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병이든 상관없이 먹기만 하면 낫는 약이 개발되었다.”라는 재미있는 상상을 한번 해보자. 이 마법의 약이 정말 현실에서 개발된다면 지구상의 수많은 환자들은 당연히 환호를 할 것이고, 의료인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이야기겠지만 이 마법의 약이 어떻게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는지 한번 그 가능한 기전을 생각해보자.

첫째, 이 약은 인체의 정상 조직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가를 스스로 판단하면서 비정상 조직에 대한 추적 기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비정상적인 상태를 정상적인 상태로 전환할 수 있는 적절한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암을 예로 든다면 암세포의 조직을 정상세포로 전환하고 암을 일으키는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며, 돌연변이가 된 암 발생 유전자를 다시 정상적인 구조로 전환시킬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 병의 발생에 영향을 미친 선행인자들의 제거가 이루어질 것이다. 만약 암이 활성산소의 축적으로 유전자의 변이를 유발하였다면 활성산소를 수소와 결합시켜 물로 배출시키거나, 활성산소를 만드는 유해인자를 제거하는 작업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 마법의 약은 다른 질환에서도 비슷한 기전으로 작용할 것이다.

저자는 오랜 기간 산삼약침을 연구해 왔고, 수많은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또 산삼약침을 시술하는 한의사들의 고민을 조언하는 과정에서 산삼약침의 매우 특이한 작용에 주목하게 되었다. 전술한 마법의 약처럼 산삼약침이 스스로 환자의 병소를 찾아가서 치료 작용을 행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고 있고, 또 이러한 작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시술자인 한의사가 이를 산삼약침의 부작용으로 오인하고 치료에 실패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산삼약침의 이러한 작용을 자가치료능 (Self Targeting Therapy)이라 명명하고 이와 관련한 사례들을 분석하여, 산삼약침을 임상에 사용하고 있는 한의사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보고하는 바이다.

자가치료능이란 스스로 질병을 치료하는 기능을 말한다. 즉, 시술자인 한의사가 특정 병소에 대한 치료의 목적을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산삼약침 스스로 환자의 병소를 찾아가 치료과정을 일으키는 특이한 작용이다. 그 작용과 반응이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각기 상이하게 나타나므로 정형화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고, 본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시술자는 이를 부작용으로 오인하고 난처한 상황에 처하기가 쉬워, 이에 대한 숙지가 필요하다. 반면 산삼약침의 자가치료능을 잘 이해하고 있으면 환자의 치료에 중요한 단초를 쉽게 파악하거나, 중대한 의료사고를 예방할 수 있어 의학적으로 소중한 가치가 있는 산삼약침만의 특이한 장점이다.

산삼약침의 자가치료능은 Fig.1 과 같이 변증을 통해 쉽게 발견하기 힘든 잠재된 중병을 산삼약침 스스로 찾아간다. 그리고 치료 작용이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환자의 잠재된 증상은 잠시 밖으로 표출되고(Fig.2 ), 치료가 반복되면서 증상이 사라지게 된다(Fig. 3 ).

마치 GPS(Global Positioning System)가 장착된 미사일을 쏘면 스스로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서 폭발하는 것과 같은 미사일 작용(missile function)이 환자의 치료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왜 이러한 작용이 나타나는 것일까? 그 이유를 추정해보면 첫째, 산삼약침의 시술방법이 혈맥주입이므로, 약침이 전신을 빠르게, 구석구석 유주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 산삼약침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보기작용이 안정화된 중증의 질병을 자극하면서 항상성에 의해 질병의 반발작용이 발생하는 것 같다. 셋째, 그 반응이 잘못된 기의 흐름을 바르게 교정하는 과정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즉, 正邪抗爭과 같은 세력다툼이 인체 내에서 발생하고, 이로 인하여 잠재된 증상들이 밖으로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다음은 명현반응과 유사하게 나타나는 산삼약침의 자가치료능의 실제 사례이다.

가장 흔히 나타나는 자가치료능의 반응이다. 산삼약침은 인체에서 가장 문제가 큰 해당 경락을 자극하는 경향이 있다. 자극의 형태는 주로 시원한 바람이 지나가는 느낌이나 찬물이 흐르는 이상감각이다. 이상감각이 手少陰心經으로 나타나면 stress와 같은 七情傷이, 足陽明胃經으로 나타나면 소화기의 장애가 중요한 문제라고 해석하고 적절히 대처한다.

2.2 사례 2: 두통, 현훈, 전신무력감이 발생

산삼약침을 수회 시술한 후 두통과 현훈, 그리고 전신무력감이 발생한 70세 여환의 사례이다. 처음에는 기운이 없어 산삼약침을 맞고 호전되다가 어느 순간 심한 어지러움과 함께 두통과 무력감이 나타났다. 이런 경우 脈이 진단의 중요한 단초가 된다. 즉, 脈이 細弱하면 血虛로 인한 少陽虛症이, 脈이 實하면 少陽熱症이나 心火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2.3 사례 3: 가슴이 답답하고 두통, 안구 충혈이 발생

50대 중반의 남환으로 산삼약침을 시술한 후 흉민과 극심한 두통, 안구충혈을 호소한 사례이다. 이 환자는 극심한 stress로 火升水降의 병리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경우1)로 stress에 대한 해결과 수화조절이 병행되어야 빨리 호전될 수 있고, 시기를 놓치면 급성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이 머지 않아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사례에 해당된다. 또한 만약 흉민이 오랜 동안 심하게 유지된다면 이미 관상동맥경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를 의심하고 환자에게 정밀 심장검사를 권해야 한다.

2.4 사례 4: 신경 손상부위와 해당 경락으로 이상감각이 발생

30대 중반의 남환으로 수년전 심각한 교통사고로 인하여 요신경총(lumbar plexus)이 손상된 사례이다. 발기부전과 하복부 및 하지 감각장애를 주소증으로 하였고, 산삼약침의 시술과정에서 하복부에는 냉감이, 하지부에는 足少陰腎經과 足太陰脾經을 따라 찬물이 흐르는 이상감각을 호소하였다. 이 환자는 신경이 회복되고 있는 과정으로 脾經과 腎經을 溫補할 수 있는 치료법(附子之劑 등)을 병행하여야 빠른 회복을 이룰 수 있는 사례이다.

2.5 사례 5: 悲哀感이 심해짐

60대 초반의 여환으로 평소 무력감을 호소하던 중 산삼약침을 시술받고 우울증이 매우 심해진 사례이다. 이 후 과거력을 추적해보니 20년 전 불의의 사고로 아들이 사망한 일이 있었다. 마음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적절한 상담치료와 운동요법, 그리고 종교 활동 등이 병행되어야 할 사례에 해당된다.

산삼약침은 산삼의 특이유전자 진단 기법으로 엄선된 산양산삼 또는 산양삼(이하 산삼)을 초미분화(Mean ≤ 5.0㎛)하여 증류 추출한 약침으로, 혈맥주입을 주된 시술방법으로 사용하는 약침이다2).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약침의 시술부위는 대부분 변증에 의해 선택된 경혈과 압통점 등이 대부분이고, 혈맥주입을 이용한 시술은 중국에서는 이미 procaine이나 Vitamin제제와 같은 양약을 포함한 다양한 혈맥 주입제를 임상에 사용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산삼약침이 최초이다.

산삼약침의 재료로 사용되는 산양산삼은 산삼의 씨앗이나 幼蔘을 인위적으로 산에서 재배한 蔘을 말한다. 예로부터 산삼은 한의학에서 대표적인 補氣劑로, 그 모양이 사람을 닮았다고 하여 人蔘으로 표현되어 왔다.3) 性은 微寒, 微溫, 溫 등이고 味는 甘, 苦 등으로 표현되고 있으며, 補五臟, 安精神, 定魂魄, 止警悸, 除邪氣, 明目, 開心, 益智, 久服輕身延年 등의 효능이 있다.산삼약침에 대한 기존 연구는 문헌 고찰3-4)과 동물실험을 통한 급성ㆍ아급성 독성 시험에서 독성이 없음을 보고5)한 것과, 항산화6), 항암7), 항암제에 대한 정상세포의 방어효과에 우수한 효과8)가 있고, 암의 전이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9-11) 등이 있다. 임상 보고로는 산양산삼과 자연산 산삼을 가지고 만든 약침 모두에서 정상인에게 시술한 결과 아무런 부작용이 없으며12), 생체 단백질 중 면역, 항산화, 염증 억제 등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증가하는 효과가 있음이 보고13)된 바 있다. 또한 폐암에서 간으로 암이 전이된 환자에서 6개월간의 치료 과정을 통해 암이 사라지는 결과도 보고한 바 있고14), 다양한 말기암에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거나15-17) ALS와 같은 난치병 환자의 진행을 억제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며18), 약물중독성 간질환 등에도 유효함이 보고된 바 있다19).

산삼약침을 GC-MS를 이용하여 분석해보면, 분자량 86에서 213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저분자 물질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Fig.4 ). 이러한 물질들은 sesquiterpene 계 화합물과 quercetin, hesperidin 그리고 anthocyanidin 등의 복합 물질로 추정되고 있다. 산삼에서는 방향성 물질에 대한 효능 연구가 이루어진 바가 없으나 인삼의 방향성 물질들이 소염, 항암, 암세포의 전이억제효과가 있다고 보고20)된 것을 참조해 볼 때, 산삼약침은 산삼이 가진 방향성 물질의 효능을 극대화시킨 치료법으로 추정된다. 산삼향기의 작용은 한의학의 氣味 중 氣의 작용에 해당되며, 산삼약침을 시술하였을 때 생체 단백질에서 면역, 항산화, 염증 억제 등에 관여하는 단백질이 증가한 효과14)를 현대의학적인 기의 작용으로, 방향성 물질의 작용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본 제안은 그동안 어떤 치료에서도 보고된 바 없는 특이한 산삼약침의 작용인 자가치료능에 대해 시술자의 이해를 돕고자 시도되었다. 자가치료능의 정확한 이해는 시술자에게 난치병 환자에 대한 접근을 용이하게 할 수 있고, 더욱 세밀한 진단 기회를 제공하여 환자의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과학의 발달, 특히 연구방법의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의학도 과학적인 해석이 어느 정도는 가능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이 축적되면서 日新又日新하는 한의학이 이루어지리라 생각한다.

본 제안은 산삼약침의 특이작용인 자가치료능(Self Targeting Therapy)의 기전과 사례를 분석하여 이해를 돕고자 시도되었다.

1. 산삼약침의 자가치료능이란 산삼약침 스스로 질병을 찾아가고 또 치료하는 기능을 말한다.

2. 자가치료능의 기전은 산삼약침 스스로 잠재된 중병을 찾아가서 치료 작용을 일으키는데, 이 과정에서 환자의 잠재된 증상은 잠시 밖으로 표출되는 특징이 있다.

3. 증상의 발현은 특정 경락을 따라 나타나는 이상감각이나 환자에 따라 두통, 현훈이나 전신무력, 흉민 등 비정형화된 자각증상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4. 이상 발현된 자각증상을 자세히 관찰하면 병의 원인이나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상기한 내용이 산삼약침을 임상에 사용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향후 이에 대한 다양한 사례보고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