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폐광산 인근 중금속 오염은 농경지뿐만 아니라 농산물까지 오염시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2,000여 개의 폐광산이 있으며(MIRECO, 2013), 폐광산 인근에 우려기준, 대책기준을 초과한 농경지가 논 106 곳, 밭 101곳에 달하고 있다(MOE, 2012).
토양 내 식물이 중금속을 흡수하고 축적하는 양은 토양 중 중금속의 총함량보다 식물에게 전이될 가능성이 높은 유효태함량에 의해 결정된다(Ruby
일반적으로 토양 내 중금속의 거동은 흡수(absorption), 흡착(adsorption), 침전(precipitation), 복합체 형성(complexation reactions), 식물 흡수(plant uptake), 침출(leaching), 휘발(volatilization) 등의 작용에 의해 결정된다(Bolan
중금속 원소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토양 pH는 중금속 유효도와 음의 상관관계가 있다. 유기물(OM)은 흡착기능으로 인해 유효도를 감소시키거나 토양용액 내 용존유기탄소(DOC) 함량을 증가시켜 중금속의 유효도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Naidu
이를 발전시켜 몇몇 연구자들은 토양 중금속 총농도와 pH, 유기물 함량과 같은 토양특성 인자와의 상관성을 고려한 중금속 유효도 유추 모델식을 도출하였고, 생태계 위해성 평가 및 토양 내 중금속 거동 해석에 이 모델식을 활용하고자 하였다(Sauvé
반면 국내에서는 농경지 토양의 중금속 관리에 있어 ‘중금속 유효도’라는 개념이 일반화되어 있지 않으며 우리나라 토양특성을 고려한 ‘중금속 유효도 유추 모델식’이 제시된 연구 사례가 부족하다. 국내에서도 일부 국가들과 같이 중금속 유효도를 이해하고 토양특성 중 유효도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를 관리하여 유효도를 저감시키는 관리방안이 필요하다(Wang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국내 중금속오염 농경지의 안전한 농산물 생산과 효율적인 토양관리방안을 모색하고자 중금속 총농도 및 유효태 농도, 토양특성 인자간의 상관성을 바탕으로 한 ‘토양 내 중금속의 식물유효도 유추 모델식’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 폐광산 인근 농경지에서 채취한 토양(표토, 10-20 cm)을 이용하여 진행하였다. 도별 분포를 고려하여 강원, 경북, 충북, 충남, 전남에 위치한 39개 폐광산 인근의 논, 밭에서 토양시료 142점을 채취하였다. 수집한 토양시료는 풍건하여 2 mm 체로 거른 후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분석 데이터는 식물유효태 유추 모델식을 개발하기 위한 자료, ‘모델식 개발용 데이터(derivation data set)’로 활용하였다. 모델식 개발을 위한 시료 이외에 개발된 모델식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한 시료를 별도로 광산인근 지역에서 41점 채취하였고, 동일한 분석법을 이용하여 ‘타당성 검토용 데이터(validation data set)’로 활용하였다.
토양 pH, 전기전도도(Electrical conductivity, EC)는 토양과 증류수를 1:5(w:v) 비율로 하여 교반시키고 1시간 후 각각 pH meter(MP220, Mettler Toledo, Switzerland), EC meter(MC226, Mettler Toledo, Switzerland)로 측정하였다. 토양 유기물 함량은 강열감량법(NAAS, 2010), 토양 중 용존유기탄소(dissolved organic carbon, DOC) 함량은 토양 10 g을 20 mL의 증류수로 2시간 진탕 후 여과하여 TOC 분석기(2100S, Analytik Jena, Germany)로 측정하였다. 알루미늄⋅철⋅망간 산화물 함량은 암모늄옥살산 추출법으로 추출한(Schwertmann, 1964, 1973) 후 Whatman No. 42(pore size 2.5 ㎛) 여과지로 여과하고 ICP-OES(8300DV, Perkin-Elmer, USA)로 분석하였다. 점토함량은 마이크로 피펫법(Miller and Miller, 1987)으로 측정하였다.
토양 중 중금속(Cd, Cu, Pb, Zn) 농도는 총농도와 식물 유효태 농도로 구분하여 측정하였다. 중금속 총농도는 토양 1 g에 9 mL의 왕수(
토양 중 중금속 식물유효태 농도와 총농도, 중금속 유효도에 영향을 미치는 토양특성 인자 간의 다중회귀분석은 각각의 분석값을 pH와 점토함량을 제외하고 로그(log) 값으로 변환하여 실시하였다. 다중회귀분석은 SAS 프로그램(SAS version 9.3, SAS Inc., USA)을 이용하였다. 중금속 농도 분포와 관련하여 계산된 분배계수 Kd는 토양용액 내 분포하는 중금속의 함량에 대한 고체입자에 분포하는 중금속의 비로써 중금 속 유효도를 나타내는 지표이다(Naidu
‘중금속 유효도 유추 모델식’의 타당성 및 적합성을 판단하기 위한 지표로 Normalized Mean Error(NME)와 Normalized Root Mean Square Error(NRMSE)를 사용하였다(De Vries
본 연구에 사용한 토양의 기본 화학적 특성이자 중금속 유효도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인 토양 pH, 유기물 함량(OM), 용존유기탄소(DOC), 알루미늄⋅철⋅망간 산화물(Al+Fe+Mn)함량, 점토함량(clay)을 Table 1에 나타내었다.
[Table 1.] Chemical properties of potentially influencing on the metal phytoavailability
Chemical properties of potentially influencing on the metal phytoavailability
토양 pH는 산성 토양(3.4)에서 염기성 토양(8.5)까지 다양한 분포를 나타냈고, 평균 수치는 6.0으로 우리나라 농경지 논토양 평균인 5.9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Kang
공시토양의 중금속 총농도, 유효태 농도, 총농도에 대한 유효태 비율, Kd 값은 Table 2와 같다.
Distribution of total heavy metal concentrations and phytoavailable concentrations in soils, and the soilsolid partitioning coefficient (modified from the study by Seo et al., 2013)
각 원소별 중금속 총농도를 토양환경보전법상의 우려기준과 비교해 볼 때 Cd은 최고 12배, Cu는 6배, Pb은 35배, Zn은 11배를 초과하는 토양을 포함하고 있었다. 중금속 총농도 평균값 중 Pb(308.4 mg/kg)은 우려기준 보다 약 50% 더 높은 수치를 나타냈으며 다른 중금속은 우려기준 이하였다. 그러나 Yoon 등(2009)이 조사한 우리나라 토양의 평균 중금속 농도(Cd 0.2 mg/kg, Cu 13 mg/kg, Pb 16 mg/kg, Zn 51 mg/kg)를 기준으로 살펴 보았을 때는 Cd, Cu, Zn 모두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어, 본 연구의 조사 토양이 인근 광산의 광미 및 광산 폐수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추출방법에 따라 측정한 유효태 농도의 분포는 1 M NH4NO3로 추출했을 때가 0.01 M Ca(NO3)2 로 추출했을때보다 넓은 범위로 분포하고, 평균값 또한 높았다. 평균 수치로 비교해 볼 때, 1 M NH4NO3로 측정한 유효태 농도가 0.01 M Ca(NO3)2로 측정한 유효태 농도에 비해서 Cd은 2.3배, Cu는 6.3배, Pb은 53.4배, Zn은 3.2배 높았다. NH4NO3, Ca(NO3)2 모두 중성염의 치환력을 이용하는 것이지만, 1 M NH4NO3 추출액의 농도가 0.01 M Ca(NO3)2에 비해 높아 중성염이 해리되었을 때 발생하는 이온들이 더 강한 치환력을 보이고(Pueyo
본 연구에서는 Cd, Cu, Pb, Zn 각 중금속별, 추출액별로 모델식을 도출하기 위해 다중상관분석을 실시하였고, 그 결과 Table 3, 4와 같이 회귀식을 도출하였다.
Multiple stepwise regression of phytoavailable metal pools against total concentrations of the corresponding metals combined with soil pH, OM, DOC, (Al+Fe+Mn) and clay
Values for the NME and NRMSE indicating the performance of the transfer functions derived in this study and other studies to estimate total dissolved Cd, Cu, Pb and Zn concentrations using ‘Derivation data set’ and ‘Validation data set’
유효도를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Kd 값이 아닌 유효태 농도를 회귀식의 y 값으로 설정한 이유는 직접적인 유효태 농도를 예측하기 편리하도록 하기 위해서이고, Sauvé 등(2000a)도 역시 분배계수가 아닌 유효태 농도와 중금속 총농도, pH 등의 토양특성 인자 사이의 모델식을 사용하는 것이 토양 용액 내 해리된 중금속을 바로 유추하는데 적합하다고 하였다.
다중상관분석을 통해 도출된 회귀식을 보면 모든 원소가 공통적으로 중금속 총농도와 토양 pH가 주요 변수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Table 3).
변수 중에 토양특성 인자만 본다면 Cd, Cu의 다중회귀식에서 토양 pH, 유기물의 변수 개입으로 상관계수(R)가 증가하고, 그 외의 토양특성 인자가 추가로 개입된 후 상관계수 변동이 크지 않았다. 이러한 양상은 Pb, Zn에서 동일하게 나타나지만 한가지 차이점은 Cd, Cu는 추출액에 따라 회귀식의 상관계수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중금속 총농도, pH, OM이 변수로 적용된 회귀식을 기준으로 볼 때, Cd는 추출액이 1 M NH4NO3일 때는 상관계수가 0.42, 0.01 M Ca(NO3)2일 때는 상관계수가 0.51로 0.01 M Ca(NO3)2 추출법일 때 다소 증가한다. Cu는 추출액이 1 M NH4NO3일때는 상관계수가 0.47, 0.01 M Ca(NO3)2일 때는 상관계수가 0.59로 0.01 M Ca(NO3)2 추출법일 때 역시 증가한다. Cd는0.01 M Ca(NO3)2 추출법일 때 1 M NH4NO3 추출법일 때에 비해 pH의 계수가 0.18에서 0.25로 증가하기 때문이고, Cu는 중금속 총농도의 계수가 0.67에서 0.73으로 상승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판단된다(Table 3).
토양특성 인자가 하나씩 변수로 추가될 때마다 회귀식의 상관계수가 증가하므로 모든 변수들이 적용된 회귀식을 활용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중금속 유효도 유추를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토양분석에서 중금속 총농도, pH, 유기물 함량(OM)은 일반적으로 분석하는 항목이지만, 그 외의 항목은 일반적인 분석항목이 아니다. 또한 본 연구에서 실질적으로 변수가 증가하더라도 상관계수가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금속 총농도, pH, 유기물 함량(OM)만 적용된 회귀식을 본 연구에서 토양 중 중금속의 유효도를 유추하기 위한 모델식으로 선발하였다.
다중상관분석을 통해 도출된 모델식에 ‘모델식 개발용 데이터(derivation data set)’와 ‘타당성 검토용 데이터(validation data set)’를 적용하여 계산한 유추값(estimated value)과 실제 분석을 통해 얻은 측정값(measured value)을 통해 NME, NRMSE를 산출하였다. 이를 통해 본 연구에서 도출한 모델식의 overestimation, underestimation 여부, 모델식 일반화의 적합성을 판단하였다(Table 4; Fig. 1, 2). 또한 문헌에서 도출된 모델식에 본 논문의 ‘모델식 개발용데이터(derivation data set)’를 적용하여 NME, NRMSE를 산출하였고, 이 값을 본 연구 모델식에서 산출된 값과 비교하여 국내 토양 특성을 반영한 모델식의 필요성을 알아보았다(Table 5; Fig. 12).
4.1. Derivation data set
Cd은 1 M NH4NO3, 0.01 M Ca(NO3)2 모델식에서 NME가 각각 -0.011, -0.020으로 유추값과 실측정값이 거의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NRMSE값은 추출용액에 따라 각각 0.371, 0.375로 서로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Cu는 0.01 M Ca(NO3)2 모델식의 NME 값(0.037)이 1 M NH4NO3 모델식의 NME 값(0.005)보다 커 1 M NH4NO3 모델식의 유추값이 실측정값과 더욱 근접한 것을 판단할 수 있었다. Cu의 NRMSE 값은 각각 0.028, 0.051로 추출용액에 따라 큰 차이는 없었다(Table 4). Pb와 Zn은 추출용액에 따라서 overestimation 또는 underestimation으로 나뉘었다(Pb NME = -0.003NH4NO3, 0.003Ca(NO3)2; Zn NME = 0.008NH4NO3, -0.002Ca(NO3)2). 그러나 각각의 NME 절대값이 작아 유추값과 실측정값 간의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었고, NRMSE 값은 Pb, Zn 모두 추출용 액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Table 4).
본 연구에서 도출된 모델식과 문헌에서 도출된 모델식에 ‘모델식 개발용 데이터(derivation data set)’를 각각 적용하였을 때 산출된 NME의 절대값, NRMSE 값을 비교해 보면 본 연구의 모델식에서 산출된 값들이 작은 것을 알 수 있다(Table 4). 또한 본 연구의 모델식에서 도출된 유추값보다 문헌에서 도출된 모델식의 유추값이 더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고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지 않아 유추값과 실측정값간의 일치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되었다(Fig 1, 2). 따라서 문헌에서 도출된 모델식에 국내 중금속 오염 농경지 토양의 data set를 적용시켜 식물유효태 농도를 유추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고, 결론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지역의 토양 특성 및 환경이 반영된 모델식을 개발하여 활용할 필요성이 있음을 나타내었다.
4.2. Validation data set
Cd, Cu, Pb, Zn 각각의 모델식에 ‘모델식 개발용 데이터(derivation data set)’를 적용했을 때보다 ‘타당성 검토용 데이터(validation data set)’를 적용했을 때가 NME와 NRMSE의 절대값이 높았으나(Table 4), ‘타당성 검토용 데이터(validation data set)’를 모델식에 적용시켜 예측한 값과 실측정값 간의 상관계수를 ‘모델식 개발용 데이터(derivation data set)’를 적용시켰을 때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거나 더 높은 상관계수를 나타내기도 하였다(Fig. 1, 2). 따라서 본 연구에서 도출된 모델식은 우리나라 중금속 오염 농경지 전반을 관리하는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 로 판단된다.
중금속 오염 농경지 관리방안을 구축하기 위해서 중금속 유효도 개념을 도입하고 중금속 유효도에 영향을 미치는 토양특성 인자를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추출용액을 달리하여 중금속 오염 농경지 토양의 유효도와 중금속 유효도에 영향을 미치는 토양특성을 조사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중금속 유효도 유추 모델식’을 개발하였다. NME, NRMSE 값의 평가를 통해 본 연구에서 도출한 모델식은 문헌에서 도출된 모델식에 비해 유추값과 실측정값 간의 차이가 크지 않음이 확인되었고, ‘타당성 검토용 데이터’ 적용을 통해 지역특이적(대상지역의 토양특성이 반영되는 것을 의미)인 데이터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검증되어 도출된 모델식이 우리나라 중금속 오염 농경지 토양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였다. 또한 토양특성 인자에 있어서는 pH와 유기물이 식물유효태 농도를 유추하는 중요한 변수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관리대상 지역의 토양특성을 반영한 ‘토양 내 중금속 유효도 유추 모델식’ 개발의 필요성을 확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