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아동기 학대피해경험이 아동의 정서결핍과 공격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고, 정서결핍이 공격성에 대한 학대피해경험의 영향을 매개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충청북도 청주시와 청원군의 소재의 초등학교 5, 6학년 아동 424명을 대상으로 조사 분석한 결과, 아동학대피해 경험은 부부폭력목격 빈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학대피해경험과 정서결핍 및 공격성 간의 영향력을 살펴본 결과 방임, 정서적 학대, 신체적 학대, 부부폭력목격의 순으로 공격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정서결핍이 정서적 학대, 신체적 학대와 방임의 공격성에 대한 영향을 부분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아동학대 관련 정책적 및 실천적 함의를 제안하였다.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mediating effect of callous-unemotional (CU) trait on the relationship between child abuse and children's aggression. Self administered questionnaires were collected from four hundred and twenty-three 5th and 6th graders living in Cheongju city and Cheongwon area. The results of this study are as follows: First, it was found that the most commonly experienced form of child abuse was witnessing their parents’ violence against each other, followed by physical abuse, neglect, and emotional abuse, respectively. Second, experiences of child abuse were found to explain the extent of aggression and CU trait. CU trait was found to partially mediate the relationship between emotional abuse and aggression, physical abuse and aggression, and the relationship between neglect and aggression. In conclusion, this study show that the level of child abuse affected children’s CU trait and aggression, and CU trait influenced aggression. Research findings strongly suggest that programs that promote and enrich children’s emotional development must receive full attention in child welfare as children’s emotional problems such as CU trait, which is affected by harsh parenting, can have an adverse effect on children’s aggression.
최근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과 행동문제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도를 넘는 공격적 행동과 타인의 고통에 대한 무감각한 반응 및 공감부재 등 정서문제가 있는 아동들이 관찰되고 있는데, 이들 중 많은 수가 학대피해아동이라고 보고되고 있다. 아동학대현황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10,146 건이며 그 중 학대의심사례는 8,325건에 달하는데 대부분이 가정 내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한다(보건복지부⋅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2012). 아동기 학대피해경험은 아동의 신체⋅정서⋅사회적 발달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데, 우울, 불안, 슬픔, 분노 등의 내면화 문제와 적개심과 분노 등에 기초한 공격적 행동이나 비행 등의 외현화 문제가 지적되어 왔다(김광혁, 2009; 임소정, 2003). 아동기 학대피해 경험은 적절한 개입이 없을 경우 폭력가정의 부정적인 가족역동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진행되어 청소년기, 나아가 성인기의 가족적⋅사회적 부적응과 비행과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이아영⋅유서구, 2011; Clarizio & McCoy, 1983; Olweus, 1979). 그 중에서도 공격성은 폭력적 비행의 주요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부모로부터의 폭력경험과 부모 간 폭력을 관찰함으로써 아동의 공격성이 야기된다고 보고하고 있다(이아영⋅유서구, 2011; 김경호, 2006). 아동의 공격성은 부모의 부정적인 양육행동과 본인의 부정적인 기질이 연합되었을 때 가장 높게 나타나며(박성연, 2002), 기질적 특성 중 정서결핍과 공격성의 관련성이 주목받고 있다.
정서결핍은 최근 폭증하는 아동과 청소년의 심각한 범죄와 관련하여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특성이다(Rutter, 2005). Hare(1993)는 정서결핍을 냉담하고 비정서적인 특성이라 하였고 Frick과 White (2008)는 공감이나 죄책감, 비행에 대한 양심의 가책이 결여되어 있고, 타인에 대해서 냉담하고 타인의 감정에 대해 무심하며, 감정표현이 적은 특성이라고 하였다. 국내외의 많은 연구들은 정서결핍 특성이 심각한 공격성을 야기하는 원인이 된다고 보고하고 있다(최소영, 2006; Woodworth & Porter, 2002; Cornell et al., 1996). Patterson(1982)은 아동기의 공격성 수준이 상위 5%에 해당하는 아동들의 36%가 10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평균 이상의 공격성을 유지한다고 하였으며 최소영(2006)과 Porter 등(2003)도 정서결핍 성향이 높은 사람들이 폭력범죄를 더 많이 저지른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정서적으로 무감각한 특성을 지닌 정서결핍이 타인에게 가혹한 공격적 행동의 매우 중요한 잠재적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예측하게 해준다(이수정⋅고선영⋅이춘근, 2004).
그런데 정서결핍의 주요 특성인 공감 및 정서 결여 특성은 유전적 소인 뿐 아니라(Viding et al., 2005), 신체적 또는 정서적 학대, 방임과 같은 양육 환경의 영향에 의해서도 그 특성이 발현될 수 있다고 한다(Mealey, 1995). Saltaris(2002)도 발달 초기 학대 영향이 공감 부족과 정서 결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서구에서는 이미 아동기의 학대경험과 이후 사이코패스 성향의 관련성이 지적되어 왔다(곽금주⋅김연수, 2008; Farrington, 2005; Cambell, Porter, & Santor, 2004). 결국 역기능적 가족 특성과 아동기에 학대받은 경험은 단순히 심리적인 영향만 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 및 기질적인 면인 정서결핍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이수정⋅허재흥, 2004).
Pardini 등(2003)은 정서결핍이 높은 아동들은 공격적 행동으로부터 더 긍정적인 결과들을 기대하고, 나아가 공격적 행동의 결과들을 더 가치 있게 생각한다고 하였다. 이는 부모가 아동을 학대함으로써 아동이 타인에 대한 공감과 책임감을 학습할 수 없기 때문에 타인과 공격적인 방법으로 관계를 맺게 되고, 이러한 부정적 경험이 누적되어 반사회적인 행동을 이끌어낸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결국 정서결핍이 아동의 학대피해경험과 공격성간의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부모의 학대나 방임과 같은 부정적 삶의 경험과 사회적 박탈경험으로 인하여 공감, 사랑과 같은 사회적 정서를 경험하지 못하고 분노와 복수심 같은 정서를 반사회적 행동과 공격성으로 표출한다는 김동민과 박현진(2005)의 연구는 정서결핍이 아동학대피해경험과 공격성을 매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예측하게 한다.
본 연구에서는 부모로부터의 학대피해경험 및 정서결핍이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아동학대피해경험과 공격성에 대한 그간의 연구는 아동학대의 영향으로 인한 공격성의 증가에 관한 것이 주를 이루었다(김재엽⋅최권호, 2012; 김선숙, 2007; 조유정⋅석주영⋅박인전, 2005). 또한 아동과 청소년의 정서결핍에 대한 연구는 주로 청소년 정신병질의 유형(문윤재, 2010; 김동민⋅박현진, 2005)연구와 청소년 정신병질 척도 타당화 연구(권은정⋅손애리⋅황순택, 2010; 김동민⋅박현진⋅김지훈, 2005), 정신병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연현진⋅한애경⋅윤혜미, 2011; 강태신, 2009; 곽금주⋅김연수, 2008) 등이 이루어졌다. 이미 외국에서는 아동 및 청소년의 비행과 정신병질에 관심을 갖는 연구자들에 의해 정서결핍 특질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나(Pasalich et al., 2012; Rutter, 2005), 아동의 정서결핍 특질에 관한 국내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권은정, 2011).
따라서 본 연구는 아동기 학대피해경험이 아동의 정서결핍과 공격성에 어떤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고, 정서결핍이 공격성에 대한 학대피해경험의 영향을 매개하는지를 살펴보는데 목적이 있다. 특히 외국에서는 이미 그 관련성이 증명되었으나 국내 선행연구에서는 독립적으로 다루어지지 않았던 ‘부부폭력목격’을 아동학대의 한 유형으로 포함하여 신체적⋅정서적 학대와 방임의 네 가지 학대 하위유형이 아동의 정서결핍과 공격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본다. 국내 연구에서는 부부폭력목격을 정서적 학대에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으나, 개념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어 실제 조사에서 척도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장 가까운 신뢰관계자 간의 폭력목격은 아동에게 심각한 공포심을 유발할 뿐 아니라 폭력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주어 폭력을 학습하게 한다는 점에서 구별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아동의 학대피해경험이 정서결핍과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
둘째, 아동의 학대피해경험과 공격성 간 관계에서 정서결핍의 매개효과가 있는가?
아동기는 가족 상호관계 속에서 일차적인 인성을 형성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나타나는 부모에 의한 학대피해경험은 아동에게 여러 가지 심리⋅사회적 부적응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김정란, 2004). 국내외에서 이루어진 아동학대의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학대피해경험은 학대를 경험하지 않은 아동에 비해 더 큰 심리⋅사회적 부적응의 위험이 있으며, 성장 후에는 폭력, 비행, 범죄의 가능성이 높다(이명진⋅조주연⋅최문경, 2007; Jonson-Reid & Barth, 2000). 폭력적인 문제행동을 유발하는 가장 주요한 요인인 공격성은 다양한 가족적, 사회적 환경의 부적응의 결과로 나타나며(Olweus, 1979) 가족 구성원들 간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학습되는데(Clarizio & McCoy, 1983), 가정 내에서 자녀가 공격행동을 가장 직접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행동은 부부간 폭력과 아동이 직접 피해자가 되는 아동학대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정기원과 서현숙(2007)은 청소년의 공격성과 비행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서 가정폭력에 노출되지 않은 아동에 비해 가정폭력을 목격하거나 경험하는 아동이 높은 공격성과 비행행동을 나타내었으며, 특히 가정폭력을 목격하는 경우보다 가정폭력을 경험하는 경우에서 공격성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거꾸로 가정폭력을 경험하는 것 뿐 아니라 가정폭력을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아동의 공격성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유정 등(2005)의 비행 청소년과 일반 청소년의 공격성을 비교한 연구에서도 비행 청소년들의 학대피해가 더 많았으며, 학대를 받은 아동에게 공격성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고,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 방임 모두 직⋅간접적으로 공격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경호(2006)는 비행청소년들의 신체적 아동학대피해 경험과 폭력행동이 관련되는 과정에 대한 현상학적 연구를 통해 아동기 신체적 학대 경험에 대해 ‘내가 잘못해서 맞았다’는 태도를 보여 맞을 짓을 하는 사람의 잘못을 교정해 주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자신의 폭력행동을 정당화하고 합리화한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아동의 학대경험이 공격적 행동을 학습하게 하고 학교와 또래관계에서도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반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아동의 학대피해경험이 성인기 범죄에 영향을 준다는 결과는 아동 청소년기의 학대피해경험이 사회적 문제행동 발현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려준다(강진아, 2009).
정서결핍(callous-unemotional trait)은 정신병질(Psychopathy)의 대인관계, 정서, 행동 측면 중에서 정서적 측면을 지칭하는 용어로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Rutter, 2005). Frick(2001)은 정서결핍을 개인의 독특한 기질 유형의 한 부분으로 보아, 충동 억제에 어려움을 일으키고 사회화에 잘 반응하지 못하며, 낮은 수준의 불안과 공포를 특징으로 하는 정서적 특성이라고 하였다. 즉, 정서결핍은 공감이 나 죄책감, 비행에 대한 양심의 가책이 결여되어 있고, 타인에 대해서 냉담하며 타인의 감정에 대해 무심하고 감정표현이 결여되어 있는 특징이다(Frick & White, 2008). 정서결핍은 영⋅유아기부터 반항성 행동을 나타내면서 비행 및 반사회적 행동을 지속적으로 나타내는 청소년기에서 뚜렷이 나타난다(Frick, 1998). Kernberg(1978)는 정서결핍을 보이는 청소년에게서 남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비정하고 냉담한 대인관계와 타인에 대한 폭력성이라는 특성이 관찰될 수 있다고 하였고, Chabrol과 Leichsenring(2006)도 사춘기 아동들에게서 정서결핍과 타인을 향한 폭력적이고 냉소적인 대인관계가 중요한 연결이 있음을 보고하였다. 이는 정서결핍의 특징이 성인 뿐 아니라 아동과 청소년에게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잠재되어 있는 성격특성으로서(Gustafson & Ritzer, 1995), 비행 및 범죄행동, 반사회성 성격 특성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것을 말해준다(Fanti, Frick, & Georgiou, 2009).
최근 정서결핍의 원인에 대한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는데(문윤재, 2010; Kroneman et al., 2011; Christian et al., 1997; Mealey, 1995), 정서결핍은 유전적 영향을 많이 받지만(Viding, et al., 2005), 신체적 또는 정신적 학대, 양육자의 무관심 같은 환경적 문제로 인해 발현되기도 한다고 보고되었다(Mealey, 1995). 문윤재(2010)도 청소년 정신병질의 하위유형에 관한 연구에서 정신병질이 부모의 학대로 발현되면 아동은 정서조절이 힘들고 냉담한 특징을 보인다고 하였고, Saltaris(2002)도 공감 부족 및 정서 결여가 타고난 특성과 초기 학대와 같은 환경적 요인의 영향이라 보았다. 또한 Pasalich 등(2012)은 조기에 발견된 품행장애를 보이는 아동의 애착과 정서결핍에 관한 연구에서 품행장애를 보이는 아동 중에서 정서결핍 경향이 높게 나타나는 아동들이 부모와의 애착관계에서 불안정한 경험을 한 것으로 보고하여 아동기의 부모의 양육행동이 정신병질의 정서적 하위영역인 정서결핍과의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Frick 등(1994)도 양육자의 비 일관적이고 혹독한 훈계와 같은 부정적 양육행동이 공감 및 정서적 결핍과 상호작용을 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Kroneman 등(2011)도 7-8세 여아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부모들의 따뜻하지 못하고 비일관적인 양육태도가 정서결핍 특징을 더 높게 자각하게 하였다고 보고하는 등 학대와 정서결핍의 관계가 입증되고 있다.
국내외의 많은 연구들은 정서결핍과 공격성 간의 관계에서 정서결핍이 공격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최소영, 2006; Woodwoth & Porter, 2002; Cornell et al., 1996). Patterson(1982)은 공격성 수준이 상위 5%에 해당하는 아동들의 36%가 10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평균 이상의 공격성을 유지한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하였고, Nicdermeyer(1963)도 공격성이 높은 사람들에게서 공격성이 낮은 다른 사람들과 다른 뇌파활동을 발견하였는데, 이 실험에서 일반인과 다른 뇌파활동을 보이는 공격성이 높은 재소자들이 대부분 통제 불가능한 사이코패스 성향의 폭력적 과거력을 보이는 것을 관찰하였다. 이런 실험연구 결과들은 정서결핍과 같은 특질이 공격성을 유지하게 하는 원인일 수 있음을 예측하게 한다.
사이코패스 성향의 성인들과 유사하게 사이코패스 특성이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아동에게도 나타날 수 있는가에 관한 연구들도 이루어졌는데, 이 연구들은 냉담하고, 죄의식이 없으며,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이 결여된 특징, 즉, 정서결핍 특징을 보이는 아동들이 심각한 비행과 사회적 행동을 보여(Rogers et al., 1997), 품행장애와 공격적 행동, 상습적 폭력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되었다(Edens, Poythress, & Lilienfeld 1999). 특히, Kruh 등(2005)은 정서결핍 특성을 가진 청소년 범죄자들이 더 공격적이고 심각한 폭력성을 보였으며, 더 고의적이고 수단적인 공격성을 보여주었다고 보고했다. 또한 일반 학교의 아동을 표본으로 한 Ridenour 등(2001)의 연구에서도 정서결핍 특성이 높은 아동들이 일반 품행장애를 보이는 아동보다 훨씬 높은 공격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서적 무감각이라는 특성의 정서결핍이 타인에게 가혹하게 되는 공격적 행동의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예측하게 해준다(이수정⋅고선영⋅이춘근, 2004).
Pardini 등(2003)은 정서결핍이 높은 아동들은 그들의 공격적 행동으로부터 더 긍정적인 결과들을 기대하고, 나아가 공격적 행동에 대한 결과들을 가치 있게 생각한다고 하였다. 한편 비일관적이고 적절하지 못한 훈육이 아동의 정서결핍과 품행장애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연구들(Edens, Skopp, & Cahill, 2008; Viding et al., 2008)은 부모의 학대와 보살핌의 부족이 아동의 정서결핍과 공격성의 위험요소임을 말해준다. 이는 부모의 학대가 아동에게 죄책감과 공감결여라는 정서결핍을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아동은 죄책감 없이 공격적 행동을 하게 되는 악순환의 반복을 시사한다. 또한 국내 연구에서도 학대로 인한 정서결핍이 아동의 공격성을 증가시키는 강화요인이 된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김동민과 박현진(2005)은 부모의 학대나 방임과 같은 부정적 삶의 경험과 사회적 박탈경험으로 인하여 공감, 사랑 등의 사회적 정서를 경험하지 못하고 분노와 복수심 같은 정서를 반사회적 행동과 공격성으로 표출한다고 하였다. 이런 연구결과들은 결국 학대나 부적절한 양육행동으로 인한 공감과 죄책감의 부재는 정서결핍특성을 가져와 공격적인 행동과 반사회적인 행동 가능성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함을 시사하고 있어, 이 세 가지 특성의 상호적 관련성을 밝히는 작업이 필요해졌다.
본 연구는 의도적 표집방법을 활용하여 충청북도 청주시와 청원군 소재의 6개의 초등학교 5학년 182명과 6학년 242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자료는 자기기입식 설문지를 수업시간을 통해 담당교사가 설문을 지도, 시행한 후 회수한 것을 연구자가 수거하였다. 본 조사에 앞서 질문지의 문항 이해도, 작성소요시간, 척도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알아보기 위하여 2012년 8월 6일부터 9일까지 총 40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예비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질문지 내용을 수정 보완하였으며 2012년 9월 24일부터 28일까지 본 조사를 실시하였다. 총 500부의 질문지가 배부되고 480부가 회수되었으나, 불성실하게 응답한 자료 56부를 제외한 424부를 본 연구에 사용하였다.
1) 아동학대
아동의 학대피해경험을 측정하기 위해 Straus(1998)의 PCCTS(The Parent-Child Conflict Tactics Scale)를 수정하여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부부폭력목격 3문항, 정서적 학대 6문항, 신체적 학대 4문항, 방임 7문항의 총 20문항으로 구성되었다. 각 문항은 ‘그런 적 없다’ 0점에서 ‘자주 있었다’ 3점까지 4점 Likert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신뢰도 수준(Cronbach's α)은 부부폭력목격 .75, 정서적 학대 .81, 신체적 학대 .79, 방임 .76 이었다.
정서결핍이란 냉담하고 정서를 잘 느끼지 못하는 정신병적 정서특성을 의미하며, 행동억제에 어려움을 야기하고 아동이 사회에 잘 반응하지 못하게 만드는 개인의 독특한 기질 유형이다(Frick,1998). 본 연구에서는 Frick(1998)이 개발하고 권은정, 손애리, 황순택(2010)이 타당화한 한국판 정서결핍 척도(Korean Inventory of Callous-Unemotional trait; K-ICU)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죄책감, 타인에 대한 냉담한 태도 등을 포함하는 무정함(Callousness)요인, 대인관계에서의 조심성 및 세심함 부족을 포함하는 무신경(Uncaring)요인, 감정표현의 부재를 포함하는 감정표현 결여(Unemotional)요인 등 3가지 하위요인의 총 25문항으로 이루어져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전문가의 수정⋅검토를 통해 15문항만을 택하여 사용하였다. 각질문에 대한 응답은 ‘전혀 아니다’ 0점에서 ‘매우 그렇다’ 3점의 4점 Likert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하위요인의 점수가 높을수록 정서결핍의 특질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신뢰도 수준(Cronbach's
3) 공격성
청소년의 공격성을 측정하기 위해서 Achenbach와 Edelbrock(1983)이 제작한 Child Behavior Checklist(CBCL)를 오경자 등(1997)이 번안하여 표준화한 한국형 아동⋅청소년용 자기보고식 행동평가척도(K-YSR:Youth Self Report) 중에서 공격성에 관련된 14문항을 사용하였다.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의 1점에서 ‘매우 그렇다’의 5점까지 5점 Likert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공격성 성향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신뢰도 수준(Cronbach's
본 연구에서 수집된 자료들은 SPSS 18.0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분석방법으로는 조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기술통계 분석을 실행하였다. 척도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해 요인분석과 Cronbach의 내적합치도 계수를 산출하였고, 변인들 간의 상관을 알아보기 위해 상관분석을 하였다. 위계적 다중회귀 분석을 통해 아동학대피해경험과 정서결핍의 공격성에 대한 상대적 영향력을 살펴보고 정서결핍이 매개요인으로 작용하는지를 Sobel's test 로 분석하였다.
조사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은 <표 1>과 같다.
조사대상자 특성
본 연구의 주요 변수들의 기술적 통계는 <표 2>와 같다. 먼저 아동학대피해경험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살펴보면 0-3의 점수범위에서 학대피해경험 전체는 1.39(SD=.39)였으며, 구체적으로 부부폭력목격은 1.47(SD=.61), 정서적 학대는 1.32(SD=.48), 신체적 학대는 1.39(S=.54), 방임은 1.38(SD=.44)이었다. 즉, 본 연구에 참여한 아동이 경험한 아동학대는 부부폭력목격이 가장 잦고 신체적 학대, 방임, 정서적 학대의 순으로 나타났다. 정서결핍은 0-3의 점수범위에서 평균 1.11(SD=.39)로 나타났고, 공격성은 1-5의 점수범위에서 평균 2.17(SD=.66)로 나타나 중간에서 좀 낮은 수준으로 나온 것을 알 수 있다.
주요변수의 기술통계
2. 아동학대 피해경험과 정서결핍이 아동의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
회귀분석 시 변수 간 다중공선성이 존재할 가능성과 정반적인 변수 간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Pearson 적률상관계수를 확인하였다. 아동학대피해경험과 정서결핍, 공격성 간의 상관관계와 각 변인들의 상관관계, 평균, 표준편차는 <표 3>에 나타난 바와 같다.
주요변수의 상관관계
아동학대피해경험과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에서 정서결핍이 매개변인의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Baron과 Kenny(1986)의 모형에 의거하여 중다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Baron과 Kenny(1986)의 매개효과 검증을 위해서는 3단계의 회귀분석 단계를 거쳐야 한다. 첫째, 독립변인의 종속변인에 대한 효과가 유의해야 한다. 둘째, 독립변인의 매개변인에 대한 효과가 유의해야 한다. 셋째, 매개변인을 통제한 후에도 독립변인의 종속변인에 대한 효과가 유의해야 한다.
아동의 아동학대피해경험이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에서 정서결핍의 매개효과에 관한 중다회귀분석 결과는 <표 4>과 같다. 1단계에서 독립변수인 아동학대피해경험의 하위요인들이 종속변수인 공격성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주는지 알아본 결과, 아동학대의 하위변인인 부부폭력목격(
[<표 4>] 아동학대피해경험과 공격성 간 관계에서 정서결핍의 매개효과
아동학대피해경험과 공격성 간 관계에서 정서결핍의 매개효과
2단계에서 아동학대피해경험의 하위요인들이 매개변인인 정서결핍에 유의미한 예측변수인지 분석한 결과 신체적 학대(
3단계에서 아동학대피해경험의 하위요인을 독립변수로 투입하고 매개변수인 정서결핍을 추가하여(정서결핍→공격성:
독립변수인 아동학대피해경험의 정서결핍에 대한 영향을 통제한 상황에서 매개변수의 종속변수(공격성)에 대한 영향을 분석한 결과 매개변수인 정서결핍은 아동학대피해경험과 공격성 간 관계에서 부분매개역할을 하는 것으로 검증되었다. 이러한 매개효과가 과연 통계적으로 유의한지 검증하기 위해 Sobel's test를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는 <표 5>와 같다. 이 결과의 의미는 Z-value가 1.96보다 크거나 -1.96보다 작으면 영가설을 기각하는 것으로서 본 연구가설이 채택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Sobel(1982)의 매개효과 검증 공식은 다음과 같다.
Sobel 검정
검증결과 아동학대피해경험과 아동의 공격성 사이에서 아동의 정서결핍의 매개효과 통계량이 정서적 학대는 Z=2.17(p<.05), 신체적 학대는 Z=2.24(p<.05), 방임은 Z=2.59(p<.01)로 유의하게 확인되었다. 결국 아동의 정서결핍정도는 아동학대 피해경험과 공격성 정도 간 관계를 매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아동기 학대피해경험이 아동의 정서결핍과 공격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서결핍이 공격성에 대한 학대피해경험의 영향을 매개하는지를 살펴 보았다.
우선 4가지 학대유형에 따른 피해경험을 살펴보면, 본 연구 참여 아동들은 부부폭력목격이 가장 잦았으며 다음으로 신체적 학대, 방임, 정서적 학대 순으로 학대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폭력목격을 제외한 후 유형별 학대피해는 방임, 정서적 학대, 신체적 학대 순으로 빈도를 보이는 전국 아동학대 피해 현황(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2012;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2011)과는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중앙아동보고전문기관의 자료가 공식적으로 신고된 사례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과 신고는 대개 제3자에 의해 이루어지는 반면 본 자료는 아동이 직접 자기 경험을 보고했다는 점에서 차이를 설명할 수 있다.
둘째, 아동학대피해경험과 정서결핍의 공격성에 대한 상대적 영향력을 살펴 본결과, 두 변수 모두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이 유의하였다. 아동의 학대피해경험이 많을수록 공격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본 연구에서는 아동학대피해경험의 모든 하위요인이 방임, 정서적 학대, 신체적 학대, 부부폭력목격 순으로 공격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격성이 부모로부터 폭력을 경험하는 것과 부모의 폭력을 관찰하는 것 모두에 기인한다는 노치영(1988)의 연구결과와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가정 내 폭력에 노출된 아동들이 문제해결의 방법으로 폭력사용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폭력을 성취의 한 수단으로 행사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부모의 폭력적 행동은 아동에게 폭력의 학습과 일반화, 앞으로 성장과정에서의 비행, 폭력을 예측하게 하는 요인으로 아동의 부적응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반드시 개입이 필요하다.
또한 아동이 정서적 학대, 신체적 학대, 방임을 많이 받을수록 정서결핍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대피해경험이 많은 청소년들의 사이코패스성향이 높다는 연현진 등(2011)의 연구결과와 일치하는 것으로, 타고난 특성과 초기 학대와 같은 환경적 요인의 상호작용으로 청소년 정서문제 중 가장 핵심적인 공감 부족 및 정서 결여가 나타난다는 Saltaris(2002)의 연구결과와도 맥을 같이 한다. 즉, 부모가 아동을 정서적, 신체적으로 학대하고 방임하게 되면 정서 조절에 문제를 겪게 되면서 정서결핍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서결핍에 대한 종단연구를 10년 동안 실시한 결과 정서결핍이 높은 안정성을 갖고 있으나, 연구가 진행 될수록 유의한 수의 청소년들의 정서결핍 수준이 낮아졌다는 Frick(2003), Lynam 과 Widiger(2007)의 결과는 아동이 보이는 정서결핍 특질이 아동의 사회적 환경즉, 부모의 양육의 질로 인하여 변화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해준다. 이는 학대가 일어나는 가정에 대한 부모교육과 훈련 및 가족치료 등을 포함한 아동보호서비스 강화가 정서결핍 수준을 낮춤으로써 학대피해아동의 차후 부정적 발달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이론적 근거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학대가정에 대한 개입시 부모교육이나 부모상담에서 아동학대가 아동의 정서결핍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의 심각성과 정서결핍이 아동의 행동문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교육함으로써 아동학대의 장기적이고 심대한 역기능을 강조하여야 한다.
셋째, 아동학대피해경험과 공격성 간의 관계에서 정서결핍이 매개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정서적 학대, 신체적 학대, 방임의 세 가지 학대유형이 정서결핍을 매개로 하여 공격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감된 청소년의 정서결핍 요인에 따라 사회적 인지의 차이가 있는지 살펴본 Pardini 등(2003)의 연구에서 정서결핍 수준과 공격성의 긍정적인 측면이 정적 관계가 있다는 것과 일치하는 결과이다. 또한 청소년의 반사회적 행동에 대한 정서결핍 특질에 대한 설명력에서 무정함과 무신경 요인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는 권은정(2010)의 연구와도 일치한다. 이는 공감이나 죄책감, 비행에 대한 양심의 가책과 타인에 대한 공감의 결여가 아동에게 공격적 행동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하여 공격성과 반사회적 행동습관을 촉진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와같은 결과는 학대피해아동에 대한 서비스 개입에서 아동의 정서상태에 대한 보다 정교한 분석과 이에 따른 정서적 발달 및 도덕심과 공감능력 강화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함을 시사한다.
한편, 아동의 학대피해경험과 공격성 간의 관계에서 정서결핍의 매개효과는 없었지만, 부부폭력목격이 공격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정서결핍을 통제한 후에도 여전히 공격성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본 연구의 결과는 아동이 직접적으로 학대를 경험하지 않아도 폭력목격 자체만으로도 아동의 심리⋅정서상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나아가서 정서결핍 특성의 간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폭력을 직접적으로 경험하면 폭력으로 인한 부정적 결과에 우선적으로 주목하게 되지만, 폭력을 목격하는 경험은 폭력이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 있는 수단이라는 폭력에 대한 잘못된 신념체계가 형성된다는 김정옥과 박경규(2002)의 연구결과에 부응하는 것이며, 아동이 목격자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폭력의 가해자로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특히 부부폭력목격이 정서적 학대 개념의 하부 구성요소로만 다루어질 경우, 이 변수가 갖는 파괴성이 매몰되어 아동학대예방 서비스에서 부모-아동간의 관계에만 초점을 두고 부부관계가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접근이 상실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실제로 현존 아동학대사례에 대한 개입 프로그램은 부부폭력이 가정폭력(배우자학대)관련 법에 의해 별개의 시스템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즉 부부폭력가정에서 아동학대가 발생하여도 가해자와 아동에 대한 서비스가 따로 제공되고 있을 뿐, 가해부모와 비가해부모 간의 관계나 가족역학에 대한 접근이 매우 미진한 상태이다. 따라서 폭력의 연계성을 인지한다면 가족 구성원간의 폭력 예방이 궁극적으로 아동학대 예방과 직접 관련됨을 인정하고 특히 가족 내 갈등이 일어날 경우 아동이 건강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원의 연령수준에 맞는 폭력 예방 교육을 포함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결과는 아동의 학대피해경험의 하위요인 중에서 방임이 아동의 공격성과 정서결핍에 직⋅간접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는 아동의 욕구에 반응하지 않거나 아동의 복지에 관심 없어 하는 소극적 행동(홍미⋅김효진, 2007)이 아동의 건강한 발달을 저해하고 반사회적인 행동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보건복지부⋅전국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2012)에 따르면 방임 행위자별 특성 중 사회⋅경제적 스트레스 및 고립이 다른 학대에 비해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빈곤으로 인한 생계형 방임의 만성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다른 학대 유형과는 차별화된 개입의 필요함을 시사한다. 빈곤으로 인한 방임 예방을 위해서는 저소득층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가족지원이나 수급권 연결, 아동수당의 지급 등의 정책적 지원과 지역아동센터와 드림스타트 등의 복지기관 뿐 아니라 학교의 방과 후 프로그램 활성화 등 지역사회 보호가 강화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 결과는 아동학대피해경험과 정서결핍이 공격성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정서결핍이 아동의 공격성에 매개역할을 함을 보여주어 아동학대예방은 물론 잠재적 위험가정의 아동에 대한 정서적 지원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특히 아동학대피해경험의 하위변인 중 방임이 직⋅간접적으로 공격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결과는 아동에 대한 직접적 학대 뿐 아니라 필요한 돌봄과 관심의 박탈이 누적되면서 정서결핍으로 진행되어 결과적으로 공격성으로 발현됨을 보여줌으로써 아동보호서비스에서 피해아동의 정서결핍을 저지⋅완화시킬 수 있는 정서적 지원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서 사이코패스의 중요한 특성인 정서결핍이 공격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밝혀, 공격성 감소 프로그램과 동시에 정서결핍 성향을 감소시키기 위한 공감능력 강화프로그램의 개발과 제공의 필요성 및 부모교육을 통한 바람직한 양육행동의 확산의 중요성을 시사해 준다.
끝으로 본 연구의 한계를 살펴보겠다. 첫째, 본 연구는 아동이 지각한 학대피해경험이 정서결핍을 통하여 공격성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중다회귀분석을 사용하였다. 후속연구에서는 아동학대피해경험, 정서결핍, 공격성간의 변인 간 구조를 밝히는 작업을 통해 보다 심도 있는 접근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특정지역의 초등학생을 연구 대상으로 하였으나 앞으로 전국규모의 보다 다양한 연령대의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후속연구가 필요하다. 셋째, 본 연구는 일반아동을 연구대상으로 하였다. 후속 연구에서는 아동학대로 기판정된 임상사례 및 재소중인 범죄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여 본 연구결과와 비교⋅분석함으로써 보다 다양한 연구 시사점과 실천현장에 접목된 맞춤형 접근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