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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19세기 인상주의 미술작품을 이용한 프랑스문화수업* Approche d'un cours de culture francaise a l'aide de peintures du 19e siecle
  • 비영리 CC BY-NC
ABSTRACT
19세기 인상주의 미술작품을 이용한 프랑스문화수업*

Cette étude a pour but de présenter un projet de cours sur la culture française au moyen de peintures du 19e siècle. Pour cela, nous avons tout d’abord cherché quelques peintres ayant joué un rôle important dans le changement du cours de l’histoire de l’art et par là-même ayant participé à l’essor du mouvement impressioniste. Cependant, rappelons que le but principal de notre étude est de favoriser les motivations des apprenants coréens quant à l’apprentissage de la langue française.

Pour ce faire, nous démontrons dans la deuxième partie l’intérêt de l’analyse des objets culturels présentés sur les peintures impressionnistes afin de développer concrètement l’enseignement du français. D’autre part, les objets culturels choisis pourront être classés et expliqués de manière interdisciplinaire. Ensuite, nous essayerons de les étudier à l’aide de textes(signifiés) et de signifiants(images). Ainsi, nous pourrons nous concentrer autant sur la signification des signes langagiers que visuels dans les peintures sélectionnées.

Mais pour cela, il nous faudra utiliser un algorithme expliquant le mécanisme du processus de la signification des signes que nous dégagerons de l’analyse des peintures du 19e siècle. Pour nous aider, nous utiliserons également nos recherches antérieures impliquant la signification. Ainsi, nous pourrons définir la 2e signification après celle de la 1ère au moyen de signes langagiers et visuels et à l’aide du mécanisme révélé par cette étude. Mais il nous faut d’abord envisager de définir la peinture -sur la base-de l’art et de l’analyse. En effet, il est important que la définition du <Paysage> soit précédée par la peinture comme objet d’analyse dans cette étude. Car l’interprétation du tableau au niveau de l’art est plus flexible, subjective et personnelle. Par conséquent, il nous faudra traverser et explorer par tâtonnement plusieurs domaines en passant par celui de l’art, de la linguistique et d’autres.

Dans la dernière partie, nous analyserons 3 tableaux impressionnistes, par exemple ceux de Degas, Renoir et Monet, sur lesquels sont richement et spécifiquement reconstitués des éléments culturels du 19e siècle. Ainsi, par cette étude et les précédentes, nous tenterons d’analyser la signification des objets par le mécanisme modifié.

En conclusion, à moins que ce projet de cours culturel ne serve que d’article de recherche, nous espérons développer ce type d’enseignement culturel de façon systématique et soutenue afin d’offrir de nouvelles motivations multiples et variées aux apprenants de langue française.

KEYWORD
프랑스문화수업 , 19세기 인상주의회화 , 풍경개념 , 언어기호와 회화기호 , 의미작용분석
  • 1. 들어가는 글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문화수업의 주목적은 예술작품에 다양하게 재현된 문화요소들을 학습자들이 시각적 간접경험을 통해 풍부하게 파악하도록 하는 데 있다. 사회적 맥락을 미술작품을 통해 다룰 때 얻을 수 있는 시각문화교육의 의의는, 학습자들이 일종의 교재라는 텍스트를 통한 강요된 학습여건에서 벗어나, 그림을 매개체로 하여 상상할 수 있는 학습공간을 형성하는 데 있다. 동시에 이러한 과정을 통해 프랑스어 학습동기를 고취시키는 것이 본 연구의 궁극적 목표이다.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1960년대는 언어 교수/학습은 주로 문법이나 구조 등에 치중되어왔으나 1970년대에 이르러 의사소통 접근법이 등장하였고, 이를 위해 교육과정이 바뀌면서 교재구성에서도 의사소통의 네 가지 영역 외에 문화영역을 할애하게 되었다. 그러나 당면한 과제는 언어교육에서 문화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당위성문제보다, 어떠한 방법으로 가르칠 것인가 하는 구체적인 문제가 우선되어야 함과 동시에, 언어와 문화를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다. 통합적으로 언어-문화 교수/학습의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문화교육은 언어학습과는 별개가 될 것이 우려된다고 하였다.1) 본 연구는 이러한 언어-문화 교수/학습 개발에 관한 하나의 모델을 제안하는데 주목적이 있다. 문화에 관련된 강의는 다양한 접근이 필요한데, 지금껏 프랑스문화에 대한 강의는 언어와 관련한 것이 주를 이루어 왔다. 최근에 들어와 프랑스문화에 관련된 강의의 대부분이 컴퓨터를 이용하여 ppt양식으로 된 시청각 자료를 보여주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보여주는 영상자료는 다양하나, 미술작품을 이용한 강의는 지금껏 프랑스어 관련 학과의 프랑스문화를 소개하는 강의에서는 시도되고 있지 않다. 본 연구는 이런 점에 주목하고 프랑스문화를 통한 프랑스어 진작이라는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보다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시각적인 면에 중점을 둔 미술작품을 이용한 방법을 소개하고자하는 것이다.

    반 캠프J. C. Van Camp(2004)가 주목했듯이, 미술은 미술만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학, 철학, 미학, 사회학과 연계함으로써, 더욱 풍성하게 해석되고 교육된다는 점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각문화교육방법으로 미술교육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에플랜드Efland와 프리드먼Freedman과 스터 Stuhr(1996) 역시 이미지를 둘러싼 해석과 맥락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미지 안에 내재된 문화적인 가치를 분석하고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2) 이들의 주장은 시각문화 미술교육을 어떻게 현실에 적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이나, 또 다른 관점에서 보았을 때 문화교육에 미술작품을 이용하는 이론적인 근거가 될 수 있다. 이런 이론적인 뒷받침에도 불구하고 문화수업에서 항상 부딪히는 문제는, 역사·사회학 분야와 관련된 문화과목들을 개설할 해당 분야의 전공자가 없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각 해당분야의 전공자들과 함께 팀 티칭의 형식으로 모듬 강좌를 개설하기도 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언어-문화 교수/학습 개발에 관한 하나의 모델로 제안하려는 문화수업은 작품에 드러나 있는 문화요소에 대한 설명이 우선이고, 회화적 테크닉이나 미학과 같은 전공지식이 반드시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본 연구가 19세기 회화작품을 이용하여 문화수업을 진행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자 하는 이유는 19세기의 프랑스는 현대 인문학의 향방을 이끌어 냈던 준거점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더욱이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전 세계 화단에 많은 영향을 준 인상주의는, 프랑스 문화를 언급하게 될 때 반드시 주목하여야 할 소재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19세기의 프랑스 문화요소들을 다양하게 보여 줄 프랑스문화수업의 적합한 소재로서 인상주의에 주목하였고 회화작품이라는 시각자료 또한 매우 효과적이라고 보았다.

    나폴레옹 3세와 오스만 남작에 의해서 근대화된 대도시의 면모를 갖추게 된 파리는, 혁명으로 인한 사회변혁 와중에서도 현대화된 유럽의 중심 도시로 성장하였다. 19세기 파리는 근대인의 삶을 살아가는 동시대인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다양한 무대장치가 되었다.3) 화가들은 이런 모습을 재현해 내고 새로운 것을 담기 위해 새로운 양식을 추구하게 되었으며, 따라서 19세기는 시대적 상황을 보여주는 문화적 소재들이 마치 파리라는 무대 장치에 세트되어 있는 것처럼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에 고스란히 재현되어 있어 19세기 모습을 사진처럼 들여다 볼 수 있다. 다만 이전의 화풍과는 다른 양식으로 새로운 모습을 담고자 노력하였다.

    인상주의 그림에서 찾아낸 다양한 문화 요소들의 의미 분석은 본 연구의 주된 관심사로서 프랑스어 학습동기 진작의 주된 부분이다. 그러므로 선행연구들을 근거로 하여 그림에 재현된 19세기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문화요소들의 통합적 의미 과정을 설명하는데 주안점을 둘 것이다.

    1)김경량, 「언어와 문화가 접목된 프랑스어-문화교수/학습방안」, 『프랑스어문교육』제19 집,한국프랑스어문교육학회, 2005, pp.13-31.  2)이지연, 「새로운 미술교육의 패러다임으로서의 시각문화교육의 가능성과 적용 연구」, 『미술과 교육』 제34집, 한국국제미술교육학회, 2011, pp.64-66.  3)데이비드 하비, 『파리 모더니티』, 김병화 옮김, 생각의 나무, 2005, pp.301-348.

    2. 다양성 추구: 인상주의의 배경

    19세기는 역사성과 현재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보는 역사의 알고 리듬을 분석함에 있어, 구조적 관점의 준거점이 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19세기의 특성으로 보는 근대성의 역사적 관점에 대해, 보들레르의 생각은 동시대의 가치를 이해하는 것이며4) 이는 역사라는 시간의 연속선상에서 다른 시대와 비교하던 것에서 벗어난 것이다. 보들레르는 자신이 속해있던 19세기에서 동시대의 특성을 찾으려 한 것이며, 시간성에 대한 보들레르의 이러한 새로운 해석은 공시성과 통시성을 아우른 19세기 사회 매커니즘의 특성을 꿰뚫는 하나의 담론을 이끌어 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담론을 화폭에 담아내기 위한 또 다른 추구는, 예술에서 추구하는 바를 인간의 내면과 밀접한 문제로 설명해 보이고자 한 것이다. 19세기라는 시간적 공간에 인문학적 과제 즉 인간의 존엄성을 우선으로 하는 내용으로 채우고자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서양미술의 규범이라 할 수 있는 원근법, 구도, 선, 그리고 종교적·신화적 모티브 등이 인상주의에 이르러서는 모두 그 의미가 바래지게 되었다. 그 대신 간극을 채우기 위해 등장한 새로운 기법들은, 근대적 삶을 표현하는 적합한 것들로 인상주의 양식의 그림들을 이전의 회화 작품과 구별하게 만드는 요소들이며 반드시 유념해야 될 것이다.

    인상주의 시대에 이르러 회화가 가지는 본래의 모습인 2차원의 평면성을 되찾고자 하는 노력의 결과, 회화는 평면의 캔버스에 3차원의 영역을 드러내지 않아도 되는 분야임을 자각하고 과감히 버리게 되는 회화기법이 원근법이다. 많은 작가들이 후기 인상주의로 나아가면서 원근법의 문제와  맞물린 구도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었다. 그러나 19세기 후기 인상파에 이르러 원근법과 구도의 법칙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고, 서양미술의 근 간을 부정하기까지의 과정을 조금 더 자세히 보고자 하는 이유는, 19세기 인상주의화가들이 추구했던 회화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회화사에서 중요한 변화의 전환점을 보인 몇몇 화가들에서 보이는 인상주의의 다양성의 배경이 무엇이었는지 알아  보고자 한다.

    르네상스가 쇠퇴해진 이후 이태리 화풍은 르네상스를 지나면서 바로크 시대로 접어들고 있었고, 삐뚤어진 진주라는 뜻의 바로크baroque 시대의 그림들은 보다 과격한 움직임을 더욱 과장되게 그리기 시작했다.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그림은 더 이상 그리지 않게 되고, 극단적인 빛과 어두움이 강조되며 그림의 주제도 긴장감과 섬뜩함을 주는 것으로 변모되어 갔다. 바로크시대의 거장으로 꼽히는 루벤스Peter Paul Rubens의 작품이 대표적으로 바로크 양식을 보여주는데, 구도 면에서 안정적이지 않으며 표현 또한 매우 극적이다. 화폭에 표현된 사람들의 몸도 미켈란젤로가 그린 사람들과 닮긴 했으나, 그보다 훨씬 역동적이며 무엇보다 조화롭지 못한 것을 볼 수 있다.5) 루벤스의 작품을 통해서 화가들은 르네상스시대의 귀족적 우아함을 파괴하고 서서히 인간다움을 표현하는 데 보다 더 집중하기 시작한 것이다.6)

    17세기에 꼽을 수 있는 또 다른 바로크 화가는 램브란트Rembrandt이다. 루벤스의 작품과 비교해 볼 때 그의 작품에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소박한 인간의 삶에 대한 그의 관찰력은, 예수의 모습이나 귀족의 모습이나 모두가 다 엇비슷하게 표현하기에 이른다. 단지 부자는 옷을 조금 더 잘입었을 뿐이며 귀족이라고 더 빛나고 고귀하거나 성인이라고 더 고상하지도 않으며 가난한 이웃이라고 더 초라해 보이게 표현하지도 않았다.7) 루벤스의 극적이고 과장된 장면과 비교하자면, 그림의 인물들은 너무나 보잘 것 없고 초라하고 밋밋하기까지 하나 그러한 진솔함이 렘브란트의 그림의 독창성이다. 그의 작품이 보여주는 의미는, 자신 만의 창조적인 세계속에서 돈과 타협하지 않고 진정한 화가의 길을 가기 시작한 작가의 등장과 부자나 귀족과 더불어 평범한 서민들 모두 동등하게 표현되는 인간의 자아성찰이다. 결국 자신의 신념을 버리는 그림을 그리지 않았던 낭만주의 화가들보다 앞서 작가의 길을 가고자 했던 선구자였다.

    또한 17세기에 고대의 정신을 복원하고자 노력한 대표적인 화가로서 프랑스인으로는 처음으로 회화사에 등장하는 화가 푸생Nicolas Poussin이 있다. 그는 매우 원색적인 색을 사용한 화가이나 붓놀림, 구도에 있어서는 전 시대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화법을 구사하였다. 원근법에 고심하기 보다는 인물들의 삼각형 혹은 원통형의 구조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원근법을 파괴하기 시작하는 후기 인상파의 선두주자였던 세잔느에서 그가 끼친 영향을 볼 수 있다. 푸생의 기하학적 구도에 대한 고심은 르네상스 시대 이태리 회화에 대한 또 다른 저항이었으며 이런 저항은 19세기 인상파와 후기인상파로 이어져간다.8)

    반면에 고전주의의 장엄함을 버리고 경쾌함을 추구하게 되는 18세기의 로코코 예술은, 푸생의 그림과는 다른 풍의 그림으로 그 중심에 있던 화가 와토Jean Antoine Watteau는 사랑, 연애, 쾌락, 에로티즘 등을 그림의 주제로 삼았다. 와토의 작품9)은 빛과 자연이 회화 소재의 중심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이전에도 존재하던 풍경화와는 성격을 달리한다. 야외에서 자연과 어우러진 인간의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몽환(夢幻)적인 분위기로 형태나 선을 중시하던 이전의 화풍과는 다른 모습의 그림으로 볼 수 있으며 이런 화풍은 후에 인상주의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10)

    19세기의 프랑스는 혁명으로 대 격변을 겪고 있었으며 회화에서도 엄청난 변화의 시기였다. 앙시앵 레짐의 마지막 시기에 활동했던 신고전주의 화가 쟈크 루이 다비드Jacques-Louis David의 제자 앵그르Jean-Auguste-Dominique Ingres는 회화의 이상적 낭만주의자였으나 스승의 화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반면에 또 다른 방식으로 본격적인 낭만주의 정신을 표현한 라크루아Eugène Delacroix는 형태보다는 르네상스 시대의 루벤스와 베네치아 르네상스의 화가들로 부터 색과 운동에 대한 강조에서 영감을 얻었다. 들라크루아의 대표적 작품 <사르다나팔의 죽음>이 그의 낭만주의 정신에서 비롯된 회화적 특징인 대담한 구도와 과장된 자세 그리고 강렬한 색을 잘 보여준다.11) 이성보다는 감성에 더 치중했으며 그의 그림에는 애국적이거나 교훈적인 주제도 없고 지식보다는 상상력을 더 중시하였으며, 단지 역동적이고 격앙된 순간에 그가 느낀 흥분을 전달하고자 하였다. 들라크루아가 추구했던 개인적 감성과 색과 운동성에 대한 그의 노력은 이후 인상주의에서 빠르게 변하는 빛의 변화를 포착하고자 했던 것과 맞물려 한층 진화된 양식으로 차별성을 보이게 되었다.12)

    종합해 보면, 19세기에 들어와서는 화가들이 화폭에 담을 대상을 표현할 때 주문자의 요구에 부합하는 것에서 벗어나, 대상을 자신의 주관에 따라 표현하고자 하는 열망을 인식하게 되었다. 또한 그림은 다른 것의 종속 대상이 아닌 완벽하게 독립된 분야임을 화가 스스로 인식하였으며, 작가적 소신이 작품 활동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였다. 18세기의 대혁명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이상주의에 염증을 느끼고, 악마적 미13)로 표현되는 보들레르의 근대적 미학이 그 바탕이 된 들라크루아의 작품이 그 한 예이다.14) 19세기 프랑스 미술 혁명은 이미 들라크루와에서 그 징조를 보이고 있었으며, 쿠르베Gustave Courbet를 거쳐 마네Édouard Manet에 이르러서는 빛과 색의 시각적 인상에 대한 그들의 주된 관심이 보다 구체화되었다.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가 공존하던 시기에 단기간 사실주의가 등장하였다. 사실주의는 회화사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였으나 회화에 등장하는 소재를 과거에서 가져 오지 않았고, 평범한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도 소재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동시에 사실주의는 화가의 현실참여라는 새로운 정신을 일깨웠고, 독자적인 생각을 견지하는 작가정신을 더욱 공고히 하였다. “순수해지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너무나 자기 모순적이어서 성공하기 힘들었다. 결과적으로는 인습에 구애받지 않고 눈에 보이는 세계를 탐구한다는 동시대 프랑스 화가들의 의도가 다음 세대에 훨씬 더 풍성한 수확을 걷을 수 있게 하였다.”15) 대중들의 고단한 삶을 객관적으로 자세히 묘사함으로써 다양하게 대중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찾아낸 인상주의는, 19세기 동시대인들이 살고 있는 지금 이곳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고 소통하고자 하였다. 결과적으로 회화사에서 사실주의는 현실참여적인 정신은 가졌으되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은 찾아내지 못하였고, 반면에 인상주의가 그 역할을 이어받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19세기의 근대성이라는 화두에서 찾아낸 보편적 특성은 지금, 여기라는 불변의 요소이며 이를 표현해 내기 위해 작가들은 다양한 예술적 시도를 하였다.16) 19세기 인상주의는 작가와 대중과의 관계에서 소통의 방법으로 시도되었던 예술적 다양성으로 작가와 관람자가 한 걸음 더 나아가 소통하게 되었다.

    종합해보면 공간이라는 3차원의 세계보다 빛과 색을 더 중요한 감각의 근원으로 여기게 되었고, 자연에서는 윤곽선보다 빛과 색의 무한한 변화만이 자연의 근본적인 형태와 공간을 나타내는 것으로 중요하게 여겼다. 풍경화를 통해 축적된 많은 경험들이 빛의 효과에 대한 연구와 햇빛을 특별히 고려하는 외광파 인상주의 화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소재면에서도 평범한 일상이 등장하게 되었고, 관람자 역시 새로운 사회에 살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다층적 삶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자세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에 살게 되었다.17) 내용상으로 인상주의는 신화적 혹은 종교적 이야기에 등장하는 특정한 사건을 이야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일시적이고 덧없는 삶의 한 순간을 감각적으로 지각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인상주의 화가들이 주장하는 새로운 시각은 당시의‘근대적’삶에 관한 것18)이었고 동시대를 살았던 화가들은 자신들의 예술에서 추구하는 규범들을 어떻게 표현 할 것인가에 대한 동시대적인 고민을 인간의 내면과 밀접한 문제로 설명하고자 하였으며, 회화의 본질추구라는 당면과제가 사회의 변화상과 맞물리게 되었다.

    인상주의라는 새로운 경향은 차근차근 축적되어 온 변화의 다양한 양상들이나 이러한 특징들이 하나의 작품 속에서 동시에 드러나는 경우는 거의 드물었다. 오늘날 인상주의를 하나의 특정한 양식이라기보다는 일반적인 경향으로 간주하는 이유도, 인상주의를 하나의 회화기법으로 선언했던 이도 없었거니와 당시의 변화된 사회상을 담기 위한 작가들의 시각도 이처럼 다양했기 때문에 이전과는 다른 회화기법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경향으로 간주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19세기 화가들이 서양회화의 기본문법을 버리고 깨달은 바는 결국 화폭에 담아야 할 내용은 자신들이 살고있는 시대의 삶이었다. 시대적 삶은 직접 눈으로 본 다양한 모습이어야 했으며 예술적 창작의 동기는 더 이상 과거를 재현해 내는 것이 아닌,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현실에 바탕을 둔 것이어야 했다. 반면에 이러한 현실을 화폭에 담아 낼 수 있는 새로운 회화적 방법은 과거에서 가져오되 재해석하여 발전시켜나갔다.

    4)양효실, 「보들레르의 모더니티에 대한 연구」, 『美學』 제34집, 한국미학회, 2003, pp.189-237.  5)Peter Paul Rubens, <성모승천 Assumption of the Virgin>(1626), oil on panel, 490 × 325 cm, Cathedral of Our Lady, Antwerp.  6)Peter Paul Rubens, <최후의 만찬 The Last Supper>(1630-31), oil on panel, 41 x 46 cm, Moscow, Pushkin Museum.  7)Rembrandt van Rijn, <돌아온 탕자 The Return of the Prodigal Son>(1661–1669), 262 × 205 cm. Hermitage Museum, Saint Petersburg.  8)Nicolas Poussin, <성모승천 The Assumption of the Virgin>(1649–1650), 57 x 40 cm, Paris, musée du Louvre. - <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있다 The Shepherds of Arcadia (Et in Arcadia ego)>(1638–1639), 85 x 121 cm, Paris, musée du Louvre.  9)Watteau, Jean-Antoine, <키테라 섬의 도착 Pilgrimage to Cythera>(1717), oil on canvas; 129 x 194 cm; Charlottenburg Palace, Berlin.  10)박혜숙, 『프랑스문화와 예술』, 연세대학교출판부, 2010, pp.257-260.  11)박혜숙, Ibid., Eugène Delacroix, <사르다나팔의 죽음 La Mort de Sardanapale>(1827), oil on canvas, 392 × 496 cm, museé du Louvre, Paris.  12)E. H. 곰브리치, 『서양미술사』. 예경, 2007, pp.504-506.  13)이수진, 「보들레르의 『악의 꽃』의 악마주의적 괴물미학에 관한 고찰」, 『프랑스 문화예술 연구』 Vol.4 No, 프랑스문화예술학회, 2001, pp.179-207.  14)박혜숙, Ibid., pp.266-270.  15)E. H. 곰브리치, Ibid., pp.508-510.  16)양효실, Ibid., pp.189-237.  17)Le Tableau de Paris en est le meilleur exemple et n’emprunte pas pourrien son titre au vocabulaire de la peinture : la ville y est saisie par Louis-Sébastien Mercier dans de courts chapitres où domine  fréquemment l’esthéthique de la «chose vue», comme le fera à plusieurs reprises Baudelaire dans les «les Tableaux parisiens» des Fleurs du mal et dans Le Spleen de Paris.(Daniel Bergez, Littérature et Peinture, pp.108)  18)폴 스미스, 『인상주의』, 이주연 옮김, 2002, pp.10-15.

    3. 다양성의 의미: 기호분석

    본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19세기 프랑스 사회에서 발생하여 지금에 이르는 문화요소들의 배경 설명뿐만 아니라 문화요소들의 의미를 분석하고 다층적 의미를 찾아내는 과정을 통해서 프랑스어 학습을 유도하는 것이다. 그림의 의미 분석에 관련된 이론적인 근거를 찾기 위해 선행연구19)를 조사해 본 결과, 회화의 기호론에 대한 연구는 광고나 영화의 기호론에 대한 것보다 많은 연구결과물들을 찾을 수 없었다. 이는 회화의 화면에 표현된 유상적 기호signe iconique가 어느 정도로 그 지시대상과 유사성이 있는가 하는 기준을 세우기 어렵다는 점이나, 회화언어의 개념규정이나 회화의 기호론을 주장하는 세 가지 유파들의 서로 다른 관점이 통일된 분석개념에 이르게 하지 못하는 어려운 점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수업의 내용으로 하는 그림에서 찾아 낸 요소들은 그림의 일부이기 때문에 이들을 분석해내기 위해서는 결국 그림을 도상기호가 아닌 언어로 설명하는 맥락에서 가져와야 할 것으로 보았다. 그림에서 문화의 요소들을 찾아내어 언어로 설명하고, 이어서 관련된 언어 설명에 대응하는 회화적 표현들의 통합적 의미를 역시 언어로 설명할 것이다.

    그러나 작품을 분석함에 앞서 인상주의 작품의 특성을 개념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시대상을 보여주는 인상주의 작품의 특성을 개념화시킨 상태에서 의미 분석을 하지 않게 되면 회화의 특성상 관람자에 따라 각기 다른 이미지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석의 대상을 명확히 규정하고 기준을 설정하지 않으면, 기호분석에 이르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었다.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풍경개념에 근거20) 하여 작품에서 언어기호와 회화기호를 추출하여 분석을 시도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인상주의는 이전 세기에 그림의 배경에 지나지 않았던 풍경을 독립된 회화의 한 분야로 여기고 미학적 대상으로까지 인식하게 된 이후 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게 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인상주의 작품에 등장하는 문화요소들을 풍경 개념21)을 가진 의미대상으로 보고, 풍경의 형식과 개념을 찾아내어 살펴보려는 것이다. 선행연구22)에 의하면 20세기 중·후반의 예술사, 문학사, 문화분석, 인문지리학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테마로 부상한 풍경(landscape)은 단순히 미학적 대상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서 풍경의 향수자가 세계를 해석하고 이해하고 구성하는 일종의‘제도적 세계상’으로 보았다. 풍경은 인식의 틀 안에서 지각과 경험을 주관하는 객관적이고 사회적인 원리이며, 또한 자연에서의 풍경은 언어로 구성된 세계관과 구별되는 영상적 구축물이 되는 셈이다. 보들레르는 다음과 같이 풍경에 대한 인식을 밝혔다.23)

    본 연구에서 주목하는 19세기 인상주의 작품들은 바로 ‘인식의 제도적 틀에 있는 풍경’24)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하는 시대상을 보여 주는 기호들 인 셈이다. 본 연구의 분석 대상으로서 인상주의 작품은 19세기 인들의 생활문화현상을 풍경으로 인식한 회화적 텍스트이고 그림에 재현되어 있는 문화요소들은 이런 풍경의 텍스트를 구성하는 하위요소들이다. 하위요소들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우선 각 회화요소를 설명하는 언어기호의 일차적 분절과정을 거쳐야 하고 다시 언어기호와 그림 전체에 재현되어 있는 회화기호들의 통합적인 이차적 의미화 과정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려는 것이다. 선행연구25)에서 살펴보면, 바르트Barthe가 『기호학의 원리』에서 “어떤 실질이 무엇인가를 의미하는 것을 분명히 의식하려는 것은 결국 언어에 의한 분절에 의지하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기호학자는 언어 이외의 자료를 대상으로 하여 출발하더라도 조만간 그 도중에서 언어활동(langage)을 대상으로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고 하였다. 즉 “언어 이외의 문화현상에 대한 의미작용을 해석하는 경우에도 결국은 언어의 분절에 의해 의미를 확인하는 것이 되고, 따라서 언어로 번역되지 않고는 그 의미작용의 의미를 해석해 낼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고 보았다.26) 그러나 소쉬르Saussure의 의미화과정(signification)은 랑그에만 존재하는 기표(signifiant)와 기의(signifié)의 만남에 국한된 것이나, 바르트는 의미작용을 기표와 기의를 각기 다른 표현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파롤(parole)의 부분으로 보았다. 이를 두고 바르트는 “독자의 탄생은 저자의 죽음이라는 대가를 치룸으로써 이룩된다”는 명제를 제시하였다.27) 신화는 텍스트를 가지는 하나의 구조인데 19세기 인상주의 작가들의 작품을 구조를 가지는 하나의 텍스트로 본다면 이 역시 하나의 신화로 볼 수 있다.

    바르트의 “오늘의 신화”에 의하면 ‘신화는 하나의 파롤이다... 신화는 의사전달의 한 체계이고 하나의 메시지이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따라서 신화는 하나의 대상이나 개념이 아니고 의미작용의 한 양식이며 한 형태인 것이다. 글로 쓴 담론뿐만 아니라 사진, 영화, 르포르타쥬, 스포츠, 공연, 광고 등 모든 것이 신화적 파롤에 사용될 수 있고 한 장의 사진이 신문의 기사와 같은 파롤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28) 바르트는 신화의 의미작용을 다음과 같이 도식화 하였다.

    [표.1] 바르트의 신화 의미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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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르트의 신화 의미작용

    소쉬르의 의미작용에서 보면 기호(signe)는 기표와 기의로 이루어진 하나의 전체이며, 기표와 기의는 동시적이면서도 밀접한 관계를 이루며 의미작용을 하는 것으로 보았다. 바르트는 신화의 분석에서 기표를 형식(forme)이라 부르고, 기의에 대해서는 개념(concept)이라는 명칭을 부여하며 신화의 제3항은 의미작용이라 하였다. 의미작용은 상위언어를 통해 하나의 체계 속에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공시자(connotateur)의 끊임없는 기호행위에 의해 결합되는 역동적 과정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방브니스트Benveniste의 구조언어학적 관점 역시, 의미화의 과정이란 기호와 실제 세계내의 사물과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것29)으로 보고 있다. 또한 장 루이 세페르Jean-Louis Schefer는 그림이란 자신의 독특한 복합적 묘사이며, 이미지는 선험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미지가 체계인 텍스트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30) 이미지는 언어처럼 요소들을 조합하여 의미를 생성하는 패러다임구조가 아닌 직관적인 성격을 가지므로 체계적인 분석을 위해서는 반드시 인식의 틀을 전제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 연구는 의미작용의 단계에서는 앨름슬레우Louis Hjelmslev의 외시(外示)와 공시(共示)의 개념31)에서 그 원리를 빌려와 지표의 연쇄에서 신화의 상징적인 의미인 공시를 읽어내는 원리로 설명하고자 하였다. 소쉬르의 기호표현과 기호내용의 선형연결에 의한 의미작용으로는 서로 다른 분야의 요소들을 동시에 분석해 내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림의 분석은 사고의 이미지화라는 서로 다른 분야의 중첩된 모습이며 이미지에 담긴 언어적 요소들도 각 분야에 속해 있는 것들로 겹겹이 다층적 의미작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 속 문화요소들과 회화요소들의 언어에 의한 일차적 의미작용을 시도할 수는 있으나, 이차적 의미작용의 단계에 이르러서는 언어기호와 회화기호의 연쇄작용이 빚어내는 의미는, 보다 다층적인 의미작용을 포괄하는 공시개념이 더 적절하다고 보았다. 본 연구는 위의 선행연구들을 바탕으로 하여 19세기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에 재현된 문화요소들의 통합적 의미작용의 알고리듬을 다음과 같이 도식화 해 보았다.

    [표.2] 인상주의 문화요소 의미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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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상주의 문화요소 의미작용

    19)소두영, 『기호학』, 인간사랑, 1991, pp.293-306.  20)자연이 숭고의 미로써 인간의 의식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은 칸트에 의해서이다. 이전에는 풍경이란 그림의 배경이거나 아니면 그저 인간을 왜소한 존재로 만들어 버리는 미적 존재가 아닌 그저 자연에 불과했다. 그러나 자연이 갖고 있는 초인간적 역동성의 표상인 숭고의 경우에 이는 자연에 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주체가 자연과의 교섭 속에서 구성하는 선험적 원칙으로 오는 것이다. 즉 숭고는 ‘자연의 사물(in den Dingen der Natur)에서는 찾아질 수 없는 것이며 단지 우리의 관념에서만(allein in unseren Ideen) 찾아질 수 있는’(Kant, 1790: 126) 어떤 것이다(김홍중, 「문화사회학과 풍경의 문제: 풍경개념의 구성과 그 가능성에 대한 이론적 탐색」, 2004, pp.133-139).  21)풍경개념은 인상주의 작품에 등장하는 문화요소들을 풍경을 구성하는 요소로 규정하는 의미이며 따라서 인식풍경으로 볼 수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풍경은 자연풍경도 있을 것이며 거리풍경, 여가생활풍경, 일상의 풍경도 있을 것이다.  22)김홍중, Ibid. pp.129-133  23)Daniel Bergez, Ibid., pp.107  24)김홍중, Ibid. pp.140-151.  25)Roland Barthes, Éléments de sémiologie, 1964, p.2.  26)소두영, Ibid., pp.125-128.  27)Roland Barthes, The Death oh the Author, Image-Music-Text, 1968, (trans. Stephane Heath, 1977), pp.142-148.  28)김치수외, 『현대기호학의 발전』, 서울대학교출판부, 1998, pp.126-138.  29)최인순, 「롤랑 바르트의 『모드의 체계』에 대한 비판적 수용: 의미작용의 기호학적 관점을 중심으로」, 디자인여성학회 학술대회자료집, vol.1, no.1, 2005, pp.8-13.  30)김인식, 「해외작가 특집:롤랑 바르트 그림은 언어체인가」, 1992, 『작가세계』, vol.12, 세계사, pp.458-461.  31)신화 속 등장인물들의 행동에 대해서는 기능fonction으로 인물의 성격이나 분위기에 관한 것으로는 지표 indice 로 규정하여 그 기능과 지표의 연쇄 enchaînement가 신화를 이루고 있다고 파악하였다.(소두영, Ibid., pp.115-131.)

    4. 그림 분석: 언어기호와 회화기호

    19세기를 다양성의 시대로 볼 수 있는 것은 인상주의 화가들이 이전 시대의 서양회화문법을 버리고 각자의 방식으로 다양한 모습들을 재현해 내었기 때문이다. 언어학의 관점에서 보면 19세기 문화의 다양성은 작가들의 파롤이며 하나의 기호로 간주하게 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그림에서 찾아낸 문화요소들을 하나의 기호로 보고 그 기호들이 언어로 표현된 것에서부터 분석이 시작되어야 함에 주목하고자 한다. 4장에서는 19세기 사회의 대표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3명의 화가들의 작품에서 위의 표.2를 근거로 하여 의미작용을 분석하고, 이를 도식화 해 보고자 한다. 우선 분석할 그림을 선택하고 가능한 자세히 그림을 언어로 묘사한 뒤에 이 텍스트를 바탕으로 의미작용에 이르게 할 요소들을 찾아내는 것을 규칙으로 삼고자 한다. 분석에 사용된 그림은 이전의 화법을 버리고 소위 인상주의 화풍을 받아들인 화가들의 작품으로 19세기 문화가 잘 반영된 것을 선택하였다. 19세기 문화의 특징으로 서민들의 여가 생활 모습과 파리의 거리 풍경 그리고 산업혁명으로 인해 빠르게 발전하는 기간산업을 꼽을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런 특징을 담은 작품 외에 산업혁명으로 인한 계층 간의 분화의 결과로서 생겨난 하층민들의 모습이 묘사된 작품도 선택하였다.

      >  예시작품 1.

    인상주의 화가들은 그들이 추구했던 예술 창작의 개인적 자유와 동시대 현실의 증인으로서 예술가의 새로운 역할 정립이 필요한 시기에 놓이게 되었다.32) 유럽 회화의 기본 원칙을 과감하게 무시한 일본의 우키요에로부터 큰 충격을 받은 인상주의자들은 시각에 대한 고대의 지배적인 지식이 잔존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림에서 모든 것을 다 보여주어야 하는 이유가 반드시 필요한 가에 대해 그들은 자문하게 되었다. 드가는 가장 의외의 각도에서 본 공간과 입체감 나는 형태들의 인상을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단지 인상주의자들이 자기를 둘러싸고 있는 풍경을 바라볼 때와 마찬가지로 냉정한 객관성을 가지고 대상을 바라보았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인간의 형체에 나타나는 빛과 그늘의 상호작용과 운동감이나 공간감을 제시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33)

    드가Edgar Degas의 <압생트 L’Absinthe>(1875-76)는 대상을 바라보는 냉정한 객관적 의도를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아래의 표는 텍스트에서 찾아낸 각 언어기호와 이에 대응하는 회화기호들의 통합적 의미작용을 보여준다.

    텍스트

    그림 속 인물들은 그림의 중앙에 배치되어 있지 않으며, 그림의 주된 주제가 인물인지 테이블인지 모르게 오른 쪽 구석에 배치되어 있다. 테이블의 위치도 화면의 중앙을 가로지르면서 약간 대각선방향으로 잡혀있으며 그마저도 양쪽 귀퉁이는 잘려 나간채로 있다. 그림의 오른쪽에 배치된 인물 역시 온전한 모습으로 담지 않고 왼쪽 팔은 아예 생략된 채로 있다. 왼쪽에 앉아 있는 여성도 테이블 밑으로 보이는 손의 묘사는 아예 뭉개져 온데간데없다. 작가는 인물들의 모습자체가 아닌 한 쪽 구석에 몰아넣은 배치나, 낮인데도 술잔을 앞에 놓고 앉아 있는 이들의 표정이나 분위기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듯하다.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인물들은 즐거운 표정이 아니고, 압생트 한 잔에 시름을 달래기 위해 무표정한 모습으로 모든 것을 포기한 듯 덤덤하게 앉아있다. 바라보이는 인물들로 묘사되었으며, 그렇기 때문에 작가 자신은 관람자처럼 이들을 엿보듯 묘사하였다.

    [표.3] 드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문화요소들의 의미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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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문화요소들의 의미작용

      >  예시작품 2.

    인상주의자 그룹의 젊은 화가들은 새로운 원리들을 풍경화에만 적용시킨 것이 아니라 실제 생활의 장면 어디에나 적용시켰다. 르누아르Pierre-Auguste Renoir는 즐거운 군중들의 행위를 찾았으며 축제의 화려한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있었으나, 밝은 색채의 즐거운 혼합물과 술렁이는 인파에 쏟아지는 햇빛의 효과에 대해서도 연구하였다.34) 인상주의자들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입체감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한 어두운 그늘이 옥외의 밝은 광선 아래에서는 발생할 수 없음을 발견하고 어떤 시대의 화가들보다도 더욱 더 의도적으로 윤곽선을 흐릿하게35)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물랭 드라 갈레트Bal du moulin de la Galette>(1876)에서 르누아르는 군중들의 흥겨운 분위기와 대상을 비추는 일렁이는 색채의 생기 넘치는 효과를 재현하고자 하는 의도를 볼 수 있다.

    텍스트

    날씨 좋은 어느 오후 물랭 드 라 갈레뜨거리에서 열린 무도회장에는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이들로 가득하다. 화면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모습은 여유롭고 활기차 보인다. 햇볕은 나뭇잎 사이로 아롱져 인물들의 얼굴에 반사되어 있고 빛이 반사된 인물들의 모습은 더욱 생기 있어 보인다. 화면을 대각선으로 나누어 오른쪽은 가족끼리 놀러 나온 모습이고 왼쪽은 쌍쌍이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다. 인물들의 모습은 윤곽선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의상과 모자의 밝고 어둡게 대비된 색은 경쾌한 느낌마저 준다. 흥겨운 리듬인양 인물들의 분주한 춤동작과 더위에 지쳐 쉬면서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대비된다. 여러 가지 대비되는 요소를 이용하여 흥겹고 재미난 무도회장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작가는 마치 무리들 속에 섞여 이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듯 같은 눈높이로 묘사하였다.

    [표.4] 르누아르의 작품에 등장하는 문화요소들의 의미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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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누아르의 작품에 등장하는 문화요소들의 의미작용

      >  예시작품 3.

    인상주의 화가들은 그림의 기법만이 아니라 새로운 소재들을 발견해나갔다. 터너Joseph Mallord William Turner의 <눈보라 속의 증기선 Snow Storm - Steam-Boat off a Harbour’s Mouth>(1842)36)과 같은 그림은 처리 방법과 주제에 있어서 새로운 것이었다. 모네Claude Monet는 터너의 작품들에서 주제보다는 빛과 증기의 효과가 가지는 마술적인 힘이 더 중요하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37) 모네의 철도역 그림은 일상의 광경이 지니는 진정한 ‘인상’이 담겨있다. 모네의 철도역이라는 공간은 사람들이 만나고 헤어지는 장소로서 여기고 흥미를 가졌던 것이 아니라 단지 연기처럼 솟아오르는 수증기 위로 유리 지붕을 통해 흘러드는 빛의 효과와 그러한 혼란 속에 모습을 드러내는 기관차와 객차의 모습에만 관심이 있었던 것이다. 19세기 화가들은 무엇을 그리고, 어떻게 그리는가에 있어 오직 자기 자신의 감각에 따른 자기 결정권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모네의 생 라자르역La Gare Saint-Lazare(1877)에서는 기차와 역사 그리고 수증기만으로 작가의 의도는 충분히 재현되었음을 볼 수 있다.

    텍스트

    그림의 중앙에 배치한 역사와 그 안으로 들어오는 기차의 모습이 쏟아져 뿜어 나오는 증기의 움직임 덕분에 역동적으로 포착되었다. 햇빛을 등진 기차의 모습은 증기에 둘러싸여 아련하고 형체는 불분명하지만 자세히 보면 검은 물체의 형상은 증기 속에서 더욱 무게감 있어 보인다. 역사를 가득 메운 증기는 햇빛 덕분에 갖가지 색으로 빛나고, 주변의 단조로운 모습은 그래서 더욱 대비되어 존재감을 드러낸다. 화면의 중앙에 배치된 기차는 당연히 주된 소재이면서 화가는 당당히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오는 19세기 총아인 기차의 모든 것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집중해서 담고 있다. 작가는 모든 것이 제 자리에 있지만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활기찬 움직임을 만들어 내는 증기가 햇빛에 반사되면서 분출하는 모습을 통해 그림에 생기를 주고 19세기의 프랑스의 국력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표.5] 모네의 작품에 등장하는 문화요소들의 의미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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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네의 작품에 등장하는 문화요소들의 의미작용

    32)폴 스미스, Ibid., pp.12-13.  33)E. H. 곰브리치, Ibid., pp.527-528.  34)E. H. 곰브리치, Ibid., pp.520-522.  35)형태들을 의도적으로 어두운 그늘 속으로 사라지게 하는 수법을 스푸마토(sfumato)기법이라 한다.  36)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눈보라속의 증기선Snow Storm-Steam-Boat off a Harbour’s Mouth>(1842), Oil paint on canvas, 914 x 1219 mm, Tate, London.  37)E. H. 곰브리치, Ibid., pp.514-522.

    3. 나가는 글

    문화수업에서 회화작품을 이용해서 얻을 수 있는 학습 효과에 대한 본 연구의 주된 의도는 우선 시각적인 매개체로 인해 효과적인 수업을 할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찾아 낸 문화요소들과 관련해서 프랑스어 학습을 병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관련해서 두 가지 결과를 얻기 위한 학습내용으로 본 연구는 19세기 인상주의의 특징으로 볼 수 있는 다양성을 작품에서 언어기호로 찾아내고 이에 상응하는 회화기호들의 통합 의미과정을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다양성의 내면에 공통적으로 재현되는 보편적 요소들은 세 가지 요소들 즉 빛, 역동적 모습 그리고 익명의 군중들이었으며 19세기 인상주의 화가들이 동시대를 표현하는 데 가장 다양하게 사용하던 대상임을 알 수 있었다.

    언어학습에 동기부여라는 목적으로 수업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것과 병행하여 가정할 수 있는 것으로 학생들에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에 대한 안내가 고려될 수 있다. 미술관의 방문이 가장 추천되기도 하고, 여러 분야와 접목해서 회화작품을 감상하기도 하는데, 작품에 등장하는 당시의 요리나 음식재료를 연구한다거나 아니면 작품에 묘사된 장소를 방문해 본다든지 의상을 고증한다거나 당시의 건축양식에 미친 영향 등을 통합적으로 연구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작품의 올바른 감상이나 연구를 위해서라도 프랑스어 지식을 요구하게 되므로, 프랑스어 학습에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작은 시작점이 될 것이다. 그러나 더욱 주목해야 될 것은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유럽사에서, 프랑스는 단지 유럽의 한 나라의 역사가 아닌 유럽사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국가이므로, 역사적 중요성을 통해 프랑스 문화에 대한 필요성을 일깨울 수도 있다. 그런 이유로, 현재 한국학생들이 외국어 학습에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이유가,바로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각을 갖기 위해서라면 유럽을 바로 보기 위해서는 프랑스어 학습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당위적 과제로 까지 이어질 수 있겠다.

    미술작품을 문화수업의 보조 자료로 이용하는 방안은, 인문학의 궁극적 지향점인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사고의 질적인 집약물인 문화를 읽어낼 수 있는 좋은 매개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많은 논의가 뒤따라야 하겠지만 궁극적으로 프랑스어 학습에 동기부여를 고취시킬 수 있는 문화수업의 한 예로 본 연구는 프랑스 미술작품의 활용을 제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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