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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불면증 환자의 핵심감정평가도구를 활용한 정서적 특성 연구 A Study on Emotional Characteristics with the Core Assessment Instrument Based on Chiljeong in Insomnia Patients
ABSTRACT
불면증 환자의 핵심감정평가도구를 활용한 정서적 특성 연구
KEYWORD
Insomnia , Seven emotions , Psychological evaluation , Core Assessment Instrument
  • I. 서론

    수면이란 각성상태와 대조적으로 망양체가 억제되어 대뇌피질의 감각이 둔해지는 상태를 말하며, 불면 (不眠)은 입면장애, 숙면장애, 조기각성장애 등으로 인하여 만족스럽지 못한 수면 상태, 즉 수면장애를 의미한다1). 국내의 경우 불면증의 유병률이 20%에 달하며, 그 중 5% 정도는 만성불면증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국의 경우 불면증 유병률이 최고 48%에 이를 정도로 높게 조사된 경우2,3)도 있어서 현대사회에서 불면증은 동서를 막론하고 발생하는 매우 흔한 건강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불면증 환자에게서 일반인보다 임상적으로 심각한 우울과 불안이 동반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우울증, 불안증, 화병 등 다른 정신과 질환의 주된 동반증상으로 알려져 있어 불면 치료 시에 수면제 투여와 같은 단순 대증치료만이 아닌, 정신과적 치료를 포함한 전체적 심신 관리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4).

    한의학에서 칠정(七情)은 인체의 정상적인 정서 표현으로 정신활동의 구체적인 표현이며, 칠정의 변화는 주변의 사물이나 환경의 영향으로 변화된 사람의 정지(情志)로 정신 활동의 변화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정신적인 자극이 과도하게 지속되었을 때 정신 활동의 정상적인 리듬을 잃게되면 인체의 기기가 문란해져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증상을 야기하게 된다5).

    현재 칠정과 질환 연관성에 관련 연구로는 칠정과 산후풍의 연관성 연구6), 칠정과 소화기 질환과의 비교 연구7), 칠정과 부인과 질환과의 관계에 대한 문헌적 고찰8) 등이 있으며, 최근 이 등9)은 한의학의 감정분류 체계인 칠정(七情)의 개념을 현대 심리학적인 정서개념으로 구체화하여 조작적 정의를 내린 후, 기존 정서 심리척도들을 참조하여 문항을 개발한 감정평가도구를 개발하여 질환별 칠정 관련성을 유용하게 평가하도록 하였다.

    이에 저자는 임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불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의학 칠정에 기반을 둔 핵심감정평가도구를 사용하여 불면 환자의 심리적, 정서적 문제를 한의학적 측면에서 살펴본 후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기에 이를 보고하는 바이다.

    II. 연구대상 및 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대학교 소재 ○○한방병원에 불면증을 주소로 외래 내원 혹은 입원한 환자 34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 대상자는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설문지에 응답할 수 있는 환자로 국한하였다. 외래 환자의 경우는 외래 처음 내원시에 설문지를 제공하고 다음 방문시까지 작성하도록 하였으며, 입원 환자의 경우 병원 환경, 의료진 및 시설에 적응하는 기간을 고려하여 입원한지 3일 이상 경과한 자로 제한하였다.

       2. 설문조사 기간

    2014년 8월 1일부터 2015년 3월 31일까지 8개월 동안 설문 조사를 시행하였다.

       3. 연구방법

    본 연구를 위해 인구 통계학적 변인 조사와 Insomnia Severity Index (이하 ISI), 한의학 칠정에 기반을 둔 핵심감정평가도구가 포함된 설문지를 이용하였다.

    인구 통계학적 변인에 대하여 나이, 성별, 학력, 혼인, 직업을 조사하였다.

    ISI는 주관적 불면증 척도로 Morin10)이 개발하였고 2002년 대한수면연구회에서 번안한 것을 이용하였다. 총점의 해석은 0~7점까지는 No clinically significant insomnia, 8~14점까지는 Subthreshold insomnia, 15~21점까지는 Clinical insomnia (moderate severity), 22~28점까지는 Clinical insomnia (severe)로 해석하였다11).

    본 연구에 사용한 핵심감정평가도구는 이 등9)이 예비조사 및 본조사를 통해 개발한 평가 도구로 희(喜) 17문항, 노(怒) 15문항, 사(思) 13문항, 우(憂) 11문항, 비(悲) 18문항, 공(恐) 12문항, 경(驚) 14문항 총 100문항으로 이루어진 감정평가도구이다. 각 문항별로 ‘전혀 그렇지 않다=1, 약간 그렇다=2, 웬만큼 그렇다=3, 꽤 그렇다=4, 매우 그렇다=5점’으로 5점 리커트 척도로 구성되었다. 각 감정별로 총점 및 평균값에 따른 T점수를 마련하였다(평균 50점, 표준편차±10). 희(喜)의 경우는 40~45점이면 주의군, 35~39점이면 위험군, 35점 미만은 고위험군으로, 나머지 부정적 정서의 경우는 55~60점은 주의군, 61~65점은 위험군, 66점 이상은 고위험군으로, 특히 비(悲), 우(憂), 노(怒)의 정서가 높은 경우(질병이 있는 사람들이 없다는 사람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던 정서)에는 더욱 주의를 요하는 것으로 하였다. 본 핵심감정평가도구의 모든 정서 척도 문항들의 내적 일치도 계수 (Cronbach-α)가 .866~.956 범위에 속하고, 검사-재검사 (Test-retest Reliability) 신뢰도도 모두 .70 이상의 상관계수를 보여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자료 수집을 위하여 전라북도 전주 소재 ○○대학교 ○○한방병원에 불면으로 내원한 외래ㆍ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설문지에 대한 설명 후 연구 참여에 대한 동의서를 작성하도록 하였다. 질문에 대한 응답은 자기보고식으로 작성하게 하였고 설문지는 총 38부를 배포 후 38부를 회수하였다. 그 중 응답이 불완전하거나, 불성실하게 응답한 2부 및 ISI 7점 이하로 조사된 2부를 제외한 34부를 본 연구의 분석 자료로 사용하였다.

       4. 통계분석

    수집된 자료는 SPSS (Statistical Package for the Social Sciences, IBM, United States of America) 21.0 Version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연구목적에 따라 분석하였다.

    첫째,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은 빈도와 백분율 등 기술적 통계량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둘째,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및 ISI 점수에 따른 칠정 평가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Independent t-test (t-test)와 One-way repeated measure ANOVA, Pearson Correlation analysis를 이용하여 분석하였고, 95%의 신뢰구간, 즉 5%의 유의수준 (p< 0.05)에서 검토하였다. One-way repeated measure ANOVA 시, 사후분석(post hoc)은 bonferroni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III. 연구 결과

       1. 대상자의 특성

    1) 인구 통계학적 특성

    본 연구에 참여한 조사 대상자의 일반적인 특성에 따른 분포는 다음과 같다.

    조사 대상자는 총 34명으로 남자 5명(14.7%) 그리고 여자 29명(85.3%)이었다. 혼인과 관련된 분포는 기혼이 28명(82.4%), 미혼이 4명(11.8%), 사별 1명(2.9%), 이혼 1명 (2.9%)이었다. 학력에 따른 분포는 초졸 1명(2.9%), 중졸 4명(11.8%), 고졸 10명(29.4%), 대졸 18명(52.9%), 대학원 이상이 1명(2.9%)이었다. 연령에 따른 분포는 20대가 5명(14.7%), 30대가 2명(5.9%), 40대 7명(20.6%), 50대 12명(35.3%), 60대 7명(20.6%), 70대 1명(2.9%)으로, 평균 연령은 50.2세 였다. 직업에 따른 분포는 전문직ㆍ관리직이 6명(17.6%), 사무직ㆍ서비스ㆍ판매직 8명(23.5%), 주부 16명(47.1%) 무직 3명(8.8%), 기타 1명(2.9%)으로 분포하였다(Table 1).

    [Table 1.] Descriptive Statistics Analysis for Demographic Characteristics of Subj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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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ve Statistics Analysis for Demographic Characteristics of Subjects

       2. Insomnia Severity Index

    본 연구에 참여한 조사 대상자의 ISI 점수 분포는 8~14점 9명(26.5%), 15~21점 16명(47%), 22~28점은 9명(26.5%)으로 조사되었다(Table 2).

    [Table 2.] Descriptive Statistics Analysis for Score of Insomnia Severity Ind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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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ve Statistics Analysis for Score of Insomnia Severity Index

    성별에 따른 점수분포는 남자(5명) 평균 14.60점, 여자(29명) 평균 18.21점으로 나타났으며, 혼인 여부에 따른 분포는 기혼(30명) 17.61점, 미혼(4명) 평균 17점, 이혼(1명) 12점, 사별(1명) 28점이었다. 학력에 따른 분포는 고졸 이하(15명) 평균 18.13점, 대졸이상(19명) 17.32점으로 나타났다.

    연령에 따른 분포는 20대(5명) 평균 18.20점, 30대(2명) 16.00점, 40대(7명) 18.57점, 50대(12명) 15.58점, 60대(7명) 20.29점, 70대(1명) 19.00점이었다.

    직업에 따른 분포는 전문직ㆍ관리직(6명) 평균 17.83점, 사무직ㆍ서비스ㆍ판매직 (8명) 17.13점, 주부 (16명) 18.81점, 무직 (3명) 16점, 기타 (1명) 8점으로 나타났다(Table 3).

    [Table 3.] Descriptive Statistics Analysis for Mean of ISI Score by Demographic Characteris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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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ve Statistics Analysis for Mean of ISI Score by Demographic Characterisitics

       3. 불면증 환자의 핵심감정평가 결과

    본 연구에 참여한 조사 대상자들의 핵심감정평가 척도를 통합 분석과 인구 통계학적 특성에 따른 분석, 그리고 ISI 점수와의 연관성에 대해 분석하여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대상자 전체의 칠정 척도는 비(悲) (60.02), 경(驚) (59.66), 공(恐) (56.60), 사(思) (54.59), 노(怒) (50.96), 우(憂) (44.57), 희(喜) (39.29) 순으로 평가되어 불면을 호소하는 경우 비(悲), 경(驚)의 정서를 주로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감정 척도 각각을 살펴보면, 희(喜)의 경우 노(怒), 사(思), 비(悲), 공(恐), 경(驚)의 정서에 비해 낮게 측정되었다. 비(悲)와 경(驚)의 경우 희(喜), 노(怒), 우(憂)의 정서와 비교하여 높게 측정되었다(Table 4).

    [Table 4.] One Way Repeated Measure ANOVA Analysis for the Average, Standard Deviation and Relationship on Each Emo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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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ne Way Repeated Measure ANOVA Analysis for the Average, Standard Deviation and Relationship on Each Emotion

    성별에 따른 칠정 척도는 남자는 노(怒), 비(悲), 공(恐), 경(驚), 사(思), 우(憂), 희(喜)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고, 여자의 경우 경(驚), 비(悲), 공(恐), 사(思), 노(怒), 우(憂), 희(喜) 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으나 각각의 척도에서 통계적으로 유의성 있게 차이가 나타나진 않았다(Table 5).

    [Table 5.] Independent T-test Analysis for Each Emotion by Ge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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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dependent T-test Analysis for Each Emotion by Gender

    연령에 따른 칠정 척도는 20~40대의 경우 경(驚), 비(悲), 사(思), 공(恐), 노(怒), 우(憂), 희(喜) 순으로 높게 나타났고, 50~70대의 경우 비(悲), 경(驚), 공(恐), 사(思), 노(怒), 우(憂), 희(喜)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각각의 척도에서 통계적으로 유의성 있는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Table 6).

    [Table 6.] Independent T-test Analysis for Each Emotion by 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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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dependent T-test Analysis for Each Emotion by Age

    학력에 따른 칠정 척도는 고졸 이하의 경우 비(悲), 경(驚), 공(恐), 사(思), 노(怒), 우(憂), 희(喜) 순으로 높게 나타났고, 대졸 이상의 경우 경(驚), 비(悲), 공(恐), 사(思), 노(怒), 우(憂), 희(喜)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희 (喜)의 감정에서 유의율 10% (p< .10) 수준에서 유의성을 보이는 결과 외에는 각각의 척도에서 학력과 칠정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성 있는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Table 7).

    [Table 7.] Independent T-test Analysis for Each Emotion by 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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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dependent T-test Analysis for Each Emotion by Education

    혼인 여부에 따른 칠정 척도는 미혼의 경우 공(恐), 비(悲), 사(思), 경(驚), 우(憂), 노(怒), 희(喜) 순으로 높게 나타났고, 기혼의 경우 경(驚), 비(悲), 공(恐), 사(思), 노(怒), 우(憂), 희(喜)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각각의 척도에서 혼인 여부와 칠정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성 있는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Table 8).

    [Table 8.] Independent T-test analysis for Each Emotion by Marri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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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dependent T-test analysis for Each Emotion by Marriage

       4. ISI 점수와 핵심감정평가도구와의 관계

    ISI 점수와 핵심감정평가도구의 연관성 정도를 살펴보기 위해 상관분석을 실시한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칠정 척도 중 희(喜)를 제외한 6가지의 척도는 모두 ISI 점수와 정적 상관관계를 나타냈고, 희(喜)의 정서가 유일하게 ISI 점수와 부적 상관관계를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의미는 없었다. 그 중에서도 사(思)는 유의확률 0.314, 경 (驚)은 유의확률 0.292로 p< 0.10 수준의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Table 9).

    [Table 9.] Pearson Correlation analysis for Relationship between ISI Score with Each Emo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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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arson Correlation analysis for Relationship between ISI Score with Each Emotion

    성별, 연령, 학력, 혼인 여부에 따른 ISI 점수와 핵심감정평가도구의 연관성 정도를 살펴보기 위해 상관분석을 실시한 결과 남성의 경우 사(思), 경(驚)이 ISI 점수와 p< 0.10 수준의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여성의 경우 통계적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남성의 샘플수가 적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연령에 따른 ISI 점수와의 상관관계 분석 결과, 50세 이상의 고연령의 경우에 사(思), 경(驚)이 p< 0.05 수준의 유의성 있는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불면 호소시 연령의 증가에 따라 사(思)나 경(驚)의 감정에 취약할 수 있음을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즉, 고연령의 불면 환자의 경우, 사(思), 경(驚)의 감정에 유의하여 치료에 임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학력에 따른 ISI와의 상관성 분석 결과는 대졸 이상 그룹에서 경(驚)이 p< 0.05 수준의 유의성 있는 상관관계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혼인 여부에 따른 ISI와의 상관관계에서는 기혼자가 경(驚)과 p< 0.05 수준의 유의성 있는 상관관계를 보였다(Table 10).

    [Table 10.] Pearson Correlation analysis for Relationship between ISI Score with Each Emotion according to Sex, Age, Education, Marri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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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arson Correlation analysis for Relationship between ISI Score with Each Emotion according to Sex, Age, Education, Marriage

    IV. 고찰

    수면장애에서 주요 빈도를 차지하는 불면이란 잠들기 힘들거나 쉬이 잠들지 못하고 자주 깨어나는 현상을 말하며, 입면곤란, 수면 중의 반복되는 각성 상태, 새벽에 일찍 깨는 것, 잠에서 깨어 다시 잠들기 힘든 것 역시 모두 불면의 범주에 포함된다1). 일반 인구 집단에서도 불면증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고12), 신경 정신과 외래 환자 중 약 70%가 불면증을 호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다수의 연구에서 불면증상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신체증상, 강박증상, 우울 및 불안 증상 등의 신경증적 양상이 병존할 가능성이 높으며, 정신과적 문제가 높다고 보고되고 있어 불면증과 정신 심리적 병리의 강한 연관성을 시사한다13).

    인간이 느끼는 감정들 중 가장 자주 느끼는 구체적인 감정을 한의학에서는 칠정(七情)이라 하며 “희노우사비공경 (喜怒憂思悲恐驚)”의 일곱 가지 정서로 구분되어 있다. 『내경(內經)』은 “오장정지(五臟情志)”, ‘오지(五志)’, ‘구기(九氣)’라 하여 정지(情志)가 기기(氣機)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하였으며, 이후 후세 의가들이 정지(情志)과 변증론치(辨證論治)를 연구하는 기초가 되었다14). 또한 송대(宋代) 진무택(陳無擇)은 희노우사비공경(喜怒憂思悲恐驚)의 7가지 정지(情志)를 명확하게 ‘칠정(七情)’이라고 하였다15).

    주변의 다른 사물과 환경에 의해 사람의 정지(情志)는 수시로 변화하며, 정상적인 생리적 상황에서는 무해하나, 질병을 일으키는 병리적 상황에서는 과도한 자극이 될 수 있고, 이는 스트레스 상황과 연관이 깊다고 볼 수 있다16).

    한의학에서 정지(情志)는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을 기반으로 설명되어지며 특히 정서적인 문제를 중요시한다. 다양한 한의학적 정서 이론의 바탕격인 정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각 정지의 종류에 대한 개념 정립뿐만 아니라 현대 심리학에서 다루는 정서와의 접목을 통한 객관화 연구 또한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현재까지 칠정 관련 문헌 고찰17), 동의보감 칠정 병기에 대한 연구18), 감정 요인을 중심으로 한 칠정상의 기전 연구19), 정적ㆍ부적 척도에 대한 칠정의 속성 연구20) 등이 시행되었으나, 대부분 칠정 관련 병인론 위주의 연구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한의학적 개념인 정지의 객관화 연구를 통해 칠정 평가도구의 개발9)이 진행되고 있으나 이와 관련한 임상 환자 대상의 객관성 및 유의성 평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저자는 임상에서 불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칠정 평가를 시행함으로써 한의학 칠정에 기반을 둔 핵심감정평가도구의 진단적 측면에서 객관성 및 유의성을 확인하여, 이로 인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한방정신요법의 발전을 위한 기초 자료 수집을 하고자 본 연구를 시행하였다.

    연구방법으로는 ○○대학 한방병원에 불면증을 주소로 내원한 34명의 대상자를 통해 연구를 실시하였으며, 응답자의 일반적인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대상자의 성별, 연령, 학력, 직업, 혼인의 실제 숫자와 백분율의 기술적 통계량을 이용하였다.

    대상자의 성별은 여자가 남자보다 많았고, 기혼자가 미혼자보다 많았다. 학력은 고졸 이하가 15명, 대졸 이상이 19명이였으며, 연령은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게 분포해 있어 불면증이 연령에 상관없이 발생하는 질환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직업에 있어서는 주부, 사무직ㆍ서비스ㆍ판매직 등 다양한 결과가 나타났는데, 이는 불면이 특정 직업군에 한정되지 않는 질환임을 재차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 참여한 조사 대상자의 ISI 점수 분포는 8~14점 9명(26.47%), 15~21점 16명(47.06%), 22~28점 9명(26.47%)으로 나타났으며 불면의 정도가 가벼운 환자부터 심하게 호소하는 환자까지 넓은 범위에 분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성별 연령 학업 혼인과 관련되어서는 통계적으로 유의성이 없다는 결과를 통해 불면의 정도가 인구학적 요인과 연관성이 없음을 알 수 있었다.

    조사 대상자들의 핵심감정평가도구를 분석한 결과 비(悲)와 경(驚)의 정서는 높게 나오고 희(喜)의 정서는 낮게 측정되었다. 칠정(七情) 중 비(悲)의 정서는 특히 애도, 외로움, 고독감, 울음 등의 우울한 감정과 유사하고, 경(驚)의 정서의 경우는 가슴 두근거림, 안절부절못함, 신경과민상태 등의 불안감과 유사한 것으로 보고9)가 되어 있으며, 이는 임상적으로 불면증 환자에게서 일반인보다 우울과 불안의 발생 위험도가 증가한다는 김4)의 연구와도 유사성이 있는 결과이다.

    또한 희(喜)의 정서가 낮게 나타난 점은 칠정(七情) 중 희(喜)의 정서가 긍정적 정서(유쾌함, 즐거움 등)와 유사함을 의미하고 있으므로 불면으로 인해 부정적인 정서가 상승하면서 그 반작용으로 희(喜)의 정서가 감소되어서 이와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사료된다.

    반면에 비(悲)와 유사하다고 생각되는 우(憂)의 정서는 비(悲)의 정서와는 달리 낮게 나타났다. 핵심감정평가도구에서 애도, 외로움(고독), 회복 불가능한 상황에 대한 절망감과 행동 측정치로서의 울음 등의 감정이 비(悲)에 속하고, 비활동성과 연관된 무기력, 식욕저하, 흥미저하, 자기비하, 무가치함 등의 감정이 우(憂)에 속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비(悲)의 경우에는 최근의 정서적 자극이나 충격으로 인해서 불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서인 반면에, 우(憂)의 정서는 감정 활동이 일어난 이후에 이르게 되는 감정 중 하나로 무기력, 무가치함, 기대감 상실 등과 같은 비활동성에 초점이 맞춰진 정서20)이기 때문에 비(悲)의 정서에 비해 불면증과의 연관성이 비교적 적게 나타난 것으로 미루어 짐작되며, 향후 불면증 환자의 정신신경학적 치료에 있어서 주로 비(悲)의 정서에 중점을 두고 진행하는 것이 더욱 유효하리라 생각된다.

    또한 인구 통계학적 요인과 핵심감정평가도구와의 관계를 살펴보면 성별, 연령, 학력, 혼인의 요인에 따라 정서의 순서는 달랐지만 모든 요인에서 노(怒), 희(喜)의 정서가 낮게 나타남을 알 수 있었는데, 이는 불면증 환자들이 부정적인 정서를 가지고 있어 희(喜)의 정서가 낮게 나타났고, 노(怒)의 정서의 경우 부정적 정서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발산하는 성향이 있어, 비(悲)나 경(驚)과 같은 정서와 달리 핵심감정평가도구 결과가 낮게 나왔다고 사료된다.

    ISI 점수와 핵심감정평가도구와의 연관성을 살펴보기 위한 상관분석 결과 희(喜)의 정서는 ISI 점수와 부적 상관관계를, 나머지 정서는 정적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었지만 사(思)와 경(驚)의 정서에서만 p< .10 수준의 상관성이 확인되었다. 이를 통해 사(思)의 정서의 경우 전체 핵심감정평가도구에서는 비(悲)나 경(驚)의 정서보다 높진 않았지만 불면의 정도가 심해질수록 사(思)의 정서의 비중이 높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불면 환자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인 사려과다(思慮過多)와 연관성이 높다. 특히 불면증에 대한 인지행동적 설명 모형 중 인지적 각성이 높게 유지되어 발생하는 불면증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한 가지 생각에 몰두하는 경향이 강한 불면 환자의 특성 또한 이와 유사하며 결국 불면 환자의 치료를 위해 정서적 안정을 위한 치료 도구가 병행되어야 함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21).

    ISI 점수와 성별, 연령, 학력, 혼인 여부에 따른 핵심감정평가도구와의 상관관계 분석 결과, 남성의 경우 사(思), 경(驚)이 ISI 점수와 p< 0.10 수준의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고, 50세 이상의 고연령의 경우에는 사(思), 경(驚)이 p< 0.05 수준의 유의성 있는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학력에 따른 상관관계 분석 결과, 대졸 이상 그룹에서 경(驚)이 p< 0.05 수준의 유의성 있는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혼인 여부에 따른 상관관계 분석 결과 기혼자가 경(驚)과 p< 0.05 수준의 유의성 있는 상관관계를 보였다. 남성의 경우, 대상자 수가 적어 구체적 해석이 어렵지만, 그 외 결과는 고연령, 기혼, 고학력일수록 불안과 연관된 경(驚)의 감정과의 연관성이 뚜렷해지며, 이는 불면의 병발 증상으로써의 의미뿐만 아니라, 혼인, 연령, 학력에 따라 불면 환자의 감정에 대한 접근법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료된다.

    이상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여 불면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핵심감정평가도구를 분석한 결과, 비(悲)와 경(驚)의 정서가 높게 나타났고 희(喜)의 정서가 낮게 나타났으며 ISI 점수가 높을수록 사(思)와 경(驚)의 정서가 높게 나타났다. 또한 남성, 기혼, 고학력, 고연령 일수록 경(驚)의 감정과의 상관성이 두드러짐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핵심감정평가도구를 통해 불면증 환자가 비(悲), 경(驚), 사(思) 등의 정서를 주로 나타내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실제로 임상 현장에서도 핵심감정평가도구 이용시 환자의 정서 확인을 통해 혼인 여부, 연령, 학력, 성별에 따른 특정 감정에 대한 접근법이 결정될 수 있으며, 이의 활용에 대해 임상적 의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본 연구는 연구기간 중 단독으로 불면증만 호소하는 환자와 우울증이나 불안증과 같은 신경정신과 질환이 병발한 환자를 구분하지 못하고 시행한 단일집단 측정 설계이며, 또한 동의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절차상 IRB 심사를 규정대로 받지 않은 제한점이 있다. 추후에 이점을 보완하여, 관련 연구를 시행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V. 결론

    불면증의 정서분석에 있어 핵심감정평가도구의 유의성을 평가하고 한방정신요법의 발전을 위한 기초 자료를 수집하여, 34명의 불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의학 칠정 기반 핵심감정평가도구를 시행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1. 인구 통계학적 특성에 따른 ISI 점수, 핵심감정평가도구의 차이를 검정한 결과 각 특성별로 통계학적인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2. 불면증 환자의 칠정 정서 중에 비(悲)와 경(驚)의 정서는 높게 측정 되었고, 희(喜)의 정서가 낮게 측정되었다. 반면에 비(悲)의 정서와 유사하다고 여겨지는 우(憂)의 정서는 낮게 나타났다.

    3. ISI 점수와 핵심감정평가도구와의 상관분석에서는 불면의 정도가 심해질수록 사(思)와 경(驚)의 정서가 높아짐을 알 수 있었다.

    4. 남성, 기혼, 고연령, 고학력일수록 경(驚)과 불면 정도와의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해보면, 불면증에 대해서 핵심감정평가도구를 이용하는 것이 불면증의 진단 및 치료에서 활용 가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되며, 향후 불면증에 대해 경(驚)과 사(思)의 정서를 중심으로 하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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