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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한국 뮤지컬에서의 드라마투르그 역할에 관한 소고 A Study on the Dramaturg’s Roles in Contemporary Korean Musical Theatre
  • 비영리 CC BY-NC
ABSTRACT
한국 뮤지컬에서의 드라마투르그 역할에 관한 소고

This dissertation examines the dramaturg’s roles in contemporary Korean musical theatre and discusses their effective ways of participation in musical productions.

Korean musical theatre has been continually flourishing. The total number of musical productions in 2012 were 162 including 124 musicals solely created by Koreans. Yet, it is rather difficult to find well-structured works. Under these circumstances, it seems that dramaturgs can contribute to improve the structure of musicals and quality of productions.

But the local producers in Korea hardly think that the dramaturgs are essential in musical theatre. This is due to the preconception that dramaturgs involve in text only and rare chances to find the right persons, who are expert in both music and drama, for the position. And dramaturgy has not yet become an approved theatre producing method among many musical practitioners.

Therefore, this dissertation examines the possibility of dramaturgs' participation in Korean musical theatre with several case studies: one Korean musical, Laundry, two licensed musicals, Songs for a New World and Into the Woods, and two experimental Korean music theatres, Sa-chun-ga and Echo. They are all small, creative and non-profitable productions in which dramaturgs support directors and creators in various ways. The dramaturg was a collaborator with creators in Laudry, a mediator between production members in Songs for a New World, a researcher and an analyst in Into the Woods. Also this dissertation discusses the possibility of more creative dramaturgical methods in Sa-chun-ga and Echo, experimental Korean music theatres.

On the other hand, dramaturgy in these musicals should have focused on scores(music/lyrics) more. Like a book, a score delivers circumstances, atmospheres,characters, and emotions in musical theatre, but in different ways. It is very important to integrate book and score for completeness. Comparing to play, musical theatre needs more cooperations between different fields and the balance between those fields(especially among book, music, lyrics) will bring out better production.

Musical theatre is becoming more popular in Korea, and it is a place to learn about international culture and humanities. To develop performing arts culture in Korea, it is important to provide the audience with valuable arts and entertainment. Musical theatre has its voice in Korea, the roles of the dramaturgs in Korean musical theatre is thus very important.

KEYWORD
뮤지컬 , 음악극 , 드라마투르그 , 드라마투르기 , 뮤지컬의 통합성 , 송 모멘트
  • 1. 서론

    지금 한국 뮤지컬계에는 그 어느 때보다 드라마투르그1)의 역할이 필요해 보인다. 주지하다시피 한국 뮤지컬 산업은 2000년대 들어서서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창작뮤지컬의 양적 팽창이 눈에 띄게 이루어졌고, 2007년 이후에는 뮤지컬이 공연매출의 과반수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악재가 겹치며 얼마간 침체기를 맞이하기도 했는데, 이는 양적 팽창보다 질적 성장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2) 현재는 다시 뮤지컬 시장이 활성화되었고, 많은 뮤지컬 제작자들이 차별화된 소재와 형식을 찾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있다. 허나 짧은 기간 내에 급속한 성장을 이뤄왔던 만큼 아직 뮤지컬 창작 인프라의 숙성이 요구되는 상황이며, 대본이 탄탄한 완성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지 않다. 창작뮤지컬도 그러하지만, 라이선스 뮤지컬 역시 대본의 번역과 해석 과정에서 종종 아쉬움을 남긴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드라마투르그의 적극적인 참여는 작품의 완성도를 기하는 데 있어서 좋은 대안이 되어 줄 것이다.

    한국 뮤지컬계에는 드라마투르그에 대한 ‘니즈’가 많지 않다. 드라마투르그의 역할이 연극 대본에 한정되어 있다는 인식 때문이기도 하고, 연극과는 다른 뮤지컬 드라마투르기의 방법론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드라마와 음악을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큰 이유다.

    뮤지컬의 중심지인 브로드웨이의 공연 프로그램에서도 드라마투르그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대신 작품의 문제점에 대해 조언해 주는 쇼닥터가 크레딧 없이 활동하거나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가 드라마투르그와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곤 한다.3) 그렇지만 비영리 극단들은 드라마투르그의 영입에 훨씬 적극적이다. 이들은 고전을 공연하고 새로운 작품들을 개발한다는 미션을 가지고 세워졌으며4), 예술적인 성취도를 보다 중시한다. 뮤지컬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니며, ‘뮤지컬 역시 즐거움뿐 아니라 본질적으로 드라마 텍스트를 지닌 장르’5)라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연극뿐 아니라 뮤지컬까지 관장하는 상임 드라마투르그를 두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혹은 상임 예술감독이 드라마투르그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이러한 예술감독들 중에는 드라마투르그 출신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오프-브로드웨이 극장인 퍼블릭극장의 경우에는 아예 뮤지컬 드라마투르그를 따로 두고 있다. 이곳에서는 세 명의 드라마투르그가 각각 셰익스피어, 뮤지컬, 신작 연극을 담당하고 있다.6)

    한국 뮤지컬은 전반적으로 역량이 많이 향상되었지만, 아직도 대극장 뮤지컬을 제작하기 위한 인프라가 충분치 않다. 우리나라의 문화와 언어에 맞는 뮤지컬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에 있기도 하다. 작품들의 규모와 성격을 굳이 비유하자면 브로드웨이보다 오프-브로드웨이에 가깝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실험과 모험이 가능한 뮤지컬 비영리 극단은 거의 없다.7) 우리나라 뮤지컬 시장은 관광객이 주 관객층인 브로드웨이와 달리 절대 관객 수가 부족한데다 관객층이 20~30대 여성 중심으로 한정되어 있어서 규모가 작다. 그리고 기부 문화도 발달해 있지 않기 때문에 뮤지컬 비영리 극단의 운영 쉽지 않다.8) 이러한 가운데 대학교의 공연 전공들과 창작자 중심의 소규모 극단들이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을 개발하는 모습은 고무적이다. 이러한 프로덕션들은 뮤지컬 제작 과정에 드라마투르그를 참여시키기도 했는데, 이는 창작진 구성과 공연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역할 수행이 이루어진 좋은 예가 되어주고 있다.

    이 논문은 한국 뮤지컬들이 지닌 드라마 구조의 취약성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 또한 드라마투르그를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해줄 수 있는 대안으로 제안하며, 뮤지컬 제작에 있어서 드라마투르그가 생산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실제적인 방향성을 고찰해 보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까지 드라마투르그가 참여하여 활동한 현황과 그들의 드라마투르기 방법에 대해 살펴보고, 뮤지컬 드라마투르기 작업의 방향성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특히 창작뮤지컬 <빨래>, 라이선스뮤지컬인 와 <숲속으로>의 사례를 중심으로 분석하고자 하며, 좀 더 외연을 확장한 형태의 음악극9)인 <사천가>와 <에코>를 통해 창의적인 드라마투르기 작업의 가능성에 대해 단편적으로나마 타진해 보고자 한다.10) 주요 분석 대상은 모두 창작자 중심의 소규모 프로덕션이나 대학 프로덕션에서 개발된 작품들로, 메이저 상업 프로덕션에 비해 드라마투르그의 자유로운 협업과 전면적인 참여가 돋보이는 경우들이다.

    1)‘드라마투르그(영 dramaturg, 독 Dramaturg, 불 dramaturge)’는 극단의 연출가 및 각 분야의 책임자 등과 일하는 문학과 연극의 조언자로, 극장에 상주하거나 프로덕션 별로 작업하며 작품 선정 · 대본 수정과 각색 · 자료 조사 · 프로그램북 제작 등 프리 프로덕션부터 포스트 프로덕션까지 관여한다. 드라마투르그가 하는 일을 일컫는 ‘드라마투르기(dramaturgy)’는 고대 그리스어 δραματουργια(dramaurgia)에서 유래했으며, ‘연극 만들기’의 의미를 지닌다. 특히 극작술과 관련하여 ‘드라마를 구성한다’는 뜻을 내포한다(불 dramaturgie, 독 ramaturgie).고대에는 드라마투르그라는 직책이 존재하지 않았지만, BC 1820년 경 이케르노프렛(Ikhernofret)이라는 배우가 이집트 아뷔도스 야외극을 기록한 석판 이래, 플라톤의 『국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등 드라마투르기적인 사례들이 있었다. 드라마투르그의 활동은 독일 연극에서 시작된다. 1976년에 함부르크 국립극장 개관과 함께 계몽주의 극작가인 레씽이 영입되어 레퍼토리를 선정하고 프로덕션의 내부비평가 역할을 했으며, 극장 정책에 관여하며 극작가와 극장의 매개자 역할을 수행했다. 그는 자신의 『함부르크 드라마투르기』에 드라마투르그를 ‘희곡의 미학적이고 사회적인 가치를 최대화하기 위해 그 희곡을 진단하는 도구’라 정의했다. 이후 프리드리히 쉴러, 루드비히 티크,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등을 거쳐 브레히트가 그 맥을 잇는다. 브레히트는 1923년에 뮌헨의 캄머슈필레에서 드라마투르그 활동을 시작했고, 1927년에는 베를린에서 피스카토르의 드라마투르그 조직에 들어간다. 그는 자신의 서사극을 집대성하고 베를리너 앙상블에서 공동작업을 하며 드라마투르그의 역할을 텍스트를 넘어선 전 분야로 확대시킨다. 독일 공공극장은 지금도 드라마투르그들의 부서를 설치하고, 고전과 참신한 신작을 레퍼토리로 선정하는 미션을 수행한다. 영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국립극장이 생기면서 극장과 매니저 사이의 중재자를 필요로 하게 되었다. 케네스 타이넌, 존 러셀 브라운 등이 ‘리터러리 매니저’라는 이름으로 국립극장에 상주했다. 미국에서는 1966년에 로버트 루스타인이 예일드라마스쿨에 드라마투르기 프로그램을 소개했고, 1968년 유진오닐씨어터센터의 연간 보고서에 드라마투르그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다. 이후 비영리 극단을 중심으로 상임 드라마투르그가 본격적으로 활동하면서 상업적인기성 연극에 대한 대안적인 방안 모색의 움직임을 보였다. 파비스, 빠뜨리스, 신현숙 · 윤학로 옮김, 『연극학 사전』, 서울: 현대미학사, 1999, 53~55쪽, 케머스, 마이클 마크, 김미혜 옮김, 『고스트라이트』, 서울: 연극과 인간, 2012, 31~35, 68~69쪽, 허순자, 「독일 및 영·미 연극에서의 드라마투르기 발전」, 『연극교육연구』, 한국연극교육학회, 1992, 215~216쪽, Cardullo, Bert, ed., What is Dramaturg?, New York: Peter Lang Publishing, 1995, p.17, 44, 57, Friedman, Dan, “The Dramaturg: Help of Hindrance?” in Back Stage–The Performing Arts Weekly, Sep 2002, New York: Backstage Llc, p.30 참조.  2)한국 뮤지컬의 효시를 찾자면 창극, 판소리, 탈춤, 굿으로까지 소급된다. 음악, 움직임, 이야기가 합쳐진 형태이며 우리나라 민중들의 흥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현대적인 한국 뮤지컬은 1961년에 창단된 예그린 악단부터로 보며, <살짜기 옵서예>는 한국창작뮤지컬의 본격적인 시작으로 이야기된다. 이후 예그린 악단이 시립가무단으로 이전되면서 활동이 뜸해지는 대신 현대극장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현대극장은 1977년 <빠담 빠담 빠담>을 시작으로, 1980년대에 <에비타> 등 서구 뮤지컬을 공연했다. 동시에 민중, 광장, 대중과 같은 민간극단들이 활동했다. 1988년에는 한국 최초의 뮤지컬 전용극장인 롯데월드 예술극장이 개관하고, 남경읍 · 남경주 · 최정원 등 뮤지컬 배우 1세대들의 활동이 시작된다. 당시의 <아가씨와 건달들>은 많은 관계자들이 처음 접한 뮤지컬로 손꼽힌다. 1990년 대에는 에이콤인터내셔널, 신시뮤지컬컴퍼니, 서울뮤지컬컴퍼니, 서울시뮤지컬단, 서울예술단 등 뮤지컬 전문단체들이 나타난다. 1995년에는 대극장 창작뮤지컬 <명성황후>가 제작되고, 1996에는 삼성영상사업단과 SJ엔터테인먼트의 거대 자본이 뮤지컬에 유입된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삼성영상사업단의 자본으로 공연된 예다. 이들의 자본은 다시 빠져나갔지만, 2000년에 몇 가지 사건들과 함께 본격적인 뮤지컬 산업화가 시작된다. 투어뮤지컬 <렌트>, 창작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이 호평을 받았고, 무엇보다도 2001년 설앤컴퍼니가 제작한 라이선스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장기공연되며 투자금이 뮤지컬로 몰린다. 이와 함께 관객층도 빠른 속도로 계발된다. 1990년부터 PC통신 동호회를 통해 뮤지컬 마니아들이 양산되었지만 소수였다. 그러나 2004년 <지킬 앤 하이드>, <헤드윅> 등이 출연배우들의 인기와 맞물리며 관객 계발에 기폭제가 된다. 2007년에는 마니아 관객들이 3000여 명, 지금은 1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대표적인 제작사로는 설앤컴퍼니, 오디뮤지컬컴퍼니, 신시뮤지컬컴퍼니, 뮤지컬해븐, 에이콤인터내셔널, 악어컴퍼니, EMK뮤지컬컴퍼니, 엠뮤지컬컴퍼니 등이 있으며, CJ E&M이 거대 자금으로 제작사들과 공동제작을 하고 있다. 김영주, 박병성, 정세원, 진주봉, 현수정, 「나의 첫 뮤지컬」, 『더뮤지컬』, 2007년 3월호, 67~73쪽, 현수정, 「한국 뮤지컬 6년간의 성장」, 『더뮤지컬』 2006년 10월호, 24~27쪽 참조.  3)한 예로, 주잠신극장의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였던 잭 피어텔(Jack Viertel)은 자신이 했던 일이 드라마투르그의 활동과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많은 작품들을 읽고 극작가들과 구조를 만드는 등 창작자들과 관계했다. 또한 재정적인 것과 사람들을 관리하는 일보다 프로덕션의 연출가ㆍ디자이너들과 토론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Friedman, op.cit., p. 38.  4)Ibid., p. 30.  5)Maslon, Laurence, “With a Song in My Art” in Dramaturgy and the American Musical Theatre, Orlando: Harcourt Brace, 1997, p. 342.  6)Friedman, op.cit., p. 32.  7)국내에서 뮤지컬을 제작하는 대표적인 비영리 단체들로는 서울예술단, 서울시뮤지컬단 등이 있다. 두 단체는 주무장관 혹은 단체장이 바뀌면서 변동이 잦았지만, 꾸준히 한국적인 색체의 가무극 혹은 뮤지컬을 공연해왔다. 서울예술단은 <태풍>, <바리>, <바람의 나라>, <15분 23초>, <윤동주 달을 쏘다> 등을, 서울시뮤지컬단은 전신인 예그린악단의 <살짜기 옵서예>를 비롯하여 <소나기>, <피맛골 연가>, <밥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등을 창작해왔다. 두 단체 모두 단원들을 보유하고 있고 프로젝트별로 창작자와 연출가를 외부에서 선임하지만, 단체에 소속된 상임 드라마투르그는 없다.  8)비영리 극단 대신 작품 개발 프로그램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프로그램에도 아직 드라마투르그는 보이지 않는다. CJ크리에이티브 마인즈, 창작팩토리, 대구뮤지컬 페스티벌, 예그린 앙코르 등이 대표적인 창작뮤지컬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다. 이중 CJ크리에이티브 마인즈에서는 예술감독이 작품 개발을 단계적으로 진행하며 실제적인 드라마투르기 작업을 하고 있다.  9)현재 음악극(music theatre)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지만, 대체로 음악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모든 장르의 공연들을 광범위하게 지칭한다. 매해 ‘Music Theatre Now’라는 음악극축제를 개최하는 ITI는 공식 홈페이지(http://www.iti-worl dwide.org)에 음악극에 대한 정의를 다음과 같이 게재했다. “실험적인 프로젝트부터 오페라하우스의 공연까지 아우르며, 음악이 필수적인 요소로 쓰인 혼종적인 작품들 모두를 포괄한다.” 아울러 서구의 전통적인 음악극 이외의, 여러 나라의 다양한 문화를 반영한 음악극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도 표명했다. 음악극은 음악이 부수적이지 않은 ‘필수적인 요소’로 쓰인 공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플레이 위드송스’를 음악극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음악극이라는 개념은 뮤지컬보다 광범위하게 쓰인다. 연극과 퍼포먼스의 차이에 비유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동시대 실험적 음악극들의 경향을 보면 다원성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이때 드라마투르기에서 중요한 것은 음악, 연극, 무용, 서커스, 영상 등등이 혼합되었을 때 총체성을 이루는 문제다.  10)필자가 직접 참여한 작품들은 당시의 기록을 정리하였다. 그 외 작품들은 프로그램, 사후자료집, 논문, 관계자들과의 인터뷰 참고하였다. <에코>의 경우 드라마투르그가 별도로 참여하지 않고 작곡가가 드라마투르기 작업은 겸한 경우지만, 그 작업 방식에 있어서 드라마투르그의 생산적인 역할의 가능성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2. 한국 뮤지컬의 드라마투르그 참여 현황

    한국 창작뮤지컬에 드라마투르그가 공식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한 것은 1999년 예술의전당에서 초연된 <태풍>(이윤택 번안ㆍ작사ㆍ연출, 데니악 바르탁 작곡, 김성철 드라마투르그)부터다. 연극 작업을 주로 해왔던 이윤택 연출이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을 대극장 규모의 뮤지컬로 각색하는 과정에 드라마투르그를 참여시켰던 것이다. 이 작품은 정부 지원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극단인 서울 예술단이 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상임 드라마투르그를 영입한 것은 아니지만, 서양의 고전을 창의적으로 각색ㆍ제작하는 과정에 드라마투르그 를 참여시켜서 좀 더 완성도를 기하려 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독창적인 한국적 공연 문법으로 엮어내려’11)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2000년 당시 유일한 뮤지컬 시상식이었던 한국뮤지컬대상시상식에서 대상ㆍ음악상ㆍ 안무상ㆍ여우주연상 등 7개 부문을 석권했다. 또한 사후자료집을 충실하게 제작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 프로덕션은 초연 제작과정과 리바이벌 공연의 제 작과정 및 사진을 310쪽 분량의 단행본으로 출간했다.12)

    이후 국내 뮤지컬 드라마투르그의 눈에 띄는 활동은 창작자 중심의 소극장 창작뮤지컬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의 워크숍을 통해 개발된 작품들이 국내 뮤지컬에서는 선구적으로 드라마투르그를 도입했다. 당시 졸업 공연을 위해 학내 연극 제작팀과 같은 구성으로 뮤지컬 제작팀이 꾸려졌고, 자연스럽게 드라마투르그의 참여도 이루어진 것이다. <인당수 사랑가>(2002년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초연: 박새봄 극작ㆍ작사, 원일ㆍ윤석안 작곡, 임명재 드라마투르그), <오! 당신이 잠든 사이>(2005년 연우소극장 초연 : 장유정 극작ㆍ작사ㆍ연출, 김혜성 작곡, 예서희 드라마투르그)13), <빨래>(2005년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초연: 추민주 극작ㆍ작사ㆍ연출, 민찬홍 작곡, 한혜정 드라마투르그)가 그 예다.14) 이 작품들이 보여주는 독창적인 소재와 탄탄한 이야기 전개는 전개는 여타 소극장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들과 변별된다. <인당수 사랑가>는 춘향전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하여 동시대 젊은이들의 삶을 반영했고,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장애인 등 사회적인 약자의 이야기와 가족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그리고 <빨래>는 서울의 저소득층 마을을 배경으로 이주노동자와 계약직노동자 등 사회적인 약자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담고 있다. 관객들은 소극장 무대에 어울리는 따뜻한 이야기에 공감대를 이루며 호응했고, 이는 리바이벌과 롱런으로 이어졌다. 한편, 이 작품들은 초연 당시 연극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대체로 대본이 먼저 구성된 후 넘버들이 삽입되었고 드라마투르기 작업 역시 스코어보다는 대본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플롯이 탄탄한 반면 음악의 역할은 비교적 크지 않은 일면을 보였다. 이후 리바이벌을 거듭하며 수정작업을 거쳐 뮤지컬 스코어가 많이 추가되었고, 작품의 전체적인 구조도 보강되었다.

    그런가 하면, <마이 스케어리 걸>(강경애 극작ㆍ작사, 윌 애런슨 작곡, 변정주 연출, 이재준 드라마투르그)은 국내 제작사가 뉴욕에서 뮤지컬을 인큐베이팅한 흔치 않은 경우다. 뉴욕대 티쉬스쿨에서 뮤지컬 창작을 전공한 작가와 작곡가로 창작진이 구성되었고, 리딩 과정뿐 아니라 초연 또한 뉴욕에서 영어로 이루어졌다. 국내에서도 대구뮤지컬페스티벌과 창작팩토리의 지원을 받아 단계적인 워크숍과 쇼케이스를 거쳤다. 드라마투르그가 참여하게 된 것은 한국 쇼케이스 이후 본 공연을 준비하면서부터다. 쇼케이스를 연출했던 이재준이 본 공연의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드라마투르그를 맡았다. 그는 주로 우리말로 번역ㆍ각색하는 과정에 참여했으며, 넘버들을 재배치하고 직접 가사를 수정하기도 했다.15) 드라마투르그가 이론에 치우치지 않고 연출가적 마인드로 작품의 구조를 전반적으로 분석한 예다.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독특한 블랙코미디 분위기와 비교적 짜임새 있게 배치된 송 모멘트(음악이 들어가는 부분)로 호평을 받았다.

    <영웅>(2009년 LG아트센터 초연 : 한아름 극작ㆍ작사, 오상준 작곡, 윤호진 연출, 성기웅 드라마투르그)은 메이저 상업 극단의 대극장 창작뮤지컬 중 드라마투르그의 참여가 이루어진 드문 예다. 이 작품은 같은 제작사의 <명성황후>와 함께 리바이벌을 거듭하고 있는 대극장 창작뮤지컬이다. 드라마투르기 작업은 시놉시스가 나온 이후에 시작이 되었기 때문에 드라마의 구성에 적극 적으로 참여하기보다는 자료 분석, 장면과 넘버의 분석, 재배치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아울러 드라마투르그는 작곡가, 작가, 음악감독, 외국인 편곡자 사이의 매개자로서 작품의 드라마적인 부분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역할도 수행했다. 성기웅 드라마투르그는 일본어에 능통하기 때문에 특히 일본 관련 자료 조사와 검증에서 많은 역할을 했다. <영웅>이 근대사를 다룬 시대극인 만큼 일제 강점기의 풍속은 작품의 드라마와 캐릭터, 그리고 배경 설정에 있어서 적잖게 중요하다. 성기웅은 중심인물인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 독립운동가들의 블라디보스톡과 하얼빈에서의 활동, 일본 밀정들의 복식 등을 디테일하게 검증하는 등 작품의 완성도를 기했다.16)

    한편 창작뮤지컬에서 드라마투르그의 참여가 간헐적으로나마 이루어졌던 반면, 라이선스뮤지컬에서 드라마투르그의 크레딧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런데 라이선스뮤지컬에서 드라마투르그의 역할이 창작뮤지컬에 비해 결코 약하지 않다. 오히려 원작에 대한 자료들을 찾아서 분석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연극에 있어서도 고전을 공연하는 경우 드라마투르그가 자료조사와 분석을 토대로 프로덕션 멤버들의 질문에 대해 답하는 일이 중요하다. 뉴욕의 클래식 스테이지 컴퍼니에서 1998년부터 2003까지 예술감독을 역임한 에델슈타인의 다음과 같 은 말은 자료조사에 대한 프로덕션의 요구를 담고 있다. “클래식 스테이지 컴 퍼니는 고전을 공연하는 데 중점을 둔다. 여기서 드라마투르그의 역할은 첫 번째로 ‘자료를 조사하고 연구하는 사람(researcher)’이다. (……) 연출가는 천개의 다른 일들을 해야 한다. 따라서 자료를 조사하고 대답해줄 수 있는 믿을 만한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큰 도움이 된다.”17) 뮤지컬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서구 뮤지컬의 고전을 공연할 때 작품해석뿐 아니라 언어와 정서를 번역ㆍ각색하는 과정에서 역시 치밀한 드라마투르기 작업이 요구된다. 뉴욕대 티쉬스쿨의 교수이자 워싱턴 D.C.의 아레나 스테이지에서 상임 드라마투르그를 역임한 로렌스 메이슬런은 뮤지컬 드라마투르기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아레나 극장에서는 1980년부터 거의 매 시즌 뮤지컬 공연이 있었다. (……) 극장에서는 예술감독인 더글라스 C. 바그너의 의견을 받아들여서 드라마투르그의 포지션을 마련했다. 극장에서는 뮤지컬 역시 즐거움뿐 아니라 본질적으로 드라마 텍스트를 지닌 장르이며, 헨릭 입센이나 테네시 윌리엄스처럼 드라마투르기 작업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18) 특히 대본과 음악만 라이선스를 사서 공연하는 경우, 많은 부분 재창작한다고 볼 수 있다. 이때 드라마투르그는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며 작품의 주제와 형식의 총체성을 견지하고, 스태프들과 배우들에게 작품의 정보를 제공하는 매개자 역할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라이선스뮤지컬의 작품 수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라이선스뮤지컬의 드라마투르기 문제는 가볍게 볼 것이 아니다.19)

    11)박만규, 『한국뮤지컬사』, 경기도: 한울, 2011, 560쪽.  12)위의 책, 559쪽.  13)워크숍 작품은 <드레싱 해드릴까요?>라는 제목이었다. 이후 연우무대에서 초연할 때 인물과 이야기의 구조가 많이 바뀌었다. 2005년 초연, 2006년 재공연, 그리고 2007년 초기 오픈 런까지 창작 수정작업이 이루어졌는데, 이때까지 드라마투르그가 참여했다. 주로 장유정 작가ㆍ연출가가 작품 확장시키면서 대본을 완성해나가고 큰 축의 방향들을 잡아가는 데 있어서 협업을 했다. 2007년까지는 스코어가 추가되고 작품이 계속 수정되었다. 드라마투르그가 스코어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으나, 내부 비평가 역할을 하고 프로덕션 멤버들에게 작품에 대해 설명하거나 프램그램에 글을 정리하는 역할들을 수행했다. 유인수 연우무대 대표와의 전화 인터뷰, 2013년 1월 31일.  14)한국예술종합학교 워크숍 관련 정보에 대해서는 정수진, 「뮤지컬 드라마터지, 그 가능성과 한계에 대하여」, 『동시대 음악극, 그 진단과 전망-뮤지컬을 중심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극학과 심포지엄 자료집, 2009, 35~36쪽을 일부 참고하였다.  15)이재준 드라마투르그와의 전화 인터뷰, 2012년 1월 12일, 박용호 뮤지컬해븐 대표와의 전화 인터뷰, 2012년 1월 10일.  16)성기웅 <영웅> 드라마투르그와의 전화 인터뷰, 2012년 11월 15일, 윤호진 에이콤인터내셔널 대표와의 전화 인터뷰, 2013년 1월 10일.  17)Friedman, op.cit., p. 37.  18)Maslon, op.cit., p. 342.  19)2012년 한해 공연된 뮤지컬 작품 수는 162편에 이른다. 이중 창작뮤지컬이 124편(초연 46편)이고 라이선스뮤지컬이 34편이다. 창작뮤지컬 수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라이선스 뮤지컬은 중ㆍ대극장에서 공연되는 작품들이 많다. 2012년 뮤지컬 결산은 박병성, 「2012 뮤지컬 결산-올해 뮤지컬 이슈 7」, 『더뮤지컬』 2012년 12월호, 62~63쪽을 참고하였음.

    3. 한국 뮤지컬에서의 드라마투르그 참여 사례 분석

       3-1. <빨래> : 창작뮤지컬

    <빨래>(추민주 작ㆍ연출, 민찬홍 작곡, 한혜정 드라마투르그)는 서구 뮤지컬과 차별화된 한국 소극장 창작뮤지컬의 전범으로 여겨진다. 동시대를 사는 우리나라 관객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과 음악을 소극장의 아날로그적인 특성을 잘 살려서 전달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서울의 변두리 마을을 배경으로 저소득층 서민들의 녹록치 않은 일상을 진솔하게 다룬다. 한편 이 작품은 표면적으로는 아기자기한 사랑이야기를 중심에 두고 있지만, 우리 사회가 지닌 어두운 이면을 조명하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런 점에서 수많은 로맨틱 코미디와는 다르다.20) 작품 개발이 시작된 것은 2003년에 한국예술종합학교연극원의 워크숍을 통해서였고, 학교 밖에서 초연된 것은 2005년에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였다. 이후 몇 차례 리바이벌되었고, 2008년 연강홀 공연 이후에는 학전그린소극장에서 오픈 런으로 공연 중이다. 2012년에는 일본에 진출 하여 앙코르 공연을 이어갔다. 이 작품의 경우 2003년 초연 때부터 2005년 국립극장 공연까지 드라마투르그가 제작 과정 전반에 참여했다.

    추민주 작가 겸 연출가가 주제, 플롯, 등장인물 등의 기초를 잡은 다음에 프로덕션의 멤버들과 공동 작업을 추구했는데, 드라마투르기 작업도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한혜정 드라마투르그는 자료조사부터 대본 구성, 리허설 및 공연에 적극 참여했고, 포스터와 프로그램 및 합평회 진행도 맡았다. 창작 초연이었던 만큼, 드라마투르그 작업은 이론적인 분석보다 창의적이고 실제적인 과정에 동참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아울러 공동 작업 과정에서 작품의 방향성에 혼동이 오지 않도록 주제와 콘셉트를 견지하는 내부비평가 역할을 수행했다.

    이 작품의 강점 중 하나가 진정성 있는 대사와 가사이다. 작가가 직접 겪은 일들을 토대로 씌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료 조사를 통해 캐릭터의 구체성과 개연성이 더욱 갖춰졌다. 특히 남자 주인공 솔롱고가 몽골에서 온 이주노동 자라는 점에서 몽골 문화에 관한 조사는 중요한 과정이었다. 때문에 연출부와 드라마투르그뿐 아니라 프로덕션의 멤버들이 다 함께 시청 옆 성공회 성당에서 열린 이주노동자 강제 추방 반대 농성에도 참가하고, 이주노동자들을 인터뷰하기도 했다. 솔롱고가 해고된 후 공중전화로 공장주에게 체불된 임금을 달라고 전화하는 장면 등이 이때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21)

    이후 실제 연습에 들어가서는 연출부ㆍ배우ㆍ무대감독ㆍ드라마투르그가 함께 주요배역의 전사를 연구하거나 즉흥극을 적극 활용하여 여러 가지 상황을 만들어 보고, 이사ㆍ빨래ㆍ직장상사ㆍ직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인물을 풍성하게 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22) 추연출은 이 작품에 대한 뚜렷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었지만, 드라마투르그를 비롯한 멤버들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며 작품을 만들어나갔다. 나영이 고된 한주를 마치고 옥상에 올라가 노래하는 다음 가사는 드라마투르그가 고친 부분을 활용하기도 했다. “난 빨래를 하면서 얼룩 같은 어제를 지우고, 먼지 같은 오늘을 덜어내고, 주름진 내일을 다려요. 잘 다려진 내일을 걸치고 오늘을 살아요.” ‘빨래’라는 중심 소재와 가사를 연결시켜서 주제를 부각시킨 것이다.

    드라마투르그는 초연 이후 합평회를 진행했는데, 이때 내부의 의견들과 함께 언론을 비롯한 외부의 정보들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음악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는데, 특히 뮤지컬적인 짜임새가 더욱 요구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랜지션 넘버 없이 전환이 이루어졌을 때의 아쉬움 등에 대한 의견도 제기되었고, 뮤지컬로서 음악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즉 환상과 현실 사이를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에 대한 장르적인 고민도 이루어졌다.23)

    드라마투르그가 참여했던 것은 국립극장 공연 때까지였으나, 프로덕션 멤버들은 이때 이루어진 고민들을 바탕으로 꾸준히 뮤지컬 넘버와 짜임새를 보강해 왔다. 그리하여 현재는 뮤지컬로서의 짜임새가 대폭 보강되었다. 대부분의 창작뮤지컬이 감정을 노래하는 ‘아이 엠 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대사로 제시한 내용을 노래로 반복하는 반면, 이 작품은 많은 부분 노래로 상황과 캐릭터를 설명하고 장면을 진행시키는 면모를 보인다. 초연 당시의 7곡에 11곡이 더 추가되는 등 적잖은 수정이 이루어졌지만 평이한 화성과 섬세한 멜로디를 유지하고 있다. 이 작품은 수채화 같이 맑은 음악, 진솔한 내용의 대본과 가사, 수작업의 냄새가 나는 아기자기한 무대가 어우러지면서 아날로그적인 소극장 콘셉트의 총체성을 보여주었다.

       3-2. : 라이선스뮤지컬 초연

    (연출 스테르 마이어, 협력연출 김가람, 번역 김선미, 음악감독 박진, 드라마투르그 현수정)는 2011년 1학기 중앙대학교 연극학과 제작공연으로, 2012년 6월 23일에서 27일까지 스튜디오시어터에서 상연되었다. 드라마투르그기 작업은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고 배우 오디션에 참여하는 것으로 시작했다.(이미 작품이 선정되고, 스태프들도 꾸려진 상태였다.) 이 작품은 송 사이클(song cycle)이며 콘셉트 뮤지컬(concept musical)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국내에 알려진 북뮤지컬 형식과 거리가 멀었다. 또한 국내에서 초연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프로덕션 멤버들 모두 많은 공부가 필요했다. 따라서 장르ㆍ장면ㆍ캐릭터 등 작품 분석과 가사 작업 등을 위해 연출부ㆍ배우들과 몇 차례 스터디 시간을 가졌고, 번역가와 수차례 미팅을 했다.

    는 1995년에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후 영미권의 아마추어 프로덕션을 중심으로 빈번하게 리바이벌되어 왔다. 규모가 크지 않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각색의 폭이 넓은 특징을 지닌다. 이 작품은 제이슨 로버트 브라운24)이 다양한 공연을 위해 작곡한 노래들을 엮은 레뷔이며, 대사 없이 진행되는 송 사이클이다. 또한 뚜렷한 내러티브가 없는데다 캐릭터와 배경도 불명확하고, 장면들을 연결시켜주는 해설자조차 없는 추상적인 뮤지컬(abstract musical)이다.25) 이러한 특성 때문에 처음에는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난해함을 느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덕분에 오히려 모두 함께 연구하고 재해석하여 창의적인 시도를 도모할 수 있게 되었다.

    수차례 연출부ㆍ배우들과의 미팅을 통해 각 넘버들이 어떻게 주제를 향해 통합되는지를 분석했다. 한 곡이 한 장면이기 때문에 넘버 분석이 장면 분석이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통일성을 부여해주는 것은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다. 이 작품은 ‘결정적인 한 순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순간은 터닝 포인트이고, 위기 혹은 기회이며, 갑자기 장벽에 맞닥뜨려 막막해지는 그런 때이다. 사람들은 그 순간에 가만히 서 있거나, 뒤로 돌아가곤 한다. 그렇지만 한 발짝을 더 내딛을 수도 있는데, 그때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된다. 이러한 주제가 가장 강조된 부분은 오프닝 넘버인 ‘The New World’이다. 그리고 이러한 오프닝 모티프가 반복되는 세 곡의 트렌지션은 작품에 마디를 형성하며 기승전결을 만들어 준다. 연출가는 이 작품이 뒤로 갈수록 희망적인 메시지를 강하게 전하길 바랐다. 따라서 회의 결과 뒷부분의 트렌지션에 더욱 힘찬 느낌의 단어들을 배치하기로 했다.

    또한 이 작품은 송 사이클이기 때문에 각 넘버의 특성을 살리는 것이 곧 극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일이기도 했다. 특히 무대가 미니멀하게 디자인되었기 때문에 음악에서 흐름을 조절해줄 필요가 있었다. 다행히 가스펠, 재즈, 알앤비, 힙합, 록, 펑크, 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활용되어 있었다. 배를 타고 새로운 땅으로 항해 하는 사람들은 가스펠로 간절함을 나타냈고, 감옥에 갇힌 정치범은 펑크 록으로 강렬한 의지를 표현했다. 그리고 남편을 생각하며 성조기를 만드는 여인의 노래는 전장을 연상시키는, 무거운 행진곡 풍이었다. 음악 감독은 100석 규모의 소극장에 맞도록 악기 수를 줄였지만, 피아노, 키보드, 드럼을 활용하여 최대한 다양한 음색을 연출했다.

    그런가 하면 번역극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화적인 차이에 대해서도 회의를 통해 해결점을 찾아나갔다. 예를 들면, 작품 속 ‘결정적인 한 순간’들에 암시되어 있는 서구의 역사를 얼마만큼 반영할 것인지의 문제가 있었다. ‘On the Deck of a Spanish Sailing Ship, 1492’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을 연상시킨다. ‘King of the World’에는 감옥에 갇혀 있는 정치범이 묘사되는데, 그에게서는 말콤 엑스나 마틴 루터 킹 등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26) 연출가는 이러한 역사적인 배경을 참고만 하고 배우들의 상황 속에서 새로운 해석을 찾길 원했다. 따라서 2장의 제목에서도 콜럼버스를 연상시키는 연도인 1492를 빼도록 했다. 그러나 ‘Flagmaker, 1775’에서 성조기를 써야 한다는 주장은 굽히지 않았다. 이 넘버의 가사에는 전장에 나가 있는 남편을 생각하며 삯바느질로 성조기를 만들고 있는 벳시 로스의 모습이 꽤 명시적으로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27) 갑자기 성조기가 나왔을 때 의도치 않은 생소화 효과가 일어날 것 같다고 만류해 보았으나, 그 장면의 비극적 정서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구체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동의하게 되었다. 그 외에도 ‘Steam Train’에서 농구를 통해 신분상승을 원하는 소년의 열정을 왜 증기기관차에 비유하는지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20대 초반 배우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초고속 기차들로 각색을 하는 것이 더 와 닿을 것 같다는 의견이었다. 이에 대해 연출가는 산업혁명과 관련된 증기기관차의 상징성을 강조했고, 드라마투르그로서 배우에게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을 했다.

    드라마투르기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던 부분은 가사 분석과 수정이었다. 가사 회의는 프리 프로덕션 단계부터 프로덕션 단계까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연출가가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매개자 역할이 적잖게 중요했다. 초벌 가사는 매끄러웠지만, 의미를 명확히 해야 할 부분들과 연출 의도를 반영해서 수정할 부분들이 있었다. 그래서 번역가와의 회의를 통해, 그리고 배우들과의 회의를 통해 각색을 진행했다. 이때 배우들의 좋은 아이디어들도 상당 수 반영되었다. 그런 다음 음악감독과 만나서 음악적인 호흡, 발음 등을 확인했다. 연습 과정에서 음악과 어우러지지 않는 가사, 문화적 차이가 느껴지는 유머 등 수정이 요구되는 부분이 발견되면 다시 번역가와 만나서 회의를 통해 수정을 했다.

    의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드라마투르그를 비롯한 멤버들의 의견을 존중해 줬고, 변동 사항이 있을 때는 모두 공유하면서 함께 나아가려는 태도를 보였다. 덕분에 추상적이고 낯선 작품이 배우들에게 마지막 넘버의 제목처럼 ‘나의 노래’로 체화될 수 있었다. 연출가 역시 열린 마음으로 모든 의견들을 수렴했으며, 그러면서도 원작이 지닌 주제의식과 음악적인 특성을 견지했다. 리허설 과정에서도 모두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는데, 특히 작품 전체를 심리 상담의 극중극으로 설정하고 배우들이 퍼즐을 맞추듯 큐빅을 옮기며 연기하는 것은 모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였다. 필자도 오프닝 부분의 설정을 명확히 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했다. 극의 마지막 곡인 ‘Hear My Song’의 가사는 관객에게 다정하게 위로하는 듯한 다음과 같은 가사들을 담고 있다. “가슴으로 하는 말들, 희망을 줄게, 들어 봐. 우리는 빛날 거야. 들어 봐, 나의 노래를. a New World, 바다를 건너오네.” 모두 함께 아이디어를 낸 심리 치료 모임이라는 설정은 마지막 곡의 의미를 부각시켰고, 아울러 극 전체의 정서를 살려주었다.

       3-3. <숲속으로> : 라이선스뮤지컬 리바이벌

    <숲속으로>(지도교수 윤한솔/한정림(음악감독), 연출 김지훈, 드라마투르그 현수정)는 단국대학교 뮤지컬 전공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2010년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씨어터에서 상연되었다. 이 작품은 1987년에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었고, 1988년에 <오페라의 유령>을 제치고 대본상과 스코어상(음악/가사)을 수상한 뮤지컬이다. 전래동화들을 교묘하게 엮어서 재구성한 대본과 음악이 정교한 짜임새를 보인다.28) 수업 시간에 좋은 작품의 예로서 브로드웨이의 공연 실황을 보여준 것이 제작 공연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드라마투르기 작업은 배우 오디션, 작품 분석, 홍보 등에서 이루어졌다. 리허설에 참가하여 내부 비평가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라이선스 뮤지컬인데다 이미 번역본(이동선 번역)이 있었고, 가사 번역이 잘 되어 있는 상태였다. 따라서 경우와 달리 작품 분석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작품 분석은 대본 리딩 초기 단계부터 시작했고, 연출과 배우들, 그리고 지도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두 차례 스터디 시간을 가졌다. 이때 작품 분석 자료들을 멤버들에게 나눠주었다. 자료에는 창작진 소개, 작품의 주제ㆍ캐릭터ㆍ플롯ㆍ음악 분석, 그리고 창작에 영감을 준 책과의 비교 분석 등 을 담았다.

    <숲속으로>는 등장인물도 무척 많고 플롯도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면밀한 구조 분석이 요구되었다. 이 작품에는 『빨간 망토』, 『잭과 콩나무』, 『신데렐라』, 『라푼젤』 등 전래동화 속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아이를 원하는 빵집 부부가 마녀의 불임 저주를 풀기 위해 숲속에서 빨간 망토, 하얀 소, 황금색 구두, 노란 머리카락을 찾아 헤매는 가운데 동화 속 주인공들과 얽히고설킨다는 설정이다. 재밌는 것은 1막과 2막이 독립적이면서 대조적인 분위기를 보인다는 점이다. 1막은 원작 동화들의 스토리텔링을 따라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지만, 2막에서는 새로운 불행이 시작된다. 그리고 이야기의 주제는 2막에 들어 있다. 1막은 내용의 진행이 경쾌하고 개인들의 이야기가 강조된 만큼, 음악도 흩뿌리는 스타일의 짧은 마디들이 주를 이룬다. 반면, 2막에서는 인물들이 문제에 봉착하고 해결해나가는 만큼 멜로디가 돋보이는 이중창과 합창곡이 부각된다.29)

    이 작품의 주제의식과 캐릭터를 살피기 위해서는 창작에 영감을 제공한 작품에 대한 분석도 필요했다. 그 작품은 브루노 베텔하임의 『옛 이야기의 매력 (The Uses of Enchantment)』(1976)이라는 심리학 서적이다. 여기서 베텔하임은 주로 프로이트 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전래동화의 유익한 효과에 대해 분석했다. 요약하자면 전래동화는 무의식에 억압된 상징적인 언어로 해소시키며 개인의 자아 성숙을 이루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손드하임과 라파인은 이 책에서 영감을 얻긴 했지만, 그 내용을 충실히 따른 것은 아니다. 1막에서는 베텔하임의 관점이 유효하지만 2막에서는 그 해석이 뒤엎어진다.30) 동화에서는 개인이 욕망하는 것을 찾으며 자아 성숙을 이루지만, 현실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공동체라는 것이다. 즉, 공동체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이 중요하다는 주제를 담고 있다.31) 한편, 전래동화를 소재로 하는 만큼 원작 동화가 지닌 상징성이 이 작품의 서브텍스트를 형성할 수 있는 풍부한 원천이다. 따라서 작품에는 명시적으로 표현되지 않지만, 동화 속 캐릭터에 숨겨져 있는 성적 의미들도 함께 분석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작품 분석에서 음악 분석의 비중이 높았다. 작곡, 작사가인 스티븐 손드하임은 음악으로 플롯을 구축하는 극작가라고 할 수 있다. 음악의 조합과 변주를 통해 드라마를 총체적으로 이끌어가기 때문이다. <숲속으로>는 음악의 해석이 곧 플롯 및 캐릭터의 분석이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음악의 정교한 짜임새를 보인다. 특히 다양한 라이트모티프들이 메타포로 사용되며 극을 이끌었다. 예를 들어 ‘Wish’ 테마는 작품의 중요한 코드인 ‘욕망’을 나타낸다. 그리고 ‘Woods’ 테마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헤매는 숲을 상징한다. 숲은 본능이 꿈틀되는 무의식의 공간인 동시에 이들이 부대끼는 사회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마법의 콩과 관련된 ‘beans’ 테마는 장5도와 장2,3도 중심인 민속적인 음계다. 이 멜로디는 작품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이야기 테마이면서 마법의 테마다.(마녀와 라푼젤의 노래도 이와 유사하다.) 마법의 콩은 욕망의 씨앗이면서 사건을 일으키는 동기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많은 넘버들의 반주로 섞여 들어간다. 주제곡인 ‘No One is Alone’에는 갈등의 씨앗인 ‘beans’ 테마가 상승하는 멜로디로 변형되어 삽입된다. 그리고 이때 가사는 ‘People make mistakes’이다.32)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고자 하는 희망적인 의미다. 이러한 라이트모티프들은 대체로 비슷한 화성을 보이는데, 이는 주제와 연관된 단서들을 병치시키는 효과를 준다. 이들은 메타포로 사용되며 해석학적 순환을 통해 주제를 뚜렷하게 부각시킨다.

    이 작품의 대본이 크게 바뀌거나 현대적으로 재해석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작품은 시공간적 배경이나 캐릭터의 상징성이 강하기 때문에 드라마와 음악을 변형하지 않고도 현재적인 의미를 담을 수 있다. 단국대학교 프로덕션은 시사적인 내용이 적힌 프린트로 무대를 꾸며서 작품의 내용을 동시대와 연결시켰다.

    20)<빨래>는 저소득층 서민들의 이야기를 따뜻한 감성으로 풀어낸 소극장 뮤지컬이다. 여주인공 나영은 강원도에서 상경한 비정규직 노동자이고, 남자주인공 솔롱고는 몽골에서 온 이주노동자이다. 이들의 ‘서울 살이’는 녹록치가 않다. 나영은 서점에서 부당해고당하는 직장 동료를 감싸주다가 창고 발령을 받는다. 솔롱고는 공장에서 해고되고 임금도 체불된 상태다. 게다가 두 사람은 함께 있다가 이주노동자를 괄시하는 사람들로부터 봉변을 당한다. 그 외의 인물들도 서러운 사연을 가지고 있기는 마찬가지. 특히 집주인 할머니는 남들 모르게 마흔이 넘은 장애인 딸을 돌보고 있다. 할머니의 딸은 사지절단 장애를 지니고 있지만 정부의 복지 혜택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인물들의 다양한 사연은 우리 사회의 제도적 문제들을 떠올리게 한다. 약자들이 오히려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작품 속에서 이를 해결하기보다는 쉽게 변화시키기 힘든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나영은 당장 그만 두면 재취업 교육도 받을 수 없는 실정이라 참고 견디기로 한다. 솔롱고는 밀린 월급을 잊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할머니의 상황도 나아지진 않는다. 대신 이 작품은 낙관적인 비전을 공동체의 유대감에서 찾는다. 인물들은 더 이상 혼자서 끙끙 앓지 않는다. 서로에게 빨래를 보여주듯 상처를 드러내고 아픔을 공유한다. 결말의 분위기는 밝고 힘차다. 사회의 어두움을 세탁해서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강한 희망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빨래’는 인물들의 질박한 생명력을 나타내는 소재다. 이 마을 사람들은 슬플 때 빨래를 한다. 시간이 지나면 빨래가 마르듯 눈물도 마른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은 채 하루하루를 견디며 소박한 꿈을 키워나간다. 그리고 빨래의 얼룩을 지우듯, 매일 새롭게 꿈을 꾼다. 극의 말미에 나영이는 빨래를 하며 관객을 향해 “난 지치지 않을 거야!”라고 소리친다.  21)“졸업공연의 합평회를 토대로 드라마투르그와 조연출을 포함한 연출부가 프리 프로덕션에 많은 시간을 보낸 결과 ‘솔롱고’라는 인물을 좀 더 보여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여 지금의 솔롱고 공중전화 장면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낫심’(후에 이름이 ‘마이클’로 바뀜-필자 주)과 ‘솔롱고’의 장면을 위해 한국말 교본을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각종 이주노동자 클럽과 사이트에서 한국말을 배우는 과정에 대해 조사하여 기존에 있던 솔롱고와 낫심의 장면보다 더욱 풍성하게 되었다.” 김언, 「뮤지컬 빨래의 제작 과정 분석을 통해 본 소극장 뮤지컬의 제작모델 연구」, 단국대학교 대중문화예술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2009, 30쪽.  22)위의 책, 24쪽.  23)“당시 소극장에게 관객에게 작품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라이브를 선택했고, 악기 구성은 소박하지만 정서적인 느낌의 어쿠스틱 기타, 건반, 타악기, 하모니카의 3인조 밴드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뮤지컬 넘버는 총 7곡으로 짜였다.” 앞의 책, 27쪽.  24)제이슨 로버트 브라운(Jason Robert Brown, 1960년 뉴욕 출생)은 차세대 리더로 불리는 미국의 작사ㆍ작곡ㆍ극작가이다. 브라운은 1999년에 (1998)로 토니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고, 이후에도 (2002), <13>(2008) 등의 실험적인 작품들로 주목 받았다. 는 남부에 사는 유태인이 남북전쟁을 기념하는 퍼레이드가 있던 날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이후 집단으로 린치를 당하는 상황을 보여준다. 사회적인 내용과 함께 부인과의 사랑이야기가 주요 플롯을 형성하며 감동을 준다. 이 작품은 스코어로 드라마를 전개시키며 총체성을 구현한 좋은 예이다. 는 자신의 전 부인과의 이야기를 다룬 자전적인 2인극으로, 남녀 시간을 서로 거꾸로 흐르게 하는 참신한 방법으로 극을 전개한다. 두 사람이 만나는 때는 결혼식 날 한 번으로 설정하여 어긋난 관계에 대한 페이소스를 느끼게 한다. <13>은 열세 살 짜리들만 출연하여 화제가 되었다. 를 제외한 위의 세 작품은 국내에서도 공연되었다. 그는 마이클 존 라큐사, 아담 게틀, 앤드류 리파, 제닌 테소리 등과 함께 스티븐 손드하임의 영향을 받은 젊은 작곡ㆍ작사가로 분류되며, 그 중 가장 대중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스트만 스쿨 오브 뮤직’에서 작곡을 공부한 그는 클래식과 현대 음악을 활용한 복잡한 곡들도 썼지만, 기본적으로 팝 베이스를 유지해왔다. Bryer, Jackson R. & Richard A. Davison, “With a Song in My Art” in The Art of the American Musical, New Jersey: Rutgers University Press, 2008, pp. 23~49 ; 박천휘, 「Contemporary Songwriters 1-대중음악의 자양분을 받고, 제이슨 로버트 브라운」, 『더뮤지컬』, 2009년 1월호, 55~57쪽 참조.  25)Miller, Scott, Rebels with Applause: Broadway's Groundbreaking Musicals, Portsmouth: Heinemann Publishing, 2001, p. 140.  26)Miller, op.cit., p. 143, p. 153.  27)Bryer, op.cit., p. 28.  28)스티븐 손드하임(Stephen Sondheim, 1930~)은 뮤지컬 작사ㆍ작곡가로, 1970년대 이후 현대 뮤지컬의 패러다임을 이끌어왔다. 그는 아이디어 단계부터 모든 과정에 참여하며 음악을 통한 총체성을 구현했다. 작곡을 할 때 캐릭터와 동선까지 구상했기 때문에 악보에 지시사항을 빼곡히 적곤 한다. 손드하임은 <웨스트사이드 스토리>(1957)의 작사가로 데뷔했고, ‘콘셉트 뮤지컬(concept musical, 비선형적 플롯의 뮤지컬)’인 <컴퍼니>(1970)를 통해서 작사ㆍ작곡가로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AABA 형식, 리프라이즈 등의 관습에서 자유로웠고, 자신의 음악을 반복 복제하지 않았으며, 매번 주제를 뒷받침하는 정교한 형식을 새롭게 고안했다. <폴리스>(1971)는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에 맞도록, 폴리스 쇼가 이루어지던 당시의 보더빌 음악과 현재의 음악을 대조시켰고, <리틀 나잇 뮤직>(1973)에서는 관계의 불안 정성과 삼각관계를 ‘삼박자’로 표현하며 작품의 시대적 배경에 맞는 빈 오페레타 스타일을 구사했다. 일본의 개항기를 다룬 <태평양 서곡>(1976)에서는 일본의 정형시 ‘하이쿠’와 오페레타 스타일을 결합시켰고, <스위니 토드>(1979)는 스릴러물에 맞는 잔혹한 뱀프를 활용했다. 조르주 쇠라 소재인 <조지와 함께 한 공원에서의 일요일>(1984)은 스타카토 기법과 점묘화법의 절묘한 조화를 이뤘고, 수많은 동화 주인공들을 모아 놓은 <숲속으로>(1987)는 라이트모티프를 교차시키며 몽타주 효과를 줬다. 사랑의 파괴적이면서 열정적인 면을 담은 <열정>(1994)은 서간문 형식의 아름다운 멜로디로 감동을 전한다. 대통령 암살자들을 다룬 블랙코미디인 <어쌔신>(2004)은 스텐드 업 턴 형식에 맞는 반복적인 모티프를 활용했다. 이 작품들은 낙관적인 기존 뮤지컬들과 달리 세상과 인간의 어두운 이면과 비주류의 삶을 조명한다. 따라서 메가뮤지컬처럼 상업적이진 않지만, 작품성을 인정받아 왔다. 손드하임은 토니상, 드라마데스크상, 그래미상, 아카데미상 등을 수차례 수상했고, 토니상을 여덟 차례 수여받은 최다 수상자이기도 하다. 국내 무대에서는 <컴퍼니>, <스위니 토드>, <숲속으로>, <어쌔신>이 공연되었다. 이수진, 조용신, 『뮤지컬이야기』, 경기도: 숲, 2009, 215~244쪽, Everett, William A. & Paul R. Laird, The Cambridge Companion to the Musical,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pp. 205~219, Broadway : the American Musical(DVD) No.3, New York: PBS, 2012 참조.  29)Gordon, Joanne, Art Isn’t Easy: The Theatre of Stephen Sondheim, Illinois: Da Capo, 1992, p. 306.  30)극의 중간에 사회자가 사라지는 모습은 이와 연관된다. 이 작품에서는 사회자가 중 인물들에 의해 제거된다. 라파인은 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원래 사회자 역에 배우가 아닌 인기 있는 저널리스트를 섭외하려고 했다. 사람들에게 해석이 가미된 정보를 주는 그런 인물을 제거하면 관객들은 ‘뉴스를 만드는 것은 뉴스메이커나 사회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결정은 정치인들이 아니라 대중이 하는 것이다.” 또한 그는 “사회자를 베텔하임과 같은 지식인으로 규정했고, 베텔하임을 제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Mankin, Nina, “The PAJ Casebook #2: Into the Woods” in Performing Arts Journal 11, No. 1, 1988, pp. 54~55.  31)이 작품에서 잭이 죽인 거인의 부인이 복수하러 내려와 쑥대밭을 만든다. 이때 거인은 사람들이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행했던 일들이 인과관계를 통해 만들어낸 인재(人災)를 상징한다. 창작 당시 걸프전에 비유되기도 했다. Gordan, op.cit., p. 311.  32)Horowitz, Mark Eden, Sondheim on Music: Minor Details and Major Decisions, Lanham: Scarecrow Press, 2010, p. 85.

    4. 뮤지컬 외연의 확장과 드라마투르그의 역할

       4-1. <사천가> : 전통의 현대적 변용

    <사천가>(이자람 작/작창/음악감독, 연출 남인우, 최예정 드라마투르그)는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을 현대적인 판소리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20세기 서구의 희곡과 우리나라의 판소리를 독창적으로 결합시켰는데, 서구의 텍스트와 판소리를 융합시키기 위한 고민과 실험이 돋보인다. 최예정 드라마투르그는 프리프로덕션 단계의 자료 조사부터 사후자료집 발간까지 전 과정에 참 여했다. 잘 정리된 사후자료집은 이 글에 매우 유용한 참고 자료가 되었다.

    특히 드라마투르기가 필요했던 부분은 시공간적 배경과 캐릭터가 현대적으로 재설정되는 과정이었다. 최예정 드라마투르그는 등장인물의 캐릭터와 이름을 우리나라의 현대에 맞도록 재구성하는 데에 많은 자료를 통해 뒷받침했다. “‘순덕(順德)’과 ‘재수(財修)’는 중국 이름을 우리나라 한자로 바꾼 것이며, 선함과 물질주의를 대변한다.” 그리고 순덕은 창녀보다는 우리 사회에서 죄인 취급 받는 뚱뚱한 여자로, 견식은 허영심에 들뜬 소물리에로 그려지며 세태풍자를 이뤘다. 그리고 유교, 불교, 기독교의 신들이 나타나서 대책 없는 낙관론을 펼쳐서 부조리한 사회의 모습을 담았다.33)

    최예정 드라마투르그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드라마투르기 과정에서 주제를 견지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고 이야기했다.34) 브레히트의 서사극과 판소리의 만남은 형식뿐 아니라 주제에 있어서도 잘 어우러지는 설정이었다. 판소리는 18세기의 새로운 의식을 반영한 민중들의 연희였고35), 서민들의 지배계층에 대한 기탄없는 풍자를 보였던 만큼, 사회비판적인 원작의 주제에 적합한그릇이다. 한편 작가는 작품의 시공간적 배경을 현대 우리나라로 변경했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 관객에게 좀 더 명확하게 주제를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브레히트의 시대와 마찬가지로 지금 우리의 시대도 ‘선(善)’보다는 ‘돈(錢’)이 더 힘 센 시대이다. 브레히트는 그러한 주제를 시대 미상의 중국이라는 낯설고 도 먼 땅에서 구현한 반면, 작가 이자람은 되려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으로 작품의 세계를 끌고 왔다.”36) 브레히트는 역사화를 위해 옛날 중국으로 설정했지만, 오히려 중국은 우리에게 가까운 이웃나라다. 따라서 아예 현실을 적나라하게 반영하여 신랄한 비판을 가하게 되었다.

    한편, 이 작품의 핵심은 판소리 형식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하는 일이었다. 이 작품은 동시대 한국의 시공간성과 캐릭터를 담으면서, 판소리 형식에도 다소 변화를 주어 입체적인 연극성을 입혔다. 이때 드라마투르그는 여러 분야를 중재하며 ‘배가 산으로 가지 않도록’ 객관적인 시선으로 작품의 의도와 주제를 견지하며 중재자 역할을 했다. 이 작품의 음악은 “판소리의 기본 선율과 장단으로 한 기존 창작판소리의 창작 방법 50%와 고제 판소리의 모방과 차용 20%, 다른 악기(베이스, 퍼커션)의 활용 30퍼센트 정도의 비율로”37) 구성되었다. 또한 흉성뿐 아니라 “캐릭터에 따라 비강과 연구개 그리고 후두성 등을 사용하며 판소리 창법 이외의 창법들”38)도 활용하였다. 아울러 소리꾼 혼자서 사설과 창으로 진행하지만, 연극적인 호흡으로 다양한 캐릭터와 상황을 묘사하기도 했다. “소리꾼 한 명의 다양한 캐릭터 묘사는 캐릭터마다 특징적인 움직임과 성음의 차이로, 인물 간의 대화로 사건이 진행되는 부분에서는 상황 속 인물간 힘의 균형을 몸의 포지션 변형을 통해서 표현하고자”39)했다. 막간극에서는 세 명의 광대들을 출연시켜 움직임과 노래, 촌평으로 생소화 효과를 더했다. 이 과정에서 각색 · 작창 · 작곡 등의 협업이 동시에 이루어졌다.

    그런가 하면 이 작품이 대중에게 어렵지 않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일도 매우 중요했다. 판소리가 원래 기존의 음악을 재료로 하여 새로운 양식으로 재창조했던 연희라는 점40)에서 이 작품은 판소리의 본질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 작품은 춘향가, 심청가 등 잘 알려진 판소리들을 응용하여 캐릭터와 상황을 친근하고도 흥미롭게 전달한다. 예를 들어, 춘향가의 뺑덕어멈을 연상케 하는 뺑부인은 등장할 때마다 자진모리 장단에 맞춰 “뺑뺑 뺑빼배뱅” 노래한다. 그리고 변사또를 패러디한 캐릭터인 ‘변사장’은 ‘변~, 변~“ 거리면서 굿거리장단 에 맞춰 느끼하게 등장한다. 뺑마담과 변사장의 노래 이외에도 인물의 특성을 드러내는 주제선율을 잘 활용했다. 아울러 이화중선, 김창환 등 명창들의 창법으로 특색 있는 캐릭터를 창조하기도 했다. 이때 전문적인 조언은 힘들더라도 드라마투르그는 동시대 관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조언을 줄 수 있다.

    <사천가>처럼 전통을 새롭게 수용하는 실험적인 음악극에서는 드라마투르그의 쓰임새가 높다. 고증된 자료들을 제공하고 드라마에 연희 양식이 들어오면서 내용과 형식의 부조화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구조를 잡아줄 존재가 필요하다. 또한 동시대 관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객관적인 시선으로 조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드라마투르그의 역할은 유용하다. 특히 이 작품처럼 판소리, 현대음악, 연극 등 여러 가지 장르가 합쳐질 때 드라마투르그는 창작자들을 중재하며 작품의 통합적인 완성도를 꾀할 수 있다.

       4-2. <에코> : 비고전적인 구조의 실험적 음악극

    현대의 음악극들은 종종 다원적인 퍼포먼스와도 맥을 같이한다. 특히 기승전결의 내러티브보다 시청각적 이미지가 강조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 경우 드라마투르기 작업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국내에서 여러 형태의 음악극 작업을 지속해온 최우정 교수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드라마투르그의 필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드라마투르그의 역할은 단지 작품의 드라마 구조를 견고히 하는 일을 넘어, 작품 제작의 모든 면에서, 시작부터 끝까지, 객관성을 가지고 끊임없이 비평적인 터치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고전적인 드라마 구조를 지니지 않은 작품에도 드라마투르그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41) 이와 관련해서 <에코>(신나라 작곡, 김경주 극작, 김태훈 연출)의 창작 과정을 언급해볼 수 있다. 이 작품에는 드라마투르그가 별도로 참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신나라 작곡가의 각색 작업을 통해 다원적인 음악극 드라마투르기 작업의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에코>는 서구 클래식의 현대음악, 전자음악, 우리나라의 전통음악 등을 다양하게 활용한 음악극이다. 이 작품은 메아리치듯 반복되고 변주되는 음악을 통해 주인공 남자의 심리 풍경과 기억의 여정을 표현한다. 오랜만에 고향섬으로 돌아 온 남자는 무엇에 이끌리듯 모교인 초등학교에 간다. 그리고는 학교 마당에 있는 책 읽는 소녀의 동상을 보고 상념에 잠긴다. 그러다가 어떤 소녀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다. 바닷가에서 밀물에 빠져 죽은 소녀에 대한 것이다. 남자가 이야기를 기억하자, 소녀의 동상이 갑자기 일어나서 춤을 추기 시작한다. 죽은 소녀의 혼이 동상에 깃들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노랫말을 잘 들어보면, 남자가 어린 시절에 소녀와 함께 해변에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소녀는 어린 시절 남자의 첫사랑 같은 존재였고, 남자에게 소녀는 일종의 트라우마로 무의식에 침잠해 있던 것이다.

    공연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 장면인 ‘물음표로 만들어진 세계’는 완결되지 않은 가사와 상승하는 음으로 답을 얻지 못한 질문들을 떠올리게 한다. 남자는 타자를 치며 자신의 기억들을 정리하려 한다. 그러나 파편화된 단어들이 두서없이 나열될 뿐이다. 이어지는 ‘그리고, 쉼표의 춤’에서는 남자가 기억을 해내고 소녀의 동상이 살아나서 춤을 춘다. 여기서 쉼표는 침묵 속에서 지연된 기억을 함축한다. 이 부분에서는 소녀의 영혼을 위로하는 일종의 ‘해원굿’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굿이 끝나면, 마지막 장면인 ‘느낌표의 휴식’이 시작 된다. 이 장면에서는 소녀의 영혼도 안정을 찾고, 남자도 머릿속에 맴돌던 이야기를 완전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게 된다. 파편화된 기억들을 처음, 중간, 끝이 있는 이야기로 재구성하는 것은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서는 서사가 진행되지 않는다. 대신 마치 서정시처럼 ‘어느 한 지점’을 확대하여 표현한다. 무대에는 남자와 남자의 분신 세 명, 소녀 동상과 소녀의 분신 한 명이 등장한다. 이들은 반복적으로 혹은 동시다발적으로 노래한다. 현실 사건이 아닌 인물의 내면을 조명하는 만큼, 멜로디와 조성이 뚜렷하지 않고 순환적이며, 가사도 시로 이루어져 있다. 무대 또한 사실적이기보다 추상적으로 디자인되었다. 특히 가장자리보다 낮은 가운데 공간은 바다, 운동장, 주인공의 무의식 속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창작 과정은 시인이 시를 써서 1차 대본으로 주면 작곡가가 취사선택을 하여 가사로 채택하여 2차 대본을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때 작품의 주제와 연관된 단어와 어구들을 반복 병치하거나 변형하며 의미를 강화했다. 그리고 정형시처럼 음절수를 대비시키거나 음절의 종성을 활용하여 음향 효과들을 내기도 했다. 그리고 배우들에게는 전체적으로 노래는 시를 읊조리듯, 대사는 노래하듯 소리를 내도록 요구되었다.42) 이 작품은 이처럼 음악을 통해 극의흐름을 이끌어가며 통합성을 이룬다. 음악과 다른 요소들 간의 결합 양상 중 음악에서부터 출발한 경우다. 이런 방식의 작업에서 드라마투르그는 1차 대본과 2차 대본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해주며 음악과 가사가 총체성을 이루는 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음악이 다른 감각으로 변환되는 모든 과정에 참여하여 도움을 줄 수도 있다.43)

    33)남인우, 이자람, 최예정,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 사후 자료집』,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 프로젝트, 2008, 25쪽  34)최예정 <사천가> 드라마투르그와의 인터뷰, 2012년 11월 17일, 대학로 학림.  35)전경욱, 『한국의 전통연희』, 서울: 학고재, 2006, 457쪽.  36)남인우, 이자람, 최예정, 앞의 책, 5쪽.  37)위의 책, 9쪽.  38)위의 책, 9쪽.  39)위의 책, 8쪽.  40)전경욱, 앞의 책, 458쪽.  41)최우정 작곡가와의 이메일 인터뷰, 2012년 11월 15일.  42)작곡가의 각색 과정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작곡가는 작업 과정을 크게 ‘의미론적 취급’, ‘음성학적 취급’, ‘의미론적ㆍ음성학적 동시 취급’으로 나눠서 정리하고 있다. ‘의미론적 취급’은 주제와 관련된 단어들을 활용하여 의미를 강화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작품 전체에 걸쳐서 반복되는 대사들이 있으니, ‘새, 새가, 꿈, 꿈을, 불가피하게, 밤’ 등이다. 이는 작품의 주제와 연관되는 단어들이다. 그리고 ‘불가피하게, 캄캄하다’ 등의 단어가 때에 따라 반복되며 남자의 트라우마를 연상시키며 극의 상황을 전달한다. 또한 문장의 단어를 재배열하거나 대사를 노래로 이어가며 의미와 음향의 변화를 시도한다. ‘의미론적 취급’의 예는 다음과 같이 2-3 음절과 4-5 음절을 반복적으로 대비시키며 음악적인 효과를 주는 것을 들 수 있다. “새가: 날아가는/ 새가, 사람의: 머리카락을, 물고가면, 그 사람은/ 밤에: 날아가는….” 또한 이 작품의 모든 대사는 노래하듯 말하는 방식으로 읊어진다.(반대로 가사는 말하듯이 노래한다.) 그런가 하면 ‘의미론적ㆍ음성학적 동시 취급’은 단어들이 상황 묘사ㆍ상징하는 동시에 음악적 기능도 수행하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꿈, 밤’이라는 단어는 의미론적으로는 남자배우가 무의식 속으로 잠기며 ‘트렌스’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동시에 음성학적으로는 ‘ㅁ’ 받침의 닫힌 소리로 악센트와 음향적인 효과를 형성한다. 신나라 작곡가와의 이메일 인터뷰, 2012년 1월 9일.  43)음악극의 본질은 음악과 극의 다른 요소들이 유기적인 연관관계를 맺는다는 것이다. 음악극 창작은 음악에서 출발하기도 하고, 음악 이외의 요소에서 출발하기도 한다. 음악에서 출발한다는 의미는 음악의 멜로디ㆍ박자ㆍ화성에서 드러나는 시공간성ㆍ움직임ㆍ색감 등을 형상화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음악이란 노래뿐 아니라 기악도 해당하며, 소리도 포함한다. 그런가 하면, 이야기의 흐름ㆍ분위기ㆍ캐릭터ㆍ제스처 등 음악 외적인 것들을 음악적으로 표현하는 작품들도 있다. 그러나 두 경우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은 아니며, 모두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새로운 극적 시공간을 창출한다. 어느 요소에서 출발하든지, 음악극은 음악과 다른 요소들과의 인터렉티브한 관계 속에서 다원적인 성격을 갖게 된다. 모든 종류의 매체와 장르가 다양한 방식으로 융합하는 다원성 때문에 음악극은 열린 형식으로서 계속 진화해나갈 수 있다. 이는 장르의 경계를 넘어서고 언어적인 ‘재현’보다 물성을 통한 ‘현존’을 추구하는 동시대 퍼포먼스의 경향과도 맞물린다. 이러한 특성상 음악극에 대해서는 형식 규정보다 역동적인 가능성과 실험성, 그리고 동시대성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5. 결론 : 한국 뮤지컬에서의 드라마투르그 역할의 방향성

    한국 뮤지컬은 공연 매출의 과반수를 차지하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뮤지컬 전문지 『더뮤지컬』의 결산에 따르면, 2012년 뮤지컬 매출은 약 2500억 원으로 추정된다. 2011년과 2012년 창작뮤지컬 제작 편수는 다음과 같다.44)

    [] 2010년~2012년 서울 지역에 올라간 뮤지컬 작품 수 (New 초연 / Revival 재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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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2012년 서울 지역에 올라간 뮤지컬 작품 수 (New 초연 / Revival 재공연)

    그러나 이 중 대본의 완결성을 보이는 작품은 많지 않다. 대극장 뮤지컬의 경우에는 드라마 구조의 허점을 더 많이 드러내곤 한다. 한 예로, 창작뮤지컬 제작 편수가 급속하게 늘어가던 2007년에 대극장 창작뮤지컬 네 편이 무대에 오르는 초유의 시도가 있었다.45) 당시 창작뮤지컬 빅뱅에 대한 장밋빛 꿈은 킬러콘텐츠 탄생을 기대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 작품들은 모두 소재와 형식에서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기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았지만, 완성도에서는 기대만큼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때 드라마투르그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면 좀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이중 대장금의 경우에는 창작진 전원 교체해서 새로운 버전으로 리바이벌을 했다. 초연 당시 드라마투르기 과정이 이루어졌으면 자금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을 것 같다.46)

    그렇다면 뮤지컬에 어떤 방식으로 드라마투르그가 참여하는 것이 프로덕션에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이 논문에서는 한국 뮤지컬의 드라마투르그의 특수성과 방향성을 찾아보기 위해 먼저 현재까지 우리나라 뮤지컬 드라마 투르그의 참여 사례를 검토해 보았다. 연극이 그러하듯 뮤지컬 드라마투르기 작업은 작품의 종류와 프로덕션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빨래>는 창작뮤지컬 초연인 만큼 창작자들의 협력자로서 적극적으로 실제적인 과정에 동참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47) 는 다소 난해한 형식과 추상적인 내용 때문에 프로덕션 멤버들과 수차례 스터디 시간을 가졌다. 또한 라이선스 초연작이었던 만큼 가사 번역과 각색 작업에 중점을 두었다. 라이선스뮤지컬인 <숲속으로>는 우리말 대본이 나와 있었기 때문에 번역과 가사작업보다 면밀한 작품 분석이 주를 이루었다. 특히 음악적 짜임새가 돋보이는 작품인 만큼 음악 분석이 중요했던 예다. 이 뮤지컬들에서 드라마투르그들은 작품의 성격에 맞도록, 그리고 프로덕션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역할을 수행했다. 이중 <빨래>는 프로페셔널 무대로 진출하여 완성도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현재까지 롱런 중이다. 면밀한 드라마투르기 작업과 워크숍을 통해 단계적으로 수정ㆍ보완된 결과이기도 했다. 반면, 드라마투르기 과정에서 스코어에 대한 비중은 높지 않았는데, 이는 우리나라 뮤지컬 드라마투르기 작업의 전반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연극과 뮤지컬의 드라마투르기는 총론에서는 같지만 각론에서는 다르다. 뮤지컬은 음악과 드라마가 결합된 장르라는 점에서 드라마투르기 방법에 있어 차이를 보인다. 보통 2시간 반 정도의 뮤지컬에 적어도 열다섯 곡 이상의 스코어가 삽입된다. 따라서 같은 분량의 연극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사를 통해 드라마를 전개시킬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 스코어는 인물 간 대화를 전개시키고 캐릭터를 설명하며 정서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대사의 기능을 한다. 그렇지만 청각적인 요소와 함축적인 언어로 표현하는 만큼, 연극의 대사만큼 빠르고 논리적인 정보 전달은 어렵다. 그렇다고 뮤지컬에서 음악과 가사가 서사를 약화시키는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 뮤지컬 드라마투르기는 스코어로 인해 드라마 구조가 약화될 수 있는 여지를 최소화하는 작업이다. 혹은 스코어를 통해 총체성을 부각시키는 작업이다.48)

    국내 뮤지컬계에서 드라마투르그에 대한 니즈가 거의 없는 이유 중 하나는 뮤지컬 대해 잘 알면서 드라마와 음악에 대해서도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뮤지컬에 대해, 그리고 드라마와 음악에 대해 전문성을 갖춘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러한 전문가 양성은 뮤지컬 분야의 드라마투르기가 적절히 수행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다. 하지만 드라마투르그가 전문성을 갖추는 것은 작가, 작곡가, 음악감독이 되라는 것은 아니다. 뮤지컬 드라마투르그는 뮤지컬 드라마의 구조를 이해하고, 대본, 음악,가사의 ‘통합성, 정교함, 방향성’49)을 잡아주는 존재인 것이다. 뮤지컬 제작에는 연극보다 더 많은 분야들의 협업이 이루어진다. 프로듀서들은 객관적인 시각으로 음악을 포함한 분야들 간의 균형을 잡아 줄 사람을 필요로 한다.

    한편, 마이클 마크 케머스는 그의 저서 『고스트라이트』에서 드라마투르그를 실천적 지혜를 의미하는 그리스어인 프로네시스(Phronesis)의 덕목에 비유하며 “과거의 연극 실제에 대한 지식을 갖고 이 지식을 미래의 연극 창조에 적용하는 데 필요한 지혜를 지닌 사람”50)이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이러한 실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마인드와 비전는 뮤지컬 드라마투르그에게 더욱 요구된다. 뮤지컬은 다원성을 통해 역동적으로 변해가는 열린 장르이기 때문이다. 대본, 음악, 가사가 통합적인 짜임새로 드라마를 형성하고 있지만, 그 형식이 고정되어 있지는 않다. 뉴욕대 마이클 존 라큐사 교수는 2011년 6월에 충무아트홀에서 열린 제5회 국제뮤지컬워크숍에서 뮤지컬 장르에 대해 설명하면서, 뮤지컬을 여러 종류가 합쳐진 새로운 동물에 비유한 적이 있다. 뮤지컬은 연극, 오페라, 무용,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장르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생각해 보면, 뮤지컬이라는 동물은 지역의 특수한 문화를 반영하며 계속해서 진화해나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뮤지컬 문화가 역동적으로 형성되어가고 있는 상태에서는 더욱 진화가 빠르다. 본문에서 다룬 <사천가>와 <에코>가 바로 그러한 예다. 이 작품들처럼 실험적인 음악극에서는 드라마투르그의 쓰임새가가 더욱 높다. 드라마투르그는 새롭게 들어오는 장르와 소재에 대해 고증하고 내용과 형식의 부조화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구조를 잡아줄 안전장치이다. 그리고 동시대 관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객관적인 시선으로 조언해줄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뮤지컬 드라마투르그가 만나야 할 대상은 작품, 프로덕션 멤버들, 그리고 관객이다. 이중 최종적으로 중요한 건 관객과의 만남이다. 국내에서 뮤지컬은 점점 관객층을 확장해나가는 중이며, 다양한 이슈를 제공하는 동시에 세계문화와 인문학을 익히게 하는 창이 되어주고 있다. 뮤지컬의 대중적인 영향력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재미와 함께 예술성과 완성도를 갖춘 작품을 제공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국내 공연예술 문화의 발달에 있어서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뮤지컬의 사회적인 효과가 커질수록 드라마투르그의 역할 역시 점점 더 그 중요도 가 커질 것이다.

    44)박병성, 앞의 책, 62~63쪽.  45)2007년에 공연된 네 편의 대극장 창작뮤지컬은 <하루>(2007년 1월 6일~2월 4일, 유니버설아트센터), <대장금>(2007년 5월 26일~6월 1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댄싱 섀도우>(2007년 7월 8일~8월 2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해어화>(2007년 8월 3일~10월 7일, 한전아트센터)이다.  46)창작뮤지컬에 있어서 초기 단계부터 드라마투르그가 참여할 필요가 있다. 뮤지컬의 짜임새와 총체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대본을 모두 완성한 다음 노래를 ‘삽입’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 작사가, 작곡가가 처음부터 함께 작업을 해야 한다. 뮤지컬 리브레토(대본/가사)의 창작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부분을 노래로 만들 것인지 정하고 노래가 들어가는 지점인 송 모멘트(song moment)를 찾는 송 스파팅(song spotting) 작업이다. 송 스파팅 작업이 잘못되면 작품의 구조가 뒤틀어지기 시작한다. 따라서 드라마투르그 역시 이때부터 창작 작업에 협력자 역할로서 동참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47)창작자들과의 협업에 대해서는 뮤지컬 <렌트>와 관련한 유명한 사건을 언급해볼 수 있다. <렌트>는 1993년에 뉴욕 씨어터 워크숍의 리딩 과정을 통해 개발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렌트>의 제작을 맡은 뉴욕 씨어터 워크숍은 이 작품이 가능성을 지니고 있지만 대본에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평가하여 조나단 라슨(<렌트> 작곡ㆍ작사ㆍ극작)에게 대본 작가를 교체할 것을 권유했다. 이후 조나단 라슨과 함께 대본을 썼던 빌리 애런슨이 해고되고, 린 톰슨이 드라마투르그로 참여하게 된다. 1995년 여름부터 작업을 시작한 톰슨은 드라마투르그를 넘어서서 대본의 적잖은 부분을 직접 쓰게 된다. 1996년 초에 <렌트>는 오프-브로드웨이에서 막을 올리게 되는데, 공교롭게도 작곡ㆍ작사ㆍ극작가인 조나단 라슨이 프리뷰 전날 세상을 떠난다. 이후 이 작품은 브로드웨이 무대로 옮겨가서 토니상과 퓰리처상을 수상하고 흥행을 거둔다. 그러자 톰슨은 로열티와 작가 크레딧을 달라고 소송을 한다.(당시 오프-브로드웨이 공연 이전에 받은 많지 않은 금액이 전부였다.) 결국 작가 크레딧은 조나단 라슨에게만 돌아갔고, 톰슨이 얼마만큼의 로열티를 받기로 라슨의 가족들과 합의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이 사건은 드라마투르그가 창작자들과의 협업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곤 한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이때 창작자들과의 바운더리, 로열티와 크레딧 등 고려해야 할 부분들도 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Shteir, Rechel, “The Dramaturg’s Progress” in Theatre Topics Vol. 13, No. 1, March 2003, pp.165~166.  48)뉴욕대 티쉬스쿨의 교수인 로렌스 메이슬런이 드라마투르그로 참여한 뮤지컬 (1944 브로드웨이 초연, 레너드 번스타인 작곡, 베티 컴든과 아돌프 그린 작사/극작)의 리바이벌은 스코어를 통해 오히려 주제와 총체성을 부각시킨 예다. 메이슬런은 워싱턴 D.C.의 아레나 스테이지에서 상임 드라마투르그로 일하면서 1989년에 뮤지컬 의 리바이벌 공연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 작품은 뉴욕에 정박한 군함의 선원 세 명이 하루 동안 휴가를 받아 뉴욕을 관광하고 여인들을 만나 사랑도 이룬다는 내용으로, 시간적 배경이 2차 세계대전 당시였음에도 전쟁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그런데 연출자인 더글라스 G. 웨이저는 전쟁의 의미를 드러내고 싶어 했다. 연출이 원하는 콘셉트를 살리기 위해, 메이슬런 교수는 초안 원고를 미국의회도서관에서 찾아 읽어 보았다. 그러나 거기에도 역시 농담조로 몇 마디 언급된 것 말고는 전쟁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따라서 어설프게 각색을 하는 것보다는 초연의 대본을 따르는 것으로 결정했다. 대신 재즈, 스윙, 블루스, 룸바, 팝송 등 다양한 곡들의 스타일이 전쟁 당시를 알려주는 주크박스와 같다는 점을 발견하고, 음악을 최대한 살리기로 결정했다. 연출가는 초반에는 레지던트 씨어터의 규모에 맞도록 음악의 편성을 줄이려고 했었는데, 드라마투르기 작업 결과 반대의 결정을 하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음악감독 윌리엄 헉커비와 함께 19명의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을 고용하고, 드라마와 음악의 통합성을 최대한 살려내기로 했다. Maslon, op.cit., pp. 343~346.  49)Friedman, op.cit., p. 37.  50)케머스, 앞의 책,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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