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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Etude sur les parcs a theme comme industrie creative 창의산업으로서의 테마파크*
  • 비영리 CC BY-NC
ABSTRACT

Le but de l’étude est d’explorer les parcs à thème qui sont, à l’heure actuelle, activement examinés et discutés. Nous traitons, en particulier, de la dimension historique et culturelle par des analyses concrètes et pratiques. Pour cette étude, nous avons choisi le parc d'Astérix et le Puy du Fou parce qu'ils représentent, tous les deux, les parcs à thème historique et culturel de France, la coopération ainsi que l'industrie locale. Suite à l’acquisition de leur autonomie régionale, certaines régions ont crée un parc á thème historique et culturel. Ceci afin, dans un premier temps, de créer des emplois et dans un second temps, de redynamiser leur économie locale en perte de vitesse. L'étude comparative sur ces parcs d’attractions, a permis de révéler des industries créatives et culturelles proposant des solutions de remplacement aux municipalités qui ont des problèmes économiques et de chômage. Ensuite, les parcs á thème doivent, quant à eux, répondre de plusen plus aux besoins de loisirs, de l'expérience du plaisir et d'éducation. En effet, les visiteurs cherchent et réclament des centres de loisirs modernes aux activités familiales et culturelles variées. Nous nous attacherons à analyser ces différents aspects au sein de cet article. Le parc à thème est devenu un centre culturel qui s’est élargi et développé à d’autres domaines tels que la science, l'histoire, la famille et la ville malgré sa courte histoire, environ 50 ans. Aujourd'hui, il n'est pas seulement question de fournir des installations récréatives et de vendre des souvenirs mais c’est aussi devenu une entreprise culturelle, sociale, économique, scientifique. Ainsi, ce dernier peut présenter, aux visiteurs du monde entier, un large éventail d’activités sur la vie quotidienne, la culture et les loisirs. Les parcs attirent leurs clients par des installations de divertissement qui sont presque similaires, cependant tous les parcs développent un thème unique. Afin de concrétiser au mieux leurs innovations, ils se servent de la technologie numérique. S‘il y a Disneyland aux Etats-Unis, le parc d'Astérix est très représentatif de la France. Il fut fondé en 1989 et se situe à Plailly, á 15 km au nord de l'aéroport Charles de Gaulle. Ce parc a connu un succès immédiat et a séduit de nombreux français, ceci avant même l’ouverture de Eurodisney à Paris en 1992. Comme nous le pouvons le constater son nom est tiré de la bande dessinée de Goscinny et Uderzo : “Astérix”. Le parc Astérix est estimé dans les dix meilleurs en Europe et dans les trois premiers en France et chaque année, plus de 1,8 millions de personnes le visitent. Les revenus atteignent 60 millionsde dollars par an et les produits dérivés représentent plus de 100 millions de dollars par an. Ce parc illustre parfaitement le changement radical de l’économie rurale de cette région qui était dépourvue d’intérêt et vouée à l’échec. Suite à l’implantation du parc Astérix, cette dernière devient un symbole fort du tourisme et attire de nombreux investisseurs. Le Puy du Fou se situe, à trois heures de Paris, dans un village paisible de Vendée. Malgré son rôle et son importance dans l'histoire de France, cette région est relativement peu développée industriellement, culturellement et économiquement. Cependant, après la construction du Puy du Fou qui attire 1,2 millions de touristes par an, l’économie locale s’est fortement développée. Ce parc a été fondé par Philippe de Villiers âgé de 27 ans à l’époque et les organismes régionaux de Vendée ont adhéré à ce projet. La Cinéscénie retrace le massacre et la révolte de vendéens durant les grandes révolutions. Les bénévoles du Puy du Fou font revivre cette triste histoire sur la Cinéscénie et propose un voyage dans le temps aux visiteurs. Ainsi, ils conservent leur identité, l’histoire régionale. Cette région ne possède aucun expert culturel, ni musées ou espace retraçant l’évolution du peuple vendéen, ceci en raison d’une volonté d’investissement très faible des acteurs locaux. Toutefois, chaque année le parc accueille plus de 1,2 millions de visiteurs. Des industries connexes ont également été développées. Plus de 750 d'emplois directs et ce n’est pas moins de 2500 postes qui ont été crées pour le «Grand Parc» du Puy du Fou et le «Cinéscénie». En outre, plus de 80% des entreprises de la région de Puy du Fou se sont associées avec le parc. Et grâce aux bénévoles(résidents locaux) du Puy du Fou, la région développe sa culture, son tourisme, sa compétitivité régionale et elle engendre un sentiment de fierté. Le parc Astérix et le Puy du Fou sont un modèle de futur pour les parcs á thèmes qui associent à la fois histoire et culture locale, en prenant en compte l’aspect touristique et économique. Nous devons analyser ces types de parc à thèmes historique et culturel en profondeur pour prendre conscience des difficultés rencontrées par les différents festivals culturels municipaux en Corée. Suite à cette analyse, nous serons en mesure de proposer des solutions concrètes et pratiques pour améliorer les relations entre les gouvernements centraux et locaux.


KEYWORD
industrie creative , parc a theme , Puy du Fou , Asterix , representation , accueil
  • 1. 서론

    근래 관심을 모으고 있는 ‘트렌드’라는 개념은 ‘변화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스토리’를 의미한다. 세계의 현실을 모아서 재구성한 것이며 가까운 미래에 발생할 사회 각 분야 동향을 보여주는 징후이자 현실동향으로 해석된다.1) 그런 의미에서 트렌드는 우리 삶을 바꾸고 새로운 문화 패러다임을 구현할 수 있는 내재적인 힘이라 할 수 있다. 21세기에는 특히 더욱 광범위한 규모와 영향범위를 포용하는 메가 트렌드2) 의 위력이 뚜렷하다. 감성문화에 바탕을 두고 개성화, 새로운 대상에 대한 관심, 지식과 교양에 대한 탐구심 같은 추세 그리고 소득수준을 넘어서는 소비행태를 보이는 트레이딩 업(trading up)현상 등이 두드러지면서 꿈과 감성을 중요시하는 이른바 드림 소사이어티로 진입하였다. 국민소득 1만 1천 달러가 되면 다다른다는 이른바 감성변곡점을 이미 오래전에 넘어선 우리 사회는 종전과는 다른 삶의 지향점을 보이고 있다. 소득수준 향상과 주5일 근무제, 수업확산에 따른 레저, 여가 활용의 다양화는 감성욕구를 자극하면서 여러 특징적인 소비행태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생활리듬이 바빠지면서 가족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점차 줄어드는 것도 감성소비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3)

    급속히 발전, 확산되는 인터넷 문화는 감성을 자극하고 기술속도가 빨라질수록 불확실한 자신의 미래를 감각적인 꿈으로 파악하고 반응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진다.4) 인터넷이 가상의 유희공간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놀이가 본질적으로 자유스러움, 탈일상의 성격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5) 긴장되고 반복적인 일상의 굴레에서 벗어나 감성과 환상의 세계로의 일탈을 꿈꾸는 본능은 그래서 더욱 강력해진다. 이러한 취향은 현실속이기는 하지만 익숙한 일상적 환경에서 탈출하여 다른 공간에서 색다른 분위기를 창출해내는 테마파크에 대한 선호로 연결되고 있다.

    이 연구는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논의, 추진되고 있는 테마파크6) 특히 그 주종을 이루는 역사문화 테마파크7)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대안모색을 목적으로 한다. 테마파크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은 매우 크다. 그러나 지금까지 테마파크에 대한 체계적인 이론이나 사업화를 위한 방안, 기법에 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미흡하였다. 더구나 테마파크 관련 학술연구 역시 원론적인 차원에서 기원과 역사, 사전적인 기능과 분야별 분류 및 일부 사회과학 영역 주제와 결합한 담론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 미국의 디즈니랜드 성공요인 분석을 중심으로 테마파크가 지향할 과제와 좌표를 도출하고 있다.

    테마파크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미국 디즈니랜드는 이미 미국을 비롯하여 유럽, 아시아 각 지역에서 유사한 모델로 프랜차이즈 형식의 많은 테마파크를 조성하여 운영 중이다. 약간의 편차는 있지만 디즈니랜드의 주제는 이미 발표된 월트 디즈니의 만화, 애니메이션 서사구조를 중심으로 대체로 미국우월주의, 권선징악과 가족중심 등과 같은 일관된 개념에 의존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현대적 테마파크 역사에 있어서는 디즈니랜드에 비하여 역사와 연륜이 상대적으로 일천하지만 테마파크 주제설정과 지향점 그리고 운영 노하우에서 경쟁력 있는 변별성을 보이는 프랑스의 대표적 테마파크 두 곳을 대상으로 삼는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역사문화 테마파크이자 지역발전 및 연계에 있어 모범사례인 퓌 뒤 푸 (Puy du Fou)와 아스테릭스 공원 (Parc Astérix)을 선택하여 각기 조성과정과 운영현황, 지역과의 연대와 성과 그리고 독특한 경쟁력의 시사점을 분석할 것이다.

    1995년 우리나라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경제적 수익창출과 고용유발, 지역홍보를 위하여 각 지역에서 앞다투어 구상, 추진하는 역사문화 테마파크는 이제 보다 조직적이고 전문적인 진단과 발전방안 모색 그리고 우리 현실에 적합한 효율적인 운영이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다. 프랑스 테마파크에 관련한 비교연구는 근래 관심이 증가되고 있는 문화산업 특히 창의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우리 사회에서 실질적으로 도입, 활용이 가능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급증하는 여가활용 추세와 다양화요구에 부응하여 테마파크가 재미와 교양 그리고 체험을 동시에 목표로 삼는 현대 레저 추세에 부응하는 가족형 문화활동의 중심으로 자리잡는 과정을 연구함으로써 우리 현실에 적용 가능한 문화 창의성 구현을 논증할 것이다.

    1)트렌드는 장기적이며 소비문화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글로벌 개념에 바탕을 두고 있는가 하면 통합인문적 속성을 드러낸다. 김영한, 『감성 트렌드』, 김영사, 2006, p.21.  2)위의 책, p.23.  3)위의 책, p.33.  4)최혜실, 『테마파크의 스토리텔링』, 글누림, 2008, p.18.  5)로제 카이와, 『놀이와 인간』, 이상률 역, 문예출판사, 1996, p.26.  6)테마라는 어휘의 어원은 ‘tithenal’로 ‘일관된 것’을 의미한다. 하나의 사상으로 통일적인 끈을 이루어 구성된 개념을 지칭한다.  7)한국기술교육대학교, 산업지원부, 한국디자인진흥원, ?캐릭터 테마파크 조성을 위한 온 오프라인 연계체험 컨텐츠 디자인 개발 (결과보고서)?, 2006, p.46. 테마파크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국내외 연구자, 연구기관과 단체 등이 제시한 정의를 종합하면 ‘테마가 있는 공원’으로 ‘특정의 주제를 설정하여 그 주제를 실현시키고자 각종 시설물, 건출물, 조형물 그리고 행사를 펼치는 곳’으로 요약된다. 각각의 테마는 하나 또는 둘 이상의 뚜렷한 특징 주제를 중심으로 연출, 구성되며 여가, 오락, 문화 및 교육 등의 요소들이 복합된 종합위락시설로서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창조적 유희공간으로 규정할 수 있다.

    2. 감성문화 시대의 테마파크

       2.1. 테마파크 형성과 발전

    21세기 사회 트렌드중의 하나는 도시의 테마파크화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가 이미 카지노 도시라는 종전의 도시 이미지를 탈피하여 가족중심의 휴양, 레저, 쇼핑도시라는 전향적인 테마를 설정하고 카지노의 비중을 점차 줄여가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8) 홍콩, 싱가포르 같은 도시 역시 나름의 도시성격을 설정하여 도시의 테마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등 세계 많은 도시들이 고품격 문화와 쾌적한 도시환경이 조화를 이룬 독특한 테마로 경쟁력 있는 도시조성에 매진하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과정을 상품화하여 문화전파와 수입증대에 적절히 활용하고 있는 추세이다. 도시의 테마화는 그 도시가 가지고 있는 자연환경과 역사, 문화자원 등 고유의 특징을 테마화 하여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작업인데 테마파크 조성은 이러한 노력의 중요과제로 자리잡았다. 테마파크는 외지인, 외국인들의 이용도 상당비율을 차지하지만 해당 지역사회 주민들이 주 이용객이므로 그들의 정서나 가치관은 그 지역의 역사, 문화, 민속, 생활풍습 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지역의 자연환경과 고유문화를 온전히 보존하면서 체험하는 대안적 관광형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문화관광에 대한 수요증가는 역사문화형 테마파크의 지속적인 증가와 성장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테마파크에서는 본인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는 내면, 무의식의 향수에 의하여 관람객은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된다. 개별 관람객이 즐겁고 감성이 고양되도록 보장받은 세계이며 좀처럼 권태로움이 생기지 않도록 지속적인 흥분이 보장된 공간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현대인이 추구하는 여러욕구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독특한 기능을 부여받고 있는 것이다.

    문화, 관광, 여가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는 단순시설에서 거대하고 다양한 시설로, 무의미한 놀이에서 의미를 지닌 주제가 있는 놀이로 변모하여 거대한 위락장치를 테마에 따라 구성하고 운영하는 테마파크의 탄생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그러므로 테마파크는 여가문화를 공간과 시간의 제약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독특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9)

    테마파크의 역사는 근대 문화사, 사회사의 일부로 편입될 수 있으며 고대 그리스 로마 등지에서의 교역박람회나 다수인의 기쁨을 위하여 마련된 일정한 장소가 원시적 의미의 기원으로 파악된다. 그 후 17세기 유럽에서 성행된 놀이정원은 비록 한정된 계층의 전유물이었지만 중요한 연대기를 이룬다. 여름철 귀족의 정원에 모여 스포츠, 마술공연, 사교춤, 음주 등이 이루어진 플레저 가든 (pleasure garden)이 그 뒤를 잇는다. 보다 본격적인 발전은 18세기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박람회나 놀이정원에 각종 탑승물이 조성되면서 가속화 되었는데 행사가 종료된 이후에도 탑승시설은 존속되어 운영되었다. 19세기 이후 획기적인 산업발전과 여가시설의 대량화 그리고 철도보급 등으로 여가활용에 관한 일대 붐이 형성되었다. 탑승물을 증설하고 공연과 식당시설, 상점을 설치하여 종합적인 위락시설의 형태를 갖추게된 것도 이 무렵이다. 20세기 중반 자동차 보급으로 원거리 여행이 가능해지고 영화산업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오락수단의 등장으로 파크 산업은 일시 쇠퇴기를 맞는다. 1955년 디즈니랜드 개장을 계기로 어뮤즈먼트 파크10)와 영화, 공연기능이 통일적인 주제를 중심으로 연출되는본격적인 테마파크 시대가 열렸고 이 열기는 유럽과 아시아로 확산되었다. 1955년 이전 무질서와 환락, 퇴폐가 범람하던 놀이공원은 디즈니랜드의 개장으로 본격적인 테마파크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른바 테마파크의 원형으로서의 디즈니랜드가 제시한 기본틀은 앞으로도 당분간 유사하게 원용, 준수될 전망이다.테마파크의 역사는 근대 문화사, 사회사의 일부로 편입될 수 있으며 고대 그리스 로마 등지에서의 교역박람회나 다수인의 기쁨을 위하여 마련된 일정한 장소가 원시적 의미의 기원으로 파악된다. 그 후 17세기 유럽에서 성행된 놀이정원은 비록 한정된 계층의 전유물이었지만 중요한 연대기를 이룬다. 여름철 귀족의 정원에 모여 스포츠, 마술공연, 사교춤, 음주 등이 이루어진 플레저 가든 (pleasure garden)이 그 뒤를 잇는다. 보다 본격적인 발전은 18세기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박람회나 놀이정원에 각종 탑승물이 조성되면서 가속화 되었는데 행사가 종료된 이후에도 탑승시설은 존속되어 운영되었다. 19세기 이후 획기적인 산업발전과 여가시설의 대량화 그리고 철도보급 등으로 여가활용에 관한 일대 붐이 형성되었다. 탑승물을 증설하고 공연과 식당시설, 상점을 설치하여 종합적인 위락시설의 형태를 갖추게된 것도 이 무렵이다. 20세기 중반 자동차 보급으로 원거리 여행이 가능해지고 영화산업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오락수단의 등장으로 파크 산업은 일시 쇠퇴기를 맞는다. 1955년 디즈니랜드 개장을 계기로 어뮤즈먼트 파크10)와 영화, 공연기능이 통일적인 주제를 중심으로 연출되는본격적인 테마파크 시대가 열렸고 이 열기는 유럽과 아시아로 확산되었다. 1955년 이전 무질서와 환락, 퇴폐가 범람하던 놀이공원은 디즈니랜드의 개장으로 본격적인 테마파크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른바 테마파크의 원형으로서의 디즈니랜드가 제시한 기본틀은 앞으로도 당분간 유사하게 원용, 준수될 전망이다.

    20세기 후반이후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테마파크 산업은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11) 디즈니랜드의 등장은 현대 대중문화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현실과 허구, 실재와 부재, 현재와 과거의 경계를 무너뜨린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테마파크에 미친 이 영향은 다른 문화장르에도 파급되었는데 특히 영화와 공연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이렇게 정착된 파급력은 향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12)

    프랑스의 엔터테인먼트 정책은 여러 면에서 미국과 차이를 보인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프랑스 문화산업정책은 문화정체성을 강조한다.13) 인간의 창조적 정신과 창작활동의 기반이 되는 모든 분야의 산업을 문화산업으로 정의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문화산업 전반에 걸쳐 창의적 활동을 중시하면서 자국의 문화 정체성과 공동체의식을 함양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큰 틀을 마련하고 있다. 국제협상 무대에서는 미국의 시장중심 경제논리에 대응하여 문화적 예외와 다양성을 수호하는 대변자 역할을 자임한다. 그리고 국가가 앞장서서 문화산업 정책을 주도하면서 기존의 영화와 영상산업중심에서 게임, 애니메이션 등 멀티 미디어 그리고 이를 활용한 분야에 대한 지원을 돈독히 하고 있다.

    최근 영화, 애니메이션 등 영상매체는 테마파크와 더욱 밀접한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운영중인 테마파크 대부분이 이미 각종 미디어 수단을 통하여 대중에게 친숙한 테마와 스토리를 가진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을 파크 엔터테인먼트 제공의 중요한 요소로 이용하고 있다.14)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테마파크에 연결, 적용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가 하면 마케팅 역시 개봉, 출시시점에 이르러 새로운 어트렉션을 공개하거나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개최하는 등 밀접한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퍼레이드, 라이브 쇼 등을 기획하여 원 소스 멀티 유스(O.S.M.U.)의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고 있다. 요컨대 현대 문화산업의 핵심 마케팅을 테마파크가 선두에서 이끄는 상황이다.

       2.2. 프랑스 테마파크의 특성

    프랑스 테마파크, 특히 퓌 뒤 푸와 아스테릭스 공원의 경우 미국 계열의 디즈니랜드와는 달리 테마의 역사성을 부각하기 위하여 장소성과 시간성 고려에 상당부분 비중을 둔다. 디즈니랜드는 오래전 또는 최근 상품화된 만화와 애니메이션, 영화를 기반으로 그 명성에 힘입어 테마파크 조성과 운영이 이루어졌음에 반하여 프랑스에서는 1970∼80년대, 비교적 뒤늦은 시기에 나름의 역사적 맥락을 바탕으로 테마파크 건설에 착수하였다.

    테마는 일정 공간에 특수한 성격과 질을 부여하여 공간의 요소를 조직화, 그룹화하여 분위기를 연출하는 중요한 수단의 하나로 원용된다. 그러므로 테마파크의 경우 테마는 실체를 지닌 스토리의 힘에 실려 서사구조를 이루고 있다. 기승전결의 구성과 인물, 사건, 배경이라는 서사의 여러 내용요소가 결합된 하나의 이야기 덩어리 형태로 테마파크에 수용되는 것이다. 이들의 표현형식은 테마파크 기획자의 의도와 컨셉트 그리고 재구성된 스토리와 내용요소를 체험함으로써 발생하는 감정적 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테마파크의 테마라는 용어의 본질은 서사의 개념과 연결되어 있는 까닭이다.

    프랑스 테마파크의 변별력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시간성, 역사성이라는 큰 축에 의지한다. 퓌 뒤 푸의 경우 프랑스 대혁명 이후 방데 지방에서 발생한 반혁명 투쟁의 처절한 역사를 바탕으로 독특한 지역색채를 강화하면서 보편적인 감성에 호소하는 야외공연이 계기가 되었고 아스테릭스 공원 역시 유럽통합 분위기로 자칫 희석, 퇴색될 수 있는 프랑스 민족정신과 국가 자부심 함양이라는 계기적 목표가 연관되어 있었던 것이다.

    장소성은 그 장소의 독특한 역사와 내력을 드러내는 동시에 현재의 어떤 특정 공간이 특별한 장소임을 인식시키기 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하여 필요한 개념이다. 특히 역사문화 테마파크에서 장소성은 의미있는 전제조건이 된다. 아울러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역사의 주제에 대한 삶과 교훈을 연속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시간성이 대두되는데 퓌 뒤 푸 그리고 아스테릭스 공원은 이 두 가지 고려사항이 적절히 구비되어 주로 인기 만화영화캐릭터 명성에 힘입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미국의 테마파크와 일정한 차별성을 갖게 된 것이다. 즉 인간의 삶과 역사, 공간의식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일종의 기억장치로서 시간성에 대한 개념이 집약된다. 과거에서 현재로 그리고 현재에서 미래를 조망하는 시간적 이동을 함축하면서 관람객에게 성찰과 역사인식의 계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프랑스의 두 테마파크 특성이 드러난다. 현실탈피와 능동적 참여를 통한 자기확인, 자아성취가 테마파크의 본질적 속성이라고 한다면 퓌 뒤 푸의 경우 방데 반혁명 봉기의 역사, 아스테릭스 공원은 로마에 맞선 골 족 선조들의 삶의 예지, 개성적인 생활문화와 의식이라는 특정의 테마를 기초로 하여 비일상적인 세계가 전개되는 가운데 여러 오락요소를 갖추어 테마파크의 속성인 배타성과 종합성을 주안점으로 운영된다.

    1992년 문을 연 디즈니랜드 리조트 파리15)에 비하여 경영수익과 지명도 면에서는 뒤지지만 투자규모나 배후 명성의 불리함 그리고 지역적 위치, 대부분 실외시설인 점 등을 감안할 때 퓌 뒤 푸, 아스테릭스 공원은 테마파크 운영상 주목할만한 사례를 보여준다.

    8)라스베이거스 호텔계의 실력자 스티브 윈(Steve Wynn)이 조성한 Wynn 호텔 등에서는 실제 카지노 시설과 규모를 축소하고 가족휴양형으로 과감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스티브 윈이 이전에 운영하던 벨라지오, 미라지 호텔 앞 야외에서 무료로 공연했던 분수 쇼, 해적선 쇼 등은 가족단위 관광객을 모으려는 공격적 마케팅의 일환이었다.  9)김희진, 『일본 테마파크의 사례와 전략』, 커뮤니케이션북스, 2008, p.4. 테마파크와 어뮤즈먼트 파크는 구분된다. 어뮤즈먼트 파크는 오락성과 흥미유발을 목적으로 단순유기시설이 모인 공간으로 통일된 테마가 결여되어 있다. 일정부지에 청소년과 유아를 주대상층으로 전율을 체험하는 thrill ride가 주축을 이룬다. 반면 테마파크의 중요한 특성은 특정 주제, 컨셉트와 스토리에 바탕을 둔 테마성, 현실과 다른 꿈과 환상의 세계를 제시하는 비일상성, 파크 내 모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환경에 일관성을 부여하여 오로지 해당 파크에서만 경험이 가능한 독특한 환경과 시설과 프로그램으로 동일한 이미지를 갖는 통일성, 가능한 현실세계로부터 격리되는 배타성, 레저성, 독창성 그리고 창의적 유희공간으로서의 기능과 오락, 여가, 문화, 정보, 교육 등 여러 요소들이 맞물리는 종합성 등으로 요약된다. 세계 테마파크 시장의 동향은 체인화를 통한 시장개편 활성화로 집약된다. 세계 10대 테마파크 중 아시아 지역이 4곳을 차지하는 등 아시아 시장이 급격히부상하고 있으며 (세계시장 점유율에서 북미 53.1%, 아시아 27.2%, 유럽 16.3%) 2004년 세계 50대 테마파크의 연간 입장객은 2억 5천 만 명이었다. - 위의 책, p.37.  10)넓은 의미에서 테마파크는 크고 작은 테마를 가지고 있는 놀이공원을 총칭한다. 전 세계 수천 개가 산재해 있는데 대표적 테마파크는 100여개 정도로 그 1/2이 미국(특히 캘리포니아주 12개소, 플로리다주 8개소 등)에 있다.  11)한국교육기술대학교 외, 위의 논문, p.50.  12)인문콘텐츠학회, 『문화콘텐츠 입문』, 북코리아, 2006, p.168. 디즈니랜드의 등장은 다음 세 가지 중추적 특징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 첫째는 애니메이팅 건축을 통하여 타고난 이야기꾼으로서의 월트 디즈니의 역량을 집약한다. 만화영화에서 선보인 캐릭터를 그대로 테마파크에 활용하여 건축물과 이야기가 결합된 형태의 놀이공원을 조성하였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매체로서 건축을 활용하여 여기에 애니메이션을 결합시킴으로써 종전 단순한 시각체험을 3차원 현실로 옮겨놓은 것이다. 두 번째는 완벽한 세부사항의 실현이다. 질서 있는 통제와 위안, 환대이라는 일견 상반되는 개념으로 등장인물 중 악당도 명랑하고 유쾌하게 형상화시킨다. 예측이 가능한 권선징악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면서도 오래 줄을 서있어도 무엇인가 즐거울 것이라는 일종의 ‘종교적’ 신념을 관람객에게 심어준다. 이 대목에서 현실, 시간, 공간 개념은 잠시 망각된다. 테마파크 안에 시계나 거울을 비치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리고 ‘감성 요소’가 추가된다. 언어 개입이 없어도 소통되는 가운데 현실과 전혀 다른 세계로 관람객을 인도한다. 오로지 감동과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를 부각시켜 재미와 기쁨을 부여하도록 정교하게 구성한다. 그 행복감은 건축물 설계로부터 세부사항 배치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지속되도록 장치해 놓는다. 관람객이 주연배우가 되고 운영자나 종업원이 조연이 된다. 이러한 특징은 전 세계 대부분의 테마파크의 기본구조로 원용된다. 여기에서 파생되어 테마파크는 i) 엔터테인먼트형- 가장 일반적인 놀이형으로 스토리가 담긴 시설물 중심으로 재미 제공에 치중한다 ii) 환경친화형- 지속가능한 삶의 환경추구를 목표로 일본의 허브 농원이나 영국 에덴 프로젝트 등이 여기에 속한다 iii) 교육형- 기존 박물관 등의 경직된 이미지를 탈피하여 창의력과 감성을 강조한다. 테마파크적인 구성과 구조를 건축과 전시 스타일에 도입한다. 미국 올랜도 엡콧 센터 등 iv) 경제모델- 쇼핑과 문화를 결합한 도시형 테마파크로서 테마파크가 현대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게 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거리 등 중심부 시가지가 여기에 해당된다. 도시 규모가 커지면서 도시는 외곽에 있던 테마파크를 도시 속으로 끌어들여 상품화하게 된다. 미래도시 건설은 도시 전체를 테마파크로 만드는 작업이 될 수 있다. - 위의 책, p.171.  13)김성일 외,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이해』, 넥서스 Biz, 2009, p.485.  14)손대현, 『문화를 비즈니스로 승화시킨 엔터테인먼트 산업』, 김영사, 2008, p.351.  15)파리 동쪽 32km지점에 위치한 디즈니랜드 리조트 파리는 1992년 4월 12일 5개 존으로 구성되어 개장 당시 의 명칭은 유로 디즈니랜드였다. 미국 디즈니사 투자 49.9%, 프랑스 정부와 기업, 개인 투자 50.1%로 마른 라 발레 지역에 파리 면적의 1/5에 해당하는 56ha 부지에 건축 연면적 18.9만평에 이른다. 디즈니사에 지불하는 로열티로 입장료의 10%, 기타 매출은 5%였다. 파리근교라는 지리적 강점과 프랑스 정부 및 파리시의 전폭적 지원으로 토지매입 혜택, 자금융자와 부가세 인하를 비롯한 세제상 특전, 인프라 조성에서 특혜를 받았다. 지역고속철도(RER) 노선을 연장시키고 TGV역을 신설하는가 하면 고속도로 A4 인터체인지를 가설하였다. 막대한 지원의 배후에는 EU내 프랑스의 리더십 강화와 새로운 국제적 부도심 건설의지 등을 통하여 도시기능을 제고하고 파리가 유럽의 중심에 자리 잡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건설기간 중 그리고 개장 초기에 혐오, 반대가 극심하였고 문을 연 뒤 수년 간 만성적자에 시달렸다. 과대투자에 비하여 비현실적인 매출예상으로 인한 금융이자 부담을 비롯하여 야외 테마파크 이용에 불리한 프랑스 북부의 기후적 요인 (동절기 습도와 기온저하 등),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 그리고 개인주의 성향으로 미국식 여가문화를 경멸하는 프랑스인들의 바캉스 인식이 주요 원인이었고 파크내 음주를 금지하는 초기 규정 또한 불리한 여건으로 작용하였다. 초기 연간적자 10.8억 프랑을 기록한 뒤 경영진을 개편하고 인원감축, 호텔폐쇄, 입장료인하, 맥주와 와인 등 일부 주류허용, 캐릭터 ‘미키’를 프랑스식 발음으로 ‘미케’로 부르는 등 적극적인 친화적 마케팅 혁신으로 유럽 내 테마파크 입장객 1위를 유지하면서 연간 1천 20만 명 관람객(2004년)을 기록하고 있다.

    3. 퓌 뒤 푸16) 사례 연구

       3.1. 방데 지방 역사의 독특성과 주민의식, 정서

    유럽지역 테마파크는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환경과 시설물 변화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입장객 수 변동추이도 그다지 큰 폭으로 등락이 없던 가운데 1992년 디즈니랜드 리조트 파리 개장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2004년 기준 테마파크 시장의 45%를 디즈니랜드 리조트 파리가 점유하였고 상위 5개 파크에서 유동관객의 85%를 차지하였다. 엄밀한 의미에서 프랑스 테마파크는 레저공원(parcs de loisirs)에 가깝다.17) 이른바 유원지 개념에 접근한 형태인데 점차 미국의 영향으로 테마파크라는 개념을 차용하여 변별력 강화에 나서게 되었다. 프랑스는 외국인 입국자 수에서는 세계 최고의 관광대국이지만 관광수입면에서는 미국, 스페인에 이어 3위에 올라있다.18) 프랑스의 상위 5개 테마파크는 디즈니랜드 리조트 파리-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디즈니랜드 리조트 파리 부지에 건립된 새로운 시설)- 아스테릭스 공원- 퓌튀르스코프 (중서부 푸아티에에 위치한 과학 테마파크)- 릴 동물공원- 퓌 뒤 푸의 순서이다. 디즈니랜드 리조트 파리가 짧은 기간에 프랑스 나아가 유럽 테마파크 가운데 최고의 관람객을 동원하고 매출수입을 올리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도 디즈니라는 브랜드 명성에 힘입은 바 크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테마파크의 1/2은 할리우드가 지배하고 있는 실정인데 영화, 애니메이션 등이 테마파크를 이끄는 원천이 되고 있다.

    테마파크는 무엇보다도 거대한 자금조달능력을 필요로 한다. 최소한 10억 달러에 이르는 초기투자에 호텔, 쇼핑센터 등 부대시설을 추가하면 천문학적인 자금이 소요된다. 재원조달을 주로 투자자와 금융기관에 의존하는 관계로 신뢰를 얻은 대기업이 주도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또한 영화와 테마파크간의 기술적 관계가 중요하다. 본질적으로 환대산업인 테마파크는 디자인, 연출, 캐릭터, 스토리. 의상, 조명 특수효과 같은 여러 분야의 기술이 영화제작에 쓰이던 것인 만큼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테마파크 기획의 노 하우가 집적된다. 월트 디즈니, 유니버설 같은 할리우드 메이저급 영화사가 테마파크를 보유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19) 그러므로 세계 최대 영화제작국인 미국의 테마파크 규모와 발전은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프랑스 역시 영화 종주국으로 높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현실에서 영화제작에서 집적된 경험과 아이디어를 테마파크로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데에는 소홀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1959년 만화잡지 『필로트』에 처음 발표한 르네 고시니(René Goscinny)와 알베르 우데르조(Albert Uderzo)의 만화 ‘아스테릭스’20)를 바탕으로 1989년 개장한 아스테릭스 공원에 비하여 1978년 시작된 퓌 뒤 푸는 보다 어려운 환경과 발전과정을 경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실재하는 캐릭터의 친숙성을 바탕으로 조성되는 공간과 달리 가시성이 희박한 가상의 공간을 구성하는 어려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상상하는 구체적 이미지가 없다는 사실은 퓌 뒤 푸의 초기 최대 난제였다. 더구나 테마파크 건설은 1,2,3차 산업 요소를 모두 포함하는 고난도 작업인 까닭에21) 일반적인 위락공간 조성과정에 감성소구와 창의지향이라는 대단히 어려운 과제가 추가된다.

    퓌 뒤 푸는 테마파크 입지를 위한 여러 조건 면에서 매우 취약하였다. 그러나 1978년 총체극 ‘시네세니(Cinéscénie)’의 첫 공연이 시작된 이후 30여년이 지난 지금 공원을 포함하여 연간 130만 관객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1989년 공연장 오른쪽 부지에 개장한 그랑 파르크(Grand Parc)와 함께 역사와 자연을 결합하여 지역이 경험한 역사의 상처를 전면에 그대로 드러내면서 화해와 상생의 대승적 일치를 노래하는 공연은 이 곳을 제외하고는 유사한 사례가 드물다. 프랑스 혁명 직후 혁명세력의 과격하고 일방적인 정책강행과 지역의 특성을 간과한 급진성향에 반기를 든 방데지역 주민들의 격렬했던 투쟁의 역사22)를 무대에 옮기는 작업은 자칫하면 조상들의 한풀이 마당이라는 편협한 시각으로 비쳐질 수 있었다. 깊은 상처를 간직한 역사를 감추거나 미화시키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어 무대화 시킨다는 발상의 전환은 지금도 여전히 준수되는 퓌 뒤 푸의 기본개념이다. 혁명시기 불타버린 성채와 유적이 폐허 그대로 방치된 배경에 매가 날고 숲과 나무가 우거진 환경은 적절한 무대로 활용이 가능했다.

    프랑스 혁명 이후 단행되었던 여러 무리한 조치와 급진적인 개혁정책은 불만과 저항이라는 반응으로 이어졌다. 방데 지방 농민과 성직자, 왕당파들은 무력 봉기를 시도하였다.23) 역사는 부정적 시각으로 방데 봉기를 해석하고 혁명이념을 저해하는 반동적 도발로 규정하기도 하였다. 방데 반란에 대한 다소 모호한 규명과 정의는 그 후 급격한 제도상의 변화에 대한 농민들의 소극적 자위권 발동을 중심으로 한 저항으로 재해석되었지만 보다 정확한 수용과 평가는 퓌 뒤 푸의 시네세니를 관람한 관객들의 고유한 몫으로 넘겨진다.

    방데 지역은 1793년 무력항쟁 이전까지만 해도 평온하고 안일한 일상을 누리고 있었다. 역동적인 주민들이 영위하는 삶에 대한 열정은 프랑스 혁명을 계기로 치열한 투쟁으로 변모하여 밀고 당기는 지루한 대립기간을 지속하였다. 공화군의 무차별 학살 이후에도 생존자들은 투쟁을 계속하였다. 게릴라 전술로 새로운 전투양상을 형성하였으나 모든 의심 인물을 완력으로 몰살하는 가운데 1793년 겨울부터 1794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진압은 절정에 이르렀다. 양측간의 강화계획은 박멸전략으로 선회하였고 두 방향으로 반란지역을 포위하면서 중화기로 휩쓸고 지나간 지역은 초토화되었다. 2년간의 전쟁 이후 방데지역은 평화를 갈망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불에 타 폐허가 된 퓌 뒤 푸 성은 1952년 역사유적으로 지정되었고 1978년 성을 무대로 하는 총체극 시네세니를 통하여 다시 소생하게 되었다. 요컨대 시네세니 공연은 방데의 아픈 역사를 재현하면서 지역정체성을 인식하고 동시에 과거에 얽혀있는 편협함과 정체를 벗어나 새로운 미래지향을 추구한다는 여러 층위의 의미를 표방하였다.24)

    과거 참혹한 수난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방데 지역은 여전한 역동성을 자부심으로 내건다. 농업, 수공업과 가내공업, 공업과 관광업이 균형 있게 발전하는 가운데 방데지역은 프랑스에서 성장기반이 튼실한 4개 데파르트망의 하나가 되었다.25) 방데 주민의 근면, 성실, 단합력은 결국 퓌 뒤푸 테마파크 조성, 운영의 중요 동력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3.2. 테마파크 운영의 새로운 패러다임, ‘시네세니’ 자원봉사26)

    퓌 뒤 푸에서 시네세니는 일종의 GIE(Groupement d’Intérêt Economique)형태로 운영된다. 야외 테마파크인 그랑 파르크27)는 SAS(Société par Actions Simplifiées)체제로 경영하는 독특한 구조를 갖추었다. 시네세니는 1978년 당시 국립행정학교(ENA) 학생이던 필립 드 빌리에(Philippe De Villiers, 현 방데 의회 의장)의 구상과 제안 그리고 적극적인 추진으로 시작되었다. 구성, 대본 그리고 연출에 이르는 전 과정을 담당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33년 동안 주요 흐름과 서사구조는 바뀌지 않았지만 무대 특수효과나 기술, 배경, 의상, 음악, 효과음 같은 분야는 매년 개선되고 있다. 최근에는 30m 이상 솟구치는 물줄기와 물 스크린, 불꽃과 첨단음향 등으로 시각, 청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퓌 뒤 푸는 일체의 외부 지원이나 협찬 없이 자체수입으로 운영되는데 이윤은 무대공연과 그랑 파르크에 재투자하고 있다. 시네세니의 주 무대로 퓌 뒤 푸 성이 그대로 활용되고 ‘유령 새들의 무도회’ 배경으로 쓰이는 고성의 폐허를 제외하고는 모두 고증에 따라 정교하게 신축되었다. 1978년 시네세니 첫 공연이 열린 퓌 뒤 푸에서 1989년 그랑 파르크를 조성한 목적은 1시간 30분 남짓한 야간 공연을 보기 위하여 먼 거리 이동을 주저하는 방문객의 동기유발을 촉진하고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이라는 필립 드빌리에의 설명처럼 이 테마파크는 연간 900,000명이상이 찾는 프랑스에서 유수의 테마파크 위상을 확보했다.

    방데(Vendée)→ 에페스(Epesses)→ 퓌 뒤 푸 (Puy du Fou)로 이어지는 행정구역 구분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을 통괄하는 지역정서는 방데 사람들의 향토애로 집약될 수 있다.28)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의 열정과 지역사랑은 불모지에서 이룩한 퓌 뒤 푸, 테마파크 성공의 원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무보수로 봉사하는 자원봉사자들, 이를테면 개인적인 문예옹호자(mécénats)라고 부를 수 있는 이들의 활동은 30년이 지나는 동안 독특한 하나의 개념으로 결속될 수 있었다. 이를테면 아마추어의 열정과 전문가의 책임의식과 경험을 조화시킨 복합성이 그것이다. 주중에는 생업에 종사하고 금요일, 토요일에만 공연에 참여하는 전통은 초기 400명의 자원봉사자(Puyfolais)29)가 3,200여 명 규모로 증가한 지금에도 여전히 준수된다. 배우, 기술진으로부터 안전요원, 프로그램 판매원, 주차관리요원에 이르기까지 여러 업무를 자원봉사자가 담당한다. 입장객과 수익 면에서는 그랑 파르크가 앞서지만 퓌 뒤 푸의 명성을 알리고 경쟁력을 높이는 촉매는 역시 시네세니 공연이다. 6월부터 9월까지 연 평균 28회 공연하는 시네세니는 불행했던 과거의 역사를 무대에 당당하게 드러내면서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는 미학적 관점과 더불어 재정적 독립이라는 기반을 확립하였다.

    2008년 시네세니 관람객 382,000명, 그랑 파르크 입장객 925,000명으로 연간 1,307,000 명이 방문하는 퓌 뒤 푸30)의 운영핵심은 그러므로 자원봉사자의 효율적인 참여와 재능결집에 있다. 연중 급여수령 근무자는 110명에 불과하고 시즌에 고용하는 임시직원 900명 그리고 3,200명 자원봉사자를 원활하게 조직, 운영하는 능력이 퓌 뒤 푸의 저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는 대략 9백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프랑스 전체 국민의 약 1/7수준으로 1개월 봉사시간 연 1억2800만 시간으로 82만 명의 직장인 근무시간에 해당된다.31) 1주일 평균 자원봉사시간은 4.5시간, 1년에 대략 8개월간 활동하며 전체 봉사자의 1/3은 연중 봉사에 참여한다. 자원봉사 관련 협회(기관)수는 약 80만 개이며 1년에 3∼4만개의 조직이 새로 출범한다. 자원봉사자를 의미하는 베네볼라(bénévolat)는 원론적으로 ‘좋은 뜻’을 수행하며 다른 사람의 필요를 위하여 ‘자유의사에 의하여 무상으로 행동’한다는 전제를 포함하고 있다.32) 이러한 사전적인 의미에 퓌 뒤 푸 자원봉사자는 가장 근접해 있다. 방대한 자원봉사 조직을 결성하고 운영하는 것 만큼이나 이들에게 동기유발을 촉진하고 보람과 긍지를 실감하게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

    급여를 받는 근무자는 매년 4월 그랑 파르크 개장 전에 교육을 받는다. 봉급수령자 중 상당수가 그랑 파르크 근무 이전에 시네세니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1998년 ‘주니어 아카데미’33)라는 자체 교육기관을 설립하여 매년 400여명의 젊은 자원봉사자들을 교육시킨다. 자원봉사자 뿐만 아니라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문화역량을 강화하는 취지로 23개 과정을 열어 예술과 문화, 무대기술에 관련된 분야에서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여 교육한다. 테마파크가 자체 인력양성기관을 설립하여 운영하는 매우 드문 사례로 이들 젊은 인력이 향후 퓌 뒤푸의 자원봉사를 촉진하고 경쟁력을 담보하는 자산으로 성장하고 있다. 성공적인 문화유적 원형보존, 지역정체성 형성과 지역민의 자발적 참여, 그랑 파르크 같은 유효적절한 부가 콘텐츠 개발, 3,200명 자원 봉사자를 능률적으로 조직하여 배우 1,200명 조명기자재 2,000대, 의상 6,000점 등을 운영하는 체계적인 팀 플레이 등이 퓌 뒤 푸를 독창적인 테마파크로 끌어올린 관건이 될 수 있을 것이다.34)

    필립 드 빌리에35)는 미셸 샤마르와 나눈 대담에서 퓌 뒤 푸가 거쳐온 일련의 험난한 과정을 회고하면서 특히 자원봉사의 성공의 의미를 크게 부각하였다.36) 필립 드 빌리에는 최고의 낙관주의자도 5년 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천명했던 자원봉사 시스템이 30년 이상 지속된 사실을 첫 기적이라고 평가했다.37) 지역 규모가 크지 않은 방데 지방에서 활동적이며 창의성이 충만한 자원봉사자들을 규합하여 아마추어의 열성을 식지 않게 격려하며 프로의 집요함과 노련미, 전문성을 갖추도록 이끄는 조직력과 교육의 힘이 여기에 뒷받침된다고 설명한다.38) 이러한 과정에서 집약된 운영방법은 조직관리와 교육훈련 프로그램 측면에서 연구할만한 사례가 된다. 필립 드 빌리에는 두 번째로 자원봉사자 간의 완벽한 협조체제 구축과 지속적 관심을 꼽는다. 아마추어와 전문가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3,200명이라는 대규모 공동체 속에서 협동과 역할분담이라는 경이로운 혼융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필립 드 빌리에는 세 번째 교훈으로 적자나 외부지원 없이도 장기적 문화활동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꼽는다. 역사를 통하여 문화는 보호자, 지원자 또는 공공-사설 기관, 단체 또는 시스템의 도움에 의하여 활동을 전개하고 전통이 이어진다는 오랜 믿음을 바꾸어 놓은 드문 사례로 기록될만 하다. 고정관념과 선입견에 대한 과감한 도전과 창의정신은 외부의 재정지원 없이도 문화예술이 번성할 수 있는 예증이 되고 있다. 1916년 모필리에(Maupillier)가족의 수난사를 서사전개의 중심축으로 삼으면서 다양한 무대예술을 펼쳐 보이는 총체극 시네세니를 처음으로 구상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78년 6월 16일 첫 공연이 4,000여명 관객 앞에서 선보인 후 자원봉사자는 인근 13개 코뮌에서 800명이 집결했고 10년 뒤 1,200명, 2001년에는 2,600명을 넘어섰다.39)

    유료 테마파크에 자원봉사자 제도를 활용하려는 시도는 혁신적이며 과감하였다. 그리고 30년 이상 동일한 기본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소수의 유급 근로자를 제외한 모든 인력을 자원봉사자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 또한 창의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 거기에는 지역민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정체성, 유사한 감정을 공유하는 오랜 연대감이 존재한다. 시네세니 공연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여느 테마파크처럼 만화나 영상 캐릭터를 중심으로 형상화하는 환상적인 비현실의 세계가 아니다. 복잡한 일상을 벗어나 잠시 일탈과 모험의 세계로 진입하려는 현대인의 욕구에 부응하는 일반적인 테마파크의 시도와는 일정부분 거리를 두고 있다.

    시네세니 공연이 의도하는 것은 방데 지역에 각인된 분쟁과 대립, 어두운 상처로 점철된 역사를 특정한 정치적 또는 종교적 관점에 따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역사를 세대와 세대를 거쳐 체험한 지역민들의 삶과 운명의 총괄적 의미부여에 관련한 것이다.40) 그러므로 특정한 지역의 불행했던 역사를 전면에 내세워 자칫 자기합리화로 강변하거나 한풀이 성격으로 치우칠 수도 있는 민감한 소재를 공개된 무대현장으로 이끌어내 모두가 수긍할 화해와 단결의 메시지로 전환하는 발상의 전환과 창의성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우선 지역민들의 내면에 오랫동안 자리잡아온 분열된 정서와 상처를 보듬고 공감대를 형성하여 화합의 장을 제공할 수 있었다. 지금도 세계 도처의 여러 양상의 분쟁과 대립은 대중예술을 통하여 치유되고 승화될 수 있는데 퓌 뒤 푸는 그 바람직한 사례가 될 수 있다.

    생각이나 직업, 가치관, 집안내력이 서로 다른 수천 자원봉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 활동하는 공연으로 테마파크의 사회적 통합기능을 입증한 것이다.41) 테마파크 공연을 통하여 방데의 역사는 프랑스 역사가 되고 방데 지역민의 역사가 프랑스 국민의 역사로 편입되는 과정은 한정된 지역범주에서 국가적 보편성으로 확산되고 나아가 프랑스를 이해하는 특별한 방식으로서의 글로컬 가치를 경험하게 해준다.42)

       3.3. 테마파크와 지역 상생

    퓌 뒤 푸의 정착은 테마파크를 비롯한 문화시설이 지역과의 연계를 통하여 지역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고 긍정적 이미지 창출과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43) 보다 넓은 의미로는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직, 간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행사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른바 공생의 가치는 인간과 자연, 도시와 자연, 과거와 현재, 현재와 미래 그리고 지역과 테마파크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하여 공통의 관심사를 구체화하는데서 발현된다.

    특히 테마파크는 대규모 투자자분과 넓은 부지가 요구되는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동시에 기후 등 자연요소에 크게 영향을 받는 1차산업으로서의 특성, 장치산업인 2차산업적 요소 그리고 서비스, 환대 산업을 포함한 3차 산업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는 복합산업이며 여러 레저산업 가운데서도 경영이 용이하지 않은 분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자금부담이 적고 해당 테마파크에만 존재하는 독특하고 다양한 테마와 컨셉트를 가진 중소규모 테마파크 조성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임을 감안할 때 퓌 뒤 푸는 적절한 성공사례로 꼽힐만 하다. 테마파크의 성공요인은 초기단계에서 목적과 특성화에 적합하도록 해당 지역의 문화적 특성과 자연적 입지조건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며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고유의 테마를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지역 관련산업으로 확대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실패사례가 많은 것은 경쟁적으로 무리한 사업을 전개하면서 특색 없는 주제설정과 충분하지 못한 예산 그리고 환경자원 훼손 등에 그 원인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퓌 뒤 푸 사례는 지역밀착형 창의적 테마파크의 전형을 보여준다. 퓌 뒤 푸에서 촉발되는 경제, 관광수익 증대는 주변 100km에 이르는 지역에 까지 파급효과를 미친다.44) 지역권에 3000명에 이르는 고용효과를 창출하고 이미 프랑스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여러 기관단체, 기업에서 벤치마킹 대상으로 선정할 만큼의 경쟁력과 독창적인 운영경력을 쌓아오고 있다. 이러한 성과의 바탕에는 새로운 투자나 과대한 재정지출 없이 지역 역사자원과 생태자원을 활용하여 테마파크 조성을 기획하였고 지역민의 관심과 인력활용에 성공하였으며 교육과 인재양성을 위한 주니어 아카데미 설립, 운영 등 경제적 자립과 재원적립 같은 역량에 힘입은 바 크다.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민들의 역사지식과 문화예술 향유, 체험 능력을 동시에 높이는 여러 긍정적 효과를 도모할 수 있었던 것이다. 퓌 뒤 푸의 지역공생 성공사례는 인근 코뮌에 지원금을 제공해오고 있다는 사실에서 증명된다.45) 이밖에도 자선공연과 우리나라에서 근래 활발하게 논의되는 이른바 재능기부 개념의 선구적 사례는 주목할만하다. 지역 문화시설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소속된 또는 인근 지자체, 기관단체에 지원금을 기부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쉽지 않다. 지역에서 기업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중의 하나가 지역사회 구성원의 신뢰라고 한다면 이 점에서 퓌 뒤 푸는 독특한 지역연계의 성공적인 사례를 조성했다고 말할 수 있다.

    적자 없는 문화활동을 이루기 위해서 퓌 뒤 푸가 추구하는 원칙은 무상, 무료(gratuité)와 낭비(gaspillage)를 엄격히 구분하는 경영전략에 있다. 엄격한 회계감사와 낭비요인에 대한 사전검토 등으로 창출하는 수익을 인근 지자체나 문화관련 단체와 기관에 채산성이 희박한 문화활동 지원비로 제공하는 동시에 퓌 뒤 푸 자체발전을 위한 재투자에 충당한다. 이 과정에서 퓌 뒤 푸는 지역의 공유한 정체성을 실현하는 공간이자 무대가 되었다. 시네세니가 공연되고 그랑 파르크에서는 프랑스 역사를 고증하는 시대별 볼거리와 탑승물로 상호보완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는 동안 공연장과 공원은 드라마, 영상물 등을 만드는 문화콘텐츠 제작현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훼손되지 않은 채 비교적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경관, 시설은 특히 시네세니 공연이 없는 기간 배우, 기술인력, 엑스트라와 스턴트 맨, 말과 의상 등을 자체 공급하여 영상제작에 활용된다.46) 30여년이 지나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관례순응, 타성, 인습을 배제하려는 공동체유지 노력 또한 중요 미덕이다. 필립 드 빌리에의 진술처럼 퓌 뒤 푸의 모험과 성공이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다. 특히 점차 가열되는 개인주의 성향과 젊은 세대들의 의식변화, 유럽연합 출범 이후 가속화되는 민족의식과 국가관의 퇴색 그리고 점차 범위를 넓혀가는 미국 대중문화의 지원을 받는 디즈니 계열 테마파크의 영향력 등이 중요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사실은 지역을 기반으로, 지역과의 상생을 도모하는 문화사업은 소기의 성공을 거둔다는 평범하지만 중요한 선례를 30여 년간 입증해온 퓌 뒤 푸의 지역공생 전략은 눈여겨볼 만하다.

    16)Puy라는 용어는 기원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프랑스 전역에 Puy라는 이름의 지역이 산재해 있는데 Auvergne의 Puy de Dôme이 대표적이다. 어원 라틴어 podium은 ‘고지’라는 의미로 평원을 내려다보는 높은 곳이라는 뜻이 있다. Puy du Fou는 평범한 구릉지대로 Petit Lay 계곡을 향하고 있다. Fou라는 표현에 대하여는 여러 기원이 있지만 라틴어 fagus에서 유래하여 너도 밤나무를 지칭한다는 것인데 이 수종은 이 지역에서 오히려 희귀하다는 것이다. - N. Delahaye, Les Grandes Heures du Puy du Fou, Pays et Terroirs, 2003, pp. 1∼3.  17)오영준, 「테마파크의 발전방안에 관한 연구」, 『관광정보연구』, 제20호, 한국관광정보학회, 2005, p.170.  18)그 이유는 대체로 다음과 같다. i) 지정학적 위치로 인하여 방문객 대부분이 유럽인들이다 ii) 국내관광시장이 활발하지만 대부분 무상관광에 치중한다. iii) 장소와 기간의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 iv) 숙박시설 노후 v) 관광산업의 질과 서비스의 불일치 vi) 교통연계망 불충분 vii) 다양한 관광활동이 가능하지만 프로그램 혁신과 고객배려 면에서 불충분. - 박지선 외, ?프랑스 테마파크 지역공생을 위한 운영전략?, 『한국프랑스학논집』, 제69집, 2010, p.228.  19)네모토 유우지, 『포스트 테마파크- 테마파크를 뛰어넘는 새로운 사업』, 박석희 외 역, 일신사, 2007, p.23.  20)1959년 만화잡지 『필로트 (Pilote)』에 처음 등장한 ‘아스테릭스’는 세계 54개 국가언어와 고대 라틴어 버전, 특수 방언 버전으로 번역되었고 유럽 유수 대학에서 교재로 채택되었다. 1961년 첫 단핸본 앨범 『골족의 영웅 아스테릭스(Astérix le Gaulois)』가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약 3억 권에 이르는 판매부수를 기록하고 있다.  21)자연현상에 크게 영향을 받는 1차 산업적 특성, 한꺼번에 대규모 첨단과학기술이 접목된 시설과 유지비 및 자본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으로서의 특성인 2차 산업 그리고 고도의 서비스와 운영,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3차 산업으로서의 필요충분조건을 모두 포괄한다. - 김창수 외, 『엔터테인먼트산업의 이해』,넥서스 Biz, 2009, p.143.  22)프랑스 역사에서 처참한 동족상잔의 비극은 모두 세 차례 있었다. 16세기 종교전쟁 당시 신교도 박해, 방데 주민들의 공화파 혁명정부에 대한 반기 그리고 1870년 프러시아와의 전쟁 이후 파리 코뮌파들이 정부군과 벌인 내전 등이다.  23)류제한, ?문화자원을 통한 지역활성화 전략: 방데의 퓌뒤푸의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프랑스학논집』, 제56집, 한국프랑스학회, 2006, p.341. 1차 원인은 경제, 사회적 불만이었는데 식품규제령과 물가앙등과 총체적인 궁핍으로 나타났다. 2차 원인은 정치, 종교적으로 보수성향이었던 방데지역을 자극, 불만을 팽배시켰다.  24)위의 논문, p.347.  25)Jerome Barrier et al.,Vendee Encyclopedie Bonneton, Christine Bonneton Editeur, 2003, p.270. 20세기 들어 방데지역의 번영은 ‘서부의 일본인’이라고 불리는 방데인들의 근면성과 실용적인 경험의 풍부함에서 비롯된다. 투철한 근로정신은 경영자, 간부로부터 근로자에 이르기까지 공통의 미덕이 되었다. 방데에서는 산업분야봉급생활자 파업일수가 프랑스 전체 평균의 1/9라는 통계(INSEE조사)가 발표되었다. 범죄, 위법율은 36%로 방데가 속한 Pays-de-la-Loire 레지옹의 46%, 프랑스 전국 평균 64%에 비하여 매우 낮다.  26)이 장에서 언급되는 내용은 퓌 뒤 푸/그랑 파르크 홍보담당 Madame Martine과의 2009년 7월 현지면담과 제공된 자료에 의한 것임.  27)그랑 파르크는 1989년 개장하였는데 매일 60여 공연, 4개 마을, 24개 식당 그리고 2곳의 테마호텔로 구성되어있다.  28)류제한, 위의 논문, p.342.  29)Puy du Fou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를 지칭하는 Puyfolais는 peu (또는 feu) follet라고 부정적으로 폄하하는 표현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인간공동체를 형성한다고 주장한다.  30)2008년 매출 시네세니 7,273,000유로, 그랑 파르크 30,900,000 유로 총 39,173,000유로. 2009년 투자액은 시네세니 1,300,000유로, 그랑 파르크4,200,000유로.  31)임문영, 「프랑스의 문화자원봉사자 활동사례」, 『상상/하다』, 아지, 2006, p.257.  32)위의 책, p.258.  33)주니어 아카데미는 시네세니 공연 휴지기인 9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교육을 실시한다.  34)임종수 외, 「드라마 테마파크, 문화콘텐츠와 지역의 만남: 프랑스 ‘퓌 뒤 푸’사례를 중심으로」, 『방송문화연구』, 제22권 1호, 2010, p.150.  35)퓌 뒤 푸의 대명사인 필립 드 빌리에가 보여준 역량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역사 문화적 정체성을 몸으로 체험하여 내재화시키고 강한 책임의식과 자부심으로 역할 순환을 통한 지속적인 동기화 작업을 수행한다.” - 위의 논문, p.164.  36)Philippe de Villiers, L’Aventure du Puy du Fou (Entretien avec Michel Chamard), Paris, Albin Michel, 2005. p.168.  37)위의 책, p.168.  38)위의 책, p.168.  39)자원봉사자는 모두 협회에 소속되어 무보수로 일한다. 마을부, 기술부, 서비스부 같이 각기 분화된 팀제로 운영되는데 마을부는 직접 공연에 참가하고 서비스부는 운영지원 그리고 기술부는 조명, 음향, 레이저 등 무대운영과 휴지기에 경관시설과 동물관리 등 특화된 업무를 담당한다.  40)이원 외, 위의 논문, p.162.  41)위의 논문, p.162.  42)위의 논문, p.163.  43)우선 지역개발 효과를 들 수 있다. 개발단계부터 도로, 통신, 교통, 숙박시설 등 인프라 건설에 투자가 이루어지고 주변상권 활성화, 개장 후 서비스 인력고용창출 등 지역개발 효과는 매우 높다. 특히 문화서비스오락 분야의 고용계수가 10억 원 생산 당 10.7명 (전 산업평균은 7.8명), 교용유발계수는 15.8(전산업평균은 12.4)로 월등하다. 아울러 지자체 세수가 증가하고 지역발전과 인프라 건설투자에 직, 간접효과를 끼친다. 용인 에버랜드가 용인시에 납부하는 지방세는 연 50억원을 상회한다. - 김창수, 『테마파크의 이해』, 대왕사, 2008, pp.78∼80.  44)Puy du Fou, Dossier de Presses 2009, p.13.  45)특히 FLAC (Fond Local d’Animation Culturelle)를 통하여 지원되는 예산은 매년 30000 유로로 25년간 총 47만 유로를 후원하여 인근 코뮌의 문화재, 문화시설 보수, 영화필름 복원 등에 사용된다. Puy du Fou, Dossier de Presses 2009, p.13.  46)1983년부터 퓌 뒤 푸를 배경으로 하는 역사영화를 기획하여 1987∼1988년3500만 프랑을 투입하여 제작에 착수하였다. 라는 이 작품은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였으나 방데지역에 대한 고정관념과 인식을 개선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퓌 뒤 푸에서 진행되는 영상촬영은 직접수입보다는 방송매체와 영상매체 활용을 극대화하여 미디어를 통하여 지역과 테마파크, 공연을 소개하는 홍보효과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Tour de France 사이클 경주대회가 1993년, 1999년 두 차례 이곳에서 진행되었고 2008년에는 미스 프랑스 선발대회가 열렸다. - 임종수 외, 위의 논문, pp.165∼166.

    4. 아스테릭스 공원 사례연구

       4.1. 프랑스 캐릭터 산업

    테마파크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있어 스토리의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이 스토리를 구체화하는 접근방법 선택 그리고 관련된 여러 시설과 환경에 대한 배려 등이 여기에 수반된다. 현존하지 않는 것을 테마로 설정하는 테마파크는 재현과 연출면에서 어려움이 많다. 이 경우 방문객들의 머릿속에 어느 정도 기억되며 공감대를 확보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하는 스토리는 대단히 유리한 조건을 부여한다.47) 이 점에서 디즈니 계열의 테마파크는 절대적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48) 1955년 첫 디즈니랜드 조성 이전까지 많은 영화를 통하여 관객에게 익숙한 디즈니 영상물 그리고 그 이후계속 출시된 애니메이션과 실사영화는 가장 확실한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었다. 퓌 뒤 푸가 이러한 점에서 취약점을 드러냈다면 아스테릭스 공원은 아스테릭스라는 캐릭터49)가 가진 긍정적인 선호도를 바탕으로 서사전개와 친밀도 형성면에서 상대적 수월성을 나타낸다. 캐릭터가 갖추어야 할 여러 요소를 고루 갖춘 아스테릭스는 르네 고시니와 알베르 우데르조가 1959년 탄생시킨 이후 프랑스 국민 캐릭터가 되었다. 제9의 예술50)로 인식되는 만화에서 출발하여 캐릭터를 상품화, 테마파크화 하는 등 부가가치 창출면에서 프랑스는 미국, 일본 등에 비하여 아직 뒤지고 있다.51)

    1992년 개장한 디즈니 리조트 파리가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집객력으로 7조 원 매출을 올린다면 1989년 문을 연 아스테릭스 공원은 약 5천억원으로 규모상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아직은 취약하지만 아스테릭스 공원을 주목하는 이유는 아스테릭스와 동료 오벨릭스 그리고 같은 마을에 사는 골 족 캐릭터로 한정된 장소성과 인물상의 통일성, 동질감을 확보하였고 기원전 50년 경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적 계기성 그리고 디즈니캐릭터의 개성과 서사구조에 비하여 상당부분 유럽인의 정서와 취향에 부응하는 스토리 등 여러 잠재적 요소에 힘입은 바 크다.

       4.2. 테마파크와 캐릭터, 스토리텔링

    테마파크에서는 관람객에게 호기심을 유발하도록 여러 장치와 환경을 제공한다. 시대배경은 그러므로 친숙한 곳이나 익숙한 상황으로 설정하여 몰입을 유도한다. 여기서 캐릭터가 제공하는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이 드러난다. 캐릭터는 이야기 성공을 가늠하는 핵심요소이며 그중 특히 주인공캐릭터는 관객이 자신의 감정과 의지를 대입할 수 있도록 인간의 욕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52) 이 점에서 아스테릭스 공원의 경쟁력이 확보된다. 디즈니랜드에 조성된 여러 인물, 동물 캐릭터가 대체로 가공적인 환상에서 창조된데 반하여 아스테릭스의 경우 만화의 주인공이라고는 하지만 관람객 자신의 민족정서에 부합하거나 외국인 관람객으로서는 프랑스 역사의 특징적인 한 대목에 접근한다는 호기심과 이국취향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스테릭스 공원에 배치된 여러 캐릭터 즉 아스테릭스와 동료 오벨릭스 그리고 파노라믹스, 아쉬랑스투릭스, 아브라라쿠르식스 등 다양한 개성의 군상들을 하나의 계열로 묶는다면 여기에 맞서는 적대적 캐릭터는 시저와 로마 군대이다. 대중서사 이론의 정석을 밟으려면 대항세력 즉 안타고니스트에게는 외모와 성격면에서 주인공 못지않은 화려함과 카리스마를 부여하고 있다. 아스테릭스 공원에 시저에 관련된 시설이나 탑승기구, 전시공간, 원형 경기장 등을 눈에 띄게 배치한 것도 주인공과 적대세력의 갈등과정에서 나타나는 시각적 효과와 심리적 대립의 극단화를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테마파크는 일종의 서사물이므로 의미전달을 위한 구조체로 형성된다.53) 이 의미전달이 시간의 연속성을 중심으로 공간구조와 상징의 활용으로 이루어지는데 여기서 향수라는 개념이 서사와 결합되면서 감성소구를 강화한다. 테마파크의 내용 요소는 향수를 만드는 직접요소로 테마파크 방문 전에 여러 경로를 통하여 이미 형성된 1차 향수와 방문과 함께 이루어지는 2차 향수로 구분된다. 향수는 테마파크를 향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요소인 동시에 관념적 울타리를 형성하면서 특히 재방문을 유도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스토리텔링은 상대방에게 알리고자 하는 바를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로 전달하는 일련의 절차와 행위를 의미한다.54) 이때 이야기는 특정 집단을 목표로 삼아야 효과가 증가하며 내용은 듣거나 보는 이를 자극하여 몰입으로 인도할 수 있다. 이야기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먼저 사건이 존재해야 한다. 이야기는 사건을 중심으로 형성되며 사건 속에는 이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리고 사건이 어떤 양식으로 전개되어 가는지 알려주는 과정이 있다. 이 점에서 아스테릭스 공원의 스토리텔링과 서사구조 그리고 향수유발 요소는 매우 단순하며 인상적이다. 시저 군에 패배하여 로마 예속으로 들어간 계기를 이루었던 골 족의 영웅 베르생제토릭스 처럼 ‘......릭스’로 끝나는 이름을 가진 골 족 주민들이 자신의 영토를 침략한 로마군을 골탕 먹인다는 단선적인 줄거리 아래 골 족의 자존심 고양이라는 주제를 일관되게 끌고 나간다. 이 과정에서 시, 공간상의 배경과 모티브가 다양하게 등장하여 흥미를 고조시키는데 프랑스 민족성의 여러 단면을 드러내는 에피소드와 해프닝 그리고 역사적 사실의 팩션화 등으로 구성된다. 이미 여러 권의 만화와 영화에서 캐릭터들의 존재를 접한 관객들은 몰입으로 용이하게 인도된다. 테마파크에서 캐릭터를 활용하여 스토리텔링을 구성할 경우 기존 캐릭터를 도입하는 경우와 신규 캐릭터를 개발하는 사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전자의 경우 이미 성공한 캐릭터를 응용하는 관계로 홍보와 프로모션에서는 안정적이다. 그러나 성공한 캐릭터를 활용하기 위하여 초기 투자와 지속적인 부담이 크며 관람객들의 기대치를 충족하기 위하여 여러 기회비용이 소요된다.

    그러므로 익숙한 캐릭터라는 장점을 활용하면서 지속적인 스토리텔링 확산을 통한 콘텐츠 개발이 필요한데 아스테릭스 공원의 경우 시저가 이끄는 로마군대를 궁지로 몰아넣는 줄거리와 등장 캐릭터들이 체험하는 낯선 이국정취를 배경으로 삼는 관람객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특성화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이 본격 출범하면서 자칫 희석될 수 있는 프랑스 고유의 민족정서와 기질, 자부심을 캐릭터를 통하여 재현, 강조하는 구조로 짜여있다. 캐릭터는 인간보편의 내면감성을 극대화하는 사건과 이야기 아래 움직이면서 특히 고증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일상의 눈으로는 생경한공간설정과 독특한 이름붙이기 작업55)을 통하여 감성을 자극하는 창의성을 도모한다. 기원전 50년 경 골 족들의 생활 근거지를 재현한 공간과 배경은 그 자체로 볼거리가 되지만 곳곳에 잠복하여 돌출하는 캐릭터들의 등장으로 의외성을 높이면서 골 족이 살던 시대에 대한 호기심과 향수를 유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 로마 신화시대 이후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의 중요한 연대기를 상징하는 구역별로 관람시설과 놀이기구, 탑승물 등이 설치되어 있다. 디즈니랜드 테마파크의 기본개념이 가족 연대감 고양, 현실을 일탈한 환상의 세계로의 인도 그리고 디즈니 자신이 선호하는 특정취미를 향한 관심노출, 애국심 고취 등으로 집중되는데 반하여 아스테릭스 테마파크는 일견 산만하고 취향과 인식에 따라 각기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는 점에서 변별력을 가진다.

    퓌 뒤 푸가 역사성에 바탕을 둔 지역 자부심 고취를 단초로 개념을 확장시키며 테마파크를 조성한 반면 아스테릭스는 테마파크 경영의 정석을 밟는다. 퓌 뒤 푸에서 캐릭터 개념이 거의 존재하지 않거나 특정 인물, 동물이 아닌 역사 연대기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표면에 내세운 반면 아스테릭스 공원은 주인공을 비롯한 일군의 캐릭터와 연계한 다양한 공간, 환경조성 그리고 프로그램 개발로 투자 대비 적정 이윤창출의 궤도에 접어들었다. 역사나 규모면에서 현격한 수월성을 보이는 디즈니 랜드에서 관련 상품 매출은 전체 입장객의 27.5%이며 아스테릭스의 경우 18.5%를 나타낸다. 투자와 입장객 숫자만을 대비한다면 외형적 지표로는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아스테릭스 공원은 비록 로마군에 패배하여 일정기간 식민지 지배를 경험하였지만 자랑스러운 민족사의 원천을 이루는 아스테릭스와 일군의 등장인물을 활용한 테마파크를 통하여 역사문화 차원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개성적인 캐릭터들의 언행, 스토리텔링에 따른 상호관계망 조명에서 인간성 탐구와 삶의 방법까지 추론하는 인문학적 정신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캐릭터가 단순한 마케팅, 홍보, 수익증대를 위한 도구적, 기계적 장치가 아니라 인간의식, 문화가치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창의성을 일깨우는 핵심적 용도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47)김희진, 위의 책, p.45.  48)월트 디즈니는 1928년 세계최초의 유성영화 <증기선 윌리호> 흥행성공에 힘입어 미키마우스 봉제 인형을 탄생시켰고 이것이 캐릭터 산업의 효시가 되었다. 1930년에는 만화를 연재하였으며 출판, 캐릭터 상품화, 놀이공간으로 확장전략을 꾀하였다. 1950년 찰스 슐츠의 만화 <스누피와 찰리 브라운>이 발표되면서 2차 세계대전의 공황 속에서도 인기가 급등하여 디즈니와 더불어 세계적인 캐릭터로 성장하였다. - 김영현, ?캐릭터가 테마파크의 전체적인 이미지 형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동국대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9, p.30.  49)미국의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의 저서 『하이테크 하이터치』에서 강조한 휴먼터치 개념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가 활용된 곳이 테마파크이다. 상징을 활용하는 테마파크는 고유의 캐릭터를 통하여 정체성을 표출하고 의미를 전달하므로 다른 상징에 비하여 진부하지 않은 상징의 수단이 될 수 있으며 소통방법의 한계를 초월하여 국제적인 언어를 구성할 수 있는 거대한 커뮤니케이션 체계라 할 수 있다. (.....) 테마파크 산업에 있어 경쟁적으로 이용자의 수요와 욕구를 충분히 만족시키고 매력을 표출하는 수단으로서의 상징 즉 캐릭터의 활용은 불가피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위의 논문, pp.2∼3. 우리나라 테마파크에서의 캐릭터 이용은 아직 소극적인 편이다. ID형성과 홍보, 일부 상품에 활용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50)연극-회화-무용-건축-문학-음악-영화-사진-만화 (제9의 예술)  51)프랑스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캐릭터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독립된 비즈니스가 아니라 라이선싱 비즈니스의 하부구조로 인식하는 등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개념이지만 전통적인 만화강국 위상으로 벨기에 출신 작가의 작품이기는 하지만 <탱탱(Tintin)> 같이 역사가 긴 캐릭터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문구, 팬시 산업의 발전이 매우 더디다. 학교에서 사용하는 문구의 종류와 구입처를 자체적으로 지정하는 까닭도 있고 일부에서는 학교에서 지급하면서 학교지정범위를 벗어나는 문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하기도 한다. -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캐릭터 비즈니스』, 2006, p.204.  52)한국기술교육대학교 외, 위의 논문, p.97.  53)이상원, 김명석, 「서사구조에 근거한 테마파크 디자인」, 『디자인 연구』, 제38권, 한국디자인학회, 2000, pp.52∼53.  54)한국기술교육대학교 외, 위의 논문, p.80. 일본의 미야시타 마코토는 전세계 1천억 달러에 이르는 21세기 캐릭터 비즈니스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부가가치로 ‘공감’을 들고 있는데 이 공감을 발현시키는 원동력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일본의 헬로 키티, 포켓 몬스터 미국의 미키 마우스와 스누피 같은 장수형 캐릭터의 공통된 성공전략 중의 하나가 스토리텔링에 기반을 둔 다양한 에피소드 도입이다. - 유진룡 외,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이해』, pp.48∼49.  55)테마파크 캐릭터는 대부분 쉽게 입에 오르내리기 위하여 발음상, 의미상 친숙한 이름을 갖는데 반해 아스테릭스는 원작 만화대로 ....ix로 끝나는 골 족 당시의 이름을 부여한다.

    5. 테마파크 재방문 창출전략, 재현과 환대

    테마파크의 배경으로서의 환경, 그 본질을 살펴볼 때 무엇보다도 재현의 개념이 두드러진다. 이미지는 특정 사물의 재현에 의하여 완전히 독립된 것으로 재탄생된다. 디즈니가 창조한 미키마우스는 쥐라는 혐오스러운 동물을 귀여운 친구, 일상의 반려로 재탄생시켰다. 사람들은 미키마우스를 쥐로 인식하지 않고 만화 속 주인공, 다정한 이웃으로 받아들인다. 테마파크에서는 캐릭터만이 아니라 공간자체가 미키마우스와 같은 이미지로 부각된다. 즉 테마파크의 공간속성은 재현개념의 지배를 받는데 이를 위하여 의도적 연출기법이 동원된다. 가시적 요소나 현상은 물론이려니와 심리적 요소까지도 철저하게 계산하여 반영하는데 이용자로 하여금 몰입이 가능하도록 여러 특성을 활용한다. 행복, 청결, 즐거움만 선사해야 하는 테마파크에서는 추하고 불결한 것을 회피하고 아름답고 신비한 것만 표현하고 눈에 보이는 부분을 완벽하게 장식, 배열한다. 이를테면 의도적선형(線形)구성으로 관람객의 동선을 통제하며 조정한다. 스토리 구현을 위하여 눈에 띄는 전면에 집중하는 탓에 뒤쪽이나 지붕 등에는 소홀한 것이 상례이다.56) 근래 테마파크의 트렌드로 스토리 전개를 위한 구체적 연출방법이 다양화가 이루어지는데 하드웨어 성격에서 소프트웨어 속성을 강조하는 의도적 연출기법이 강조된다. 테마파크를 일종의 연출예술로 정의할 수 있다면 의도성, 정확과 과장 그리고 세심함이 수반되어야 한다.57) 그러므로 기획력이 관건이 되며 재현과 환대를 통한 감성자극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퓌 뒤 푸 공연을 통하여 종전 살벌하고 거북했던 역사 연대기로 인식되던 방데 반란은 민중의 자위권 행사를 위한 봉기로 이미지를 바꿀 수 있었고 아스테릭스와 동료 오벨릭스 등은 2000년 전 프랑스인들의 조상 골족의 가공인물을 친근하고 익살맞은 캐릭터로 변형하여 로마인에 의연히 맞서는 민족자존심의 상징으로 연출해 놓았다. 아스테릭스 만화가 다소 현학적이고 지은이의 세계관과 철학을 장황하게 연역해 놓았다면 아스테릭스 테마파크에서는 이를 보다 친근하고 일상적인 차원으로 이끌어 들인다.

    테마파크는 일반 유원지나 어뮤즈먼트 파크와는 구별되어야 한다. 놀이 기구나 탑승물은 다른 시설에도 존재한다. 테마파크의 어트렉션은 테마파크의 고유성을 살리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일종의 배타성을 지닌다.58) 이렇게 볼 때 퓌 뒤 푸와 아스테릭스 공원의 재현양상은 차별성과 동시에 공통점을 나타낸다. 퓌 뒤 푸는 우선 역사적 사실에 따라 표면화작업이 이루어지고 민족사를 소재로 하면서 역사를 향한 몰입과 이해를 기대한다. 이를 위하여 무대공연과 빛과 소리, 나레이션 같은 감각요소를 자극하면서 일종의 객관적 재현을 목표로 한다. 아스테릭스의 경우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만화원작에 일정부분 의존하는 만큼 창의의에 표면화 작업이 핵심을 이룬다. 그러므로 가상소재를 활용하여 호기심, 상상력 그리고 희화적인 감정효과를 여기서 기대하는 것이다. 전설차원의 인물, 만화의 주인공을 재현소재로 삼은 까닭에 퓌 뒤 푸와 비교할 때 즐거움, 상상력 촉발, 심리적 만족감 부여라는 테마파크가 구현할 미덕 차원에서 상대적 강점을 보일 수 있다.59)

    재현양상에서 다소 차이가 나타날 수 있지만 테마파크는 환대라는 개념을 공통점으로 지닌다. 1950년대 탑승물 위주로 운영되던 당시 유원지에 감성적 문화의 가치를 도입하여 본격적 테마파크 시대를 연 이후 테마파크는 제각기 특정 테마파크 재현과정을 통하여 외부세계와 단절된 독립공간으로서 건축, 조경, 음악, 디자인, 조명, 음식, 상품 같은 다양한 매체가 집결된 종합유희 환대 공간으로 변모하였다. 그러므로 이미지 재현이라는 목표 아래 창의성 구현, 감성 자극, 환대를 지향하는데 퓌 뒤 푸의 경우 역사재현의 무대화와 공원 구조물 조성과 관련 프로그램 운영으로 역사문화 인식확산, 의식전환을 겨냥하고 아스테릭스 공원은 만화, 영화, 팬시제품 등으로 이미 익숙한 국민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워 관심과 몰입을 유도하는 것이다. 두 사례 모두 인간중심, 인간탐구라는 프랑스 문화의 연면한 전통을 승계한다. 퓌 뒤 푸 공연에서는 강렬한 조명 아래 나레이션과 대화, 무용을 포함한 여러 동작과 승마 장면 등을 통하여 제시하는 것은 역사 속에서 살아 숨쉬는 인간의 모습이다. 퓌 뒤 푸의 시네세니 공연은 상상적인 인물과 가족사를 통하여 방데 지방 역사를 재현의 제재로 삼고 있지만 결코 프랑스 한 지역의 주변적인 이야기로 국한시킬 수 없는 폭과 깊이를 보여준다. 방데지방의 역사가 프랑스 역사에 나타난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종교적 갈등의 대표적 연표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분열된 지역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나아가 대승적 화해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지역홍보나 경제수익 효과를 넘어서는 유, 무형의 가치를 보유할 수 있는 것이다.60)

    아스테릭스 공원에서는 과장된 개성과 희화화된 스토리를 통하여 인간 내면에 잠재한 본성과 감정요소를 풍자적으로 드러내 보인다. 앞에서 언급한 의도적 연출기법이 여기서 작용하는데 드러내 보이려는 본질을 응축하여 더 과장되게 표현함으로써 프랑스 문화의 중요 특질의 하나인 plaire와 toucher 즉 기쁨을 주는 가운데 감동을 야기하는 재현양상을 구현하려 한다.

    이러한 감성연출을 통하여 관람객을 한 가지 테마로 묶는 환대의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 이 환대개념은 스토리텔링에 의해 철저하게 짜여진 각 본성을 바탕으로 연출에 따른 환경을 조성하고 관람객이 주연인듯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도록 여러 감각을 자극함으로써 구체화된다. 테마파크는 개발 초기 이후 정확성이나 효율성보다는 사람을 환대한다는 사고에 기반을 두고 있다.61) 관람객을 환대하는 기준을 모든 것에 우선하는 기준으로 삼고 여기에 맞추어 기술과 노하우를 개발한 점을 감안할 때 감성산업으로서의 테마파크의 특성은 더욱 부각된다.

    충실한 이미지 재현과 성실한 환대의 효과는 재방문이라는 테마파크 운영의 핵심목표로 구현된다. 테마파크 시설과 어트렉션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방문객수의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신규고객 역시 감소경향을 보인다. 근거리권의 고객들은 2∼3년을 임계점으로 한계를 드러내고 원거리에서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비교적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그 이후 포화곡선을 그린다. 이른바 거리저항 핸디캡이 신규고객 감소로 이어지면서 재방문율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62) 이미지 재현과 환대가 재방문을 이끄는 요소라면 관람객 감소에 대비하는 가장 유용한 방안은 역시 재현과 환대에서의 변화일 것이다. 콘텐츠에 대한 끊임없는 변화부여와 직원과 출연진 재교육63), 관람객에 대한 체험기회와 농도증가 노력, 체류시간 연장시도 등이 필요하다. 퓌 뒤 푸의 주니어 아카데미 운영과 비수기 동안의 재교육, 그랑 파르크 시설 보완, 증축과 프로그램의 정기적인 변화, 교체는 필수적이다. 그리고 대도시에서 상대적으로 원거리에 위치한 지역적 특성을 감안하여 퓌 뒤 푸는 TGV가 정차하는 앙제역에서 직통 셔틀버스 운행 등을 시행하고 있으며 아스테릭스 공원은 파리 루브르 지하 주차장에서 직행 셔틀버스 같은 고객 서비스를 확충하고 있다. 아스테릭스 공원의 경우 기존에 출간된 만화가 프랑스와 유럽 각급 학교 교재로도 사용되는 등 높은 지명도를 활용하여 공격적인 연계 마케팅을 펴기에 적절한 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56)최성은, 「테마파크 재현적 공간과 표현특성에 관한 연구」,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3, p.11.  57)위의 논문, pp.88∼89.  58)위의 논문, pp.20∼21.  59)위의 논문, p.76.  60)임종수 외, 위의 논문, p.162.  61)네모토 유우지, 위의 책, pp.7∼8.  62)재방문률이 대단히 높은 (97%) 일본 도쿄 디즈니랜드의 경우 10회 이상 재방문객이 60%를 넘고 30회 이상도 20%에 이른다. 연 1700만명이 찾는 이곳은(개장이후 10년간 연 2억 7천만 명 관람) 고객감소 방지를 위한 노력으로 추가투자와 생동감 유지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 김희진, 위의 책, p.62.  63)교육투자를 억제할 경우 3년차부터 입장객이 감소한다는 통계가 발표되었다. - 이토 마사미, 사람들이 모이는 테마파크의 비밀』, 박석희 역, 일신사, 2002, p.61.

    6. 우리나라 테마파크 발전 대안

    세계 50대 테마파크 중 우리나라는 3곳이 포함되어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을 이루고 있으나 국내 대규모 테마파크는 대부분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 집중되어 있고 1인당 매출액이 일본의 1/4 수준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콘텐츠 빈약과 재투자 제약 등 내, 외부적으로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전국적으로 테마파크와 중소규모 테마파크를 포함한 복합 리조트 단지 개발계획이 추진되고 있어 중복투자와 과잉공급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09년 조성된 창경원에 1960년대 약간의 놀이시설을 설치하여 벚꽃놀이 이벤트를 벌인 것을 효시로 1973년 어린이대공원 놀이동산이 개장되었고 1976년 용인자연농원 (지금의 에버랜드)이 과수단지, 동식물원, 사파리와 놀이시설을 갖추고 문을 연 것이 테마파크 개념의 최초 구현이었다. 그 후 과천 서울랜드, 드림랜드에 이어 대규모 시설로 롯데월드가 개장하였다. 이어 우방타워랜드, 양산 통도환타지아, 영천 금호랜드, 속초 플라자랜드, 대전 꿈돌이 동산 등이 운영되고 있지만 상위 3곳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소규모 종속적 또는 보조적인 테마파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하고 창의력과 감성을 고양하면서 시장이 이끄는 변화를 반영,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견인하는 것이 현대 테마파크에게 부여된 소명이라고 한다면 지금까지 국내용에 머물렀던 테마파크의 성격을 복합문화공간으로 확대하여 한류, 대중문화 그리고 우리의 전통문화를 융합하고 넓게는 아시아 문화를 포용하면서 아시아인의 감성을 표현하는 새로운 창의성 도입이 바람직 하다. 테마에 대한 면밀한 연계작업으로 인근관광지, 영상촬영지, 공연 전시장 그리고 역사시설을 연계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퓌 뒤 푸 시네세니 공연의 주제처럼 제주 4.3사건, 광주민주화운동, 충북 영동 노근리 사건 같은 우리 현대사의 특징적 한 대목을 총체극으로 무대에 올려 브랜드 공연으로 상품화 하거나 역사적 인물을 캐릭터로 삼아 아스테릭스 공원 같은 역사문화 테마파크 조성 등도 가능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영상, 음향, 컴퓨터 그래픽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콘텐츠 개발과 드라마, 영화와 관련된 테마개발 등 창의적인 발상의 전환이 과제로 남는다. 요컨대 한국적 정서를 주제로 하면서 다양한 외래문화를 포용하는 문화 정체성 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과 같은 국적불명 놀이시설 위주의 선진 테마파크 모방으로는 집객력과 재방문 경쟁력에서 현저한 취약성을 드러낼 것이기 때문이다. 테마파크를 상징하는 캐릭터나 역사적 연대기 설정과 함께 민간기업과 정부, 지자체가 공동 참여하는 자금투입의 대형화 그리고 무엇보다도 수도권에 70%이상 집중된 테마파크 상권의 한계 극복이 선결과제이다. 이제 테마파크에는 단순히 놀이공원 위주의 위락기능뿐만 아니라 숙박, 쇼핑, 식음료, 컨벤션, 카지노, 전시장 등을 구비하여 사계절 전천후 이용가능한 관광중심지로서의 기능이 부과되었다.

    프랑스 퓌 뒤 푸의 지리적 열세 극복 사례나 과거 황무지였던 파리 북부 플레이이(Plailly) 지역 개발로 조성된 아스테릭스 공원의 특성화 전략은 이 경우 참고할 만하다. 요컨대 각 지역의 역사문화를 테마로 지역 특성을 최대한 강조한 중소규모 테마파크 개발64)로 창의적인 테마확충을기하고 수도권에 편향된 문화수요와 상권한계성을 극복한다는 시사점으로 집약될 수 있을 것이다.

    64)예를 들어 우리나라 충청남도 일원에는 호국, 충절을 기리는 역사문화유적이 산재해 있다. 현충사, 독립기념관, 해미읍성, 만해생가, 김좌진 장군 생가, 심훈선생 거주지, 유관순 열사 생가, 홍주의사총, 성삼문 유허비, 팔백의총, 신채호선생 생가 같은 유적을 총괄하는 테마설정도 바람직하다. 2011년 10월 충남천안시와 아산시는 독립기념관과 함께 충절관광벨트 조성에 합의하고 관내명소를 테마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7. 결론

    현대 소비자들은 상품의 품질이나 기능보다는 자신을 나타내주는 것, 꿈과 감성을 만족시키는 성향을 선호한다. 사람들의 상상력과 꿈을 실현시키는 장소이므로 그 어느 사업보다도 창의성과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기획, 설계, 디자인, 건축과 조경, 전개배치, 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창의성이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테마파크의 역할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하여 시사하는 바가 크다. 테마파크 환경이 과학기술 발달에 따라 첨단화되면서 이와 같은 발전성과를 기능과 운영기법에 적용할 수는 있지만 명확한 개념설정과 표현의도가 미흡하다면 관객들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환경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테마파크는 상상을 현실로 구체화하는 장소이므로 이를 뒷받침하는 모든 구성요소들을 일관된 테마로 표현하면서도 다양한 고객 취향을 만족시켜야 하는 이중의 부담을 안고 있다. 그러므로 테마파크는 이색적인 문화를 경험하려는 근원적인 욕구를 충족하고 해당 지역 특유의 생활방식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환경을 마련함으로써 방문객에게 제공하는 여러 효과와 부가가치 창출 가능성이 돋보이는 분야이다. 물론 다른 테마파크와의 차별화, 접근성 개선, 지역독창성 개발 등 새로운 아이디어가 지속적으로 반영되지 않으면 그 쇠락 추세는 대단히 급격해진다. 그러므로 체험적 요소와 교육적 효과에 대한 각별한 배려가 필요하며 지역 문화테마의 지속적 발굴을 위한 설계, 연구와 마케팅 활동을 수행할 전문인력 육성기관 운영과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 점에서 프랑스 퓌 뒤 푸와 아스테릭스 공원은 각기 소재 선정과 인력양성 분야에서 독창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주변 지역산업이나 문화축제와의 연계 나아가 지역이나 도시자체를 테마파크화 하는 과제65)에는 아직 구체적인 접근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테마파크는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66) 고용인력, 식자재 조달, 지역 특산물 판매, 지자체 수입 증대 등 여러 측면에서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기반산업으로서의 역할이 증가할 것이며 특히 대형화 추세가 가속화할 전망이다.67) 그리고 주제의 다양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재미와 교육 문화적 성격을 강화하면서 참여의 폭을 넓혀야 하는데 관람객들의 개성화, 동적 참여활동 선호경향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가족중심 주제공원으로의 지향은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 사회의 실버계층68)이 비중있는 고객층으로 자리 잡고 있는 까닭이기도 한다.

    경제력과 구매능력이 있는 노령인구의 확산,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 등으로 종전 고정관념과 취향, 선호도의 변화가 가속화 되고 있다. 테마파크 출현 이래 주 고객층으로 인식되었던 어린이의 비중이 출산저하 등의 사회적 요인으로 감소하면서 성인 특히 고령계층과 여성으로 옮겨지며 최근 테마파크의 변화는 가속화되고 있다. 변화라는 개념 특히 변화산업은 고정적인 현상유지를 지속하는 장치산업과 대비된다. 변화는 상식을 바꾸는 과정이다. 그러나 변화의 본질은 변하는 것과 변해서는 안되는 것, 변화의 속도를 조절해 하는 요소 등을 구분하는데 있다. 창의는 그러므로 신선함과 익숙함의 조화를 필요로 한다. 오래된 것의 장점을 재인식하고 새롭고 신선한 감성을 적절히 융합하는 문화산업으로서의 테마파크의 역할이 필요하다. 창의란 변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항상 동일한 모습으로 남아있는 것에서 안심하고 변화하는 것에서 자극을 준다.69) 테마파크는 결국 이 두개념의 적절한 균형유지가 핵심과제이며 미래를 담보하는 요인이라고 말 할 수 있다. 테마파크가 현실로부터의 일탈, 도피, 환상충족, 의외의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라면 누가, 무엇으로부터 도피하기를 원하는지 분명한 규명이 필요하다. 퓌 뒤 푸나 아스테릭스 공원이 이러한 차원에서 역사문화라는 배경을 조성하고 즐거운 일탈, 상상적인 시간여행을 제공하고 있다.

    문화콘텐츠 자체는 지역의 고유한 역사, 문화적 원형으로부터 출발하면서도 지역정체성 확립에 기여해야 하는데 방데 지역에 위치한 퓌 뒤 푸나파리 근교에 프랑스 민족의 뿌리인 골 족의 삶의 환경을 재현한 아스테릭스 공원의 경우는 분석할만한 대상이 된다. 지역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는 그 자체만으로는 성공으로 이끌지 못한다. 상징적 매개, 구체적 체험 매체를 통하여 장소성 나아가 장소에 의미를 부여하는 장소정신이 부각될 때 비로소 그것은구체화 된다.70) 거기에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키고 특정지역의 역사와 고유성을 국가 또는 세계 차원으로 연결시키는 보편성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퓌 뒤 푸는 프랑스 특정 지역의 역사재현에서 출발했지만 프랑스적이면서 세계인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표현했다는 점에서 창의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폐허가 된 성채와 역사유적 발견→ 성 복원과 참여자 규합→ ‘분열에서 통합’이라는 명제를 표방한 스토리텔링 개발과 전파, 설득을 통한 공연환경 조성→ 조직에 의한 의식고취와 자발적 참여 동기부여→ 역사마을 건립과 놀이시설과 탑승물 조성, 숙박시설 등 테마파크 외연 확대→ 대중매체 전략홍보 등을 통하여 특수에서 보편을 지향하는 프랑스 국가정체성으로 확장연결이라는 일련의 과정은 테마파크가 지향할 구체적인 로드 맵의 전형을 보여준다. 아직 많은 테마파크가 디즈니랜드 주술(sorcellerie)에 의존하고 있는 이즈음 디즈니와 유사하면 안심하고 다르거나 미키 마우스 같은 캐릭터가 없을 경우 불안해하는 이른바 디즈니 신드롬은 상존한다. 요컨대 디즈니를 넘어서야 테마파크의 발전은 담보된다고 말할 수 있다. 프랑스의 퓌뒤 푸 그리고 아스테릭스 공원은 일정부분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고 다양성과 창의성을 추구하는 미래지향적 테마파크의 진로를 제시하고 있다.

    향후 테마파크를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현실을 벗어난 가상세계에서의 흥미유발과 교양함양 등을 통한 문화매개체로서의 정체성 확립과 다양성 확보를 지향한다. 여가활용 수단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감성사회 구성원의 생활양식과 내면세계를 비추고 선도하는 척도라고 할 만큼 사회, 문화적으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65)최근 급속한 대규모 쇼핑 몰 확산은 도시개발에 크고 작은 테마파크 요소를 개입시키고 있다. 창의와 감성이 당분간 사회의 화두로 지속된다면 테마파크에 대한 관심은 삶의 풍요화에 일정부분 기여한다고 말할 수 있다.  66)김창수, 위의 책, p.374.  67)전 세계 테마파크 70%가 디즈니랜드를 비롯한 미국계열이며 체인화를 통하여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위의 책, p.374.  68)종전 어린이 위주의 취향이 근래 중, 노년계층을 비롯한 성인과 특히 직장여성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테마파크는 야간개장으로 식사, 음주, 쇼, 음악 등과 함께 이국정서, 이문화 체험을 경험하게 해준다. 최근 테마파크는 특히 젊은 커플의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도쿄 디즈니랜드의 경우 75%, 나가사키 하우스텐보스는 86%가 성인 입장객이 점유하고 있다. - 이토 마사미, 위의 책, p.318. 잘 알고 있는 이야기를 체험하면서도 올 때마다 색다른 느낌과 발견, 놀라움, 감동을 추구하도록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여가산업, 놀이산업은 21세기 중요산업이며 경쟁력 있는 주력산업으로서 접객, 환대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의 테마파크는 놀이공원, 숙박과 식음료, 위락시설, 쇼핑, 컨벤션, 카지노 전시장 등이 복합적으로 조성된 4계절 전천후 대규모 공간을 지향할 것이며 우주 컨셉트, 자연환경 생태주제와 엔터테인먼트 결합, 영상미디어 활용 등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69)가미사와 노보루, 『도쿄 디즈니랜드 스토리』, 최문용 역, 한스미디어, 2009, p.75.  70)임종수 외, 위의 논문,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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