약과 유사한 경험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1. 중년 남성이 인지하는 여가의 개념

    중년 남성들의 위기는 우리 사회가 이들에게 변화를 극복할만한 교육을 하지 못한 데에서 비롯된다. 이들의 삶에서 여가는 생활 만족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준민과 신화경(2005)은 중년층의 정신적, 심리적 안정과 의욕, 교양 향상, 신체적인 건강에 여가활동이 크게 기여한다고 제시하였다. 그렇기에 본연구 참여자들은 현재의 삶에서 여가의 중요성을 자주 언급하였다. 이들이 인지하는 여가라는 개념 중 휴식과 스트레스 해소라는 하위 요인은 기존 여러 계층에서 연구 제시된 개념과 동일하나, 노후를 위한 준비라는 하위 요인은 중년 남성들이 인지하는 독특한 여가에 대한 인식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Ferri, James와 Pruchno(2009)는 ‘성공적인 나이듦(successful aging)’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주관적으로 노후에 대하여 얼마나 대비했는지에 근거한다고 하였다.

    첫 번째 요인은 휴식으로써 여가 개념이 도출되었다. 중년 시기는 뒤를 되돌아 보는 시기로 자신이 성취한 것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는 때이다. 자기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면서 문득 허무감을 느끼기도 하는데, 이러한 생각이 들면서 심신이 탈진하는 경험을 많이 하게 된다. 그래서 안문수(54)는 여가는 마음을 평정하게 느끼게 해주는 매체라고 하였다. 이 시기에 마음의 평정 혹은 안정은 중요하다. 이들은 왜마음의 평정을 느끼기 힘들까? 한국 남성의 대부분은 중년이 될 때까지 외부에서의 성공과 발전만을 신경 쓰고 살아왔다.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중년이 된 시점부터는 외부 지향적으로 살기보다는 내면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는 것을 그들 스스로가 깨닫게 된다. 그래서인지 정성태(58)는 본인이 인식하는 중년과 이상적인 중년의 삶 사이에는 괴리가 존재한다고 말하였다.

    한국 중년 남성의 삶이 고달픈 이유는 현실과 이상의 차이 때문이다. [1]에서 제시되었듯 이, 많은 남성들이 중년이 되면 아들, 딸 시집과 장가 잘 보내고, 아내와 멋진 크루즈 여행을 하면서 붉은 노을에 감탄하는 삶을 꿈꾼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못하다. 경제적인 이유가 그들의 이상적 여가를 즐기는데 발 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삶에서 휴식 은 여가의 기능이 된다. Levinson(1978)이 지적 하였듯이 중년에는 커다란 심리적인 위기감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법으로 긍정적인 여가 경험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두 번째 요인은 스트레스 해소로써 여가의 개념이 제시되었다. 학창시절에 테니스 선수 생활을 했던 오상근(46)은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삶의 활력을 추구하기 위해서 여가 활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중년 남성이 특히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시기적으로 은퇴기에 접어들면서 직업 변동을 중심으로 사회적 역할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은퇴 후에 갑자기 많은 심리적인 좌절감을 경험하게 된다고 이해우(60)는 말하였다. [2]에서 제시된 것처럼, 대부분의 중년 남성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이를 퇴치하기 위해서 여가가 필요하다고 스스로가 인지하고 있었다. 중년 이후로 사회생활의 규모가 줄어들고, 현실에 안주하고자 하는 욕구도 또한 커진다. 이러한 인생 과도기적 시기에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이 시기의 위기감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몰입이 가능한 여가 활동은 이들 삶에 적절한 의미를 줄 수도 있다(정민영, 2001).

    세 번째 요인은 노후를 위한 준비로써 여가의 개념이 제시되었다. 중년기는 성공적인 노년기를 위하여 여러 가지를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 노후 설계를 잘 해야 만족스러운 노년기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시기에 일과는 다른 여가 활동을 잘 활용하면 성공적인 ‘인생 2모작’이 가능해진다. 그렇기에 김해중(54)은 노후 준비를 하면서 여가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본다고 하였다.

    공무원인 김해중(54)은 아직 7년 정도 정년이 남아있는데 그 시간 동안 노후 준비를 위하여 주말 텃밭 가꾸는 여가 생활을 영위하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중년 남성들에게 노후를 대비하는 일은 중요한 여가 활동의 목적이 된다.

    노후 준비의 관점에서 중년 시기에 접어들면서 청년기에 했던 여가 활동으로 회귀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오상근(46)은 원래 테니스 선수 출신으로 테니스 코치 생활을 하다가 이 직업을 떠나 식당업으로 눈을 돌려 사업을 시작했으나 실패를 경험했다. 본인 말 그대로 “무관한 사업을 하다보니까 경험 부족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그는 다시 테니스 계로 재사회화(resocialization) 하면서 성공적인 중년 생활과 노년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렇듯 중년기의 여가는 노년기를 대비하는 긍정적인 준비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것이 밝혀졌다.

       2. 여가 제약

    중년 남성들은 사회 환경의 변화 속에서 가족 내의 역할 변화, 자아 개념의 변화 등으로 변화의 시기를 경험한다. 이때 여가에 참여하고 싶지만 여러 가지 방해물을 만나게 된다. 이러한 여가 참여가 불가능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다음에 제시된다.

    1) 내재적 제약

    연구참여자들은 크게 두 가지의 내재적인 제약을 경험하고 있었다. 첫 번째는 건강 문제이다. 본인의 건강 상태가 여가를 지속적으로 참여하는데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해우(60)는 친구들과의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는 본인이나 아내가 아플 때라고 하였다. 이에 자신의 건강 상태가 친구들 모임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는 중요한 이유라고 하였다.

    두 번째는 심리적인 보수적 성향이다. 중년 남성들은 생리적인 호르몬이 30대 보다 많이 감소한다. 대부분의 연구참여자들은 매해가 바뀔 때 마다 몸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몸과 마음의 부조화 현상은 남성 호르몬이 저하되어 나타나는‘남성 폐경기’로 인해서 발생되고, 이는 살아가는데 불안감을 유발한다. 이렇듯 불안과 우울한 생활 속에서 여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는 새로운 여가 경험에 대해 겁이 나는 보수적 성향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박건원(56)은 살사 댄스를 배우기 위해서 도전했다가 중도 탈락하게 된 이유가 보수적인 성향 때문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연구참여자들은 여가활동으로 새로운 것에 시작하는 것을 일종의 모험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안문수(54)는 중년기는 “생활에 서의 변화를 두려워하는 시기”라고 했다. 그래서 “(지금은) 균형이 가장 중요할 때지. 지켜야 할 게 많으니까 애타는 거야”라며, 새로운 여가 활동에 대한 참여에서의 심리적 제약을 언급하고 있었다.

    내재적인 제약으로 본인의 건강 상태가 대두 되었으며, 새로운 여가에 대한 보수적인 성향이 제약으로 또한 등장하였다. 특히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건강 상태가 중요했으며, 본인의 보수적 혹은 소극적인 여가 태도가 여가 참여의 장애로 작용하고 있었다(박경복, 김분한, 2004).

    2) 대인적 제약

    한국 중년 남성의 심리적인 고립감에 일조하는 것이 사회적인 관계 축소이다. 본 연구참여 자들은 중년기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적인 만남이 줄어든다고 자조 섞인 이야기들을 했다. 안문수(54)는 “난 북가좌동 철거 지역에 살았는데 그 시절에 같이 놀았던 친구들은 아직도 가난하게 살아”라며, 옛날 친구들과의 여가 활동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하였다.

    중년기에 친구 관계가 축소되는 일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렇기에 이 시기에는 혼자 혹은 배우자와 함께하는 여가를 즐기던지, 또는 새로운 여가 집단을 만나던지 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 연구참여자들에 의하면, 이 시기에 경험하는 대인적 제약은 두 가지 이유로 발생 하였다. 첫 번째는 같이 여가 활동을 할 교우 집단의 부재이다. 중년기가 되면서 학창 시절 및 청년기의 친구들과의 교류가 줄어들게 되어 그들과 함께 하는 여가 활동이 줄어들게 된다. 이때 연구참여자들은 새로운 여가 집단을 만나기 위하여 탐색하기도 하고, 가족과의 여가 시간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에는 연구참여자들이 취미 활동 동아리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동아리 활동이 이들의 ‘여가제약협상 전략’이다. 본 연구참여자들은 여가 참여에서 기존 친구 집단은 거의 해체되고 새로운 모임을 추구한다는 것을 이야기 하였다. 실제 한국 중년기의 남성들은 사회적 참여가 축소되고 가족 내 역할이 상실되어감에 따라 사회적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중년 시기의 여성들은 자신의 독립적인 삶을 즐기고자 함에 비해, 중년 남성들은 대인 관계를 확장하고자 노력하는 경향이 생기기도 한다(신은보, 김문조, 2012).

    [6]에서처럼, 여가 활동은 중년기의 사회 활동의 지평을 넓혀주는 역할을 한다. 여가 활동을 위한 모임에 참여하면서 대인적 제약을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이 경험은 인간관계의 확장에 도움을 준다. 특히 종교 활동의 경우에는 공동체 생활을 통하여 맺어진 관계가 삶의 만족을 향상시켜준다. 이러한 관점에서, 신은보와 김문조(2012)는 종교생활을 함께하는 중년 남성들은 종교 기관 외에 사적 공간에서 만나서 등산, 가족 여행, 각종 여가 활동에 참여하며 같은 종교 활동을 하는 관계에서 벗어나, ‘내면 적 고민’(p.170)을 함께 나누는 관계로 발전한 다고 제시하였다.

    두 번째는 여가 활동에서 기술 수준이 맞는 사람을 찾지 못해 대인적 제약이 발생하게 된다. 허정(47세)은 대학 시절 볼링 선수로 활동할 정도로 스포츠 활동을 좋아했다고 한다. 현재 건설업에 종사하면서도 틈틈이 야외에서 하는 여가활동을 즐겨하는데 그가 경험하는 여가 제약은 같이 할 사람이 없다는 점이라고 하였다. 특히, 수상스키를 좋아하는 그는 동년배 친구들과 함께 수상스키를 즐기지 못해서 안타깝다고 하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가 종목에 계속 참여하기 위해서 제약을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도 나타났다. 박건원(56세)은 배드민턴을 친지 15년 정도가 되어 이제는 수준이 맞는 사람이 없으면 배드민턴을 하기 힘들다고 하였다. 그는 배드민턴과 같은 종목은 기술과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랫동안 하기 힘든 종목이라고도 하였 다. 그래서 배드민턴 수준이 맞는 사람들을 찾아서 동호회에 나가기도 하고, 학교(직원) 동호 회에 참여하기도 한다고 하였다.

    대인적 제약에서 재미있는 현상은 ‘타인 효과’가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안문수 (54세)는 바둑과 골프에서 지나친 내기가 그 여가 종목에 대한 반감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골프는 그래도 먹고 살만한 사람들이 하는 거잖아. 그런데 그 사람들이 자주 속여서 나는 골프를 못하겠더라구. 돈이 조금이라도 연결되면 속이는 사람들이 반드시 나와.”

    본 연구참여자들이 인지하는 대인적 제약은 내재적 제약 및 구조적 제약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다. 여가활동 동반자 부족은 타인의 경제적인 면이나 시간 부족 등의 구조적 제약으로 인해 발생하였고, 기술 수준 불일치로 발생 하고 있는 대인 제약은 특정 여가 기술에 대한 본인만의 기준치로 인한 내재적 제약과 관계를 맺고 있었다.

    3) 구조적 제약

    연구참여자들의 구조적 제약 중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은 금전적 문제였다. 베이비붐 세대의 평균 자산은 총 3억 8천만원(부채 6,500 만원 포함)으로 추산되는데, 이 중에서 부동산은 2억 8천만원, 금융자산은 8,600만원, 기타는 1,200만 원 정도라고 한다(송호근, 2013). 100세 시대에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데 이 정도의 평균 자산으로는 경제적 부담감으로 느낄 수밖에 없다. 경제적 문제는 여가 활동 참여 축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해우(60세)는 여행을 아주 좋아하는데 여행을 못하게 되는 중요한 이유로 경제적인 부담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는 욕심을 줄이고 여행 규모를 줄이는 여가 제약 협상 전략을 통해서 여행에 참여하고 있다고 하였다: “경제적으로 분수에 맞지 않는 여행을 택하지 않으면 후회도 없고 스트레스도 받지 않지.”

    [9], [10]과 [11]에 나온 것처럼, 직업에서 오는 시간 부족이 구조적인 여가 제약으로 작용 하고 있었다. 직업의 특수성은 여가 시간 부족을 유발해서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이렇듯 시간 부족과 경제적인 부담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9]에서처럼, 특정 시기에는 아예 휴식도 없이 바다에 조업을 나가야 하듯이 시간 부족은 경제적인 측면과 깊은 관계가 있다.

       3. 여가 권태의 발생 이유

    중년 남성들에게 여가 권태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가 권태는 여가 활동에 대하여 재미가 없다, 혹은 할 것이 없다, 라고 느끼는 감정이다. 여가를 통하여 지루하다고 느끼는 것은 부정적인 상태이며 몰입이 되지 못하고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여가 환경을 경험한다는 것을 말한다(Iso-Ahola & Weissinger, 1990). 한국 중년 남성의 삶에서 여가 권태가 화두로 등장하는 이유는 일 중심으로 살다가 여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으며, 동시에 즐거운 여가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본 연구참여자들 또한 중년 남성으로 한국 사회에 살아오면서 다양한 여가 권태를 경험하였다고 토로하였다. 구체적으로 이들이 여가 권태를 경험한 이유는 세 가지로 나타났다.

    첫째, 늘어난 여가 시간을 즐길만한 여가 기술 부족 때문이다. 본 연구 참여자들 중에서 여가 권태를 비교적 덜 경험하는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여가 기술을 학습해온 사람들이 다. 그러나 여가 권태를 느끼는 사람들은 새로운 여가 종목을 접하는데 필요한 여가 기술을 학습하는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했기에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이는 특정 여가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하지 못하게 한다.

    [12]에서처럼 여가 권태는 여가 참여에서 구조적인 제약과 밀접한 영향을 갖는다. 여가에 참여할 여건을 갖지 못해 참여 기회가 부족하고, 중년기 이후 여가 시간이 생겨도 여가에 수동적으로 참여하거나, 혹은 권태를 쉽게 느끼게 된다. 대부분의 연구참여자들은 [13] 사례처럼 여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이 알아서(어깨 너머로) 당구, 볼링 또는 바둑을 배웠다고 한다. 또는 김해중(54세)처럼, 테니스와 수영의 경우에 아주 기본적인 기술만 습득할 만한 기회를 가졌다고 하였다. 기본적인 기술 습득 후 시간 부족과 경제적 부담이라는 제약 요인이 지속적인 참여를 가로 막게 되고, 이 상황이 여가 권태를 유발하고 있었다.

    둘째, 여가 참여시의 비용 문제는 제약뿐만이 아니라, 여가 권태에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나타났다. 연구참여자들은 20대와 30대에 사회생활에 몰입하다 보니 여가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힘들었다. 또한 건강에 모두들 자신이 있었기에 여가의 필요성을 몸소 체험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40대 이후 여가 활동을 하려다 보니 비용이 많이 들게 되어 재미를 못 느낀다고 하였다. 특히 아들 2명이 미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박건원(56세)은 아들들을 보기 위해 일 년에도 미국에 서너 차례 가는데 그때 마다 골프를 실컷 즐기고 온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골프 라운딩이 비싸서 즐기기 힘들기 때문이라 한다.

    본 연구참여자들이 선호하는 여가로 많이 이야기하고 있는 활동은 등산, 골프 여행, 주말 농장 여행 등의 다양한 형태의 여행이었다. 우리나라 중년 남성들은 시간과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면 여행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용 문제는 여가 참여시의 구조적인 제약이기도 하지만, 미국과 한국을 비교하고 판단하는 경험([14])이 여가 권태를 발생시키기도 하였다.

    셋째, 심리적 불안감 때문이다. 이는 여가 참여에서의 방해가 되는 내재적 제약보다 휠씬 강도가 높은 불안을 지칭한다. 중년 남성들이 여가에서 재미를 느끼기에는 심리적으로 버거운 부분이 많이 있었다. 새로운 직업을 찾고자 해도 나이제한이라는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자 녀 부양에서의 오는 책임감, 건강에 대한 걱정 이 여가 활동에 재미있게 임하지 못하게 한다고 연구참여자들은 말하였다. 이들의 삶에서 여가 제약은 참여 기간 동안과 참여 후에도 강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년 남성이 여가 권태에 영향을 미치는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감정의 노화’와 관계가 깊다. 일본 정신과 의사 와데히데키는 임상 경험을 통해 감정의 노화는 40대부터 진행된다고 하였다. 이는 생리적인 차원에서 전두엽의 기능이 약화되면서 감정 통제가 힘들어지고, 세로토닌이 줄어들면서 정신의 균형이 저하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김찬호, 2008). 감정통제가 힘들고 정신적인 균형이 무너진 상태에서 여가 활동이 과거처럼 재미있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이해우(60세)는 “하남시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중년 부부의 권태기를 이기는 법, 중년의 여가와 같은 강좌도 들어 보았어”라며, 중년 시기가 시작되면서 정신적 불안감이나 부부 사이의 권태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여가 활동이 재미있을 거라고 말했다.

    위에서 제시한 것처럼, 한국 중년 남성들에게 여가 권태는 여가 교육 기회 부족, 비용 부담과 심리적 불안감으로 인하여 나타났다. 이요인들은 여가 제약과 유사한 경험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중년 남성들에게 여가 제약과 권태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중요한 발견 이었다. 그렇기에 여가에서 제약이 있고, 참여 후 권태감까지 경험하게 되면 박건원(56세)은 “점점 고독해지는 것을 느낀다”라고도 하였다.

       4. 논의

    본 연구는 새 밀레니엄 시대 이후 급속하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우리 사회에서 거대 인구 집단으로 대두되고 있는 중년 남성들의 여가 경험에서 만족감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여가 제약과 권태를 조사해보고자 시작되었다. 실제 2010년 이후 인구의 14.6%인 712만 명의 베이비부머들이 중년기로 진입할 정도로(통계청, 2010), 이 집단의 인구 성장은 눈에 띌 정도로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중년 남성의 여가에 대한 관심이 사회적으로 필요하다. 현재 우리 중년 남성들의 여가 참여에서 심리적 방해인 여가 제약과 권태는 여가 교육 경험의 부족과 일중심의 생활 방식에서 기인한다. 이러한 문제 상황에서 본 연구 결과는 중년 남성들의 여가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자 한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의 논의는 세가지 방향에서 다루어 보고자 한다. 첫째, 중년 남성들이 인지하는 여가의 개념은 휴식, 스트레스 해소와 노후를 위한 준비라는 하위 요인들로 제시되었다. 다른 계층과 마찬가지로 중년 남성의 삶에서도 여가는 좋은 휴식과 재충전의 개념이 강했으며, 또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이 되었다. 재미있는 점은 여가는 노후 생활을 위한 또 다른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연구참여자들은 ‘인생 2모작’에 대하여 관심이 많았다. 이에 여가 활동을 통해서 성공적인 노후 관리를 추구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조성숙과 서훈(2011)이 제시 했던 성공적인 노후의 개념인, 경제적 준비, 신체적 준비와 사회적 준비를 여가를 통해서 하고 있는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중년층의 휴식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여가의 필요성은 이준민과 신화경(2005)의 연구에서도 나타났다. 또한 Ku, Fox와 Chen(2009)는 7년 동안 추적 조사를 3,778명의 대만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했는데, 여가 활동은 우울증을 감소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제시하였다.

    중년 남성을 위한 여가는 심리적인 안정 외에도 직업 교육의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음이 본 연구를 통해서 도출되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중년 초입기에 사회생활을 하면서 직장 혹은 지역 사회에서 본인이 흥미있어하는 여가 활동을 통하여 노후 준비와도 연관을 맺게 하는 여가 정책이 필요하다(한정란, 안경실, 오병철, 2010).

    둘째, 중년 남성들은 내재적 제약, 대인적 제약과 구조적 제약을 경험하고 있었다. 특이한 점은 대인적 제약의 발생이 본인의 내재적 제약과 구조적 제약에 의하여 강하게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Jackson, Crawford와 Godbey(1993)가 제시했듯이, 내재적 제약, 대인적 제약과 구조적 제약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순차적’으로 극복될 때 전체적인 여가 제약이 해소된다는 결과를 입증하는 연구 내용이라 볼 수 있다. 첫 번째 하위 요인인 내재적 제약은 건강 상태와 심리적인 보수 성향이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여가 활동을 하고 싶지만 건강이 여의치 않아서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했으며, 새로 배우는 여가 활동 중에서 댄스와 같은 경우는 보수적 성향 때문에 지속적인 참여가 불가능했다고 나타났다. 연구참여자들은 건강 때문에 여가 참여에서의 제약을 경험하는데, 이는 여가에 참여해야 건강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하여 우리 사회에서 중년 남성들을 위한 홍보가 필요한 부분과 연결 된다(Bassuk & Manson, 2005). 두 번째 하위 요인인 대인적 제약은 두 가지에 의해서 발생 하게 되었는데, 여가 활동을 같이할 교우 집단의 부재와 기술 수준이 맞는 참여자 부족 때문 이었다. 여가 활동을 같이 할 수 있는 교우가 많으면 직장에서와는 다른 새로운 ‘사회적 결합력(social connection)’을 가질 수 있다고 Lyons와 Dionigi(2007)이 지적하였다. 대인적 제약을 잘 극복하게 되면 사회적인 소속감이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세 번째 하위 요인인 구조적 제약 중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금전적 문제였다. 특히 직업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시간 부족으로 구조적 제약을 경험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여가 제약은 중년 남성들의 여가 만족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나타났다. 이는 송원익과 여인성(2004)의 연구에서도 제시된 바 있다.

    셋째, 중년 남성들에게 여가 권태가 발생하는 원인은 여가 기술의 부족, 비용 부담과 심리적 부담감으로 나타났다. 여가 권태는 여가 참여 후에 경험하는 느낌이다. 여가 제약을 여러 가지 협상 전략을 통해 극복하고, 여가 참여가 이루어진 후 연구참여자들은 그리 만족스 럽지 못한 느낌이나 재미없는 상태를 느낄 수 있다. 이때가 여가 권태를 경험하는 시기이다. 본 연구는 여가 권태와 여가 제약의 인과 관계를 해석하고자 하는 연구가 아니기에 둘 사이의 관계 분석은 불가능했다. 실제로 본 연구에서 연구참여자들은 여가 제약과 여가 권태의 개념을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성중기(2006)는 여가권태가 여가 제약을 강하게 할 수 있는 영향 변수라는 것을 지적하기도 했지만, 이는 논쟁이 가능한 결과이다. 둘 사이에 인과적인 관계가 존재하기 보다는 여가 학의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은 두 가지 변인에 대한 질문을 던졌을 때, 연구참여자들은 이 둘을 혼동 하고 있기에 추후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여가 기술이 부족한 이유는 과거에 여가 교육을 받을 만한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나타났다. 또한 여행이나 골프 라운딩의 경우에는 상당한 비용이 필요해서 이러한 제약이 계속적 여가 참여를 불가능하게 하고, 또는 여가제약 협상을 가능하게 했다. 심리적인 부담감은 여가 참여 후 즐거움보다는 오히려 불안하거나 죄책감 때문에 생기게 된다고 하였다. 여가 권태를 경험하지 않고 꾸준하게 여가 활동에 참여하면 중장년층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지속적으로 경험하게 된다(Parker, 1996; Thang, 2005).

    본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년 남성들은 여가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여가 제약과 여가 권태를 경험하고 있었다. 여가 제약과 여가 권태의 개념은 서로 혼용되어 인식 하기도 하였다. 여가 참여 후에 만족스럽지 못하는 그러한 느낌은 제약이 적절하게 극복되지 못한 상태에서 여가 참여가 일어났을 경우에 크게 느껴지는 것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러한 여가 제약과 여가 권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년 남성들을 위한 여가 정책에 대한 배려가 사회적으로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고 사료된다.

    Ⅳ. 결론

       1. 결론

    위 이야기는 소설가 김훈이 중년 남성의 위기에 대하여 말한 것이다. 중년 남성인 연구자 ‘나’는 김훈의 이 말을 연구 기간 내내 공감하였다.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한국 사회의 중년 남성은 시시각각 위기감을 경험한다. 그들의 삶을 위로해 줄 수 있는 것은 스스로가 즐겁게 여가 향유에 빠지는 길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녹하지 않다. 그렇기에 현실의 여러 방해를 극복하고 긍정적인 여가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하는 여가 담론이 필요하다고 본다.

    과거에 중년 남성에 대한 연구는 심리적인 문제와 해결, 스트레스 대처 능력, 가족 관계, 직업 태도와 이직 문제 등으로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그러나 중년 남성들의 지속적이며 만족스러운 여가 경험 발생에 대한 연구는 부재 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한국 중년 남성의 여가의 개념, 여가 제약의 요인과 여가 권태 발생 원인에 대하여 분석하여 중년 남성이 만족스러운 여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상황과 조건을 제시해 보고자 하였다.

    세 가지 연구 결과가 도출되었다. 첫째, 중년 남성들은 휴식, 스트레스 해소와 노후를 위한 준비로 여가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 나타났 다. [1]과 [2]의 면담 내용은 다른 계층에서의 여가 개념과 유사하다. [3]은 여가 시간을 노후 준비라는 중년 남성만의 독특한 여가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둘째, 중년 남성들이 인지하는 여가 제약이 내재적, 대인적 그리고 구조적으로 분류되었다. 내재적 제약의 하위 요인으로는 건강 약화로 인한 소극적 참여 성향이나 심리적인 보수 성향이 나타났다. [4]나 [5]에서처럼, 다른 여자의 허리를 감싸고 춤을 추는 데에 있어서 보수적인 심리 상태가 제약으로 작용하기도 하였다. 대인적 제약의 하위 요인으로는 함께할 교우 집단의 부족과 기술수준을 맞는 사람의 부재가 나타났다. [7]과 [8]에서처럼, 수상스키나 카약과 같은 여가 활동을 하고 싶은데 동반자나 기술 수준이 맞는 사람이 없을 때에 대인적 제약을 경험한다. 이 때 해결 방식이 [6]에 제시된 것처럼, 여가 동아리나 단체에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구조적 제약의 하위 요인으로는 금전적인 문제가 나타났다. [9], [10]과 [11] 은 직업의 특수성으로 인한 구조적인 제약을 언급하고 있다.

    셋째, 여가 권태가 발생하게 된 이유는 여가 기술의 부족, 여가 비용 부족과 심리적 불안감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참여자들은 여가 제약과 여가 권태에 대한 개념을 혼용해서 인식하고 있었다. 이에 둘 사이는 서로 영향을 미치거나, 혹은 유사한 심리적인 상태일 수 있다는 것을 연구자는 파악할 수 있었다. [12]와 [13]은 여가 교육의 부족으로 인한 체제적인 여가 기술을 배울 기회 부재와 [14]와 [15]는 골프와 해외여행의 비용 부담을 연구참여자들이 이야기 하고 있다. 심리적인 부담감은 내재 적인 여가 제약과 유사한 측면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결국 중년 남성들의 여가 제약을 잘 극복하 고, 여가 참여 후 여가 권태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위하여 중년 남성들의 여가 담론이 다양하게 수행되어야 한다.

       2. 제언

    본 연구에서 제시된 결과를 바탕으로 두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중년 남성들의 여가 제약의 하위 요인들 중에서 어떠한 요인이 여가 권태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 하는 연구를 통하여 중년 남성을 위한 여가 교육 프로그램 작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양적 연구가 필요하다. 내재적 요인이 중요하면 심리적인 프로그램이 더욱 만들어져야 하고, 대인적 제약이 중요하면 지역 사회 중심으로 사회적 관계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이 여가 활동과 접목되어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구조적 제약이 중요하다면 중년 남성을 위한 여가 바우처나 여가 콜 센터 운영 등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모색할 수 있는 논의를 이끌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둘째, 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중년 남성들의 여가 참여를 촉진시켜줄 수 있는 여가 정책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년 남성들의 긍정적인 여가 경험을 위해서 공적인 조치는 필수적이다. 많은 여가 제약과 권태를 경험하는 한국 중년 남성들에게 필요한 여가 정책은 무엇인지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이 바탕이 된 결과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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