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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The Change Process of University Students with Disabilities through College Life: Based on a Grounded Theory Approach 장애대학생의 대학생활을 통한 변화과정*
  • 비영리 CC BY-NC
ABSTRACT
The Change Process of University Students with Disabilities through College Life: Based on a Grounded Theory Approach

본 연구는 청소년기에서 성인기로 중요 전환기에 있는 장애대학생이 대학환경에서 경험하는 변화과정을 설명하는 실체이론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서울과 충청지역의 대학교에 재학 중인 3, 4학년 장애대학생 12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하였고 수집된 자료는 질적 연구방법 중의 하나인 근거이론방법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장애대학생의 대학생활을 통한 변화과정에 관한 패러다임 모형이 도출되었으며 핵심범주는 ‘자율적인 대학환경에서 관계경험과 성취를 통해 장애를 받아들이면서 자기를 정립하고 확장해 나가기’로 밝혀졌다. 본 연구에서 조명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장애대학생의 대학생활을 통한 변화과정은 장애로 인한 내․외적 벽에 대한 절감단계, 시도와 체득단계, 수용과 성취경험의 내면화단계, 재정립의 단계, 확장의 단계로 나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장애대학생의 대학생활에서의 핵심경험과 과정에 대한 실체를 논의하였으며 실제 장애대학생의 필요에 근거한 상담개입 방안을 모색해 보고 아울러 후속연구에 대한 제언을 하였다. 본 연구는 장애대학생의 내부자적 관점에서 대학생활에서의 경험의 구조와 과정을 통합해서 탐색할 수 있었으며 이를 토대로 장애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이해를 도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KEYWORD
university students with disabilities , relationship experiences , achievement experiences , change process , grounded theory
  • 방 법

      >  연구참여자 선정

    참여자 선정은 이론적으로 적합한 대상자를 인위적으로 표집하는 유의적 표집방법(purposive)을 사용했다(Struass & Corbin, 1998). 본 연구에서는 장애대학생의 대학생활을 통한 변화과정을 살펴보고자 하기 때문에 대학 3, 4학년 장애대학생을 선정하였다. 선정이유는 대학교 3, 4학년을 대학생활에 적응한 시기로 간주하기(옥경희, 2001)때문이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대학생활과정을 회고하는 방식으로 인터뷰가 진행되기 때문에 대학생활을 회고할 수 있는 3, 4 학년생을 선정했다.

    첫 번째 연구참여자는 연구자가 이전부터 알고 지냈으며, 대학생활에서 여러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어서 본 연구의 참여자로서 적절하다고 판단이 되어 선정하게 되었다. 첫 번째 연구참여자와 면담이 끝난 후 첫 번째 연구참여자로부터 본 연구에 부합하다고 생각되는 장애인을 추천받는 형태인 눈덩이 표집을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이론적 표본추출에 의해 참여자를 선정하였으며 더 이상 새로운 개념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진행하여 총 12명의 참여자와 면담을 진행했다.

      >  연구참여자 특성

    연구참여자들은 서울 및 충청지역에 소재하는 대학교에 재학 중인 장애학생으로, 5명은 3학년이고, 7명은 4학년이었다. 연령은 12명 모두 20대이며, 성별분포는 여성이 8명, 남성이 4명이며, 장애발병시기는 선천적 장애가 9명 후천적 장애가 3명이었다. 장애유형은 시각장애 4명, 청각장애 2명, 뇌병변 장애 3명, 지체장애 1명, 상지장애 1, 중복장애 1명이었다. 장애정도는 1급이 5명, 2급이 2명, 3급이 3명, 4급이 1명, 6급이 1명이었다. 통합교육여부는 8명이 초, 중, 고 일반학교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2명은 특수학교와 일반학교를 병행했으며, 2명은 특수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대학입학방법은 12명 모두 특별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이었다.

      >  연구자 준비도

    본 연구자는 박사과정동안 질적 연구 방법론을 수강하고 질적 연구센터 회원으로 워크샵에 정기적으로 참여하여 이론적 방법을 숙지하고, 실제로 질적 연구 방법을 사용한 연구에서 여러 차례 분석자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

    연구자 본인은 학부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했으며, 실제로 2007년부터 현재까지 대학교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장애대학생을 대상으로 심리상담과 심리검사해석 및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교육대학원에서 특수아상담을 강의했으며, 로스쿨에서의 장애우 지원 매뉴얼 제작에 참여하여 자문을 한 경험이 있다. 또한 대학상담센터에서 15년 동안 비장애 대학생을 심리상담 하고 있으며 장애인내담자를 상담하고 있는 슈퍼바이지를 슈퍼비전 한 경험이 있다. 이러한 연구자의 개인적 배경과 장애학생을 상담하고 있는 전문적 경험은 장애대학생을 보다 깊게 이해하고 연구의 민감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었다.

    Olkin(1999)은 “일반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연구에서 비장애인은 연구자이고, 장애인은 연구참여자이기 때문에 피상적으로 장애주제를 다루고 실제 장애인의 목소리를 포함시키지 못했다”고 언급하면서 장애인연구자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본 연구자는 장애인으로서 내부자적 관점으로 장애인의 목소리를 담아내려고 했다.

      >  자료수집방법 및 윤리적 고려

    연구의 자료수집은 비구조화된 회고식 심층면접을 통하여 이루어졌다. 초기 면담 질문은 개방형 질문으로 “대학생활 동안 인상 깊었던 경험(사건, 일)은 무엇입니까?”, “대학생활에서 좋았던 부분(만족스러웠던 부분)과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입니까?”, “시간이 흐르면서(학년이 올라오면서) 어떤 변화를 겪게 되었나요?”로 시작하였다. 면담이 진행됨에 따라 점점 구체적인 질문을 하여 장애대학생이 어떤 과정을 통해 변화해 나가는지와 그 과정에서 어떤 경험을 하였는지를 탐색할 수 있었다.

    자료수집 및 분석기간은 2009년 2월부터 2010년 8월까지였다. 1차 면접은 2009년 2월에서 2010년 2월까지였으며, 2차면접은 1차 면접 후 보충하거나 확인된 범주를 탐구하기 위해 2010년 3월에서 6월까지 진행되었다. 자료수집은 개방적인 질문을 통해 약 1시간에서 2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120분의 휴대용 테이프로 녹음했으며 면담 내용은 녹취한 후 연구자가 직접 컴퓨터를 이용하여 입력했으며, 입력한 분량은 A4용지 17장에서 35장 내외였으며 평균 20장 내외였다.

    본 연구는 질적 연구의 필수 요소인 윤리적 고려 사항을 다음과 같이 준수했다. 연구자는 참여자들을 소개받은 후 전화와 메일을 통해 간단한 연구에 대한 설명을 한 후 참여자들의 연구에 대한 동의를 얻었다. 면담장소와 시간은 연구참여자들이 정했으며, 면담장소는 주로 상담실이나 학교세미나실을 사용하였다. 연구자는 연구참여자에게 면담시작 전 연구에 대한 취지와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면담 질문에 대해 거부 의사를 표현할 수 있으며 면담을 중지할 수 있는 사항 등을 포함하는 참여자의 권리에 대해 알려주었다. 이뿐만 아니라 연구참여자에게 면담내용은 익명으로 처리되며 면담내용 중 인용하기 꺼려하는 부분이 있다면 인용하지 않을 것을 알려주었으며 비밀보장과 연구이외의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사실과 연구 후 녹음테이프를 폐기할 것을 약속하고 이상의 내용들에 대해 참여자들의 서명을 받았다. 면담 내용은 참여자의 동의하에 녹음을 하였다.

      >  자료분석

    본 연구의 자료분석은 Strauss와 Corbin(1998)이 제시한 개방코딩, 축코딩, 선택코딩에 따라 자료수집과 분석이 동시에 이루어졌다. 개방코딩은 근거자료를 통해 현상에 이름을 붙이고 개념을 도출하고 범주화하는 단계로(Strass & Corbin, 1998). 본 연구에서는 면담의 내용을 한줄씩 분석해 나가는 줄단위분석방법을 사용하였다. 개념의 명명은 참여자의 진술 그대로 인용하는 체험코드(in vivo code)를 사용하거나, 연구자가 참여자의 진술이 의미하는 바를 추상적 해석을 통해 명명하기도 했다. 축코딩은 범주를 축으로 범주와 하위범주를 연결시키고 범주를 속성과 차원으로 계속 발전시키며 범주의 관련성을 패러다임 모형으로 파악하는 것으로(Strass & Corbin, 1998). 축코딩은 패러다임에 의한 범주분석과 과정분석을 실시했다. 선택코딩은 범주를 통합시키고 정교화하는 과정으로 분석의 차원을 이론으로까지 발전시키는 과정으로 (Strass & Corbin, 1998) 핵심범주를 결정했다.

    근거이론에서는 연구자가 분석도구이며, 연구자의 이론적 민감성이 중요하다(Strass & Corbin, 1998). 따라서 본 연구자는 장애대학생에 관한 서적, 신문, 학술적 문헌, 인터넷자료를 꾸준히 접했으며, 장애인으로서 살아온 개인적 경험과 장애대학생을 대상으로 심리상담, 검사해석, 멘토링 프로그램을 실시한 전문적 경험, 그리고 장애기관담당자들 및 전문가들의 교류를 통해서 민감성을 도모하려고 노력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분석을 했다.

    분석전략으로 사건과 사건간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비교하는 지속적 비교하기와 전문적인 문헌을 통한 이론적 비교하기를 활용했다. 또한 하나의 구나 단어로부터 다양한 견해를 얻기 위해 ‘안․밖’ 혹은 ‘위․아래’ 개념으로 생각해 보는 플립플롭(Flip-Flop)기술을 사용했다(Struass & Corbin, 1998). 붉은 깃발(Red Flag)흔들기는 연구자 혹은 참여자의 편견, 가정, 신념이 언제 분석으로 침투하는지 알고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Struass & Corbin, 1998). 따라서 연구자는 참여자의 ‘항상’, ‘결코 아닌’ 같은 용어를 들을 때마다 내 마음속에 빨간 깃발(위험신호)을 흔들며 그 자료를 더 주의 깊게 보게 하는 신호로 간주했다.

      >  연구결과의 평가

    질적연구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질적연구 고유의 기준을 적용해야한다(신경림, 조명옥, 양진향 등, 2005). 본 연구는 Lincoln과 Guba (1985)가 제시한 신뢰성(credibility), 전이가능성(transferability), 의존성(dependability), 확증성(confirmability)을 가지고 연구 결과를 평가하였다. 신뢰성(credibility)은 ‘연구결과가 실제 현상을 얼마나 정확하게 기술하고 해석 하였는가’를 나타내주는 것으로 본 연구에서는 참여자들에게 분석결과를 보고한 후 자신의 경험을 잘 반영하였는지를 평가를 받는 과정을 통해서 확인받았다. 전이가능성(transferability)은 ‘연구결과를 적용할 수 있는가’를 나타내주는 것으로(Lincoln & Guba, 1985), 본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장애대학생 3인에게 연구결과를 보여주고 자신의 경험에 적용가능한지를 검토 받았다. 의존성(dependability)은 감사가능성(audibility)으로 근거이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박사 2인으로 이루어진 자문단과 함께 분석을 진행하고 검토를 받음으로써 감사기능을 평가받았다. 확증성(confirmability)은 연구과정과 결과에서 편견이 배제되는 것을 의미하며(Lincoln & Guba, 1985), 본 연구에서는 자문단과 규칙적인 만남을 통해 의견을 교류했으며 개인적인 편견에 대한 자각을 위해 개인일기를 작성했으며 근거이론의 절차와 분석과정에 따라 충실히 연구를 진행하였다.

    결 과

      >  장애대학생의 대학생활을 통한 변화과정에 대한 패러다임모형

    개방코딩 결과 155개의 개념과 55개의 하위범주, 20개의 범주가 도출되었다<표 1 참조>. 축코딩은 개방코딩에서 분해되었던 자료를 재조합하여 현상과 관련된 다양한 조건, 작용/상호작용, 결과를 밝혀내어 자료 안에서 범주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밝혀내는 것으로 패러다임모형을 구축한다(Strauss & Corbin, 1998). 본 연구에서의 ‘장애대학생의 대학생활을 통한 변화과정 패러다임 모형’에 근거한 인과적 조건, 중심현상, 맥락적 조건, 중재적 조건, 작용/상호작용, 결과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그림 1 참조>.

    인과적 조건

    인과적 조건은 어떤 현상이 발생하거나 발전하도록 이끄는 사건이나 일들로 구성된다(Strauss & Corbin, 1998). 본 연구에서는 ‘자율적인 환경 속에서 자유롭지 못함’과 ’나의 필요를 고려한 이해와 배려를 받지 못함’이 ‘나의 장애와 정면으로 마주하여 고심함’이라는 중심현상의 원인이 되는 범주로 나타났다. 이는 연구참여자들이 자율적인 대학환경에서 처음에 오히려 자유롭지 못하고 교수님과 친구들로부터도 이해와 배려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자신의 장애와 정면으로 마주하여 고심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중심현상

    중심현상은 ‘여기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있는가?’를 나타내준다(Strauss & Corbin, 1998). 본 연구에서 ‘장애대학생의 대학생활과정에서 무엇이 진행되고 있는가’를 나타내주는 중심현상은 ‘나의 장애와 정면으로 마주하여 고심함’이었다. 이는 연구참여자들이 대학에 들어와서 자유롭지 못하고 관계에서 이해와 배려를 받지 못하는 경험을 함으로써 자신의 장애를 받아들이기가 힘들고 장애와 관련해서 관계와 학업 부분에서 애를 태우는 것으로 나타남을 알 수 있다.

    맥락적 조건

    맥락적 조건은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특별한 조건이나 현상이 나타나는 구체적인 상황으로 작용/상호작용을 다루고 조절한다(Strauss & Corbin, 1998). 본 연구에서는 ‘장애에만 초점을 두는 시선을 인식함’, ‘장애인으로서 나를 온전히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옴’이 ‘나의 장애와 정면으로 마주하여 고심함’이라는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맥락적 조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구참여자들이 자신의 장애와 정면으로 마주하여 고심하는데 있어서 ‘친구나 교수님으로부터 장애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경험하고 이때까지 살아오면서 ‘자신의 장애에 대해서 얼마나 깊게 생각하고 정립했느냐’와 ‘장애에 대한 어떤 경험을 했고 주변 사람들과 매스컴으로부터 어떤 메시지를 듣고 살아왔느냐’에 따라 장애에 대해 고심하는 정도가 달라지며 또한 연구참여자들이 장애로 인해 고심하는 데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도와 노력을 하는데 이러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중재적 조건

    중재적 조건은 작용/상호작용 전략을 촉진하거나 방해하는 것으로(Strauss & Corbin, 1998), 본 연구에서는 ‘지원망이 버티어줌’, ‘도전하고 잘 하고 싶은 성격특성과 의지가 있음’, ‘대학생활에 대한 포부와 동기를 가짐’, ‘소진(消盡)되는 것에서 벗어나고 싶음’이 ‘나의 장애와 정면으로 마주하여 고심함’이라는 현상에 대한 작용/상호작용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중재적 조건으로 나타났다.

    작용/상호작용 전략

    작용/상호작용 전략은 현상에 대처하기 위한 의도적이고 고의적인 행위이다(Strauss & Corbin, 1998). 본 연구에서 ‘나의 장애와 정면으로 마주하여 고심함’ 이란 현상에 대처하기 위해 사용되는 작용/상호작용 전략은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기’, ‘홀로생활 감행하기’, ‘마음과 귀를 열어 관계 만들기’, ‘나에게 맞는 방법으로 조정하기’, ‘마음 비우기’로 나타났다.

    [표 1.] 근거이론 패러다임에 따른 개념 및 범주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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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거이론 패러다임에 따른 개념 및 범주화(1)

    [표 1.] 근거이론 패러다임에 따른 개념 및 범주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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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거이론 패러다임에 따른 개념 및 범주화(2)

    [표 1.] 근거이론 패러다임에 따른 개념 및 범주화(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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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거이론 패러다임에 따른 개념 및 범주화(3)

    [표 1.] 근거이론 패러다임에 따른 개념 및 범주화(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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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거이론 패러다임에 따른 개념 및 범주화(4)

    [표 1.] 근거이론 패러다임에 따른 개념 및 범주화(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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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거이론 패러다임에 따른 개념 및 범주화(5)

    [표 1.] 근거이론 패러다임에 따른 개념 및 범주화(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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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거이론 패러다임에 따른 개념 및 범주화(6)

    결과

    결과는 현상에 대처하기 위한 작용/상호작용 전략에 따라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Strauss & Corbin, 1998). 본 연구에서는 ‘나의 장애와 정면으로 마주하여 고심함’ 이란 현상에 대처하기 위해 작용/상호작용 전략을 사용하여 ‘타인으로부터 있는 그대로 수용 받는 경험을 함’, ‘성취를 일구어서 자신감 생김’, ‘장애의 무게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가 됨’,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 타인과 진정으로 만남’, ‘장애인으로서 사명감을 가짐’, ‘미해결과제를 인식하게 됨’의 결과를 가져왔다.

    연구참여자들은 장애와 마주하여 학업과 관계 면에서 고심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와 전략을 사용함으로써 타인으로부터 수용 받는 경험을 하고 학업과 홀로서기 면에서도 성과를 맛보며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그 결과 장애가 더 이상 걸림돌이 안 되는 것으로 느끼게 되면서 장애를 받아들이고, 장애인으로서 사명감도 가지게 되는 것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가 더 깊어지고 확장되어 갔지만 한편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장애대학생의 대학생활을 통한 변화과정 분석

    장애대학생의 대학생활을 통한 변화과정은 장애로 인한 내․외적 벽에 대한 절감단계, 시도와 체득단계, 수용과 성취경험의 내면화단계, 재정립의 단계, 확장의 단계로 나타났다<그림 2 참조>. 각 단계의 구체적인 설명은 다음과 같다.

    장애로 인한 내?외적 벽에 대한 절감단계

    참여자들은 대학에 첫발을 내딛었다. 자율적인 사회의 첫 관문에서 나를 둘러싼 내․외적 벽을 만나게 되었다. 나를 둘러싼 외적인 벽은 대학이라는 장(場)에서 스스로 학업과 학교생활을 시작하는데 있어서 장애로 인해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환경과 교수님과 친구관계에서 이해와 배려를 받지 못함을 경험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참여자들은 자신의 장애가 부각되어 느껴졌다.

    장애대학생이 이때까지 장애인으로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정립할 기회를 가지지 않았거나 장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의식할수록 이러한 외적인 벽에 마주하게 되면서 자신의 장애에 대한 부정적 마음이 더 올라오게 되었다. 참여자들은 자신에게 불러일으켜지는 장애에 대한 부정적 측면, 내면적인 벽을 느끼게 되었다. 즉 참여자들은 장애로 인한 한계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막연히 장애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대학의 장에서 스스로 장애를 알려야 하는 상황에서 장애를 드러내는 것이 편하지 않았고, 장애로 인한 못하는 부분이 생기는 것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같은 장애인을 보면 여전히 불편함이 올라왔다.

    참여자들은 실제 관계에서도 도움 받는 관계라는 인식이 강해서 남의 눈치를 보면서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어려웠고 나의 약한 모습 보면 타인들이 싫어할까봐 ‘괜찮고 좋은’ 모습으로 포장해서 드러내려고 했다. 그리고 참여자들은 친구와 친해지기에 ‘장애가 걸림돌이 되지 않나’ 늘 긴장해야 되었고, 친구가 ‘나의 장애’를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심적부담을 느꼈다. 이뿐만 아니라 참여자들은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들어왔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보다 못하면 어떡하나’에 대한 두려움과 ‘장애인이기 때문에 더 잘 해야 된다’는 부담감이 밀려왔다.

    참여자들은 장애로 인한 이러한 학업과 관계 면에 난관을 만나면서 자신의 장애에 대해 고심하게 되었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참여자들은 이러한 장애로 인한 벽을 절감하기에 이러한 벽을 낮추거나 허물기 위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하게 되었다.

    시도와 체득단계

    참여자들은 자신의 장애와 마주하면서 장애로 인한 내․외적 벽을 허물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체험하면서 배워나갔다. 참여자들은 학업과 동아리, 아르바이트 등에서 열심을 다했다. 참여자들은 학업에서 ‘특별전형으로 와서 뒤떨어지면 어떡하나’, ‘장애가 있는데 공부마저 못하면 왕따 당하지 않을까’라는 부담감을 가지거나 ‘장애인은 무능력하고 비장애인보다 못한다’는 사회적 편견을 깨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했다. 이뿐만 아니라 참여자들은 학업을 통해 꿈을 이루고 싶은 목표의식을 가지고 공부에 임하기도 했다. 참여자들은 스스로 가고 싶은 동아리를 선택해서 그 곳에서 정을 붙이면서 맡은 일을 성실하게 했다. 또한 참여자들은 맡은 아르바이트 자리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체에 감사하며 밤늦게까지 일하거나 손보고 또 손보는 식의 정성을 다하며 ‘잘 해야된다’는 각오로 열심히 했다.

    참여자들은 또한 부모님으로부터 홀로서기를 시도했다. 부모님이 장애인 자식이기 때문에 언제나 걱정하는 것에서 벗어나서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려 노력했다.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거나 용돈을 벌거나 부모님과 처음 떨어져서 자취․기숙사생활을 하거나 부모님과 처음 떨어져서 여행을 시도했다. 참여자들은 관계에서 아직 내면의 두려움이 있지만 용기내서 마음을 열고 관계를 맺어나갔다. 참여자들은 동아리, 학과 친구, 도우미, 부전공친구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장애인․비장애인 친구들과 접하게 되었다. 주변에서 만나는 친구 중에 호감 있거나 친해지고 싶은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 관심을 표하기도 하고, 친구나 교수님이 다가올 때 반갑게 맞이하고 인연으로 만들어갔다. 참여자들은 특히 친해지고 싶은 친구에게는 장애가 있다는 사실이나 장애가 생기게 된 경위 등에 관해 간단하게 개방하면서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그리고 참여자들은 장애로 인해 안 들리거나 안 보이더라도 하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며, 다른 친구들이 보여주는 대인관계기술을 관찰해서 따라해 보기도 하면서 친구관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했다.

    참여자들은 무엇보다 대학의 일상생활 속에서 친구들과 함께 스며들어가려고 노력했다. 참여자들은 그들의 장애로 인해 ‘남과 다르다’라는 사람들의 편견과 그들 자신도 자신의 장애로 인해 ‘남과 다르다’라는 인식을 비장애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상쇄시켜 나갔다. 그리고 참여자들은 친구들과 좀 더 소통하기 위해 친구의 관점으로 친구의 상황을 보려 노력했고, 장애․비장애친구에게 꺼내기 힘든 고민거리도 나누기 시작했다. 그리고 참여자들은 친구와 갈등상황에 처했을 때 피하는 것이 아니라 나누려고 노력하면서 서로를 더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여자들은 이제 ‘너무 열심히 하거나 비장애인과 꼭 똑같이 해야된다’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상황에 대처하기도 했다. 즉 참여자들은 장애로 인해 할 수 없는 한계를 인정하고, 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로 활용하려고 노력했다. 참여자들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해결책이 있다는 믿음 하에 여러 가지 대안을 모색하고 실천해나갔다. 참여자들은 장애로 인해 할 수 없는 것은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아직 완전히 편하지는 않지만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교수님께도 자문을 구하고, 상담선생님과 상담을 하면서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했다. 참여자들은 애로사항에 대해서 직접 기관에 건의하거나 친구나 교수님이 가진 편견에 대해 직접 바로잡는 노력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마음을 다스리고 비우는 전략도 사용했다. 이렇게 참여자들이 전략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부모님의 지지와 신뢰, 신앙심, 대학 내 편의제도, 도전하고 잘하고 싶은 성격특성과 의지, 대학생활에 대한 포부와 동기, 소진(消盡)되는 것에서 벗어나고 싶음 마음’이 촉진요인으로 작용했다.

    참여자들은 이렇게 장애로 인한 내․외적 벽을 허물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와 대처를 하면서 자신과 환경을 변화시켜 나갔다.

    수용과 성취경험의 내면화 단계

    참여자들은 대학생활 동안 관계와 학업, 일적인 면(예: 동아리 활동, 아르바이트 등)에서 시도와 노력을 한 결과, ‘수용적인 관계 경험’과 ‘성취경험’을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하게 되었다. 참여자들은 친구나 교수님들로부터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경험과 장애로 인해 어려운 난관을 뚫고 성취한 경험들을 내면화했다. 참여자들은 비장애 친구들이 점차 장애인000가 아닌 친구000로 여겨지는 경험과 일상생활을 하면서 친구들과 ‘다를 바가 없구나’를 느끼게 되었다. 비장애친구들과 “같다”는 공유부분이 커지면서 관계에서의 괴리감과 벽은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참여자들은 친구나 교수님의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배려에 감동을 받고, 마음의 문을 활짝 열게 되었다. 참여자들은 기존의 특별대우나 제한을 두는 일방적인 배려가 아닌 나의 입장에 서서 나를 이해하고 배려해 주려는 상대방의 마음을 느끼게 되었다.

    참여자들은 자신도 받아들이기 힘든 장애에 대해 용기내서 개방하거나 장애에 관해 어려움에 대해 토로할 때 진정으로 타인이 들어주고 “장애는 문제가 안 된다”란 말을 들을 때 진정으로 자신이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타인의 거울을 통해서 “나 자신”을 투영해서 본다고 하면, 참여자들은 장애를 있는 그대로 수용해주고 문제 삼지 않는 “의미 있는 사람”들의 거울을 통해서 자신을 보게 되었다. 참여자들은 이전까지만 해도 장애가 관계에 걸림돌이 된다고 여겨왔지만 이러한 의미 있는 사람들과의 이해받고 수용 받는 경험을 통해 자신의 장애를 받아들이는 계기를 얻게 되었다.

    참여자들은 비장애인뿐만 아니라 장애인과도 고민을 나누면서 동질감, 공감대를 느끼면서 이때까지 가졌던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도 벗게 되는 계기를 얻었다. 이렇게 참여자들은 대학이라는 환경에서 의미 있는 타인을 만나서 있는 그대로 수용 받는 경험을 통해서 과거 가졌던 부정적인 장애에 대한 내면화를 다시 수정하기 시작하였다. 있는 그대로 수용해주는 의미 있는 타인이 있기에 장애에 대한 편견어린 시선이나 여전히 나를 차별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관대해 질 수 있었다.

    참여자들은 대학에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터득하고 실천한 결과, 장애로 인한 난관에 대처하면서 성취를 경험했다. 참여자들은 처음에 장애로 인해 어렵게 느껴졌던 교재 문제, 이동문제, 대화문제, 발표문제 등이 나름 해결되어가고, 학업상의 성취, 동아리에서의 성취, 부모님 떠나 홀로 여행 성취 등 성공경험들이 쌓여가면서 ‘무조건 하면 된다’보다는 ‘해보니 되더라’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겠다’를 알게 되고 ‘앞으로도 난관이 있겠지만 할 수 있겠구나’ 라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참여자들은 자신을 긍정하고, 타인의 인정까지 받게 되어 ‘장애’라는 것을 다시 좀 더 긍정적으로 내면화하게 되었다. ‘장애인은 무능력하고 못하는 사람’이라는 사회적 편견에 담담히 맞설 수 있었으며 자신이 가졌던 ‘못하면 어떡하나’라는 두려움에서도 벗어나게 되었다.

    재정립의 단계

    참여자들은 관계에서 수용 받는 경험과 장애로 인한 난관을 헤쳐나가면서 성취를 맛본 후 장애에 대한 새로운 상(像)을 정립하게 되었다. 참여자들은 자신의 삶에서 이제 장애는 행복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큰 장애물이 아님을 체험한 후, 장애를 자신의 일부로 느끼게 되었다. 장애를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면서 장애의 무게는 감당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참여자들은 비장애인과 같이 생활하면서 있는 그대로 수용 받고 장애에도 불구하고 성취할 수 있음을 통해서 “나도 그들과 같구나”, “다를 바가 없구나”를 느끼게 되었다. 비장애인들과 같은 부분이 커지면서 동시에 남과 다른 나의 장애는 하나의 특성으로 편안하게 여기게 되었다. 참여자들은 이제 장애는 내 일이 되어버리고, 힘들고 어쩔 수 없을 때도 있지만 장애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참여자들은 이때까지 ‘안 되고 못한 것’은 모두 장애 탓으로 돌렸던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다볼 수 있게 되었고, 나의 장애에 대해 설명해야 할 순간에도 의연하게 대처하게 되었다.

    참여자들은 예전에는 도움 받는 것이 자존심 상했지만 ‘자신의 장애로 인해 못하는 부분은 도움을 받으면 된다’는 생각의 전환과 실제 친구들과 도움 받으면서 좋은 경험을 쌓아가고 참여자들 또한 비장애친구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이제는 ‘나도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서로 대등한 관계로 서로 돕고 사는 것이 좋다’,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하니 좋다’라고 도움 받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다보게 되었다.

    참여자들은 이때까지 부정적으로 확립되었거나 확립을 못했던 장애인에 대한 이미지도 새롭게 정립하게 되었다. 참여자들은 특히 대학에 다니는 열심히 잘 생활하는 장애대학생이나 장애인을 접하면서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다를 바가 없구나, 나와 다를 바가 없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되고, 매스컴에서 비췄던 “장애인은 약하거나 천사, 영웅적이나 불쌍한 사람”이라는 사회가 심어준 장애인상을 탈피하여 현실에 기초한 실제적인 장애인상(像)을 재정립하게 되었다. 그리고 장애에 대한 부정적인 면이 아닌 유익한 면까지 보게 되었다. 장애가 있기에 오히려 장애를 이해하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으면, 제도적 혜택이 주어지면 누려야 된다고 여기게 되고, 남보다 불합리나 모순에 대해 더 잘 볼 수 있으며, 장애가 있어서 오히려 열심히 살게 되는 원동력이 되며 장애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타인을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참여자들은 이때까지 장애의 무게가 때로는 감당하기 너무 힘들어서 늘 마음이 긴장되고 경직되었지만 이 단계에서는 장애가 불편하지만 걸림돌은 아니라고 여기기 때문에 마음에서 심리적 안정도 찾게 되었다. 장애를 보상하기 위해서나 편견에 맞서기 위해 너무 열심히 하려는 생각에서 벗어나서 ‘못할 수도 있지’라는 여유가 찾아오고, 예전에는 나의 장애에 대해서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에 매여 있었다면 지금은 나를 수용하는 의미 있는 타인이 있기에 그런 타인의 시선에 매이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참여자들은 대학생활 동안 여러 가지를 시도하면서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지면서 자유로움도 느끼고, 하고 싶은 것을 하게 되어서 만족감도 느끼게 되었다. 이 단계에서 참여자들은 이제 ‘장애’라는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짓누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가 됨을 느꼈다.

    확장의 단계

    참여자들은 이제 관심을 타인과 사회로 옮기게 되었다. 참여자들은 자신이 씨름했던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타인’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사회’로 관심이 확장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참여자들은 타인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되었다. 참여자들은 선입견으로 사람을 보기보다는 타인을 겪어보고 판단하려 노력했고, ‘나에게 잘 해 주는 사람과 잘 해 주지 않는 사람’이라는 이분법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한 인간으로 보려했다. 그리고 참여자들은 사람을 장점과 단점을 통합해서 보려했고,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해 못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받아들였다. 참여자들은 예전에 타인의 마음을 볼 여유가 없었지만 이제는 ‘타인도 아픔이 있구나’, ‘나와 같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되고 타인의 아픔을 함께 진정으로 아파했다. 이제 부모님의 걱정하시는 마음도 더 알게 되고, 친구와의 관계도 더 안정되고 깊은 관계로 나아갔다. 참여자들은 의미 있는 타인과의 수용경험을 토대로 타인을 수용하고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갔다.

    참여자들은 또한 여러 다양한 장애인이 있다는 것과 여러 장애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혀졌다. 이제 장애를 내 개인의 주제로 보기보다는 장애인의 권익에까지 관심이 확장해 나갔다. 교수님과 친구들에게 장애인 이해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꼈으며, 아직도 장애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장애친구를 보면 ‘예전의 나의 모습’을 보는 듯해서 안타까움도 느꼈다. 참여자들은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도 장애인으로서 목소리를 내고 싶어 했으며 장애인 후배를 위해 본이 되고 싶은 사명감을 가졌다.

    한편 참여자들은 대학생활 동안 시도해보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쉬움과 다시 극복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참여자들은 앞으로 사회 나가서 부딪힐 또 하나의 벽을 예상하고 있었다. 참여자들이 사회에 나가서 직업을 가질 때 ‘장애가 지장이 되지 않을까,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결혼에서 난관을 만나지 않을까’라는 결혼과 진로부분에서 또 넘어야 하는 산에 대해 걱정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논 의

    본 연구에서는 장애대학생이 실제 대학생활 동안 어떤 과정을 거쳐 변화․성장해 나가는지를 탐색하였고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실체이론을 개발하였다. 장애대학생이 경험하는 “대학생활을 통한 변화과정”은 “자율적인 대학환경에서 관계경험과 성취를 통해 장애를 받아들이면서 자기를 정립하고 확장해나가기”였다. 장애대학생은 대학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의 장애로 인한 내․외적인 난관에 직면하지만 다양한 타인들과의 관계경험과 생활전반의 성취경험을 통해 이를 해결해 나가면서 장애인으로서 자신을 정립하게 되고 나아가 타인과 사회로 관심을 확장해 나갔다.

    장애대학생에게 대학은 자신의 장애로 인해 좌절경험도 안겨주지만, 동시에 자신의 장애에 대해 되돌아보고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끄는 가능성과 도전의 장(場)이었다. 장애대학생은 ‘대학생’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생활한다. 대학생은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위치를 부여받고 가능성과 잠재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도 잡을 수 있다. 대학은 이때까지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과업과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그만큼 장애대학생이 장애로 인한 어려움을 만날 기회는 더 많아질 수 있는 동시에 그만큼 관계를 맺고 성취할 기회도 더 많아질 수 있다. 즉, 장애대학생은 여전히 편견어린 사람도 만났지만 장애를 있는 그대로 수용해주거나 동일시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사람도 만났고 여러 가지 과업에 도전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거쳐 장애로 인한 힘든 부분까지 감당할 수 있었다. 장애대학생에게 대학은 장애에 대한 재정립을 이루게 하는 창조적 공간이 되고 있었다.

    대학의 장(場)에서 장애대학생은 ‘장애인으로서 자신’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고민을 하였고 이는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로 나아가고 있었다. 장애대학생은 자기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장애를 자신의 일부로 통합해가는 경험을 했다. 대학에 들어와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성찰해 나가는 경험은 모든 대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장애대학생의 경우 안정적이고 익숙한 환경과는 다른 스스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불안정하고 극적인 새로운 장(場)에 들어서게 되면서 자신의 장애와 부딪힐 가능성은 더 커질 수 있다. 즉 장애대학생은 자신의 장애를 되돌아보고 대처해 나가지 않으면 대학생활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자신에 대해 탐색하고 정립할 필요성이 어느 시기보다 더 커질 수 있다.

    Erikson(1963)은 청년기동안 자기정체성이 확립되면 자신의 능력과 역할, 책임에 대해 더 분명히 알게 되며 그 이후 성인초기 단계에 더 잘 적응할 수 있으며 타인과 친밀한 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Vaillant (1977)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계속 추적연구를 한 결과 성인전기와 중기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데 대인관계가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다고 보고했다. 따라서 청년기와 성인초기의 발달과업인 ‘자기정체성 확립’과 ‘타인과의 친밀감 형성’의 맥락에서 보면 장애대학생은 자기를 정립하면서 타인과의 관계에서 공감능력의 증진과 더불어 진정한 관계로 나아가는 모습을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청년기와 성인초기의 발달과업을 성취해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Chickering와 Reisser(1993)은 에릭슨의 이론을 확장하여 대학생의 발달모델을 제시했는데, 이 모델에서도 가장 중요한 발달과업으로 자기정체성 수립을 강조했다. Chickering과 Reisser(1993)은 미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성장을 위한 7가지 발달과업을 완수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즉 대학생은 대학생활 동안 지적․신체적․사회적 면에서의 유능성 증진, 타인의 감정에 대한 자각과 이에 대한 적절한 대처능력 향상, 자율성 발달, 성숙한 대인관계 형성, 정체성 확립, 직업과 미래에 대한 목적 및 방향 설정, 자신의 행동을 이끄는 통합된 가치체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Chickering와 Reisser(1993)은 대학생의 발달은 이러한 7가지 요인들이 상호작용해서 개인마다 독특한 양상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국내 연구의 경우 이러한 대학생의 발달에 초점을 둔 연구가 미비하고 특히 장애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전무하기 때문에 ‘장애대학생의 자기정체성’ 부분을 대학생의 발달 관점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본 연구에 참여한 장애대학생의 경우, 대학생의 중요한 발달과업(Chickering & Reisser, 1993)인 ‘자기정체성’은 대학환경에서 부딪히는 장애로 인한 난관을 해결해나가면서 그 결과로 형성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장애대학생은 대학생활 전 과정을 통해 Chickering와 Reisser(1993)이 제시한 다양한 발달과업들을 달성해나가고 있었다. 예를 들면, 장애대학생은 학업과 관계 면에서 꾸준히 유능성이 증진되었고 자신과 타인에 대한 감정조절능력이 향상되었고 장애인으로서 자신을 담담히 받아들이면서 긍정적으로 장애인상을 형성하고 있었고, 독립과 상호의존사이에 균형을 이루면서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는 자율적인 면모를 보였으며, 타인에 대한 공감과 전체적인 조망능력까지 갖춘 성숙한 대인관계 측면을 나타냈으며, 장애인으로서 미래에 부딪힐 난관에 대해 불안해하면서도 장애인으로서 사명감도 가지고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 생생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장애대학생은 한 개인으로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답을 찾기 위해서는 ‘나의 장애’라는 부분과 만나야 한다. 즉 장애대학생은 장애정체성과 장애수용이라는 주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자신을 정립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이익섭과 신은경(2005)은 장애정체성은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며 한 장애인이 ‘자신의 장애를 수용하고 적응해 나가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본 연구는 장애대학생이 장애에 대해 고심하고, 대처하면서 장애를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을 밝힐 수 있어서 이익섭과 신은경(2005)의 의견과 맥을 같이 한다.

    본 연구에서는 장애대학생이 대학환경에서 자신의 장애를 수용하고 적응해 나가는 과정에 대해 조명하고 있다. 장애대학생이 처음에는 대학환경의 요구에 대처하는데 있어 장애가 걸림돌처럼 느껴지면서 장애를 수용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관계와 학업 면에서 노력하면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이루고 그 결과 장애로 인해 때때로 힘들 수는 있지만 ‘학업과 관계 면에서 장애가 더 이상 걸림돌이 아님’을 체험하고 ‘남과 내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동시에 ‘남과 다른 나의 장애는 내가 가진 하나의 특성’으로 여기게 되며 ‘장애로만 탓을 돌렸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이제 ‘장애에 대해 개방해야 하는 상황에 의연하게 대처’하고 ‘장애를 내 일부로서 받아들이는’ 장애를 수용하고 장애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Livneh(2001)은 장애에 대한 심리사회적 적응의 한 지표로 장애를 수용하는 것을 언급했고, Naugle(1991)Shontz(1989)는 재활상담과정에서 장애수용과 자기정체성을 심리사회적 적응이나 신체적 건강유지를 위한 필수요소로 보고 개입해야 할 주제라고 했다. 한편, 장애대학생의 장애수용에 관한 선행연구(예: 김정은, 박재국, 정지완, 2009)는 장애수용은 장애유형이라는 장애조건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이에 본 연구는 장애대학생의 장애수용이 심리사회적 적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은 지지하면서 다음과 같은 부분을 새롭게 밝히고 있다. ‘장애대학생’이 자신의 장애를 받아들이는 것은 재활의 의미이기보다는 발달단계상 필요한 주제이며 대학생활에서의 장애로 인한 난관을 헤쳐나가면서 고군분투한 결과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장애대학생이 자신의 장애를 받아들이고, 장애인으로서 자신을 재정립해 나가는 것은 외부로부터 수동적으로 얻게 되는 것이 아니라 장애로 인한 여러 가지 어려움을 해결해 나감으로써 획득하게 되는 적극적인 수용의 측면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장애수용은 ‘장애유형 이외에 장애시작 연령, 장애정도’ 라는 장애조건에 의해 단순히 영향을 받기보다는 무엇보다 자신의 장애에 대해 고심하면서 관계형성, 학업과 일적(동아리활동․아르바이트)인 대학생활의 전반적인 면에서 장애대학생 본인이 스스로 노력하고 시도하는 주체적인 대처전략을 통해 장애를 받아들이고 감당하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장애를 수용하고 ‘장애인으로서 자신을 정립한다는 것은 어떤 상태인가?’ 이에 본 연구에서는 장애인 전체 집단을 대변하는 사회적인 집단 정체성보다는 장애인으로서 한 개인이 장애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장애인으로서 자신을 정립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해주고 있다. 본 연구에서 도출한 ‘장애대학생이 장애인으로서 자신을 정립하는 상태’는 ‘장애를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도움만 받는 사람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고 사회적 편견에서 탈피한 실제적이고․긍정적인 장애인상을 수립하며, 장애를 보상하려고 너무 애쓰지 않고 타인의 시선에 매달리지 않으며, 장애로 인해 여전히 못하는 부분이 있지만 할 수 있는 부분이 더 커짐에 따라 자유로움과 만족감을 느끼면서 장애를 담담히 감당할 수 있는 정도가 되는 것’이었다. 장애대학생이 ‘장애인으로서 자신을 정립’ 하는 질적인 변화를 이루는 것은 대학환경에서 만난 장애로 인한 내․외적 난관을 ‘관계경험’과 ‘성취경험’을 통해서 해결한 후 맛보는 ‘소중한 결과’들의 축적물이었다.

    “대학생활에서 긍정적인 인간관계는 가장 중요한 행복의 원천이며, 두 번째 원천은 학업적 성취와 자기성장감이다”(권석만, 2010)라는 말처럼 장애대학생의 행복의 원천도 관계경험과 성취였다. 장애대학생과 비장애대학생 모두 고민도 많고 꿈도 많은 이 시대를 같이 공유하는 청춘세대인 것이다. 다만 장애대학생에게는 특수한 고민으로서의 장애가 스며들어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관계경험과 성취가 장애인으로서 자신을 받아들이고 정립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본 연구를 통해 장애대학생이 ‘장애인으로서 자신을 인정’하는데 있어서 관계경험과 성취경험의 심리적 내면화과정의 중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장애대학생은 무엇보다 자신의 장애가 진정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통해서 자신도 소화하지 못하고 무겁게만 여겼던 장애의 무게를 타인과 함께 더불어 나누게 되었다. 장애대학생은 대학의 장(場)에서 장애를 문제시 삼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자신을 비춰주는 자기대상(selfobject)을 만났다. 장애대학생은 가족 이외의 타인으로부터 있는 그대로 수용 받는 경험을 함으로써 장애에 대한 부정적 측면과 긍정적 측면을 통합할 수 있는 계기를 얻었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장애대학생이 대학에 와서야 비로소 동일시할 수 있는 장애인을 실제로 만났다는 점도 보여주고 있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동일시 대상’은 영웅적이고 사회적으로 유명한 장애인이 아니라 장애대학생과 비슷한 부분이 많은 또래 장애대학생, 선배들이었다. 장애인을 꺼려했던 장애대학생도 또래의 대학생활 잘 하고 있는 장애대학생을 만나서 함께 공유하고, 동질감을 느끼면서 긍정적인 장애인 상(像)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받았다.

    장애대학생은 관계경험뿐만 아니라 대학생활 동안 노력해서 영글어낸 성과로 인해 자신감을 내면화하게 되었다. 장애대학생이 느끼는 자신감은 불편한 현실에 직면하고 매 순간 힘이 들지만 해 나감으로써 얻어진 체험적 성취를 통해 형성한 것이었다. 장애대학생이 경험하는 성취는 ‘무조건 하면 된다’는 불굴의 의지로 영웅심에서 우러나는 자신감이 아니라 매순간 일상에서 최선을 다하고,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최대로 활용해서 얻은 체험적 성과이며, 할 수 없는 것은 도움을 요청해서 함께 더불어 이루어낸 관계적 성과였다. 즉 장애대학생에게 성취란 ‘어렵더라도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미리 겁내지 않고 할 수 없는 것은 도움을 받으면서 일구어낸 성과’를 의미한다. 장애대학생은 이런 관계경험과 성취경험의 내면화과정을 통해 예전에는 비장애인과도 ‘다른 것’ 같고 장애인과도 ‘다른 것’처럼 느껴졌지만, 이제는 비장애인과 장애인 모두 비슷한 부분과 공유할 부분이 커지면서 ‘다름’에 대해 민감해하지 않으며, 이러한 다름도 하나의 개성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러한 심리적 과정을 통해 장애대학생은 자신의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재정립하게 되었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장애대학생이 관계경험과 성취경험을 내면화 한 결과 자신의 장애를 받아들이고, 장애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게 되는 단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 어떤 변화과정을 겪는지도 조명하고 있다. 예를 들면, 장애대학생은 이제 타인으로부터 있는 그대로 수용 받는 경험을 토대로 타인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게 되고, 의미 있는 타인이 있기 때문에 장애에 대해 이해 못하는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장애대학생은 통합적 관점으로 타인을 보고, 공감하는 능력도 더 증진되고, 장애인으로서 사명감까지 가지게 되었다. 이 과정은 장애대학생이 장애의 난관을 뚫고 나와서 보이는 성숙한 모습을 반영해준다. 막연한 낙관적인 모습이 아니라 난관을 해결한 후 영글어진 성숙한 모습이다. 또한 한편으로 장애대학생은 여전히 앞으로 사회의 벽이 있다는 것을 예상하고 있다. 장애대학생은 대학생활 동안 극복한 경험을 토대로 또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장애대학생의 “대학생활을 통한 변화과정”은 “장애로 인한 내․외적 벽에 대한 절감단계”, “시도와 체득단계”, “수용과 성취경험의 내면화단계”, “재정립의 단계”, “확장의 단계”였다. 장애대학생은 자신의 ‘장애’ 라는 주제에 대해서 마주하여 씨름하면서 관계경험과 성취경험을 통해 장애의 의미를 재해석하고 장애를 받아들이고 자신과 타인을 ‘통합’적 관점에서 바라다보는 과정으로 발전해나간다는 것이다. 여기서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사실은 관계경험과 성취경험은 장애대학생이 여러 가지 노력과 시도를 한 결과 획득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를 조망해본다면, 본 연구는 장애대학생이 대학환경에서 장애로 인해 학업과 관계 면에서 어려움을 경험하면서 이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도움이 되는 요인과 실제로 사용하는 전략을 밝혔다는 데에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장애대학생이 대학생활에서 고심했던 내용들을 대처하는데 있어서 ‘장애유형, 장애정도, 장애시작연령, 통합교육유무, 성별’ 요인들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보다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장애대학생의 ‘신앙심’, ‘오뚝이 근성’, ‘도전하고 실행에 옮기려는 경향’, ‘좋은 결과를 내고 싶은 경향’, ‘포부와 동기’, ‘소진(消盡)되는 것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실제로 장애로 인한 난관을 헤쳐 나가는데 촉진요인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요인들에 힘입어 장애대학생이 대학환경에서 학업과 일적인 면에서 최선을 다하고, 마음과 귀를 열어 관계를 만들고, 홀로서기를 감행하고,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거나 해결책이 있다는 믿음 하에 대안을 모색하고 실천하거나 때로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거나 ‘원망을 내려놓고 감사할 것을 찾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본 연구는 장애대학생의 자아탄력성을 향상하기 위한 실제 전략과 과정을 밝혔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장애대학생이 수동적으로 상황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자신과 환경을 변화시키는 ‘주체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 본 연구를 통해 새롭게 조명한 부분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 참여한 장애대학생은 “대학생활 동안 가장 좋았던 부분”으로 공통적으로 “관계에서의 경험”을 꼽았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타인으로부터 ‘있는 그대로’ 수용 받는 경험이 실제로 어떤 것인지 탐색할 수 있어서, 이러한 부분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시사점을 줄 수 있다. 장애대학생이 경험한 이해와 지지, 그리고 배려는 장애대학생이 관계에서 자신을 개방하고,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과정과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며, 쌍방 대등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상대방도 또한 장애대학생의 입장에 서서 진솔한 태도로 이해와 지지, 그리고 배려를 한다는 점을 시사해준다. 장애대학생이 체험하는 이해와 배려, 그리고 지지는 상대방이 장애대학생의 입장에 서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무엇이 필요한지를 소통한 후 이루어지는 관계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장애대학생의 입장에서 대학상황에서 느끼는 사회적 편견은 무엇이며, 이러한 사회적 편견이 장애대학생의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실제로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대처하고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탐색할 수 있었다. 장애대학생이 지각하는 ‘사회적 편견’은 사람들이 장애에만 초점을 두고 본다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장애에 대한 편견을 깨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장애대학생이 비장애인친구와 장애인친구 속으로 들어가 함께 생활하고 부딪힘으로써 비장애인의 장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깨는 동시에 장애대학생 본인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에 가졌던 편견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비장애친구도 역시 장애친구와 함께 하는 경험을 통해서 기존에 가졌던 장애에 대한 편견을 허물게 되었다. 이와 같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경험이 몇 시간의 장애체험과 장애이해교육보다 더 효과적일 것이다. 그러나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거리감은 쉽사리 없어지지 않고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어서 사회적 편견을 시정하기 위해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일상생활 속의 ‘장애’에 대해서 함께 관심가지면서 경험하는 시간이 중요할 것이다.

    다음으로 본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장애대학생을 위한 상담개입에 대한 논의를 하면 다음과 같다. 장애대학생이 장애로 인한 관계와 학업 면에서 어려움을 절감하고, 내․외적 벽에 갇혀있는 시기라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상담이 이루어져야 한다. 상담은 장애대학생의 이러한 장애로 인한 불편한 부분과 심리적 갈등을 함께 나누어야 한다. 장애대학생이 지금 겪고 있는 장애로 인한 불편한 부분들에 대해 활용할 수 있는 지원망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알아보고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장애대학생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상담자는 장애대학생의 힘을 믿어주고 격려해주며, 장애대학생의 내적인 갈등과 고충에 대해서 한 인간으로서 이해와 공감으로 반응해야 한다.

    장애대학생이 느끼는 내면의 관계 벽은 과거 상처받았던 경험과 연관이 되기 때문에 이러한 관계에서의 상처받았던 경험에 대해서 나누고 지금 이 시점에서 그러한 사건이 현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색해야 한다. 장애대학생이 자신의 장애 상(像)을 형성하는데 어떤 상황과 경험이 영향을 미쳤는지도 탐색해야 하며 과거 의미 있는 대상인 부모님, 학교선생님, 친구들과의 경험, 기타 주위사람들의 시선 등을 현재 지금 이 시점에서 재현하고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장애대학생이 자신을 둘러싼 내․외적 벽을 허물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와 체득을 하는 단계로 상담은 나아가야 한다. 장애가 비록 난관으로 작용하더라도 관계나 학업을 잘 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안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애대학생이 관계와 학업, 그 외의 어떤 일을 시도하는데 있어서 예상되는 불안, 두려움, 부담감 등을 함께 나누며 본 연구에서 밝힌 관계와 학업, 그리고 일적인 면에서 ‘장애대학생이 실제로 시도한 대처전략들’을 상담 장면에 있는 장애대학생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제안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장애대학생이 관계와 학업, 일적인 면에서 성과를 하나씩 얻을 시기에는 이러한 긍정적인 경험을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 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또한 상담은 장애대학생이 이러한 성과를 맛보게 된 것은 장애대학생이 스스로 노력해서 만들어진 결과물임을 알게 해야 한다. 그리고 관계경험과 성취경험에서 이때까지 어떠한 과정을 밟아왔고, 어떤 전략들을 사용했으며, 그동안 힘들었던 부분, 좋았던 부분을 다시 한번 정리해서 다음에 힘든 고비가 있을 때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애대학생은 이러한 의미 있는 타인과의 관계경험과 성취경험을 내면화 한 뒤, 장애인으로서 자기에 대해 재정립하는 시기를 맞이할 수 있다. 이 시기의 상담은 장애대학생이 자신의 장애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자신의 것으로 느끼는지, 장애를 누군가에게 드러내야 하는 상황에서 어떠한지를 나누어야 한다. 장애를 받아들이게 되었다면 어떤 과정을 통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명료화해야 한다. 장애대학생의 ‘자기에 대한 정립’은 상황에 떠밀려 운명적으로 장애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장애를 다룰 수 있는 자신이 되었다는 점을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장애대학생은 장애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게 되고 타인, 사회로 관심이 확장되는 시기에 이를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상담은 장애대학생이 일구어낸 성장에 대해 격려해주면서, 앞으로 사회에 나가는데 있어서 예상되는 어려움과 걱정되는 마음,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할지를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과 같이 장애대학생의 대학생활에 대한 상담은 ‘장애인으로서 자기를 되돌아보고 장애로 인한 난관을 해결해 나가면서 자기를 정립해 나가기’라는 성장의 주제를 가지고 진행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장애대학생이 타인과 사회로 관심이 확장되고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의의와 제한점을 토대로 후속연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본 연구의 의의로는 첫째, 장애대학생이 ‘주체적 존재’이자 ‘상호관계적인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며 ‘나의 장애’가 오히려 실존적 성찰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된다는 것을 조명하였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패러다임을 형성하는데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장애대학생이 대학생활 동안 어떤 핵심적인 경험을 통해서 성장․발전해 나가는지 그 과정을 내부자적인 관점에서 역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장애대학생의 단편적인 한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전체적인 삶을 보여주며 역동적인 변화과정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셋째, 본 연구는 장애대학생의 있는 그대로의 삶을 탐색하면서 자연스럽게 장애대학생의 긍정적인 부분을 조명할 수 있었다. 장애대학생이 장애로 인한 난관을 대처해 나가는 과정에서 영향을 주는 요인과 직접 사용하는 대처 전략을 살펴볼 수 있어서 장애대학생의 강점을 구체적으로 조명할 수 있었다. 이러한 부분이 앞으로 대학에 들어올 신입 장애대학생이나 현재 재학 중인 장애대학생에게 지침으로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최근 심리학분야에서는 장애인의 역동적인 심리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를 도모하는 연구들이 부족했다. 본 연구에서는 장애대학생이 대학의 장(場)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갈등과 이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심리적 기제와 심리적 과정을 조명할 수 있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탐색한 장애대학생의 심리적 역동을 토대로 장애대학생의 심리상담개입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본 연구의 제한점을 제시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후속연구에 대한 제언을 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장애대학생이 대학생활 동안 경험하는 변화과정을 단계별로 조명했지만 한 단계에서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데 있어서 촉진기제와 억제기제를 탐색하지 못했다. 따라서 한 단계에서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촉진기제와 억제기제에 대해 심도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대학에 입학한 후 장애를 입은 장애대학생은 면담하지 못했다. 대학에 들어온 이후 사고나 질병으로 장애를 입은 장애대학생이 대학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극복하는데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따라서 대학시절동안 장애인이 된 장애대학생의 대학생활에 대한 연구와 이와 더불어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이 연령대의 장애인 연구도 필요하다. 이외에도 장애대학생의 만족스러운 대학생활을 도모하기 위해 장애청소년이 대학으로 들어오는 전환기 과정에 대한 연구를 통해 그들의 대학결정과정, 대학입학에 걸림돌이 되는 요인, 도움이 되는 요인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장애대학생이 대학생활 동안 성장한 것을 토대로 그 이후의 삶은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관한 추후 연구가 필요하다. 장애대학생이 대학 졸업 후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하여 원하는 꿈을 이루어나가는지, 어떤 난관이 있고, 그러한 난관을 어떻게 대처하는지, 대학생활경험이 어떤 도움이 되는지에 관한 추후 연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본 연구의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종단적 연구를 함으로써 이들이 사회에 나가서 어떤 경험과 과정을 거치는지 탐색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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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표 1. ]  근거이론 패러다임에 따른 개념 및 범주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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