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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Records Continuum, Appraisal and Archival Contents: Building the Concept of Archival Contents 레코드 컨티뉴엄과 평가, 그리고 기록콘텐츠-기록콘텐츠 개념 정립을 위한 시론-
  • 비영리 CC BY-NC
ABSTRACT
Records Continuum, Appraisal and Archival Contents: Building the Concept of Archival Contents

본고에서는 레코드 컨티뉴엄 이론 속에 내재된 평가 논리를 기반으로, 전자기록 환경 속에서 기록이 지닌 의미 및 기록관리의 역할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레코드 컨티뉴엄 이론에서 의도하는 평가 논리는 최근의 다원화 된 사회에서 기록의 의미 및 기록관리의 역할을 모색하는 데 유용한 이론적 기반을 제시해 줄 수 있다. 아울러 레코드 컨티뉴엄의 평가 논리를 통해 모색된 증거성을 지닌 가치 있는 기록의 의미 및 활용성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기록콘텐츠’의 개념화를 시도하였다.

KEYWORD
Records Continuum , Appraisal , Contents , Archival Contents , Record , Electronic Record
  • 1. 서 론

    기록관리는 주어진 객체를 관리하는 단순테크닉적 방법론으로만 한정될 수 없다. 물론 기록이란 객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방법론 역시 중요한 사안이지만, 이에 앞서 기록이 지닌 의미 및 기록관리의 역할에 대한 심도 있는 사고가 전제되어야 한다. 기록은 인간 행위의 산물이 고, 인간은 이러한 산물을 통해 과거를 되돌아보고 현재를 살아가며 미래를 계획한다는 점에서, 그간 기록의 의미와 기록관리의 역할은 주어진 시대 및 환경에 적응하며 부단히 변모해왔기 때문이다.

    최근 종이기록 환경에서 전자기록 환경으로의 변화는 비단 종이에서 디지털 형식으로의 매체 변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인간이 활동하고 조직이 운영되며 사회가 기능하는 방식이 변화함에 따라, 기록이 지닌 의미와 역할 역시 변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면에서 최근 전자기록 환경으로의 패러다임 변화는 그동안 종이기록 환경에서 고착되어 온 ‘증거’로서의 의미와 ‘신성한 증거의 수호자’로서의 역할에만 머물지 않게 한다. 최근의 기록생산 환경에서 기록이 지닌 현재적, 미래적 의미내지 가치가 새롭게 모색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토대로 조직 및 사회에 대한 기록관리의 역할 재정립을 요구받고 있다.

    기록은 관리하면 된다는 식의 사고가 팽배해 있는 우리의 현실을 감안할 때, 종이기록 환경에서 전자기록 환경으로 변이되는 기록관리 패러다임의 전환기에 기록의 의미와 역할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이에 본고에서는 레코드 컨티뉴엄 이론 속에 내재된 평가 논리를 기반으로, 새로운 사회 환경 속에서 기록이 지닌 의미 및 기록관리의 역할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레코드 컨티뉴엄은 종이기록 환경 하의 기록관리 패러다임을 극복하고 전자기록 환경을 모토로 새롭게 정립된 이론체계라는 점에서, 최근의 환경에 부합하는 기록의 의미 및 기록관리의 역할을 모색케 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 준다. 특히 평가는 수많은 기록들 중 일정 가치를 지닌 대상을 한정시키는 과업임을 염두에 둘 때, 레코드 컨티뉴엄이론에서 의도하는 평가 논리는 최근의 다원화 된 사회에서 기록의 의미 및 기록관리의 역할을 모색하는 데 유용한 이론적 기반을 제시해준다.

    이와 더불어 레코드 컨티뉴엄의 평가 논리를 통해 모색된, 증거성을 지닌 가치 있는 기록의 의미 및 활용성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기록콘텐츠’란 용어를 사용해 개념화를 시도하였다. 최근 국내 학계에서도 기록의 활용성제고를 위한 방법론 모색의 일환으로 기록의 콘텐츠화 방안에 대한 연구가 제출되기 시작 하였다(이윤경 2007; 심성보 2007; 김익한, 설문원 2006; 전수진 2008). 하지만 이러한 연구들은 주로 기록학적 관점에서의 기록콘텐츠 개념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 없이, 기존의 콘텐츠 구축 기법들을 준용하여 영구보존 기록을 대상으로 한 구축방식이나 사례 제시가 주류를 이룬다. 기록의 콘텐츠화를 위해서는 기록의 본성에 대한 고찰과 함께 기록이 총체적 사회 속에서 지니는 의미 내지 가치에 대한 모색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본 고에서 제시한 기록콘텐츠 개념은 기록 콘텐츠화의 이론적 방법론적 기반 구축에 필요한 하나의 논의를 제공해 줄 것이다.

    이를 위해 본고에서는 우선 새로운 사회 환경에 부합하는 기록의 의미 및 기록관리의 역할 모색을 위한 단초로, 그동안 종이기록 환경에서 안착되어 온 패러다임 내역을 고찰한 다음 레코드 컨티뉴엄 이론의 기반 논지를 도출하였다. 이어 레코드 컨티뉴엄 이론에서 의도하는 평가 논리를 통해 최근의 사회 환경에서 기록이 지닌 다원적 의미를 구체적으로 분석한 다음, 기록콘텐츠 및 기록콘텐츠화에 대한 개념 정립을 시도하였다. 이러한 논의는 종국적으로 종이기록 환경에서 전자기록 환경으로 변이되는 패러다임 전환기에, 기록의 의미 및 기록관리의 새로운 역할 모색을 위한 논의의 단초를 제공해 줄 것이다.

    2. 레코드 컨티뉴엄과 기록 의미의 다원화

    기록은 인간의 행위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산되어 축적된다는 점에서, 인간의 행위내역은 기록 속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따라서 기록의 생성 및 활용이 보편적으로 확대된 19세기 말 이후, 기록은 개인 및 조직의 활동과정중에 생산?접수되어 행위내역에 대한 증거를 제공하는 산물로 인식되어 왔다. 이러한 연유로 인해 영국의 Jenkinson은 기록을 ‘행정 과정에서 생산되거나 사용되어 이후 행정상의 책임자 내지 그 후임자들의 이용 목적으로 그들의 보호 하에 보존된 문서’로 정의하며, 행위에 관한 증거로서의 성격을 강조하기 위해 진본성(Authenticity) 및 불편부당성(Imparti- ality)을 기록의 핵심적인 속성으로 내세웠다(Jenkinson 2003, 9-13). 또한 미국의 Sc- hellenberg는 기록을 ‘공적 내지 사적인 활동과정 중에 생산?접수되어 활동에 대한 증거 내지 그 안에 수록된 내용상의 정보적 가치를 지닌 문서’로 정의하며(Schellenberg 2002, 18), 기록의 증거적 속성뿐만 아니라 정보로서의 속성도 주목하였다.

    행위의 내역에 대한 증거적 속성을 기반으로 하는 기록에 대한 인식은 기록의 의미 및 기록관리의 역할에 대한 성격 규정으로 이어진다. 기록이 개인 내지 조직의 행위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산?축적되어 해당 행위의 내역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면, 기록관리의 역할은 이러한 행위의 내역을 행해진 그대 로의 내용 및 맥락을 유지한 채 관리?보존하는 사명이 주어지게 된다. 이에 Jenkinson은 아키비스트의 주관이나 인위적인 개입 없이 행정과정에서 생성된 기록을 원래의 맥락 그대로 관리?보존하는, 소위 ‘신성한 증거의 수호자’ 역할을 아키비스트의 기본 사명으로 규정하였다(Jenkinson 2003, 13, 36-38, 74). Schellenberg는 업무의 부산물로 넘어 온 기록 가운데 증거 내지 정보의 평가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해 Jenkinson과는 다소 상반된 입장을 보이지만, 출처주의와 원질서 존중의 원칙을 통해 이들 기록을 정리케 함으로써 생성 당시의 있는 그대로의 맥락 확보를 강조(Sc- hellenberg 2002, 204-210)했다는 점에서 Jenkinson의 입장과 근원적으로는 동일 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기록이 지닌 증거로서의 속성은 최근의 전자기록 환경에서 더욱 부각된다. 전자기록이 생성되는 다원적이면서도 복잡화된 맥락 속에 수많은 비트스트림 중 행위에 대한 내역을 증거로서 기록으로 확보하는 것이 기록관리의 기본적 전제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전자기록 환경에서의 증거 개념은 종이기록 환경에서의 증거 개념과 차이를 지니지만, 행위에 관한 있는 그대로의 사실 내역을 기록으로 관리?보존한다는 취지는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즉 행위내역을 고스란히 반영한 행위에 대한 증거를 0과 1의 비트스트림 가운데 기록으로서 획득하는 것이 전자기록 관리의 출발점으로 설정된다. 단 과거 종이기록환경에서는 업무에서 주어진 결과로서의 기록을 주어진 그대로 관리?보존하는 것이 기록관리의 주요 역할이었다면, 전자기록 환경에서는 행위에 관한 증거로서의 기록이 생성되는 것을 사전적으로 담보함과 더불어 생성된 맥락과 함께 획득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러한 연유에서 호주의 AS 4390에서는 기록을 업무행위에 대한 증거로 정의내리며, 행위와의 연계를 통한 기록이 지닌 증거성 및 맥락성은 기타 유형의 수많은 정보들과 기록을 구분 짓는 핵심으로 파악하였다(Roberts 1998). 또한 AS 4390을

    범용적인 국제표준으로 발전시킨 ISO 15489역시 기록을 업무행위에 대한 증거이자 정보로 정의하며, 행위의 내역이 기록으로 완전무결하게 획득되어 관리?유지되어야함을 규정하고 있다(ISO 15489-1, 3.2, 7.1-7.2).

    하지만 전자기록 환경에서 기록 및 기록관리의 의미는 신성한 증거의 수호자 역할에만 머무를 수 없다. 최근의 기록생산 환경에서 기록의 증거성을 강조하는 경향은 패러다임 전환기에 따른 과도기적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내용과 구조, 맥락이 분리된 논리적 실체로서 행위 내역을 반영한 기록의 확보가 종이기록 환경처럼 용이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리고 증거성의 확보 없이는 이후의 기록관리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정황속에 최우선적으로 기록의 증거성 확보에 주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김명훈 2007, 164). 이것은 결국 기록이 지닌 중요한 속성인 정보자원 및 문화자산으로서의 의미에 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저조하게 만든 원인이기도 하다.

    종이기록 환경에서 전자기록 환경으로의 변화는 기록의 매체 변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근대 시민혁명 과정에서 연유하여 산업사회를 거치면서 정립된 기록 및 기록관리의 의미는 최근의 사회 환경 속에서 새로운 자리매김을 요구받고 있다(Delmas 2001, 25-30; Ri- beiro 2001, 295). 또한 기록관리는 그동안 주어진 시대 및 환경에 적응하며 부단히 그 의미 및 역할을 변모시켜왔음을 감안할 때, 전자기록 환경에서는 기록이 지닌 의미 및 역할, 기록이 생성되는 사회적 환경들에 대한 조망과 더불어, 여기서 기록관리가 지닌 함의 및 역할 인식 또한 전제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Cook 1997, 20). 전자기록 환경에서의 기록 관리는 과거처럼 업무의 주어진 결과를 관리하는 것이 아닌, 기록이 생성되는 환경 및 조직에 대한 사전적 파악을 기반으로 필요한 증거를 기록으로 획득하는 것임을 감안할때, 기 록의 의미와 더불어 최근 사회 환경에서의 기 록관리 역할에 대한 새로운 방향 설정이 요구된다.

    이러한 점에서 전자기록 환경을 맞아 기록 및 기록관리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한 레코드컨티뉴엄 이론은 새로운 방향 설정을 위한 주축돌로 삼을 수 있다. 호주 AS 4390에서는 레코드 컨티뉴엄을 ‘기록의 생산 시점부터(기록관리시스템의 설계에서는 그 이전부터) 아카이브로서의 보존 및 활용에 이르기까지의 일관되고 통일성 있는 관리체계’로 정의한다 (Flynn 2001, 80). 과거 라이프사이클에 기반을 둔 양분화 된 기록관리체제를 지양하는 레코드 컨티뉴엄은 전자기록 환경과 더불어 기록의 생산 연원이라 할 수 있는 조직의 운영 메커니즘 및 업무 수행방식의 변화 속에, 기존의 기록관리 이론 및 방법론을 근원적으로 재고려한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자기록 환경에 대응한 전략적 사고라 할 수 있다(Mc- Kemmish 1998).

    레코드 컨티뉴엄은 기록이 지닌 현재적, 미래적 의미를 기록을 둘러싼 엔티티들과의 관계 속에서 해명한 것으로, <그림 1>에 제시된바와 같이 4개 축선 및 4개 차원을 통해 기록의 의미 및 기록관리의 역할을 도해화 시킨다.1) 우선 증거 축(Evidential Axis)은 행위를 표현한 흔적?증거?개인 내지 단체의 기억 및 집단기억으로서 기록이 지니는 역할을 나타낸다. 이 축은 행위?관계 및 이와 연관된 개인?단체에 대한 가치추가(value-added)정보의 근원으로서, 업무 및 사회적 행위에 대한 증거로서, 집단적?사회적?문화적 기억으로서 그리고 개인?단체?사회?문화적 정체성의 근저로서 총체적 사회에서 갖게 되는 기록이 지닌 활용 의미를 나타낸 것으로, 기록이라는 그릇에 담기는 가치를 개념적으로 형상화 시켜주고 있다. 업무행위 축(Transaction Axis)은 기록을 생산하게 한 업무 기능과 관

    <출처> Frank Upward. 1996. “Structuring the Records Continuum-Part 1: Postcustodial Principles and Properties.” Records Continuum Research Group Publications.

    련된 축으로, 기록을 행위와 연계시키는 기능적 출처 역할을 담당한다. 행위(Act)는 업무 내지 사회적 활동(Activity)을 형성하게 되고 활동은 업무 내지 사회적 기능(Function)을 형성하게 되며, 나아가 기능은 보다 높은 수준 의 사회적 목적(Purpose)으로 통합된다. 이를 통해 기록물에 기록관리상의 ‘활동 기반’ (activity based) 맥락을 부여해 줌과 아울러, 이러한 행위의 층위와 연계하여 기록관리 프로세스가 자리하게 된다.

    일정 서식을 통해 생성된 도큐먼트 및 증거로서 획득된 기록 그리고 개인 내지 단체의 아 카이브 및 사회 전체로 다원화 된 아카이브즈로 구성되는 기록관리 축(Recordkeeping Axis) 은, 인간의 행위 내역을 기록화한 매개수단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이 축은 도큐먼트가 생성되는 서식, 이러한 도큐먼트가 기록으로 획득 되는 시스템 및 시공간에 기초한 일정 맥락을 기록물에 부여하게 되는 개인 내지 단체와 같 은 권위체를 기반으로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출처 축(Identity Axis)은 기록을 생산한 행위의 주체를 나타낸다. 이 축은 행위자(Actor), 단체 내지 사회적으로 권한이용인된 권위체내의 개인 내지 그룹인 단위(Unit), 특정 기능 수행을 목적으로 한 단체 내지 법인체인 조직 및 단체 내지 법인체가 활동하게 되는 보다 넓은 사회적 범위인 제도(Institution)로 구성되 어, 출처의 소재를 표현함과 더불어 기록관리상의 구조적 맥락을 부여해 주게 된다. 나아가 업무행위 축과 출처 축은, 최근 날로 복잡해지는 기록의 맥락을 해명해 주는 역할을 담당하 게 된다.

    그리고 레코드 컨티뉴엄에서는 4개의 차원을 통해 축선에서 표현된 기록 및 기록관리를 둘러싼 엔티티들 간의 관계를 제시한다. 우선 차원 1에서는 개인 내지 단체의 행위를 통해 그 행위를 표현하는 흔적(representational trace)으로서 도큐먼트를 생성시킨다. 이를 통해 업무행위와 연관된 도큐먼트를 획득함으로써 설명책임성 있는 행위를 확인함과 더불어, 이러한 행위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증거를 생산한다. 아울러 본격적인 기록 생산 이전 기록에 수록될 정보 및 구조적?기능적 출처가 무엇인지를 개념적으로 제시함으로써, 기록화 된 정보의 속성에 대한 보다 넓은 이해의 틀을 제공한다.차원2는 개인 내지 단체의 행위 결과인 도큐먼트가 조직적 활동 단위로 편입되는 단계로, 조직의 필요를 충족시키게 되는 기록물이 기능-활동-처리행위로 이어지는 조직 활동의 위계와 연동하여 기록관리시스템으로 획득되게 된다. 아울러 이 과정 속에서 메타데이터 및 타 기록과의 연계관계 창출을 통해 기록의 맥락 및 증거성이 확보된다.

    차원 3은 정보가 다양한 시공간에서 공유될 수 있도록 기존의 시공간 체계를 재정립하는 조직화가 수행된다. 즉 개별적인 시공간 체계에 존재하던 엔티티를 개인이나 조직이라는 단일 시공간 체계로 편입시켜 재배치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별개의 물리적 시공간에 존재하던 기록들은 조직화되어 개인 내지 공동의 기억으로 된다. 아울러 차원 3에서 기록관리 시스템은 처리행위-활동-기능-목적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업무행위와 업무행위를 문서화시킨 기록을 연계시켜 관리하게 되며, 업무의 직접적 이용 범위를 넘어 기록을 조직 전체의 기억으로 확대시키게 된다. 마지막으로 차원4에서는 개인 내지 공동체의 조직화된 기록이 사회적 목적 및 역할에 부합되는 집단기억의 차원으로 확대된다. 즉 기록은 조직 차원을 넘어 총체적 사회제도 차원에서 집단적?사회적 기억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되며, 국가적 범주의 기록관리시스템은 총체적 사회 및 회 기능의 필요를 위해 활용하게 된다.

    이상과 같이 살핀 레코드 컨티뉴엄에서는 행위에 관한 증거의 확보에서부터 기록관리가 출발한다. 인간의 행위를 통해 생성된 흔적은 행위가 이루어진 맥락과 함께 포착되어 증거로서의 기록이 되며, 아울러 축선 및 차원을 달리한 시공간을 기초로 증거로서의 기록이 지닌 의미는 보다 넓은 범위로 확대되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레코드 컨티뉴엄에서는 업무의 부산물로 주어진 기록을 관리하는 것이 아닌, 인간의 현재 행위에 대한 정확한 포착으로부터 기록관리가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레코드 컨티뉴엄에서 의도하는 기록의 의미 및 기록관리의 역할은 증거의 확보에 만 머무르지 않는다. 행위에 대한 증거로서의 의미를 넘어 업무 및 조직, 나아가 행위가 수행되는 사회에 대한 의미를 확대시킨다. 이를 위해 레코드 컨티뉴엄에서는 먼저 내용 및 정보적 가치에 초점을 둔 전통적인 기록에 대한 인식을 거부하고, 기록화 된 정보에 대한 다차원적(pluralist) 견해를 채택하여 기록을 목적 및 기능성의 관점에서 파악한다(McKemmish 2001, 335-336). 즉 기록은 처리행위-활동-기능-목적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행위와 연계되어 의미를 지니게 되고, 행위를 표현하는 흔적이자 업무 및 사회적 행위에 대한 증거로서, 그리고 집단적?사회적?문화적 기억이자 사회의 집단기억으로 전화되는 동시적 가치를 지니게 된다.

    또한 레코드 컨티뉴엄에서는 기록을 종래와 같은 사후적으로 관리되어야 할 업무의 부산물로서가 아닌, 사전적으로 획득되어야 할 조직 및 사회에 대한 의미체로 파악한다. 과거 종이기록 환경 하에서 기록관리는 업무의 수행결과로 생성된 기록을 이관 받아 생성 당시의 맥락을 유지하며 관리하는 것을 주업무로 삼았다면, 최근의 전자기록 환경에서는 업무행위와 기록, 기록관리의 강력한 연계 속에 조직 및 사회에 필요한 대상을 사전적으로 지정하여 획득하는것이 기록관리의 기본 임무로 자리하고 있다(김명훈 2007, 154-159). 이러 한 의미에서 본다면 레코드 컨티뉴엄에서 기록관리는 업무행위 결과로서의 기록 그 자체를 관리하는 것이 전체 목적이 아닌, 기록을 둘러싼 조직?이해당사자?사회 등의 제반 엔티티들에 대한 의미를 모색하는 과정이 기본적으로 전제되며 따라서 기록관리의 관점을 업무 프로세스 및 사회 프로세스와 통합시키게 된다(김명훈 2009, 192).

    이처럼 레코드 컨티뉴엄에서는 기록이 지닌 의미를 업무 및 조직, 사회에 대한 가치로 확장시킨다. 즉 종래와 같이 기록의 증거성에 국한시키지 않고 기록이 생산되는 복합적 현실속에서의 다원적 목적에 주안점을 두며, 사회의 복잡화 및 다원화 속에 기록의 의미 및 용가치를 확대해 가는 것으로 파악한다(Up- ward 1996). 아울러 사회적?조직적 활동의 맥락 속에 생산된 도큐먼트를 고정화시켜 해당 행위에 대한 증거로서 획득함과 동시에, 이를 통해 1초이건 몇 천년이건 개인?조직? 사회에 대한 가치를 지니는 동안 접근 가능토록 하는 유기적인 프로세스를 구성하게 한다 (McKemmish 2001, 335-336).

    단, 행위에 관한 증거성 확보는 가장 근원적인 기본 전제로 설정된다. 기록이 지닌 증거성의 확보 없는 기록의 의미 추구는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리에서 레코드컨티뉴엄에서는 ‘도큐먼트의 생성-기록의 획득-아카이브의 조직화-아카이브즈의 다원화’ 로 확대되는 네 개 차원에 따라 기록이 지닌 증거성 확보와 함께 기록 속에 함유된 맥락적의미를 추구하며, 기록이 개인 및 조직?사회에 가치를 지니는 한 이를 식별?통제?접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지향한다(Upward 1996). 이러한 점에서 기록의 증거성을 전제로 총체적 사회 속에서의 기록이 지닌 의미 내지 가치의 모색이 레코드 컨티뉴엄 논리 속에 내재해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음 절에서 살필레코드 컨티뉴엄의 평가 논리는 이러한 기록의 의미 내지 가치 모색을 위한 논리를 구체화 시켜준다.

    3. 레코드 컨티뉴엄과 평가 논리

    레코드 컨티뉴엄에서는 네 개의 차원을 달리하며 기록의 의미를 모색한다. 아울러 각 차원마다 연계되는 축선상의 엔티티들과 조응하며 기록이 지닌 의미를 확대시키게 된다. 여기서 레코드 컨티뉴엄 이론에 내재되어 있는 평가 논리는 이러한 기록의 의미를 모색하는 기반을 제공해 준다.

    레코드 컨티뉴엄의 평가 논리는 먼저 행위의 흔적인 도큐먼트가 행위에 대한 증거인 기록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부터 출발한다. 최근의 다원화되고 복잡화된 사회 속에 개인 및 조직은 그물처럼 복잡하게 얽혀있는 관계 속에서 행위를 수행하며, 이 과정 속에서 다양한 유형 및 매체를 통해 행위의 내역들이 자연스 럽게 생성된다. 특히 최근의 전자환경에서는 인터넷을 필두로 한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로 인해 개인 및 조직간의 행위 관계가 더욱더 다원화?복잡화되며, 이러한 행위의 결과로 수없이 많은 전자적 객체들이 생성되어 유통 된다.

    레코드 컨티뉴엄에서는 이러한 행위의 내역은 흔적(Trace)으로 칭하며 이러한 흔적을 도큐먼트(Document)란 용어로 개념화하였다. 레코드 컨티뉴엄에서 개념화한 도큐먼트는 종이로 문자화된 내용전달 수단을 지닌 대상만을 언급하는 것이 아닌, 인간의 행위와 관련된 유형 및 매체에 상관없는 모든 대상을 일컫는다(Hartland, McKemmish and Upward 2005, 75-76). 즉 모든 개인 내지 단체, 조직의 행위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어 행위를 기록화한 개념으로, 기록으로 획득되기 전 일어났던 있는 그대로의 행위 내역에 대한 기록화를 의미하는 것이다(McKemmish, Upward 1991, 19-22).

    한편 인간은 자신의 행위를 기억으로 남긴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언제나 스스로의 행위 내역을 선별적으로 기억하고 저장해 구조화하며, 그림이든 문자든 모든 가능한 매체를 통해 재현한다. 사회에서는 이러한 기억을 저장해 아카이빙하며, 개인 및 조직을 대신해 행위 내역을 다시 상기시키고 언급하며 재현해 되새기는 역할을 담당한다(McKemmish 2005, 1-2). 이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인간의 행위에 관한 모든 도큐먼트가 남겨질 필요는 없으며, 이 중 개인적?조직적?사회적 의미를 지닌 대상을 선정해 관리?보존하게 된다.

    바로 여기서 레코드 컨티뉴엄에서 구상하는 첫 번째의 평가가 시작된다. 수없이 많은 인간의 행위에 관한 도큐먼트 중 개인 및 조직?사회에 의미 있는 대상을 기록으로 획득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Reed 2005a, 125). 아울러 이러한 도큐먼트를 인간의 행위에 관한 신뢰 할 수 있는 증거로서 보관하기 위해서는, 복잡화된 사회 속의 행위를 둘러싼 다원화된 맥락이 당연히 파악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연유에서 레코드 컨티뉴엄에서는 기록의 생성 이전 기록이 생성되는 제반 환경에 대한 사전적인 분석이 평가의 전제로 수행된다. 어떠한 도큐먼트를 기록으로 획득해 유지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또한 복잡화된 사회 속의 다원적인 행위의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록이 생성되는 모태로서의 제반 환경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레코드 컨티뉴엄에서는 사전적인 환경과 업무분석이 필수적이 되며, 이를 기반으로 평가를 어떠한 도큐먼트를 기록으로 획득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프로세스로 재정립시킨다(Mc- Kemmish 1998).

    도큐먼트 가운데 기록을 선별하는 레코드컨티뉴엄에서의 평가는 복합적인 프로세스를 구축케 한다. 과거 라이프사이클에 기반을 둔 평가는 비현용단계에서 기록이 지닌 내용상의 중요도를 기반으로 한 독립적 행위였다면, 레코드 컨티뉴엄에서는 인간 행위의 도큐먼트를 신뢰할 수 있는 증거인 기록으로 획득하기 위해선 여러 복합적인 조치들이 병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레코드 컨티뉴엄 사고의 전제가 된 전자기록의 특성과 관련된다. 먼저 0과 1의 비트스트림으로 이루어져 내용과 구조, 맥락이 분리되어 존재하는 행위의 흔적들을 행위의 내역을 고스란히 반영한 증거인 기록으로 획득할 필요가 있으며, 이로 인해 증거성의 확보가 평가에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김명훈 2005, 104-105). 또한 다원화되고 복잡화된 기록생성 환경에서 기록은 단독으로는 존립할 수 없으며, 항시 기록과 관련 법규?기능?사람 간의 관계 속에 존재함으로써 의미를 지니게 된다(Reed 2005a, 107). 아울러 복잡화된 기록생성 환경에서 기록과 이들 간의 관계는 다원적이면서도 역동적이며, 이로인해 기록은 정적인 고정체가 아닌 항시 ‘형성 되어 가는’(becoming) 존재로 파악된다(Mc- Kemmish 1994, 200). 이로 인해 기록의 생성 및 활용을 둘러싼 맥락성의 확보 역시 평가에 수반되는 필수 절차로 설정된다.

    레코드 컨티뉴엄의 첫 번째 평가를 통해 획득된 행위의 흔적들은, 차원 2를 통해 맥락을 지닌 행위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증거인 기록(Record)으로 자리하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레코드 컨티뉴엄에서 기록이란 행위의 흔적들 가운데 다원화되고 복잡한 행위의 맥락을 확보함과 아울러, 이를 기반으로 행위내역을 고스란히 반영한 증거를 의미하게 된다(Reed 2005a, 101-107). 따라서 레코드 컨티뉴엄에서 기록은 개인 및 단체, 조직의 행위 내역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증거이자 본격적인 관리 대상으로서의 의미를 지니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기록은 행위에 대한 증거로서의 관리 대상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종래의 라이프사이클에 기반을 둔 기록관리 논리에서는 비현용단계에서의 가치 및 활용에 주안점을 두었다면, 레코드 컨티뉴엄 사고에서는 기록이 지닌 현재적 가치 및 활용 역시 동일하게 중시되기 때문이다. 이는 다음과 같은 논법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즉 맥락을 지닌 증거의 원천적 확보를 위해 레코드 컨티뉴엄사고에서는 업무와 기록을 연계시키고 또한 업무행위를 반영한 증거의 획득을 위해 업무와 기록관리를 통합시키는 가운데, 기록관리영역은 조직의 영위 및 업무 수행에 필요한 기록을 기록관리시스템으로 획득할 책무를 부여 받게 된다. 기록관리의 주목적인 업무행위의 정확한 포착은 조직을 둘러싼 내외부 환경의 반영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환경은 조직이 기능하고 운영되는 외적 내적 조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조직은 이러한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며 조직의 목표달성을 위해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따라서 조직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분석은 기록이 생성된 정확한 생산맥락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환경 순응에 필수적인 기록의 유형을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곧 조직이 내외부 환경에 대응하며 영위되기 위해 또한 직접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 요구되는 기록의 획득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레코드 컨티뉴엄에서 는 예전처럼 업무의 결과로 주어진 이미 생성된 기록을 관리하는 것이 아닌, 조직 및 업무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대상을 기록관리시스템으로 획득하는 것에서부터 기록관리를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김명훈 2007, 164-165).

    바로 여기서 레코드 컨티뉴엄에서 구상하는 두 번째의 평가 논리가 도출된다. 행위의 흔적 가운데 맥락성 및 증거성을 확보하며 획득된 기록에 대해, 조직 및 업무에 필요한 대상을 면밀히 파악함과 아울러, 이러한 대상이 필요로 하는 한 유지시켜 활용케 한다는 사고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레코드 컨티뉴엄에서는 맥락성 및 증거성을 지닌 채 획득한 도큐먼트를2차원의 기록으로 명명했다면,이러한 기록 가운데 개인 및 조직의 업무적?규정적?문화적 필요를 위해 유지되어야 하는 대상을 3차원의 아카이브(Archive)로 개념화하 였다.

    평가된 기록을 의미하는 레코드 컨티뉴엄의 아카이브 개념은 라이프사이클에 근거한 평가에서 개념화한 아카이브와는 본질적으로 상이하다. 후자가 기록 중 생산 본래의 목적과는 상관없는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기반으로 사후에 선별된 대상이라면, 전자는 생산 본래의 목적에서부터 출발하여 현재적 미래적 의미를 지닌 행위에 대한 완전무결한 증거로서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또한 후자는 내용상의 고정된 가치를 지닌다면, 전자는 개인 및 조직, 사회에 끊임없이 변화하는 의미를 지닌 역동적인 개념적 객체라 할 수 있(Hofman 2005, 136-137).

    이러한 아카이브는 차원 3의 조직화(Or- ganize)를 거치며 조직 내의 가치를 지닌 기록들로 자리하게 된다. Giddens의 이론을 기록학적으로 재해석한 조직화는 기록이 다양한 시공간에서 공유될 수 있도록 기록의 시공간체계를 정립하는 것을 말한다. 즉 기존에 개별적인 시공간 체계에 존재했던 엔티티들을 조직이라는 단일 시공간 체계로 편입시킴으로써, 조직의 기능 및 업무와 연계된 공동의 활용 기반을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아카이브는 조직의 기록관리시스템으로 편입되어 저장?관리?검색?활용이 가능케 된다 (원종관 2007, 80-82). 따라서 아카이브는 이러한 조직화를 통해 업무상의 필요 정보로서 조직의 공동 기억으로서 기능하게 된다.

    이와 같은 면에서 레코드 컨티뉴엄에 기반을 둔 평가에서는 기록을 둘러싼 제반 환경요인들에 대한 사전적인 분석이 평가의 핵심 요소로 자리하게 된다. 기록이 지닌 역동적인 의 미의 파악을 위해선 기록의 생산 주체는 물론 생산 주체의 행위를 둘러싼 제반 요소들의 파악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러한점은 Ketelaar가 고안한 ‘Archivalization’이란 개념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Archivaliza- tion은 보존할 가치가 있는 대상이 사회적 문화적 제반 요인들에 의해 결정되는 의식적 내지 무의식적인 선택과정을 말한다. 즉 모든 기록은 기록에 수록된 내용에 앞서 이러한 내용이 생성되게 된 다원적이며 역동적인 맥락 및 의미를 함유하며, 따라서 Archivalization은 기록의 생산 연원이 되는 광범위한 사회적 문화적 요인들을 기록의 평가에서 고려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Ketelaar 2000, 328-329). 바로 이러한 연유에서 레코드 컨티뉴엄을 기반으로 한 평가에서는 사전적인환경 및 업무분석을 토대로 하는 기능평가 (Functional Appraisal)가 보편적으로 수행되는 것이다(김명훈 2009, 199-193).

    따라서 레코드 컨티뉴엄에서 구상하는 평가는 과거와 같은 비현용단계에서의 내용을 검토하는 지적 작업이 아닌, 사전적인 환경 및 업무분석을 기반으로 조직 내 아카이브가 지닌 다원적 의미를 추구하는 과정이 된다. 조직은 환경에 순응하며 목표 달성을 위해 업무를 수행하고 또 조직이 영위되는 환경은 부단히 변모함을 감안할 때, 조직 내에서 아카이브가 지닌 의미 역시 이와 연동하여 변화할 수밖에 없다(Hofman 2005, 137).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둔다면 아카이브는 라이프사이클 사고에서 처럼 특정 기준을 근거로 고정된 것이 아닌 역 동적인 성격을 지니며, 평가 역시 단선적인 독립된 업무가 아닌 변화하는 조직적 사회적 의미를 찾는 반복적이고 순환적인 과정이 된다(Reed 2005a, 125).

    레코드 컨티뉴엄에서 구상하는 세 번째의 평가는 차원 4의 다원화(Pluralize) 과정과 연동하여 이루어진다. 다원화는 기록에 담겨진 행위의 내역이 사회 전체로 확대되어 공유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Reed 2005b, 178). 즉 모든 사회 내 개인 및 조직의 행위에 관한 흔적들은 종국적으로 총체적 사회의 증거 및 기억을 형성하게 되고, 특정 시기 및 특정 장소의 사고체계를 반영하며 기억과 망각을 통해 집합적 아카이브를 형성하게 된다(McKemmish, Reed and Piggott 2005, 159-160). 이렇듯 차원 4의 다원화를 통해 의미가 확대된 대상을 레코드 컨티뉴엄에서는 아카이브즈(Ar-chives)로 명명하며, 개인적 조직적 차원을 넘어 총체적 사회제도 차원에서 집단기억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개념화하였다.

    이 점에서 다원화와 연동된 차원 4에서의 평가는 기록이 지닌 사회적?역사적?문화적 가치 내지 의미를 모색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즉 차원 2를 통해 행위의 흔적을 신뢰할 수 있는 증거로 획득하고 차원 3을 통해 개인 및 조직 차원의 정보 및 기억으로서의 의미를 부여했다면, 차원 4를 기반으로 한 평가에서는 개인 및 조직이 속한 총체적 사회의 역사적?문화적 ?사회적 기억으로 기록의 의미와 활용가치를 확장시키게 된다. 단 이러한 기록의 가치 내지 의미의 전이과정은 라이프사이클의 논리대로 시간의 흐름에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기록은 항시 행위의 흔적으로서 차원 1에서 생성되지만 모든 기록은 각 차원에서 동시적으로 의미를 지니게 되며, 또한 하나의 차원에서 다른 차원으로의 의미 변이는 반복적?순환적으로 이루어짐과 동시에 주어진 사회 및 시기, 환경에 따라 지속적으로 재해석되며 의미가 재형성되기 때문이다(McKemmish, Reed and Piggott 2005, 165; Reed 2005b, 179-180).

    레코드 컨티뉴엄에서의 아카이브즈는 고정적이지 않고 역동적인 의미를 지닌다. 기실 보관주의(Custodial Ear) 시대에 Jenkinson이 강조했던 신성한 증거로서의 아카이브즈나 Schellenberg가 제기했던 역사적?문화적 정보원으로서의 아카이브즈는 아카이브즈에 수록된 내용의 가치 내지 의미가 고정적이라는 사고에 기반을 둔 것이다(McKemmish, Reed and Piggott 2005, 163). 따라서 라이프사이클을 기반으로 한 평가는 아카이브즈가 지닌 고정적인 의미를 통해 과거를 복원한다는 입장에 근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탈보관주의(Post-Custodial Ear) 사고에 입각한 레코드 컨티뉴엄에서의 아카이브즈는 다원적이고 역동적인 의미를 지니게 된다. 아카이브즈에 수록된 의미가 총체적 사회로 확대되며, 아카이브즈의 내용 및 구조에 끊임없이 확대되는(ever-broadening) 맥락 메타데이터 요소들과 연계시킴과 더불어 시공(spacetime)을 통해 접근성 및 활용성을 지닐 수 있게 되는 ‘동적 객체’로 파악되기 때문이다(McKem- mish 2001, 349). 이러한 면에서 레코드 컨티뉴엄에서의 아카이브즈는 주어진 사회 및 시기, 환경에 따라 지속적으로 재해석되며 의미가 재형성된다(McKemmish 2005, 165).

    기록이 지닌 의미를 총체적 사회 차원으로 확대시키고자 한 레코드 컨티뉴엄의 사고는 최근의 기록생산 환경을 감안한 귀결이다. 사회적 관계의 다원화 및 복잡화 경향, 특히 인터넷을 필두로 한 네트워크 기술의 진전은 기록이 지닌 의미의 범위를 확대시킨다. 사회는 인간의 사회적 행위들로 구성되고 이 행위들은 기록으로 남게 된다. 또한 인간의 행위가 벌어지는 시간 및 공간적 범위는 이러한 행위들이 지니게 되는 의미의 폭을 말하게 되며, 이는 곧 기록이 지니게 되는 의미의 범위를 규정짓게 된다. 따라서 과거에 비해 최근 사회에서의 교통 및 통신의 발달, 특히 컴퓨터 네트워크의 보편화는 인간의 행위가 지니게 되는 의미의 범위를 확장시켜준다(Giddens 1998, 93, 111-112). 이는 곧 기록이 지니게 되는 의미의 범위를 확장시켜주게 되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바로 여기서 기록이 연관되어 있는 다양한 사회적 관계 속에서 기록의 의미를 모색코자 하는 레코드 컨티뉴엄의 사고를 도출 할 수 있다(Reed 2005b, 181-183).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레코드 컨티뉴엄에서는 평가 논리를 기반으로 기록이 지닌 의미 내지 가치를 모색케 해준다. 차원 1과 2사이에서는 수많은 행위에 관한 흔적들 중 개인 및 조직?사회에 대한 가치를 지닌 대상을 기록으로 획득케 하며, 기록 생성을 둘러싼 환경 및 조직?업무에 대한 사전적인 파악을 바탕으로 기록의 기본 전제인 증거성 및 맥락성을 확보케 한다. 차원 2와3사이에서는 기록을 행위에 관한 증거로서의 의미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조직의 업무적?규정적?문화적 필요를 위해 유지되어야 하는 대상을 아카이브로 선별해 조직의 필요 정보이자 공동기억으로 기능하게 한다.그리고 차원3과 4 사이에서는 다원화 과정과 연동하여 기록이 지닌 사회적?문화적 차원의 의미를 모색해, 개인적 조직적 차원을 넘는 총체적 사회제도 차원에서의 집단기억 역할을 담당케 해준다.

    이것은 결국 완벽한 증거로서의 기록을 기반으로 하는, 기록이 지닌 활용성의 확대를 촉진시킨다. 행위에 관한 증거성 및 맥락성을 근간으로 하는 기록의 획득을 기본 전제로 이러한 기록이 지닌 조직적 사회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모색케 함으로써, 기록이 지닌 현재적 미래적 의미 및 그 활용을 촉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리에서 레코드 컨티뉴엄에서는 과거와 같은 영구보존 대상 선별논리로 평가가 국한되지 않으며, 현용적 가치와 사회 ?문화적 차원의 가치가 공존하는 기록의 가치 선별을 추구하게 된다. 아울러 기록의 고정 된 가치를 선별해 일정기간 동안 보유하는 패러다임 차원을 넘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다 원화된 제반 환경속에 기록의 가치를 찾아 그 의미를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케 해준다.

    종국적으로 이는 새로운 기록생산 환경에서 기록의 의미 및 기록관리의 역할을 모색할 수 있게 한다. 기록관리는 주어진 객체를 관리하는 단순 테크닉이 아닌, 당대 사회에서 기록이 지닌 의미와 함께 여기서 기록관리가 지닌 역할 인식이 전제되어야 한다(Cook 1997, 20). 과거 라이프사이클 환경 하에 기록관리는 업무의 부산물로 주어진 기록에 대한 신성한 증거의 수호자 내지 역사적 가치의 선별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했다면, 레코드 컨티뉴엄 사고에서는 이러한 역할에 머물지 않는다. 탈보관주의 시대에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조우하는 가상의 공간에서 기록의 다원적인 의미 및 가치를 본래의 맥락과 함께 발현시켜야 하며 (McKemmish, Reed and Piggott 2005, 193), 최근의 기술적 환경 속에서 인터넷 및 웹 브라우저 등을 통해 기록의 접근 및 활용성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Upward, McKem- mish 2006, 223). 이를 통해 총체적 사회속 에서 기록의 의미 및 기록관리의 역할을 정립함과 아울러, 나아가 컴퓨터 네트워크 기술을 토대로 기록이 지닌 의미의 조직적 사회적 공유 및 확산을 도모해야 한다.

    4. 기록콘텐츠 개념 정립

    기록이 지닌 다원적인 의미 모색과 더불어 최근의 기술력을 활용한 기록의 의미 확산 및 활용성 극대화를 위해서는, 기존의 이용 패러다임을 넘어서는 새로운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다행히 근래 들어 기록의 이용서비스 확대 전략을 구현해야 한다는 논지들이 다수 제출되고 있다.검색열람 서비스의 강화,아웃리치,홍보 등 기존의 방편 외에,고객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도입하거나(Smith 2003, 46-49) 환경 파악에 기반을 둔 서비스 전략 구현(설문원 2008, 250-251) 등 다양한 이용서비스 전략들이 구현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이다.

    하지만 최근의 사회 환경에서는 이러한 이용서비스 전략을 뛰어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록은 행위 사실내역을 수록한다는점에서 여타 정보에 비해볼 때 밀가루 내지 채소와 같은 원재료에 가깝다. 그리고 밀가루와 같은 원재료의 이용자는 요리사와 같은 일부 대상에 한정된 것처럼, 그동안 기록의 이용자역시 연구자 위주의 일부 계층이 주류를 이루었다. 이러한 원재료의 유통체계 및 광고를 강화한다고 해서 밀가루의 이용도가 급증하지 않듯, 검색 및 열람서비스의 편의성 제공이나 아웃리치, 홍보 등 기존의 방편으로는 기록의 활용성 극대화에 일정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밀가루를 보다 많은 이용자에게 보급?확산시키기 위해서는 빵이나 과자와 같은 제품으로 변환해야 하는 것처럼, 기록의 의미를 보다 많은 이용자층에게 확산시키고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을 뛰어넘는 사고의 전환이 요구된다.

    레코드 컨티뉴엄에서 의도하는 기록의 의미 확산 및 활용성 극대화를 위해서는, 최근의 디지털 사회 환경에 부합하는 이용자와의 인터페이스 마련이 필요하다. 기록이 지닌 증거성을 기반으로 개인 및 조직, 사회에 대한 기록의 의미 추구가 레코드 컨티뉴엄이 지닌 평가 논리라면, 이러한 의미를 확산시키고 활용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최근의 컴퓨터 및 네트워크 기술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컴퓨터 및 네트워크 기술은 레코드 컨티뉴엄의 평가 논리를 통해 선별된 의미 있는 기록을 통해, 현용적 차원에서는 조직 내 업무자와의 인터페이스를 제공해주고 또한 사회 차원에서는 시민과의 인터페이스를 제공해 주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레코드 컨티뉴엄의 평가 논리를 기반으로 도출된, 조직적 사회적 의미를 지닌 기록의 활용성 극대화를 위한 방편으로 ‘기록콘텐츠’(Archival Contents) 개념을 제안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기록학 영역에서는 이와 유사한 용어가 사용되어 왔다. 먼저 이윤경은 구체적인 용어를 제시치는 않았지만, ‘아카이브즈의 콘텐츠는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 행위 등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 사회적 역사적 맥락을 염두에 두어야 하며, 아울러 콘텐츠가 다루는 진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라고 언급하였다(이윤경 2007, 9-10). 김익한과 설문원 역시 구체적인 용어를 사용치는 않았지만, ‘기록의 활용범위를 넓히고 점차 다양해지는 이용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록 안에 담긴 풍부한 정보를 디지털 콘텐츠로 가공하여 지적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라고 제시하였다(김익한, 설문원 2006, 116). 한편 심성보는 ‘기록정보콘텐츠’란 용어를 사용하며, ‘세분화된 고객의 기록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제고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고객의 욕구에 기반하여 추가 제작하여, 기록정보와 함께 결합물이나 연속물의 형태로 조직화 하여 배포되는 디지털 또는 아날로그 형태’(심성보 2007, 216)라고 제시하였고, 전수진 역시 ‘기록정보콘텐츠’란 용어를 사용하며, ‘기록과 그 맥락정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기본을 이룬 상태에서, 그것을 연관관계에 따라 구조화하고 해석을 덧붙임으로써 이용자에게 제공되는 정보’(전수진 2008, 131)로 정의내리고 있다.

    이러한 기존의 정의들은 영구보존기록에 한 정해 기록콘텐츠를 개념화 하였으며, 디지털시대를 맞아 기록의 활용성 확대를 위한 가공 측면에 초점을 맞추었을 뿐, 기록, 특히 전자기록의 근본 속성과 연관지어 논의하지 못한 한계를 지닌다. 하지만 이상의 정의들은 기록속에 수록된 내용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형식의 가공물이라는 점과 함께, 이를 토대로 이용자를 위한 기록의 활용성 및 접근성을 제고시킨다는 공통적 분모를 지니고 있다.

    일반적으로 ‘콘텐츠’(Contents)는 ‘내용물’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인류가 의사소통 수단을 발명한 이래 지속적으로 존재해 왔다고 볼 수 있지만, 21세기 디지털 기술이란 새로운형식은 예전의 내용물과는 다른 ‘콘텐츠’란 신조어를 성립시켰다(김기덕 2003, 1). 이에 최근에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에 따라 각종 유무선 통신망에서 제공되는 디지털 정보 내지 내용물을 총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콘텐츠란 용어는 기존의 내용물과는 엄격히 다른 세 가지 측면의 대별점을 지닌다. 즉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한 형태라는 점과 함께 기존 내용물의 가공된 형식이라는 점이며, 또한 제공자 우선의 일방향성이 아닌 이용자 우선적인 성격의 쌍방향성을 지닌다는 점이다(김기덕 2003, 2-3).

    이러한 콘텐츠의 속성들은 앞서 언급한 기록정보콘텐츠 정의상의 공통분모와 동일선상에 있다. 즉 디지털 형식의 가공물임과 더불어, 이를 기반으로 이용성을 제고시킨다는 점에서이다. 하지만 본고에서 제안하는 기록콘텐츠의 개념은 이러한 개념들과는 부분적인 차이점이 있다. 디지털 기술을 토대로 이용성을 극대화시키는 방편이라는 점에서는 공통되지만,내용물의 가공된 형태라는 점에서는,특히 기존의 콘텐츠 개념 속에 내재된 창의성이나 허구성은 기록학 입장에서 재검토되어야 한다.

    기록콘텐츠의 개념 설정 시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행위에 대한 증거로서의 속성이다. 기록, 특히 전자기록은 행위에 관한 신뢰할 수 있는 증거로서의 속성이 확보될 때에만 기록으로 성립되며, 이러한 증거로서의 속성은 ISO 15489에서 언급한 진본성?무결성?신뢰성?이용가능성을 확보하며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기록이 지닌 증거성 및 맥락성은 기록콘텐츠화를 위한 가장 기초적인 전제가 된다. 따라서 기존의 콘텐츠개념이 지닌 창의성이나 허구성은 기록콘텐츠에서는 용납될 수 없다. 이는 행위에 관한 신 뢰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증거를 관리대상으로 삼아 온 수 천 년간의 기록학 전통을 저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할 때 기록콘텐츠개념은 행위에 관한 완전무결한 증거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다음은 기록콘텐츠가 지닌 목적성 측면이다. 기록콘텐츠는 기록 속의 내용을 재가공하는 컴퓨터 기술상의 문제가 아니다. 기록의 의미 및 기록관리의 역할은 주어진 환경 및 사회에 적응하며 부단히 변모해왔음을 염두에 둘때, 기록콘텐츠는 기록이 지닌 현재적 미래적의미 모색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전자기록 환경에서 기록관리 패러다임 변화 중의 하나는 기존의 역사?문화적 가치와 더불어 기록의 현용적 가치가 강화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김명훈 2007). 아울러 앞선 레코드 컨티뉴엄의 평가 논리에서도 살펴보았듯이, 기록은 네 개의 차원을 달리하며 기록이 지닌 조직적 사회적 의미를 적극적으로 모색케 해주고 있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둔다면 기록콘텐츠는 영구 보존기록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현용적 측면 역시 고려될 필요가 있다. 즉 기록콘텐츠는 현용적 측면에서 조직의 운영 및 업무수행에 실익을 제공하는, 설명책임?컴플라이언스?지식정보의 도구로서, 사회?문화적 측면에서는 공동체 정체성?집단기억?기타 사회문화적 활용을 위한 매개로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현용적 필요와 사회문화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기록콘텐츠 선정을 위해서는 기록학의 평가(Appraisal) 기법이 도입될 필요가 있다. 평가가 전제되지 않은 기록콘텐츠 선정은 자칫 임의적인 주제나 인물, 사건 등과 관련된 기록들의 재배치 내지 조합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기록콘텐츠는 기록이 지닌 현재적 미래적 의미의 모색 및 확산이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이를 위한 방편인 평가는 기록콘텐츠 선정을 위한 기본 전제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무수히 많은 행위에 관한 증거들 가운데 현재적 미래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기록콘텐츠 대상을 선정하기 위해서는, 레코드 컨티뉴엄 평가 논리에서처럼 기록이 지닌 조직적 사회적 의미를 모색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사전적인 환경 및 업무에 대한 분석과 아울러 총체적 의미로서의 사회에 대한 면밀한 조망이 필요하다.

    이상과 같은 점들을 고려해 본고에서는 기록콘텐츠를 ‘조직 운영 및 업무 수행상의 필요를 충족시킴과 아울러 사회적?문화적 목적을 위해 평가되어 선별된 기록들을 대상으로, 행위에 관한 증거성 및 맥락성을 확보한 가운데, 기록 속에 수록된 내용상의 사실적 정보를 기반으로 가공되어, 이용자에게 서비스되는 디지털 형식의 객체’로 정의내리고자 한다. 그리 이러한 ‘기록콘텐츠를 다양한 이용자들의 필요 충족 및 활용성의 극대화를 위해, 또한 기록이 지닌 의미의 사회적 확산을 위해, 기록이 지닌 내용상의 사실성을 바탕으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가공하는 행위’를 기록콘텐츠화로 개념화하고자 한다.

    최근 전자기록 환경에서 기록이 지닌 증거성의 강조 속에, 기록 안에 수록된 내용적 가치는 새롭게 조명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기존의 보존 패러다임을 넘어 기록의 이용을 강조하는 추세 속에, 기록의 의미 및 활용성을 극대화 할 필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 이러한면에서 기록콘텐츠는 레코드 컨티뉴엄 평가논리에서 구상하는 신뢰할 수 있는 행위의 증거이자 조직적?사회적 의미를 지닌 기록의 의미 확산 및 이용성 극대화를 위한 개념으로 적합하며, 기록콘텐츠화는 기록의 활용성을 디지털 기술을 토대로 실현시킬 수 있는 방편이라 할 수 있다.

    즉 현용적 측면에서 기록콘텐츠는 조직의 운영 및 업무의 수행을 위해 필요한 설명책임성의 근거이자 컴플라이언스, 업무적 필요의 도구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특히 최근의 지식정보화 환경에서 기록콘텐츠는 지식정보 콘텐츠로 활용 가능한 훌륭한 자원이 된다. 문서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조직 운영 메커니즘 속에 상당수의 지식정보는 기록으로 생성되며, 기록 속에는 증거성 및 맥락성을 지닌 업무에서 활용 가능한 지식정보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김명훈 2009, 370-388). 이와 더불어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기록콘텐츠는 기록의 의미 및 활용성을 극대화시키는 도구로 삼을 수 있다. 레코드 컨티뉴엄의 평가 논리를 주축으로, 기록은 일정 의미를 지닌 행위의 흔적에 대한 증거로서 획득되며, 차원을 달리하며 기록의 의미 내지 가치는 범사회적 차원으로 확대되게 된다. 이를 통해 기록은 인간의 행위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증거이자 기억의 도구로 기능하며, 오늘을 점검하고 내일을 준비하기 위한 인간 행위에 관한 보고로 자리하게 된다. 따라서 굳이 허구성을 지닌 픽션을 창조하지 않더라도 기록 안에는 현재적 미래적 의미를 지닌 사실적 스토리들이 무궁무진하게 존재하며, 이는 기록콘텐츠화를 통해 오늘을 사는 구성원들에게 다자간의 활용이 가능한 다양한 의미로 전달될 수 있다. 이것은 결국 최근의 패러다임 전환기에 기록의 의미 및 기록관리의 역할을 재정립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준다고 볼 수 있다.

    5. 결론

    본고에서는 레코드 컨티뉴엄 이론 속에 내재된 평가 논리를 기반으로, 전자기록 환경에서 기록이 지닌 의미 및 기록관리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한 일환으로 기록콘텐츠의 개념 정립을 시도하였다. 최근의 전자기록 환경에서 기록의 의미 및 기록관리의 역할은 과거 종이 기록 환경에서와 같은 신성한 증거의 수호자 역할에 머무를 수 없다는 전제 하에, 2장에서는 레코드 컨티뉴엄 이론에서 제시하는 차원 및 축선 분석을 통해 기록의 의미와 기록관리 의 역할을 조명하였다. 레코드 컨티뉴엄 이론에서는 ‘도큐먼트의 생성-기록의 획득-아카이브의 조직화-아카이브즈의 다원화’로 확대되는 네 개 차원에 따라 기록이 지닌 증거성 확보와 함께 기록 속에 함유된 맥락적 의미를 추구하며, 기록이 개인 및 조직?사회에 가치를 지니는 한 이를 식별?통제?접근?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기록의 증거성 및 맥락성을 전제로 총체적 사회 속에서의 기록이 지닌 의미와 기록관리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모색케 해준다.

    기록의 평가는 기록이 지닌 의미 내지 가치를 적극적으로 탐색하는 과업이라는 점에서, 3장에서는 레코드 컨티뉴엄 이론 속에 내재된 평가 논리를 통해 최근의 사회 환경에서 기록이 지닌 의미와 기록관리의 역할을 모색하였다. 레코드 컨티뉴엄을 기반으로 한 평가 논리에 따르면, 차원 1과 2사이에서는 수많은 행위에 관한 흔적 가운데 개인 및 조직?사회에 대한 가치를 지닌 대상을 기록으로 획득하며, 기록 생성을 둘러싼 환경 및 조직?업무에 대한 사전적인 파악을 바탕으로 기록의 기본 전제인 증거성 및 맥락성을 확보케 한다.차원 2와 3 사이에서는 조직의 업무적?규정적?문화적 필요를 위해 유지되어야 하는 대상을 아카이브로 선별해 조직의 필요 정보이자 공동기억으로 기능하게 하며, 차원 3과 4 사이에서는 다원화 과정과 연동하여 기록이 지닌 사회적?문화적 차원의 의미를 모색해 개인적 조직적 차원을 넘는 총체적 사회제도 차원에서의 집단기억 역할을 담당케 해준다. 이는 곧 완벽한 증거로서의 기록 획득을 기본 전제로 기록이 지닌 조직적 사회적 가치를 추구케 함으로써, 기록이 지닌 현재적 미래적 의미 및 그 활용을 촉진케 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의 전자기록 환경에서 이러한 기록이 지닌 의미의 확산 및 활용성의 극대화를 위해, 4장에서는 레코드 컨티뉴엄의 평가 논리를 통해 도출된 개인적?조직적?사회적 의미를 지닌 기록의 활용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편으로 기록콘텐츠의 개념을 제안하였다. 즉 기록콘텐츠를 조직 운영 및 업무 수행상의 필요를 충족시킴과 아울러 사회적?문화적 목적을 위해 평가되어 선별된 기록들을 대상으로, 행위에 관한 증거성 및 맥락성을 확보한 가운데 기록 속에 수록된 내용상의 사실적 정보를 기반으로 가공되어 이용자에게 서비스되는 디지털 형식의 객체로 정의하였으며, 이러한 기록 콘텐츠를 다양한 이용자들의 필요 충족 및 활용성의 극대화를 위해 또한 기록이 지닌 의미의 사회적 확산을 위해, 기록이 지닌 내용상의 사실성을 바탕으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가공하는 행위를 기록콘텐츠화로 개념화하였다. 이러한 기록콘텐츠 개념은 최근의 사회 환경에 서 기록의 의미 및 기록관리의 역할을 정립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 준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본고는 제목에서 밝힌 바대로 기록콘텐츠의 개념 정립을 위한 시론적 연구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기록의 본원적 속성과 연계시킨 심도 있는 논의 없이, 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영구보존 기록물의 가공 측면 에 논의의 주안점이 놓여져 왔음을 감안할 때, 본고에서 제시한 기록콘텐츠의 개념은 향후 기록콘텐츠의 정체성 및 기록콘텐츠화의 방향성을 정립할 수 있는 논의의 기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의 사회 환경에서 기록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기록의 의미 확산 및 활용성 극대화를 위해서 는 기록콘텐츠에 대한 보다 명확한 개념 정립과 더불어, 기록콘텐츠화를 투영시킨 기록관리 프로세스의 수립, 기록콘텐츠 대상의 평가 방식, 기록콘텐츠 구축 절차 등 기록콘텐츠 논제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의 연구를 약속하며 본고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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