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류 양식에서 사료비는 양식 총 생산비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므로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해산어 양식용 배합사료 개발을 위해 영양소 요구량 규명과 같은 기초적인 연구(Lee and Kim 2009)와 함께 양식생산 단가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사료비를 절감시키기 위한 연구도 꾸준히 수행되어 왔다(Kim et al. 2008). 양식 대상종의 배합사료가 시판되고 있더라도 품질을 향상시켜 사료효율을 높이는 한편, 값비싼 영양소의 첨가 함량을 최소화하여 사료원가를 낮추는 연구와 양식어의 성장 및 어체 품질을 개선시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조피볼락은 넙치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양이 양식으로 생산되는 해산 어종이다. 조피볼락은 저수온에도 성장이 비교적 빠르며, 난태생으로 종묘생산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근육의 탄력성이 좋아 횟감으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어종이다. 우리나라의 조피볼락 양식용 사료로는 생사료나 생사료와 분말사료를 혼합하여 제조한 모이스트 펠렛사료(raw fish based-moist pellet; MP)가 주로 사용되고 있으나, 이러한 생사료 사용은 자원남획 및 어장환경 악화와 같은 문제점을 초래할 수 있다. 배합사료(extruded pellet; EP)는 생사료와 비교하여 양식 대상종의 영양소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영양학적으로 균형 잡힌 사료로 만들 수 있으며, 보관, 취급 및 수송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생산량을 쉽게 조절 할 수 있어 기간별 계획생산이 가능하므로 공급과 가격이 안정적이다.

그러나 국내 대다수의 해산어 양어가들은 배합사료에 수분을 첨가하지 않고 사용하면 양식어의 성장이 저하되고 소화력이 떨어지며 복부 팽창의 원인이 된다고 인식하고 있어 사료에 물을 흡착시켜 공급하는 실정이다. 국내에 시판되고 있는 배합 사료의 수침에 대한 대체 방안으로 반건조 배합사료(soft extruded pellet; SEP)가 생산되어 판매되고 있다. 그래서 본 연구에서는 조피볼락 사육용으로 어분 원료를 달리한 실험용 EP, 시판 SEP 및 MP 사료 공급에 따른 조피볼락의 성장, 체성분, 혈액성상, 물성 및 조직 변화를 조사하였다.

실험사료의 원료조성 및 일반성분 분석결과를 Table 1에 나타내었다. EP1의 단백질원으로 갈색어분, 대두박, 크릴분 및 소맥글루텐을 사용하였으며, 탄수화물원으로는 소맥분을 사용하였다. EP2는 EP1에 사용된 갈색어분 대신 단백질 함량이 비교적 낮은 참치어분을 14% (갈색어분 단백질의 20% 대체) 첨가하고 소맥분을 4.2% 감소시켜 사료단가가 낮아지도록 설계하였다. EP1과 EP2는 혼합된 원료를 익스트루더(Twin Extruder, ATX-Ⅱ, Fesco, Korea)를 사용하여 배합사료의 형태로 제조하였다. SEP1 및 SEP2는 상업용으로 판매되고 있는 조피볼락용 사료를 구매하여 사용하였고, MP는 냉동 잡어와 분말사료를 95:5의 무게 비율로 혼합하여 성형, 제조한 후 냉동 보관하면서 사용하였다.

사육실험은 외형적으로 건강한 평균체중 152±2.8 g의 실험어를 선별하여 15개의 1,000 L원형수조(지름 110 cm, 높이 120 cm)에 60마리씩 각 사료별 3반복으로 수용하여, 1일 1회( 주 6회) 사료를 만복 공급하며 11주간 실시하였다. 사육수는 각 수조에 분당 20L가 되도록 조절하여 흘려주었으며, 각 수조에 air를 공급하였다. 사육기간 동안의 수온 범위는 11.2-21.5℃였으며, 평균 수온은 16.2±2.8℃ (±표준편차)였다. 어체 측정은 측정 전 48시간 절식시킨 후 각 수조에 수용된 실험어의 전체무게를 측정하였다.

실험사료와 실험어의 등근육, 간 및 내장의 조단백질(N×6.25)은 Auto Kjeldahl system (Gerhardt VAP50OT/TT125, Germany) 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조지질은 조지질추출기(Velp SER148, Italy)를 사용하여 에테르로 추출하여 분석하였으며, 수분은 135℃에서 2시간 동안 건조 후 측정하였고, 조회분은 600℃에서 4시간 동안 태운 후 측정하였다. 실험사료의 열량은 열량측정기(Parr-6200)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실험사료의 아미노산 함량은 아미노산 자동분석기(Biochrom 30, England)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지방산 분석을 위하여 Folch et al. (1957)의 방법에 따라 클로로포름과 메탄올 혼합액(2:1)으로 총 지질을 추출하였고, 14% BF₃-methanol로 지방산을 methylation 시킨 후, capillary column (SPTM-2560, 100 m×0.25 mm i.d., film thickness 0.2 μm, USA)을 사용하여 gas chromatography (HP-6890Ⅱ, USA)로 지방산을 분석하였다.

사육실험 종료시, 실험어의 혈액 성분을 조사하기 위하여 항응고제인 heparin(중외제약)을 첨가한 주사기로 각 수조별 6 마리 실험어의 미부정맥에서 혈액을 샘플 채취하였다. 분리한 혈액은 4℃에 하루 방치한 후, 14,000 rpm, 10분간, 4℃에서 원심 분리하여 혈장을 분리하였다. 분리한 혈장의 총콜레스테롤, 중성지질 , 총단백질 및 glutamic-oxaloacetic acid transaminase (GOT) 함량을 혈액분석기(Fuji Dri-Chem 3500i)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어육의 물성측정을 위하여 실험어의 등근육(15×15×10 mm)을 채취하여 호일에 싼 뒤 얼음 위에 1시간 올려 둔 후 Rheometer (COMPAC-100, Sun Scientific. Co, Japan)를 사용하여 탄력성, 검성, 경도 및 강도를 측정하였다. 각 수조별 실험어 2마리의 시료를 채취하여 1마리당 4회씩 측정하였다.

실험 사료별 실험어의 병리조직학적 검사를 위하여 각 수조에서 실험어 2마리를 시료로 채취하여 아가미, 비장, 위, 장, 신장 및 심장 조직을 분리하여 10% 중성완충포르말린에 고정하였다. 각 조직은12-24시간 이내에 세절하여 동 고정액으로 12시간 2차 고정, 수세(3시간) 및 단계별 알코올(100-70%)에 탈수와 xylene으로 투명화 과정을 거쳤다. 투명화된 조직은 파라핀에 포매하여 파라핀 조직 블럭을 제작한 후, 마이크로톰 (Leica, Germany)으로 4 μm두께로 박절하여 슬라이드 글라스에 부착시켜 50℃에서 건조시켰다. 건조된 슬라이드는 자동염색 시스템기(Leica, Germany)를 이용하여 Hematoxyline and Eosin (H&E) 염색을 실시하였다. 염색된 조직표본은 광학현미경(CarlZeiss, Germany)으로 조직학적 관찰 및 사진촬영을 실시하였다.

결과의 통계처리는 SPSS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One-way ANOVA test를 실시하고 Duncan’s multiple range test (Duncan, 1955)로 평균간의 유의성을 검정하였다.

최초체중 152 g의 조피볼락을 EP, SEP 및 MP로 11주간 사육 실험한 결과를 Table 2에 나타내었다. 생존율은 모든 실험구에서 73-93%였으며, 각 실험구간에 통계적인 차이는 없었다. 최종체중(230-249 g) 및 증체량(7997 g)은 모든 실험구간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본 실험에 사용된 EP 및 SEP는 MP와 실험어의 성장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본 연구의 성장 결과와 유사하게 육상수조에서 최초체중 125 g의 조피볼락을 실험배합사료, 시판 배합사료 및 MP를 공급하며 15주간 사육 효과를 비교한 기존의 연구(Lee and Jeon 1996)에서도 단백질원으로 어분을 사용한 실험 배합사료 공급구는 MP 공급구와 통계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단백질원으로 어분을 사용하여 제조한 배합사료로 최초체중 69 g의 조피볼락을 11개월간 사육하며 MP와 사육효과를 비교한 Lee et al. (1995)의 연구에서도 배합사료와 MP 공급구간에 성장도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사료 중의 어분원료로 갈색어분과 참치어분을 혼합 첨가한 EP2 실험구는 어분원료로 갈색어분만을 사용한 EP1 실험구와 비교하여 성장 및 사료효율에 차이를 보이지 않아 조피볼락 실용배합사료의 어분원료 중 갈색어분의 일부분(어분단백질의 20%)을 참치어분으로 대체하여도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사료 내 어분원료로 상급의 갈색어분만을 사용한 배합사료와 갈색어분을 참치어분으로 50% 대체한 배합사료로 넙치 육성어를 사육한 기존의 연구에서는 갈색어분과 참치어분을 혼합 첨가한 실험구가 성장 및 단백질 소화율이 감소하는 결과를 보여(Kim et al. 2011), 어분원료 혼합비율에 따른 어분 이용성에 차이를 보였다. 따라서 조피볼락의 최대 성장을 위해서는 배합사료 제조시 어분원료의 선택 및 혼합비에 신중하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사료효율은 MP 실험구가 EP 및 SEP 실험구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으나(P<0.05), MP를 제외한 배합사료 실험구간에는 통 계적인 차이가 없었다. 본 연구 결과와 유사하게 조피볼락을 11개월간 사육한 기존의 연구(Lee et al. 1995)에서도 배합사료와 생사료 실험구의 사료효율은 각각 71%와 91%였다. Lee and Jeon (1996)의 연구에서도 사료효율은 실험 배합사료 공급구가 63-79%, 시판 배합사료 공급구가 54-83%, 습사료 공급구가 101%로 나타나, MP 실험구가 EP 실험구에 비하여 높은 사료 효율을 보였다. 이와 같이 MP 실험구가 배합사료 실험구에 비하여 사료효율이 높은 것은 MP 사료의 영양소 중 지질 함량이 23%로 EP 및 SEP 사료의 지질 함량 10.5-11.4%에 비하여 현저히 높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조피볼락은 육식성이 강하여 단백질 요구량이 높으며, 에너지원으로 탄수화물 보다는 지질 이용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Lee and Kim 2009). 향후 MP의 사료효율에 뒤쳐지지 않는 배합사료 개발을 위하여 사료원료 및 영양소 배합비를 계속해서 개선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단백질효율은 사료효율과 유사한 변화 경향을 보였으며 MP실험구는 SEP1, SEP2 및 EP1보다 유의하게 높았지만(P<0.05), EP2와는 차이가 없었다.

일일사료섭취율은 MP 실험구가 타 실험구에 비하여 유의하게 낮았다(P<0.05). 어류의 사료섭취량은 사료내 에너지 함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사료내 에너지 함량이 증가함에 따라서 사료섭취율은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Lee et al. 2002; Lee and Kim 2005). 본 연구에서 MP 실험구의 일일사료섭취율이 감소한 것을 사료 중의 지질 함량이 타 실험구에 비하여 현저히 높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어체의 비만도, 간 중량지수 및 장 중량지수는 모든 실험구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배합사료와 생사료로 조피볼락을 사육한 기존의 연구에서도 간중량지수는 차이를 보이지 않아 본 연구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Lee and Jeon 1996).

사육실험 종료 후 실험어의 등근육, 간 및 내장의 일반성분 분석결과를 Table 3에 나타내었다. 등근육의 수분 함량은 MP 실험구가 타 실험구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다(P<0.05). 등근육의 조단백질 함량은 MP 실험구가 SEP 및 EP 실험구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으나(P<0.05), MP를 제외한 배합사료 실험구간에는 차이가 없었다. 가두리 양식장에서 시판배합사료와 MP로 조피볼락을 장기간 사육한 기존 연구에서도 본 연구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Son et al. 2013). 등근육의 조지질 함량은 모든 실험구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내장의 조단백질 함량은 EP2 실험구가 타 실험구에 비하여 유의하게 높았으나(P<0.05), 수분 및 조지질 함량은 모든 실험구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간의 일반성분은 모든 실험구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실험어의 혈액생화학적 분석 결과를 Table 4에 나타내었다. 혈청의 총콜레스테롤, 중성지질, 총단백질 및 GOT 함량은 배합사료 및 MP 실험구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본 연구 결과와 유사하게 EP 및 MP 공급에 따른 넙치의 건강도 변화를 조사한 Cho et al. (2009)의 연구에서도 혈액 성분은 두 사료 실험구간에 차이가 없었다.

사육실험 종료시, 실험어 등근육의 물성측정 결과를 Table 5에 나타내었다. 사료 종류별로 등근육의 탄력성, 검성, 경도 및 강도에 유의한 차이가 없어, EP, SEP 및 MP 공급에 따른 조피볼락의 어체 물성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두리 양식 장에서 시판배합사료(EP, SEP)와 MP로 조피볼락을 장기간 사육한 기존 연구에서도 본 연구와 유사하게 사료종류에 따른 등근육의 물성에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Son et al. 2013).

실험어의 아가미, 신장, 비장, 간, 위 및 장의 병리조직학적 조사 결과, 아가미를 제외한 타 조직에서는 사료 종류에 따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Fig. 1-6). 아가미 조직의 경우, 모든 사료 공급구의 실험어에서 아가미의 증생성 변화 및 새변 탈락이 관찰되었는데 이는 사육 실험기간 동안 수온 등의 변화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Choi et al. 2012). 가두리 양식장에서 EP와 MP를 공급한 조피볼락의 병리조직 변화를 조사한 Choi et al. (2012)의 연구에서 대부분의 어체 조직에서 별다른 이상 증상은 없었으나, EP 공급구 실험어의 간장에서 간실질의 비대와 간세포의 지방변화 및 실질세포의 위축소견을 보이는 개체가 MP 공급구에 비하여 빈번히 확인되었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간세포에 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개체가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러한 차이는 실험사료의 품질 및 사육환경 등의 차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MP를 섭취한 어류의 간또는 비장 조직에서는 세로이드(ceroid) 침착 증상이 자주 관찰되는데(Choi et al. 2009; 2012), 본 연구에서는 모든 실험구에서 이러한 증상은 관찰되지 않았다(Fig 2). 어류의 세로이드증 (ceroidosis)은 생사료 중의 산패된 지질을 섭취한 어류의 간에 주로 형성되는 지질 과립의 형태이다. 간, 비장 및 신장의 세로이드 침착은 양식어의 면역력 및 혈액 순환계 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며, 장내 지질 흡수를 저해하여 성장 및 소화율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Lee, 1993).

이상의 결과로 볼 때, 본 연구에 사용된 실험용 EP 및 SEP는 MP와 비교하여 조피볼락의 성장, 어체 품질 및 조직 성상에 차이를 보이지 않아, 육성기 조피볼락 사육을 위한 실용 배합사료로 사용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