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자원봉사의 개념은 개인의 의무감이나 희생을 강조하는 등 ‘미덕’의 차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학문적인 맥락에서 자원봉사활동의 개념은 여가의 대표적인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Park, Lee, Cho, & Kim, 2011; Stebbins, 2001). 국내에서도 자원봉사 활동을 여가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도들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지만(Kim, 2010; Kim, Cho, & Lee, 2012), 참여와 만족의 관계 규명에 머무르는 등 여전히 그 수나 방식은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여가학의 관점에서 자원봉사를 연구할 때 그 근간이 되는 개념이 대부분 진지한여가(Stebbins, 1992)라는 사실 역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국내의 경우 대다수가 6개월 이상 자원봉사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하지 않고(통계청, 2004), 대학생봉사자의 경우에도 6.7%만이 1년 이상 꾸준히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 2006) 국내 대다수 자원봉사자들의 봉사참여를 진지한여가로 간주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들이 높은 생활만족 등 진지한여가의 긍정적 결과물을 누리고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의 자원봉사관련 연구에 따르면 지속적 봉사참여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 봉사자들의 낮은 만족도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Park et al., 2011; Kim, 2014), 이러한 낮은 만족도나 지속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업무적합성(Kim, Chelladurai & Trail, 2007) 동일시/역할정체성(Kim, 2010) 및 심리적계약(Nichols & Ojala, 2009) 등이 도출된바 있다. 즉, 자원봉사활동의 지속성은 만족도를 담보로 한 심리적계약이나 역할정체성과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심리적계약이란 개인과 조직이 쌍방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과정에서 갖는 의무와 권리에 관한 것으로, 주로 문서화 되지 않은 상호합의를 기반으로 한다. MacNeil(1985)은 심리적계약을 그 계약 내용의 특성에 따라 거래적계약과 관계적계약으로 나눌 수 있다고 보았다. 이 중 관계적계약은 사회정서적 측면뿐 아니라 거래적계약의 경제적 측면까지 포함하는데 이러한 관계적계약에서는 상호만족, 충성심, 몰입 등의 가치가 강조된다(Morrison & Robinson, 1997; Rousseau & McLean Parks, 1993).

심리적계약과 관련된 연구들은 보통 주로 조직과 유급의 조직구성원 사이의 관계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McLean Parks, Kidder, & Gallagher, 1998; McGaughey & Liesch, 2002), 조직과 무급의 자원봉사자의 관계에 대해서도 심리적계약을 적용한 연구들이 다수 수행된바 있다(Starnes, 2007; Taylor, Darcy, Hoye, & Cuskelly, 2006).

자원봉사자의 경우, 유급 조직구성원과는 달리 그들의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월급이나 승진 등의 물질적 보상 대신 가치표현, 지식축적 등 다른 사회·심리적 보답을 기대한다(Clary & Snyder, 1991; Omoto & Snyder, 1995). 즉, 유급의 조직구성원은 거래적계약과 관계적계약을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는 반면, 자원봉사자에게는 거래적계약보다 관계적계약이 더 큰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Farmer & Fedor, 1999; Pearce, 1993).

한편, 심리적계약이행은 계약에 대한 기대가 충족되었는지에 대한 개인의 지각으로 결정되는데(Farmer & Fedor, 1999), 이러한 기대가 충족되지 않는다고 지각했을 때 심리적계약위반이 발생한다. 이중에서도 관계적계약의 위반은 조직과 개인의 정서적 관계를 무너뜨려 거래적 계약의 위반보다 더욱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고 보고되고 있는데(Famer & Fedor, 1999), 그렇기 때문에 관계적계약에 민감한 자원봉사자들에게는 심리적계약이행이 특히 더 중요한 것이다.

관계적계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원봉사자의 또 다른 특징은 이러한 계약이 사회적 관계와 관련 깊다는 것이다(Caldwell & Andereck, 1994; Knoke & Prensky, 1984). 이와 관련한 사회정체성이론에 따르면 개인은 보통 스스로 속한 준거집단의 철학에 맞춰 스스로의 정체성을 발전시킨다(Tajfel & Turner, 1979; Turner, 1987). 여기서 사회정체성이 강한 개인은 그렇지 않은 개인에 비해 협동적, 지원적, 집단우선적(Tyler & Blader, 2002)이며 친사회적인 행동양태(Organ, 1988)를 보인다는 점에서 관계적 계약을 중시하는 자원봉사자들의 특성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여러 종류의 동일시가 개인의 자원봉사 참여를 촉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Kim & Trail(2007)은 자원봉사자들이 갖는 지역과의 동일시, 스포츠 종목과의 동일시, 자원봉사활동과의 동일시 등이 추후 참여의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사회정체성 이론의 가정은 집단과의 동일시가 개인의 정체성 발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인데, 개인이 애착을 느끼는 스포츠 종목과의 동일시를 통해 형성하는 팬 정체성은(Trail, Anderson, & Fink, 2000), 스포츠이벤트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의 동일시 수준을 설명하기에 용이한 개념이다. 개인이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이유는 많은 경우 자원봉사 정체성 때문이지만(Grube & Piliavin, 2000; Lee, Piliavin, & Call, 1999) 스포츠 이벤트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 개인에게는 자원봉사 정체성만큼 스포츠 정체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Kolbe & James(2000)에 의하면 스포츠 정체성은 개인의 내면화를 통해 형성되며 그 정체성의 수준은 개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자원봉사자들의 스포츠동일시 수준에 따라 심리적계약이행에 대한 개인 간 편차가 드러날 수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으며, 심리적계약위반이 직무몰입, 태도, 만족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Robinson, 1996; Robinson & Rousseau, 1994)과, 심리적계약이행이 만족이나 재참여의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Starnes, 2007)를 근거로 심리적계약이행과 자원봉사만족 간의 상관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심리적계약이나 스포츠동일시 요인은 그동안 여가학에서 자주 다루어지지지 않은 주제이지만 자원봉사자의 심리적 상태를 이해하는 일은 중요하며(Cho, Kim, & Moon, 2012), 스포츠이벤트 자원봉사자들의 경우 확장된 스포츠 팬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Kim & Trail, 2007) 이를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스포츠자원봉사자의 다양한 심리적계약이 만족도(i.e., 자원봉사 참여만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관계가 스포츠동일시 수준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고자 한다.

본 연구는 Formula-1 코리아그랑프리에 참여한 자원봉사자 267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F1 코리아그랑프리는 2012년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 동안 전남 무안에서 개최되었으며, 대회를 위해 선발된 자원봉사자는 약 629명이었다. 자원봉사자는 11일 발대식 및 현장교육을 시작으로 14일까지 봉사활동을 실시하였다. 설문은 대회기간 중 이틀 간 실시되었으며, 자원봉사자들은 점심시간과 저녁 휴식시간을 이용하여 설문에 응답하였다. 표본추출은 비확률표본추출법 중 편의표본추출법을 사용하였으며, 설문지는 자기평가기입법으로 작성하도록 하였다. 배포된 300부 설문지 중 267부가 수거되었으며 불성실 응답 13부를 제외한 254부의 설문지가 최종 분석에 사용되었다.

자원봉사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대한 기술통계치는 다음과 같다<Table 1>. 설문 응답자들은 남자 115명(45.3%), 여자 139명(54.7%)이었으며, 연령별 분포는 10대 33명(13.0%), 20대130명(51.2%), 30대 24명(9.4%), 40대 26명(10.2%), 50대 21명(8.3%), 60대 이상 20명(7.9%)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중 97명(38.8%)은 스포츠이벤트 자원봉사 경험이 있었고, 37명(14.7%)은 F1 코리안 그랑프리에서의 자원봉사 경험이 1회 이상 있었다. 직업은 대학(원)생이 128명(50.6%)이었으며, 거주지역은 전라도가 164명(65.4%)으로 드러났다.

본 연구의 조사에 사용된 설문지는 스포츠이벤트 자원봉사자의 스포츠종목 동일시, 심리적 계약이행, 자원봉사 만족, 인구통계적 변인을 측정하는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인구통계적 변인을 제외한 모든 문항을 7점 likert 척도(1점: 전혀그렇지않다 - 7점: 매우그렇다)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자원봉사자의 심리적계약이행을 측정하기 위해 Cho et al. (2012)이 개발한 스포츠이벤트 자원봉사 심리적계약 척도를 수정․보완하여 사용하였다. Cho et al. (2012)은 스포츠이벤트 자원봉사자의 심리적계약 요인으로 경력개발, 자아발전, 업무환경, 업무특성, 보상의 5개 요인을 포함하나 이번 대회의 경우 4일 동안 여러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생활하고 활동하기 때문에 사회관계와 관련된 심리적계약이 있을 것이라 판단하여 사회관계 요인을 포함하였다. 요인분석 결과 <Table 2>를 검토하니, 전반적으로 설문참여 봉사자들이 봉사의 다양한 봉사에 관한 인식이 낮아서인지 보상 관련 문항들이 같은 요인으로 분류되지 않아 보상요인을 삭제한 뒤, 경력개발, 자아발전, 업무환경, 업무특성, 사회관계의 5개 요인만을 포함한 20문항이 최종 심리적 계약이행의 결과분석에 사용되었다.

스포츠(종목)동일시를 측정하기 위해 Robinson & Trail(2005)과 Trail, Robinson, Dick, & Gillentine(2003) 동일시요인척도(Point of Attachment Index, PAI) 중 스포츠동일시를 Kim(2010)이 번역한 3문항을 사용하였다. 자원봉사자의 봉사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Campbell(1976)의 만족에 대한 정의인 기대의 일치 정도에 따라 자원봉사 만족의 문항을 구성하였다. 이에 따라 자원봉사 활동에 만족하였는지,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기대했던 경험을 얻을 수 있었는지를 묻는 두 문항으로 측정하였다. 본 연구에 포함된 요인들의 내적 신뢰도는 Cronbach's ⍺=897~.956이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PASW 18.0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분석하였고, 분석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구통계적 변인을 분석하기 위해 빈도 분석과 기술통계 분석을 실시하였다.

둘째, 문항의 타당도와 신뢰도 분석을 위해 탐색적 요인분석, 내적일관성 분석과 상관관계 분석을 실시하였다. 탐색적 요인분석은 주축요인추출법(principal axis factoring)과 사각회전의 프로멕스(promax)를 실시하였다.

셋째, 스포츠종목 동일시 수준에 따라 상하 두 집단으로 분류하기 위해 다양한 동일시에 대한 중앙값(median)을 측정하였다.

넷째, 심리적계약이행이 자원봉사 만족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회귀모형에 포함될 변수 선택방법으로는 단계선택법을 사용하였다.

자원봉사자의 스포츠 동일시와 심리적계약이행, 자원봉사 만족에 대한 기술 통계치는 다음과 같다<Table 3>. 스포츠 종목에 대한 동일시의 경우 M=4.343, SD=1.511이었고 심리적계약이행에서는 업무환경 M=4.198, SD=1.356, 업무특성 M=4.877, SD=1.338, 사회관계 M=4.282, SD=1.337, 자아발전 M=5.051, SD=1.322, 경력개발 M=4.145, SD=1.463으로 나타났고, 자원봉사 만족은 M=4.648, SD=1.448이었다. 요인간 상관관계는 .225~.639로 다중공선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적계약이행이 자원봉사 만족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각각의 요인을 독립변인으로 하고 자원봉사 만족을 종속변인으로 하는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Table 4>. 심리적 계약 요인 중 경력개발 요인을 제외한 모든 요인이 자원봉사 만족을 유의하게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업무특성(t=4.548, p=.000), 자아발전(t=4.734, p=.000), 업무환경 (t=4.562, p=.000), 사회관계(t=2.365, p=.019) 요인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p<.05), 경력개발(t=.095, p=.925)은 자원봉사 만족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p<.05). 회귀식의 설명력은 53.7%로 나타났다.

심리적계약이행이 자원봉사 만족에 미치는 영향이 자원봉사자의 스포츠종목 동일시수준에 따라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스포츠종목 동일시수준이 높고 낮음에 따라 응답자를 두 집단으로 나누고, 각 집단별로 심리적계약이행이 자원봉사 만족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집단의 분류를 위해 스포츠종목 동일시의 중앙치(median=4.000)를 기준으로 상하 두 집단으로 나누었다. 정체성 고 집단의 중앙치는 5.085(N=129), 정체성 저 집단의 중앙치는 3.576(N=125)이었다.

자원봉사자의 스포츠종목 동일시수준 고 집단의 심리적계약이행이 자원봉사 만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회귀분석 결과는 <Table 5>와 같다. 분석결과, 업무특성(t=3.391, p=.001), 자아발전(t=3.028, p=.003), 사회관계(t=2.516, p=.013), 업무환경(t=2.272, p=.025) 요인이 자원봉사 만족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으며, 경력개발(t=1.167, p=.246) 요인은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p<.05). 회귀식의 설명력은 48.6%였다.

자원봉사자의 스포츠종목 동일시수준 저 집단의 심리적 계약 이행이 자원봉사 만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회귀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Table 6>. 업무환경(t=4.771, p=.000), 업무특성(t=3.183, p=.002), 자아발전(t=2.464, p=.015) 요인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경력개발(t=-1.115, p=.267), 사회관계(t=-.531, p=.596) 요인은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p<.05). 회귀식의 설명력은 41.6%로 나타났다.

국내 학계는 여가학 범주에서 스포츠이벤트 자원봉사를 연구하는 학문적 근거로 Stebbins의 진지한여가 개념을 적극 차용해 왔다. 하지만 국내 자원봉사자들의 경우 일회성 혹은 단기간 자원봉사가 일반적 모습이기 때문에 이는 Stebbins의 분류상 일상적여가나 프로젝트성여가로 보는 것이 더욱 적절하다(Kim et al., 2012). 하지만 일상적여가나 프로젝트성여가로서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진지한여가의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자원봉사자 개개인의 여가 만족적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한 자원봉사활동 만족과 지속성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Kim, 2012).

이에 본 연구에서는 스포츠자원봉사자의 다양한 심리적계약이 만족정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관계가 스포츠동일시 수준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았다. 연구 결과 심리적계약의 하위요인인 경력개발, 자아발전, 업무환경, 업무특성, 사회관계 중 경력개발 요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스포츠이벤트 자원봉사자의 만족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급 조직구성원이나 자원봉사자 모두의 경우 일반적으로 경력개발, 자아발전, 업무환경, 업무특성, 사회관계 전 분야에서 심리적계약이행이 만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Cho et al., 2012; Kim, Trail, Lim & Kim, 2009).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 심리적계약이행의 경력개발요인이 참여자의 만족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사실은 경력개발이 스포츠이벤트 자원봉사들의 주된 동기 중 하나(Kim, Zhang, & Connaughton, 2010 등)라는 것을 염두에 둘 때 매우 흥미로운 결과이다.

Henderson(1984)과 Stebbins(1992)는 진지한 여가의 한 형태로서 경력개발을 중시하는 자원봉사의 모습(career volunteering)을 강조한바 있다. Parker(1997) 역시 업무경험(work experience)을 위한 자원봉사의 형태(market volunteering)를 구분하는 등 경력개발은 진지한 여가를 구성하는 주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본 연구결과 중 경력개발과 만족도와의 관계는 국내 스포츠이벤트 자원봉사활동이 진지한여가가 아닌 일상적여가나 프로젝트성여가에 그치고 있다는 가정을 일정 부분 설명해준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본 연구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의 연령 역시 진로선택이 시급한 20대(51.2%)를 제외한 나머지 연령대가 50%에 달해 통계적으로 경력개발요인과 만족요인 간 관계가 희석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Kim et al., 2010 참조).

스포츠종목 동일시수준이 높은 자원봉사자의 경우, 전체 표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업무특성, 자아발전, 사회관계 및 업무환경의 네 가지 요인에 있어 심리적계약이행이 만족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 반면, 경력개발 요인에 있어서는 상관관계가 드러나지 않았다. 또한 스포츠종목 동일시수준이 낮은 자원봉사자의 경우에는 업무특성, 자아발전, 업무환경의 세 가지 요인에 있어 심리적계약이행이 만족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음이 드러났다. 즉, F1 혹은 모터스포츠와 동일시수준이 높은 봉사자와 낮은 봉사자 간에는 오로지 심리적계약이행의 사회관계요인에 있어서만 차이점이 나타난 것인데, 이 역시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시설이나 행사를 통해 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일종의 팬인 경우가 많고, 스포츠동일시가 높은 경우에는 더욱 그러할 것(Kim & Trail, 2007)이라는 앞선 가정과 일치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사회정체성이론(Tajfel & Turner, 1979; Turner, 1987)을 비롯한 수많은 스포츠팬 관련 연구들은 스포츠팬들에게 있어 무리를 짓거나 모이고자 하는 욕구가 전형적인 팬행동임을 밝힌 바 있는데, 이는 여가참여자들이 관심사에 따라 동호회나 팬클럽 등을 형성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즉, 모터스포츠에 높은 스포츠종목 동일시를 느끼는 봉사자들에게 있어 동일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 열정을 공유할 수 있는데서 오는(Harrington, Cuskelly, & Auld, 2000) 심리적 안도감이나 즐거움 때문에 심리적계약의 사회관계요인이 만족도의 중요한 선행요인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스포츠 동일시가 낮은 봉사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봉사업무와 관련된 업무환경, 업무특성 등의 심리적계약이행만이 의미 있는 요인으로 나타났다는 사실 역시 업무 및 환경적합도와 심리적계약 등이 재참여나 만족에 영향을 준다는 선행연구들(Cho et al., 2012; Kim et al., 2009)과 동일한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여가로서 자원봉사활동의 지속성을 높이기 위한 환경적 요인을 파악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스포츠자원봉사자의 다양한 심리적계약이 참여자의 만족과 어떠한 영향관계를 갖는지 알아보고 이러한 관계가 스포츠동일시 수준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았다. 전반적으로 경력개발을 제외한 네 가지 요인인 업무환경, 업무특성, 자아발전, 사회관계의 심리적계약이행은 만족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침이 확인 되었고, 이는 스포츠종목 동일시 수준이 높은 집단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스포츠종목 동일시 수준이 낮은 봉사자들의 경우 업무환경, 업무특성, 자아발전만이 만족도의 유의한 선행요인이었으며 이러한 결과는 설문참여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일상적여가 및 프로젝트성여가의 특징 그리고 사회정체성이론을 근거로 여가학적 관점에서 해석되었다.

본 연구의 의의는 여가참여자의 기대와 그것의 일치정도(심리적계약이행), 관심사에 대한 심리적 애착(스포츠종목동일시), 이를 통한 만족도(자원봉사만족)간 영향관계를 규명하는 과정에서 첫 번째, 스포츠이벤트 자원봉사자의 지속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환경조성에 있어 중요한 선행요인이 무엇인지 밝혔고 두 번째, 그 동안 소홀하게 다뤄졌던 스포츠이벤트 자원봉사자의 스포츠동일시 및 심리적계약을 중시하는 자원봉사자의 특성을 충분히 연구설계에 반영하였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여가의 지속참여와 계속적 만족, 특히 자원봉사자의 지속참여 및 만족에 대한 연구는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몇 년간 이어지는 국제스포츠이벤트 개최와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은 시기적 이점을 활용하여, 본 연구의 시사점을 지역, 선수, 국가 등 더욱 다양한 환경에 적용한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단기적 이벤트성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한 일상적 혹은 프로젝트성 여가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며, 이들의 만족이 어디에 기인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레크리에이션전문화 정도가 높은 봉사자나 애착수준이 높아 이미 진지한여가를 누리고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봉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의 필요성 역시 제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