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study analyzed the expressive characteristics of padding in contemporary fashion. The methodology of this study was quantified through documentaries, fashion collections, and internet news. The results of expressive characteristics and methods were as follow. First, variability showed the creation of dwelling space by air filling, detail mode by zipper, and diversity of recycled filling by zipper pocket. It reflected the pursuit of nomadism and subversion of permanence by change of filling. Second, it was sexual symbolicity that showed the blurred androgynous silhouette by air filling and padding bar design of the chest, stomach, shoulder for the male body silhouette. It emphasized male sexual identity and power through the expression of a modern ideal body. Third, decoration displayed various crafts (such as knitting), various fabric such as polapolis, suedette, corduroy, denim, leather, knit, and spangle. It reflected visual pleasure, scarcity and various interpretations. Fourth, playfulness character forms throug hair filling, unfamiliar fashion items, diversity of silhouette and change of uses. It reflected a pleasant feeling through astonishment and surprise, nostalgia involved in memory and childhood play and disembarrassment from reality. Fifth, simplicity showed the elimination of a sportswear's factor with regular wad quilting, elimination of wad quilting, wad quilting following the structural line of clothes and the structual line of clothes omitted. It reflected disembarrassment from stereotype and an emphasis on essential elements.
패션과 패브릭은 시대정신의 표현이라고 한다. 21세기 디지털 유목민의 등장, 기능주의의 확대, 건강한 몸에 대한 인식 등은 현대인들의 패션 스타일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며 트렌드를 이끌어 가고 있다. 이는 고전적인 의복 개념과 스타일의 해체, 새로운 표현기법 등의 외적 변화와 아울러 내재적 가치 역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현대인들의 겨울철 패션으로 인기 고공행진 중에 있는 패딩 역시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동승하여 대중들의 실용적 욕구와 심미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아이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패딩이라는 단어는 익히 퀼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보온을 위한 의복이자 패딩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퀼팅 디자인은 11세기에서 16세기 십자군 원정에 의한 누벼진 군복으로 인해 유럽에서 일반화되었으며(You & Lee, 2006), 현대에 이르러 대중적이고 실용적인 방한용 의복인 패딩으로 발전하였다. 패딩은 겨울철 캐주얼 스포츠 웨어이자 기능복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패션 브랜드마다 경량화 경쟁으로 슬림해지고 화려해지고 있다. 또한 스키룩, 자전거, 캠핑 등 아웃도어의 영역이 다양해지고, 범용성에 무게를 두면서 오피스·캐주얼 룩 으로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Dark and plump”, 2010) 다변화 추세에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보다 날씬해 보이기를 원하는 대중적 욕구를 반영하여 주요한 볼륨감의 재료인 충전재의기 술 개발과 디자인 개발에도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패딩은 20세기말 이후 새로운 신체 미의식의 등장과 함께 패션디자이너들의 개성있는 디자인 아이디어들 또한 패딩 디자인의 색다른 변화를 보여주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최근 들어 단조로운 퀼팅장식을 뛰어넘는 다양한 장식적 경향의 추구, 기존의 나일론, 폴리에스터 소재에서 벗어나 고급스러운 소재의 사용으로 하이 패션화로 나아가고 있다. 겨울철 패션시장의 주요한 아이템으로써 패딩은 이처럼 급성장의 기로에 서 있으며, 양적 팽창과 더불어 디자인이라는 질적 요소에서도 변화를 꾀함으로써 하이패션화에 주요한 포문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 패션에서 패딩에 대한 연구는 그 기원이 퀼트에서 유래한 만큼 초기 보온성을 위한 방한용 의복에 초점이 맞춰졌으며, 특히 표면장식으로서 퀼팅 스티치 기법을 중심으로 한 연구들이 주를 이루어 왔다. 그러나 본 논문에서는 패션 디자이너들이 충전재의 볼륨감을 새로운 미학적 시각으로 해석하여 창의적인 패션 스타일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음에 기초하여 그 표현 특성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러한 미적 측면에서의 패딩연구는 전형적인 스포티브 패션에서 새로운 디자인 발상과 의미확장을 이끌어 냄으로써 실용성을 토대로 한 고부가가치화 방법에 대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의 내용으로는 첫째, 패딩의 개념과 충전재의 개발흐름에 대해 고찰한다. 둘째, 패딩 스티치의 표현유형에 대해 고찰한다. 셋째, 패딩의 대중화와 다변화에 대한 배경을 고찰한다. 넷째, 2000년대 이후 현대 패션에 나타난 패딩의 표현특성에 대해 분석하고 내재된 의미를 도출한다.
연구방법으로는 국내외 저술서 및 연구논문을 통한 이론적 고찰과 함께 2000년대 이후 패션 컬렉션지, 패션서적, 인터넷 자료 등에 수록된 패딩 사진자료 수집을 통한 사례분석으로 이루어진다.
패딩은 채워넣기, 속을 넣음이란 뜻이며(
패딩의 주요한 요소인 충전재는 고대의 경우 보온용 패딩 의복의 속 재료로써 모, 면, 깃털, 풀, 나뭇잎 등을 사용하였으며, 현대에 와서는 무명, 깃털, 스펀지, 합성섬유 등(Cho, 1996)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 가운데 무엇보다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는 충전재로는 보온성에서 탁월한 효과를 보여주는 다운이 있다. 수조류(waterfowl)의 깃털을 의미하는 다운은 물새의 겉 털인 페더 밑에 자라는 솜털(down)을 말하며, 물새의 가슴, 배, 목의 하부, 날개 밑에서 자란다. 다운의 채취량은 물새의 몸 전체 털의 10%미만의 분량에 불과하다. 천연 및 인조 솜에 비해 비중 이 수 십 배 가벼우며, 가장 따뜻한 보온재로써 탄성 회복률 또한 매우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Choi, 2009).
다운, 화학솜과 더불어 1957년에는 완충적 역할을 더한 충전 재인 버블랩이 개발되었다. 플라스틱 수포 시트인 버블 랩(bubble wrap)은 알프레드 필딩(Alfred Fielding)과 마르크 차바네스(Marc Chavannes)에 의해 개발되었으며(“Bubble wrap”, n. d.), 공기를 사용한 가장 효과적인 쿠셔닝 소재로서, 매우 가볍고 추위와 습한 환경에서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Wake, 2000). 버블 랩과 같이 완충효과를 겸비하면서 또한 단열효과가 있는 충전재로는 스펀지 모양의 폼(foam)이 있다. 파렛트라(Pharetra)사에서는 이러한 폼이 패딩된 패브릭(Fig. 1)으로 의료붕대, 카 베이비 시트, 그리고 스포츠용품 등을 생산하였다. 이러한 폼은 다양한 두께로 변화될 수 있고 퀼팅 스티치
가 아닌 열로 누르면서 붙이는 것이 특징이다(Braddock & O'Mahony, 2002).
패딩 의류에서의 충전재 개발은 보다 가볍고 따뜻한 기능적인 아웃도어를 위한 목적이 주요하다. 199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천연 다운을 대체 할 수 있는 소재 연구에 주요한 관심이 이어졌으며, 기술적인 부분에서의 발전이 이루어졌다. 그 사례로 영국의 아스펜 시스템(Aspen Systems)에서는 1999년 극저온 적응을 위한 유연한 에어로겔(Aerogel)을 개발하여 남극탐험에 계획된 특별한 의복을 만든 바 있다(Fig. 2). 이미 1930년대에 발견된 에어로겔은 가벼운 고체 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90~99 퍼센트의 공기와 경이로운 단열재로 알려져 있다(Gale & Kaur, 2004).
한편, 1990년대는 건축에서 부풀릴 수 있는 멤브레인 (membrane)의 부상으로 미치코 코시노(Michiko Koshino)가 부풀리는 드레스(inflatable dress)를 발표(Quinn, 2004)하여 패딩의 새로운 변화를 예견하였으며, 2001년 S/S 컬렉션에서 씨피 컴퍼니(C.P.Company)는 공기 충전재의 부풀리는 원리에서 나아가 에어 매트리스와 텐트로도 변형되는(Bolton, 2002)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변화시키기도 하였다(Fig. 3).
보온과 완충을 위한 여러 다양한 충전재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의류 브랜드를 중심으로 2000년대 이후에는 기능성과 외관을 잘 표현할 수 있는 화학 충전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3M에서 개발된 신슐레이트 충전재는 다
운의 단점을 개선하였으며, 여러 의복 브랜드 및 침구류 등에 적용되어 보온 기능성을 높이는데 활용되고 있다. 마이크로 극세사로 된 웰론 충전재 역시 천연 다운의 털빠짐을 방지한 것으로 스포츠웨어 업계에서 패딩에 사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의 한 업체에서는 높은 가격변동과 냄새, 알러지, 털 빠짐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덕다운 수요를 대체할 것으로 한지소재의 ‘워몬’을 개발하였으며(“Korean paper”, 2011), 100% 재활용 소재를 충전재로 사용하거나(“Evolution of Down Jacket”, 2011), 마이크로젤을 충전재로 사용한 패딩(“K-Swiss”, 2009), 반영구 적인 항균, 소취기능을 부여한 충전재, 스스로 발열하는 충전재 등까지 기술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황이다.
이처럼 패딩 충전재는 오리털이나 거위털, 혹은 천연 목화솜 이나 화학 솜 등 기존의 소재뿐만 아니라 기술개발과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한 새로운 충전재의 모색으로 패딩의 기능성을 업그레이드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패딩 스티치의 표현방법으로서 퀼팅은 현재까지, 실용적, 장식적 목적으로 의복 뿐 아니라 각종 생활소품이나 침장류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는 스티치로서 장식적인 형태를 만들거나 모티프만 부풀려 부분적으로만 입체 효과를 주는 등의 전통적인 방법에서 벗어나 예술적인 단계에까지 이르고 있다(Ahn, 2008).
패딩의 주요한 스티치 유형으로서 먼저 두 장의 천 사이에 충전재를 두고 함께 박음질 되는 와드(wad) 퀼팅이 있다. 와드 퀼딩은 충전재의 두께와 스티치의 간격으로 다양한 입체감을 표현 할 수 있다. 가령, 충전재가 두껍거나 양이 많을수록 입체감이 커지고, 스티치와 스티치의 간격이 촘촘할수록 입체적 효과가 크지 않다(Ahn, 2008). 이러한 와드 퀼팅은 스포티한 분위기에 잘 어울려 겨울용 패딩의류에 주요하게 사용되는 방법이다.
와드 퀼팅과 함께 시각적 볼륨감을 위한 방법으로서 스터프 퀼팅(stuffed quilting)이 있다. 스터프 퀼팅(stuffed quilting)은 부분형 퀼팅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부분의 표면만을 끌어올려 3 차원적인 입체효과를 주는 퀼팅 기법으로 모티프 전체가 볼록 튀어나온 형태를 말한다. 스터프 퀼팅의 제작방법은 두 장의 천을 겹쳐 겉감에 입체적으로 표현할 모티프를 디자인한 후 두 장의 천을 모티프에 따라 사방이 둘러막힌 형태로 치밀하게 스 티치한다. 안감에 작은 틈을 내어 모티프 안쪽에 솜을 채워 놓거나 끈을 집어 넣은 후 틈을 막으면 된다. 스터프 퀼팅은 전면형의 와드 퀼팅보다 독특한 디자인이나 모티프를 강조하고 싶을 때 사용된다. 일례로 1938년에 발표된 엘자 스키아빠렐리 (Elsa Schiaparelli)의 드레스는 인체의 뼈대(skeleton)를 모티프로 스터프 퀼팅 기법을 사용하여 표현함으로써 독창적인 디자인을 선 보였다(Ahn, 2008). 패딩 스티치의 주요한 두 가지 유형인 와드 퀼팅과 스터프 퀼팅은 표면의 장식성을 높여주며, 최근에는 가로선, 세로선, 사선은 물론 다이아몬드 퀼팅, V자형 퀼팅, 벽돌 퀼팅 등의 기하학적 문양과 더불어, 식물형 퀼팅, 추상형 퀼팅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전통적인 와드와 스터프 퀼팅과 더불어 최근 패딩의 또다른 스티치 효과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등장한 것은 열접착식 넌퀼팅(non-quilting)방법이다. 이것은 바느질 틈새로 빠져나가는 열이나 습기를 차단함으로써 보온성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사용되며, 특수 충전재인 에어로겔(aerogel)과 같은 액체, 공기와 같은 기체, 그리고 열에 의해 녹아서 융착되는 스펀지, 플라스틱 수포시트 등의 충전재를 고정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2.3.1. 노마디즘 문화의 추구
오늘날 패션에서는 장식적인 아름다움의 추구 뿐 아니라 혁신적인 디자인 아이디어 개발이 주요한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이는 현대 사회의 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노마디즘(Nomadism) 문화의 영향력이 크다.
노마디즘이라는 개념은 특정한 방식과 삶의 가치관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태도와 방식을 뜻하는 말이다. 기존의 가치나 철학을 부정하고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찾으며 학문적으로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탐구하는 것이다. 이것은 프랑스 사회학자 자크 아탈리(Jacque attali)에 의해 21세기 인간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논해진 바 있으며, 들뢰 즈와 가타리의 철학을 통해 현대 사회의 문화, 심리 현상을 반 영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노마디즘은 고정된 하나의 실재적 지점을 중심으로 주체와 주체적이지 않은 것, 안과 밖, 나와 나가 아닌 것, 고정된 자리에서 벗어나 ‘나 아닌 것 되기’를 가능하게 하는 생성과 모방의 계속적 반복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고정된 자리로의 회귀와 귀착이 아닌 끊임없는 이동과 변화의 가능성(Kim, 2011)을 의미한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휴대폰과 노트북 등 디지털 통신 장비에 힘입어 이동하면서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이동과 변화를 통해 끊임없이 새롭게 변화를 추구하고자 하는 노마디즘의 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디지털 통신 장비와 함께 외부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의복에 대한 이동과 변화를 키워드로 하는 디자인들이 지속적으로 등장 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아웃도어 라이프에 유용한 패딩은 이동과 상황에 따른 변화가 요구되는 주요한 아이템이기도 하다. 패딩은 이러한 노마디즘과 관련하여 단순한 보온적 기능에 그치지 않고 이동을 통한 외부환경에 적응력을 높일 수 있는 디자인으로의 개발이 적용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스마트 의류의 등장과 함께 패딩에서도 착용자와 외부환경과의 상호작용과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스마트한 디자인이 적용되고 있다. 특히 극한의 환경에 필수적인 패딩은 스마트 기기의 내장성을 최적화한 디자인으로 무장하거나 패딩 충전재 및 소재의 초경량화 기술, 보온성의 극대화로 이동의 편의를 도모할 수 있는 디자인이 개발되었다. Fig. 4는 필립스 디자인의 아웃도어 패딩 점퍼이다. 옷을 입은 사람의 현 위치탐색과 고도, 경도, 거리,
몸 그리고 대기온도 등 정확한 날씨 예고를 받을 수 있도록 제작된 GPS기능 장치가 내장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신체와 환경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제공받을 수 있는 스마트 기능을 가지도록 디자인되었다(Braddock & O'Mahony , 2002). 이러한 인터랙티브한 실험적인 기능성을 시작으로 하여 패딩은 외부환 경에 잘 대응할 수 있는 기술력과 함께 주변 환경에 잘 대응 할 수 있는 다기능적인 디자인의 접목으로 이동에 편의를 도모 하고 있다.
오늘날 다기능으로 무장한 대표적인 IT 기기들은 현대인들에게 무거운 짐으로부터 벗어나 손에 자유를 주며, 이동에 훨씬 편리함을 제공한다. 이는 비단 IT 기기뿐 아니라 주변 환경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수 있는 가변형 패딩의 등장으로 현대인들은 이동으로 인한 복잡 다양한 요구에 잘 부합할 수 있어 편리 하며, 또한 변화적 특성으로 인해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이와 같이 노마디즘 문화를 통해 패딩은 소재에 대한 기술적 개발과 다기능성을 추가하며 이동과 변화를 요구하는 현대인들의 욕구에 부합하여 활동성 높은 라이프스타일, 편리함과 재미라는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있다.
2.3.2. 스포츠·레저문화의 대중적 일상화
스포츠와 레저문화는 1990년대 들어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주요한 변인으로 등장하였다. 최근에는 등산과 트레킹 등을 즐기는 인구가 크게 늘고 아웃도어의 영역이 골프·스포츠 등으로 확대되었으며(“National fashion”, 2011), 디자이너 스포츠 라벨들은 보다 젊고 건강하고 활동적으로 보이도록 (Braddock & O'Mahony , 2002) 디자인에서도 여러 연령층을 아우르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스포츠, 레저문화는 계층, 연령, 지역, 인종 그리고 성의 경계를 허물고 인간이 생활하는데 있어 가장 근원적인 문화적 현상으로 대중적인 일상화단계에 이르렀다. 그 가운데 겨울철 스포츠, 레저 문화를 위한 대표적인 아이템으로써 패딩은 중년층의 등산복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 20, 30대 소비자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있으며, 레저 인구의 증가
와 스타를 앞세운 저돌적인 마케팅(“Outdoor to escape”, 2011)을 더하여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음으로써 보편적인 대중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대중적 일상화에 발맞춰 스포츠웨어 브랜드의 패딩디자인에서는 여러 연령층을 아우르는 일상복과 스포츠를 결합한 새로운 스타일들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Fig. 5는 스포츠웨어 브랜드 몽클레르(Moncler)의 2011년 F/W 제품으로서 패딩재킷과 베스트를 레이어드(layered) 한 디자인으로 일상복화 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겨울철 패딩은 기 존의 보온성 점퍼로서의 기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것에서 일상복으로서 활용가치를 높이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겹쳐 입을 수 있는 조끼, 단추를 가지런히 채우는 재킷, 엉덩이를 가려 입는 코트, 망토 스타일의 케이프, 충전재를 얇게 넣은 패딩 셔츠까지 등장함으로써(“Between the period”, 2012) 아이템의 범위가 점차 확장되고 있는 추세에 있다. 말하자면 패딩은 겨울 산행, 트레킹 등 야외 활동은 물론 일상생활 속 패셔너블한 캐주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스트리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중적 아이템이 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아웃도어 브랜드 관계자들 역시도 “업체들이 일상복과 조화를 이루는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이면서 길거리에서 아웃도 어룩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이것은 겨울철 스포츠, 레저웨어로써 빼놓을 수 없는 패딩이 최근 일상복 시장으로 진출하여 급성장하였기 때문임(“Outdoor to escape”, 2011)을 지적한다. 이와 같이 패딩은 최근 스포츠, 레저 문화의 대중적인 일상화를 통해 겨울철 의류시장에서 주요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3.3. 하이브리드 문화의 확산
현대는 이원화된 전통적 사고방식을 통해서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로 넘쳐난다. 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문화 환경으로 인해 전통적 사고와 달리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를 지향하는 사회로 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심화를 거부하면서 무한히 전개되는 분리와 단편화로 인해 불가피해진 다양성은 이제 지향해야 할 가치가 된 것이다. 하이브리드(Hybrid)는 이러한 다양성을 인정하고 교차, 섞임, 침투, 용해, 융복합 등 결합의 논리를 근간으로 해서 오늘날 문화를 설명하는데 유용한 개념이다(
특히 2000년대 이후에는 요지 야마모토와 아디다스의 협업, 미하라와 푸마(Mihara for Puma)의 협업, 와타나베와 리바이스 (Junya Watanabe for Levis)의 협업, 크리스토페와 라코스테(Christophe Lemaire for Lacoste)와 같은 의상 디자이너들과 스포츠 트레이너 기업들과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 주요한 현상으로 등장하였으며, 디자이너와 패션기업 양측 모두에게 새로운 시장창출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처럼 스포츠와 패션의 하이브리드 현상은 주요 패션 트렌드를 이루고 있으며 (Ha, 2009) 이러한 흐름에 동승하여 패딩 역시 패션 디자이너의 영향력으로 인한 스타일의 경계 해체인 하이브리드로 나타 나고 있다.
패션에서 하이브리드는 고전적이고 관습적인 형태적 모방에서 벗어나 새로운 소재나 구성 방식을 차용하면서 의복 실루엣을 파괴하고 정형화된 디테일과 같은 의복 구성요소들이 삭제, 변형, 유동화 되는 것으로 표현되고 있다. 그리고 더불어 이질적인 요소와의 결합으로 새롭고 실험적인 디자인 변화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이어받아 패딩은 새로운 실험정신과 개성이 강한 디자이너들, 새롭고 개성적인 것을 추구하는 대중들의 욕구 아래 소재의 다양화, 고급화, 볼륨감의 최소화, 극대화, 기존의 투박하며 한정된 색상에서 세련된 디테일, 모던한 컬러와 스포티한 디테일의 삭제 및 변화 등으로 정형화된 스포츠 웨어로서의 편견이 자연스럽게 무너지고 있다. Fig. 6은 04~05 F/W 준야 와타나베(Junya Watanab)의 케이프와 유사한 형태의 패딩디자인으로서, 드레시한 원피스 아이템과 더해져 스포티한 이미지에 엘리건트한 이미지를 혼합한 하이브리드를 보여준다.
패딩에서의 이와 같은 경향은 오늘날 개성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에 부응하며, 향후에도 겨울철 주요한 아이템으로써 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는 탈 장르, 탈 중심 현상이 현저히 나타나고 있으며 패션에서도 익숙해진 기존의 기능, 감성, 기술적 요소를 자유롭게 변형하여 새롭고 다양한 디자인으로 변화되고 있다. 그 가운데 현대 패션의 한 경향으로 대두된 형태의 가변화는 착용이라는 개념에서 나아가 거주하거나 생활한다는 개념을 가능하게 하였 다. 이것은 이동 가능한 패션공간과 다양하고 다변적인 환경사이를 연결시키는 매개체로서 포괄적인 기능을 수행(Yang & Yang, 2006)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패딩에서도 이러한 형태의 가변화는 거주하거나 생활한다는 개념으로 도입되어 현대인들의 모던한 노마드(nomad) 환경을 보여주고 있다.
패딩에서의 형태 가변화는 주요한 충전재 방식으로서 공기 주입이 있다. 이러한 공기 주입방식은 일시성과 가벼움이라는 특징을 보여주며, 독립적인 공간으로서 건축화 되어 새로운 기능과 목적 수행을 가능케 한다(Yang & Yang, 2006). 공기를 매개로 하는 패딩은 가벼움, 운반 가능함, 일회용을 위한 것으로서 영구성(영속성)의 가치를 전복시키며, 아울러 가장 탄력 있는 가변적 구조로 변화되었다. 이는 실내의 가설건물 뿐 아니라 움직일 수 있는 아웃도어 건축으로서(Beylerian et al., 2007) 가볍고 재빨리 분해되고 포장되고 쉽게 이동될 수 있는 (Quinn, 2010) 가변적 형태로서 기능을 확장하고 있다.
패션에서 가변적 형태를 활용한 패딩사례로는 2003년 F/W 후세인 살라얀(Hussein Chalayan)의 일상적인 원피스 아이템을 구명튜브로 변화시킨 디자인이 있다. 착용자가 튜브와 연결된 부위를 당기면 공기가 주입되는 넌퀼팅 방식의 패딩 디자인으로서 새로운 의복공간과 기능적 구조가 돋보인다(Fig. 7). 패션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 역시 2006년 일본 건축 가이자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다이 후지와라(Dai Fujiwara)와 콜라보레이션하여 의자 쿠션으로 변환되는 공기 주입형의 패딩조끼(Fig. 8)를 선보이기도 하였다.
패딩의 형태 가변화에는 공기주입방식이 아닌 지퍼 디테일을 통한 독특한 디자인 형태를 통해서도 표현되고 있다. 2001~2002년 F/W 샤넬(Chanel)의 슬리핑 백 겸용 패딩 디자인(Fig. 9)은 지퍼로 솔기 처리된 부분을 통해 쉽게 움직일 수 있고 완벽하게 채워질 수 있게 되어 있어(Braddock & O'Mahony , 2002) 상황에 따른 다목적 활용이 가능하다.
패딩을 슬리핑 백으로 활용한 사례는 더 파이널 홈 라벨(The Final Home Label)의 보호, 기능주의, 재활용 컨셉으로 디자인된 Fig. 10에서도 보여진다. 더 파이널 홈 라벨에서 패딩은 기존에 충전재로 활용되어 온 깃털, 화학 솜 등과 달리 신문지 혹은 잡
지를 활용한 것이 특징적이다. 40개의 멀티기능의 포켓으로 표현된 이 나일론 패딩 코트는 추위에 대항하여 입는 사람이 언제든지 지퍼로 처리된 포켓 속에 신문 혹은 잡지 등의 다양한 충전재를 넣거나 제거하여 형태 변화가 가능하다. 또한 인형이나 다양한 오브제를 삽입하기도 하여 보온과 완충을 위한 패딩 고유의 특징을 넘어선 장식화 경향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이처럼 초 확장된 패션의 보호 능력, 모던한 노마드 환경에 운반 가능한 역할의 창의적 의복(Lupton, 2007)에 대한 트렌드의 부상과 함께 패딩에서도 보온과 완충의 기능적인 역할과 더불어 공기 충전재의 가벼움과 일시성을 통해 다용도의 기능적 역할까지 확장된 변화적 흐름을 보여준다.
패딩을 통한 신체 미의식은 일찍이 역사적인 서구 드레스에서의 선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여성의 신체를 보정하는 속옷류와 함께 패딩은 자연적인 신체를 고양시켜 이상화된 형태로 몸의 모양을 만들고 조각하는 장치이기도 하였다. 몇몇 패 션들은 특히 몸의 윤곽선을 변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Quinn, 2004).
패딩을 통한 이상적인 신체의 구현은 20세기말 이후 고전적인 미의식에 기인한 신체에서부터, 소외되고 부정적으로 인식 되었던 주변화 된 신체에 이르기까지 독특한 해석과 분석으로 인해 2000년대 이후에도 전통적인 여성미의 신체 이미지가 아닌 모호한 신체적 이미지로 표현되고 있다. 2000~2001년 F/W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의 Fig. 11은 낙하산 나일론 드레스로 손으로 플라스틱 인터튜브(intertube) 노즐을 통해 공기를 주입하여 부풀리는 패딩디자인이다. 이것은 자연으로서의 여성 신체가 아닌 부풀려진 몸체와 스커트로 여성의 신체적 특성을 모호하게 변화시켰으며(Dimant, 2010), 스커트가 아닌 숏 팬츠를 매치한 또 다른 디자인에서도 상의 티셔츠에만 패딩 충전재를 넣어 양성성의 신체 특징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2011년 S/S 컬렉션에 발표된 안리얼라즈(Anrealage)의 작품(Fig. 12)에서는 공기를 주입한 기이한 점퍼 디자인으로 여성의 신체 특징을 모호하게 한 유희적 디자인을 보여준다.
한편 남성 패션에서는 패딩디자인이 남성의 성적 정체성과 힘을 상징적으로 구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01년 S/S 이세이 미야케의 Fig. 13은 남성 식스 팩의 이미지를 티셔츠에 구 현하여 마치 풋볼선수의 패드, 베이스볼 캐처의 보호용 장비를 암시하는 비주얼적 펀(fun)을 보여주었으며(Smith & Topham, 2004), 그와 더불어 장 폴 골티에(Jean Paul Gaultier) 역시 강인한 권투선수의 남성성을 표현하기 위해 어깨 부위에 가죽 소재로 부풀린 패딩 바(padding bar) 디자인을 발표하기도 하였다(Fig. 14).
패딩을 통한 남성들의 신체미의식은 아웃도어 브랜드로 유명한 노스페이스(Northface)의 사례를 통해 사회적 이슈로 등장한 바 있다. 노스페이스의 패딩은 10대들의 상징적인 아이콘이 되었으며, 명품브랜드에 대한 선망과 소속감이 작용하여 교복화 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무엇보다 패딩의 볼륨감이 또래 남학생들에게 가상의 근육으로 통하여 남성성을 과시하도록 해준다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하였던(“Here is the Northface", 2011) 것에서 여성패션에서의 경향과는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패딩은 하이브리드 문화의 확산과 개성있는 패션디자이너 들과의 만남으로 인해 장식적 경향이 더해져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수작업한 공예적인 장식성은 패딩의 기능적인 부분과는 달리 시각적인 쾌감을 전달하며, 기존의 패딩이 지닌 기능성에 부가적인 가치매개로서 희소성을 더한다. 이것은 패딩에 대한 창조적 실험 정신을 바탕으로 작품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며, 기능성과 장식성이 상호 연계된 패딩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한다.
패딩은 일찍이 와드 퀼팅에 의한 규칙적인 줄무늬, 사선무늬, 체크무늬 등과 같은 무늬유형이 주요하게 사용되어져 왔다. 그러나
이러한 제한된 유형을 극복하고, 다양한 고급 소재 활용과 독특한 표면 장식과 기법 등이 더해져 고정관념을 탈피한 새로운 디자인으로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소재의 변화에서는 폴라 폴리스, 인조 스웨이드, 캐시미어, 코듀로이, 워싱 데님, 가죽, 니트, 스팽글 등과 같이 패딩용 소재로 인식되지 않았던 소재들이(“Body line”, 2001) 단독으로 혹은 믹스 앤 매치되어 장식적 특징을 강화하고 있다.
Fig. 15는 2011~2012년 F/W 발렌시아가(Balenciaga)의 패딩 작품으로서 주요한 표면 장식기법인 퀼팅이 아닌 니트 기법을 도입하여 패딩의 볼륨감을 새롭게 해석한 것이다. 또한 스트레 치가 가미된 있는 라텍스 종류의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지금까지 패딩 소재로 인식되어 왔던 광택 나일론과 폴리에스테르 소재를 벗어난 것이 특징적이다. 2009~2010 F/W 아이스버그(Iceberg)는 새틴 광택소재를 사용하여 커다랗게 부푼 패딩 소매에 스팽글을 더함으로써 장식성이 돋보이는 디자인(Fig. 16)을 표현하여 패딩에 다채로운 시각적 효과를 부여하였다. Fig. 17은 2009~2010 F/W 자조 앤 브룰(Zazo & Brull)의 작품이며, 니트 소재를 바탕으로 하여 원형의 퀼팅스티치에 랜덤
(random)으로 화학솜을 충전재로 삽입하여 스터프 퀼팅으로 마무리한 디자인이다. 이러한 공예적 장식 특징은 소재의 고급화를 토대로 한 표면의 시선을 유도하며, 아이템의 고부가가치성을 창조하고 있다.
한편 프린팅 디자인의 유기적인 선을 와드 퀼팅으로 장식하여 표면에 다채롭고 복잡한 문양을 부각시킨 Fig. 18은 08~09 바소 앤 브룩(Basso & Brooke)의 패딩 점퍼이다. 일반적인 기하학적 문양이 아닌 추상화된 모티브들이 얽혀 예술적인 느낌을 보여준다. 이러한 표현 경향은 패딩의 정형화된 투박함, 스포티함을 벗고 이미지의 고급화와 개성을 부여하는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와 같이 패딩의 장식성은 공예적인 표현기법, 표면장식을 위한 다양한 재료의 사용, 스터프 퀼팅을 통한 표면의 부조적 볼륨감의 표현, 와드 퀼팅의 정형화된 선을 배제한 방법 등이 주요하게 사용되고 있다.
현대인들은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즐거움과 흥미를 유발시키는
유희적 표현을 통해 긴장을 해소하고 있으며, 소비 코드 역시 재미를 부여하는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 관습으로부터 탈피한 독특함에 가치를 부여하는 현대 사회에서 유희는 이제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유희는 자유성, 쾌락성, 그리고 긴장이라는 공통된 요소를 가지고 있다. 로제 카이유와(Roger Caillois)는 자유롭고 불확실하고 비생산적인 활동의 특성, 진지하지 않으며, 현실세계가 지닌 중압감에서 벗어난 세계로 현실을 도망하는 수단으로 말한다. 유희는 오락, 긴장해소, 기분전환, 및 무목적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패션에서 유희성은 전통적인 미적 규범이나 기능적인 규범에서 벗어나 균형과 조화의 세련된 아름다움보다는 유머와 개성을 통한 파격적인 미적 표현으로 자유롭게 구사된다(Kim, 2003). 이러한 유희성에 대해 하지수는 보다 구체적으로 해방과 자유의 감정, 유희 충동의 발산을 위해 반 고전주의적 경향에 힘입어 나타난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표현방법이 일상규칙의 위반, 이질적 요소의 도입, 무지, 외설, 하락, 강조, 변형, 모순, 부조화로 나타나며, 이는 보는 이에게 놀라움, 쾌감, 우월감을 느끼게 해서 웃음을 자아낸다(Ha, 1994)고 하였다. 이러한 유희적 표현들이 주는 독특함, 즐거움, 놀라움이라는 미적 체험은 패딩 패션에서도 오랫동안 정형화된 구스다운, 덕다운의 점퍼 형태에서 벗어나 공기주입에 의한 동화적 캐릭터 형, 낯선 아이템과 형태, 실루엣의 변형, 용도의 전환 등으로서 현실세계를 이탈한 쾌감과 진지함 대신에 웃음과 놀라움과 의외성 그리고 어린 시절의 추억이나 놀이에 대한 향수로 나타나고 있다.
Fig. 19는 07 S/S 가레스 푸(Gareth Pugh)의 공기 주입형 패딩디자인이다. 흰색의 인형 마스크로 위장하고 있는 신체 이미지는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인형에 대한 즐거운 추억을 상 기시킨다. 공기주입을 통한 표현방법은 앞서 가변적 디자인에서의 기능성과는 달리 디자이너만의 상상력이 더해져 독특한 실루엣과 우스꽝스러운 동화적 캐릭터로 표현되었으며, 현실로부터 도피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Fig. 20은 일반적인 실루엣의 정형적 패딩점퍼와는 거리가 먼 숄 타입의 뼈모양을 형상화한 디자인이다. 와드 혹은 스터프 퀼팅이 없는 선적 형태의 공간을 메워 아이템의 모호성을 유희적으로 표현하였다. Fig. 21은 말루즈바스티안(Malousebastiaan)의 작품으로 공기를 주입한 풍선을 옷 내부에 삽입하여 기이한 실루엣을 표현한 디자인이다. 공기 충전재의 가벼움과 함께 착용 자가 삽입하는 위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유동성을 지니며, 이로 인해 다양한 실루엣 연출이 가능함으로써 착장의 자유와 즐거움을 준다.
Fig. 22는 05~06 F/W 빅터 앤 롤프(Viktor & Rolf)의 작품으로서 이불은 잘 때 몸을 덮기 위한 용도의 개념이라는 것을 뒤엎은 일상적 규칙의 위반사례이다. 이불을 모티브로 하여 소 매로 확장하고 베개를 머리 장식으로 추가하여 마치 누워있는 모습을 보는 듯하다. 이러한 표현 방법은 원래 사물이 놓여 있어야 할 위치에 있지 않음으로 인해 오는 시각적 충격기법인 초현실주의의 데뻬이즈망 기법을 사용한 것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이와 같이 유희성은 패딩이 지닌 보온 혹은 완충으로서의 기능적 특징을 벗어나 실루엣 및 아이템을 다양하게 그리고 기이한 모티브를 적용하거나 익숙한 형태를 낯설게 표현함으로써 현실적 상황에서 거리감을 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대패션에서는 여러 트렌드가 동시에 공존하고 있는 특징을 보여준다. 그 가운데 단순성은 규칙이나 반복으로 절제와 최소화를 나타내며, 본질적인 것을 추구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패딩에서도 이러한 단순성을 표방하며, 규칙이나 반복을 통해 외관을 심플하게 표현하거나 혹은 제작 과정의 최소화, 형태의 간결화 등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스포티한 디테일인 투박한 지퍼, 포켓을 생략한 패딩은 얇은 화학솜 충전재를 삽입하여 가장 일반적인 반복적 가로, 사선 모양의 와드 퀼팅만으로 이루어진 외관의 단순화를 표현하고 있다. 이는 초경량화로 인한 슬림화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남으로 인해 부피감은 점점 최소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장식적인 와드 퀼팅의
방법에서도 더욱더 단순화가 진행되고 있다. Fig. 23은 2005년 S/S 꼼므 데 가르송(Comme des Garcons)의 작품으로써 머슬린(muslin)과 부분적으로 활용한 폴리우레탄으로 재킷 형태를 구축 한 것이다. 의복 구성 선을 따라 패딩의 와드 퀼팅선이 나타남으로써 장식적이고 복잡한 선이 배제되고 부피감은 최소화로 표현되었다.
와드 퀼팅을 생략한 방법 또한 패딩의 형태에서 또 다른 단순화를 보여준다. Fig. 24는 2009 F/W 후세인 살라얀(Hussein Chalayan)의 작품이며, 단순한 형태의 원피스 구성 선을 바탕 으로 얇은 패딩 충전재를 삽입한 것이다. 와드 퀼팅선이 겉으로 전혀 드러나지 않아 단순함을 더하며, 도회적인 회색 컬러로 모던함을 보여준다.
와드 퀼팅선의 생략은 충전재의 볼륨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Fig. 25는 2008년 빌스볼 드 아르크(Vilsbol de Arce)의
[Table 1.] The expressive characteristics of the padding in contemporary fashion
The expressive characteristics of the padding in contemporary fashion
‘The egg’ 작품으로 퀼팅선을 최대한 억제하여 충전재를 주입함으로써 볼륨감을 극대화한 것이며, 디테일을 배제함으로써 둥근 알과 같은 실루엣을 단순하게 표현한 것이다. Fig. 26의 07 F/W 마르틴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의 작품에서도 패딩 디자인에서의 와드 퀼팅은 찾아 볼 수 없다. 둥근 튜브 형태에 솜을 삽입한 최소의 구성 선으로 디자인된 독특한 형태의 패딩 아이템은 팔을 끼워 넣는 착장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스포티한 디테일 요소와 의복 자체의 칼라, 소매 등과 같은 디테일 요소를 찾아 볼 수 없이 제작을 최소화한 것이다. 이것은 패딩은 볼륨이라는 핵심적 가치만을 부여하여 단순화를 추구한 것이며, 신체를 은폐하지 않는 착장 방식을 통해 기존의 신체 실루엣과 깊이 연관되어 있던 패딩의 전형적 형태미를 찾아 볼 수 없다.
이와 같이 패딩에서의 단순성은 첫째, 스포티한 디테일을 제거하고 얇은 화학솜 충전재에 의한 규칙과 반복에 의한 와드 퀼팅을 사용하는 방법, 둘째, 의복 구성선에 따른 충전재의 삽입으로 와드 퀼팅을 생략하여 슬림하게 표현하거나 볼륨감을 극대화하는 방법, 그리고 셋째, 일반적인 의복 아이템의 형식적 구조가 아닌 비형식적인 구조의 디자인으로 와드 퀼팅을 생략한 단순화하는 방법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음 Table 1은 현대패션에 나타난 패딩의 표현특성에 따른 표현방법과 의미를 정리한 것이다.
겨울철 대표적인 패션 아이템으로써 패딩은 오늘날 스포츠, 레저 웨어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일상에서의 다양한 스타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대중화 영향을 토대로 현대 패션에서 패딩이 새로운 디자인 발상 및 의미 확장으로서 표현 특성에 대해 분석하고자 하였다.
먼저 현대 패딩의 대중화는 노마디즘 문화의 추구, 스포츠·레지문화의 대중적 일상화, 하이브리드 문화의 확산과 관련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나타난 패딩의 표현특성은 가변성, 성적 상징성, 장식성, 유희성, 단순성으로 분류되었다.
구체적으로 가변성은 공기주입방식에 의한 새로운 주거 공간 창조, 지퍼를 활용한 디테일 모드와 리사이클링 충전재와 같은 다양화를 통한 다목적 기능성의 표현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현대인들이 다양하고 다변적인 환경의 연결을 통한 노마디즘을 추구하고 있으며, 영구성의 가치를 전복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둘째, 성적 상징성은 먼저 여성복에서는 몸통부분을 거대하게 공기주입하여 부풀림으로써 모호한 의복 실루엣을 창조하여 양성화된 특징을 보여주었다. 이는 현대의 이상화된 여성 몸에 대한 인식변화를 보여준다. 그리고 가슴, 배, 어깨 부위의 패딩 바(padding bar) 삽입한 남성복에서는 남성적 신체 윤곽선을 창조하여 남성의 성적 정체성과 힘의 과시를 의미하는 것으로 표현되었다.
셋째, 장식성은 공예적인 표현기법, 표면장식을 위한 다양한 재료의 사용, 스터프 퀼팅 스티치를 통한 표면의 부조적 볼륨 감의 표현, 와드 퀼팅의 정형화된 선을 배제한 방법 등이 주요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특징들은 패딩의 기능적인 부분과는 달리 시각적인 쾌감을 전달하며, 희소성을 더한다. 더불어 패딩에 대한 창조적 실험 정신을 바탕으로 작품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넷째, 유희성은 패딩이 지닌 보온 혹은 완충으로서의 기능적 특징을 벗어나 공기주입에 의한 동화적 캐릭터 형, 낯선 아이템과 형태, 실루엣의 변형, 용도의 전환 등으로서 현실세계를 이탈한 쾌감과 진지함 대신에 웃음과 놀라움과 의외성 그리고 어린 시절의 추억이나 놀이에 대한 향수로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현대인들이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벗어나 즐거움과 흥미를 유발시키는 유희적 표현을 통해 긴장을 해소하고 기분을 전환 시키는 데 의미가 있다.
다섯째, 단순성은 스포티한 디테일을 제거하고 얇은 화학솜 충전재에 의한 규칙과 반복에 의한 와드 퀼팅을 사용하는 방법, 의복 구성선에 따른 얇은 화학솜 충전재의 삽입과 와드 퀼팅, 와드 퀼팅을 생략하여 충전재의 볼륨감을 극대화하는 방법, 그리고 단순한 비형식적 구조의 디자인으로 표현되고 있다. 이러한 단순화된 특징들은 스테레오타입으로서의 패딩을 벗고 디자인의 핵심적 가치를 강조하며, 아웃도어 문화의 경계 흐림 현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상과 같이 패딩은 기능적이고 실용적이라는 인식과 정형화된 아웃도어 디자인에서 벗어나 패션 디자이너들의 독특한 철학과 개성에 의해 실험적인 형태, 고급화되고 다양화된 소재로 다양성을 지향하며, 지속적으로 변화, 발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