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배우자를 사별한 노인들의 사별스트레스가 우울을 매개로 하여 자살생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또한 사별 전 부부친밀감이 사별스트레스, 우울, 자살생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하고자 하였다. 경기지역에 거주하는 60세 이상의 배우자 사별 노인 447명(남자: 77명, 여자: 370명)을 대상으로 부부친밀감, 사별스트레스, 우울, 자살생각에 관한 설문조사가 진행되었다. 자료를 수집한 후, 가정한 연구모형의 적합도 및 중재-매개변인의 효과를 검증하였다. 모형검증 결과 부부친밀감이 낮을수록, 그리고 사별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우울과 자살생각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별스트레스는 우울을 매개로 자살생각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사별스트레스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력의 정도는 부부친밀감에 의해 조절되었다. 즉, 부부친밀감이 낮은 경우 사별스트레스와 상관 없이 우울이 높은 반면, 부부친밀감이 높은 경우 사별스트레스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본 연구의 의의 및 시사점과 제한점 그리고 후속연구에 대한 제안 등에 대해 논의하였다.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amine the effect of spousal bereavement stress in the elderly on suicidal ideation mediated by depression. The effects of marital intimacy with spouse on bereavement stresses, depressions and suicidal ideations were examined. To test the hypotheses, 447 old people (77 males and 370 females) were recruited, who lives in Gyunggi-province. Using a path analysis, the hypothesized model was tested and was fitted well to the data. Finding in the study showed that those showed low marital intimacy and high bereavement stress exhibited a high level of depressions and suicidal ideations. And bereavement stresses had an indirect influence on suicidal ideas mediated by depressions. Meanwhile, the influence of bereavement stresses on depressions was moderated by the marital intimacy: depressions are influenced more by bereavement stresses in case of high marital intimacy. The significances, implications, constraints and proposals for further studies are discussed.
본 연구의 대상은 경기도에 소재한 노인복지관, 경로당, 노인대학 등을 이용하는 60세 이상 배우자 사별노인이었다. 2012년 3월 13일부터 4월 10일에 걸쳐 조사를 실시하였으며, 표본 추출 방식은 임의 표본 추출 방식으로 하였다. 경기도에 소재한 노인복지관의 전문상담인력에게 연구의 목적과 내용 및 설문 조사에 관련된 지식을 충분히 설명한 후 전문상담 인력이 직접 노인들과 1:1 개별면담을 통해 실시하였다. 스스로 설문지를 읽고 응답이 가능한 노인들은 자가 기입 방법으로 실시되었고, 시력의 저하나 문자해독에 어려움이 있는 노인들은 면접자가 질문지를 읽어 주고, 노인의 대답을 대신 표기하는 방식으로 실시되었다.
조사대상자 447명 중 82.8%(370명)가 여성, 17.2%(77명)가 남성이며, 연령대는 60~64세 이하 2.7%(12명), 65~70세 이하 11.4%(51명), 71~75세 이하 30%(134명), 76~80세 이하 30.6%(137명), 80~85세 이하 18.1%(81명), 86세 이상이 6%(27명)로 70대가 가장 많은 분포를 차지하였고 평균 연령은 76.3세이다.
부부친밀감
부부관계라는 관계성의 개념을 측정하기에 적절한 개념인 부부친밀감이란 부부 각자의 자율성을 토대로 하여 상대방의 결점까지도 수용하는 상호공유적인 인지적, 정서적, 성적 밀접함과 헌신의 정도로 정의한다(이경희, 1998). 본 연구에서는 이경희(1995)가 개발한 부부친밀감 척도를 사용하였는데, 부부간 친밀감 척도는 총 19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부부친밀감 척도의 하위척도는 애정적 요소 10문항, 성적 요소 3문항, 헌신적 요소 3문항, 인지적 요소 3문항으로 구성되어 있고 응답은 5점 Likert 척도이다. 응답점수는 “전혀 그렇지 않다”에 1점, “매우 그렇다”에 5점을 준다. 9번, 10번 문항은 응답점수를 역으로 하여 합산한다. 본 연구에서 신뢰도인 Cronbach's α 값은 .94였다.
사별스트레스
노인의 배우자 사별스트레스를 평가하기 위하여 최희정(1997)과 강인(1998)의 연구에서 수집된 배우자 사별스트레스 유형을 중심으로, 질문문항을 구성해오던 김승연(2005)연구를 참고로 하여 본 연구자가 사별스트레스 척도를 구성하였다. 이 척도는 19문항으로 구성되며 각 문항들은 ‘상실감’, ‘대인관계 문제’, ‘경제적 문제’, ‘역할수행의 문제’ 등의 하위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5점 Likert 척도로 평가한다. 본 연구에서 Cronbach's α는 .87이었다.
우울감
우울척도(Revised Korean Version of the Geriatric Depression Scale: GDS-K-R)는 GDS를 Yedavage 등(1982)이 노인들의 우울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한 척도이며, 총 3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Woo 등(2008)이 타당화하여 GDS-K-R이라 명명하였다. 한국형 연구에서 본 척도의 내적 일관성 지수는 .90 이었으며 검사-재검사 신뢰도는 .91 이었다. 이 도구는 전체 30문항으로 “예(1점)”, “아니오(0점)”로 응답하게 되어 있으며 긍정적인 내용의 10문항은 역으로 환산한다. 우울 총점의 범위는 0~30점까지로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의 정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GDS-K-R에서는 주요우울증장애를 선별하기 위한 절단점으로 17점 이상을 제안했으며, 주요우울증장애와 가벼운 우울장애를 포함하는 노년기 우울증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절단점으로는 16점 이상을 제안했다. 이외에도 무학이나 6년 이하의 교육연한 절단점은 18점으로 구분하였다. 본 연구에서의 신뢰도는 Cronbach's α가 .89이었다.
자살생각
자살생각척도(SSI)는 Beck, Kovacs와 Weissman(1979)의 SSI(Scale for Suicidal Ideation)를 신민섭, 박광배, 오경자와 김중술(1990)이 번안하여 사용한 도구를 사용하였다. SSI는 원래 임상 면접을 통하여 임상가가 평정하는 3점 척도로 된 19문항으로 이루어진 도구이나, 많은 피험자들을 일일이 면담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신민섭 외(1990)가 가능한 원래의 문항에 충실하게 자기 보고형 설문지로 변형하였다. SSI는 자살시도전의 자살에 대한 심각성을 측정하기 위한 척도로서 자살생각이 반드시 자살시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 검사결과는 이후에 보일 자살행동의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고, 자살위험에 대한 임상가의 평가와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Beck et al., 1979). 본 연구에서는 신민섭 외(1990)의 연구에서 사용된 SSI를 사용하였으며, 자살생각은 측정된 점수가 높을수록 자살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총 19개 문항으로 3점 척도로 구성된 자기보고식 척도이며, 자살 사고가 심한 경우 2점, 보통인 경우 1점이며, 없는 경우가 0점이며 최소점수는 0점에서 최대점수는 38점이다. 16점 이상이면 동일 연령대에 비하여 자살생각을 많이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의 신뢰도 Cronbach's α는 .93이었다.
본 연구의 모든 자료 분석은 SPSS 18.0와 AMOS(Analysis of Moment Analysis) 18.0 통계 프로그램을 사용해 이루어졌으며 분석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과 주요변인의 기술통계를 구하기 위하여 빈도분석을 실시하였고, 주요변인인 부부친밀감, 사별스트레스, 우울감, 자살생각 간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Pearson의 상관관계분석을 실시하였다. 다음으로, 배우자 사별을 경험한 노인의 사별스트레스와 노인자살생각 간의 관계에서 우울이 매개하는지를 검증하기 위하여 경로분석을 하였다. 경로분석에서 사용된 적합도 지수들로는 표준적인 카이자승 검증과, Tucker-Lewis Index(TLI), Comparative Fit Index(CFI), Root Mean Square Error of Approximation(RMSEA)을 사용하였다. TLI와 CFI는 대략 .90 이상이면 모형의 적합도가 좋은 것으로 간주되며(Schumacker & Lomax, 1996), RMSEA 값은 .05 이하이면 적합도가 좋은 모형, .08 이하이면 적절한 모형, .10 이상이면 나쁜 모형으로 해석된다(홍세희, 2000; Browne & Cudeck, 1993). 추가적으로 각각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하여 Bootstrapping방식을 사용하였다. 부부친밀감과 사별스트레스의 상호작용을 구성하기 전에 이 두 예측변인들의 평균 중심화된 점수를 구하고, 이렇게 평균 중심화 된 두 가지 점수를 곱하여 상호작용항으로 사용하였다(Cohen, Cohen, West, & Aiken, 2003).
본 연구의 분석대상인 사별노인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은 표 1과 같다. 연구대상자의 인구학적 특성으로는 성별, 연령, 학력, 종교, 사별기간, 주관적 건강상태, 주관적 경제상태, 동거여부, 사망원인을 고려하였다.
배우자 사별 노인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
조사대상자 447명 중 82.8%(370명)가 여성, 17.2%(77명)가 남성이며. 연령대는 60세~64세 이하 2.7%(12명), 65세~70세 이하 11.4%(51명), 71세~75세 이하 30%(134명), 76세~80세 이하 30.6%(137명), 80세~85세 이하 18.1%(81명), 86세 이상이 6%(27명)로 70대가 가장 많은 분포를 차지하였고 평균 연령은 76.3세이다. 사별한 기간은 5년 이하 30.2%(135명), 20년 초과 27.1%(121명), 11년~20년 이하 25.3%(113명), 6년~10년 이하 17.4%(78명)의 분포를 보였으며, 평균 사별 기간은 15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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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친밀감과 사별스트레스, 우울, 자살생각과의 상관관계
본 연구에 사용된 종속변수, 독립변수, 매개변수, 조절변수에 대한 기술통계치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사별스트레스의 평균은 57.19로 중간 이상으로 나타났다. 우울은 총합 점수가 30점이고, 본연구의 평균은 14.78점으로 절단점 18점보다 약간 낮은 점수임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부부친밀감의 평균은 60.63으로 중간 점수 이상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부친밀감, 사별스트레스, 우울, 자살생각 간의 Pearson의 상관계수는 표 2에 제시되어 있다. 표 2에서 보듯이, 부부친밀감은 우울(
각 측정 변인별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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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별스트레스와 부부친밀감이 우울, 자살생각과의 관계에 대한 중재-매개모형
본 연구에서는 사별스트레스가 우울에 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우울은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매개모형을 설정하였다. 또한 사별스트레스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에 부부친밀감이 조절효과를 나타내는 조절모형을 설정하였다. 마지막으로 이들 두 모형을 결합하여 사별스트레스가 우울을 거쳐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매개효과가 부부친밀감에 의하여 조절된다는 중재-매개(moderated mediation)모형을 설정하였다. 독립변수가 매개변수를 통하여 종속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매개효과(간접효과)가 조절변수의 값에 따라(conditional) 달라지는 경우에 이를 조건부간접효과(conditional indirect effect)라고 하며 이를 달리 중재-매개효과라고 부른다(Preacher, Rucker, & Hayes, 2007). 사별스트레스는 독립변수, 우울은 매개변수, 자살생각은 종속변수이고, 부부친밀감은 조절변수로서 이들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중재-매개모형을 분석해 보았다.
분석결과 적합도 지수들은 표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모두 적절한 수준의 범위에 해당하여 적합한 모형임을 나타내었다(χ2 = 4.829 (df=3), TLI = .981, CFI = .994, RMSEA = .037). 이 모형의 각각의 표준화된 경로계수는 표 4와 그림 1에 제시되어 있다. 사별스트레스가 우울에 영향을 주는 경로(
[표 3.] 사별스트레스와 부부친밀감, 우울, 자살생각의 관계에 대한 중재-매개모형의 적합도
사별스트레스와 부부친밀감, 우울, 자살생각의 관계에 대한 중재-매개모형의 적합도
경로계수 및 표준화계수
우울의 매개효과 검증
우울에 대한 사별스트레스와 부부친밀감의 상호작용효과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부부친밀감이 낮은 집단과 높은 집단으로 구분하여 사별스트레스 수준에 따른 우울 정도를 비교하였다. 이를 위하여, 경로분석 결과 나온 각 변인별 비표준화된 경로계수와 상수를 토대로 원점수 회귀방정식을 구성하였다. 원점수 회귀방정식에는 각 변인별 평균과 표준편차를 토대로 평균에서 1 표준편차 아래 점수를 해당 변인의 낮은 수준으로, 그리고 평균에서 1 표준편차 위에 있는 점수를 해당 변인의 높은 수준으로 사용하였다(Cheng, 2001; Cohen et al., 2003).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부부친밀감이 낮은 경우에는 사별스트레스 정도와 상관없이 높은 우울수준을 보이는 반면, 부부친밀감이 높은 경우에는 사별스트레스 정도에 따라 우울수준에 차이를 보였다. 즉, 부부친밀감이 높고, 사별스트레스가 낮은 경우 우울수준이 낮게 나타났고, 사별스트레스가 높은 경우 우울수준도 높은 양상을 보였다.
덧붙여, 사별스트레스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 각각에서 부부친밀감 정도에 따른 우울수준의 차이를 통계적으로 검증하기 위하여 사별스트레스와 부부친밀감을 각각 평균을 중심으로 하여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으로 구분한 후
[표 6.] 사별스트레스와 부부친밀감의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 우울 점수의 평균과 표준편차
사별스트레스와 부부친밀감의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 우울 점수의 평균과 표준편차
본 연구는 노인들이 배우자 사별을 통해 경험하게 되는 사별스트레스가 우울과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기제를 밝히고, 사별스트레스가 우울과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사별 이전의 부부간의 친밀감 정도가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기 위하여 수행되었다. 즉, 배우자 사별노인의 사별스트레스가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우울이 매개할 것이라는 가설과 부부친밀감이 사별스트레스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조절할 것이라는 가설을 중재-매개모형의 경로분석을 통해 검증하였다.
경로분석 결과 본 연구에서 가정한 사별스트레스, 부부친밀감, 우울, 자살생각 간의 관계에 대한 중재-매개모형은 적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사별스트레스는 자살생각에 우울의 매개를 거쳐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사별스트레스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력의 정도는 부부친밀감에 의해 조절되며 이는 우울의 완전매개를 거쳐서 자살생각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에 대한 사별스트레스와 부부친밀감의 상호작용효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부부친밀감이 낮은 경우 사별스트레스 정도에 상관없이 높은 우울과 자살생각을 보인 반면, 부부친밀감이 높은 경우 사별스트레스 수준에 따라 우울정도의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우울과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사별스트레스와 사별 전 부부친밀감의 중재-매개모형에 대한 연구 결과의 의의는 부부친밀감의 조절효과를 밝혀냄으로써 사별을 경험한 노인들을 위한 차별화된 개입서비스를 위한 기초 근거를 마련하였다는 데에 있다. 그에 따른 구체적인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배우자 사별노인들의 사별스트레스는 우울을 매개로 하여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사별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우울이 높으며, 우울이 높을수록 자살생각을 많이 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선행연구들에서 배우자 상실로 인한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사별 노인들은 사별하지 않은 노인들보다 우울정도가 더 높다(김승연, 2005; 백경숙, 권용신, 2005; 장미희, 김윤희, 2005)는 연구들과 노년기 우울은 이후의 삶에 대한 만족을 저하시키고 자살의 위험성을 높인다(이철갑, 민선영, 2002; 허준수, 유수현, 2002)는 연구들과 일치한다. 이처럼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배우자 사별경험으로 인한 사별스트레스가 우울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우울을 통해 자살로까지 이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많은 노인들이 경험하는 배우자 사별스트레스는 노년 발달 과정에서 오는 일반적인 문제가 아니라, 개입서비스가 필요한 노년의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사별스트레스 척도는 상실감, 대인관계의 문제, 경제적 문제, 역할의 문제 4가지 하위요인을 포함하고 있다. 본 연구의 사별스트레스 조사결과 노인들은 상실감(3.31), 역할수행의 어려움(3.13), 대인관계의 어려움(2.54), 경제적 어려움(2.42)의 순으로 응답하였다. 선행연구들과 비교해 보면, 이미애와 남기민(2007)의 연구에서 상실감(3.04)이 가장 높았고, 김승연(2005)의 연구에서도 상실감(3.17)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상실감이 노인들에게 사별로 인한 가장 큰 스트레스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사별을 경험한 노인들이 배우자 상실감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위축되면서 우울을 경험하게 되는데, 노인들의 우울은 나이 들어 흔히 있는 일로 간과하는 경우가 많아서 상담이나 치료를 소홀히 하게 된다. 배우자 사별을 경험한 노인들은 이미 노화로 인해 위축되어 있는 상황에서 사별 스트레스가 가중됨으로써 다양한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로 인해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음이 선행연구에서 확인되었고 본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이에 따라 사별로 고통 받고 있는 노인의 상실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다양한 노인 사별 지원 체계 및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국가적으로 지원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본 연구는 부부친밀감에 따라 사별로 인해 경험하게 되는 어려움이 다양하게 나타난다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어 보다 차별화된 사별적응 중재방안에 대한 근거로서 의의를 갖는다. 사별 전 배우자와의 친밀감 정도는 전체평균이 63.84점(총점 95점)으로 높게 나왔으며, 상관관계 분석에서 배우자 사별노인들의 사별 이전의 부부친밀감은 사별스트레스에 정적 상관을 보였지만, 우울과 자살생각과는 부적 상관을 보여 부부친밀감이 사별노인의 심리적 적응에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사별노인의 결혼생활의 질이 우울과 불안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Carr(2003)의 연구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사별 전 부부친밀감이 낮은 경우 사별스트레스와 상관없이 우울이 높게 나타났고, 부부친밀감이 높은 경우에는 사별스트레스 수준에 따라 우울 정도의 차이를 보여 주었다. 즉, 사별 전에 부부친밀감이 낮았던 노인부부들은 과거에도 부부사이에 오랫동안 깊은 친밀감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으며, 이는 사회적 지지를 저하시켜 우울을 상승시키는 결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부부친밀감이 높은 부부였던 경우, 사별로 인한 가장 중요한 친밀감의 대상을 상실한 충격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사별스트레스가 높아지게 되고, 우울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서적․사회적․경제적으로 배우자에게 의존이 높은 경우 더욱 강한 사별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되며, 이로 인한 우울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부부친밀감이 높은 부부가 낮은 사별스트레스를 보이는 경우, 낮은 우울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친밀감이 높았던 부부는 친밀함을 유지시키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다른 가족 및 확산된 사회적 관계에서도 친밀한 지지가 잘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은 높은 사별스트레스를 나타내지 않으며, 따라서 심각한 우울로 발전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결론적으로, 사별 이후 자살예방 차원에서 노인 부부나 가족, 확대된 대인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친밀감 향상 훈련 프로그램이 실시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높은 부부친밀감에도 사별 후 낮은 사별스트레스를 경험하는 집단은 매우 낮은 우울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집단의 특징을 살펴보면, 높은 부부친밀감을 가지고 있음에도, 사별스트레스를 주로 불러일으키는 상실감과 역할수행에서의 변화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며 잘 적응하는 특성이 있는 노인들이다. 사별 위기에 잘 적응하는 이런 노인집단의 특성에 대해 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결국, 높은 친밀감을 잘 유지하면서도 상실에 잘 준비되어 있고, 상실에 대해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친밀한 대상들이 주변에 많이 있으며, 역할수행에 있어서는 다양한 역할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변화 적응력이 뛰어난 노인 집단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배우자 사별 이후 경험하게 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우리가 노인들에게 예방적으로 개입해야 할 영역은 배우자를 대체할 수 있는 친밀한 대상의 확보, 변화에의 적응력, 상실에 대한 준비, 다양한 역할 수행의 독립적 능력 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본 연구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에 따른 결과를 살펴보면, 연구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76.3세이며, 남녀 성비는 여성이 82.8%로 남성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연령이 높을수록 우울과 자살생각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성별에 따른 부부친밀감, 사별스트레스, 우울, 자살생각은 모두에서 여성보다 남성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이 결과는 남성은 여성보다 신체적․정신적으로 더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고 자살률이 높다(Bennett, Smith, & Hughes, 2005; Pinquart, 2003)는 연구결과를 지지한다. 부부친밀감이 높았던 남성노인들 조차 배우자 의존도가 높아, 사별 후 적응에서 여성보다 취약하다. 남성노인들은 배우자 외에 깊이 있는 친밀감을 나눌 다른 대상을 찾기가 힘들 수 있고, 청소, 세탁, 식사준비 등 여성역할로 구분되어 있었던 그런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 더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성별에 따른 차이를 토대로 남성 노인 또는 여성 노인 성별에 따라 특화된 맞춤형 사별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 연구를 위해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본 연구 대상자는 주로 경기도 지역 내 노인복지관을 중심으로 편의 표집 되었으므로 전체 노인들을 대상으로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둘째, 사별기간을 제한하지 않아 사별기간이 오래 된 경우 사별스트레스만이 아닌 다른 요인들이 사별스트레스를 가중시키거나 경감시킬 수 있다는 점을 한계점으로 들 수 있다. 셋째, 사별스트레스 척도 측정 시 사별 전 부부간의 친밀감을 주관적 회상에 의존하여 측정하는데 있어서 연민의 정이나 측은지심으로 인해 솔직한 표현이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또한 사별스트레스는 사별기간이 오래 된 경우 사별 당시의 스트레스를 정확히 측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아진다. 넷째, 연구대상자 중 독거노인이 동거인이 있는 노인의 2.5배가 넘어 두 집단 간 차이를 살펴보는데 한계점이 있었다. 향후 독거노인과 동거인이 있는 노인에 대한 심층적인 후속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또한 남녀 비율이 맞지 않는 것도 연구의 한계점이다.
위에서 제시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몇 가지 중요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사별 전 부부친밀감과 사별스트레스, 우울, 자살생각간의 관계를 알아봄으로써 향후 배우자를 사별한 노인에게 부부친밀감 수준에 따른 차별화된 사별준비 및 적응적 개입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기초 자료를 제공하였다는 점이다. 이 연구가 최근 사별 후 혼란과 고통을 겪고 있는 노인들을 위한 전문적인 적응지원 상담체계를 마련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뿐만 아니라 보다 예방적인 차원에서 부부친밀감을 강화시키고, 사별에 미리 대응할 수 있는 개인의 심리적 적응자원을 강화시키는 상담프로그램이 추가 연구되고 제도적으로 실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덧붙여, 본 연구의 면접 설문조사 시 배우자 사별 노인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 종류에 대한 질문에 대한 응답결과는 말벗이나 친구 만들기 등 심리적인 지지가 가장 필요한 부분으로 나타났다. 이런 요구에 따라 심리적 지원이 가능한 사별문제에 대한 상담적 개입이 더욱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서 사별로 고통받고 있는 노인을 위한 다양한 노인 사별지원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지원되어야 하며, 이런 프로그램은 사별을 경험하는 노인들의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이후 우울 및 자살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