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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임상실습 내실화를 위한 일례 연구: 학생 경험 중심으로 Evaluating Methods of Reinforcing the Clinical Clerkship
ABSTRACT
임상실습 내실화를 위한 일례 연구: 학생 경험 중심으로
KEYWORD
Clinical clerkship , Medical student , Qualitative research
  • 서 론

    의학교육에서 임상실습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의과대학 교육과정은 의예과 2년 과정을 마친 후, 의학과 1, 2학년 동안 기초의학과 임상의학 관련 지식을 공부하고, 그 이후 의학과 3학년부터 임상실습과정을 이수한다. 학생들은 임상실습과정을 통해 기본적으로 환자를 대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실제 진료에 필요한 다양한 기본 술기와 진료방법 등을 배운다. 이러한 과정에서 의사로서의 직업전문성이나 태도도 생각할 수 있으며, 병원 운영시스템에 대해서도 파악할 수 있다.

    사실 임상실습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강의로만 배운 의학적 지식을 실제 의료행위가 이루어지는 현장에서 적용되는 과정을 경험하다 보면 그동안 배운 지식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교수나 선배 의사들의 의료행위를 보면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임상실습의 운영과정을 보면 과의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각 과별로 4–5명씩 한 조가 되어 회진이나 외래, 수술 등에 대해 참여하고 과에서 행해지는 기본적인 술기를 수행한다. 그리고 소규모 그룹강의를 개설하거나 과제 제출이나 발표를 통해서 의학적 지식들을 보완할 수도 있다. 또 학생들은 환자를 직접 대함으로써 환자와의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이론적으로 배웠던 지식들이 임상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임상실습과정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는 비효율적이고 비효과적이라는 견해들이 다소 있다. 예를 들어 전통적으로 임상실습이 교수중심, 일방향성, 기회위주의 도제식 교육방법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며, 학생 스스로 환자가 지닌 문제를 찾아내고 풀어가는 능력배양, 일차의료에 필요한 전문적 수기 및 인성교육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Park et al., 2003)는 지적이 있다. 학생들은 임상실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도 목표 지향적, 체계적 방법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연한 기회에 어깨너머식 교육을 받고 있다는 지적(Kim, 2001; Park et al., 2003) 또한 임상실습의 문제점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학생들에게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임상실습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의과대학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Ende, 1997; Fagan et al., 1998; Sidlow, 2001; The Korean Council of Deans of Medical Colleges, 2000).

    최근 임상실습 관련 연구 동향을 살펴보면 임상실습의 변화에 대한 전망과 학생인턴제도의 가능성에 대한 연구(Yoon et al., 2013), 임상실습을 위한 교육병원의 현황과 역할에 대한 연구(Baek et al., 2015; Lim, 2015), 임상실습 강화방안 연구(Im, 2012) 등 임상실습운영에 관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임상실습에 참여한 학생 관련 연구는 주로 임상실습 만족도조사(Hong et al., 2015), 임상실습에 대한 학생 만족도 요인 연구(Shin & Im, 2010), 임상실습에서의 학생 평가방법에 대한 연구(Lee et al., 2013) 등 전반적인 만족도를 연구하거나 평가방법 등 국한된 영역의 연구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임상실습에 참가한 학생들이 실제로 어떤 경험을 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다소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맥락에서 의학교육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임상실습과정에 참여한 학생들이 생각하는 임상실습의 의미와 운영상의 특성, 그리고 학생들의 경험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와 같은 경험적 자료는 임상실습교육의 현실과 문제점을 분석하고, 효과적인 임상실습교육방안을 탐색하는 기초자료가 되어 향후 임상실습교육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대상 및 방법

       1.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임상실습과정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에서는 의학과 3학년부터 임상실습교육에 참여하며, 6주간의 오리엔테이션 및 기본 술기를 배우는 임상실습 준비교육인 ‘임상수기실습’과정을 가진 뒤에 실습에 참여한다. 4–5명이 한 조가 되어 각 과별로 실습에 참여하는데, 2014학년도 기준으로 임상실습 필수과정은 의학과 3학년에서 내과 13주, 외과 5주, 산부인과 4주, 소아청소년과 4주, 응급의학과 3주, 영상의학과 3주로 총 32주이고, 4학년에서는 정신과 4주, 신경과 2주, 병리과 1주, 진단검사의학과 1주, 일차 진료기관 실습 1주로 총 9주이다. 그리고 임상실습의 심화과정인 학생인턴과정을 6주에 걸쳐 참여하게 된다.

    실습에 참여한 학생들은 직접 환자들에 대한 병력청취, 신체진찰 등을 해보고, 기본적인 술기와 의무기록 작성에 대해 배우게 된다. 그리고 매주 증례발표를 통해 배운 것을 발표한다. 평가는 임상실습에 대한 활동내용을 지식, 술기, 태도영역으로 나누어 평가하고, 각 과별로 주어지는 과제나 증례발표 등을 중요한 평가자료로 활용한다.

    임상실습교육의 실습방법은 학생의사가 된 의학과 학생들이 주로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환자와 관련된 진료업무에 참여하며, 외래환자의 경우에도 초진 환자들을 위주로 예진을 한다. 실습하는 과의 회진에도 참여하며, 수술이 있는 과들은 기본적인 술기와 수술과정에도 참가한다. 과별로 해당하는 clinical performance examination (CPX)나 objective structured clinical examination (OSCE) 항목을 공부하여 때로는 모의시험 등의 형식으로 얼마나 잘 습득하였는지 평가한다. 강의는 주로 소규모 그룹강의 형식으로 열리기도 하며, 담당교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질환이 있으면 그 질환에 대해 공부하고 증례발표 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2. 연구방법

    본 연구는 질적 연구방법으로 진행한다. 질적 연구는 대상의 질적 측면에 주목한 연구로 대상의 양적 측면에 주목하는 양적 연구와는 대비되는 개념이다. 질적 연구에서 사용되는 방법 중에서 참여관찰과 심층면담의 기법을 사용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질적 연구는 양적 연구가 수치의 통계적 결과에 의해 제시된 ‘사실(facts)’을 추구하는 것과는 다른 것을 추구한다(Namkoong, 2004). 질적 연구는 연구대상이 특정 사회 환경에 놓여 있는 행위자에 의해 지각된 사회적으로 구성된 실제를 추구한다(Granovetter, 1985; Meyer & Rowan, 1977; Weick, 1993). 즉 객관적인 사실만을 추구하기보다는 연구주제에 대한 다소 주관적이고 깊숙한 이해를 위해서 질적 연구를 사용한다. 실제로 본 연구에서는 임상실습 중인 학생을 연구진에 포함하여 보다 임상실습에 대한 보다 깊숙한 사실을 찾아내고자 하였다.

    연구의 방법 중 하나인 심층면담은 질문의 내용과 방식을 몇 개의 열린 질문으로 사전에 계획하고 면담자-피면담자의 관계와 면담의 질문에 대한 답변의 상황적 유동성을 고려하는 형태이다. 또한 심층면담은 열린 형태의 비구조적 면담을 지향한다. 이 면담에서 면담자는 피면담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방식으로 소개하도록 유도한다(Jo, 1999). 본 연구에서는 기본적인 틀을 갖추어서 면담을 이끌어 나가고, 답변에 대한 더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싶은 경우에는 유동적인 추가 질문을 통해서 진행하였다.

       3. 연구 참가자 선정

    본 연구의 대상자는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4학년 중 정보 제공에 동의한 25명이다. 이들은 의과대학 3학년 때 실시하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응급의학과, 영상의학과 실습과정을 모두 경험한 학생들이다.

       4. 자료수집 및 연구자의 준비

    연구대상자들의 의학과 4학년 임상실습이 시작되기 전에 면담을 시행하였다. 면담을 진행하기에 앞서 연구대상자들에게 연구의 목적과 면담 진행방법에 대해 설명하였다. 면담은 대화의 내용을 직접 기술해서 분석될 것이며, 연구 이외의 다른 목적으로는 사용되지 않을 것임을 알려주고 진행하였다. 면담은 기본적으로 아래의 비구조화된 여섯 가지 질문을 위주로 시행하였다. 면담은 1:1로 이루어졌으며, 면담장소는 강의실, 도서관, 휴게실, 교수연구실 등의 장소에서 다른 학생들이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면담시간은 대략 1시간 내외이고, 면담기간은 2015년 2월 2일에서 2월 13일에 걸쳐 2주 동안 이루어졌다.

    첫째, 임상실습교육의 의미는 무엇인가? 둘째, 임상실습에서 어떤 교육경험을 했는가? 셋째, 임상실습에 임하는 본인의 자세는 어떠했는가? 넷째, 임상실습을 담당하는 교수 및 의료진의 자세는 어떠했는가? 다섯째, 임상실습 경험의 성과와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여섯째, 향후 효율적인 임상실습이 되기 위해서 무엇을 개선하면 좋겠는가?

    상기와 같은 질문을 중심으로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과 면담하였으며, 더 구체적이거나 많은 질문과 대답이 필요할 경우에는 연구자가 추가 질문을 통해 해당 학생의 의견을 좀 더 명확하게 하기도 하였다.

       5. 면담결과 분석

    면담결과는 연구자가 면담을 통해 수집한 내용을 전사한 후 질문을 통해 얻은 내용들을 주제에 따라 분류하여 분석하였으며 면담한 내용을 여과 없이 결과로 제시하였다.

    결 과

    분석결과는 임상실습교육의 의미와 교육 경험, 임상실습에 임하는 구성원의 자세, 임상실습 경험의 성과와 문제점, 임상실습에 대한 기대로 나누어 제시하고자 한다.

       1. 임상실습의 의미

    학생들은 임상실습의 의미를 실제 학습의 기회, 의사의 삶 경험, 진지한 진로탐색의 경험 등과 같이 크게 세 가지로 이야기 하였다. 먼저 학생들은 의학과 1, 2학년 과정에서 수업시간에 배웠던 이론적인 지식들이 임상실습을 통해 실제로 어떻게 활용되는지 알 수 있었다고 말한다.

    “수업 들으면서 책으로만 접했던 지식들이 말 그대로 산지식으로 다가오면서 굉장히 유익했다. 단순히 이해하지 못했던 내용들도 환자와 대화하고 검사기록도 직접 보면서 치료 받는 것을 눈으로 보니 확실히 이해도 잘되고 더 많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 (보근)

    “직접 보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지난 2년 동안 머리에만 있던 지식적인 부분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것이 이해도 더 잘 되었고 단순히 암기 위주의 공부에서 이해를 하는 공부로 넘어가는 것 같았다.” (기태)

    “교과서에서만 보던 질환에 대해 실제 환자를 보면서 환자의 증상, 경과, 치료과정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책으로만 보는 것보다 임상실습을 통해 눈으로 보고 느끼며 얻어가는 것이 훨씬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담당 교수님, 인턴, 전공의 선생님들과 가까이 보고 소통하며 저희가 앞으로 하게 될 일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경민)

    또한 앞으로 하게 될 일들을 곁에서 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 임상실습을 통해 실제 의사의 삶을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의사가 된 다음에 수행할 과들을 미리 경험해 봄으로써 몇몇 학생들에게 임상실습은 진로를 미리 탐색하고 좀 더 고민하게 만드는 진로탐색의 기회를 주는 과정이라고 말하였다.

    “내가 관심 있는 과가 있는데 이론수업만으로는 그 과가 무엇을 하는지 다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임상실습을 통해 몇몇 내가 관심 있는 과들을 경험 해봄으로써 나중에 의사가 되어 진로를 선택하게 될 때 도움을 받을 것 같습니다.” (정민)

    이렇듯 임상실습을 경험한 학생들은 임상실습을 통하여 그동안 배워왔던 이론적인 부분을 실제로 경험해 봄으로써 임상의학지식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경험하는 것임과 동시에 많은 시간을 의료진과 함께 생활하며 자신이 앞으로 겪게 될 의사의 삶을 엿볼 수 있었고, 향후 진로를 결정하기 위한 고민을 미리 해볼 수 있는 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2. 임상실습의 교육 경험

    학생들이 생각하는 임상실습의 의미는 실제 교육 경험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현실화되어 나타났다. 실제로 임상실습과정을 통하여 직접적인 진료과정의 참여를 경험해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고, 정말 의사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고 말하였다.

    “외과를 돌면서 수술방에서 수술복(스크럽)을 입고 교수님 옆에서 피가 나는 혈관을 직접 매듭지어보기도 했고 수술부위를 봉합해보기도 했다. 학생수준에서 하기 힘든 일들을 할 수 있어서 임상실습이 보람 있었다.” (준호)

    “내분비내과를 실습하면서 외래 등을 통해 신환이 오면 해당과를 돌고 있는 담당 전공의 선생님들이 가기 전에 내가 먼저 가서 문진 및 신체진찰을 하고 그런 내용을 바탕으로 교수님께 신환보고까지 드리는 시스템이 있었습니다. 그런 내용을 통해서 아직 학생신분이지만 그때만큼은 의사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기범)

    이렇듯 학생들이 임상실습을 통하여 미래의 의사로서 충분히 의미 있는 경험을 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에 어떤 경우에는 교수자를 따라다니면서 회진, 외래 진료, 각종 시술과 수술 등을 참관만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하였다. 물론 해당 내용과 관련하여 학생들에게 직접 저널이나 증례 발표를 하게 하거나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서 강의를 추가하는 경우도 있었다.

    “기본적으로 아침회진으로 시작하여 병동실습을 하거나 내시경 등의 술기를 참관한다. 외래나 수술이 있을 때에는 외래 및 수술 참관을 하고 평가를 위해서 케이스 및 저널 발표를 하게 된다. 과에 따라서는 술기나 진료항목에 대한 교육과 평가를 하기도 한다.” (도형)

    “과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개 회진 및 수술 참관, 외래 참관, 술기 참관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컨퍼런스 참가 및 저널 발표, 케이스 발표 등으로써 학생에게 공부할 기회가 제공되고 있다. 학생의 활동에 대하여 교수님들과 전공의 선생님들의 적절한 설명과 피드백도 이루어지고 있다.” (소담)

    또한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궁금한 점이 있으면 바로 이론적인 내용을 찾아보면서 공부할 수 있게 해주거나 발표의 기회를 주고 시험을 보도록 하여 스스로 공부할 수 있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

    “산부인과를 실습하면서 외래 참관을 하면 교수님께서는 외래를 보시면서 중요한 환자의 케이스가 있을 때마다 질문을 하시면서 공부할 거리를 주셨고, 바쁘신 와중에도 직접 책을 찾아주셔서 이론적으로도 공부할 기회를 주셔서 좋았다” (도형)

    “소화기내과와 소아청소년과에서는 실습이 끝나기 전에 표준화환자를 상대로 CPX 모의시험을 칠 기회를 가졌다. 그런 경험들을 통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또 나중에 볼 국가고시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민아)

    학생들은 임상실습과정에서의 평가를 교수의 고유 권한으로 생각하여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고 비교적 수용하는 자세로 임했다. 하지만 어떤 기준을 적용해서 평가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학생들이 알 수 있을 만한 객관적인 평가방법을 제시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평가는 비교적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평가나 성적에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평가에 대한 기준들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그런 기준들이 학생들에게 명확하게 제시되었으면 좋겠다.” (병규)

    “실습을 시작하면서 평가기준에 대한 설명을 듣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매년 마지막에 성적입력 시기쯤 되어 몰아서 평가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이 때문에 당시의 평가기준과 성적입력시의 기준이 어떻게 같은지 또는 다른지 알 수 없었다.” (병욱)

    실제로 상당수의 학생들은 평가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평가 또한 형식적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평가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며 평가기준이 명확하고 평가결과 또한 기준에 준하여 정확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었다.

    “솔직히 평가에 대해서는 어떤 기준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또한 형식적으로 기준이 마련되어 있다 한들 그 기준이 잘 지켜지는 지도 의문이다. 어떤 과에서 요구하는 모든 것을 성실히 이수했고 케이스나 저널 발표도 호평을 받았음에도 상대적으로 대충 한 다른 동기와 비슷한 점수를 받는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발표는 교수님이 듣고 평가는 레지던트 선배가 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 그럴 경우 레지던트 선배와의 친분에 의해 점수가 달라지기도 한다고 점수를 받은 당사자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 그럴 바에야 그냥 pass or fail로 제도를 바꾸는 것이 더 좋다고 본다.” (성윤)

    “아닌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 조가 실습이 끝난 후가 아닌 전체 조가 실습이 끝난 후 한꺼번에 점수를 매기는 과도 있어서 그런 경우에는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객관적으로 내가 아는 평가기준이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나는 다른 친구들보다 더 실습을 열심히 참여한 것 같은데 점수는 비슷하거나 그런 적이 있어서 당혹스러웠습니다.” (세훈)

       3. 임상실습에 임하는 구성원의 자세

    임상실습에 임하는 학생과 교수의 자세를 살펴보았는데, 학생들은 처음으로 경험하는 병원생활이기 때문에 실습의 내용이나 환자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성실하게 임하였다고 하였다.

    “1년 동안 임상실습을 하면서 앞의 본과 1, 2학년을 거치면서 몸과 마음이 꽤나 힘들었던 터라 쉬고 싶은 마음이 커서 초반에는 따로 공부를 많이 못한 것 같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해당 과를 실습하는 동안에는 그 과에 대해서 공부를 많이 하면서 실습을 돌았다. 무엇보다도 본인의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 (지훈)

    “임상실습을 하면서 최선을 다해서 배우려는 자세로 임했다. 직접 의사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교수님들이나 선배들이 작성해 놓은 차트와 비교하며 혹시 나였으면 어떻게 대처하고 치료하였을지 고민해보는 자세를 많이 가졌다.” (한결)

    반면 임상실습기간 수동적인 자세로 교수자가 시키는 것만 하거나 임상실습과정을 통과할 수준으로 최소한의 내용만 수행하는 학생도 있었다.

    “작년 한 해 동안 실습에 임하는 자세가 나태했다고 생각한다. 내 자신의 문제도 있겠지만 본과 3학년이 되면 편해진다는 주위의 반응과 아직까지는 국가고시 등에 대한 시험의 압박이 없기 때문에 분위기에 휩쓸려서 임상실습을 나태하게 돈 것 같다.” (수연)

    “각 과마다 의무적으로 해야 할 일이 다른데, 하라고 지시하는 내용만 하면서 실습을 돌았던 것 같다. 그래서 과제를 많이 주고 해야 할 일이 많은 과에서는 과제와 그에 따른 공부를 했지만, 과제가 적거나 강압적이지 않은 과에서는 쉬면서 실습시간을 보냈다.” (도담)

    임상실습 학생들을 대하는 교수들의 자세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심을 많이 가지고 학생들을 지도한다는 의견이 많이 있었다.

    “교수님들마다 개인차가 있으신 것 같다. 학생에게 관심이 많은 교수님 같은 경우에는 학생들에게 빈 시간이 없도록 프로그램을 짜주셔서 보람된 실습을 돌 수 있었다. 그러나 교수님들께서 무척 바쁜 경우가 있어 학생에게 신경을 못 써 주시는 경우가 있다. 그러한 경우에는 전공의 선생님께 학생들을 맡겨서 진행하였는데, 그럴 때에도 보람차게 실습을 한 것 같다.” (영원)

    “전공의나 전임의들에게 임상실습 나온 학생들을 떠맡긴다. 바쁜 교수님들의 스케줄상 학생들을 계속 지도해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분명 교수님들께 배울 점이 매우 많음에도 불구하고 또 그 배움을 주실 능력과 시간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들에게 다 떠맡기는 일부분의 교수님들도 분명 존재한다.” (희준)

    “실제로 전공의 선생님들께서 케이스, 저널, 신환발표 전의 첨삭지도, disease review 발표 때 점검해주는 등 진행 일정과 관련된 전반적인 오리엔테이션뿐만 아니라 실습에도 직접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다.”

    물론 임상실습을 담당하는 교수자가 실습 학생들을 직접 교육시키지 못하고 전공의나 다른 의료진들에게 교육을 맡기는 경우도 있었다. 실제로 어떤 경우에는 전공의가 일정조정뿐만 아니라 실습교육에도 큰 역할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4. 임상실습 경험의 성과와 문제점

    학생들이 생각하는 임상실습 경험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임상실습을 통해 환자를 직접 일대일로 만나서 문진을 하고 신체진찰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하였다.

    “가장 도움 되는 것 중에 하나가 직접 예진 보는 것입니다. 예진 보기 전에 어떤 증상에선 어떤 질문을 하여 무엇을 알아내야하는지 간단히 lecture를 듣고(CPX시험에도 도움이 많이 됨) 직접 예진을 해봄으로써 실제 환자를 볼 때 어떤 방향으로 진료해야 할지 감을 많이 잡았습니다.” (우진)

    “응급실 실습 때 학생들에게 환자를 예진하는 기회가 많이 주어졌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서 환자를 대하는 법에 대해 생각도 해보고 복통, 어지럼증 등의 CPX를 해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서 좋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은)

    또한 담당하는 교수들이 배정해 준 환자 등을 활용해서 증례보고와 발표를 함으로써 그 병에 대해서 좀 더 알 수 있었고, 그 환자에 대해서도 직접 파악하고 지속적인 경과 관찰도 가능했다고 하였다.

    “외래 참관을 통해 환자를 대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고 몇 명의 케이스를 심도 있게 살펴봄으로써 그 질병에 대한 깊은 공부가 가능하고 특이한 케이스에 대해 접해볼 수 있는 점이 도움이 됩니다.” (혜린)

    “케이스 발표의 경우 환자의 증상이나 진단에 대하여 직접 파악하고 환자의 상태에 대해 지속적인 follow-up을 시행할 수 있으며, 환자가 가진 질병에 대해서도 공부를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실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밖에 전공의 선생님들이나 교수님들로부터 그 과의 임상적인 측면에 대한 짧은 강의나 설명을 들었던 것들도 실습과정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수진)

    이처럼 학생들은 환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고, 다양한 환자 케이스, 증례보고와 발표는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하였다. 임상실습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생들은 임상실습을 하면서 아직 의사가 아니라 학생 혹은 관찰자 신분이기 때문에 곁에서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아쉬워했다.

    “똑같은 것을 계속 관찰해야 하는 경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로감을 느꼈습니다. 그냥 서 있는 것 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과정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학생신분이기 때문에 환자에게 다가갈 때 조금은 불편한 점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환자에게 술기를 시행하거나 history taking을 할 때 의료인이 아니기 때문에 몸을 사리게 되는 측면이 약간은 있었습니다.” (재호)

    “환자를 대하거나 각종 의료정보를 검색할 때 제약도 많이 있고 의사들이 입는 가운이랑 다른 가운을 입고 있기 때문에 환자들이 의사가 아닌 학생과 말하거나 진찰을 받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병원 안에서 관찰자의 신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항상 겉도는 느낌이 있었다.” (기태)

    또한 실습지침서와 실습스케줄이 유동적인 부분이 있다는 점과 학습공간의 문제를 지적한 학생들도 있었다.

    “오리엔테이션과 실습지침서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몇몇 과를 제외하고는 지침서에 있는 내용은 그대로 행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으며 오리엔테이션도 자세히 되어 있지 않아서 처음에 과를 돌 때 힘든 경우가 많았다. 실습일정이나 내용에 대한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상태에서 그것을 따라서 실습을 하면 좋겠다.” (경민)

    “교수님이나 전공의 선생님에 따라 실습과정에 변동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래서 효율적인 시간관리가 되지 않습니다. 현재에는 실습 스케줄의 유동성이 너무 심하여 의미 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좀 많습니다.” (준호)

    “학생들의 공간이 지나치게 부족했습니다. 병원 내에 학생을 위해 주어진 공간은 적고, 그마저도 사람 몇 명 들어가면 숨이 막힐 정도의 작은 공간이었습니다. 또한 케이스를 만들거나 환자에 대해 공부해야 할 경우 electronic medical record 이 지원되는 컴퓨터를 사용해야 하는데, 학생들이 쓸 수 있는 컴퓨터가 따로 준비되어 있지 않아 ward의 빈 컴퓨터를 계속 찾아다녀야 하는 것도 불편했습니다.” (도형)

    학생들은 임상실습 스케줄이 정확하게 짜여있지 않아 중간 중간에 무의미하게 흘려보내는 시간이 많고, 실습학생들을 위한 공간의 부족, 그리고 사용할 수 있는 기기의 한정 등을 문제로 지적하였다.

       5. 임상실습에 대한 기대

    학생들은 임상실습이 더욱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실제 임상에서 이루어지는 의료행위를 직접 더 많이 배울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임상실습의 가장 큰 장점인 것 중 하나가 임상실습을 통해 환자를 직접 보고 교과서에서보다 더 확실하게 공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journal presentation이나 case presentation 같은 발표 기회를 갖고 feedback을 받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생생하게 직접 환자들을 보고 교과서를 찾아 공부한 것과 연결시켜 보면서 살아있는 공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담)

    “학생들이 실제 임상에서 이루어지는 의료행위에 대해 보다 많이 배울 수 있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며, 관련된 내용에 대한 과제나 강의도 일정 부분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임상적인 내용과 관련이 없는 지나치게 academic한 지식만을 요구하면 실습의 집중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아)

    “임상실습인 만큼 임상술기를 보고 익히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교과서에서 익힐 수 없었던 술기, 수술 등을 필드에서 직접 본다는 데 실습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병규)

    또한 실습을 하기 전에 그 과에서 하게 될 활동이나 실습할 내용에 대해서 잘 설명을 해주고 학생들로 하여금 시간과 공간활용을 잘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임상실습활동이 더 알차고 효율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처음 실습을 나갈 땐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어떤 식으로 실습을 돌아야하나 어쩔 줄 몰라 그냥 흘려보낸 시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실습 나가기 이전에 이 과에서 하는 일은 주로 무엇이다, 학생들이 실습할 내용은 주로 어떤 것이다, 어떤 식으로 실습을 하면 좋을 것이다 등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시면 좀 더 알찬 실습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병욱)

    “모든 과가 오리엔테이션부터 평가까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학생에게 제시해주면서 실습을 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유동적인 스케줄보다는 학생실습시간표대로 잘 진행됐으면 좋겠다.” (성윤)

    “시간낭비를 적게 하면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스케줄이 짜이면 좋겠다. 실습을 전담으로 하는 선생님을 만들어서 실습하는 학생들로 하여금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세훈)

    마지막으로 학생들은 교수들의 관심을 언급하였다. 실습하는 학생들이 그 과를 실습할 때 중요하게 배워야할 것이나 회진, 수술, 외래 진료 등에 참관할 때 간단하게라도 설명을 해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교수님들이 진료, 연구 모두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교육에도 좀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일부러 시간을 내주시면 더 좋긴 하지만 많이 바쁘시면 회진 도는 중이라도 사이사이 시간에 이 환자는 어때서 입원을 했고 이 시술은 왜 하는 것이고 간단하게라도 설명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찾아보는 것이 진정한 배움이라는 말씀도 맞지만 학생수준에서 찾아보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도 있고 오랜 시간 현장에서 몸담으며 얻은 교수님들의 값진 말씀을 듣는다면 더없이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지훈)

    “학생들에 대해 무관심하기보다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실습에 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실습을 통해 중요하게 배워가야 할 것들의 우선순위에 대해 실습초반에 언급해 주신다면 학생들이 조금 더 배워가는 것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한결)

    이렇듯 학생들은 임상실습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임상에 대한 직접 경험을 기본으로 한 학습내용, 실습과정과 방법에 대한 충분한 오리엔테이션 그리고 교수들의 관심을 언급하고 있다.

    고 찰

    지금까지 지난 1년간 임상실습 경험이 있는 25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임상실습교육의 경험에 대해서 심층면담 한 결과를 살펴보았다. Kim (2003)은 의학교육에서 임상실습은 핵심적인 교육과정이며 임상실습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졸업 후 의사로서 접해야 할 임상상황과 매우 흡사한 상황들을 경험함으로써 강의와 책 등을 통해 습득한 의학적 지식을 실제로 적용하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학생들은 각종 임상수기능력을 배우고 환자에 대한 진단에서 치료에 이르기까지 과학적으로 관리하는 절차를 익히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임상실습교육이 학생들에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1. 임상실습의 의미와 교육활동

    무엇보다 먼저 학생들은 임상실습을 통해 의학과 1, 2학년 때 배운 내용들을 직접 실습함으로써 실제로 보고 배울 수 있다는 점에 큰 의의를 둔다. 다시 말해서 책으로만 배운 내용을 실제로 임상에 적용시키는 모습을 직접 보고 수행할 수 있었다는 점이 임상실습의 의의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Appel et al. (2002)도 임상실습의 목적은 알기만 하는 의사(knower)보다는 할 줄 아는 의사(doer), 즉 알고 있는 지식을 이용하여 임상수기와 적절한 태도로 환자로부터 충분한 정보를 얻어내는 임상적 자질(competence)을 갖춘 의사를 기르는 것이어야 한다고 하였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은 임상실습을 통해서 자신의 적성이나 진로에 대한 탐색을 하게 되고 향후 의사가 되어서 선택하게 될 진료과의 업무를 미리 경험하게 된다. 물론 의과대학 졸업 후 인턴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결정하게 되겠지만 임상실습과정에서도 자신의 진로에 대해 생각하고 경험을 쌓아가는 중임을 보여주었다.

    임상실습을 통하여 학생들은 주로 담당 교수들의 회진, 외래, 각종 시술, 수술 등의 업무에 참관을 하였다. 이때 몇몇 과에서는 문진 및 신체진찰, 그리고 간단한 시술을 수행하기도 했으며, 소규모 강의를 듣거나 모의시험을 치르기도 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 임상실습교육이 학생 경험 중심의 교육이기보다는 관찰을 통한 교육이라는 선행 연구(Hwang et al., 2001; Kim, 2001; Kim, 2003; Lee et al., 2002)의 결과와 일치하는 부분도 있지만 부분적으로는 변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민감할 수 있는 임상실습평가에 있어서 학생들은 비교적 신뢰를 갖고 있지만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평가기준이 공개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고, 일부 학생들은 스스로의 평가와 교수자의 평가가 달라 평가결과를 신뢰하지 못할만한 경우가 있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Kim et al. (2003)은 학생들이 임상실습과정에서 습득한 지식뿐만 아니라 수기 및 태도를 골고루 평가할 수 있는 임상수행능력 평가방법의 개발이 중요함을 지적하였다. 학생들의 임상실습과정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평가기준을 지침서에 제시하고 그 기준을 준수하여 평가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면 좋을 것이다.

       2. 임상실습에 임하는 구성원의 태도

    임상실습에 임하는 학생들은 처음 접해보는 진료현장이고, 실제로 병원이 어떻게 운영되고 선배의사의 삶은 어떤 것인지 궁금하기 때문에 임상실습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한 학생들이 있었다. 반면에 임상실습이 정규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인 태도로 직접 술기나 진찰을 하려고 하지 않고, 임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학생들도 있었다. 그리고 초반에는 적극적인 태도로 실습에 임했지만, 효율적인 시간활용이 잘 안되고 관찰자적인 학생신분의 제약 때문에 점점 마음가짐이 흐트러지고 나태한 태도로 바뀌는 학생들도 있었다. 이러한 부분 때문에 임상실습을 담당하는 교수와 의료진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임상실습교육에 참여하는 교수와 의료진들은 비교적 학생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도하고 있을지라도 학생입장에서 바라보면 교육 이외의 업무량이 많아서 기대하는 수준의 지도는 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그러나 몇몇 과에서는 전임의나 전공의에게 실습교육을 맡기고 학생에게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실습을 주도해나가는 교수들의 태도는 개인차가 매우 컸다. Kim (2003)의 연구에서 바람직한 임상교수의 특성으로 ‘학생에 대한 관심과 배려,’ ‘잘 구성되고 조직된 지도,’ ‘의사로서의 역할 모델,’ ‘가르침에 대한 열정’을 꼽았던 것을 보더라도 학생실습에 대한 교수와 의료진의 태도와 관심이 매우 중요하고 필요하다.

    이처럼 가장 중요한 것은 실습에 참여하는 구성원의 태도와 관심, 그리고 의지일 것이다. 실제로 학생들은 교수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는 요구와 함께 해당 과에서 중요하게 공부해야할 내용이나 회진, 수술, 외래 진료 등을 하면서 간단한 설명이라도 해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때 적절한 질문과 피드백으로 학생들의 실습을 장려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학생들은 실제로 전공의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음을 밝힌 바 있으며 관련 연구(Busari et al., 2000; Busari et al., 2002; van der Hem-Stokroos et al., 2001)에서도 병원실습기간 중 학생들은 전공의를 통해 대부분의 지도 감독과 피드백을 받는다고 보고하였다. Kim (2004)은 전공의들은 자신들도 수련의 과정을 밟고 있지만 임상실습을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Hatem (2003)은 현 제도에서 전공의들의 교육에 대한 전문지식 및 교수기술 부족과 시간 제약으로 인한 교육준비 미비 등은 학생교육의 걸림돌이 되고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에서는 2014년부터 임상실습을 담당하는 교육전공의를 선발하여 이들에게 연 2회에 걸쳐 교육담당 전공의의 역할과 임무, 임상실습 학생교육의 중요성 등을 교육하여 전공의의 교수능력을 개발하고 향상시키고 있다.

       3. 임상실습의 성과와 문제점, 시사점

    학생들이 말하는 임상실습의 가장 큰 성과는 실습에 직접 참여하여 환자를 일대일로 만날 수 있고, 외래에서 문진과 신체진찰까지 할 수 있는 점을 들고 있다. 그리고 의료진이 배정해 준 환자 증례 등을 활용해서 증례보고서를 작성하고 발표함으로써 그 질환에 대해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지고, 그 환자에 대한 파악을 위해 직접적, 반복적인 경과 관찰을 하며 향후 계획까지 세울 수 있었던 점이 상당히 의미 있었다고 말한다. 각 과에서는 임상실습 프로그램을 계획할 때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반면 제대로 된 설명도 잘 들을 수 없는 내용을 실습하는 동안 반복적으로 계속 참여하는 경우를 문제점으로 제시하였다. 다른 연구에서도 임상실습의 특성이 비구조화·비체계적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교육활동이 배제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Lee et al., 2002; van der Hem-Stokroos et al., 2001). 또한 스케줄이 정확하게 짜여있지 않거나, 실습학생들이 병원 내에 머물 수 있는 장소가 협소하고 부족하거나, 의료정보를 확인하기 위한 기기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하였다. 그리고 학생 신분이나 관찰자 신분으로 인한 참여의 한계, 오리엔테이션의 부재, 실제 스케줄과 다른 지침서, 학생들이 수행하는 기본적인 술기나 환자 진료의 양적 부족 등도 문제점으로 언급하였다.

    학생들이 언급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보다 효율적인 임상실습이 되기 위해서는 의미 없는 반복을 지양하고, 학생들의 수준에서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보다 많이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Jeon (1989)이 말하는 임상교육이 이론보다는 실제적인 것, 현실적으로 국내에 많은 질환, 일차진료 대상이나 응급조치 기술습득과 보편적인 사고의 전수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 점과 일맥상통한다. 그리고 실습 과에서 하게 될 활동이나 실습할 내용 등을 충분히 오리엔테이션하고 스케줄을 확정하여 학생들이 쉽게 적응하고 필요한 시간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한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의과대학 학생들에게 있어서 임상실습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생들은 임상실습을 통하여 예비의사로서 반드시 필요한 임상술기를 익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 의학적 지식을 환자의 사례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기회도 가진다. 이러한 중요성을 감안하여 임상실습 교육과정을 구성할 때 실습 목적과 내용, 방법, 그리고 실습평가 등 교육설계의 기본적인 체계 각각이 임상실습의 취지와 원칙에 부합하도록 구조화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아무리 잘 짜인 교육프로그램이더라도 구성원의 참여 의지가 없다면 쓸모없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임상실습에 임하는 구성원의 마음가짐과 태도는 매우 중요하다. 만약 자기주도적 학습습관을 갖추고 있는 학생이라면 스스로 해야 할 것을 찾아서 역량을 키우겠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시키는 것만 하거나 혹은 시키는 것도 최소한의 수준으로만 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이를 담당하는 교수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이처럼 교육프로그램은 구성원의 관심과 참여 정도에 따라서 성패를 가늠할 수 있다. 이를 적극 고려하여 임상실습에 임하는 학생과 교수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유인가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는 질적 연구의 특성상 일개 대학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일개 대학 임상실습에서 학생들이 실제로 경험하고 느낀 바를 분석함으로써 단일 학교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점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이렇듯 일개 의과대학 임상실습 사례가 전체 의과대학 임상실습의 경향을 대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본 연구와 같은 이러한 결과물들이 많이 모여, 전체 의과대학에서 운영하는 임상실습의 맥락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 일조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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